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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과 고젝은 동남아 지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호출형 차량, 오토바이 서비스를 기업으로 미국의 우버를 넘어섰다. 우버는 2013년 동남아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지만 지난해 3월 그랩에게 동남아 사업권을 넘기고 아세안 시장에서 물러났다. 과거 동남아 시장은 저렴한 노동력에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한 생산기지였다. 하지만 이젠 높아진 소득 수준에 6억5000만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이에 투자도...
모차르트는 몇 곡의 교향곡을 남겼을까. 많은 사람이 41번 ‘주피터’를 모차르트의 마지막 교향곡으로 알고 있어 총 41곡으로 답하는 클래식 애호가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후 그의 작품이 아닌 것으로 판정된 곡이나 새로 발견된 곡이 있어 모두 50여 곡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연주회장에서나 음반으로나 접할 수 있는 곡은 25번과 35번 ‘하프너’, 66번 ‘린츠’, 38번 &lsq...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 파비오 루이지(60·사진)가 KBS교향악단과 오는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다시 호흡을 맞춘다. 지난해 10월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지난해 세련되면서도 웅장한 브루크너 교향곡 9번 연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루이지는 이번엔 러시아 음악으로 국내 관객과 만난다. 글린카의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으로 시작해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과 교향곡 6번 ‘비창...
한국인 지휘자 김은선(39)이 미국 명문 오페라단 샌프란시스코오페라(SFO)의 음악감독으로 임명됐다. 1923년 설립된 SFO의 역대 네 번째 음악감독이자 첫 여성 음악감독이다.SFO 총감독 매슈 실벅은 김은선이 2021년 8월 1일부터 이 오페라단의 음악감독을 맡는다고 6일 발표했다. SFO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로스앤젤레스(LA) 오페라와 함께 미국 3대 오페라단으로 꼽힌다.뉴욕타임스는 이날 김은선의 선임 소식을 전하면서 “(김은선은) 미국 메이저 악단에서 음악감독직을 맡는 첫 여성이 될 것”이라며 “그는 새 역사를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수적인 클래식 음악계에서 젊은 여성이 오페라단의 예술적 방향을 제시하고 오케스트라뿐 아니라 합창단, 음악 제작진을 이끄는 음악감독에 임명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인이 세계 주요 오페라단의 음악감독을 맡는 것은 프랑스 파리 바스티유오페라(현 파리 국립오페라) 음악감독을 지낸 지휘자 정명훈에 이어 두 번째다.연세대 작곡과를 졸업한 김은선은 2003년 연세대 대학원으로 진학하면서 지휘로 전향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음악대학 오페라 지휘 과정을 거쳐 2008년 ‘헤수스 로페스 코보스 국제오페라지휘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하면서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2008년 스페인 왕립오페라극장, 스페인 왕립음악학교에서 주빈 메타의 보조지휘자로 활약했고 유럽의 주요 오페라 극장에서 지휘하며 경력을 쌓았다.김은선은 영어뿐 아니라 독일어와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를 익혔고 끊임없이 악보를 파고들었다. 이를 통해 치열한 유럽 음악계에서 단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레퍼토리가 넓은 지휘자로 자신의 자
지휘자 김은선(39)이 2021년 8월 1일부터 샌프란시스코 오페라(SFO)의 음악감독을 맡는다. 1923년에 설립된 SFO의 역대 네 번째 음악감독이자 첫 여성 음악감독이다. SFO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LA 오페라와 함께 미국 3대 오페라단으로 꼽힌다. SFO는 지난 9년간 SFO를 이끌어온 니콜라 루이소티의 뒤를 잇는 차기 음악감독으로 김은선을 선임한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김은선은 내년 8월 베토벤의 ‘피델리오’로 SFO의 2020~2021 시즌을 열 예정이다. 이번 선임으로 김은선은 최초 5년간 시즌마다 최대 4회의 프로덕션을 지휘한다. 김은선은 지난 6월 SFO의 여름 페스티벌에서 드보르자크의 ‘루살카’를 선보이며 SFO와 인연을 맺었다. 처음 호흡을 맞춘 후 5개월여 만에 전격 음악감독으로 발탁된 것이다. 김은선은 “당시 무대에서 고향에 있는 것 같은 편안함을 느꼈다”며 “다양한 측면에서 열려 있어 협업이 가능했고 프로들에게서 나오는 신기한 에너지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세대 작곡과를 졸업한 김은선은 연세대 대학원에서 지휘로 전향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음악대학 오페라 지휘 과정을 거쳐 2008년 지저스 포페즈 코보스 국제 오페라 지휘자 콩쿠르서 1등에 오르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스페인 왕립오페라극장, 스페인 왕립음악학교에서 주빈 메타의 보조지휘자로 활약했고 유럽의 오페라 극장에서 지휘하며 경력을 쌓았다. 미국 무대엔 2017년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의 ‘라 트라비아타’로 데뷔했다. 지난달엔 워싱턴 국립 오페라에서 ‘마술피리’ 공연을 선보였고 미국에서 LA 오페라와 시카고 리릭 오페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데뷔도 앞두고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
도발적인 제목과 달리 <일본은 원수인가, 이웃인가>는 한·일 관계를 정색하고 되짚는 책이 아니다. 일본 도보여행 책이다. 한일경제협회,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에서 활동했고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정책연구위원인 저자는 일본 남단 가고시마에서 홋카이도까지 걸었다. 61일 동안 4600㎞를 이동했다. 걸어서 움직인 거리만 1111㎞다. 저자는 천천히 걸으며 경험한 일본인의 의식구조와 새롭게 느낀 일본 특유의 문화를 찬찬히 풀어낸다. 일본 각 지방의 풍물과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도 생동감 있게 그린다.올해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그간 일본에 관심을 두고 한·일 경제교류 분야에서 수십 년간 일해온 저자는 올해 혼자 걷는 일본 여행을 실행에 옮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세심한 계획이나 꼼꼼한 준비 없이 자유로운 일본어 구사 능력 하나만 믿고 무작정 길을 떠났다. 최악으로 치닫는 한·일 관계를 회복할 길을 찾기 위해선 일본의 현실과 일본인의 생각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뿌리 깊은 반일정서로 일본에 대한 사실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며 “일본을 걸으면서 무엇이 한·일 관계를 저해하는지 그 원인과 해결 방안을 성찰해보고 바람직한 한·일 관계의 그림을 그려보자”고 결심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손자병법 문구를 되새겼고, 무엇보다 현장에 답이 있을 거라 여겼기 때문이다.도보여행의 끝에서 저자가 내린 결론은 “‘이사 갈 수도 없는’ 두 나라의 선린우호 관계는 지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서로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
‘대기업들이 정부를 통제하고 조종한다’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나치게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 ‘금융투자회사들은 사회악이다’. 기업에 대해 이처럼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은 극소수에 한정돼 있을까. 2016년 갤럽이 시행한 조사에서 기업을 ‘매우 신뢰한다’고 대답한 미국인 비율은 6%에 그쳤다. ‘꽤 신뢰한다’는 답변도 12%에 불과...
온라인 북큐레이션 멤버십 서비스 리딩리딩이 오는 11일 서울 아크앤북 시청점에서 ‘여성의 삶, 여성의 일’을 주제로 ‘리딩 스테이지’를 연다. 열심히 일하고 있으면서도 늘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여성들이 고민을 털어놓고 공감대를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패널로 <출근길의 주문>의 저자인 이다혜 이다혜 씨네21 기자, 이곤젠더 서울사무소 부사장을...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정겨운 한국 가곡과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의 향연으로 올 한 해를 마무리한다. 오는 20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19 한경필하모닉 송년음악회’에서다. 김덕기 전 서울대 음대 교수가 지휘봉을 잡고, 소프라노 강혜정 박하나 서활란 오은경 정꽃님 정혜욱,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최승현, 테너 김동원 이영화, 바리톤 장철 등이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베토벤 교향곡 9번 &lsq...
“오늘의 고통, 광란, 어리석음. 사랑만이 행복과 기쁨으로 이를 끝낼 수 있지.” 지난달 29일 저녁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피날레 합창곡이 울려 퍼졌다. 윤현주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의 지휘와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연주에 맞춰 소프라노 유시은 장기슬 허영서, 테너 김하경, 바리톤 홍민기 홍지훈, 베이스 이다솔 등 젊은 대학생 성악가들이 열창했다. 이들...
한국판 송구영신(送舊迎新) 공연으로 자리 잡은 마당놀이가 올해도 찾아온다.국립극장은 시원한 풍자와 유쾌한 해학을 즐길 수 있는 마당놀이 ‘춘풍이 온다’를 오는 12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펼친다.‘춘풍이 온다’는 ‘심청이 온다’ ‘춘향이 온다’ ‘놀보가 온다’에 이은 국립극장 마당놀이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지난해 초연에서 객석 점유율 98.7%를 기록하며 호평받았다. ‘심청이 온다’에서는 ‘땅콩 회항’, ‘놀보가 온다’에서는 비선 실세 등 세태를 반영한 대사들을 끼워넣어 객석에 통쾌한 웃음을 선사했다면 ‘춘풍이 온다’에서는 주 52시간 근로제, 비혼과 인증샷 등의 에피소드를 다양하게 풀어냈다. 이번 공연에서도 올해 화제가 됐던 사건들을 새롭게 추가해 넣을 예정이다.판소리계 소설 ‘이춘풍전’을 바탕으로 각색한 ‘춘풍이 온다’는 한량인 춘풍은 기생 추월의 유혹에 넘어가 가산을 몽땅 탕진한다. 그의 어머니 김씨 부인과 몸종 오목이가 합심해 그를 혼내고 위기에서 가정을 구한다는 내용이다.춘풍 역은 국립창극단의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번갈아 맡는다. 당찬 오목이 역엔 국립창극단의 민은경이 새롭게 합류해 지난해 열연한 서정금과 함께 무대에 선다. 연희계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 정준태가 꼭두쇠 역으로 합류한다.마당놀이를 위해 중극장 규모인 달오름극장엔 가설 객석 238석이 추가됐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는 채 1m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가깝다. 공연 시작 전엔 객석에서 ‘엿 사서 먹기’ 이벤트가 펼쳐지고 길놀이와 새해의 행운을 기원하는
에세이 열풍이 올해도 계속되는 가운데 역사관, 젠더, 세대 간의 갈등이 만들어낸 담론이 베스트셀러 목록의 한편을 차지했다. 인터넷서점 예스24는 올해(1월1일~11월30일) 책 판매량을 기반으로 한 출판계 트렌드를 2일 발표했다. 예스24에서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소설가 김영하가 쓴 <여행의 이유>였다. 올 5월부터 3개월간 예스24의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차지한 책이다. 에세이의 인기는 2017년 이기주 작가의 <언어...
세계적인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자택에서 지병인 심장병으로 사망했다고 1일 AFP통신 등이 전했다. 향년 76세. 라트비아 출신의 얀손스는 지휘자인 아버지 아르비드 얀손스와 소프라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56년에 레닌그라드 콘서바토리에 입학해 지휘와 피아노를 익혔다. 1969년에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에게 지휘를 배웠다. 러시아 음악에 정통했고 특히 쇼스타코비치 스페셜리스트로 잘 알려져...
경기고, 서울대 출신에 대학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한 모범생.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을 거쳐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에 부총리를 지낸 엘리트. 학창시절 작은 일탈을 저질러본 적이 없었고 오랜 관료생활에서 큰 좌절을 맛본 적도 없었다. 똑똑하고 잘났지만 재미없고 지루한 스타일은 아닐까. 괜한 걱정이었다. 권오규 현대차 정몽구 재단 이사장(67)을 그의 단골집이라는 서울 소공동 크리스탈제이드에서 만났다. 마주 앉은 그는 ‘춤바람&rsqu...
서울돈화문국악당은 다음달 6~29일 대금 명인의 예술혼을 그린 음악극 ‘적로’를 무대에 올린다.‘적로’는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대금 명인 박종기(1880~1947년)와 김계선(1891~1943년)의 삶을 소재로 했다. 국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지만 대중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두 음악가의 예술혼을 통해 필멸하는 시간 앞에 불멸을 꿈꾸었던 예술가의 삶을 그려낸다. 작품의 제목인 적로는 악기 끝에 맺힌 물방울을 의미한다.극작가 배삼식과 작곡가 최우정, 안무가 겸 무용가 정영두가 합심해 만든 작품으로 2017년 11월 초연했다. 소리꾼 안이호와 정윤형, 하윤주 등 초연 무대에 오른 배우들이 다시 출연한다. 박종기 명인의 대를 잇는 고손자 박명규가 대금 연주자로 참여한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모든 것에 흥미가 생기지 않고 무료한 삶. 어떤 것도 의미가 없어 보이고 열망하는 마음이 사라져버린 상태. <무관심의 시대>는 냉담한 삶의 자세가 일상이 돼버린 오늘날의 우리 주변을 돌아본다. 현대인들이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마음의 결핍은 더 커진 이유를 진단하고 다시 활력을 찾고 전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빅터 프랭클 연구소 설립자이자 정신의학자인 저자는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미치료와 실존분석을 ...
홍조를 띤 채 무릎에 놓인 책을 보는 여인.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1802~1885)가 그린 초상화 속 단아하고 섬세한 이목구비의 주인공은 아델 푸셰다. 등의 작품을 남긴 위고는 그림 실력이 뛰어난 데생 화가이기도 했다. 거칠고 투박한 4000여 점의 다른 위고의 그림들과 달리 서정적 분위기인 이 초상화에선 사랑이 느껴진다. 는 잘 알려져 있는 예술가의 삶과 사랑, 그 이면을 들여다본다. 위고는 소꿉친구인 아델과 결혼했지만 생활은 평탄치 않았다. 작가로서 위고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아델은 갈수록 외로워졌다. 두 사람은 결혼 관계를 이어가면서 한눈을 판다. 책은 위고의 소설과 시, 그림을 통해 격동적인 그의 삶을 읽어내려 간다. 역사와 리더십,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를 융합해 저술활동을 해온 저자가 내놓은 예술가들의 사랑 이야기다. 버지니아 울프, 헤르만 헤세 등 작가들뿐 아니라 에드바르 뭉크와 오귀스트 로댕 같은 화가, 구스타프 말러, 프란츠 슈베르트, 프란츠 리스트 등 음악가들도 목록에 있다. 천재들의 삶과 사랑은 명작의 탄생과 얽혀 있다. 세심하게 그 뒷이야기를 훑어가다 보면 그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킨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전쟁 같은 사랑에 고통받았던 위고뿐 아니라 꿈 같은 사랑에 빠졌던 리스트, 순애보 같은 사랑을 하면서도 카사노바의 기질을 드러낸 괴테와 슈베르트까지, 사랑의 모습은 달랐지만 그로부터 받은 영감은 예술적 탄생의 시발점이 됐다. 뭉크의 ‘절규’ 속 인물은 왜 그토록 처절한지, 카미유 클로델이 남긴 ‘파도’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지도 알 수 있다. 예술가들의 극적인 사연에 관련된 그림과 사진들을 곳곳에 배치해 시
영국 런던정경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스물네 살의 청년은 아홉 번에 걸친 인터뷰 끝에 보스턴컨설팅그룹의 경영컨설턴트가 됐다. 그는 성공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잘하고 싶었지만 경험이 부족했다.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간극을 메우려 했다. 입사 후 3년간 그는 1주일에 적게는 60시간, 많게는 90시간씩 일했다. 한 손엔 커피, 다른 손엔 초콜릿을 들고 책상 앞에서 하루를 버텼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다른 동료가 만든 자료를 봤다. 번...
재즈 보컬리스트이자 피아니스트인 강윤미의 2집 앨범 ‘Your Portrait’이 지난 21일 발매됐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녹음한 1집 이후 4년 만에 발표하는 음반이다. 강윤미는 이전에 보여줬던 기교적인 측면을 최대한 자제하고 함축적이고 명상적인 어조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그림을 노래했다. 피아노를 전공한 그는 오랜 시간 함께 활동해온 강윤미 트리오(기타 박상연, 베이스 김성수) 멤버들과 함께 이번 앨범도 작업했다. 불운했지만 타오르는 영감과 열정으로 미술사에서 위대한 화가로 남은 고흐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직접 작곡한 노래들을 담았다. 예술은 인간에게 속한 것이 아닌 신의 영역임을 고백하는 ‘Prayer’는 고흐의 동명 작품에서 착안했다. ‘Your Portrait’은 외로운 시간 동안 묵묵히 자신의 얼굴을 그린 고흐의 자화상 43점에 관한 이야기다. 이밖에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영감을 받은 ‘Starry Night’, ‘까마귀 나는 밀밭’에서 떠올린 ‘Windy Night’ 등을 실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서울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을 국악으로 풀어내는 공연이 열린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다음달 1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올리는 ‘한양 그리고 서울’(사진)이다. 이 공연은 국악 선율과 함께 조선시대 한양부터 대한민국 서울의 현재와 미래 모습을 샌드아트와 영상 등으로 구현한다. 연출을 맡은 이경재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은 이번 무대를 통해 국악 장르와 처음 만난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한양’ ‘한양에서 서울로’ ‘서울’의 세 가지 주제로 연결되는 다섯 곡을 들려준다. 샌드아트에 박진아가 참여하고, 성시영과 김계희가 각각 태평소와 생황을 연주한다. 김명섭 노지연 한다연 임혜성 등 뮤지컬 배우들도 출연한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com
“환희여, 신의 아름다운 광채여, 낙원의 딸들이여, 우리는 빛이 가득한 곳으로 들어간다. 성스러운 신전으로. 가혹한 현실이 갈라놓은 자들을 신비로운 그대의 힘으로 다시 결합시킨다.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된다. 그대의 고요한 날개가 머무르는 곳에.” 베토벤(1770~1827)이 작곡한 아홉 개의 교향곡 중 마지막 9번의 4악장 합창 부분이다.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를 가사로 만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말러 시리즈’의 두 번째 무대로 다음달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교향곡 2번 ‘부활’을 연주한다. 말러가 6년에 걸쳐 작곡한 ‘부활’은 인간은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삶과 죽음을 주제로 다룬다. 말러 생전에 청중에게 가장 사랑받은 곡 중 하나다. 이번 공연에서는 정치용 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호소력 짙은 목소리의 소프라노 서선영과 한국인 최초로...
“음악은 모두의 삶에 선물과 같은 존재입니다. 듣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습니다.” ‘바이올린 여제’ 안네 소피 무터(56·사진)가 오는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24일 서면으로 먼저 만난 그는 “제가 하는 연주로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무터가 한국을 찾는 것은 198...
영화 ‘기생충’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 등 12명이 ‘제39회 올해의 최우수예술가’에 선정됐다고 상을 주관하는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가 24일 밝혔다. 공연 연출가 이재환, 발레 안무가 조윤라, 시인 이시환, 서양화가 노재순, 연극 연출가 정재호, 거문고 연주자 신혜영, 국가무형문화재 단청장 이수자 송인정, 의상디자이너 이호준, 한국무용가 정길만, 서양화가 박종용, 한국화가 박...
1970년대까지 2.5명이 넘던 프랑스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 수)은 1980년 1.85명, 1990년 1.77명으로 급락했다. 하지만 2000년 1.89명으로 반등했고 2010년 2.03명으로 올라섰다. 2017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2.07명으로 유럽에서 가장 높다. 프랑스는 유럽의 ‘출산강국’으로 불린다. 위기를 인식하고 저출산 문제에 예산을 투입했다. 공립 시설 비중을 늘리고 유치원 시스템을 체계적으...
“지정학적인 환경으로 볼 때 한반도를 매력적인 투자 시장으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누구나 말하고 생각할 수 있는 방식으로 판단하면 결코 새로운 시장을 발견할 수 없다.”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는 <앞으로 5년 한반도 투자 시나리오>에서 “한반도의 변화가 향후 10~20년간 세계 투자의 지형을 뒤흔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으로 5년 한반도 투자 시나리오>는 그가 처음으로 출간한 한국어 책이다.짐 로저스는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린다. 미국 앨라배마주 출신인 그는 예일대에서 역사학, 옥스퍼드대에서 철학과 정치, 경제학을 공부했다. 스물두 살에 월스트리트에 첫발을 디뎠고 1969년 소로스와 함께 헤지펀드 투자사 퀀텀펀드를 설립했다. 퀀텀펀드는 10년간 4200%라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금융투자업계를 놀라게 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률은 47%였다. 1979년 월스트리트를 떠난 뒤엔 컬럼비아대에서 금융론을 가르쳤고 두 차례의 세계일주를 하면서 직접 시장을 살펴보고 독자적인 투자전략을 내놓고 있다.일찌감치 중국의 부상에 주목했고 중국을 포함한 극동지역의 부상을 예견했다. 그는 “내가 그리는 투자 지형도에서 한반도는 마지막 퍼즐 같은 존재였다”며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이곳에서 엄청난 잠재력이 느껴진다”고 언급한다. 로저스는 20년 전 세계일주를 하면서 한국을 찾았다. 2007년엔 북한에도 가볼 기회가 있었다. 그에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자 서로 다른 체제 속에서 다른 역사를 써가고 있는 한반도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몇 차례의 방문과 분석 후 그
프랑스 동부의 리옹 도심에서 20일(현지시간) 열린 ‘2019 보졸레 누보 공식 출시 행사’에서 와인 생산자들이 오크통을 굴리고 있다. 참가자들은 ‘올해의 보졸레 누보’를 시음하며 다양한 볼거리를 즐겼다. 보졸레(Beaujolais)는 부르고뉴주의 지역 이름이고 누보(nouveau)는 ‘새롭다’는 의미다. 보졸레 누보는 프랑스 보졸레 지역에서 생산된 햇와인이라는 뜻이다. 그해 9...
오페라부터 발레, 현대무용까지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연말 공연들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국립오페라단은 다음달 5~8일 훔퍼딩크의 ‘헨젤과 그레텔’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지난해 국립오페라단이 독일 연출가 크리스티안 파데와 함께 제작하면서 새롭게 탄생시킨 버전을 다시 무대에 올린다. 가난한 부부의 어린 남매인 헨젤과 그레텔이 등장하는 원작과 달리 풍요로운 가정의 두 아이가 등장한다. 아이들이 크리스마스에 그림자놀이를 하다 잠이 들자 동화 속 헨젤과 그레텔이 나와 잠든 아이들과 자리를 바꾸는 설정이다. 남매가 화려한 과자집에 현혹돼 과자마녀에게 잡히지만 위험을 하나씩 헤쳐나가는 모습을 아이들의 성장과정으로 해석해 보여준다. 메조소프라노 유스티나 그린기테와 양계화가 오빠 헨젤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그레텔 역은 소프라노 캐슬린 김과 소프라노 한은혜가 맡는다. 지휘자 성시연이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를 이끈다. 연말 단골 레퍼토리인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와이즈발레단(12월 6~8일, 마포아트센터)과 국립발레단(12월 14~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서울발레시어터(12월 19~25일, 강동아트센터), 유니버설발레단(12월 21~31일, 유니버설아트센터)이 연이어 무대에 올린다. ‘호두까기 인형’은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백조의 호수’와 함께 차이코프스키의 고전 발레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1892년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눈의 왈츠’ ‘꽃의 왈츠’ 등 코르드발레(군무) 및 클라라와 호두까기 왕자의 2인무(파드되)로 볼거리가 풍성하다. 국립발레단은 1966년 볼쇼이발레단이 초연한 유리 그리가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들을 즐길 수 있는 뮤지컬 ‘보디가드’가 돌아온다. 오는 28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2016년 국내 초연 후 3년 만이다. 원작인 영화 ‘보디가드’는 1992년 개봉과 함께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스토커의 위협을 받는 당대 최고 팝스타와 보디가드의 사랑 이야기에 익숙하면서도 감동적인 음악이 힘을 보탰다. 뮤지컬 작업은 2006년 프로듀서 마이클 해리슨이 아이디어를 내면서 시작됐다.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그대로 사용하고, 휴스턴의 또 다른 대표 히트곡들을 녹여 넣었다. 뮤지컬 ‘보디가드’는 세계 최초로 휴스턴이 부른 곡을 무대 공연용으로 제작할 수 있도록 독점 계약된 작품이다. ‘I Will Always Love You’를 비롯해 ‘I Have Nothing’ ‘Run To You’ 등 1990년대를 수놓은 영화 속 히트곡들이 흐른다. 무대에 흐르는 곡은 영화에서 나오는 휴스턴의 노래 여섯 곡에 그의 다른 대표 곡을 더해 총 열다섯 곡이다. 영화 원작자 로렌스 캐스단이 어드바이저로 참여하고 최고의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6년간 작업해 2012년 12월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했다. CJ ENM이 뮤지컬 ‘킹키부츠’에 이어 두 번째로 글로벌 공동 제작에 참여해 2016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 올렸다. 당시 공연은 누적 관객 9만 명을 동원했고 평균 객석 점유율 90%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뮤지컬의 이야기 틀은 영화와 비슷하지만 속도감과 생동감을 더하기 위해 약간의 변화를 줬다. 1990년대에서 현 시점으로 시대적 배경을 옮겨왔고 간결하게 내용을 정리했다. 시간과 공간이 교차하는 흐름에서는 인물의 등장을 최소화해 스토리에 집중도를 높였다. 캐릭터는 밝은 성
국립합창단이 이달 26일과 다음달 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헨델의 ‘메시아’(사진)를 들려준다. 헨델의 ‘메시아’는 하이든의 ‘천지창조’, 멘델스존의 ‘엘리야’와 함께 3대 오라토리오로 꼽힌다. 찰스 제넨스가 대본을 쓴 ‘메시아’는 1741년 헨델이 작곡 의뢰를 받은 지 24일 만에 완성한 대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작품을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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