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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영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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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영설의 Hi! CEO] 내 안에 혁신있다…소비자에게 묻지마라

    '고객 만족'이란 단어는 이제 끝났다. 친절한 서비스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그들을 찾아 다녀 봐야 소용 없다는 얘기다. "소비자는 아무 것도 모른다. 누가 에디슨에게 전구를 만들어 달라고 했던가?"(에드워즈 데밍)라는 명언에서 지적한 대로 신상품의 역사는 항상 소비자를 앞선 혁신가가 만들어 왔다.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포함한 고객 연구의 문제를 지적한 사람은 이전에도 많았다. 블루오션 전략의 창시자 김위찬 교수는 지금은 고객이 아닌 비(非)고객 집단의 움직임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고객은 이미 우리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지만 비고객은 우리 것보다 더 나은 무엇인가를 찾고 있기 때문에 고객이 되지 않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비고객이 원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를 찾아보는 것만으로 새로운 상품,새로운 서비스를 찾아낼 단초를 발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에 와서 이런 추세는 혁신의 대명사 스티브 잡스에게서 빛을 발하고 있다. 잡스는 소비자를 만나는 대신 스스로 묻는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잡스의 설명은 이렇다. "우리가 이해해야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나는 우리와 소비자의 욕망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실제로 어떤 제품을 보고 나서야 그 제품이 자신이 원하던 것인지 아닌지를 말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 무한혁신의 비밀')혁신의 답은 경영자 자신이 충분히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이렇게 될까? "내 안에 혁신 있다. "권영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2011.01.25 00:00
  • [권영설의 Hi! CEO] 커피스를 아십니까? 일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100년 써먹은 경영학이 21세기에도 유효할까?" 최고의 경영 구루로 꼽히는 게리 하멜이 최근 던진 화두는 이것이다. 하멜은 '경영의 미래'에서 회사 경영은 이제 생물 도시 종교 민주주의 등 회사 밖에서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영이 바뀌어야 하는 데는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농장에서 공장으로,또 사무실로 출근하게 된 것이 약 200년.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고,세월이 지나면 보수가 오르고,나이가 차면 퇴직하는 이런 방식이 과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인가. 얼마 전 방한했던 BT의 한 임원은 1주일을 어떻게 근무하느냐는 질문에 "이틀은 사무실,이틀은 집,그리고 나머지 하루는 '커피스'에서 일한다"고 답했다. 커피스(coffice)는 커피(coffee)와 오피스(office)의 합성어로 스타벅스 같은 매장에서 편안하게 일하는 것을 뜻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변화 아닌가. 이제는 커피숍에 인터넷망이 깔려 있고 스마트폰이 언제든 세상과 연결돼 있으니 일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문제는 직원들과 그들이 일하는 방식이 이렇게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위'로 갈수록 변화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다. 아무리 커피스 문화가 확산돼도 얼굴을 보면서 업무를 지시하겠다는 상사가 있는 한 혁신은 먼 얘기다. 회사 전체의 업무 속도는 바로 가장 느린 사람의 속도다. 직원들이 안 보인다고 찾지 말라.경영자 스스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커피스에서 일해 보는 건 또 어떨까. 기업문화는 톱(top)부터 바뀌지 않으면 절대 바뀌지 않는 속성이 있음을 잊지 마시라.권영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2011.01.18 00:00
  • [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북 스마트와 스트리트 스마트

    "사람마다 배우는 방법이 다르다. 세상에는 읽는 자(reader)도 있고 듣는 자(listener)도 있다. 양쪽을 겸한 사람은 거의 없다. 기록해두며 배우는 사람이 있고 스스로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배우는 사람도 있다. 쓰면서 배우는 사람, 실제로 행하면서 배우는 사람도 있다. "(피터 드러커)연초는 많은 사람이 자기계발을 다짐하는 시기다. "올해는 꼭 기초 중국어를 마스터해야지"하는 식으로 결심하고 비장한 각오를 책상 앞에 붙여두기도 한다. 관련 책들이 제일 잘 팔리는 시기도 이때다. 그런데 이왕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이려고 한다면 자기 스타일에 맞게 해야 한다. 드러커 말대로 자신이 성과를 내는 방식이 개인마다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읽으면서 배우는 사람이라면 굳이 학원에 갈 필요가 없고,행하면서 배우는 사람이라면 일을 열심히 하는 것 자체가 자기계발인 것이다. 서구에서도 개인이 갖고 있는 경쟁력의 원천을 나눠보길 좋아하는데 대표적인 분류가 바로 '북 스마트(book smart)'와 '스트리트 스마트(street smart)'다. '북 스마트'는 글자 그대로 책을 통해 많이 배운 사람이다. 학벌 좋고 시험 성적 뛰어나고 독서량이 많은 사람이 이에 속한다. 여기에 비해 '스트리트 스마트'는 길에서 배운 사람이라는 뜻이다. 해당 분야에서 산전수전을 겪으며 노하우를 몸으로 축적한 인재로 굳이 번역하자면 '생활의 달인'쯤 되는 개념이다. 우리 문화에서는 이제까지 '북 스마트'만을 인재로 삼아왔다. 소위 SKY대 출신을 선호했고 외국 유학파라면 몇 점을 더 주는 경향이 여전히 있다. 학벌 차별을 하지 않는다지만 실제로 지방대생들은 사실상의 불이익을 걱정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근에는 개선되는 움직임도

    2011.01.12 00:00
  • [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글로벌 청년, 기업이 키워라

    교육과학기술부가 2011년 추진키로 한 정책 가운데 '특성화고 해외인턴십 지원 사업'이란 것이 있다. 1000명의 특성화고 학생들을 선발해 3개월씩 해외연수를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올해의 경우 충남 · 부산 · 광주교육청 등이 독자적으로 추진해 75명을 해외에 파견했던 현실을 생각하면 규모 면에서 '원대한' 계획이다. 기존에 전문대생,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유사한 프로그램이 시행되고는 있지만 기능을 배우는 청소년에게 글로벌 체험 기회를 대폭 확대한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주는 정책이기도 하다. 문제는 특성화고 학생들을 외국에 취업과 관련된 '인턴'으로 내보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선 자국 시장의 침식을 우려하는 해당국들이 비자 발급에 비협조적이란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대다수 나라들이 외국인 그것도 기술숙련자도 아닌 고등학생에게 취업을 담보하는 비자를 내주지 않고 있다. 물론 워킹홀리데이비자 등 비교적 해외 인력에 관대한 호주 등의 나라가 있긴 하지만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육가공업체 실습 등으로 제한돼 있다. 전공을 살릴 수 없고 장기적으로 취업에도 연결시키기 어렵다는 얘기다. 교육 관계자들의 우려가 많은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그런데 실제 이 사업을 진행해 온 담당자들을 만나 보면 문제 해결의 열쇠는 아주 가까이 있다. 바로 우리 기업들이다. 이 젊은 학생들을 생면부지의 타국 사업장에 보낼 것이 아니라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해외 현지 사업장으로 보내면 된다. 학생들도 적응이 쉬울 것이요,우리 기업의 활약상을 보면서 자부심도 느낄 것이며 나중에 이런 곳에서 근무하겠다는 비전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KO

    2010.12.29 00:00
  • [권영설의 Hi! CEO] 승진자들이여, 또 다른 변신을 준비하라

    인사철이다. 신문의 인물면이 승진자들로 넘쳐난다. 축하를 보낸다. 이들에겐 연말연초가 가슴 뛰는 시기가 될 것이다. 새로운 자리에서 더 크게 펼칠 꿈을 다듬을 소중한 시간을 갖길 바란다. 그런데 이왕 승진한 김에,또 다짐을 하는 김에 좀 더 신경 써야 할 일이 있다. 바로 과거의 성공 경험을 잊는 일이다. 임원이 됐으면 부장 시절의 성공 경험을 잊어야 새로운 직무가 보인다. 피터 드러커가 젊을 때 보험회사에 근무하던 시절 예화를 소개한다. 증권분석사로 일해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1년 만에 대표의 수석비서가 됐다. 일 잘 한다는 칭찬에 기분이 들떠 있던 어느 날 창업자가 그를 보고 "생각보다 어리석다"며 야단을 쳤다. 창업자는 "증권분석사로서는 일을 잘 했지만 수석비서가 돼서도 여전히 증권분석사 시절처럼 일하고 있다"며 "새로운 직무에서 효과적인 사람이 되려면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러커는 이후 수많은 기업에 컨설팅을 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 인적자원 관리에 있어서 최대 낭비는 '승진관리의 실패'였다고 못박고 있다. 그의 설명."10~15년 동안 유능했던 사람들이 왜 갑자기 무능해졌을까? 그들은 새로운 직무를 맡은 뒤에도 과거에 이미 성공을 거두었던 일 그리고 그들을 승진시켜 준 그 일을 계속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무능한 사람으로 전락하고 마는데,그것은 그들이 정말 무능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놔두고 부적절한 일을 했기 때문이다. "승진한 분들이여,그러니 이번 연말에 이 화두를 풀고 오시라."새 일을 맡은 지금, 새롭게 변신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권영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2010.12.28 00:00
  • [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도시에 음악이 사라진 이유

    음악을 들으며 일하는 곳이 있다. 주로 작은 공장이다. 반복적이고 단조로운 일을 하기 때문에 라디오를 통해 음악과 함께 세상 사는 이야기를 들어야 효율이 오른단다. 가내 수공업체들에 가보면 지금도 많은 풍경이다. 그런데 길거리에 나서면 사정이 달라진다.이제는 영화 속 배경음악은 있지만 거리에서는 사라졌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이 오지만 캐럴이 없고,스포츠 매장에 가도 신나는 음악이 없고,1등을 달리는 유행가도 길거리에서 들을 수 없다. 바로 저작권법 때문이다. 음악 관련 저작권은 특히 저작권 관련인들이 많기 때문에 이용허락을 받거나 상대방을 찾아 비용을 지급하기가 어렵다. 어느 누가 한곡 한곡 저작권자를 찾아 허락을 맡겠는가. 저작권 신탁단체가 있다지만 그것도 작곡가 작사가 가수 연주자 등 단체가 나뉘어져 있어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그래서 여러가지가 귀찮아 아예 음악을 틀지 않는 곳이 많아진 것이다. 여기다 최근 MP3 등 개인용 휴대음악기기 보급이 늘면서 공유하는 노래나 연주보다는 각자가 알아서 듣는 추세가 확산되는 것도 길거리 음악을 위축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이 이해는 간다. 그러나 음악이 없으면 길거리엔 소음만이 있다. MP3를 갖고 다니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좀 과장해서 말하면 예전보다 훨씬 비정서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10년,20년 전으로 가보자.저작권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음악 산업 무법천지'였겠지만 일반인들로서는 그때가 훨씬 추억거리가 많았다. 이런 현실을 보면서 갑자기 1990년대 말 미국에서 있었던 음악다운로드 저작권논쟁이 생각났다. 컴퓨터에서 음악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이트 냅스터가 나오

    2010.12.15 00:00
  • [권영설의 Hi! CEO] 혁신도 학습이다…잠든 '창조 DNA'를 깨워라

    우리 사회에서 '창조적'이란 단어는 다소 부정적이다. '엉뚱하다'는 뜻이 더 강하다. 그래선지 경영인에게 이런 단어는 잘 붙이지 않는다. 서구에서도 그랬다. 그러나 21세기 들면서는 사정이 달라졌다. 창조적인 CEO(최고경영자)가 있는 기업이 훨씬 앞서가고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모두 그렇다. 스티브 잡스를 떠올려 보라.이런 변화는 우리 기업인들도 잘 안다. 문제는 혁신이나 창조를 경영자 자신이 아니라 직원들의 일로 보는 경향이다. 창의성이란 것이 타고나는 것이라 배우기가 어려울 것이란 편견이 깔려 있다. 과연 그럴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혁신은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출생 직후부터 따로 양육된 일란성 쌍둥이를 연구했더니 창의적인 사고능력의 3분의 1이 유전에 의해 결정되지만 나머지 3분의 2가 학습으로 얻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교수 등의 연구에 따르면 창조적인 사람에게는 공통적으로 다섯 가지 발견기술(discovery skill)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문하기(questioning) △관찰하기(observing) △실험하기(experimenting) △인맥쌓기(networking) △연관짓기(associating)다. 혁신 상품을 내놓고 창조적 기업을 만드는 것은 그러니까 그런 기회를 발견하는 것을 경영자가 자기 일로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 혁신은 배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다가오는 2011년,혁신적인 조직을 만들고 싶으면 우선 스스로 팔소매를 걷어붙여라.당신 속에 잠든 창조의 DNA를 깨우는 거다.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2010.12.14 00:00
  • [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드러커가 칭송했던 군대 리더십

    리더십은 비즈니스맨들이 배워야 할 마지막 '과목'이다. 개인이 아니라 무리를 거느리는 지도자로서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조직을 이끌것이냐를 다루는 경영의 정수다.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피터 드러커(1909~2005)는 사실은 리더십에 관해서는 말을 아낀 사람이었다. 리더십 관련 책을 쓴적도 없다. 이중적인 태도도 보였다. 1954년께에는 "리더십은 가르치거나 학습될 수 없다"고 했지만 말년에 가까운 1996년에는 "리더십은 학습돼야 하고 학습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런 드러커였지만 리더를 가장 잘 길러낼 수 있는 조직으로서 군대에는 많은 관심을 보였다. 군대에 대한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이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로선 의외일 수도 있겠지만 드러커는 진심으로 군대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미국 군대는 지도자를 내부에서 길러내기 때문에 리더 개발에 관한 한 최고의 조직"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는 2500여년 전에 페르시아에서 싸운 그리스 장군 크세노폰이 쓴 '카이로파이다이아'를 기업 경영자들이 읽을 만한 최고의 고전으로 꼽고 "리더십에 관한 최초의 체계적인 저서이자 이 주제와 관련된 최고의 책"이라고 강조했다드러커는 전쟁은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결국 인간의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크세노폰의 말을 자주 인용했다. "기병 만 명은 그저 인간 만 명에 불과하다. 이제까지 전장에서 말에 물리거나 걷어차여 죽은 사람은 없다. 전장에서 일어나는 일체의 행위는 인간에 의해 이루어진다. "미국 공군 소장 출신으로 드러커에게 박사학위를 처음 받은 제자인 윌리엄 코헨이 쓴 《피터 드러커 리더스 윈도우》에 따르면 드러커는 여러가지 활동을 통해 군대 리더십의 우수성을

    2010.12.01 00:00
  • [책마을] 아이폰·아이패드…"꿈을 팔아라, 그러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먼 친척이 양복 한 벌을 선물했다. 품질이나 색상이나 나무랄 것이 없었다. '너무 싸서' 몇 벌 샀다고 했다. 2만5000원.상상할 수 없는 가격 아닌가. 우리가 사는 21세기가 이렇다. 공급 과잉,가격 하락 그리고 저성장.스티브 잡스의 시대는 바로 이 시기에 열렸다. 세계가 온통 저성장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잡스는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방식으로 혁신 제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것도 연달아서.그 궁금한 비결을 분석해 놓은 것이 바로 이 책 《스티브 잡스 무한혁신의 비밀》이다. 저자 카민 갤로는 잡스만 10년 이상 연구한 전문가다. 그는 잡스의 혁신 여정이 1997년 애플이 내놓은 광고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에서 시작됐다고 본다. 이 광고는 아인슈타인,밥 딜런,간디,존 레논,에디슨,킹 목사 등을 보여준 뒤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미치광이들이 실제로 세상을 바꿔가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로 이어지고 있는 폭발적인 혁신은 세상을 바꾸겠다는 잡스의 비전이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는 증거다. 음악 · 영화 · 도서 · 휴대폰 산업은 그에 의해 재창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잡스의 혁신 비결을 일곱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라''세상을 바꿔라''창의성을 일깨워라''제품이 아니라 꿈을 팔아라'''노'라고 1000번 외쳐라''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라''스토리텔링의 대가가 되어라' 등이다. 각 항목마다 잡스가 실행한 방식을 분석했고 유사한 방식으로 성공한 기업의 사례와 일반 사례를 풍부하게 담았다. 정곡을 찌르는 잡스의 명언도 차고 넘친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혁신이야말로 리더와 추종자를 구분하는 잣대다. " "

    2010.11.25 00:00
  • [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취업과 창업 사이

    대학에 갈 일이 있으면 수업 전에 꼭 거수 조사를 해본다. 창업할 계획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서다. 한 달 전 모 대학을 방문했을 때 200명 가운데 2명만이 손을 들었다. 벤처붐이 일 때였으면 많이 달랐을 것이다. 최근 트렌드는 창업에 관심이 전혀 없는 학생들이 너무나 많다. 놀라울 정도다. 청년 실업률이 7.0%나 되고 28만8000명의 젊은이들이 실업의 수렁에 빠져 있는 현실에서 '남들이 안 뽑으면 내가 회사 만든다'는 배포는 찾을 길 없다. 이런 실정에서는 페이스북을 창업해 26세에 7조원 갑부가 된 마크 주크버그 같은 사례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창업을 취업보다 하위에 두는 건 사회 풍토와 관련이 있다. 학교에서도 취업에 훨씬 많은 공을 들인다. 광고문구에 나오는 취업률 전국 순위 같은 것의 기준이 되는 취업이 뭘까. 정부가 산정하는 취업률 기준에 따르면 해당자가 4대 보험 혜택을 받느냐 못 받느냐가 결정적인 요건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창고에서 창업한 스티브 잡스는 실업자가 되는 것이다. 작곡가 영화감독 개그맨 방송작가 소설가 등으로 성공해도 이런 사람들은 취업 숫자에 잡히지 않는다. 그런 기준이 중심이 되다 보니 학교에서도 취업을 장려하고 그것이 분위기가 돼 학생들도 소위 간판을 보게 된다. 이왕이면 남들이 아는 그럴듯한 회사에 들어가고 싶어하게 된다. 모두들 취업하겠다고 몰리니 회사들도 선별을 위해 소위 '스펙'을 따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변했다. 부의 재편,기회의 시대가 왔다. 예전 같으면 기존 대기업이 영업이나 마케팅 측면에서 절대 우위를 가졌지만 인터넷이 기반 미디어가 되고 스마트폰까지 상용화된 지금은 작은 기업,신생

    2010.11.17 00:00
  • [권영설의 Hi! CEO] 회사 밖이 달라졌다…높아진 수준에 주목하라

    게리 하멜 교수(런던비즈니스스쿨)는 역작 '경영의 미래'에서 지난 100년간 써먹은 경영 방법론들이 더 이상 유용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는 따라서 상품혁신 전략혁신 등을 넘어 경영 그 자체를 혁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경영자의 과제라고 강조한다. 많은 이들이 하멜의 이 말에 동의한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새로운 회사들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경영 모델을 모색하며 새로운 시도를 그치지 않는다. 주위를 둘러보면 많은 경영자들이 예전의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며,주5일 근무제를 준수하고,부서별 성과 달성을 최상의 지표로 삼고 있다. 이런 노력 자체도 주먹구구식 경영에 비해서는 훨씬 효율적이고 유용하다. 그러나 외부 환경은 과거 방식을 쓰는 것이 오히려 위험한 것 아닌가 걱정될 정도로 많이 변했다. 외부로 눈을 돌려 우선 고객들을 보자.고객들은 이제 단순히 자기가 원하는 기능이나 디자인을 기업이 맞춰주는,즉 '만족' 수준 이상을 기대한다. 자기의 갈망(desire)을 채워주고 더 나아가 '자기가 모르던 니즈(unrecognized needs)'까지 찾아서 '놀라운' 상품을 만들어주길 원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언제든 그 브랜드의 '전도사'가 될 각오가 돼 있는 것이 요즘 고객이다. 투자자는 어떨까. 예전 투자자들은 '배당'만 잘 받으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주주로 당당히 대우받고 싶어 하고 더 나아가 해당 회사 주식을 갖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싶어 한다. 또 이제 선택지가 많아진 협력업체들은 거래 관계를 계속하는 것 이상의 것을 원한다. 동반자로 인정받으며 회사 성장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회사 밖뿐만이 아니다. 내부,즉 종업

    2010.11.16 00:00
  • [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스마트 노마드가 돼라

    책은 오래된 지식 도구다. '전쟁터에서도 책을 읽었다'는 장군의 얘기는 위인전의 단골 메뉴였다. 책은 들고 다닐 수 있는 최강의 지식무기였다. 1990년 사건이 생겼다. 인터넷이 상용화되면서 최고의 지식도구 자리를 인터넷이 차지했다.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설 수 있었다. 하버드 같은 세계 최고 명문대학의 강의도 안방에서 들을 수 있게 됐다. 《정의란 무엇인가》 《왜 도덕인가》의 저자 마이클 센델 하버드대 교수가 방한했을 때 수천명의 청중이 모인 것은 이미 그의 강의를 인터넷을 통해 들었던 사람이 그만큼 많아서였다. 그런데 인터넷은 젊은이를 위한 매체일까,아니면 중장년 이상을 위한 것일까. 혜택을 얼마나 입을 것인가를 기준으로 보면 중장년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 인터넷이다. 그러나 실제로 인터넷 문화를 선도하고 새로운 게임에서 이득을 본 것은 젊은 사람들이었다. 역사상 처음으로 중장년들이 후배들 어깨너머로 배우는 일이 생긴 것도 바로 이때였다. 현재 회사나 각종 조직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간부급 이상 리더들이 대부분 인터넷 시대에 굴욕을 맛봤다. 중장년들은 '장강의 앞물결'과는 비교도 안될 속도로 밀려났다. 검색 사이트에 키워드 몇 개만 입력하면 다 알 수 있는 일들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 더 이상 자랑이 되지 않았고,경험없이 도저히 알 수 없던 노하우들도 점점 줄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노마드(nomad · 유목민)'라는 새로운 계층은 인터넷에서 앞서가는 젊은이들을 상징하는 말이었다. 새로운 기기가 나온 그 혜택을 중장년 이상이라는 중요계층이 깡그리 놓친 것이었다. 그 이유는 뭘까. 바로 책과 인터넷의 결정

    2010.11.03 00:00
  • [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새마을, 녹색 그리고 미래학

    "1980년대부터 세계의 권력이 아시아로 이동한다. " "한국은 유교문화에 바탕한 교육열과 근면성으로 연 10%의 고도성장을 지속할 것이다. " "한국은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다. " "21세기에는 서구적 자본주의가 몰락하고 유교적 자본주의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지금이야 너무 당연시되는 내용이지만 1960년대에 나온 말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미래학자였던 허먼 칸 박사(1922~1983)가 이 발언의 주인공이다. 천재로 평가받았던 그는 당시 초창기였던 미래학을 주도한 최고의 전문가였다. 1970년대 초에 낸 책 《미래의 체험》에서 그는 혁명적인 미래상품 100가지를 예측했는데 그 중 이미 95가지가 들어맞았다. 현금자동지급기,초고속 열차,위성항법장치 등이 그가 출현을 예고했던 상품들이다. 미래학이야말로 최근 가장 '각광받을 만한' 학문이 아닐까. 선진국에서도 금융위기가 연이어 터지고,초대형 글로벌 기업들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는 이 불확실성의 시대에 사람들은 무엇을 믿고 투자할 것인가. '권위 있는' 미래예측에 대한 갈증은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칸 박사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그가 한국의 새마을운동에 깊이 관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칸 박사가 미국 허드슨연구소에 소장으로 재직하던 시절,그의 조교로 일했던 제롬 글렌 UN미래포럼 회장이 올 들어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스승의 당부대로 함구해왔지만 새마을운동과 인연이 있는 김천에 UN미래포럼이 세계지구변화상황실을 짓게 되면서다. 글렌은 "새마을 운동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한국이 녹색성장에 관한한 선진국이었다"며 그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칸 박사와 박정희 당시 대통령과의 인연을

    2010.10.20 00:00
  • [글로벌 인재포럼 2010] '세계가 함께하는 미래준비'…열린 사회ㆍG20회의와 연계

    포럼은 열린 공간이다. 어원(語源)인 로마어 포룸(forum)은 원래 도시 광장을 뜻했다. 발전된 형태인 국제포럼은 그러나 수백명,많게는 수천명의 청중 앞에서 시간적 제한을 두고 이뤄지기 때문에 자유토론과는 상당한 거리가 생겼다. 오히려 청중들이 참관할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어 놓고 대표주자들이 토론을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발표와 토론내용은 이후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작은 포럼에 큰 영향을 준다. 그런 점에서 국제포럼은 전 세계 지식인들의 자유토론을 자극하는 촉매라고 할 수 있다. 국제포럼을 기획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그 해의 아젠다(agenda:의제)를 정하는 데 많은 신경을 쓴다. 보통의 경우 국제포럼은 최소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치는데 초기 3개월 정도를 아젠다를 만들어 내는 데 쓴다. 글로벌 인재포럼 공동 주최기관인 한국경제신문과 교육과학기술부,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지난해 11월 초 인재포럼을 마친 뒤 곧바로 2010년 포럼 아젠다 준비에 들어갔다. 수차례 회의 결과 반드시 포함돼야 할 키워드들로 뽑힌 단어는 '다양성''주요 20개국(G20)''경제위기 이후''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새로운 권력 이동''아시아적 가치''국제 금융규제' 등이었다. 미국발(發) 경제위기 이후 전 세계는 △금융위기가 한 나라의 힘만으로는 극복될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했다는 점 △그런 경제위기는 언제든 다시 촉발될 수 있다는 점 △미래의 주인공인 인재들을 기르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점 등에 쉽게 의견을 모을 수 있었다. 특히 G20 서울 정상회의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행사 간 연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도 동의했다. 문제는 이런 복잡한 내용들

    2010.10.06 00:00
  • [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상생 넘어 동반성장으로

    기업은 환경적응업이라고들 한다. 세상이 끊임없이 변하는 만큼 빨리 제대로 적응하는 회사가 승리한다는 뜻이다. 작은 변화를 살피고 스스로 먼저 압박을 느끼며 언제든 변화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 기업이 오래 살아남는다. 최근 국내 대기업들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는 새로운 변화의 화두는 단연 '상생'이다. 품질 기술 혁신 등 예전의 경영 화두와는 전혀 다른 키워드다. 처음 논의가 시작된 지난 8월만 해도 강건너 불보듯 여유를 부리던 대기업들도 최근에는 비상이 걸렸다. 원칙을 강조하는 수준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차명계좌 수사가 들이닥치고 각 부처들이 앞다퉈 상생 관련 규제정책을 내놓고 있어서다. 관전자의 시각으로 보면 상생을 둘러싼 최근 상황들은 정부와 경제계 간에 상당한 인식차가 있다는 증거다. 일단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들은 지나치게 과거의 시각으로 정부 정책을 보는 측면이 있다. '기업 군기 잡기' 정도로 해석해 울며 겨자 먹기로 대응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로서도 그런 오해를 살 행동을 한 면이 분명히 있다. 자발성이 중요한 협력업체 문제에 대해 규제정책을 쏟아내며 지나치게 밀어붙인다는 지적을 면할 길이 없게 돼 있다. 문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포함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논의가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세계적으로 CSR에 대한 국제규범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이미 구체화됐고 새로운 표준인 ISO26000이 이르면 연내에 발효돼 국제무역에서 새로운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는 상태다. 이런 변화에서 기회를 잡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기업의 속도는 너무 늦고 정부의 채

    2010.10.06 00:00
  • [권영설의 Hi! CEO] 당신의 지식경영, 아직 메모 수준인가요

    경영자들은 생산성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회사의 생산성을 조금이라도 더 올리기 위해 직원들을 채근하고 성과 측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런데 스스로의 생산성에 신경을 쓰는 경영자는 적다. 지식노동의 생산성이나 품질을 측정할 기준이 적은 탓도 있다. 최근 만난 모그룹 HR담당 임원의 얘기는 자극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는 자신의 현재 수준이 '지식경영 8.0'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여년간 꾸준히 업그레이드 시킨 그의 지식경영 역사는 이렇다. 지식경영 1.0에서는 기억에만 의존했다. 2.0에 가서는 수첩에 메모하는 수준이었다. 3.0버전에서 그는 그날 있었던 중요한 사안들을 컴퓨터 문서파일에 기록했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편이다. 4.0버전부터 그는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날 접한 중요한 키워드들을 파워포인트로 요약하기 시작했다. 지식경영 5.0에 가서 그는 대학노트를 쓰기 시작했다. 대학 시절 분위기도 살리고 지식생산성이 급등하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6.0버전에 가서는 아예 매달 1권씩 대학노트를 만드는 것으로 목표를 높였다. 7.0버전에서 그는 한 달간의 지식노트를 참조해 자기 혼자 보는 잡지를 만들었다. 스마트폰이 유행하면서 이를 병행해 그의 지식경영은 8.0이 됐다. 어느 장소에서든 세계의 리더와 그들이 쓴 책, 사상 등을 외우듯이 줄줄 읊던 그의 경쟁력은 바로 스스로의 생산성을 버전 8.0까지 업그레이드 시킨 그의 노력이었던 것이다. 나이 탓,기억력 감퇴는 어쩌면 스스로의 생산성 향상을 포기한 채 버릇처럼 떠올리는 핑계일지 모른다. 당신의 지식경영을 이제 업그레이드하시라.권영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2010.10.05 00:00
  • [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인생 3모작' 경영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몇 년 전부터 '인생 2모작'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현직에 있을 때가 첫 번째 무대요,은퇴를 하고도 새로운 무대에서 '먹고살기 위해' 또 일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모든 2분법이 그렇듯 인생을 2모작으로 보는 시각은 여러 가지 자기모순적인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우선 첫 번째 무대에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대전제가 있다. 그래야 두 번째 인생이 가능하다. 첫 번째 무대에서 노후자금 마련을 포함한 경제적 성공만이 유일한 잣대가 되다 보니 이루지 못한 경우는 1막이 끝나지 않게 된다. 인생 2모작이 실패하는 이유는 목표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경제적 안정만이 목표가 되다 보니 다른 가치는 신경 쓸 겨를이 없어진다. 일본의 경영학자 오마에 겐이치가 분류한 인간의 네 모습,즉 개인 직장인 가정인 사회인 가운데 한두 가지에만 집중하게 돼 다른 것을 놓치는 미완의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다. 최근 자기계발 연구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인생 3모작'은 보다 적극적인 인생설계를 주문한다. 마치 큰 기업을 경영하듯이 각자가 자기 인생의 최고경영자(CEO)가 돼 원대한 비전을 세우고 실천하라는 얘기다. 이렇게 나눈다. 첫 번째 시기는 30세 정도까지다. 무엇인가를 얻는(to have) 시기다. 배우고 익히고 경험하는 노력을 기울여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단계다. 이 시기에 기울인 노력이 다음 무대의 베이스캠프가 된다. 두 번째 무대는 60세 정도까지 이르는 일하는 시기다. 이 구간은 무엇인가를 성취하는(to achieve) 때다.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는 것을 비롯 각자의 일터에서 최고의 단계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시기다. 보통의 경우는 여기까지를 현역으로 보고

    2010.09.15 00:00
  • [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법

    에머슨의 '성공이란 무엇인가'는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시다. 끝구절이 이렇다.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자신이 한 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이러한 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세상을 달라지게 하는 건 이렇게 간단하다. 의미있는 삶을 산다는 건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다.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아주 쉬운 또 다른 방법이 있다는 걸 최근 알았다. 며칠 전 지방 출장을 다녀올 때였다. 평일이라 막힐 이유가 별로 없는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이 천안부터 밀렸다. 힘들게 서초동쯤 도착했을 때 알았다. 접촉 사고를 낸 두 사람이 싸우고 있었다. 하늘에서 헬기로 내려다봤으면 그곳에서부터 뒤로 수십㎞ 이어진 정체가 바로 자신들 때문이란 게 명확하게 보였을 텐데.수많은 사람의 시간과 소중한 것들을 한꺼번에 뺏는 것이 이렇게 쉬운 일이다. 최근 방한해 '대 · 중소기업 상생'을 주제로 세미나를 갖고 있는 《사랑받는 기업》의 저자 라젠드라 시소디어 미국 벤틀리대 교수가 새롭게 선보인 용어가 있다. 바로 '깨어있는(Conscious) 자본주의'다. 쉽게 얘기하면 희미한 정신이 아니라 똑바른 정신으로,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가치와 목표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경영하는 이념이다. 거의 유사한 내용을 담은 《박애자본주의》(4월의책)가 인기를 끌고 있고 고이평화재단이 편찬한 책은 아예 《깨어있는 자본주의》라는 이름으로 나왔다(에이지21 출간).새로운 자본주의가 온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기운이 이미 무르익어가는 느낌이다. 이 새로운 자본주의의 물결에는 공통점이 있다. 세상에 영향을 미치

    2010.09.01 00:00
  • [특별 인터뷰] "원청-하청관계 넘어 투자자ㆍ고객까지 만족시켜야 참 파트너십"

    대기업 · 중소기업 간 상생(相生)협력이 화두다. 대기업들이 잇달아 실천계획을 내놓는 등 속도도 빠르다. 겉으로 보면 대 · 중소기업의 협력 무드가 무르익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도 그런가. 대기업은 마지못해 하는 듯한 표정을 지우지 못하고 있고 정부는 포퓰리즘적 정책이 아니냐는 지적에 당황하고 있다. 그 사이 국민들 사이엔 대기업의 실적이 중소기업을 착취한 결과라고 보는 식의 반기업 감정이 커져가고 있다. 상생을 이렇게 봐선 곤란하다. 한...

    2010.08.30 00:00
  • [권영설의 Hi! CEO] 스마트 소통…꿈을 묻는 경영자가 돼라

    세대 구분은 나이로만 하는 게 아니다. 요즘은 신세대,구세대 구분을 '꿈'으로 한다. 꿈은 감성이다. 이에 비해 생각은 이성이다. 감성세대로 자란 신세대들에게 "너는 무슨 생각으로 사느냐?"고 묻는 건 욕이다. 야단을 친 것이라면 효과도 없다. 차라리 이렇게 물으면 반성까지 얻을 수 있다. "네 꿈은 뭐냐?"열정(passion)에 관한 생각도 다르다. 구세대들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을 열정으로 안다. 신세대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 열정이 생긴다고 믿는다. 야근하라면 입이 튀어나와도 월드컵 응원할 때는 비오는 야밤에도 거리에서 날을 샌다. 할 일 많은 우리 시대의 경영자들이 긴장할 만한 사건이 생겼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호프데이도 열고,체육대회 때 최신 유행하는 춤도 추면서 겨우겨우 신세대들과 호흡을 맞춰가려고 할 즈음에 벌어진 일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스마트폰이 나온 건 기뻐할 일이다. 인터넷 시대에 잃어버린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우선 스마트폰은 싸지 않다. 구매력을 과시하라.아이들에게까지 뒤처질 걱정은 이제 안해도 된다. 터치가 중심이라 쓰기도 편하다. 애플리케이션을 어떻게 다운받느냐고? 걱정할 일 없다. 어느 날 똑똑한 직원을 불러 시키면 된다. "자네 것하고 똑같이 만들어 줘."일정관리도 인맥관리도 업무처리도 한번에 할 수 있는 통합매체 스마트폰을 사라.사생활이 듬뿍 담긴 메일을 비서에게 맡기던 버릇은 버려라.그리고 전 직원에게 구매 기념 문자를 날려 보자."당신의 꿈을 들려주세요!" 스마트한 소통 아닌가.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2010.08.24 00:00
  • [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알바들은 왜 자주 아플까?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A씨는 월요일 출근 때면 걱정이 앞선다. '알바'가 출근하지 않을까 봐서다. 지난 월요일, 알바는 또 나오지 않았다. 장염이라고 했다. 한두 번 있는 일이 아니라 크게 놀라지도 않는다. 처음 아프다고 했을 때는 걱정이 돼 문병까지 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알바가 바뀔 때마다 매번 이런 일이 생겼다. 멀쩡한 친구들이 아프다고 하더니 어느날 그만 둔다. A씨의 의문."알바들은 왜 자주 아픈 것일까?"결론부터 얘기하면 몸이 아니라 마음이 문제다. 취업이 어렵고 시간이 지나도 나아질 것 같지가 않으니 상처가 곪아간다. 마음 한구석이 자주 아리다. 실제가 그렇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은 지난 5월 6.4%에서 6월에는 8.3%로 급상승하더니 7월엔 8.5%까지 솟았다. 전체 실업률이 계속 3%대를 유지하는 것을 생각하면 일할 만한 사람 가운데 제일 팔팔한 사람들이 쉬고 있는 것이다. 거기다 고령화 시대라 부모들에게 기대기도 점점 어려워진다. 이미 부모세대와도 경쟁하게 됐다. 6,7월만 봐도 50~59세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7.3%, 6.9% 늘었다. 같은 시기 20~29세 취업자는 각각 2.4%, 1.7%가 줄었다. 취업세대 가운데 오로지 20대만 감소하는 추세라니 한숨만 나오는 게 정상 아닐까. 한국만의 현상도 아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보면 전 세계 15~24세 청년 가운데 무려 13%인 8100만명이 실업자다. 거기다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 이후 기업들이 여전히 움츠리고 있어 취업전망도 밝지 않다.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청년실업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사회적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자칫 심각한 사회문제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의깊

    2010.08.18 00:00
  • [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스마트 워크, 스마트 경영

    경영학을 말장난이라고 비아냥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 수준은 이미 높아졌다. '경영의 미래'를 읽으면 저자인 게리 하멜이 이제 기업의 성공 사례를 늘어놓고 그 공통분모를 뽑아 '이렇게 하면 성공할 것이다'는 식으로 컨설팅 장사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하나만 예를 들면 그는 이 책에서 지난 100년간 써먹은 경영이 과연 지금도 유효할 것이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래서 "이제 상품혁신 프로세스혁신 전략혁신 등을 넘어 경영 그 자체를 바꿔버리는 경영의 혁신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 경영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경영의 방법론을 설파하는 그의 시각은 경영철학자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경영이 경영자의 몫이라고 한다면 그에 비해 보통 직장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바로 '일(work)'이다. 하멜의 화두를 빌려 다시 문제를 제기하면 이렇게 물을 수 있다. "우리는 과연 지난 100년간 해오던 그 방식대로 앞으로도 일을 할 것인가?"특히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등 스마트폰이 놀라운 속도로 보급되고 있는 시점에서는 일 자체에 대해 심각히 고민하면 할수록 더 많은 기회도 생길 것으로 봐야 한다. 앞으로 사람들이 일하고 생활하는 방식이 어떤 식으로 바뀔 것인가를 고민할 때 사업 기회도 보이고 지금 하는 일도 제대로 반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일은 유연하기는커녕 점점 더 딱딱해졌다. 오히려 각종 시스템의 발달로 개인성과 측정이 중요해지면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더욱 줄었다. 그 기본 설계는 아침에 모두 같이 출근하고 주말에는 다 같이 쉬고 여름에는 휴가를 가고 나이가 차면 정년을 맞는 과거의 방식 그대로다. 일

    2010.08.04 00:00
  • [권영설의 Hi! CEO] 좋은 기억 떠올려 자신감 높여라

    컨설턴트에 비해 코치는 하는 일이 적어야 한다. 코치가 지도받는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 그 비율이 2 대 8 정도가 돼야 이상적이다. 코치가 말수를 줄이는 게 좋은 이유는 모든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직원 스스로가 알아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유능한 코치의 덕목이어서다. 대신 코치가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적확한 질문을 던지는 일이다. 그 질문 하나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실제 일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는 효과적인 물음이어야 한다.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아 직원들이 의기소침해 있을 때 유능한 코치는 이런 질문을 한다. "당신이 가장 대단한 것을 이뤄냈을 때는 언제였나?" 질문의 요지는 인생 경험 가운데 가장 가슴 벅찼던 기억을 떠올리라는 것이다. 1등을 했을 때도 좋고,마라톤을 완주했을 때도 괜찮고,오랜 연애 끝에 결혼 승낙을 받아냈을 때도 좋다. "아,내가 이런 것을 해내다니!" 하고 스스로 대견해 했을 정도로 좋은 기억을 생각해내야 한다. 좋은 기억은 삶의 활력소다. 그러나 이 질문을 던지는 진짜 이유는 '실제적인'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놀라운 성과를 거뒀을 때는 자기 자신이 여러 가지 면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커보인다'는 점이 중요하다. 사람이 위축될 때 몸도 마음도 줄어드는 것과는 반대로 자신이 대단한 성과를 거뒀을 때는 마치 풍선에 바람을 불면 커지듯이 스스로가 지금보다 훨씬 강해지고 커진다는 것이다. 그런 좋았던 순간을 떠올리고 자주 그때의 심경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지금 닥친 어려움이 하찮아지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실제로 자라나게 된다는 것이다.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2010.07.27 00:00
  • [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제2의 S커브를 만들라

    모든 변화는 직선적이지 않다. S자처럼 곡선을 그린다. 기업이 새로운 상품을 출시할 때를 생각해보자.신상품개발비, 마케팅비 등 돈을 쏟아부어도 매출이 곧바로 나오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광고가 전달되고 인지되고 그것이 판매로 연결될 때까지는 매출부진이 계속된다. S자의 아랫면처럼 지루한 횡보가 계속되다 어느날 갑자기 고개를 든다. 이 지점을 변곡점 또는 티핑포인트라고 부른다. 여기에 도착하면 그동안 공들인 노력이 성과를 내면서 매출이 올라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주머니가 깊은 대기업들이 유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지간한 규모의 투자는 감당할 여력이 있기 때문에 초기에 보이는 손해를 감내하고 결국 과실을 따먹게 돼 있다. 경영학에서는 회사나 조직의 변화를 얘기할 때 일정한 시간과 비용,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S커브를 자주 인용한다. 예를 들면 조직혁신에 드라이브를 걸 때도 당장 성과가 나는 걸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성과가 나타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날들이 이어지다 '어느날 갑자기' 조직원들이 한꺼번에 달라지기 시작하는 것이 변화의 원리다. 기업의 경우는 이 사이클이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S자의 윗부분 모양 그대로 고개를 숙이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곡선을 끊임없이 만드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정점에서 다음 S커브를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쓰러져가던 오티콘을 세계 1등 보청기 업체로 다시 세운 최고경영자(CEO) 라스 콜린드는 "오티콘이 75년 역사를 통해 이룬 것을 모두 잃어버리기까지는 딱 10년이 걸렸다"며 "새로운 2차주기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1차주기가 곧 사망주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로운 S커브를 만드는 일은 1차의 S주

    2010.07.21 00:00
  • [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세계 1등이라는 목표

    '1등 콤플렉스'라고 불릴 만한 것이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세계 대회에서 1등을 놓치면 무슨 큰 죄를 진 듯이 고개를 숙이고 우는 우리 선수들의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것이다. 1등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에서 우리는 놓친 게 더 많았다. 품위나 멋,여유,세련미 같은 것들 말이다. 선수들도 그랬고 나라도 그랬고 기업도 그랬다. 그게 불과 10년 전쯤이다. 그러나 최근 이런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그랬고 올초 동계올림픽에서도,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시도 자체를 중시하고 본선 통과 정도면 만족하고 의미있는 도전에 박수를 보내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생각해보면 이건 1등 콤플렉스를 벗어난 것이라기보다는 1등 경험을 쌓아가며 생긴 여유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대중적 취향과 호흡을 같이하는 스포츠는 이제 1등보다는 도전 자체를 의미있는 것으로 보는 것으로 흐름이 바뀐 것도 같다. 이에 비해 기업은 오히려 이제 1등이 아니면 아무 의미없는 시대를 맞았다.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 펼쳐진 '대항해 시대'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에 힘입어 다시 시작된 것이다. 1등을 목표로 뛰는 나라나 기업이 모든 것을 얻고 가만 앉아있다가는 식민지로 전락하고 마는 가혹한 시대다. 대항해 시대의 성공 조건은 간단하다. 우선 스피드가 중요하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가장 먼저 바다에서 기회를 보고 달려나가 바다 위에 새로운 국경선을 그었다.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닷컴 같은 젊은 기업들은 그 빠른 스피드로 승리를 거두고 있다. 스피드 못지않게 신경써야 할 것은 합종연횡 혹은 요즘 용어로 인수합병(M&A) 혹은 협업이

    2010.07.07 00:00
  • [권영설의 Hi! CEO] 고수는 있다…배우기를 멈추지 말라

    월드컵 시즌이라 곳곳에서 축구 얘기다. 저마다 국가대표급이라 말하지만 실제로는 고등학교 선수 한 명만 나타나도 아마추어들은 공도 못건드린다. 싱글을 자랑하는 아마추어도 프로 앞에서는 '수줍은 듯' 퍼팅을 한다. 사람마다 수준차가 있고 모든 분야에 고수는 분명히 있다. 묘하게도 고수의 존재를 잘 인정하지 않는 분야가 바로 경영이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조건이 좋은 덕'이라고 낮춰보는 경향이 있다. "인재들이 많으니까" "자금 여력이 충분하니까" 하는 식이다. 말도 안 되는 얘기다. 비즈니스 세계에도 고수는 분명 있다. 당장 외국을 보라.GE의 제프리 이멜트나 닛산의 카를로스 곤을 말할 필요도 없다.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 가운데는 언제 그만두더라도 천문학적인 연봉에 이리저리 불려다니는 '고수 CEO'들이 즐비하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대기업 사장도 현직에 있을 때는 너무 바쁘고 현직을 떠나면 곧바로 '영감'이 되는 게 현실이다. 스스로 위험(risk)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탓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성공 이후를 준비하지 않는 우리의 관행 때문이다. 세계적인 비즈니스 고수들의 공통 비결을 연구한 하버드대학 팀은 △남다른 경험의 레퍼토리 △인맥을 통한 지식 조합 능력 △자신의 신념에 대한 반성적 태도 △자기 정체성에 대한 명확한 인식 △계획하고 가이드하는 경험 등을 공통 DNA로 꼽았다. 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비즈니스 분야에서 세계적인 인사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경영자라도 더 큰 꿈을 키워야 한다. 축구나 골프가 아니라 비즈니스 세계에서 진정한 고수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어야 옳다.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2010.07.06 00:00
  • [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축구에서 배우는 기업전략

    전략은 유연해야 한다. 상대에 따라,우리 수준에 따라,목표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전술만큼 변화무쌍할 필요는 없지만 똑같은 전략을 고집하는 것은 우리 병력이 절대우위에 있지 않는 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요즘처럼 환경 변화가 빠를 때는 더욱 그렇다. 소리 한바탕은 못해도 '귀명창'이 있듯이 월드컵 시즌이 되면 '눈명창'들이 나타난다. 공은 못 차도 작전은 이미 히딩크 수준을 넘어선 듯한 사람들 말이다. 그들이 말하는 내용을 듣다 보면 기업전략 얘기도 같은 선상에서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변화가 빠른 세상에서 전략은 유연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것이나 써서는 안된다. 전쟁사를 보면 '배수진'을 쳐서 기적적인 승리를 거둔 적도 있지만 반대로 싸울 공간을 스스로 좁혀 몰살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략의 유연성은 그 방향이 스마트할 때만 유효하다. 영리한 전략적 이동(smart strategic move)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 대표팀의 예선 세 경기를 예로 들어보자. 경기마다 전략이 달랐다. 목표가 달랐고,차용한 전술이 달랐고,결과도 천양지차였다. 그리스전은 목표가 승리였다. 그래서 전술 자체도 '맞짱 뜨자' 분위기였다. 한국팀이 처음부터 강하게 나오자 그리스팀은 위축됐다. 수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팀에 일격을 당한 아픈 추억을 갖고 있는 그리스팀은 이미 초전에 기가 꺾이며 제압됐다. 허정무호는 이 작전을 2차전에서 바꿨다. 결과는 대실패였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목표에 있었다. '승리'가 아니라 '16강'이 목표가 된 것이다. '맞짱을 뜨는 것'이 아니라 '지지 않는 것'으로 전술목표도 달라졌다. 한국팀의 저항이 거셀 것으로 예상했던

    2010.06.23 00:00
  • [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정치는 경영과 다르다

    선거가 1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어지간히 정치에 관심이 있지 않으면 광역단체장이나 지방자치단체장 빼고는 누구를 찍어야 할지,알기 어려운 복잡한 선거다. 국민의 의무를 다해야겠다고 책자를 살펴봐도 요령부득이기는 마찬가지다. 선거 책자를 보면 묘한 추세가 보인다. 선거구호나 슬로건으로 '경영 마인드' '비즈니스 마인드'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최근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정치인의 길에 들어서면서 경영 관련 단어를 쓰는 건 온당하지 않다. 정치와는 완전히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 경영이기 때문이다. 정치는 이해관계자들이 요구하는 것을 '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만족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정치인의 자세다. 이에 비해 경영이란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100개의 프로젝트 가운데 될성부른 몇 개를 골라 자본을 집중적으로 투여해 최대의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연히 피해를 보는 사람,괴로운 사람이 더 생기고 중장기적인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동지'가 아니라 '적'을 양산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정치와는 목표나 과정,결과가 완전히 다르다는 얘기다. 정치인들도 정치를 경영과는 차원이 다른 '고도의 활동'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경영의 의미를 사례로 설명해보겠다. 보좌관 출신 정치인에게서 들은 예화다. 한 지역구에 기업인 출신 국회의원 A씨가 있었다. 나중에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다른 당 국회의원 B씨가 지역구를 옮겨왔다. 그 지역구에는 오랜 민원이 있었는데 미군 헬기가 자주 지나다녀 일상생활에 큰 방해가 된다는 것이었다. A의원은 이 문제를 경영적인 방법론으로 풀려고 노력

    2010.05.26 00:00
  • [권영설의 Hi! CEO] '스눕'을 아세요?…당신의 직관을 믿어라

    고대부터 아프가니스탄의 왕이 후계자 두 명에게만 전수하는 비법이 있다. 사람을 아홉 가지 성격으로 분류한 것으로 이를 통달하면 사람을 자기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된 연구소가 미국에만 5000개 넘게 있다는 에니어그램(enneagram) 얘기다. 사람 마음속을 아는 것은 이렇게 오래된 인간의 숙원이다. 비즈니스가 요즘 세상의 중심이 되면서 이 숙원은 더욱 체계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웬만한 회사는 '고객의 경험(customer experience)'을 연구하는 부서를 따로 두고 있을 정도다. 영국의 보다폰(Vodafone)이 휴대폰 '심플리(Simply)'를 히트시킨 데는 버튼과 글자가 너무 작아 불편해하던 중장년들의 마음을 읽은 조사 결과가 큰 역할을 했다. 사실 뛰어난 경영자들은 고객들의 성격이나 욕망을 꿰뚫어보는 직관력이 있다. 문제는 스스로의 직관으로 성공 경험을 많이 쌓지 못한 경영자들이다. 자신이 보는 '큰 흐름'이 정확한 것인지,고객 파악이 맞는 것인지 좀체 확신하지 못한다. 여러 가지 보완장치를 갖춰야겠지만 자신의 직관력에 확신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의 연구 결과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텍사스대의 심리학 교수인 샘 고슬링은 '스눕(Snoop)'이라는 책에서 생활하는 장소나 소지품만으로도 그 사람의 성격을 알아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 동양적인 예술품을 수집하는 사람은 개방적이고 호기심이 많다. 반면 영화나 공연 포스터를 걸어놓는 사람은 보수적이면서 솔직한 성격의 소유자다. 현대판 에니어그램이라 할 만한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직관력을 단련하면 '고객 알기'는 즐거운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2010.05.25 00:00
  • [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모든 개혁은 첫사랑이다

    "미래는 혼란이다. (중략)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잘못된 것임을 깨달을 때 그 때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바로 그 순간이다. "1993년 초연돼 올리비에희곡상 등 주요 상을 휩쓴 연극 '아카디아'에 나오는 명대사다. 작가 스토포드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 연극에서 우리 시대에 실존(實存)의 의미가 과연 무엇인지 묻는다. 그는 너무나 빠른 변화의 시대에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고 깨닫게 되는 순간이 바로 그 살아있음의 정점이라고 보았다. 실제가 그렇다. 꼭 2년여 전 촛불시위가 시작됐을 때 누구도 이 시위가 수개월간 계속될지 예상 못했다. 공안당국의 경우는 '길어야 20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무한한 수의 방송국이나 마찬가지인 인터넷이 촉발시킨 전파력과 감성세대의 응집력은 과거의 경험을 아무 소용없는 것으로 만들었다. 과거의 경험만 소용없어지는 게 아니다. 이제까지 쌓아놓은 고객자료도, 업계를 놀라게 한 성공 경험도 모두 의미없는 과거로 변한다. 21세기 들어 기존 대기업이 아니라 아무런 '과거' 없는 젊은 기업들이 약진하는 데는 이런 이유도 있다. 알고 있는 것이 의미 없을 때는 모르고 덤비는 것이 훨씬 유리한 법이다. 지식과 기술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면서 사회적인 문제도 생긴다. 어른이 필요 없어지고 선배가 될수록 더욱 무능해진다. 이런 시대에 지식과 학습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정답은 과연 있는가. 미래는 어림짐작이라도 할 수 있을까. 더 큰 문제는 이런 변화의 속도가 이제부터 가속도를 높여 갈 것이라는 점이다. 거기다 지진이나 화산재처럼 변화를 미리 알아도 막을 수 없는 거대한 변화도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묘한 것은

    2010.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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