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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의 균형과 조화를 위해 시즌제 예술감독 도입을 추진하겠습니다.” 박형식 국립오페라단 신임 예술감독 겸 단장(66·사진)이 1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시즌제 예술감독 도입 계획을 밝혔다. 그는 “우수한 실력으로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성악가와 제작진에 보다 많은 권한을 줄 것”이라며 “그들의 역량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는 기틀을 ...
“잘하는 것을 넘어 반드시 우승해야 했죠.” 러시아 바이올리니스트 세르게이 도가딘(31·사진)은 자신이 목표한 대로 올해 열린 제16회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정상에 올랐다. 반드시 우승해야 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2011년 이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차지했다. 4년마다 열리는 콩쿠르를 위해 8년을 기다렸고 마침내 꿈을 이뤘다.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
서울 중림동엔 ‘대진다다미제작소’란 곳이 있다. 광희동에도 ‘대원다다미’ 간판을 내건 점포가 있다. 생뚱맞거나 우연한 존재가 아니다. 다다미 가게는 두 지역이 식민지 시대에 일본인 거주지로 형성됐음을 알려주는 흔적이다. 옛 역삼세무서 사거리 초입엔 ‘영동 슈퍼’가 자리잡고 있다. ‘영동’은 ‘영등포의 동쪽’을 가리키던 서울 강남의 옛 지명...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장래 희망을 묻는 한 설문 조사에서 ‘건물주’가 높은 순위에 올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 ‘갓(god)물주’라는 말도 생겼다. 쉽게 돈을 벌려는 안일한 생각이라고 씁쓸해하는 이들도 있지만 건물주를 향한 꿈은 미국에서 부는 ‘파이어(FIRE)족’ 열풍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 파이어족은 ‘경제적 자립(finan...
스페인 현악 4중주단 ‘카잘스 콰르텟’(사진)이 서울 무대에 처음 선다. 카잘스 콰르텟은 오는 22일 LG아트센터에서 하이든과 모차르트, 베토벤의 4중주곡을 들려준다. 서울뿐 아니라 18일 통영음악당, 20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23일엔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도 공연한다. 카탈로니아 출신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의 이름을 딴 카잘스 콰르텟은 1997년 창단했다. 파벨 하스 콰르텟, 벨체아 콰르텟 등과 함께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
“솔리스트의 삶은 연예인과 다름없어요. 화려하게 빛날 수 있지만 모든 게 불확실합니다. 다음달, 내년 일정이 안 잡히면 초조해지고 실력만큼 인정을 못 받기도 합니다. 안정적인 자리에서 더 넓은 음악세계를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2013년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콩쿠르, 2014년 윈저 페스티벌 국제 콩쿠르, 2016년 카를 닐센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까지 한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27)이 오케스트라를 택한 이유다. 이지윤...
첼리스트 양성원(사진)을 주축으로 한 ‘트리오 오원’이 결성 10주년을 맞아 다음달 전국 투어에 나선다. 오는 11월 15일 경북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16일 경남 창원 성산아트홀, 1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22일 전남 여수 GS칼텍스예울마루을 거쳐 24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마무리한다. 이번 투어 공연에서는 이달 유니버설뮤직에서 발매하는 트리오 오원의 다섯 번째 정규 앨범에 수록된 차이코프스키와 쇼스타코비치, 바인베르크의 곡들을 연주한다.양성원은 7일 서울 한남동 일신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예전에 한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하고 나오는데 한 분이 왜 트리오 오원은 차이코프스키 앨범이 없냐고 아쉬움을 토로했다”며 “그동안 베토벤, 드보르자크, 슈베르트 앨범을 냈는데 이젠 차이코프스키를 녹음할 차례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엔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3중주 작품번호 50번, 쇼스타코비치 3중주 작품번호 67번, 바인베르크 3중주 작품번호 24번을 담았다. 양성원은 “바인베르크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정말 좋은 작곡가”라고 덧붙였다.트리오 이름은 뛰어난 감성을 지닌 조선 후기 화단의 거장 오원(吾園) 장승업의 예술혼을 기리는 의미에서 붙였다. 양성원과 함께 파리음악원 출신인 피아니스트 에마뉘엘 슈트로세와 바이올리니스트 올리비에 샤를리에가 트리오 멤버다. 두 사람은 연주 활동을 하면서 파리음악원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슈트로세는 “열다섯 살 때부터 다양한 트리오에서 활동해왔지만 트리오 오원에선 현악 4중주처럼 깊이 있는 작업을 함께할 수 있어 만족감이 크다”고 말했다.트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3일 ‘서적, 신문 및 잡지류 소매업’을 1호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했다. 대형 서점은 앞으로 5년간 신규 점포를 1년에 1개만 낼 수 있고, 신규 서점에서 3년간 학습지와 참고서를 팔 수 없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서점업은 2013년 처음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다. 2016년에 재지정돼 올 2월 적용 기간이 만료됐지만 8개월 만에 다시 생계형 적합업종이 됐다. 중기 적합업종이 민간 자율의 권...
전직 대통령은 권한 남용으로 탄핵됐다. 그 이전 대통령은 부패 혐의로 수감 중이다. 소수가 대부분의 부를 갖고 있고 기업가정신은 찾아보기 힘들다. 일반 주민의 생활수준은 장기간 정체 상태다. 한국 얘기가 아니다. 대통령 탄핵 후 부통령이 그 자리를 대신했고 올 1월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 브라질의 상황이다.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았고 지속되는 저성장에 빈부 격차는 커졌다. 브라질뿐 아니라 많은 나라가 마주한 현실이다. 탈출구는 어떻게 찾을 수 ...
“도대체 너희들은 왜 니네 글인 한글을 그토록 무시하는가.” 19세기 말 조선 땅을 밟은 서양인들은 궁금해했다. “국가의 글이 한글인지 한문인지”도 물었다. 세종대왕이 1443년 창제해 훈민정음이란 이름으로 한글을 반포한 게 1446년이다. 한글은 오는 9일 573돌을 맞는다. 오늘날 우리는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조선시대 내내 한글은 상스러운 언어 취급을 받았다. 1894년 갑오개혁에 이르러서야 한글이 ...
“‘춘향’은 ‘로미오와 줄리엣’이 연상되는 수준 높은 클래식 발레입니다. 한국 고전이지만 예술엔 경계선이 없죠. 저의 ‘최대치’를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습니다.” ‘러시아 발레의 황태자’로 불리는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블라디미르 쉬클리야로프(사진)가 지난 1일 유니버설발레단의 발레 ‘춘향’ 연습 장면 공개 후 기...
‘오페라의 검은 여왕’ 제시 노먼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마운트시나이 세인트루크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4세. AP통신 등에 따르면 노먼은 이날 오전 7시54분께 척수 손상에 따른 합병증인 패혈성 쇼크와 다기관 기능 부전으로 세상을 떠났다. 노먼은 2015년부터 척수 손상을 앓아왔다. 1945년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아마추어 음악인 가정에서 태어난 노먼은 교회 성가대 활동 등을 하며 컸다. 아홉 살 때 생...
471년 전통의 독일 오케스트라가 들려준 브람스는 묵직했다.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정교한 해석이 그 매력을 배가했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지난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4년 만의 내한 공연을 브람스로만 채웠다.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막을 올렸다. 협연자로 나선 김선욱(사진)은 실황 녹음되는 무대를 의식한 탓인지 약간은 긴장한 모습으로 1악장을 시작했다. ‘너무 얌전한 것 아닌가’란 느낌이 들 때...
사랑과 배신, 분노와 복수의 격정적인 드라마와 신비롭고 낭만적인 모험담이 아리아와 관현악 선율을 타고 무대에 가득 펼쳐졌다.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한국경제신문 창간 55주년을 기념해 지난 27일 서울 신천동 롯데콘서트홀에서 연 가을음악회에서다. 올해 한경필 2대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홍석원 음악감독은 섬세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로 연주자들과 완벽한 호흡을 이루며 관객을 극적인 클래식 음악의 세계로 이끌었다. 몰입도 높인 ‘리골...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집에서 책만 읽기엔 청명한 하늘에 선선한 바람이 아깝다. 왠지 모르게 감성이 풍부해지는 계절, 근처 전시회나 공연장으로 발길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문화로 충전할 수 있는 좋은 작품들이 곳곳에 풍성하게 준비돼 있다. 취향 따라 골라 보는 개인전 가을 화랑가는 국내외 화가들의 개인전은 물론 다양한 기획전으로 눈길을 끈다. 현대화랑은 신성희 화백, 국제갤러리는 설치작가 양혜규 개인전을 마련했다. 학고재갤러리는 스웨덴 미술가 안드레아스 에릭슨의 아시아 첫 개인전의 막을 올렸고 더페이지갤러리는 초현실적 작품으로 이름을 알린 미국 작가 미샤 칸의 초대전을 마련했다. 리안갤러리의 이미 크뢰벨 개인전, 리만머핀 서울의 라이자 루 개인전도 주목받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다음달 20일 개관 50주년을 맞아 기획전 ‘광장’을 선보이고 있다. 개관 50년을 맞아 지난 50년의 활동을 돌아보고 한국미술과 미술관이 나아갈 미래를 함께 그려본다는 취지로 준비한 기획전이다. 한국미술 100년을 대표하는 회화, 조각, 설치 등 570여 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윤이형, 박솔뫼, 김혜진, 이상우, 김사과, 이장욱, 김초엽 등 소설가 일곱 명이 전시를 위해 ‘광장’을 주제로 집필한 단편 소설 7편을 묶은 소설집도 출간했다. 관람객들은 전시장에서 출간된 책을 볼 수 있다. 전시의 다양한 해석과 이해를 돕는 교육·문화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작가와의 대화, 큐레이터 토크, 강좌, 워크숍으로 구성된 ‘전시를 말하다’ 광장의 글과 그림을 주제로 하는 ‘근현대미술사 아카데미’는 10월 15일부터 12월 17일까지 매주 화
깊어지는 가을에 울려 퍼지는 오페라 아리아가 클래식 애호가들을 설레게 한다. 국내 초연작부터 창작 오페라, 친근한 작품에 갈라 공연까지 다채로운 오페라의 성찬이 가을 무대에 차려진다. 라벨라오페라단은 오는 11월 22~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마리아 스투아르다’를 국내 초연한다. ‘마리아 스투아르다’는 벨칸토 오페라의 거장 도니제티가 튜더 왕가의 이야기를 다룬 ‘여왕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이 오페라단은 2015년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인 ‘안나 볼레나’도 국내 초연했다. 이 작품은 영국 여왕 엘리자베타(엘리자베스 1세)와 그의 5촌인 스코틀랜드 여왕 마리아 스투아르다(메리 스튜어트)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다. 둘은 같은 튜더 왕족 혈통이지만 종교적으로 대립했다. 귀족들은 그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두 사람을 이용했다. 결국 자신을 거둬준 엘리자베타를 배신한 마리아는 반역죄로 성에 갇힌 뒤 참수당한다. 도니제티는 여기에 로베르토라는 인물로 삼각관계를 만든다. 2015년 ‘안나 볼레나’ 국내 초연 연출로 호평받은 이회수 연출가가 이번 작품도 무대화한다. 극적인 드라마와 16세기 화려하고 웅장한 배경의 왕실을 무대 위에서 어떻게 그릴지 기대를 모은다. 지휘자 양진모가 이끄는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소프라노 강혜명, 고현아가 마리아 스투아르다 역을, 소프라노 오희진, 이다미가 엘리자베타 역을 맡는다. 테너 신상근, 이재식은 로베르토로 무대에 선다. 서울시오페라단은 다음달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를 올린다. 주인공 돈 조반니는 유명한 바람둥이다.
“우리가 특별히 잘못한 건 없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무너지고 말았다.”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이며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스티븐 엘롭의 말이다. ‘미국의 국민 의류’라고 불린 제이크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미키 드렉슬러는 “디지털 변화 속도에 어떻게 대처할지 몰랐다”며 “10년 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좀 더 일찍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
그리스의 땅은 척박했다. 국토의 80%는 산이고 평지는 석회암 토양이었다. 밀보다는 보리 농사에 적합했다. 힘들게 땅을 개간하던 그리스 소농들은 참정권과 재산권을 요구했다. 검은 보리빵이 주식인 그리스인들이 밀로 만든 흰 빵을 먹으려면 바다로 나가야 했다. 보리가 주식이던 가난한 그리스는 밀을 먹던 부유한 제국 페르시아에 이겼다.<음식 경제사>는 아테네에서 왜 민주주의가 싹텄고 페르시아전쟁에서 그리스가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는지를 보리로 설명한다. 언론사에서 일하다 뒤늦게 이탈리아로 ‘요리 유학’을 떠난 저자는 음식으로 역사의 흐름을 풀어낸다. 책은 1만 년 전 쌀과 밀, 옥수수 재배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먹는 것에 따라 다른 경제사와 사회사가 펼쳐진다.저자는 “인간의 역사는 음식을 확보하려는 투쟁의 역사, 음식을 주고받으며 이룬 교류의 역사”라며 “종교적 윤리나 문명의 충돌 등 이분법적 접근법에서 벗어나 국가나 지역별로 경제 발전 과정이 달랐던 본질적인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서술한다.보리가 민주주의를 탄생시켰다면 쌀은 황제를 만들었고, 밀은 자본주의의 씨앗이 됐다. 진시황이 만리장성과 아방궁을 만들며 막강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던 것은 쌀의 생산력과 쌀농사가 이끈 관개 사업 덕분이었다는 설명이다. 빵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한 로마는 빵의 원료인 밀을 확보하려 전쟁을 벌였다. 인구는 늘었고 빵은 늘 모자랐다. 유럽은 밀의 부족에서 자본주의의 기반인 부의 법칙을 깨달았다. 후추와 설탕에서 시작한 노예무역이 커피와 목화, 고무와 차로 확대돼 가는 과정, 정육 포장이 대량생산과 분업 등 제조 공정에 미
‘수금지화목토천해명’으로 외웠던 태양계 행성의 순서가 ‘수금지화목토천해’로 수정된 지 13년이 흘렀다. 2006년 8월 국제천문연맹(IAU)은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총회에서 명왕성의 행성 지위를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명왕성은 행성에서 왜소 행성으로 강등됐고 태양계 행성은 8개로 줄었다.<명왕성 연대기>는 명왕성의 행성 자격 논쟁부터 강등, 그 이후의 후폭풍까지 세밀하게 추적한 책이다. 명왕성 논란은 2000년 미국 뉴욕의 헤이든 천체 천문관 주변에 설치한 태양계 행성 관련 전시물에서 명왕성이 빠지면서 시작됐다. 천체 물리학자인 저자는 당시 천문관 관장이자 전시 책임자였다. 명왕성 마니아들로부터 ‘공공의 적’으로 몰렸던 저자는 정치적·문화적·사회적 이슈의 중심에 섰던 명왕성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다.저자에 따르면 명왕성 행성 자격 논쟁은 천문학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 덕분에 국제 천문학계는 행성의 정의를 정식화했다. 행성도 위성도 아니지만 태양계의 일원인 천체를 정의하는 ‘왜소 행성’ ‘태양계 소천체’ 같은 개념도 재정립했다.저자는 명왕성 논쟁의 전개 과정을 생생하게 소개하는 데 당시 자신이 받았던 편지와 언론을 달군 기사, 다른 천문학자들과 벌인 토론 내용을 적절히 활용한다. <블랙홀 옆에서> <오리진> 등의 저서로 과학 대중화에 앞장서온 저자의 책답게 과학 문외한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책 끝엔 명왕성 행성 자격 논쟁을 다룬 노래들도 부록으로 실었다.행성으로서의 지위는 잃었지만 명왕성을 둘러싼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명왕성을 행성으로 복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여
바이올리니스트 이자윤(사진)이 다음달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E단조와 오펜바흐의 ‘심연의 슬픔’, 쇼팽의 녹턴 20번, 라벨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 등을 들려준다. 서울예술고 2학년 재학 중 미국으로 건너간 이자윤은 미국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쳤다. 미국 보스턴에서 여섯 차례 독주회를 연 그는 서울시립교향악단,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독일라이프...
“어렸을 땐 열정적으로 몰아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는 조금 절제하면서 섬세하고 지적으로 접근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다시 돌아온 듯합니다. 열정적이었던 그때로요.” 피아니스트 임동민(39)이 2011년 이후 8년 만에 자신의 세 번째 앨범 ‘쇼팽&슈만’(소니뮤직)을 내놨다. 다음달엔 앨범 발매를 기념해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 독주회를 연다. 임동민은 24일 서울 한...
귀에 익은 오페라 아리아와 매혹적인 관현악 선율로 깊어가는 가을밤을 감성으로 물들일 클래식 향연이 펼쳐진다.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한국경제신문 창간 55주년을 기념해 오는 27일 서울 신천동 롯데콘서트홀에서 여는 ‘한경 가을음악회’가 그 무대다.홍석원 한경필 음악감독이 이끌 이번 음악회의 부제는 ‘가을에 듣는 음악 이야기’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 있는 티롤주립극장 수석지휘자인 홍 감독은 올해 한경필의 2대 음악감독으로 취임했다. 홍 감독과 한경필은 이번 음악회에서 가을에 어울리는 오페라 ‘리골레토’ 갈라 무대를 선보이고 이어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관현악곡 ‘세헤라자데’를 들려준다.빅토르 위고의 희곡 ‘왕의 환락’을 원작으로 한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는 운명의 장난으로 딸을 잃게 되는 리골레토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베르디의 오페라를 대표하는 걸작이자 가장 드라마틱한 작품으로 꼽힌다. 궁정 광대인 꼽추 리골레토와 사랑을 위해 희생을 택하는 그의 딸 질다, 바람둥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만토바 공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이번 갈라무대에서 타이틀롤인 리골레토는 바리톤 김동섭이 맡는다. 소프라노 이수연과 테너 김승직이 질다와 만토바 공작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여자도 저 여자도’ ‘아 그리운 이름이여’ ‘천벌 받을 놈들아’ ‘복수하라 무서운 복수를’ ‘여자의 마음’ 등 ‘리골레토’의 주옥같은 아리아들이 한경필의 반주에 맞춰 울려 퍼진다. 홍 감독은 “이수연은 유럽을 중심으로 많은 공연에서 활약
“5년 만에 서는 한국 무대여서 긴장되고 설렙니다.” 오는 27일 한경필하모닉의 가을음악회에 출연하는 소프라노 이수연은 “고국 무대가 많이 그리웠다”며 이렇게 말했다. 2016년부터 독일 올덴부르크 국립극장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이번 연주회의 오페라 ‘리골레토’ 갈라 무대에서 ‘사랑은 영혼의 태양’ ‘아 그리운 이름이여’ 등 질...
“한 번도 첼로로 연주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을 법한 슈베르트 곡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습니다. 관객들이 저와 함께 이 새로운 모험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 첼리스트 피터 비스펠베이(57·사진)가 5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런던의 위그모어홀, 파리의 샤틀레, 암스테르담의 콘세르트허바우 등에서 정기적으로 리사이틀을 열고 있는 그는 고전과 현대 레퍼토리를 아우르...
20여 년 전 야마다 마사히로 주오대 사회학부 교수는 성인이 돼서도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 자녀를 ‘패러사이트 싱글(parasite singles)’이라 명명했다. 일하지 않고 부모의 연금에 기대어 사는 자식을 기생충(패러사이트)에 비유한 것이다. 일본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한 현상이었다. 이들에겐 부메랑(미국) 키퍼스(영국) 네스트호커(독일) 캥거루족(한국) 같은 수식이 붙었다.당시 “이들의 부모가 사망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심히 걱정된다”고 했던 야마다 교수는 최근 내놓은 <가족 난민>에서 이들을 살핀다. 중년이 된 패러사이트 싱글은 부모가 별세하면 가족 없이 남은 생을 살게 된다. 저자는 ‘독립’이 아니라 ‘고립’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 같은 사람들을 ‘가족 난민’이라 부른다. ‘자신을 필요로 하고 소중히 여겨주는 존재’인 ‘가족’이 없는 ‘난민’이 된다는 뜻이다.반드시 독신이나 이혼 때문에 혼자 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사이 좋은 부부였다고 해도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배우자 없이 홀로 보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됐다. 저자는 싱글화의 좋고 나쁨을 따지지 않는다. 문제는 사회보장 제도가 누구나 결혼해 가족을 형성한다는 것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는 점이다. ‘가족 난민화’를 경험하고 있는 싱글일수록 생활의 어려움은 커지고, 이는 사회 문제로 연결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책은 우선 역사적 맥락 속에서 변화돼온 싱글의 의미와 싱글의 다양한 형태를 살펴본다. 싱글이 늘어나게 된 구조적 배경과 함께 다가올 ‘가족 격차’ 사회를 그린다. 가족 격
“대도시의 점등 업무는 지나친 발전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1924년 뉴욕타임스에 실린 기사의 한 문장이다. 당시 미국 뉴욕시에선 600여 명의 점등원이 일했다. 거리 곳곳의 기름등과 가스등에 불을 붙이는 게 그들의 업무였다. 하지만 변전소가 제어하는 전기 가로등의 등장은 그들의 노동 가치를 떨어뜨렸다. 1920년대를 기점으로 점등원이란 직업은 자취를 감췄다. 그로부터 100년 후 자동차 운전기사들이 점등원과 비슷한 ...
한국에서 처음으로 국제적 규모의 오르간 연주 경연이 열린다.롯데문화재단은 한국오르가니스트협회와 함께 내년 9월 ‘제1회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를 개최한다고 18일 발표했다. 협회 주최로 한국인이 참가하는 콩쿠르는 있었지만 국제 오르간 콩쿠르가 국내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은 1988년부터 무사시노-도쿄 국제 오르간 콩쿠르를 열고 있고, 중국도 2017년 상하이 국제 오르간 콩쿠르를 출범시켜 운영하고 있다.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 심사위원장을 맡은 오자경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오르가니스트협회 이사장)는 이날 서울 신천동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재정적 지원과 경연 장소가 여의치 않아 국내에서는 국제 오르간 콩쿠르를 열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며 “조금 늦었지만 이번 콩쿠르가 재능있는 오르가니스트를 발굴하고 더 많은 사람이 오르간 음악을 즐기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교회와 성당 음악에서 자주 사용하는 파이프 오르간은 악기 하나로 오케스트라 선율을 표현할 수 있어 ‘악기의 제왕’으로 불린다. 고전적이고 웅장한 소리로 경건한 분위기를 내지만 설치가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클래식 공연장에서 만나보기는 쉽지 않았다.롯데문화재단은 2016년 롯데콘서트홀을 개관하면서 25억원을 들여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의 파이프 오르간을 제작한 리거(Rieger)사에 파이프 오르간을 주문 제작했다. 2000석 이상 국내 대규모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에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된 곳은 롯데콘서트홀이 유일하다. 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투자가 국제 오르간 콩쿠르 창설로까지
‘하늘을 지붕 삼고 이슬을 이불 삼아/돌밭에 뒤척이며 별빛을 바라본다/기러기 울며 간다 남으로 날아 간다/머언 북쪽 언덕 위에 무덤 하나 두고 간다.’ 1945년 해방 직후 가을, 중국 만주 장춘의 전재민(戰災民) 구제소로 모여든 조선인들의 합창이다. 만주땅을 떠돌던 어제도, 조국으로 돌아갈 기차를 기다리는 오늘도 그들의 삶은 녹록지 않다. 국립극단이 2017년 연극으로 선보인 ‘1945’가 동명의 오페라로 재탄생한다. 국립오페라단은 이달 27일과 2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창작 오페라 ‘1945’를 무대에 올린다. 연극 대본을 쓴 극작가 배삼식이 자신의 희곡을 4막14장의 오페라로 각색했고, 오페라 ‘연서’ ‘달이 물로 걸어오듯’을 작곡한 최우정이 음악을 만들었다. 연출은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어온 고선웅이 맡았다. ‘1945’는 구제소에 온 조선 여인 분이와 일본 여성 미즈코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일본군 위안소에서 힘겹게 빠져나왔지만 조선으로 가는 열차엔 조선인만 탈 수 있다. 분이는 미즈코를 말 못하는 동생으로 속인다. 분이와 미즈코 외에 지식인 구원창과 생계를 위해 떡장사에 나서는 그의 아내, 구제소에서 동생을 잃은 오인호와 위안소의 중간관리자였던 박섭섭 등 여러 인간 군상이 등장한다. 작품은 반일(反日) 감정이나 해방의 의미를 드러내기보다 저마다 사연을 지닌 굴곡진 삶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데 집중한다. 배 작가는 연극뿐 아니라 창극, 마당놀이까지 다양한 장르의 창작을 했지만 오페라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 장면에서 어떻게 하면 노래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것인가, 음악적 구조를 만들어가는 데
“슈베르트가 남긴 가곡은 500곡이 넘지만 사실 사람들이 아는 것은 그중 50여 곡뿐이죠. 잘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곡들을 많이 알리고 싶습니다.”독일 출신의 세계적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52)가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슈베르트 가곡으로 채운다. 20일엔 통영국제음악당 무대에도 오른다. 내한 공연을 앞두고 서면으로 만난 그는 “슈베르트는 음악을 통해 우리의 존재와 이루지 못하는 열망을 가장 독창적이고 천재적인 방식으로 표현했다”며 “이번 무대를 통해 관객들이 그런 음악을 함께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독일 가곡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그에게 슈베르트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괴르네는 1987년부터 10년에 걸쳐 슈베르트 성악곡 전곡을 녹음했다. 그중 ‘겨울나그네’로 1997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베스트 음반상’을 수상했다. 이를 계기로 괴르네는 세계 성악계에서 ‘떠오르는 별’로 주목받았다.이번 공연에서는 ‘소년과 죽음’ ‘지옥으로 떠나는 길’ ‘인간의 한계’ ‘방랑자의 노래’ ‘겨울밤’ ‘저녁별’ 등 지금껏 내한 공연에서 부르지 않았던 슈베르트의 명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부드럽고 따뜻하면서도 어둡고 깊은 괴르네의 음색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괴르네는 가곡의 매력에 대해 “오래전 작곡된 곡들인데도 오늘날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노래한다”며 “그것이야말로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가곡이 여전히 가치있는 이유”라고 말했다.괴르네의 이번 공연이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반주자가 피아니스트 조성진(25)이어서다. 공
나흘간의 추석 연휴에 다채로운 공연 무대를 즐길 수 있다. 추석 분위기에 맞는 국악과 한국 무용뿐 아니라 다양한 뮤지컬도 할인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국립국악원은 오는 13일과 14일 오후 8시부터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에서 ‘팔도유람’ 공연을 선보인다. 귀신을 쫓고 복을 부른다는 경기 이천 지역의 ‘거북이 길놀이’로 시작해 경기와 충청, 호남, 제주 지역의 민속놀이가 이어진다. 추석의 의미를 마임으로 표현하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각 지역의 비나리도 선보인다. 공연은 강강술래와 밝은 내일을 염원하는 한판 대동굿으로 마무리된다. 국립국악원 무용단과 민속악단이 관객과 함께 꾸미는 무대다. 관람료는 전석 1만원. 한복을 입은 관객에겐 우리밀 찹쌀 약과를 무료로 나눠준다. 공연 전 오후 5시부터는 야외 잔디마당에서 가마싸움(의성지역의 추석 민속놀이로 먼저 가마를 빼앗는 놀이), 조리희(照里戱: 제주의 줄다리기)뿐 아니라 투호, 동차수레, 버나놀이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체험해볼 수 있다. 국립무용단은 13~15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추석·만월’을 무대에 올린다. 조상의 음덕과 수확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창작춤 ‘기도’와 무용수들의 몸짓이 역동적인 ‘고무악’ 등 우리 고유의 춤을 볼 수 있다. 배우 겸 연출가 김명곤이 총연출을 맡았다. 한복을 입고 공연장을 찾거나 3인 이상 가족이 함께 방문하면 30% 할인 혜택(관람료 전석 3만원)을 준다. 14일 서울 남산국악당엔 젊은 탈춤꾼들이 모인다. 천하제일탈공작소의 ‘가장무도-숨김과 드러냄’은 천하제일 탈춤꾼들의 무도회를 주제로 한 공연이다. 팔도강산에 전해져 내려온 탈춤을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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