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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현 기자
    김수현 기자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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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신문 문화부에서 클래식 음악을 비롯한 공연예술 전반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ksoohyun@hankyung.com

  •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 온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MET 오케스트라)가 1883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 온다. 6월 19~20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연다. MET 오케스트라는 2022년 내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아시아 투어 일정이 전면 취소된 바 있다.이번 공연의 지휘봉은 로테르담 필하모닉 음악감독, 몬트리올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 예술감독 등을 지낸 MET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야닉 네제 세겡이 잡는다. 성악가 라인업도 화려하다. 현역 최고의 메조소프라노로 불리는 엘리나 가랑차, 리처드 터커상 수상자인 베이스 바리톤 크리스티안 반 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주역으로 활약 중인 소프라노 리제트 오로페사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첫날인 19일에는 바그너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서곡과 드뷔시 ‘펠리아스와 멜리장드 모음곡’, 바르톡 오페라 ‘푸른 수염의 성’을 들려준다. 둘째 날인 20일에는 몽고메리의 ‘모두를 위한 찬송가’, 모차르트 콘서트 아리아와 말러 교향곡 5번을 선보인다. 야닉 네제 세겡은 "솔리스트들이 가장 자신있어 하는 곡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열정적인 한국 관객의 기대에 부응할 만한 최고의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ET 오케스트라는 구스타프 말러,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등 세계적인 명장들이 이끈 악단이다.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아서 루빈스타인, 파블로 카잘스, 요제프 호프만, 페루치오 부소니, 야샤 하이페츠, 모리츠 로젠탈, 프리츠 크라이슬러 등 전설적인 음악가들과 함께 작업해 온 오케스트라로도 유명하다. 밀턴 배빗

    2024.05.14 07:53
  • 브람스의 정수를 보여준 '바이올린 여제'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음악 신동이라고 해서 모두 거장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탄탄한 기본기와 독보적 음악성, 작품을 해석하는 탁월한 시선을 갖춰야만 나이가 들어도 치열한 클래식 음악계에서 살아남는다. 어릴 때부터 ‘비르투오소(virtuoso·기교가 뛰어난 연주자)’로 주목받은 영재라면 성장하는 시간은 더 혹독하다. ‘기계 같은 연주’ ‘모범생 같은 연주’ 등 선입견에 갇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기 일쑤다.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45)은 천재 연주자를 둘러싼 세간의 걱정거리를 떨쳐버리고 ‘21세기 바이올린 여제(女帝)’로 올라선 인물이다. 10대 때부터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뉴욕 필하모닉 등 명문 악단의 솔리스트로 발탁되면서 출중한 연주력을 증명했다. 성인이 되고는 그래미상 세 차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상, 에이버리 피셔상 등을 잇따라 품에 안으면서 작품에 대한 깊은 탐구력, 빼어난 표현력까지 갖춘 진정한 음악가로 인정받았다.지난 1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힐러리 한 리사이틀은 ‘명불허전’을 입증한 100분짜리 무대였다. 그는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해플리거와 함께 ‘역사상 가장 완벽한 바이올린 소나타’로 불리는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1~3번) 프로그램을 선보였다.첫 곡은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1번 ‘비의 노래’. 힐러리 한은 깨끗하고 명료한 음색과 밀도 있는 보잉(활 긋기)으로 비 오는 날 특유의 온화하면서도 쓸쓸한 악상을 읊어냈다. 현에 가하는 장력, 보잉 속도, 비브라토 폭 등을 정교하게 조절하면서 작품의 견고한 구조와 짜임새를 풀어내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2024.05.12 18:36
  • '여제의 품격' 보여준 힐러리 한…생생히 살아난 브람스의 불꽃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음악 신동이라고 해서 모두 거장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탄탄한 기본기와 독보적 음악성, 작품을 해석하는 탁월한 시선을 갖춰야만 나이가 들어도 치열한 클래식 음악계에서 살아남는다. 어릴 때부터 ‘비르투오소(virtuoso·기교가 뛰어난 연주자)’로 주목받은 영재라면 성장하는 시간은 더 혹독하다. ‘기계 같은 연주’ ‘모범생 같은 연주’ 등 선입견에 갇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기 일쑤다.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45)은 천재 연주자를 둘러싼 세간의 걱정거리를 모두 떨쳐버리고 ‘21세기 바이올린 여제(女帝)’로 올라선 인물이다. 10대 때부터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뉴욕 필하모닉 등 명문 악단의 솔리스트로 발탁되면서 출중한 연주력을 증명했다. 성인이 되고는 그래미상 세 차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상, 에이버리 피셔상 등을 잇따라 품에 안으면서 작품에 대한 깊은 탐구력, 빼어난 표현력, 탁월한 창의력까지 갖춘 진정한 음악가로 인정받았다. 지난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힐러리 한 리사이틀은 ‘명불허전’을 입증한 100분짜리 무대였다. 그는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해플리거와 함께 ‘역사상 가장 완벽한 바이올린 소나타’로 불리는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1~3번)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첫 곡은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1번 ‘비의 노래’. 3악장 시작 부분의 선율을 그의 가곡 ‘비의 노래’에서 따온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힐러리 한은 깨끗하면서도 명료한 음색과 밀도 있는 보잉(활 긋기)으로 비 오는 날 특유의 온화하면서도 쓸쓸한 악

    2024.05.12 16:34
  • 힐러리 한 "브람스 음악세계 깊숙이 탐구…이제야 그의 뜻을 알것 같아요"

    자닌 얀선, 율리아 피셔와 함께 ‘21세기 3대 바이올린 여제’로 불리는 미국 출신 연주자가 있다. 보통의 음악가는 평생 한 번 받아볼까 말까 한 그래미상을 세 번이나 품에 안은 명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45)이다. 그는 10대 시절에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명문 악단의 솔리스트로 발탁돼 세계를 놀라게 했다. 힐러리 한의 전성기는 40년째 진행형이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상(2021년), 에이버리 피셔 상(2024년) 등 최근까지도 국제적 권위의 음악상을 휩쓸고 있다.세계적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그와 비견될 만한 연주자를 아직 찾지 못했다”고 극찬한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이 한국을 찾는다. 오는 1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해플리거와 함께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내한 리사이틀을 앞두고 한국경제신문과 서면으로 만난 힐러리 한은 “음악은 나의 모국어”라며 “브람스의 음악 세계를 깊이 탐구한 결과물을 하루빨리 나의 언어, 소리로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브람스가 남긴 세 편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역사상 가장 완벽한 바이올린 소나타’로 불리는 명작이다. 힐러리 한은 “흔히 대작(大作)을 연주하기 위해선 많은 인생 경험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제야 그 말의 뜻을 제대로 알 것 같다”며 “아주 어릴 때부터 수없이 브람스 소나타를 연주했지만 이번처럼 작품과의 내적 친밀도가 높아지고 작품을 해석하는 시야가 넓어졌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저 귀가 끌리는 대로만 선율을 따라간다면 브람스 소나타 고유의 강력

    2024.05.08 18:55
  • 힐러리 한 “음악은 나의 모국어…브람스의 강력한 힘 느끼게 될 것”

    재닌 얀센, 율리아 피셔와 함께 ‘21세기 3대 바이올린 여제(女帝)’로 불리는 미국 출신 연주자가 있다. 보통의 음악가들은 평생 한 번 받아볼까 말까 한 그래미상을 세 번이나 품에 안은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45)이다. 그는 10대 시절에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명문 악단들의 솔리스트로 발탁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힐러리 한의 전성기는 30년째 현재진행형이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상(2021년), 에이버리 피셔 상(2024년) 등 최근까지도 국제적 권위의 음악상을 휩쓸고 있다. 세계적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그와 비견될 만한 연주자를 아직 찾지 못했다”고 극찬한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이 한국을 찾는다. 오는 1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해플리거와 함께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프로그램을 선보다. 내한 리사이틀을 앞두고 한국경제신문과 서면으로 만난 힐러리 한은 “음악은 내게 모국어와 같다”며 “브람스의 음악 세계를 집중적으로 탐구한 결과물을 하루빨리 나의 언어, 소리로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브람스가 남긴 세 편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역사상 가장 완벽한 바이올린 소나타’로 불리는 명작이다. 힐러리 한은 “흔히 대작(大作)을 연주하기 위해선 많은 인생 경험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제야 그 말의 뜻을 제대로 알 것 같다”며 “아주 어릴 때부터 수없이 브람스 소나타를 연주해왔지만, 이번처럼 작품과의 내적 친밀도가 높아지고, 작품을 해석하는 시야가 넓어졌단 느낌을 받은 적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저 귀가 끌리는 대로만 선율

    2024.05.08 16:38
  • "작곡가의 언어 담겨야 좋은 연주…섬세한 라흐마니노프 기대하세요"

    “좋은 연주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작곡가의 유언장’을 제대로 전달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악보를 보자마자 드는 직감적인 요소는 최대한 배제하고 음표 하나, 지시어 하나를 꼼꼼히 분석하는 데 집중해요.”2021년 세계적 권위의 부조니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박재홍(25·사진)은 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재홍은 부조니 콩쿠르에서 우승과 함께 작곡가 부조니 작품 연주상, 실내악 연주상, 타타로니 재단상, 기량 발전상 등 4개 부문 특별상을 휩쓸며 대회 5관왕 기록을 세운 피아니스트로도 유명하다.박재홍이 오는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에서 협연자로 나선다. 그가 들려줄 작품은 ‘악마의 협주곡’으로 불리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이다. 피아니스트에게 초인적인 기교, 폭발적인 표현력, 엄청난 지구력, 극적인 예술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난곡(難曲)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박재홍의 부조니 국제 콩쿠르 결선 곡이기도 하다.그는 “흔히 이 작품을 기교적이고 화려하고 파워풀한 작품이라고만 생각하기 쉽지만, 내가 느끼는 그의 음악은 완전히 다르다”며 “오히려 극적인 표현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1악장의 첫 음부터 3악장의 마지막 음까지 연결된 하나의 긴 호흡을 표현하는 데 집중해야 본연의 매력이 완연히 살아나는 작품”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공연에서는) 지극히 감성적이면서도 섬세한 라흐마니노프의 진짜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박재홍은

    2024.05.07 19:12
  • 피아니스트 박재홍 "지극히 감성적이고 섬세한 라흐마니노프 기대하세요"

    “좋은 연주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작곡가의 유언장’을 제대로 전달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악보를 보자마가 드는 직감적인 요소는 최대한 배제하고 음표 하나, 지시어 하나를 꼼꼼히 분석하는 데 집중해요.”2021년 세계적 권위의 부조니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박재홍(25·사진)은 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재홍은 부조니 콩쿠르에서 우승과 함께 작곡가 부조니 작품 연주상, 실내악 연주상, 타타로니 재단상, 기량 발전상 등 4개 부문 특별상을 휩쓸며 대회 5관왕 기록을 세운 피아니스트로도 유명하다.박재홍이 오는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에서 협연자로 나선다. 그가 들려줄 작품은 ‘악마의 협주곡’으로 불리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이다. 피아니스트에게 초인적인 기교, 폭발적인 표현력, 엄청난 지구력, 극적인 예술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난곡(難曲)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박재홍의 부조니 국제 콩쿠르 결선 곡이기도 하다.그는&nbs

    2024.05.07 17:19
  • [이 아침의 바이올리니스트] 유럽 오케스트라 벽 뚫은 거장들의 파트너, 이지혜

    유럽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인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에서 동양인 최초로 제2바이올린 악장 자리를 꿰차며 세계의 주목을 받은 한국인 연주자가 있다. 따뜻한 음색과 선명한 기교로 평단의 호평을 받는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다. 그는 오이겐 요훔, 마리스 얀손스 등이 이끈 이 악단에서 바이올린 부문 최초의 여성 악장이란 타이틀을 단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이지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미국 보스턴 뉴잉글랜드콘서바토리, 독일 크론버그아카데미와 뮌헨국립음대 등에서 수학했다. 2005년 사라사테 국제콩쿠르, 2009년 레오폴트 모차르트 국제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아우크스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빈 챔버 오케스트라 등 해외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명성을 쌓아왔다. 2013년 아우크스부르크 필하모닉에서 악단 역사상 최연소 악장으로 임명된 그는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 등 거장들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이지혜는 오는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에서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정명훈, 첼리스트 문태국과 함께 협연자로 나설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2024.05.05 18:46
  • '퀸 엘리자베스' 우승자 최하영, 카네기홀 데뷔

    202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 한국인 최초 우승자인 첼리스트 최하영(26)이 미국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데뷔한다. 카네기홀은 클래식 연주자들이 ‘꿈의 무대’로 꼽을 정도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공연장이다.29일 카네기홀에 따르면 최하영은 오는 6월 2일 잔켈홀에서 첼로 리사이틀을 연다. 베베른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3개의 소품’,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브리튼 ‘첼로 소나타’, 풀랑크 ‘첼로 소나타’, 드뷔시 ‘첼로 소나타’ 등을 선보인다.이번 공연은 한국메세나협회의 ‘카네기홀 데뷔 콘서트 지원 프로젝트’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의 차세대 연주자들이 카네기홀에 입성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최하영이 올해 프로젝트의 첫 음악가로 선정됐다. 윤영달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은 “한국 클래식이 성장하려면 역량이 탁월한 연주자를 뒷받침하는 환경이 중요하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해외 주요 매니지먼트회사, 음반회사 등에 뛰어난 한국 연주자를 알리고 세계 무대에서 이들의 입지를 다지는 데 의의를 뒀다”고 말했다.1998년 독일 빌레펠트 태생인 최하영은 한국예술영재교육원(옛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을 거쳐 영국 퍼셀 음악학교,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 베를린 예술대에서 수학했다. 2006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해 2011년 브람스 국제 콩쿠르, 2018년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잇따라 우승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현재 이반 모니게티 스페인 마드리드 소피아 왕립음악원 교수 문하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최하영은 2022년

    2024.04.29 19:01
  • 첼리스트 최하영, 6월 '꿈의 무대' 뉴욕 카네기홀 데뷔한다

    202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 한국인 최초 우승자인 첼리스트 최하영(26)이 미국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데뷔한다. 미국 카네기홀은 클래식 연주자들에게 ‘꿈의 무대’로 꼽힐 정도로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명문 공연장이다. 29일 카네기홀에 따르면 최하영은 오는 6월 2일 잔켄홀에서 첼로 리사이틀을 연다. 최하영은 리사이틀에서 베베른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3개의 소품’,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브리튼 ‘첼로 소나타’, 풀랑크 ‘첼로 소나타’, 드뷔시 ‘첼로 소나타’ 등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한국메세나협회의 ‘카네기홀 데뷔 콘서트 지원 프로젝트’ 일환으로 마련됐다. 카네기홀 데뷔 콘서트 지원 프로젝트는 한국의 차세대 연주자들이 미국 카네기홀에 입성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최하영이 올해 프로젝트의 첫 음악가로 선정됐다.  윤영달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은 "한국 클래식이 성장하기 위해선 역량이 탁월한 연주자들을 뒷받침하는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해외 주요 매니지먼트사, 음반사 등에 뛰어난 한국 연주자를 알리고, 세계 무대에서 이들의 입지를 다지는 것에 의의를 뒀다"고 말했다. 1998년 독일 빌레펠트 태생인 최하영은 한국예술영재교육원(옛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을 거쳐 영국 퍼셀 음악학교,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 베를린 예술대에서 수학했다. 2006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그는 2011년 브람스 국제 콩쿠르, 2018년 펜데레츠키 첼로 콩쿠르에서 잇따라 우

    2024.04.29 16:05
  • [단독 인터뷰] "아직도 배가 고프다"는 83세의 바이올린 거장

    “1920년대에는 예후디 메뉴인이, 1930년대에는 아이작 스턴이 있었다. 그리고 지난밤 (그 자리에) 제이미 라레도(83)가 있었다.” 1952년 미국 일간지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가 11세의 나이로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면서 국제 무대에 데뷔한 바이올리니스트 라레도를 향해 남긴 찬사다. 저명한 클래식 전문가들이 ‘바이올린계 대부’의 후예로 라레도를 점찍은 건 섣부른 호들갑이 아니었다.17세가 되던 해 라레도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대회 역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가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첼리스트 파블로 카살스,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스턴 같은 전설적 음악가들과 남긴 연주는 ‘세기의 명연(名演)’으로 지금까지 회자된다. 10대 때부터 천재 연주자로 주목이 시대 바이올린 거장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라레도가 한국을 찾았다. 올해 19회를 맞은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다. ‘에스프레시보! 피아노 콰르텟’의 첫 내한 공연(4월 30일)과 기획 공연(5월 1~3일) 등에서 연주를 들려준다. 라레도는 지난 26일 서울 인사동의 한 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진행한 단독 인터뷰에서 자신을 “운 좋은 바이올리니스트”라고 소개했다.“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게 불과 10대 때였어요. 생전 처음 해보는 작품으로 뉴욕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등 명문 악단과 협연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고, 1년에 100번 넘는 공연 일정을 소화하느라 숨도 제대로 못 쉴 만큼 힘든 순간이 많았습니다. 슬럼프도 몇 번 왔지만 ‘연주자로 꼭 살아남겠다’는 일념으로 버텼습니다. 평생 연주할 수 있는 것, 그

    2024.04.28 17:50
  • "매일 더 나아지길 꿈꾼다"는 83세의 바이올린 거장 제이미 라레도

    “1920년대에 예후디 메뉴인이 있었고, 1930년대에 아이작 스턴이 있었다. 그리고 지난 밤 (그 자리에) 제이미 라레도가 있었다.” 미국 일간지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가 1952년 11살의 나이로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면서 국제무대에 데뷔한 바이올리니스트 라레도(83)를 향해 남긴 찬사다. 저명한 클래식 전문가들이 ‘바이올린계 대부’의 후예로 라레도를 점찍은 건 섣부른 호들갑이 아니었다. 17세가 되던 해 라레도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대회 역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면서 돌풍을 일으켰다.그가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첼리스트 파블로 카살스,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스턴 같은 전설적인 음악가들과 남긴 연주는 ‘세기의 명연(名演)’으로 지금까지 회자된다. 이 시대 최고의 바이올린 거장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라레도가 한국을 찾았다. 올해 19회를 맞은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다. ‘에스프레시보! 피아노 콰르텟’의 첫 내한 공연(4월 30일)과 기획 공연(5월 1~3일) 등에서 연주를 들려준다. 라레도는 지난 26일 서울 인사동의 한 호텔에서 진행한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자신을 “운 좋은 바이올리니스트”라고 소개했다.“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게 불과 10대 때 일이었어요. 생전 처음 해보는 작품으로 뉴욕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등 명문 악단들과 협연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고, 1년에 100번 넘는 공연 일정을 소화하느라 숨도 제대로 못 쉴 만큼 힘든 순간들도 많았습니다. 슬럼프도 몇 번 있었지만, ‘연주자로 꼭 살아남겠다’는 일념으로 버텼습니다. 제 삶에선 바이

    2024.04.28 10:09
  • [이 아침의 바이올리니스트]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동양인 최초 종신악장

    450년 역사의 독일 명문 오케스트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에서 동양인 최초로 종신 악장에 임명되면서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가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탐스러운 음색의 독보적인 솔로”라고 극찬한 연주자 이지윤(1992~)이다. 이지윤은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등이 몸담은 이 악단에서 최초의 여성 악장이자 최연소 악장이란 기록을 세운 인물로도 유명하다.한국예술종합학교,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서 수학한 이지윤은 2013년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2014년 윈저 페스티벌 국제 콩쿠르, 2016년 카를 닐센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잇따라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 에스토니아 국립 교향악단 등 해외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면서 명성을 키웠다. 2018년 발매된 그의 데뷔 음반 ‘코른골트&닐센 협주곡집(Korngold&Nielsen Concertos)’은 세계적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의 ‘에디터스 초이스’, BBC뮤직 매거진의 ‘이달의 음반’으로 선정된 바 있다.이지윤이 한국에서 바이올린 리사이틀을 연다. 그는 오는 6월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브람스, 바그너 등의 작품을 들려줄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2024.04.26 18:33
  • "정명훈과 삼중협주, 꿈만 같아…순수한 베토벤 전할 것"

    마에스트로 정명훈(71·사진)은 2016년 도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사상 최초로 명예음악감독이 됐다. 1911년 설립된 도쿄필은 NHK교향악단과 더불어 일본을 대표하는 양대 악단이다. 정명훈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서 단독 공연을 하는 도쿄필을 지휘한다. 다음달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 정명훈은 포디엄에 오를 뿐만 아니라 피아노에도 앉는다. 독일 명문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의 동양인 최초 제2바이올린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38), 2014년 파블로카살스국제첼로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차지한 첼리스트 문태국(30)과 함께 베토벤의 삼중협주곡을 연주하기 위해서다.24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만난 이지혜와 문태국은 “피아니스트 정명훈과 한 무대에 설 수 있는 것은 꿈 같은 일”이라고 했다. 정명훈은 ‘정트리오’(정명훈 정경화 정명화) 활동을 제외하면 피아니스트로 다른 솔리스트들과 합을 맞추는 일이 많지 않았다. 이지혜와 문태국 역시 지휘자 정명훈과의 공연 경험만 있다. 이지혜는 2011년 서울시향 협연자로, 문태국은 2019년과 2023년 원코리아오케스트라 첼로 수석으로 연주했다.문태국은 “지휘자 정명훈의 리더십과 카리스마는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독보적이지만 피아노를 칠 때면 굉장히 여리면서도 섬세한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정명훈 선생님은 자신이 원하는 음악적 방향성을 명확하게 전하고 악단을 이끕니다. 그게 지휘자로서 강한 모습이라면, 피아니스트로서는 가슴이 아릴 정도로 아름다운 음악을 담아내죠. 그 소리는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어요. 선생님과 함께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

    2024.04.24 18:50
  • 이지혜·문태국 “정명훈-도쿄 필과 ‘인간 베토벤’의 순수함 들려줄 것”

    1911년 설립된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NHK 교향악단과 더불어 일본의 ‘양대 명문’으로 꼽히는 악단이다. 일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도쿄 필하모닉의 소리는 범상치 않다. 2016년 도쿄 필하모닉 역사상 최초의 명예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지휘 거장 정명훈(71)은 이 악단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 “도쿄 필은 언제나 ‘완벽한 앙상블’을 추구합니다. (소리가) 질서정연하게 맞지 않으면 스스로 못 견디는 음악가들의 집합이랄까요. 제가 할 일은 잘 걸어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 날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뿐입니다.”오랜 기간 특별한 인연을 맺어온 정명훈과 도쿄 필이 한국을 찾는다. 도쿄 필이 단독으로 내한 공연을 여는 건 2005년 이후 19년 만이다. 다음 달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여는 공연에서 정명훈은 지휘자로서 포디엄에도 오르고, 피아니스트로서 건반 앞에도 앉는다. 독일 명문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의 동양인 최초 제2바이올린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38), 2014년 파블로 카살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차지한 첼리스트 문태국(30)과 함께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을 선보이기 위해서다.24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에서 만난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와 첼리스트 문태국은 “독일의 명문 오케스트라들이 굉장히 정교하면서도 자유로운 소리로 풍성한 음향을 들려준다면, 도쿄 필은 소리가 하나로 통일된 높은 수준의 앙상블과 정갈한 음향으로 귀를 사로잡는 악단”이라고 했다. 피아니스트로 무대에 오르는 정명훈과 음악적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는 것과 관련해선 “꿈만 같은 일”이라

    2024.04.24 09:44
  • 임윤찬 "첫 음부터 심장 강타하려 연습 또 연습"

    “근본 있는 음악가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강하고 두려움 없이 표현하면서도 때론 유머를 던질 줄 알거나, 귀로 좋은지 나쁜지 판단할 새도 없이 첫 음부터 심장을 강타합니다. 특히 후자는 시대가 내린 천재, 축복받은 음악가만이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19일 화상으로 만난 피아니스트 임윤찬(20·사진)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6시간 정도 연습하지만,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는 하루에 12시간씩 연습에 몰두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은 매일매일 연습하면서 진실하게 사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도 했다.이날 기자간담회는 임윤찬이 세계적 음반사 데카와 전속 계약을 맺고 작업한 첫 번째 앨범인 ‘쇼팽: 에튀드’를 발매한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이번 앨범에는 쇼팽 ‘에튀드 작품번호 10’ ‘에튀드 작품번호 25’가 담겼다. 한 작품당 12개, 총 24개 에튀드로 구성됐다.미국에 체류 중인 임윤찬은 “쇼팽 에튀드는 어렸을 때부터 귀로 듣고, 손으로 연습해온 작품”이라며 “10년 동안 속에 있던 용암을 인제야 밖으로 토해내는 느낌”이라고 했다. 명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소프로니츠키가 제1회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밴 클라이번의 연주를 보고 “진정 위대한 예술은 일곱 겹의 갑옷을 입은 뜨거운 용암과 같다”고 한 말을 인용한 표현이다. 이어 임윤찬은 “꼭 이 나이에 이 산(쇼팽 에튀드)을 넘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임윤찬은 악보를 보면 자연스레 심상이 떠오르는 편일까, 음 하나하나를 꼼꼼히 해석하고 분석하는 편일까. 그는 “나는 음악에 대해 철저하게 연구하

    2024.04.19 18:22
  • 임윤찬 “음을 눌렀을 때 심장을 강타하지 않았다면 그건 연습이 아닌 것”

    “제가 생각하는 ‘근본 있는 음악가’는 둘로 나뉩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강하고 두려움 없이 표현하면서도 때론 유머를 던질 줄 아는 음악가 또는 귀로 좋은지 나쁜지 판단할 새도 없이 첫 음부터 심장을 강타하는 음악가. 이렇게요. 특히 심장을 강타하는 연주는 시대가 내린 천재들, 축복받은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은 매일매일 연습하면서 진실하게 사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19일 화상으로 만난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6시간 정도를 연습하지만,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는 하루에 12시간씩 연습하는 데 몰두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임윤찬이 세계적 명문 음반사인 데카와 전속 계약을 맺고 작업한 첫 번째 앨범인 ‘쇼팽: 에튀드’를 발매한 걸 계기로 마련됐다. 이번 앨범에는 쇼팽 ‘에튀드 작품번호 10’ ‘에튀드 작품번호 25’가 담겼다. 한 작품당 12개, 총 24개 에튀드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임윤찬은 “쇼팽 에튀드는 너무 어렸을 때부터 귀로 듣고, 손으로 연습해온 작품”이라며 “10년 동안 속에 있었던 용암을 인제야 밖으로 토해내는 느낌”이라고 했다. 명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소프로니츠키가 제1회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밴 클라이번의 연주를 보고 “진정 위대한 예술은 일곱 겹의 갑옷을 입은 뜨거운 용암과 같다”고 한 말을 인용한 표현이다. 이어 임윤찬은 “꼭 이 나이에 이 산(쇼팽 에튀드)을 넘고 싶단 의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임윤찬은 악보를 보면 자연스레 심상이 떠오르는 편일

    2024.04.19 16:10
  • 임윤찬·조성진 보유국에 '국대급 음악제' 하나 없다

    “한국에 훌륭한 음악가가 이렇게나 많은데, 국제 음악제 하나 없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폴란드 출신 거장 작곡가 겸 지휘자인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가 생전(1995년)에 남긴 말이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국내에도 통영국제음악제(2002년), 평창대관령음악제(2004년), 서울국제음악제(2009년) 등 굵직한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이 잇따라 생겨났지만, 여전히 해외 관광객 무리가 찾아올 정도로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음악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지난해 집계된 통영국제음악제와 평창대관령음악제 관람객 수는 각각 1만3000여 명, 1만300여 명에 그친다. 이들보다 늦게 생겨난 일본의 클래식 음악 축제인 ‘도쿄 스프링 페스티벌’(3만3000여 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국가적 차원의 중장기적 육성 전략 부재, 지방자치단체의 졸속 예산 삭감 등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고질적 병폐가 문화예술 축제 운영 과정에서도 어김없이 뿌리내린 결과다.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한국은 임윤찬, 조성진 등을 배출하며 ‘콩쿠르 강국’이란 타이틀을 얻었지만, 부족한 인프라와 좁은 저변 등을 고려했을 때 ‘클래식 강국’으로 올라서기까지 가야 할 길이 멀다”며 “그 나라의 문화예술 수준을 보여주는 클래식 축제에 대한 범정부적 차원의 기획·지원 체계가 허술한 건 이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는 평가가 나온다. ○예산 삭감된 한국판 ‘애스펀 음악제’강원 평창군 대관령은 웅장한 산세와 푸른 빛의 광활한 초원, 시원한 바람 덕분에 ‘한국의 알프스’란 별칭이 붙은 휴양지다. 이 도시는 매년 7~8월만 되면 ‘한국 클래식 음악의 메

    2024.04.17 18:09
  • 임윤찬 조성진 보유국에 '국대급 음악제' 하나 없다

    “한국에 훌륭한 음악가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국제 음악제 하나 없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폴란드 출신 거장 작곡가 겸 지휘자인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가 생전(1995년)에 남긴 말이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국내에도 통영국제음악제(2002년), 평창대관령음악제(2004년), 서울국제음악제(2009년) 등 굵직한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이 잇따라 생겨났지만, 여전히 해외 관광객 무리가 찾아올 정도로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음악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지난해 집계된 통영국제음악제와 평창대관령음악제의 관람객 수는 각각 1만3000여 명, 1만300여 명에 그친다. 이들보다 늦게 생겨난 일본의 클래식 음악 축제인 ‘도쿄 스프링 페스티벌’의 지난해 관람객 수(3만3000여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국가적 차원의 중장기적 육성 전략 부재, 지방자치단체의 졸속 예산 삭감 등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고질적 병폐가 문화예술 축제 운영 과정에서도 어김없이 뿌리내린 결과다.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한국은 피아니스트 임윤찬, 조성진 등을 배출하며 ‘콩쿠르 강국’이란 타이틀을 얻었지만, 부족한 인프라와 좁은 저변 등을 고려했을 때 &l

    2024.04.17 17:10
  • 일제시대로 배경 바꾼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1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연습실. 2021년 BBC 카디프 성악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리톤 김기훈이 무대 중앙에 자리 잡고 특유의 무게감 있는 음색과 직선으로 길게 뻗어나가는 시원시원한 성량으로 귀를 사로잡았다. 김기훈은 이달 말 개막하는 주세페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춘희’에서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비극으로 치닫게 하는 제르몽 역할을 맡았다.다른 배우들도 오페라의 한 자락을 선보였다. 오페라의 대표 이중창 ‘축배의 노래’에선 비올레타 역의 소프라노 이혜정과 이지현, 알프레도 역의 테너 정호윤과 손지훈이 허공에 잔을 부딪치는 연기까지 취하며 매끄러운 호흡을 드러냈다.서울시오페라단이 오는 25일부터 나흘간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춘희’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1800년대 프랑스 파리 사교계에서 시작된 사랑 이야기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원작과는 시대적 배경부터 다르다. ‘라 트라비아타·춘희’는 1910~1930년대 경성에서 기생으로 위장해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는 비올레타가 나라를 구하려는 열망과 알프레도를 사랑하는 마음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야기를 그린다.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라며 “아리아 가사, 선율 등 기존의 음악적 요소는 그대로 살린 채로 이야기 흐름, 의상, 무대 효과에서 동서양의 조화가 돋보이도록 변화를 줬다”고 했다.지난해 서울시오페라단이 올린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손진책 연출과 함께 호흡한 이래이 씨가 연출을 맡고,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여자경이

    2024.04.16 18:57
  • [단독 인터뷰] "韓 연주자 테크닉 경이로워…조성진과 또 연주했으면"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잘 빚은 레드 와인이라면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는 화사한 맛이 일품인 화이트 와인이다.”현존 최고의 지휘자로 꼽히는 명장 사이먼 래틀이 남긴 말이다. 굳이 래틀의 찬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LSO가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란 걸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스 리히터, 에드워드 엘가, 클라우디오 아바도,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전설적인 지휘자들의 손을 거쳐 온 120년 역사의 유럽 명문 악단이라서다. 2022년 사이먼 래틀(전 음악감독) 지휘로 내한해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LSO가 오는 10월 다시 한국을 찾는다.이번 공연에는 이탈리아 산타 세칠리아 오케스트라, 영국 코벤트가든 로열 오페라하우스 음악감독 등을 지낸 LSO 차기 수석 지휘자(9월 취임 예정) 안토니오 파파노가 포디엄에 오른다. 2005년부터 19년째 LSO를 이끌고 있는 캐스린 맥다월 대표(65)가 한국경제신문과 만났다. 그는 최근 영국 런던 바비칸센터 내 사무실에서 진행한 한경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래틀과 파파노는 완전히 다른 성향의 지휘자”라며 “하루빨리 열정적인 한국 청중에게 우리의 새로운 호흡을 선보이고 그 반응을 확인해보고 싶다”고 했다.“래틀이 창의적인 작품 해석과 넘치는 카리스마로 악단을 휘어잡는 지휘자라면, 파파노는 아주 본능적이면서도 직관적인 지휘자예요. 오페라계에서 인정받은 탁월한 스토리텔러인 만큼 청중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어떤 색깔의 음향을 표현해야 할지 정확히 알고 악단을 이끕니다. 그가 LSO와 보여줄 음악은 분명 신선할 겁니다.”그가 자신의 안목을 이토록 자신하는 데엔 다 이유가 있다. 맥다월은 스코틀

    2024.04.16 18:56
  • [이 아침의 연주가] 전세계서 가장 많이 찾는 바이올리니스트 하델리히

    현재 세계에서 가장 바쁜 바이올리니스트로 통하는 인물이 있다. 영국의 저명한 클래식 전문 사이트 바흐트랙이 지난해 가장 많은 공연 일정을 소화한 바이올리니스트로 꼽은 명연주자 아우구스틴 하델리히(40)다. 르노 카퓌송, 조슈아 벨 등 바이올린계 거장들이 그의 뒤를 이었다.하델리히는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반열에 오른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다. 7세 때 데뷔 연주회를 연 전형적인 영재 출신인데, 15세 때 예기치 못한 화재 사고를 당하면서 위기를 겪었다. 당시 하델리히는 의료진으로부터 “앞으로 악기를 잡기 힘들 것”이란 얘기를 들을 만큼 심한 화상을 입었다.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치료와 재활에 매달린 끝에 2006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 그는 그래미상, 오푸스클래식상, 에이버리피셔커리어그랜트 등 국제적인 음악상을 휩쓸며 이름값을 높여왔다.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등 세계 최정상급 악단과 협연해 온 그는 2023~2024 시즌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상주 음악가로 활동한다. 2021년부터 예일대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하델리히는 오는 25~26일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에서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려줄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2024.04.16 18:42
  • 한복 입는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파격적인 작품 될 것"

    1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2021년 BBC 카디프 성악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리톤 김기훈은 연습실 중앙에 떡하니 자리를 잡더니 특유의 무게감 있는 음색과 직선으로 길게 뻗어나가는 시원시원한 성량으로 귀를 사로잡았다. 이달 말 개막하는 주세페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춘희'에서 그가 맡은 역은 남녀 주인공 알프레도와 비올레타의 사랑을 비극으로 치닫게 하는 인물인 제르몽. 오페라의 대표 아리아 ‘축배의 노래’에선 비올레타 역의 소프라노 이혜정과 이지현, 알프레도 역의 테너 정호윤과 손지훈이 허공에 잔을 부딪치는 연기까지 취하면서 매끄러운 호흡을 드러냈다.서울시오페라단이 오는 25~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춘희’를 선보인다. 1800년대 프랑스 파리 사교계에서 시작된 사랑 이야기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원작과는 시대적 배경부터 다르다. '라 트라비아타·춘희'는 1910~1930년대 경성에서 기생으로 위장해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는 비올레타가 나라를 구하려는 열망과 알프레도를 사랑하는 마음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야기를 그린다.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아리아 가사, 선율 등 기존의 음악적 요소는 그대로 살린 채로 이야기 흐름, 의상, 무대효과에서 동서양의 조화가 돋보이도록 변화를 줬다”고 했다. 이어 그는 “서양식 가옥과 전통 가옥의 만남, 또 양장과 한복의 만남을 볼 수 있다. 이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파격적인 오페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서울시오페라단이 올

    2024.04.16 17:08
  • 해외 클래식 스타 공연 '독점중계' 등 아르떼TV 콘텐츠 대규모 업그레드

    국내 대표 종합 문화예술 방송인 한경아르떼TV가 전문성을 강화한 신규 프로그램을 대거 선보인다. 한경아르떼TV는 15일부터 프로그램 개편을 통해 국내외 주요 예술가가 참여하는 콘텐츠를 집중 편성한다. 시즌제 프로그램에도 새로운 코너를 추가해 형식에 변화를 준다.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클래식 공연 중계 프로그램의 신설이다. 한경아르떼TV는 해외 클래식 아티스트의 내한 공연 영상을 독점 제작·방영하는 프로그램 ‘아르떼 익스클루시브’를 오는 20일(오후 7시) 처음으로 선보인다. 백스테이지에서의 아티스트 모습, 아티스트 인터뷰 등도 함께 볼 수 있다. 기존 공연 중계 프로그램 ‘클래식 온에어’에 아티스트의 작품 해설, 연주 의도 등 공연 설명 콘텐츠를 더한 새 프로그램 ‘클래식 온에어 플러스’도 18일(오후 7시30분) 첫선을 보인다.전설적인 미술가의 삶과 아트 컬렉터들의 여정도 깊게 살펴본다. 아트 컬렉터의 개인 공간을 찾아가 작품에 대한 설명, 직업과 관련한 에피소드 등을 듣는 프로그램인 ‘컬렉터s’는 16일부터 격주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영된다. 불후의 명작을 남긴 미술가들의 일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시리즈 ‘세기의 천재미술가’는 시즌2로 돌아온다. 19일(오후 11시) 처음 공개되는 이번 시즌에선 미술가들의 인생은 물론 그들의 작품을 소장한 미술관, 건축물 등이 함께 조명된다.순수 문화예술의 대중화에 앞장선다. 음악가들의 작품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루는 예능 토크쇼 ‘아르떼 유레카’를 제작한다. 팬텀싱어 시즌1 준우승자 테너 유슬기, 첼리스트 겸 음악 스트리머 요룰레히(본명 전희조), 클래식 음악 칼럼니스트 용

    2024.04.14 17:37
  • 명연주자 독점 중계부터 천재 미술가 다큐까지… 아르떼TV 확 바뀐다

    국내 대표 종합문화예술방송 한경아르떼TV가 전문성을 강화한 신규 프로그램을 대거 선보인다. 한경아르떼TV는 15일부터 프로그램 개편을 통해 국내외 주요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편성한다. 시즌제 프로그램에도 새로운 코너를 추가해 형식에 변화를 준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클래식 공연중계 프로그램의 신설이다. 한경아르떼TV는 해외 클래식 아티스트 내한 공연 영상을 독점으로 제작·방영하는 프로그램 ‘아르떼 익스클루시브’를 오는 20일(저녁 7시) 처음으로 선보인다. 백스테이지에서의 아티스트 모습, 아티스트 인터뷰 등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기존의 공연중계 프로그램 ‘클래식 온에어’에 아티스트의 작품 해설, 연주 의도 등 공연 설명 콘텐츠까지 더한 새 프로그램 ‘클래식 온에어 플러스’도 오는 18일(오후 7시30분) 첫선을 보인다.전설적인 미술가들의 삶과 아트 컬렉터들의 여정도 깊게 살펴본다. 아트 컬렉터의 개인 공간을 직접 찾아가 작품에 대한 설명, 직업과 관련된 에피소드 등을 듣는 프로그램인 ‘컬렉터s’은 이달 16일부터 격주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영된다. 불후의 명작을 남긴 미술가들의 일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시리즈 ‘세기의 천재미술가’는 시즌 2로 돌아온다. 오는 19일(오후 11시) 처음 공개되는 이번 시즌에선 미술가들의 인생은 물론 그들의 작품이 소장된 미술관, 건축물 등도 함께 조명된다. 순수 문화예술의 대중화에도 앞장선다. 음악가들의 작품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루는 예능 토크쇼 ‘아르떼 유레카’를 제작한다. 팬텀싱어 시즌 1 준우승자 테너 유슬기, 첼리스트 겸 음악 스트리머

    2024.04.12 13:28
  • '거장의 클래스' 입증한 벤게로프의 120분

    “클래스는 영원하다.”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을 이끈 명장 빌 섕클리 감독이 남긴 명언이다. 오랜 기간 최정상급 실력을 보여준 선수라면 일시적인 부진이나 위기를 겪더라도 중요한 순간에는 전성기 자질을 유감없이 보여줄 수 있다는 얘기다.지난 9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50)의 내한 리사이틀은 ‘거장의 클래스’를 증명한 자리였다. ○8년 만에 한국 청중 앞에서 연주벤게로프는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다. 1980년대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과 함께 ‘러시아 신동 삼총사’로 불렸고, 이후엔 다비트 오이스트라흐, 야샤 하이페츠의 뒤를 잇는 러시아 바이올리니스트 계보의 ‘적자’로 꼽혔다. 예기치 못한 어깨 부상과 더불어 목디스크, 척추 이상, 왼손 마비 증세로 2007년 바이올리니스트로서 공식 활동을 중단했으나, 2011년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하면서 클래식 팬들을 열광케 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영웅의 귀환.” 그의 복귀에 뉴욕타임스가 보낸 찬사다.2016년 이후 8년 만에 한국 청중 앞에 선 벤게로프는 어떤 순간에도 여유로움을 잃지 않았다. 1부 주요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느낀 혼란과 고통의 인상을 담은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이었다. 벤게로프는 비브라토, 보잉의 폭과 속도를 하나하나 치밀하게 계산해 연주하기보단 자신이 이해한 작품의 어법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며 프로코피예프 고유의 역동적인 악상을 생생하게 펼쳐냈다.그의 오랜 악기인 1727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엑스 크로이처와는 마치 한몸같이 움직

    2024.04.10 20:16
  • “클래스는 영원하다”…'거장의 품격' 보여준 벤게로프의 120분

    “클래스는 영원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을 이끈 명장 빌 샹클리 감독이 남긴 명언이다. 오랜 기간 최정상급의 실력을 보여준 선수라면 일시적인 부진이나 위기를 겪더라도 중요한 순간엔 전성기 자질을 유감없이 보여줄 수 있단 얘기다.지난 9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의 내한 리사이틀은 ‘거장(巨匠)의 클래스’를 증명한 자리였다. 그의 연주를 들은 한 중년 부부는 감정에 북받친 듯 연신 눈물을 훔쳤고, 흰머리가 성성한 60대 신사는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한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벤게로프는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다. 1980년대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과 함께 ‘러시아 신동 삼총사’로 불렸고, 이후엔 다비트 오이스트라흐, 야샤 하이페츠의 뒤를 잇는 러시아 바이올리니스트 계보의 '적자'로 꼽혀왔다. 예기치 못한 어깨 부상과 더불어 목 디스크, 척추 이상, 왼손 마비 증세로 2007년 바이올리니스트로서 공식 활동을 중단했으나, 2011년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하면서 클래식 팬들을 열광케 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영웅의 귀환” 그의 복귀에 뉴욕타임스(NYT)가 보낸 찬사다.2016년 이후 8년 만에 한국 청중 앞에 선 바이올리니스트 벤게로프는 어떤 순간에도 여유로움을 잃지 않았다. 첫 곡인 프로코피예프의 ‘5개의 멜로디’에선 특유의 시원시원한 보잉(활 긋기)을 선보이면서 작품의 몽환적인 감성을 온전히 살려냈다. 긴밀한 호흡으로 선율을 길게 뽑아내면서 마치 하늘에 거대한 구름이 드리

    2024.04.10 16:27
  • 런던 심포니 대표 "韓 연주자 테크닉 경이로워…조성진 또 만나길"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잘 빚은 레드 와인이라면,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는 화사한 맛이 일품인 화이트 와인이다.” 현존 최고의 지휘자로 꼽히는 명장 사이먼 래틀이 남긴 말이다. 굳이 래틀의 찬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LSO가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란 걸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스 리히터, 에드워드 엘가, 클라우디오 아바도,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전설적 지휘자들의 손을 거쳐 온 120년 역사의 명문 악단이라서다. 영국에선 자랑거리로 통한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개막식과 폐막식을 모두 장식했을 정도다. 2005년부터 19년째 LSO를 이끌고 있는 캐스린 맥다월(65) 대표가 한국경제신문을 만났다. 그는 최근 영국 런던 바비칸센터 내 사무실에서 진행한 한경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LSO는 매일 지휘자와 단원들의 특별한 재능이 발견되는 경이로운 악단”이라며 “이들의 소리엔 한계(限界)가 없다”고 했다. “연주를 들을 때마다 깜짝 놀라요. 작품의 성격에 따라 반짝이는 소리를 내기도 하고, 풍부하면서도 무거운 소리로 청중을 압도하기도 합니다. 제가 10대 시절에 LSO의 공연을 처음 봤는데, 마치 불꽃이 튀는 듯한 강렬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어요. 지금까지도 눈감으면 그날이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로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유럽인들에게 LSO는 그저 하나의 악단이 아닙니다. 명장들의 정신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영감을 빚어내는 ‘살아있는 유산’ 그 이상이라 생각하죠.” 유럽 클래식 음악계에서도 유서 깊은 악단으로 손꼽히는 만큼 정통 클래식을 고집할 것 같지만, LSO는 혁신에도 방점을 찍는

    2024.04.09 14:53
  • [이 아침의 음악인] 비발디 '사계' 열풍 만든 바로크 바이올린의 거장…파비오 비온디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 통념을 깨는 파격적인 해석으로 비발디 ‘사계’ 열풍을 일으킨 음악가가 있다. 영국 가디언이 “흠잡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고 극찬한 바로크 바이올린 거장 파비오 비온디(63)다. 엄청난 속도감과 강렬한 악상 표현으로 점철된 그의 비발디 ‘사계’ 음반은 시대를 초월하는 명반으로 손꼽힌다.1961년 이탈리아 팔레르모에서 태어난 그는 열여섯 살 때 오스트리아 빈의 유서 깊은 음악당 무지크페라인에서 바로크 바이올린으로 첫 리사이틀을 열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무지카 안티쿠아 빈’ ‘루브르의 음악가들’ 등 저명한 고음악 전문 연주단체와 협연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스물여덟 살 때인 1989년 바로크 음악 전문 악단 ‘에우로파 갈란테(Europa Galante)’를 창단한 이후부터는 연주 단체의 리더 역할도 맡고 있다. 베를린 피에르 불레즈 홀,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 빈 콘체르트하우스 등 세계 명문 음악당에 오른 에우로파 갈란테는 빈틈없는 앙상블과 탁월한 작품 해석으로 정평이 나 있다.거장 바이올리니스트 비온디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리사이틀을 연다. 다음달 초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 그는 기타리스트 잔자코모 피나르디와 함께 파가니니의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2024.04.07 19:26
  • 28세 메켈레, RCO와 함께 시카고심포니까지 이끈다

    “포디엄은 더 이상 노장(老將)의 전유물이 아니다.”2022년 당시 26세에 불과했던 젊은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28)가 ‘세계 3대 악단’으로 꼽히는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의 차기 상임지휘자로 내정됐을 때 유럽 클래식 음악계에서 나온 얘기다. ‘클래식 세대교체’를 이뤄냈다는 평을 듣는 핀란드 출신 명지휘자 메켈레가 또 하나의 놀랄 만한 기록을 세웠다. 133년 전통의 미국 명문 악단인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가 지휘자 메켈레를 차기 음악감독으로 임명하면서다. 이에 따라 메켈레는 2027년 31세의 나이로 CSO 역사상 최연소 음악감독으로 취임한다. 임기는 5년이다. RCO 상임지휘자로서의 활동 기간도 2027년부터 5년간이다. ○2027년부터 RCO·CSO 동시 지휘2일(현지시간) CSO는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메켈레를 차기 음악감독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CSO는 게오르그 솔티, 다니엘 바렌보임 등 전설적인 지휘 거장이 이끌어온 악단이다. 이탈리아 출신 지휘 거장 리카르도 무티가 메켈레의 전임자다. 13년간 CSO를 이끈 지휘자 무티는 지난해 음악감독 자리에서 내려왔다. 지금은 CSO의 종신 명예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메켈레는 CSO 차기 음악감독으로 지명된 것과 관련해 “뛰어난 재기, 힘, 열정을 겸비한 오케스트라와 함께 여정을 시작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메켈레는 뉴욕타임스(NYT)가 “그 세대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지휘자”라고 평할 정도로 짧은 기간 눈부신 활약을 보여준 젊은 거장이다. ‘지휘 강국’으로 꼽히는 핀란드 출신인 그가 처음 잡은 악기는 첼로였으나, 열두 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지휘 공부를 시작하

    2024.04.0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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