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뉴스를 발행하지 않습니다.
러시아 작곡가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1839~1881)는 1973년 친구인 건축가이자 화가 빅토르 하르트만이 갑자기 죽자 큰 슬픔에 빠졌다. 이듬해 그의 유작전을 찾았다가 영감을 받고 작품 열 편을 감상하는 형식으로 곡을 구성했다. 작품과 작품 사이에 ‘프롬나드(promenade·산책)’를 배열해 전시실을 이동하는 모습도 표현했다. 유형종 음악평론가는 “각각의 곡이 모두 다른 개성을 갖고 있다&rdq...
2017년 미국은 이란에 대한 금수 조치 위반을 이유로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ZTE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ZTE는 미국 부품을 7년간 수입할 수 없게 됐다. 부품을 들여오는 경로가 막히면서 ZTE의 업무는 ‘일시 정지’됐다. 2018년엔 알리바바그룹 산하의 앤트파이낸셜이 미국 최대 송금서비스 업체 머니그램 인수를 포기했다.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가 안보상 우려를 이유로 승인을 내주지 않아서다.<데이터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미·중 무역전쟁 이면엔 데이터 기반의 혁신 기술을 둘러싼 패권 다툼이 있다고 진단한다. 중국 푸젠성 출신인 저자는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 선임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그는 책을 통해 첨단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중국발 4차 산업혁명의 실체를 생생히 그려낸다.책에 따르면 중국의 데이터 비즈니스는 ‘중국 제조 2025’를 앞세워 세계 경제 패권을 노리는 중국 정부 전략의 연장선 위에 있다. 중국 제조 2025는 2025년까지 바이오, 로봇, 통신장비, 항공 우주, 반도체 등 10개 분야를 육성해 제조업 ‘대국’에서 ‘강국’으로 가겠다는 중국의 국가 프로젝트다.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제특허 건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 4024건을 보유한 중국의 화웨이다. ZTE는 2965건으로 2위, 중국 액정표시장치(LCD)패널 생산업체인 BOE가 1818건으로 7위에 올랐다. 미국 기업으로는 인텔(2637건)이 3위, 퀄컴(2163건)이 5위를 차지했다. 일본의 미쓰비시전기(2521건)가 4위, 소니(1735건)가 9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가별 출원 건수에서는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2위 자리를 꿰찼다. 저자는 “특허 건수만으로
“내년 세계 경제는 여전히 큰 불확실성으로 ‘오리무중’, 그 속에서 한국 경제는 ‘고군분투’할 것으로 예상한다. 상반기까지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조금씩 회복해나갈 전망이다.” 국내 경제 전문가 43명은 <2020 한국경제 대전망>에서 내년 한국 경제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저자로 참여한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
12월에 어울리는 쇼팽의 피아노 선율이 흐른다. 피아니스트 백건우(73)와 세르게이 바바얀(58)이 쇼팽으로 잇따라 독주회를 연다. 충만한 감성으로 대중적인 쇼팽 소품을 연주하는 거장들의 공연에서 서로 다른 음색을 비교해보는 재미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백건우는 다음달 7일과 11일 예술의전당에서 관객을 만난다. 원래 준비한 11일 ‘백건우와 쇼팽’ 공연이 일찌감치 매진돼 7일 ‘백건우와 야상곡’으로...
공연계가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벌인다. 세종문화회관은 무용, 연극, 뮤지컬, 클래식 등 총 11개 공연에 대해 수능 수험생에게 10~50% 할인 혜택을 준다. 영화 ‘해리포터’를 상영하며 70인조 오케스트라가 영화 사운드트랙을 실연하는 ‘필름콘서트Ⅱ-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서울시무용단 단원이 안무에 참여해 뉴트로 국악부터 일렉트로닉까지 다양한 장르를 ...
“첼로는 독주 레퍼토리가 많지 않아요. 20여 년을 연주하면서 같은 곡을 반복하다 보니 시야가 좁아지는 것 같아 걱정됐습니다. 음악이라는 넓은 세계를 망원경으로 보고 싶은데, 현미경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고요.” 25년 전 자기 키만 한 첼로를 들고나와 로스트로포비치 콩쿠르 우승을 거머쥐었던 소녀가 첼로가 아니라 지휘봉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110년의 역사를 지닌 노르웨이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서다....
관현악부터 기악협주곡, 성악협주곡까지 다양한 형식의 창작 국악 정수를 감상할 수 있는 국립국악관현악단(사진)의 ‘격(格), 한국의 멋’이 오는 26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지난 20여 년간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연주한 창작곡 중 다섯 곡을 엄선해 들려주는 무대다. 연주곡을 고르기 위해 60여 명의 단원이 1차로 선곡하고, 김성진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과 선곡자문위원단이 최종 선택했다.관현악곡으로는 ‘내 나라, 금수강산…’(작곡 강준일), ‘공무도하가’(작곡 김성국)가 연주된다. 지난 3월 크로스오버의 거장 양방언이 처음으로 국악 관현악 교향곡에 도전했던 ‘아리랑 로드-디아스포라’도 예술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아 8개월 만에 다시 연주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40여 분의 원곡을 15분으로 편곡해 들려준다.‘개량 대금 협주곡-풀꽃’(작곡 김대성)은 대금이 맑고 우아한 음색으로 관현악과 대화하는 듯한 작품이다. 2004년 국립극장 창작곡 공모전 당선작으로, 작곡가 김대성이 원곡의 관현악 부분을 보강했다. 대금 연주자 김정승이 협연한다. 국악칸타타 ‘어부사시사’(작곡 임준희)는 고산 윤선도의 동명 시조를 주제로 삼아 국악과 양악 가창이 관현악과 조화를 이루는 대작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원곡의 사계절 중 한 대목씩을 발췌해 선보인다. 정가 협연자인 김나리와 스칼라중창단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김성진 예술감독은 “다섯 곡 모두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초연했던 곡”이라며 “악단이 지속해온 창작 작업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무대”라고 말했다.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델컴퓨터와 시만텍, 인피니언은 ‘이곳’에 아시아 본부를 두고 있다. IBM이 아시아·태평양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세우고 스마트 도시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기도 하다. 2015년엔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맥킨지가 이곳에 디지털 캠퍼스를 마련했고 이듬해엔 신용카드 회사 비자가 디지털 플랫폼 개발을 위해 이노베이션센터를 열었다.7000개가 넘는 다국적 기업이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의 면적(725㎢)은 서울(605㎢)보다 조금 더 넓다. 인구는 한국의 10분의 1 수준이다. 작지만 강하다. 싱가포르의 2018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세계 6위다. 미국(7위) 스웨덴(10위) 독일(15위) 영국(19위) 일본(23위)보다 높다. 한국은 26위다. 켄트 E 콜더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소장은 저서 <싱가포르, 스마트 국가의 최전선>에서 “국제 경쟁력, 시장 친화도, 반부패 등 각종 글로벌 성과지표에서 싱가포르는 항상 상위권에 있다”며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이라는 점이 놀랍다”고 서술한다. 세계은행은 2006년부터 10년간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싱가포르를 선정했다. 정부 정책 입안 및 결정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 지식재산권 보호 분야에서도 싱가포르는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일본 실장을 지내고 일본 주재 미 대사관 특별자문위원, 동아시아 문제 관련 국무부 차관 특별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한 콜더 소장은 40년 넘게 아시아를 연구해왔다. 그는 빠르게 변하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글로벌 경제사회에서 이 작은 도시국가가 어떻게 탄탄한
“처음 회식자리에서 만난 박 대통령은 서민적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유신’ 이후에는 완전히 달라진 느낌이 들어 ‘아! 권력이 저렇게 변하도록 만드는구나!’하고 놀란 적도 있다.” ‘행동하는 지성’으로 잘 알려진 진보 경제학계의 원로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92)는 회고록 <학현일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이렇게 기억했다. 제1차 경제개발 5개...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와 투자의 고수로 이름이 알려진 강흥보 메이크잇 대표가 함께 쓴 책이다. 국내외 경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어떤 전략을 짜야 하는지 알려준다. 주가지수 흐름을 분석해 최적의 투자 시기도 예측한다. 일본과 유럽 등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 투자 전략까지 다룬다. 부동산 시장의 변화와 국민연금 고갈 시대의 노후 투자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한스미디어, 256쪽, 1만6500원)
“니콜라이 미아스코프스키의 피아노 소나타 2번은 연주회장에서 듣기 어려운 곡이죠. 한국 관객들에게 새로운 곡을 들려주고 싶어 선택했습니다.” 다음달 4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독주회를 여는 러시아 피아니스트 드미트리 마슬레예프(31·사진)는 6일 서면 인터뷰에서 “관객들에게 친근한 곡으로 프로그램을 짜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처음 접하는 음악에 대해서도 ‘두려워하지 마...
“20대 땐 어떻게든 남들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깨달았죠. 똑같은 이야기를 해도 사람에 따라 다른 소리가 나온단 것을요. 애쓰지 않아도 결국 자신의 색채가 연주에 담기는 겁니다.” 5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만난 피아니스트 김태형(34·사진)은 “작곡가의 메시지를 읽어내는 데만 집중할 뿐 이미 연주는 내 목소리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 목소리로...
클래식 음악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지휘자 테오도르 쿠렌치스(47)가 한국에 온다. 공연 기획사 빈체로는 최근 공개한 ‘2020년 주요 공연 일정’에서 내년 4월 7일과 8일 쿠렌치스가 그의 악단 ‘무지카 에테르나’와 함께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고 밝혔다. 2016년 쿠렌치스와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앨범을 냈던 바이올리니스트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가 협연자로 이름을 올렸다. 첫 ...
“사랑에 빠진 젊은 예술가가 실연의 아픔을 이기지 못한 채 아편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한다. 하지만 치사량에 미치지 못한 채 그는 환각 상태에 빠져들고 그 속에서 꿈에 그리던 연인의 모습과 함께 기묘한 환상을 보게 된다.” 프랑스 작곡가 베를리오즈(1803~1869)가 1830년에 작곡한 ‘환상 교향곡’ 악보에 남긴 글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이달 16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프랑스 출신 루도빅 ...
악수로 상대에게 무기가 없음을 확인하고 건배를 통해 서로의 잔을 섞어 독이 없음을 알아보는 것처럼 모자를 벗어드는 인사법은 적대적인 의도가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중세 기사들의 풍습에서 비롯됐다. 기사가 투구를 벗어 맨머리를 드러내는 것은 ‘목숨을 내놓는다’는 뜻이다. 이는 역병이 창궐한 시기에 모자를 들어보이는 인사로 연결됐다. 볼 키스나 손 키스 대신 멀찍이 선 상태에서도 가능한 ‘위생적인’ 인사...
“이번주 보고 싶은 영화: ‘블랙피쉬’. 조심해요, 씨월드. 우리는 당신들이 어떤 짓을 해왔는지 알고 있어요.” 배우 올리비아 와일드가 트위터에 이 글을 올린 것은 2013년 7월. 그때만 해도 30달러가 넘던 씨월드의 주가는 1년도 채 안 돼 반토막 났다. 씨월드는 미국 5개 주에 12개의 해양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회사다. ‘블랙피쉬’는 한 쌍둥이 엄마가 씨월드의 범고래 공연 ...
팝페라 가수 정세훈이 오는 3일(현지시간) 뉴욕 카네기홀 스턴홀에서 콘서트를 연다.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연주자들로 구성된 50인조의 팝스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무대다. 카운터 테너인 정세훈은 유서 깊은 프랑스 마들렌 성당에서 초청 받아 콘서트를 개최한 최초의 한국 가수로도 잘 알려져 있다. 카운터 테너는 변성기를 이미 거친 남성이 가성으로 여성의 알토 파트에 해당하는 음역을 낸다. ‘매혹적인 목소리’라는 평가를 받는...
미국 로체스터대 이스트먼 음대 소속 학생 오케스트라인 ‘이스트먼 필하모니아’의 중국 투어 공연이 취소됐다. 80명의 오케스트라 단원 중 한국인 학생 세 명에 대해 중국이 비자 발급을 거부해서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이 꺼내든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여파가 한국 예술가나 예술 단체를 넘어 한국인이 소속된 해외 공연 단체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자말 로시 이스트먼 음대 학장은 30일 성명...
“마치 월트 디즈니 작품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거예요. 국립발레단의 기존 레퍼토리에 이런 작품은 없었죠. 한국의 창작 발레지만 보편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여서 세계 어디를 가도 통할 것입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다음달 6~1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창작 발레 ‘호이 랑’을 이렇게 소개했다. 30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호이 랑’...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31)와 소프라노 황수미(33)가 지난 28일과 29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온드림 앙상블’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스터 클래스를 열었다. 온드림 앙상블은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후원하는 클래식 전공 장학생들로 구성된 연주단체다. 정몽구 재단은 온드림 앙상블 내 심사를 거쳐 이번 마스터 클래스에 참가할 학생 아홉 명(바이올린 다섯 명, 성악 네 명)을 선발했다. 세계적인 연주자들로부터 직접...
붉은 선비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지켜야 할 네 가지 금기(禁忌)에 대해 듣는다. 하지만 이를 어기게 되면서 용으로 승천하는 데 실패한 대망신(大亡神)이 붉은 선비를 잡아먹으려 한다. 이때 선비의 부인 영산각시가 기지를 발휘해 대망신을 물리치고 산천에 굿을 올려 길복을 얻게 한다.국립국악원은 국악뮤지컬 ‘붉은 선비’(사진)를 다음달 19~23일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올린다. 팔도 명산대천에 기도해 죽은 자의 넋을 기리는 ‘산천굿’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함경남도 함흥 지방의 굿거리로, 지금은 볼 수 없는 함경도의 굿과 신화가 공연으로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화 ‘붉은 선비와 영산각시’가 지닌 고유의 서사구조를 배경으로 깔고 국악과 무용으로 색을 입혔다. 작품은 붉은 선비와 부인으로 대변되는 인간, 대망신이 상징하는 자연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조화, 화해를 그린다.국립국악원은 한국의 신화에 전통예술을 접목하고 뮤지컬 형식으로 국악을 좀 더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무대 제작을 위해 2년간 공을 들였다. 국립국악원 소속 정악단, 민속악단, 무용단, 창작악단 등 4개 악단이 모두 참여해 협업에 힘을 보탠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 ‘풍월주’ ‘청 이야기’ 등으로 활약해온 연출가 이종석이 총연출을 맡고 영화 ‘올드보이’ ‘건축학개론’,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등에 참여한 이지수 감독이 음악을 담당한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대본을 맡았던 강보람 작가가 극본을 썼고, 당시 올림픽 개회식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인면조’ 제작자 임충일이 미술감독으로 나선다.윤정
캐나다 실력파 실내악단 ‘레 비올롱 뒤 루아(Les Violns du Roi)’가 처음 한국을 찾는다. 레 비올롱 뒤 루아는 캐나다 피아니스트 마르크 앙드레 아믈랭(사진)과 함께 29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하이든과 모차르트’를 주제로 한 연주를 선보인다. 레 비올롱 뒤 루아는 ‘왕의 바이올린’이라는 의미다. 베르사유 궁정에서 왕실음악을 담당하던 프랑스 궁정악단에서 따온 이름이...
소설가 김금희, 최은영, 백수린, 수필가 백세희, 이석원, 이슬아. 요즘 가장 ‘핫’한 작가들이 책 하나로 뭉쳤다. 출판사 문학동네가 다리를 놓고 ‘동물권행동 카라’가 그들을 엮었다.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에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카라에서 지내고 있는 동물들과 1 대 1 결연을 맺은 작가 아홉 명의 글이 담겼다.작가들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일상과 삶, 그들을 포함한 동물과 생명에 대한 시선과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놓는다. 어떤 대가도 없이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준 존재에 감사하고 무참히 생명을 짓밟는 인간의 이기심에 분노한다. 서로 다른 문체로 담담하게 얘기하지만 우러나오는 진심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소설가 백수린은 “아픈 강아지에게 의사를 물을 수는 없기 때문에, 최종 선택은 언제나 온전히 나의 몫인데 무엇이 가장 최선의 선택인지 내가 알 수 없다는 사실이, 어쩌면 오히려 그 선택이 내가 돌보고 지켜줘야 할 존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언제나 나를 두렵고 겁이 나게 한다”고 썼다. 이슬아 작가의 글에도 비슷한 대목이 있다. “탐이(반려묘)가 하는 말 중 단 한마디만이라도 정확히 알아들을 수 있다면 어떨까. 그 한마디를 미리 정해야 한다면 그것은 ‘아프다’는 말일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그가 아프다는 걸 표현했는데 내가 바로 알아주지 못할까 봐 자주 두렵기 때문이다.”함께 사는 동물이 생기면서 하늘을 나는 새, 길거리를 배회하는 고양이로 자연스럽게 관심의 범위는 확장된다. “작은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그 마음만으로도 사람을 치유한다”는 최은영 작가의 말이 따뜻하게 와
“퇴근 전후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직장 동료나 후배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모드 전환이 굉장히 빠릅니다. 다중적 정체성을 갖고 상황에 맞게 자신을 드러내는 거죠.”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사진)는 이런 경향을 ‘멀티 페르소나’라고 칭했다. 2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0> 기자간담회에서 김 교수는 내년 소비 트렌드를 &ls...
현대음악의 거장인 폴란드 작곡가이자 지휘자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86)가 한국을 찾는다. 펜데레츠키는 오는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KBS교향악단을 직접 지휘해 그의 대표작 ‘성누가 수난곡-사람의 길을 묻다’와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아다지오’를 한국 초연한다. 지난 22일 개막한 ‘2019 서울국제음악제’ 프로그램의 하나로 한국과 폴란드의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열...
클래식 음악계의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47)의 연주에 맞춰 ‘천상의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40)가 춤을 춘다. ‘세기의 예술가 커플’로 불리는 두 사람이 함께 한국을 찾아 오는 26일과 27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투 애즈 원’ 공연(사진)을 펼친다. 우크라이나 태생인 자하로바는 1996년 마린스키발레단 입단 1년 만에 열여덟의 나이로 수석무용수로 승급했다. ...
“슈만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하는 것은 언제나 위대한 도전입니다.” 오는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에스트로 토마스 체트마이어(58)가 이끄는 스위스 오케스트라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와 연주회를 여는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71)는 “슈만의 곡은 가장 연주하기 까다롭지만 가장 아름다운 협주곡”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체트마이어는 슈만의 협주곡에 대해 “솔리스트와 오케스트라가 정말 예술...
증가하는 폭력과 범죄에 대한 걱정은 불어났고 세계화로 공간의 경계는 무너졌다. 경제 불황 우려는 커졌고 정치 세력을 향한 불신은 깊어졌다. 독일 사회학자 에른스트 디터 란터만이 쓴 <불안사회>가 독일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여주는 ‘불안한 현대사회’의 모습이다. 한국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저자는 책을 통해 급진적이고 광신적인 오늘의 사회를 조명하고 그 심리적 공통점을 분석한다. &ldquo...
얼룩말은 위궤양을 앓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맹수들이 덮칠지 모르는 초원에 펼쳐진 초식동물의 삶에 과연 위장 장애를 유발하는 스트레스가 없을까. 물론 굶주린 사자에게 쫓길 때 얼룩말의 스트레스 지수는 급상승한다. 모든 신경과 장기들의 기능은 ‘도망’에 집중된다. 하지만 그때뿐이다. 살아남은 얼룩말은 다시 햇볕을 쬐고 풀을 뜯는다. ‘아까 왜 그랬을까’ 후회하지 않고 앞으로 닥칠지 모를 위협에 불안해하지...
귀에 익은 아리아에 친숙한 오페라와 처음 접하는 스토리에 생소한 오페라. 올가을 풍성한 오페라의 3색(色) 향연이 펼쳐진다. 고전 오페라의 매력부터 연출의 변주를 보는 재미에 신선한 국내 초연작까지 취향에 맞는 무대를 골라볼 수 있다. 국립오페라단은 오는 24~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호프만 이야기’를 공연한다. 프랑스 작곡가 자크 오펜바흐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무대다. 이 작품은 100여 편의 오페레타를 작곡한 오펜바흐가 남긴 유일한 오페라다. 독일의 낭만주의 문호 E T A 호프만의 단편 세 작품을 엮어 꿈 같은 연애담을 옴니버스식으로 보여준다. 국립오페라단이 ‘호프만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는 것은 2005년 이후 14년 만이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 삽입된 이중창 ‘뱃노래’와 고도의 기교가 필요한 소프라노 아리아 ‘인형의 노래’로 잘 알려져 있지만 환상적인 요소가 강해 국내에서는 감상할 기회가 많지 않은 작품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해 국립오페라단이 선보인 ‘마농’에서 호흡을 맞춘 연출가 뱅상 부사르와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이 다시 만났다. 부사르는 “작품의 완성된 버전이 없어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복잡하고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그래서 더 다채롭고 자유롭게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호프만이 사랑한 여인들과 여러 악마 역할을 각각 성악가 한 명이 연기하도록 해 극적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주인공 호프만 역은 프랑스 테너 장 프랑수아 보라스와 국윤종이 맡고,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와 윤상아가 호프만의 연인으로 1인 4역을 한다. 바리톤 양준모가 호프만의 사랑을 방해하는 악마로 무대에 선다.
기자를 구독하려면
로그인하세요.
윤정현 기자를 더 이상
구독하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