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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기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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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커피 수입 연 1조 시대, 한국인의 '커피 칸타타'

    우리나라는 김밥 천국? 아닙니다. 커피 천국? 맞습니다. 대한민국은 커피 공화국입니다. 커피 전문점이 없는 길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PC방보다 커피 전문점이 더 많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커피 향에 빠지기 시작하면, ‘커피 공화국’은 지금보다 더 커질지도 모릅니다. 아침을 깨우기 위해 에스프레소 한 잔, 친구와 만나서 카페라테 한 잔, 책을 읽으면서 카푸치노 한 잔, 폭염 속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한국만큼 커피산업과 문화가 빠르게 성장한 나라도 드뭅니다. 2001년 한국의 커피 수입액은 7225만달러였습니다. 지난해 수입액은 9억1648만달러(약 1조488억원)를 기록했습니다. 처음으로 ‘커피 수입 1조원 시대’가 되었습니다. 20년 만에 12.7배로 커진 겁니다.커피는 에티오피아를 떠나 세계로 번지면서 하나의 문화를 형성했습니다. 사상가들이 카페에서 만나 토론을 펼쳤고, 지식과 정보가 교환됐습니다. ‘음악의 아버지’ 바흐가 ‘커피 칸타타’에서 천 번의 키스보다 달콤하다고 한 커피. 어둠처럼 검고 재즈 선율처럼 따뜻하다고 한 커피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2022.04.04 10:00
  • [커버스토리] 365일 동안 353잔 커피 마시는 한국인, 전문점만 8만여개…편의점보다 많아요

    우리나라 커피 시장은 지난 20년 동안 얼마나 커졌을까요? 관세청 통계 자료는 우리에게 명확한 답을 알려줍니다. 맨 먼저 볼 숫자는 한국의 연간 커피 수입액입니다.2021년 수입액은 9억1648억달러(약 1조488억원)를 기록했습니다. 2001년 수입액 7225만달러보다 무려 12.7배로 늘었습니다. 숫자는 커피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었음을 잘 보여줍니다. 2005년 1억4000만달러, 2010년 3억7000만달러, 2015년 5억4000만달러, 2020년 7억3000만달러. 대한제국 고종황제가 커피를 ‘양탕국’이라고 부른 이후 처음으로 ‘커피 수입액 1조원 시대’가 된 겁니다.한국과 커피 교역을 하는 나라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브라질, 베트남,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미국, 온두라스, 페루 등을 포함해 수십 개 나라입니다. 우리나라로 수출하는 양(t)을 기준으로 1~7위를 차지하는 나라들입니다. 수입액으로 계산하면 순위는 달라집니다. 스위스, 콜롬비아, 브라질, 미국, 에티오피아, 베트남 등의 순입니다. 대규모 커피 재배가 어려운 스위스와 미국이 상위에 포진한 것은 두 나라가 커피 원두를 원산지에서 대규모로 들여와 가공한 뒤 재수출하는 전략을 쓰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원유(crude oil)를 전량 수입한 뒤 고급유(油)로 정제해 재수출하는 전략과 같은 거죠. 아, 우리나라도 커피 수출국이긴 합니다. 봉지 커피 혹은 커피믹스로 알려진 인스턴트 커피를 우리도 수출합니다. 뜨거운 물만 부으면 간단하게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이 커피는 한국의 발명품이랍니다.커피산업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국세청 통계가 있는데요. 바로 커피 전문점 개수입니다. 국세청이 낸 ‘100대 생활업종 통계’에 따르면 202

    2022.04.04 10:00
  • [커버스토리] 18세기 사교·창업 공간 '커피 하우스'…애덤 스미스 '국부론' 탄생하기도 했죠

    인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세계로 이주했습니다. 커피도 그렇답니다. 에티오피아가 커피 원산지죠. 인류와 인류가 가장 사랑하는 음료가 같은 대륙에서 시작됐다는 것, 참 신기합니다. 에티오피아 커피는 홍해 건너편 예멘으로 이동했습니다. 커피는 모카 항구를 통해 유럽 쪽으로 북상해 번져갔습니다. 에티오피아 커피와 예멘 커피가 모카커피라고 불린 이유죠.아랍권에서 큰 성공을 거둔 커피는 12~13세기 십자군 군사를 통해 유럽으로 확산했습니다. 커피가 크게 인기를 끈 곳은 16세기 터키였다고 합니다. 커피 카페인의 각성 효과와 몸과 정신을 깨우는 듯한 묘한 효과 탓이었지요. 사실 카페인은 커피나무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품은 자연 살충제의 일종입니다. 커피 열매가 익어서 떨어지면 나무 주변에 벌레가 붙지 않고 잡초도 잘 자라지 않는다고 합니다.17세기 들어 커피는 유럽에서 종교적 저항을 맞습니다. 커피는 아랍, 즉 이슬람 음료, 이교도 음료, 사탄의 음료라는 것이었어요. 당시 커피를 즐겼던 교황 클레멘트 8세가 혼란을 정리했습니다. ‘사탄의 음료’를 금지해달라는 청원에 교황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훌륭한 음료를 이교도만 마시도록 하는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앞으로 기독교들의 진정한 음료가 되어 악마의 콧대를 꺾어놓도록 내가 주의 이름으로 커피에 세례를 주노라.”교황의 세례가 나온 무렵 유럽에서 커피 문화가 꽃피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커피하우스가 등장합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Cafe’라는 이름을 가진 커피하우스가 등장했습니다. 브리티시 런던 커피하우스, 런던 로이즈 커피하우스는 대표적인 곳입니다. 이곳은 사교장, 학회,

    2022.04.04 10:00
  • [커버스토리] 한·미 자유무역협정 10년…FTA에 번영의 길 있어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이 발효된 지 10년이 됐습니다. 2012년 3월 15일 두 나라는 6년간의 협상을 모두 끝내고 ‘자유무역’을 시작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유치원생 혹은 초등학생이었을 때 발효됐군요. 한·미 FTA가 논의될 당시 우리나라 여론은 찬반으로 갈라졌습니다. 미국과 같은 큰 나라와 FTA를 맺으면 경제 주권을 빼앗긴다는 반대론과 미국과 같은 큰 나라와 FTA를 맺어야 한국 경제가 더 나아진다는 찬성론이 충돌했지요.이제 10년 계산서를 뽑아볼 때가 되었습니다. 어느 쪽 주장이 옳았는지를 견주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러 가지 객관적인 수치를 보면, 찬성론이 반대론을 압도합니다. FTA로 우리나라는 큰 재미를 봤습니다. 지난해 말 현재 미국과의 무역액은 FTA 체결 이전인 2011년보다 약 68%나 늘었습니다. 무역 흑자도 두 배가량으로 증가했습니다. 미국이 “손해를 봤다”며 뒤늦게 협정 개정을 요구한 점만 봐도 계산서의 결과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우리나라는 세계 59개국과 22개의 FTA를 맺고 있습니다. 한국의 FTA 역사와 자유무역이 우리나라 번영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알아봅시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2022.03.28 10:04
  • [커버스토리] 한국, 미국과 무역서 버는 돈 두 배로 늘고, 59개국과 FTA…'자유무역 영토' 넓혔죠

    한국은 무역으로 일어선 나라입니다. 사람 외에 가진 것이 없던 한국은 무엇이든 만들어서 외국에 팔아야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수출보국(輸出報國)’이라는 말이 생긴 이유죠. 가발을 만들던 한국은 우여곡절 끝에 무역 규모로 세계 8위 국가로 성장했습니다. 그 배경에 자유무역협정(FTA)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칠레와 첫 FTA한국은 2004년 처음으로 칠레와 FTA를 체결(발효)했습니다. 자유무역협정은 관세를 인하하거나 철폐해 물자와 서비스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고 교역을 증진하기 위해 맺는 협정을 말합니다. 한국과 칠레도 그랬습니다. 칠레가 한국에 수출하는 포도, 와인, 구리 같은 1차 상품에 우리는 관세를 물리지 않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칠레산 포도와 와인이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 대신 우리는 자동차, 전자제품 같은 2차 상품을 칠레로 수출했습니다. 두 나라 교역은 상호 보완적이었므로 교역이 늘어나게 됐습니다.이후 우리는 다른 나라와 FTA를 맺어갔습니다. 2006년 3월 한·싱가포르 FTA가 발효됐습니다. 6개월 뒤인 9월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스위스로 구성된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 자유무역을 시작했습니다. 인도와는 2010년 1월, 유럽연합(EU)과는 2011년 7월, 페루와는 2011년 8월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무역량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미국과 자유무역을 한다고?2012년 한국 FTA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6년간 논의돼온 미국과의 FTA가 그해 3월 15일 발효된 겁니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세계 최대 국가인 미국과 자유무역을 한다? “무슨 ‘근자감’에서 겁 없이 FTA를 하느냐&rdqu

    2022.03.28 10:02
  • [커버스토리] '잘하는 것 나눠하면 이득' 비교우위론…자유무역이 '윈윈 전략'임을 입증하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론자들은 “작은 나라인 한국이 큰 나라인 미국과 자유무역을 하면 미국의 속국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어떤 경제학자는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을 ‘헤비급 권투선수(미국)와 경량급 권투선수(한국)가 싸우는 격”이라며 한·미 FTA를 반대했습니다.반대론자들의 주장은 매우 그럴듯하게 들립니다. 그러나 영국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1772~1823)는 자유무역은 당사국 모두에 이로운 ‘윈윈’ 거래임을 이론으로 증명했습니다. 그 유명한 ‘비교우위론’입니다. 비교우위론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한·미 FTA를 ‘헤비급 vs 경량급 권투 대결’로 비유하는 오류를 범합니다. #비교우위론 vs 절대우위론비교우위론은 서로가 상대적으로 잘하는 것을 전문화한 뒤 교환하면 모두가 이익을 본다는 겁니다. A국은 전기차와 모자를 모두 잘 만든다고 가정합시다. B국은 둘 다 A국보다 못 만들지만 모자를 상대적으로 잘 만듭니다. A국은 B국보다 절대적 우위에 있습니다. 비교우위론은 이런 상태에서도 두 나라가 분업해 교환하면 모두 이익을 본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A국은 모자를 만드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 부가가치가 더 높은 전기차를 만드는 게 낫죠. 그 대신 B국에 모자 생산을 맡겨서 수입하는 거예요. A국과 B국 모두 윈윈인 거래죠. A국을 미국, B국을 한국이라고 해봅시다. 미국은 자국이 상대적으로 더 잘하는 것을 하고, 한국은 한국이 잘하는 것을 해서 교환하면 둘 다 이득입니다. 나중에 한국도 발전해 전기차를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비교우위론은 이런 것입니다. 이 이론이 생길 때 영국과 프랑스가 비교 대상

    2022.03.28 10:00
  • [커버스토리] 대통령도 잘못하면 처벌·심판 받게 해…왕처럼 '절대 권력' 가질 수 없게 했죠

    인류 최초로 대통령제를 만들어낸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오한 철학과 사상을 대통령제에 담았습니다. 이런 정신을 우리는 근대민주주의 정신 또는 미국 민주주의 정신이라고 부릅니다.대통령제에 들어 있는 근대 정신을 알아봅시다. 첫째, 군주제를 부정했습니다. 미국이 독립하기 이전에 세계는 거의 모두 군주제 아래 있었습니다. 군주제 세상은 ‘국왕이 원하는 한(during the king’s pleasure)’이라는 원칙으로 작동됐습니다. 왕의 권력은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이기에 왕이 국가를 좌지우지할 수 있었습니다. 국왕의 뜻대로 법이 제정되고, 관리가 임명되고, 재판이 이뤄졌습니다. 왕이 원하면 정복 전쟁도 해야 했습니다. 국왕이 인정하는 종교만 믿어야 했죠. 이런 군주제 아래에서 주권자는 왕 한 사람뿐입니다. 나머지는 그의 신민이죠. 이런 권력은 왕이 죽을 때까지 유지됐으며 혈통으로 세습됐습니다. 좋은 왕이든 나쁜 왕이든 말이죠. 미국 대통령제는 이런 구체제와 완전히 결별하는 것이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시각에서 보면 미국식 민주주의는 급진적인 것이었죠.둘째, 미국 사상가들은 그래서 ‘국왕이 원하는 한’을 ‘적법 행위를 하는 한(during good behavior)’으로 대체했습니다. 통치자도 적법 행위를 하지 않으면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한 겁니다. 왕처럼 법 위에서 군림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죠. 이것은 천동설이 지동설을 만난 것만큼이나 충격적인 전환이었어요.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모두 혁명가라고 해야겠습니다. 영국 정부는 이들을 반역자로 찍었죠.셋째, 미국 민주주의는 대통령이라는 통치자를 선거로 뽑도록 했습니

    2022.03.21 10:00
  • [커버스토리] 1789년 등장한 '세습되지 않는 권력'…세계 첫 대통령은 미국의 조지 워싱턴

    인류 최초의 대통령은 미국에서 나왔습니다. 조지 워싱턴(1732~1799)입니다. 미국·영국 간 독립전쟁을 미국의 승리로 이끈 인물이죠. 1789년 4월 30일 그는 미국 뉴욕 임시정부청사 페더럴홀에서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했습니다. 그는 오른손을 성경 위에 올려놓고 ‘대통령직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미국의 헌법과 국민의 권리를 수호할 것’을 맹세했습니다. 대통령이 선서하는 전통은 이때 처음 생겼습니다.미국에서 대통령이 최고 통치자 명칭이자 지위가 된 과정은 험난했습니다. 대통령의 역사를 알려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미국 독립사를 압축적으로 알아야 합니다. 17세기 초 영국인들은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 쪽으로 들어왔습니다. 상인과 모험가 그리고 종교 탄압을 피해 바다를 건넌 사람들이었죠. 영국 군대도 물론 들어왔어요. 해외 식민지 개척 시대였으니까요. 정착민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절대권력인 왕과 귀족을 싫어하고, 종교의 자유(첨교도)와 새로운 기회를 원했습니다.‘해가 지지 않는 제국’ 영국의 힘에 눌려 있던 식민지인들은 18세기에 들어서면서 불만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영국이 식민지에서 세금을 너무 많이 걷어 갔거든요. 설탕조례, 인지조례 같은 조세법이 정착민들을 괴롭혔죠. 영국 정부가 차(tea) 판매독점권을 동인도회사에 주자 거래를 못하게 된 사람들은 폭동을 일으켰습니다. 1773년 보스턴에서 일이 터졌습니다. 식민지인들은 항구에 정박해 있던 영국 상선에서 차 340상자를 꺼내 바다에 버렸습니다. 1800만 잔의 차를 만들 수 있는 양이었다고 합니다. 1775년 영국군과 식민지 민병대 사이에서 전쟁이 났습니다. 민병대를 이끈 사람이 바로 조

    2022.03.21 10:00
  • [커버스토리] King 아닌 President…'국가원수' 대통령은 누구인가?

    한국은 대통령제를 정부 형태로 취하고 있습니다. 1960~1961년 잠시 내각제를 한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제를 하고 있어요.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민주적 정당성을 인정받은 국민의 대표이며 대외적으로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원수입니다. 우리나라는 1948년 건국 이후 지금까지 13명, 1~20대 대통령을 뽑았습니다. 최근 선거에서 승리한 윤석열 당선인은 5월 10일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합니다.대통령은 우리에게 여러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존경의 대상, 희화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불행한 권력자’의 이미지로 비치기도 합니다. 아픈 역사 때문인지 대통령제 자체에 대한 평가도 극과 극으로 엇갈립니다. 다시 내각제를 하자는 주장도 나옵니다.1789년 3월 미국에서 대통령제가 인류 역사에 처음 등장했을 때 그것은 혁명적인 발명품이었습니다. ‘왕’을 혈통이나 세습이 아니라 국민이 선거로 뽑는다는 발상은 너무도 급진적이었습니다. 대통령제는 왜,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역사를 알면 대통령제가 얼마나 심오한 철학과 사상을 담은 인류 문명의 유산인지를 알게 될 겁니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2022.03.21 10:00
  • [커버스토리] 물건을 맞바꾸는 물물교환으로 시작된 유통…슈퍼마켓→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으로 진화

    바꿔 먹기, 즉 물물교환은 인류가 발견한 최초의 유통 방법이었을 겁니다. 물고기 열 마리와 꿩 한 마리를 바꾸자, 뭐 이런 식이었죠. 조상들은 아마도 만나는 장소를 정하게 됐을 겁니다. 시간도 얼추 맞췄겠지요. “해가 중천에 떴을 때, 강가에서 만나자.” 물물교환하는 부족이 늘었을 것이고, 그러다가 작은 시장이 부족 마을 인근에 세워졌겠죠. 교환하려는 사람과 물품이 더 늘었습니다. 물물교환이 시작된 이후 화폐가 생겨서 교환과 거래가 쉬워졌습니다. 유통은 화폐를 만나면서 혁명을 이뤘습니다. 거래자들은 무거운 과일과 돼지, 소, 곡식 등을 직접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됐습니다.시간이 흘러 한반도에 상설시장이 생겼습니다.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는 숭례문 주변에 ‘시전행랑(市廛行廊)’을 설치했습니다. 당시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시장 다툼이 있었습니다. 육의전이라는 시전상인에게만 물건을 팔 수 있는 권리(금난전권)를 부여했죠. 정조는 18세기 후반께 금난전권을 폐지하고 유통산업을 모든 이에게 개방했죠. 남대문시장은 1897년 근대적 상설시장으로 재탄생했지요.오늘날 두산그룹의 창업자 박승직 옹은 쌀과 종이를 한양에서 해남땅까지 가져다 팔면서 돈을 벌었습니다. 이를 발판으로 두산은 유통업계 강자가 됐으며 이후 중공업 부문을 강화해 오늘날 모습을 갖췄죠.동네 가게는 슈퍼마켓이라는 것으로 진화했습니다. 1970년대 초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한남슈퍼가 생겼는데, 슈퍼마켓의 효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네 가게보다 훨씬 많은 종류의 제품이 더 낮은 가격에 팔렸죠. 슈퍼마켓이 남긴 유통 업적은 체인화했다는 겁니다. 기업화, 대형화의 조짐이 본격

    2022.03.14 19:19
  • [커버스토리] 대형마트 영업제한 10년…유통은 어떻게 진화했나?

    2012년 3월 시행된 대형마트 영업 제한(월 2회 휴업 의무화) 규제. 벌써 10년이 됐군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한다는 유통산업발전법은 과연 전통시장과 골목 상점들을 발전시켰을까요? 아니면 한창 커가던 대형마트의 성장판만 닫아버린 것일까요?요즘 대형마트들은 울상입니다. 전통시장에 치이고 쿠팡·배달의민족 같은 모바일 쇼핑에 눌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대형마트들은 새로 매장을 내려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존 매장도 닫으려고 합니다. 10년 사이에 소비와 유통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확 변해버렸습니다.영업 제한보다 2년 더 일찍 도입된 출점 제한 조치도 우습게 되긴 마찬가지입니다. ‘유발법’은 2010년 역시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시장 반경 1㎞ 안에 3000㎡ 이상 크기의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새로 들어서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제 질문을 해볼 때입니다. 온갖 종류의 모바일 쇼핑이 유통 시장을 휩쓸고 있는 시대에 이런 규제가 필요한 것일까요? 같은 논리라면 소비 비중의 50%를 넘어선 모바일 쇼핑을 규제해야 하지 않을까요? ‘유통 진화사, 물물교환에서 쿠팡까지’를 공부해봅시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2022.03.14 10:01
  •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 세우겠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61)가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윤 후보는 10일 완료된 개표 결과 1639만4815표(48.56%)를 얻어 1614만7738표(47.83%)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제쳤다. 윤 후보는 ‘대통령 당선인’으로 신분이 바뀌었으며 취임(5월 10일)하기 전까지 현직 대통령에 버금가는 경호를 받게 된다.두 후보의 경쟁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했다. 두 사람의 득표 차가 0.73%포인트, 24만7077표에 불과했다는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최저 득표 차이였다. 지난 제15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1.6%포인트, 39만557표 차이로 이긴 게 이전까지 가장 적은 차이였다.개표 중반까지는 이 후보가 우세를 점했다. 흐름이 바뀌기 시작한 건 10일 0시30분께. 개표율이 51%를 지난 시점이었다. 윤 당선인이 이때 전세를 뒤집은 뒤 줄곧 앞섰다. 0.6~1.0%포인트 격차는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초박빙의 승부가 계속되면서 ‘당선 유력’ ‘당선 확실’ 발표가 늦어지기도 했다.윤 당선인은 “이번 승리는 국민의힘당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 승리”라며 “헌법정신을 잘 지키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상대인 이 후보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판세가 거의 굳어진 오전 3시50분께 “최선을 다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윤 후보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고 패배를 선언했다.윤 당선인은 충암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아홉 번 사법시험에 도전한 끝에 1991년 제33회 합격했다. 1994년부터 검사

    2022.03.14 10:00
  • [커버스토리] 매출·고용 인원 모두 앞선 쿠팡…대형마트들 "왜 우릴 규제하죠?"

    대형마트(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들은 2012년 3월부터 한 달에 두 번 문을 닫아왔습니다. 10년 됐지요. 의무휴업제는 대형마트로 빨려 들어가는 소비를 동네 상권과 전통시장으로 유도하자는 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의도는 좋았습니다. 대형마트가 두 번 문을 닫으면 동네 상권과 전통시장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상생 경제’ ‘동반 성장’ 아이디어에서 비롯됐죠. 이제 결산을 해볼 때가 됐습니다.학계에서 대형마트 영업제한 이후 10년간의 변화를 분석하는 보고서가 많이 나왔습니다. 대형마트 영업제한이 골목 상권과 전통시장을 살렸다는 유의미한 결과는 없었습니다. 대형마트가 폐점하면 인접 상권이 침체되는 역효과를 냈다는 겁니다. 2020년 조춘한 경기과학대 교수가 발표한 ‘대형유통시설이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는 이 점을 잘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2018년 이마트 인천 부평점이 폐점한 이후 인근 슈퍼마켓 등의 매출은 10% 이상 감소했다는군요. 대형마트가 없어지면 고객들은 동네 상권을 찾기보다 대형마트가 있는 인근 상권으로 빠져나갔다는 겁니다.통계청 분석도 있습니다. 2012년부터 2019년 사이 소상공인의 매출과 시장 점유율은 각각 6.1%, 11.4% 줄었습니다. 소비자들의 호응도 적었습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무휴업제로 대형마트에 못 갈 경우 전통시장을 방문한다’는 소비자는 8.3%에 불과했습니다. 그 대신 ‘대형마트 영업일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다’(28.1%)는 응답이 많았습니다.영업제한 여파로 대형마트 수가 줄었습니다. 2019년 전국적으로 406개였던 대형마트는 작년 말 현재 384개로 감소했

    2022.03.14 10:00
  • [커버스토리] 경제는 평화를 사랑해…전쟁은 번영의 적이죠

    경제는 평화를 좋아합니다. 평화롭고 전쟁이 없는 곳에서 경제는 잘 성장합니다. 이것은 경제가 지닌 기본적인 속성에서 비롯됩니다. 경제는 사람들이 농사를 짓고, 다양한 생필품과 물건을 만들고, 서로의 필요에 따라 교환과 거래를 하고, 그것으로 삶을 영위하는 모든 활동을 말합니다. 이런 활동은 평화로운 곳에서 잘 이뤄질 겁니다. 폭탄이 터지고, 총알이 빗발치고, 사람이 죽는 곳에선 어떨까요?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전시 상태인데 누가 제조, 거래, 결제하려고 하겠습니까? 그런데도 인류는 부족 전쟁, 종교 전쟁, 국가 전쟁을 끝없이 해왔습니다. 전쟁이 남긴 비극적 경험은 인류 평화를 촉구하지만, 《전쟁론》을 쓴 클라우제비츠가 말했듯이, 국가들은 다양한 정치적 목적으로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전쟁 규모에 따라 한 나라, 혹은 세계 경제가 요동쳐 왔습니다. 나라가 멸망하기도 했고, 세계 경제 패권이 이동하기도 했습니다.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구촌 경제가 출렁이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경제 제재로 큰 타격을 받을 조짐입니다. 전쟁과 경제, 그 속으로 들어가 봅시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2022.03.07 10:01
  • [커버스토리] 투키디데스 "강대국에 대한 신흥국의 도전"…칸트 "전쟁은 악, 인류를 멸망으로 이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친러시아였던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들어가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라는 명분을 내세워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세계 2위 군사 대국의 공격에 우크라이나가 결연히 맞서 싸우는 중입니다. 미국과 NATO 동맹국들은 러시아를 경제 제재하기 시작했고 자칫 잘못하다간 국제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우리는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어 합니다. 상업이 온화한 상태에서 이뤄지고, 국제간 계약과 거래가 원만하게 성사되기를 바랍니다. 사람과 물자가 자유롭게 오가는 세상을 그려온 것이죠. 하지만 인류 역사는 희망대로 흘러오지 않았습니다. 크고 작은 전쟁이 먼 조상 때부터 벌어져 왔습니다. 그리스 로마 시대부터, 중세,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쟁이 없었던 적은 없습니다. 인간만 전쟁하는 것은 아닙니다. 침팬지는 영역을 놓고 한 무리가 몰살될 정도로 싸웁니다. 개미 역시 그렇습니다. 벌도 마찬가지입니다.전쟁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네 명의 사상가를 소환해 봅니다. 첫째는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BC 460~400 추정)입니다. 《펠레폰네소스 전쟁사》를 쓴 그는 기존의 강대국에 신흥 강대국이 도전할 때 큰 전쟁이 난다고 봤습니다. 페르시아를 물리친 그리스는 곧 내전 상태에 돌입합니다. 지금 시각에선 그리스 도시국가 간 내전이지만 당대 그리스 내전은 세계 전쟁의 성격을 띠었습니다. 그리스의 기존 맹주인 스파르타와 떠오르는 강국 아테네는 일전을 벌일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투키디데스는 ‘기존 강국’과 ‘떠오르는 강국’이 평화 협

    2022.03.07 10:00
  • [커버스토리] 해상권 잃은 스페인…배상금에 허덕인 독일, 전쟁은 한 나라와 세계 경제 패권을 바꿨다

    전쟁은 한 나라의 경제와 세계 경제 패권을 극적으로 바꾸었습니다. 전쟁이 경제력과 국방력을 소진하기 때문이죠. 그리스 로마 시대부터 중세, 근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쟁을 자주 한 나라는 기울거나 망했습니다. #그리스와 로마의 몰락BC 5세기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한 그리스는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했습니다. 페르시아에 결정적 타격을 가한 살라미르 해전은 유명하죠. 승리의 기쁨도 잠시.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그리스 패권을 놓고 또 싸웠습니다. 펠레폰네소스 전쟁입니다.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한 펠레폰네소스 동맹과 아테네를 핵으로 한 델로스 동맹은 27년간 싸웠습니다. 스파르타가 이겼지만, 경제력을 군비 등으로 모두 탕진한 직후, 북쪽 마케도니아의 공격을 받고 멸망했습니다. 이후 폴리스(도시국가)로 구성된 그리스는 정치 경제적으로 세계 중심 무대에서 사라졌습니다. 경제 중심은 곧 로마로 옮겨졌죠. 로마제국도 영원하지는 않았습니다. 전쟁 비용과 군인 월급 등으로 돈이 모자랐던 로마는 금화에 구리를 섞어 넣는 방법으로 통화량을 늘렸다가 4세기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 때 몰락했습니다. #스페인의 몰락스페인은 15~16세기 세계 패권국이었습니다. 항해 기술을 앞세운 스페인은 인도로 가는 무역로와 남미 신대륙을 장악하면서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했습니다. 당시 스페인은 오늘날의 미국처럼 거대했습니다. 스페인을 몰락의 길로 몰아넣은 것 역시 전쟁이었습니다. 전쟁은 왕실 재정을 빚투성이로 만들었습니다. 1588년 스페인은 가톨릭 탄압을 일삼은 영국(잉글랜드)을 점령하기 위해 쳐들어갔습니다. ‘무적함대’를 앞세웠지만 스페인은

    2022.03.07 10:00
  • [커버스토리]지금 한국과 세계에 돈이 넘쳐난다는데…

    한 나라에 풀린 돈의 양을 통화량이라고 합니다. 통화량은 너무 많아도, 너무 적어도 경제에 좋지 않답니다. 통화량이 지나치게 많으면, 즉 돈이 흔해지면, 돈의 가치가 떨어집니다. 돈 주고 살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은 반대로 올라갑니다. 통화량이 부족하면 반대 현상이 일어나죠. 누가 통화량을 조절할까요? 원칙적으론 중앙은행입니다. 우리나라에선 한국은행, 미국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이라고 불리는 곳이죠. 정부도 여러 가지 정책과 사업을 통해 돈을 풉니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자기 나라의 경제가 나빠지는 걸 원치 않습니다. 경기가 나빠지면 국민 삶이 팍팍해지고, 그러면 정부는 욕을 먹습니다. 우리나라는 최근 몇 년간 돈을 많이 풀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정말 많이 풀었습니다.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에서 돌고 있는 통화량(M2)은 3613조원입니다. 2020년보다 413조원 늘어났습니다. 미국도 최근 2년 동안 4조달러 이상 돈을 풀었습니다. 통화량이 이렇게 늘어나도 괜찮을까요?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2022.02.28 10:01
  • [커버스토리] "경제 살리자"…돈 푸는 지구촌, 한국 1년새 413조…미국 14년간 1경 늘었죠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돈이 얼마나 풀렸는지 알아보고 싶군요. 통화량 변화를 보면 여러 가지 경제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 알 수 있어요. ‘M2’라는 기준으로 통화량을 봅시다. M2는 현금과 요구불 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여기까지가 M1), 2년 미만 정기예적금, 양도성예금증서 등을 포함해서 통화량을 재는 방식입니다. 단기간에 현금화해서 쓸 수 있는 돈의 총량이죠.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17년 M2는 2471조원이었습니다. 2018년엔 2626조원으로 늘었습니다. 2019년 2913조6000억원, 2020년엔 3199조8000억원이 됐습니다. 처음으로 300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2021년 M2는 3613조7000억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무려 413조9000억원(12.9%) 늘어난 겁니다. 1년 만에 400조원 이상 늘어난 적은 없었습니다. 언론들은 “통화량이 사상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고 크게 보도했습니다.특히 작년 통화량 증가율은 세계 1위 수준입니다.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은 물론이고 브라질, 멕시코 같은 나라보다 돈을 더 풀었다는 뜻이죠. 유로존 증가율은 7.0%였습니다. 브라질 10.9%, 스웨덴 9.5%, 멕시코 7.6%, 뉴질랜드 7.1%, 러시아 6.7%였지요. 미국이 우리나라와 같은 12.9% 늘었답니다.미국 통화량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자세히 봐야 합니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부터 경제를 살리기 위해 통화량을 대폭 늘렸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양적완화(QE:Quantitative Easing)’라고 부릅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2008~2011년 상반기에 1차로 1조7000억달러를 공급했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2000조원(2022년 한국 1년 예산 607조원)에 달합니다. 미국은 2011년 하반기에 2차로 6000억달러를 더 뿌렸

    2022.02.28 10:00
  • [커버스토리] 돈 마구 찍어낸 베네수엘라의 초인플레…1만원 치킨이 1년새 650만원 된 셈이죠

    화폐와 부(富)를 혼동하는 학생이 많습니다. “부자가 된다는 것은 화폐를 많이 획득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은 가장 흔하고 가장 오래된 오류입니다. 화폐와 부는 통상적으로 모든 면에서 동의어로 간주되긴 합니다. 그러나 경제학적으로 이 말은 늘 참이 아닙니다. 돈이 많은데 거지인 경우가 역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답니다. 어떤 경우일까요? #사례1: 베네수엘라남아메리카에 있는 나라 베네수엘라는 이 나라의 돈 볼리바르를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거지인 나라입니다. ‘뻥’이라고요? 정말입니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베네수엘라는 제법 괜찮은 나라였습니다. 석유 매장량 세계 1위의 나라답게 잘 살았습니다. 기름만 파면 돈이 생겼고 그 돈을 국민 전체가 나눠 가지면서 흥청망청 썼습니다. 일 안 하고도 잘 먹고 살았습니다. 석유값이 급락하자 쓸 돈이 부족해졌습니다. 국민은 공짜돈에 중독돼 있었지요. 정부는 해외에서 돈을 빌렸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돈을 인쇄기로 찍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인플레이션율이 2016년 254.95%, 2017년 438.12%, 2018년 6만5374.08%로 치솟았습니다. 2017년 1만원이던 치킨 한 마리가 1년 사이에 650만원이 됐다는 얘기입니다. 화폐를 가진 사람이 부자일까요, 닭을 가진 사람이 부자일까요? 정답은 닭입니다. #사례 2: 로마제국로마제국은 당대의 기축통화국이었습니다. 로마 디나리(denari)는 지금의 미국 달러처럼 기능했습니다. 로마 황제들은 돈을 많이 썼습니다. 전쟁비, 군인 월급, 토목공사 등에 돈을 무지막지하게 썼습니다. 재정적자와 국가채무가 쌓여 갔습니다.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284~305)는 디나리를 더 발행하는 방법을 썼습니다. 금화에 싸구

    2022.02.28 10:00
  • [커버스토리] 가격 급등은 생산을 늘리라는 신호죠

    한국경제신문 기사 읽어보기오늘부터 약국과 편의점에서 소분해 파는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가격이 개당 6000원으로 고정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5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대용량 포장으로 공급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낱개 판매 가격을 6000원으로 지정했다. 약국과 편의점에 20개 이상 대용량으로 공급돼 매장에서 낱개로 소분해 파는 제품에 대한 것이다. 애초에 1개, 2개, 5개 등 소량 포장된 제품은 해당하지 않는다. 판매처에서 6000원 넘는 가격으로 자가검사키트를 판매하게 되면 공중보건 위기대응법 제19조에 따른 유통개선조치 위반으로 고발될 수 있다. 또한 이달 17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는 자가검사키트의 온라인 판매가 금지된다. 재고 물량은 16일까지 온라인으로 팔 수 있지만, 17일부터는 이 역시 약국과 편의점에서만 팔 수 있다. 1명당 1회 구매 수량은 5개로 제한한다. 한 사람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하루에 여러 차례 키트를 사는 것에는 제약이 없다. (15일자 한국경제신문 기사)[제시문]의 핵심은 가격 통제입니다. ‘코로나 자가진단키트’ 가격이 시중에서 여덟 배가량 치솟자 정부가 가격, 판매처, 구매량을 통제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문제는 정부의 가격, 수요, 공급 통제가 의도한 결과를 낳을까 하는 겁니다. 의도한 결과란 공급 부족을 빨리 해소하는 것이죠. 가격 결정경제학적으로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정해집니다. 앨프리드 마셜이라는 경제학자는 이것을 수요 공급 그래프로 잘 나타냈습니다. 그래프 경제학의 시작이죠. 그래프는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은 오르고, 수요가 줄어들면 가격이 내린다는 걸 보여줍니다. 공급으로 표현해도 마찬가지입니다.키트 가

    2022.02.21 10:02
  • [커버스토리] 8배 뛴 자가진단키트 가격통제 나선 정부

    ‘코로나 자가진단키트’ 가격이 한때 8배나 올랐다고 합니다. 3000원대였던 키트 한 개가 2만4000원대가 됐다는 거지요. 누가 봐도 정상적인 가격이 아닙니다. 정부가 나섰습니다. 한 개 가격을 6000원으로 고정했습니다. 판매 장소도 약국과 편의점으로 제한했습니다. 온라인 판매는 금지됐습니다. 1인당 구매할 수 있는 개수도 5개로 한정했습니다. 이를 어기면 ‘공중보건 위기대응법 제19조’에 따라 고발하겠다고 합니다.키트 가격과 판매 통제는 2년 전 코로나 마스크 대란 때와 비슷합니다. 평소에 쳐다 보지도 않던 마스크가 ‘금’ 대접을 받았습니다. 기억나세요? 이런 현상을 경제학적으로 생각해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가격은 왜 오를까? 정부가 개입해 시장가격을 낮추고, 판매를 통제하는 게 좋은 방법일까? 아니면 시장에 맡겨두는 게 더 좋을까? 가격 매커니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게 작동합니다. A의 가격은 A와 관련된 수많은 생산요소의 가격 전부를 반영하기 때문이죠. ‘수많은’ 것은 또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요? 가격을 공부해 봅시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2022.02.21 10:02
  • [커버스토리] 명품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 부자 또는 연주자…누가 갖는 게 옳을까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은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가격 시스템이 생긴 이래로 그랬습니다. 동서양 불문이죠. 그런 만큼 가격을 둘러싼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이 생겼습니다. 에피소드가 가격의 진수를 더 잘 보여주기도 한답니다. #1 한양 쌀값조선 22대 왕 정조(1776~1800) 때 한양 쌀값이 폭등했습니다. 날씨 탓이었죠. 원성이 들끓자 한성부윤(지금의 서울시장)이 나섰습니다. 사재기 금지, 쌀값 폭리 금지조치를 단행했습니다. “폭리를 취하는 상인은 사형에 처한다”는 조치를 왕에게 건의했어요. 정조가 시행 명령을 내렸습니다. 실학자였던 박지원(1737~1805)이 태클을 걸었습니다. “지금 한양 쌀값이 오른 것을 보고 전국 각지의 상인들이 쌀을 짊어지고 올라오고 있어요. 쌀값을 올리면 사형을 시킨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리고 있어요. 상인들이 돌아가면 쌀 부족은 해결될 방법이 없고 한양 백성들은 죽게 됩니다.” 정조가 어떤 명을 내렸을까요? #2 허리케인 얼음값한양 쌀값과 비슷한 현상이 2004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일어났어요. 허리케인 ‘찰리’가 지역을 강타하자 평소 2달러였던 얼음주머니 가격이 10달러로, 평소 250달러였던 가정용 발전기 가격이 2000달러로 치솟았답니다.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졌습니다.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은 상인들의 비양심을 규탄하면서 ‘가격 폭리 처벌법’을 적용하겠다고 했고, 일부 경제학자는 가격 결정에 윤리를 내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어요. 어느 쪽이 정의로운가요? #3 로베스피에르 우윳값프랑스에서도 가격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프랑스혁명(1789~1794)으로 사회가 불안해지자 생필품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2022.02.21 10:01
  • [숫자로 읽는 세상] 국내 물가 뛰는데 수입 물가마저 오르면 큰일

    한국은 무역을 잘하는 나라입니다. 무역은 수출과 수입으로 구성돼 있어요. 수출이 수입보다 조금 많지만, 수입 규모 자체가 매우 큽니다.우리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원자재와 중간재를 이용해 수출품을 만들어 팝니다. 기사는 수입품목의 가격이 크게 뛰어 우리 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수입품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에너지입니다. 원유(原油)가 대표적입니다. 국제 원유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두바이유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국제 유가는 모든 것의 가격에 영향을 줍니다. 연쇄 작용이죠. 기름값이 오르면 운송비가 오르고, 운송비가 오르면 제품 가격이 오르는 식이에요.환율도 수입물가를 좌우하는 변수입니다.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환율 상승) 수입할 때 돈을 더 줘야 합니다. 2000원이면 사올 수 있던 재료를 2500원 주고 사와야 한다면 물가가 500원만큼 뛰게 됩니다. 이런 일이 많은 수입품에 적용된다면 지속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이죠. 이런 수입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국내 전체 물가를 흔들게 됩니다. 이미 국내 소비자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수입물가 상승까지 겹치면 물가 상승폭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고기완 한경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NIE 포인트1. 소비자 물가와 인플레이션의 정의를 찾아보자.2. 수입물가를 자극하는 핵심 변수 두 가지를 본문에서 찾아보자.3. 환율변동이 수입과 수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자.

    2022.02.21 10:01
  • [커버스토리] 전쟁 위기 우크라이나 불안해진 '지구촌 경제'

    “유럽의 빵 바구니가 불에 타버릴 위기에 처했다.” 세계 3대 곡창지대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Ukraine)에서 전쟁이 날지 모른다는 소식입니다. 유럽 대륙 동쪽에 있는 이 나라는 세계 보리 옥수수 생산 4위, 밀 생산 6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곡물 생산국입니다. ‘유럽의 빵 바구니’라고 표현할 만하죠! 비료를 주지 않아도 곡식이 잘 자라는 흑토(黑土·체로노젬)로 덮여 있다네요. 천연자원도 무진장 묻혀 있습니다. 철광석 매장량이 세계 1위, 석탄 매장량이 세계 6위입니다. 망간, 티타늄, 니켈, 흑연도 풍부합니다. 축복받은 땅인 거죠.자연 조건은 이렇지만, 국제 지정학적 조건은 축복과 거리가 멉니다. 유럽 강대국들이 틈만 나면 이 땅을 가지려 했습니다. 최근 들려오는 전쟁 위기 소식도 예외는 아닙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삼키려고 국경에 군대를 집결시키고 있어요.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를 막기 위해 대응군을 투입하는 중입니다. 일촉즉발(一觸卽發), 살짝 건드려도 폭발할 것 같은 상태에 놓여 있어요. 전쟁이 난다면 코로나19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세계경제가 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어요. 지구촌의 관심이 온통 우크라이나에 쏠려 있습니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2022.02.14 10:01
  • [커버스토리] 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에 집착하나

    우크라이나 국민은 요즘 밤잠을 설친다고 합니다. 전쟁 위협 때문입니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삼키기 위해 곧 침공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10만 명 이상의 병력과 포병·탱크부대를 접경지에 배치한 상태입니다. 군사력이 약한 우크라이나는 미국을 주축으로 한 서방국가들의 개입을 원하고 있습니다. 일촉즉발, ‘유럽의 빵 바구니’에 전운이 짙어지는 상황입니다. 왜 긴장이 고조되고 있나직접적인 원인은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NATO는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9년 맺어진 군사동맹인데요. 유럽에서 1, 2차 세계대전 같은 참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국이 유럽 주요 국가를 한 동맹체제로 묶은 겁니다. 회원국들은 한 회원국이 비회원국의 공격을 받으면 자동으로 개입하게 돼 있어요. 처음엔 12개국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18개국이 더 가입했습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NATO의 우산 속에 있는 게 안전하다는 것이죠.자유 진영과 대척점에 있던 소비에트연방(현 러시아)은 1955년 바르샤바조약기구를 결성했습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폴란드, 동독, 헝가리, 체코슬로바키아 등과 함께 이 기구에 편입됐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소련 밑에 있으면서 아픈 역사를 경험했습니다. ‘철권 통치자’ 스탈린이 우크라이나 농업지대를 집단농장화하자 1932~1933년 대기근이 발생했습니다. 300만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인이 굶어 죽었죠. 우크라이나인들은 이때를 홀로도모르라고 부르며 추모합니다. ‘기아로 인한 치사’라는 뜻이죠. 소련이 해체된 1991년 이전까지 우크라이나는 비옥한 토

    2022.02.14 10:00
  • [커버스토리] 곡물·에너지·금융 글로벌 시장 출렁…코로나에 타격 받은 지구촌 경제 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세계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미국-러시아-유럽-세계가 경제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망가진 세계 경제가 채 회복되기도 전에 다시 고꾸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곡물·에너지·금융시장이 심상찮다우크라이나 흑토(黑土)지대는 아르헨티나 팜파스, 북미 프레리와 함께 세계 3대 곡창지대로 불립니다. 비료를 주지 않아도 곡식이 잘 자랄 정도로 비옥하죠. 러시아, 카자흐스탄, 루마니아와 함께 세계 4대 곡물 수출국에 들어가는 이유죠. 보리 옥수수 생산 세계 4위, 밀 생산 세계 6위를 자랑합니다. 이런 우크라이나가 전쟁 상태에 빠진다? 세계 곡물 가격이 치솟는 것은 시간문제죠. 이미 징후는 나타났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식량가격지수는 2011년 ‘아랍의 봄’ 사태 이후 최고인 135.7(100을 기준)을 찍었습니다.에너지 위기는 더 심각합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는 천연가스를 주 에너지로 씁니다. 유럽 전체 수요량의 약 35%를 러시아가 공급하고 있죠. 문제는 가스 공급관이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통해 들어간다는 겁니다. 러시아가 가스관을 잠그면 유럽은 추위에 떨게 됩니다. 우크라이나 가스관이 전쟁 속에서 잘못되면 에너지 대란이 일어난다는 뜻이죠. 지난 2일 천연가스 선물가격이 하루 만에 16%나 급등했던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지난해 12월엔 같은 이유로 37.6% 오른 적도 있어요.석유 가격 동향도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4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배럴(158.9L)당 92.31달러에 거

    2022.02.14 10:00
  • [커버스토리] 블리자드 사들인 MS…기업들은 왜 M&A 할까?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게임 기업인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82조원을 주고 사기로 했습니다. MS가 “우리는 당신 회사를 인수하는 데 관심이 있다”는 의향서(Letter of Intention)를 보냈는데 블리자드가 “오케이” 했다는 겁니다. 사고 싶은 마음, 팔고 싶은 마음이 통했다는 뜻이죠. 1주당 가격을 지난달 14일 주가(종가)보다 45%나 높은 95달러로 계산하기로 했다네요. 엑스박스라는 게임 서비스를 가지고 있는 MS는 이번 인수로 텐센트, 소니의 뒤를 이어 게임업계 3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답니다. 기업들은 왜 다른 기업을 합병(Mergers)하거나 인수(Acquisitions)할까요? 목적은 하나입니다. M&A로 기업 가치를 현재보다 더 높이는 거죠. 우리는 이것을 시너지(synergy)라고 부르죠. 1+1은 2보다 클 수 있다는. 그렇다고 M&A가 항상 좋은 결과만 낳는 건 아니랍니다. 시너지는커녕 ‘승자의 저주’에 걸려 망하기도 합니다. M&A의 세계를 열심히 공부해서 높은 소득을 창출하는 인수합병 전문가가 돼 보는 건 어떨까요.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2022.02.07 10:01
  • [커버스토리] M&A, 다른 기업의 경영권 갖는 방법…승자의 저주·시장 독점 부작용도 있죠

    기업을 사는 일, 기업을 합병하는 일은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M&A를 다룬 영화와 드라마는 손에 땀을 쥐게 하죠. 기업, 금융, 법률, 회계 지식으로 무장한 주인공과 조연들의 연기와 대사는 화려합니다. ‘나도 커서 저런 M&A시장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하죠.우리가 알고 있는 M&A(Mergers and Acquisitions)는 합병과 매수를 뜻합니다. 언론들은 편리하게 그냥 ‘인수합병’으로 부르죠. M&A는 가장 포괄적 개념인 기업인수(takeovers: 한 기업의 자산을 매입하거나, 주식을 매수하거나 교환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취득하는 방법)의 한 분야랍니다. 기업인수에는 M&A, 위임장 경쟁, 전량 매입 후 상장폐지 방법이 있지만 생글생글은 M&A만 다루겠습니다.합병은 말 그대로 두 회사를 하나로 합치는 겁니다. 두 회사가 회사 하나를 새로 만들어서 그 안에서 통합하거나 두 회사가 주식 비율(예를 들어 1 대 0.5)을 정해 어느 한쪽으로 통합하는 것이죠. 이런 합병은 업종이 같을 때 좋습니다. A은행과 B은행의 합병, 이런 거죠. 매수가 반드시 합병을 목적으로 삼지 않습니다. 기업을 사되 별도 회사로 두기도 하죠. 업종도 같을 필요가 없어요. 정유회사가 사업 다각화를 위해 반도체 회사를 매수할 수 있는 거죠.매수 방법 중에서 재미있는 게 ‘적대적 매수’라는 겁니다. ‘우호적 매수’의 반대 개념인데요. A기업이 B기업을 삼키고 싶을 때, 은밀하게 준비했다가 주당 얼마에 사겠다고 공개하는 겁니다. A기업이 B기업보다 지분을 많이 확보해야 주주총회에서 이기죠. A기업은 모자란 양의 주식을 시장에서 공개적으로 사는 겁니다. 예를 들어 매수자가 주당 3만원짜리를 5만원

    2022.02.07 10:00
  • [커버스토리] MS·구글·메타, 기업 사들이는 블랙홀…시너지·기업 가치 상승 '두 토끼' 잡았죠

    기업 인수합병(M&A)의 역사는 1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세기 후반 철도와 석탄, 철강산업이 미국에서 꽃을 피우던 시기에 거대 자본가 제이피 모건(J.P. Morgan·1837~1913)이 철도와 철강 분야에서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을 처음으로 선보였다는군요. 이후 수많은 기업이 사고 팔렸습니다. 세계에서 M&A 시장이 가장 큰 곳은 미국입니다. 1000억원대 M&A는 M&A로 치지도 않습니다. 요즘 외신을 타고 들어오는 빅딜은 최소 수십조원 단위입니다.지난 1월 블리자드를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21년 56건의 M&A를 했습니다. 액수로는 257억달러입니다. 미국 M&A 순위 1위입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음성기술 회사인 뉘앙스커뮤니케이션을 190억달러(약 22조원)에 인수한 게 대표적 사례죠. 아마존도 작년 157억달러를 29건의 M&A에 쏟아부었습니다. 85억달러를 주고 대형 영화 제작기업 MGM 스튜디오를 산다는 뉴스는 쇼킹했죠. ‘아마존이 웬 영화사?’ 했던 거죠. 구글과 유튜브를 보유한 알파벳은 작년에만 22건에 220억달러를 썼습니다.우리나라에서도 작년에 제법 많은 M&A가 일어났습니다. 한국M&A거래소에 따르면 939건의 M&A가 공시됐다고 합니다. 718건이던 2020년보다 30% 늘어난 규모죠. 거래액은 59조원에 달합니다. 전기차 베터리, 반도체, 화학 분야에서 활발했습니다. 이쪽 분야의 소재, 부품, 장비 회사들을 사야 미래 시장에서 버틸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DL케미칼이 16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투입해 글로벌 석유화학회사인 크레이튼을 인수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1조원 이상의 메가딜도 11건이나 됐다고 합니다.미국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들은 왜 M&A에

    2022.02.07 10:00
  • [커버스토리] 문·이과 통합수학 시대…'마인드 리셋' 필요해요

    ‘문과·이과 통합 수학’ 시대입니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수능 시험에서 처음 적용됐어요. 반응과 평가가 엇갈립니다. 문과생들이 손해를 봤다, 별 차이가 없다는 말이 각각 존재합니다. 수학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든, 우리는 수학을 피해서 갈 수 없습니다. 국·영·수 아닙니까. 생글이 여러분을 잠시 최면 상태로 초대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언제부터 수학이 싫어지기 시작했는지 기억하십니까? 반대로 수학이 언제부터 좋아졌는지 기억나세요? 지금부터 여러분은 수학을 대하는 마인드를 바꾸게 될 것입니다. 레드 썬!” 생글은 이번 호에 ‘수포자’였던 남호성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님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교수님은 학생 여러분이 수학 마인드를 리셋(reset)할 것을 간절하게 원합니다. 수학문제를 이렇게 풀어라, 저렇게 풀어라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수학을 멀리하게 만드는 나쁜 생각을 버릴 것을 권합니다. 그의 당부는 아마도 다른 과목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남 교수님이 최근 출간한 책 《수학을 읽어드립니다》는 여러분의 수학관을 크게 변화시킬 것입니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2022.01.2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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