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노벨물리학상은 아토(100경분의 1)초의 순간에 전자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 ‘초고속 플래시(전등)’를 개발한 과학자 세 명에게 돌아갔다. 피에르 아고스티니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교수, 페렌츠 크라우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양자광학연구소 소장, 안 륄리에 스웨덴 룬드대 교수가 주인공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전자의 움직임 연구에 필요한 아토초 광(빛)펄스 생성 방법을 제시한 공로로 이들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수여한다고 3일 발표했다. 왕립아카데미는 아토초 물리학은 전자의 세계로 가는 문을 열고, 전자에 의해 지배되는 메커니즘을 이해할 기회를 인류에게 선사했다고 설명했다. 세 학자는 아토초 물리학을 인류사 처음으로 개척했다. 전자의 움직임 또는 에너지 변화를 찰나의 순간에 포착할 수 있는 아토초 광펄스를 각기 다른 시기와 방식으로 만들어냈다. 반도체 선폭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극초미세 단위 나노(10의 9제곱분의 1)도 아토에 비하면 무척 큰 단위다. 전자의 세계에선 1아토초 사이에 수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륄리에 교수는 1987년 불활성 기체에 적외선을 투사하면 서로 다른 빛의 배진동(overtone)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처음 발견했다. 이는 각 전자가 가스와 상호작용하면서 이온을 주고받아 에너지가 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고스티니 교수는 이 연구를 이어받아 250아토초까지 지속되는 광펄스를 2001년 만들어냈다. 비슷한 시기에 크라우스 소장은 650아토초까지 지속되는 단일 광펄스를 선보였다. 현미경의 발전으로 인간에게 ‘공간 분해 능력’이 생겼다고 한다면, 아토초 물리학으로 ‘시간 분해 능력’을 갖게 됐다고 과학계는 평가하고 있다.
인공지능(AI)으로 X선,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분석해 질병 유무를 판단하는 기술과 관련된 특허 출원 건수가 10년 새 연평균 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은 특허 다출원 5개국(한국,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에 출원된 AI 의료영상 분석 기술이 2011년 58건에서 2020년 2946건으로 늘었다고 3일 발표했다. 최근 5년(2016~2020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70.9%에 달했다. 국적별 누적 출원량은 중국이 3477건(39.8%)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이 1733건(19.8%)으로 2위였다. 이어 한국(1057건), 일본(980건), 독일(522건)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 보면 독일 지멘스헬시니어스(393건)가 최다 출원자였다. 이어 네덜란드 필립스일렉트로닉스(229건), 일본 캐논메디컬시스템즈(185건), 일본 후지필름(173건), 네덜란드 필립스(143건) 순이었다. 중국 텐센트가 138건으로 6위, 미국 IBM과 제너럴일렉트릭(GE)이 각각 123건과 116건으로 7위와 8위였다. 삼성전자는 87건으로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100대 상위 출원 기업에 한국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딥바이오(20위·48건), 루닛(35위·36건), JLK인스펙션(38위·34건), 뷰노(40위·33건) 등이다. 뷰노와 JLK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국방부와 함께 국내 군병원 및 해외 파병부대에 AI 의료영상 진단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올 들어선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 병원에 직접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AI 의료영상 진단 분야에서 기업들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특허 출원의 집중도 관련 허핀달-히르슈만 지수(HHI)가 2011년 458이었지만 2020년 46으로 급격하게 낮아졌다. HHI는 높을수록 독과점 시장에 가깝고 낮을수록 완전경쟁 시장이 된다. 시장조사업체
인공지능으로 X레이, CT, MRI 등 의료영상 결과를 분석해 질병 유무를 판단하는 기술과 관련된 특허출원이 10년 새 연평균 5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은 특허 다출원 5개국(한국,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에 출원된 인공지능 의료영상 분석 기술이 2011년 58건에 불과했지만 2020년 2946건으로 연평균 54.7% 증가했다고 3일 발표했다. 특히 최근 5년(2016~2020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70.9%로 출원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적별 누적 출원량은 중국(3477건)이 39.8%로 가장 많았다. 미국(1733건)이 19.8%로 2위였다. 이어 한국(1057건), 일본(980건), 독일(522건) 순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출원 증가 속도는 중국이 86.8%로 가장 높았다. 한국이 67.1%로 두 번째였다. 기업별로 보면 독일 지멘스헬시니어스(393건)가 최다 출원자였다. 이어 네덜란드 필립스일렉트로닉스(229건), 일본 캐논메디컬시스템즈(185건), 일본 후지필름(173건), 네덜란드 필립스(143건) 순이었다. 중국 텐센트는 138건으로 6위, 미국 IBM과 GE가 각각 123건과 116건으로 7위와 8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87건으로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100대 상위 출원 기업에 한국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딥바이오(20위, 48건), 루닛(35위, 36건), JLK 인스펙션(38위, 34건), 뷰노(40위, 33건) 등이다. 뷰노와 JLK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국방부와 함께 국내 군병원 및 해외파병부대,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 병원에 AI 의료영상 진단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AI 의료영상진단 분야에서 기업들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특허출원의 집중도 관련 허쉬만-허핀달 지수(HHI)가 2011년 458이었지만 2020년 46으
한국천문연구원을 포함한 국제 공동 연구팀(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이 블랙홀 주변 폭풍인 제트가 11년 주기로 세차운동(천체의 회전축이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현상)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세계 3대 학술지 '네이처' 28일자에 실었다. 일본국립천문대, 중국 저장성연구소, 천문연, 서울대 등 세계 45개 기관 79명이 참여한 이번 연구팀은 2000년부터 2022년까지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EAVN) 등을 통해 얻은 관측 자료를 분석해 M87 초대질량블랙홀의 제트 방출 방향이 주기를 갖고 회전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M87 블랙혹은 EHT 연구팀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관측해 2019년 4월 공개한 블랙홀이다. 지구로부터 5500만광년 떨어져 있는 이 블랙홀 무게는 태양 질량의 65억배에 달한다. 초대질량블랙홀의 제트 방출 메커니즘은 현대 천체물리학의 주요 난제 중 하나다. 주류 이론은 빠르게 회전하는 블랙홀에서 발생한 에너지 중 일부가 제트로 방출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초대질량블랙홀 제트가 회전운동을 한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밝혀진 것이다. 천문연 관계자는 "지난 23년간 얻은 M87 블랙홀 데이터를 분석해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블랙홀의 회전축이 부착원반의 회전축과 나란하지 않아 제트의 세차운동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물이 가득찬 욕조에서 물이 빠져나갈 때 배수구 주변을 보면 소용돌이 모양을 볼 수 있는데, 이런 모양을 부착원반이라고 한다. 부착원반과 블랙홀이 상호작용할 때 분출되는 기체 액체 등의 폭풍이 제트다. 이번 연구에 동원된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EAVN)은 한국 일본 중국이 보유한 16개 망원경을 연결해 5000km 구경 전파망원경을 구현한 초
상표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A라는 브랜드를 사용해 상품을 팔아 온 김모씨. 그런데 박모씨가 A와 거의 유사한 B 브랜드를 런칭한 후 SNS, 광고 등을 통해 상품을 팔며 B 브랜드가 A 브랜드보다 훨씬 유명해졌다. 박씨는 A 브랜드를 사용 중인 김씨가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했다며 경고장을 보내고 A 브랜드 사용 중단을 요청했다. 김씨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동안 김씨는 박씨에 법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달라진다. 특허청은 국내에 널리 알려진 타인의 상표를 부정한 목적 없이 먼저 사용한 자가 해당 상표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29일부터 시행된다고 27일 발표했다. 그동안엔 상표를 먼저 사용했더라도 동일 유사한 타 상표가 유명해진 시점부터는 해당 상표를 더이상 사용할 수 없었다. 영업장 간판 등을 교체하거나 생산한 제품을 모두 폐기해야 했다. 등록상표 '옥시'가 유명해지기 전부터 '옥시화이트'를 써 온 업체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는 2004년 3월 25일 대법원 판례(2002다9011) 등에 따라서다. 다만 개정법은 유명 상표 보유자가 선 사용자에게 오인 및 혼동 방지에 필요한 표시를 하도록 청구할 수 있는 조항을 마련했다. 선 사용자의 상표와 나중에 유명해진 다른 상표가 공존할 경우, 소비자는 두 상표가 동일 판매자의 상품이라고 오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29일부터는 '아이디어 탈취 행위'에 대한 금지청구권 시효 제도가 새로 시행된다. 탈취한 아이디어의 무단 사용에 대한 금지청구권 시효를 '행위를 인지한 날로부터 3년', 또는 '부정경쟁행위가 시작된 날로부터 10년'으로 명
정연식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친환경 수소 생산 효율을 기존보다 75배 이상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수전해 내 비싼 귀금속 계열 촉매가 화학 반응 중 쉽게 잃어버리는 전자를 실시간으로 보충받는 새로운 구조를 고안했다. 안티모니(Sb)가 도핑된 주석 산화물을 지지체로 촉매를 떠받치는 구조다. 연구팀은 밀도범함수(DFT) 이론을 써서 이 구조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DFT는 분자 내부에 전자가 존재할 위치와 확률 등을 풀어내는 양자역학 계산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수소원천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항공기는 이정표가 없는 하늘에서도 최적 경로를 찾아 비행할 수 있다. 이런 비행 기술엔 수학이 활용된다. 유럽연합(EU) 항공사인 루프트한자는 수학 기반 소프트웨어로 항공기 경로와 운항 순번을 최적화한다. 이 소프트웨어는 지나갈 수 있는 영공을 그래프로 변환한 뒤 날씨, 풍속 등 무수한 변수로 함수를 만들고, 미분방정식 등을 써서 최적 경로를 찾는다. 국내에선 DX 전문기업 LG CNS가 이런 수학적 최적화 기법에서 가장 앞서 있다. LG CNS는 이달 초 서울 마곡 본사에서 KAIST, 서울대 등 교수들과 수학적 최적화에 머신러닝을 결합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회사 내 구성한 ‘최적화 미래기술자문협의체’ 활동의 일환이다. 이 협의체는 2020년 출범했다. 수학적 최적화 기법으로 고객의 비즈니스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번 협의체엔 현신균 LG CNS 대표와 D&A(데이터 분석&AI) 사업부장 박상균 전무 등이 참여했다. 이경식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최인찬 고려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 이동호 한양대 산업공학과 등도 자문단 자격으로 참가했다. 이날 주제발표는 김현정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와 이수지 숭실대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가 맡았다. 제조업체인 A사는 LG CNS의 최적화 기법으로 수출 관련 물류비 문제를 해결했다. 물류비는 어떤 해운사를 활용할지, 어떤 제품을 얼마나 선적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LG CNS는 수만 가지에 달하는 경우의 수를 따져 최적의 조합을 찾았다. A사는 이를 통해 수십억원의 물류비를 절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e커머스 기업 B사는 LG CNS의 수학적 최적화로 배송 주문량을 15% 늘렸다. 물품을 배송하기 위해 최소한의 트럭을 권역별로 어떻게 배차할지, 차
전력반도체는 첨단 전자기기의 핵심 부품이다. 전류 방향을 조절하고 전력 변환을 제어하는 등 사람의 근육 같은 역할을 한다. 전력반도체 소재로는 탄화규소(SiC)가 높은 내구성과 전력 효율로 가장 주목받고 있다. SiC 전력반도체를 전기차에 넣으면 배터리 전력 소모가 적어지고 차체 무게와 부피가 줄어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 전력반도체의 단점은 제조 공정이 까다롭다는 것이다. 통상 웨이퍼에 에피층(단일 결정 반도체 박막층)을 만들고 여기에 전류를 흘려보내 소자를 형성하는 방법을 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에피층 표면이 거칠어지고 전자 이동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에피 웨이퍼 가격도 고가라 양산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전기연구원(원장 김남균)은 에피층이 없는 반절연 SiC 웨이퍼에 이온을 주입하는 기술을 개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소재 반도체 측정 장비 기업 세미랩에 기술이전했다고 최근 밝혔다. 강도가 높은 SiC 소재에 이온을 주입하려면 높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온을 주입하고 난 뒤엔 고온에서 열처리를 거쳐야 한다. 전기연은 10여 년에 걸쳐 이 기술을 개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반도체 관련 120여 건의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김형우 전기연 차세대반도체연구센터장은 “이온 주입 기술을 쓰면 반도체 소자의 전류 흐름이 원활해질 뿐만 아니라 고가의 에피 웨이퍼를 대체할 수 있어 공정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SiC 전력반도체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양산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세미랩은 이 기술을 활용해 SiC 전력반도체 이온 주입 공정을 평가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할
KAIST 연구진이 밀도범함수(DFT) 이론을 써서 친환경 수소 생산 효율을 기존보다 75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DFT는 분자 내부에 전자가 존재할 위치와 확률 등을 수학적으로 풀어내는 양자역학 계산법이다. KAIST는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 연구팀이 수소 생산 촉매가 화학반응 중 잃어버리는 전자를 실시간 보충받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고안해 그린수소를 고효율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고순도 그린수소를 생산할 땐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설비인 수전해(water electrolysis) 장치 등을 쓴다. 여기엔 고가의 백금계열 희귀 금속인 이리듐 촉매 등을 넣어야 한다. 수전해 장치는 수소 이온이 수소 분자로 중단없이 전환될 수 있게 내부에 전자를 지속 공급하는 게 관건이다. 화학반응이 반복되면서 촉매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KAIST 연구팀은 초미세 패턴을 적층한 3차원 반도체 기술과 비슷한 구조를 고안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안티모니(Sb)가 도핑된 주석 산화물을 이리듐 촉매의 지지체로 떠받치는 구조다. 안티모니 도핑 산화물엔 '전자 저장소' 역할을 하는 산소 이온이 고농도로 분포하도록 증착 처리를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구조를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 장치에 적용했을 때 기존 이리듐 촉매 대비 수소 생산 효율이 75배 높아졌다. 높은 전류 밀도에서 250시간 이상 장시간 구동도 가능했다. 안티모니 산화물 지지체가 이리듐 촉매로 충분한 양의 전자를 지속 공급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주석 산화물 표면에 안티모니를 도핑하면 이리듐 촉매로 충분한 전자를 지속 공급할 수 있다는 사실은 밀도범함수 이론으로 계산해 발견했
“강헌대왕(태조 이성계의 존호)이 하늘의 명을 받아 한양에 도읍을 정하고, 강토를 개척해 8도라 칭했다. 사방의 복판에 있는 것을 경기라 하고 남쪽에 치우친 것은 전라, 동남은 경상이라 하였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조선시대 지리지 동국여지승람 일부를 한글로 번역한 내용이다. 옛날 한자로 쓰인 방대한 분량의 고서를 번역하는 AI 서비스가 처음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과 함께 ‘AI 기반 고서 번역 기술’을 개발해 실증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고서 번역가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낡은 장서 원문의 희미한 글자를 일일이 확인해 한글 번역서를 완성한다. ETRI는 이 작업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다양한 모양의 한자 1000만여 개 데이터를 학습해 AI 인식 및 번역 플랫폼을 구축했다. 한자 인식 정확도는 92%, 번역 정확도는 85%로 알려졌다. 인식 알고리즘은 시각 정보 해석에 특화된 컨볼루션신경망(CNN)을, 번역 알고리즘은 재귀신경망(RNN)을 사용했다. 이 플랫폼은 번역가들이 공동 작업을 할 수 있게 특수용어 공유 기능 등을 갖췄다. 이달부터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등 전국 11개 도서관의 키오스크에 설치됐다. 연말께 선보일 정식 서비스에선 3만여 종의 고서와 수십만 점의 고문서 번역이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는 동국여지승람을 비롯해 동래군지, 산청읍지 등 지리지 중심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휴대폰에서 고서 번역본을 읽을 수 있는 모바일 앱도 선보일 예정이다. 연구 책임자인 민기현 ETRI 인공지능융합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이번 개발 과정에서 세종실록지리지 안에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명확한 근거
커피는 한국인의 일상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음료다. 한국 성인 1인당 커피소비량은 세계 평균의 2.7배에 달한다. 한국의 커피(생두+원두) 수입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20만 톤, 약 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커피는 막대한 국제무역 규모를 갖춘 세계인의 기호식품이지만 그동안 커피콩의 품질관리를 위한 원소 분석용 인증표준 물질(CRM)이 따로 없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커피콩 속 영양성분과 유해성분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CRM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표준연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CRM을 활용하면 커피콩 속 영양성분 5가지인 칼슘, 마그네슘, 철, 아연, 구리와 유해성분 3가지(납, 수은, 카드뮴)의 함량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규제에 따르면 볶은커피, 인스턴트커피 등에 대한 납 합량 허용치는 1kg당 2mg 이하다. 유럽의 경우 건조 식용원두의 카드뮴 함량 허용치를 1kg당 0.05mg 이하, 납은 1kg당 1mg 이하로 규제하고 있다. CRM의 납, 수은, 카드뮴 함량은 1kg당 0.1mg이다. 국내 및 유럽에서 모두 활용 가능하다. 표준연 연구진은 이번 CRM 개발을 위해 국내에 수입되는 커피 생두를 대량으로 동결 건조하고 수 차례 분쇄, 혼합해 균질한 시료를 확보했다. 여기에 방사선 멸균 처리를 거쳐 안정성을 갖춘 CRM을 생산했다. 표준연 관계자는 “이번 커피콩 CRM은 화학 분야에서 가장 신뢰성이 높은 측정법 중 하나인 동위원소희석 질량분석법을 적용해 정확한 측정값을 나타낸다”며 “다른 식품 시험기관들의 측정방식 대비 정확도를 3배 이상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표준연은 향후 배추, 블루베리, 돼지고기 등에 대한 CRM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에 개발한 커피콩
디지털 전환(DX) 전문기업 LG CNS가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과 20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두 회사는 국내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도심형 물류센터 구축 등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데이터센터 및 물류센터 부지 확보와 투자유치 등을 담당한다. LG CNS는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이지스아시아와 협업해 아시아 전역 데이터센터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LG CNS 관계자는 “이지스자산운용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자본력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데이터센터 전용 건물인 인천 데이터센터를 1992년 열었다. 서울 상암동과 가산동 등에서도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2일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나노 및 소재 기초연구성과 전시회 '알성달성(R&D 성과 달성을 이루다)'을 열었다. 이 기초연구성과 전시회는 지난 3월 바이오 분야를 시작으로 이번이 다섯 번째다. 전시한 성과로는 조영제 대신 적혈구를 통해 미세혈관을 스캔할 수 있는 비표지 초해상도 국지화 광음향 현미경(포스텍 김철홍), 뇌질환 사전 진단과 치료에 사용 가능한 하이드로겔 소재(서울대 강승균), 나노패턴과 빛을 이용해 전방 180도 내 물체와의 거리를 인식하는 비전 기술(포스텍 노준석), 삼투압을 이용해 외부 동력원 없이 출력 밀도를 극대화하는 소프트젤 액추에이터(서울대 김호영), 사람의 근육보다 17배 강한 인공근육(KAIST 김상욱), 체지방 감소량을 호흡으로 측정하는 앱(고려대 강윤찬) 등이다. 이들 연구 성과를 토대로 창업한 큐로켐, 연구로 창출한 기술을 이전받아 관련 공정을 개발 중인 아모센스 등의 사례 발표도 이뤄졌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3월 미래소재 확보전략을 수립하고 6월 국가 나노기술지도를 마련해 나노 및 소재 분야 연구개발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각 정책 수립엔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했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극한의 첨단 기술을 구현하는 데 소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국가전략기술을 토대로 글로벌 기술패권 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더 작고, 강하고, 가벼운 소재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SK C&C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에임메드, 아토머스와 ‘기업 맞춤형 임직원 건강관리 프로그램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12일 맺었다. 에임메드는 불면증을 행동치료하는 이지털 치료제(앱)를 국내에서 처음 허가받은 업체다. 아토머스는 정신건강 관리 앱 마인드카페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세 회사는 기업 임직원의 생활습관 개선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함께 개발할 계획이다. 정기검진으로 대사증후군 등 만성 질환 소견을 받은 직원은 ‘건강 위험군’ 등으로 분류해 12주 동안 케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24시간 답변이 가능한 AI 챗봇과 함께 1 대 1 전문가 상담 서비스를 운영할 방침이다. 이날 협약식엔 박준 SK C&C 디지털테크 센터장과 임진환 에임메드 대표, 김규태 아토머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SK C&C 관계자는 “임직원 복지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을 함께 관리하려는 기업 수요가 늘고 있다”며 “각자 기업 상황에 맞는 체계적인 임직원 건강 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삼성SDS가 챗GPT 등 생성 인공지능(AI)을 기업 업무에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12일 공개했다. 이를 통해 업무 생산성을 대폭 높이는 ‘초자동화(하이퍼 오토메이션) 혁신’을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삼성SDS는 12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호텔에서 ‘리얼 서밋 2023’ 행사를 열고 대규모언어모델(LLM)과 기업 업무시스템을 연결하는 새 플랫폼 ‘패브릭스’를 선보였다. 패브릭스는 오픈AI의 챗GPT,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등 생성 AI가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기업 업무시스템에서 잘 돌아갈 수 있게 만드는 연결고리다. 구형준 삼성SDS 부사장은 “패브릭스를 통해 모든 업무 시스템과 다양한 LLM을 간편하게 연결해 초자동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수집, 저장, 전처리 등은 삼성클라우드플랫폼(SCP)을 통해 지원한다. 패브릭스는 올해 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SDS는 새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도 내년 상반기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메일, 메신저, 영상회의 등 업무 협업 솔루션 ‘브리티 웍스’에 생성 AI를 결합했다. 단순 반복 업무만 자동화하는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기술을 지능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는 설명이다. 이를테면 브리티 코파일럿을 쓰면 명령어 하나로 임직원 영상회의 직후 회의 안건을 요약해 몇 가지 실행 방안을 도출하고, 담당자들에게 업무 할당 메일을 보낼 수 있다. ERP, 공급망관리(SCM), 인사자원관리(HCM), 고객관계관리(CRM) 등 기업 주요 업무시스템과 연계가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다. 삼성SDS는 패브릭스와 브리티 코파일럿이 개발→조달→제조→유통→마케팅→판매→서비스 전 부문에 걸쳐 속도를 ‘폭발적’으로 끌
노벨물리학상과 노벨화학상 수상자 다섯 명이 이달 말 서울에서 한자리에 모인다. 1988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하르트무트 미헬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분자막생물학연구소장, 2006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조지 스무트 홍콩과학기술대 교수, 2010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 201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마이클 레빗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2017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요아힘 프랑크 미 컬럼비아대 교수 등이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3’ 행사를 오는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연다고 11일 밝혔다. 이 행사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노벨프라이즈 아웃리치가 공동 주관한다. 노벨프라이즈 아웃리치는 스웨덴 노벨재단 산하 과학문화 확산 기관이다. 올해는 ‘미래 교육: 과학과 기술 탐구’를 주제로 국내외 석학 30여 명이 참석한다. 노벨상 수상자 다섯 명은 따로 발표하진 않고 ‘기술과 인공지능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 등을 주제로 짧은 토론에 참여한다. 프랑크 교수는 전자현미경의 이미지를 고해상도로 바꾸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1981년 완성했다. 그의 연구 성과 덕에 분자를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시대가 극적으로 열렸다. 레빗 교수는 컴퓨터생물학 창시자로 불린다. 소프트웨어로 DNA와 단백질을 연구하는 방법을 선도했다. 특히 가까운 원자엔 양자역학을 적용하고 먼 원자엔 고전역학을 적용하는 분석 방법을 창시했다. 이는 현대 화학의 비약적 발전으로 이어졌다. 미헬 소장은 모든 생명체 생존에 필수적인 식물 광합성 과정을 처음 밝혔다. 1982년 세포막에 붙은 단백질을 분리해 이를 결정체로
국립중앙과학관은 과학기술 문화 확산 및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 '2023 제51회 가을 사이언스 데이'를 오는 16~17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전역에서 연다고 11일 발표했다. 과학 강연과 함께 과학 문화공연, 전시관 투어 및 경품 이벤트, 과학 콘텐츠 만들기 체험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과학 강연에서는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본부장이 17일 오후 3시 반 사이언스홀에서 누리호 개발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고 본부장은 지난해 6월과 올해 5월 연달아 발사에 성공한 한국 최초 독자 우주 발사체(로켓) '누리호' 개발을 총괄했다. 누리호 개발엔 2010년부터 올해까지 약 2조원이 투입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중공업, 현대로템, 스페이스솔루션, 비츠로넥스텍, 한양이엔지, 단암시스템즈 등 300여 개 기업이 참여했다. 누리호에 실려 우주로 떠난 주 탑재위성 '차세대소형위성'은 최근 한국 미국 아랍에미리트 호주 남극 등 전 세계 각지를 선명하게 촬영한 사진을 KAIST 인공위성연구소에 보내왔다. 고 본부장의 이번 강의는 300명 대상으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나만의 자동차 개발(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윤태호), 초고성능컴퓨팅으로 풀어보는 은하 형성의 수수께끼(한국천문연구원 신지혜), 초소형 군집위성 기초원리(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유대훈) 등 강연도 마련돼 있다. 윤태호 연구원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나만의 자동차'를 개발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유대훈 연구원은 아주 작은 위성을 다중 운영하는 초소형 군집위성의 실제 사례를 통해 지구 관측 위성의 최신 트렌드를 전한다. 신지혜 연구원은 첨단 망원경 관측 결과와 슈퍼
KAIST는 오는 22일 미국 맨해튼 뉴욕대 킴멜센터에서 '2023 KAIST 테크페어 뉴욕'을 연다고 11일 밝혔다. KAIST 창업기업을 외부 투자자 및 기업 등에게 소개하는 이 행사는 2018년부터 열렸다.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KAIST 교수 또는 학생 연구원이 창업한 14개 기업을 소개한다. 장영재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가 창업한 '다임리서치'는 스마트팩토리 자동화 솔루션 기업이다.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여러 로봇을 협업시켜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AI 강화학습이 적용된 물류 로봇이 공정 및 환경 변화에 스스로 적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체 개발한 디지털 트윈 기술로 적은 데이터만으로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장 교수측은 설명했다. 황건필 전기및전자공학부 졸업생이 창업한 로봇 키친 스타트업 '에니아이'는 햄버거 패티 자동화 장비 및 솔루션을 갖고 미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로봇 제어, 설계, AI 기술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기술을 개발했다. 버튼만 누르면 설정된 조건에 맞춰 일정한 맛과 품질로 패티 양면을 동시에 구워낸다. 1분에 8개 패티, 한 시간에 200개 가량 패티를 조리할 수 있어 '알바생' 인력난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요식업계의 디지털 전환(DX)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2020년 창업한 이 스타트업은 그동안 400만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롯데리아 등을 운영하는 롯데GRS, 롯데벤처스 등이 이 스타트업과 협업하고 있다. 이밖에 KAIST로부터 원천기술을 이전받아 수질관리시스템을 개발한 더웨이브톡, 확장현실(XR)을 활용해 산업 현장을 원격 관리·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한 버넥트, 기계학습 시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유방암 검진 과정에서 AI가 의료진을 대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 8일 국제학술지 ‘랜싯 디지털 헬스’에 실렸다고 10일 밝혔다.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연구소 프레드리크 스트란드 박사팀은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루닛의 유방촬영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를 활용해 스웨덴 여성 5만5581명을 검진한 결과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유방암 검진 과정에서 전문의 2명, 루닛 AI와 전문의 1명, 그리고 루닛 AI가 단독으로 진단한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루닛 AI와 전문의 1명이 함께한 경우 수검자 1000명당 암 발견율이 4.3명으로 전문의 2명이 판독했을 때 발견율 4.1명보다 더 많았다. 루닛 AI 단독으로도 발견율이 4.1명으로 전문의 2명과 같았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암 재검을 위해 환자를 다시 부르는 리콜률(RR)도 루닛 AI와 전문의 1명을 결합한 경우가 가장 낮았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특허청은 최근 10년간(2013~2022년) 국내 특허출원 통계 분석 결과 4차 산업혁명 기술 출원이 연평균 14.7% 증가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여기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디지털헬스케어, 바이오마커, 지능형 로봇, 자율주행, 3차원(3D) 프린팅 등 여덟 가지다. 4차 산업혁명 기술 특허 출원은 작년 2만4341건으로 집계됐다. 10년 전인 2013년(7057건)보다 3.4배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4.7%다. 같은 기간 전체 특허 출원이 연평균 1.2% 늘어난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출원량은 AI가 27.2%로 가장 많았고 디지털헬스케어(23%), 자율주행(21.7%)이 뒤를 이었다. AI는 알파고가 등장한 2016년을 기점으로 출원량이 급증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블랙홀을 주제로 한 공상과학(SF) 영화 ‘인터스텔라’가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모은 지 올해로 10년이다. 이 영화에선 주인공이 블랙홀에 들어가고 난 후 다른 시·공간에 있는 또 다른 자신을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물리학적으로 보면 블랙홀 내부는 시간이 역행한다. 시간이 거꾸로 흐르며 공간이 일그러지는 경계가 가수 윤하의 히트곡 제목으로도 유명한 ‘사건의 지평선’이다. 글로벌 과학자들의 협업으로 미지의 영역인 블랙홀의 비밀이 하나둘씩 밝혀지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최근 M87 블랙홀 제트의 자기장 강도를 먼 거리에서 추정하는 데 처음 성공했다고 밝혔다. M87 블랙홀은 국제 공동연구팀인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관측해 2019년 4월 공개한 블랙홀이다.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 떨어져 있으며, 무게는 태양 질량의 65억 배에 달한다. 제트는 블랙홀 주변에서 강하게 분출되는 기체와 액체 폭풍을 말한다. 천문학자들은 블랙홀에서 방출되는 제트 형성에 자기장이 깊게 관여할 것이라고 추측해왔다. 그동안 제트의 자기장 강도는 제트의 밀도가 높은 블랙홀 근처에서만 추정할 수 있었다. 블랙홀로부터 멀리 떨어진 제트의 자기장 강도를 추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일본 국립천문대의 일본우주전파관측망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7개 전파망원경으로 ‘한·일 공동 전파관측망’을 구성해 M87 블랙홀을 연구했다. 한·일 공동 전파관측망은 직경 약 2000㎞의 전파망원경 1개에 상응한 해상도로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 서울 연세대와 울산대, 제주 탐라대, 일본 미즈사와·오가사와라 등에 있는 전파 망원경 7대를 연결한
“세상사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습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부분을 최대한 살려야죠.” 조율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사진)은 7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재단은 과학 문화 확산, 수학·과학 영재 육성, 인공지능(AI) 및 소프트웨어(SW) 인재 양성 등을 담당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이다. 1967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과학 입국’을 기치로 설립한 이 재단은 한때 산업을 이끄는 과학기술 문화의 거점으로 주목받았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1979~1980년 7대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문제가 생긴 것은 2010년대 중반부터다. 교수 출신 이사장들이 여러 이유로 내리 중도 사퇴하면서 조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바닥을 찍은 건 2018년 12월 부임한 전임 안성진 이사장 때다. 채용 및 인사 비위와 갑질,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투서와 비방이 잇따르며 ‘문제 집단’으로 전락했다. 2014년 이후 네 번 연속 이사장이 중도에 그만두는 불명예를 안았다. 재단이 달라진 것은 2021년 1월 조 이사장이 부임하면서부터다. 그는 열패감에 젖어있는 직원들을 다독이고 격려하며 변화를 이끌었다. 불필요한 사업은 정리하고 디지털, AI 소양을 초·중등생에게 심어줄 사업 확대에 주력했다. 또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역량 강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스스로 혁신하도록 독려했다. 조 이사장은 “직원들이 서로를 저평가하고 믿지 못하는 풍토가 문제였다”며 “자신감을 높이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나지막한 목소리가 특징인 조 이사장은 조직을 안정시킨 비결 중 하나로 경청을 꼽았다. 내홍이 극심하던 2018년 국민권익위원회가 평가
"30년 넘게 체득한 기술을 국내에서 활용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까웠다. 특허청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지금쯤 외국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을 것이다." 지난 3월 특허청에 전문 특허심사관으로 채용된 A씨가 7일 특허청을 통해 전한 발언이다. 반도체 등 주요 산업 패권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외나무다리 혈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와 산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큰 대목이다. 특허청은 이날 반도체 분야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기술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반도체 전문 특허심사관을 추가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전공정(노광, 식각 등)과 후공정(EDS, 패키징 등), 기판 이송 및 처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정 및 소자 등 7개 분야에 걸쳐 39명을 선발한다. 지난 3월 채용한 30명보다 9명 많다. 지난 3월 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반도체 전문 심사관들은 민간에서 쌓은 전문성과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특허 심사 업무를 하고 있다. 이들의 활약 덕에 올 상반기 특허청의 반도체 특허 심사 처리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15.4% 늘어난 1만1163건을 기록했다. 특허청 내부 조사결과 올 3월 1차 채용된 30명 중 22명은 반도체 업계에 근무하는 동안 해외 기업으로부터 이직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청 관계자는 "반도체 분야 고경력 퇴직 인력의 특허청 심사관 채용이 해외로의 기술 및 인력 유출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고 산업계가 호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전문심사관 지원 자격은 임용 희망 직무와 관련된 박사학위 소지자, 석사학위 취득 후 2년 이상 해당 분야 경력자 등이다. 9월 중 원서를 받아 10~11월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12월 초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합격자는
SK C&C가 ‘디지털 제조’ 전문가를 양성하는 대학원 석사과정을 연세대에 설치한다. 그룹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2차전지, 바이오, 에너지·소재 등 분야에서 디지털 제조 전문가 수요가 높아져서다. SK C&C는 6일 연세대와 제조 분야 디지털 혁신을 이끌 ‘디지털 융합엔지니어링’ 석사과정 신설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윤풍영 SK C&C 사장과 서승환 연세대 총장이 이날 협약서에 서명했다. 신설 대학원은 연세대 공대 소속 정식 석사과정이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 제조 및 물류 자동화 기술 등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한다. 기계공학과, 화공생명공학과, 인공지능학과, 산업공학과, 전기전자공학과 등 학과 소속 교수가 강의에 참여한다. 각 과 교수들이 커리큘럼을 만들고 있다. 신설 대학원은 내년 1월 개교할 예정이다. 1기 신입생은 SK그룹 200여 개 계열사 직원을 대상으로 수요를 파악해 모집할 예정이다.전일제 1년 파견 교육으로 이 기간 동안 직원 급여는 100% 보장할 예정이다. 이후엔 회사를 다니며 논문 작성을 병행하도록 한다. 이번 석사과정 설립을 주도한 윤 사장은 “글로벌 공급망 격변의 시기를 맞아 그룹이 반도체, 배터리 등 주력 분야에서 디지털 제조 경쟁력을 높일 필요성이 커졌다”며 “연세대와 힘을 합쳐 맞춤형 인재를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지난 5월 25일 발사된 누리호의 주 탑재위성 ‘차세대소형위성 2호’가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5일 확인됐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3개월간 초기 운영을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이날 발표했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주 탑재체인 합성개구레이더(SAR)로 세계 여러 곳을 촬영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라스베이거스·나이아가라 폭포, 한국 설악산·새만금·한라산·양구군·부산·목포 등,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인공섬 팜주메이라, 남극 세종기지 등을 선명하게 찍었다. SAR은 전파를 지상으로 발사한 뒤 반사돼 돌아온 전파 신호를 받아 영상을 만든다. 밤낮, 날씨, 구름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전천후 관측을 할 수 있다. 전투기 레이더 등에 주로 쓰이는 기술이다. KAIST는 주 탑재체인 SAR 외에도 국내 산학연에서 개발한 기술 검증용 부 탑재체 네 개가 모두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GPS·갈릴레오 복합 항법 수신기, 상변환 물질을 이용한 열 제어장치, X대역 질화갈륨(GaN) 기반 전력증폭기, 태양전지 배열기 등이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앞으로 8개월간 추가 검증한 뒤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본 임무에 투입할 계획이다. 북극 해빙 변화 탐지, 산림 상태 감시, 해양 환경 오염 탐지 등이다. 한재흥 KAIST 인공위성연구소 소장(항공우주공학과 교수)은 “처음 국산화한 우주용 SAR을 이용해 지구를 촬영했다는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생물의 기원이 바다라는 건 잘 알려져 있다. 해수 1ml엔 무려 백만 개가 넘는 미생물이 산다. 이들이 탄소와 에너지 등을 순환시키며 기후 등 지구의 상태를 조절한다. 1990년대부터 메타게놈(특정 환경에서 추출한 핵산에 존재하는 유전체) 분석을 통해 해양 미생물의 막대한 분포량과 다양성이 밝혀져 왔다. 그러나 대부분 미생물은 실험실에서 배양을 하기가 어려워 실체 파악이 힘들다. 심해 미생물 군집의 최대 30%를 차지하는 '사르202' 세균은 1993년 버뮤다 해역의 메타게놈 분석을 통해 처음 존재가 드러났다. 그러나 이후 이 세균을 실험실에서 배양한 경우는 없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은 조장천 인하대 생명과학과 교수가 사르202 세균의 실험실 배양과 게놈 해독에 처음 성공했다고 5일 발표했다. 연구는 2017년부터 시작됐다. 연구팀은 서해 가로림만에서 바닷물을 채취해 배지로 만들고 몇 개 미생물 세포를 주입한 후 한 달동안 빛을 주지 않고 배양했다. 가로림만 연안 해수는 10월 무렵 고세균 번성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서해 시료에서 24개의 사르202 균주를 획득하고 전체 게놈 서열을 규명했다. 사르202 균이 푸코스, 람노스, 푸코네이트 등 다양한 유기물을 이용해 실험실에서 자란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르202가 심해 유기물을 먹어치우는 청소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또 사르202 균은 3일에 한번 분열하며 매우 느리게 자라고, 빛에 노출되면 성장을 멈추고 죽는 것을 발견했다. 또 일반적 세균의 운동기구인 편모가 아니라 고세균(Archaea)의 특징인 아케엘라 운동 유전자를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립중앙과학관(관장 이석래)은 제44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대통령상 수상자로 전남 송강고 2학년 국지성 학생의 '급발진 확인장치', 국무총리상 수상자로 서울 대치초 4학년 한도하 학생의 '방향 지시가 가능하고 발 밑이 보이는 구조용 들것'을 선정했다고 5일 발표했다. 대상인 대통령상 수상작(지도교사 류태욱)은 급발진 추정 사고시 운전자가 어떤 페달을 밟았는지, 페달이 고장났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녹화할 수 있는 장치다. 사고가 운전자의 과실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장치는 브레이크 또는 가속 페달을 밟는 운전자의 동작과 압력의 정도를 차량 정면 유리에 반사함으로써 블랙박스에 녹화되도록 했다. 페달을 밟으면 나타나는 발의 위치 변화와 압력의 변화를 감지해 데이터로 기록하는 것이다. 이 장치를 개발한 국지성 학생은 "급발진 사고로 운전하신 할머님은 교통사고특례법으로 구속될 처지에 놓이고 손자는 사망한 사건 등을 보며 (이 장치)발명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국무총리상 수상작(지도교사 송지수)은 들것의 손잡이에 스위치를 달아 진동, LED불빛, 경보음 발생 등과 같은 다양한 기능을 넣었다. 혼잡하고 위험한 구조 현장에서 작업자가 시야를 확보하거나 작업자 간 신호를 주고받는 데 쓸 수 있다. 올 2월 튀르키예에서 일어난 대지진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악전고투하는 모습에 착안했다고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밖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등 부처 장관상(최우수상) 10점, 우수상 100점 등을 선정했다.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는 1979년부터 열렸다. 학생들의 과학적 문제해결 능력을
지난 5월 25일 발사된 누리호 주 탑재위성 '차세대소형위성 2호'가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에 대한 3개월간 초기 운영을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5일 발표했다. 차세대소형위성2호는 주 탑재체인 합성개구레이더(SAR)로 전 세계 여러 곳을 촬영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라스베이거스·나이아가라 폭포 일대, 한국 설악산·새만금·한라산·양구군 일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인공섬 팜주메이라, 남극 세종기지, 호주 시드니 등을 선명하게 찍었다. SAR는 전파를 지상으로 발사한 후 지상에서 반사·산란돼 돌아온 전파를 수신해 영상을 구성한다. 밤낮, 날씨, 구름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전천후 관측을 할 수 있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국내 산·학·연에서 국산화한 기술검증 탑재체 4가지가 모두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GPS 및 갈릴레오 복합 항법 수신기, 상변환 물질을 이용한 열 제어장치, X대역 질화갈륨(GaN) 기반 전력증폭기, 태양전지 배열기 등이다. GPS 및 갈릴레오 복합항법 수신기는 항법위성에서 신호를 받아 지구 상공 550km 궤도를 돌고 있는 차세대소형위성2호의 위치와 속도를 측정한다. 중소기업 두시텍이 개발했다. 상변환 물질 이용 열 제어장치는 위성 내부 유닛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한국공학대가 제작했다. X대역 전력증폭기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태양전지 배열기는 KAIST가 개발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근지구궤도 우주방사선 관측장비도 정상 작동하고 있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앞으로 8개월간 추가 검증을 한 후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본임무에 투입할 계획이다. 북극 해빙 변화 탐지, 산림
전 세계 10억 명에 달하는 비만 인구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실컷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단장 이창준)은 식사량에 관계 없이 체중을 줄일 수 있는 신약 ‘KDS2010’을 개발하고 동물 실험으로 효과를 확인했다고 31일 발표했다. 공복감과 체내 에너지 균형은 뇌의 ‘측시상하부’가 조절한다. 측시상하부 신경세포들이 지방 조직으로 연결돼 지방 대사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지방 대사 조절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많은 비만 치료제들이 나오고 있지만, 시상하부 신경 세포를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들은 부작용이 크거나 효과가 미미했다. 연구단은 측시상하부에서 억제성 신경물질인 ‘가바(GABA)’ 수용체를 발현하는 신경세포 군집 ‘가브라(GABRA)5’를 발견했다. 비만 쥐를 대상으로 가브라5 신경세포 활성을 억제하니 지방 조직의 열 발생(에너지 소진)이 줄어들면서 지방이 축적되고 체중이 증가했다. 반대로 가브라5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면 체중이 감소했다. 가브라5 신경세포가 ‘체중 조절 스위치’라는 뜻이다. 연구단은 이어 측시상하부에 있는 별 모양 비신경세포인 별세포가 가브라5 활성을 조절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별세포 수가 많아지면 마오비(MAO-B) 효소가 나와 지속성 가바가 많이 생성돼 가브라5 가 억제됐다. 반대로 마오비 효소를 억제하면 가브라5 가 활성화되고, 지방 조직 열 발생이 증가하면서 많이 먹어도 오히려 체중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연구단이 개발한 KDS2010은 마오비 효소를 억제하는 약이다. 연구단 관계자는 “그동안 연구는 비만의 원인을
실컷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단장 이창준)은 식사량과 관계없이 체중을 줄일 수 있는 신약 ‘KDS2010’을 개발하고 동물실험으로 효과를 확인했다고 31일 발표했다. 공복감과 체내 에너지 균형은 뇌의 ‘측시상하부’가 조절한다. 연구단은 측시상하부에서 억제성 신경 물질인 ‘가바(GABA)’ 수용체를 발현하는 신경세포 군집 ‘가브라(GABRA)5’를 발견했다. 비만 쥐를 대상으로 가브라5 신경세포 활성을 억제했을 때 지방 조직의 열 발생(에너지 소진)이 줄어들면서 지방이 축적되고 체중이 증가했다. 반대로 가브라5 신경세포가 활성화하면 체중이 감소했다. 가브라5 신경세포가 ‘체중 조절 스위치’라는 뜻이다. 연구단이 개발한 KDS2010은 마오비(MAO-B) 효소를 억제한다. 이 약을 투입하면 가브라5 신경세포가 활성화하고, 많이 먹어도 오히려 체중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연구팀 관계자는 “비만 원인이 뇌에 있음을 명쾌하게 밝힌 최초의 연구”라며 “내년부터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AIST와 UNIST(울산과학기술원)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 3대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메타볼리즘’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기자를 구독하려면
로그인하세요.
이해성 기자를 더 이상
구독하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