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동부 대서양 연안에 있는 섬 뉴펀들랜드에는 바이킹 거주지의 유적이 있다. 10세기께 바이킹은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떠나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를 거쳐 북아메리카 섬에서 이미 활동하고 있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도착하기 약 500년 전이다.이들이 항해한 경로는 정확하게 대서양 대구의 서식 범위와 같았다. 이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그들은 대구 어족을 발견하고 그걸 잡아서 추운 바람에 말려 대구를 오래 보존했다. 이들이 북대서양과 유럽 일대를 주름잡으며 먼 항해를 할 수 있던 것은 대구가 있었기 때문이다.신간 <대구>는 바이킹의 대이동이 있던 8세기부터 최근까지 인류와 함께한 대구의 연대기를 세계사 흐름과 함께 풀어낸다. 어부 집안 출신으로 대구잡이 어선에 승선한 경험이 있는 마크 쿨란스키는 7년간 시카고트리뷴 카리브해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해 이 책을 썼다.한때 요리사로 일한 그는 각 장이 끝날 때마다 다양한 국가의 대구 요리법을 소개한다. 이 책은 1997년 미국에서 초판이 출간되자마자 수많은 찬사를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감수를 더해 재출간됐다.다른 생선에 비해 커다랗고 번식이 왕성한 대구는 머리부터 알, 위, 간, 껍질까지 식용으로 사용되기에 유럽인들에게 식재료로 인기를 끌었다. 대구를 둘러싼 유럽 국가의 경쟁이 심해졌고, 대구 어획을 둘러싼 치열한 갈등이 이어졌다.15세기 영국, 한자동맹 등 유럽 국가들은 북대서양 대구 어장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 하지만 스페인 북부의 바스크인은 이들과 충돌 없이 유유히 대서양 멀리에서 말린 대구를 가져왔다. 콜럼버스 이전에 이미
캐나다 동부 대서양 연안에 있는 섬 뉴펀들랜드에는 바이킹 거주지의 유적이 있다. 10세기경 바이킹은 스칸디나비안 반도를 떠나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를 거쳐 북아메리카의 섬에 이미 활동하고 있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도착하기 약 500년 전이었다. 이들이 항해한 경로는 정확하게 대서양 대구의 서식 범위와 같았다. 이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그들은 대구 어족을 발견하고 그걸 잡아서 추운 바람에 말려 대구를 오래 보존했다. 이들이 북대서양과 유럽 일대를 주름잡으며 먼 항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대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간 <대구>는 바이킹의 대이동이 있었던 8세기부터 최근까지 인류와 함께한 대구의 연대기를 세계사의 흐름과 함께 풀어낸다. 어부 집안 출신으로 대구잡이 어선에 승선한 경험도 있는 마크 쿨란스키는 7년간 시카고트리뷴 카리브해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해 이 책을 썼다.한때 요리사로서 일했던 그는 각 장이 끝날 때마다 다양한 국가의 대구 요리법을 소개한다. 이 책은 1997년 미국에서 초판이 출간되자마자 수많은 찬사를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감수를 더해 재출간됐다. 다른 생선에 비해 커다랗고 번식이 왕성한 대구는 머리부터 알, 위, 간, 껍질까지 식용으로 사용되기에 유럽인들의 식재료로 인기를 끌었다. 대구를 둘러싼 유럽 국가들의 경쟁이 심해졌고, 대구 어획을 둘러싼 치열한 갈등이 이어졌다. 15세기 영국, 한자동맹 등 유럽 국가들은 북대서양 대구 어장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 하지만 스페인 북부의 바스크인들은 이들과 충돌 없이 유유히 대서양 멀리에서 말린 대
지난해 프랑스 통신사 AFP는 한국의 커피 문화로 ‘얼죽아’를 조명했다. ‘얼어 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줄인 말로 추운 날에도 차가운 커피만 마시는 사람을 일컫는다.<커피, 이토록 역사적인 음료>는 등단 시인이자 커피 연구자인 진용선이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커피가 어떻게 한국인이 가장 즐기는 음료가 됐는지 보여준다. 구한말까지 가장 대중적인 음료는 숭늉이었다. 일제강점기부터 커피가 한국인의 삶에 스며들었다. 커피는 힙한 문화의 상징이었다. 유행에 민감한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이 커피를 마시는 게 일상이 됐다. 아이스커피는 다방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였다. 한국인의 얼죽아 사랑엔 꽤 깊은 역사가 있다.해방 이후에는 미군 전투식량에 있던 인스턴트커피가 시중에 대량으로 유통돼 많은 사람이 커피를 즐겼다. 저자는 동서식품의 인스턴트커피가 한국 사회를 바꾼 제품이라고 한다. 다방에서 마시던 커피를 집과 회사를 비롯한 모든 곳에서 마실 수 있게 돼서다.커피에 대한 벽이 완전히 사라져 모든 사람이 저렴하고 쉽게 커피를 마시게 됐다. 여기에 커피 자판기가 더해져 커피는 국민 음료 반열에 올라섰다.커피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영화 ‘포레스트 검프’ 주인공처럼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 순간엔 늘 커피가 함께 있었음을,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우연이 아님을 깨닫는다.최종석 기자
2023년 2월 프랑스 통신사 AFP가 한국인의 커피 문화 중 하나인 ‘얼죽아’를 ‘Eoljukah’라는 영문으로 집중 조명을 한 적이 있다. ‘얼죽아’는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준말로, 날씨에 개의치 않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만을 마시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한겨울 맹추위에 추워서 얼어 죽을지언정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포기하지 않고, 아침에는 늘 커피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한국인의 커피 문화는 유별나다. 시장 조사기관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1인당 커피 소비량은 405잔에 이른다. 세계 평균 152잔의 2.6배에 달하는 수치며, 아시아에서는 1위다. 거리에는 한 집 건너 한 집씩 커피 전문점이 성업 중이다.한국은 언제부터 커피의 나라가 됐을까? <커피 이토록 역사적인 음료>는 등단 시인이자 커피 아키비스트인 저자가 구한말부터 현재까지 커피가 한국에 도입되고 국민 생활 속에 자리 잡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그는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커피가 어떻게 한국인이 가장 즐기는 음료가 됐는지 알려준다.구한말까지 가장 대중적인 음료는 따뜻하고 구수한 숭늉이었다. 저자는 숭늉에 익숙했던 한국인들에게 커피가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이야기로 풀어낸다. 많은 사람이 커피를 처음 마신 사람이 고종이라고 알고 있지만, 고종은 커피 애호가로 유명할 뿐이다. 커피는 1800년대 서양 선교사들에 의해 들여왔고, 1884년 기록에 의하면 이미 고위 관료들과 궁중 밖에서 낯선 음료가 아니었다.일제 강점기부터 커피는 본격적으로 국민의 삶에 스며들게 됐다. 커피는 가장 힙한 문화의 상징이 됐고, 유행에 민감했던 모던 보이와 모던 걸들은 커피를 마시는 게 일상이
2022년 9월 26일 유럽 발트해에서 두 번의 굉음이 울렸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해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가 폭발한 것이다. 이 가스관은 러시아에 적대적인 폴란드와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 천연가스를 곧바로 독일에 수송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노르트스트림의 덫>은 러시아가 어떻게 유럽을 장악하려 했는지 노르트스트림의 역사를 통해 설명한다. 노르트스트림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유럽에 깔아놓은 트로이 목마라고 고발한다.러시아는 20년 동안 체계적으로 가스관을 유럽 전역에 깔기 위해 힘썼다. 가스관은 배로 운송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과 가격 경쟁력으로 유럽을 사로잡았다. 독일이 가스관 건설에 앞장섰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푸틴의 꼭두각시 역할을 했다.러시아 국영 기업 가스프롬에서 공급하는 천연가스 물량이 파이프라인 전체를 채울 수 없는데도 가스관은 계속 이어졌다. 2001년 이후 20년 동안 유럽에 거미줄처럼 깔린 가스관은 잠깐 잠그기만 해도 한 국가를 공포에 빠뜨릴 수 있게 됐다.노르트스트림을 누가 폭발시켰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유럽은 푸틴의 덫에 완전히 갇히기 전에 가까스로 빠져나왔다는 것이다. 책은 정치와 경제, 탐욕과 무지가 얽히고설킨 음모와 반전의 지정학 스릴러처럼 읽힌다. 러시아와 유럽의 관계를 이해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근본 원인을 깨닫는 데 큰 도움이 된다.최종석 기자
2022년 9월26일 발트해의 해저에서 두 번의 굉음이 울렸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해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가 폭발한 것이다. 이 가스관은 러시아에 적대적인 폴란드와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 발트해를 건너 러시아에서 독일로 곧바로 천연가스를 수송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 가스관들은 왜 만들어졌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에 왜 폭발하게 됐을까?프랑스의 언론인 출신 작가 마리옹 반 렌테르겜은 <노르트스트림의 덫>에서 푸틴의 러시아가 어떻게 유럽을 장악하려 했는지 노르트스트림의 역사를 통해 지정학적 역학관계를 재구성한다. 저자는 노르트스트림은 푸틴이 러시아의 위대함을 되찾기 위해 유럽 한복판에 깔아놓은 트로이 목마라고 고발한다.연간 수송 능력이 1100억㎥에 달하는 긴 파이프라인은 기술상 대단한 업적으로 평가되지만 구상 단계부터 반대 목소리가 컸다.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가 심화되어 푸틴이 천연가스를 전략무기로 휘두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스관의 지정학적 위치에서 배제되는 동유럽 및 발트해 국가들이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마주할 수도 있었다. 결국 2022년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현실이 됐다.러시아는 20년 동안 체계적으로 가스관을 유럽 전역에 깔기 위해 힘을 썼다. 가스관은 선박으로 운송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구 온난화 해결에 관심이 많은 유럽을 사로잡았다. 특히 독일은 가스관 건설에 앞장섰고,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푸틴이 보장하는 지위와 임금을 받고 꼭두각시 역할을 했다.러시아의 국영 천연가스 기업 가스프롬은 사실상 푸틴
지난 수십 년 동안 노동 형태는 큰 변화를 겪었다. 플랫폼 경제의 발달로 기존 범주로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형태의 일이 등장했다. 프리랜서, 배달 노동자, 크리에이터 등 전통적인 고용관계에서 벗어나 자기 능력을 상품화하는 노동자가 많이 등장했다.이들의 노동환경은 여느 직장인보다 더 자율적이고 독립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정하고 위험한 경우가 많다. 불안정한 노동자들의 삶을 연구해 온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에서 디지털 전환 시대에 달라진 노동에 관한 연구를 전한다.저자는 일의 형태가 변화하면서 새로운 불안정성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지, 모호한 지위의 노동자를 둘러싼 제도적 노력이 어느 부분에서 실패하는지를 밝혀낸다. 불안정한 노동은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일의 방식, 작업장의 범위, 정해진 노동시간, 고용주와 노동자의 명확한 관계가 모두 모호해진 형태다.저자는 청년층을 향한 관심도 환기한다. 2002년의 청년들은 ‘약간 불안정’한 상태로 일하는 집단이 가장 컸다. ‘불안정’하거나 ‘안정적’인 비율은 낮았다. 하지만 2022년에는 양극단을 경험하는 비율이 1.5배 이상 높아지고 약간 불안정한 비율이 60%가량 줄었다.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시대에 노동의 변화와 노동자의 생존 조건을 더 깊게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최종석 기자
지난 수십 년 동안 노동의 형태가 큰 변화를 겪어왔다. 플랫폼 경제의 발달로 인해 기존의 범주로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형태의 일이 등장했다. 프리랜서, 배달 노동자, 크리에이터 등 전통적인 고용관계에서 벗어나 자신의 능력을 상품화하는 노동자들이 많이 등장했다. 이들의 노동환경은 여느 직장인들보다 더 자율적이고 독립적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정하고 위험한 경우가 많다. 보이지 않는 통제 속에서 더 위태로운 생존 조건에 처해 있기도 하다. 불안정한 노동자들의 삶을 연구해 온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에서 디지털 전환 시대에 달라진 노동에 관한 연구를 전한다. 저자는 단순히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이 여전히 가난하고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익숙한 서사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다. 일의 형태가 변화하면서 새로운 불안정성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지, 모호한 지위의 노동자를 둘러싼 제도적 노력이 어느 부분에서 실패하는지를 밝혀낸다. 저자는 먼저 혁신이라는 화려한 수사 뒤에 감춰진 노동의 퇴행 현장을 고찰한다. 새벽 배달 노동자, 산업재해 노동자, 가짜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살펴보며 시간과 돈이 모두 부족한 ‘이중 빈곤’에 내몰린 사람들의 현실을 드러낸다. 회사들은 새벽 배송 노동자들의 시간당 업무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순위를 매기고, 이를 정규직 전환을 위한 경쟁 도구로 이용한다. 노동자들은 몇 단계 레벨로 분류되고 주어진 배송 물량을 달성하지 못하거나 산재 혹은 병가를 신청하면 레벨 포인트의 감점으로 이어지게 된다. 2022년 안전운임제를 요구하며 대대적인 파업을 벌인
우둔한 사람을 ‘새 대가리’라고 부르는 것은 우둔한 일이다. 새의 두뇌는 전체 몸집에 비해 크다. 수천㎞ 떨어진 곳에서 집으로 찾아갈 수 있는 비둘기처럼 천재적인 길 찾기 능력을 갖췄다. 주변 환경을 기억하는 기억력과 경험에서 얻은 지혜를 활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예방 의학 권위자인 데이비드 B 아구스 미국 남캘리포니아대(USC) 의과대학 교수는 인간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했다. 그는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에서 동물들에게서 배워야 할 다양한 생존 방식에 관해 이야기한다.거대한 코끼리의 세포는 웬만해서는 변이되지 않으므로 암에 걸릴 확률이 인간과 비교하면 매우 낮다. 인간이 평생 암에 걸릴 확률은 33~50%로 추정되지만 코끼리는 5%에 불과하다. 코끼리는 p53이라고 불리는 단백질에 기초한 튼튼한 항암 시스템을 지녔기 때문이다. 오늘날 이 단백질 유전자는 가장 많이 연구되는 유전자가 됐다.야생 코뿔소는 불임 문제가 없다. 반면 포획 상태의 코뿔소 어미에게서 태어난 코뿔소는 불임 문제를 겪는다. 코뿔소 불임 문제의 원인을 규명하던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불임 호르몬을 발생시키는 것을 밝혀냈다. 만성적 수면 부족, 스트레스, 신체활동 부족 등이 이 미생물의 기능에 큰 영향을 미쳤다.저자는 똑똑한 문어와 치매에 걸린 돌고래 사례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에 걸리지 않고 영원히 맑은 정신으로 사는 것에 관해서도 얘기한다.최종석 기자
‘새 대가리’라는 말은 지능이 모자란 사람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알려졌다. 지능이 떨어지면 뇌 크기가 새처럼 작으리라 추정해서 나온 말이다. 하지만 새의 두뇌는 전체 몸집에 비해서 크다. 수천 km 떨어진 곳에서 집으로 찾아갈 수 있는 비둘기처럼 천재적인 길 찾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주변의 환경을 기억하는 기억력과 경험에서 얻은 지혜를 활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예방 의학 권위자인 데이비드 B. 아구스 미국 남캘리포니아대(USC) 의과대학 교수는 인간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해 왔다. 그는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에서는 동물들에게서 배워야 할 다양한 생존방식에 관해 이야기한다.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부터 노화, 사랑, 돌봄까지 인류에게 중요하지만 여전히 풀지 못한 문제들의 해답을 동물을 통해 제시한다.기린은 목 길이가 대략 2m이므로 피를 머리까지 공급하고 높은 혈압을 유지하려면 매우 큰 심장이 필요하리라 추정해 왔다. 하지만 기린의 심장은 그리 크지 않고 심혈관 건강에 아무 부담을 주지 않고 높은 혈압을 유지한다. 대부분 이런 특징은 유전적 특성에 기인한다. 잇몸 건강도 심장병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만성 잇몸 질환이 심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염증을 일으킨다. 작은 소등쪼기새는 기린의 이빨 사이에 낀 음식 조각을 먹는다. 스케일링과 치실질을 한꺼번에 하는 효과다. 기린처럼 치아를 깨끗이 관리하는 것이 심장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길이라는 것이다.거대한 코끼리의 세포는 웬만해서는 변이되지 않으므로 암에 걸릴 확률이 인간과 비교하면 매우 낮다. 인간이 평생 암에 걸릴 확률
2015년 미국 대형 은행 웰스파고는 ‘포천’이 선정한 ‘가장 존경받는 기업’ 22위에 꼽혔다. ‘배런스’에서는 7위에 선정돼 두 경제 주간지의 찬사를 동시에 받았다. 하지만 2년 후, 이 회사는 수천 개의 사기성 고객 계좌를 개설했다는 이유로 1억8500만달러의 벌금을 냈다.가장 모범적인 은행으로 알려진 웰스파고는 어쩌다가 고객 모르게 가짜 당좌예금 계좌와 신용카드를 발급하며 수천 명의 직원이 범법 행위에 참여하게 했을까? 스캔들 여파 속에서 진행된 조사는 이 사건의 가장 큰 원인으로 ‘대외적으로 선언된 것과 내부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의 어긋남’과 ‘달성 불가능한 인센티브 구조가 낳은 심한 압력과 치열한 영업 문화’를 들었다.미국 컨설팅기업 네이발렌트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 관리자인 론 카루치는 <정직한 조직>에서 어떤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정직한 문화가 뿌리내리는 것이라고 전한다.저자가 말하는 정직은 단순히 거짓말을 안 하는 것이 아니다. 책의 원제 ‘To be honest’처럼 ‘솔직해지라’는 주문에 가깝다. 조직원들이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서로 함께 공유하고, 회사의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라고 강조한다.저자는 회사의 행동과 말이 다른 것이 직원들을 사기꾼으로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전한다. 예를 들면 고객 서비스 담당자가 화가 난 고객에게 반복적으로 응대할 암기 스크립트를 받았을 때, 그들은 ‘좋은 서비스’라는 회사의 공식 약속을 개인적으로 위반한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결함이 있는 제품이나 형편없는 서비스에 대해 고객에게 거짓으로 대응하게 할수록 직원들
2015년 미국 대형 은행 웰스 파고는 <포춘>이 선정한 ‘가장 존경 받는 기업’ 22위에 꼽혔다. <배런스>에 의해서는 7위로 선정되며 두 경제 주간지의 찬사를 동시에 받았다. 하지만 2년 후, 이 회사는 수천 개의 사기성 고객 계좌를 개설했다는 이유로 1억8500만달러의 벌금을 내는 데 연방규제기관과 합의한다. 가장 모범적인 은행으로 알려졌던 웰스 파고는 어쩌다가 고객 모르게 가짜 당좌 예금 계좌와 신용카드를 만들며 수천 명의 직원들이 범법 행위에 참여하게 했을까? 스캔들 여파 속에서 진행된 조사는 이 사건의 가장 큰 원인으로 ‘대외적으로 선언된 것과 실제 비전·가치의 어긋남’과 ‘달성 불가능한 인센티브 구조가 낳은 심한 압력과 치열한 영업 문화’를 들었다. 미국 컨설팅기업 네이발렌트의 공동설립자이자 최고 관리자인 론 카루치는 <정직한 조직>에서 어떤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 정직한 문화가 뿌리내리는 것이라고 전한다. 그는 수백 건 이상의 기업 사례와 논문을 토대로 정직한 조직을 만드는 조건과 리더가 실행해야 할 원칙을 소개한다. 저자가 말하는 정직은 단순히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의 원제가 <To be honest>인 것처럼 ‘솔직해지라’는 주문에 가깝다. 조직원 간에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서로 함께 공유하고, 회사의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라고 강조한다. 말과 행동 사이에 차이를 발견했을 때, 그 사실을 인정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저자는 회사의 행동과 말이 다른 것이 직원들을 사기꾼으로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전한다. 예를 들면 고객 서비스 담당자가 화가 난
1957년 10월 미국이 충격에 빠졌다.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위성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다. 소련이 ICBM으로 핵폭탄 같은 훨씬 더 무거운 탄두를 지구 반대편에 있는 미국 어느 도시에도 보낼 수 있게 됐다는 뜻이었다.소련의 과학기술 위협이 현실로 다가오자 미국 정부는 이에 대응하는 조직을 꾸렸다. 국방부 내에 고등연구계획국(ARPA)이라는 명칭으로 ‘미래의 거대 무기 시스템’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곳이었다. 이 조직은 이후 베트남전을 거치며 앞에 ‘국방’이라는 글자가 붙었다.<다르파 웨이>는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다르파·DARPA)이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창의적인 군사 연구기관으로 성장했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다르파는 끊임없이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했다. 인터넷, 범지구적 위치측정시스템(GPS), 스텔스 기술, 무인 드론 등 우리 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기술이 다르파의 혁신적인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베트남전쟁은 다르파의 기술력이 미군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던 시기였다. 다르파는 정글에서 가볍게 들고 다니기 쉬운 ‘M16 돌격 소총’을 개발했다. 이 소총은 아직도 미군 병사들이 사용한다. 낮게 나는 무인기, 적을 추적하는 감청 장비와 땅의 진동을 측정하는 기기 등 전쟁용 기기가 속속 개발됐다. ‘에이전트 오렌지’라고 불리는 고엽제를 개발한 것도 다르파였다. 화학무기 사용은 윤리적 논란을 불러왔다.다르파의 기술력이 발전할수록 과학과 전쟁의 윤리적 딜레마는 더 깊어졌다. 1970~1980년대를 거치며 전쟁 이외의 작전으로 기술은 더욱 확장됐다. 가상공
1957년 10월 미국은 충격에 빠졌다. 소련이 세계 최초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위성은 소련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다. 소련은 ICBM으로 핵폭탄과 같은 훨씬 더 무거운 탄두를 지구 반대편에 있는 미국 내 어느 도시에도 보낼 수 있게 됐다.소련 과학 기술의 위협이 현실로 다가오자 미국 정부는 이에 대응하는 조직을 만들었다. 국방부 내에 고등 연구 계획국(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ARPA)이라는 명칭으로 ‘미래의 거대 무기 시스템’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곳이었다. 이 조직은 이후 베트남전을 거치면서 국방(Defence)라는 이름을 붙는다.<다르파 웨이>는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다르파:DARPA)이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창의적인 군사 연구기관으로 성장했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다르파는 끊임없이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했다. 인터넷, 범지구적 위치 측정 시스템(GPS), 스텔스 기술, 무인 드론과 같은 우리 생활 속에서 흔히 사용되는 기술들이 다르파의 혁신적인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베트남전쟁은 다르파의 기술력이 미군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던 시기였다. 다르파는 정글에서 가볍게 들고 다니기 쉬운 ‘M16 돌격 소총’을 개발했다. 이 소총은 아직도 미군 병사들이 사용한다. 낮게 나는 무인기, 적을 추적하는 감청 장비나 땅의 진동을 측정하는 기기 등 전쟁용 기기들이 속속 개발됐다.‘에이전트 오렌지’라 불리는 고엽제를 개발한 것도 다르파였다. 정글의 반군이라는 극도로 복잡다단한 문제를 한 방에 끝내 버릴 방법을 고안했다. 광대한 밀림에 고엽제 살포해 베트콩들의 주식이었던 뿌리 식물 마니옥(카사바)
‘한국인은 어디서, 어떻게, 왜 이곳 한반도로 왔는가?’<한국인의 기원>은 한국인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추적한 책이다. 생물지리학, 고기후학, 고생태학을 연구하는 박정재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가 썼다. ‘방랑자’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 대륙을 나와 어떻게 한반도까지 도달했는지 인류 이동의 역사를 살펴본다.그는 세계 각 지역에서 인간 집단이 형성될 때 “기후변화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수만 년 동안 인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끊임없이 움직였다는 것. 이 과정에서 다양한 기원의 사람이 섞였고 한반도 사람도 예외가 아니었다.아프리카에서 출발해 동쪽으로 이동한 호모사피엔스는 약 4만 년 전 동아시아에 도착했다. 농경이 시작되기 전이라 수렵채집민 집단은 어로와 사냥이 쉬운 초원 지대를 선호했다. 한반도는 인기 있는 곳이 아니었다. 하지만 2만5000년 전 기온이 낮아지자 추위를 피해 북방민이 한반도로 들어왔다. 다시 온난해지면서 북방으로 돌아갔고 소빙하기가 올 때마다 남하를 반복했다.한국인은 자신들이 북방계 유전자 영향을 받아 몽골인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여긴다. 하지만 한국인과 몽골인은 유전적으로 꽤 차이가 난다. 저자는 최신 연구를 인용해 한국인은 남방에서 올라와 북방에 정착했다가 다시 한반도로 내려온 남중국인과 비슷하다고 했다. 최근 중국 동북 지역의 ‘랴오허 문명’ 연구가 활발한데, 이 랴오허 문명과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현대인이 한국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일본 최초의 벼 농경 문화는 ‘아요이 문명’이다. 그 기원은 한반도 금강 중하류에 존재하던 송국리 문화에서 찾을 수 있
‘한국인은 어디서, 어떻게, 왜 이곳 한반도로 왔는가?’우리는 누구나 자기 뿌리에 대해 궁금해한다. 한국인은 단일민족이라는 신화에 익숙해져 있지만 그 기원이 유라시아 여러 곳이라는 것이 정설이다.<한국인의 기원>은 생물지리학, 고기후학, 고생태학을 연구하는 박정재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가 한국인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추적하는 책이다. 그는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빠져나와 어떻게 한반도까지 도달했는지 인류 이동의 역사를 살펴본다.특히 그는 세계 각 지역에서 인간 집단이 형성될 때 기후변화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한다. 수만 년 동안 인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끊임없이 움직였다는 것. 이 과정에서 다양한 기원의 사람들이 섞였고 한반도의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었다.아프리카에서 출발하여 동쪽으로 이동한 호모 사피엔스가 약 4만 년 전 동아시아에 도착했다. 이때는 농경이 시작되기 전이라 수렵채집민 집단은 어로와 사냥이 쉬운 초원지대 거주지를 선호해 한반도는 인기 있는 곳이 아니었다. 하지만 2만5000년 전 이후 기온이 떨어지면서 추위를 피해 북방민들이 한반도로 들어왔다. 이후 다시 온난해지면서 북방으로 다시 돌아갔고 소빙하기가 올 때마다 남하를 반복했다.과거 한국인들은 자신이 북방계 유전자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몽골인과 유사하게 생겼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한국인과 몽골인은 유전적으로 꽤 차이가 난다. 저자는 한국인은 남방에서 올라와서 북방에서 정착했다가 다시 한반도로 내려온 남중국인들과 유사하다고 밝힌 최신 연구 결과를 전한다.최근 중국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고대 황허 문명에 앞서 황허 동북쪽에
<동물의 감정은 왜 중요한가>는 마크 베코프 미국 콜로라도대 생태학 및 진화생물학 명예교수가 동물의 행동과 감정에 관해 쓴 책이다. 2007년에 낸 초판을 전면 개정해 최근 다시 출간했다.일반적으로 감정은 공포, 행복, 슬픔과 같이 의식적 사고가 필요하지 않은 ‘일차적 감정’과 후회, 질투와 같은 좀 더 미묘한 ‘이차적 감정’으로 나뉜다.여러 동물이 공감과 연민 등 이차적 감정을 드러낸다. 굶주린 붉은털원숭이는 자신이 먹이를 먹으면 다른 원숭이가 전기 충격을 받는 것을 보고 먹이를 먹지 않으려고 했다. 어떤 쥐는 또 다른 쥐가 물에 빠져 죽는 모습을 보고 초콜릿을 먹다가 그만뒀다.밧줄에서 풀려난 고래는 자신을 구해준 잠수부에게 다가가 주둥이를 비비대고 퍼덕였다.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코끼리들은 죽은 동료를 발견하면 그 위에 흙을 뿌리며 매장 의식을 벌였다. 그들은 밤을 지새워 무덤을 지켰다.최종석 기자
우리는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인간이 더 영리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통, 슬픔, 기쁨, 불안, 분노, 애정과 같은 감정은 인간만 느끼는 특별한 감정일까? 동물행동학자들은 동물도 풍부한 감정을 느끼는 존재이며 인간이 유일하지도 독특하지도 않다고 말한다.<동물의 감정은 왜 중요한가>는 마크 베코프 미국 콜로라도대 생태학 및 진화생물학 명예교수가 동물의 행동과 감정에 관해 쓴 책이다. 2007년 초판이 출간되었을 당시에는 그동안 논외의 대상이었던 동물들의 마음을 자세히 분석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17년이 지난 지금이 그의 주장이 대체로 사실로 입증되면서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동물 복지’라는 개념에 대해 사람들이 많이 관심이 있다. 저자는 그동안 쌓여온 새로운 연구 결과를 추가해서 전면 개정판을 냈다.일반적으로 감정은 공포, 행복, 슬픔과 같은 의식적 사고가 필요하지 않은 ‘일차적 감정’과 후회, 갈망, 질투와 같은 좀 더 미묘한 ‘이차적 감정’으로 나뉜다. 개가 이빨을 드러내거나 으르렁거리는 행동은 서로 다른 상황과 맥락에 따라, 또는 누가 관련됐고 어떤 공간에 있는지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가 질투심을 느끼는 경우, 인간이 질투심을 느낄 때처럼 뇌의 특정 부위가 활성화된다.저자는 흥미로운 동물들의 실험을 소개하면서 동물들도 이차적인 감정을 느낀다고 전한다. 특히 공감 능력과 연민은 동물들이 보여주는 주요 감정이다. 굶주린 붉은털원숭이는 자신이 먹이를 먹으면 다른 원숭이가 전기 충격을 받게 되는 것을 보고, 먹이를 먹지 않으려고 했다. 쥐가
누구나 글을 쓰는 시대다. 소셜 미디어, 블로그, 메신저 같은 뉴미디어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쓴 엄청난 양의 글이 넘친다. 그만큼 우리말을 쉽게 쓰고 쉽게 읽을 수 있지만 쉽게 틀리기도 한다. ‘심심한 사과’를 ‘지루한 사과’로, ‘사흘’을 ‘4일’로 잘못 이해했다는 일도 벌어진다. <어른을 위한 말 지식>은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전하는 책이다. 신문사에서 29년째 교열기자로 일하고 있는 노경아 한국일보 교열팀장은 맞춤법 등 ‘법’ 중심의 딱딱한 글이 아닌, 살아가는 이야기에 우리말을 담아 편안하게 익힐 수 있게 돕는다. ‘애끊다-애끓다’, ‘매다-메다’, ‘난이도-난도’처럼 늘 쓰는 말인데 헷갈리는 단어들의 차이를 생활 속 이야기로 알기 쉽게 정리해 준다. ‘운동화 끈은 매고, 배낭은 메라’, ‘우표 붙은 편지를 부쳐라’, ‘마을 졸인 날에 갈치조림’ 등 발음이 같아 잘못 쓰기 쉬운 말들을 쉽게 구분하는 법도 알 수 있다. 저자는 말에 담긴 마음까지 헤아릴 줄 아는 품위 있는 우리말 사용법도 알려준다. 장애인을 친근하게 표현하기 위해 통용되었던 ‘장애우’가 잘못된 이유는 초등학생이 장애를 가진 80대 어르신에게 “친구야”라고 부르는 예의에 어긋난 말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벙어리장갑’도 언어장애인을 비하하는 말이라 쓰지 말아야 한다. 차장, 부장, 국장 같은 지위는 자체가 호칭이자 존칭이기 때문에 ‘님’을 굳이 붙일 필요가 없다고 덧붙인다.글을 올바르고 편안하게 잘 썼으면 수많은 글 속에서 독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글쓰기 플
서양의 사과는 서구의 선교사들에 의해 조선 말기에 도입됐다. 일제 강점기에 과수원을 통해 사과가 본격 재배됐다. 양질의 조선 사과는 일본에서 비교적 근거리인 경상도에서 반출되어 바다를 넘어갔다. 경상도 사과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아오모리산과 경합해 맛과 가격에서 우위를 보이며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일제 식민지 역사가 한국에 남긴 상흔은 여전히 깊다. 일본은 제국의 식료 시스템을 지탱하기 위해 식민지 조선을 이용했다. 임채성 일본 릿쿄대 경제학부 교수는 <음식조선>을 통해 식민지 조선의 음식문화가 일제에 의해 어떻게 바뀌었는지 고찰한다. 쌀, 명란젓, 홍삼, 우유, 소주, 맥주, 담배 등 9가지 품목을 통해 식료의 도입과 발전을 역사적 사료를 통해 전한다. 그는 식민지 수탈론이나 근대화론 같은 역사적 논의가 주로 이뤄지면서 식료의 생산, 유통, 소비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시도는 거의 없었다고 전한다. 그는 식민지 조선에서 일어난 식료산업의 재편이 양국의 음식문화를 어떻게 바꿨는지 조명한다. 조선의 소는 쌀 만큼이나 대한해협을 많이 건넜다. 소고기뿐만 아니라 농업용 소의 공급을 통해 일본 경제의 일부가 됐다. 1930년대 초에 이르러서는 일본 전체의 사육 두수의 15%를 차지했다. 지금은 일본 음식으로 알려진 명란젓은 한국에서 유래했다. 함경도에서 만들어져 일본으로 넘어간 명란젓은 일본인의 기호품이 됨으로써 상품화됐다. 원료 조달부터 가공까지 일본에 의해 시스템화되면서 지금은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소비량이 많아졌다. 조선에서는 생우유를 마시는 습관이 없었다. 일제가 서양 젖소 품종을 들여오면서 우유는 ‘문명적
고대 그리스신화에서 프로메테우스는 신에게서 불을 훔쳐다 주면서 인간에게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능력을 선사했다. 프로메테우스는 ‘예지력’이란 뜻이다. 과거와 현재 너머 내일에 관해 생각하는 힘은 인간을 지구의 정복자로 만들었다.<시간의 지배자>는 토머스 서든도프 호주 퀸즐랜드대 심리학과 교수와 그의 동료들이 쓴 인간의 예지력에 관한 책이다. 인간과 동물의 근본적인 격차가 예지력, 즉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에서 기인했다는 것을 밝힌다.‘멘털 타임머신’ 능력은 인간 진화의 핵심 동력이었다. 인간은 정신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 있었던 일을 한 번 더 경험하고,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없어도 미래를 상상한다. 미래를 자신이 계획한 대로 설계하며 기회와 위험을 사전에 대비하는 강력한 능력을 지녔다.그 덕에 인간은 변덕스러운 지구에서 삶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달력과 시계의 발명은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체계적으로 관찰한 지식을 대물림할 수 있게 했다. 문자와 글의 발명은 사람들 사이의 거래를 강화하고 낯선 이들 간 높은 신뢰와 협력을 가능하게 했다.저자는 인간의 예지력을 예찬만 하지 않는다. 인간 스스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만한 능력이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지금 애써야 한다고 말한다. 역설적이지만 앞을 내다보는 능력은 이런 예지력의 한계를 깨는 데서 시작됐다고 설명한다.예지력은 자주 실패한다. 실패한 예지력은 종종 인류에게 재앙을 초래했다. 자동차 엔진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가솔린에 납을 섞은 유연휘발유를 개발한 발명가 토머스 미즐리 주니어는 자신이 세계 최악의 오염 물
고대 그리스신화에서 프로메테우스는 신에게서 불을 훔쳐다 주면서 인간에게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능력을 선사했다. 그는 우리에게 문화, 경작, 수학, 의학, 기술 그리고 문자를 가져다줬다. 프로메테우스는 ‘예지력’이란 뜻이다. 과거와 현재 너머 내일에 관해 생각하는 힘은 인간을 지구의 정복자로 만들었다. <시간의 지배자>는 토머스 서든도프 호주 퀸슬랜드대 심리학과 교수와 그의 동료들이 쓴 인간의 예지력에 관한 책이다. 인간과 동물의 근본적인 격차가 예지력, 즉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에서 기인했다는 것을 밝힌다. 저자는 인간의 ‘멘탈 타임머신’ 능력이 인간 진화의 핵심 동력이었다고 전한다. 인간은 정신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 있었던 일을 한 번 더 경험하고,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없어도 미래를 상상한다는 것. 인간은 미래를 자신이 계획한 대로 설계하며 기회와 위험을 사전에 대비할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저자는 인간의 능력을 예지력을 예찬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 스스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만한 능력이 안 된다는 것을 알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지금 애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앞을 내다보는 능력은 이런 예지력의 한계를 깨는 데에서 시작됐다고 전한다. 인간은 시간여행의 도구를 발명함으로써 변덕스러운 지구에서의 삶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달력과 시계의 발명은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체계적으로 관찰한 지식을 대물림할 수 있게 만들었다. 문자와 글의 발명은 사람들 사이의 거래를 강화하고 낯선 이들 간의 높은 신뢰와 협력을 가능하게 했다. 예지력은
2003년 미국 사진작가 케네스 아델만은 캘리포니아 해안 기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주정부의 지원을 받아 헬리콥터를 타고 바닷가 사진을 찍었다. 해안선의 침식을 기록으로 남기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지만 미국의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사진작가에게 5000만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소송은 법원에서 기각됐고, 소송비용 17만달러까지 모두 부담해야 했다.하지만 스트라이샌드가 입은 피해는 따로 있었다. 소송 전까지 6회에 불과하던 사진 조회 수가 42만 회로 폭증했다. 이후 무언가를 하지 말라고 하면 사람들이 더 열광적으로 하려 하는 현상을 스트라이샌드 효과라고 부르는 이유다.독일 출신의 신경과학자 헤닝 벡은 <생각 끊기의 기술>을 통해 두뇌의 합리적 판단을 방해하는 12가지 사고의 오류를 소개한다. 벡에 따르면 인간이 세상을 이해한다는 착각은 대부분 사람들이 자전거나 변기의 작동 원리가 어떻게 되는지 정확히 모른다는 사실만으로 간단히 증명된다. 매일 쓰는 스마트폰도 어떻게 이런 기능이 가능한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 온실효과 등 과학적 현상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서도 이에 대해 확고한 의식을 지니고 있다.우리는 문제를 해결할 때 더하고 또 더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고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모든 것은 점점 단순해지기보다 더 복잡해지는 경향이 있다. 유럽연합(EU) 식품 규정은 전통 나폴리 피자에 대해 2만4000개의 단어로 규정한다. 사과 마케팅에 필요한 빨간 사과에 관한 규정은 3만 자에 이른다. 우리는 새로운 해결책을 위해 무언가 더하거나 유달리 복잡하게 만들어 우리의 정신적 능력을 증명하는 경향
2003년 미국의 사진작가 케네스 아델만은 캘리포니아 해안 기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주정부의 지원을 받아 헬리콥터를 타고 바닷가 사진을 찍었다. 해안선의 침식을 기록으로 남기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지만 미국의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다르게 생각했다. 해변에 있는 자신의 저택이 온 세상에 공개됐다고 생각해 사진작가를 상대로 5000만 달러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결국, 법원에서 소송은 기각됐고, 소송비용 17만 달러를 모두 부담해야 했다. 하지만 스트라이샌드가 입은 피해는 따로 있었다. 그녀가 소송을 건 목적은 사생활 보호 때문이었으나 자신의 적극적 행동으로 일을 거꾸로 만들었다. 소송전까지 사진 조회 수는 6회에 불과했으나 온갖 매체가 떠들썩하게 다룬 이후 42만회로 폭증했다. 이후 무언가를 하지 말라고 하면 사람들이 더 열광적으로 해보려는 현상을 스트라이샌드 효과라고 부르게 됐다. 인간은 현명하게 사고하는 능력을 타고났고, 이 때문에 다른 생물과 인간을 끝내 구별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지적 능력으로 과거보다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기대 수명과 각종 경제 제표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나아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넘치는 정보 속에서 어리석은 판단을 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고, 잘못된 생각을 하며 감정적으로 행동한다. 스트라이샌드처럼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상황을 오히려 원하지 않던 방향으로 망친다. 독일 출신의 신경과학자인 헤닝 벡은 <생각 끊기의 기술>을 통해 두뇌의 합리적 판단을 방해하는 12가지 사고의 오류에 대해 소개한다. ‘세상을 이해한다는 착각’, ‘현재 기준으로 미래 판단하기’, ‘시시하
인간이 세운 가장 오래된 건물은 튀르키예에 있는 괴베클리 테베다. 기원전 1만 년께 세워졌는데 인간이 정착해 농사를 짓기도 전이다. 여기서 커다란 통이 발견됐다. 돌로 만든 통에는 보리와 물이 섞일 때 생성되는 화학물질의 흔적이 남아 있다. 농경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맥주가 있었다.콜린스 영어사전 편집자 출신인 영국의 저널리스트 마크 포사이드는 <주정뱅이 연대기>를 통해 인류의 술 역사를 탐구한다. 선사시대 인간부터 서부시대 카우보이까지 술에 대한 인류의 사랑을 재치 있는 입담으로 풀어낸다. 인류 역사의 중요한 순간에는 항상 술이 있었으며, 문명의 발전에도 술이 큰 역할을 했다고 전한다.상당히 많은 권력자가 통치 수단으로 술을 이용하기도 했다. 공포정치를 펼친 소련의 스탈린은 최상위층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중앙위원회 간부를 저녁에 자주 초대해 술을 엄청나게 먹였다.그들을 만취하게 해 의도적으로 수치심을 안기고, 서로 반목하게 하고, 혀가 풀려 실수로 본심을 드러내게 했다는 것이다.최종석 기자
인간이 세운 가장 오래된 건물은 튀르키예에 위치한 괴베클리 테베다. 기원전 1만 년 경에 지어졌는데 인간이 정착해 농사를 짓기도 전이다. 여기서 커다란 통이 발견됐다. 돌로 만든 통에는 보리와 물이 섞일 때 만들어지는 화학물질의 흔적이 남아 있다. 농경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맥주가 있었다. 인간은 어쩌면 맥주를 만들기 위해 농경을 시작했었을는지도 모른다. 콜린스 영어사전의 편집자 출신인 영국의 저널리스트 마크 포사이드는 <주정뱅이 연대기>를 통해 인류의 술 역사를 탐구한다. 선사시대 인간부터 서부시대 카우보이까지 술에 대한 인류의 사랑을 재치있는 입담으로 풀어낸다. 인류 역사의 중요한 순간에는 항상 술이 있었으며, 문명의 발전에도 술이 큰 역할을 했다고 전한다. 문자를 가졌던 문명은 맥주에 관해 참 많은 글을 써왔다. 지금의 이라크 지역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유적에선 원뿔 모양 맥주잔 그림이 많이 발견됐다. 원시 문서의 상당수는 차용증서였는데, 기원전 3200년경 사람들은 보리, 금 또는 맥주로 빚을 갚았다. 도시에선 선술집이 성행했고 모든 술집은 수제 맥주를 제조하는 지금의 마이크로 브루어리와 같았다.고대 이집트인들과 그리스인, 로마인들도 모두 술을 사랑했다. 특히 고대 이집트에서는 종교적 만취 전통이 있었다. 해마다 모든 사람들이 신을 기리면서 맥주와 와인을 마시는 만취 축제가 열렸다. 만취한 상태에서 신을 영접하고 신비로운 깨우침을 얻었다. 로마인들은 오로지 쾌락을 위해서 술을 마셨다. 권력자나 귀족들은 매일 밤 연회를 열어 배 터질 정도로 음식과 와인을 먹고 토해내기를 반복했다. 초기 기독교도 술과 함께 시
지난 3월 스페이스X의 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세 번째 비행에서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다. 최종 낙하에는 실패하면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지만 48분간 비행하며 새로운 우주 시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스타십이 우주산업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것은 크기와 비용 때문이다. 사람과 화물을 우주로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실어 나르고, 착륙 이후 이른 시일 내에 재발사할 수 있다.채드 앤더슨 미국 스페이스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스페이스 이코노미>에서 우주 경제 현황을 소개하며 우주 개발 시대의 투자와 창업 기법을 전수한다. 그는 스페이스X, 로켓랩, 스카이워치 등에 투자했으며 우주 시장을 초기부터 지켜본 사람으로, 우주의 경제적 가치가 급등하고 있는 데 비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전한다.저자는 우주 경제의 신흥 산업으로 우주정거장, 달산업, 우주 물류업, 우주 중공업이 발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주정거장은 우주 관광이라는 짧은 준궤도 비행을 넘어 우주 호텔을 만드는 것이다.우주 물류업은 교통, 쓰레기 제거, 궤도 서비스 등 다양한 관리 업무를 총괄한다. 우주 중공업은 외계 행성에서 채굴과 제조를 하고 에너지를 생산, 저장하는 일 등이다.우주 기반의 태양광 프로젝트도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책은 현재 가장 유망한 분야인 우주 산업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최종석 기자
지난 3월 스페이스X의 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세 번째 비행에서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다. 이후 낙하에 실패하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지만 48분간 비행하며 새로운 우주 시대의 가능성을 보였다.스타십이 우주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이유는 그 크기와 비용 때문이다. 사람과 화물을 이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우주로 실어나를 수 있고, 착륙 이후 이른 시일 내에 재발사가 가능하다. 이전과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우주 산업을 바꿔 놀 수 있다도 평가된다.채드 앤더슨 미국 스페이스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스페이스 이코노미>를 통해 우주 경제의 현황을 소개하며 우주 개발 시대의 투자와 창업 기법을 전수한다. 그는 스페이스X, 로켓랩, 스카이워치 등 투자자로 우주 시장을 초기부터 지켜본 사람으로 우주의 경제적 가치가 급등하는 데 비해 그 가능성이 간과되고 있다고 전한다. 그는 1990년 대 중반 IT 기업이 등장한 이후 모든 회사가 테크 기업이 된 것처럼, 미래에는 모든 기업이 우주 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뱅크오브아메리카는 10년 안에 우주 경제가 1조4000억달러(1921조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 시장에는 우주 발사체를 제작하고 위성을 개발하는 우주 인프라부터 우주 데이터를 수신, 가공, 저장, 전달하는 것과 관련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까지 다양하다. 수많은 소형 위성을 궤도에 올리거나, 우주 정거장을 세우고, 달과 화성에 기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까지 진행 중이다.우주 경제의 큰 특징 중 하나는 국제적이라는 것이다. 우주선 발사는 위치가 대단히 중요하지만, 이상적인 조건을 독점한 국가는 없다. 뛰어난 날씨, 대기 조건,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인류 최초로 핵폭탄을 개발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과학자다. <무엇을 바라볼 것인가>는 오랫동안 리더십을 연구해온 박종규 뉴욕시립대(CUNY) 스태튼아일랜드칼리지 경영학과 조교수가 오펜하이머의 리더십에 관해 쓴 책이다.저자는 오펜하이머가 자신의 모순을 인정하면서 핵 확산이 가져올 미래의 위협에 대해 솔직하고 진지하게 임했다고 전한다. 이런 행동이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오펜하이머가 주는 또 다른 교훈은 성장하는 리더십이다. 사람들은 오펜하이머가 중요한 프로젝트의 리더로 적합하지 않은 외골수적 괴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고 나서 다른 사람에게도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로 탈바꿈했다.그는 매주 공개 토론회를 열며 모든 사람이 자신이 전체 조직의 일부이고, 스스로 프로젝트 성공에 기여해야 한다고 느끼게 했다. 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한 과학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지적 욕구를 적극 활용한 맞춤형 접근 방식이었다.그는 자신의 책 <열린 마음>에서 비밀주의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로스앨러모스에서도 조직원들이 위계 또는 직무와 상관없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관련 정보와 조직 전체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했다.최종석 기자
J.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인류 최초로 핵폭탄 개발을 성공시킨 맨해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과학자다. 지난해 그의 전기 영화가 개봉한 이후 물리학자로서의 그의 업적뿐만 아니라, 핵폭탄을 만드는 과정, 그리고 선택과 고뇌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주목받은 것은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수많은 천재 과학자들을 이끈 뛰어난 지도력이었다. <무엇을 바라볼 것인가>는 오랫동안 리더십에 관해 연구해온 박종규 뉴욕시립대(CUNY) 스태튼아일랜드칼리지 경영학과 조교수가 오펜하이머의 리더십에 관해 쓴 책이다. 그는 13만 명의 인력과 현재가치로 약 35조원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를 지휘한 탁월한 리더였지만, 한편으로는 모순에 가득 찬 평범한 인간이었다. 저자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통해 효과적인 리더십의 본질이 무엇인지 조명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오펜하이머 리더십의 키워드는 모순과 인정이다. 그는 천재적이고 이성적인 물리학자였지만, 청년 시절 시기심과 분노에 사로잡혀 독사과로 지도교수를 해치려고 한 적이 있다. 핵폭탄 개발의 주역이면서도 인생 후반기에는 자신이 개발한 핵폭탄에 반대하는 모순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런 다면적인 모순성은 인간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저자는 오펜하이머가 자신이 가진 모순을 인정하고 핵확산이 가져올 미래의 더 큰 위협에 대해 솔직하고 진지하게 임했다고 전한다. 저자는 이런 모순된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타인의 다른 의견을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의견도 경청하는 리더십을 배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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