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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형석 필진
    심형석 필진 머니이스트외부전문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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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력
    (현)미IAU교수, 직방 자문위원
    (전)성결대학교 교수, 영산대학교 부교수
    (전)부동산114 이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소개글
    현장과 학교에서 두루 얻은 지식과 경험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많은 이들이 부동산시장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키우고 자신만의 자산관리 방법을 만들기를 기대합니다. 부동산 만이 아니라 자산시장 전반에 폭넓은 시각을 가지려 노력 중입니다.

  • "집도 중고는 싸다더니"…日 부동산 시장이 달라졌습니다 [심형석의 부동산 정석]

    최근 일본 도쿄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신축 분양 맨션(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8101만엔으로, 1990년 버블기 최고가(6123만엔)를 크게 넘어섰습니다. 연간 상승률로 보면 2023년에만 전년 대비 28.8% 치솟았는데, 1988년 32.8%, 1987년 29.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입니다.일본 부동산 가격은 신축 후 감가상각이 되면서 점차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중고 맨션의 가격은 한국 아파트처럼 상승하고 있습니다. 중고 맨션 가격이 25개월 연속 오르면서 2023년부터 부동산 시장 버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일본 도쿄 모든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도쿄도 면적은 2194㎡나 됩니다. 605㎡인 서울 면적의 3.6배에 달합니다. 도쿄 23개 구(628㎡)에서도 치요다구, 츄오구, 미나토구, 시부야구, 신주쿠구 등 도심 5구만 많이 오릅니다. 이곳은 한국인 관광객이 자주 다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도쿄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끄는 주택 유형은 '타워맨션'입니다. 한국의 주상복합 아파트와 유사한 형태인데, 고층 건물 위주로 조망권이 뛰어나 젊은층 선호도가 높습니다. 주택 수요층인 20·30세대가 도심 타워맨션을 선호하다 보니 맨션의 인기와 가격 상승률이 단독주택보다 높습니다.도쿄 중심지 타워맨션을 구입하는 계층도 한정적입니다. 부부 모두 연소득 700만엔(약 6870만원) 이상을 버는 고소득 전문직 맞벌이 부부인 '파워 커플'이 주요 구매층입니다. 2022년판 ‘파워 커플’ 분석에 따르면 일본 맞벌이 부부는 1632만 가구로 일본 전체의 30%를 차지합니다. 이 가운데 약 2%인 31만 가구만 파워 커플입니다.매년 1만가구씩 늘어나는 이들 파워 커플은 일본 부동

    2025.04.03 06:29
  • 토허제 확대 지정, '레셉스 개미 진단'의 반복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수에즈 운하는 지중해와 홍해, 인도양을 잇는 세계 최대 운하입니다. 길이가 163km에 달하는 이 운하를 만들어 영웅이 된 프랑스인 페르디낭 드 레셉스는 이후 파나마 운하 건설에 도전했다가 회사가 파산하는 실패를 겪었습니다.파나마 운하 건설 당시 말라리아 때문에 인부들이 많이 죽었는데, 레셉스가 이를 개미 때문이라 판단해 개미가 오르지 못하도록 침대 다리를 물그릇에 담그는 등의 조처를 했습니다. 하지만 말라리아의 원인은 모기였고, 침대 다리가 담긴 물그릇은 모기 번식만 도왔습니다.레셉스의 오판으로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운하 공사 중 2만200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문제 원인을 잘 진단했다면 말라리아로부터 인부들의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안타깝게도 잘못된 진단으로 폐해를 키우는 역사는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제도 마찬가지입니다.토지거래허가제 논란의 중심에 있던 서울시의 오세훈 시장 또한 이를 악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오 시장은 "저는 여전히 주택시장이 자유시장 원리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토허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자유거래를 침해하는 반시장적 규제임은 틀림없다"고 말했습니다.이전부터 오름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가격은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영향으로 한층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영향이 극대화된 3월 17일 기준 한국부동산원의 강남구의 주간 단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무려 0.83%였습니다.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강남구 전체 아파트 가격이 평균 43% 오르는 수치입니다.하지만 이렇게 과도한 상승률

    2025.03.31 06:30
  • 서울 외곽 아파트는 왜 오르지 못할까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작년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가 가장 많았던 자치구는 송파구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4329건 거래됐는데, 가장 거래가 많았던 7월에는 588건이 팔렸습니다. 다음으로 거래가 많은 자치구는 1년간 4213건을 기록한 노원구였습니다. 거래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송파구와 마찬가지인 7월이며 1건이 더 많은 589건 거래됐습니다.아파트 매매가 늘어나면 가격이 회복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거래량은 가격의 선행지표로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하지만 거래량만으로 현재의 시장 상황을 알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현장 전문가들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매도자(매수자)나 개업 공인중개사가 아니면 알 수 없는 ‘거래의 질’ 때문입니다.서울 외곽에서 거래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매수자와 매도자의 특성이 주거선호지역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주거선호지역의 경우 대부분이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거래가격을 매도자가 정하기에 특별한 사정이 있는 급매가 아니라면 매도자가 원하는 가격을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반면 서울 외곽은 대부분 매수자 우위 시장입니다. 매수자가 원하는 가격 범위에서 거래가 이뤄집니다. 매수자는 매도자의 가격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으려 하고, 개업 중개사들도 매수자의 의향에 맞춰 조정해주려 합니다. 매수자가 원하는 가격이 맞춰져야 거래가 성사되기에 주거 선호지역에 비해 가격 조정 폭이 큽니다.거래 연령대를 살펴봐도 차이가 납니다.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 서울 외곽은 아파트가 비싸지 않아 젊은 층이 많이 살 것 같지만, 큰 오산입니다. 노원구와 도봉구 그리고 강북구의 2030세대 거

    2025.03.25 06:30
  •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지정, 풍선효과의 시작점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서울 아파트 시장 상승세가 계속되는 중입니다. 최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이뤄진 거래는 대부분 신고가를 경신했고,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도 집주인들이 가격 조정에 응하지 않습니다. 대기수요가 늘어나는데 가격을 낮추면서까지 거래하고 싶진 않은 겁니다.서울 외곽 또한 매수자가 늘었습니다. '못난이'라고 알려진 저가 매물이 사라지면서 호가가 조금씩 올라가는 중입니다. 아직까지 거래량이 뚜렷하게 늘어나진 않았지만, 매수자는 확연히 늘고 있습니다. 지방도 주거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전세 매물이 없어지면서 매매로 전환되는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급기야 정부는 3월 24일부터 강남 3구와 용산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확대 지정했습니다. 투기과열지구인 지역이 토허제까지 적용받게 됐습니다. 6개월간 한시적으로 지정했지만 필요시 지정 연장도 적극 검토하고, 심지어 시장 과열 양상이 지속된다면 인근 지역 추가지정까지 적극 검토하겠답니다.토지거래허가구역 부분 해제가 서울 아파트 시장이 달라지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이지만 사실 이전부터 거래는 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장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고 여기에 토허제가 기름을 부은 꼴이었습니다.사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시기가 좀 생뚱맞은 것은 사실입니다.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은 그냥 올해 6월에 재지정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해제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습니다.토지거래허가제 해지 직후 시장 불안은 예정된 수순이었습니다. 다만 그 불안이 오래가진 않았을 겁

    2025.03.21 06:29
  • 베이비부머는 자산을 빨리 물려줄 생각이 없습니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부의 이전'이 큰 관심사입니다. 세계 모든 국가에 베이비붐 세대가 있으며, 이들이 전체 국가 부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베이비붐 세대 나이가 60세를 훌쩍 넘기면서 보유 자산을 다음 세대에게 언제 물려줄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역사상 가장 큰 부의 물결이 향후 수십 년에 걸쳐 베이비붐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넘어갈 겁니다. '위대한 부의 이전'(The Great Wealth Transfer)이라고 불리는 이 현상으로 미국에서는 84조달러(약 12경 2000조원)가 X세대 및 밀레니얼 그리고 Z세대로 이동할 예정입니다.위대한 부의 이전이 실현되려면 수십 년이 걸릴 겁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나이 많은 베이비붐세대는 2025년 현재 70세이지만, 가장 어린 세대는 아직 사회보장 혜택도 청구할 수 없는 환갑(60세)입니다. 이들의 부가 빠르게 이전되리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미국 금융 기업 '찰스슈왑'은 부의 이전이 늦어질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찰스슈왑이 투자 가능 자산을 100만달러 이상 보유한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High Net Worth Investor Survey)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45%는 "살아있는 동안 내 돈으로 즐기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전체 세대에서 같은 답한 비율은 응답자의 25%입니다. 밀레니얼(27~42세)은 15%, X세대(43~58세)는 불과 11%만이 이런 응답을 했습니다. 밀레니얼세대의 부의 이전이 늦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베이비부머는 부의 이전에 대해서 긍정적이지도 않습니다. 밀레니얼과 X세대는 죽기 전과 죽은 후에 부를 이전하겠다는 응답이 거의 비슷하지만, 베이비부머는 사후에 부를 이전하겠다는 비중이 무려 81%에 이릅니다.베이비부머의 이런 태도는 지금

    2025.03.17 06:30
  • 아파트 재건축, 가구당 평균 대지 지분부터 살펴야 합니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재건축 사업이 여러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공사비입니다. 조합원들 예상 비용보다 분담금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사업성이 떨어지거나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조합원이 많은 곳은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여파로 자재비가 상승하면서 이 문제가 더 심해졌고, 여건에 따라 사업이 완전히 중단되는 경우도 늘었습니다.재건축이나 재개발은 '사업'입니다.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일이지만, 결국 비용을 관리해 수익을 만들어야 합니다. 사업성을 판단할 때 다양한 지표를 사용하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용적률이 200% 미만이면 사업성이 좋다고 알려졌지만, 정확한 기준은 아닙니다.가장 간단한 방법은 가구당 평균 대지 지분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는 재건축 단지에서 각 조합원이 가진 대지 지분의 평균값을 말합니다. 전체 대지 면적에서 가구당 평균 대지 지분이 66.12㎡(20평)을 넘으면 사업성이 우수하다고 평가하며, 49.59㎡(15평) 이상이면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합니다.가구당 평균 대지 지분이 클수록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분양 수익이 증가합니다. 그만큼 조합원 분담금이 줄어드니 사업성이 좋아집니다. 가구당 평균 대지 지분이 많은 단지일수록 사업성이 좋을 가능성이 큽니다. 사업성은 정비사업의 속도도 좌우합니다. 자본이 많이 들어가고 요즘에는 금리도 높기에 사업 속도의 중요성은 예전보다 더 높아졌습니다.가구당 평균 대지 지분은 조합원 간의 갈등도 예측할 수 있게 해줍니다. 대지 지분이 비슷하면 조합원 사이 이해관계 차이가 줄

    2025.03.12 06:29
  • '탈서울' 작년에만 126만명인데…'최악 상황' 아니라는 이유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지난해 서울로 들어온 인구는 122만1000명, 서울을 빠져나간 인구는 126만6000명이었습니다. 4만5000명 정도가 서울을 빠져나간 셈입니다.인구는 주택수요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입니다. 부동산 시장에선 이를 '주택수요의 양'이라고 표현합니다. 가장 기본적 단위인 인구가 줄어들면 '주택수요의 질'인 소득, '주택수요의 범위'인 외지인 매입, 고령화 시대에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주택수요의 군집'인 계층별 인구 등 여타 주택 수요가 늘어나도 다 부질없습니다.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은 장기적으로 주택수요가 줄어들면서 주택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입니다. 인구의 자연적 증감이 어려운 지금, 인구의 사회적 증감인 인구이동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인구이동이 주택시장에서 중요한 이유는 주택수요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면서 인구이동이 이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이 주택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인구 전출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을 주택가격보다는 양질의 주택수요와 맞물린 수도권 택지개발, 신도시 건설로 분석합니다. 하지만 주택가격 차이 또한 서울을 떠나는 원인 중 하나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서울의 인구 유출은 2018년 11만명이 순전출되면서 심각했는데 2023년에는 3만1000명이 순전출해 인구 감소가 다소 줄어들었습니다. 올해 다시 4만5000명으로 유출 규모가 늘어났지만, 최악의 상황은 면한 듯합니다.서울 인구가 지금과 같이 계속 유출된다면 서울의 주택시장 또한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서울은 다른 해석을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첫 번째는 인구 유입을 고려하면 여전히 서울은 매력적인 도시

    2025.02.26 06:30
  • 아파트 단지에 노인유치원이 늘어갑니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도시에 거주하는 노인 절반 이상은 아파트에 삽니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동 단위'에서 사는 노인의 55%가 아파트 거주자였습니다. 특히 2차 베이비부머(1964년~1974년생)의 아파트 거주 비율은 1차 베이비부머(1955년~1963년)보다 월등히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차 베이비부머 또한 은퇴 연령을 넘어선 분이 많습니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이 늘어나면서 노인들의 아파트 거주 비중은 계속 높아질 겁니다.도시는 늙어가지만, 노인들을 위한 시설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실버타운이라 불리는 노인복지주택이나 유료 양로시설은 2023년 기준으로 40개소, 입소정원은 9000명에 불과합니다. 주거시설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10월 기준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있는 데이케어센터도 약 480개에 그칩니다. 정원은 1만5000명으로, 서울시 후기고령자(만 75세 이상) 인구의 2%에 불과합니다.노인이 자기 집이나 지역사회를 벗어나지 않고 여생을 보내는 것을 뜻하는 ‘에이징인 플레이스'는 세계적으로 노인복지를 논할 때 꼭 포함되는 중요한 개념입니다. 나이가 들고 활동에 제약이 따르더라도 계속 살아온 환경에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받으며 삶의 질을 유지하자는 겁니다.미국에서도 노인들이 노후에 요양시설에 가지 않고 지역사회에 머무르면서 생활을 이어가도록 하는 시니어 데이케어센터가 돌봄의 95%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입소시설이 나머지 5%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다수 노인이 입소시설보다는 지역사회에 거주하면서 이용할 수 있는 주간보호시설에 더 많은 관심과 호감을 갖고 있습니다.복지 선진국들은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

    2025.02.20 06:29
  • 송파구 아파트 가격은 시장 방향을 보여줍니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강남권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2월 3일 주간 기준으로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아파트 매매가격은 0.06% 올랐습니다. 1월 6일 0.01%던 상승률이 계속 올라 이제는 0.06%가 되었습니다.서울에서 가장 상승률이 높은 자치구는 강남 4구인 송파구(0.13%)입니다. 그다음으로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상승한 구도 강남 4구인 서초구(0.06%)입니다.주간 단위로 부동산 가격을 파악할 때 0.1%의 상승률은 의미가 큽니다. 연이율(연간기준)로 환산하면 5%가 넘기 때문입니다. 물가상승률과 소득증가율 등을 고려하면 5% 상승률은 매우 매력적입니다.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서울 아파트 시장은 대출 규제로 인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 달 가격 상승률은 0.13%에 그쳤고 입주 물량이 많은 강동구는 하락 전환하기도 했습니다.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월에 부동산 부문의 대표적인 악법인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규제완환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강남 4구 집값이 들썩이게 됐습니다. 이렇다 할 집값 반등 요인이 없고, 탄핵정국이 계속돼 서울 집값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으나 예상을 비껴간 셈입니다.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들은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동구),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등 대부분 주거 선호 지역으로 신축 및 재건축 단지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압여목성은 오는 4월, 잠삼대청은 6월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최근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은 특정 지역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물

    2025.02.13 09:48
  • 비싼 강남 아파트 사이에도 양극화가 진행됩니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자산가(상위 10%)와 고액 자산가(상위 1%) 간 자산과 소득 차이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부가 상위 1%로 집중되면서 사회 곳곳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부동산시장도 예외는 아닙니다.강남권의 아파트 가격은 이미 고가이지만, 이들 아파트 사이에도 양극화가 진행 중입니다. 반포 신축 대단지 아파트의 매매 가격은 3.3㎡당 2억원에 육박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3.3㎡당 1억원에 만족하는 단지도 많습니다.같은 강남이라는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지만 상품성과 규제로 인해 강남 내에서도 아파트 간 가격 차이는 벌어지는 것입니다. 타지역 아파트와 가격 차이가 난다면 애써 무시할 수 있지만, 길 건너 있는 같은 지역 아파트가 내 아파트보다 2배 가까이 비싸다면 심각한 박탈감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이러한 지역 내 양극화는 주거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면 성동구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인 '트리마제'의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1월 45억원(35층)에 거래됐습니다. 다음으로 비싼 아파트는 '강변동양'인데, 같은 면적이 지난해 12월 29억원(12층)에 팔렸습니다. 걸어서 1분 거리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16억원이나 벌어진 것입니다.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지난해 12월 27억원(20층)에 거래됐지만, '고덕그라시움'은 20억4000만원(10층)에 팔려 6억6000만원의 차이가 났습니다. 동작구에서도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가 27억5000만원(12층)에 팔렸지만, 그다음으로 비싼 아파트인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 같은 면적은 19억원(4층)에 그쳐 8억5000만원이나 차이가 납니다.물론 각 아파트의 특성에 차이가 있습니다.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의 호

    2025.02.11 06:30
  • '규제 완화' 도시형주택, 아파트가 될 수 있을까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도시형생활주택의 건축면적 제한 완화 등을 담은 주택법 시행령과 주택법 시행규칙 등 개정안이 최근 시행됐습니다. 개정안은지난해 8월 발표한 '8·8 공급대책'의 후속 조치입니다. 2009년 도입된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택 보급 확충을 위해 기존 주택 건설 기준, 부대시설 설치 기준을 많이 완화하거나 배제한 것이 특징입니다.지금까지 도시형생활주택 중 아파트형 주택은 5층 이상 지을 수 있지만 전용면적 60㎡를 초과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이제부터는 전용 85㎡까지 지을 수 있게 됐습니다. 반대로 그동안 느슨했던 편의시설 기준은 강화됩니다. 지금까진 가구당 0.6대 이상의 주차 공간만 확보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전용면적 60㎡~85㎡ 이하일 경우 가구당 1대 이상의 주차공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개정안은 1월 21일 이후 사업계획승인 또는 건축허가를 신청하는 경우부터 적용됩니다.정부가 이번에 도시형생활주택의 면적 제한을 푼 건 아파트보다 더 줄어든 비아파트 부문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공급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1~11월 전국의 비아파트 입주물량은 3만8138채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7.7%나 줄어들었습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36만5770채)이 13.0%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정부는 도시형생활주택이 아파트와 별 차이가 없게 되면서 주택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 공급이 늘어날지는 의문입니다. 최근 아파트 공급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급격한 공사비 상승과 수요 부족 때문인데 공급 규제를 푼다고 해결이 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용

    2025.02.05 09:14
  • 서울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주택시장 회복 '마중물'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부동산 경기의 하향 추세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특별한 시기에 선택됐던 토지거래허가는 해지를 적극 검토 중입니다."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4일 '규제 풀어 민생 살리기 대토론회'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관련 질의에 대해 "조만간 생각을 정리해 발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사실 좀 뜬금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가장 좋지 않았던 2022년과 2023년에는 토지거래허가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경하게 주장하던 서울시가 당시보다는 상황이 나아진 지금 토지거래허가제 해제를 적극 검토하는 것은 다시금 부동산 정치를 의심케 합니다.토지거래허가제는 땅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장관, 시도지사가 특정지역을 최대 5년까지 거래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제도입니다. 지정 구역 내의 토지를 거래하려면 시장, 군수,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허가 조건은 △최종 1주택 △허가신청일로부터 3개월 이내 잔금 △잔금일로부터 6개월 이내 입주 △입주 후 2년간 실거주 등이 있습니다. 가장 깐깐하게 파악하는 것은 △잔금 당일 무주택자 여부입니다.토지거래허가제에 대해서는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제도의 효과는 없는데 부작용만 많았기 때문입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가격 상승률은 여타 지역을 압도합니다. 더 큰 문제는 풍선 효과입니다.주변 지역이 지정됐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아니었던 강남구 개포동은 2024년 집값이 크게 올랐습니다. 강남 3구이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닌 서초구 반포동은 전용면적 84㎡가 60억원에 거래됐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인근 지역으로 수요가 몰린 결

    2025.01.24 06:30
  • 불 꺼진 지방 아파트,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11월 기준 1만8644호를 기록했습니다. 아파트를 다 지어 입주까지 했는데도 주인을 찾지 못한 집이 2만호에 육박하는 셈입니다. 이 가운데 80%에 해당하는 1만4802호는 지방에 몰려 있습니다.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비중은 지난 수년간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지방에서 늘어가는 불 꺼진 아파트는 일회성 문제가 아니라 지속해서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그간 줄어들지 않은 것은 기존 방법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기존과 다른 방식이 필요한 이유입니다.정부는 올해부터 1주택자가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양도세와 종부세를 산정할 때 1가구 1주택 특례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1주택자가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다주택자로 보지 않고 1주택자로 인정해 1주택자 세제 혜택을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의미입니다.이것만이 아닙니다. 공시가격 2억원 이하 주택의 취득세에 기본세율(1~3%)을 적용하고 종부세 1가구 1주택 특례를 적용하는 지방 저가 주택도 기존 공시가격 3억원 이하에서 4억원 이하로 확대합니다. 정부는 이러한 조치를 강력한 세제 지원 카드로 판단하고 정책을 시행했지만, 부동산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합니다.현재 지방 부동산시장이 원하는 세제 지원 카드는 양도세 감면입니다. 2008년 당시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전국에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자, 미분양 주택을 취득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한시 감면을 시행한 바 있습니다. 특히 2009년에는 미분양 주택을 취득하면 5년간 발생하는 양도소득에 대한 양도세를 전액 면제한다는 대책을 추가로 발표했습니다.현재와

    2025.01.21 06:30
  • "부모님 집, 상속 안 받아요"…日 노후 아파트의 '비명'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일본에서 '단신 세대'라 부르는 1인 고령자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많은 맨션(아파트)이 상속 대상에 오르고 있습니다. 일본의 맨션은 한국의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을 뜻합니다. 최근에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2013년 국토교통성이 실시한 '맨션종합조사'에서 도쿄도 내 맨션 가구주 중 70세 이상 비중은 20%, 50세 이상은 70%였습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상당수 맨션을 대상으로 상속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주택은 부모가 자녀에게 남기는 재산 중 가장 가치가 높은 것 중 하나였습니다. 상속인이 거주할 수도 있고, 타인에게 빌려줄 수도 있는 데다 팔아서 현금화할 수 있으니 상속인들 사이에서 부모가 남긴 주택을 둘러싸고 분쟁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최근의 상황은 다릅니다. 도심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부모의 주택이 도심 속에 있지 않다면 외면당하기도 합니다. 직접 거주하고 싶지도 않고, 임대를 놓으려 해도 외곽의 오래된 맨션은 임차인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많은 돈을 들여 리모델링해도 만족스러운 월세를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도쿄도 내에서만 비어있는 임대주택이 59만8000가구에 달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상속한 맨션의 관리 문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소유주의 사망으로 맨션이 자녀에게 상속됐지만, 자녀가 이를 알리지 않고 방치하면서 관리사무소가 상속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집은 방치되고 관리비와 수선충당금은 체납됩니다.일반적인 경우라면 관리사무소가 상속인을 확인해 비용을 청구할 수 있지만, 상속 신고조차 이뤄지지 않으면 대책이 없습니다. 최근 상속인들이 맨션을 상속받지 않으려

    2025.01.13 06:30
  • 일본 '치매 머니' 2012조…한국은 더 심각합니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일본은행이 최근 발표한 자금순환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일본 가계 금융자산은 2005년 3월 말 이후 최고 수준을 경신했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8% 증가한 2214조엔(약 2경360조6082억원)에 달했습니다.하지만 일본인 대부분은 이 금융자산을 현금과 예금으로 묻어두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의 자료를 보면 2021년 기준으로 일본 가계의 현금 및 예금의 비중은 55.2%에 달해 미국(13.2%)과 영국(27.1%) 심지어 한국(43.4%)에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높습니다.일본 다이이치(第一)생명경제연구소는 일본 내 장롱예금이 60조엔(약 561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돈을 집에 묻어두는 것이 낫겠다는 일본인이 많은 탓에 현금보관용 개인금고 판매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한국의 금고 수출기업도 일본 판매가 늘어나면서 호황을 누렸다고 합니다.장롱예금은 그래도 양반입니다. 상속인과 피상속인이 모두 고령자가 되고 자산이 고령층 내에서만 순환하는 노노(老老)상속이 늘어나면서 소위 ‘치매 머니’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치매 머니는 치매를 겪고 있는 고령층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을 말합니다. 금융기관에 예금한 많은 고령자가 치매에 걸림으로써 나타나는 사회문제를 함축해서 만든 용어입니다.일본의 고령자들은 상당한 자산가입니다. 일본 전체 금융자산의 60% 이상을 60세 이상의 시니어들이 보유 중입니다.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의 자산만 해도 전체의 20%를 훌쩍 넘깁니다. 이들이 치매에 걸리면 다양한 측면에서 사회적 파장이 생기게 됩니다.금융회사에 예치된 돈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치매 환자 계좌의 돈은 원칙적으로 인출이 불가능합니다. 인출에 대한

    2025.01.08 06:30
  • "차라리 호텔비 내는 게 낫겠네"…경기부진 주범 된 '월세'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서울 아파트 월세가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의 평균 월세는 133만7000원입니다. 강남구 평균 월세는 무려 253만원에 이릅니다. 평균 월세도 높지만, 보증금 규모를 고려하면 이미 선진국 수준입니다. 서울 아파트 월세 평균 보증금은 2억원 수준이고 서초구는 4억5000만원이 넘습니다. 이 보증금까지 월세로 전환하면 국내 월세 수준은 세계에서 손꼽힐 수준입니다.강남 3구의 경우 이미 월세화가 상당 부분 진행돼 매매가격으로 계산해도 수익률이 3%에 가깝게 나옵니다. 은행에 예금을 하는 것보다 똘똘한 한 채를 사서 월세를 주는 것이 수익률이 높아질 정도입니다. 은행의 예금은 시세차익이 없지만, 서울 주거 선호 지역 아파트는 가격도 오르기 때문입니다. 월세로 인한 수익과 시세차익을 합치면 대략 10% 수익률이 나오니 어떤 투자상품보다 안정적이며 유망합니다.자산가들에게는 행복한 이야기지만 국가 경제적으로 좋은 이야기는 아닙니다. 월세 상승은 내수경제에 큰 타격을 줍니다. 우리나라에서 주거비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15%인데, 자가 주거비까지 포함하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1인 가구의 주거비 지출 비중은 20%가 넘고, 1인 가구의 월세 비중은 42.3%로 전체 가구의 2배가 넘습니다. 전체 가구 유형에서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점을 고려하면 주거비 부담은 계속 늘어날 겁니다.식비 다음으로 많은 돈이 들어가는 주거비가 오르면 소비도 줄어들게 됩니다. 국내 경기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인 소비 감소는 주거비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저소득층의 소비는 자산가보다 주거비 증가의 영향을 훨씬 더 받습니다. 저소득

    2025.01.02 06:30
  • 다주택자 규제 강화하면 지방이 무너집니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최근 통계청의 주택 소유자와 개인 소유 주택 수를 기반으로 한 통계에 따르면, 1인당 평균 소유 주택 수가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3년 기준으로 전국의 1인당 평균 소유 주택 수는 1.072호로, 지방은 1.09호인 반면 수도권은 이보다 적은 1.052호였습니다. 이 결과는 일반적으로 수도권 거주자가 더 많은 주택을 소유할 것이라는 예상과 상반됩니다.특히 수도권은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1인당 평균 소유 주택 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있습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세금 정책으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2017년 1.095호로 최고치를 기록한 전국의 1인당 평균 소유 주택수는 2023년 1.072호로 줄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이 기간 수도권은 3.31% 감소했고 지방은 1.09% 줄었습니다. 특히 서울은 2017년 1.096호에서 2023년 1.045호로 4.64% 급감했습니다.서울 내에서도 1인당 평균 소유 주택수가 가장 크게 감소한 지역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라고 불리는 대표적인 주거 선호 지역들입니다. 강남구는 8.75%의 큰 감소폭을 기록했고, 서초구와 송파구, 강동구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어 마포구와 용산구, 성동구가 다음 순위를 차지했습니다.문재인 정부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니 다주택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주택을 처분했습니다. 따라서 민주당이 다시 집권을 한다 하더라도 다주택자 규제정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문재인 정부 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만약 다주택

    2024.12.19 07:30
  • 집도 배달되는 시대, 세컨드 하우스가 뜨고 있습니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내 집 마련이 어려운 것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집값과 모기지 금리가 오르고 매물까지 부족해 내 집 마련이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기존 주택을 사기 어려워지니 젊은층에서는 조립식 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아마존 등에서 수만달러면 소규모 조립식 주택을 주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조립식 주택은 현장에서 건설되는 전통적인 주택과 달리 공장에서 제작·배송됩니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에서 '프리패브 하우스'(prefab house) 또는 '모바일 하우스'(mobile house)라고 검색하면 다양한 조립식 주택을 보여줍니다. 10만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조립식 주택부터 3000달러도 되지 않는 창고 형태도 있습니다.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올해 9월 현재 미국 주택 중간가격은 40만4500달러로 15개월 연속 상승세입니다. 전통적인 주택과 비교하면 조립식 주택은 가격이 10분의 1 수준인 셈입니다. 모양, 크기, 색상 등을 맞춤형으로 제작할 수 있고 시공기간도 짧으며 교체 및 철거도 용이합니다. 친환경적이라는 점도 젊은 층의 수요를 늘리는 요인입니다. 미국 센서스국 자료에 따르면 전체 주택에서 조립식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라고 합니다. 올해는 9월까지 신규 조립식 주택 7만7000채가 공급돼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단점도 있습니다. 부동산인 일반 주택과 달리 조립식 주택은 동산으로 간주되어 감가상각이 빠르다는 점이 대표적입니다. 구입할 때 정부 보증 융자를 받을 수 없다는 점도 불리합니다. 민간에서 융자를 받더라도 신용대출에 준하는 고율 이자를 부담하는 등의 불리한 조건을 감

    2024.12.12 06:30
  • 트럼프 2기 행정부…美 주택시장 불확실성 커진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립니다. 지난해 미국 물가상승률의 3분의 2는 주거 관련 비용이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주거에 들어가는 비용을 낮추겠다고 공약했고, 경제학자들은 그의 정책 제안 중 일부는 즉각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가장 유망한 정책은 주택 건설에 대한 연방 규제를 폐지하고, 주택 건설에 필요한 연방 토지를 공급하며 에너지 비용을 낮추는 것입니다. 반대로 관세를 인상하고 수백만명에 이르는 이민자를 추방하고 주택 지원을 줄이려는 그의 제안은 집값과 임대료 인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의 인플레이션 효과로 인해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하를 계속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주택정책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심각한 주택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 주택시장에 얼마나 많은 신규 공급을 할 수 있는지에 주택가격이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신규 주택건설 비용 절반으로"…규제 완화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연방 규제를 완화해 신규 주택건설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주택 관련 규제는 주 및 지방 정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연방 규제도 일부 있습니다.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의 에너지 효율 요구사항 중 일부를 되돌리고, 수질오염 방지법에 따른 규제를 간소화하고 연방 주택국 대출자의 규정 준수 요건을 완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강화되는 규제도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인종 분리를 줄이기 위해 고안한 규칙을 폐지하고 교외 지역이 엄격한 지역 토지 구획법을 유지하도

    2024.12.06 06:29
  • 소득 대비 집값 되레 하락…핵심지는 고소득자가 사는 겁니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이란 연소득을 모두 모아 주택을 구입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이야기합니다. 가계의 주택구입 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주택가격 수준을 평가할 때 많이 인용됩니다.PIR은 주택가격의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로 쓰이지만, 가정의 불합리성과 현상 이해의 한계를 품고 있습니다. 소득을 모두 모아 집을 사는 사람은 없을 뿐 아니라 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문제는 치명적인 결함입니다. 주택구입 예정자 대부분은 소득과 함께 자산을 활용해 주택을 구입하며 소득은 오히려 구입 당시보다 구입 후 대출 상환을 고려할 때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국내에서는 대부분 한국의 PIR이 높다고 인식하지만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 가입국들의 PIR 변화를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2015년에서 2023년까지 가장 집값(PIR)이 많이 오른 나라는 54% 상승한 포르투갈입니다. 한국은 오히려 15%가 하락했습니다.한국보다 PIR이 더 하락한 나라는 불가리아와 루마니아가 유일합니다. 이는 평균소득을 평균 주택가격과 비교해서 나타난 정확한 결과입니다. 평균소득과 서울 아파트를 비교해 비교대상을 잘못 선택한 국내의 과장된 연구와는 차이가 납니다.주택가격과 분위별 소득을 일치시켜 분위별 PIR을 계산한다면 소득과 주택가격을 비교하는 더욱 유용한 지표가 만들어집니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가계 월 소득(10분위)과 주택소유통계(10분위)를 활용하면 분위별 PIR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습니다.2023년 기준으로 소득 상위 10%와 주택자산가액 상위 10%를 비교하면 PIR은 5.31에 불과합니다. 10분위 주택가격은 평균 12억5500만원이며, 가계 월 소득은 1974만7000원입니다.

    2024.11.28 06:30
  • 무주택 설움 위로받는다고 집이 생기나요?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으로 대표되는 위로 산업이 한국 사회 전방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부족한 것은 게을렀기 때문이라며 채찍질하는 자기 계발 산업이 번창한 데 따른 반작용 측면도 있지만, 어느덧 안정적인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입니다.위로 산업은 번아웃에 빠지는 개인이 늘어나면서 등장했습니다. 당신이 부족한 이유는 사회와 구조의 문제이지 당신 탓이 아니라고 속삭입니다. 솔깃한 사탕발림과 따뜻한 공감은 번아웃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로합니다. 위로 산업은 괴로움이나 슬픔을 들어주고 공감하는 활동으로 재화를 창출합니다.위로 산업의 근간에는 고독과 외로움이라는 현대사회를 관통하는 흐름이 존재합니다. 공감하지 못하고 대화를 나눌 대상도 마땅치 않으니 산업의 영역이 생긴 겁니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와 솔로 문화의 확산은 위로 산업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후원자입니다.전국의 1인 가구가 1000만 가구를 넘어섰습니다.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를 훌쩍 넘습니다. 연령대별로는 60대의 1인 가구가 가장 많지만 30대와 50대의 1인 가구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그만큼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한국의 1인 가구는 일본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2050년에는 일본의 절반을 넘는 가구가 1인 가구로 재편될 것으로 예측하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위로 산업은 미래에도 튼튼한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보입니다.안타깝게도 부동산 부문에서도 위로 산업이 득세를 하는 중입니다. 자산관리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내 집 마련 부문에서 위로 산업은 노력이 아닌 무기력함을 전파합니다. 당신이 지금까지 집을 마

    2024.11.18 08:20
  • '월 400만원' 아파트 수두룩…서울 '월세 시대' 열렸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가을 이사철이 열리면서 서울 아파트 월세 시장에 불안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전세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전세 수요가 월세로 밀려나고 있는 탓입니다.KB부동산의 월간주택가격동향에 의하면 서울 아파트의 10월 월세지수는 118.0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평균 가격을 살펴봐도 월세 시장의 강세가 두드러집니다.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9월 기준으로 서울의 평균 보증금은 1억9600만원, 월세는 132만7000만원입니다. 강남구의 경우에는 3억9000만원의 평균 보증금에 250만원의 월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수익률 측면에서 높은 수치는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시세 차익까지 고려한다면 거의 10%에 가까운 수익률입니다. 아파트도 이제는 월세를 받는 상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월세가 오르는 이유는 정부의 규제 영향이 큽니다. 우선 장기간 정비사업을 규제한 영향으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부족합니다. 올해와 내년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을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35가구)' 입주로 숨통이 트였지만, 2026년과 2027년은 두 해를 통틀어 서울 입주 물량이 1만5000가구에 불과합니다. 그나마도 정비사업이 대부분이어서 실제 신규 공급은 몇천 가구에 불과할 겁니다.여기에 더해 비아파트 수요자들이 아파트 임대차 시장으로 몰리는 수요 집중화 현상까지 발생했습니다. 특히 서울이 문제인데, 서울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세대가 43.5%(2022년 기준)에 불과해 비아파트 시장의 어려움이 여타 도시와 다르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전세의 마녀화’도 월세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단순한 전세금 미반환 문제까지 ‘전세 사기&rsqu

    2024.11.14 06:30
  • 주택공급 확대에는 리모델링도 필요합니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대출 규제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거 선호 지역의 재건축 단지에서는 신고가가 나오는 등 상반된 흐름도 보입니다.서울에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정비사업’입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통해 늘어나는 일반 분양분이 실제 신규 공급입니다. 그런데 정비사업이라고 하면 대부분 재건축·재개발사업을 떠올리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것이 있습니다. 바로 리모델링 사업입니다.리모델링이란 노후한 구조물을 새롭게 고치고 수선한다는 의미입니다. 한자어로는 개축(改築)이라고 합니다. 현행 주택법은 공동주택에서 단지 전체를 전면적으로 대수선하거나 증축하는 행위를 리모델링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건물의 층수를 높이는 수직 증축 리모델링, 기존에 없는 지하 주차장을 만들거나 새로 짓는 리모델링, 단지의 남는 공간에 별도의 건물을 짓는 별동 증축 리모델링 등이 있습니다.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절차가 간단합니다. 입주자 대표회에서 전체 가구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으면, 추진 결의하고 조합설립 인가 신청을 하게 됩니다. 그 이후엔 안전진단, 건축심의, 리모델링 허가, 이주, 착공, 입주의 과정을 거칩니다. 계획 단계부터 완료 단계까지 9가지 절차를 거쳐야 하는 재건축과 비교하면 매우 쉬운 절차입니다.리모델링하면 기존 주택 면적을 늘리는 것과 함께 좁은 복도식 아파트를 넓은 계단식 아파트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지하 주차장을 새로 만들거나, 지하 주차장과 아파트가 연결 안 되었을 경우 이 부분도 해소할 수 있습니다. 간소한 절차를 거쳐서 완전하게 새로운 집을 얻

    2024.11.12 00:11
  • 서울 마지막 입주장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전세시장 강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입주 물량이 감소하고 매수심리도 떨어지니 그냥 현재 사는 집에 눌러앉는 이들이 늘어나 매물이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 사기의 여파로 연립주택과 오피스텔 전세시장이 무너지면서 아파트로 향하는 수요 쏠림 현상도 이를 부채질하는 중입니다.다만 '입주장'이 열리는 곳은 일대 전셋값이 조정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전셋값이 받쳐주지 못하면 매매가격까지 하락하게 됩니다. 입주장은 새 아파트를 다 지어 임시 사용승인이 나와 입주가 가능해지는 시기에 시작됩니다. 대단지 신축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 전·월세만 아니라 매매 물건도 늘어나면서 가격대가 하락하고 임차(예정)인이나 매수자는 좋은 조건에 계약할 수 있는 것입니다.2018년 12월부터 시작된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9510가구)' 입주장의 경우 강남권 주택가격을 적게는 5% 많게는 10%까지 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당시 부동산 시장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강남권 심지어 성남시, 하남시 주택가격까지 일시적으로 떨어뜨렸습니다.서울권에서 이러한 대규모 입주장은 2026년이면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각종 부동산 규제로 인해 더 이상 많은 가구 수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상황이 거의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이 입주장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거의 마지막 기회가 될 것입니다. 곧 시작될 입주장을 몇 군데 소개하고자 합니다.가장 큰 입주장은 잠실권에서 나옵니다. 둔촌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올해 11월부터 입주를 시작하면서 내년까지 총 1만7000가구 넘는 아파트가 입주합니다. 얼마 전 청약을 받은 '잠실래미

    2024.11.01 07:00
  • 사라진 입주장 효과…원인은 꽉 막힌 부동산 규제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도 전셋값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무려 1만2000가구가 넘는 아파트의 입주가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뿐만 아니라, 강동구 전세 시세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합니다.2024년 강동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누적 기준으로 0.79% 올랐습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에도 최근 전세 시세는 계속 오르는 중입니다. 9월 23일 주간 기준으로 0.01% 올랐던 전셋값은 이후 계속 상승 폭을 높이며 10월 14일 주간 기준으로 0.06%나 올라 상승 폭을 확대하는 모양새입니다.올림픽파크포레온 현장에 나가보면 전세매물이 많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1만2000가구가 넘는 국내 최대규모 단지의 입주인데도 입주장 효과가 없습니다. 입주장 효과란 대단지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매물이 쏟아지면서 해당 단지만이 아니라 인근 아파트의 전세가와 매매가가 동시에 떨어지는 현상을 뜻합니다.2019년 9500가구가 넘는 송파구 '헬리오시티'가 입주했을 때는 전세매물이 쏟아지면서 송파구의 전셋값만 아니라 강남권 전세시장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헬리오시티로 인해 적정수요를 초과하는 입주 물량이 공급됐고, 2018년 10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총 8개월에 걸쳐 송파구와 그 인접한 강남구 심지어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5~10% 하락하는 영향을 받았습니다.헬리오시티보다 더 큰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입주하지만 주변 아파트 시세는 큰 영향이 없습니다.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일까요? 현재와 2019년 당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서울 아파트의 입주 물량에 있다고 보입니다.부동산정보업

    2024.10.25 15:42
  • 규제로 매매가 줄면 전·월세가 불안해집니다 [심형석의 부동산 정석]

    주택 거래방식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매매와 전세 그리고 월세입니다.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가장 큰 매매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폭이 큽니다. 주택경기가 좋으면 매매는 늘어나고 반대의 경우에는 줄어듭니다.올해만 해도 서울의 경우 1월(2636건)에 비해 7월(8881건)의 매매가 3배가 넘게 늘었습니다. 최근 대출규제가 시행되면서 9월의 매매는 더 큰 폭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반면 전·월세를 포함한 전체 거래량은 큰 변동이 없이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됩니다. 그 이유는 매매에 비해 전·월세 거래량이 훨씬 더 많고 전·월세 거래량은 주택시장의 경기와 상관없이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입니다.2024년 들어서도 매매량과 비교해보면 전·월세 거래량은 가장 크게 벌어졌을 때도 그 차이가 각각 1.32배, 1.56배로 크지 않았습니다. 매매는 많이 고민해야 하고, 실행하는데도 시간이 꽤 걸리는 데 반해 전·월세 거래는 상대적으로 큰 노력이나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거래가 쉽고 거래량이 주택경기와는 상관없이 일정합니다.이런 이유로 매매와 전·월세 사이에는 일정한 규칙이 존재합니다. 매매가 늘면 전·월세는 줄어들고, 전세와 월세는 함께 늘어나는 양상을 보입니다. 올해 초 매매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전세가 줄었습니다.이는 전세가 매매로 전환됐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계약 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전세입자가 주택시장이 상승한다고 판단하여 매매에 나섰습니다. 1주택자인 갈아타기 수요도 많았지만 무주택자인 전세입자가 유주택자로 바뀐 사례도 만만치 않게 많았습니다. 이로 인해 매매가 늘었지만 전세는 상대

    2024.10.15 08:44
  • 초고가 아파트, 빌딩 대체재로 부상했습니다 [심형석의 부동산 정석]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30평대 아파트가 60억원에 거래됐습니다. 아무리 물가가 많이 오르는 인플레이션 시대라지만 국민평형 규모의 아파트 가격이 60억원이라고 하니 과하다는 생각도 듭니다.물론 60억원에 거래된 이 아파트는 한강 조망이 뛰어나고 강남에서도 가장 신축인 상품성이 좋은 아파트입니다. 같은 단지에서도 더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는 아파트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60억원이라는 금액은 기존 부동산 상품과 비교하면 꼬마빌딩과 유사한 가격이라 더 많은 이목을 끌었습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플래닛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7월 서울시 상업·업무용빌딩 매매거래 중 60.7%(136건)는 50억원 미만인 꼬마빌딩이었습니다. 꼬마빌딩은 빌딩 거래시장의 대표 상품입니다. 꼬마빌딩보다 전용면적 84㎡에 불과한 아파트가 더 가격이 높다니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봅니다.30평대 아파트가 꼬마빌딩 가격을 추월하는 이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대체제와 보완재라는 개념이 필요합니다. 한 재화의 가격이 상승할 때 다른 재화의 수요량이 증가하면 이들 재화는 대체재라고 하며 반대의 경우 보완재라 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대체재는 경쟁관계에 있는 상품이며, 보완재는 두 제품이 합쳐져야 하나의 효용이 완성되는 상품들 간의 관계를 말합니다. 예전에는 소주와 맥주가 대체재였습니다. 경기가 호황이면 맥주가 많이 팔렸고, 경기가 불황이면 소주가 많이 팔렸습니다. 하지만 애주가들이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보완의 관계로 바뀌었습니다. 소주가 많이 팔리면 맥주 판매량도 늘어나며, 맥주가 많이 팔리면

    2024.10.11 06:30
  • 한 달만에 집값 4.5% 떨어져?…깜짝 놀랄 통계의 '이면'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부동산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월간 KAR 부동산시장 동향' 9월호에 따르면 8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9% 하락했고 서울은 4.5% 내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최근 부동산 시장의 상승 추세와 상반된 결과로 혼란을 가중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동향과도 상반되는 결과입니다.주택가격지수는 정부, 학계, 주택 수요자에게 중요한 지표입니다. 정부는 시장 개입 시점과 강도를 결정하기 위해 이 지수가 필요합니다. 학계에서도 주택가격지수는 시장 분석의 기초 자료로 활용됩니다. 주택 수요자들은 투자 수익률 계산 및 시장 전망을 위해 이 지수를 필수적으로 참고합니다. 그렇기에 국민은행, 부동산114, 한국부동산원 등 여러 기관이 주기적으로 주택가격지수를 발표하고 있습니다.이들 기관은 표본주택의 가격을 주기적으로 조사해 라스파이레스 방식으로 지수를 작성합니다. 라스파이레스 방식은 기준연도의 수량을 가중치로 고정한 뒤 기준연도 가격과 비교연도 가격을 대비하는 방식입니다. 조사된 가격은 실제 거래가 아닌 '시세'로 불리는 평가 가격입니다. 그러나 이 시세가 시장 상황을 얼마나 정확히 반영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비판자들은 시세는 실거래가가 아니기에 주택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합니다.2005년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 실거래가격을 기반으로 한 주택가격지수 작성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러나 이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표본조사 방식이 사용 불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표본주택이 매기(每期) 거래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2024.10.07 08:02
  • "부자들이 강남에 사는 이유는…"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주택시장에서 강남의 지위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래미안원베일리 30평대(전용면적  84㎡)의 가격이 6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서초구가 1988년 강남구에서 분리 신설된 점을 고려한다면 강남이라는 명칭을 사실상 강남구와 공유하는 중입니다.서울에서 전문직 고소득자와 자산가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강남을 꼽습니다. 재산세 납부 기준 강남구와 서초구가 1, 2위를 차지합니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이 관할하는 강남 8학군 지역으로 교육열이 높습니다. 서울시 자치구 중에서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기도 합니다.강남 아파트에 자가 거주하는 중·고령가구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연구에 의하면 강남 주택수요는 주로 양질의 교육환경과 직장 접근성 때문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인터뷰 응답자 10명 중 9명은 강남에 계속 거주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중·고령 가구에는 교육환경과 직장 접근성이 수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지만, 강남에 계속 거주하기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이러한 분석은 강남이 필요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정 기간 머무르는 ‘경유지’인지, 아니면 계속 머무를 ‘종착지’인지에 대한 논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유지는 보통 중간이라는 명사를 앞에 두어 '중간 경유지'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만큼 머무른다는 개념보다는 스쳐 간다는 개념이 중요시됩니다.강남에 정착한 분들과 이야기하면 처음부터 강남에 계속 살고자 하는 주택수요도 있지만 거주하다 보니 계속 살게 되었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타지역으로 이주한 지인들의 후회와 복귀로 인해 강남은 대체 불가능

    2024.09.25 07:00
  • "벼락거지는 이제 그만"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인천시가 신혼(예비)부부들에게 1일 임대료가 1000원인 ‘천원 주택’과 신생아 가구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이자 1%를 추가 지원하는 ‘1.0 대출’을 인천형 주거정책으로 발표하고 2025년부터 시행할 계획입니다.시가 보유 또는 매입한 ‘매입임대’ 주택이나 ‘전세 임대’ 주택을 월 3만원에 빌려주는 방식인데 결혼한 지 7년 이내의 신혼부부 또는 예비 신혼부부에게 최초 2년, 최대 6년까지 지원하며 연간 1000호를 공급합니다.인천시의 천원 주택은 사회초년생이나 취약계층에 도움을 주고자 저렴하게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의 목적에 충실합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월세는 85만원입니다. 주거비를 3.5% 수준으로 줄일 수 있어 자녀 출산 및 양육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다만 이런 선의의 목적이 장기적인 시각에서도 임차인에게 도움이 될지는 보다 고민이 필요합니다. 무주택자에게 최고의 복지는 내 집 마련이기 때문입니다.생애 최초로 내 집 마련을 하는 분들을 상담해보면 전세를 옮겨 다니기 불편해서 집을 산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집을 마련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불편함을 극복하려는 마음입니다. 거주하며 불편함을 못 느낀다면 내 집을 마련하려는 욕구도 줄어듭니다.그리고 재테크의 출발점은 내 집 마련입니다. 내 집 마련을 해야 향후 자산가치 상승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는 어떤 나라의 자산관리 책자에도 항상 나오는 원칙입니다.반대로 장기적으로 임대주택에 거주하면 이른바 '벼락거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집값이 오르는 동안 자산에 큰 변동이 없어 실질적으로 부가 줄어들

    2024.09.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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