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안현실 전문위원
    안현실 전문위원(종료)
  • 더이상 뉴스를 발행하지 않습니다.

  • [여기는 논설실] 美 주도 '反화웨이 동맹'이 흔들리는 진짜 이유

    영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중국 화웨이의 5세대(5G)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지 않기로 했다. 보안을 강조하면서도 제한적으로나마 화웨이 장비 사용에 길을 터줬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영어권 5개국 기밀정보 동맹체)의 일원으로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영국으로 황급히 날아갔지만, 미국이 주도해온 ‘반(反)화웨이 동맹’의 균열은 불가피해 보인다. 캐나다도 영국 방식을 따를 태세다. 미국은 절대적 수준의 보안을 강조하며 반화웨이 연합전선을 독려해왔지만, 동맹국들의 입장에서는 중국과의 관계에 따라 보안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상대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음이 확인됐다. 때마침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5G 통신장비의 경쟁 제한이 주요국에 미칠 투자비용 증가와 국내총생산(GDP) 감소 전망도 내놨다. 이런 전망이 나온 배후에 화웨이의 입김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영국 정부에 절충점을 찾을 구실을 제공해준 것만은 분명하다. 여기에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미국 동맹국들과 얽히고 설킨 경제적 관계를 돌이키기 어려운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사정에도 불구하고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미국이 화웨이를 무너뜨리기 위해 동맹국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과정이다.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반화웨이 동맹이 흔들리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안보와 보안을 강조하며 반화웨이 동맹을 주도하는 미국이지만, 그토록 중요하다는 5G 통신장비 분야에서 정작 화웨이와 경쟁할 자국기업은 없다. 시스코 등 통신장비 업체들이 있기는 하지만 화웨이

    2020.01.31 09:30
  • [안현실 칼럼] 정치가 '스타트업 강국' 막고 있다

    2001년 닷컴 거품 붕괴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벤처 지표에서 미국 다음이었다. 미국 나스닥을 벤치마킹한 코스닥은 2000년 총 거래금액이 유가증권시장을 추월했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벤처 금융시장으로 등극했다. 이스라엘이 한국을 벤치마킹하겠다고 찾아올 정도였다. 모든 것은 닷컴 거품 붕괴 이후 달라졌다. 나스닥은 ‘시장에서의 옥석 가리기’로 정상화됐지만, 코스닥은 정부가 규제를 강화한 ‘벤처 건전화정책&rs...

    2020.01.16 18:19
  • [CES 2020] 민간 주도 'AI 빅 푸시'로 가자

    ‘CES 2020’에서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등 한국 대기업과 중견기업, 그리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주목받았다. 미국 중국 다음으로 많이 참가한 한국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경제 시대에 새로운 비전과 가능성을 과시한 점은 큰 성과다. 동시에 이들 기업은 AI 발전과 확산이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어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과의 경쟁과 협력 속에 어떻게 비전과 가능성을 실현할지 숙제도 안게 됐다. CE...

    2020.01.10 17:40
  • 국가의 흥망성쇠 달렸다…'AI 골든사이클' 올라타라

    역대 산업혁명마다 주도 기술이 있었다. 활용 범위가 매우 넓고 투자와 생산, 소비를 크게 바꿔 놓은 기술이다. 증기기관과 전기, 컴퓨터 등이 대표적이다. 학자들은 이런 기술에 ‘범용기술(GPTs)’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훗날 지금의 시대를 ‘4차 산업혁명’이라고 기록하든, ‘신(新)콘드라티예프 장기파동’이라고 명명하든 그것은 역사가들에게 맡기면 될 일이다. 주목할 것은 인공지능(A...

    2020.01.05 17:29
  • [안현실 칼럼] 경제정책에서 '형용사' 걷어내라

    이해관계가 충돌하면 규제개혁이 멈춰서는 것도, 기존 질서에 순응하라는 ‘타다 금지법’이 등장하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혁신성장’은 ‘혁신이 주도하는 성장’을 줄인 말이 아니었다. 혁신성장은 ‘포용성장’의 하위 개념으로 설정돼 있다. ‘혁신적 포용국가’ 구호를 봐도 혁신은 포용 안에서만 용납된다. 혁신과 포용이 부딪치면...

    2020.01.02 17:34
  • [안현실 칼럼] 혁신성장 시대 국익 계산법

    페이스북의 반(反)독점 혐의를 조사하고 있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을 낼지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는 ‘기업 분할 명령설’을 그대로 믿어선 안 될 이유는 많다. 마이크로소프트(MS) 분할이 무산됐던 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1998년 미국 정부는 MS의 PC 운영체제(OS) 윈도와 인터넷 브라우저 익스플로러의 결합을 문제 삼았지만, 반독점법보다 더 무서운 것은 기술 발전과...

    2019.12.19 18:26
  • [안현실 칼럼] 한·일 新협력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으로 수출이 타격을 입고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 압력에 직면하기는 한국과 일본이 다를 게 없다. 미국의 방위비 협상이 보여주듯 안보 부담이 한·일 양국에 증대되고 있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양국은 미국과의 동맹 속에서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도 안고 있다. 같은 시련에 직면한 한·일이 정상 관계였다면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미· 중 분쟁을 돌파...

    2019.11.21 17:37
  • [안현실 칼럼] 길 잃은 한국의 'AI 경제'

    생태계 관점에서 38개국의 혁신 역량을 평가한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자료가 눈길을 끈다. 한국 기업의 역량은 미국, 중국, 일본 다음으로 높지만 정부의 정책 효율성·다양성·역동성 등 이른바 ‘조정 역량’은 34위로 나타났다. 미국, 독일, 프랑스, 중국, 일본, 인도는 말할 것도 없고 체코, 러시아, 폴란드에도 밀리는 수준이다. 정책이 혁신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부담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2019.11.07 17:35
  • [안현실 칼럼] 문재인 정부의 '잃어버린 시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중 무역분쟁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 끌어내렸다”고 말했다. 수출이 줄면서 0.2%포인트, 투자·소비가 위축되면서 0.2%포인트 성장률을 갉아먹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이 미·중 당사국을 빼고는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렇게 안 좋을 줄 몰랐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ldqu...

    2019.10.24 17:40
  • [안현실 칼럼] '관제(官製) AI대학원' 소동

    정송 KAIST 석좌교수는 인공지능(AI) 인력이라고 다 똑같은 게 아니라고 말한다. ‘AI를 활용할 수 있는 인력’, ‘AI 플랫폼과 시스템을 개발하는 인력’, ‘AI 모델과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인력’, ‘AI를 과학으로 다루는 인력’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획일적인 인력정책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AI 분야 ‘10만 양병론&r...

    2019.10.10 17:38
  • [안현실 칼럼] 과학 짓누르는 전체주의 유령

    이탈리아가 국립과학재단을 설립한 때는 베니토 무솔리니가 통치하던 1923년이다. 미국 국립과학재단보다 27년이나 빨랐다. 과학의 진보가 국가 경제의 진보를 가져온다는 믿음이 있었다지만, 방법은 전혀 달랐다. 빠른 경제적 성과를 위한 과학자 총동원령이었다. “한 세대 뒤 후배 공직자들이 또다시 대책 마련을 위해 밤샘하지 않도록 확실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겠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소재·부품·장...

    2019.09.26 18:03
  • [안현실 칼럼] LG·SK 소송의 위험한 훈수꾼들

    “이 양수기 발명은 저의 재산입니다. 뼈를 깎는 노력과 많은 비용이 들어갔습니다. 아무 대가 없이 모든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것은 견딜 수 없으니 삼가 부탁드립니다.” 이탈리아 과학자 갈릴레이가 왕에게 보낸 편지의 한 대목이다. 우리나라가 일본에서 수입하는 소재·부품도 파고들어 가면 지식재산권 문제로 귀결된다. 일본 기업이 핵심기술과 노하우를 특허로, 영업비밀로 확보한 독점적 시장지배력이 우리의 대응을 어렵게...

    2019.09.05 17:54
  • [안현실 칼럼] 흔들리지 않는 산업구조는 없다

    ‘전력·지하자원 개발, 기계·철강공업 육성, 비료·육종 등 식량문제 해결, 의류문제 해결, 과학원 창설….’ 1952년 4월 27일 북한의 과학자 대회에서 나온 과제들이다. 의식주 문제를 ‘국내 자원과 국내 기술로 해결하라’는 자력갱생, 자급자족 정책이다. 김일성은 “이것이 ‘주체사상’”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2019.08.22 18:05
  • [뉴스의 맥] 시장주도 혁신생태계로 가야 '진짜 벤처붐' 온다

    중소벤처기업부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신규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탄생과 더불어 2019년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가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점을 들어 벤처붐 확산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돈만 푼다고 벤처붐이 일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 말대로 벤처붐이 오고 있는지, 그렇게 말하기는 이른지 판단하려면 무엇보다 ‘제1 벤처붐’과 비교해봐야 한다. 정부가 ‘제...

    2019.08.13 17:29
  • [안현실 칼럼] 추격이냐, 추월이냐, 추락이냐

    자본주의 역사는 선발자와 후발자 간 끝없는 경주라고 볼 수도 있다. 그 관점에 서면 산업 주도권의 이동 그리고 이를 둘러싼 선발자의 견제와 후발자의 추격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흥미로운 것은 산업 주도권의 이동에는 꼭 계기가 있다는 점이다. 추격 사이클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기술 패러다임 변화, 불황 등이 후발자에 ‘기회의 창’일 수 있다고 말한다. 기술 변화나 불황은 자본주의 발전과정으로, 기회의 창은 늘 열리지만 모든 ...

    2019.08.08 17:45
  • [안현실 칼럼] 소재·부품, 정부 눈엔 쉬워 보이나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정부 자금 의존 때문에 실패했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진단이다. 여당의 경제통으로 불리는 김 의원은 민간 자금에 의한 기술벤처가 경제 위기 돌파책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현 정부의 혁신성장은 다른가?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벤처 투자 증가를 정부 성과로 내세웠다. 대통령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정부가 출자하는 모태펀드 재원 투입을 8000억원으로 확대한 덕분이라고 했다. 대통령은 또 모태펀...

    2019.07.28 17:46
  • [안현실 칼럼] 한국 산업이 사는 길

    어느 국책연구원장은 한탄을 했다. “일본이 저렇게 나올 줄 알았지만 미리 경고하거나 대응 연구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현실과 상관없이 ‘정치 코드 맞추기’ 연구로 내몰리는 게 지금의 국책연구소다. 딱 100년 전이다. 막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1919년) 강연을 통해 정치 영역에서 치명적인 죄악으로 ‘객관성 결여’와 &lsq...

    2019.07.11 17:41
  • [안현실 칼럼] 아무도 믿지 않는 '제조업 르네상스'

    20세기 노동과 교육으로 21세기 공장을 꿈꾸는 게 가능한가? 문재인 대통령은 ‘제조업 르네상스’ 행사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팩토리 2000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2000개가 어떤 근거에서 나온 건지 알 수 없지만, AI 기반 스마트팩토리를 하려면 대기업 정도가 나서야 할 것이다. 그러나 생산현장에서는 강성노조가 반대하면 AI는 둘째치고 스마트팩토리도 어렵다고 호소한다. 노조 문제를 해...

    2019.06.27 18:02
  • [안현실 칼럼] 미덥잖은 靑의 전략적 모호성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고, 중국에 수출을 많이 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미·중 충돌은 그 자체로 악몽이다. 차라리 현 상황이 미·중 간 ‘최후의 대결’이고, 그래서 한쪽을 택해야 한다면 고민할 것도 없다. 시장이 생존보다 더 중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상황이 언제 돌변해 미·중이 타협할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미·중 충돌이 시작된 이상 옛날로 돌아갈 ...

    2019.06.13 18:01
  • [안현실 칼럼] 정부의 실종, 정치의 실종

    정책이나 행정 서비스 제공에 정보기술(IT)을 활용하는 전자정부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라고 자랑하는 분야다. 유엔 발표에 따르면 2010년 이후 3회 연속 1위를 했고, 지난해엔 3위에 올랐다. 정책자료 개방성에서도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그런 나라에서 “정부를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비율은 OECD 평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역설적인 결과를 두고 여러 ...

    2019.05.30 18:07
  • [안현실 칼럼] 공정위가 산업을 죽이고 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2.4배에 달하는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스마트 조선소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실제 조선소’와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능화된 ‘디지털 조선소’가 쌍둥이처럼 돌아가는 시스템은 그 자체로 장관일 것이다. 정보기술(IT) 계열사가 없는 현대중공업이 이 프로젝트를 외부에 발주하면 스마트 조선소가 뚝딱 탄생할 수 있을까? 조선소 현장에 축적된 노하우와 운영 경험에서...

    2019.05.16 18:15
  • [안현실 칼럼] 기업 주도 '빅 푸시'를 보고 싶다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이 20조원을 넘었지만 국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 정도다. 국가 R&D 투자의 75%는 기업에서 나온다. 앞으로 정부 R&D 예산은 과거처럼 증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고 보면 기업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이 일어났다. 비메모리 반도체를 육성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원의 R&D 및 시설투자로 산업 생태계까지 만들겠다고 나...

    2019.05.02 18:18
  • [안현실 칼럼] 박영선은 홍종학과 다를까

    “(중략)이스라엘이 재벌개혁에 나섰다. 혁신적 창업국가로 우뚝 선 이스라엘에서 거대 기업집단이 혁신을 막고 있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이스라엘 같이 작은 나라에서 혁신적 창업을 유도하는 게 규모의 경제보다 더 중요하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홍종학, 혁신경제 4-이스라엘) 재벌개혁만 하면 중소기업들이 벌떡 일어서고 창업이 분출하고 혁신이 쏟아질 것으로 믿는 사람들 눈엔 모든 게 그런 쪽으로만 비치는 모양이다. 홍종학 ...

    2019.04.18 18:07
  • [안현실 칼럼] 인터넷銀, 제대로 싸우게 해줘라

    멀리 갈 것도 없겠다. 금융시스템의 보수성으로 따지면 우리와 비슷한 일본만 가더라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약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선발주자인 재팬네트은행(2000년) 소니은행(2001년) 라쿠텐은행(2001년)은 물론 뒤따라 나선 스미신SBI네트은행(2007년) 지분은행(2008년) 다이와넥스트은행(2011년) 등이 금융산업 혁신을 자극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국내 인터넷은행이 출범 2년째를 맞았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가 혁신의 바...

    2019.04.04 18:09
  • [안현실 칼럼] 공정위의 '카풀 갈등' 침묵

    “정부 당국의 행정지도를 기화로 행해진 업체들의 공동행위는 정당한 행위로 볼 수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때 행정지도에 따른 담합행위를 문제 삼아 관련 업계에 과징금을 때렸다. 법원도 공정위의 이 같은 지침에 손을 들어줬다. 국세청,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방송통신위원회 등 막강한 감독권을 쥔 당국의 행정지도를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업체들로선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그 후 행정지도는 줄었을까? 그랬다면 업체들의...

    2019.03.21 18:08
  • [안현실 칼럼] '위기 딜레마'에 빠진 정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마지막 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의 송년 오찬에서 “우리 사회에 ‘경제 실패’ 프레임이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수구 보수 세력이 경제위기론을 퍼뜨리고 있다”고 맞장구를 쳤다. 경제위기론을 보수 기득권층의 이념·이해·이익 동맹, 곧 ‘음모론’으로 규정해 버린 것이다.이런 상황에서는 경제 성장률을 예상하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성장률을 낙관적으로 전망하면 정권 지지 세력으로, 비관적으로 전망하면 정권 반대 세력으로 분류될지 모르기 때문이다.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2.1%로 추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전망치 2.6~2.7%보다 크게 낮고, 정부가 경제위기가 아니라며 종종 인용하는 잠재성장률조차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무디스가 국내기관이었으면 영락없이 수구 보수 세력으로 낙인찍혔을 전망치다.기획재정부가 나섰다. “기관 간 컨센서스(추정치 평균)와는 동떨어진 전망”이란 반응을 내놨다.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말처럼 들리지만, 무디스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성장률 전망치(2.3%)를 떠올리면 그렇게만 볼 수도 없다. 당시 근거로 제시했던 대외적인 글로벌 무역 감속, 최저임금 등 국내 정책요인으로 인한 투자 위축과 고용 악화에, 최근 들어 심상치 않은 수출 부진이 더해진 것이어서 메시지의 일관성이 있다.컨센서스도 상황에 따라 이동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해외기관이 늘고 있고, 국내에서도 일부 민간기관들이 무디스 전망에 용기(?)를 내 당초 예측치를 수정하려는 기류가 엿보인다.걱정되는

    2019.03.07 18:06
  • [안현실 칼럼] 수소 경제와 정권 리스크

    ‘우연’ ‘불확실성’ ‘위험’ 등에 ‘옵션’과 ‘분산’으로 대응하는 건 금융만이 아니다. 진화의 속도와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과학기술 분야도 다를 게 없다. 안개가 걷히기 시작하면 누구나 ‘선택과 집중’을 하겠지만, 그 전에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가 ‘수소 경제 장기 로...

    2019.02.21 18:18
  • [안현실 칼럼] 저성장을 당연시하지 말라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인공지능(AI) 투자 붐이 일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 전망은 거꾸로 가는 추세다. 세계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우려가 그렇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기 고점을 2017년으로 앞당겼고, 세계은행(WB)은 세계 잠재성장률이 2013~2017년 2.5%에서 2018~2027년 2.3%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전망에는 그럴 만한 이유들이 따라붙지만, 4차 산업혁명으로 기대된다는 높은 생산성 효과는 ...

    2019.02.07 17:59
  • [안현실 칼럼] '예타'가 '정치'가 됐다

    공공건설처럼 비용·편익분석에 적합한 사업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업도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연구개발(R&D)도 일정 규모 이상이면 사회간접자본(SOC)과 마찬가지로 사전에 타당성 여부를 가리는, 이른바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한다. R&D에 대한 이런 조사는 선진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상식적으로 생각해도 SOC와 R&D는 그 성격이 판이하다. SOC 결과는 눈에 보이지만 R&D 결과는 지식으로 나타난다. ‘불확실성’, ‘우연성’ 등이 크게 작용하는 R&D의 경우 SOC와 달리 투자 편익을 제대로 측정하기도 어렵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R&D일수록 더욱 그렇다. 미국 정부도 R&D 성과가 지금의 인터넷 확산, 아이폰 개발, 인공지능(AI) 응용 등으로 이어질 줄 사전에 알지 못했을 것이다.중장기 전략이 있고,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R&D를 하고, 전문가 평가를 존중하는 선진국에서는 예타 같은 걸 도입할 이유가 없다. 거꾸로 말하면 R&D사업 예타를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중장기 전략은 있으나 마나 하고,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R&D를 하기 어렵고, 전문가 평가는 무시당한다는 얘기다.혁신성장을 말하는 문재인 정부가 이런 문제를 고칠 줄 알았더니 엉뚱하게도 대규모 SOC 예타를 면제하겠다고 한다. 17개 시·도가 예타 면제를 요청한 사업은 33건으로 60조원을 넘는 규모다. R&D엔 예타를 적용하면서 SOC엔 예타를 면제한다는 건 코미디 같은 일이다.더 황당한 건 광역 지방자치단체별 예타 면제 SOC 사업이 1건 정도는 돼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침’이다. 노무현 정부가 ‘균형’을 이유로 지역사업 예산을 ‘n분의 1’로 나누던 기계적인

    2019.01.24 18:24
  • [안현실 칼럼] 넥슨 매각 말라면 대안이 뭔가

    국내 최대 게임회사인 넥슨의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그 배경이 뭔지, 매각이 되면 누가 인수할지 온갖 추측과 함께 넥슨 매각은 곧 게임산업의 위기라는 우려가 쏟아진다. 일각에서는 넥슨을 매각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기서 떠오르는 의문은, 넥슨이 그대로 있다고 게임산업 전망이 달라질 건가 하는 점이다. 한마디로 회의적이다. 우리나라 게임업계는 “정치권과 정부의 관심이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문화체육관광부&mi...

    2019.01.10 18:19
/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