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뉴스를 발행하지 않습니다.
한국화 재료를 사용해 서양 회화적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화가 조주영의 개인전 '침잠'이 인천 참살이미술관 에서 개막했다. 참살이미술관 초대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선 미공개 신작과 ‘2022 인천 아트페어’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 등 32점이 17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작들은 한국화에 추상적 기법을 접목해 그려낸 ‘기억의 조각’, 수묵담채화 위에 묵필로 적어낸 전각 작품 ‘추억’ 등 한국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들이다. 작가는 작품들에 대해 ‘사색 위에 그려낸 우주, 우주 위에 내려놓은 자아’라고 말한다. "우리 모두는 우주에서 티끌과도 같지만, 그 티끌 하나가 우주보다 무겁기도 합니다. 그것이 존재의 가치입니다."이번 전시를 기획한 최도범 참살이 미술관 대표는 “ ‘존재의 가치’에 대한 작가의 시점을 볼 수 있는 전시”라며 “비구상이지만, 관람자가 스스로 해석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훈 디지털자산센터장 khshin@hankyung.com
흰 나무 줄기로부터 잔가지들이 춤을 추듯 뻗어 나왔다. 줄기의 주변엔 붉은 단풍이 곱게 매달렸다. 캔버스에 물감으로 그려 놓은 듯한 이 장면은 사진가 이만우가 중국 네이멍구에서 단풍이 물들어가는 자작나무숲을 촬영한 것이다.많은 예술가가 사물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나간다. 대상을 탐구하고, 그들로부터 영감을 얻고 작품으로 재탄생시켜 미적 성취감을 얻는다. 사진가 이만우는 ‘자작나무 작가’다. 작가는 10여 년 전, 강원도에서 우연히 자작나무 숲을 만났다. 흰 표피, 곧고 단단한 줄기의 자작나무는 한국의 다른 수목과는 사뭇 다른 독특한 매력이 있다. 그 자태에 끌린 이 작가는 대규모 자작나무 서식지를 찾아 러시아 시베리아, 중국 네이멍구 등지를 찾아다녔다.영하 40도의 혹한과 거센 눈보라 속에서 군락을 이룬 자작나무들을 카메라에 담으며, 작가는 일종의 ‘깨달음’을 경험했다고 한다. 긴 세월 모든 것을 견디며 우아하게 뻗어나간 나무들을 통해 생명과 자연의 위대함을 느꼈다. 피사체와의 오랜 시간의 교감은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갔다.신경훈 기자
처마 밑에 풍경(風磬)이 매달렸다. 그 뒤로 부드럽게 물결치는 산등성이와 햇빛을 받아 굴곡이 드러난 기와지붕이 펼쳐졌다. 기와지붕과 휘어진 산줄기, 텅 빈 하늘. 그 모든 것의 한복판에 자리 잡은 자그마한 풍경이 마치 살아 있는 물고기 같다. 그 작은 것 하나가 산사를 둘러싼 고요한 경관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이 사진은 ‘기와 사진가’ 원춘호가 충남 계룡산 산사에서 찍은 작품이다. 20여 년 동안 기와를 담아온 작가의 사진 속엔 우리의 전통 건축물과 한국적 풍경이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작가는 이 연작을 흑백사진으로만 담았다. 색이 있다는 것이 늘 좋은 것은 아니다. 색이 없을 때 감상자는 형태의 아름다움에 집중할 수 있다. 원씨의 작품 속에서, 한국의 자연과 건축물의 특징인 선의 미학이 흑백의 색조를 통해 극대화됐다. 원씨의 작품들은 서울 인사동 아트불갤러리인사에서 오는 5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신경훈 기자
장애인을 위한 운전 면허 취득시설인 '의정부장애인운전지원센터'가 지난 26일 경기 의정부운전면허시험장에서 새소식을 갖고 본격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센터는 장애인들의 1종보통 및 2종보통 운전면허 취득을 위한 전 과정을 원스톱서비스로 제공한다. 장애인들을 위한 면허 취득 상담, 장애 유형에 맞는 차량 개조 안내, 운전능력 측정, 학과‧기능‧도로주행 교육 등이 무료로 실시된다. 임의철 의정부운전명허시험단장은 "의정부 장애인운전지원센터는 경기 북부에 처음 들어서는 장애인을 위한 전문시설"이라며 "사각지대가 사라져 이 지역 16만 여명의 장애인들이 보다 편리하게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임의철 의정부운전면허시험단장, 이종상 도로교통공단 노조위원장, 김용란 의정부 장애인자리생활센터 부소장, 김상락 국립재활원 장애예방지원과장, 남택화 도로교통공단 운전면허이사, 이형섭 국민의힘 의정부시(을) 당협위원장, 김동근 의정부시장, 이주민 도로교통공단 이사장, 최영희 국민의힘 의원, 오석규 경기도의회 의원, 양우철 경찰청 교통기획과장, 오상택 경기도북부경찰청 자치경찰부장, 최기덕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의정부지회장 등이 개소식에서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신경훈 디지털자산센터장 khshin@hankyung.com
서양화가 박승순과 사진가 박현진의 2인전 '인 레이어스(in layers)'가 25일 서울 연남동 화인페이퍼갤러리에서 개막했다. 무의식의 흐름대로 작업을 하는 추상화가 박승순 그림과 현실을 담은 사진들로부터 색을 해체하고 새로운 색채를 입히는 사진가 박현진의 작품이 11월19일까지 전시된다. 박승순의 작품은 감각이 부르는 대로, 몸이 이끄는 대로 그린 그림이다. 그리기 전에 작가는 깊은 사색의 시간을 거친다. 인생, 도시, 자연, 예술에 대한 성찰의 터널을 지나, 창작의 순간이 오면 무의식에 손을 맡긴다. 그렇게 태어난 박승순의 작품들엔 선과 면과 색이 경쾌하고 발랄하게 이어지고 교차한다. 그가 살아가고 있는 이 도시에서의 다채로운 감정과 삶의 풍경을 상기시킨다. 그래서 관람자들은 그의 그림들에서 작가의 세상에 대한 시각을 직감할 수 있다. 평론가 고충환씨는 박승순의 그림에 대해 "삶의 향기를 맡고, 삶이 아름다운 이유를 찾아내는,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긍정적인 시선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한다. 박현진의 작품들은 그림처럼 보이지만 사진에 바탕을 둔다. 그는 자신이 과거에 곳곳에서 촬영한 사진으부터 색을 제거하고 그 사진을 찍던 순간 대한 기억에 가까운 색을 입혔다. 박현진은 사진 속 형태는 고스란히 살리면서도, 작가의 감각의 색만 남김으로써 현실의 장면이 아닌, 작가의 감성이 투영된 피사체를 창조했다. 박현진은 "인간의 기억은 현실의 공간을 그대로 담지 않고, 그 사물에 대한 감정이 채색된 형태로 남게된다"며 "그런 기억 속에 남아있는 공간을 표현하려 했다"고 말한다. 미술평론가 이선영씨는 "박현진의 작품들은 대
광활한 단풍의 숲이 펼쳐졌다. 그 한가운데 하트 형상의 작은 호수가 자리 잡았다. 눈이 시리게 물든 단풍과 신기한 호수, 한가하게 떠 있는 구름이 비현실적일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이뤘다.이곳은 캐나다 최북단 누나부트준주의 작은 마을 베이커 레이크다. 북위 64도의 툰드라 지대에 있는 이 지역은 끝이 보이지 않는 숲과 크고 작은 호수로 이뤄졌다. 베이커 레이크의 절경은 10월 중순 이렇게 절정을 이룬다. 그런데 이 빼어난 경치는 잠시다. 벌써 아침 최저기온이 섭씨 영하 10도 가까이 뚝 떨어졌다. 그리고 이듬해 5월까지 평균 기온이 영하에 머문다. 그래서 여기는 이누이트 2000여 명만이 거주하는 작고 고요한 곳이다. 인구는 적지만 순록, 사향소, 북극토끼 등 극지동물의 낙원이다.온 세상이 네트워크로 이어진 이 시대의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라면 저 빽빽한 단풍, 그림 같은 호수 그리고 그곳을 내달리는 순록 무리 속으로의 여행을 상상해보자. 그것만으로도 지친 몸과 마음에 붉은 단풍이 물들 것이다.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두 어른과 한 아이가 풍선 다발을 들고 철로 위를 걸어간다. 갖가지 캐릭터 형상의 화사한 풍선들은 양쪽에 정차한 낡은 기차 사이에서 하늘로 경쾌하게 떠올랐다. 이 장면은 다큐멘터리 사진가인 프랑스 르클레르가 방글라데시 통기의 한 기차역에서 찍은 사진으로 올해 전주국제사진제 전시작 중 하나다. 아이와 오른쪽 사람은 맨발이다. 철로 주변에 어지럽게 흩어진 쓰레기, 녹슬어가는 기차, 맨발의 사람들 그리고 선명한 색의 풍선이 어색한 조화를 이뤘다.풍선은 예술작품에서 자주 사용되는 소재다. 하늘에 두둥 떠올라 사람의 꿈과 희망을 상징한다. 그런데 손안에 있다가도 아차 하는 순간 허공으로 사라져버리는, 상상과 현실의 아슬아슬한 경계의 사물이기도 하다. 영국의 거리 화가 뱅크시는 런던의 한 벽면에 ‘풍선과 소녀’를 그렸다. 붉은 하트 형상의 풍선을 매단 줄이 소녀의 손끝에서 빠져나가는 모습을 묘사한 이 그림은 보는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렸다. 르클레르가 담은 철로를 걷는 맨발의 소년과 풍선도 보는 이의 마음에 잔잔한 상상의 파문을 일으킨다. 아이는 꿈을 놓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그의 삶은 풍선처럼 환하게 빛날까.신경훈 기자
네팔 히말라야 산맥 칸첸중가 산골 마을에서 한 소녀가 두 손을 모으고 있다. 엄마 곁에서 나무를 패는 일을 돕던 소녀는 기자가 인사를 건네자 밝은 미소를 지으며 “나마스테”라고 응답했다. 살구빛 감도는 피부와 해맑은 눈동자의 소녀는 한동안 이렇게 이방인을 지켜봤다.히말라야 산속 곳곳에 마을이 있다. 주민들은 산비탈을 일구고, 나무를 하고, 염소를 키우며 살아간다. 수확이 풍족하지 않아서 여성과 아이들도 노동을 피할 수 없다. 학교에 갈 시간에 일하며 웃음으로 방문객을 맞는 소녀의 얼굴은 오랜 시간 기자의 기억에 남았다.10월 11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소녀의 날’이다. 조기 혼인, 교육 기회 박탈, 여성 할례 등 전 세계 소녀들이 겪는 불합리한 일을 알리고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됐다. 또한 소녀들이 스스로의 잠재력과 역량을 개발하도록 돕자는 뜻의 날이다. 세계 곳곳엔 주어진 환경에서 벗어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소녀들이 너무나 많다. 전쟁, 패권 다툼, 경제위기 등 심각한 이슈에 세상의 눈길이 쏠려 있는 시대지만, 그런 소녀들을 도와줄 지혜도 모아야 하지 않을까.신경훈 기자
초현실주의의 등장으로 사진가들은 외부에서 찾던 소재와 주제를 작가의 무의식, 꿈, 숨겨진 욕망 등 개인적 세계로 옮길 수 있었다. 그것은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지평이었다. 20세기 초중반 초현실주의 작가들은 합성이나 화학적 변형으로 초현실적 이미지를 드러냈다. 그런데 랄프 깁슨은 지극히 일상적인 현실에서 초현실의 이미지를 포착했다. 인물의 표정, 신체, 사물, 빛, 그림자 등을 간결한 구도 속에 강렬하게 교차시켰다.이 작품은 깁슨이 1970년대 발표한 ‘몽유병자’ 연작의 하나다. 복도, 문, 손 등 현실의 피사체를 담은 것이지만, 방 안에서 쏟아져 나오는 빛과 그 때문에 생긴 그림자가 뒤얽혀 기묘한 긴장감이 가득 찼다. 지극히 작가 개인의 무의식과 경험에 바탕을 둔 사진이지만, 관람자들은 기묘한 공감을 느낀다. 몽유병자가 돌아다니는 공간은 현실이자 동시에 꿈의 일부다. 그런데 인생도 그렇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현실이었지만 꿈처럼 손에 닿을 수 없다. 그래서 삶을 꿈에 비유하기도 한다.깁슨의 작품들은 1일 문을 여는 부산 해운대구 랄프깁슨미술관에서 내년 3월까지,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올해 말까지 만나볼 수 있다.신경훈 기자
전국에 축제가 꽃피는 계절, 가장 향기로운 축제가 전북 전주에서 열린다. 바로 제15회 전주국제사진제다. 올해는 '공간을 보고 시간을 느끼다'라는 주제 아래 주제전, 특별전 등 5가지 테마의 전시가 16일가지 전북 전주 서학동 일대에서 펼쳐진다.'윤회'란 묵직한 제목 아래 열리는 주제전엔 사진가 최광호, 노바울, 최은주의 작품이 등장한다. 삶과 죽음을 주제로 자신만의 치열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사진가 최광호의 작품들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압도한다. 자신과 가족을 대상으로 '생명과 소멸'의 과정을 담아낸 그 사진들을 보면, '공간을 보고 시간을 느끼다'라는 올해의 주제를 실감하게 된다. 작가 가족의 사진들을 통해 감상자들은 시간과 공간에 지배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을 처절하게 체험한다.특별전 '코너1'에선 이동근, 고정남 작가의 작품들이 선보인다. 이동근의 다큐멘터리 ‘아리랑예술단’은 탈북자로 이뤄진 아리랑예술단원들의 공연장면과 무대 뒤의 모습을 기록한 것이다. 우리는 그 사진을 통해 삶의 숭고함 그리고 낯선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달픔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고정남의 전시작 '아리랑 노래(Song of&nb
풀밭에 드리운 한 사람의 그림자. 실루엣 아래쪽엔 구형 거울이 놓여 있다. 그 속엔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그림자를 찍고 있는 여성이 보인다. 사후에 세상에 알려진 사진가 비비언 도로시어 마이어(1926~2009)다.2007년 역사학도 존 말루프는 자료를 찾던 중 현상하지 않은 필름이 가득 담긴 궤짝을 구입했다. 인화해 보니 범상치 않아 보이는 사진들이었다. 말루프는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렸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는 상자에 적힌 이름 하나로 필름의 주인을 추적했고, 마이어가 미국 시카고와 뉴욕에서 보모로 일하며 취미로 사진을 찍은 독신 여성이란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마이어는 이미 세상을 뜨고 없었다. 이후 마이어의 사진은 세계에 알려졌고, 그의 전시회엔 수많은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마이어는 거리와 사람들을 담은 ‘스트리트 포토그래피’의 대가였다. 창의적이면서 균형 잡힌 조형 감각을 지녔던 그는 평범한 도시인의 일상에서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들을 건져 올렸다. 또한 마이어는 자신의 그림자나 유리에 비친 모습을 남겼다. 카메라 하나에 의지해 살아간 고독한 자신의 인생을 담은 것이다. 마이어의 사진들은 서울 성수동 그라운드시소성수에서 오는 11월 13일까지 전시된다.신경훈 기자
한 소년이 복숭앗빛 드레스를 입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커다란 푸른 셔츠를 걸친 작은 소녀는 그 모습을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지켜본다. 이 장면은 남녀 어린이가 서로 다른 성의 옷을 입어보고 있는 모습을 담은 것으로 캐나다 사진가 빅토리아 소로친스키의 ‘남매’ 연작의 하나다. 아이들은 자라며 한 번쯤 ‘왜 나는 이런 옷을 입으면 안될까?’ 하는 의문을 품는다. 작가는 그런 아이들의 상황을 정교하게 연출해 촬영했다.소로친스키는 노르웨이 할스노이섬의 예술가 마을에 체류 중이던 2015년, 동네에서 마티아스와 마르타라는 어린 남매를 만났다. 사람들의 내밀한 삶의 모습을 담아내는 작업을 하던 소로친스키는 그 아이들을 모델로 촬영을 시작했다. 중세에 지어진 한 가옥을 배경으로 어린이들이 성장하면서 겪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담아나갔다. 심리학 지식을 바탕으로 어린이의 환상, 모험, 갈등, 호기심 등을 재현한 소로친스키의 사진들은 변화무쌍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한 장면들이 동화를 읽는 듯한 재미를 준다.신경훈 기자
화가 하춘이 꽃을 소재로 비단 위에 다양한 채색재료를 사용해 완성한 작품들로 꾸민 개인전 '화간접무(花間蝶舞)'가 서울 연남동 화인페이퍼갤러리에서 개막했다. 투명 비단 위에 동양화 세필붓과 아크릴물감을 써서 꽃의 형상을 표현한 작품들을 오는 18일까지 선보인다.하춘의 작품들은 동양화,서양화,민화의 경계를 넘나든다. 주인공인 꽃을 그릴 땐 대상을 정밀하게 묘사하기 위해 동양화 세필 붓으로 공필화 기법을 사용했다. 잎과 배경은 추상적인 표현을 하기 위해 넓은 붓 터치를 썼다. 이어 금색의 섬유용 물감 튜브를 짜서 꽃의 주변을 그물망처럼 이어주는 선을 그렸다. '화간접무' 작품들은 전통 민화의 화조화, 불화의 소재인 연꽃, 한국화의 전통적 소재인 난초 등을 등장시켰다. 그런데 나비가 꽃 사이를 춤추고 날아다니는 의미의 '화간접무'에 정작 나비가 등장하지는 않는다. 대신, 가는 금빛 선이 꽃과 꽃 사이에서 춤을 추듯 이어져 나간다. 그래서 관람자들은 새로운 우주의 한복판에 꽃이 피어나는 듯한 신비한 감흥을 경험한다. 미술평론가 김미진 홍익대 교수는 “하춘은 여러 가지 직업과 경험을 통해, 나와 타자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생각과 삶의 방식을 터득했다”며 “이질적인 사물들이 절묘하게 소통하고 이어지는 그의 작품 속엔 작가의 세상에 대한 태도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신경훈 디지털자산센터장 khshin@hankyung.com
서양화가 유명혜 작품전 '꺼지지 않는 삶, 시들지 않는 사랑'이 서울 종로2가 갤러리공간미끌에서 31일 개막한다. 물들인 천 위에 맨드라미의 다양한 형상을 유화물감으로 그린 작품 20여 점을 오는 9월11일까지 선보인다. 작가는 여행 중 우연히 발견한 맨드라미 꽃을 보고 걸음을 멈추었다. 과거 골목이나 가정집 화단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져버린 맨드라미 꽃잎이 유씨에게 말을 거는 듯 했다. 붉은 꽃들이 완전히 잊고 지냈던 소녀 시절의 두근거리는 감정들을 소환해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작가는 맨드라미를 그려나갔다. 식물로서의 맨드라미가 아닌, 세상에 물들지 않은 본래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맨드라미를 창조했다. 유씨는 “맨드라미를 보며 젊은 시절의 열정이 가득 차오르는 느낌을 받았다”며 "붉은 꽃들을 통해 내 안에 깊숙이 숨어 있던, 젊은 시절의 생명력과 열정을 드러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작품 제작 과정은 모두 수작업이었다. 다양한 종류의 천에 물감으로 물을 들이고 말린 뒤 틀에 붙였다. 그 위에 유화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몽환적인 느낌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전시기획자 조주영씨는 “유씨의 작품들은 염색한 천 위에 유화를 그려, 이질적인 두 세계를 교묘하게 어우러지게 했다”며 “공예적 작업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녀가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한 줄기 햇빛 아래 드러난 호기심 가득한 눈동자, 살짝 벌어진 입술, 초록 베일과 붉은 옷의 인물은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이 사진은 ‘히말라야’, ‘차마고도’ 등 오지 다큐멘터리로 알려진 사진가 박종우가 1987년 파키스탄에서 찍은 것이다. 험준한 산맥을 따라가던 박씨는, 작은 마을 후셰의 한 가정에서 묵게 됐다. 이른 아침, 그 집의 10대 딸이, 외지인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무슬림 마을의 규칙을 어기고 작가 앞에 얼굴을 불쑥 내밀었다. 전등도 없는 토굴 같은 집이었지만, 마침 창으로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작가는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셔터를 눌렀고, 아이의 표정을 생생하게 담아냈다.이 사진 속 주인공은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가 그린 ‘북유럽의 모나리자’로 불리는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를 떠올리게 한다. 두 작품 속 인물들은 묘한 표정으로 무슨 말을 건네고 있는 듯하다. 특히 인물에 드리워진 빛과 그림자가 신비감을 극대화했다.신경훈 기자
현대 사진은 반드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지 않는다. 작가가 의도를 갖고 피사체를 재구성하거나, 디지털 기술로 피사체를 완전히 재창조하기도 한다. 이탈리아 사진가 자코모 코스타는 현실에서 촬영한 사진을 정교하게 합성해 자신의 상상 속 미래 도시와 자연을 보여준다. 그런데 그 장면이 예사롭지 않다.높고 낮은 잿빛 건축물들이 기괴하게 얽히고설켜 있다. 자세히 보면, 폐허가 된 거대한 아파트다. 집집마다 낡은 에어컨 실외기와 위성 안테나가 달려 있다. 그런데 이곳엔 사람도, 나무도 없다. 코스타가 극단적 개발과 환경 파괴로 인해 인류가 사라진 뒤 남은 문명의 흔적을 사진으로 구성한 ‘아트모스페라’ 연작의 하나다.가로 2.7m의 대작인 이 작품을 가까이에서 보면 시선을 압도한다. 녹슬고 휘어진 창틀, 부식돼가는 벽돌의 생생한 형체가 관람자의 심장을 서늘하게 한다. 지구의 위기를 말로 하는 것보다 이렇게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는 믿음으로 만든 작품이다. 이렇게 ‘미래를 찍은’ 사진들은 오는 9월 9일부터 예술의전당에서 ‘메타리얼리티, 현실 그 너머’를 주제로 개막하는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에 전시된다.신경훈 기자
우크라이나 중부 내륙 도시 빈니차 인근의 광활한 해바라기 꽃밭에 헬리콥터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세계 최대 해바라기 생산국 우크라이나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해바라기는 인류에게 여러모로 친근한 존재다. 기온만 맞으면 어디서나 많은 씨를 품고 잘 자란다. 해바라기 씨앗은 그 자체로 영양 많은 음식이고 풍미 좋은 기름을 제공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해바라기를 사랑, 행복,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해바라기의 나라다. 세계 해바라기씨유의 절반 가까이를 생산하고 파랑과 노랑으로 이뤄진 이 나라 국기는 하늘과 해바라기를 뜻한다.그런 우크라이나 해바라기밭에 드리운 헬기 그림자는 이탈리아 영화 ‘해바라기’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에서 여주인공 조반나(소피아 로렌 분)는 전쟁 중에 실종된 남편을 찾아 여행하던 도중 우크라이나 들녘의 해바라기 꽃밭에 도달한다. 끝없이 펼쳐진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해바라기는 여주인공의 비극적 상황과 대조를 이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런데 현실의 전쟁은 영화와 다르다. 애틋한 여운이 아닌, 통절한 슬픔만을 남긴다. 신경훈 기자로이터연합뉴스
전각, 서예, 한국화를 넘나들며 작품활동을 해 온 조주영의 개인전 '침잠'이 서울 종로2가 갤러리 공간미끌에서 10일 개막한다. 화선지에 한국화 재료와 먹을 사용해, 작가의 내면 깊숙한 곳의 '존재의 실재'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 16점을 23일까지 선보인다. 붓과 작가의 무의식이 하나가 돼 그려나가는 자동기술의 기법을 사용하듯, 작가는 오랜 시간 탐구하고 고민했던 예술과 인생에 대한 이미지를 무언가에 이끌리듯 그려나갔다. 섬세하게 붓질해 완성한 조씨의 그림은 흰 눈밭에 '마음의 물감'을 풀어놓은 듯하다. 작품마다 흰 색과 특정한 하나의 색조가 어우러져 포근하면서도 환상적인 세계를 이루었다.작가는 이번 전시 작품들에 대해 "한국적 재료들이 주는 특징들과 서양화의 표현방식을 결합하려는 시도였다"며 "아크릴이나 유화에서 나타낼 수 없는 표현의 실험을 하며 행복감을 느꼈다"고 말했다.신경훈 디지털자산센터장 khshin@hankyung.com
설치미술가 유지원의 작품전 '공간의 구조화'가 서울 연남동 화인페이퍼갤러리에서 개막했다. 사람과 사회로부터 배제되거나 사라진 개념, 공간, 존재 또는 기억과 역사의 흔적을 재구성해 영상, 사진, 설치로 보여준다. 작가는 도시의 철거 현장 등에서 버려진 폐기물을 수집해 다시 조립했다. 그 건축 폐기물들은 한때 번듯하게 이 세상을 떠받치고 있던, 사람들의 애정과 소비의 대상이었던 사물들이다. 유지원은 그런 폐기물을 예술의 소재로 삼아, 그들에게 다시 생명을 불어넣었다. 그의 작업은 개인과 사회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가치, 흔적 그리고 기억에 대한 시각적 사유다. 물건을 제조해 사용한 뒤 쉽게 버리거나 파괴하는 현대인의 삶과 현대사회의 소비구조에 대한 예술적 도전이기도 하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기와사진가 원춘호 사진전 '천년와(瓦)'가 8일 대구 대덕문화전당에서 개막한다. 대덕문화전당의 특별 기획 초대전이다. 작가가 서울의 5대 궁궐을 비롯해 해인사, 통도사, 부석사 등 전국의 유명 사찰에서 촬영한 흑백 기와사진 작품 20여 점을 20일까지 선보인다. 동양의 전통적인 건축부재인 기와, 그것을 둘러싼 자연 그리고 사물들이 어우러진 장면을 담아낸 원씨의 작품들은 단순하면서도 빼어난 조형미를 갖춘 한국적 사진미학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검은 기와지붕과 그곳으로 스며드는 빛의 대비를 담아낸 작품들을 통해 작가는 전통적 아름다움과 현대적 추상미가 조화를 이룬 순간을 보여준다. 또한 눈이나 비가 내리는 날의 기와를 촬영한 작품들은 긴 세월 동안 변치않는 기와의 역사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기와장인이었던 아버지의 가업을 사진작업을 잇고 있다고 말하는 작가는 숭례문 화재 이후의 복원과정을 촬영했고, 인간문화재 이근복 번와장과 함께 전국의 문화재와 고건축물의 복원 작업을 사진으로 기록해왔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투피스와 코트를 매끈하게 차려입은 두 여성이 진지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인물들의 표정, 그들 사이로 보이는 비행기, 바닥에 놓인 가방 그리고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 등이 설명하기 어려운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이 장면은 동독의 사진가 아르노 피셔가 1968년 한 패션잡지를 위해 공항에서 찍은 사진이다. 작가는 패션 사진을 스튜디오가 아니라 현실의 공간에서 찍었다. 독특한 연출이 더해진 그의 사진들은 일반적 패션 사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관람자들은 모델들의 차림새 너머 또 다른 이야기를 찾게 된다.피셔는 독일 사진계의 상징적 인물이다. 그는 독일의 2차대전 직후 상황, 분단 과정과 그 이후의 동독 그리고 통일의 현장을 생생히 목격하고 카메라에 담았다. 또한 독창적 패션 사진으로도 명성을 얻었다. 작가의 렌즈는 극적인 사건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향했다. 피셔의 사진들은 빼어난 조형미를 갖춘 데다, 등장인물들의 표정과 주변의 사물을 통해 개인은 물론 시대의 분위기를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작품들은 서울 신문로2가 성곡미술관에서 오는 21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신경훈 기자
사진가 이재용이 북한산성을 촬영한 사진들과 북한산성 이야기를 함께 담은 사진집 《삼각산의 요새 북한산성》이 출간됐다. 이 책은 작가가 2010년부터 12년 동안 11.6km에 달하는 북한산성의 안팎을 세밀하게 찍은 235점의 사진들로 꾸민 사진집이다. 또한, 북한산성에 대한 역사적, 건축학적 해설을 덧붙인 인문학서이기도 하다. 《삼각산의 요새 북한산성》은 북한산성과 백운대, 인수봉 등 주변의 자연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한 장소를 사계절에 걸쳐 촬영한 장면들로 다채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작가는 가장 완벽한 광선아래 촬영하기 위해 일출 또는 일몰 시간에 맞춰 사진을 찍었다. 이 책의 가치는 북한산성의 내밀한 곳을 보여준다는 것에 있다. 수문, 수문지, 돈대, 체성 등 옛 성곽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이는 찍을 수 없는 구조물을 담은 사진에 그것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작가는 북한산성을 짓는데 동원된 다양한 건축양식도 사진과 글로 풀어냈다. 또한, 북한산성과 관련된 옛 문헌들에서 발췌한 문장들을 사이사이에 넣어, 내용을 풍성하게 했다. 이씨는 "북한산성 사진 작업을 시작하면서 북한산성에 대한 인문학적 연구도 함께 했다"며 "북한산성에 대한 논문, 역사서 등 국내 존재하는 관련 서적을 모두 독파했다"고 말했다. (하얀나무, 248쪽, 5만원)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한옥의 구조와 아름다움을 사진과 글로 세밀하게 풀어낸 책 『한옥. 보다, 읽다』의 사진가 이동춘이 오는 23일 서울 성북동 '최순우 옛집'에서 이 책을 주제로 '북토크'를 연다. 작가는 참가자들과 함께 한옥과 우리 문화,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동춘은 2005년부터 경북 안동의 종가와 고택을 주제로 사진작업을 이어왔다. 현지에 머물며 우리 옛 건축의 미학과 전통문화의 정수를 담아온 작가는 2021년 '한옥 학자' 홍형옥 경희대 명예교수와 함께 『한옥. 보다, 읽다』(디자인하우스, 2만9500원)를 출간했다. 20년 가까이 한옥에 매달려온 이동춘의 사진들이 있었기 때문에 태어날 수 있었다. 이 책은 안동, 함양, 구례 등 전국 각지에 보존된 한옥의 구조와 형태를 꼼꼼하게 보여주고 설명해준다. 사진집이며 동시에 한옥에 대한 인문학적 탐구서인 이 책을 읽다보면 한옥에 이렇게 다채로운 의미가 담겨있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한국화가 신은섭이 소나무를 주제로 그린 작품전 '소나무 빛을 만나다'가 서울 종로2가 갤러리공간미끌에서 20일 개막한다. 서양화의 시선으로 그린 한국화 작품 20 점이 다음 달 2일까지 선보인다. 신은섭은 새로운 방향에서 대상을 바라봤다. 기존 한국화에선 볼 수 없는, 누워서 하늘로 뻗은 장면이나 대상에 가까이 다가가 바라본 형상을 그렸다. 특히 나무 뒤나 위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의 눈부심을 표현한 그의 그림은 한국화에 서양화적 기법을 절묘하게 접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묵의 농담으로 서양화의 역동성과 입체성을 그려낸 것이다. 미술비평가 주성열 세종대 교수는 신은섭의 작품에 대해 "동양화이면서 서양화적 기법으로 사물성을 극대화했고 이로 인해 대상이 더욱 환상적으로 보이게 된다"고 평가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2.0 세대 디지털치료제를 개발 중인 벨 테라퓨틱스가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와 연구개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수면·뇌질환 분야의 데이터와 임상전문성을 확보한 벨 테라퓨틱스는 제품 고도화와 임상연구에 속도를 내게 됐다.벨 테라퓨틱스는 기존 1.0 세대 디지털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DTx)의 한계를 혁신적으로 해결하는 DTx 2.0 세대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인지행동치료(CBT)를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방식의 DTx 1.0 세대와 달리, 약의 기전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2.0 세대 디지털치료제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아 시장의 확장성이 크고, 약처럼 즉각적인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벨 테라퓨틱스의 박종화 대표는 “디지털치료제 시장을 향한 전 세계적 관심이 집중되는 데 반해 글로벌 선두기업에서조차 새로운 치료법을 제안한 사례는 흔치 않다”며, “벨 테라퓨틱스는 기초과학 연구와 원천기술 개발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미래 디지털치료제의 표준을 제시하여 시장이 기대하는 디지털치료제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대한수면학회 및 대한뇌파연구회 회장을 역임해온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는 “벨 테라퓨틱스의 원천기술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뇌의 특정 부위를 활성화시켜 뇌와 신체의 긴장을 조절하는 기법”이라고 설명하며, “이는 기존의 디지털치료제와는 차별화된 기전으로 글로벌 의료시장으로 곧바로 진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뇌 질환의 발병기전과 치료법을 20년 이상 연구해온 수면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치
한국인 최초로 뉴욕타임스 사진포트폴리오, 유네스코 사진상 등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해온 국제사진기획자 양정아가 사진가로 성장하길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은 책 '국제사진기획자 양정아의 사진 기획 전시'를 출간했다. 저자는 20여 년 동안 15개 국에서 사진전 기획, 심사, 포트폴리오 리뷰어로 일해왔다. 한국 유일의 국제사진기획자다.이 책은 사진가의 관점과 자세 등 작가로서 갖춰야 할 것과 작품 기획, 사진 관리, 해외 공모전 입상 팁, 포트폴리오와 작가노트 작성법 등 사진작가들을 위한 전문적인 정보를 함께 담았다. 저자는 일반적인 예술관련 서적과 달리 자신의 개인적 이야기와 사진예술에 대한 생각을 말하듯 써 내려갔다. 돌연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고, 졸업 후 해외에서 사진기획자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을 기술하며 동시에 예술가로 커나가고 성공적인 전시를 열기 위한 방법론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간결한 문체로 전달하고 있다.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진지하고 심각한 내용을 비유를 들어 쉽게 알려준다는 점이다. 집안 한쪽 구석의 찌그러진 우산을 예를 들며, 일상의 평범한 사물이라도 지속적으로 관찰하다보면 거기에서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인정받고 있는 세계적 사진가들의 작품을 보여주며, 사진작가들이 반드시 갖춰야 하는 태도와 시야에 대해 쉬운 언어로 설명했다. 막연히 멋진 사진을 찍는 것보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세상에 ‘나만의 작품’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디지털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다. 곳곳에 '사진아카데미'
와인수입업체 동원와인플러스는 25일 '앙시앙땅 로제 벚꽃에디션' 한정판을 출시했다. 전국 편의점 CU 매장에서 한정수량 판매한다. 동원와인플러스는 앙시앙땅 로제가 3~4월에만 한정수량으로 판매하는 제품으로, 섬세한 미네랄 풍미와 청량감을 지녀, 봄철에 잘 어울리는 로제와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상품 디자인에는 '퍼시픽 핑크'와 '카밍 코랄'을 중심 색조로 사용했다.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진해지는 꽃잎 형상을 디자인에 적용했다. 앙시앙땅 로제는 프랑스 랑그독-루시옹 지역에서 쌩소 품종 100%로 양조했다. 기온이 낮은 늦은 밤 수확한 포도를 지하 셀러로 옮겨 압착 전 줄기를 분리, 3주간 저온 발효시켜 생기있는 향을 보존했다. 딸기향, 라즈베리향, 산딸기향, 체리향에 이어 은은한 꽃향과 복숭아향이 올라오는게 특징이다. 모델들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CU BGF사옥점에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신종코로나바이리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개인의 고통, 인류 문명의 위기감 그리고 극복의 소망을 사진을 바탕으로 표현한 박종현의 개인전 '코로나19의 바람'이 서울 인사동 아리수갤러리에서 개막했다. 여러 장의 사진을 디지털 기술로 중첩하고, 색채를 입혀 코로나19가 몰고온 시대의 이미지를 몽환적이고 추상적 형상과 색조로 나타낸 작품 29점을 22일까지 선보인다. 작가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거대한 태풍처럼 지구를 삼키는 것처럼 느꼈고 그 과정을 2년 여 동안 카메라에 담았다. 이어 작가는 그 이미지들을 모아 인류가 목격하고 경험한 팬데믹이라는 우울하고 불안한 세계를 시각적으로 드러냈다. 언듯 보면 회화처럼 보이지만, 사진을 겹쳐 만든 작품이다. 작가 개인은 물론 인류가 함께 경험한 공포와 불안과 절망을 현실에서 한 앵글로 담아내기 어렵다는 생각에, 박씨는 디지털 이미징 기술을 다채롭게 사용했다. 작가는 "이 혼란과 근심들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여, 처음의 공통과 현재의 고통, 그리고 '위드코로나' 세상에서의 희망으로 물길을 돌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코로나의 전파', ;코로나의 고통', '코로나와 일상회복', '새로운 세상' 등 전시작들의 제목이 말하듯, 코로나로 인해 벌어진 지구적 혼란의 과정을 때론 섬뜩한 느낌으로 때론 몽환적 색과 형태로 드러냈다.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13일 서울시 직원들이 서울광장 주변에 봄꽃을 심고 있다.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12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적으로 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졌다. 신경훈 기자
'기와사진가' 원춘호의 사진전 '천년 와(瓦)'가 8일 서울 성산동 M갤러리에서 개막했다. M갤러리 개관 초대전이다. 작가가 지난 20여 년 동안 서울 5대 궁궐, 전국 주요 사찰에서 담은 기와 사진 가운데 20여 점을 오는 20일까지 선보인다.작가의 작품들은 기와지붕이 산, 나무, 눈, 햇빛 등 주변의 자연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 것이 특징이다. 우리 민족 고유의 '선의 아름다움'을 기와와 자연을 통해 묵직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 작가가 기와를 작품의 주제로 삼게 된 것은 기와장인이었던 아버지 때문이다. 기와지붕에 올라가 놀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과 그곳에서 사철 일을 하던 아버지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작가의 시선을 기와로 이끌었다. 원씨는 "내가 아버지가 되고 보니, 기와지붕 위에서 일하시던 부친의 마음을 조금은 알게 됐다"며 "고요하게 주변과 어우러지고,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변치 않는 우리의 전통 기와는 추위와 더위를 묵묵히 견디던 와공의 마음을 닮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국내에 한옥을 찍는 사진가는 많지만, 기와를 주제로 작업을 하는 작가는 원 씨가 유일하다. 그는 숭례문, 향원정, 진남관, 종묘 등 문화재의 복원과 해체 및 수리 현장을 기록으로 남겼고 현재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내의 운현궁 아재당 복원과정을 담는 중이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기자를 구독하려면
로그인하세요.
신경훈 기자를 더 이상
구독하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