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와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발달장애인 인식 개선과 스포츠 가치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이번 협약식은 18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슈퍼블루홀에서 이용훈 SOK 회장과 이영희 KADA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했다.두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발달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 캠페인 등에 대한 협력 ▲스포츠 가치(공정, 페어플레이, 참여, 화합) 확산을 위한 협력 ▲발달장애 선수 및 지도자 도핑방지 교육 ▲상호 인적자원 교류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이 SOK 회장은 “스페셜올림픽 국제본부는 전 세계 스페셜올림픽 선수의 안전과 공정한 스포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스페셜올림픽코리아와 한국도핑방지위원회의 업무협약이 국내 발달장애 선수들의 건강한 스포츠 활동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발달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신 한국도핑방지위원회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전했다.이 KADA 위원장은 “장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이며, KADA의 재능과 역량을 활용해 장애인들이 스포츠의 즐거움과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상생과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업무협약의 첫 활동은 2022 국제 스페셜 뮤직&아트 페스티벌에서 진행한다. SOK가 주최 행사에 KADA 임직원이 참가해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사회공헌을 실천할 예정이다.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사업의 위험 관리가 중요해졌습니다.”이충훈 삼성증권 IB2부문장(사진)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금리가 오르고 공사비도 증가하면서 ‘주거시설 신축자금 대출’ 중심의 PF 사업이 지난 10년 호황을 마무리하는 국면에 들어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삼성증권은 작년 사상 최대인 약 1300억원의 PF 사업 매출을 올렸다. 해당 분야 선발 회사인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등과 경쟁하며 전년(900억원) 대비 40% 넘게 성과를 불렸다. 분양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을 골라 브리지론(임시자금 대출) 등 시행사의 초기 자금 조달을 뒷받침한 결과다.이 부문장은 “아파트 분양시장이 최근 수년 동안처럼 호황을 이어가긴 어려워 보인다”며 “앞으로 PF본부는 오피스와 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 자산 비중을 늘려 안정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문장이 이끄는 IB2부문은 PF본부, 프로젝트금융본부, 대체투자본부 3개 본부 소속 10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대체투자본부는 실물 부동산과 인프라투자,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총괄한다.국내 실물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선 “기관 수요가 위축된 상황이지만, 고객별로 위험 대비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 구조를 짜면 사업을 계속 키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임대료 상승이 가시화해 금리 상승 위험을 헤지(회피)할 수 있는 강남, 성수, 판교, 마곡 쪽 오피스빌딩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매력적인 해외 대체투자 상품 발굴을 위해 글로벌 금융회사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부문장은 “위험을 잘 아는 뛰어난 해외 파트너
“부풀려졌던 기업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기업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부도가 늘어나는 ‘신용 사이클(credit cycle) 하락’도 나타날 수 있다.”리처드 밀러 TCW 사모신용(private credit)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의 경고다. 미국 중소기업 직접대출 분야 선구자로 꼽히는 그는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의 빚 부담과 가치평가 배수 모두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작년 정점을 찍었던 주식시장의 낙관론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기업 부도가 잇따르고 금융시장까지 얼어붙는 위기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우려다.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달리 헬스케어나 첨단기술 관련 업체 중 고평가된 기업이 위기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금융위기 땐 금융시스템이 큰 문제였고, 이후 적정 레버리지(빚 부담)를 유지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반면 지금은 기업의 레버리지 수준과 가치가 과거보다 훨씬 높다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기업가치의 급격한 하락은 담보가치도 떨어뜨려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의 손실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게 밀러 CIO의 설명이다.밀러 CIO는 앞으로 수년간 자산운용사와 운용역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어려운 환경에 처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한 직접대출 시장을 봤을 때, 지난 10여 년은 금리와 부도율이 모두 낮은 순조로운 환경이었다”며 “직접대출 시장에 돈이 몰리면서 대출 조건 특약은 느슨해지고, 운용역들은 더 많은 자금을 소진하기 위해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는 현상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앞으로 기업금융시장은 과거와 달라질 것이라
중국의 비상장 기업 주식을 사들이는 글로벌 기관투자가 자금이 올 들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간섭으로 투자 수익 회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우려에서다. 2020년부터 본격화한 중국 정부의 해외 기업공개(IPO) 규제, 올해 대도시 전면 봉쇄 충격 등이 영향을 미쳤다. ○신규 자금 모집 급감20일 시장조사업체 프레퀸에 따르면 중국 투자에 초점을 맞춘 사모펀드(PEF) 운용사 및 벤처캐피털(VC)의 자금모집이 올 들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 4월까지 4개월 동안엔 30억달러(약 3조9000억원)를 모으는 데 그쳤다. 2021년 연간 약 720억달러와 비교하면 5%에도 못 미친다. 2020년 이 금액은 500억달러였다. 홍콩과 대만, 마카오를 포함하는 중화권(Greater China) 시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프레퀸은 “미·중 긴장이 자금모집 위축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의 정치 및 경제 정책 초점이 내수 활성화로 전환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기술·수출 기업 투자에 더욱 신중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따른 중국 기업의 타격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글로벌 기관투자가의 불안감은 2020년 말 이후 급격히 높아졌다. 시진핑 국가주석(사진)이 이끄는 중국 정부가 2020년 11월부터 대형 IPO에 노골적으로 간섭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였던 370억달러 규모 앤트그룹 IPO 중단은 특히 큰 충격을 가져왔다. 당시 일부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금융당국을 공개 비판한 마윈에게 격노해 앤트그룹의 IPO 중단을 직접 지시했다. 앤트그룹은 마윈이 창업한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다.작년 6월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인 디디추싱의
“기관과 거액 자산가의 투자 방식이 질적으로 완전히 달라지고 있습니다.”윤법렬 KB증권 대체금융본부장(사진)은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량주를 꾸준히 사 모으면 큰돈을 번다는 것은 옛말이 돼버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기업 투자만으로는 안전하게 자산을 불리기 어려워졌다”며 “최근 수년간 상업용 부동산 등 대체 자산을 찾는 고객이 급격히 늘어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윤 본부장은 “노후를 위한 안전한 자산 관리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으나, 예금이나 국고채 등 금리 수익은 실망스럽다 보니 상업용 부동산의 매력이 커졌다”며 “초대형 증권사들도 좋은 상품을 더 많이 발굴하고 공급하려는 경쟁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나이스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자기자본 5조원 이상 초대형 증권사 8곳의 해외 대체투자 보유(익스포져) 규모는 작년 6월 말 현재 19조8000억원에 달한다. 8개사 자기자본 합산 금액의 42.4%에 해당한다.KB증권은 대체투자 자산을 매입한 뒤 기관투자가나 자산가 고객에게 공급하는 업무를 전담하는 대체금융본부를 2019년 신설했다. 국내외 오피스빌딩 등 실물자산의 매입과 상품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자금조달과 상장 등이 주요 업무다.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앞서 금융변호사로 활동한 윤 본부장은 “KB증권이 파는 상품이라면 믿고 투자할 만큼 면밀한 실사 능력을 갖추는 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호사 경험을 살려 좋은 자산의 발굴부터 공급까지 최고의 업무 절차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
국민 노후를 책임지는 연기금 및 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 자리에 삼성생명 출신 인사가 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과 해외 투자 경험이 갈수록 중요해지면서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지닌 삼성생명이 사관학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공무원연금공단은 19일 신임 자금운용단장(CIO)으로 백주현 전 삼성생명 자산신사업파트 파트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미국 뉴욕법인에 근무하며 해외 투자 경험을 쌓은 백 신임 단장은 다음달부터 8조원 규모인 공무원 노후 자산 운용을 총괄할 예정이다. 전임 서원주 CIO에 이어 두 차례 연속 삼성생명 출신 영입이다.지난 3월 말 현재 235조원(특별계정 제외)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는 삼성생명은 매년 다수의 자사 출신 인재를 주요 금융투자회사 CIO로 배출해왔다. 한국의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의 박대양 투자운용본부장(CIO)도 삼성생명 출신이다. 1987년 입사해 10여 년 동안 근무하다가 알리안츠생명보험, 사학연금 등을 거치며 해외 투자 전문성을 쌓았다. 이상희 군인공제회 부이사장(CIO)은 1989년부터 2014년까지 25년간 삼성생명에 몸담았다. 전략투자부와 주식투자부, 뉴욕 투자법인 등을 거친 노후 자산운용 전문가다. 이규홍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CIO)도 과거 삼성생명에서 운용역으로 근무했다.박천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자금운용부문장(CIO)은 1995년 삼성생명 입사로 금융산업에 발을 들였다. 지난 2월 취임한 허장 행정공제회 CIO는 증권사 주식운용 전문가로 출발한 뒤 삼성생명 증권사업부장을 지냈다. 지난 2월까지 건설근로자공제회 자산운용본부장(CIO)이었던 이위환 씨도 삼성생명에서 주식투자부장을 맡았다.
“물가에 연동해 임대료를 올릴 수 있는 유럽의 주택과 도시 물류 부동산에 관심을 가져볼만 합니다.”유럽계 부동산 투자회사 패트리치아의 마디 모크레인 투자전략 및 리서치 대표(사진)는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같은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임대료 상승 속도가 물가 상승 속도보다 더 빠를 것으로 보이는 부동산 자산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독일에 본사를 둔 패트리치아는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부동산,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자산운용사다. 운용자산(AUM)은 500억유로(약 68조원)다.모크레인 대표는 “우크라이나발(發) 인플레이션으로 건설 비용이 증가한 건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이지만, 임대료는 물가에 연동해서 오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에 좋은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시화와 디지털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유럽뿐 아니라 세계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모크레인 대표는 “이 같은 상황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은 주택이고 그다음은 도시 물류”라고 말했다. 특히 전자상거래가 급성장하고 있는 유럽 도시 내 물류 시설이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투자에 유의해야 할 자산으로는 비필수 소비재 관련 부동산을 꼽았다. 소비자들이 크게 오른 생활비와 교통비, 에너지 비용 탓에 지출에 부담을 느껴 대형 쇼핑센터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B급 오피스 빌딩과 관련해서도 “최근 임차인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요하게 생각해 비용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임대료를 올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프라임 오피스빌딩에 대해선 “가격은 회
한국 정부 채권의 부도에 대비한 보험료 성격인 신용부도스와프(credit default swap) 프리미엄이 지난 4월 이후 치솟으면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직후 수준에 근접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져올 경기 충격 불안을 반영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 CDS 프리미엄(5년물)은 지난 주말 0.45%포인트를 나타냈다. 작년 말 0.21%포인트 수준에서 올해 들어 두 배 이상으로 비싸졌다. 4월 이후로만 0.17%포인트 뛰어 지난달 19일엔 2020년 3월 이후 최고인 0.48%포인트를 나타내기도 했다. 팬데믹 직후인 2020년 3월 최고값은 0.56%포인트다.아시아 신흥국의 부채 위기 우려가 프리미엄 상승을 이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CDS는 특정 채권의 부도 때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원금을 받을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한국 정부가 발행한 달러 채권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부도 우려가 높을수록 보험료 성격인 CDS 프리미엄이 올라간다.한 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CDS 금리 상승 원인은 크게 불어난 정부와 가계의 부채 부담”이라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채무는 2017년 660조원에서 올해 1076조원(1차 추경 편성 기준)으로 급증했다.일각에선 한국의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과거 재정위기를 겪은 일부 유럽 국가보다도 빨라 글로벌 투기 세력의 타깃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유럽 국가들의 CDS 프리미엄은 아직 팬데믹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모습이다. 이탈리아의 프리미엄은 팬데믹 직후 2.60%포인트 정도로 치솟았다가 최근 1.30%포인트 수준을 나타냈다.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가계부채 때문에
작년 말 캐나다 브룩필드자산운용이 매물로 내놓은 서울 여의도 IFC 입찰에는 여섯 곳의 인수 후보가 관심을 보였다. 외국계 회사는 ARA코리아뿐이었다. 국내 자산운용사 간 접전 끝에 4조1000억원을 써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승기를 잡았다. 싱가포르계 투자회사인 ARA코리아는 지난달 30일 판교 알파리움타워 매각을 완료했다. 한국의 마스턴투자운용이 판교 오피스빌딩 거래 사상 최고가인 3.3㎡당 3006만원, 1조206억원을 써내면서 새 주인이 됐다.한국 상업용 부동산시장에서 매수 주체로서 외국인의 힘이 크게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들이 팬데믹(전염병 대확산) 전후로 급성장하면서 대체투자시장을 장악했다는 분석이다.3일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업체 컬리어스에 따르면 국내 오피스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시장에서 해외 투자자(한국법인 포함)의 매수 비중은 올 들어 지난 5월 말까지 거래금액 기준 2.5%에 그쳤다. 2018년까지만 해도 22.3%에 달했는데 4년 새 확 쪼그라들었다.같은 기간 국내 자산운용사는 글로벌 투자자 소유 부동산을 매수하거나, 국내 기관 간 거래를 통해 점유율을 꾸준히 높였다. 오피스빌딩 기준 국내 최다 자산 보유 회사는 이지스자산운용이다. 지난달 말 기준 보유 빌딩만 33개에 달했다. 이어 코람코자산신탁 32개, 마스턴투자운용 24개 순이다. 글로벌 투자자는 싱가포르투자청(GIC)이 8개로 가장 많고, ARA(4개)와 안젤로고든(4개) 등이 뒤를 따랐다.국내 자산운용사의 약진은 팬데믹 이후 돋보였다. 마스턴투자운용의 부동산 펀드 운용자산 설정금액은 지난달 말 기준 6조원대로 2020년 3월 팬데믹 이후 150%가량 뛰었다. 이지스자산운용도 같은 기간 30%대 자산 성
한국교직원공제회가 판교 ‘알파리움타워’(사진) 투자로 160% 넘는 차익을 거뒀다. 판교테크노밸리의 성장을 기대하고 업무용 빌딩 투자를 확대해온 데 따른 성과다.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부동산 투자회사 ARA의 한국법인인 ARA코리아는 30일 알파리움타워 2개 동을 보유하던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청산하고 투자자들에게 원금을 분배했다. 리츠 투자자는 교직원공제회, 농협생명보험, 파인트리전문투자형사모펀드 등이다. ARA코리아는 지난 1월 이 건물을 마스턴투자운용에 1조206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3.3㎡당 3001만원으로 그동안 판교신도시 오피스 거래가 중 가장 높다. 직전 최고가는 지난해 거래된 판교 H스퀘어(3.3㎡당 2600만원)였다.ARA코리아는 2017년 조성한 리츠를 통해 이 건물을 5280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리츠의 최대 지분투자자는 교직원공제회로 모집금액 2778억원의 39.6%인 1100억원을 담당했다. 교직원공제회는 매각이 완료되면서 1427억원의 차익을 거둬들였다. 중간에 받은 배당금 326억원을 포함하면 총 회수금액은 2853억원이다. 투자 원금(1100억원) 대비 수익률은 160%에 육박한다. 각종 비용을 제외한 순내부수익률(Net IRR)은 21.9%다.분당구 대왕판교로에 있는 알파리움타워는 지하 3층~지상 13층 규모(연면적 11만2254㎡)의 오피스 빌딩 2동으로 2015년 11월 준공됐다. 행정공제회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주요 주주로 참여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알파돔시티가 개발해 매각했다. 주요 임차인은 삼성SDS와 엔씨소프트다.‘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판교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온 교직원공제회는 알파리움타워뿐만 아니라 2018년 크래프톤타워, 2020년 카카오 판교아지트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작년 9%대 수익을 냈다. 11% 수준의 수익을 올린 국민연금에 이어 주식과 대체투자 자산의 가치 상승이 성적을 끌어올렸다.정부와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KIC는 작년 총자산 수익률 9.13%를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투자수익금은 169억달러(약 20조원)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작년에 벌어들인 91조원을 합치면 한국을 대표하는 두 투자기관이 국민 재산을 111조원 불린 셈이다. 이날 기획재정부가 국무회의에 보고한 ‘2022 회계연도 기금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작년 수익률을 최종 10.86%로 집계했다. 지난 2월 발표한 잠정치인 10.77%보다 소폭 올라갔다.KIC는 2021년 주식 투자 수익률이 18.61%로 전년(19.16%)에 이어 고공 행진했다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 금리 급등의 영향으로 채권에서 4.62% 손실을 내는 바람에 주식과 채권을 합한 전통 자산 투자 수익률은 6.75%로 낮아졌다. 최초 투자 개시 이후 연 환산 수치로 공개하는 대체자산 수익률은 8.83%였다. 2020년 7.70%와 비교하면 1%포인트 넘게 좋아졌다. 세부 항목별로는 사모주식(PE) 연 환산 수익률이 11.33%, 부동산 및 인프라스트럭처 7.76%, 헤지펀드가 5.64%로 나왔다.작년 말 현재 KIC의 총 운용자산(AUM)은 2050억달러(약 244조원)였다. 이 중 879억달러(약 104조6000억원)가 2006년부터 투자로 벌어들인 돈이다. KIC 운용자산은 주식과 채권이 각각 40.6%와 34.9%였다. 대체자산은 17.5%로 2020년 15.3%에서 늘어났다. 나머지 7.0%는 물가연동채권, 원자재, 현금 등 기타 자산이다.KIC는 대체투자 비중을 2025년까지 25%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진승호 KIC 사장은 “시장의 높은 변동성에 대응해 정교한 자산배분 전략을 실행함으로써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핵심 인력 유출이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4명의 대체투자 인력이 국내외 민간 금융회사로 옮겼다. 2017년 2월 기금운용본부 전북 전주 이전의 후유증이 5년이 지나도록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현수 전 부동산투자실장이 올해 7월부터 싱가포르에 있는 알리안츠리얼에스테이트(RE)로 출근하기로 했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GE리얼에스테이트에서 국민연금으로 옮긴 뒤 줄곧 부동산 투자를 담당한 기금운용본부의 터줏대감 중 한 명이다.국민연금 해외 사모주식(PE) 투자의 ‘키맨’으로 꼽히는 배학진 미주사모투자팀장은 최근 SK스퀘어로 자리를 옮겨 해외 투자 담당 임원을 맡았다. SK스퀘어는 지난해 SK텔레콤의 투자부문이 인적 분할되면서 탄생한 투자 회사다. 배 전 팀장은 2011년 국민연금에 입사해 뉴욕사무소 선임운용역을 거친 뒤 해외 사모 투자를 총괄해왔다.국내 사모펀드 운용사들도 국민연금의 인력을 흡수하고 있다. IMM크레딧솔루션은 이달 초 손상욱 국민연금 전 인프라투자팀장을 상무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IMM크레딧솔루션은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설립한 크레딧 투자 전문 법인이다. 김성목 대체리스크관리팀 선임 운용역은 어펄마캐피탈의 크레딧 투자 법인으로 이동했다.국민연금은 2017년 전주 이전 후 인력 유출이 계속되자 운용인력 연봉을 빠르게 올려왔다. 2016년 약 8000만원이던 운용역 평균 연봉이 2020년에는 1억6000만원 수준으로 급등했다. 하지만 이직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민간 금융회사가 지급하는 연봉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국민연금에는 1분기 말
증권사들이 잇따라 사옥을 팔고 셋방살이를 선택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오피스빌딩 가격이 치솟자 부동산을 처분한 뒤 영업용 재원으로 투입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까지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 매각을 완료하면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 중 사옥을 소유한 곳은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세 곳만 남게 된다.신한금융투자는 28년 동안 소유했던 신한금융투자 타워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지난 11일 이지스자산운용·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 건물은 쌍용투자증권 시절인 1995년부터 소유하고 사용해온 건물이다. 사옥 매각 대금은 약 6400억원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투자는 장부가 대비 약 4000억원의 매각 차익을 남길 전망이다.건물을 팔아 유입되는 현금은 영업용 자본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본 확충을 통해 기업금융(IB), 자기자본투자(PI)에서 새로운 수익 기회를 찾을 것”이라며 “신사업 추진에도 활용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앞서 NH투자증권도 2019년 여의도 사옥을 마스턴투자운용에 2549억원에 팔았다. 이후 신축 건물인 여의도 파크원빌딩에 입주했다. 파크원 개발 프로젝트의 금융주관사 역할을 한 NH투자증권은 현재 건물을 소유한 ARA자산운용 펀드의 일부 지분만 보유하고 있다.메리츠증권은 2018년 여의도 제1 사옥과 제2 사옥을 한꺼번에 처분했다. 이후 2019년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 입주했다. KB증권은 2018년에 현대증권 시절 보유했던 여의도 사옥을 팔고 한국교직원공제회 소유 더케이타워로 들어갔다. 하나금융투자는 2015년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빌딩을 부동산투자회사에 넘긴 뒤 2020년 우선매
삼성SRA자산운용과 마스턴투자운용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동산펀드 시장 급성장에 힘입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을 누르고 운용자산 기준 3위와 4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유지했다.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현재 부동산펀드 운용업계 1위는 이지스자산운용으로 설정 원본 기준 18조6144억원의 자산을 운용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2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8조2248억원이었다. 3~5위는 삼성SRA자산운용(6조8117억원), 마스턴투자운용(6조2313억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5조6027억원) 순이었다. 공·사모 부동산펀드를 포함하고, 일임 자산은 제외한 금액이다.‘톱5’ 가운데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 말과 비교해 가장 빠르게 성장한 회사는 마스턴투자운용이다. 당시 전체 운용사 순위 11위, 2조5550억원에 머물던 자산 규모를 150% 가까이 끌어올렸다. 마스턴투자운용은 2017년 전문 사모 집합투자업자로 등록했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해외 부문과 대체투자운용본부의 신설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며 “블라인드 펀드로 시장이 재편될 때 관련 전담조직을 만들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도 주효했다”고 고성장 배경을 설명했다.1위 이지스자산운용과 3위 삼성SRA자산운용의 성장세도 전체 시장보다 빨랐다. 각각 34%와 30%의 운용자산 성장률을 나타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대체 자산에 대한 전문성과 도전적인 기업문화가 강점”이라며 “덕분에 고객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차별화한 상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이 기간에 펀드 자산이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위탁 기관을 중앙회나 공제회로 넓힐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가 국내 자산운용 기관들의 해외 투자 수익을 높이기 위해 KIC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최근 작성한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서 “우수 투자 기회 발굴에 제약이 있는 소규모 공적 자산운용기관(공제회, 중앙회 등) 자산을 KIC에 위탁 운용해 수익성을 제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공제회, 중앙회 등으로 위탁 기관을 확대하는 것은 운용 규모 3000억달러를 목표로 하는 KIC의 숙원이다. 2020년 말 현재 KIC의 운용 규모는 1831억달러(약 240조원)다. 한국투자공사법 2조는 KIC에 투자를 위탁할 수 있는 기관을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연기금으로 제한하고 있다. KIC는 그동안 고육지책으로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등과 해외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합작사를 설립해 공동 투자하는 방식을 써왔다. 새 정부 계획대로 법이 개정되면 이 같은 우회로를 거치지 않고 위탁 운용이 가능하다.규제가 풀리면 소규모 공제회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해외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해외 투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데 운용 인력과 경험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KIC가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좋은 투자처를 발굴해주면 전체적으로 비용을 아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민간 투자기관의 운용 목적이나 처한 환경이 달라 위탁 자산을 크게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 규모가 수십조원에 달하는 대형 공제회들은 이미 자체 투자 조직을 갖추고 있어 KIC에 투자를 위탁할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사진)의 새 주인으로 인수가 4조1000억원을 제시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낙점됐다. 마지막까지 경합했던 이지스자산운용-신세계 컨소시엄은 고배를 마셨다.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FC를 보유한 브룩필드자산운용은 이날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사실을 통보했다. 인수 대금은 4조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외 기관투자가 자금을 모아 사모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하고 IFC를 사들인다는 구상이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도 해당 리츠에 투자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올해 3분기 내에 거래를 종결한다는 계획이다.거래 성사는 연기금,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의 참여 여부에 달렸다. 기관들은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미래에셋 측이 제시하는 수익률을 받아들여 투자에 참여할지 결정해야 한다. 인수가격 대비 임대료 수입을 뜻하는 캡레이트(cap rate)는 4%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한때 4조4000억원까지 거론됐던 인수가를 3000억원 가까이 낮춘 결과다. 11일 기준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약 3.3%다.대형 복합상업건물인 IFC는 오피스 3개 동과 콘래드호텔, IFC몰로 구성돼 있다. 연면적은 50만6314㎡(약 15만3160평) 규모다. 입주사는 딜로이트안진, 홍콩계 증권사인 CLSA, 미국계 보험사 AIG, IBM코리아, 소니 등 주로 금융회사와 다국적 기업이다.브룩필드는 작년 말 이스트딜시큐어드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IFC 매각을 추진해왔다. 매각이 성사되면 6년여 만에 1조5000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길 전망이다. 브룩필드는 2016년 약 2조5500억원에 IFC를 사들였다.▶기사 전문은 마켓인사이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이태호 기자
“디지털 가상 세계 관련 제품을 제공하려면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기구)까지 패키지로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춰야 합니다.”조준희 이노시뮬레이션 사장(사진)은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국내에선 드물게 메타버스 솔루션 및 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할 수 있는 고유 기술을 A부터 Z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회사의 강점을 요약했다.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이노시뮬레이션은 2000년 설립한 국내 메타버스 1세대 기업이다. 첨단 차량 개발에 필요한 스마트 모빌리티(이동) 시뮬레이터(모의 실험 장치)와 현실 세계를 정교하게 디지털로 구현하는 확장현실(XR)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지난 4월 기업공개(IPO) 주관사인 하나금융투자를 통해 한국거래소에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예비 기술성 평가를 신청했다.2020년 대한민국 기술대상(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수상으로 인정받은 기술력을 게임이 아니라 실생활에 적용하고 있다는 게 다른 메타버스 기업과 큰 차이점이다. 값비싼 비용을 치러야 하거나 중대 재해 위험을 지닌 방위산업 교육·훈련, 중장비 원격 제어부터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까지 폭넓은 분야에 시뮬레이터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 부회장을 맡은 조 사장은 “XR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수출까지 하는 국내 유일한 회사”라며 “현실 세계에 관한 깊은 이해가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작년 매출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139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급증했다. 영업적자는 47억원에서 2억원으로 감소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로템, 현대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한화디펜스 등 주요 고객이다.상장을 통해
회사채 발행 시장이 위축되면서 우량한 신용을 갖추고도 자금 모집에 실패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삼척블루파워는 기관투자가의 외면 탓에 A+ 등급 중 10년 만에 가장 높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늘 수요 초과였던 홈쇼핑업종에선 처음으로 미달 사례가 나왔다.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석탄화력발전소인 삼척블루파워는 이날 1800억원 규모 3년 만기 회사채를 연 5.66% 금리로 발행했다. 2012년 수요예측 제도 시행 이후 같은 ‘A+’ 등급 회사채 가운데 최고 금리다. 지난 15일 수요예측 때 기관 참여가 ‘0’건에 그치면서 이자비용을 희망공모금리 범위 최상단으로 결정한 결과다.한 증권사 관계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 부정적인 업종이긴 하지만, 금리가 최근 수개월 동안 오름세를 지속한 탓이 크다”고 말했다.뛰어난 실적 안정성을 갖춰 늘 기관투자가의 수요가 몰렸던 홈쇼핑업종에선 수요예측 미달 사례가 처음으로 나왔다. NS쇼핑(신용등급 A)은 5일 3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00억원어치 기관 자금을 모으는 데 그쳤다. 13일 발행을 완료한 900억원의 22% 규모다. 투자자를 찾지 못한 물량은 신한금융투자 등 6개 대표 주관 증권사단이 나눠 인수했다.발행금리가 치솟으면서 발행을 미루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신용등급 ‘A-’ 이하 일부 건설업 관련 기업은 발행 계획을 철회했다. 한화(A+)와 동원시스템즈(A+) 등도 이달 공모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다가 사모 회사채 등 다른 자금 조달 수단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신용등급이 가장 우량한 공사채의 조달 금리도 빠르게 치솟고 있다. 최우량 신용등급(AAA)인 한
국민연금이 주주총회에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사안에 대해 다른 기관투자가 10곳 중 8곳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19일 한국경제신문이 올해 국민연금이 반대한 14개 유가증권시장 상장회사 정기주주총회 안건 31건을 조사한 결과, 의결권 행사자 기준 평균 75.1%의 주주가 같은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 의결권 행사 주주는 국민연금을 포함해 평균 23.4%였다. 나머지 1.5%는 중립 의견을 나타냈다.기관투자가의 찬성 비율은 전체 주주의 평균보다 더 높았다. 기관의 79.6%가 찬성 의견을 냈고, 외국인도 78.0%가 찬성했다. 분석 대상 의결권의 투자자별 구성은 외국인이 56.7%로 가장 높았고 소액주주(28.4%), 기관(7.7%), 국민연금(7.2%) 순이었다.의결권 자문사의 ‘찬성’ 권고에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사례도 많았다. 국민연금이 반대한 안건 가운데 한국지배구조연구소(KCGS)가 반대 의견을 권고한 비율은 35.3%에 불과했다. KCGS는 국민연금이 반대한 나머지 안건 대부분에 찬성을 권고했다. 한국ESG연구소가 권고한 반대 비율도 42.1%에 그쳤다. ISS와 글래스루이스를 포함한 6대 주요 자문사의 반대 의견 권고 비율은 평균 36.3%였다.시장의 흐름에 맞지 않는 수탁자 책임 활동은 연금의 ‘수익성 제고 목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형완 한국상장사협의회 선임연구원은 “수익성을 제고하려면 다른 주주의 동의와 시장의 공감대가 필수적인데, 국민연금이 다른 주주들과 극명하게 다른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국민연금은 국내 상장사 의결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시장과 다른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더라도 안건 가결 여부
삼성증권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특화한 기업금융(IB)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리츠 시장의 장기 고성장을 예상하고 관련 과실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18일 대체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리츠 관련 기업과의 제휴 확대를 바탕으로 신규 상장 및 후속 IB 거래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2020년 6월 리츠금융팀 신설 이후 전체 상장리츠 17개사(자기관리 리츠 제외) 중 4개사(이지스밸류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SK리츠, 코람코더원리츠) 상장을 성공적으로 주관했다. 현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신규상장을 준비 중인 마스턴프리미어리츠도 삼성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맡고 있다.상장 이후 새 자산 편입과 성장을 뒷받침하는 활동도 두드러진다. 삼성증권은 이달 완료한 신한알파리츠의 세 번째 유상증자(1649억원), 이달 말 완료 예정인 코람코에너지리츠 유상증자(1182억원) 주관을 맡았다. 제이알글로벌리츠 회사채, 이리츠코크렙의 회사채와 대주주 블록딜도 삼성증권 손을 거쳤다. 시장 선도 기업인 코람코자산신탁,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SK리츠 등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에 힘입어 거래 수임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다.단순 자금조달 주관 역할을 넘어 편입자산 발굴, 거래 구조화까지 지원하며 종합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영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지스밸류리츠의 추가 편입자산(YM물류센터) 선매입, 마스턴프리미어리츠의 상장 기초자산(프랑스 아마존 물류센터) 선매입이 대표적인 사례다.최화성 삼성증권 리츠금융팀장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부동산과 자본시장을 결합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고성장 리츠시장의 수요에
“정보기술(IT) 산업의 성장이 오피스시장 활황을 견인하고 있습니다.”윤장호 코람코자산신탁 리츠사업2본부장(전무·사진)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 주요 오피스 권역이 ‘완전 임대’로 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코람코자산신탁은 리츠 설립 및 자산관리에 강점을 지닌 국내 굴지의 종합 부동산금융회사다. 작년 말 현재 14조원대 리츠 자산을 운용 중이다. 민간 리츠 시장 점유율은 22.5%로 업계 1위다.윤 전무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증가에도 주요 업무지구 프라임(핵심) 오피스빌딩은 들어갈 곳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생 IT 회사조차 회사에 찾아와 빌딩 임차 및 매수 의지를 밝힐 정도로 IT 산업이 성장한 결과”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오피스빌딩의 임대 수요 증가는 최근 상장 리츠의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 오피스빌딩 투자회사인 코람코더원리츠는 지난달 한국거래소 상장 첫날부터 8거래일 연속 상승, 20% 넘는 수익을 안겨 화제를 모았다. 기초자산은 여의도 하나금융투자와 한국3M, 인텔코리아가 입주한 빌딩으로 1% 미만의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코람코더원리츠 상장 실무를 총괄한 윤 전무는 “게임과 플랫폼 기업이 고급 인력을 데려오거나 회사에 잡아놓기 위해 좋은 위치에 있는 좋은 건물을 찾으면서 (IT 회사가 밀집한) 판교와 강남에 자리가 없어졌다”며 “기반시설이 좋은 강북 일부 지역과 여의도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부동산 가치의 추가 상승 기대도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달 1000억원 수준의 유상증자를 완료할 계획인 코람코에너지리츠와 관련 &ld
CJ대한통운과 삼성그룹 금융계열사가 공동으로 부동산펀드를 조성하고 국내 수도권 물류센터 매입에 7400억원을 투자한다.CJ대한통운과 삼성생명 자회사인 삼성SRA자산운용은 수도권의 핵심 물류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7400억원 규모 부동산펀드를 조성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삼성SRA 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80호’ 약정을 체결해 25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했고, 나머지 4900억원은 금융회사 차입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블라인드펀드는 투자 대상의 기본 요건만 정해놓고 자금을 모은 뒤 운용사 재량으로 신속하게 투자하는 펀드다. 보통주 1000억원과 우선주 1500억원 규모로 설정한다. 보통주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이 합쳐서 500억원을, CJ대한통운이 나머지 500억원을 댄다. 우선주는 공제회 등 다른 기관들이 인수한다.이번 투자 협력으로 CJ대한통운은 전자상거래 시장의 빠른 성장에 대응해 수도권 지역의 물류거점을 확대할 동력을 확보했다. 보관, 재고 관리, 포장, 배송 등 물류 전 과정을 통합 수행하는 풀필먼트센터를 늘려 수도권 물류망을 더 촘촘히 구축하고 고객 서비스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우수한 신용을 갖춘 CJ대한통운을 임차인으로 둔 부동산에 투자하고 금융상품을 운용할 수 있게 됐다.CJ대한통운 관계자는 “부동산펀드 운용 경험이 많은 삼성SRA자산운용과 제휴해 첨단 기술이 적용된 e커머스 물류 거점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것”이라며 “첨단 물류 기술과 시스템을 통해 고객에게 최고 수준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펀드 자금 모집을 담당한 삼성증권 관계자는 “국내 최대 물류 역량
국내 부동산 사상 최대 거래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의 인수 후보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선 기관투자가들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시장금리가 치솟으면서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IFC 인수전은 이지스자산운용-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컨소시엄의 2파전으로 압축된 상태다. 매각 측은 이달 말 자금 조달 능력 등을 평가하는 3차 최종 입찰을 계획하고 있다.11일 부동산금융업계 추정에 따르면 IFC를 최종 인수하는 회사가 기관투자가들에 연 3%대 중반 이상의 임대료 수익을 제시하기 어려워졌다. 추정 임대소득이 연 1650억원 정도인데, 인수 후보 간 경쟁 격화로 예상 인수 가격이 4조4000억원 이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한 부동산금융회사 임원은 “연간 임대소득을 투자 원금으로 나눈 캡레이트(cap rate)가 3%대 중반으로 4~5%대인 인근 프라임 오피스빌딩과 큰 차이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금리가 너무 올라 저금리 담보 차입으로 기대 수익률을 높이기도 어려워졌다”며 “어떤 구조나 전략으로 상품화할지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IFC의 추정 캡레이트는 가장 안전한 자산인 국고채 수익률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금리는 3년물이 약 3.1%, 10년물이 3.3%를 나타냈다. 1차 매각 입찰을 실시한 지난 2월 초와 비교하면 금리가 0.7%포인트 이상 상승했다.당장 기대 수익률은 낮더라도 향후 부동산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기관들이 결국 투자에 참여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체투자 담당 임원은 “토지를 소유하는 게
국내 카드·캐피털사가 작년 말부터 시장 수요 대비 낮은 금리에 채권을 발행하면서 금리 왜곡을 키우고 있다. ‘을(乙)’ 지위인 증권사들에 발행비용을 일부 전가하는 방식을 통해서다.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일 신한카드는 1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없이 ‘개별민평금리’로 결정했다. 개별민평금리란 키스자산평가, 한국자산평가, 나이스피앤아이, FN자산평가가 매긴 평가금리의 산술평균값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2년물은 연 2.98%, 3년물은 3.32%다.다른 카드·캐피털사도 대부분 똑같이 개별민평금리로 이자비용을 확정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우리금융캐피탈과 KB캐피탈도 3년물을 개별민평금리(3.515%, 3.456%)로 발행했다.이런 개별민평금리는 금리 안정기엔 발행금리 결정에 유용한 기준이지만, 금리 격변기엔 시장 가격 왜곡을 가져온다는 게 회사채 발행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채권평가사들이 시장 가격 변화를 다소 늦게 평가금리에 반영하기 때문이다.일반 제조업체의 경우 수요예측을 해야 해 이런 부작용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 결과 대부분 개별민평금리에 0.20%포인트 안팎의 가산금리를 적용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대다수 카드·캐피털사는 일괄신고라는 제도를 활용해 수요예측을 면제받고 있다.대형 증권사들은 손실을 보더라도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일부 출혈을 감수하고 있다. 한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수개월째 비싼 값(낮은 금리)에 카드·캐피털 채권을 사서 싼값(높은 금리)에 파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며 “자본시장 순위에서 크게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지만, 그만큼 시장
우량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후순위채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상승) 우려에도 불구하고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높은 신용도를 감안할 때 연 4%대 금리를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기관투자가가 몰린 덕분이다.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명보험은 이날 60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을 완료했다. 당초 3000억원어치 수요를 모집했으나 지난 24일 수요예측 때 9110억원 규모의 기관투자가 주문이 몰려 발행 규모를 두 배로 늘려 잡았다.우량한 신용등급(AA)에 비춰볼 때 발행금리가 연 4.35%로 높아 관심을 모았다. 같은 신용등급 5년 만기 일반 회사채의 평균 유통금리인 연 3.2%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이자를 얻을 수 있어서다. 이번 후순위채는 만기가 10년이지만 5년 뒤 회사의 중도상환(콜옵션 행사) 선택권이 붙어 있다.전날 수요예측을 한 부산은행도 영구채(신종자본증권) 1100억원을 모집해 2240억원의 수요를 모았다. 은행 영구채 또는 후순위채는 다른 금융회사와 달리 부실화 시 원금 상각 조건을 담아 코코본드(Contingent Convertible Bond·조건부 자본증권)로 분류하기도 한다. 원리금을 단숨에 날릴 위험 때문에 채권 신용등급이 ‘AA-’로 부산은행 선순위 신용등급(AAA)보다 세 단계 낮지만, 희망 금리를 최고 4.5%로 제시하면서 관심을 끌었다.이태호 기자
“지난 5년간(2017~2021) 부동산 PF 수수료 수익을 중심으로 한 IB 이익 성장 덕분에….”지난 23일 나이스신용평가가 하이투자증권의 신용등급(A+) 전망을 ‘긍정적’으로 상향하는 근거를 설명한 보고서의 머리글이다. 이 기간 하이투자증권의 기업금융(IB) 수익은 775억원에서 1350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회사의 전체 순이익을 63억원에서 1674억원으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보고서에서 언급한 5년은 문재인 정부 아래서 아파트 분양시장이 이례적인 호황을 누린 때다. 하이투자증권뿐만이 아니다. 교보증권, 다올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KB증권 등 과거 고전했던 많은 중소형 증권사들이 5년 동안 수익을 만끽하고 신용도 상향을 누렸다.코로나19와 경기 침체로 등급 강등 건수가 상향을 크게 웃돌았지만, 증권가엔 ‘역대급 호황’의 5년이었다. 그 배경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PF 사업 수익이 크게 작용했다. 증권사들은 시행사에 어음을 찍어주면서 공급 자금의 10%를 넘나드는 짭짤한 수수료를 챙겼다. 시행사가 어음을 못 갚을 경우 대신 갚아줘야 하지만 그런 위기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공급 부족의 해소보다 ‘규제가 최선’이라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번번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대장동 사건에서 보듯 시행사들은 빚을 못 갚기는커녕 대거 돈방석에 앉았다.증권사 IB본부장들은 올해도 이 고수익 PF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시행사가 원리금을 아직 상환하지 않은 PF 대출 잔액이 작년 9월 말 현재 약 21조원(20여 개 증권사 우발채무 기준)에 달하지만 증권사나 신용평가사의 위기의식은 찾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해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국내 우량 카드·캐피털 채권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투자자들이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 파생결합증권의 손실을 우려해 투자를 기피하면서 관련 주요 헤지(위험회피) 자산인 여신전문회사 채권(여전채) 수요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불안감에서다.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여전채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통금리에서 국고채 금리를 뺀 값을 뜻하는 여전채 신용스프레드는 지난 한 주 동안 평균 0.017%포인트(AA 신용등급, 3년물 기준) 벌어졌다. 여전채 금리가 국고채 금리보다 많이 올랐다는 의미다.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가격은 그만큼 하락했다. 여전채 스프레드는 올해 들어서만 총 0.538%포인트 확대됐다.이날도 여전채 가격 하락세는 이어졌다. 잔존만기 1년2개월짜리 삼성카드 2355회 채권은 ‘채권평가사 평가금리(민평금리)’ 대비 0.18%포인트 높은 연 2.32% 금리로 400억원어치 거래됐다. 만기를 1년9개월 앞둔 현대캐피탈 1884-2회도 0.05%포인트 높은 연 2.65%에 200억원어치 팔렸다.2020년 봄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전후처럼 여전채 수요가 줄고, 매물은 급증하는 상황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상품 지수 변동성이 커지면서 앞으로 파생결합증권 투자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여전채가 파생결합증권의 헤지 자산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여전채 수급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국내 증권사들은 ELS나 DLS의 기초지수가 급락해 마진콜이 발생하면 관련 헤지 자산인 채권을 급히 매각해 현금화해야 한다. 이때
국내 1위 멀티플렉스 사업자인 CJ CGV의 자금 조달 비용이 꾸준히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장기화 탓에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시장금리까지 뛰어올랐기 때문이다.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 특수목적회사(SPC)는 이달 두 차례에 걸쳐 CJ4D플렉스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사모 유동화증권(ABS) 총 12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CJ4D플렉스는 CJ CGV의 자회사다. 이 과정에서 확정한 이자비용은 똑같이 연 5.75%로 나타났다. 만기는 모두 2024년 7월, 신용등급은 CGV와 같은 ‘A-(안정적)’로 평가받았다. 유사시엔 모회사인 CGV에서 대신 빚을 갚아주는 ‘자금보충’ 계약을 담고 있다.이 ABS의 발행금리는 동일 신용등급 채권들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국내 채권평가사들에 따르면 현재 ‘A-’ 등급 일반회사채 금리는 연 3.3%(2년물 기준) 안팎이다.이달 들어 하루 60만 명 넘는 확진자가 나올 정도로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다 보니 CJ CGV의 단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채권 투자자들의 평가다. CJ CGV는 팬데믹 이전만 하더라도 뛰어난 사업 안정성을 바탕으로 동일 등급보다 낮은 이자비용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팬데믹 선언 두 달 뒤인 2020년 5월 연 2.23%였던 3년 만기 사모사채 금리는 그해 12월 다시 발행할 때 3.80%로 치솟았다. 2020년 7월 2209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자본을 확충했지만, 투자자의 불안을 해소하지 못했다.CJ그룹 회사채 발행을 담당하는 한 증권사 임원은 “CJ CGV가 유상증자와 영구채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규모 손실을 내
푸틴은 글로벌 채권시장의 오랜 흐름까지 바꿔놓을까요?채권시장 10년 태평성대가 마침표에 다다랐다는 진단이 여의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최대 금융시장을 충격에 빠뜨리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어떤 신호가 어떤 미래를 예고하고 있는 걸까요.국내 회사채(credit) 시장 전문가인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8일 보고서에서 앞으로 채권가격의 꾸준한 하락을 예상했습니다. 그는 "이제부터 물가, 채권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가 속절없이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금리가 하락해야 모두가 행복한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의 '매도'(sell) 추천 보고서 이상으로 찾아보기 힘든 비관론입니다.김 연구원을 비롯해 비관론을 제기하는 소수의 연구원은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과 거래상대방 신뢰 악화에 주목합니다.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골드만삭스 상품지수(GSCI)를 보면 11일까지 최근 한 달 동안에만 약 13% 상승했습니다. 올해 들어선 28% 급등했습니다. 유럽 은행과 신흥국 채권의 부도위험(신용스프레드)도 상승세입니다. 이런 흐름은 이제 막 시작 단계란 관점에서 "앞으로의 시대가 가져올 '거대한 변화'는 인플레 장기화와 금리상승 압력의 강화"라는 우려를 내놓기 시작한 겁니다.장기간 인플레이션을 잊고 살아온 글로벌 채권 금리는 지난 10여 년에 걸쳐 대부분의 구간 떨어지기만 했습니다. 굳이 어두운 과거를 찾는다면 2013년 '긴축발작'(taper tantrum) 정도인데, 끊임없는 'D'(deflation)의 공포에 그마저도 해피엔딩으로 끝났습니다.꽃길만 걷던 채권시장에서 최근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캐피털사가 발행하는 채권(여전채) 가격이 올 들어 두드러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은 오르고, 경기 침체로 부동산 및 기업 대출은 부실화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캐피털과 카드사 등 여신전문회사가 발행한 채권 금리는 이날 연 3.64%(A등급 3년물 평균 기준)로 올 들어서만 0.50%포인트 뛰었다. 국고채(0.40%포인트)나 같은 등급의 일반회사채(0.44%포인트)보다 큰 폭의 오름세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반대로 떨어진다.대다수 캐피털사가 지난해 영업이익 개선을 발표했지만 ‘부동산과 소상공인 대출 부실화 우려’가 기관투자가의 채권 매수를 주저하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금조달 비용인 시장금리의 상승,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조치(최근 9월까지 6개월 연장) 종료 전망 등이 여전채 약세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부동산 경기 악화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처럼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내 캐피털사들의 PF 대출 연체율은 2009년 말 3.6%에서 2010년 9월 말 15.2%까지 가파르게 올랐다.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메리츠·애큐온·한국투자·오케이캐피탈 등 신용등급 A급 이하 주요 12개 캐피털사의 전체 기업대출 중 PF 비중은 작년 9월 말 현재 47%다. 부실화 때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100억원 이상 기업대출 합계는 자기자본 합계의 두 배 수준이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금융 비중이 높아 부동산 경기가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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