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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복 전문 브랜드 아이비클럽( www.ivyclub.com )이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에서 주최한 ‘제14회 올해의 브랜드 대상’을 13년 연속 수상하며 학생복업계 최고의 브랜드로 입지를 굳혔다. (주)아이비클럽코퍼레이션은 2001년 업계 최초로 ‘명품 교복’의 컨셉으로 디자인을 강조하며 ‘다리가 길어 보이는 학생복’이라는 일관된 브랜드 콘셉트 아래 상품 개발 및 품질 연구에...
대한민국 욕실의 역사와 함께 한 대림바스는 51년간 꾸준하게 욕실만을 연구해온 욕실 전문 기업이다. 욕실의 가치를 정립하고 좋은 품질의 제품이 시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욕실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위생도기뿐만 아니라 욕실 리모델링, 수전금구, 욕실 소품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 욕실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토털 바스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대림바스는 ‘욕실은 가장 아름다운 방’이어야 한다는 모토 아래 보다...
쌍용자동차는 소형 SUV 티볼리에 이어 생동감 넘치는 스타일과 상품성으로 업그레이드된 또 하나의 티볼리 ‘티볼리 에어’를 선보였다. 티볼리 에어는 티볼리 고유의 세련된 디자인을 계승·발전시킴과 동시에 성능에서도 준중형급의 SUV 모델들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는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신차명 티볼리 에어는, 공기가 창조적 생명 활동의 필수적 요소인 것처럼 SUV 본연의 다양한 활동을 제약 없이 즐기기 위해 동...
최근 생활용품, 식품 등에서 인체에 유해한 환경호르몬, 발암물질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주방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안심하고 머물 수 있고 건강한 먹거리를 안전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주방을 위해서는 쿡웨어와 식기의 사용이 중요하다. 49년 전통의 유리 전문 기술력을 보유한 삼광글라스(주)는 친환경 유리밀폐용기 글라스락과 셰프토프, 베카, 시트램 등 각종 쿡웨어 브랜드로 잘 알려진 종합주방용품기업이다. 이미 유리 밀폐용기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
롯데면세점 36년의 역사는 곧 한국 면세점 산업의 역사이기도 하다. 1980년 2월 서울 소공동에 문을 연 롯데면세점은 현재 전국에 7개, 해외에 5개의 매장이 영업하고 있고 인터넷면세점도 운영하고 있다.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 등을 포함한 국내 최다 850여 개의 브랜드를 갖추고 세계 면세쇼핑산업을 이끌고 있다. 2014년에는 글로벌 면세점 중 매출 3위에 오른 바 있으며 2020년 세계 1위의 면세점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ls...
LG전자의 노트북 PC 그램은 올해 상반기 LG전자의 전체 노트북 판매에서 40%가 넘는 판매 비중을 차지하며 거센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그램 15’의 인기 비결은 노트북의 고성능을 포기하지 않고도 980g이라는 경이적인 무게를 달성했다는 점과 ‘그램’ 마케팅의 화제성을 꼽을 수 있다. 2014년 ‘그램 13’을 출시한 이래 2016년 ‘그램 15’ 에...
대명리조트는 가족중심 레저문화 정착, 건전한 여가문화 확산 등을 통해 고객가치 경영을 구현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고객의 이익을 가장 먼저 생각하고 고객가치의 개발, 고객을 위한 자발적인 가치 창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명리조트는 1990년에 설립된 설악리조트를 시작으로 양평, 비발디파크, 단양, 경주, 쏠비치호텔&리조트 양양, 제주 등 총 13개의 직영 호텔&리조트를 차례로 선보여 왔다. 경기, 강원, 충청, 경상, 전라,...
2008년에 도입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을 혼자 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활동이나 가사활동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노후 생활 안정과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제도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이번 올해의 브랜드 대상을 받게 된 것은 그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민의 입장에서 서비스 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가 인정받게 된 것이다. 도입 당시 21만 명이던 수급자가 46만 명...
세븐일레븐은 1927년 미국 텍사스주 달라스에서 시작한 세계 최초 편의점이자 1989년 한국 편의점 역사의 서막을 연 국내 최초 프랜차이즈 편의점이기도 하다. 세븐일레븐은 최신 트렌드를 선도하는 PB상품의 개발과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해 사업에 전력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최근 출시한 PB상품들은 큰 호응 속에 매출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PB동원참치라면’은 출시 전부터 SNS를 중심으로 소비자의 뜨거운 관심 속...
파리바게뜨가 우리의 전통 누룩에서 추출한 순수 토종 천연효모로 대한민국 식빵을 혁신했다. 파리바게뜨는 서울대학교와 11년간 공동 연구를 통해 지난 4월 전통 누룩에서 찾은 원료로 천연효모빵을 선보였다. SPC그룹은 2005년 기초 연구를 위해 설립한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를 통해 제빵에 적합한 토종 효모 발굴과 제품개발을 진행해 왔으며, 서울대학교 연구진과 산학공동연구 협약을 맺고 연구에 박차를 가한 끝에 한국 전통누룩에서 제빵 적성에 가장 ...
일본 남동쪽 나가사키와 북쪽 홋카이도는 같은 일본 열도에 있어도 전혀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일본 열도의 밑부분에 있는 나가사키에는 벌써 봄의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나가사키는 청정한 바다, 제주 올레의 브랜드를 수입한 올레길, 이국적 정취, 온천의 4색 체험을 할 수 있는 곳. 게다가 카스텔라 짬뽕 등 다양한 먹거리까지 갖췄으니 5감 만족을 통해 저절로 힐링이 된다. 이에 비해 홋카이도는 ‘눈 덮인 아마존 숲’ 같다. 영화 ‘러브레터’ ‘철도원’의 배경인 이곳에는 눈앞에서 지평선까지 이름을 알 수 없는 각종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서로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일본 힐링 투어를 떠나보자. 힐링 포인트 1 ‘일본 속의 유럽’ 오란다자카·데지마와프 나가사키는 흔히 ‘일본 속의 작은 유럽’이라 불린다. 오란다자카와 그라바엔에서는 일본 전통 가옥을 구경하기 힘들다. 일본에 서양문물이 들어오는 창구였던 나가사키. 이국적 정취를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곳은 단연 오우라성당 주변이다. 그라바엔을 중심으로 아기자기한 서양식 건물들은 달콤한 과자로 만든 이미테이션 같다. 항구 쪽으로 내려오면 보이는 건물이 네덜란드 무역관이 있던 데지마와프. 노천카페에서 마시는 카푸치노에는 사람 얼굴이 새겨져 있다. 막부시대를 종식시킨 사카모토 료마의 모습이 담긴 일명 ‘료마 카푸치노’다. 사세보(佐世保)에 위치한 하우스텐보스는 테마파크로 17세기 네덜란드 왕궁과 거리를 그대로 옮겨놨다. 운하 사이로 각종 볼거리와 놀이시설이 다종 세트의 즐거움을 준다. 저녁 무렵엔 돔투른 전망대에 올라보라. 야경이 황홀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힐링 포인트 2 에메
회전운동을 직선운동으로 바꿀 때 사용되는 볼스크루 기술은 정밀기계산업에 필수적인 요소다. 이런 볼스크루는 제조·래핑·조립방법에 따라 정밀도가 결정된다. 한산리니어시스템은 기존 제조방식보다 한 단계 발전한 5공정 가공법을 채택, 정밀도를 대폭 향상시켰다. 또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정밀도를 크게 개선시켰다. 아울러 소음감소 효과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산리니어시스템은 이 제조기술로 그동안 수입하던 물량을 전량 대체했고 일본 기업에 역수출하는 성과까지 올리고 있다.서전기전은 허니컴형 압축공기 부하개폐기 적용 배전반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국내 인터넷데이터센터, 반도체 공장, 병원 등 중요 기반 설비에 적용돼 큰 폭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수배전반의 크기가 기존 제품보다 54% 줄어들 뿐만 아니라 제품가격 절감도 가능하게 했다.태양금속공업의 디지털 영상측정기는 볼트 생산과정의 불량제품 검출을 위한 장비로 공장 자동화에 꼭 필요한 장비로 떠오르고 있다. 카스의 자동 이력관리 저울 시스템은 저울의 검정, 정기검사 등의 이력관리를 본사와 양방향 통신을 통해 관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저울의 정확성에 대해 소비자 불만은 과거보다 많이 줄기는 했지만 아직도 엄연히 남아 있다. 이런 불신을 줄이기 위해 카스의 이력관리 저울 시스템은 정기적으로 저울의 정확성을 자동 검정하고 위치 정보를 서버에 업데이트해 저울의 신뢰성 확보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올해로 42회째를 맞은 ‘한국정밀산업기술대회가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 컨퍼런스룸에서 정부 관계자와 수상자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이 행사는 지식경제부
벽면에 수평 널빤지 선반을 걸쳐 놓은 것 같다. 그런 길을 굽이굽이 버스가 오른다. 버스 안이 술렁거린다. 아찔하다 못해 공포스럽다. 해발 2000m, 길이 25㎞의 협곡과 절벽에 불교·도교 사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어떻게 저런 곳에 사원을 지었을까 하는 의문은 기막힌 절경 앞에 이내 사라진다. 이 산이 바로 ?산(綿山). 산둥성(山東省)과 산시성(山西省)을 경계짓는 타이항산(太行山)의 한 줄기인데 가히 ‘중국의 그랜드 캐니언’이라 불릴 만하다. ○절벽 위의 하늘도시 몐산‘짝퉁 천국’인 중국에서 산수만큼은 진짜배기라는 걸 실감하며 황홀경을 맛본 지 20여분 지났을까. 눈 앞에 우뚝 멈춰선 또하나의 비경. 근데 이건 사원이 아니라 숙소란다. 윈펑(雲逢)서원, 그 ‘공중호텔’에서의 2박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인간계와 선계의 구분이 모호해진 새벽 안개 속을 몇 걸음 떼니 거대한 절벽동굴 안에 오롯이 담긴 사원이 보인다. 윈펑이란 이름의 사찰이다. 당태종 때 시안(西安)의 가뭄을 해결한 고승이 머물렀다고 한다. 108번뇌와 12지신을 상징하는 120계단을 올랐더니 그제서야 제 모습이 드러난다. 몐산은 중국 역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다. 진(晋)나라 때의 충신 개자추(介子推)가 불타 죽음으로 인해 한식(寒食)이 유래된 곳이다. 개자추 모자(母子)를 기리는 사당은 멀리서 봐도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충심과 효심을 중히 여기는 중국 사람들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몐산에는 이 밖에도 볼거리가 많다. 대표적인 곳이 세계적 도교사원인 다뤄궁(大羅宮). 계단식 암벽에 세워진 이 사원을 보려고 절벽 속에 설치한 엘리베이터에 올랐더니 웅장하고 화려하기 그지없다. 12명의 등신불이 살
굳이 말하자면 에세이인데 다소 파격적이다. 표지만 봐도 그렇다. 스케치북으로 오해할 정도다. 하지만 삽입된 일러스트는 따로 놀지 않는다. 오히려 깨알 같은 글들을 더욱 조곤조곤 곱씹어 보게 한다. 이 책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의 저자는 "서울의 명소는 서울 그 자체"라고 함축했다. 맞는 말이다. 5년간 발품 판 흔적에서 서울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저자가 그토록 담아내고 싶어 한 서울은 대체 어떤 모습일까. 종로구 수송동에서 태풍으로 삶을 마감한 300살 먹은 소나무,종각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팔작지붕의 우정총국,한국의 독립운동을 타전하고 이 땅에 묻힌 UPI 특파원 앨버트 테일러의 행촌동 집 딜쿠샤.이처럼 서울에 살면서도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들을 저자는 풍경화첩에 고스란히 담았다. 뿐만 아니다. 소설가 박태원이 《천변풍경》에서 "그것,다 괜한 소리.덮긴,말이 그렇지,이 넓은 개천을 그래 무슨 수루 다 덮는단 말이유?"했던 청계천,지금껏 병원 건물로 쓰이다 복원을 앞둔 백범 김구의 경교장,예종의 둘째 아들 제안대군이 살았던 수진궁….이런 곳들도 저자와 600년의 시간여행을 함께한 역사적 오브제다. 저자의 글은 시종일관 정교하고 알차다. 역사적 사실이 스토리를 껴입은 탓이다. 일러스트도 마찬가지다. 구색을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일일이 설명까지 곁들였다. 얼마나 세세한지 일러스트만으로도 책 한 권을 엮을 정도다. 전작 《아메리카 천 개의 자유를 만나다》를 카메라 렌즈로 포착했던 저자가 이번엔 일러스트로 공간의 여운을 십분 살렸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지금 명동성당 근처를 옛날에는 진고개라 불렀습니다. 비만 오면 사람들의
요즘 전쟁은 그야말로 첨단 병기의 경연장이다. 이런 시대에 무사(武士)와 검(劍)이라니….디지털 시대에 이 아날로그 무기로는 제 아무리 검법이 뛰어난 무사라도 맥을 못 출 게 뻔한데 전술이고 전략이고 다 필요없는 것 아닐까. 그러나 이 책 《미야모토 무사시 오륜서》를 쓴 저자는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검 한 자루에 검법과 병법뿐만 아니라 영혼까지 담겨 있다'는 것이다. 검법은 지나간 시대의 유물이 아니라 지금도 유용한 전술이라는 것.게다가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藏 · 1584~1645)의 검법이라면 얘기가 달라져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미야모토 무사시가 누구이기에 그럴까.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그는 일본 센고쿠시대(戰國時代)의 전설적인 사무라이다. 60전 60승.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아니,질 수가 없었을 것이다. 지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테니까. 이 방랑협객의 분신은 다름 아닌 검이었다. 한 손엔 다치(긴 칼),다른 손엔 와키자시(짧은 칼)를 쥐고 동시에 사용하는 니텐이치류(二天一流)검법으로 그는 사무라이계를 평정했다. 그렇다고 그가 무시무시한 사무라이였던 것만은 아니다. 그림과 서예에도 조예가 깊었다. 부드러움도 갖췄다는 얘기다. 그 불패신화의 비결이 뭘까. 그는 적을 베는 데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모조리 버렸다. 오로지 실리와 합리를 바탕으로 절대 패하지 않는 필승전략만을 추구했다. 궁극적으로 그는 '모든 결투는 마음과 영혼의 대결'로 보았다. 그래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을 최고로 여겼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보다 손무의 《손자병법》에 더 가깝다. 진정한 무사로 거듭나기 위해 전국을 떠돌
전 세계의 정부와 기업들을 충격에 빠트린 줄리언 어산지.그 이름 앞엔 위키리크스(WikiLeaks)가 있다. '디지털 시대의 체 게바라'로 불리는 어산지.지금 그가 진두지휘하고 있는 '혁명'은 성공할 수 있을까. 또한 그가 바라는 비밀 없는 세상은 열릴 것인가. 그 해답을 가늠할 만한 책 두 권이 출간됐다. 위키리크스라는 대상은 같지만 접근 방법은 다르다. 한 권은 내부 고발자가 조직의 비밀을 폭로한 것이고,또 다른 책은 외부인의 시각에서 쓴 것이다. 먼저 《위키리크스,마침내 드러나는 위험한 진실》.이 책을 쓴 다니엘 돔샤이트-베르크는 위키리크스의 초창기 멤버이자 2인자였는데 어산지와의 불화로 지난해 가을 조직을 떠났다. 독자들의 관심은 물론 숨겨진 일화다. 저자는 비밀문서 입수,폭로 과정,제보자의 신변 보장 등을 실화와 함께 소개하는데 첩보영화 수준이다. 재정 상태와 조직의 네트워크 등 그동안 알 수 없었던 '비밀 폭로 기관'의 비밀을 엿보는 재미도 무시 못한다. "어산지는 매우 박식하고 독특한 의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점점 독재자로 변해갔다. 위키리크스에는 그를 통제할 장치가 없었다"고 저자는 마침내 고백하고 만다.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어산지의 여성 취향도 폭로한다. 폭로의 결정판은 조직의 운영 방식."우리의 운영 서버는 달랑 하나였고 운영자는 우리 둘뿐이었다"는 대목은 의아스러울 정도다. 초강대국 미국과도 맞선 조직이 정말 그렇게 허술한 걸까. 저자는 "우리는 자료를 기다릴 뿐이지 요구하거나 직접 해킹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책 《위키리크스,권력에 속지 않을 권리》는 독일 주간지 슈피겔의 두 기자가 썼다. 이들은 "어산지는 결코 오만
책의 부제가 '세상을 울린 칠레 광부 33인의 위대한 승리'다. 그러니 이 책 《THE 33》은 69일 만에 생환한 칠레 광부들의 이야기다. 저자 조나단 프랭클린은 '가디언'지의 칠레 특파원.재난구조 현장을 낱낱이 목격하고 썼다. 극적인 생환 스토리를 살리면서 명확한 메시지를 담았다. 33인의 광부들이 '지옥의 목구멍'으로 들어간 것은 2010년 8월5일.70만t의 암석이 무너지면서 발생한 폭풍 같은 바람이 그들을 쓰러뜨렸다. 지하 700m 지점,암흑 속에서 두려움의 눈들만 모르스 부호처럼 깜빡거릴 뿐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정신을 차리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음식을 배분했고 구조 드릴에다 살아 있음을 알리는 페인트칠을 했다. 당시 그들은 "우리는 33인이 아니라 신(神)까지 포함해 34인"이라고 말했다. 생존본능이 점점 희박해져갈 무렵인 매몰 17일째.드디어 구조의 드릴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그때부터 40분마다 내려오는 '팔로마'는 생명줄이었다. 물과 먹을 것이 배달됐다. 구조를 위한 바깥 사람들의 노력도 처절했다. 광산에 마련된 '희망캠프'의 불은 밤새도록 꺼지지 않았다. '산 로렌소' 구출작전이 시작됐다. NASA와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산호세 광산에 속속 모여들었다. 매몰 69일째.33명의 광부들이 드디어 캡슐 '피닉스'에 실려 한 명씩 세상에 나왔다. 전 세계 10억명이 이를 지켜봤다. 당혹스러웠던 건 타블로이드 신문과 병원.사망자는 물론 아픈 사람도 없었고 가십거리도 별로 없었다. 사고 후 두 달간 '칠레' '광부'라는 검색어의 구글 조회 수는 2100만회.구조비용은 총 2100만달러에 달했다. 광부 1인당 60만달러가 든 셈이다. 그러나 그들이 일궈낸 감동은 돈으로 헤아릴 수 없다. 갱 속의 지도자였
한 나라의 쇠망 원인을 이처럼 밀도 있게 파헤치다니.경제사 문화사 언론사 의료사 등이 총동원됐는데 읽는 재미를 말로 다 못한다. 방대한 분량인데도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는 이유가 뭘까. 《제국의 황혼》에 수록된 242편의 글은 하나하나 독립된 테마다. 그래서 쉽게 읽힌다. 그러면서 각각의 스토리가 대하(大河)를 이룬다. 잘 써진 역사책으로 봐도 손색 없다. 이 책의 부제는 '대한제국 최후의 1년'이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경술국치 1년 전으로 되돌려 나라가 망하던 그날까지 365일간의 기록이다. 각계 전문가 19명이 재현한 당시의 삶은 그야말로 리얼하다. 궁궐에 갇혀 있던 고종부터 시골장터의 아낙네들의 숨소리까지 담았다. 이들에게 과연 망국의 예감은 어떻게 다가왔을까. 1905년 당시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의 딸 앨리스는 뉴스메이커였다. 그녀가 조선에 왔을 때 고종은 극진히 환대했다. 신생 제국의 영애(令愛)라서가 아니다. 고종은 미국의 거중조정(good offices)을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얼마 후 조선은 일제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앨리스가 오기 전에 미국은 일본에 한국의 침탈권을 이미 인정했던 터였지만 고종은 그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임치정 이교담은 당시 대한매일신보에 근무했던 언론인들이다. 그런데 그들은 군복을 입고 있었다. 신문을 통해 항일운동을 하다가 결국 무장투쟁의 길로 갈 수밖에 없었던 당시 지식인의 절박한 모습을 방증한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친일 매국노들은 어떠했는가. 고종의 5촌 조카였던 이지용은 박의병 김승규 민영린 등과 밤낮없이 화투판을 벌였다. 판돈은 한일의정서 조인 대가로 받은 1만원이었다. 최영년 가족의 행각도 가관이
그리스 · 로마 신화는 한동안 미국 작가 토머스 불핀치의 전유물이었다. 이를 단박에 깬 사람이 있다. 지난해 8월 타계한 소설가이자 전문번역가 이윤기씨다. 그가 처음부터 불핀치를 넘자고 덤빈 것은 아니다. 단순 번역에서 벗어나 우리 식으로 읽어 보자는 의도였다. 시도 자체도 좋았지만 감칠맛 나는 입담이 일품이었다. 신드롬은 오래갔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이제 명불허전(名不虛傳)의 텍스트가 됐다. 그 고전의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 이 책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영웅열전》이다. 《플루타르코스 영웅 열전》에서 발췌한,신화 속 인물이 아닌 실제 영웅들을 주로 다뤘는데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글쓰기에 관한 한 입신(入神)의 경지였던 그의 행간을 엿보는 게 더 소중할지도 모른다. "자기의 삶을 자기보다 큰 것에 바친 사람이지요. " 영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이 한 대답이다. 영웅을 가리키는 그리스 말 헤로스(heros)는 원래 신인(神人)을 뜻한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그에 따르면 신화 속 신들처럼 영웅들도 약점 투성이다. 헤라클레스와 쌍벽을 이룬 테세우스와 그라쿠스 형제는 편모 슬하에서 자랐다. 아테네 전성기를 이룩한 페리클리스는 유난히 뾰족한 뒤통수를 늘 감추고 다녔다. 알프스 산맥을 넘을 때 한니발은 한쪽 시력을 잃은 상태였다. "태생적 한계와 고난의 세월을 경험하지 않은 영웅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걸까. 세계를 지배한 알렉산드로스,포에니전쟁에서 로마를 구한 스키피오….이들의 영웅담은 독자들에게 이젠 낯설지 않다. 루비콘 강을 건넌 카이사르도 마찬가지다. 재
이처럼 호사스런 책이 있을까. 제목이 주는 엄숙주의가 첫장부터 사라진다. 성서(聖書)를 통해 인류문명사를 다뤘는데,내용이 충실할 뿐더러 곁들인 사진과 그래픽도 맛깔스럽다. 한마디로 《성경의 탄생》은 오랜만에 맛보는,상다리 부러지게 잘 차린 '지식의 성찬'이다. 이 책은 유사한 책들과 다른 몇 가지 매력을 갖고 있다. 우선 단순한 종교서이기를 거부한다. 성서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저자 존 드레인은 구약성경에 바탕을 둔 헤브라이즘을 역설했는데 이게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독자들에겐 역사서 혹은 인문교양서쯤으로 읽힌다. 저자는 고증을 통한 역사와 철학,정치,문학 등을 총동원해 수천년에 걸친 서구문명을 종횡무진 탐사한다. 기독교를 역사 현상 속의 종교로 파악한 루돌프 볼트만보다 두어 발짝 더 나아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성서와 역사적 사실은 어떻게 조우했을까. 출애굽기 1장 11절을 보자.람세스 2세의 통치 아래 신음하던 유대 민족은 모세를 따라 이집트를 탈출했다. 이때 배경이 된 도시가 성경에 자세히 언급된다. 성경이 역사를 대신한 것이다. 뿐만 아니다. 함무라비 법전과 히브리 성서의 율법은 상당히 유사하다. 함무라비 법전 196조항과 레위기 24장 19~20절은 '눈에는 눈,이에는 이'라는 보복법에 관한 것으로 당시의 사회상이 드러난다. 고대 로마의 여성들이 그리스나 유대 여성보다 더 많은 자유를 누렸다는 사실도 성서를 통해 알 수 있다. 빌립보가 처음으로 개종시킨 루디아가 1세기 여성 상인이었던 게 그 좋은 예다.성서와 신화의 만남도 흥미롭다. 노아의 홍수가 수메르 대홍수의 변종이라는 학설에 대한 저자의 해석은 이렇다. "고대 히브리 민족이
콜럼버스가 1492년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이 책 《고지도의 비밀》을 쓴 중국의 변호사이자 지도역사학 연구가 류강은 마젤란의 세계일주가 최초라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고 거침없이 내뱉는다. 문제 제기 수준이 가히 충격적이다. 정화(鄭和)의 대함대 원정이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원동력이 됐다는 영국 역사학자 개빈 멘지즈(《1421》의 저자)보다 윗길이다. 세계사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이 책은 과연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당혹스럽지만 정신 차리고 페이지를 넘겨 보자.저자가 이를 증명하기 위해 동원한 것은 수백 개의 중국 고(古)지도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천하제번식공도(天下諸番識貢圖 · 1418년)를 베낀 천하전여총도(天下全與總圖 · 1763년).여기엔 지구상의 모든 대륙과 대양이 그려져 있다. 아메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이 뚜렷하다. 저자는 이를 근거로 중국인들이 1418년 이전에 아메리카 대륙에 갔고 세계일주도 마쳤다고 주장한다. 지도에 기록된 내용도 흥미롭다. 이 지도엔 지역마다 붉은색 주석이 달려 있는데 가령 '조선 사람들은 불교를 믿고 일부는 도교를 숭상한다'는 식이다. 미국 서부 지역에 대해선 '토착민들의 피부가 검붉고 인육을 먹는 관습이 있다'고 적혀 있다. 이런 기록들이 저자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 지도에 현미경을 들이대자 놀라운 사실이 더 드러난다. 중국의 천하제번식공도가 제작된 것은 15세기 초.그 이후로 유럽지도의 방향 배치가 바뀌고 제작 수준이 갑자기 향상됐다. 마우로의 지도(1459년),피리 레이스의 지도(1513년) 등이 그것인데 저자는 유럽 항해가들이 신대륙을 발견한 데는 중국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말한다.
바야흐로 '뉴 판게아(New Pangaea · 새로운 초대륙) 시대'다. 나라마다 국경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코앞에 다가온 다민족 · 다문화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일까. 바로 대륙경영 마인드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이것을 제대로 구현한 3인의 위대한 정복자가 있다. 알렉산더 대왕과 칭기즈칸,아미르 티무르(Amir Temur · 1336~1405)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 전문가인 이 책 《아미르 티무르》의 저자에 따르면 알렉산더나 칭기즈칸에 비해 티무르에 대한 그동안의 평가는 너무나 인색했다. 그걸 바로잡기 위해 저자는 장장 5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그게 다일까. 아니다. 여기서 이 책의 관전포인트 두 가지를 짚고 넘어가자.역사 속에서 과연 티무르는 어떤 존재인가,그리고 티무르가 오늘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저자에 따르면 1402년 앙카라 전투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중세 최강 오스만 제국과 중앙아시아에서 원정온 티무르 군대가 맞섰는데 의외로 오스만이 완패했다. 이 전투를 지켜보던 서유럽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티무르가 지켜준 건 오스만의 침략뿐만이 아니었다.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던 기독교 문명도 함께 구원한 것이다. 그렇다면 3년간의 실크로드 원정길에서 170일 연승을 기록한 티무르의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탁월한 군사전략과 솔선수범의 리더십이다. 티무르는 성과급제를 통해 병사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줬고 항상 최고의 음식을 제공했다. 싸움터에서 선두는 늘 티무르였다. 때로는 일대일 결투도 마다하지 않았다. 몽골계 후손인 티무르가 120여민족이 모여 사는 중앙아시아를 통합해 티무르 제국을 건설,800년마다 한 번씩
도대체 니얼 퍼거슨(하버드대 역사학 교수 · 46)의 완력은 어디까지인가. 《증오의 세기》는 전작 《금융의 지배》 《콜로서스》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 '강펀치'다. 늘 기성이론과 통념을 뒤집는 그의 문제 제기는 이번에도 어김없다. 역사와 경제,정치를 종횡무진하며 전개하는 논리는 거의 빈틈이 없어 보인다. 그가 왜 당대 최고의 지성인지 알아내는 건 어렵지 않다. 퍼거슨은 이 책에서 야누스적인 20세기를 일갈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진보한 시기가 어떻게 끔찍한 살육의 장으로 변했을까. 연평균 성장률이 이전 시기에 비해 10배 이상 높아졌고,민주주의와 복지 개념이 널리 확산됐는데도 '죽음의 잔치'는 계속됐다. 제2차 세계대전,스탈린의 대숙청,한국전쟁 등이 그런 사례들인데,타자 혐오의 심리적 메커니즘과 정치 · 경제적 요인이 결합해 전쟁을 불렀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94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 속엔 최근 100년간 발생한 학살의 비극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인간을 전쟁의 광기로 몰아넣은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한다. 민족 및 인종갈등,경제적 변동성,제국의 쇠퇴다. 20세기 내내 인간은 신체적으로 서로 다른 인종을 별개로 생각하며 인간 이하로 취급했고,인종 간에는 극복할 수 없는 유전법칙(우생학)이 존재한다고 믿었다고 그는 분석한다. 히틀러로 상징되는 극단적 인종주의와 배타적 민족주의는 급기야 대량학살과 인종청소의 비극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1940년대 학살이 자행된 지역에는 대부분 여러 민족이 정착해 살았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그는 중동부 유럽을 '20세기의 살육장' 중에서도 가장 비극적인 지역으로 꼽는다. 불황과 호황을 오가는 경
소설가이자 사학자인 송우혜씨가 쓴 이 책은 모두 세 권이다. 1권은 《못생긴 엄상궁의 천하》, 2권은 《황태자의 동경 인질살이》, 3권은 《왕세자의 혼혈결혼 비밀》이다. 그런데 영화로 치면 등장인물이 다 조연급이다. 못생긴 엄상궁하며 비운의 황태자 이은,그리고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인물만 보면 이들은 명성황후나 고종,그리고 메이지 일왕에게 밀린다. 그럼에도 이들은 적어도 이 책에서만큼은 당당히 주연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상할 것도 없다. 조연이 스토리를 꿰차고 이끌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로마시대의 패권을 논할 때 한니발보다 이제는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가 먼저 언급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중국 역사에서도 이런 예는 숱하게 많다. 조연을 통해 조망하는 방식은 나름대로 미덕이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미화되고 덧칠되는 주인공과 달리 이들의 스토리에는 과장이 없기 때문이다. 가령 대한제국의 역사를 말할 때 명성황후나 고종에게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그들을 뒤에서 조종하고 물밑에서 갈퀴를 휘젓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흥미로울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본 역사적 사실은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기억하는 것만이 역사다"라고 했던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이 이 시점에서 적절하다. 먼저 엄상궁을 보자.엄상궁을 단순히 이은의 생모로만 본다면 오산이다. 못생겼던 엄상궁의 승은은 그 당시에도 믿기 힘든 사건이었다. 그러나 그는 타고난 배포와 총명함으로 고종을 보위하면서 궁궐 안팎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했다. 뿐만 아니라 저자에 따르면 엄상궁은 아관파천의 주역이었다. 새로 간택된 정
요즘 상처받은 사람을 위한 책들이 쏟아진다. 외롭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어떤 치료법이 있을까. '국민의사' 이시형 박사가 내놓은 처방은 의의로 단순하다. 시(詩)를 많이 읽으라는 것이다. 이른바 '세로토닌 마인드(serotonin mind)'다. 건강한 시를 읽으면 뇌 속의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켜 평온한 마음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한 사람이 있다. 재미 한인 정신과 의사인 조만철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의 30%가 시를 통해 치료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이 책은 세로토닌 주창자인 저자의 실전용 지침서인 셈이다. 책에 나오는 49편의 시들은 적재적소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쓸쓸하고 외로운 사람을 위해 저자는 김재진 시인의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를 들려준다. 그러면서 마이너스 감정인 고독감이 아니라 고독력(孤獨力)으로 마음을 다잡아 보라고 말한다. 고두현 시인의 '빈자리'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더없이 소중한 것임을 일깨워준다. "(중략)괜찮다 괜찮다. 아득한 땅속길/천천히 흔들리며 손사래만 연신 치는/그 모습 눈에 밟혀 나도 엉거주춤/끝내 앉지 못하고." 저자는 이 시를 통해 어머니에 대한 형언할 수 없는 그리움이 마음의 위안을 주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노인력(老人力)이라는 매력적인 말이 있습니다. 건망증이 오거든 나쁜 것,싫은 것들을 잊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거라고 믿는 것이지요. 이렇게 생각을 바꾸면 새로운 능력이 생깁니다. 바로 긍정의 힘이지요. "새뮤얼 울만의 시 '청춘'은 나이듦이 두렵고 자신감을 상실한 사람들을 위한 구원의 메시
신화가 최근 들어 더욱 각광받는 이유가 있다. 영화 · 드라마에 이어 애니메이션에도 스토리의 원천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문화콘텐츠산업에서 신화는 이제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쿠키 같다고나 할까. 그렇다면 신화의 매력은 뭘까. 책 제목 《신화,우리 시대의 거울》이 말해주듯 신화는 '우리의 삶을 비추고 방향을 제시하는 내비게이션'이다. 베스트셀러 《신화 읽어주는 남자》로 유명한 저자는 애초에 이 책을 신화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방송과 오디오북용으로 썼다. 하지만 중량감은 상당하다. 그리스뿐만 아니라 남아메리카 등 신화 10편을 그에 걸맞은 동화와 함께 들려준다. 덕분에 개인과 사회,나이듦,소통,권력과 출세,여성,타자,자연,삶과 죽음,종말 등 10개의 키워드가 거침없이 술술 풀린다. 예컨대 권력과 출세의 진정한 의미를 이야기하면서 인도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왕' 인드라와 안데르센의 '벌거벗은 임금님'을 자연스럽게 접목시킨다. 그리스 신화의 메두사와 나르키소스를 백설공주의 거울과 대비시켜 자아를 찾는 방식을 풀어내는 과정은 소설처럼 생생하다. 저자는 또 목소리를 잃은 인어공주의 이야기가 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시의 서사시'를 통해 드러냄으로써 소통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이 책의 미덕은 '신화=그리스 · 로마 신화'라는 공식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또 다른 감상포인트는 동화의 조연 역할인데,이로 인해 신화로 가는 통로가 더욱 명확해졌다. 이 부분에서 저자의 프로듀싱 능력은 감탄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 문화콘텐츠 생산의 선험적 방향성을 제시한 점은 순전히 기획자들의 공
"청조가 광서제와 서태후의 죽음으로 인해 3년 뒤 패망한 것은 조선조가 일제의 강압으로 고종의 퇴위 선언이 있은 지 3년 만에 패망한 것과 유사하다. 시기도 1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는 청조 말기에 재위한 동치제와 광서제의 재위 기간이 고종의 재위 기간과 거의 일치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조선국왕 vs 중국황제》는 이처럼 조선과 중국 역사의 이른바 '교차읽기'다. 한 국가 위주의 역사 읽기는 그동안 수없이 되풀이돼 온 터다. 따라서 이 책은 역사를 좀 더 거시적이고 입체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의 산물인 셈이다. 양국의 최고 통치자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역사의 행간에 더 많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게 분명하다. 이 책이 소중한 까닭은 또 있다. 양국을 보는 관점을 현재시제로 돌렸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미 《CEO의 삼국지》에서 12명의 영웅을 통해 21세기 비즈니스 전략을 제시했던 고전 경영이론의 대가다. 이번엔 조선과 중국 명 · 청조 역대 군왕들의 통치 스타일과 리더십에 잣대를 들이대고 분석에 나섰다. 동양 3국을 통틀어 최초의 시도라 높이 살 만하다. 저자는 이들이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어떤 통치술을 발휘해 성패가 판가름 났는지 성적표를 낱낱이 공개한다. 또한 난세를 돌파하는 이들의 리더십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해 후대의 평가에 맡긴다. 점수를 매기는 독자들은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비교 대상은 조선 태조-명 홍무제를 시작으로 태종-영락제,세조-선덕제,선조-만력제,광해군-청 태조,인조-청 태종,효종-순치제,숙종-강희제,영조-건륭제,고종-광서제 등 10쌍이다. 영조와 정조의 경우를 보자. 둘의 재위기간을 더하면 건륭제의 재위기간과
책의 제목부터가 사뭇 도발적이다. 피아니스트의 선율을 듣기 위해선 정성껏 귀를 기울여야 하듯 이 책은 정중하게 옷을 벗고 읽어야 한다. 역사가 무(無)에서 시작한다고 본다면 이 책의 설정은 재미있다. 단,벗을 용기가 있어야 한다. 옷을 벗고 같이 책장을 넘길 때 비로소 역사라는 탕 속에 들어간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고대 그리스 · 로마시대부터 프랑스 혁명과 미국의 남북전쟁,산업혁명과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양 역사를 들추기 위한 수법은 실로 다양했다. 그러나 이번엔 그저 엿보는 정도가 아니다. 아예 탕 속에 들어가 속속들이 까발린다. 그러면서도 내용이 융숭하고 품위가 있다. 각주와 범례에 동원된 당대 지식인들 중엔 몽테뉴도 끼어있다. 심지어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나폴레옹 같은 거물들도 여지없이 옷을 벗어야만 했다. 자,이제 본격적으로 탕 속에 들어가 보자.16~18세기의 유럽인들은 왕이건 농부건 하나같이 불결했다. 영국의 황금기를 이끈 엘리자베스1세 여왕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목욕을 했다고 한다.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14세는 지독한 입냄새로 악명 높았다. 지체 높은 사람과 비천한 사람의 차이가 아마포 셔츠를 얼마나 자주 갈아 입느냐였으니 오죽했으랴.저자에 따르면 유럽인들이 처음부터 물을 멀리한 것은 아니다. 역사가 기번이 "로마는 목욕 때문에 멸망했다"고 할 만큼 목욕탕은 향락의 장소이자 사교장이었다. 이들의 극진한 목욕 사랑은 십자군이 터키식 목욕탕인 하맘을 들여올 때까지 계속됐다. 이런 유럽에서 공중목욕탕을 일소한 것은 다름 아닌 흑사병이었다. 18세기 말 전염병이 어느 정도 수그러들자 사람들은 다시 물 속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산업
"오호라! 사람의 태어남에는 반드시 죽음이 있는데 / 그 죽음이 진실로 마땅히 죽어야 할 자리에서 죽을 수 있다면 / 그 죽음은 도리어 사는 것보다 현명한 것이니 / 이는 서슬이 시퍼런 칼날을 밟고서도 / 자신의 목숨을 돌아보지 않았던 이유인 것이다. "비장하면서도 추상 같은 이 절명시는 대한제국 말 충절의 선비였던 위당(韋堂) 안숙(安潚 · 1863~1910)의 작품이다. 1894년 진사시에 합격해 성균관 정5품 직강(直講)이 된 그는 신학문과 해외 유학에도 관심이 많았던 동도서기(東道西器)의 실학파 문인이자 개화사상가였다. 경술국치의 분노로 고향인 충북 괴산의 오랑강에 몸을 던져 순절했는데 《선비 안숙일지》는 그의 유고집이다. 기(記) · 설(說) · 시(詩) · 서(序)를 망라한 이 책은 1975년에 나온 《위당유고》의 완역본으로 33편의 정론과 산문,218편의 절구 · 율시가 영인본과 함께 실려 있다. 632쪽에 달할 만큼 두툼하다. 그의 현실 비판과 주체의식,애국사상뿐만 아니라 인간의 연분,청빈한 삶 등을 다룬 뛰어난 글들은 동시대인들에게 "충후하고 간결하면서 윤택하여 노두(老杜 · 두보)의 시사(詩史) 규칙이 진실로 거기에 들어 있다"는 찬사를 받았다. "사물에 어찌 좀이 되었는가 / 가증스러우며 또한 가련하구나 /(중략) 한 해 내내 섬멸해도 없애기 어렵고 / 밤이 새도록 괴로워 잠을 못 자네 / 벌레 속의 못된 종류"라고 나라를 망친 집권층을 좀벌레에 빗대어 야유했다. 또 "지난해 3월 그대를 묻던 걸음 /(중략)백골은 땅속에서 흙이 되었을 것이지만 / 혼백은 말 머리의 영광(과거 합격)을 알 것이오"에서는 죽은 아내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실용적 개화파로서 일이만(日耳曼 · 독
"몇 달 전 맘에 드는 외투가 있어 가게 앞에 섰다. 점원이 다가와 '이거 탈북자도 가능하고요!' 하는 말에 '쿵!' 하고 가슴이 내려 앉았다. 내가 탈북자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지….안절부절하고 있는데 점원이 외투 안쪽 지퍼를 쭉 내려 보였다. 아! 점원의 말은 '이거 탈부착도 가능하고요'였구나. "1990년대 이후 경제난으로 북한에서 남한으로 온 새터민은 줄잡아 2만여명.그 가운데 이 책 《서울에서 쓰는 평양 이야기》의 저자인 주성하(가명)는 단연 이색적인 인물이다. 탈북자 중 20명가량 된다는 김일성대학 출신인 데다 동아일보의 공채에 당당히 합격했으니 말이다. 저자는 지금 방문자 수 누계가 1500만명을 넘는 파워 블로거이기도 하다. 책은 그동안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저자의 블로그 글 가운데 일부를 간추린 것이다. 공식적으로 신문에 쓴 기사가 아니라,어깨에 힘을 빼고 쓴 글이라 더 정감있고 흥미롭다. 분단 조국의 현실에 현미경을 들이대는 것부터 시작해 북한 주민들의 삶과 실상,영화와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남한 사람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망라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한 북한 축구 대표팀 주역들이 카퍼레이드가 끝나기가 무섭게 정치적 희생양이 되어 숙청된 사연,함경북도에 주둔한 6군단이 1994년 쿠데타를 모의했다가 발각돼 모두 처형된 일 등 그동안 뉴스로 접할 수 없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감없이 전해준다. 또 아무리 태워도 글씨가 사라지지 않는 '수지종이' 삐라를 처음 접하고 남한을 동경했던 일,김일성 사망 당시 김일성대학 학생들이 동상을 지키며 이른바 '호상'을 하게 된 배경 등은 북한에서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생생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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