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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 간 갈등이 벌써부터 수면 위로 떠오를 조짐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어제 ‘백신 패스’ 도입 방침을 밝혔다. 접종 완료자에게 식당·공연장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에 일정한 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구체적으로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밤 10시에서 12시로 늘리되 백신 접종자만 12시까지 이용 가능케 하는 ‘한시적 백신 패스’ 방안을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백신 패스를 지지하는 측은 접종률 제고가 급한 만큼 접종자 인센티브가 당연하다고 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미접종자를 차별하는 백신 패스 강행은 개인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라는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백신 패스 지지자들은 4차 대유행 이후 확진자의 85%가 미접종자라는 점을 들어 “백신 안 맞을 자유를 주장하려면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중에는 다중시설 이용 등에서 미접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당연하며 코로나 감염 시 치료비도 본인이 부담케 하자는 주장까지 펴는 이도 있다.반면 백신 패스에 반대하는 이들은 질병 등으로 접종할 수 없거나 개인적 이유로 접종을 거부하는 약 530만 명 모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을 제한하는 일로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강변한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백신 부작용에 대한 보상을 거의 안 해주면서 접종만 독려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한다.결국 정부 방침과 개인의 선택권 중 무엇을 더 존중해야 하느냐의 문제로 귀착된다. 자유주의와 개인주의 전통이 강
지난 몇달간 맑개 개인 날이면 맑고 투명한 공기와 짙푸른 하늘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한 이들이 한 둘이 아닐 것이다. 혹자는 가던 길을 멈추고, 혹자는 건물 옥상에서 저마다 휴대폰을 꺼내어 사진 찍기에 바빴다. "이거 대한민국 맞아?" "꼭 외국에 온 것 같지 않아?"라고 서로 반문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대낮은 대낮대로, 땅거미가 지는 석양의 하늘은 하늘대로, 빌딩 숲이 늘어선 도심은 또 도심대로, 녹음과 맑은 시내가 어우러진 교외는 또 교외대로, 모두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하고 있는 게 최근 대한민국의 청명한 공기요 기가막힌 경치들이다. 희뿌연 하늘과 탁한 공기, 숨쉬기조차 두려운 잿빛 하늘을 바라보며 '헬조선'을 이야기하던 게 불과 얼마전이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국립환경과학원이 구체적 수치를 공개했다. 올해 9월의 전국 초미세먼지 월평균 농도가 8㎍/㎥로 초미세먼지 관측을 시작한 2015년 이래 동월 기준 최저치를 보였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전년 및 2015년 동월과 비교해 각각 33.3%, 52.9% 감소한 수치다. 9월 한 달간 초미세먼지 좋음(15㎍/㎥ 이하) 일수는 28일로 2015년 동월 대비 6일 증가했고, 나쁨이상(36㎍/㎥ 이상) 일수는 0일이었다. 2018년 이후 9월에는 지속적으로 나쁨이상 농도 수준은 발생하지 않았다.서울만 놓고 봐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 대기환경정보에 따르면 9월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는 7.03㎍/㎥으로 2014년 연중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저치다. 기존 최저치는 2018년 9월에 기록된 10㎍/㎥이다. 올 9월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 역시 15㎍/㎥로 관측 이래 가장 낮았다.미세먼지
정부가 실시한 초·중·고교생 대상 ‘경제 이해력 조사’ 결과 평균 점수가 100점 만점에 53점에 그쳤다는 소식이다. 초등6이 58.09점, 고2가 51.74점, 중3은 49.84점이었다. 수요, 금리, 인플레이션 등 기초적인 경제용어에 대한 이해도조차 낙제점 수준이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 사용내역에 대해 옳게 설명한 것을 고르라’는 문제에서 ‘카드사에 빚을 진 것이다’라는 정답이 29%에 불과했다.전문가들은 부실 교육과정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초·중학교 과정에서 경제는 사회과목의 일부 단원에 불과하고, 고등학교에서는 경제가 선택과목이어서 공부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교사들의 80%가량이 경제교육을 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응답, 이들에 대한 직무연수 역시 시급하다고 한다.다 맞는 얘기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혹시 우리 사회의 왜곡된 경제관과 기업관, 혹은 돈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아이들을 ‘경제 문맹’으로 내모는 건 아닐까.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장사’나 ‘돈벌이’ ‘이윤 추구’ 같은 현장의 경제활동을 업신여기는 풍조가 있다. 반면 ‘경제학’ ‘경영학’ 등 학문으로 경제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그럴듯하게 여긴다. 은행 대출이나 보험 가입 등 실생활에 필요한 경제활동 위주로 경제교육을 하는 서구 선진국들과 달리 국내 경제교육이 고매한 이론과 학문 위주로 흐르는 이유다.이중적이고 왜곡된 경제관은 정부 정책에도 그대로 반영돼 왔다. 경제를 살리자며 반(反)기업 정책을 펴고, 개개인 대다수가 부자가 되고 싶어하면서도 적잖은 이들이 부자 증세,
부모 자식 간의 역학(?) 관계는 참으로 미묘하다. 자식이 어릴 때야 일방적으로 부모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성인이 된 후에는 서로 애증의 관계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땐 예외도 있지만 대체로 ‘자식의 승(勝)’으로 끝난다. ‘내리 사랑’이나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라는 말도 그래서 생겼을 것이다.소위 ‘잘나가는’ 부모를 둔 자식 중에는 영어로 ‘black sheep’이 유독 많다. ‘가족 중 홀로 말썽꾸러기’ 정도로 번역되는 말이다. 유명 정치인 자식의 비행이나 일탈, 구설수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부터 그렇다. 바이든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는 그는 로비스트로 활동하며 숱한 스캔들을 뿌렸고 형수와 동거, 혼외자 출생, 마약 복용 등 문란한 사생활로 유명하다.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도 종종 구설에 오른다. 미디어아트 작가인 그는 여러 차례 지자체 등의 예산 지원으로 작품을 전시했고, 그때마다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DJ 아들 홍업 씨와 YS 아들 현철 씨도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은 행보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곤 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아들 병역비리 의혹으로 대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국회의원, 유력 정치인의 자식이나 재벌 3·4세들의 소소한 일탈행위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진다.‘무자식이 상팔자’ ‘호부견자’(虎父犬子)’ ‘자식이 웬수’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하지만 모든 걸 자식 탓으로만 돌릴 수도 없다. ‘성공한 부모’가 주는 압박감이 자식을 일탈로 몰아가기도 한다. 부모
문재인 정부의 반(反)기업 정서, 특히 대기업에 대한 반감은 새삼 거론할 여지도 없다. 사회 전체를 이분법적으로 갈라쳐 내편과 네편으로 만들고 반목과 갈등 구도를 형성해 이를 정치에 적극 활용하는 것은 현 집권세력의 전매특허와도 같다. 대기업은 과거 독재정권의 비호하에 독·과점적 지위를 향유해 지금처럼 커질 수 있었고 하청 중소기업과 근로자들의 고혈을 짜내며 이익을 극대화, 문어발식 재벌이 됐다는 게 현 정권 주요 인사들의 대기업관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런 생각이 머리에 가득 차있다 보니 대기업은 뭐 좀 심하게 규제하고 벌주고 해도 상관없다는 게 이들의 공통적인 정서인 듯도 하다.현 정부들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는 단체로 쪼그라든 것이나 대한상의 주최로 매년 연초에 열리는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문 대통령이 올해까지 4년 연속 불참한 것이 바로 현 정부의 대기업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현 정부들어 처음 단행했던 세법 개정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25%로 올린 것도 대기업에 대한 반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었다. 이후 온갖 기업관련 규제에서 중소기업에게는 몇년의 유예를 하는 규제도 대기업은 늘 첫번째 대상이 됐다. 현 정부 초기인 2017년 초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첫번째 구속되자 재계는 이를 대기업들에 새 정부가 보내는 일종의 경고 사인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2013년 만들어진 민주당의 을지로위원회가 현 정부 출범 후 대기업, 고용주, 프랜차이즈 본사, 대형마트 등을 소위 갑(甲)으로 지목, 이들을 혼내고 벌주기 위해 법과 절차, 시장원리까지 무시하고 월권적 권력을 휘두르는 것도 기업에 대한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은 장시간 집을 비우고 떠나야 할 때 큰 고민에 빠진다. 단순한 여행이라면 개는 데리고 가도 되지만 숙소 먹이 배변 등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고양이는 집을 떠나면 극심한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동반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기타 반려동물도 사정은 비슷하다. 동물병원에 맡기자니 격리 불안을 느낄까봐 걱정되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그런데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반려인들의 이런 걱정이 상당히 줄어들고 있는 모양이다. 출장·대인접촉 최소화로 재택근무가 늘고, 여행 빈도 역시 급격히 줄어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전보다 훨씬 늘어났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인천세관에 따르면 올 1~8월 중 해외서 들여온 개·고양이는 총 1만241마리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5222마리)의 거의 2배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9270마리)과 비교해도 10% 이상 늘었다.반려동물이 자칫 지루하고 답답해지기 쉬운 집안 내 일상을 달래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1인 가구 비율이 40%에 육박하면서 수요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종류도 다양해져 고슴도치, 새, 거북이, 카멜레온, 뱀 등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어두운 면도 적지 않다. 냄새와 소음, 뜻하지 않은 동물의 가출 등은 이웃에 피해를 줄 수 있다. 개를 무서워하는 이들에게는 산책 중인 개도 공포의 대상일 뿐이다. 유기 역시 골칫거리다. 매년 휴가철이나 명절 때면 버려지는 동물 수가 급증한다. ‘패션’처럼 즉흥적으로 입양했다가 귀찮고 감당하기 어려워지면 슬그머니 내버리는 것이다. 하루 평균
이 세상에 공짜를 싫어할 사람은 없다. 아무런 대가 없이 무언가를 갖거나 쓸 수 있다는데 누가 이를 마다하겠나. 하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 보면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사람들은 타인을 위해 자신이 가진 걸 그대로 주는 법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산가들의 거액 기부 행위조차 가만히 보면 거기에는 기부자의 심리적 만족이라는 게 깔려 있다. 기부를 자주 하는 사람들은 '주는 기쁨' 혹은 '베푸는 기쁨'이 얼마나 큰 지에 대해 종종 이야기한다.물론 심리적 만족이라는 게 기부의 혜택을 받는 이들에게 무엇을 대가로 요구해서 얻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아무런 조건 없이 타인에게 무얼 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기부조차 이럴진대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무료'나 '공짜'는 실제로는 다 거짓말이라고 봐도 된다. 요즘 살포가 시작된 재난지원금은 지난번 칼럼에서 썼듯이 '내가 세금 내서 갚아야 할 빚을 미리 당겨쓰는' 일종의 현금서비스와 같다고 보면 거의 틀림 없다. 현금서비스와 다르다면 나의 이름으로 빚을 지는데 그 결정을 내가 아닌 정치인들이 생색내며 한다는 것이다. 하위 88% 준다고 하는데 그거 못받는다고 아우성치는 국민들이 있어서 더 늘려서 준다고 한다. 여당에서 90% 얘기가 나오는데 이러다 하위 99%에 재난지원금 준다는 소리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요즘 급부상한 또 다른 공짜 논쟁은 일산대교 통행료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를 추진하면서 국민연금이 갖고 있는 운영권을 회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일산대교를 평소에 자주 오가는 사람들은 통행료가 없어진
인구 650만 명에 경상북도 정도 크기의 중남미 소국 엘살바도르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세계 최초로 7일(현지시간)부터 이 나라에서 법정화폐로 통용되기 시작해서다. 그런데 출발부터 영 순탄치 않다. 엘살바도르 정부가 운영하는 비트코인 지갑인 ‘치보(Chivo)’가 이날 서버 용량 문제로 일시적으로 사용이 중단됐다.엘살바도르는 법정화폐로의 안착을 위해 1인당 30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치보’를 통해 전 국민에게 지급했다. 정부 차원에서 400개의 비트코인을 사전에 매수하고 원할 때 언제든 비트코인을 달러로 바꿀 수 있도록 1억5000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신탁도 조성했다. 그런데 첫날부터 사고가 터진 것이다,더 큰 골칫거리는 이날 비트코인 가격이 10% 넘게 하락하는 등 급락세로 돌아선 점이다. 지난 5~7월 폭락세였던 비트코인은 8월부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최근 개당 6000만원(약 5만2000달러)을 넘기도 했다. 그랬던 것이 하루 만에 5300만~5400만원대까지 수직 하락한 것이다. 유튜브 등 온라인 일각에서 엘살바도르의 법정화폐 채택을 응원하자며 벌어졌던 ‘비트코인 1인당 30달러어치 매수 움직임’도 무색해졌다.이날 급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실험이 첫날부터 삐걱대자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최초 법정화폐 채택’이라는 호재가 소멸되면서 자연스런 조정이 온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주요국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기존 금융 기득권 세력이 비트코인에 ‘경고’를 보낸 것이라며 음모론을 펴는 이도 있다.이유가 무엇이든, 비트코인 가격의 극심한 변동성이 또 한
커피나무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열대지방에 약 40종이 자생한다. 브라질과 콜롬비아는 세계 1, 3위 커피 생산국이지만 남미에 커피나무가 전해진 것은 18세기에 들어서였다. 마침 두 나라는 커피 재배가 가능한 ‘커피 벨트(coffee belt, 남·북회귀선 사이)’에 위치해 있어 ‘커피 대국’이 됐지만 요즘 세계인이 마시는 커피 원산지는 모두 아프리카다.전 세계 커피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아라비카(arabica)는 말 그대로 커피의 원조다. 해발 2000m 에티오피아 산악지대인 ‘카파’ 지역에서 7~8세기 처음 발견됐다고 한다. 커피라는 이름도 바로 ‘카파’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아라비카와 커피시장을 양분하는 또 다른 품종은 로부스타(robusta)로 콩고 원산이다. 아라비카에 비해 재배조건이 덜 까다롭고 카페인이 2배 정도 많다. 세계 2, 4위 생산국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주로 재배된다.그런데 원조격인 아라비카가 2040년께면 멸종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몇 년 전부터 떠돌기 시작했다. 영국과 에티오피아 공동 연구에 따르면 고지대에서 자라는 아라비카종이 지구 온난화에 따른 병충해 피해로 자칫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커피의 카페인은 일종의 천연 살충제 역할을 하는데 아라비카는 로부스타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적어 각종 해충에 취약하다. 아라비카가 고지대에서 잘 자라는 것도 일교차가 커 저지대에 비해 병충해가 덜하기 때문이다. 실제 17~18세기 유럽인들은 커피가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 아라비카를 저지대로 옮겨 심었지만 대부분 죽었다. 상대적으로 병충해에 강한 로부스타가 부상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로부스타는 아라비카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흔히 쓰는 말로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있다. '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이라는 뜻으로 유튜브에서 본인의 돈으로 직접 구입한 제품에 대한 리뷰를 올릴 때도 많이 사용하는 말이다. 이는 특정업체로부터 협찬이나 일정 비용을 받고 작성하는 '리뷰를 가장한 광고'가 아님을 강조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된다.갑자기 이 단어가 떠오른 것은 하도 국민들을 대상으로 '현금 살포'를 자주하는 문재인 정부 때문이다. 각종 기금이 바닥이 드러나고 나라 빚마저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복지·고용 관련 퍼주기는 끝이 없다. 마침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국민을 대상으로 한 현금 뿌리기는 명분까지 쌓을 수 있었고 지난해 4·15총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둔데는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결코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세상에 공돈 준다는 데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는 게 재난지원금을 받고 히히덕 거리던 보통 사람들의 생각이었고 정치인들이 노린 점도 바로 이런 것이었다. 이제 재난지원금이 조만간 다시 뿌려진다. '국민 하위 88%'라는 코미디 같은 수치를 기준으로 1인당 25만원씩 돈을 쏴준다는 것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재미를 봤으니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의 '약발'을 기대하며 사실상 매표(買票)를 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상위 12%만 빼고 다 준다"고 하면 될 것을 '하위 88%'라는 말도 안되는 기준을 고집하는 것도 웃긴다. 이러다가 나중에는 '국민 하위 99%'라는 말까지 나올 참이다. 그건 그렇고 이렇게 또 다시 국민들을 오염시키는
요즘 주가가 비교적 약세지만 최근 코스피지수는 코로나 공포가 극에 달했던 지난해에 비하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3100 근처인 요즘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3월 19일 장중 저점(1439.43)의 두 배가 넘는다. 이것만 보면 개인투자자(개미)들의 주머니도 꽤나 두툼해졌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투자자들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해 3~10월 개인투자자 약 20만 명의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가격이 이미 급등한 주식을 매수하는 경향이 크고 주가가 오르면 서둘러 팔지만 떨어지면 매도를 미루는 것으로 나타났다.개인투자자의 매수 전 40일간 해당 주식의 수익률이 25.8%였던 반면, 매수 후 40일간 수익률은 11.6%로 크게 낮아졌다. 매수 바로 다음날 이익이 난 투자자의 41%가 바로 팔아치운 데 반해, 손실 난 투자자 중에는 22%만이 손절했다. 한마디로 비싼 주식에 뒤늦게 올라타 주가가 오르면 ‘찔끔’ 먹고 나오고, 주가가 떨어지면 손절은 않고 소위 ‘존버’(계속 버티기)에 들어간다는 얘기다.개미들이 이런 패턴을 따르는 건 ‘탐욕과 공포’라는 인지상정 때문이다. 성공(이익)은 빨리 확정짓고 싶고 실패(손실)는 좀체 인정하려 들지 않는 인간 본성 역시 ‘성공 투자’를 가로막는다. 기업과 시장 분석능력보다 심리가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요즘 ‘주식심리학’이 뜨는 이유이기도 하다.주식으로 돈 벌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모래알처럼 흩어진 개미들은 기관·외국인과 달리 시장을 움직이는 주도세력이 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동학개미운동’이라며 개인들은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대
집회에서 살아 있는 생선을 집어던진 수산업자들이 동물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는 일이 발생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어류를 학대한 혐의(동물보호법상 동물학대 등의 금지 위반)로 고발된 경남어류양식협회 회장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최근 밝혔다.A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에서 ‘정부의 일본산 활어 수입’에 반대하는 상경 집회를 열면서, 항의의 표시로 일본산 방어와 참돔을 바닥에 집어던진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협회 관계자들은 “정부가 일본산 활어를 무차별적으로 수입해 국산 활어 값이 떨어졌다”며 일본산 활어는 바닥에 던지고, 국내산 활어는 행인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시민단체 ‘동물해방물결’은 협회가 집회 과정에서 살아있는 동물을 학대했다며 지난해 12월 단체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3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지난 3월 A씨를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를 받아 지난 7월 말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수사를 매듭지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은 집회에서 사용된 어류를 식용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보완 수사를 요구했었다”고 했다.동물학대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 동물보호법은 동물의 범위를 포유류와 조류, 그리고 파충류 양서류 어류로 정하고 있다. 다만 동물보호법 시행령 2조는 "파충류 양서류 어류 중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제외한다"고 규정해 놓았다.수산업자들을 경찰에 고발한 동물해방물결은 수산업자들이 집회 당시 던진 활어는 식용 외의 목적으로 이용됐기 때문에 동물보호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는 “집회에 이용된 방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에는 온·오프라인에 각각 큼지막한 게시판이 설치됐다. 온라인에 만들어진 것은 ‘국민청원 게시판’이었고, 대통령 집무실에는 ‘일자리 상황판’이 자리잡았다. 오는 19일이면 ‘국민청원 게시판’이 생긴 지 4년이 된다. 청와대는 어제 관련 자료집까지 내고 그간의 성과를 설명했다. ‘차기 정부에서도 유지해야 한다’(80%), ‘국정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상승시켰다’(62%), ‘소외 계층의 목소리를 대변했다’(61%) 등의 여론조사 결과도 공개했다.‘국민청원 게시판’은 다양한 여론을 전달하는 창구로서 긍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화풀이나 분풀이, 정치투쟁의 장(場)이 됐다는 점 역시 부인하기 어렵다. 가장 많은 동의를 받은 청원은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었던 ‘n번방 용의자와 가입자의 신상공개’였다. 흉악 범죄에 공분하는 심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사실 청원에서 엄벌을 원한다고 법과 절차를 뛰어넘어 단죄할 수 있는 길은 법치국가라면 거의 없다.다음으로 많은 동의가 이뤄진 청원은 ‘자유한국당 해산’ ‘문재인 대통령 응원’ ‘문재인 대통령 탄핵촉구’였다. 3건 모두 매우 정치적이고 상대 정파에 대한 노골적 반감을 드러내는 것들이다. 이런 청원에 대한 답변은 사실 정해져 있다. 친여(親與)·반여(反與) 청원 몇 개를 뭉뚱그려 함께 답하되, 해당 청원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설명하는 정도에 그친다.결과적으로 청원한다고 달라질 건 많지 않고 갈등만 부추겼다는 지적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게시판에 가장 많이 등록된 분야가 정치개혁(16.6%)이었다는 점만
“내가 하면 투자, 남이 하면 투기”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에게 주식시장은 일종의 ‘돈 놓고 돈 먹기’라고 해도 크게 틀린 얘기는 아니다. 주식을 매수하는 순간부터 계좌에는 바로 파란불(손실) 혹은 빨간불(이익)이 켜진다. 짜릿하기도 하지만 매시간 매초, 주가 움직임에 온통 정신을 뺏기다 보면 일상이 엉망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환호와 좌절이 순식간에 교차하다 보니 우여곡절도 많고 온갖 에피소드가 탄생한다. 증시 주변에 수많은 유행어가 생겨나는 이유다. 국내 혹은 해외 주식을 쓸어담는 개인을 가리키는 ‘동학개미’나 ‘서학개미’는 이미 철 지난 유행어가 됐고, 공모주 열풍을 타고 등장한 ‘따상’(상장 당일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가 된 뒤 상한가에 도달)은 다소 시들해졌지만 아직은 그래도 현역(?)에 속한다.주가 상승세가 가파른 주도주들을 부르는 약칭도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자동차 화학 정유사 주식을 일컫는 ‘차화정’은 10여 년 전인 2009~2011년 전성기를 보냈다. 지난해 증시 슈퍼스타 노릇을 한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는 플랫폼·IT 업종과 함께 여전히 비교적 강세다. 미국 증시의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혹은 ‘MAGA’(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애플)도 그런대로 아직까지는 선전하고 있다.코스피지수가 최근 약 3개월간 3200대에서 지루한 횡보를 계속하자 ‘사물놀이 장세’라는 용어가 새로 등장했다. ‘사면 물리고 놀면 이긴다’의 줄임말로, 주가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때는
현 정부들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정책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정말 어이없고 분노를 유발하는 게 바로 대북정책이다. 현 정부가 북한에 상대적으로 호의적이고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것은, 그 의도는 차지하고 일단 그럴 수 있다다치자.문제는 대북관계가 우리는 늘 일방적으로 구애를 하고 북한은 자기들이 원할 때는 이런 화해 제스처에 응하는 듯 하다가 또 뭔가 자기들이 필요하면 갑자기 우리측을 향해 막말을 해대며 모든 대화와 교류를 중단하는 식이었다는 점이다. 여기서 웃기는 것은 북한 2인자라고 하는 김여정의 말이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020년 6월 북한 김여정이 대북 전단 살포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자 하루 만에 개정안을 발의했고, 같은 해 12월 14일 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강제 종료시키고 재적 의원 180명 전원 찬성으로 강행 처리했다. 대북전단금지법의 별칭이 '김여정 하명법'이 된 것도 그래서다.올들어서 김여정의 하명은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상반기 연합훈련이 실시되자 김여정은 담화를 내고 "9·19 남북 군사합의도 파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5월 문재인 대통령은 8월 연합훈련에 대해 “코로나로 인해 과거처럼 많은 병력이 대면 훈련을 하는 것은 여건상 어렵지 않겠느냐”며 “연합훈련 시기·방식·수준에 대해서는 추후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여정은 이달 1일에는 한미연합훈련 취소를 요구해왔다. 그러자 범여권 국회의원 74명은 군사훈련을 하지 말자고 연판장에 서명하는 촌극을 빚었다. 박지원 국정원장은&nbs
제32회 도쿄올림픽이 17일간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이번 올림픽은 개최 여부를 둘러싼 잡음은 물론 온갖 악재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일본 안팎에서 반대 여론이 들끓었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정치적 이유로 ‘자살 미션’을 수행하려 든다는 비판까지 나올 정도였다. 관중도, 스타선수도, 수익도 없는 ‘3무(無) 올림픽’이라는 비아냥에 더해 각국 정상도, 전 세계 시청자의 흥미도 없는 ‘5무 올림픽’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우려와는 다른 모습이 속속 드러났다. 역경을 이겨내고 땀 흘려 노력한 선수들이 페어플레이를 보일 때는 잔잔한 감동이 지구촌 전역으로 퍼졌고, 코로나로 지친 세계인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한국 태권도의 인교돈, 네덜란드 경륜의 섀넌 브라스페닝스 선수는 각각 혈액암과 심장마비 수술을 극복하고 메달을 목에 걸어 인간 승리 드라마를 연출했다.모두 힘든 시기이기에 좌절하고 고뇌하는 선수에게 따뜻한 박수와 격려가 유난히 많았던 올림픽이기도 했다. 체조 여제로 불리는 미국의 시몬 바일스는 중압감으로 네 개 종목 중 한 종목만 뛰고 기권했지만 세계는 그에게 비난 대신 “괜찮아”를 연호했다.메달 여부와 무관하게 최선을 다해 경기를 즐기고 미소로 상대를 배려하는 선수들의 태도는 이전 올림픽과 사뭇 달랐다. 높이뛰기 우상혁, 여자 배구, 역도 이선미, 다이빙 우하람 선수는 모두 4위에 그쳤지만 메달리스트 못지않은 환호와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금메달을 내주고도 상대 선수에게 ‘엄지척’을 한 태권도 이다빈 선수는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세계에 보여줬다. 필리핀, 버뮤다, 코소보 등
청와대가 "코로나는 남북 모두의 현안"이라며 백신과 방역에서 북한을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통일부는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적 협력물자 반출 신청 2건을 승인했다. 전 세계를 말그대로 패닉으로 몰아넣은 코로나에 남북 역시 예외일 수 없으며 가능하다면 북한 주민들이 코로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우리가 도울 수 있다면 좋은 일일 것이다. 대북 인도적 지원 역시 전체주의 독재 정권 하에서 신음하는 북한 주민들을 생각하면 필요한 조치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북한 주민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일관성 없는 태도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 문제에 관한한, 북한 주민들의 자유나 권리, 인권 등에 대해 철저히 외면해왔다. 북한이 전 세계에서 가장 인권침해가 심한 나라라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문 정부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그것이 김정은 정권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이라면 그 어떤 것에도 침묵을 지켜왔다. 유엔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 결의안 채택에 문 정부가 올해까지 3년 연속 불참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은 2003년 유엔인권이사회가 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한 이래 2018년까지 줄곧 이름을 올렸었다. 그러던 것이 현 정부들어 이렇다할 설명 없이 계속 빠져왔다. 북한 인권보다는 김정은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대북전단금지법' 도 마찬가지다. 대북전단금지법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단을 살포하거나 대북 확성기 방송 등을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말한다. 실제 대북전단금지법이라는 이름의 법은 존재
지난 주말 영국에서 열린 남자 골프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에는 구름 같은 갤러리가 몰렸다. 지난해 코로나로 취소되고 2년 만에 열려서 그런지 골프 코스에는 관람객이 가득했다. 하루 평균 관람객 숫자가 3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그런데 TV화면을 보니 코스를 따라 도열해 있는 갤러리나 특정 홀 옆에 만든 갤러리 스탠드를 가득 메운 사람들 중 마스크를 낀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갤러리 뿐 아니라 선수나 경기요원 중 그 누구도 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았다.한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아마도 난리가 났을 것이다. 정부는 물론 일반인들조차 당장 대회를 취소하고 관람객 전원 전수조사와 격리조치를 하라고 호통을 쳤을 법하다. 요즘 영국의 하루 코로나 확진자 수는 5만명을 오르 내린다. 인도네시아와 함께 하루 신규 환자 발생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다. 그런데 영국인들은 거의 마스크 착용엔 관심이 없다. 영국 정부는 아예 19일부터 모든 코로나 봉쇄조치를 풀기까지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나 사회적 거리두기 자체를 없애버린 것이다. 한국의 하루 확진자는 오늘 1784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1200~1500명 수준이었다. 영국의 인구가 한국보다 32% 가량 많은 걸 감안해 숫자를 조정해도 한국의 확진자 숫자는 영국의 25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영국과는 완전히 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물론 수도권은 거리두기 4단계로 오후 6시 전에는 4인까지, 이후에는 2인까지만 모일 수 있고 비수도권에서도 5인 이상 모임을 제한하는 조치가 시작됐다. 강릉과 제주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각각 4,3 단계로
저개발국의 산업화에는 여러 요소가 필요하지만 우수 인재 확보만큼 중요한 것도 드물다. ‘한강의 기적’은 공무원으로 대표되는 뛰어난 인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한국에서 그런 인재를 공급해온 통로는 누가 뭐래도 고시(高試)였다.이렇다 할 산업도, 제대로 된 일자리도 거의 없던 시절 고시는 가문 전체를 벌떡 일으켜 세우는 말 그대로 입신양명(立身揚名)의 지름길이자 초고속 계층 이동 사다리였다. 그랬던 고시가 퇴색하고 있다. 제도 자체가 많이 변하기도 했고 합격자의 만족감 역시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1947년 ‘조선변호사 시험’이란 이름으로 시작됐던 사법고시는 로스쿨이 생기면서 2017년 59회를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판검사 경력이 없는 요즘 로스쿨 출신 젊은 변호사 중에는 로펌에 취업했다가도 과중한 업무 등에 넌더리를 내며, ‘워라밸’을 찾아 민간기업 사내변호사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법고시 합격 후 젊은 나이에 ‘영감’ 소리를 듣던 것은 이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일이 되고 있다.1949년 ‘고등고시 행정과’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행정고시는 2011년부터 ‘5급 공채’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명맥은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5급 공채에 합격한 젊은 사무관의 퇴직이 해마다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애써 만든 정책이 정치논리에 의해 하루아침에 뒤집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한 데다, 급여는 민간 전문직에 비해 적고 공무원연금도 줄어드는 등 비전도 보람도 없어 공직을 떠난다는 것이다.1968년 시작된 외무고시는 2013년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으로 대체돼
영국 런던에서는 지난 주말 윔블던 테니스 남녀 단식 결승과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이 열렸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코로나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없었다.확진자 3만 명대인 영국에서 이런 광경이 펼쳐진 건 정부가 오는 19일부터 모든 코로나 규제를 해제키로 한 영향이 컸다. 확진자 수가 영국의 30분의 1 정도인데도 수도권에서 사실상 ‘일상 멈춤’ 상태에 돌입한 한국과는 너무 다르다. 국내에서는 프로축구 프로야구의 수도권 경기가 모두 무관중으로 전환됐다.두 나라는 왜 이렇게 다를까. 백신 접종률을 보면 영국 성인 87%가 1차, 65%가 2차 접종을 마쳤다. 한국은 1차 접종률은 30%, 완료율은 11%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제법 차이가 난다. 하지만 이게 다는 아니다. 영국 정부가 코로나 규제 해제 이유로 내세운 가장 큰 팩트는 사망자와 중환자가 대폭 줄었다는 점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진 뒤 영국의 코로나 사망률은 대체로 0.1% 아래에 머물고 있다. 한국은 누적 사망률이 1.2%지만 최근에는 0.1% 전후다.영국 정부는 “감염과 사망 사이 연결고리가 끊어지고 있다”며 “이제는 코로나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접종률에선 영국의 절반도 안 되지만 인구 대비 확진자 수나 사망률 등에서는 별로 뒤지지 않는다.결국 두 나라의 결정적 차이는 코로나를 보는 시각인 듯하다. 영국은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걸릴 수 있지만 치명적이지만 않으면 괜찮다는 식이다. 반면 한국에서 코로나는 일단 걸리면 큰일 나는 병이다. 가족 이웃 직장에 피해를 준다고 생각하고, 그래서인지 확진자들은
지난주 연일 1300명대를 기록하던 코로나 하루 확진자 수가 어제는 소폭 줄어 1100대로 내려갔지만 여전히 4차 대유행은 진행중이다. 이렇게 확산된 이유가 무엇인지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봐야할 것이다. 정부의 섣부른 방역완화책과 지지부진한 백신 접종, 그리고 방역 피로감에 따라 국민들의 긴장도가 떨어진 것 등이 모두 확진자가 늘어나는데 일조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그런데 이 정부는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할 때마다 스스로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늘 국민들 탓을 해왔다. 더욱 큰 문제는 탓을 하는 국민도 그 때 그 때 정부 편의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8·15 광복절 집회가 열렸을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은 집회 주최자를 살인자라고 했다. 당국은 집회 주최자들 대부분을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그 다음달인 지난해 9월 초 이낙연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연설에서 광복절 집회를 코로나 재확산의 주범으로 아예 못박았다. 이 대표의 연설은 이렇다. "그렇게 쌓은 방역의 공든 탑에 흠이 생겼습니다. 8.15 광화문 집회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됐습니다. 방역을 조롱하고 거부하는 세력이 있습니다. 광복절에 이어 개천절에도 비슷한 집회를 열려는 세력이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불법행동은 이유가 무엇이든 용납될 수 없습니다. 법에 따라 응징하고 차단해야 합니다"지난해 8월 초까지 하루 평균 수십명대에 머물던 확진자 수가 8월 중순경부터 급증, 8월 말 400명대까지 늘어난 것이 모두 광화문 집회 때문이라고 여당 대표가 규정하고 집회 주동자들을 응
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 2017년부터 블라인드 채용이 의무화된 24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이 제도가 채용 결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조사, 최근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결론은 학력 성별 연령 등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이 실제 채용 결과에 거의 변화를 주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소위 SKY대 출신 입사자 비율은 도입 전에 비해 0.5% 포인트 낮아졌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는 게 조세연의 결론이다. 일부 기관에서는 지원자의 능력을 알 수 없어서 필기 시험을 더욱 어렵게 출제한 결과 오히려 SKY대 출신 합격자 비율이 높아진 반면 고졸 출신이 배제되는 일도 생겼다고 한다. 블라인드 채용이 결과적으로 학력에 따른 차별을 심화시킨 결과를 빚은 경우까지 생겼다는 얘기다. 여성 합격자 비율이나 연령별 합격자 비율 변화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는 게 조세연의 설명이다. 블라인드 채용으로 크게 달라진 항목이 하나 있기는하다. 바로 신입사원의 1년내 퇴사율이다. 제도 도입후 1년내 퇴사자 비중은 4% 포인트 올라갔는데 이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게 조세연의 분석이다. 일종의 '깜깜이' 채용인 블라인드 채용 결과 입사자와 공공기관 간 인력 미스매치가 발생한 결과로 추정된다. 결론적으로 블라인드 채용은 합격자의 스펙에 별 변화를 주지 못하고 신입사원의 단기 퇴사율만 높였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결과는 이미 예측됐다. 아무리 정부가 블라인드 채용을 하라고 해도 사원을 채용하는 입장에서는 직접적 방법이든, 간접적 방법이든 간에 어떻게 해서든 지원자의 스펙을 확인하려 들 게 마련이다. 편법적으로 스펙을 확인하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담이 있다. 어떤 사람이나 집단의 몇가지 행동을 보면 대략 그 사람이나 집단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숨기고 감추려고 해도 사람의 습성이나 생각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정부가 SNS에 올렸던 지난 13일 영국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참가자들의 단체 사진은 이런 속담을 재확인시켜줬다. 이미 잘 알려진대로 첫 사진은 사진 맨 앞 좌측에 서 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 사진을 잘라버린 채로 정부 홍보페이지에 올려졌다. 무례하게도 참가국 대통령 사진을 멋대로 잘라버린, 외교상 있을 수 없는 결례였다. 문재인 대통령을 사진에서 좀 더 가운데에 보이게 하려는 의도적 편집이라는 의심이 들지만 정부는 '실수'라고 해명하고 사진을 교체했다. 하지만 실수라고 해도 외교상 이런 결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 가관인 것은 남아공 대통령을 잘라낸 사진에 정부가 붙여 놓은 설명이었다. <사진 한 장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위상>이라는 제목하에 <이 자리 이 모습이 대한민국의 위상입니다. 우리가 이만큼 왔습니다.>라고 되어 있다. 정부는 문 대통령의 G7 참석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이런 멘트를 단 것이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순간 역설적으로 "지금 현재의 대한민국 수준이 이 모양 이 꼴"이라고 해석된 것은 과연 필자 뿐이었을까.이 정부는 외교이건 내치이건 실질적 결과보다는 포장과 홍보에 열을 올려왔다. 탁현민이라는 사람을 중용해 각종 행사에 공을 들일 때, 각종 통계 산출 방식을 바꿔가며 일자리나 소득분배 관련 통계를 바꿀 때부터 예견된 일이지만 이번에도 예외는
요즘에는 암호화폐가 세간의 관심사지만 1년 전만 해도 세상의 관심은 온통 국제유가에 쏠려 있었다. 특히 지난해 4월 20일 WTI(서부텍사스원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지자 사람들은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의아해했다. 이날 유가는 배럴당 -40.43달러까지 떨어졌고, 이런 기현상은 다음날까지 지속됐다. 코로나가 막 확산되기 시작할 때라 세계가 공포에 휩싸이며 수요가 급감, 재고가 엄청 늘어난 데다 만기날에 실물을 인수·인도해야 하는 원유 선물거래의 특성까지 겹치며 낳은 결과였다.당시 유가는 3월부터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고, “지금이 바닥”이라고 생각한 많은 투자자가 유가 반등에 베팅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보기도 했다. 특히 원유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중 거래정지 또는 상장폐지 되는 상품이 속출하면서 원금을 다 까먹는 일도 발생했다.그랬던 국제유가가 1년여가 지난 지금 언제 그랬냐는 듯, 뛰어오르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WTI는 15일(현지시간) 배럴당 72.12달러에 거래를 마쳐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백신 보급 확대로 세계경제 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의 감산까지 겹친 결과다.재밌는 것은 화석연료를 줄이자는 움직임이 석유생산 감소로 이어져 유가를 더 끌어올린다는 점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알래스카 원유 시추를 중단시키는 등 친환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고, 이에 따라 정유사들의 투자는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 저유가로 셰일오일 업체들이 줄줄이 파산한 데다 환경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셰일오일 공급도 대폭 줄었다.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와 전기차 보급 등으
젊은 운동선수가 외부 충격도 없이 경기 중 갑자기 쓰러지는 일이 가끔 한 번씩 발생한다. 지난 일요일 유럽축구연맹 유로 2020 예선경기에서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에릭센 선수가 그런 일을 겪었다. 그는 현재 인터밀란 소속이지만 지난해까지 토트넘에서 손흥민 선수와 호흡을 맞춰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선수다. 쓰러진 직후 의료진이 현장에서 긴급 심폐소생술을 한 덕에 에릭센은 현재 병원에서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한다.현지 언론들은 부정맥(不整脈)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부정맥은 심장박동이 정상(분당 60~100회)보다 느리거나 빠른 경우, 혹은 불규칙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심장이 수축해 우리 몸 곳곳에 혈액을 공급해주기 위해서는 전기적 자극이 필요한데, 우심방 벽의 동방결절에서 나오는 전기신호의 전달체계에 이상이 생기면 부정맥이 된다.부정맥은 심근경색과 함께 돌연사의 주요 원인이며 운동선수들에게서 이따금 나타난다. 특히 움직이다 멈추기를 반복하는 스포츠에서 자주 발생한다. 2011년 K리그 경기 도중 갑자기 쓰러진 제주 유나이티드의 신영록, 2000년 2루에서 쓰러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임수혁 선수 모두 부정맥이었다.선천적으로 심장 근육이 두꺼운 비후성 심근염이 운동선수들에게 부정맥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돌연사, 혹은 뇌경색 등 심각한 후유증이나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부정맥의 주요 증상은 심장 두근거림, 가슴통증, 현기증 등이지만 운동선수처럼 평소에는 별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에릭센 선수도 메디컬 테스트에서 심장 관련 이상이 발견된 적이 없었다고 한다.일상생활에서 큰 문제는 없지만 부정맥 요인을 갖고
공유킥보드는 언제부턴가 친숙한 도심 이동 수단이 됐다. 위험하고 아슬아슬해 보이기도 하지만 주(主)이용자인 젊은 층에게는 여간 편리한 게 아니다. 임대 장소가 정해진 공유자전거와 달리 필요한 장소에서 타고 원하는 데서 내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그런 공유킥보드가 요즘 천덕꾸러기가 됐다. 이용자가 급감하면서 수많은 킥보드가 길거리에 널부러져 있다. 지난달 13일부터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이 직격탄이었다. 원동기 이상 면허가 있어야 탈 수 있고 헬멧 착용이 의무화돼 이용자가 30~50%까지 줄어든 것이다.킥보드업계는 고사 위기라며 최소한 헬멧 착용 의무만이라도 풀어 달라고 하소연한다. 헬멧은 들고 다니기 불편하고 공유 헬멧은 위생상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킥보드 이용을 가로막는 주범이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자전거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한다. 현행법상 자전거와 킥보드 모두 헬멧 착용이 의무화돼 있지만 미착용 적발 시 자전거는 처벌 조항이 없는 반면 킥보드는 범칙금(2만원)이 부과된다.킥보드 관련 혼선과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은 개인형 이동장치(PM)를 활성화시켜야 할지, 규제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어서다. 당초 국회는 지난해 5월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13세 이상이면 누구나 공유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그러나 안전 문제가 대두되자 다시 헬멧 의무화를 포함해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법을 재개정했다. 규제와는 별개로 실제 얼마나 단속할 것인지도 문제다. 킥보드의 인도 주행은 벌써부터 금지됐지만 대부분 이용자는 인도로 다닌다.국회는 PM 이용 및 안전과 관련해 별도의 법 제정도 추진 중이지만 쉽게
한동안 언론 매체와 대중들의 기억에서 멀어진 듯하던 조국이라는 이름이 다시 회자되는 요즘이다. 그가 쓴 <<조국의 시간>>이라는 회고록 때문이다. 굳이 그에게 인세 수입을 안겨주고 싶은 생각이 없어 책을 사 보지는 않았다. 벌써 15만부 이상 팔려나가 상반기 베스트셀러 10위를 오르내릴 정도라고 한다.읽어보지 않은 입장에서 책 내용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는 그렇지만 책 전반을 흐르는 기조는 나르시즘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조로남불' '조스트라다무스' 등 숱한 신조어를 만들어 내던 조국은 이 책에서 반성보다는 억울함을 호소했다는 독후감이 많은 듯하다. 자신과 가족에 대한 의혹을 검찰, 언론, 야당 카르텔의 창작품이라고 하고 자신은 검찰 개혁의 깃발을 든 괘씸죄 때문에 우선순위 맨 앞자리로 끌려나온 희생양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과거 그의 언행을 돌아보면 책을 굳이 읽어보지 않아도 대충 어떤 내용을 담았으리라고 추측하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은 것 같다. 사람 생각은 좀처럼 변하지 않으니까. 다만 그가 ‘과거 진보적 학자로서 했던 말과 실제 삶이 완벽히 일치하지는 않았다’고 인정했다는 대목은 그나마 눈에 띈다. 하지만 이 역시 '완벽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어서 '아주 조금'반성하는 듯한 시늉을 보였을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조국이나 그의 책 이야기를 하려던 참은 아니다. 그보다는 '조국 신드롬'으로까지 불리는 이상한 현상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조국의 온갖 의혹이 봇물터지듯 쏟아지던 2019년,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는 소위 '조국 수호 집회'
많이 대중화됐지만 골프는 여전히 ‘사치스런’ 운동으로 인식된다. 주말에 회원제 골프장은 이래저래 1인당 30만원 안팎이 드는데 보통 월급쟁이에게는 만만찮은 부담이다. 골프가 아직까지 개별소비세 부과 대상인 이유이기도 하다.국내총생산(GDP) 규모가 한국의 50분의 1 정도인 북한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북한에서 골프를 치는 사람은 ‘최고 존엄’이거나 극소수 외국인 정도라고 봐야 할 것이다. 농구광으로 알려진 김정은이 골프를 치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그의 부친 김정일은 골프를 쳤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 언론들이 김정일이 한 라운드에서 38언더파 34타를 쳤다거나 홀인원을 11개나 했다는 등 황당무계한 소식을 전했다는 것 자체가 북한은 완전히 골프 불모지라는 방증이다.북한에서 운영 중인 18홀 정규 골프장은 1987년 조총련이 지어준 평양 골프장이 거의 유일하다. 2007년 한국 아난티그룹이 지은 금강산 골프장도 있지만 2008년 관광객 피격사건 이후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그런데 지난주 이중명 아난티그룹 회장 겸 대한골프협회장이 금강산 골프장에서 2025년 골프세계선수권대회를 남북한이 공동 개최하겠다는 사업 제안서를 통일부에 제출해 눈길을 끈다. 국제골프연맹이 주최하는 이 대회는 아마추어 대상이다.이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세계인을 향해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발신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도움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반색했다. 금강산 1만2000봉(峰)이 병풍처럼 펼쳐진 골프장 모습이 중계된다면 세계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하지만 성사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가장 큰 미지수는 김정은이다. 골
국토를 푸르게 가꾸는 게 본업인 것으로 알고 있던 산림청이 탄소중립을 위해 오래된 나무들을 대량으로 베어내고 어린 나무를 심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 밝혀지면서 적잖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관련 보도가 나간 후 여러 반박과 재반박 등이 이뤄진 상황이지만 한가지 변하지 않는 팩트 중 하나는 산립청이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탄소흡수력이 떨어지는 30년 안팎 나무 3억 그루를 베어내고 향후 30년간 어린 나무 26억 그루를 심겠다는 것이다. 논란이...
날아다니는 벌 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무엇일까. 아마도 많은 이가 쏘일지 모른다는 두려움, 혹은 달콤한 꿀부터 떠올릴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이 ‘벌=꿀벌’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벌 중에는 쏘지 않는 벌도 꽤 있다. 잎벌, 고치벌, 맵시벌과 같은 종은 침이 없다. 벌침은 암컷의 산란관이 변한 것이다. 따라서 수벌은 종류와 무관하게 모두 쏘지 못한다. 다른 벌이나 곤충을 잡아먹는 말벌처럼 꿀을 모으지 않는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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