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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온 파트너를 아침 9시에 만났다. 잠이 덜 깬 표정이었다. 조찬에 갔다왔다고 했더니 눈이 커졌다. 자기 나라에선 이른 미팅이라야 10시라고 했다. 다른 나라 경쟁자들보다 일찍 일을 시작한다는 뜻에서도 한국은 확실히 '아침의 나라'다. 우리 경영자들은 대부분 새벽형이다. 새벽잠이 없어진 탓도 있지만 회사 회의가 일찍부터 열리니 할 수 없이 그렇게 됐다. 주말 골프도 '새벽탕'을 선호한다. 일주일에 다섯 번씩 있는 점심,저녁 약속을 비즈니스 미팅으로 잡다 보니 자기계발을 위한 여유는 결국 아침시간뿐이다. 일주일에 4일을 매일 조찬모임으로 시작하는 CEO(최고경영자)도 적지 않다. 34년 넘게 1625회를 이어가고 있는 인간개발연구원의 목요조찬,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세리CEO 조찬포럼을 비롯 CEO조찬 형태를 띤 모임만 연간 1200회 정도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단한 일 아닌가. CEO 조찬포럼은 21세기 한국에 희망을 주는 우리의 자랑거리다. 한경이 인간개발연구원과 목요조찬을 공동 주최하게 되면서 필자도 지난 6월부터 '할 수 없이' 새벽형 인간으로 변신해야 했다. 반년이 다 돼 가는 지금에야 겨우 익숙해졌다. 선배 회원들은 "석 달,즉 100일 정도는 다녀야 진정한 조찬포럼 회원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처음 몇 회는 의욕에 차서 오지만 게을러지고 또 호텔 양조식에도 질리게 될 쯤 '하루쯤 빠지면 어떠랴'는 생각이 든다는 것.그걸 못 넘기면 새벽형 인간되기 수행은 실패다. 20~30대 직원의 경쟁력은 밤에 결판난다. 아무리 늦어도 술자리에서 버티는 것이 힘이다. 그러나 경영자가 되면 새벽에 승부가 난다. 직원이 열정과 감성으로 뛴다면 경영자는 차고
A씨는 박사다. 그것도 미국 박사다. 서울을 떠난 지 10년째.아직도 미국에 산다. 문제는 변변한 직업이 없다는 것.박사후 과정까지 마쳤지만 교수가 못됐다. 가족들은 극빈자 대우를 받고 있다. 그가 미국에 간 건 박사가 부러워서였다. 공대를 나와 석사까지 마쳤지만 5년이 지나도 승진하지 못했을 때 세 살 어린 친구가 상사로 부임했다. 미국 박사라는 타이틀을 달고.연봉 차이도 2배는 되는 것 같았고 점점 더 벌어질 게 분명했다. 회사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1990년대 이후 회사 사회는 인재 전쟁에 돌입했다. 직원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보는 것까진 좋았는데 문제는 직원이 크게 두 종류로 나눠졌다는 사실이다. 극소수의 '핵심 인재'와 수많은 범재(凡才)로.대기업 사장들까지 인재를 찾아 해외출장을 떠나는 풍경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최근엔 세계적인 경제위기 여파로 하향 이동하는 글로벌 인재가 늘어나면서 회사들은 핵심 인재를 골라 채용할 수 있는 형편이 됐다. 어찌됐든 범재들에겐 온통 악재뿐이다. A씨처럼 엉덩이가 가벼워지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게 돼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영화가 그렇듯 회사에도 조연이 필요하다. 연봉이나 대우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그 자리에서 역사를 만들어가는 '뚝심 인재'들이 그래서 중요하다. 최근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에서 세계적 석학들이 인재 육성에 관한 조언으로 "낚시(스카우트)하지 말고 재배(사내 육성)하라"고 입을 모은 것은 이런 맥락이다. 범재를 어느 세월에 인재로 만드냐고? 마쓰시타 고노스케를 떠올려 보라.그는 주5일제 논의가 제대로 시작되지도 않았던 1960년대에 주5일제를 도입했다. 그 이유는 "직원들이 더 쉬고,더 공부하게 만들어
미래 영화를 볼 때마다 궁금했다. 영화 감독들이 미래를 연구해 미리 그려내는 것일까, 아니면 그 사람들이 그린 미래대로 사람들이 따라하다 보니 세상이 그렇게 바뀌는 것일까. 최근에야 정답 비슷한 것을 찾았다. 미래 영화를 만드는 사람 가운데 상당수가 각종 미래포럼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미래영화는 상상의 산물이기보다는 집단적인 연구의 결과다. 조지 오웰 같은 천재의 통찰과는 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인터넷이 상용화된 지 20년.그 사이 미래학은 엄청나게 진보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인터넷과 그에 기반한 실시간 의사소통 수단인 메신저다.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종으로 횡으로 엮어가면서 공통점을 찾아내는 델파이방법론과 같은 효과를 순식간에 볼 수 있다. 이들이 교환하는 정보는 아직 신문에 안 난 것이요, 논문에 안 실린 것이니 바로 미래자료다. 이렇게 서로 교환하며 엄청나게 축적한 자료 속에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흐름들이 쉽게 드러나는 것이다. 미래예측이 쉬운 일이 되면서 매년 이맘 때부터 논의되는 다음해 경제,경영 예측은 이제 정보나 통찰력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의견 수준으로 낮아졌다. 인터넷과 공개된 자료 덕분에 누구나 예측할 수 있게 됐고 그만큼 권위를 인정받기도 어려워졌다. 이제 기획부서 과장 정도만 돼도 올해의 흐름을 찬찬히 보면서 내년 경영 키워드 정도는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중요한 전제와 관련된 흐름을 짚어보면서 2010년 경영 키워드를 미리 생각해보자. 우선 2010년은 경기침체기였던 올해와 달리 회복기 혹은 호황기로 경기사이클이 바뀌는 선상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핍, 원가절감, 구조조정,
공주고를 졸업할 때 박찬호는 '공만 빠른' 투수였다. 프로구단으로부터도 냉대를 받았다. 운명이 바뀐 건 한양대 재학 시절 출전한 1993년 미국 유니버시아드대회.스카우터 스캇 보라스가 그를 알아봤다. 한국 최초의 프리미어 리거 박지성도 거스 히딩크 감독이 없었으면 어쩌면 평범한 선수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인재를 보면 이렇게 그를 발견한 인물이 있다. 과거 실적보다는 미래 가능성을 봐줄 줄 아는 선배가 있을 때 세계적인 인재가 자라나는 것이다. 경영자의 가장 큰 책임은 미래를 이끌 인재를 찾아내 기르는 일이다. 잭 웰치 전 GE 회장의 설명이다. "핵심 인재는 사랑받으며 육성돼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이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천리마를 알아보지 못해 굶겨 죽이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사람의 능력을 보는 데 있어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제대로 하기 위해선 방법론을 갖고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애정이 있어야 한다. 마쓰시타 고노스케처럼 "직원들이 모두 나보다 위대한 사람으로 느껴지는"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애쓰는 모양을 안쓰러워 할 줄은 알아야 한다. 두 번째로는 하고자 하는 의욕을 높이 사줘야 한다. 재주가 있어도 의욕이 없는 것보다,재주가 없어도 자꾸만 일을 벌이려고 하는 사람이 '사고를 칠' 가능성이 훨씬 높아서다. 끝으로 직원들에게 일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돈이 목표면 생업이요,인정받는 것이 목표면 직업이 되지만 의미 찾기가 목표가 되면 그에게 일은 천직이요 소명이 된다. 기술과 지식이 급변하는 시대에 조직의 운명은 인재에 달려 있다. "경기가 좋아지면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국제포럼은 자주 참석하는 게 좋다. 정보를 얻고 사람을 사귀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큰 행사면 세계적인 흐름을 분위기로 느낄 수 있고 그것 자체가 큰 자산이 된다. 지난주 끝난 '글로벌 인재포럼 2009'가 어느 해보다 포럼의 이런 덕목을 실감할 수 있었던 행사였기를 바란다. 이번 포럼에서는 특히 21세기 인재상이 아주 구체적으로 그려졌다. 인재개발 분야의 세계적인 구루인 데이비드 울리히 미시간대 석좌교수의 말을 빌면 "미래 인재는 일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있고 기꺼이 나설 수 있는 의지가 있으며 일터에서 스스로 보람을 찾는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 "다른 참석자들이 강조하는 덕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예를 들면 지식보다는 다양한 경험과 인성을 갖춰야 하고, 개혁가의 면모를 지니고 있어야 하며 호기심이 많고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또 변화하고 싶어하는 의지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끝으로 남과 함께 일하는 협력능력을 갖춰야 한다. 지식이나 기술이 아니라 혁신이나 창의력이 중시되는 21세기형 인재의 모습이 어느정도 그려지는지. 우리의 교육제도와 기업의 인재양성 비전도 이런 줄기에서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행사를 주최한 입장에서 포럼이 완결형이기를 바라지만 한국의 HR담당자들에게 한 걸음 더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 장기적으로 이런 인재를 길러야겠지만 당장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인재는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을 아주 구체적인 모습으로 그려내야 한다. 그래야 사람을 뽑을 때나 기존 인력들을 재교육시킬 때 실수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사실 1990년대 맥킨지의 굽타 회장이 '인재 전쟁(war for talent)'이란 화두를 제기한 이
"패션은 가도 스타일은 남는다. "다소 멋을 부린 코코 샤넬의 이 말을 빗대 리더십을 정의하면 이렇다. "리더는 가도 리더십은 남는다. "잘나가는 기업의 성공 비결이 리더 한 사람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리더십에 있는 것인지를 점검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현재의 리더가 떠나도 계속 성장한다면 리더십이 있는 조직이요, 그 사람이 떠나자마자 비틀거리면 리더가 있었을 뿐 리더십이 없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직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리더십이 기업문화로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얘기다. 리더가 되는 것은 리더십을 기업문화로 만드는 것에 비해 쉽다. 솔선수범하고 희생정신을 발휘하는 것으로써 부하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리더십을 기업문화로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말단 사원들까지도 '사장의 마음으로' 일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아주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게 아니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 미래 리더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 된다. '분수를 지켜라'고 강제하게 되면 말단 직원은 직장인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다. 현실은 어떤가. 직원들 사이에서 리더가 '공공의 적'이 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상사 욕을 하면 안주가 필요없다는 것이 오히려 기업문화가 되는 현실이기도 하다. 그런 조직에는 가끔 리더가 나올지는 몰라도 리더십이 뿌리내릴 가능성은 아주 적다. 혹 그런 회사가 있다면 경구로 삼을 만한 문장을 찾았다. 도산공원에 '도산의 말씀'으로 새겨져 있다. "우리 중에 인물이 없는 것은, 인물이 되려고 마음먹고 힘쓰는 사람이 없는 까닭이다.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그 사람 자신이 왜 인물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하찮은' 일이 큰 변화를 일으키는 전조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 정도는 아니라도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언젠가는 폭발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현재가 의미 있지 않을까. 이럴 때 꼭 맞는 용어가 있다.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즉 변곡점이 그것이다. 지리한 횡보가 계속돼다 이제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변화의 곡선(주로 S곡선)을 타고 폭발적인 변화가 시작되는 그 지점이 바로 티핑포인트다. 한 해 몇만 대 팔리지 않던 팩시밀리가 1987년 티핑포인트를 맞아 100만대를 돌파하며 전 세계인이 쓰는 사무기기가 된 것이 좋은 예다. 경영 혁신 활동에도 티핑포인트가 있다. 발전이나 성장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바로 그 지점이다. 그 지점에 이르기까지는 여간해서 발전의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이럴 때 스스로 좌절하거나,주위의 간섭 때문에 낙마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언젠가는 반드시 성장의 변곡점이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이왕이면 그 발전의 터닝포인트를 더 빨리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에서 변화를 주도할 때 그러니 너무 조급할 것 없다. 대신 변화를 일으키는 동인에 대해서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변화의 핵심이 되는 급소를 찌를 수 있어야 한다. '티핑포인트 리더십'을 주창한 김위찬 인시아드 교수는 급소를 찌를 때 가장 중요한 조치로 '충격적인 현실'을 꼽았다. 최근 이건희 전 회장의 뜻에 따라 창립기념일 하루 전에 전격 발표된 지펠 냉장고의 대량 리콜은 삼성 직원들에겐 충격적인 현실이었을 것이다. 발전은 과거의 연장선상에서 자연스럽게 오는 것이 아니다. 충격적인 조치로 변곡점을 빨리 당기지 않
새로운 트렌드나 집단을 뜻하는 신조어를 만나면 반갑다. 용어가 먼저인지, 그런 트렌드가 먼저인지 궁금할 정도로 정곡을 찌르는 단어의 조합이면 특히 그렇다. 앨빈 토플러가 말한 프로슈머(prosumer)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가 기억이 난다. 미래의 소비자는 단순히 소비(consume)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원하는 것을 생산(produce)하기도 하는 사람이라는 설명이 참신했다. 최근에는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신조어를 만났다. 컨슘오서(Consum-Author)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 소비자(comsumer)인 동시에 콘텐츠의 저자(author)라는 의미다. 프로슈머에 비해 컨슘오서는 패션, 서비스 같은 감성적인 상품 냄새가 더 짙다. 컨슘오서들은 디자이너들이 '던져주는' 옷을 사입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트렌드를 창조하고 각자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한다. 그런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이 트렌드가 돼 디자이너들의 작업에 오히려 영향을 미친다. 상품기획자는 이제 소비자를 대할 때 수동적인 인물로서가 아니라 스스로 유행을 만들어가는 주체로서 그들을 보아야 한다. 이 용어를 들은 건 최근 방한해 워크숍을 개최한 이탈리아 최고의 디자인스쿨 도무스아카데미 행사장에서였다. "상품을 만들기 전에 지금 시장에서 어떤 새로운 집단이 움직이느냐를 제대로, 먼저 알아야 한다"(엘리자베타 파시니 교수)는 말이 와닿았다. 특히 전 세계를 상대로 새로운 소비집단 및 트렌드 조사를 벌인 그 스케일을 보면서 왜 이탈리아가 패션에 강한지를 느낄 수 있었다. 자, 그들이 말하는 컨슘오서는 도대체 어떤 집단인가. 컨슘오서의 유형은 10가지다. 이름만 나열해 보면 이렇다. 우아한 10대(Posh Teens) 자기표현형 10대
최고경영자(CEO)의 책무는 어디까지인가. 좋은 직원을 뽑아 그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해주도록 하면 충분할까. 아니면 아래에서 올라온 아이디어를 최종 결정해주는 역할이면 될까. 변화 빠른 이 시대에 CEO는 이런 역할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특히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대박 히트상품을 꿈꾸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그럼 뭘 해야 할까. 시장으로 탐험을 나가야 한다. 사무실에 앉아서 경영 분석을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 대신 반드시 찾아낼 것이 있다. 수많은 고객들이 느끼면서도 스스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것,새로운 수요가 형성되는 분위기가 분명 있지만 숫자로는 드러나지 않는 것,경험 많고 예민한 경영자들이 겨우 잡을 수 있는 그 무엇.이것을 '모멘텀 이펙트'의 저자 장 클로드 라레슈 교수는 '절대 인사이트(Compelling Insights)'라고 부른다. '절대 인사이트'는 그러나 경험을 분석하는 것만으로는 얻을 수 없다. 생각해보라.1990년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 달라진 세상을 그 이전 경험으로 담아낼 수 있겠는가. 혁신 기업의 대명사로 불리는 버진애틀랜틱은 회사 이름(virgin:미개척의)부터 과거와의 이별을 선언하고 나선 경우다. 창업주 리처드 브랜슨의 말이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참신한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다. "고객의 마음속을 읽어낸 그들의 맞춤양복 서비스를 보라.런던에서 홍콩으로 갈 때 히드로공항 버진애틀랜틱 라운지에서 신체치수를 재면 홍콩에 내릴 때쯤 맞춤양복 한 벌이 준비돼 있다. 최고의 비즈니스맨들은 외국에 도착해서도 멋지고 근사한 옷을 입고 싶어 한다는 '절대 인사이트'를 그들은 찾아냈다. CEO인 당
송도 신도시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스카이라운지에 있었다. 아직 미완성이지만 곳곳에 초고층 건물들이 우뚝 서 있었다. 계획도시답게 쭉 뻗은 도로며 건물 디자인도 예뻤다. 갑자기 궁금한 것이 생겼다. "이곳에 포장마차가 들어올까?"마침 지역을 잘 아는 사람들과 함께 있던 터라 물어봤다. 그런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깨끗한 도시'를 지향하는데 그런 것이 생기겠느냐며 오히려 되물었다. 글쎄, 첨단 건물들만 가득한 깨끗한 도시에서 과연 창의성이 자라날 수 있을까. 비슷한 종류의 사람들만 모여 비슷한 생각만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도시와 창조성의 관계를 연구하는 세계적 학자인 리처드 플로리다 토론토대 교수는 도시의 창조성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관용(tolerance)을 꼽는다. 여러 인종,다른 업종,각종 계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유인할 수 있는 개방성,그리고 그로 인해 생기는 여러 가지 문화를 인정하는 관용을 창의적인 인재가 모이게 하는 핵심 요인으로 본 것이다. 마천루 속에 정자가 있는 엉뚱한 풍경,겨우 살아남은 골목길,그리고 저녁에는 걸어 내려가 우동 한 그릇 먹을 수 있는 포장마차가 있어야 영화감독이 이사오고,화가가 들어온다. 회사도 창의적인 도시를 닮아야 옳다. 그러나 회사 역시 새로운 것만 좋아한다. 사무기기부터 디자인까지 첨단이면 업그레이드된 것이라는 평가를 깔고 있다. 사람도 새로 들어오는 젊은이들을 선호한다. 과거를 존중하는 관용이 설 자리가 없다. 옆 사람과도 메신저로 대화하는 단절의 문화가 커갈 뿐이다. 골목길이 사라진 도시의 밤풍경이 회사 사회에 번져간다. 선배와 후배가 승강이를 벌이는 오래된 악습 같은 회식 문화를 우습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 회사라는 조직을 만든다. 그들은 개인들이 각자 일할 때보다 훨씬 더 큰 일을 도모한다. "HP의 공동창립자 가운데 한 사람인 데이비드 팩커드가 한 말이다. 회사라는 조직의 의미와 가치를 얘기할 때 이만큼 정곡을 찌르는 언명도 없다. 회사라는 것이 생기면서 즉 사람들이 모여 영리를 목적으로 조직을 만들면서 생겨난 것이 시너지(synergy)다. 한 사람이 할 때보다 능력이 커지게 됐고, 그래서 아무리 뛰어난 개인도 감히 도모할 수 없는 일을 회사가 벌이는 것이다. 회사라면 그러니까 당연히 '큰 일'을 도모해야 한다. 1800년께부터 회사라는 조직이 본격 활동하면서 인류는 이전에는 상상도 못한 성장을 경험하게 됐다. 회사를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은 건 이 때문이다. 그렇게 기업의 힘이 커지면서 나라나 사회의 발전도 결국 회사가 이끌게 됐다. 그러면 회사가 도모해야 하는 큰 일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우선 그 일의 규모가 커야 한다. 혼자 팔면 장사지만 모여서 팔면 사업이 된다. 또 공익적이어야 한다. 공공적인 일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이어야 한다. 대중교통 회사가 있어 사람들은 걸어다니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종업원의 성장이다. 회사와 동시에 그 조직원인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는 일이라야 큰 일이다. 회사가 이런 '큰 일'을 해야 기업이 크고 나라가 성장의 기틀을 다질 수 있다. 언론사 교육기관을 운영하면서 못 마친 숙제가 있었다. 인재가 넘치는 대기업은 항상 교육에 관심이 많고, 중소기업은 회사의 의미는 고사하고 직원들의 성장을 생각할 여유가 없는 현실을 어
사람은 여러 종류가 있는 모양이다. 초청장이 왔는데 답을 안 하면 보통은 안 오는 줄 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있다. "안 온다는 얘기 없으니 오는 것으로 알겠다. " 돈이 움직이는 회사에서 경영자는 특히 말을 조심해야 한다. 직원들이 어떻게 해석할지 알 도리가 없어서다. 소통 부재는 정치판에만 있는 게 아니다. 심각한 걸로 보면 회사가 더하다. 해결의 칼자루? 당연히 경영자가 쥐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사회적 관계가 그 질을 결정한다. 같은 말이라도 상사가 하는 건 전혀 다르다. 특히 경영이 살얼음판을 걷는 이런 위험한 시절에는 경영자가 먼저 메시지를 명확히 하고 말을 하는 조심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도대체 일하는 사람이 없어!"라고 던진 한마디가 명예퇴직을 예고하는 것으로 비치기도 하고,누군가를 칭찬했더니 임원후보로 거론되는 식의 일이 심심찮게 빚어지는 곳이 말 많은 회사 사회다. 경영자의 말 한마디는 그 자체가 경영 행위다. 특히 직원들의 행동 양식을 규정하는 말은 아주 구체적일 필요가 있다. 사장이 단순히 "1등이 되자"고만 얘기하면 곤란하다. 영업부에서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덤핑판매를 할지도 모른다. 마케팅 부서에서는 반대로 브랜드 1등을 위해 고가격 정책을 고집할지도 모른다. 사원들이 각자 땀흘려 일하는데 성과가 나지 않는 건 이런 '불통' 때문이다. 세대 차이를 고려해 단어 선택도 잘해야 한다. 최근 사장들을 만나 보면 가장 큰 문제를 느끼는 연령대가 바로 30대다. 20대는 자식과 같은 연령대여서 짐작이 가고 40대는 거의 동료처럼 잘 아는데 30대만은 이해할 수가 없단다. 이렇게 미묘한 말에 자신이 없으면 침묵하고 경청하라.피터 드러커의
비즈니스는 전쟁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책상에 앉아 있는 경영자로서는 실감하기가 어렵다. 영업을 나가서도 '적'을 만날 일이 거의 없다. 골프나 식사,비즈니스 미팅 등은 '아군'과 하는 것이다. 전쟁양상은 오로지 숫자로만 느낄 수 있다. 바로 이때쯤이다. 한 해 마지막 분기에 들어서면 전쟁이 피부에 와 닿는다. 목표는 한참 밑돌고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간부들이 뒷머리를 긁을 때쯤이면 패배의 불안감이 커져간다. 전쟁에서 진 장수는 목을 내놓을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나 역전은 있다. 리더인 당신이 먼저 역전을 믿어야 한다. 다만 그 계기는 당신이 찾아내야 한다. 구조조정기 경영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퀵 윈(Quick Win) 즉 '빠른 성공'이다. 작은 전투라도 만들어 승리해야 전쟁양상을 되돌릴 계기가 생긴다. 전쟁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는 스포츠에서 사례를 찾아보자.올해의 인생역전은 뭐니뭐니 해도 프로야구 기아의 홈런왕 김상현이다. 데뷔 10년 동안 이름을 날리지 못했던 그는 연봉이 깎여가며 LG에서 친정팀 기아로 돌아왔다. 올해 성적을 보라.홈런 36개,127타점으로 홈런왕과 타점왕을 차지했다. 이전까지 9년간 친 홈런(33개)보다 올해 친 것이 훨씬 많다. 잠재력이 있었다면 너무나 늦게 발휘된 셈인데,그가 갑자기 살아난 이유는 뭘까. 그동안 약점이었던 변화구에 대한 대처 능력을 키웠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지만 더 큰 것은 자신감의 회복이다. 그 계기가 바로 '빠른 성공'이었다. 그가 올해 홈런을 처음 친 경기는 지난 4월26일 대 삼성전.첫 홈런이 만루홈런이었다. 이후 3호 홈런까지 전부 만루홈런이었다. 언제든 전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신념을 경영자가 가져야 한다. 작은 승리
"후배 사장들을 만나면 오래 얘기를 못해요. 야단친다고 생각하는지 인상도 구겨지고요. 다 안다는 표정이에요. 경영은 뭐 같이 하면서…."국내 굴지의 대기업 사장을 끝으로 은퇴한 한 원로가 얼마 전 식사자리에서 해준 말이다. 요지는 "블루오션이건 빅싱크건 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는 말부터 한다"는 것이었다. 실제가 그렇다. 블루오션전략이 한경을 통해 국내에 소개된 지 벌써 6년째. 닌텐도를 비롯한 유수의 기업과 세계 각지의 벤처기업가들이 그 사이 세상을 뒤바꾼 블루오션을 개척해왔지만 국내에는 오히려 '경영은 역시 말장난'이란 회의론만 남긴 느낌이 들 정도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더군다나 세계 경제위기의 여파로, 블루오션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진 사람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나 블루오션은 개척자를 기다리며 거기에 살아있다. 경기회복기를 맞아 내년을 준비하는 이 때 큰 기업이든 작은 기업이든 세상에 큰 물결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를 해야 옳다. 블루오션은 쉽게 말하면 업종 개척의 역사다. 시장의 변화가 있으면 그 변화는 큰 수요를 형성한다. 그 수요를 먼저 읽어 꼭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바로 블루오션전략이다. 주위를 보라.예를 들면 '중장년'이라는 거대 집단이 있다. 젊은 사람들보다 더 격변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들의 생활에서 변화를 읽어내고 그 변화 속에서 팔 물건을 찾아내야 한다. 인구의 중심이 중장년이 되면 달라질 것이 너무 많다. 상품가격을 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잘나가는 중장년은 가격보다는 가치를 찾을 것이고, 고생하는 중장년은 아주 싼 물건을 사려고 할 것이다. 지금 팔고 있는 건 이도 저도 아닌 평균
CEO(Chief Executive Officer)는 임원 중의 최고 자리인 사장을 뜻하지만 주로 전문경영인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인의 꿈'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땐 특히 그렇다. 그러나 CEO들을 만나보면 그들의 생활이 꼭 꿈같은 것은 아니다. 모든 결정을 혼자 내리는 성취감이 있지만 그 책임도 고스란히 혼자 감당해야 한다. 성과를 내면 상상못할 연봉을 받기도 하지만 회사가 잘못되면 재산을 날리는 것은 물론 감옥 신세를 지기도 한다. 최고경영자가 되기 직전 임원일 때를 보자.치열한 실적 경쟁을 벌여야 하고 동시에 사내 정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참석해야 할 행사,챙겨야 할 거래선이 많아 친지와 친구의 경조사는 뒷전으로 밀린다. 가족을 포함한 가까운 사람들에겐 늘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산다. 겨우 CEO가 돼도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 때문에 오래 앉아 있지도 못한다. 좋은 회사 일수록 퇴사 후 다른 회사로 옮기기 어려운 만큼 사장 자리에서 밀리면 곧바로 실업자다. 산에 가면 10년 전부터 이미 산사나이가 된 친구들이 '후배 왔다'며 반긴다. 현직에 있을 때는 '뭔가에' 씌어 쫓기듯 살고,나가자마자 어리숙한 영감 신세가 되는 것이 우리 CEO들의 모습이다. 세계를 돌며 그 업종에서 리더십을 높이고,대중적 인기도 얻어 퇴사 후에도 새로운 경영자로 회사를 옮겨다니는 스타 CEO는 아직 우리 주변엔 없다. 한국의 CEO들이여, 그러니 지금 그 자리에 있을 때 당신의 꿈을 펼쳐야 한다. 자기 나름의 경영방식도 도입해 보고, 조직을 완전히 뒤바꾸기도 하고…. 아니면 빨간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며 질시어린 선망의 대상이 되든지.'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이 한 말은 학생들이 아니라 우리 CEO들이 들어야
'386'에도 '486'에도 아슬아슬하게 끼지 못한 세대 가운데 대표적인 사람들이 있다. '58년 개띠'들이다. 그들이 벌써 51세,우리 나이로 쉰둘이다. 기업에 다닌다면 간부 이상의 직급이요 임원이 될 군번이다. 이름보다 먼저 '58년 개띠'라고 밝히는 이 사람들을 이제 다시 주목해야 한다. 그들의 선택이 우리의 향후 수십년을 좌우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1974년 고등학교에 진학한 '58년 개띠'들은 서울이나 부산에 살았다면 고교평준화의 첫 세대다. 처음으로 고교입시를 면제받은 대신 운좋게 '좋은' 학교를 들어가도 '뺑뺑이'라는 천대를 받았다. 58년생은 이제 2년 후부터 5년 사이에 대부분 회사를 떠나야 하는 운명을 맞는다. 그들이 이제까지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모든 것을 자식에게 다 뺏기면 대부분 도시빈민으로 전락하거나 귀농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이들이 작심하고 자식들과 결별해 경제 독립선언을 하면 나름대로 '화려한 중년'을 맞을지도 모른다. 중장년 세대의 중심이 될 이들이 도시빈민이 되면 집값이 떨어지고 내수도 위축될 것이다. 반대의 경우라면 새로운 소비계층이 등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58년생은 당시 75만8000명이 태어났다. 55~64년생을 일컫는 베이비붐의 대표 세대다. 가난의 끝물에 태어나 부모 덕도 못 봤기에 자수성가의 마지막 세대이기도 하다. 왜 '58년 개띠'냐고? 시장은 멀리 저 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사람 사이에 있다고 강조하기 위해서다. 중년이 중심이 되는 시대,'58년 개띠'가 운명처럼 앞장서서 개척해가고 있다. 58년생 시인이 쓴 이 시처럼 말이다. "내 안에/개 한 마리 사네/멍, 멍 짖으며/오늘도 하염없이/지평선 흘러가네."(이진영 '58년 개띠')한경아카데
제도가 바뀌면 시장이 변한다. 어제의 1등이 승리를 자신할 수 없다. 게임의 룰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신 어제의 패자에게도 기회가 생긴다. 제도 뿐 아니다. 주도 기술과 미디어가 바뀌어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바람을 잘 타서 혁신에 성공한 기업이 갑자기 나타나고, 큰 물결에 눈 감았다가 서서히 사라져가는 회사들도 늘어난다. 신기술이자 새로운 주도 미디어인 인터넷이 상용화된 지 20년이 채 안 돼 전 세계적인 부의 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현장을 우리는 목격하고있다. 이처럼 많은 신생기업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것이나 또 그 가운데 상당수가 몇 년 만에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서는 일도 예전에는 상상하기조차 힘들었다. 부의 재편시대에는 성공의 키워드가 달라진다. 이즈음의 성공코드는 바로 적응, 그것도 아주 빠른 적응이다. 기술변화 사이클이 짧아지고 업종을 넘나드는 경쟁이 벌어지는 시대에 가장 위험한 것은 오히려 과거의 성공이다. 과거의 성공경험을 우상화해서 그 경험이 어디서든지 또 통하리라고 믿는 것을 휴브리스(hubris:오만)라고 한다. 기존 기업들이 휴브리스에 빠져 적응의 필요성을 잊고 있을 때 이제 막 생긴 기업이 달려나간다. 신생기업은 휴브리스를 가질 만한 성공경험이 없기 때문에 새롭게 변신하며 그 결과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것이다. 까탈스럽고 고집스런 난초 같은 기업을 제치고 언제 어디서나 살아남을 수 있는 잡초 같은 회사가 기회를 잡는 험한 시대에 우리는 산다. 당장 우리 주변의 사례로 은행과 보험사를 비교해보자. 올 들어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서 은행 보험 증권 카드사 등을 가르고 있던 업종의 벽이 무너졌다. 전체 성과는 여
국내 CEO(최고경영자)들에겐 '잭 웰치 콤플렉스'란 게 있었다. 직원 수준이나 자산 규모 같은 회사 사정은 전혀 비교할 바 못되는 데도 주위에서 잭 웰치 전 GE 회장 같은 성과를 내어달라고 기대하니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별로 달라지지도 않았다. 요즘은 '스티브 잡스 콤플렉스''카를로스 곤 콤플렉스' 등으로 오히려 진화했다. 특히 경영진으로 막 입성한 신임 임원들은 오그라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희망의 메시지가 여기 있다. 경영 천재란 원래 없다! 당신도 노력하면 소위 천재로 불리는 사람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 필자의 말이 아니다. 말콤 글래드웰이 최근 펴낸 '아웃라이어'를 보라.그는 진정한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1만시간의 땀 흘리는 훈련기간이 필요하다는 '1만시간의 법칙'을 소개하며,우리가 천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두 끈질긴 노력파였음을 강조하고 있다. 빌 게이츠가 단번에 성공한 것 같지만 사실은 7년 동안 쉼없이 프로그래밍을 한 결과였다. 엊그제 미 LPGA에서 역전 우승한 '천재 골퍼' 신지애도 가만 보면 어릴 때부터 '10년 공부'를 한 것 아닌가. 비틀스가 무명 시절 독일 함부르크의 3류 클럽에서 수년간 활동한 사실을 아시는지. 급료도 제대로 주지 않고 음향시설도 엉터리였으며 관객들이 귀도 기울여주지 않았다는데 그들은 왜 거기에 갔을까. 바로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 마음대로 연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1만시간 이상의 연주를 하며 충분히 훈련했기 때문에 '천재 밴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1만시간이면 하루 3시간,1주일에 20시간을 훈련하면 딱 10년 걸린다. 이제 임원이 됐다면 매일 10시간씩 일할 때 3년이면 경영고수가 될
가을엔 편지를 쓴다.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달라'고 외치기도 한다. 이 계절에 남자는 외로워진다. 외로움이 깊은 만큼 생각도 많다. 마침 이 시기는 올해 마무리 준비를 하고 내년 계획을 짜야 하는 때.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가 많아 심란하기만 하다. 심란하면 고독병이 도진다. 사회적으로는 성공했지만 남아 있는 상처 몇 가지.성공을 위해 달리다 보니 효도도 돈으로 했고 가족 사랑도 돈으로 때웠다. 50대면 여성호르몬이 부쩍 늘어나고,잊고 살았던 핵심감정(core emotion)도 살아나는 나이.평소에는 그냥 지나칠 것들까지 서운해진다. 직원들끼리 회의를 하면 이젠 '나만 빼놓고'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회사 생활의 정점에 올랐지만 '이게 내길이었나' 하는 회의가 든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동창들을 만날 때마다 느낀다. 그림이나 노래같이 예전엔 실패의 상징으로 보이던 것들을 붙잡아 평생 업으로 사는 친구들이 한없이 부럽다. 외롭고 고독해도 성과만 있다면야.경기침체로 성과도 변변찮고 직원들의 사기도 처졌다. "이럴 때 내가 빅히트를 쳐야지"하며 다짐해 보지만 자신이 없다.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이 나약한 인간이 할 수 있는 게 무얼까. 그러나 한국의 경영자들이여.당신의 그 고독을 즐겨라.혼자 씹는 그 외로움이 회사의 운명을 좌우하는 놀라운 혁신의 원천이 될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가 보내는 응원가를 들어보라."고독은 창조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한테는 평생을 따라다니는 숙명이다. 신이 창조의 재능을 준 대가로 고독을 주었나 싶을 정도다. 고독을 한탄하고 있으면 창조라는 작업을 수행할 수 없다. 아니 사실은 한탄하고 있을 시간적 여유도 없다. "('로마인 이야
그녀는 트랙터 운전사가 꿈이었다. 여자라서 안 된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군대에 들어갔다. 계급이 높아져 트랙터를 몰 수 있게 됐다. 이어 화물차, 미니버스 운전사로 '승진'했다. 1990년대 창업바람이 불었다. 자동차 운전을 한 덕에 비교적 잘 아는 차량용 알루미늄휠을 만들기로 했다. 오토바이용부터 시작해 중국 1등이 됐고, 10년이 채 못 돼 세계 최고 업체로 키웠다. 그녀가 바로 완펑(萬豊)그룹의 천아이리엔(陳愛蓮) 회장(51)이다. 중국의 신흥부자인 '절강상인'의 대표적 인물이다. 최근 다녀온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는 '절강상인'의 도시다. 천 회장 같은 기업인이 수두룩하다. 중국 500대 기업 중 81개가 이 도시에 몰려 있을 정도다. 또 다른 대표격인 마윈 회장이 세운 알리바바닷컴의 경우는 오는 10일 신사옥 개관을 앞두고 대형 이벤트를 준비 중이었다. 본관 앞 전시 간판은 베일로 가려져 있고 개관에 즈음해서는 세계 각국의 기자들을 불러모을 예정이다. 명실공히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여유가 묻어나왔다. '절강상인'이 만든 기업을 탐방하면서 또 각각의 창업 스토리를 공부하면서 이 사람들이야말로 블루오션의 개척자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이제까지 없던 시장을 찾아내고, 상상 못할 수요를 창조하며,존재하지 않던 고객들을 만들어낸 과정이 그랬다. 알루미늄합금 공장에서 일하던 천 회장이 창업을 결심하는 대목을 보자."나는 기회를 찾기 위해 차를 몰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매일같이 생각했다. 최선의 선택은 기존 산업에서 파생된 분야를 택하는 것이었다. 알루미늄합금의 파생분야라면? 내가 매일 운전하고 다니는 바로 이 차! 차량용 알루미늄휠이다!"당시 중국 정부는 자동차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소식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속앓이를 하는 경영자도 많다. "어쩌나. 그동안 허리를 졸라 매느라 준비한 새 상품이 없다. 혹시 이대로 호황이라도 오면 그나마 있는 고객도 다 놓치는 게 아닐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지금까지 준비가 안 됐으면 선택은 많지 않다. 기존 상품을 다시 꺼내든지,남의 것을 가져다 팔 수밖에 없다. 미래에 대비한 투자를 못했으면,거기다 구조조정을 하며 직원들까지 많이 내보냈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중 · 장기적인 전략적 안배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경기가 살아날 때 절감한다. 신상품 연구 · 개발(R&D) 투자를 한두 분기만 줄였어도 시장 점유율이 뚝뚝 떨어진다. 미래를 담보로 살아남아봐야 그 미래가 오면 더 어려워지는 법이다. 우리 기업 상당수의 현주소는 바로 여기다. 축소 지향의 구조조정을 털고 일어나 새로운 성장 계기를 찾으려면 지금부터라도 '불황 경영'에서 벗어나야 한다. 작은 투자라도 시작하고,인재다 싶으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위험에 눈감고 기회에 눈떠야 한다. 다행히 요즘엔 변화가 점진적이지 않다. 예측도 어렵고 위력도 폭발적이다. 새로운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나오고 과거의 주도적 디자인이 어느날 갑자기 무용지물이 된다. 미리 준비했다고 크게 유리하지도,늦었다고 아주 불리하지도 않다는 얘기다. 경기 상승에 대비하지 못한 기업이 역전의 기회를 잡으려면 체질까지 확 바꾸는 변신이 필요하다. 우선 눈을 크게 뜨고 어떤 파트너와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또 이 기회에 비즈니스 범위를 넓힐 필요도 있다. 상품은 수입해도 되고,빌려와도 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요를 찾아내는 일이다. 불
"노란 숲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 그리고 똑 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많은 이들이 애송하는 시,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다. 인생 후반기에 지나온 길을 돌이켜보면서 결국 선택하지 않은 다른 길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절절히 다가오는 시구들. 특히 가족도 개인의 삶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일에 매달려온 경영자 가운데 눈물없이는 이 시를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시의 가치를 잘 알면서도 이 시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이 왔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인생 100세 시대…. '가지 않은 길'이 없는 시대가 됐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보자. 첫 직장에서 은퇴하고 아무 일 안하면서 노후를 즐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70세가 다 되도록 일하고 있다. 평균수명은 80세를 코앞에 두고 있다. 한 직장에서 은퇴하면 더 이상 일할 필요도, 능력도 없고 몇 년 내에 사망하던 옛날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경험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처한 환경은 분명히 다르다. 누군가는 평생을 이 길, 저 길 끌려다니면서 고단하게 일해야 겨우 살 수 있게 됐다. 반면 사정이 나은 사람들은 장수의 혜택으로 가지 않은 길을 가 볼 수 있는, 해보지 못한 것을 처음부터 다시 해볼 수 있는 희망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우리 세대의 첫 경험이다. 미국에서 1989년 40대 이상의 중
'진실의 순간(MOT:Moment Of Truth)'은 스페인의 마케팅 이론가인 리처드 노먼 교수가 주창한 경영 개념이다. 투우 경기에서 따왔다. 투우사가 이리저리 황소를 약올리며 힘을 뺀 뒤 마지막으로 황소 정수리에 칼을 찌르는 그 찰나가 바로 진실의 순간이다. 이때 황소를 한 번에 절명시키면 그날의 투우가 완성되는 것이지만 실패하면 투우사는 은퇴를 각오해야 한다. 성공과 실패가 바로 이 순간에 갈린다. 회사에도 진실의 순간이 있다. 고객이 회사를 만나는 처음 15초가 그것이다. 이때만 잘해도 고객의 마음을 평생토록 잡을 수 있다. 문제는 업종마다 회사마다 부서마다 진실의 순간이 다르다는 것이다. 경영자가 세심하게 관찰해 찾아내고 회사 내의 상식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고객이 회사를 처음 만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안내 데스크로 다가갈 때,주차 티켓을 뽑을 때,엘리베이터에 막 들어섰을 때,또는 닫힌 유리문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할 때…. 이런 것들이 대표적인 진실의 순간이다. 또 영업사원이 고객사 간부를 처음 만날 때,사장이 상대방 회사 임원과 만나 명함을 교환할 때,IR(기업설명회) 담당자가 행사장에 들어설 때도 마찬가지다. 경쟁입찰 같은 경우에는 발표자가 띄워 놓은 발표 자료 첫 화면을 심사위원들이 보고 있을 때,발표자가 웃으며 첫마디를 꺼낼 때가 비즈니스 성패를 결정짓는 진실의 순간인 것이다. 1980년대 이 개념을 활용해 스칸디나비아항공을 회생시킨 얀 칼슨은 "고객이 기내식 식반을 받아드는 그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며 식반 닦는 직원까지 이 혁신운동에 동참시킬 정도였다. 진실의 순간은 잘 활용하면 마르지 않는 화수분이요, 소홀히 다루면 지뢰가 된다. 적
"도대체 담당자가 누구예요? 이리저리 돌려주기만 하고."입사 3년차 연구원인 제니퍼가 전화를 받을 때마다 고객들은 이렇게 짜증을 냈다.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가장 적절한 연구원을 바로 연결시켜주는 자동전화응대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었다. 문제는 개발비와 사업자금. 그녀는 이 아이디어를 사내 주식시장에 상장시키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상장한 모델이 '라이트어웨이'이고, 현재 최고가 종목군에 속해 있다. 미국의 소프트웨어회사인 라이트솔루션스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이 회사의 사내주식시장인 '뮤추얼펀(Mutual Fun)'은 수년 전부터 뉴욕타임스 등 유수 언론으로부터 혁신 사례로 주목받아왔다. 세계적인 경영 구루인 게리 해멀이 뮤추얼펀을 '21세기 새 원칙을 적용한 대표적 경영혁신'으로 인용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회사 조직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키우기보다는 오히려 죽이기 위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경영이 한정된 자원을 적절하게 배분해 최대의 성과를 내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모든 아이디어가 아니라 몇몇 아이디어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디어를 대하는 태도 자체가 부정적인 시각이 기본이다. 기회 보다는 위험요인에 집중하고, 위험도가 높은 아이디어는 일찌감치 죽여버리는 것이다. 실제로 아이디어가 실현되는 프로세스를 봐도 그렇다. 사원의 아이디어는 대개의 경우 부장 선에서 1차 걸러진다. 부장을 통과해도 임원, 사장 등 두 사람만이 더 있을 뿐이다. 어찌보면 3명만 설득하면 실현할 수 있는 구조지만, 실제로는 1~3명의 판단으로 아이디어는 영영 사라지고 만다. 주식시장은 어떨까. 가격이 매겨질 뿐 상장폐지되기 전
글로벌 우량기업 경영자들의 프로필을 보면 빠지지 않는 항목이 있다.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에 아주 정통하다'는 평이 그것이다.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고,무엇을 싫어하며 왜 그런지에 대해서 잘 안다는 뜻이다. 혁신적인 경영자라는 소리를 들으려면 그러니까 무엇보다 먼저 고객전문가가 돼야 한다. 글로벌&인터넷 시대에 고객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그러나 이전 방식을 버려야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고객을 연구하는 행태를 보자. 30대 여성을 위한 휴대폰을 만든다면 일정한 수의 3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설문 등 조사작업을 벌인다. 그러나 이런 조사로 얻을 수 있는 건 누구에게나 맞는 것 같지만 사실은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애매한 평균일 뿐이다. 전략경영 구루로 꼽히는 C K 프라할라드 미시간대 교수는 최근 저서에서 'N=1의 원칙'을 강조한다. "아무리 소비자의 수(number)가 많아도 기업은 이제 1명의 고유한 경험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별 소비자를 위한 고유한 가치를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창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니 30대 여성을 위한 휴대폰을 만들려면 가까이 있는 30대 여성 한 사람만을 관찰하라.벨 소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잡기 불편해 떨어뜨리지는 않는지,휴대폰을 활용해 가장 많이 하는 건 통화인지 아니면 문자인지….이런 걸 자세히 보고 오직 '그녀'만을 위한 휴대폰을 만드는 것이다. 기본 기기를 팔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골라 얹을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한 사람에게 꼭 맞는 상품'은 예전엔 팔리기 어려웠다. 글로벌&인터넷 시대에는 오히려 잘 팔릴 수 있다. 금방 전파되고 세계 어디서든 주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빌 게이츠가 1년에 두 차례 갖는다는 '생각 휴가(Think Week)'를 어떻게 보는가. 가족도 데려가지 않고 별 과제도 없이 외딴 별장에서 한 주를 보내며 혼자 생각만 하는 휴가를 말이다. '그게 무슨 휴가냐'는 사람도 있겠지만,경영자의 휴가는 어쩌면 그래야 하는 게 정상일지 모른다. '지식의 지배'를 쓴 레스터 서로 MIT 교수는 책을 사무실에서 쓰지 않는다. 자신이 던진 몇 가지 아젠다에 대해 조교들이 수년간 자료 조사를 끝내면 그 원고 뭉치를 들고 사우스다코타 주에 있는 별장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며칠,몇 달을 쉬면서 글을 쓴다. 그건 일일까 휴가일까. 국내 대기업 그룹 창업주 가운데는 한여름이나 한겨울을 피해 외국으로 거처를 옮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놀러가는 게 아니다. 건강을 위해서다. 창업주가 아프면 경영 리스크가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휴가 시즌의 풍경은 사정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우를 가만히 보면 공통점이 있다. 철저히 자기를 위해서 쓴다는 것이다. 굳이 가족들과 함께 보내지 않아도 되는 나이가 된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휴가를 전략적으로 쓴다고 보는 게 옳다. '생각 휴가'나 '글 쓰는 휴가'가 부담스러우면 생각거리 한두 가지만 갖고 떠나면 된다. 산에서,바다에서 또는 고향집에 혼자 있게 될 때 그 생각만 떠올리면 된다. 추천 화두가 여기 있다. '우리 회사의 업(業)은 무엇인가''우리 회사는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는가''나는 이 사업을 왜 하는가''우리 회사는 내가 없어도 돌아갈 것인가''우리 회사는 100년을 갈 수 있을까'.일상을 벗어나 이런 화두를 파다 보면 어쩌면 생각이 꼬리를 물고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르며 비장미까지 느낄
불황은 수요의 극심한 위축이다. 사려는 사람이 사라져 팔지 못한 상품이 쌓여간다. 이번 처럼 금융에서 온 위기국면에선 당국의 각종 규제가 후폭풍처럼 밀려와 자금사정도 나빠진다. 업계 1등이라고, 내 지역에선 최고라고 안심할 수도 없다. 업종과 지역을 넘나드는 '블루오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어디서 강적이 나타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판국에 기업을 둘러싼 기술과 규제, 금융 환경이 급변하면서 아무런 기반이 없는 신생업체들에 오히려 기회를 뺏기는 경우까지 생긴다. 변화 빠르고, 위험요소가 많은 불황기에는 원래 기득권을 가진 기존업체들이 유리했다. 여차하면 팔아치울 자산이 있고, 인적자원이 풍부하며 기존 제품군으로도 충분히 버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넘치고 기술과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인터넷+글로벌 시대'가 되면서 기존 업체들이 누리던 '기득권'은 사실상 사라져가고 있다. 현실이 그렇다. 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비즈니스모델만 좋으면 글로벌 회사와 제휴를 할 수 있다. 제조기반이 전혀 없어도 세상에서 가장 싼 지역에서 만들어낼 수도 있다. 영업활동은 물론 자금 거래도 모두 인터넷상에서 24시간 이뤄질 수 있다. 이런 시대에 강자는 '큰' 회사가 아니라 '빠른' 회사다. 지금까지의 시장점유율이 하루아침에 의미가 없어지는 일이 이제 자주 일어나게 됐다. 그렇다면, 이미 시장에 진출해있고, 그래서 사업구조를 쉽게 바꿀 수 없는 기존 업체들이 지금 취해야 할 전략은 무엇인가. 이런 때는 회사의 핵심 경쟁력 혹은 숨은 경쟁력을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래 사업을 해온 덕에 신생업체들에 비해 절대적으로 유리한
성공한 최고경영자(CEO)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낙관주의,도전정신,솔선수범,일 중독….여기에 절대 빠뜨릴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배우자의 힘이다. 코칭 능력을 갖고 있는 아내가 남편을 성공시킨다. 직관력이 뛰어난 장점을 살려 아내는 고민하는 남편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 주는 능력이 있다. "사람 문제에 관해서는 꼭 아내의 조언을 귀담아듣는다"는 경영자들이 그래서 많다. 아내는 남편이 들려 주는 얼마 안 되는 정보를 갖고도 '적'과 '아군'을 금방 구별해 낸다. 옥션을 창업해 벤처 신화를 이룬 이금룡 코글로닷컴 회장은 "벤처는 성과를 내기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며 "집에서 못 참고 닦달하면 버틸 경영자가 없다"고 말한다. 그가 항상 하는 말."성공한 경영자의 오른손에는 항상 아내의 칭찬이 담겨 있다. "꼭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중 · 장년기의 경영자가 아내의 지지 없이 살아갈 방법은 거의 없다. 문제는 회사에서는 '넘버1'인 사장들이 집에서는 '넘버4'를 벗어나지 못하는 데 있다. 대부분의 경우 남자가 자초한 것이다. 30~40대 때 가정을 내팽개친 듯이 일한 '원죄'가 있다. 칭찬받는 '넘버4'가 되기 위한 비법! 남편(男便)이란 직분에 충실하면 된다. 남편의 '편'자는 같은 편이란 뜻이다. 아내가 무슨 일을 하든 아내 편을 들어야 한다. 아내가 차를 몰다 과속 단속 카메라에 걸렸다고 하자.보통은 이렇게 응대한다. "그러게 천천히 운전해야지!" 이 말 한마디 때문에 1주일을 고생하게 된다. 정답은 이렇다. "경찰은 뭐하는 거야,함정 단속이나 하고!" 이렇게 편을 들 수 있어야 점수가 올라간다. 아내뿐만 아니다. 직원들이 밀어 주고,임원들이 내 편이 돼야 한다. 불확실성을 상대하는
임원이 되면 '너무' 바빠지는 사람이 있다. 회사 인생의 정점에 서있는 만큼 이해는 간다. 그러나 명심할 것이 있다. '자기 일'로만 바빠서는 사장감이 절대 될 수 없다. 임원이란 원래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다. 신입사원 시절부터 이 부서,저 부서를 돌아 회사 전반을 두루 알 때 간부가 되고 그 중에 유능한 사람이 임원으로 뽑히는 것이다. 요즘은 '연구임원' 등의 이름으로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을 가진 임원도 생겨나고 있지만,차세대 사장 후보로서의 임원은 원래 제너럴리스트로 기르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장이 되고 싶다면 자기 분야만 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경영진이 되고 나면 회사 안만 두루 알아서는 안 된다. 시대의 코드는 이(異)업종,더 나아가 잡종 간 융합을 창조의 원천으로 보고 있다. 당장 '메디치(Medici) 효과'라는 말을 떠올려보라.여러 분야가 융합된 아이디어를 창출,기존 방식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LG와 프라다,루이비통과 인피니티의 만남은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결합이다. 상품시장에서 기존 카테고리를 부순 히트상품이 이렇게 메디치 효과로 나타나고 있으니 이제 비즈니스 리더도 융합,퓨전,뒤섞임의 가치를 풍기는 인물이어야 옳다. 21세기 들면서 업종의 벽을 넘어선 협업(collaboration)이 중시되고,'적과의 동침''변두리에서 배운다''T자형 인재' 등이 유행어가 되고 있는 이유도 결국 같은 맥락이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업종의 벽을 깨고,그 깨지는 영역 속에서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새로 개척해가는 사람들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장,그것도 글로벌 초우량 기업의 CEO를 꿈꾸는 임원이라면 그러니까 바쁜 이
어려운 시절이라고 해서 모두에게 그런 건 아니다. 불황이 닥쳐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대출을 많이 받아 집을 샀던 사람은 고통을 받지만, 더 살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한 이에게는 싼값에 자산을 늘리는 기회일 뿐이다. 주식도 다를 바 없다. 누군가는 반토막이 나서 괴롭지만 또 다른 사람은 2배로 사 모을 수 있게 됐다며 쾌재를 부른다. 불황기는 이렇게 논리상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시기다. 그런데 최근의 상황을 보면 양극화가 아니라 전면적인 재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50여년 역사의 리먼브러더스와 미국의 상징이었던 GM이 쓰러지고 10여년 전에만 해도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구글 세컨드라이프 같은 젊은 기업들이 약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다음 등 벤처기업이 10년 사이 비즈니스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됐다. 국내에서 이뤄지는 부의 재편 양상을 보면 비교적 간단한 논리에 움직인다. 호황기에 지렛대 효과를 통한 성장을 목표로 과감하게 부채를 떠안았던 기업들이 그 빚 때문에 유동성 위기에 몰려 하루 아침에 경영권을 잃게 되는 식이다. 현금만으로 사업을 해온 구두쇠 기업들이 이때 빛을 본다. 무리하게 확장했던 기업들이 쓰러진 그 자리에 기회를 노리던 후발 기업들이 자리잡게 되면서 부의 재편이 일어나는 것이다. 10여년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은 전 세계적인 범위에서 부의 재편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의 양극화가 아니라 부의 재편이 일어나는 이 변화에 대한 설명은 많다. 국가적인 차원의 경쟁에서 예전 채무국들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전 세계 경제력 및 영향력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고 보는 시각이 대표적이다. 또 금융기법이 발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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