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위기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세계 경제의 위기 탓만은 아니다. 한국정치의 위기가 경제위기를 증폭시키고 있기 때문이다.”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가 진단한 한국 사회의 현주소다.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가 복지 포퓰리즘에 빠져 막대한 재정적자를 보이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류 교수는 이에 대해 “돈으로 표를 사는 정치인과 그런 정치인을 계속 뽑아준 유권자의 합작품”이라며 “정치인들이 분에 넘치는 복지를 들고 나오면 재앙이 온다는 걸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그런 나라를 뒤쫓아 가려는 게 오늘의 한국”이라고 말한다.《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숭실대학교출판국, 1만4000원)는 류 교수가 2003년 8월 이후 여러 매체에 쓴 칼럼을 모은 책이다. 책 제목은 정치가 경제에 걸림돌이 된다는 걸 해학적으로 표현한다. 정치가 경제에 부담주는 일을 하지 말고 경제를 챙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상당수 칼럼은 쓰인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시사적이다. 선거 때마다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내는 정치인들의 행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류 교수는 “앞뒤 따질 겨를 없이 공약을 마구 쏟아내고 돈이 얼마 들어갈지 계산은 아예 없는 게 선거판”이라며 “무상이든 반값이든 표만 얻을 수 있다면 어떤 주장도 마다하지 않는 것은 나라의 미래를 앗아가는 기만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인기정책, 선심정책은 달콤하지만 그 때문에 경제는 망가진다는 것이다. “총선과 대선에서 또 어떤 공약이 쏟아져 나올 것인가를 생각해보라. 과거의 수도 이전, 신공항 같은 공약이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더욱이
이익이 발생했는데도 기업이 도산하는 이유는 뭘까. 인건비를 줄이면 이익이 증가할까. 비용 절감의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왜 회사는 연봉부터 깎을까?》(하야시 아츠무 지음, 한경BP, 1만3000원)는 이런 질문에 대해 흥미로운 방식으로 답을 제시한다. 어려운 회계를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 베스트셀러가 된 《회계학 콘서트》의 세 번째 책이자 완결판. 주제는 ‘고정비와 변동비의 비밀’이다. 2세대 경영인 유키가 위기에 처한 한나어패럴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통해 관리회계의 개념을 쉽게 설명한다. 유키가 재무상태표, 현금흐름표, 손익계산서에 명시된 숫자들을 제대로 보는 법부터 재고와 재공품의 낭비 없는 관리, 기업의 인수·합병에 반드시 필요한 체크포인트 등 회계의 기본을 점검하고 실전에 응용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펼쳐낸다. 유키의 멘토인 아즈미는 진정한 이익이 무엇인지, 투자와 지출의 명확한 개념이 무엇인지를 제시하며 어려움에 처한 경영인과 직장인이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전한다. 기업 회계담당자는 물론 경영자, 자영업자, 창업희망자 등이 궁금해할 내용들이 담겨 있다. 회계의 기본에서 응용까지 스토리텔링으로 짜여져 학교 수업에서는 맛볼 수 없는 회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결혼이란, 한 쌍의 남녀가 돌아오는 차표도 없이 모험을 떠나는 것이다.” 사상가이자 영성가로 알려진 크리스티안 생제르는《결혼, 약속, 그 모든 미친 짓들에 대한 예찬》(다른세상, 1만원)에서 결혼을 모험에 비유한다. 결혼은 인물이나 사람됨의 문제가 아니라 도약과 변화와 거친 파도의 문제라는 것. 결혼은 힘겹고 까다롭고 불편하다. 결혼한 남녀 사이에서는 거친 파도가 몰아친다. 하지만 끊임없는 부딪침, 그 속에서 진정한 변화를 체험한다고 말한다.결혼이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일 뿐이라면 딱히 대단할 것도 없다. 생제르는 결혼이 그토록 강하고 탄탄한 것은 하나의 계획 주변에 묶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것도 엄청난 계획, 때때로 역경이 될 계획 말이다. 우정에도 나름의 파동이 있지만 그 진폭은 결혼과 비교도 안된다. 결혼은 진심밖에 통하지 않는 유일한 관계다.저자는 획일화된 이론 대신 우화나 동화, 신화, 성인들의 일화를 활용해 결혼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결혼의 진정한 의미, 부부 사이에 적당한 거리가 필요한 이유, 참다운 가족의 의미 등 결혼과 관련된 문제들을 유려하게 풀어낸다. “생기 없는 관계, 불화나 알력을 피하기에 바쁜 관계는 허무에 다다를 뿐”이라며 싸우기를 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려준다. 결혼을 구속이라 여기는 이들에게는 “누구와 어떤 약속도 하지 않는 사람이 자유로운 사람은 아니다”고 말한다.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초능력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도 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요. 이해의 시작은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려는 노력이에요.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은 그렇게 말이 아닌 감정을 통해 이뤄지는 것 같아요. 소통도 근본적으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소설가 김연수 씨(42·사진)가 일곱 번째 장편 《원더보이》(문학동네)를 펴냈다. 《밤은 노래한다》 이후 4년 만이다. 소설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주인...
'밥 하면 말문이 막히는/밥 하면 두 입술이 황급히 붙고 마는/밥 하면 순간 숨이 뚝 끊기는//밥들의 일촉즉발/밥들의 묵묵부답//아, 하고 벌린 입을 위아래로 쳐다보는/반쯤 남긴 밥사발의//저 무궁, 뜨겁다!//밥'(정끝별 시 '까마득한 날에' 전문) 음식은 삶과 맞닿아 있는 존재다. 시인들에게는 각별한 시의 재료이기도 하다. 시 전문 계간지 '시인세계'는 봄호에서 기획특집 '내 시에 담긴 음식-음식을 쓰고 시를 맛보다'를 마련했다. 홍윤숙...
중국의 부상은 세계 경제질서를 뒤흔들 힘을 지닌 메가트렌드다. 중국을 조망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고 관련서도 쏟아진다. 그러나 중국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기에는 항상 부족하다. 중국의 이면을 파헤친 책 두 권이 나왔다.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과 《중국 공산당의 비밀》이다.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은 인류에게 위협적인 존재로서 중국을 들여다본다. 미국 UC어바인대 교수인 피터 나바로와 그렉 오트리는 중국에 의한 종말이 당장 우리 앞에 현실화될 수 있는 위험이라고 주장한다. 우선 중국이 인간의 목숨을 위협하는 식품과 제품을 물밀듯이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공산당식의 변칙적인 ‘국가자본주의’는 세계의 자유시장과 자유무역 원칙을 산산조각으로 파괴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중상주의와 보호주의를 결합한 정책을 무기 삼아 휘두르면서 전 세계 일자리를 야금야금 먹어치우고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로 지원되는 불법 수출 보조금, 지식재산의 무분별한 위조, 느슨한 환경보호 법규, 업계에 만연한 노예 노동력 사용 실태도 고발한다. 뻔뻔한 환율 조작으로 미국의 일간 대 중국 무역적자가 10억달러 가까이 치솟았고, 제조업 일자리 수백만개가 사라졌다고 말한다.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른 중국의 자원 탐식도 경고한다. 저자들은 중국이 자원을 얻기 위해서라면 독재자나 불량국가와도 손을 잡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거부권도 마음대로 행사한다고 비판한다. 다르푸르 지역의 인종 학살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한 대가로 수단에서 원유를 얻었고, 잔자위드 민병대가 중국산 무기로 민간인 30만명을 학살하는데도 유엔의 개입을 반대했
흉측한 외모의 천재 음악가와 아름다운 프리마돈나의 슬픈 러브스토리를 감동적으로 들려주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1만회 공연을 돌파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88년 1월26일 브로드웨이에 상륙한 '오페라의 유령'이 11일(현지시간)로 1만번째 공연 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브로드웨이 버전의 제작비는 800만달러지만 수익은 100배 이상인 8억4500만달러에 이른다. '오페라의 유령'은 198...
전통 종교의 다양한 신화들은 종교인들에게 ‘참’으로 받아들여져 그들의 삶의 형태를 만드는 기능을 했다. 세속화된 현대 사회에서 신화는 과거 사람들이 만들어낸 상상의 이야기 정도로만 인식된다. 유요한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그러나 “종교적 인간의 신화는 은폐되고 위장된 형태로 현대인에게 계승됐다”고 주장한다.종교적이고 신화적인 내용은 문학, 만화, 영화 등 여러 형태의 이야기 속에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 슈퍼맨, 원더우먼, 스파이더맨, 배트맨 등 슈퍼히어로를 다룬 만화나 영화의 모티브도 신화 속 영웅의 이야기라는 설명이다. 유 교수는 《우리시대의 신화》에서 종교학의 시선으로 문학을 들여다본다. 그는 “소설에는 인간에게 가장 심오하고 폭넓은 영향을 끼친 종교적 성찰과 상징이 포함돼 있다”며 “소설은 신화의 주제와 소재들을 끊임없이 차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위기와 한계상황, 특히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신화가 오랜 세월 채용해온 주제라고 설명한다.그는 현대 소설을 종횡무진하며 그 속의 신화적 요소와 인간의 종교적 면모를 심도 있게 읽어낸다. 텍스트로 삼은 작품은 조지 오웰의 《1984》,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코맥 매카시의 《로드》, 스테프니 메이어의 《트와일라잇》, 오쿠다 히데오의 《면장 선거》, 켄 폴릿의 《대지의 기둥》, 밀란 쿤데라의 《불멸》, 파울로 코엘료의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천운영의 《그녀의 눈물 사용법》, 김훈의 《공무도하》 등 소설과 윤태호의 장편만화 ‘이끼’다. 그는 작품 속에 나타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종교가 문학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이야기한다. 예컨대 《1984》에서는 에밀 뒤르켕
죽어라 공부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했다. 하지만 학생 때 열심히 공부했다고 삶이 행복해지지는 않는다.《어른의 공부법》(토트, 1만2000원)의 저자인 센다 다쿠야는 학교에서 ‘상식’을 배우는 공부만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사회는 학교에서 가르쳐준 원칙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아는 것’에 치중된 상식의 공부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는 얘기다. 이노베이션 크리에이터인 저자는 새로운 인생공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신이 좋아하고 즐기는 일을 적극적으로 펼쳐갈 수 있는 ‘어른 공부’다. 그는 사고의 전환, 책, 사람, 업무 등 8개의 핵심 키워드를 통해 ‘어른 공부’ 방법을 설명한다. 상식을 많이 깨부수라고 조언한다. 예컨대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은 실력이 부족한 사람의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성공하는 사람은 사회의 관습에 구애되지 않고 미래를 개척한다고 강조한다.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눈이 번쩍 뜨이는 환상적인 무대, 귀에 감기는 멜로디, 기발한 스토리를 현실로 구현해낸 의상과 무대, 초록마녀와 금발마녀의 매력까지….미국 브로드웨이를 홀린 뮤지컬 ‘위키드(Wicked)’의 마법은 강력했다. 2003년 초연 이후 미국 브로드웨이 박스오피스 1위, 전 세계 3000만명 이상 관람, 흥행 매출 25억달러(3조원). ‘위키드’의 오리지널 투어팀이 오는 5월31일부터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공연한다. 아시아 투어 공연 중인 위키드를 싱가포르에서 미리 만났다.7일 저녁 7시30분(현지시간)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 그랜드 시어터. 평일인데도 1700석의 극장에 많은 관객이 들어찼다. 위키드는 판타지 소설의 고전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두 마녀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작품.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 전 이미 그곳에서 우정을 키운 초록마녀 엘파바와 금발마녀 글린다가 주인공이다.서쪽 마녀의 죽음을 기뻐하는 오즈 시민들의 축제. 비누방울에 둘러싸여 시계추를 타고 내려온 글린다가 엘파바와의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두 소녀가 만나 우정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매혹적인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초록빛 에메랄드 시티 등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듯한 신비스런 무대는 숨쉴 틈 없이 이어진다. 엘파바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중력을 거슬러’를 부르며 공연을 절정으로 이끈다.2시간45분의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뉴질랜드에서 왔다는 매기(21)와 해나(18)는 “어메이징(놀랍다)” “언빌리버블(믿을 수 없다)”을 연발했다. 이들은 “호주 공연을 놓쳐 아쉬웠는데 싱가포르 여행 중 위키드를 보게 돼 정말 기쁘다”고 했다.뉴욕 여행에서 ‘머
김성곤 신임 한국문학번역원장(63·사진)은 7일 “인적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구축하고 활용해 한국 문학을 세계에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 원장은 '제49호 품목의 경매' '미국의 송어낚시' 등 여러 편의 영미문학 작품을 소개하고 다수의 비평서를 낸 번역가 겸 영문학자다. 그동안 한국현대영미소설학회 회장, 서울대 출판문화원장 등을 지내 번역과 비평, 출판에 모두 능통하다는 평가다. 한국문학번역원의 ...
“문화적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문화원형 콘텐츠를 활용한 교육이 역사를 보다 풍요롭게 인식하도록 이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하는 ‘문화원형 활용 교사연수’ 프로그램이 역사교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문화콘텐츠닷컴(www.culturecontent.com)에 있는 문화원형 콘텐츠를 일선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이 쉽고 흥미롭게 가르치도록 추진하는 사업이다.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주진오 상명대 교수는 “지금까지는 문화원형의 산업적 가치 창출에 중점을 뒀으나 공공성을 강화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문화원형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콘텐츠닷컴에는 교육적 효과가 높은 콘텐츠가 풍부하다. 특히 이미지와 영상 등으로 구성돼 교육적 활용가치가 높다. 연수 프로그램은 교사들에게 문화원형사업을 소개하고, 역사수업에서 문화원형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법 등을 강의한다. 역사 문화의 디지털콘텐츠화 사업을 모범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경북 안동에서 현장학습도 진행한다. 유교문화박물관, 전통문화콘텐츠 박물관 등을 견학하고 전문가들의 특강도 듣는다. 교사들은 문화원형을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계획하고 사례를 조사해 발표하는 시간도 갖는다.지금까지 모두 3기의 연수생을 배출했다. 지난해 1월 14명, 9월 24명, 올해 1월 29명의 교사가 과정을 이수했다. 올해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교사들의 반응은 뜨겁다. 특히 현장에서 실습 위주로 이뤄지는 교육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경호 여수 부영여고
스마트폰 가입자 2000만 시대에 걸맞게 문화원형 콘텐츠 서비스도 스마트하게 진화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QR(Quick Response)코드를 활용한 ‘서울 4대문 안 길 이야기’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화원형 콘텐츠를 통해 서울의 역사와 문화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QR코드’는 흑백 격자무늬 패턴으로 정보를 나타내는 매트릭스 형식의 2차원 바코드다. QR코드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을 통해 각종 정보를 빠르고 간편하게 접할 수 있다.현재 제공 중인 문화원형 콘텐츠는 서울의 600년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는 ‘서울시 4대문 안 길 이야기’ 동영상 20편. ‘집과 인간’ ‘동심과 인간’ ‘예술과 인간’ 등의 테마로 나눠 경희궁길, 명동길과 진고개, 피맛길, 남대문시장길, 무계정사길, 부암동길과 부침바위 등 20개의 길 이야기를 실사와 컴퓨터그래픽(CG)을 혼합한 동영상으로 소개한다. 이 콘텐츠는 서울 4대문 안 길 이름에 연관된 스토리를 발굴한 것이다. 모든 사람의 이야기는 길 위에 있으므로 길 이름을 매개로 그곳의 다양한 문화기억을 추출해 스토리로 만들었다. 이로써 문화적 상상력의 원천을 제공하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산업정보연구소가 공동 개발했다.서울시는 관광 홍보용 리플릿과 안내판 등에 QR코드를 부착해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QR코드 읽기 프로그램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확인하도록 했다. 서울시 모바일 홈페이지(m.seoul.go.kr)에서도 ‘문화/역사’ 메뉴를 선택해 들어가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서울의 역사와 문화 콘텐츠를 손쉽게 즐길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표지석(
'왜 너는 늑대가 아니라 늑대가 다니는 황폐하고 고독한 길이 되려고 하느냐 네가 스스로 네 마음을 극소화시켜 횡경막 아래 숨기는구나 (중략) 나는 서리고 너는 얼음인가 나는 꽃이고 너는 열매인가 나는 죽고 너는 사는가 나는 갈 길이고 너는 돌아오는 길인가'(시 '잎과 열매' 중) 시인 장석주 씨(57·사진)는 7~8년 전 처음으로 《주역(周易)》을 읽고 “느닷없이 따귀를 연거푸 얻어맞은 것 같았다”고 했다. 2000년대 들어 노자,장자 등 동...
“10년 동안 앨범을 만들어왔지만 이번 앨범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가장 자신있는 앨범이기도 해요.” 1년 반 만에 새 미니앨범을 들고 찾아온 가수 세븐(28·사진)의 표정에는 자신감과 여유가 묻어났다. '빅 히트'를 어느 정도 예감했기 때문일까. 새 앨범 타이틀곡 '내가 노래를 못해도'는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주요 음원차트를 석권했고 미국 아이튠즈 R&B 차트에서도 1위에 올랐다. 지난 1일 서울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에서 세븐을 만...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부엌이다. 그것이 어디에 있든, 어떤 모양이든, 부엌이기만 하면,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장소이기만 하면 나는 고통스럽지 않다.”일본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가 1988년 발표해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 《키친》은 이렇게 시작한다. 부엌은 단순히 요리를 하는 장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바나나 키친》은 일본뿐 아니라 국내에도 많은 독자층을 갖고 있는 요시모토 바나나가 들려주는 부엌 이야기다. 아이가 두 살 반에서 여섯 살이 되는 동안 쓴 일상의 식탁 일기 101편을 묶은 에세이집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식탁의 풍경들이 등장한다. 전 세계를 여행하며 만난 맛의 ‘결정적 순간’, 가족과 함께 하는 평범한 행복, 세월과 연륜이 느껴지는 장인의 가게에서 마주치는 깊은 음식 철학, 집에서 저녁식사 준비를 하다가 문득 깨달은 삶의 지혜를 친한 친구와 레시피를 나누는 주부처럼 소개한다. 한국에 사는 친구가 보내준 김치를 넣고 중국식 장국에 백김치와 홍당무를 더한 뒤 한국 김으로 맛을 낸 고소한 김치찌개, 벚꽃새우와 닭 가슴살로 낸 국물에 레몬그라스와 태국 생강, 소홍주와 남플라에 마늘을 넣어 볶은 봉골레 파스타, 낡은 중화요리점에서 만난 기적의 짬뽕, 하와이 섬 힐로에서 눈부신 햇살 속에 먹은 아침 식사 등 요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아이를 키우면서 어느 때보다 집에서 음식을 많이 만들게 됐다는 작가는 “아이를 키우면서 먹는 밥은 가족 모두의 밥이다. 가족을 하나로 묶는 끈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아들의 도시락을 싸면서 완벽주의자 어머니의 도시락과 아버지의 독창적인 도시락을 떠올리기도 한다. 직접 구운 빵을 보
사극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멋있고 잘 생겼다. 왜일까. 만약 못 생긴 배우가 나온다면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편안하게 즐길까.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멋진 왕과 영웅들의 모습은 실제와 상관없이 우리의 바람에 근거해 만들어진 것이다. 미디어의 발달로 전 세계에 남아 있는 수많은 왕들이 더 이상 상상 속의 멋진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가끔은 제정신》의 저자 허태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역사가 완벽하게 기록되지 않은 것에, 위대한 왕과 영웅들의 사진이 존재하지 않은 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우리 편한 대로 착각할 여지가 남아 있으니까 말이다.이 책은 우리가 흔히 하는 착각의 진실을 밝힌 심리서다. 저자인 허 교수는 “착각은 인간이 거부할 수 없는 숙명이며, 인간은 애초부터 착각할 수밖에 없는 불완전한 존재”라고 말한다. 나는 사람 보는 눈이 있다는 착각, 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착각, 그 사람과 친하다는 착각, 우리는 하나라는 착각, 나는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다는 착각, 내가 나서야 일이 된다는 착각, 그리고 나는 착각하지 않는다는 착각 등. 세상에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착각하고 있는 수많은 착각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책은 풍부한 사례와 심리학 이론을 토대로 ‘착각의 메커니즘’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언제 착각에 빠지는지, 왜 저렇게 말도 안 되는 착각을 하는지, 나아가 착각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등 ‘착각의 실체’를 밝혀낸다.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벼락에 두 번 맞아 죽을 확률보다 낮다. 그러나 우리는 로또를 사면서 한 번은 당첨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버리지 못한다.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믿었던 때가 있
무인카페 주인이 된 전직 야채장수, 감귤 농사에 뛰어든 특수분장사, 민박집을 운영하는 래퍼….《거침없이 제주이민》(기락 지음, 꿈의지도, 1만3800원)은 과감하게 도시를 떠나 제주에 정착한 15인의 생생한 도전기다. 게스트하우스, 무인카페, 도서관, 케이크 가게, 레스토랑, 감귤농장, 노인요양 공동생활가정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며 제주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제주에 와 살 집을 구하고, 일자리를 찾거나 스스로 만들고, 아이들을 교육시킨 체험담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제주에서의 삶이 ‘이주’가 아닌 ‘이민’이라고 불릴 만큼 문화와 환경이 생소하지만, 무한 경쟁에서 한발 비켜나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축복이자 행복이라고 말한다. 제주에서의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제주의 현실을 이해하고 용기를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감미로운 노래와 역동적이고 화려한 군무. 전 세계 1000만 관객을 매혹시킨 명성에 걸맞게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사진)가 지난달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2005년과 2006년 공연 때 세종문화회관 역대 최다 관람객 기록을 경신하며 뮤지컬 팬을 사로잡은 오리지널 투어팀이 6년 만에 다시 왔다. 프랑스어가 아닌 영어로 공연한다.원작은 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 15세기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집시여인 에스메랄다를 둘러싼 성당 종지기 콰지모도, 대주교 프롤로, 근위대장 페뷔스 세 남자의 사랑과 욕망을 그렸다.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대사 없이 이어지는 54곡의 노래다. 모든 대사가 선율 위에 얹혀져 오페라를 연상케 한다. 음유시인 그랭구아르의 서곡 ‘대성당의 시대’부터 세 남자가 부르는 ‘아름답다(Belle)’, 콰지모도가 죽은 에스메랄다를 안고 부르는 ‘춤을 춰요, 나의 에스메랄다’까지 시적인 가사와 어우러진 서정적인 멜로디는 두 시간여 동안 귓전을 울린다.무대는 간결하다. 뒤편에 설치된 웅장한 사각 조형물뿐이어서 허허롭게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감각적인 조명과 어울려 성당의 높은 벽으로, 쾌락의 공간 카바레로, 집시들을 가둔 감옥으로 변화를 거듭하며 상상력을 자극한다. 음악과 함께 무대를 채우는 건 무용수들의 춤이다. 현대무용과 애크러배틱, 브레이크 댄스가 결합된 안무는 역동적이다 못해 격렬하다. 무용수들은 집시들의 자유로운 영혼을 표현하듯 무대 위를 휘저으면서 뛰고 구르며 자유로운 몸짓을 뿜어낸다. 10m 높이의 벽을 능숙하게 타고 오르고, 천
시와 경영. 언뜻 보면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상상력과 창의력이다. 시는 ‘상상력의 보고(寶庫)’. 세밀한 관찰력과 풍부한 감수성, 상상력은 시인의 필수 덕목이다. 창조와 혁신은 이 시대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화두다.문학경영연구원이 3월6일부터 문을 여는 ‘리터매너스(Litermanus) CEO 과정’은 이런 접점에서 출발했다. Litermanus는 Literature(문학)에 Management(경영)의 어원인 ‘Manus’를 합친 신조어로 ‘문학경영학’이란 뜻. ‘시를 통해 경영의 지혜를 배운다’는 게 설립 취지다. 이번 강좌에는 유안진 오세영 김용택 도종환 안도현 이지엽 이덕규 등 내로라하는 시인들이 참여한다. 자신의 관찰법과 생각법, 상상력을 전수하며 기업인들이 ‘생각의 힘’을 키우고 경영에 필요한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도록 돕는다. 12주 과정의 프로그램은 관찰 생각 상상 등 3단계로 나뉜다. 먼저 시인들의 관찰법을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공부한다. 다음으로 시인들이 사물에 어떤 방식으로 의미 부여를 하고, 새로움을 드러내는가를 배운다. 창조적인 제품과 새로운 경영방식을 발견하자는 것이다.시인들의 상상 방법도 배운다. 강의만 듣는 게 아니라 직접 시를 쓰고 토론함으로써 시인들의 사고법을 체득한다. 작품이 좋으면 시인으로 등단하는 코스도 밟게 된다. 시인인 황인원 문학경영연구원 대표(경기대 국문과 교수)는 다양한 경영 사례를 통해 시를 기업 현장에 접목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황 대표는 “그동안 학생들과 기업체 임원들에게 시 창작법을 가르치면서 사고력 증진에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시인처럼 관찰하고 생각하고 상상하다보면 고
“지난 1년 동안 제게 맡겨진 숙제가 굉장한 축복이자 큰 고통이었습니다. 어머니의 소설을 읽는 것은 큰 산맥을 종주하는 것 같은 어려움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냇물이 흐르고 들꽃이 피어나는 즐거움도 함께 주셨습니다. 언어의 즐거움, 표현의 즐거움, 이야기의 즐거움을 주셨습니다. 이렇게 책을 볼 수 있다는 것, 안고 있을 수 있다는 것에 큰 행복을 느낍니다.” 지난 22일로 '한국 문단의 어머니' 박완서 선생(1931~2011)이 세상을 떠...
단테는 9세에 만난 첫사랑 베아트리체를 평생 가슴에 안고 살며 불후의 걸작을 남겼다. 슈만과 클라라, 브람스는 음악을 매개로 서로 사랑하고 존경한 아름다운 삼각관계였다. 나폴레옹의 연인 조제핀은 ‘밀당(밀고당기기)’의 귀재였다.《연애낭독 살롱》(이동연 지음, 인물과사상사, 1만6000원)은 위대한 예술가와 정치가를 비롯한 22인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차이코프스키, 모딜리아니, 보들레르 등 거장들의 사랑을 통해 그들이 인류에게 어떤 유산을 남겼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실패한 연애든 아니든 사랑하는 것이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 더 위대하고 소중한 경험임을 전한다. 책은 뜰(전설이 된 사랑 이야기)에서 시작해 연주실(음악가의 사랑), 화실(화가의 사랑), 서재(작가의 사랑) 등을 거쳐 테라스를 둘러보는 식으로 구성됐다. 프레더릭 레이턴, 귀스타브 카유보트,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등이 그린 명화 40여점도 실려 있다.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세계유산은 1972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한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에 관한 협약’에 따라 전 인류가 공동으로 보존하고 후세에게 전수해야 할 보편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유산을 말한다. 문화유산, 자연유산, 그리고 양쪽 유산의 가치를 겸비한 복합유산 등 3가지로 구분된다. 지난해 말 현재 총 936건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으며 우리나라는 석굴암, 종묘, 하회·양동마을 등 10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인류 조상들이 창조한 절묘하고도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 조각, 그림 등과 빼어난 자연경관 등은 오랜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도 세계인에게 신비로운 감흥을 안겨준다. 최근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는 등 세계유산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해마다 1000만명 이상이 해외로 나가면서 세계유산을 접하는 기회도 많아지고 있다.《읽고 찾아가는 101 세계유산》은 세계유산에 대한 정보를 담은 종합적인 안내서다. 세계유산의 가치를 새로운 안목으로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경륜이 풍부한 집필진이 다양한 자료와 정보를 분석·정리했다. 우리나라의 석굴암과 불국사를 비롯해 이집트 피라미드,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 체코 프라하 역사지구, 중국 만리장성, 페루 마추픽추 등 전 세계 63개국의 세계유산 101건(문화유산 77건, 자연유산 21건, 복합유산 3건)을 소개한다. 600여장의 컬러 사진과 함께 역사, 문화, 건축·조각·회화, 자연환경, 인간 주거 등에 관한 해설을 담았다. 지구 환경의 일부인 자연유산의 현 주소, 서식 중인 동식물과 멸종위기종도 취합했다. 유산의 소재지, 특징, 찾아가는 교통편도 요약 정리했다. 부록으로 국·영문 찾아보기를 배치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기간 중 미국 경제를 지속적인 호황으로 이끌며 ‘경제 대통령’으로 불렸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미국이 처한 경제위기를 분석하고 해법을 제시한 《다시 일터로(Back to Work)》가 번역돼 나왔다. 미국에서 지난해 11월 발간된 이 책은 2004년 자서전 《마이 라이프(My Life)》와 2007년 나눔의 중요성을 강조한 《기빙(Giving)》에 이은 그의 세 번째 저서다.그는 책에서 지난 30여년간 미국이 반(反)정부 강박증에 빠져 불필요한 논쟁에 힘을 쏟았다는 데 경제 위기의 근본적 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시 일자리를 창출하는 엔진을 가동하고 장기부채 문제를 해결할 효과적인 전략을 수립하려면, 반정부 이념이라는 가리개를 걷어내고 미국의 부흥을 위해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미국이 계속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려면 “강력하고 효율적인 민간 부문과 정부가 공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 소득 증대, 수입 증가를 통한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것. 그는 “지난 1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국가로 불리는 곳은 강력하고 효율적인 민간 부문과 정부가 공존하고 있고, 두 부문이 늘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는다 해도 서로 협력해서 공동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보수와 진보 진영이 세금과 에너지 정책, 은행 규제에 관해 그리고 용인 가능하고 건강한 정부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관해 논쟁을 벌이기는 하지만 이념보다는 증거와 경험에, 그리고 무엇이 효과가 있는지에 더 초점을 맞춘다는 설명이다.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래 경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모기지(
아이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는 유아책 최고의 스테디셀러는 《강아지똥》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인터넷서점 예스24가 집계한 유아책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아동문학가 고(故) 권정생 씨의 그림책 《강아지똥》은 조사 기간인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한 차례도 빠짐없이 10위권에 들었다. 《강아지똥》은 권씨가 1969년 처음 발표한 단편 동화에 화가 정승각 씨의 토속적인 그림을 더해 1996년 펴낸 것이다. 지난해 3월 국내 창작 그림책으...
1998년 검색엔진 서비스로 시작한 구글은 인터넷 제국으로 군림하며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에서 구글은 ‘검색하다’를 뜻하는 동사로 쓰인 지 오래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통해 모바일 시장의 강자가 됐고, 소프트웨어 콘텐츠 하드웨어 시장까지 속속 장악하고 있다. 모든 것의 ‘구글화(googlization)’가 진행되면서 구글의 영향력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구글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일까. 《구글의 배신》은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미국 버지니아대에서 미디어와 법을 가르치는 저자는 지나치게 비대해진 구글의 영향력을 경고하며, 냉정한 눈으로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 저자는 구글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람들이 구글의 고객이 아니라 상품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구글로부터 웹 검색, 이메일, 유튜브 비디오 등을 얻는 대신 구글은 사람들의 웹 검색 기록을 이용해 광고 매출을 올린다. 우리의 욕망, 집착, 편애, 선호 등은 구글이 광고주들에게 파는 상품이 된다.구글의 검색 결과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고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구글이 세상을 보는 렌즈가 돼가고 있지만 정작 사람들이 진실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반영하기보다 오히려 왜곡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구글이 정보를 모으고 순위를 매기고, 정보를 보여주는 알고리즘에서 나타난다. 정확성보다는 인기를, 새로운 사이트보다는 기존 사이트를, 유동적이고 다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외형보다는 대략적인 순위에 가치를 더 두는 구글 알고리즘은 사람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끊임없이 선택을 반복하면서 성공 또는 실패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렇다고 선택할 수 있는 권리, 즉 ‘리얼 옵션(real option·선택권)’이 모두에게 저절로 주어지지는 않는다. 《리얼 옵션》의 저자인 신완선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는 “리얼 옵션을 미리 준비하지 못하면 선택의 여지도 없는 끌려가는 인생을 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리얼 옵션은 원래 경영학 분야에서 사용하는 용어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하나의 대안을 선택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복수의 대안에 대해 소규모 투자를 하는 것을 말한다. 신 교수는 이 개념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개인이 갖춰야 할 인생전략으로 확대, 적용했다. 유명인사 800명 중 리얼 옵션으로 목표를 성취한 121명의 성공스토리를 통해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한 방식에 대해 들려준다.신 교수는 우선 ‘점증형 성장’과 ‘10% 투자’이론을 설명한다. 점증형 성장은 가속도가 붙는 성장을 뜻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스타벅스, 이베이 등 세계의 유수 기업들은 짧게는 4년에서 길게는 12년 만에 조 단위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점증형 성장곡선을 그려왔다. 그는 개인도 점증형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복리상품처럼 작지만 지속적인 투자를 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 기업들이 미래를 위해 연구ㆍ개발(R&D)에 투자하는 것처럼 개인도 재산이나 시간을 10%씩 꾸준히 투자하면 선택의 순간에 효과가 나타난다고 강조한다. 신 교수는 루시 고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법원 지방판사, 김성오 메가스터디 엠베스트 대표,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사례를 들면서 이들이 작지만 꾸준한 노
《초한지》만큼 샐러리맨들에게 시사점이 많은 고전도 드물다. 때로는 승리하기 위해, 때로는 살아남기 위해 영웅들이 보여준 지략과 처세는 조직 내에서 경쟁하고 협력하며 핵심 인재로 우뚝 서고자 하는 직장인들에게 귀중한 교훈을 준다. 《샐러리맨 초한지》(이남훈 지음, 중요한현재, 1만2800원)는 《초한지》속 영웅들의 핵심 메시지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책이다. 한나라가 건설되기까지의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한 과정, 그 속에서 유방의 팔로어 리더십과 항우의 카리스마 리더십이 부딪치고, 속임수와 정공법을 오가며 최고의 지략과 병법이 맞서는 장면을 긴박하게 담아내면서 경영, 리더십, 관계학에 대한 메시지를 경쾌하게 풀어낸다. 부저추신(釜底抽薪), 가치부전(假痴不癲), 금선탈각(金蟬脫殼) 등의 고사성어 및 항우와 유방, 최고의 참모였던 장자방과 범증 등 영웅들의 일화를 중심으로 상사와 부하 관계, 리더십, 경쟁과 협상, 조직 문제, 인간관계에 대한 교훈을 이끌어 낸다.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비정·냉혹'을 뜻하는 '하드보일드(hard-boiled)'는 1920년대부터 미국 문학에 나타난 사실주의 수법. 사건과 인물에 대한 감정적인 판단을 절제하고 비정하고 냉정하게 묘사하는 글쓰기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하드보일드 스타일은 추리소설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하드보일드의 대표 작가인 대실 해밋(1894~1961)의 작품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게 됐다. 출판사 황금가지가 《붉은 수확》《데인 가의 저주》《몰타의 매》《유리...
일본 문학계의 거장 이츠키 히로유키(80)의 대표작 《청춘의 문》(지식여행·사진)이 번역 출간됐다. 일본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청년의 성장담을 그린 대하소설이다. 《청춘의 문》은 1970년 '고향편'을 시작으로 1993년 '도전편'까지 총 7권 출간됐다. 지금까지 2200만부가 발행된 장기 베스트셀러. 1989년 출간된 문고본은 초판만 100만부를 찍었는데, 일본 출판계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수차례 영화 드라마 만화 연극으로 각색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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