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라는 내면의 괴물은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고등학생 때는 수능을 망칠 것 같아서, 대학생이 돼선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지 못할까 봐, 취업에 성공하고 나서도 결혼과 육아 문제로 마음 한편이 항상 무겁다. 껍데기만 바뀔 뿐 언제나 같은 자리에 똬리를 틀고 있는 게 우리 안의 불안이다.하버드대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인 루아나 마르케스는 저서 <모든 인생은 불안하다>에서 ‘인생의 동반자’인 불안을 삶의 에너지로 전환하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브라질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저자는 수없는 심적 고난을 이겨내고 하버드대 교수가 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그 자체로 강한 설득력을 더한다. 그는 “사람들은 불편한 감정만 사라지면 삶이 즉각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불편한 감정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그런 감정에 대응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한다.저자는 불안을 있는 그대로, 편안하게 받아들이라고 조언한다. 불안은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감정이 아닐뿐더러 오히려 뇌가 우리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가령 불안한 마음은 수험생이 한 시간이라도 책상에 더 앉아 공부할 수 있게 하는 자극제가 된다. 불안보다 더 큰 문제는 회피다. 불편한 감정을 밀어내기 위해 공부와 거리를 두는 식으로 상황을 회피한다면 결과는 더 안 좋아진다. 저자는 “회피할 때마다 기분은 좀 나아지지만, 더 나은 ‘기분’과 더 나은 ‘상태’는 결코 같은 것이 아니다”며 “회피는 우리의 적이 돼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삶을 가로막는다”고 지적한다.불안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선 세상을
‘불안’이라는 내면의 괴물은 삶에서 떼레야 뗄 수 없는 존재다. 고등학생 때는 수능을 망칠 것 같아서, 대학생이 돼선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지 못할까봐, 취업에 성공하고 나서도 결혼과 육아 문제로 마음 한편이 항상 무겁다. 껍데기만 바뀔 뿐 언제나 같은 자리에 똬리를 틀고 있는 게 우리 안의 불안이다.하버드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인 루아나 마르케스는 저서 <모든 인생은 불안하다>에서 ‘인생의 동반자’ 불안을 삶의 에너지로 전환하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브라질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저자는 수없는 심적 고난을 이겨내고 하버드대 교수가 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그 자체로 강한 설득력을 더한다. 그는 “사람들은 불편한 감정만 사라지면 삶이 즉각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불편한 감정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그런 감정에 대응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한다.저자는 불안을 있는 그대로, 편안하게 받아들이라고 조언한다. 불안은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감정이 아닐뿐더러, 오히려 뇌가 우리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가령 불안한 마음은 수험생이 한 시간이라도 책상에 더 앉아 공부할 수 있게 하는 자극제가 된다. 불안보다 더 큰 문제는 회피다. 불편한 감정을 밀어내기 위해 공부와 거리를 두는 식으로 상황을 회피한다면 결과는 더 안 좋아진다. 저자는 “회피할 때마다 기분은 좀 나아지지만, 더 나은 ‘기분’과 더 나은 ‘상태’는 결코 같은 것이 아니다”라며 “회피는 우리의 적이 돼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삶을 가로막는다”고 지적한다.불안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선 세
유대인을 상대로 생체실험을 벌인 나치 부역자, 환자와 위험한 사랑에 빠진 의사, 간염과 싸우는 시골의사….신간 <오퍼레이팅 시어터: 어느 의사의 영화 해부>에는 이처럼 다양한 얼굴을 지닌 의사들이 등장한다. 신경과 전문의인 저자 박지욱은 의사가 주인공인 영화뿐 아니라 질병과 의학적 성취에 대한 영화 40편을 수술실에서 집도하듯 날카롭게 파헤친다.1부 ‘뇌와 정신의 세계’는 뇌 질환을 다룬 영화를 소개한다. 조현병을 앓은 천재 수학자 존 내시의 일대기를 다룬 ‘뷰티풀 마인드’, 우울증에 대한 ‘멜랑콜리아’, 단기 기억상실증에 관한 ‘메멘토’ 등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2부 ‘의사라는 존재’에서는 의사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 ‘언피니시드’, ‘신의 손’ ‘우리 의사 선생님’ 등을 통해 의사의 삶을 조명한다.열강의 침탈과 감염병의 고통 속에 살아야 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3부)와 마리 퀴리의 삶, 초음파의 발견 등 의학적 성과(4부)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도 풀어낸다. 영화를 매개로 의학적 지식과 삶에 대한 위로를 건네는 책이다.허세민 기자
브라질에는 여느 축구선수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작곡가가 있다. ‘보사노바(bossa nova)의 아버지’로 불리는 안토니우 카를루스 조빙(1927~1994·사진)이다. 그는 1950년대 후반 흥겨운 브라질 삼바 리듬에 서정적인 미국 쿨 재즈 감성을 결합한 보사노바(포르투갈어로 ‘새로운 물결’)를 탄생시킨 세계적인 음악가로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조빙은 10대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리우데자네이루 클럽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전업 음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미국 유명 색소포니스트 스탠 게츠와 주앙 지우베르투가 함께 낸 앨범 ‘게츠/지우베르투’가 1965년 그래미 음악상 4개 부문을 휩쓸며 보사노바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했다.이 앨범 수록곡 중 가장 유명한 곡은 조빙이 작곡한 ‘더 걸 프롬 이파네마(The Girl from Ipanema)’다. 리우데자네이루 이파네마 해변에는 기타를 어깨에 걸친 조빙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브라질은 조빙을 기리기 위해 1999년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국제공항 공식 명칭에 그의 이름을 추가했다.허세민 기자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 서울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모두 건립 초기에 디자인과 비용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각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고(故)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DDP는 해외 유명 아티스트와 명품 브랜드가 즐겨 찾는 전시장이자 문화 명소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16일 DDP를 운영하는 서울디자인재단에 따르면 명품 브랜드 디올은 오는 19일부터 7월 13일까지 DDP에서 ‘크리스티앙 디오르: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 전시회를 연다. 디올의 시작부터 현재로 이어지는 발자취를 따라가며 꽃과 정원을 향한 크리스티앙 디오르(Christian Dior)의 애정 등 디올 하우스가 중시하는 브랜드 가치를 참신한 시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전시장으로 DDP를 점찍은 브랜드는 디올뿐이 아니다. 앞서 2015년 샤넬 크루즈 컬렉션쇼를 시작으로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 회고전, 장 폴 고티에 전시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 아티스트들이 독창성과 건축미를 갖춘 DDP로 모여들었다. 2023년 10월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DDP가 아니면 다른 나라에서 회의를 열겠다”며 정부 차원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DDP는 개관 10년 만인 작년 6월 누적 방문객 1억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연간 방문객은 1729만 명으로 개관 첫해(688만 명)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열린 전시는 1000건을 훌쩍 넘는다. 서울디자인재단 관계자는 “DDP의 시설 가동률은 2023년 79%, 2024년 79.9%로 사실상 풀가동 수준”이라며 “코엑스(2023년 가동률 75%)보다 가동률이 높은 것은 10년 동안 쌓아온 DDP의 가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서울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모두 건립 초기에는 디자인과 비용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각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고(故)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DDP는 해외 유명 아티스트와 명품 브랜드가 즐겨 찾는 전시장이자 문화 명소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6일 DDP를 운영하는 서울디자인재단에 따르면 명품 브랜드 디올은 오는 19일부터 7월 13일까지 DDP에서 '크리스챤 디올: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 전시회를 연다. 디올의 시작부터 현재로 이어지는 발자취를 따라가며 꽃과 정원을 향한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의 애정 등 디올 하우스가 중시하는 브랜드 가치를 참신한 시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장으로 DDP를 점찍은 브랜드는 디올뿐이 아니다. 앞서 2015년 샤넬 크루즈 컬렉션쇼를 시작으로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 회고전, 장 폴 고티에 전시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 아티스트들이 독창성과 건축미를 갖춘 DDP로 모여들었다. 2023년 10월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DDP가 아니면 다른 나라에서 회의를 열겠다”며 정부 차원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DDP는 개관 10년 만인 작년 6월 누적 방문객 1억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연간 방문객은 1729만 명으로 개관 첫해(688만 명) 방문객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열린 전시는 1000건을 훌쩍 넘는다. 이미 2027년 4월까지 대관 일정이 꽉 차며 DDP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서울의 문화를 상징하는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서울디자인재단 관계자는 “DDP의 시설 가
오는 8월 세계 최대 공연예술축제인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EFF·Edinburgh Festival Fringe) 무대에 국내 작품 다섯 편이 오른다. 전통 한국무용, 창작 뮤지컬, 인형극 등 한국 문화의 독창성을 담은 작품이 세계 각국의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16일 글로벌 문화기업 에이투비즈에 따르면 오는 8월 1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EFF의 ‘코리안 시즌’에 국내 작품 다섯 편이 선정됐다. EFF는 같은 시기 열리는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EIF)에 공식 초청받지 못한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축제로, 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채롭고 신선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연예술축제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2015년부터 이어져 온 코리안 시즌은 한국의 우수하고 독창적인 공연예술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도 공모를 거쳐 장르별 대표작 다섯 편이 선정됐다. 강원도 영월군 극단 시와별은 창작 뮤지컬 ‘1457, 소년 잠들다’를 선보인다. 조선 6대 임금 단종이 유배된 후 겪는 절망과 슬픔, 그의 사후 남편을 애도하며 살아간 정순왕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전통 한국무용에 현대미를 가미한 후댄스컴퍼니의 ‘애프터4’도 준비됐다. 80세 노파가 상징적인 강들을 건너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여정을 그린다. 이 공연은 2016년 국립극장에서 초연한 이후 이듬해 EFF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한국 전통 타악기의 강렬한 울림과 역동적인 춤이 어우러진 세로토닌 예술단의 ‘더 랜드 오브 비트’도 축제의 열기를 더할 예정이다. 창작집단 싹은 비언어 인형극 ‘환상 공간’을 공연한다. 언어 없이 감정을
“국악은 자연의 재료로 만든 악기에서 울려퍼지는 소리예요. 쇠, 돌, 실, 대나무, 박, 흙, 가죽, 나무 등 8가지가 그 재료들이죠. 작곡가들은 이러한 자연의 소리를 구현하기 위해, 그리고 높은 예술성을 유지하면서도 관객과 동떨어지지 않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이승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은 국악관현악의 방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취임한 이 단장은 오는 18일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창단 60주년 기념공연 <헤리티지>에서 지휘를 맡는다. 그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지난 60년간의 유산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아 이번 공연의 제목을 헤리티지로 정했다.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1965년에 창단한 국내 최초 국악관현악단이다. 이번 공연은 악단이 걸어온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국악의 확장 가능성을 실험하는 연주로 채워진다.1부에선 작곡가 김영동이 1982년 발표한 국악관현악 ‘단군신화’를 시작으로 국악관현악과 가야금 명인 김일륜이 협연하는 ‘침향무’를 선보인다. 2부에선 뮤지컬 배우 카이가 출연해 국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너의 아리랑’과 ‘아름다운 나라’를 부를 예정이다.이후 국악관현악 두 곡이 처음 공개된다. 애잔한 멜로디의 ‘상주 아리랑’을 바탕으로 한 ‘미월(眉月·눈썹처럼 생긴 초승달)’이 첫 순서다. 미월을 만든 최지혜 작곡가는 “어렸을 때 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던 것처럼, 우리나라가 평안해지고 국민들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며 “국악기와 함께 비올라, 첼
“우리 중에 최고의 악기를 뽑아줘. 그렇다면 ‘거인 신’으로 가는 길을 알려줄게.”‘악기나무 숲’의 악기 친구들이 모험 길에 오른 아이 ‘선율’에게 이렇게 말한다. ‘일하러 나간 엄마를 돌려달라’는 소원을 빌기 위해 거인 신을 찾던 선율은 해금, 대금, 가야금 등 국악 연주에 하나씩 귀를 기울인다.그러자 한 연주자는 신비하면서 아름다운 가야금 연주를 시작하고, 대금 모양의 모자를 쓴 연주자는 "삘리리~" 대금 연주를 들려준다. 대금 연주자는 벌떡 일어나 “난 다른 악기와 달리 속이 텅 비어있다”며 울먹이는 연기도 선보인다.지난 14일 국립극장에서 장면 시연으로 만나 본 국립국악관현악단 어린이 음악회 '신나락 만나락'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국악 연주가 이야기와 함께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오경자 국립국악관현악단 악장은 “연주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극 안에 들어와 아이들이 거문고, 가야금, 해금, 아쟁 등을 모두 알고 갈 수 있게 하는 어린이 음악극”이라고 설명했다.오는 22일부터 5월 4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하는 신나란 만나락은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어린이 음악회다. 바다 아래 흙을 삽으로 떠서 제주도를 만든 여신으로 알려진 제주 ‘설문대할망’ 설화를 바탕으로 선율이의 모험을 그렸다. 신나락 만나락은 ‘신과 인간이 만나 함께 즐거워한다’는 뜻의 제주 방언에서 유래한 제목이다.국립국악관현악단은 미래 관객이 될 어린이들이 국악을 즐겁게 경험할 수 있도록 이번 공연에 두 명의 소리꾼과 함께 두 명의 퍼펫티어(인형조종사)를 참여시킨다. 선율이와 애
요즘 무대에는 ‘지킬’과 ‘하이드’가 두 명씩 존재한다. 한 쌍은 서울 대학로 연극 무대에서, 다른 한 쌍은 서울 용산 뮤지컬 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을 그린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건>을 원작으로 한 두 공연이 완전히 다른 해석으로 관객을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연극 ‘지킬 앤 하이드’는 지난해 영국 에든버러에서 초연한 뒤 지난달 국내에서 처음 막을 올렸다. 영국 극작가 게리 맥네어가 쓴 이 작품은 지킬 박사의 친구이자 변호사인 어터슨의 시선을 따라 선한 인격의 지킬과 그의 어두운 내면에서 탄생한 하이드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무대에 오르는 배우는 단 한 명. 어터슨을 포함해 지킬, 하이드, 지킬의 집사 풀, 지킬의 지인 레니언 박사 등의 인물을 배우 혼자서 소화한다. 남자 배우인 고윤준 백석광 강기둥뿐 아니라 여배우 최정원도 이 1인극에 캐스팅됐다. 노래 없이 흘러가는 연극 특성상 다소 심심한 느낌도 있지만 배우의 몰입도 높은 연기는 관객석을 숨죽이게 할 만큼 강력하다.연극은 뮤지컬보다 원작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뮤지컬 속 러브라인을 담당하는 여자 주인공 에마와 루시가 등장하지 않고, 대신 원작의 어둡고 기괴한 분위기가 무대를 가득 메운다. 연극 속 하이드는 뮤지컬에 비해 잔인하고 예측할 수 없는 인물로 그려진다. 하이드는 원한이 있는 인물만 노리는 것이 아니라 어린아이까지 무참히 살해한다.무대는 단출하다. 문과 의자, 책상, 옷걸이가 전부다. 하지만 소극장 특유의 밀도 있는 긴장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관객은 어터슨의 묘사를 통해 하이드의 모습을 상상해야 하는데, 그로 인
요즘 무대 위에는 '지킬'과 '하이드'가 두 명씩 존재한다. 한 쌍은 대학로 연극 무대에서, 다른 한 쌍은 용산의 뮤지컬 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인간의 이중성을 그린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건>을 원작으로 한 두 공연이, 전혀 다른 해석으로 관객들을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연극 '지킬앤하이드'는 지난해 영국 에딘버러 초연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연하는 작품이다. 영국 극작가 게리 맥네어가 쓴 이 작품은 지킬 박사의 친구이자 변호사인 어터슨의 시선을 따라, 선한 인격체인 지킬과 그의 어두운 내면에서 탄생한 하이드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무대에 오르는 배우는 단 한 명. 어터슨을 포함해 지킬, 하이드, 지킬의 집사 풀, 지킬의 지인 레니언 박사 등 다섯 명 이상의 인물을 혼자서 소화해야 한다. 배우 최정원(젠더프리 캐스팅), 고윤준, 백석광, 강기둥이 1인극을 이끌고 있다. 다음달 6일까지 공연한다.연극은 뮤지컬보다 원작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뮤지컬 속 러브라인을 담당하는 엠마와 루시는 등장하지 않고, 대신 원작의 어둡고 기묘한 분위기가 무대를 채운다. 연극 속 하이드는 더욱 잔혹하고 예측할 수 없는 인물로 그려진다. 특정한 원한이 있는 인물만 노리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어린아이까지 가차 없이 살해한다.무대는 단출하다. 문과 의자, 책상, 옷걸이가 전부다. 하지만 이 소박한 무대는 오히려 소극장 특유의 밀도 있는 긴장감을 자아낸다. 관객은 어터슨의 묘사를 통해 하이드의 존재를 상상해야 하며, 이로 인한 공포감은 뮤지컬 무대를 뛰어넘는다. 하이드가 어린아이를 짓밟는 장면에선 붉은 조명이, 하이드의 집 문을 비
칼럼 ‘추석은 무엇인가’로 유명한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신간 <한국이란 무엇인가>를 펴냈다. 그간 여러 매체에 기고한 글과 새로 쓴 글을 엮어 한국의 정체성을 묻는다.책은 작년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시작한다. 그는 이 사건에 대해 “한국을 이해해온 언어의 실패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다시 숙고할 때가 왔다”고 강조한다.한국 사회의 면면을 과거, 현재, 미래 등의 순으로 구성했다. 저자는 홍익인간, 단군신화 등 익히 알고 있다고 믿어온 개념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재해석하고, 당연시하던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깊이 있게 파헤친다. 나아가 한국이라는 이름으로 앞으로도 유효할 수 있으려면 어떤 조건이 마련돼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자고 제안한다.저자는 “다음 대통령이 누구냐”는 소모적인 정치 예측보다 “우리는 왜 지금 이 모습의 한국을 살고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집중하자고 촉구한다.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지도자의 등장보다 국가를 바라보는 시선의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허세민 기자
점심시간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던 한 신입사원. 그는 팀장이 자신에 대해 “일은 잘하는데 친화력이 없다”고 말한 사실을 알게 됐다. 연차를 쓰려던 다른 직원은 “한창 바쁠 때인데…”라며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 상사를 발견했다.언론사 기자를 거쳐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팀장, 삼성화재 부사장을 지낸 저자 남대희는 <미세공격 주의보>에서 이 같은 발언이 ‘미세공격’에 해당한다고 지적한다. 미세공격은 말 그대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은밀한 공격이다. 그는 “대놓고 소리 지르거나 야단치는 것보다 더 상처가 되는 은근한 배제와 편 가르기, 조직이 선호하는 표준을 정해놓고 이와 다르면 비주류나 ‘아싸’(아웃사이더) 취급하는 것 등이 직장 생활에서 마주하는 미세공격”이라고 짚는다.거친 언행은 과거보다 줄었지만 조직원이 직장에서 조용히 받는 상처는 줄지 않았다.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이전에는 대수롭지 않았던 일이 요즘 시대에는 부적절하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과도한 경쟁을 겪으며 자란 젊은 세대는 주변의 평가에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한다.마음에 상처를 입은 직장인이 많아지면 조직에도 부정적이다. 개인의 열정이 사그라들며 기업은 집단 피로와 무기력에 빠진다. 자신도 모르게 타인에게 미세공격을 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책에 포함된 ‘미세공격 자가 체크리스트’로 확인해볼 수 있다. 저자는 “미세공격은 존중에 관한 문제”라며 “회사가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결정하는 등 직원 알기를 우습게 안다는 느낌이 드는 건 최악의 미세공격”이라고 말한다.그렇다
“디테일은 디자인의 핵심이다. 작은 것들이 큰 차이를 만든다.”2000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네덜란드 건축가 렘 콜하스는 이렇게 말했다. 명품도 마찬가지다. 사소한 디테일을 지나치지 않고 완벽한 디자인을 추구할 때 명품이 탄생한다.지난 30년간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노블레스’에서 기자와 편집장으로 활동한 저자 이윤정은 저서 <언베일>을 통해 디테일, 집착, 혁신 등 명품의 본질을 취재 에피소드와 함께 풀어낸다.저자에 따르면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은 취재진 초청 행사 때 가죽으로 만든 케이스에 호텔 카드키를 넣어준다. 가죽 카드에는 루이비통 로고가 새겨져 있고 색상과 디자인이 다양하다. 항공사 탑승 카운터에 로고가 박힌 카펫을 깔아두는 명품 브랜드도 있다. 그만큼 명품 브랜드는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소비자에게 접근한다는 의미다. 저자는 까르띠에 하이 주얼리 워크숍 디렉터였던 자비에 가르가의 말을 빌려 “최고의 하이 주얼리는 뒷면이 더 아름답다”고 말한다.혁신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아무리 오랜 역사의 명품 브랜드라도 과거의 영광에 기대기보단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샤넬의 부흥을 이끈 고(故) 칼 라거펠트는 2017년 샤넬 패션쇼에서 로켓 발사대를 세우고 미래적 요소를 가미한 의상을 선보였다. 저자는 “명품은 지속적인 도전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고 강조한다.허세민 기자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가 한창이던 서울 곳곳에서 소녀시대의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가 울려 퍼졌다. 2010년대부터 집회 현장에서 인기곡으로 불린 이 노래가 15년이 지난 이때도 집회 현장의 열기를 달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외에도 '아파트', '삐딱하게' 등 최신 가요들도 함께 불렀다.역사 칼럼니스트이자 작가 권경률이 펴낸 신간 <가요로 읽는 한국사>는 '다시 만난 세계'를 포함해 한국인이 사랑한 노래 60여개 곡을 중심으로 한국사를 들여다본다. ‘용비어천가’ 등 고대가요부터 민족의 응어리를 응집한 ‘아리랑’, 전쟁 속의 인간성을 담은 ‘굳세어라 금순아’, 70·80년대 민중가요와 2000년대 K-팝 등 다양한 노래를 통해 시대적 맥락을 탐구한다. 나아가 금지곡과 군국가요 등 노래가 핍박받고 이용당한 어두운 면도 함께 살핀다.국민 가요는 시대가 만든다. 대표적으로 가왕 조용필의 노래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1970년대 중반 재일동포의 모국 방문 열풍을 타고 대박이 났다.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여파로 재일동포의 모국 방문이 줄을 이었을 당시 조용필은 대중의 관심사를 노래에 담았다. ‘님 떠난’을 ‘형제 떠난’으로 바꾸고, ‘보고픈 내 님아’를 ‘그리운 내 형제여’로 고치는 듯 시대 정서에 맞게 개사와 편곡을 했다.노래 자체가 한 시대의 거울이 되기도 한다. 1954년에 나온 가수 남인수의 ‘이별의 부산정거장’은 음반 10만 장이 팔린 히트곡이다. 직전 해 6·25 전쟁의 정전협정이 체결됐고, 고
칼 라르손(1853~1919·사진)은 밝고 따뜻한 수채화로 일상의 풍경을 그린 스웨덴 대표 화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다.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라르손은 열세 살 때 선생님의 설득 끝에 스톡홀름 미술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이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간 그는 프랑스풍의 부드러운 수채화 작품을 여럿 남겼다.미술 활동을 이어가던 라르손은 파리 외곽에 있는 스칸디나비아 예술가 거주지 그레쉬르루앵에서 미술가 카린 베르게를 만나 결혼했다. 아내와의 만남은 그의 인생을 180도 바꿔놨다. 그는 장인이 마련해준 스웨덴 시골 마을 순드본에 정착해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상받듯 화목한 가정을 꾸렸다. 아이만 여덟 명을 뒀다.라르손 부부는 전원주택을 자신들의 취향대로 꾸미는 것을 좋아했다. ‘창턱의 꽃들’ ‘숨바꼭질’ ‘베란다’ 등의 작품에는 당시 라르손 집의 인테리어와 마을 풍경,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그의 자식들이 담겨 있다. 그의 대표작 ‘한겨울의 희생’은 스톡홀름국립미술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북유럽 전설에 나오는 스웨덴 왕 도말데가 혹독한 겨울 기근을 피하기 위해 인신 공양 의식을 치르는 장면을 묘사했다.라르손 특유의 안락한 스칸디나비아풍 표현 방식은 스웨덴 가구회사 이케아 디자인에 영감을 줬다. ‘릴라 휘트네스’로 불리는 그의 집은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허세민 기자
“여러분,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부채를 활짝 펴서 흔들면 눈보라 소리 좀 같이 해주실 수 있나요? 한번 해볼까요?”지난 7일 소리꾼 이자람의 창작 판소리 ‘눈, 눈, 눈’이 첫 막을 올렸다. 검은 개량한복을 입고 무대에 나타난 이자람이 새하얀 부채를 펼쳐 들자 관객은 입으로 ‘쉬~’라는 소리를 내뱉으며 힘껏 호응했다. 벚꽃이 흩날리는 4월 초임에도 관객은 눈보라가 몰아치는 영하 28도 러시아의 드넓은 눈밭으로 빨려 들어갔다.이자람이 ‘노인과 바다’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눈, 눈, 눈은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소설 <주인과 하인>을 판소리 말맛을 살려 각색한 작품이다. 줄거리는 원작을 따른다. 배경은 1800년대 크리스마스 주간의 한 러시아 농가. 머릿속은 오로지 돈으로 가득한 주인 바실리와 그를 묵묵히 따르는 하인 니키타가 고랴츠키노숲을 매입하기 위해 죽을 고비를 넘기며 눈밭을 헤매는 여정을 통해 우리가 일상 속에서 놓치고 있는 것들을 되돌아보게 한다.눈, 눈, 눈은 바실리의 행동과 심리를 깊이 파고든다. 마을 이장 격인 바실리는 숲을 사기 위해 험악한 날씨에도 발길을 재촉한다. 기력이 다한 애마 제티가 고꾸라져도 고삐를 놓지 않는다. 그러다 완전히 길을 잃고선 얼어 죽을 위기에 처한다. 그런 바실리를 보며 ‘쉬었다 갔으면 어땠을까’ ‘왔던 길을 되돌아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이자람의 탁월한 판소리와 함께 관객에게 전해진다.이자람은 이번에도 ‘천의 목소리’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극의 내용을 설명하는 해설자에 더해 바실리, 바실리 부인 아나스타샤, 니키타, 눈밭에서 만난 농부들 등 10명 이
"여러분,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부채를 활짝 펴서 흔들면 눈보라 소리 좀 같이 해주실 수 있나요? 한번 해볼까요?" 지난 7일 소리꾼 이자람의 창작 판소리 '눈, 눈, 눈'이 첫 막을 올렸다. 검은 개량한복을 입고 무대에 나타난 이자람이 새하얀 부채를 펼쳐들자, 관객들은 입으로 '쉬~'라는 소리를 내뱉으며 힘껏 호응했다. 벚꽃이 흩날리는 4월 초임에도 관객들은 눈보라가 몰아치는 영하 28도 러시아의 드넓은 눈밭으로 빨려들어갔다.이자람이 '노인과 바다'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눈, 눈, 눈'은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소설 <주인과 하인>을 판소리 말맛을 살려 각색한 작품이다. 줄거리는 원작을 따른다. 배경은 1800년대, 크리스마스 주간의 한 러시아 농가. 머릿속은 오로지 돈으로 가득한 주인 바실리와 그를 묵묵히 따르는 하인 니키타가 고랴츠키노 숲을 매입하기 위해 죽을 고비를 넘기며 눈밭을 헤매는 여정을 통해 우리가 일상 속에서 놓치고 있는 것들을 되돌아보게 한다.눈, 눈, 눈은 바실리의 행동과 심리를 깊이 파고든다. 마을의 이장격인 바실리는 오직 숲을 매입하기 위해 험악한 날씨에도 발길을 재촉한다. 기력이 다한 제티가 고꾸라져도 고삐를 놓지 않는다. 그러다 완전히 길을 잃고선 얼어죽을 위기에 처한다. 그런 바실리를 보며 ‘쉬었다 갔으면 어땠을까’, ‘왔던 길을 되돌아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이자람의 탁월한 판소리와 함께&
"위정자라면 세종대왕처럼 궁궐 담장 안에서 바깥세상을 바라보고 국민을 '꽃'처럼 섬겨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어요."오는 25일 열리는 '2025 궁중문화축전 개막제'의 총감독인 고선웅 예술감독(서울시예술단 서울시극단장)은 8일 광화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개막제 주제인 '꽃이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고 감독은 사자성어 '군주민수'(임금은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를 인용해 "배는 스스로 항해한다고 생각하지만, 배를 전복시키기도 하고 항구까지 데려다주기도 하는 것은 바다"라며 "이번 궁중문화축전은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고, 궁궐도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감독은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등 한국적 정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로 잘 알려진 국내 대표 연극 연출가다. 지난해 12월 국가유산진흥원으로부터 개막제 총감독 제안을 받은 그는 당시 비상계엄 사태를 고려해 이번 주제를 떠올리게 됐다고 한다.이번 개막제는 광화문 세종대로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펼쳐진다. 광장에서 궁궐을 올려다보는 게 아니라, 궁 안에서 담장 너머의 국민을 바라보고 섬겨야 한다는 의미다. 뮤지컬 배우 김소현, 소리꾼 김준수를 비롯해 국립국악원, 서울시무용단, 서울시국악관현악단, 국가유산진흥원 예술단 등 국공립 예술단체가 총출동한다.개막제는 꽃이 피는 과정에 따라 '기미-개화-만개 완상' 등 4막으로 70분간 진행된다. 고 감독은 "기미는 꽃이 필 기미라는 뜻으로, 꽃이 동토를 뚫고 피어나기 전 모습을 설장
“밤새도록 잠들지 않아. 여인들과 쾌락이 있는 한. 쾌락, 그게 내가 원하는 전부야.”양팔로 여자를 감싸안은 남자가 자신에게 다가올 쾌락의 대가를 까맣게 모른 채 노래를 부른다. 스페인의 젊은 귀족, 돈 주앙의 이야기다. 여자를 하룻밤 상대로만 여기며 방탕한 생활을 이어가던 돈 주앙은 어느 날 깊은 사랑에 빠져버리는 저주에 걸리게 되는데….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내한 공연 중인 프랑스 뮤지컬 ‘돈 주앙’은 스페인 고전 속 인물인 희대의 카사노바, 돈 주앙의 삶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배경은 정열의 도시 스페인 세비야. 배우는 모두 프랑스어로 노래를 부르지만 스페인 뮤지션들이 중간중간 집시풍의 흥겨운 노래를 선사한다. 프랑스 뮤지컬 연출 방식에 따라 대사 없이 노래로만 흘러가는 ‘송스루’로 37개 넘버(뮤지컬 속 노래)가 무대를 채운다.돈 주앙이 사랑에 빠지는 상대는 약혼자를 둔 여자 마리아다. 마리아 역시 돈 주앙의 매력에 사로잡히고, 약혼녀를 빼앗긴 라파엘은 돈 주앙에게 죽음을 불사한 결투를 신청한다. 돈 주앙의 아버지, 친구, 심지어 마리아까지 돈 주앙을 말리지만 결국 그는 칼을 뽑아 든다. 그 선택은 사랑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었을까, 아니면 과도한 자기애가 불러온 최후였을까.돈 주앙 역은 치명적 매력을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배우, 지안 마르코 스키아레티가 맡았다. 그는 2021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 당시에도 인상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마리아와 엘비라(돈 주앙의 약혼녀) 역을 소화한 배우들도 프랑스어 특유의 낭만적 울림과 음색으로 색다른 매력을 풍겼다.무대는 초대형 LED(발광다이오드)와 화려한
"밤새도록 잠들지 않아. 여인들과 쾌락이 있는 한. 쾌락, 그게 내가 원하는 전부야."양팔로 여자를 감싸안은 남자가 자신에게 다가올 쾌락의 대가를 까맣게 모른 채 노래를 부른다. 스페인의 젊은 귀족, 돈 주앙의 이야기다. 여자를 하룻밤 상대로만 여기며 방탕한 생활을 이어가던 돈 주앙은 어느 날 깊은 사랑에 빠져버리는 저주에 걸리게 되는데….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내한공연 중인 프랑스 뮤지컬 '돈 주앙'은 스페인 고전 속 인물인 희대의 카사노바, 돈 주앙의 삶과 사랑을 그린 뮤지컬이다. 배경은 정열의 도시 스페인 세비야. 배우들은 모두 프랑스어로 노래를 부르지만, 스페인 뮤지션들이 중간중간 집시풍의 흥겨운 노래를 선사한다. 프랑스 뮤지컬 연출 방식에 따라 대사 없이 노래로만 흘러가는 '송스루(sung-through)'로 37개 넘버(뮤지컬 속 노래)가 무대를 채운다.돈 주앙이 사랑에 빠지는 상대는 약혼자를 둔 여자 마리아다. 마리아 역시 돈 주앙의 매력에 사로잡히고, 약혼녀를 빼앗긴 라파엘은 돈 주앙에게 죽음을 불사한 결투를 신청한다. 돈 주앙의 아버지, 친구, 심지어 마리아까지 돈 주앙을 말리지만 결국 그는 칼을 뽑아든다. 그 선택은 사랑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었을까, 아니면 과도한 자기애가 불러온 최후였을까.돈 주앙 역은 치명적 매력을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배우, 지안 마르코 스키아레띠가 맡았다. 그는 2021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공연 당시에도 인상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마리아와 엘비라(돈 주앙의 약혼녀)역을 소화한 배우들도 프랑스어 특유의 낭만적 울림과 음색으로 색다른 매력을 풍겼다.무대는 초대형 LED(발광다이오드)와
“평생 단 한 번만 쓸 수 있는 글이로구나. 내겐 이 책이 그런 것 같다.”신간 <단 한 번의 삶>으로 돌아온 작가 김영하는 이렇게 고백한다. 그는 이번 책에서 이전 작품과는 다른, 솔직하고 내밀한 과거 이야기로 울림을 전한다.이 책은 60만 부 넘게 판매된 <여행의 이유> 이후 6년 만의 산문집이다. 유료 이메일 구독 서비스 ‘영하의 날씨’에 지난해 연재한 글을 다듬어 엮었다. 영하의 날씨는 초기 구독자의 초대로만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로, 연재 당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저자는 담담하게 풀어낸 자신의 진솔한 인생사로 글을 시작한다. 또래보다 일찍 입학한 학교에서 겪은 일, 알츠하이머병을 앓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전 숨겨온 비밀을 알게 된 사건 등 열네 편의 이야기를 통해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자신을 모르고 살아왔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내가 선택하진 않았지만 스스로 완성해야 할 삶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관해서도 질문을 던진다.인생에 대한 뻔한 위로나 조언은 건네지 않는다. 대신 책을 찬찬히 읽어 내려가며 우리가 살아보지 않은 삶, 죽음 등 평소에는 깊게 들여다보지 못한 주제를 사유할 기회를 준다.저자는 당초 ‘인생 사용법’이라는 제목으로 원고를 썼다고 한다. 하지만 곧 깨닫게 된다. “내가 인생에 대해서 자신 있게 할 말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그저 내게 ‘단 한 번의 삶’이 주어졌다는 것뿐.”허세민 기자
‘크록스(Crocs)’는 역사상 가장 사랑받으면서도 동시에 미움받은 신발 브랜드로 평가된다. 지금은 의사들의 필수 아이템이자 아이들의 애착 신발이 됐지만 한때 ‘I hate crocs dot com’(나는 크록스가 싫어요 닷컴) 같은 블로그가 생길 정도로 안티팬이 많았다. 2010년에는 미국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최악의 발명품 50개에 포함되며 혹평을 받기도 했다.그러나 크록스는 ‘뭉툭한 앞코에 숭숭 난 구멍이 있는 못생긴 신발’을 있는 그대로 인정했다. 역으로 ‘추한 것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슬로건을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미워하는 감정을 적절히 활용해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한 것이다. 지난해 크록스는 전년 대비 4% 증가한 41억달러(약 5조9500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성장세를 이어갔다.신간 <틀을 깨는 사람들>은 크록스를 포함해 스포티파이, 에어비앤비, 틱톡 등 파괴적 혁신을 달성한 13개 글로벌 기업의 성공 전략을 분석한 책이다. 미국 경영 전문 저널리스트 샐리 퍼시가 이들 기업의 창업 배경에서부터 성장 과정, 성공 요인 등을 압축적으로 제시한다. 그는 “혁신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마케팅, 영업, 제품 개발에서 기존의 틀에 박힌 사고를 벗어나려는 강한 의지”가 이들 기업을 게임 체인저로 만들었다고 강조한다.책은 각 분야 대표 주자로 자리 잡은 기업의 과거를 조명한다. 독립영화 배급사로 시작해 전 세계 수많은 팬을 거느린 미국 영화 제작사 A24 역시 크록스처럼 흑역사를 가진 기업이다. 비평가들은 A24 영화를 두고 “너무 엉망이어서 보는 사람이 지친다”고 혹평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 회사는 굴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길을
마치 영화 ‘라붐’의 소피 마르소가 된 듯 모두가 커다란 헤드셋을 쓰고 음악에 빠져 있는 곳이 있다. 귓가에 흘러나오는 곡은 제각각. 사람들은 빙글빙글 돌아가는 턴테이블 위 LP판에 시선을 고정한 채 저마다의 감상에 잠긴다. 서울 인사동에 있는 LP 카페 ‘뮤직 컴플렉스 서울’은 좌석마다 턴테이블이 마련돼 누구나 직접 원하는 LP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팝송, 국내 가요, 재즈, 록 등 LP 약 2만 장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음향 기기광인 김형석 대표(50)가 20년간 해오던 스포츠 양말 사업을 접고 구입한 LP들로 2022년 5월 문을 열었다. 국내 최대 규모인 2호점 부산 기장점에 이어 도쿄, 마닐라 매장 개점도 추진하고 있다. 인사동점은 안녕인사동 건물 5층에 자리 잡고 있다. 강렬한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칠해진 120평 공간은 힙한 클럽을 연상시킨다. 다른 LP 카페는 대부분 아날로그 감성을 풍기지만 이런 반전이 오히려 신선함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입장료가 포함된 음료(최소 2만원)를 주문하고, 원하는 LP를 골라 자리에서 각자 음악을 감상하면 된다. 인기 LP를 들으려면 카운터에 요청해야 한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앨범은 찰리 푸스의 정규 1집 앨범 ‘나인 트랙 마인드(Nine Track Mind)’라고 한다. 국내 음악 중에선 이문세, 유재하 등의 앨범도 인기가 좋다. 턴테이블은 총 45개. 헤드셋은 자리마다 1~2개씩 비치돼 있다. 턴테이블과 헤드셋은 오디오테크니카, 소니 등의 제품을 가져다놨다. 김 대표는 “주 방문객 연령대가 낮기 때문에 하이엔드로 가면 이질감이 생길 것 같아 표준형 제품 위주로 마련했다”고 설명
"평생 단 한 번만 쓸 수 있는 글이로구나. 내겐 이 책이 그런 것 같다."작가 김영하가 신간 <단 한 번의 삶>으로 돌아왔다. 60만 부 넘게 판매된 <여행의 이유> 이후 6년 만에 펴낸 산문집이다. 유료 이메일 구독 서비스 '영하의 날씨'에 지난해 연재한 글을 다듬어 엮었다. 영하의 날씨는 초기 구독자의 초대로만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로, 연재 당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저자는 담담하게 풀어낸 자신의 진솔한 인생사로 글을 시작한다. 또래 보다 일찍 입학한 학교에서 겪은 일, 어머니의 빈소에서 들었던 충격적인 사실 등 열네 편의 이야기를 통해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자신을 모르고 살아왔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내가 선택하진 않았지만 스스로 완성해야 할 삶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진다.인생에 대한 뻔한 위로나 조언은 건네지 않는다. 대신 책을 찬찬히 읽어내려가며 우리가 살아보지 않은 삶, 죽음 등 평소에는 깊게 들여다 보지 못한 주제에 대해 사유할 기회를 준다.저자는 당초 '인생 사용법'이라는 제목으로 원고를 썼다고 한다. 하지만 이내 깨닫게 된다. "내가 인생에 대해서 자신 있게 할 말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그저 내게 '단 한 번의 삶'이 주어졌다는 것뿐."허세민 기자
'크록스(Crocs)'는 역사상 가장 사랑받으면서도 동시에 미움받은 신발 브랜드로 평가된다. 지금은 의사들의 필수 아이템이자 아이들의 애착 신발이 됐지만, 한때 'I hate crcos dot com'(나는 크록스가 싫어요 닷컴) 같은 블로그가 생길 정도로 안티팬이 많았다. 2010년에는 미국 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최악의 발명품 50개에 포함되며 혹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크록스는 '뭉툭한 앞코에 숭숭 난 구멍이 있는 못생긴 신발'을 있는 그대로 인정했다. 역으로 '추한 것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슬로건을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미워하는 감정을 적절히 활용해 오히려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한 것이다. 지난해 크록스는 전년 대비 4% 증가한 41억달러(약 5조9500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신간 <틀을 깨는 사람들>은 크록스를 포함해 스포티파이, 에어비앤비, 틱톡 등 파괴적 혁신을 달성한 13개 글로벌 기업의 성공 전략을 분석한 책이다. 미국 경영 전문 저널리스트 샐리 퍼시가 이들 기업의 창업 배경에서부터 성장 과정, 성공 요인 등을 압축적으로 제시한다. 그는 "혁신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마케팅, 영업, 제품 개발에서 기존의 틀에 박힌 사고를 벗어나려는 강한 의지"가 이들 기업을 게임 체인저로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책은 각 분야의 대표 주자로 자리잡은 기업의 과거부터 조명한다. 독립영화 배급사로 시작해 전 세계 수많은 팬을 거느린 미국 영화 제작사 'A24' 역시, 크록스처럼 흑역사를 가진 기업이다. 비평가들은 A24 영화를 두고 "너무 엉망이라 보는 사람들이 지친다"고 혹평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 회사는 굴하지
오는 7월 내한공연을 앞둔 브로드웨이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의 캐스팅이 공개됐다.위키드를 선보이는 공연제작사 에스앤코는 2012년 이후 첫 내한하는 뮤지컬 위키드 출연진을 3일 공개했다.초록 마녀 엘파바 역은 현재까지 400여회 이상 엘파바 역을 소화한 셰리든 아담스(Sheridan Adams)가 맡는다. 그는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엘파바를 맡은 세계적 스타 이디나 멘젤의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 영상을 보고 꿈을 키워오다가 오디션에서 배우 커리어 최초로 주연에 발탁됐다. 그는 호주 투어에서도 엘파바 역을 맡아 탄탄한 가창력을 뽐냈다.인기 많은 금발 마녀 글린다 역은 호주 유명 뮤지컬 배우 코트니 몬스마(Courtney Monsma)가 연기한다. 그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연기력과 청아한 음색으로 '글린다의 정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뮤지컬 '프로즌'의 호주 프로덕션에서 안나 역을 맡기도 했다. 몬스마와 아담스는 위키드 호주 투어에서 합을 맞춘 바 있다.바람둥이 왕자 피에로 역은 라이징 스타 리암 헤드(Liam Head)가 소화한다.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 등에서 눈도장을 찍은 그는 부드러운 음색이 돋보이는 배우다. 이외 호주 국민훈장을 받은 명배우 사이먼 버크(Simon Burke)가 거짓으로 권력을 쥔 마법사 역을 맡는 등 베테랑 배우들이 함께한다.에스앤코 관계자는 "2023년 브로드웨이 초연 20주년을 맞아 성사된 이번 투어에는 호주에 이어 현재 공연 중인 싱가포르까지 약 3년간 투어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배우들이 참여해 신뢰감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허세민 기자
“모든 배우가 돈 주앙이 돼 관객 한 분 한 분을 매혹할 준비가 됐어요. 스페인 세비야로 여행가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몸짓 하나하나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돈 주앙 아버지 돈 루이스 역의 로베르 마리앙)스페인 배경의 프랑스 뮤지컬 ‘돈 주앙’이 19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온다. 화려한 플라멩코 춤에 초대형 LED(발광다이오드) 무대 장치까지 더해져 스페인 여행을 떠나는 것 같은 깊은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2006년 초연에 이어 이번 내한공연 무대에 오르는 마리앙과 필립 베르겔라(돈 주앙 라이벌인 라파엘 역)는 지난 1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간이 흐른 만큼 이번 ‘돈 주앙’은 한층 더 성숙해진 감정으로 연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소개했다.‘돈 주앙’은 17세기 스페인 소설 <세비야의 난봉꾼과 석상의 초대> 속 바람둥이 돈 주앙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수많은 여성을 유혹하며 방탕한 생활을 이어가던 돈 주앙이 운명의 여자 마리아를 만나며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돈 주앙’은 프랑스 뮤지컬답게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되는 ‘송스루(sung-through)’ 방식을 따른다. 집시풍 음악에 교향곡과 팝의 요소를 조화롭게 섞은 총 37곡이 준비됐다. 프랑스어로 노래를 부르지만, 무대 한쪽에서는 스페인 무용수들이 정열의 댄스 플라멩코를 춘다. 마리앙은 “감정의 불을 지펴주는 데 플라멩코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며 “배우들은 모두 프랑스어로 노래를 부르지만 스페인 뮤지션 세 명은 스페인어로 노래를 불러 마치 스페인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라고 했다.&lsquo
경기도 성남시 산하 성남문화재단의 8대 대표이사에 윤정국(66) 전 김해문화재단 대표이사가 2일 취임했다.윤 대표는 현장과 학계를 두루 거친 40년 경력의 예술경영 전문가다.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석사,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공연예술경영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3년부터 약 20년간 동아일보 기자로 재직하며 문화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충무아트센터 사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처장, 김해문화의전당 사장, 김해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초빙교수로도 활동했다.이날 성남아트센터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윤 대표는 "문화적·기술적 잠재력이 큰 성남에서 예술과 사람, 기술과 도시가 어우러지는 '따뜻한 디지털 문화도시'를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남아트센터는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윤 대표는 "단순한 운영을 넘어 문화예술을 선도하는 기관이자 아시아 중심 공연장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문화예술로 행복한 성남시민의 삶을 위해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했다.허세민 기자
"모든 배우가 '돈 주앙(Don Juan)'이 되어 관객 한분 한분을 매혹할 준비가 됐어요. 스페인 세비야로 여행가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몸짓 하나하나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돈 주앙 아버지 돈 루이스 역의 로베르 마리앙)스페인 배경의 프랑스 뮤지컬 '돈 주앙'이 19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온다. 화려한 플라멩코 춤에 초대형 LED(발광다이오드) 무대 장치까지 더해져 스페인 여행을 떠나는 것 같은 깊은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2006년 초연에 이어 이번 내한공연 무대에 오르는 마리앙과 필립 베르겔라(돈 주앙 라이벌인 라파엘 역)는 지난 1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간이 흐른 만큼 이번 돈 주앙은 한층 더 성숙해진 감정으로 연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소개했다.돈 주앙은 17세기 스페인 소설 <세비야의 난봉꾼과 석상의 초대> 속 바람둥이 돈 주앙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수많은 여성을 유혹하며 방탕한 생활을 이어가던 돈 주앙은 운명의 여자 마리아를 만나며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된다. 진정한 사랑에 대한 깨달음 없이 비극을 맞게 되는 오페라 '돈 조반니'와 다른 전개다.돈 주앙은 프랑스 뮤지컬답게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되는 '송 스루(Sung-Through)' 방식을 따른다. 집시풍 음악에 교향곡과 팝의 요소를 조화롭게 섞은 총 37곡이 준비됐다. 프랑스어로 노래를 부르지만, 무대 한쪽에서는 스페인 무용수들이 정열의 댄스 '플라멩코'를 춘다. 마리앙은 "감정의 불을 지펴주는 역할로 플라멩코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며 "배우들은 모두 프랑스어로 노래를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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