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편집장 레터 국내 ESG 공시제도 도입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당초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표준만 확정되면 국내 시행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린 택소노미, 탄소국경조정제도, 공급망 실사 등 ESG와 관련한 글로벌 규제가 밀려오고 있어 늦출 여유가 없습니다. 유럽과 미국은 이미 ESG 정보 공시 의무화 시간표를 확정하고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기업의 ESG 활동과 데이터 관리, 각종 규제 대응은 긴밀하게 연동되고 결국 공시로 표현됩니다. 그런데 6월 말 ISSB 표준이 나왔는데도 웬일인지 금융위원회는 국내 도입 로드맵 발표를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3분기라던 공개 시점이 4분기로 연기됐지만, 이마저 확신할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로드맵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알 수 없는 상태라 기업들은 미리 준비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공시의 기초가 되는 데이터 확보 등을 고려하면 금융위가 예고한 2025년 의무화는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당장 나올 것 같던 로드맵이 이처럼 늦어지는 건 뒤늦게 반대 의견이 빗발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꼭 공시 의무화에 나서야 하느냐부터 논란입니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되지 않으려면 공시 의무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과 기업 현실을 고려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합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모든 상장사를 대상으로 할지, 스코프 3 배출량을 포함할지, 사업보고서에 공시할지, 법정 공시로 할지, 제3자 인증을 필수로 할지 등 많은 쟁점이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옵니다. 정광화 강원대 교수는 이처럼 혼란이 빚어지는 원인은 ESG 공시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한경ESG] 최신 동향 “퇴직금을 쏟아부어 작년부터 도요타 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새로 취임한 사장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으러 왔다.” 지난 6월 4일 도요타자동차 주주들이 아이치현 도요타시 본사 빌딩으로 속속 들어갔다. 도요타 주주총회는 매년 주주총회 시즌의 신호탄으로, 그해 각 사 주주총회 동향을 점칠 수 있다. 본사 빌딩 앞에는 환경 비정부기구(NGO)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2030년까지 가솔린차에서 전기자동차(EV)로 바꾸자’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곁눈질하면서 주주들이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공방은 총회 전날부터 시작됐다. 전날 회사가 개최한 기술 설명회에서 전지 수명이 긴 전고체 전지를 탑재한 EV를 2027년부터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주가 상승률이 일시 5.5%를 넘었고, 1배를 밑돌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상회했다. 주주총회에서는 당연히 EV 대응과 주가에 관한 주주 질문이 예상됐다. 도요타에서는 18년 만에 주주제안이 나왔다. 주주제안을 한 것은 유럽의 기관투자자 3사로, 탈탄소의 섭외 활동(로비 활동)에 대한 공개를 정관에 기재하는 것 등을 요구하는 제안이었다. 이에 대해 미국 최대 공적연금인 캘리포니아주직원퇴직연금기금(CalPERS)과 의결권행사 조언 회사인 기관 주주 서비스(ISS), 환경 NGO 등이 찬성을 표했다. 탈탄소와 관련한 주주제안은 지금까지 환경 NGO 등이 주도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이처럼 일반 기관투자자로 확대되고 있다. ESG가 주된 전쟁터가 됐다 의장인 아키오 도요타 회장은 “오늘은 제안 주신 주주분이 회의장에 와주셨다. 요구가 있었기에 제안한 내용에 대해 보충 설명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제안 주주의 대리인 변호사는
[한경ESG] 최신 동향 산둥성 연안에서 약 30km 떨어진 중국 황해에 10m(32피트) 높이의 파도가 강하게 몰아친다. 이 파도 위에 깔끔하게 정렬된 태양광 패널을 실은 2대의 원형 뗏목이 떠 있다. 청정에너지의 새로운 돌파구를 향한 중요한 발걸음으로, 지난해 말부터 이곳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 최대 재생에너지 개발업체인 국가전력투자공사와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개발업체 오션 선의 이번 테스트는 해상 태양광 기술 중 가장 주목할 만하다. 해상에서도 재생에너지 발전을 이끌어내는 것 외 육지 면적에 제약이 따르는 지역이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매우 크다. 도입 사례 늘어...토지 확보 어려움 해소 초창기 해상 태양광발전과 관련한 테스트는 대부분 소규모 시스템으로 이루어졌다. 높은 비용과 부식성 염분, 강력한 바람 등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은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개발자들은 해상 태양광이 향후 재생에너지 발전에 중요한 분야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보르게 비요네클레트 오션 선 CEO는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일부 지역과 싱가포르, 홍콩 등 토지를 활용하는 데 제약이 따르는 지역이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기술의 적용 범위는 사실상 무한하다”며 “실제로 이 지역에서 해상 태양광 기술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베이징 남쪽 산업 중심지인 산둥성은 2025년까지 11GW 이상 해상 태양광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현재 노르웨이의 발전 용량보다 많은 42GW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인근 장쑤성은 12.7GW 추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푸젠성, 톈진성 등에서도 제안을 검
[한경ESG] 최신 동향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해서는 이사회에서도 보고와 논의가 있었다. 나는 사외이사 입장에서 대응을 평가하고 있다.” 지난 6월 21일에 개최된 일본 이동통신 회사 KDDI 주주총회. 와세다대 명예교수인 고토 시게키 사외이사가 주주에게 말했다. 그는 2022년 7월에 발생한 통신 장애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복구하기까지 이틀 반이 걸리고 전국에 걸쳐 연인원 3091만 명 이상에게 영향을 미친 이 회사 최대 규모 장애다. 고토 사외이사는 통신 전문가로, 기술자의 수준 향상과 인적자본의 중요성 등을 지적했다. 주주의 질문 시간이 되자 주주로부터 요청 사항이 나왔다. “일반적으로 사외이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이사의 의견은 유익했다. 향후 사외이사 개인의 생각이 보다 잘 전해지기를 기대한다.” 이에 대해 다카하시 마코토 사장은 “사외이사의 의견도 명확하게 전달하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해나갈 것이다”라고 답했다. 주총에서 사외이사의 발언 늘어나 이 회사의 사외이사가 주주총회에서 의견을 말하게 된 것은 2018년부터다. 2020~2022년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단됐지만, 소집통지에 ‘사외이사 메시지’를 기록하는 등 사외이사의 의견 전달에 주의를 기울여왔다. 올해는 코로나19 대책이 완화돼 4년 만에 사외이사의 등단을 부활시켰다. 왜 사외이사에게 말하게 하는가. KDDI 총무부 지배구조기획그룹 차가와 준 그룹리더는 “정보통신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고토 사외이사가 통신 장애에 대한 우리 회사의 대응을 솔직히 말해줌으로써 주주들이 보다 잘 이해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외이사가 기업
[한경ESG] 최신 동향 에너지절약 및 저탄소 제품·서비스로 사용자 및 사회의 이산화탄소 삭감에 기여하는 것을 ‘삭감 공헌(스코프 4 또는 avoided emissions)’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산업계를 중심으로 삭감 공헌 효과 산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안내 지침)을 수립하는 등 보급에 노력해왔다. 국제적으로 인식이 높지는 않지만, 분위기는 바뀌기 시작했다. 2023년 3월 약 200개의 세계적 대기업 경영자가 참가하는 세계지속가능개발기업협의회(WBCSD)가 삭감 공헌량에 관한 안내 지침을 공표했다. 지난 5월 히로시마시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 정상회담(G7 히로시마 서밋)에서는 민간섹터가 협력해 국제표준을 개발하도록 요청했다. 지속가능성에 특화한 프랑스 투자운용 회사 미로바와 네덜란드의 유력 자산운용 회사 로베코는 지난 5월 기업의 삭감 공헌 정보를 집약한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삭감 공헌 보급의 기운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성장성 평가에 활용 일본에서는 제품을 어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 및 경영에 활용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공헌 정도를 보다 명확히 나타내는 독자적 기준 ‘과학 기반 공헌(SBC)’을 만들었다. 이 회사는 이전부터 기후변화에 대응하거나 환경부하를 낮추는 제품·기술을 스미카 지속가능 솔루션(SSS)으로 인정해왔다. 환경·기후변화 대책에 공헌하는 제품이 사업 기회를 포착한다고 보고 개발·보급을 촉구해왔다. SBC는 SSS 인정 제품 중 ‘기술’과 ‘최종 제품’을 대상으로 한다. 대상 기술과 제품의 원료 조달, 제조, 사용, 폐기까지 모두 포함한 라이프사이클 전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해 2013년에 보급한 기술·제품과의 차이를
한경ESG Vol.27 - 2023년 9월호[편집장 레터] 무엇을 위한 ESG 정보 공시인가? ISSUE 4조원 투자…산업단지 RE100 속도 내는 경기도 승객에게 탄소 상쇄 옵션 제공 나선 아시아나 배출권 가격 정상화, 2026년이면 너무 늦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깨운 ESG [ESG 용어 1분 해설] 중대성 COVER STORY 글로벌 3대 공시 표준 해설 ESG 리포팅의 미래 전환점 맞은 ESG 정보 공시…뉴노멀 시대 3대 표준 ISSB 기준에서 주목할 만한 10가지 포인트 기업지속가능성 보고 지침 ‘CSRD’ 상세 해설 ESG 공시, 왜 필요한가?…국내 시행 로드맵을 둘러싼 쟁점들 ESG 리포팅 ‘베스트 프랙티스’…2023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분석 정준희 대구대 회계학과 부교수 “ISSB, 국제회계기준보다 더 큰 변화 불러올 것” SPECIAL REPORT 탄소중립 시대를 여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케이스 스터디] LG화학 썩는 플라스틱 ‘컴포스트풀’로 탈탄소 시대 앞당긴다 [한국의 기후 기술 기업] ⑱ 엔라이튼 “소규모 태양광발전소 모아 ‘규모 경제’ 실현하죠” INTERVIEW [리딩 기업의 미래 전략] 안병혁 현대백화점 미래전략담당 상무 “통합 ESG 브랜드로 ESG 경영 고도화합니다” GLOBAL 청정에너지의 차세대 돌파구, 해상 태양광발전 유럽 물류 운송의 대동맥 ‘라인강’, 기후변화로 위기에 처하다 평범한 아빠가 아닙니다. 그들은 ‘기후 아빠들’입니다 ‘네이처 포지티브’ 지원 법제화 나선 일본 각광받는 ‘삭감 공헌’…제품·서비스의 탄소감축 효과 산정 18년 만의 주주제안…도요타 주주총회의 이변 사외이사의 ‘생각’을 알고 싶다…달라진 주총 분위기 INVESTMENT [투자 트렌드] 유럽·미국 이어 한국도…해상풍력의 계절이 오고 있다 [ESG 핫 종목 - SK오션
[한경ESG] 최신 동향 지난 7월 일본 환경성은 민간의 보전지역을 ‘자연공생사이트(OECM)’로 인정하는 제도의 법제화를 검토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이 제도는 기업이 소유한 숲이나 녹지 등을 생물다양성 보전지역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법제화 검토는 자민당의 정책제언을 수용한 것이다. 자민당의 환경·온난화대책조사회는 지난 6월 ‘NX 실행 시기’라는 정책제언을 정리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제출했다. NX는 ‘Nature based Transformation’의 약어로 ‘자연자본을 보존해 활용하는 사회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2030년까지는 자연의 손실을 멈추고 플러스로 바꾸는 ‘네이처 포지티브’ 추진을 거국적으로 가속화해 세계에 뒤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2022년 12월 유엔에서 ‘쿤밍·몬트리올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가 채택되면서 네이처 포지티브 달성은 세계적 목표가 되었다. 자원 조달 등으로 인해 자연자본에 의존하고 영향을 미치는 기업에도 네이처포 지티브는 경영 과제다. 9월 ‘자연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NFD)’ 프레임워크가 완성되면 기업은 자연에 관한 정보공개를 요구받게 되고, 투자자에게 선별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런 세계 조류를 타고 자민당은 ‘네이처 포지티브 경제 이행전략’을 2023년 중 수립하도록 제언했다. 기회 창출과 시장규모, 이를 위한 투자액을 보여주고 이행을 추진하는 기업 및 금융기관에 그린금융을 촉진할 것을 제안했다. 생물다양성 국가전략 11년 만에 개정 제언 중 하나는 지난 4월에 인정이 시작된 자연공생사이트에 기업이 공헌하는 것이다. 인정제도를 차기 국회에서 법제화하고 2026년까지 500개 이상 인정할 것을 제안했다. 인정 지역의 활동
[한경ESG] 이슈 브리핑 최근 재생에너지 조달과 관련해 RE100과 함께 24/7 CFE(Carbon Free Energy)가 주목받고 있다.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약어로 규모가 큰 기업을 중심으로 생산 등 비즈니스 활동에서 소비하는 에너지 중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도록 요구하기 위해 결성된 자발적 이니셔티브다. 다국적 비영리단체인 클라이밋그룹과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가 연합해 2014년 뉴욕 기후주간 행사에서 출범했다. RE100은 에너지 생산자가 아니라 소비자인 기업을 대상으로 행동 변화를 촉구해 재생에너지 수요 기반의 확대를 목적으로 한다. 재생에너지 가격이 과거 대비 크게 하락했지만, 여전히 비용 면에서 화석에너지 대비 경쟁력을 지니기 어렵기에 비용적으로 다소 열위에 있더라도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전력 사용량이 큰 기업들이 수요 기반 확대에 앞장서달라는 요구다. 자발적 참여에 기반하지만, 공급망 상위 기업이나 해외 금융기관의 RE100 가입 요구가 커지고 있다. 365일 24시간 무탄소 전력 사용 24/7 CFE는 24시간 일주일 내내 모든 소비 전력을 무탄소 전력원을 통해 생산된 전력으로 대체하고 정책 설계 및 전력 조달, 공급 등 전반적 전력 그리드 혁신을 통해 전력 시스템의 탈탄소화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결성된 이니셔티브다. 2021년 9월 구글과 유엔 에너지(UN Energy), 지속가능에너지기구(SE4ALL)가 발족했다. RE100이 전력 사용량이 많은 기업의 가입을 통한 재생에너지 수요 기반 확대를 목표로 하는데 비해 24/7 CFE는 전력 공급 기업, 전력 시스템 운영 및 기술 솔루션 기업이 주가 돼 그리드의 탈탄소화를 촉진하기 위해 결성된 이니셔티브다. 구글은 2017년부터 100% 재생에너지 사
[한경ESG] 이슈 브리핑 온실가스배출을 둘러싼 무역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 유럽연합(EU)은 오는 10월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하기로 확정했다.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수소·전력 등 6개 업종에 우선 적용하고, 2030년에는 EU 배출권거래제(ETS) 전 업종을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뿐 아니라 애플, 머스크, 오스테드 등 글로벌 거대 기업을 중심으로 스틸제로(SteelZero), 퍼스트 무버 연합(First Movers Coalition)같이 저탄소 제품 구매를 선언하는 자발적 이니셔티브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 RE100(재생에너지 100%)이 국내 수출 기업에 큰 도전인 것과 유사한 양상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배출권거래제를 운영하고 있다. 2023년 7월 현재 국내 배출권 가격은 약 1만원 수준이며, 배출권거래제 도입 이후 1만~5만원 사이에서 변동했다. 즉 지금까지 배출권거래제는 한계감축비용이 5만원을 넘는 기술을 시장에 진입시킬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지 못했다. 배출저감 소요 비용 일부 정부 지원 다양한 탄소중립 기술의 한계감축비용은 이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단법인 넥스트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한계감축비용은 약 22만원으로 추산된다. 배출권 가격의 높은 변동성과 배출권 시장에 대한 정책 리스크 역시 기업의 저탄소 전환 투자 결정을 지연시키는 요소다. 이러한 배출권 시장의 한계를 보완하고 기업의 저탄소 혁신 기술 투자 유인을 제고하기 위해 최근 탄소차액계약제도(Carbon Contract for Difference, CCfD)가 주목받고 있다. 탄소차액계약제도는 기업과 정부 간 10년 이상 장기 고정가격계약 체결을 통해 기업이 온실가
[한경ESG] 편집장 레터 여름철 지구 온도가 치솟고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더웠던 6월과 7월을 지나 8월에도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북미와 유럽, 아시아를 덮친 ‘극한 폭염’은 기후변화가 몰고 올 기상이변의 예고편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중국 신장이 52℃를 기록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는 110년 전 기록한 세계 최고기온인 56.7℃에 육박했습니다. 그리스와 캐나다에서는 수천 건의 산불이 이어졌습니다. 1940년 이후 데이터를 추적해온 유럽연합(EU)의 지구 관측 기관인 코페르니쿠스는 지난 7월 6일 세계 평균기온이 관측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시간 지평을 넓히면 상황이 좀 더 분명하게 보입니다. 기후학자들은 올해를 과거 12만5000년 이래 가장 더운 해로 추정합니다. 물론 지구의 긴 역사로 보면 기후 방어선인 1.5℃나 2℃ 상승은 그리 대단치 않아 보일 수 있습니다. 45억 년 전 탄생한 지구의 원시대기는 이산화탄소로 가득했고, 지구는 뜨거운 마그마의 바다였습니다. 그 후 산소가 만들어지고 인간이 살기 적당한 온도로 냉각된 이후 인류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지구온난화는 산업혁명과 함께 인간이 암석화돼 땅속에 묻혀 있던 이산화탄소를 캐내 연소를 통해 대기 중으로 다시 풀어놓으면서 생긴 것입니다.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혁명 이전 대비 1.5℃, 2℃ 또는 3℃ 상승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인류가 적응할 수 있는 임계점이 어디인지도 마찬가지입니다. 현대인과 현대문명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온난화는 복잡한 기후 시스템에 영향을 미쳐 이상기후 현상 빈도와 강도를 예상치 못하게
[한경ESG] 최신 동향 지난해 챗GPT 열풍 이후 점점 더 많은 기업이 AI를 통해 삶을 한층 편리하게 해줄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AI 비서, 강사, 변호사, 의사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초인간적 AI 화학 엔지니어는 어떨까? 영국 런던에 위치한 스타트업인 오비탈 머티리얼즈가 만들고자 하는 것이 바로 AI 화학 엔지니어다. 이 스타트업은 청정에너지 기술개발을 가속화하는 데 챗GPT의 기반이 되는 생성형 AI를 적용하고 있다. 아이디어의 핵심은 지속가능한 제트 연료나 희토류 광물이 없는 배터리 등을 만드는 데 가장 적합한 공식을 찾아낼 만큼 강력하고 예리한 AI 컴퓨터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생성형 AI 활용해 새로운 분자 예측 오비탈 머티리얼즈 공동 창업자인 조너선 고드윈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비행기 날개나 가정용 가구 등 설계를 모델링하는 데 사용되는 것처럼, 누구나 접근하기 쉽고 효과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한다. 고드윈은 “역사적으로 분자 과학에서 이 작업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AI가 이를 조금 더 쉽게 만들어줄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챗GPT가 적용될 수 있는 건, 챗GPT 같은 AI가 ‘예측’하는 데 능숙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언어모델인 챗GPT는 말이 되는 맥락을 파악해 다음에 올 단어나 문장이 무엇인지 예측한다. 이 동일한 아이디어를 화학에 적용해 작동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AI 시스템이 실험실에서뿐 아니라 실제 세계에서도 새로운 분자가 어떻게 작동할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과거에도 몇몇 연구자와 기업이 새롭고 친환경적인 소재를 찾기 위해 AI를 도입한 사례가 있었
[한경ESG] 최신 동향 뱀과 아르마딜로가 가득한 브라질 북동부의 세라 다 바빌로니아(바빌론의 언덕)는 1급 국립공원만큼이나 경관이 뛰어나며, 브라질을 변화시키고 있는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수소경제가 시작되는 곳이다. 풍력발전 개발업체 카자두스벤투스는 이제 막 80개의 터빈 설치를 끝냈다. 발전소는 작은 도시에 충분히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정도지만, 이를 위해서만 설치한 것은 아니다. 이곳 전력의 주요 구매자는 화학제품 생산업체 ‘유니겔’이다. 바이아 해안에 있는 항구에서 물 분자를 분리해 수소를 만드는 데 이 전력을 사용할 예정이다. 저렴한 풍력자원으로 그린 수소 생산 루이스 펠리페 푸스푸스토 유니겔 전무는 “브라질이 친환경 수소경제를 선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생에너지의 가용성’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유니겔은 수소를 친환경 암모니아로 전환해 판매하는 브라질 최초의 수출업체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석탄이나 천연가스로 만든 암모니아는 가장 일반적인 산업용 화학물질 중 하나로 비료나 플라스틱, 섬유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브라질은 친환경 암모니아를 통해 재생 가능한 전력을 전 세계 지역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송전선에 의존하는 전기와 달리 암모니아는 냉장, 저장 후 고객에게 배송 가능하다. 카자두스벤투스는 유럽에 더 많은 양의 암모니아를 수출하기 위해 트랜스수소 얼라이언스, 로테르담 항구 등 파트너와 함께 또 다른 벤처에 참여하고 있다. 6년째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는 브라질에서 재생에너지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 분야 중 하나다. 풍력·태양광발전 용량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260% 증가했으며, 바빌로니아 프로젝
[한경ESG] 최신 동향 세계 최대 규모의 전기차 시장이 혼잡했던 초기 단계를 지나고 있다. 10여 년 전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성장한 중국의 전기차 산업은 현재 약 100곳의 제조업체가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2019년에 등록된 약 500곳의 전기차 제조업체와 비교할 때 감소한 수치지만,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학계와 규제당국이 경쟁을 평가하고 시장 집중도를 측정하는 데 사용하는 지표인 헤르핀달-허슈만 지수(HHI)에 따르면, 치열한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지난 1분기에 ‘경쟁 과열’ 시장에서 ‘적당히 집중된’ 시장으로 공식 전환됐다. 이 시장의 가장 큰 승자는 비와이디(BYD)와 테슬라처럼 이미 선두를 달리는 업체로, 이들은 계속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생존 압박 심해진 소규모 업체 상하이에 본사를 둔 86리서치의 왕 한양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초기 보조금 지급 이후를 모두 계산하면 신에너지 자동차 스타트업의 80%가 시장에서 퇴출되는 중이거나 이미 퇴출됐다”고 말한다. 이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업체엔 좋은 소식이 아니다. 최근 매출이 급감하면서 지난주 아부다비 정부가 자본을 투입해 7%의 지분을 인수한다고 밝힌 니오(Nio) 같은 업체가 대표적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윌리엄 리 니오 창업자 겸 CEO는 고객 갈라 디너 파티에서 팬들을 몰고 다녔고, 회사는 허페이시 정부의 대규모 자금 투입으로 위기를 모면한 후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HHI는 뚜렷한 통합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국가보조금 등을 통해 청정에너지 차량 지원 계획을 처음 발표했을 때 등장한 신
[한경ESG] 최신 동향 비즈니스 현장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활용이 진행되고 있다. 기업의 ESG 관련 업무에도 이 흐름이 밀려온다. EY전략컨설팅은 6월 5일부터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에 관한 컨설팅 업무에 생성형 AI의 활용을 개시했다. 이 회사의 컨설팅 시스템에서 기업의 TCFD 공개 업무 지원과 조언에 사용한다. TCFD 공개는 각 회사가 독자적 형태로 정보를 공개하기에 데이터의 수집과 내용 비교가 어려운 업무다. TCFD 리포트를 작성하려면 기업의 유가증권 보고서 등을 읽고 내용을 파악한 뒤 TCFD가 요구하는 공개의 어느 항목에 해당하는지 판단해야 한다. 동일 업종의 다른 기업과 비교하려면 이런 작업이 기업 수만큼 필요해진다. 눈에 띄는 공개 정보 발견 이 회사가 활용한 것은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생성·대화형 AI GPT-4다. 크게 2가지로 GPT-4를 활용한다. 첫째는 유가증권 보고서에서 TCFD 공개와 관련한 내용을 추출해 TCFD 리포트의 어느 부분에 해당하는지 분류한다. TCFD에 따른 정보공개는 지배구조, 전략, 리스크 관리, 지표와 목표라는 4개 항목에 따라 공개해야 한다. 이 4개 항목을 비롯해 TCFD 공개에 필요한 내용을 시스템에 입력해 미리 가르쳐둔다. 유가증권 보고서를 토대로 TCFD 리포트 초안을 작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둘째는 컨설턴트가 원하는 정보를 모아 분석한다. 예컨대 기업이 취급하는 농작물 관련 리스크와 기회를 알고 싶을 때 ‘농작물 관련 리스크와 기회를 가르쳐주세요’라고 시스템에 입력하면 GPT-4가 질문을 해석해 결과를 보여준다. 그 결과로부터 유사 리스크를 보유한 기업을 검색할 수 있다. 특정 업종별로 공개의 특징을 발견하는 것도 가능하다. 어
[한경ESG] 최신 동향 지난 6월 13일 니케이 평균주가는 33년 만에 3만3000엔을 넘어 버블기 이전의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런 고주가를 연출한 것은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 3월 프라임 시장과 스탠더드 시장에 상장한 약 3300개 사에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초과’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증권거래소가 기업 경영자에게 주가를 의식한 경영을 요구한 이례적 요청이었다. 기업과 시장은 재빠르게 반응했다. 자사주 매입과 고배당을 하고 중기경영계획에서 PBR을 언급하는 기업이 증가했으며, 이런 움직임에 호감을 보이는 투자자의 매수가 이어졌다. 지난 5월 16일 중기 경영계획을 발표한 교세라 다니모토 히데오 사장은 “자기자본이익률(ROE)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현재 1배에 못 미치는 PBR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역대 최대인 500억 엔어치 자사주를 매입하고, 정책 보유 주식(상장회사가 지분 안정화 등을 위해 상호 보유한 주식)을 3년간 장부가의 5% 이상 축소할 방침이다. 올 들어 PBR이 0.7배 주변을 맴도는 미쓰이스미토모 트러스트 홀딩스는 5월 12일 발표한 중기 경영계획에서 “조속히 PBR 1배 이상(시가총액 3조 엔 이상)” 달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일본의 많은 상장기업이 PBR 1배 이상이 되도록 공헌하겠다”며 비즈니스 확대로 이어갈 의향을 나타냈다. 시가총액 109조 엔 부양 효과 주가 상승 기대는 중소형주에도 미치고 있다. 스팍스자산운용은 5월 15일부터 중소형주를 포함한 기업의 지배구조에 주목한 투자신탁 ‘기업가치창조일본주펀드’ 판매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2014년부터 이 펀드를 판매해왔지만, 자산 총액은 약 19억 엔 증가에 그쳤다. 이번에는 판매와 동시에 개인투
[한경ESG] 스페셜 리포트 세계 최대 지속가능성 컨설팅 기업 ERM의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 연구소는 1997년부터 매년 여론조사 전문 기관 글로브스캔과 함께 ‘지속가능성 리더(Sustainability Leaders)’를 조사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는 조사 보고서를 발간하며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인 해였다고 말한다. 2023년 중반에 접어든 현재 세계경제가 여전히 코로나19 파급 효과를 체감하고 있고, 러·우전쟁으로 지정학적 관점이 악화되었으며, 지속가능성과 ESG에 대한 반발도 계속됨에 따라 글로벌경제와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진전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2023년 3월 13일부터 5월 7일까지 실시했으며, 60여 개국 500명 이상의 지속가능성 전문가가 응답에 참여했다. 조사 참가자들은 지속가능성 이슈와 리더 기업에 대한 물음에 응답했다. 도전의 한 해…장기 추세는 바뀌지 않는다 올해 조사에서 지속가능성 이슈의 시급성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물 부족 같은 이슈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이다. 지속가능성 전문가 사이에 새롭게 제기되거나 이전에는 우선순위가 낮던 이슈도 등장했는데, 바로 삼림 벌채 등 지속가능발전과 관련한 현실적 도전이다. 또 지속가능발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취한 가장 중요한 변화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압도적으로 입법과 규제화를 주요 동인으로 꼽았다. 가장 많이 언급한 규제는 유럽연합(EU) 그린딜, 유럽 정보공개법,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었다. 기업의 지속가능 리더십 순위는 지난 몇 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2023
[한경ESG] 스페셜 리포트 넷제로는 모든 소비자 카테고리의 기업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다. 그중 여행과 관광업은 글로벌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해 여타 카테고리보다 비중이 큰 편이다. 개입 조치가 없다면, 여행·관광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간 5% 증가해 2030년에는 8.4G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예측은 여행·관광업의 탄소발자국 감소가 시급한 과제임을 의미하며, 여행·관광 기업들은 결과를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해당 기업은 자체적 지속가능성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한편 많은 측면에서 비용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구체적 배출 저감 목표를 달성하라는 정부의 규제 요구 역시 거세지고 있다. 지금까지 여행·관광 기업은 여행과 관련한 교통수단 및 연료가 탄소배출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관리하는 등 내부적 변화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이 노력만으로는 배출 저감 약속을 이행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넷제로 달성을 위해 여행·관광 기업은 지속가능성을 향한 방안을 추가로 설정해야 한다. 즉 소비자들이 보다 지속가능한 여행을 선택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이는 쉽지 않은 과제다. 다른 카테고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행·관광 부문의 소비자들이 직면한 거시적 선택(서비스의 친환경 등급 등)과 미시적 선택(로컬 제품 선택)의 수가 방대하며 이 선택에는 고유의 미묘한 차이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여행·관광업계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복잡해졌지만, 동시에 다양한 기회도 얻게 됐다. 소비자와 소비자의 선택 방식을 이해한 후 지속가능한 대안을 세우고 소통하는 것이 핵심이다. 소비자들이 여행·관광을 선택하는 방식 소
[한경ESG] 유럽 ESG 최전선 독일의 기후 단체 ‘마지막 세대(Letzte Generation)‘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마지막 세대는 독일 정부의 강력하고 신속한 기후 대책을 요구하며 도로 봉쇄 등 시민 저항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독일 검찰은 마지막 세대를 ‘범죄단체‘로 규정하며 수사 중이다. 기후 정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마지막 세대는 2021년 연방총리 선거 전 단식투쟁을 하던 기후활동가를 중심으로 결성한 단체다. 올라프 숄츠 정부의 기후 정책이 지지부진하자 이들은 2022년 초 고속도로를 점거하는 등 시위를 시작했다. 정부가 기후 비상사태로 인한 실존적 위험을 인식하지 못한다며 비판했다. 기후 정책 요구하며 교통 봉쇄 시위 마지막 세대는 차도에 앉아 접착제로 손바닥을 바닥에 붙이는 방식으로 차량 통행을 막았다. 이들이 정부에 요구한 것은, 첫째 고속도로 속도제한, 둘째 9유로 대중교통 티켓 도입이다. 고속도로를 시위 장소로 선택한 이유다. 또 독일 사회 구성원을 반영한 사회적 합의체를 구성해 더욱 적극적이고 신속한 기후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목을 끌기 위한 기발한 발상 혹은 기후활동가의 ‘기행‘ 정도로 여기던 시위는 올 초부터 그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면서 사회적이슈로 확대됐다. 경찰은 해산 경고 후 도로에 붙어 있는 활동가들의 손을 직접 떼어내 도로에서 끌어냈다. 수 시간 동안 통행이 막혀 불편을 겪은 운전자들도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 5월 18일 베를린에서만 14개 도로, 이튿날은 12개 도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도로 봉쇄 시위가 열렸다. 독일 연휴 기간으로, 휴일 교통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날을 선택한 것이다.
[한경ESG] 최신 동향 동물성 식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대체식품’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구미에 뒤처져 있던 일본에도 조금씩 스며들고 있다. 현시점에서 가장 널리 보급되고 있는 것은 콩 등 식물성 식재료를 이용한 식물성식품(PBF)이다. 소·돼지·닭 등 축산육을 대신하는 ‘대체육’ 관련 시장 조사를 진행하는 시드플래닝은 2030년 일본 시장이 780억 엔, 세계는 886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그 배경에는 환경과 자원의 과제가 있다. 축산은 환경부하가 높다. 넓은 토지와 대량의 물이 필요한 데다 배설물은 온실가스인 메탄을 배출한다. 이런 배경이 사업 지속에 대한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기업을 움직인다. 어떤 기술과 상품이 등장하고 있는지 대체식품의 최전선을 살펴보자. 60억 엔 조달한 일본 스타트업 세계적 대체식품 붐은 스타트업이 견인한다. 그중에서도 식물성 대체육 전문 기업이자 세계 최초로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비욘드 미트를 눈여겨봐야 한다. 마루에쓰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유나이티드 슈퍼마켓 홀딩스는 2022년 9월 이 회사 제품 ‘비욘드 미트’의 일본 독점판매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완두콩단백질을 중심으로 다진 소고기 같은 ‘비욘드 비프’와 이 제품을 사용한 베이커리 상품, 델리카 상품 판매를 개시했다. 당초 7곳이던 취급점이 2023년 5월 말 기준 비욘드 비프 125개 점포, 베이커리 상품 115개 점포, 델리카 상품 272개 점포로 늘었다. 일본에서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는 것은 발아콩에서 ‘미라클 미트’를 개발한 구마모토시(DAIZ)다. 이 제품을 원료로 다진 고기 모양 ‘쓰부베지’를 2022년 12월에 발매했다. 2022년 2월에는 누계 자본 조달액이 60
\한경ESG Vol.26 - 2023년 8월호[편집장 레터] 극한 폭염과 탄소배출 비용 ISSUE 속도 내는 플라스틱 국제협약…최종 무대는 한국 기업의 저탄소 전환 돕는 ‘탄소차액계약’ 24시간 무탄소 전력, CFE가 뭐길래 [ESG 용어 1분 해설] LCA COVER STORY 2023 ESG 브랜드 조사 ㈜LG, 2년 연속 최고 ESG 브랜드…포스코·GS에너지 톱 10 진입 LG엔솔, 2년 연속 환경 1위…한화그룹사 약진 ‘눈길’ 삼성전자, 사회 부문 ‘5관왕’…‘여성 인재 육성’은 신세계 1위 ㈜LG, 지배구조 ‘1위 굳히기’…포스코 10계단 순위 상승 ESG 인지율 76%로 껑충…20·30 ‘재활용’, 40·50 ‘기후 대응’ 중시 브랜드 순위 급상승 기업의 ESG 전략 ESG 브랜드 톱 100 순위표 SPECIAL REPORT 지속가능성 전문가 서베이 ESG 최대 성과 ‘규제화’…기업 리더, 파타고니아 첫 ‘1위’ 여행 소비자를 위한 그린 옵션 만들기 [케이스 스터디] 한화 태양광 탄소저감 벌집으로 멸종위기 꿀벌 지킨다 [한국의 기후 기술 기업 ⑰] 더플랜잇 “식물성 대체식품, 비슷한 맛 아닌 더 나은 맛이 목표죠” INTERVIEW [리딩 기업의 미래 전략] 육심나 카카오 ESG사업실장 “탄소감축, 카카오 이용자와 함께합니다” GLOBAL BYD·테슬라 중심으로 재편되는 중국 전기차 시장 풍력 풍부한 브라질, 그린 수소 수출 시장 노린다 친환경 소재 개발에 도전하는 AI 스타트업 대체식 비즈니스 확산…ESG로 바뀌는 일본 음식 생성형 AI가 기업가치평가를 바꾼다 도쿄증권거래소 ‘PBR 1배’ 요구…33년 만에 최고가 연출 [유럽 ESG 최전선] 독일 기후 단체 ‘마지막 세대’ 갈등 격화 INVESTMENT [투자 트렌드] 폭염이 부른 전력난…풍력발전에 주목하라 [ESG 핫 종목] 롯데정밀화학 그린 소재 구조적 성장…인
[한경ESG] Editor's Letter오랫동안 기다려온 글로벌 지속가능성 보고 표준이 발표되었습니다. 이제 세계 모든 지역의 기업이 동일한 기준으로 ESG 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되었습니다. 투자자 역시 기업을 비교하고 투자 결정에 참고할 만한 더 확실한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각종 혼란과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ESG가 마침내 역사적 이정표를 통과한 것입니다.지난달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표준 확정은 궁극적으로는 자본주의의 개념을 재정의하고 경계를 다시 그리는 출발점으로 역사에 기록될지도 모릅니다. ISSB 표준은 20년 전 국제회계기준(IFRS)이 그랬던 것처럼 기업경영과 금융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ESG는 환경, 인권, 다양성 같은 기업의 비재무적 가치를 인정하고 중시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경영자의 경영 판단에서 우선순위에 들지 못하던 것들입니다. 확정된 표준에 따른 공시가 의무화되면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같은 재무정보와 동일하게 비재무정보를 사업보고서에 공개해야 합니다. 자본주의의 경계가 재무적 가치에서 비재무적 가치로 확장되는 것입니다. ESG 공시 도입이 환경과 사회에 실제로 얼마나 긍정적 효과를 미칠지는 알 수 없지만, 더 이상 경영자들이 ESG를 무시할 수 없다는 점만은 분명합니다.ISSB 표준은 18개월 이상 이어진 국제적 논의의 결과물입니다. 기업의 요구를 반영해 최종안에서 스코프 3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가 1년 유예되었습니다. 스코프 3는 협력사 등 가치사슬 전반의 배출량을 모두 포함해 데이터 수집이 쉽지 않습니다. 1년 유예보다는 스코프 3 보고 원칙을 유지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
[한경ESG] 최신 동향 10여 년 전, 이스라엘 스타트업 베터플레이스는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 10억 달러 규모의 베팅을 했다. 전기차 운전자들이 몇 시간에 걸쳐 배터리를 충전하기보다 단 몇 분을 들여 방전된 배터리를 새 배터리로 교체하는 것을 선호할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부분의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75마일(약 120km)에 불과했고, 충전기는 느린 데다 몇 개 되지도 않았다. 2012년 베터플레이스가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일론 머스크는 당시(그리고 지금도) 가장 인기 있는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 운전자를 위한 무료 고속 충전 네트워크를 공개했다. 몇 달 뒤 베터플레이스는 파산했고, 모건스탠리와 제너럴 일렉트릭, HSBC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7억5000만 달러 이상을 날렸다. 적어도 미국에서 배터리 교체 기술은 무덤에 처박힌 것처럼 보였다. 10년 만에 베터플레이스 모델 부활 그런데 ‘무덤 속’에 있던 배터리 교체 기술이 다시 돌아왔다. 지난 2년 동안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앰플은 조용히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와 유럽 내 12개 이상 로봇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을 시작했다. 지난 5월 이 회사는 아무 표시도 없는 창고에서 5분 만에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된 배터리로 교체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을 선보인 것이다. 현재 충전소에서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의 절반 정도면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 앰플 공동 창업자 칼레드 하수나와 존 데 소우자는 베터플레이스가 실패한 지 1년여 만에 다른 비즈니스모델과 배터리 교체 기술을 바탕으로 이 회사를 설립했다. 현재 CEO를 역임하는 하수나는 “더 나은 베
[한경ESG] 커버 스토리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은 지난해 2050년 넷제로에 대한 진행 상황을 발표하며 투융자 포트폴리오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삭감한다는 2030년 목표를 새롭게 공개했다. 금융기관은 스코프1~3의 공급망 전체 배출량 가운데 스코프3 중 ‘투자’ 카테고리의 배출량이 크다. 탄소 정보공개 프로젝트(CDP)에 따르면 은행 운영 등에 수반되는 배출량의 700배 이상이라고 한다. 금융기관이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투융자하는 기업과 프로젝트에서 배출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 융자 대상의 탄소배출 반감 목표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의 새로운 목표는 이렇다. 기업금융을 진행하는 전력회사와 프로젝트 금융을 진행 중인 발전사업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45~55% 저감한다. 55%를 저감하면 전 세계 기온 상승을 1.5℃로 억제하는 ‘1.5℃ 목표’에 공헌할 수 있을 것이다. 인게이지먼트(자문, 컨설팅 등을 통한 기업 관여)를 통해 융자 대상 기업이 탈탄소화형으로 사업을 변화시키는 것을 지원한다. 예컨대 기술혁신이나 이를 실용화하는 자금 수요에 맞춰 환경금융 잔고를 2030년까지 18조 엔으로 끌어올린다. 에너지 관련 기업 및 프로젝트 투융자에서 세계 톱수준이던 이 은행이 2030년까지 1.5℃를 목표로 전력업계를 이끌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기관도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 가이던스에 따라 기후 리스크를 억제하는 전략 책정이 요구된다. 2019~2021년 넷제로를 목표로 하는 금융기관의 국제조직이 4개 설립됐다. 그중 하나인 넷제로은행연합(NZBA)은 참가하는 세계 108개 은행에 전력 및 석유·가스, 석탄, 철강 등에 대한 투융자에서 나오는
[한경ESG] 최신 동향 “올해는 성장을 향해 기어를 변속한다.” 최근 2년간 사업 재편을 늦추던 파나소닉 홀딩스(이하 파나소닉HD)가 사업 포트폴리오 수정에 착수했다. 지난 5월 18일 개최한 전략 설명회에서 그룹 CEO(최고경영책임자) 구스미 유키 사장은 이처럼 명확히 밝혔다. 2023년 중 방향을 잡고 순차적으로 실행할 계획이다. 최근 수년간 전기업계를 비롯해 각 사가 사회환경의 변화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 개혁을 진행해왔다.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실현하기 위해 경제사회 시스템을 변혁하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을 향해 개혁을 진행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수익성 저하가 과제로 파나소닉HD도 ‘지구 환경문제 해결에 공헌’이라는 환경가치를 내걸면서 사업 포트폴리오의 수정을 보류해왔다. 구스미 사장은 그 이유를 “수익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1년간 PBR(주가순자산비율) 한 배 이하로 떨어진 것도 결국 수익성이 낮은 데 기인한다고 분석하고 “수익성이 낮고 경쟁력이 없는 사업은 (외부에) 내놓으려 해도 내놓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사업구조 개혁은 단순히 사업 중단이나 M&A(인수합병)로 사업을 내놓고 들이고 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 사업의 수익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구스미 사장) 파나소닉HD는 2021~2022년 수익성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며 생산성 향상 등에 힘을 쏟았다. 예컨대 공장에서 개선 활동에 힘을 기울이고, 리드 타임(조달 기간)이나 재고의 삭감을 진행했다. 이런 대처와 노력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었다. 각 사업에서 성과를 올리는 터닝포인트도 나왔으며, 노하우의 전수로 개선이 가속화되었다. 성장을 위해 사업 포트
[한경ESG] 최신 동향 “올해 주주총회에서 어떤 주주 질문이 나올지 알려줘.” “올해는 다음과 같은 주주 질문이 예상됩니다. 첫째는 작년에 강화 목표를 세운 여성 활약에 대해, 둘째는…” 인공지능(AI)과의 이런 문답이 현실에서 이뤄지고 있다. AI를 개발하는 엑사위저즈는 IR(투자자 홍보) 업무를 효율화하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오픈AI의 생성·대화형 AI(챗GPT)를 활용해 주주총회와 결산 설명회 등 예상 문답을 작성한다. 2023년 5월 하순부터 베타버전을 무료로 제공하고, 이후 상업용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사용 시 유가증권 보고서와 결산 설명회 등 자료를 시스템에 입력해둔다. 그러면 자료의 과거와 최근 내용부터 기술 차이 등을 발견하고 참석자로부터 제기될 것 같은 질문을 예상한다. 질문에 대한 답변안도 만든다. 문장을 작성할 때 어떤 요소를 중시했는지 보여주고, 참조한 자료도 표시한다. 이용자는 이를 보고 필요한 내용만 포함한 답변을 작성할 수 있다. 엑사위저즈의 소부에 오스케 프로덕트 그룹 리더는 “지금은 개별 회사의 데이터를 사용하겠지만, 향후 화제가 되는 뉴스나 경쟁적 경영 상황 등에 근거해 예상 문답을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IR의 실력이 기업가치 좌우 주주총회 실무에서 예상 문답의 작성은 매년 중요한 일이다. 최근에는 이사회 의장과 사외이사를 지명해 질문하는 주주도 많은 등 예상 문답 작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 또 개인 주주의 경우 주주총회는 경영진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만큼 경영진의 답변 자세나 내용을 주시한다. 한편 IR 부문에 전문가를 배치하지 않은 인재 부족으로 고민하는 기업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한경ESG] 최신 동향 광부 라비 베헤라는 광활하게 펼쳐진 잿빛 탄광 옆에 선 채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도는 점점 혹독해지는 기온에 대처하기 위해 전력망을 유지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오염도가 높은 화석연료를 더 많이 캐낼 수밖에 없다. 거대한 트럭이 검은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베헤라의 옆을 지나쳐 갔다. 그는 “여름에는 전기 없이 버티기 힘들다”며 “우리의 생산 목표는 매년 상향 조정되고, 해마다 더 많은 석탄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잦아진 폭염…기후 위기 취약국 지금까지만 볼 때 올해 뉴델리의 기온은 지난 2022년 49℃를 넘어선 때보다 덜 무더운 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최고 기록을 경신했으며, 4월에는 기후와 관련한 악재를 목격했다. 그리고 예보관들은 몬순기후 직전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6월을 맞아 경고를 보냈다. 이처럼 폭염 같은 극심한 기온이 점점 잦아지면서 전력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베헤라가 근무하는 동부 차티스가르주의 게브라 탄광 같은 광활한 탄광의 연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베헤라의 일터는 곧 세계에서 가장 큰 탄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자본이 막강한 선진국은 현재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석탄에너지 체제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분야의 상당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이 나라는 전력 생산 약 4분의 3을 석탄에 의존하며, 향후에도 상당 기간 석탄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석탄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무엇보다 에너지 수입에 기반한 경제를 감안할 때 국내에서도 비교적
[한경ESG] 최신 동향 소재 산업의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은 프로세스 및 원료의 전환을 의미한다. 하지만 제품의 기능저하 및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탈탄소라는 규칙 변경은 가치의 전달 방법이 어렵지만, 세계 제일의 자리에 앉을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기술혁신을 위해 자금과 인재를 어떻게 모으고 투입할지가 관건이다. 탈탄소 소재에 집중 투자 지금대로라면 사업마다 좌초자산(여건 변화로 더 이상 수익을 못 내는 자산)이 되고 만다. 그런 위기감에서 급히 GX를 진행하는 것이 미쓰비시케미칼 그룹에서 수지 등 화학사업을 담당하는 미쓰비시케미칼이다. 화학산업은 화석자원을 원료 및 에너지로 이용해왔다. 해양 플라스틱 문제와 2022년 4월에 시행된 일본 플라스틱 자원순환법의 영향 등으로 소비자도 수지의 탈탄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즈키의 신형차 에스크로스는 미쓰비시케미칼의 식물성 폴리카보네이트 수지 듀라비오를 자동차 전면부에 적용했다. 탈탄소가 부가가치로 이해되고 있기에 예컨대 포장 용기의 경우 플라스틱에서 종이로 교체되듯, 탈탄소를 이루지 않으면 수요가 사라지는 궁지에 몰리고 있다. 지속가능한 제품 확충 지난 2월 투자자 설명회에서 미쓰비시케미칼 그룹 존마크 길슨 사장은 “전문 머티리얼 그룹으로 이행한다”며 제1의 중요 시책으로 ‘시장의 성장, 경쟁력,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둔 포트폴리오’ 구축을 꼽았다. 2021년 4월 사장에 취임한 길슨 사장에게 주어진 임무는 사업 포트폴리오 개혁이다. 이 회사는 매출이 4조6000억 엔을 넘는 일본 내 톱 종합화학 메이커다. 그러나 시가총액은 1조2000억 엔 전후에 머무는 데다 PBR(주가순자산비율)
한경ESG Vol.25 - 2023년 7월호[편집장 레터] 자본주의 다시 그리기 ISSUE ‘ESG 공시 혁명’…ISSB S1·S2 기준서 상세 해설 ‘자율에서 의무로’…ISSB 공시 대응 핵심 포인트 그리닛 인증 제품 첫 출시…저탄소 철강 시대 연 포스코 거세지는 RE100 요구…국내 차 부품사 계약 취소 잇달아 국민연금, 증권사 평가에서 ESG 배점 늘린다 [ESG 용어 1분 해설] PRI COVER STORY ESG 의무 공시 시대 스코프 3 배출량 ‘발 등의 불’ 스코프 3에 대해 알아야 할 7가지 키워드 스코프 3, 가치사슬 전반의 감축 해법 투융자 배출량 산출 나선 거대 은행들 전 세계 스코프 3 산출 기법 경쟁이 시작됐다 스코프 3 산정 돕는 탄소 회계 플랫폼 11 INTERVIEW [리딩 기업의 미래 전략] 조성욱 롯데지주 ESG팀 상무 “ESG 경영 내재화 위해 평가지표부터 바꿨죠” SPECIAL REPORT 탄소중립 핵심 동력 ‘배터리’…경쟁역학으로 본 미래 [케이스 스터디] 삼성전자 오산천에 수달을 불러들인 물관리 비법 [한국의 기후 기술 기업] 에이트테크 “ 쓰레기 분리수거, 이제 로봇이 해결해줍니다” GLOBAL 기후 피해국 보상의 창의적 해법 찾기 석탄과 폭염 악순환에 갇힌 인도 부활한 배터리 교환…전기차 충전 해법 될까 2년 만에 사업 포트폴리오 수정…파나소닉, GX로 반격할 수 있을까 챗GPT로 주주총회 준비…AI가 주주 질문 예상해 답변 조언 사업 재편에 사활…소재 기업의 GX 전략 [유럽 ESG 최전선] 보행자 진동, 전기로 전환…아이디어 넘친 그린테크 페스티벌 INVESTMENT [투자 트렌드] 상반기 승자는 기후변화 ETF…하반기 전략은 [ESG 핫 종목] 효성중공업 전력망 투자 붐 수혜…변압기 등 교체·증설 급증 [돈 되는 ESG ETF] 물산업 관련 ETF 커지는 수자원 리스크,
[한경ESG] 돈 되는 ESG ETF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탈리아는 100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닥친 반면, 우루과이는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우루과이에선 무려 8개월 가까이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역대 최악의 가뭄 사태로 마실 물이 점점 부족해지면서 생수 한 병 가격이 5배까지 치솟았다.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던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에는 지난 5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연평균 강우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비가 이틀 동안 집중되면서 40여 개 도시와 마을이 침수됐고, 300건이 넘는 산사태가 발생했다. 도로 400곳이 손상되거나 파괴되면서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홍수·가뭄 빈발, 수자원 관리 비상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의 영향권에 놓이며 물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와 홍수가 야기한 피해가 극심했고, 포스코는 침수로 인해 무려 2조원 이상 규모의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광주에서는 식수원인 동복댐 저수율이 2009년 이후 14년 만에 20%를 하회하는 등 호남 지역은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그 결과 광주시는 1993년 이후 처음으로 제한 급수 조치를 단행했고, 전남 여수와 광양에 위치한 GS칼텍스·LG화학·여천NCC·금호석유화학 등 지역 내 기업은 하반기 예정돼 있던 공장 정비를 상반기에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이 환경을 넘어 기업과 금융 시스템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홍수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자산가치의 하락 가능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시장의 변화 및 자원 효율성에 따른 기회 요인에 이르기까지 기후변화로 인한 ‘리스크’와 ‘기회’가 금융시스템 내 광범위하게 영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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