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문화부에서 클래식 음악을 비롯한 공연예술 전반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ksoohyun@hankyung.com
게이츠헤드가 몰락한 탄광촌에서 ‘예술의 도시’로 천지개벽하기까지 든든한 동반자들이 있었다. 그중 핵심적 역할을 한 곳이 바로 ‘뉴캐슬 게이츠헤드 이니셔티브(Newcastle Gateshead Initiative·NGI)’다. NGI는 2000년 영국 정부가 게이츠헤드와 그 인근 지역인 뉴캐슬의 도시재생 사업을 위해 설립한 준정부기관이다. 그 지역의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도시 재생 사업을 홍보하며, 기업 투자 및 관광객을 유치하는 활동을 한다.이달 초 영국 뉴캐슬에 있는 어폰타인 네빌홀에서 세라 그린 NGI 최고경영자(CEO·사진)를 인터뷰했다. 그는 “수천억원대 빌딩은 돈만 있으면 어디에나 지을 수 있다”면서도 “화려한 건물들이 생겨난다고 해서 저절로 사람이 몰려들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지역 경제가 살아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린 CEO는 이어 “특정 시설을 공급하는 단편적인 프로젝트에서 나아가 그 시설에 어떤 콘텐츠를 채울지가 중요하다”며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이 도시의 사업을 알리고, 얼마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지 등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행동하는 작업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변호사 출신인 그린 CEO는 영국산업연맹 지역 이사 등을 지낸 도시 재생 전문가다. 정부 주도 관광협의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에게 문화 예술을 통한 도시 재생 사업에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가치를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도시 재생 사업은 ‘숨겨진 보석’을 찾는 일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도시만이 지닌 문화적 자산을 발굴하고, 이를 새롭게 보여주는 과정이 돼야 합니다.”
영국에는 ‘문화와 예술로 먹고사는 도시’가 있다. 누구나 런던을 떠올리겠지만 아니다. 런던에서 차로 5시간30분, 비행기로는 1시간15분을 꼬박 들여야 만날 수 있는 북동부의 작은 도시 게이츠헤드다.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문화 예술에 조예가 깊은 이들 사이에서는 ‘유럽에서 꼭 가봐야 할 도시’로 소문난 곳이다.인구가 20만 명이 채 안 되는 이 작은 도시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연간 670만 명(2022년 기준)에 달한다. 이로 인한 경제 효과는 6억6500만파운드(약 1조1150억원)로 추산된다.게이츠헤드는 불과 60년 전까지만 해도 영국의 산업을 먹여 살린 탄광촌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굴뚝산업이 무너지면서 존립 위기를 맞았다. 당시 실업률은 15%를 웃돌았고, 주민이 하나둘 떠나갔다.게이츠헤드를 ‘문화 예술의 도시’로 바꾼 시작은 하나의 조각상이었다. 1998년 80만파운드(약 13억4000만원)를 들여 세계적인 조각가 앤터니 곰리의 ‘북방의 천사’(사진)를 도시에 세워놓자 이를 보기 위해 유럽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게이츠헤드는 활기를 되찾았다. 이를 계기로 게이츠헤드는 문화 예술 중심의 도시 재생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게이츠헤드의 문화 예술 투자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4~6일 현지에서 이 도시의 과거와 미래를 직접 확인했다.게이츠헤드=김수현 기자
게이츠헤드가 몰락한 탄광촌에서 ‘예술의 도시’로 천지개벽하기까진 든든한 동반자들이 있었다. 그중 핵심적 역할을 한 곳이 바로 ‘뉴캐슬 게이츠헤드 이니셔티브(Newcastle Gateshead Initiative·NGI)’다. NGI는 2000년 영국 정부가 게이츠헤드와 그 인근 지역인 뉴캐슬의 도시 재생 사업을 위해 설립한 준정부기관이다. 그 지역의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도시 재생 사업을 홍보하며, 기업 투자 및 관광객을 유치하는 활동을 한다.전문가들은 게이츠헤드의 도시 재생 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로 ‘준정부기관의 효과적 활용’을 꼽는다. 하나의 공통된 목표를 두고 시의회와 NGI가 역할을 분담함으로써 경직적인 정부조직의 한계를 극복하고, 각 영역에 전문화된 프로젝트 수행이 가능했단 이유에서다.이달 초 영국 뉴캐슬에 있는 어폰 타인 네빌 홀에서 사라 그린 NGI 최고경영자(CEO)를 인터뷰했다. 그는 “수천억대 빌딩은 돈만 있으면 어디에나 지을 수 있다. 그러나 화려한 건물들이 생겨난다고 해서 저절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지역 경제가 살아나진 않는다”고 했다.그린 CEO는 이어 “특정 시설들을 공급하는 단편적인 프로젝트에서 더 나아가 그 시설에 어떠한 콘텐츠들을 채울지가 중요하다"며 "사람들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이 도시의 사업을 알리고, 얼마의 자금이 추가로 투입되어야 하는지 등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행동하는 작업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NGI의 성과는 최근에도 두드러진다. 2022~2023년 게이츠헤드와 뉴캐슬 지역에 33개의 신규 회사를 유치했고, 1350개의 일
영국에 ‘문화 예술로 먹고사는 도시’가 있다. 누구나 런던을 떠올리겠지만 아니다. 런던 도심에서 차로 5시간 30분, 비행기로는 1시간 15분을 꼬박 들여야만 만날 수 있는 영국 북동부의 작은 도시 ‘게이츠헤드’다.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은 이들 사이에선 이미 ‘유럽에서 꼭 가봐야 할 도시’로 소문났다. 유명 클래식 공연부터 회화, 조각, 독특한 건축물까지 1년 내내 이 모든 걸 누릴 수 있는 ‘예술의 메카’라서다. 인구가 20만명이 채 안 되는 이 작은 도시를 방문하는 연간 관광객은 670만 명(2022년 기준)에 달한다. 영국은 물론 아일랜드, 덴마크 사람들까지 유럽 전역의 사람들이 몰려들며 이로 인한 경제 효과는 6억6500만파운드(약 1조1150억원)로 추산된다. 게이츠헤드에는 반전의 스토리가 있다. 불과 50년 전까지만 이곳은 영국의 산업을 먹여살리던 ‘탄광촌’이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중반까지 석탄·철강·조선 산업으로 호황을 누렸다. 1970년대 이후 빠르게 진행된 탈공업화로 존립의 위기를 맞았고, 당시 실업률은 15%를 웃돌았다. 산업의 뿌리였던 도시
2012년 독일 뮌헨 ARD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14년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적 반열에 오른 실내악단이 있다. 빼어난 테크닉과 우아한 음색, 범접할 수 없는 호흡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아온 현악 4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사진)이다. 2022·2023시즌엔 영국 명문 음악당인 위그모어홀의 상주 음악가로 활약하면서 다시 한번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기도 했다.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김영욱, 비올리스트 김규현, 첼리스트 이원해로 구성된 노부스 콰르텟이 한국 청중을 찾는다. 25일 통영국제음악당을 시작으로 서울 예술의전당(3월 2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3월 6일) 등에서 리사이틀 ‘브리티시 나잇’을 연다. 노부스 콰르텟은 이번 리사이틀에서 영국 출신 작곡가들이 쓴 현악 4중주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영국 후기 낭만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현악 4중주 e단조(작품 번호 83) 연주로 공연의 문을 열고, 윌리엄 월턴의 현악 4중주 a단조를 들려준다. 2부는 ‘20세기 최고의 작곡가’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영국 음악가 벤저민 브리튼의 작품으로 채워진다. 현악 4중주를 위한 3개의 디베르티멘티와 현악 4중주 2번 C장조(작품번호 36번)를 차례로 연주한다.노부스 콰르텟은 2007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연주자들이 모여 만든 실내악단이다. 2008년 오사카 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ARD 콩쿠르(2등), 모차르트 콩쿠르(1등)를 석권한 이후엔 빈 무지크페라인, 빈 콘체르트하우스, 피에르 불레즈 홀, 뮌헨 헤라클레스 홀 등 세계 유수 클래식 공연장에 오르며 명성을 키워왔다.2014·2015시즌부터는 아르디티 콰르텟
2012년 독일 뮌헨 ARD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14년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적 반열에 오른 실내악단이 있다. 빼어난 테크닉과 우아한 음색, 범접할 수 없는 호흡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아온 현악 4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이다. 2022·2023 시즌엔 영국 명문 음악당인 위그모어홀의 상주 음악가로 활약하면서 다시 한번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기도 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김영욱, 비올리스트 김규현, 첼리스트 이원해로 구성된 노부스 콰르텟이 한국 청중을 찾는다. 오는 25일 통영국제음악당을 시작으로 서울 예술의전당(3월 2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3월 6일) 등에서 리사이틀 '브리티시 나잇'을 연다. 노부스 콰르텟은 이번 리사이틀에서 영국 출신 작곡가들이 쓴 현악 4중주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영국 후기 낭만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현악 4중주 e단조(작품 번호 83) 연주로 공연의 문을 열고, 윌리엄 월턴의 현악 4중주 a단조를 들려준다. 2부는 '20세기 최고의 작곡가'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영국 음악가 벤저민 브리튼의 작품으로 채워진다. 현악 4중주를 위한 3개의 디베르티멘티와 현악 4중주 2번 C장조(작품번호 36번)를 차례로 연주한다.노부스 콰르텟은 2007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연주자들이 모여 만든 실내악단이다. 2008년 오사카 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ARD 콩쿠르(2등), 모차르트 콩쿠르(1등)를 석권한 이후엔 빈 무지크페라인, 빈 콘체르트하우스, 피에르 불레즈 홀, 뮌헨 헤라클레스 홀 등 세
아네조피 무터는 ‘현존하는 최고의 바이올린 여제’로 불리는 독일 출신 연주자다. 다섯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운 그는 1976년 13세의 나이로 세계적 클래식 음악 축제인 루체른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면서 데뷔했다.당시 그의 연주를 눈여겨본 전설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에게 발탁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협연자 자리에 올랐고, 1978년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과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 5번을 녹음한 앨범을 내놓으면서 세계가 주목하는 바이올리니스트로 떠올랐다. 무터는 카라얀이 세상을 뜬 1989년까지 10년 넘게 그의 공연과 음반 녹음에 함께했다. ‘카라얀의 여인’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다. 카라얀은 생전 무터에게 “최고의 음악적 재능을 지닌 신동” 등의 찬사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도이치그라모폰(DG)과 오랫동안 작업해온 그는 수많은 명반을 남겼다. 미국 그래미상은 네 차례, 독일 에코클래식상은 무려 아홉 차례 받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08년엔 ‘클래식 음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받았다.무터는 바로크·고전주의·낭만주의 시대 음악은 물론 20·21세기 현대음악 연주에도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다음달 3일엔 대전, 12일 광주, 13일에는 서울에서 공연한다.김수현 기자
“17세 때 생애 첫 음반을 녹음하기 위해 방문한 도시가 런던이었어요. 당시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영국 명문 음악제인 BBC 프롬스가 열렸는데, 사람들이 마치 록 콘서트에 온 것처럼 모두 일어서서 클래식 음악을 즐기고 있었죠. (다른 도시에선 볼 수 없는 광경에) 너무나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연주자로 살면서 런던에만 70번은 족히 온 것 같아요.”그래미상, 그라모폰상, 에코클래식상 등 국제적 권위의 음반상을 전부 휩쓴 미국 출신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57)이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남긴 얘기다. 그의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 영국의 수도 런던은 세계 최고 음악가와 오케스트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찾는 ‘예술의 도시’다.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의 영향으로 도시의 권위가 예전보다 덜하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유럽 클래식 음악계에서 런던의 입지는 굳건하다. 영국으로 귀화한 헨델(독일)부터 하이든(오스트리아), 클레멘티(이탈리아), 멘델스존(독일) 등 전설적인 음악가들이 오래 머물며 수많은 명작을 쏟아낸 도시가 바로 런던.올해로 129년 된 세계 최대 규모의 클래식 음악 축제 BBC 프롬스가 열리는 도시라는 점도 그렇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주최하는 이 축제는 화려한 아티스트 라인업과 믿기지 않는 저렴한 티켓 가격, 청중이 바닥에 앉거나 자리에 서서 편안하게 음악을 즐기도록 하는 혁신적인 공연 형식 등으로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축제가 열리는 7월부터 9월까지 여름철 세계인의 귀를 매혹하는 게 BBC 프롬스라면, 사계절 내내 클래식 음악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런던의 명소들도 있다.음악가에게 ‘꿈
영국 바비칸 센터는 ‘유럽 최대 복합예술문화센터’로 불리는 런던의 명소다. 외관부터 남다르다. 가공하지 않은 재료와 설비, 노출된 콘크리트 탓에 보는 순간 ‘어딘가 음산하고 거칠다’란 인상을 남긴다. 1950~1970년대 영국 건축계에서 유행한 ‘브루탈리즘(Brutalism)’ 양식으로 만들어진 영향이다. 브루탈리즘이란 우아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전통적인 서구 건축에 반해 다소 야수적인 건축을 지향하는 사조를 뜻한다. 한때 ‘흉물’ 취급받던 골칫덩이…이젠 문화 예술 ‘명소’로2차 세계대전 때 가장 폭격이 심했던 지역에서 도시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계된 바비칸 센터는 10여 년의 공사를 거쳐 1982년 문을 열었다. 설계에는 건축가 체임벌린, 파월, 본이 참여했다. 독특한 외형 탓에 한때 BBC가 선정한 ‘가장 흉물스러운 건물 1위’로 뽑히기도 했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건축물을 꼽을 때 늘 빠지지 않는다. 2001년엔 문화부로부터 2급 보존 건물로 지정되면서 공식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영국 런던의 금융 중심가에 자리한 바비칸 센터에선 클래식 공연은 물론 전시, 연극, 영화 등&nb
영국 런던에 자리한 위그모어홀은 신예 음악가들이 세계적인 반열에 오르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관문’ 같은 장소로 통한다. “미국에 카네기홀이 있다면 유럽엔 위그모어홀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공연이 열렸다 하면 웬만한 클래식 애호가, 연주자, 음악 기획자부터 내로라하는 유명 비평가들까지 모두 이곳을 찾는다. 550석 규모의 작은 음악당이 수천 명을 수용하는 유명 콘서트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높은 명성을 자랑하는 데엔 이유가 있다. 123년의 긴 역사 속, 그야말로 ‘전설’이라고 할 만한 음악가들의 숨결이 녹아있는 장소라서다. 부소니부터 이자이, 루빈스타인까지…‘123년 역사’ 위그모어홀 위그모어홀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1901년 5월 31일.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페루치오 부소니, 벨기에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곡가 외젠 이자이 등 당대 엄청난 명성을 자랑한 거장들의 공연이 열리면서다. 이후 브람스에게 영감을 준 세기의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아힘, 피아노의 명인 블라디미르 드 파흐만 등 수많은 연주자가 위그모어홀 무대에 올랐다. 라벨, 생상스,&nb
본체 여기저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고철덩이를 매단 은색 스포츠카가 마치 마법에 걸린 듯 가볍게 공중에 떠오른다. 이어 수백 명의 머리 위로 다가온 자동차는 제자리에서 위아래 방향으로 360도를 빙빙 도는 진기한 묘기를 선보이더니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듯 돌연 방향을 틀고선 시야에서 사라진다. 화려한 영상 편집 기술로 만들어낸 ‘허구’가 아니다. 시간 여행을 소재로 198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끈 동명의 공상과학(SF) 영화 ‘백 투 더 퓨처’를 각색한 뮤지컬에서 실제로 구현된 장면이다.거대한 스크린을 그대로 뚫고 나온 듯한 타임머신 자동차 ‘드로리안’의 생동감 넘치는 움직임에 두 눈이 동그래진 관객들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연신 환호성을 내질렀고, 그렇게 시작된 박수 세례는 자동차가 무대 뒤편으로 자취를 감춘 뒤에도 멈출 줄을 몰랐다. “자동차 하나만으로도 티켓값을 낼 가치가 있다”는 뉴욕타임스의 평은 과언이 아니었다. 원작을 이미 본 중장년층에겐 짙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원작을 아직 보지 못한 청년층에겐 상상력을 자극할 만한 공연이라는 얘기다. 스크린 뚫고 나온 타임머신 자동차지난 2월 3일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아델피 극장은 공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인파로 북적였다.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캣츠’ ‘미스 사이공’이 수십 년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흥행을 책임져온 ‘터줏대감’이라면, 뮤지컬 ‘백 투 더 퓨처’는 이곳에 입성한 지 3년이 채 안 된 ‘신성(新星)’이다. 그렇다고 얕보기엔 이르다.2022년 영국 공연계 아카데미상으로 불
본체 여기저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고철덩이들을 매단 은색 스포츠카가 마치 마법에 걸린 듯 가볍게 공중에 떠오른다. 이어 수백 명의 사람 머리 위로 다가온 자동차는 제자리에서 위아래 방향으로 360도를 빙빙 도는 진기한 묘기를 선보이더니,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듯 돌연 방향을 틀고선 시야에서 사라진다. 화려한 영상 편집 기술로 만들어 낸 ‘허구’가 아니다. 시간 여행을 소재로 198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끈 동명의 공상과학(SF) 영화 ‘백 투 더 퓨처’를 각색한 뮤지컬에서 실제로 구현된 장면이다.거대한 스크린을 그대로 뚫고 나온 듯한 타임머신 자동차 ‘드로리안’의 생동감 넘치는 움직임에 두 눈이 동그래진 관객들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연신 환호성을 내질렀고, 그렇게 시작된 박수 세례는 자동차가 무대 뒤편으로 자취를 감춘 뒤에도 멈출 줄을 몰랐다. “자동차 하나만으로도 티켓값을 낼 가치가 있다”는 뉴욕타임스의 평은 과언이 아니었다. 원작을 이미 본 중장년층에겐 짙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원작을 아직 보지 못한 청년층에겐 상상력을 자극할 만한 공연이란 얘기다.2월 3일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아델피 극장은 공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인파로 북적였다. 엄마 손을 잡고 과자를 사달라고 칭얼대는 초등학생 무렵의 아이들부터 성성한 흰머리 위로 중절모를 눌러 쓴 60대 신사까지. 뮤지컬을 보기 위해 극장에 발을 들인 사람들의 나이는 천차만별이었다.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캣츠’, ‘미스 사이공’이 수십 년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흥행을 책임져온 ‘터줏대감’이라
피아니스트 이경숙 연세대 명예교수(사진)가 올해 여든을 맞았다. 그는 ‘한국 피아노계 대모’로 불린다. 1968년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세계에 한국인 피아니스트의 저력을 알린 1세대 클래식 음악가라서다.이경숙은 서울예술고등학교 재학 중 미국으로 건너가 명문 커티스음악원에서 호로조프스키와 루돌프 제르킨을 사사했다. 1967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입상하면서 이름을 알린 그는 이후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홍콩 필하모닉, 로열 필하모닉, 프라하 심포니, 모스크바 필하모닉, 도쿄 필하모닉 등 해외 유수 악단과 협연하면서 명성을 쌓았다.이경숙은 1987년 한국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연주한 데 이어 이듬해 국내 최초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완주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후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전곡,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전곡 등을 무대에 올리면서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 화려한 족적을 남겼다. 이경숙은 1993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초대 음악원장으로 선임된 이후 30여 년간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한국 클래식 음악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난파음악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옥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연세대 음악대학 학장을 지낸 이경숙은 현재 연세대 음악대학 명예교수, 서울사이버대 피아노과 석좌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김수현 기자
클래식 본고장인 유럽에서 더블베이스로 ‘동양인은 독주에만 강하고 합주는 약하다’는 편견을 깨부순 음악가가 있다. 올해 세계적 명문 악단인 영국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의 한국인 최초 종신 단원으로 임명되면서 클래식 음악계가 주목하는 연주자로 떠오른 더블베이시스트 임채문(29)이다. 아시아인이 더블베이스로 이 악단의 단원이 된 건 유례가 없었다. 2022년 독일 안톤 루빈시테인 국제 콩쿠르 더블베이스 부문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준우승을 차지한 그는 지난해 2월 수습 단원으로 들어갔고, 오는 3월부터 런던심포니의 정식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한다.그는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런던심포니의 종신 단원이 됐다는 얘기를 듣고 처음엔 얼떨떨했다”며 “더블베이스 단원 모두가 나를 안아주며 축하한다고 말해줬을 때 비로소 실감이 났다”고 했다. “런던심포니의 단원 선발 과정은 까다롭기로 악명 높거든요. 특히 6개월, 12개월 등으로 수습 기간을 따로 정하는 독일, 한국의 악단들과 달리 이 악단은 수습(트라이얼) 기한을 따로 두지 않아 단 이틀 만에 잘릴 수도 있고, 4년간 일해도 임용이 불발될 수 있죠. 그래서 매 순간 마지막 연주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임채문은 런던심포니 더블베이스 단원 전원(6명)의 찬성을 받으면서 입단한 경우다. 이 악단은 악기 파트 단원 투표에서 80% 이상 동의를 얻어야만 입단할 수 있다. 그에게 비결을 묻자 “기본기와 순발력”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무대에 오르기 전 기술적인 요소들을 수천 번씩 연습해 손에 완전히 익도록 하는 건 기본이었어요. 단원들과 합을 맞출 때면 악
클래식 본고장인 유럽에서 더블베이스로 ‘동양인은 독주에만 강하고 합주는 약하다’는 편견을 깨부순 음악가가 있다. 2022년 독일 안톤 루빈스타인 국제 콩쿠르 더블베이스 부문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준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 세계적인 명문 악단인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한국인 최초 종신 단원으로 임명되면서 클래식 음악계가 주목하는 연주자로 떠오른 더블베이시스트 임채문(29)이다. 아시아인이 더블베이스로 이 악단의 단원이 된 건 유례가 없었다. 지난해 2월 수습 단원으로 들어간 임채문은 오는 3월부터 런던 심포니의 정식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그는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런던 심포니의 종신 단원이 됐단 얘기를 듣고 처음엔 얼떨떨했다”며 “더블베이스 단원 모두가 나를 안아주며 축하한다고 말해줬을 때 비로소 실감이 났다”고 했다. “런던 심포니의 단원 선발 과정은 까다롭기로 악명 높거든요. 특히 6개월, 12개월 등으로 수습 기간을 따로 정하는 게 일반적인 독일, 한국의 악단들과 달리 이 악단은 수습(트라이얼) 기한을 따로 두지 않고 있기에 단 이틀 만에 잘릴 수도 있고, 4년간 일해도 임용이 불발될 수 있죠. 그래서 매 순간 마지막 연주가 될 수 있단 생각으로 임했습니다.”임채문은 런던 심포니 더블베이스 단원 전원(6명) 찬성을 받으면서 입단한 경우다. 이 악단은 악기 파트 단원 투표에서 80% 이상 동의를 얻어야만 입단할 수 있다. 그에게 비결을 묻자 “기본기와 순발력”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무대에 오르기 전 기술적인 요소들을 수천 번씩 연습하면서 손에 완전히 익도록 하는 건 기
“플레이리스트로 10곡 정도를 골랐는데, 딱 한마디로 어떤 작품들이라고 표현할 순 없을 것 같아요. 제게 ‘이게 바로 피아노 연주구나, 이게 진정한 음악이구나’ 같은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한 곡들이거든요. (굳이 말하자면) 제게 충격과 희망을 준 음악들이랄까요. 제가 받은 느낌을 다른 분들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작품을 골랐습니다.”(피아니스트 임윤찬)29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애플 명동. 쑥스러운 듯 한 손으로 머리를 쓸어올리며 등장한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건반 위로 손을 올렸다. 연주곡은 그가 올해 봄에 발매할 데카 음반의 레퍼토리로 알려진 쇼팽 에튀드 전곡 가운데 세 곡이었다.섬세한 터치와 유연한 손 움직임으로 쇼팽 특유의 우아한 서정을 그려낸 임윤찬은 통통 튀는 생동감이 매력적인 쇼팽 에튀드 Op.10 중 5번 ‘흑건’으로 넘어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 가벼운 타건으로 리듬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쇼팽의 재치를 마음껏 펼쳐냈다.애플의 클래식 음악 전용 앱인 ‘애플 뮤직 클래시컬’의 협업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임윤찬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줄곧 애플 뮤직을 사용해왔다. 그 덕분에 이전에 몰랐던 새로운 음악이나 숨겨져 있던 명반들을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었다”며 “(피아니스트로서)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받은 애플 뮤직과 협업하게 돼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북미, 유럽에 이어 지난 24일 한국에 출시된 애플 뮤직 클래시컬은 클래식 음악에 특화한 스트리밍 서비스다. 500만 개 이상의 고음질 클래식 음원을 제공하며, 협업 아티스트들이 선곡한 플레이리
“플레이리스트로 10곡 정도를 골랐는데, 딱 한 마디로 어떤 작품들이라고 표현할 순 없을 것 같아요. 제게 ‘이게 바로 피아노 연주구나, 이게 진정한 음악이구나’ 같은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한 곡들이거든요. (굳이 말하자면) 제게 충격과 희망을 준 음악들이랄까요. 제가 받은 느낌을 다른 분들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단 바람으로 작품들을 골랐습니다.(피아니스트 임윤찬)” 29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애플 명동. 쑥스러운 듯 한 손으로 머리를 쓸어올리며 등장한 피아니스트 임윤찬(20·사진)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건반 위로 손을 올렸다. 연주곡은 그가 올해 봄에 발매할 데카 음반의 레퍼토리로 알려진 쇼팽 에튀드 전곡 가운데 세 곡이었다. 섬세한 터치와 유연한 손 움직임으로 쇼팽 특유의 우아한 서정을 그려낸 임윤찬은 통통 튀는 생동감이 매력적인 쇼팽 에튀드 Op. 10 중 5번 ‘흑건’으로 넘어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 가벼운 타건으로 리듬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쇼팽의 재치를 마음껏 펼쳐냈다.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애플의 클래식 음악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애플 뮤직 클래시컬’의 협업 아티스트로 활동한다. 임윤찬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줄곧 애플 뮤직을 사용해왔다. 그 덕분에 이전에 몰랐던 새로운 음악들이나 숨겨져 있던 명반들을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었다”며 “(피아니스트로서)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받은 애플 뮤직과 협업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북미, 유럽에 이어 지난 24일 한국에 출시된 애플 뮤직 클래시컬은 클래식 음악에 특화된 스트리밍 서비스다. 500만 개 이상의 고음질 클래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78·왼쪽)이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히딩크 전 감독은 올해 서울시향 음악감독으로 정식 취임한 명장 얍 판 츠베덴(64·오른쪽)과의 인연으로 이번 홍보대사에 위촉됐다.서울시향은 히딩크 전 감독을 홍보대사로 임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츠베덴은 지난해 1월 오세훈 서울시장으로부터 음악감독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 “히딩크 감독이 서울시향 홍보대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전한 바 있다.네덜란드 출신인 두 사람은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을 지원하는 ‘파파게노재단’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김수현 기자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78) 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히딩크 전 감독은 올해 서울시향 음악감독으로 정식 취임한 명장 얍 판 츠베덴(64)과의 인연으로 이번 홍보대사에 위촉됐다.서울시향은 26일 히딩크 전 감독을 홍보대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츠베덴은 지난해 1월 오세훈 서울시장으로부터 음악감독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 "히딩크 감독이 서울시향 홍보대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전한 바 있다.히딩크 전 감독은 서울시향 음악감독 츠베덴을 '매우 자랑스러운 친구'라고 했다. 그는 "세계적인 지휘자인 츠베덴이 서울시향을 이끌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다"며 "츠베덴은 근면성실하면서도 아주 창의적인 음악가다. 분명 한국 청중들도 츠베덴의 음악을 즐기게 될 것"이라고 했다.네덜란드 출신인 두 사람은 오랜 기간 우정을 쌓아온 사이다. 히딩크 전 감독과 판 츠베덴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을 지원하는 '파파게노 재단'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 재단은 1997년 얍 판 츠베덴이 그의 부인과 함께 설립했다.히딩크 전 감독은 조만간 한국을 방문해 서울시향 공연을 참관할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저의 유일한 꿈은 좋은 작품을 만드는 거예요. 온종일 작곡만 생각할 정도죠. 그렇다고 이렇게 큰 상을 받다니, 기쁜 걸 넘어 송구스러운 마음이 듭니다.”‘클래식 음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른스트폰지멘스 음악상을 받은 한국 작곡가 진은숙(63·사진)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독일 에른스트폰지멘스재단과 바이에른예술원은 이날 진은숙을 에른스트폰지멘스 음악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아시아인이 이 상을 받은 건 그가 처음이다. 상금은 25만유로(약 3억6000만원)다.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는 진은숙은 인터뷰에서 “수상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다”며 “이전에도 많은 상을 받았지만, 그 어떤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영광스러운 순간”이라고 말했다. 에른스트폰지멘스 음악상은 독일 에른스트폰지멘스재단의 이름으로 바이에른예술원이 수여하는 상이다. 클래식 음악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기에 노벨상과 필즈상에 비유된다. 작곡, 지휘, 기악, 성악, 음악학 분야를 통틀어 해마다 한 명을 시상한다. 인류 문화에 대한 기
“저의 유일한 꿈은 좋은 작품을 만드는 거예요. 온종일 작곡만 생각할 정도죠. 그렇다고 이렇게 큰 상을 받다니, 기쁜 걸 넘어 송구스러운 마음이 듭니다.”‘클래식 음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른스트폰지멘스 음악상을 받은 한국 작곡가 진은숙(63·사진)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독일 에른스트폰지멘스재단과 바이에른예술원은 이날 진은숙을 에른스트폰지멘스 음악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아시아인이 이 상을 받은 건 그가 처음이다. 상금은 25만유로(약 3억6000만원)다.독일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는 진은숙은 인터뷰에서 “수상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다”며 “이전에도 많은 상을 받았지만, 그 어떤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영광스러운 순간”이라고 말했다.에른스트폰지멘스 음악상은 독일 에른스트폰지멘스재단의 이름으로 바이에른예술원이 수여하는 상이다. 클래식 음악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기에 노벨상과 필즈상에 비유된다. 작곡, 지휘, 기악, 성악, 음악학 분야를 통틀어 해마다 한 명을 시상한다. 인류 문화에 대한 기여도가 수상자 선정 기준이다. 그는 “제2의 고향이자 세계 클래식 음악의 중심지인 독일에서 비로소 예술가로 인정받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차다”며 “평생에 한 번 겪을까 말까 한 경험”이라고 했다.역대 수상자 명단은 화려하다.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올리비에 메시앙,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레너드 번스타인·클라우디오 아바도·다니엘 바렌보임,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
한국 작곡가 진은숙(63)이 ‘클래식 음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른스트폰지멘스 음악상을 거머쥐었다. 아시아인이 이 상을 받는 건 그가 처음이다.▶▶▶(예술인 DB) 진은숙=2004년 음악계의 노벨상 '그라베마이어상'을 차지한 세계적인 현대음악 작곡가 독일 에른스트폰지멘스재단과 바이에른예술원은 25일 진은숙 작곡가를 에른스트폰지멘스 음악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상금은 25만유로(약 3억6000만원)다. 독일 베를린에 거주 중인 진은숙은 이날 “제2의 고향인 독일에서 이렇게 중요한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며 “전에 수상한 어떤 상보다 이 상을 받는 것을 더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에른스트폰지멘스 음악상은 독일 에른스트폰지멘스재단의 이름으로 바이에른예술원이 수여하는 상이다. 클래식 음악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기에 노벨상과 필즈상에 비유된다. 작곡, 지휘, 기악, 성악, 음악학 분야를 통틀어 해마다 한 명을 시상한다. 인류 문화에 대한 기여도가 수상자 선정 기준이다.역대 수상자 명단은 화려하다. 작곡가로는 ‘전쟁 레퀴엠’ 등을 쓴 벤저민 브리튼과 ‘투랑갈릴라 교향곡’으로 유명한 올리비에 메시앙을 비롯해 카를하인츠 슈토크하우젠, 죄르지 리게티, 한스 베르너 헨체 등 20세기 대가들이 총출동하다시피 했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레너드 번스타인, 클라우디오 아바도,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크리스토프 에셴바흐 등 지휘계 거장들도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와 안네소피 무터를 비롯해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 알프레트 브렌델, 루돌프 제르킨 등 전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빈 필하모닉과 ‘세계 최고 악단’ 타이틀을 두고 다투는 명문 악단이다. 이런 오케스트라에서 전체 악기군의 장(長)을 뜻하는 ‘악장’ 자리에 앉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들다. 베를린 필은 음색, 기교, 리듬감, 앙상블 역량 등 연주력을 가늠할 수 있는 모든 측면에서 깐깐한 심사를 거쳐 최적의 바이올리니스트를 악장으로 선발한다. 그래서 ‘베를린 필 악장’이라고 하면 그 외의 다른 수식어가 구태여 필요하지 않다.하지만 2009년부터 베를린 필 악장 자리를 지켜온 영국 태생의 일본계 바이올리니스트 다이신 가시모토(45·사진)를 그 정도로만 안다면 절반만 아는 셈이다. ‘국제적 명성의 전문 솔리스트’ 못지않은 독주 실력으로 정평이 난 인물이라서다. 2013년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베를린 필의 협연자로 발탁됐고, 2022년엔 파비오 루이지 지휘의 달라스 심포니와 협연한 데 이어 지난해엔 베를린 필(파보 예르비 지휘)의 도시오 호소카와 바이올린 협주곡 ‘기도’ 세계 초연 무대에 당당히 솔리스트로 올랐을 정도다. 수식어가 필요 없는 연주자서울 예술의전당 내한 리사이틀을 하루 앞둔 23일 가시모토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상당히 운이 좋은 바이올리니스트’라고 소개했다. “베를린 필 악장, 솔리스트, 실내악 연주자 중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없잖아요. 때론 피곤할 때도 있지만, 정말 좋아하는 일이기에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어요. 무대에 홀로 섰을 땐 표현의 자유로움을, 다른 이들과 호흡하는 오케스트라 연주와 실내악에선 새로운 영감을 얻어요. 이를 다 누릴 수 있는 건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빈 필하모닉과 함께 ‘세계 최고 악단’ 타이틀을 두고 다투는 명문 악단이다. 이런 오케스트라에서 전체 악기군의 장(長)을 뜻하는 ‘악장’ 자리에 앉는 건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베를린 필은 음색, 기교, 리듬감, 앙상블 역량 등 연주력을 가늠할 수 있는 모든 측면에서 깐깐한 심사를 거쳐 최적의 바이올리니스트를 악장으로 선발한다. 그래서 ‘베를린 필 악장’이라고 하면 그 외의 다른 수식어가 구태여 필요하지 않다. 2009년부터 베를린 필 악장 자리를 지켜온 영국 태생의 일본계 바이올리니스트 다이신 카시모토(45)는 ‘국제적 명성의 전문 솔리스트’ 못지않은 독주 실력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2013년엔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베를린 필의 협연자로 발탁됐고, 2022년엔 파비오 루이지 지휘의 달라스 심포니와 협연한 데 이어 지난해엔 베를린 필(파보 예르비 지휘)의 토시오 호소카와 바이올린 협주곡 ‘기도’ 세계 초연 무대에 당당히 솔리스트로 올랐을 정도다. 여기에 베를린 필 옥텟(8중주단)의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24일 서울 예술의전당 내한 리사이틀을 앞둔 카시모토가 한국경제신문 아르떼와 단독으로 만났다. 그는 자신을 ‘상당히 운이 좋은 바이올리니스트’라고 소개했다. “베를린 필 악장, 솔리스트, 실내악 연주자 가운데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없잖아요. 때론 피곤할 때도 있지만, 정말 좋아하는 일이기에 어느 하나 포기할 수가 없어요. 무대에 홀로 섰을 땐 표현의 자유로움을, 다른 이들과 호흡하는 실내악에선 새로운 영감을 얻어요. 지휘자와 단원들 사이에서 최적의 음악적 균형점을
“구스타프 말러는 끊임없이 신을 찾았고, 안톤 브루크너(사진)는 이미 신을 찾았다.”독일 출신의 지휘 명장 브루노 발터가 남긴 말이다. 구스타프 말러와 함께 후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교향곡의 거장’ 브루크너는 대중에게 친숙한 작곡가가 아니다. 교향곡 한 곡 연주 시간이 길면 1시간30분을 가뿐히 넘기는 데다 형식과 구조도 복잡해 웬만한 사람 귀에는 어렵게 들리기 때문이다. 클래식 애호가 중에서도 모든 시대 작품에 정통한 이른바 ‘고수’들이 찾아 듣는 음악으로 통한다.그러나 일단 한 번 빠지면 결코 헤어날 수 없는 게 바로 브루크너의 작품 세계다. 말러가 장대하면서도 격렬한 관현악법과 염세적인 세계관으로 청중을 놀라게 한다면, 브루크너는 범접할 수 없는 거대한 에너지와 속세를 초월한 듯한 종교적 통찰력으로 듣는 이를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든다. 그의 음악만을 깊이 추종하는 마니아층을 일컫는 ‘브루크네리안’이란 단어가 따로 생겨났을 정도다. 브루크너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고 싶다면 올해가 적기다. 브루크너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라서다. 세계 곳곳에서 그를 기리는 클래식 공연이 쏟아진다. 고수들이 찾아 듣는 음악‘브루크너의 고향’ 오스트리아에선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상징적인 음악회를 연다. 매년 1월 1일이면 90여 개국에 실황 중계하는 신년 음악회에서 브루크너 ‘카드리유’ 관현악 버전을 연주하면서 브루크너를 기린 빈 필하모닉은 오는 3월 오스트리아 린츠로 건너간다. 브루크너 탄생 200주년과 그의 이름을 딴 콘서트홀인 브루크너하우스 개관 50주년을 대대적으로 축하하기 위해서다. 빈 필하모닉은
“무반주 첼로 리사이틀은 오랫동안 가슴속에 품어온 프로그램이에요. 사실 피아노 반주 없이 첼로 하나로 80분 공연 전체를 채워야 하는 만큼, 무척 설레고 기대되면서도 한편으론 부담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꼭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첼로가 홀로 연주될 때도 충분히 매력 있는 악기란 걸요.”지난 19일 서울 신천동 롯데콘서트홀 리허설룸. 옅은 미소를 지은 채 등장한 첼리스트 한재민(18·사진)은 의자에 앉은 뒤 잠시 숨을 고르더니 첼로 위에 손을 올렸다. 활을 현에 밀착시키면서 깊은 울림을 불러낸 한재민은 음 하나하나에 풍부한 색채를 덧입히면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중 ‘사라반드’ 특유의 우아하면서도 몽환적인 정취를 마음껏 표현했다.2021년 루마니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에서 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며 한국 클래식 음악계를 놀라게 한 첼리스트 한재민이 청중과 만난다. 2024년 롯데콘서트홀의 상주 음악가인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데 따른 무대에서다. 상주 음악가 제도는 공연장 또는 오케스트라에서 실력이 뛰어난 예술가를 선정하고, 이들이 직접 기획한 공연을 1년간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롯데콘서트홀은 2021년부터 인 하우스 아티스트를 뽑아왔다. 그간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에스메 콰르텟, 첼리스트 문태국, 피아니스트 신창용 등이 이 자리를 거쳐 갔다.한재민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주 음악가로 활동하게 돼 너무 기쁘고 영광”이라며 “상주 음악가라고 하면 한 해 동안 공연장의 간판이자 얼굴이 되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매 무대를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프랑스 바이올리니스트 르노 카퓌송(48)은 세계에서 가장 바쁜 연주자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영국의 저명한 클래식 전문 사이트 바흐트랙은 지난해 클래식 음악계에서 가장 많은 공연 일정을 소화한 바이올리니스트 2위 자리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프랑스 샹베리에서 태어난 카퓌송은 깊은 음색과 화려한 기교로 정평이 난 바이올리니스트다.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서 공부한 그는 1995년 베를린 예술 아카데미 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그로부터 2년 뒤 전설의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초청으로 구스타브 말러 청소년 오케스트라 악장을 맡은 그는 피에르 불레즈, 다니엘 바렌보임, 프란츠 벨저-뫼스트 등 지휘 명장들과 인연을 맺어왔다. 이후엔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등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솔리스트로서의 존재감을 키워왔다.명문 클래식 레이블과 작업한 앨범들로는 프랑스 최고 음반상인 ‘디아파종 도르’, 그라모폰의 ‘에디터스 초이스’ 등을 차지했다. 2011년에는 세계 클래식 음악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프랑스 정부로부터 ‘프랑스 국가 명예 훈장’을 받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카퓌송이 오는 2월 한국을 찾는다. 그는 이번 리사이틀에서 대만계 미국인 피아니스트 킷 암스트롱과 함께 여러 개의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를 들려줄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무반주 첼로 리사이틀은 오랫동안 가슴 속에 품어왔던 프로그램이에요. 사실 피아노 반주 없이 첼로 하나로 80분 공연 전체를 채워야 하는 만큼, 무척 설레고 기대되면서도 한편으론 부담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꼭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첼로가 홀로 연주될 때도 충분히 매력 있는 악기란 걸요.”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리허설룸. 옅은 미소를 지은 채 등장한 첼리스트 한재민(18)은 의자에 앉은 뒤 잠시 숨을 고르더니 첼로 위에 손을 올렸다. 활을 현에 밀착시키면서 깊은 울림을 불러낸 한재민은 음 하나하나에 풍부한 색채를 덧입히면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중 ‘사라반드’ 특유의 우아하면서도 몽환적인 정취를 마음껏 표현했다.2021년 루마니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에서 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며 한국 클래식 음악계를 놀라게 한 첼리스트 한재민이 청중과 만난다. 2024년 롯데콘서트홀의 상주 음악가인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데 따른 무대에서다. 상주 음악가 제도는 공연장 또는 오케스트라에서 실력이 뛰어난 예술가를 선정하고, 이들이 직접 기획한 공연을 1년간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롯데콘서트홀은 2021년부터 ‘인 하우스 아티스트’를 뽑아왔다. 그간 코리안 체임버 오케스트라, 에스메 콰르텟, 첼리스트 문태국, 피아니스트 신창용 등이 이 자리를 거쳐 갔다.한재민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주 음악가로 활동하게 돼 너무 기쁘고 영광이다”라며 “상주 음악가라고 하면 한 해 동안 공연장의 간판이자 얼굴이 되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매 무대를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했
“구스타프 말러는 끊임없이 신을 찾았고, 안톤 브루크너는 이미 신을 찾았다.” 독일 출신의 지휘 명장 브루노 발터가 남긴 말이다. 말러와 함께 후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교향곡의 거장’ 브루크너는 대중에게 친숙한 작곡가는 아니다. 교향곡 하나의 연주 시간이 길면 1시간 30분을 가뿐히 넘기는 데다 형식과 구조도 복잡해 웬만한 사람 귀에는 어렵게 들리기 마련이라서다. 클래식 애호가 중에서도 모든 시대 작품을 정통한 이른바 ‘고수’들이 찾아 듣는 음악으로 통한다. 그러나 일단 한번 빠지면 결코 헤어날 수 없는 게 바로 브루크너의 작품 세계다. 말러가 장대하면서도 격렬한 관현악법과 염세적인 세계관으로 청중을 놀라게 한다면, 브루크너는 범접할 수 없는 거대한 에너지와 속세를 초월한 듯한 종교적 통찰력으로 듣는 이를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든다. 그의 음악만을 깊이 추종하는 마니아층을 일컫는 ‘브루크네리안’이란 단어가 따로 생겨났을 정도다. 브루크너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고 싶다면 올해가 적기다. 브루크너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라서다. 세계 곳곳에서 그를 기리는 클래식 공연들이 쏟아진다.‘브루크너의 고향’ 오스트리아에선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상징적인 음악회를 연다. 매년 1월 1일이면 90여 나라에 실황 중계되는 신년 음악회에서 브루크너 ‘카드리유’ 관현악 버전을 연주하면서 브루크너를 기린 빈 필하모닉은 오는 3월 오스트리아 린츠로 건너간다. 브루크너 탄생 200주년과 그의 이름을 딴 콘서트홀인 브루크너하우스 개관 50주년을 대대적으로 축하하기 위해서다. 빈 필하모닉은 이 자리에서 브루크너가 59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미국 출신 명피아니스트 케빈 케너(61·사진)가 한국 청중과 만난다. 다음달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무대에서다. 케너가 단독 리사이틀을 여는 건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케너는 1990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와 폴로네이즈상을 차지한 데 이어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도 3위 자리를 꿰차면서 이름을 알린 피아니스트다. 두 콩쿠르에서 미국인 피아니스트가 동시에 입상한 건 최초의 일이었다. 이후 쇼팽 콩쿠르, 부조니 콩쿠르,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콩쿠르 등 세계적 권위의 대회에서 심사위원을 맡으며 존재감을 키워왔다.국내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음악적 동반자이자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멘토로 친숙한 연주자다. 2011년부터 줄곧 정경화와 호흡을 맞춰왔다. 2015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은 대회 전 그를 찾아 음악적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케너는 이번 리사이틀에서 쇼팽, 리스트 등의 작품을 들려줄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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