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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중반께 브리태니커에 '작은' 회사 직원들이 찾아왔다. 백과사전 소프트웨어 사업을 함께 해보고 싶다는 제안을 들고 왔다. 당시 이미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백과사전 부문 세계1등 회사인 브리태니커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때 무안을 당한 회사는 설립된 지 채 10년밖에 안된 마이크로소프트였다. 브리태니커는 1768년 대백과사전이라는 블루오션을 개척한 회사다. 2000달러나 하는 한 세트가 꾸준히 팔려나가는 쉬운 장사를 계속해 온 이 회사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작은 회사를 거들떠 볼 이유도 없었던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더 작은 백과사전회사와 협력해 엔카르타(Encarta)라는 백과사전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지만 브리태니커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문제는 1993년께부터 발생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MS오피스에 '엔카르타'를 끼워팔기 시작하면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판매가 곤두박질쳤다. 브리태니커는 CD롬을 만들었고 가격은 1세트(3장)당 995달러로 매겼다. "이 정도로 비싸면 차라리 책으로 된 백과사전을 사겠지"하는 것이 브리태니커 경영진의 '순진한' 기대였다. 1994년에는 온라인 버전까지 내놓았지만 CD도 온라인도 팔리지 않았다. 경영학자들은 브리태니커를 변화관리에 실패한 대표적 사례로 꼽고 있다. 변화의 큰 물결을 감당할 수 없으면 스스로 일으키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나을 지 모르겠다. 이 시장은 결국 새로운 물결을 일으킨 벤처가 차지했다. 혜성같이 나타난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말이다.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안녕하세요? 도움이 필요합니다. 연초에 저는 고등학교 한 곳을 골라 졸업식장에 가서 꼭 연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중략) 1000개가 넘는 지원 학교 가운데 6개 학교를 우선 골랐습니다. 학교마다 3분짜리 비디오와 짧은 에세이를 홈페이지에 올려놓았습니다. 목요일까지 투표해주시면 1등을 뽑겠습니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등록한 회원들에게 이 e메일을 보내온 사람은 짐작하겠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다. 그의 이름을 빌어 직원이 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인상적인 것은 공교육 혁신이라는 정책 아젠다를 다루는 방식이다. 학교별 경쟁을 붙이고, 교사와 학생이 같이 참여하도록 하고, 최고의 우수 사례를 뽑아 벤치마킹 사례로 순식간에 확산될 수 있도록 장치를 만들었다. 3분짜리 비디오를 공개해 인터넷에서 전 국민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해 이벤트 효과도 높였다. 이 행사의 이름도 '최고의 졸업식 유치 대회(Race to the Top Commencement Challenge)'다. 1등 학교가 발표될 때는 "대통령이 우리 학교에 온다"는 식으로 지역 뉴스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그저 이벤트 효과만 높인 게 아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원 신청을 받으며 학교마다 세 가지 중요한 기준을 어떻게 달성했는지 설명하도록 요구했다. 그 세 가지는 △미국내 다른 학교에 모범이 될 만한 사례를 갖고 있는가 △학생들을 학습과정에 참여시키며 개인적 책임과 학업 성과를 촉진하고 있는가 △2020년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학진학률을 달성하려는 국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있는가 등이다. 실제 최종 결선에 오른 6개 학교의 비디오를 보면 홍보성이 높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부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창의성의 출발은 영감(inspiration)이다. 뭔가 떠올라야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 소위 창조경영이라는 것은 그래서 어떻게 하면 직원들에게 많은 영감을 줄 수 있는 기회를 늘리느냐에 맞춰야 한다. 옆 부서와 교류하게 하고,다른 전공자와 대화하게 하고,우리끼리가 아니라 고객과 함께 연구하도록 하는 식이다. 그 모델을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많은 이들이 살고 있는 도시가 정답이다. 시골 마을에서는 피하기 어려운 관습 같은 것이 별로 없다. 도시는 우연한 창조를 가능케 하는 혁신적인 공간이다. 도시에 넘치는 것은 다양성이다. 독립적인 지식인이나 반항적인 사람의 기발한 행동을 너그럽게 봐주는 것이 바로 도시다. 사회학자인 리처드 플로리다는 미국의 10대 하이테크연구소가 '문화적으로 가장 다양한 18대 도시' 리스트에 오른 도시에 자리잡고 있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았다. 도시가 갖고 있는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익명성이다. 무작정 도전하는 용기를 낼 수 있다. "작은 마을에선 기발한 행동을 용인하지 않지만 도시는 오히려 상을 준다"(게리 해멀). 현대를 이끌어가는 것은 스티브 잡스나 오프라 윈프리처럼 자수성가한 사람들이다. 시골이나 지역 명문가 출신이 아니라 개인의 능력을 출신 가문보다 더 중시하는 도시가 이런 사람들을 키운 것이다. 다양성과 익명성,이 두 가지가 도시에서 경영자들이 배워야 할 덕목이다. 회사를 도시처럼 꾸밀 생각을 하라.다른 부서끼리 자주 만나게 하고,개인을 나눈 칸막이보다는 우연하게 마주칠 동선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회사에도 우연한 창조가 폭발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경영자 스스로도 한없이 고독한 결정을 내리
"인생에는 속도를 내는 것 말고도 다른 일이 많다. "(마하트마 간디)일 때문에 경영자들을 자주 만나 얘기를 나눈다. 날씨 탓인지 요즘 만나는 경영자들은 '상태'가 안 좋은 편이다. 대기업에서 30년 이상 근무해 조만간 은퇴할 몇몇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바빠 죽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많은 사람들이 큰 회사의 사장쯤 되면 행복할 것이라고 막연히들 생각한다. 명예도 있고 여유도 있을 것 같아서일 것이다. 그러나 "행복하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사람들을 만나기는 정말 어렵다. 겸양이 아니라 실제로 스스로를 불행하게 생각하는 CEO들이 훨씬 많다. 불행한 경영자일수록 하는 일이 많은 법이다. 최근 만난 중견 기업의 사장이 꼭 그랬다. 사업의 모든 부분을 꿰차고 일일이 지침을 내려주고 있었다. 손님 앞에서도 일을 제대로 못한 일선 직원을 불러서 혼내는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하고 말았다. 그 사장은 큰 거래는 물론이고 거의 대부분의 거래를 매일 챙기는 스타일이다. 전표 하나씩을 챙기느라 담당부서는 매일 퇴근이 늦어지고 스스로도 괴로워하고 있었다. 더 큰 문제는 불신이었다.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도 그는 혼자 이렇게 중얼거렸다. "내가 안 챙기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요즘 소프트파워 또는 창의성의 시대 등등을 얘기하면서 직원들에게 즐겁게,그리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많아졌다. 그런데 리더의 창의성이나 즐거움, 행복 등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것 같다. 경영자는 자리 그 자체가 행복한 것으로, 더 이상 행복해질 권리가 없는 것처럼 취급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리더가 행복해야 직원들이 행
옛 선비의 공부는 달랐다.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한 공부를 더 중시해 이를 수양이라고 불렀다. 군자론도 같은 맥락이었다. 군자는 내가 닮아야 할 이상적인 인간,소인배는 내가 그러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못난 인간의 전형이었다. 남을 평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인격을 닦기 위한 지침이었을 뿐이다. 이렇게 스스로 경계하는 수양을 중시한 것은 인간이란 현재에 만족해 안주할 가능성이 많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선비들의 방식에서 현대의 비즈니스도 배울 것이 있다. 언제든 잘못될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스스로 경계하는 일이다. 기업도 지금에 만족하고 교만해지기 쉽다. 한 업종 안에서, 한 해 장사를 잘하면 앞으로의 성공도 보증해주는 것으로 믿게 된다는 것이다. 회사에서의 교만은 무엇인가. 시장이 바뀌고 있는데, 고객이 변하고 있는데 스스로는 변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번 성공한 기술, 잘 팔린 상품이면 계속 그 영화를 유지할 것으로 믿는 건 순진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2005년께 도산한 독일의 필름회사 AGFA가 그랬다. 묘한 것은 바로 전해 이 회사는 137년 역사상 최고의 매출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디지털 기술이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데도 이 회사는 그 변화에 눈을 감았다. 중국 전국시대, 제후국 가운데 어느 나라가 가장 먼저 멸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위나라의 재상 이극(李克)은 오히려 승승장구하던 오나라를 꼽았다. 그 이유는 이랬다. "승리 횟수가 많아지면 군주는 교만해지고,자꾸 싸우면 백성들은 곤궁해진다. "'정관정요'에 나오는 이 대목은 지금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금이 진짜 위기다.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들도 10년 안
경영의 세계에도 인격적 수준이 있다. 소인배는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하다. 군자는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하다. 기업 경영자로 볼 때는 갑(甲)에게 강하고 을(乙)에게 약해야 군자요, 멋진 경영자다. 분명 쉽지 않다. 그러나 방법이 있다. 강한 자에게 강하기 위해선 품질이나 납기 등에서 흠을 잡히지 말아야 한다. 불법적인 거래엔 절대 타협하지 말아야 한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때로는 자존심도 있어야 한다. 예전에는 이게 어려웠다. 초우량 기업들이 전세계를 상대로 부품을 조달(sourcing)하는 글로벌 시장이 펼쳐지면서 사정이 나아졌다. 사실 더 어려운 것은 을에게 잘해주기다. 이게 훨씬 쉬워보이지만 실천하는 사람들이 적다. 생각해보라. 상대방인 을이 숙이고 들어오기 때문에 괜히 우쭐하는 기분이 되고, 이게 버릇이 되면 고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그러나 약한 자를 배려하고, 을과 동반 성장하려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전직원이 무의식 중에도 자연스럽게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이왕이면 미국의 홀푸드(Wholes)가 했듯이 '상호의존 선언문' 같은 것을 만들어 명문화해놓는게 좋다. 왜 파트너가 이다지 중요할까. 바로 이들이 '빅마우스(big mouth)'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파트너와는 원래 신뢰로 맺어진 사이이기 때문에 이들이 시장에 전하는 것이 바로 해당 기업의 신뢰지수가 된다. 은행들도 특정 업체의 신인도를 점검하기 위해 협력업체를 방문하기도 한다. 아무리 마케팅을 잘 해도, 아무리 홍보를 잘 해도 그 기업을 가장 잘 아는 파트너들이 내뱉은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마음을 잡는 멋진 경영자가 될 것인가, 파트
1953년 5월 어느 날 미국 워싱턴에 있는 백악관 3층 솔라리엄(Solarium)룸. 당시 미국 대통령 아이젠하워와 국방장관 덜레스가 단 둘이서 긴 대화를 나눴다. 이 대화 이후 이 방에선 안보정책 보좌관 회의가 수시로 열렸다. 그리곤 3개월이 채 못돼 현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가 시작됐다. 이 프로젝트는 당시 소련을 비롯한 대 공산권 정책의 장기전략을 다룬 것으로 처음 논의된 방의 이름을 따 '솔라리엄 프로젝트'로 불렸다. 당시 미국의 안보상황은 급박했다. 소련의 스탈린은 이미 사망했고,한국전쟁은 계속되고 있었으며 분단된 베를린을 사이에 두고 동서 간 갈등은 고조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대소련 정책은 세계적 주목을 받는 사안이었다. 솔라리엄 프로젝트의 주인은 아이젠하워였다. 그는 3개 팀을 구성하고 노련한 군 장성 3명을 팀장으로 선임했다. 각 팀에는 육해공군과 국무성 등 안보 관련 부처 출신 8명을 팀원으로 참여시켰다. 각 팀은 구체적인 미션을 받아 각각의 입장에서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대소련정책 제안을 세웠다. A팀은 온건파로 소련에 대한 봉쇄정책을 지지하는 그룹이었다. B팀은 중도파였고 C팀은 아이젠하워가 대선 후보 당시 내걸었던 롤백(Roll Back ·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범위 안에서 소련의 우방국을 줄여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진공 자세를 취하는 강경책)을 지지하는 강경파였다. 이들은 미국전쟁대학(National War College)에서 팀별로 고립된 공간에 갇혀 6주간을 집중적으로 일했다. 브레인스토밍 등 각종 방법을 통해 난상토론을 벌였고 팀별로 단일한 최종 결과를 도출했다. 마침내 이들은 그 해 7월16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상당수 기업들이 윤리경영을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윤리경영의 동의어로 잘못 알고 있는 탓이 크다. 특히 그 책임이라는 것을 너무 좁게 생각한다. 기부를 많이하고 어려워도 사람을 많이 뽑는 등 '책임'만 너무 생각한다. 그러나 윤리경영이란 기본적으로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당사자(stakeholder)들에게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을 윤리경영으로 보고 있다. 기업을 둘러싼 이해당사자는 기본적으로 다섯 집단이다. 종업원 · 고객 · 투자자 · 파트너 · 사회가 그것이다. 이들 이해당사자가 원하는 가치를 충족시켜 주는 과정에서 기업은 내 · 외부적으로 가치를 인정 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상식적으로 볼 때 이들 다섯 집단이 원하는 것을 동시에 만족시켜 주는 것이 모순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면 종업원들에게 급여를 많이 주려면 고객들에게 비싼 가격으로 팔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기업은 항상 일부에게 '나쁜 짓'을 하는 집단으로 인식돼 온 것이다. 그러나 이건 옛날 얘기다. 이해당사자들이 원하는 가치는 상당히 성숙했다. 다섯 집단의 가치가 모순을 일으키지 않는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종업원들은 더 이상 돈이 아니라 의미를 찾는다. 고객들도 만족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놀라운 상품을 갖고 싶어한다. 투자자들은 배당도 중요하지만 주주로서의 자부심을 원하고 파트너들도 상생발전을 바란다. 이렇게 높아진 이해당사자들의 가치는 절대 모순적이지 않다. 놀라운 혁신 제품을 파트너와 함께 만들어 성공하면 이들 파트너 모두를 만족시키는 진정한 윤리경영이 되는 것이다. 윤리경영이라고 해서 굳이 도덕을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성선설을 가진 CEO는 자신이 세운 비전과 계획을 직원들이 언젠가는 잘 알아 듣고 열심히 일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 성악설을 가진 사장은 직원들을 숨 쉴 틈 없이 몰아붙이면 결국 성과를 올릴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착각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장과 아직 높은 자리에 오를 날이 먼 직원들의 정신 상태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통계를 보라.2007년 국제종합사회조사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이 갖고 있는 일의 흥미도는 100점 만점에 56.5점에 불과하다. 스위스(83.4) 미국(77)과 비교하기도 부끄러운 수치다. 일에 대한 만족도 역시 62.6점밖에 안된다. 스위스와 미국은 각각 78.6, 75점이다. 우리 직장인들에게 일은 여전히 생계유지를 위한 피치 못할 선택이라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니 자기가 하는 일이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리가 없다. 일을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으로 생각하는 한 생산성이 올라갈 방법이 없다. 우리 직장인들은 연간 2316시간(2007년)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 일을 하면서도 시간당 생산량은 20.4달러(2006년)로 미국의 41%,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75%에 불과한 세계 꼴찌 수준이다. 굳이 국제 비교를 할 필요도 없다. 현장 경영자들은 "신세대 직장인들이 나타나면서 근로의욕은 더욱 떨어지고 기존 직장인들의 보신주의도 늘어 일하는 풍토를 만들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주인의식을 심어 주는 수밖에 없다. 일본의 석문학파는 17세기에 '제업즉수행(諸業則修行)' 즉 '모든 일이 도 닦는 일'이라는 명제를 꾸준히 전파해 근로문화를 정착시켰
"먼저 피할 수 없는 트렌드,예를 들면 물부족 심화, 종교갈등 격화, 전자정부 정착, 고령화, 출산율 저하, 개인주의 팽배 등을 적는다. 이 가운데 회사의 비즈니스와는 가장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을 골라 억지로 연결시키는 브레인스토밍을 한다. "'빅싱크 전략'이 사용하는 아이디어 창출법의 골자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억지로' 결합한다는 것이다. '억지로' 해야 한다는 말을 점잖게 표현하면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차원으로 문제를 좁히면 창의적 사고훈련법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에서 개발된 트리즈(TRIZ)는 바로 이런 의미를 갖고 있는 경영혁신 방법론이다. '발명 문제 해결이론'이란 뜻을 가진 러시아어 머리글자를 딴 이름이다. 트리즈가 '억지로' 사용하는 방법론은 40가지 해결원리다. 지난주 열린 '글로벌 트리즈 컨퍼런스'는 트리즈 관련 국제회의로는 국내에서 사실상 처음 개최된 행사였다. 창의적 문제 해결에 우리 기업들이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틀 동안 열린 포럼에 매일 200여명이 자리를 지켰고, 밤 10시까지 이어진 전문가 세션도 빈자리가 없었다. '억지로'라도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론이 있다는 것 자체가 뉴스였던 모양이다. 6시그마에 이어 국내에서도 트리즈 바람이 불 것이라는 기대를 키우기에 충분했다. 트리즈는 그 탄생부터가 흥미롭다. 러시아의 해군장교였던 발명가 겐리히 알트슐러(1926~1998)가 감옥살이를 하면서 체계화한 이론이다. 그는 스탈린의 과학 정책을 비판했다가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다. 옆방에는 노벨상 후보를 비롯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많았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세상의 모순을 해결하는 데
리더십은 가장 단순하게 정의하면 미래 리더를 길러내는 일이다. 사장이 해야 할 일도 비슷하다. 직원들을 미래 사장으로, 곧 사장 후보로 기르면 된다. 그러기 위해선 직원들이 스스로 사장이라고 생각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회사가 사장 후보들이 우글거리는 조직이라고 생각해보라. 어떤 일을 하든지 힘이 실리고 성과도 높아질 것이다. 문제는 방법이다. 당장 맡은 일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미래 사장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져라"고 외쳐봐야 소용이 없다. 실제 '사장과 비슷한 수준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고안돼야 한다.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사장과 비슷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좋은 훈련으로 '품의(稟議)'를 들었다. 일본에서 개발한 품의제도에 따르면 사업 계획을 세울 때 일정한 단계를 밟아 결재를 받게 되는데 관련 부서의 의견을 묻는 '참조'라는 것이 중요하다. 관계된 상당수 사람들이 이 참조란에 의견을 붙임으로써 일정 정도 경영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드러커는 "중요한 결정에 계층별 리더들이 두루 참가함으로써 전사적 의견일치를 만들어내는 의미있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기업들은 일본 경영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때인 1980년대 상당수 회사들이 앞다퉈 이 품의제도를 도입한 적이 있었다. 결과는 실패였다. 중간에 한 사람이 결재를 미루면 의사결정 속도가 늦어지는 품의제도가 리더의 빠른 결정을 중시하는 미국 기업문화에는 맞지 않았던 것이다. 미국은 대신 가능한한 아래 직급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권한이양의 방법을 선호하게 됐다. 품의나 주니어보드(청년중역회의) 같은 제
"해리라는 나이 든 정비공이 있었다. 사무동이 2개 있었는데 이상하게 해리는 우리 동이 아니라 건너편 사무동에서만 일을 하는 것 같았다. 저녁에 찾아 갔을 때 그는 임원과 여유있게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임원도 들어야 할 것 같아서 큰 소리로 야단을 쳤다. 해리는 얼굴이 금방 붉어졌다. "리처드 템플러가 쓴 '일의 잠언(Rules of Work)'에 나오는 흥미있는 대목이다. 주인공은 어떻게 됐을까?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고질적인 잘못을 지적한 우수 사원으로 평가받았을까? 전혀 아니었다. 해리는 바로 그 임원의 장인이었다!상황의 이면을 알아내지 못하면 이런 낭패를 언제든 당할 수 있다. 주로 신참이나 처음 온 사람이 이런 일을 당한다. 고깃집에 가서 제일 비싼 등심을 시켰다가 낭패를 본 일이 있는가? 시키고 보니 주위 사람들은 모두 8000원짜리 삼겹살을 먹고 있고,5만원짜리 등심을 먹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면의 진실은 무엇인가? 삼겹살 집에 등심 메뉴가 붙어 있는 것은 삼겹살을 더욱 싸게 보이게 하는 마케팅 장치일 뿐이다. 하수는 현상을 보고,고수는 이면을 읽는다. 시장을 볼 때 경영자들과 일반 직원들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시장이 어려울수록,신기술과 새 상품이 요동칠수록 경영자들이 시장을 연구할 필요성은 그래서 더욱 높아진다.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관찰이 필요하다. "혁신은 눈에서 온다"(톰 켈리 IDEO 사장)거나 "혁신가는 절대 자신의 눈은 아웃소싱하지 않는다"(김위찬 인시아드 교수)는 말을 잊지 말라.관찰과 함께 경영자들이 더욱 가다듬어야 할 것이 원초적인 호기심이다. 경제신문을 보더라도 항상 의문을 갖는 태도가 중요하다. 급히 읽으면 정보 습득이 되
나라 발전 단계에서 피치 못할 것 같긴 하다. 그래도 너무하다.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진다. 워낙 의견들이 갈라져 우리 사회의 경우는 헤겔의 변증법도 정반합(正反合)이 아니라 양반합(兩反合)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처음 출발이 정(正)이 아니라 갈라진 둘(兩)이란 뜻이다. 세종시를 둘러싼 갈등은 말을 꺼내기도 두려울 정도로 우리 사회를 갈라놨다. 갈등을 최소화하며 절묘한 해법을 찾는 일은 과연 가능할까. 이런 때는 먼 나라의 잘 알려지지 않은 사례를 전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아담 카헤인이라는 사람이 쓴 '통합의 리더십'에는 인종차별 문제로 우리보다 훨씬 골이 깊은 갈등을 겪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얘기가 나온다. 그들이 사회적 갈등을 해결한 상황을 요약하면 이렇다. 1991년의 남아공은 전환기였다. 흑인들은 수십년의 투쟁 끝에 백인정부로부터 인종분리정책 포기 선언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건 전혀 다른 문제였다. 불신의 골은 여전했고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파벌 간의 파워 게임이 갈등을 증폭시키기만 했다. 남아공 리더들은 정쟁 대신 새로운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키로 했다. 흑백 양측을 포함한 모든 정파가 참여하는 '시나리오 워크숍'을 갖기로 한 것이다. 22명의 대표가 몽플레 컨벤션센터에 모였다. 이들은 2년여에 걸쳐 네 차례 모임을 갖고 마침내 1993년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네 가지 시나리오를 도출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타조'였다. 백인 정부가 차기 정권을 잡아 타조처럼 머리를 모래 속에 처박고 다수의 흑인들이 요구하는 협상안에 응하지 않는 경우를 상정했다. 두 번째는 '레임덕(Lame Duck)'.약체 정부가 들어서
리더십은 자주 쓰이는 외래어다. 그러나 우리말 '지도력'만으로 해석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업계 리더십'이라는 것은 한 회사가 해당 업종에서 1등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말한다. '리더십 포지션'이라고 말할 때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간부라는 직급을 뜻하는 것이다. 용례가 이렇게 다양하지만 리더십을 언급할 때 절대 빠뜨릴 수 없는 특질이 있다. 바로 효과적(effective)이라는 단어다. 어떤 스타일이건 반드시 좋은 성과를 낳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리더라면 어떻게 하면 우리 조직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온 신경을 쓰면 된다. 외향적이건 내성적이건, 카리스마가 있건 없건 그건 스타일에 불과할 뿐이다. 실제로 지금도 사장이 부서마다 돌아가며 밥 같이 먹고 술 한잔 하는, 소위 '회식 리더십'으로도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이 많다. 효과적인 특질이 강조되고 있는 리더십 연구에서 요즘 각광받는 것이 바로 '입법적 리더십(legislative leadership)'이다. '성공하는 기업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짐 콜린스는 학교와 걸스카우트 교회 등 비영리단체의 리더들을 연구한 결과 이런 조직에서 효과적인 리더는 정치인들이 법률을 제정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유리한 경영환경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힘이 없는 조직에서 힘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입법적 리더십"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입법 리더십에 이르러 리더십은 이제 내부가 아니라 외부지향성이 더 중요해졌다. 정부와 학계 사람들을 만나 동향 정보를 공유하고 우리 회사에 유리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리더가 할 일이라는 얘기다. 리더십도 이제 회사 밖에서 승부를 봐야 할 때가 됐다.한
단기필마(單騎匹馬)도 제법 멋있다. 적진을 향해 앞장서 달려가는 장군처럼 처연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회사에선 쓸모가 적다. 단기필마가 오랜 버릇이 되다보면 독불장군으로 바뀐다. 그런 사람이 연공을 쌓으면 아주 불편한 존재가 될 수 있다. 회사는 뭐니뭐니해도 팀워크가 중요하다. 1990년대 이후 벌어진 '인재 확보 전쟁(war for talent)'은 사실 뛰어난 개인을 잡기 위한 경쟁이었다. 성공한 케이스도 있지만 스카우트된 핵심 인재들이 기존 집단과 섞이지 못하고 중도 탈락한 경우가 많았다. 경영자들이 인재를 뽑는 활동 못지않게 기존 직원들과 조화시켜 팀워크 극대화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그러기 위해서는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팀워크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영국의 메레디스 벨빈 박사는 어떤 팀에도 아홉 가지 다른 역할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나씩 예를 들어보면,창의적으로 앞장서 일의 씨를 뿌리는 파종자(播種者),이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실행 차원으로 옮기는 '자원(資源)탐구자' 그리고 팀을 통합하는 역할을 하는 조정자(coordinator)가 있다. 또 큰 그림을 그리는 '모형 제작자'와 전체 프로세스를 관찰하는 평가자,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팀플레이어도 중요하다. 이 밖에 일을 몸으로 실천하는 실행자,최종 단계를 마무리하는 완성자 그리고 팀의 전문성을 높이는 전문가가 있다. 벨빈 박사는 20여년간의 연구로 이 아홉 가지 역할을 알아내고 서로 다른 역할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의 목표 아래 뒤섞여 일할 때 그 팀은 최대의 성과를 낸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뛰어난 핵심 인재도 이 모든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또 팀 내에서
나갈 직장이 없는 것은 고통이다. 갑자기 퇴직한 사람들이 산에 가는 건 어디라도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원에겐 집에 있는 것 자체가 일 없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이런 생각이 적어도 올 하반기부터는 깨지게 됐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하반기부터 공직 사회에 유연근무제가 도입된다. 집에서 근무할 수도 있고 집 근처에 마련된 '스마트 오피스'라는 공동 사무실에서 일할 수도 있다. 업무 시간도 탄력적으로 조정해 주40시간 범위 내에서 며칠 몰아서 근무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제도화한다는 것이 의미 있다. 이제 '집에서 일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것이다. 성과가 금방 날지는 미지수다. 출산으로 육아부담이 갑자기 생겼거나 몸이 불편하지 않는 한 재택근무를 신청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나올지 궁금하다. 지금도 '눈 도장'을 찍기 위해 근무지를 벗어나 서울행 기차를 자주 타는 공직 문화에서 집에서 '쉬는' 것을 택할 사람이 과연 많을까. 분명한 것은 이제 집에서 일할 때도 됐다는 사실이다. 이미 회사 일을 빼고는 은행 일도, 관공서 업무도 집에서 볼 수 있는, 아니 걸어다니면서도 가능한 시대가 아닌가. 유연근무제가 성과를 거두려면 두 가지 고려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신뢰를 바탕으로 근무 관행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평가도 결과 중심으로 가야 한다. 직접 대면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직무설계도 전제돼야 한다. 두 번째 이왕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려면 정보기술(IT)을 적극 활용하는 계획을 동시에 세워야 한다. '집에 있는' 컴퓨터를 쓰면서 e메일로 때우는 식이면 곤란하다. 인터넷 인트라넷 모바일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경영자가 되는 길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 20세기에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로 길러진 간부들이 경영자가 됐다. 여러 부서를 돌며 생산부터 관리,영업까지 두루 경험한 사람 가운데서 사장이 나왔다. 업종이 세분화되고 경쟁이 심해진 1980년대부터는 스페셜리스트(specialist)에게도 기회가 생겼다. 히트 아이템을 개발한 사람 자신이 회사를 맡게 되면서 기술 전문가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21세기 들어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T자형' 인재에 대한 논의가 더해졌다. T자 모양 그대로 깊이 파온 전문 분야가 있으면서 동시에 경영과 사회 전반에 대해서도 박학다식한 인재가 등장했다. 국내 기업들도 이런 경로를 따라 경영자를 키워왔다. 문제는 이런 와중에 선진 기업들의 CEO 모델이 또다시 진화하고 있다는 데 있다. 스티브 잡스를 보라.그는 이미 T자형 인재를 넘어서 있다. 애플의 IR(기업설명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독무대다. 대외적인 행사뿐 아니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는 회장이나 CEO가 직접 준비하고 주재하는 회의가 많다. 혼자 발표하고 토론도 이끌고 커피브레이크도 알아서 갖고 마지막에 종합 정리까지 한다. 스스로가 회사 내 모든 업무를 컨버전스(convergence:융 · 복합)할 정도로 꿰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진정한 글로벌 CEO가 나오려면 국내 CEO문화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서실에서 써준 인사말로 '훈화'하고, 조율 거친 정책에 최종 사인만 하는 것으로 역할을 축소해서는 경영자들의 경쟁력을 높일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다. 사장들이 풍부한 교양을 쌓으며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키우던 시대는 지났다. 신기술과 트렌드를 용광로처럼 흡수할 수 있는 컨버전스 역량
도요타는 혁신 기업의 상징이었다. 경영학 교과서에 나오는 '가이젠(改善)'은 도요타 산(産)이다. 이 회사가 현장 개선 활동인 가이젠을 더욱 발전시켜 1999~2004년 획기적 원가절감 운동인 'CCC 21'프로젝트를 벌였을 때도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이 운동을 통해 볼트 하나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싸게 조달할 수 있게 되면서 30% 가까운 원가절감에 성공했다. 문제는 품질.단순히 싼 부품만으로는 승부할 수 없다고 판단한 도요타는 2006년 말 '가쿠신(革新)'으로 키워드를 바꿨다. 품질을 높이면서도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가치혁신(Value Innovation:블루오션 전략의 원이름)에 돌입했다. 가치혁신에선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만족시키는 것이 최우선인 만큼 도요타는 디자인 혁신에 신경을 쓰는 동시에 비용은 아웃소싱이 골자인 공정혁신으로 낮출 수 있다고 믿었다. 초기 이 운동의 성과는 분명 있었다. 매년 27억달러 이상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계속 밀어붙였다. 블루오션 전략의 가장 중요한 명제인 '가치는 높이고 비용은 낮추는 활동의 동시 추구'에 충실했던 셈이다. 그런데도 결국 실패로 결론났으니, 경영혁신 무용론으로 이어질 것 같아 걱정이다. 경영혁신론은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대명제인 기업에 적용하는 만큼 상황 변화에 입각해 유연한 대처가 필수적이다. 성과를 거뒀다고 그 방법이 절대적이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 품질경영에 익숙한 일본 내 공급 네트워크와 비교할 때 일본 외 나라에 있는 공급처 품질을 보장할 방법은 적었다. 21세기 들어 협업(collaboration)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꼽는 전문가들이 많아졌다. 다만 도요타의 예를 보듯 협업이 경쟁력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인문서 가운데선 이례적으로 신데렐라처럼 순식간에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 있다. 하버드대학교 인생성장 보고서라는 부제가 붙은 《행복의 조건》(프런티어 출간)이다. 딱딱한 숫자가 넘칠 것만 같은 '보고서'가 잘 팔리는 것도 특이한 사례다. 그 비결은 아무래도 '하버드' 브랜드의 힘이 큰 것 같다. 연구 주체인 하버드의 권위에다 최고 명문대 하버드 졸업생들의 생애를 70년간 추적했다는 점이 독자들에게 많은 궁금증을 갖게 했을 것이다. 조사 대상들의 평생을 추적한 결과를 담은 이 책에는 하버드 졸업생 268명 외에 조사 대상이 더 있다. 천재 여성 90명,그리고 빈민가 출신 남성 456명 등이다. 좋은 학교, 좋은 머리, 그리고 비루한 유년 시절 등으로 대별한 셈인데 오히려 빈민가 출신들이 과연 행복했을까에 더 관심이 갔다. 빈민가 출신들을 구체적으로 보면 이들은 우리의 부모 세대를 일컫는 '헝그리 세대' 이상의 어려움을 겪었다. 자라면서 대공황과 세계대전 등 극단적인 사건들을 겪었다. 조사대상 집단 가운데 두뇌도 가장 나빠서 평균 IQ가 천재여성(평균 151) 하버드 졸업생(130~135)과는 비교도 안되는 95에 불과했다. 실제 사회 생활도 순탄치 않았다. 빈민가 출신 대부분이 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했고 대학에 진학한 사람은 6%에 불과했다. 50세 당시 평균 연봉이 3만5000달러로 하버드 출신(10만5000달러)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고생을 많이 해서인지 70세 미만 사망률도 37%에 달해 천재 여성(20%)과 하버드 졸업생(23%)보다 훨씬 높았다. 묘한 것은 이들이 꼽는 행복의 조건도 결국 하버드대 출신이나 천재 여성들과 마찬가지였다는 사실이다. 행복의 조건 일곱 가지를 보자. '고난을 이겨내는 자기 나름의
경기가 어려울 때는 리스크 감수보다는 리스크 회피를 선호하는 경영자들이 훨씬 많다. 살얼음판을 걷는 어려운 환경 아래에서 자칫 만용을 부리다간 망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문제는 경기가 좋아지는 기미가 보여도 이런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는 데 있다. 웅크린 몸을 미처 펴기도 전에 다른 회사들이 달려나가는 것을 눈뜨고 지켜보는 낭패를 겪기도 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일은 위험에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 기를 쓰고 도전해도 잡을 수 없는 것이 비즈니스 기회다. 기회라는 것의 본질이 그렇다. 그리스 신화에서 카이로스(Kairos)는 제우스의 아들이자 기회의 신이다. 카이로스는 앞머리가 길고 숱도 무성하지만,뒤통수엔 머리카락이 없다. 앞머리가 무성해 앞에서 잘 알아 볼 수 없고,그가 카이로스라는 걸 알아차렸을 때는 쉽게 붙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최근 10년 사이 혜성같이 나타나 글로벌 초우량 기업으로 우뚝 선 구글 알리바바닷컴 등 신생 기업들은 모두 인터넷과 글로벌이라는 카이로스를 앞에서 움켜잡았다. 물론 무작정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된다. 기회를 잡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예의 카이로스는 저울과 반달칼을 들고 있다. 기회를 잡으면 저울로 정확히 판단하고 칼같이 결단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평소에 이런 경영 연습은 해둬야 한다. 요즘 중소기업 사장들을 만나보면 가장 큰 고민이 '넥스트 아이템(next item)'이다. 이제까지 돈을 벌어온 제품이나 상품 수요가 줄어들 것에 대비해 다음에 판매할 미래 상품을 찾아야 하는데 뾰족한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다면 위험 요인보다는 기회 요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자칫 생길지도 모르
경영에 감성이란 단어가 붙은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최근이라고 봐도 좋다. '칭찬' '배려' '경청' 등 두 글자 제목 책들이 경영서로 유행하면서 감성은 경영의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그런데 경영자에게 왜 감성이 중요한 것일까. "경영자는 인간의 필요, 아픔, 정서에 대한 감수성으로 수요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하며, 예측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과학과 기술을 이해해야 한다. "(윤석철 '경영학의 진리 체계')경영에서의 감성은 내부지향적인 용어가 아니라 이렇게 외부지향적인 개념이다. 경영자에게 감성이 필요한 이유는 시장을 제대로 알고 비즈니스 기회를 잡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 비즈니스의 출발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 제품, 서비스를 찾아내는 것이다. 수요를 찾는 것이 먼저고, 수요를 알고 난 다음 거기에 적합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쩌면 남들이 모두 해 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수요를 찾아내는 기본 능력인 감성은 경영자에겐 필수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감수성의 대표격인 공감은 실천하기는 어렵지만 성과는 크다. LG전자는 작은 글자를 읽기 어려워하는 중장년의 마음에 들어갈 수 있었기에 글자가 크고 다루기 편한 실버용 휴대폰 수요를 발견할 수 있었다. 윌로스 켈로그는 빵에 들어간 이스트 때문에 속 쓰려하는 환자들의 아픔을 잘 알고 있었던 덕분에 시리얼을 개발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성과 감성의 이분법에 익숙한 상당수 경영자들이 감성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데 있다. 할 수 없다.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 좋으면 웃고 싫으면 화내는 것도 훈련이다. 일부러 시도 읊고 소설도 읽어야
"우린 아직 안 끝났다/ 구조조정 웬말인가 조퇴 강퇴 명퇴/ 내 자신을 원망할까 이 세상을 원망할까/ 끝나야 끝난거지 우린 아직 안 끝났어/ 우리가 해야 할 일 우리 모두 찾아가자."대한은퇴자협회가 2001년부터 벌이고 있는 '히어로(hero:영웅) 캠페인'의 로고송이다. '당신은 이 시대의 영웅'을 슬로건으로 한 이 캠페인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65세 이상 가운데 모범적인 사람을 찾아 포상하고 있다. 현실은 그러나 '영웅'들의 외침이 조용히 묻히는 구조다. 청년 실업 문제는 모두가 같이 걱정하는 척이라도 하지만, 나이가 들어 일 더 하려는 사람에겐 고개도 돌리지 않는다. 실제로 분위기는 중장년들을 더욱 우울하게 한다. 현역 시절 아무리 놀라운 실적을 올린 베테랑이라도 인력구조조정의 쓰나미가 밀려올 때는 고개를 숙여야 한다. 아직 젊은 직원들의 경우는 겉으론 얼굴을 구겨도 '물갈이'를 속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최근엔 전체 712만명이나 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들이 올해부터 은퇴하기 시작한다는 사실에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가운데 임금근로자만 327만명이나 된다. 그나마 이 세대는 숫자적으로나 사회적 영향력으로 보나 관심의 대상인지라 노사정위원회가 나서서 정년연장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현실적으로 어떻게 실현될지도 관심이지만 베이비붐 이전 세대들은 박탈감이 더욱 커져간다. 한때 개인의 꿈이었던 장수는 이제 사회적 비극의 원천이 됐다. 현직에 있는 임원들 조차 "자칫하면 100세까지 살 텐데…"하면서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 이런 일은 예전에는 보기 힘들었다. 21세기 들면서 10년 사이에 일어나는 변화다. 미국의 중산층들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겪
어느 식당 고기가 정말 맛있었다. 다음에 좋은 사람을 초대해 같이 갔다. 정말 맛있다고 자랑하려고 했는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맛이 없다. 다행히 같이 간 사람은 맛있다고 한다. 이상하다. 왜 똑같은 고기인데 내게만 맛이 없어진 걸까?이 비슷한 경험들을 한 번씩은 해봤을 것이다. 고기가 맛없어진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아주 그럴듯한 설명을 최근 들었다. 하루에도 음식이 가장 맛있을 때가 있는 것처럼 음식을 먹을 때도 아주 중요한 순간이 있다. 바로 침이 돌고 입맛이 당길 때다. 그때 먹지 않고 잠시라도 미루다간 그 다음부터는 입맛이 생겨나지 않는 것이다. 손님을 데려갈 때는 아무래도 상대방을 배려해야 하고,구워서 서비스도 해야 하니 맛나는 바로 그 짧은 순간을 놓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 이렇다. "입맛 돌 때 바로 먹어치우자."경영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사업모델이 구미가 당기면 과감히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기회는 바로 그 순간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일하는 회사에서도 새로운 사업 추진 결정을 내리는 것은 결국 경영자다. 경영자의 감(感)과 통찰력이 회사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이다. 권한이 자기에게 몰려 있는 만큼 기회를 놓치는 것도 결국 경영자의 책임이다. 그러니 평소에 갈고닦아야 한다. 특히 비즈니스맨의 수양이 깊은 산속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란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시장에 나가야 하고, 까탈스러운 소비자들도 자주 만나야 하고,비즈니스 고수와 많은 토론을 해야 한다. 물론 자신 없는 사업까지 엄벙덤벙 덤벼들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래도 우물쭈물하는 것보다는 바로 실행하는 것이 낫다. 요즘처럼 고객 반응이
아무리 성공한 경영자라도 일흔 넘어서까지 일하기가 어렵다. 건강도 문제지만 능력이 있다고 해도 현직에 앉아 있기가 힘들다. 심지어 40대 사장까지 나오는 시대에 부회장,회장,고문까지 다 지낸 사람이 또 다른 직책을 갖는 걸 욕심으로 보는 사람이 더 많아서다. 요즘 원로 경영자들을 만나보면 고민들이 비슷하다. 건강도 괜찮고 의욕도 넘치지만 도대체 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개인들로 보면 안타까운 일이지만 청년 일자리도 없는 판국에 원로들의 제2,제3 일자리까지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래저래 원로들이 갈 곳은 정해져 있다. 저자, 작가, 시인 혹은 수필가가 되는 길이다. 이제 누구라도 마지막 직업은 이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별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지만, 디지털 환경이 발달하면서 글 쓰기가 쉬워진 덕분이다. 최근 자서전을 내는 원로들이 늘고 있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이왕 나중에 작가나 저자가 되려고 마음먹고 있다면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준비는 간단하다. 쓰고 싶은 책의 제목을 정하고, 그 다음은 목차를 세워 보고 자주 다듬으면 된다. 제목과 목차가 뭐 그리 중요할까 싶겠지만 이것이 사실은 책쓰는 작업의 절반이다. 나머지는 시간 여유를 두고 제목과 목차에 맞는 자료를 분류하고 정리하면 된다. 제목과 목차가 없으면 매일매일의 자료를 다 버리게 된다. 디지털시대니 만큼 언제든지 검색할 수 있다고 믿고 하나도 남김없이 '삭제'하고 있는 게 우리의 버릇이다. "은퇴하면 집에서 글이나 써야겠다"고 하는 것과 "나의 마지막 직업은 저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저작 계획을 세우자. 어떤 기록도 버리지 말고 소중히 간직하자.자서전을 쓸 계획
필자가 책임을 맡고 있는 한경아카데미에는 다른 경영교육기관에서는 보기 어려운 프로그램이 두 가지 있다. '공예경영아카데미'와 '도예인 아카데미'다. 두 프로그램 모두 수요가 먼저였다. 공예문화진흥원과 한국도자재단이 관련 산업 종사자들에게 경영 및 비즈니스 마인드를 심어주고 싶다면서 먼저 연락을 해왔다. 전통적으로 이들 분야는 예술가 혹은 장인으로 불리길 좋아했다. 이런 이들이 경영을 배우겠다고 나선 건 사실은 혁명적인 변화에 속한다. 21세기는 그만큼 모든 분야에 충격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험한 시절인 모양이다. 도예인 아카데미를 하면서 만난 사람이 있다. 바로 남이섬의 강우현 사장이다. 지난해 8월 그가 한국도자재단 이사장으로 오면서 인연을 맺었다. 취임 직후인 9월 그를 남이섬에서 만났을 때 첫마디부터가 비장했다. "10주년이 됐는데 해놓은 게 없어요.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까지기념식을 않기로 했어요. "그가 취임 100일을 넘기면서 일을 저질렀다. 골자는 이렇다. "세계도자문화의 중심축을 경기도로 모은다. 도예인들이 만든 도자기를 구입해주는 뉴딜사업, 비엔날레 이외 기간에도 활용할 수 있는 테마파크 조성 사업, 비엔날레 내실화 사업 등 3개 사업을 벌인다.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영세요장부터 시작해 도예인들의 작품을 '모두' 사준다. 수백억원이 드는 일이지만 '먹고 살아야' 예술도 나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재단의 넓직한 사무공간도 작은 곳으로 옮기고 그곳에 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놀러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이 모든 것이 세라토피아(세라믹+유토피아)라는 슬로건 아래 하나의 운동으로 승화된다. "생각해보면 언제 도자기가 우리의 삶과
Y2K(year 2000)를 기억하는지.새 천년이 시작되면 컴퓨터가 1900년과 2000년을 구분 못하는 바람에 많은 문제를 일으킬지 모른다며 난리를 피우던 일 말이다. 그게 벌써 10년 전 얘기다. 며칠 후면 21세기 들어서도 벌써 새로운 10년을 맞게 된다. 10년 사이 세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지금 당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미래엔 모두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니콜라스 니그로폰테 MIT미디어랩 이사장)는 말을 실감할 정도 아닌가. 삐삐가 없어지고 필름카메라가 사라지고 모든 것이 휴대폰 하나로 해결될 수 있는 이 시대를 우리는 놀라지도 못한 채 살고 있다. 비즈니스 세계는 글자 그대로 격변을 겪었다. 신생 회사가 나타나 10년도 못돼 세계 초일류 기업 반열에 오르는 것은 지난 세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회사를 보면 이제 이런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상상할 수 없는 폭발적 성장이 가능해졌다. "변화가 너무 빠르면 변화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 된다. 그러니 지난 10년간 한 일이 별로 없다고 해도 너무 괴로워 말라.차라리 도약을 위한 생존기반을 확대했다고 자위하는 게 나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경영이 가능해진 이 시대는 신항로개척으로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15세기 대항해시대에 비유될 수 있다. 당시 해상권을 둘러싼 전쟁이 시작됐고 빠르고(포르투갈,스페인) 배포가 큰(네덜란드) 나라들이 승리의 주역이 됐다. 새로운 대항해 시대라고 부를 만한 이 글로벌&인터넷 시대에 기회를 잡으려면 경영자들도 마찬가지로 스피드와 비전으로 무장하고 큰 전쟁에 나서야 한다. 그 위대한 전쟁을 나갈 당신이 올해 안에 꼭 해야할 일이 있다. 출사표
아침의 시작은 휴대폰 알람이다. 차를 타면 DMB방송으로 뉴스를 본다. 일의 시작은 컴퓨터요,컴퓨터의 시작은 인터넷이다. 우편 연하장 대신 이메일카드가 날아온다. 노래도 MP3로 듣고 술마신 저녁 콜택시는 휴대폰 한 통화면 달려온다. 연말 자동차세도 저녁에 인터넷뱅킹으로 간단히 해결한다. 우리는 이미 'e좋은' 디지털 세상에서 너무나 익숙하게 산다. 디지털 세상의 중심은 단연 인터넷이다. 인터넷은 이전의 어떤 기술이나 기기와도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을 너무나 많이 갖고 있다. 인터넷은 모든 디바이드(divide:격차)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다. '교육 디바이드''정보 디바이드'는 물론 '연령 디바이드''성별 디바이드''권력 디바이드''부의 디바이드'도 인터넷이 다 풀어낼 것이다. 이제 산간벽지에서도 미국 명문대학의 강의를 들을 수 있고,시골에서도 세계의 음악을 접할 수 있다. 인터넷이 휴대용 통신기기와 결합되면서는 더 많은 일이 벌어지게 됐다. "전 세계인구의 25%가 인터넷을 쓰고 있다. 세계적으로 40억개의 휴대폰이 쓰이고 있다. 휴대용 전자기기들은 인터넷 전화기 카메라 음악재생기 TV 도서관의 기능을 혼합해 제공하고 있다. 사이버공간이 문명의 새로운 매체가 되면서 박애주의부터 조직범죄까지 모든 범주의 인간 행태가 새롭게 싹트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들에 의해 가상공동체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문화가 창조될 것이다. "(유엔미래보고서2)우리는 이제 언제 어디서든 소통할 수 있게 됐고,항상 연결(connected)될 수 있다. 단 전제가 있다. 플러그드(plugged) 즉 기기와 연결될 때만이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현대인의 고독은 어쩌면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휴대폰
연말 모임에서 신조어를 많이 듣게 된다. DDD족을 아시는지? '돈만 되면 다 한다'를 줄인 말이란다. 조금 체면을 살린 버전이 있다. DAA족이다. '돈 안 되면 안 한다'는 뜻이다. 어찌됐건 경영자의 책임은 돈을 버는 일인 모양이다. 회사를 생존(survival) 기반에 올려놓고 나아가 성공(success)해 세상을 변화(transform)시키기 위해 경영자는 돈을 벌어야 한다. 그 길에 체면이란 설 자리가 없을지 모른다. 경영자가 체면을 버려야 할 곳은 또 있다. 바로 건강이다. 경영진이 되는 중년의 경우는 대부분 이미 건강에 이상 신호를 느낀 터라 항상 신경을 쓴다. 날이 갈수록 '졸업'하는 게 늘어난다. 스키를 졸업하고,축구를 졸업하고,폭탄주를 졸업하고….점점 할 수 없는 일만 늘어난다. 체육대회에서 갑자기 쓰러진 사람의 소식을 들을 때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좋아하던 것도 다 끊어야 한다. 끊을 수 없는 것은 더 강한 것으로 끊어야 한다는 속설이 있다. 술은 담배가 끊고 담배는 연인이 끊고 연인은 마약이 끊고 마약은 도박이 끊는다고 한다. 요즘 마약이나 도박보다도 더 강력한 중독이 생겼는데,아시는지? 바로 내복이다. 자존심이 문제가 아니다. 한겨울에도 홑바지로 지낸 것이 자랑이던 시절은 이제 지났다. 최근에는 빨간 내복에 관심을 갖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색으로 병을 고친다는 색깔치유(color healing)가 유행하면서 전립선 등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빨간색이 큰 도움이 된다는 얘기가 돌고 있어서다. 거기에다 청와대에서부터 실내온도를 낮추고 내복 입기 운동을 벌인다니 명분도 생겼다. 내복이 너무 다정하게 느껴진다 해도 부끄러워 말라.그런 체면을 버려야 돈도 벌고 건강해지고,하고 싶은 일도 아
연말이다. 아무리 피해도 송년회에 몇 번은 가야 한다. 술도 마셔야 하고 노래방에서 가수도 돼야 한다. 몸이 걱정되지만 회사 부서 송년회를 건너뛸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이런 자리에 몇 년 전까지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최근 나타났다. 바로 '화자씨'다. 여성들이 직장 사회에 많이 진출하면서 부서 회식까지 여성들이 주도할 때가 많아졌다. 예전처럼 새침하게 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술 한 잔 들어가면 스스로 '필(feel)'받아서 술자리를 주도하는 사람이 바로 화자씨다. 동료 선배는 물론이고 이사님,사장님도 화자씨가 "나오라"면 꼼짝없이 나와서 마이크를 잡아야 한다. 남들을 즐겁게 하면서도 스스로의 얼굴엔 고독이 묻어있는 우리 시대의 분위기 메이커,그녀의 본명은 '지화자'지만 다정하게 '화자씨'라고들 부른다. 양주폭탄이 들어가면 넥타이를 머리에 매던 과거의 '칠수와 만수씨'는 가고,"스트레스를 남기면 안 된다"는 지론을 가진 화자씨들이 회사 송년회 분위기를 바꿔가고 있다. 화자씨들이 분위기를 잡으면서 아무래도 음주가무 가운데 음주는 줄어들고 있다. 화자씨들은 또 '사장님께 드리는 감사편지' 등의 이벤트로 송년회에 감성의 가치를 높이기도 한다. 그러나 본인은 정작 술 한 잔,노래 한 번 제대로 못하고 맨 나중에 쓸쓸히 집에 가는 경우가 많다. 리더(지도자)와 팔로어(follower)를 이어주는 사람을 모티베이터(motivator · 동기부여자)라고 부른다. 회사에는 송년회의 화자씨 같은 모티베이터가 있어야 한다. 팀워크와 단합을 위해 스스로 망가지기도 하고,전체를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이런 사람이 많아야 한다. 경영자인 당신이 할 일은? 그런 화자씨를 다정한 눈으로 보고 격려해 주
폭 400m,길이 7㎞의 작은 산호섬.인구가 100명밖에 안 되는 시골 어촌.멕시코를 대표하는 휴양지 캔쿤은 1970년대만 해도 이런 초라한 모습이었다. 이런 곳이 그랜드케니언, 옐로스톤,나이애가라 폭포와 함께 북미 4대 휴양지로 꼽히며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매년 5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리조트가 된 비결은 무엇일까. 멕시코 정부는 1970년대에 리츠칼튼 힐튼 쉐라톤 메리어트 노보텔 등 세계적인 호텔을 이곳에 유치했다. 이런 기반 위에 'G7회의'같은 글로벌 행사를 개최하며 국제적인 브랜드를 쌓았다. 카리브해라는 천연 자원에 글로벌 이벤트라는 새로운 가치가 더해지면서 캔쿤은 세계 최고의 휴양지로 거듭났다. 부럽지 않은가. 나라와 도시의 경쟁력을 생각하는 지도자라면 캔쿤의 성공 사례가 너무나 궁금해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우리도 그런 세계적 도시를 만들 수 있을지 밤잠을 설쳐야 마땅하다. 다행히 우리 앞에 그 기회가 왔다. 바로 내년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다. 70년대 캔쿤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인프라를 갖춘 바탕 위에 G7정상회의보다 몇 배나 더 큰 글로벌 이벤트가 열리는 것이다. 실로 오랜만에 잡은 국운상승의 기회라 할 수 있다. 월드컵 올림픽 엑스포 아시안게임 등 대중적인 이벤트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G20 정상회의는 국격과 국가 브랜드를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은 물론이요 우리의 국제 행사 수준을 한 계단 높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한 계단을 올라서면 그 아래 계단의 이벤트들은 모두 마스터한 셈이 된다. 생각해 보라.의전 회의공간 무대 통역 파티 공연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지향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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