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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상 행위를 돌이켜 보라. 불법을 빙자하여 '나다', '남이다'하는 상(相)을 내고, 명예와 이익만을 쫓으며, 욕망의 풍진 속에 빠져 도와 덕은 닦지 않고 옷과 밥만 축내고 있으니, 이런 그대들이 어찌 출가자라고 할 수 있으며, 출가의 무슨 공덕이 있겠는가? -보조국사 지눌- 최근 tvN '온 앤 오프'에 출연하여 삼청동 집을 공개한 혜민스님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급기야 '푸른 눈의 수행자'로 알려진 현각스님은 건물주 논란을...
2020년은 인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혼돈과 혼란의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코로나로 촉발된 이 위험은 그동안 인류가 누려왔던 익숙함을 철저하게 파괴할 뿐 아니라,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송두리째 바꿔버린 사건으로 기록되지 않을까요? 우스갯소리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상식은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 앞에선 뭉치면 죽고 흩어져야 살 수 있으니까요. 현존하는 코로나 대응법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마스크 착용과 철저한...
COVID 19는 두 가지 측면에서 국가는 물론 가정의 안녕(安寧)을 해치고 있다. 하나는 국가 및 가계 경제의 위축이고 또 하나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방역 수칙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이다. 우린 '안녕'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안녕이란 安(편안 안)과 寧(편안할 녕)를 쓰는데, 몸과 마음이 평안하고 무탈한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安(안)을 파자하면 宀(집 면)과 女(여자 여)가 결합한 것으로, 여자가 집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몸이 힘들면 하던 것을 잠시 내려놓고 쉬어 가듯, 마음도 쉴 곳이 필요하다. 요즘 같아선 사무실 근처에 있는 중고서점 <알라딘>이 그런 곳이다. 여기저기 손 때 묻은 흔적이 왠지 모를 위안을 준다. 책 냄새도 싫지 않을 만큼 진하다. 무엇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어서 애착이 가는 곳이다. 인문학 코너를 서성이다 붉은색 표지의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저자도 확인하지 않고 책 중반부를 넘겼다. <큰 강은 소리 내며 흐르지 않는다>는 글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순식간에 10여 페이지를 읽어 나갔다. 마음을 빼앗긴 탓이다. 커피 한잔을 시켰다. 그리고 매장 내에 비치된 책상에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시작된 책 읽기는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갈 만큼 몰입되고 말았다. “작은 개천이나 도랑물 흐르는 소리는 사람들의 밤잠을 깨우기도 하지만, 한강처럼 큰 강물 흐르는 소리에 잠을 깨는 사람은 없다. 작은 것은 소리를 내지만 큰 것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군자는 군소리를 하지 않는다. 말이 많은 자는 지혜가 부족하여 속이 허한 소인배인 것이다” 별것 아닌 사소한 일에도, 조금만 거슬린다 싶으면 대 놓고 따지거나 투덜거린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과신한 탓인지 웬만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굽히는 법이 없다.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자주 발생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자신이 인정할 수 없는 결과가 나타나면, 반드시 소리를 낸다. 상대가 상사인 경우엔 투덜거리는 것으로 끝나지만, 그 반대인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주변 동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제하며 따라주지 않은 것을 비방한다. 심지어는 내편과 네 편을 가르기도
“장벽이 거기 서 있는 것은 가로막기 위해서가 아니며,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보여줄 기회를 주기 위해 거기에 서 있는 것이다” – 랜드 포시 <마지막 강의中에서> 試(시험 시) = 弋(주살 익) + 工(장인 공) + 言(말씀 언) 주 살(弋), 이는 화살촉에 구멍을 뚫어 줄을 매달아 놓은 것으로, 활쏘기 연습을 할 때 화살을 회수하는 용도로 사용하지만, 화살 맞은 사냥감이 도망가지 못하게 하는 도구이기도...
점막(粘膜)은 불가피하게 외부의 수많은 이물질(항원)과 접촉하는 곳입니다. 호흡기 점막,눈, 귀, 코, 입, 질, 항문 그리고 장 점막도 항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처럼 점막은 쉴 새 없이 이물질을 접촉하거나 받아들여야 하고 스트레스에도 약하다 보니 쉽게 또 자주 손상을 입습니다. 그러나 입안에 상처가 생겼을 때 하루 이틀 푹 쉬고 나면 낫는 것을 흔히 경험합니다. 모든 점막이 다 그렇습니다. 혈관 내벽과 림프관 내벽 그리고 골수(骨髓)도 세포 분열이 왕성하여 손상을 입어도 금방 회복됩니다. 그러나 유전자가 손상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점막은 2~3일이면 새로운 세포로 교체되어야 하는데 유전자가 손상되면 정해진 시간 내에 재생이 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고 이것이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간 세포의 경우 2~3개월이면 전혀 다른 세포로 바뀌게 됩니다. 간은 4분의 3 정도를 잘라내도 곧바로 증식을 시작하여 4개월 정도 지나면 원래크기대로 회복될 정도로 재생력이 왕성합니다. 또한 염색체 수가 많아 손상되어도 몇 번이고 반복적으로 복구됩니다. 평생 그대로 있을 것 같아 보이는 뼈도 다른 조직과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분해되고 재생되면서 새로운 세포로 바뀝니다. 이에 고혈압과 당뇨병을 비롯한 모든 만성질환은 정해진 시간 내에 새로운 세포로 교체가 되지않아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현재 받고 있는 치료 방법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약물치료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지만 약은 절대 오래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의사들은 약물치료를 꾸준히하면 차츰 호전되거나 완치될 거라고 말하
“사람은 생명을 유지하고 있을 때에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죽음을 당하게 되면 굳고 강해진다. 풀과 나무도 살아있을 때는 부드럽고 연하지만, 죽게 되면 마르고 굳어진다. 그러므로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다. 그렇기 때문에 군대가 강하게 되면 멸망하고, 나무가 강해지면 꺾이게 된다. 강하고 큰 것은 아래에 자리하게 되고, 부드럽고 약한 것이 위에 자리를 잡는다.” –노자- 고양이 두 마...
野(야)는 성 밖의 마을을 뜻하는 ‘里(리)’와 여유 있다는 뜻의 ‘予(여)’가 합해진 것으로 “성 밖의 마을에서 한가롭게 살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 ≪욕망하는 천자문-문자 속에 숨은 권력, 천자문 다시 읽기 / 김근 저≫ 야(野)는 바깥이고 외부를 뜻한다. 야성이 강한 동물이나 식물을 울타리 친 내부에 드리면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스스로의 힘으로 생존하는 환경에 익숙한 진화를 거친 때문이다. 야생마는 인간의 손길을 거부하기 때문에 특별한 조련을 거치지 않으면 통제할 수 없다. 야생화도 마찬가지다. 자연 변화에 맞서 스스로 생존했기 때문에 인위적 통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순수한 아름다움이 넘쳐나는 이유다. 동면하는 식물의 대부분은 뿌리의 힘이 강하다. 온실 속에서 인간의 보살핌을 받는 화초는 날씨가 추워지면 대부분 죽는다. 하지만 야생에서 살고 지는 야생화는 다르다. 날씨가 추워지면 생존에 필요한 갖가지 요소를 뿌리에 간직하고 있다가 따듯한 봄이 오면 움츠렸던 생명력을 복원시킨다. 땅 위로 싹이 돋는 것도, 바짝 마른 나뭇가지에서 부드럽고 유연한 힘이 느껴지는 것도, 따지고 보면 살아 있음을 알리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야(野)가 지닌 생명력이다. 라일락 두 구루를 키우는데, 해마다 필자를 괴롭힌다. 뿌리는 땅 속으로 자라고 줄기는 땅 위로 자라는 게 일반적 상식이지만, 라일락은 땅 속에서 땅 위로 올라오는 나무 줄기가 너무 많다. 해마다 본래의 나무 줄기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잘라주지만 그때뿐이다. 해가 바뀌고 봄이 오면 스멀스멀 땅을 헤집고 올라오는 줄기들이 그득해진다. 투덜거리며 자르기를 벌써 몇 해인지 모르겠다. 라일락
民不畏威(민불외위)則大威至(칙대위지) “민중이 더 이상 당신의 권위를 두려워하지 않을 때, 당신에게 재앙이 닥친다” 『도덕경』 제72장. 첫 소절에 나오는 문장이다. 어떤 집단이든 그들의 대표로 선출되었다는 것은그 집단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는 증거다.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리더로서 존중하겠다는 표면적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리더의 자격을 존중받는다고 해서 리더의 능력까지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리더의 권위는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주어진 권한을 과도하게 행사하여 대중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권력의 힘으로 대중의 기본 권리를 침해하거나, 박탈 하는 상황에 도달하면, 대중은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분노하기 시작하고, 더 나아가 시위나 폭동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그 정도가 심해지면 국가 전복 사태도 발생할 수도 있다. 이처럼 대중의 분노가 극을 향해 치닫기 시작하면, 리더의 권위는 바람 앞에선 촛불처럼 위태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세계적으로 COVID19가 극성이지만 미국은 또 다른 이슈로 시끄럽다. 지난달 25일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대중이 분노하는 과정에서, 트럼프는 시위대를 향해 “폭도”, “약탈자”라고 비난하면서 시위의 배후에 ‘급진적 좌파’, 극우 파시스트에 반대하는 극좌파가 있다는 이념 논쟁에 불을 붙였다. 뿐만 아니라 주지사들과 화상회의에서도 “여러분이 제압하지 못한다면 한 무리의 얼간이로 보일 것”, “여
꿈을 이룬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꿈을 못 이룬 것이 아니라 아예 꿈이 없었던 것을 아닐까? “가장 후회되는 일은 무엇인가?” 프랑스에서 65세 이상 노인들은 대상으로 한 조사의 질문이다. 조사 내용을 보면 72%의 노인들은 “젊었을 때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이라 답했다. 꿈의 사전적 정의는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을 말한다. 자신이 추구하는 인생의 방향성을 대신한다고 할 수 있다. 꿈은 현...
거북이와 토끼가 경주를 한다. 거북이는 목표점을 향하여 뛰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뛰는지 기는지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다. 반면에 토끼는 뜀박질에 있어서는 거북이의 적수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북이는 토끼와의 경주에서 이길 수 있었다. 어떤 차이가 승부를 가른 것일까?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인식하고 행동하는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거북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 속도를 유지하면서 꿋꿋하게 목표점으로 나아갔다. 반면에 토...
어릴 땐 호숫가에서 물 수제비를 자주 쳤다. 적당 크기의 납작 돌을 골라서 물 수제비를 쳐 보면 죽지 않고 살아서 먼 곳까지 나아가는 납작 돌을 보면서 쾌재를 불렀던 기억이 있다. 납작 돌이 스치면서 만들어낸 호수의 원형 물 파티는 크고 작은 파문(波紋) 행렬을 만든다. 活(살 활) “活자는 '살다', '살아있다'는 뜻으로 水(물 수) 자와 舌(혀 설) 자가 결합되어 있다. 舌자는 뱀의 혓바닥을 그린 것으로 '혀'라는 뜻이 있다. 그래서 活...
“참신(斬新)한 인재를 모시겠습니다” 선거철만 되면 귀가 따갑도록 듣는 말이다. 참신하다는 앞 머리글 斬(벨 참)은 중국에서 죄인을 죽이기 위해 극형 틀로 사용했던 수레(車_수레차)와 도끼(斤_도끼 근)의 합성어다. 참(斬)이란 구태의연한 것들을 베어 낸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정치에서 말하는 참신(斬新)이란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을 통해 새롭고 신선한 정치를 하기 위한 동량을 얻음으로써, 보다 나은 미래를 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셈...
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문(門)들이 굳게 닫히고 있다. 국가의 관문인 공항이 그렇고, 생산 공장의 정문, 학교의 교문, 하다못해 소규모 점포의 문까지 자물쇠가 채워지는 상황이다. 門(문)이란 두 개의 문짝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형상으로, 집으로 들어가기 위한 큰 대문을 이르는 말이다. 門(문)의 의미를 헤아릴 수 있는 좋은 예가 있다. 사찰의 일주문(一柱門)이 그것이다. 일주문(一柱門)은 사찰로 들어가는 첫 번째 문으로 “신성한 사찰로 들어서...
이탈리아!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 '노인 대국'이다. 코로나 19의 급습으로 벌어진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까 우려를 자아 낼 만큼 혼란에 빠져있다. 특히 전체 사망자의 91%가 70세 이상이다 보니 기저 질환을 가진 고령 노인에겐 코로나 19가 자신의 생명을 거두려는 악령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 확진 2 만 이탈리아 '80 세 이상 진료 어렵다 ' 젊은 환자 우선론 > “온라인 매체 폴리티코는 환자 ...
생(生)은 살아 있는 것, 즉 땅 위에서 자양 성장하는 형상을 표현한다. 또 어떤 학자는 소(牛_소우)가 외나무다리(一)를 건너왔다고 말하기도 한다. 소가 외나무다리를 건너려면 얼마나 많은 수고가 필요할까? 사람도 쉽지 않은 것을 네 발 달린 소가 건넜다는 것은 상상 그 이상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차사순 할머니는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무려 960번의 시험을 치워야 했다. 한두 번의 시험으로 합격할 수 있는 운전...
코로나 19와 맞서는데 필요한 마스크를 마스크를 약탈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국민 건강은 중요치 않다. 할 수 있다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스크를 끌어 모은다. 그리고 몇 배의 이익을 붙여 되판다. 마스크를 움켜쥐고 큰돈을 벌겠다는 사악한 약탈자가 그들이다. 사업적인 관점으로 해석하면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다.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 온 국민이 마스크 구입과 관련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다. 오죽하면 일개 ...
중국 우한 발 “코로나 19”로 인해 위험을 체감하는 공포 지수가 높아졌다. 그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것은 일상이 되었고, 공공장소엔 중국을 다녀온 적이 있는지 확인하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코로나 19가 확산되면서 크고 작은 모임도 줄줄이 취소되었다. 사람 간 접촉을 차단하다 보니 경제적 생산성까지 걱정하는 상황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 19”가 인간의 일상적 삶을 통제하고 있는 셈이다. 매뉴얼의 나라 일본이 심상치 않다. 섬 전체...
분쟁 없는 세상을 원하지만 현실에선 이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이야 어떠하든 자신의 가정, 적어도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집단이나 국가는 소모적 분쟁이나 다툼으로 혼란스러워지는 걸 원치 않는다. 자료: 픽사베이 다툼을 나타내는 한자는 爭(다툴 쟁)이다. 爭(쟁)은 손톱(爪)을 드러내고 손(又)으로 치며 싸운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국의 도발이 가중되고 있다. 북한은 핵으로, 일본은 수출규제로 미국은 방위비 협상으로 우리나라를 압박 중이다. 내치도 문제다. 사안마다 정당 간 이견이 극명해서 서로의 주장에 올인하는 직진 정치가 난무하고 있다. 진보와 보수 간에 손톱을 세우고 다투는 것이 일상이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한 번쯤은 여, 야간 훈훈한 합의가 있을 수 있으련만, 내로남불 정치만 가득한 형국이다. 이유야 어떠하든 자신의 정당과 자국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옳고 그름의 이분법적 계산으로 판가름 짓고 싶진 않다. 이쪽에서 보면 저쪽이 이상하고, 저쪽에서 보면 이쪽이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분쟁을 종식하고 (不争)으로 이끄는 리더십의 부재다. 이는 어느 한 두 사람의 몫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어떤 리더십을 행사하느냐에 따라 분쟁(分爭)과 부쟁(不爭)이 갈린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리더가 갖추어야 할 가장 뛰어난 소양으로 부쟁(不争)을 꼽고 있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나 더불어 다투지 않고 모두가 싫어하는 곳에 거할 줄 안다” 『노자처럼 이끌고 공자처럼 행하라』 를 공저한 후웨이홍, 왕타하이는 세 가지 리더 유형을 일류, 이류, 삼류로 구분 짓고 있다. 그중 삼류
개 짖는 소리(狺)를 뜻하는 한자가 있다. 견(犭 개견)에, 언(言 말씀 언)이 붙은, 으르렁거릴 은(狺)이다. 狺 ( 으르렁거릴 은 ) = 犭 ( 개 견 ) + 言 ( 말씀 언 ) “ 삼류 리더는 재산을 남긴다 . 이류 리더는 명성을 남긴다 . 일류 리더는 정신을 남긴다 . 평범한 자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으며 , 교만한 자는 찌꺼기와 파편을 남긴다 ” 후웨이홍, 왕따하이 공저 『노자처럼 이끌고 공자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초기 기업은 사업 아이템의 제작에 몰두하게 된다. 아이템이 있어야 팔 수 있기에 당연한 이야기이다. 최소기능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을 제작하고 알파와 베타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 이때부터 판매의 압박은 점점 거대해진다. 주된 활동이 제작이 아닌 판매로 바뀌게 된다. 아이디어로 시작했던 사업은 판매를 시작함으로써 거대 시장의 경쟁자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시작해야 된다. 기술 위주 사업의 경우 마케팅에 더욱 어려움을 겪곤 한다. 기업을 상대로 B2B (business to business)사업을 하는 경우가 아닐 경우 적절한 브랜딩과 그에 따른 마케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작업은 내면에 있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작업으로, 상대방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해야 하는 작업이다. 회사의 주 업무가 제작이 아닌 판매로 변하게 되면서, 내 아이디어의 위대함보다는 소비자들의 생각이 훨씬 중요해진다. 나를 낮추고 상대방을 높여야 한다. 이런 전환은 어렵다. 제작과 판매는 어떻게 보면 상반된 관계이다. 제작이 행동이라면, 판매는 말이다. 행동이 양이라면, 말은 음이다. 행동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말만 한다면 그것은 허구, 허세, 허황 등으로 치부되며, 말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행동만 한다면 말을 잘하는 자에게 이용당하는 입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의 제품은 엄청 뛰어나니 한번만 써보면 다 차이를 알 거야’ 초기 기업 대표님들이 잘못 판단하는 기본적인 문제점이며 이는 자신감을 넘어선 자만심이다. 판매의 전략도 매우 많다. 직접 자사 온라인 몰을 운영하고, 온라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마케팅을 진행하고,
變(변할 변) = 䜌(어지러울 련)+ 攵(칠 복) 變(변할 변)은 상식처럼 인정되는 것을 비상식으로 바꿀 뿐만 아니라, 기존의 익숙함을 허물고, 새로움을 채우는 특별한 힘이 있다. 갈등과 혼란으로 점철된 어지러운 상황에서 매질을 통해서라도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낸다는 變의 의미는, 궁극적으로 답을 찾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이 다른 것이 되거나, 혹은 다른 성질로 달라지다” 네이버 사전이 정의한 變(변할 변)이다. 變을 이해하려면,...
젊었을 때 시골에서 몇 년을 살았던 때가 있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덕분에 시골생활에 대해서는 '경치 좋고 인심 좋은 곳'이라는 막연하고도 추상적인 지식만이 내가 아는 전부였다. 하지만 막상 시골에서의 생활은 기대했던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다. 갈 곳이 마땅치 않아서 심심하고 답답한 것은 둘째치고 그들의 '배려'가 나에게는 느닷없는 '침입'으로 간주되는 상황 때문이었다. 새로 이사 온 사람의 숟가락, 젓가락 개수까지 궁금해하는 이웃집 할머니의...
“그들은 부산을 포함해서 서울이외의 곳은 다 ‘시골’로 칭하고 있었다. 또한 위도와는 상관없이 속초에서도 서울은 ‘올라오는’ 도시였다. 은희경의 소설 속 한 문장이 나를 과거의 한 장면으로 데리고 갔다. 방학이 되면 우리 자매는 막내 이모가 계시는 서울로 보내졌다. 이모는 성공한 중산층이었고 동부 이촌동의 ‘맨션’ 에 살고 있었다. 신선한 ‘훼미리 주스’ 가 아침마다 배달되어 왔고 사촌들은 겨울에도 내복 바람으로 집안을 활보하고 다녔다. 윗풍이 세서 추위와 싸워야 했던 우리집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사촌동생은 ‘뉴코아’라는 이름도 생소한 백화점에서 새하얀 피겨 스케이트도 구입했다. 목이 긴 피겨 스케이트는 사촌동생의 긴 다리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대리석으로 만든 우아한 식탁에는 계란 노른자 빛깔의 ‘체다치즈’가 매 끼니마다 반찬으로 올라왔다. 몸에 좋다며 먹어보라는 이모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된장이나 김치에 이미 익숙해져 버린 내 입맛에는 지나치게 느끼하고 밋밋할 뿐이었다. 그날은 이모집에 손님이 왔다. “어머, 웬 애들이 이렇게 많아?” 거실에서 나긋나긋한 서울말이 들려왔고 연이어 이모의 “응, 시골에서 온 조카들이야” 라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순간 크나큰 충격에 휩싸였다. 나와는 상관없는 명사라고 생각했던 ‘시골’ 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질감은 생경했고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얼얼하기 까지 했다. ‘한국의 3대도시’ 중 하나에서 살았던 나는 내가 살고 있는 곳을 시골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시골이라면 으레 떠오르기 마련인 논이나 밭, 소나 닭이 등장하는 마당은 내가 살았던 도시 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작년 여름, 친구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열린 강연회에 참석할 기회가 생겼다. 별생각 없이 갔던 강연에서 큰 충격을 받았고 두서없는 생각과 질문이 한동안 머릿속을 떠다녔다. 책과 방송으로만 만났던 정재승 박사의 강연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전공 분야인 뇌과학과 연결 지어 미래사회를 예견하고 비전을 제시해 주어서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강연을 듣는 와중에 문득 영화 <그녀>가 떠올랐다. 영화 <그녀&...
알 권리를 충족시킨 다는 목적으로 제공되는 모든 정보는 사실에 기반을 둬야 한다. 하지만 발표와 발산을 혼동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발산(發散)이란 “밖으로 퍼져서 흩어지게 한다”는 뜻으로, (사람이 감정이나 욕구 따위를) 행동으로 나타내어 밖으로 풀어내는 것을 말한다. 發(쏠 발) = 癶(필발머리_걷다) + 弓(활 궁) + 殳(창 수) 發자는 '피다'나 '쏘다', '드러나다', '밝히다'라는 뜻을 가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發은 활과 몽둥...
책을 읽다 보면 마음에 꽂히는 문장이 있다. 김애란의 소설집 <비행운> 속의 단편 <서른>을 읽던 중 '너는 자라 겨우 내가 되겠지… 겨우 내가 되겠지' 와 같은 문장이 그렇다. “ 요즘 저는 하얗게 된 얼굴로 새벽부터 밤까지 학원가를 오가는 아이들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해요 . ‘ 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 …. 겨우 내가 되겠지 .’ ”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아 오...
破(깰 파) = 石(돌 석) + 皮(가죽 피) 돌(石)의 표피(皮)가 몸체에서 떨어지는 이탈이 破(깰 파)다. 이는 현재와 분리되는 것으로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뜻하는 붕괴, 분리, 절단, 이탈, 대립, 반목, 파손 등과 닿아있는 글자다. 파(破)는 국면 전환을 위한 승부수다. 판을 엎거나 흔들어서 새로운 판을 만들겠다는 확고한 자신감이 없다면 매우 위험한 선택이 파(破)다. 작금의 일본은 한국을 사지(死地)로 몰기 위해 파(破) 전략을 선...
아주 오래전 고 최진실 씨가 주연이었던 영화를 본 기억이 떠올랐다. 해외입양을 소재로 한 영화였다. 생모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혹은 더 나은 환경으로 보낸다는 자기 위안 내지는 희미한 희망을 앞세워 시작된 입양은 늘 그렇듯 ‘미안하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 와 같은 드라마 속 대사 같은 언어로 마무리되곤 했다. 오래전 봤던 그 영화도 비슷한 서사를 따르고 있었다. 주인공 나나, 혹은 문주가 프랑스로 입양된 1986년은 수많은 한국 아이들이 영문도 모른 채 낯선 이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바로 그 시기였다.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의지와 무관하게, 영문도 모른 채 세상에 던져진 채 살아내야 하는 게 생명을 가진 존재의 숙명이다. 하물며 생김새도 다르고 언어도 낯선 머나먼 타국으로 보내진 아이들이 겪을 혼란과 불안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자신의 근원지에서 버림받고 밀려난 그곳에서 또다시 타인이 되는 이중 삼중의 고통 속에 던져진다. 입양아들이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옷을 갈아입듯 쉽게 정체성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머나먼 타국에서 외로운 섬처럼 부유해야 했던 시간은 이들의 가슴속에 수많은 상처와 흔적을 남겼을 것이다.‘고아 수출국’이라는 별로 아름답지 못한 과거사는 한때의 수치였고 더 이상은 되풀이되지 않는 일로만 여겼다. 입양이나 입양인의 존재가 이제는 없다는 듯 살아왔다. 다시금 ‘해외 입양’ 과 ‘기지촌 여성’의 문제를 들고 나온 조해진의 <단순한 진심>을 읽기 전까지는. ‘이름은 집이니까요. 서영의 두 번째 이메일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름은 우리의 정체성이랄
사람의 마음만큼 변덕이 심하고 가늠하기 어려운 게 있을까 싶다. 내 마음도 알기 어려운 데 하물며 타인의 마음이야 말해 무엇 할까. 형체가 없는 마음의 실체를 말로 설명하는 것은 그래서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자칫 무리수를 두다가는 오히려 산산이 흩어지고 쪼개져서 흔적조차 찾기 어려워질 테니까. 소설가 김금희의 <경애의 마음>은 두루뭉술한 '마음'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낱낱이 분해한다. 마음과 마음 사이의 무수한 결, 슬픔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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