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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최근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로봇의 노동에도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말했다는 보도다. 그는 “로봇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노인 등을 보살피는 일을 할 수 있다”며 “로봇세금으로 이들에게 급여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게이츠가 가세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로봇세 논쟁’은 지난해 유럽의회가 로봇세 도입을 위한 초안작...
프랑스 직장인들은 이제 근무시간 이후에 상사가 이메일이나 문자 등으로 업무지시하는 것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올해 발효된 개정 근로계약법에 따라 ‘접속차단 권리(right to disconnect)’를 보장받기 때문이다. 새 근로계약법은 직원 50명 이상 사업장의 경우 근로자들의 ‘접속차단 권리’에 대해 노사합의를 맺도록 강제하고 있다. 접속차단 권리는 2015년 9월 미리암 엘 콤리 프랑스 노동장관...
저장(浙江) 상인은 중국에서도 장사를 잘하는 사람들로 꼽힌다. ‘시장이 있으면 저장상인이 있고 시장이 없으면 저장상인이 만든다’는 말까지 있다. 중국의 유대인이라고도 불린다. 베이징상인과 저장상인이 같은 물건을 팔면 저장상인이 2배 이상 매출을 올린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저장성 내에서도 원저우(溫州)상인과 닝보(寧波)상인 그리고 이우(義烏)상인이 유명하다. 원저우상인들은 부동산 개발에 탁월한 재주를 갖고 있고 닝보상인들은...
이번에는 카풀앱(응용프로그램)이다. 전에 없던 신산업을 내놨다는 이유로 규제 철퇴를 맞게 됐다. 중고차 중개 서비스인 헤이딜러, 심야버스 호출 서비스인 콜버스랩 등의 사례가 오버랩된다. 카풀앱은 출퇴근 시간에 카풀을 원하는 직장인을 연결해주는 모바일 앱이다. 택시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와 차량공유 운전 서비스인 우버의 중간쯤 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택시에 비해 30% 정도 싸 최근 수도권 일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올 들어 창업했는데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그제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했다가 야당 의원들이 잇달아 ‘대통령 코스프레’를 언급하자 평정심을 잃고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 야당이야 비아냥거릴 의도가 있었겠지만 황 대행에게 코스프레라는 표현은 그다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코스프레는 원래 의상(costume)과 연기(play)를 합한 일본식 영어다. 의상연출 또는 분장놀이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영화 만화 등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똑같은 옷을 입고...
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일대 혼란에 빠지면서 ‘청와대 흉지(凶地)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경복궁과 경복궁의 옛 후원 자리에 있는 청와대가 풍수지리상 안 좋은 터이기 때문에 국운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권력자들의 말로가 불운했다는 것이다. 흉지론이 시작된 것은 600여년 전의 일이다. 이성계는 1394년 한양으로 천도하고 이듬해 경복궁을 창건한 후 ‘왕자의 난’이라는 형제간의 골육상잔을 겪었고 ...
구속된 최순실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휴대폰으로 895회 통화하고 1197건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검찰이 그저께 발표했다. 정 전 비서관 집을 압수수색할 때 확보한 휴대폰 8대와 태블릿PC 1대를 분석한 결과다. 녹음파일 236개도 찾아냈다. 휴대폰, 태블릿PC, PC, PDA 등 디지털 기기와 서버에 남아 있는 범죄의 흔적을 찾아내는 기법을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s: 디지털 법의학)&rsquo...
벤처의 길은 험난하다. 아이디어 하나로 창업하지만 모험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돈이 문제다. 그럴듯한 아이디어라고 해도 시제품을 만들려면 돈이 든다. 이제 싹에 불과한 아이디어에 큰돈을 대주는 엔젤투자자는 거의 없다. 그나마 시제품이 나올 때쯤이면 자금이 다 마른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개발을 끝내고 사업화를 추진하는 단계에서는 훨씬 많은 돈이 든다. 특허를 등록해야 하고 금형을 만들어 양산체제도 구축해야 한다. 대부분 벤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2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전화 통화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 중국은 주말인 데도 이례적으로 외교부 성명을 내고 “‘하나의 중국’ 원칙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하나의 중국(一個中國)’은 중국 대륙과 홍콩, 마카오, 대만 등은 나뉠 수 없는 하나의 영토이고,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오직 하...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어도 트럼프에 대한 세계 언론의 시각은 곱지 않다. 그의 에너지·환경정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지구 온난화를 부추길 ‘미친’ 정책 정도로 본다. 미국의 뉴스사이트인 복스(Vox)는 “트럼프의 환경정책은 지구에 끔찍한 재앙”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트럼프 스스로 이런 평가를 초래한 면이 분명 있다. 대선 유세 때 “캘리포니아에 가보면 풍력 발전이 많은 독수...
9년여를 끌어온 우리 정부와 구글 간의 지도 논쟁이 지난주 지도 데이터 반출을 불허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 안보 여건상 군사시설 등 기밀 정보를 고스란히 노출시킬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구글에 기밀시설 등은 저해상도로 표시하는 등 보완조치를 요구했으나 구글은 최신·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회사 방침상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섰다고 한다.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은 구글이 괘씸하기도 하다. 그러나 비...
엊그제 끝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한 데는 기존 정치인들이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지나치게 강조해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치적 올바름’이란 인종, 민족, 종교, 성 등에서 차별이 포함된 용어나 표현을 쓰지 않는 태도를 말한다. 꼭 도덕적 당위는 아니지만 정치적으로 볼 때 이런 용어를 쓰는 것이 맞다(correct)는 뜻에서 붙여진...
어제 끝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CNN은 시종일관 왜곡·편파 보도를 일삼은 최악의 언론으로 꼽히기에 충분했다. 선거 전날인 7일 내보낸 당선확률 예측 보도가 백미였다. CNN은 클린턴의 당선 확률이 91%까지 급등했다며 이메일 재수사 방침이 알려진 지난달 31일 78%까지 떨어졌다가 FBI가 이 사건을 무혐의 종결하면서 다시 치솟았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내놨다. CNN이 의도적으로 클린턴 대통령 만들기에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거나 아니...
다이아몬드는 천연 광물 가운데 단단한 정도, 즉 경도(硬度·hardness)가 가장 높다. 다이아몬드에 흠집을 내거나 자르려면 다른 다이아몬드를 써야 한다. ‘영원한 사랑’의 상징으로 결혼식 예물로 쓰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실제로 영원한 것은 아니다. 다른 물체로 충격을 가했을 때 견디는 힘인 강도(剛度·strength)는 의외로 평범하다. 망치로 내려치면 깨진다. 또 불에도 약해 섭씨...
최인훈의 소설 ‘광장’에는 두 가지 상징이 나온다. 광장과 밀실이다. 광장은 격동의 공간이다. “분수가 터지고 밝은 햇빛 아래 뭇 꽃이 피고 영웅과 신들의 동상으로 치장이 된 광장에서 바다처럼 우람한 합창에 한 몫 끼기를 원하는” 바로 그 광장이다. 그에 반해 밀실은 침잠하는 공간이다. “저녁에 벗어놓은 채 새벽에 잊고 간 애인의 장갑이 얹힌 침대에 걸터앉아 광장을 잊어버릴 수 있는 시간을 ...
대통령의 연설은 그 자체가 역사다. 그런 만큼 연설문을 쓰는 스피치라이터(speech writer)가 있고 전문가들이 달라붙어 함께 만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1년 미 의회 연설을 앞두고 참모들과 연설문 독회를 25번이나 했다고 한다. 국내에선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대통령 연설문을 책임진다. 예전에는 연설비서관이 연설문 초안을 부속실에 올리면 비서실장이 검토 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다시 수정 지시를 받는 형식이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헌법은 국가의 기본 규칙이자 최고 규범이다.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고 국가의 권력 구조와 작용 원칙을 정하고 있다. 하위법에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헌법은 가능하면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정치적 변동이 많은 후진국일수록 헌법을 많이 고친다. 우리도 9차례, 인도는 70차례 이상 고쳤다. 특히 집권세력이 정권 연장을 위해 권력구조를 바꾸는 경우가 많다. 최근 쿠데타를 진압하고 총선에서도 승리한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장기 집권이 ...
두 젊은이가 벤처창업이라는 청운의 꿈을 안고 2007년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방 월세는 1150달러, 멋진 창업은커녕 당장 월세 내기도 빠듯했다. 마침 샌프란시스코에서 대형 디자인 콘퍼런스가 열렸다. 참석자들이 몰리면서 호텔 방은 금방 동났다. 월세를 벌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해 공기주입식 간이침대(에어베드·air bed)와 간단한 아침식사를 제공하겠다고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바로 세 명이 신청했고 둘은 한 달치 월세를 벌었다....
지난여름 한 달 넘게 열대야가 계속될 때 에어컨이야말로 참으로 고마운 문명의 이기였다. 우리는 한 달여지만 열대나 아열대 지방에선 1년 내내 에어컨을 켜고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폭염을 이기게 하는 에어컨과 식품을 항상 신선하게 유지하는 냉장고 등은 풍요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들 설비에서 냉각작용을 하는 핵심 물질이 냉매(冷媒)다. 냉매는 냉장고나 에어컨 등의 내부를 순환하며 저온부에서 증발할 때 흡수한 열을 고온부에서 방출하는 역할을 하...
농촌진흥청이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한 축사에서 오순도순 잘 지내는 돼지와 자주 싸우는 돼지 두 집단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잘 자라는지 측정해 봤다. 2014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2년6개월간 벌인 장기 프로젝트였다. 그 결과 공격 성향이 적고 사회성이 뛰어난 돼지들의 성장과 번식이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이 30㎏에서 90㎏으로 늘 때까지 기간을 조사했는데, 사회성이 좋은 돼지들이 127일로 자주 싸우는 돼지보다 6일 빨랐다. ...
음담패설(淫談悖說)은 음탕하고, 도리에 어긋한 얘기다. 주로 남녀간의 난잡하고 부정한 성생활이 소재다. 소담(笑談), 즉 웃기는 이야기에 속하는데 요즘 말로 하면 ‘야한 유머’ 정도로 보면 된다. 뭔가 교훈을 주는 해학과 달리 지나치게 직설적이다. 또 성기에 대한 직접 묘사와 상스러운 표현이 많다 보니 주로 구전으로 전해진다. 1947년 송신용이 편찬한 《조선고금소총(朝鮮古今笑叢)》과 1959년 민속자료간행회가 낸 《고...
세계를 여행하는 관광객들은 도시에 들르면 백화점을 꼭 찾는다. 백화점이야말로 한 도시의 상징이요, 현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여유로운 쇼핑은 덤이다. 세계 최초의 백화점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봉마르셰는 지금도 파리를 찾는 관광객들이 빠뜨리지 않는 명소다. 1852년 세워진 봉마르셰는 실내외를 화려하게 꾸며 당시에도 베르사유에 빗대 ‘소비의 궁전’으로 불렸다. 이후 영국에서 휘틀리, 해러즈 백화점이...
여군이 현대사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차대전 때였다. 여군들이 전투병으로도 활약했던 소련의 경우 1945년 무렵 25만명 가까운 여군이 전선에 있었다는 기록도 있다. 특히 소련 여군 저격수는 독일 군인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 소련 여군은 전투기도 몰았고 탱크부대 전차병으로도 활약했다. 전쟁 영웅 칭호를 받은 여군이 적지 않았다. 2차대전 당시 독일군과 마지막으로 맞서야 했던 영국도 여군을 창설했다. 특히 독일군의 공습을 방어하기 위한 ...
“우리는 ‘경제적 자유’를 확장해야만 합니다. 동시에 부패와 연고주의를 척결해야 합니다.” 이 발언의 주인공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올초 전(全)러시아인민전선이 주최한 포럼에서였다. 사회주의 러시아의 지도자가 경제적 자유를 얘기한 것이다. 경제적 자유는 헤리티지재단, 프레이저연구소 등 서방의 보수 단체들이 지수로까지 만들어 세계에 전파하고 있는 개념이다. 누구라도 스스로 만든 것에 대...
중국 저장성 항저우(杭州)는 중국 7대 고도(古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베이징과 항저우를 잇는 ‘경항(京杭) 대운하’의 남쪽 끝에 자리 잡고 있어 일찍부터 상업이 발달했고 물산이 풍부했다. 이 운하는 7세기 수나라 양제 때 건설됐는데 ‘항주 미인’의 전설도 여기서 시작됐다. 양제가 궁녀 3000명을 이끌고 뱃놀이를 왔다가 반란을 피해 양제는 도망가고 항저우에 남게 된 궁녀들의 후손이 항주 미인이라...
중국 드론 업체인 DJI가 실내 드론비행장을 한국에 지었다는 보도는 많은 이를 허탈하게 했다. 정부가 지난달에야 드론 육성책을 내놓았는데 중국에는 벌써 매출 1조원짜리 드론 회사가 있다니…. 게다가 선진국 업체가 예전에 그랬듯이 한국 드론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진출했다니 말이다.드론은 첨단 기술산업이 아니다. 소비자와 시장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누가 먼저 찾아내고, 어떤 방식으로 선보이느냐는 혁신의 싸움이다. 그런데 한국은 이 분야에서 중국에 이미 5년 이상 뒤처졌고, 배송 등 서비스 분야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뒤진 국가 가운데 하나가 돼버렸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정부 때문이다.항공법에 묶여 실패한 드론드론을 항공법 안에서 ‘육성’해온 탓이다. 최근에야 25㎏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12㎏ 이상은 반드시 항공청에 신고토록 했고, 비행금지 구역을 포함한 운행 제한이 과도했다. 그러니 장난감 수준 제품밖에 만들 수밖에 없었고 10여년을 그대로 까먹은 것이다.하기야 알파고가 바둑에서 이세돌 9단을 이기자 곧바로 AI(인공지능) 육성책을 발표한 게 정부다. 5년간 1조원을 투입해 2019년까지 구글을 뛰어넘는 지식데이터를 쌓겠다고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10년 이상 투자해온 구글을 몇 년 안에 이긴다는 것도 황당하지만, 그 계획 자체가 바둑대회를 보고 뚝딱 만든 것이니 더 허탈한 것이다. 사물인터넷(IoT)이 업계 화두가 되는 것을 보고 센서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하고,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가 세계를 장악하자 한국형 유튜브 개발계획을 내놓은 것도 정부다.아주 똑똑한 사람은 말이 안 되는 정부 정책이지만 그것을 이용해 정부 과제를 따먹고, 똑똑한 사람
‘사 자 돌림’ 직업은 안정성의 상징이었다. 판·검사 변호사 의사 한의사 등 시험에만 합격하면 평생이 보장된다고 해서 부모들은 자식에게 최면을 걸듯 자격증을 딸 것을 요구해왔다. “너는 머리가 좋으니 꼭 판·검사가 돼야 해!”회계사도 당당히 이 대열에 속해 있던 직업이다. 사시 행시 외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가고시로, 매년 합격생 숫자가 그 대학 상경대의 경쟁력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건 ‘20세기’ 얘기다. 올초 치러진 공인회계사 1차 시험 응시자는 9246명이었다. 1999년(1만5000명)에 비해 오히려 40%가 줄었다. 한때 30 대 1이 넘던 경쟁률도 최근에는 6 대 1 이하로 떨어졌다.가장 큰 이유는 대우가 나빠져서다. 올초 연세대가 연봉 3300만원을 제시하며 회계사 2명을 뽑았는데, 무려 70여명이 몰렸다. 일부 회계법인은 신입 회계사를 인턴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계약직으로 뽑기도 한다. 공직에서 5급으로 우대하던 건 옛 얘기고 요즘은 7급 대우로 회계사를 채용한다.대우가 나빠진 데는 회계업무가 전산화된 탓이 크다. 각 부서 경리사원들이 평소 회계시스템에 입력한 내용이 사실상 그대로 재무제표가 된다. 한 달에 몇만원씩만 내도 회계프로그램을 쓸 수 있기 때문에 회계 전문가가 끼어들 영역이 좁아졌다. 한 대기업 사장은 “사내에서 회계 장부를 작성할 수 있는 사람은 고참 임원 몇 명뿐”이라며 “회계사를 고용할 이유가 없다”고까지 말한다.여기다 부실감사가 문제되면 회계법인 자체가 흔들릴 정도로 직업 리스크가 커진 것도 회계사 위상 추락의 요인이다. 엊그제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회계법인인 PwC가 부실 감사로 휘말린 손해배상 소
미국에서 대가족이 크게 늘고 있다는 보도다. 대가족 구성원으로 사는 사람이 2014년 기준 60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9%나 된다. 이 비중은 1980년 12%로 바닥을 친 뒤 계속 증가세를 보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나빠지면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그렇지만 이런 통계 숫자만 보고 미국이 전통적인 대가족제도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고 단정하면 곤란하다. 이 통계를 발표한 미국의 퓨리서치가 말하는 대가족은 ‘확대 가족(generation household)’으로, 2대나 3대 이상 세대가 같은 집에 모여 사는 것을 가리킨다.6060만명 가운데 우리가 보통 얘기하는 대가족은 절반이 안 된다. ‘3대 가족’ 구성원이 2690만명이고 ‘3대 이상 가족’은 60만명이다. 그 나머지는 2대가 한집에 사는 경우인데 ‘부모와 성년 자녀가 함께 사는 2대 가족’이 2970만명이나 된다. 여기다 ‘조부 조모와 손자 손녀가 같이 사는’ 가족이 320만명이다.이 ‘확대 가족’이 늘고 있는 주된 이유는 아시아와 히스패닉 출신 이민자들이 증가한 결과라고 한다. 백인의 15%가 대가족으로 살고 있는 반면 아시아인은 28%, 히스패닉은 25%나 된다. 이들은 원래 대가족제도를 선호해 모국에서 대가족 전체가 같이 이민 와 한집에 살기도 하고, 정착하는 과정에서 가까이 모여 살며 서로 돕는 경향이 있다.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이 ‘부모와 성년 자녀가 함께 사는 2대 가족’이다. 퓨리서치는 25세 이상 자녀를 성년 자녀로 보고 있다. 이 인구가 2970만명이나 되는 것이 미국에서 대가족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결정적 이유인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직장을 잃고, 집세를 내지 못해 가족 품으로 돌아
구당(灸堂) 김남수 옹(101)은 논란의 인물이다. 평생을 침과 뜸을 시술하며 지내다 93세이던 2008년 지상파 방송에 출연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추석연휴 황금시간대에 방송이 나가면서 종합시청률 20%를 기록할 정도였다. 이후 전국적인 자가 뜸 시술 열풍이 불었고 그에게 직접 침을 맞으려는 사람이 몰려들면서 ‘현대판 화타’라는 별명도 얻었다.구당은 한의사가 아니다. 침을 놓을 수 있는 침사(鍼士), 뜸시술을 할 수 있는 구사(灸士)로서 시술을 한다. 침구사는 1951년 국민의료법 제정으로 한의사 제도가 생기면서 사라진 자격증이지만 그 이전에 침구사 자격을 갖고 있던 이들은 계속 시술할 수 있다.구당이 유명해지고 제자가 많아지면서 논란도 커졌다. 전직 대통령과 연예인들을 치료했다거나 말기암 환자가 나았다는 식의 말이 돌면서 구당을 찾는 사람이 늘었고 그 과정에서 한의학계를 자극한 것이다. 특히 침이나 뜸을 제대로 배우지도 않고 잘 할 줄도 모른다며 한의학계를 공격한 것이 문제였다. 한의학계는 구당의 자격증을 믿을 수 없고 치료했다는 사례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격했다. 또 더 이상 불법의료행위를 두고 볼 수 없다며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엊그제 구당 측의 손을 들어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구당은 2012년 ‘정통 침·뜸 평생교육원’을 세웠으나 설치 신고가 반려됐었다. 대법원은 “건강을 지키고 증진하기 위해 인체, 질병 지식을 학습할 기회를 얻는 것은 행복 추구와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국민의 기본적 권리”라며 “별도의 입법조치가 없는 한 이를 제한해선 안 된다”고 판결했다.우리 의료역사를 보면 20세기 들어 양의사, 한의사 면허가
감성적인 슬로건은 가슴을 뛰게 한다. 거창할수록 더욱 그렇다. 1965년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이 벌인 복지 캠페인 ‘위대한 사회(Great Society)’가 그랬다. 구체적인 정책으로 ‘빈곤과의 전쟁’을 시작하자 존슨의 인기도 치솟았다. 지지율이 70%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위대한 사회’는 실패로 끝났다.복지 정책에 미련이 많은 민주당 쪽 사람들은 당시 존슨이 베트남전을 벌이는 바람에 ‘위대한 사회’가 성공하지 못했다고 아쉬워 한다. 그러나 공산주의가 결국 1990년대 종말을 고한 것과 마찬가지로 퍼주기 복지 정책은 그 자체로 실패할 수밖에 없었고, 그만큼 미국 사회를 퇴보시켰다.리처드 파이프스 전 하버드대 교수는 《소유와 자유》에서 대표적 정부 실패로 ‘위대한 사회’를 꼽았다.의존성 키운 복지가 가난 불러“‘위대한 사회’가 시작된 1965년부터 1993년까지 빈곤 인구 비중은 12.5%에서 15%로 늘어났다. 복지예산은 연 500억달러에서 3240억달러로 증가했는데도 말이다. 복지제도가 의존성을 키우고, 의존성이 가난을 키웠기 때문이다.”대표적인 실패의 예가 미혼모 지원이다. 당초 아이를 키우는 과부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결국 미혼모를 부추기는 효과만 불렀다. 미혼모가 낳은 아이 비율이 1960년엔 5.3%였으나 1990년엔 28%로 급증했다. 최근엔 이 숫자가 40%까지 올랐다.‘위대한 사회’ 이후 그동안 80여개 복지프로그램에 22조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 만큼 절대빈곤 등 물질적인 부문은 상당히 개선됐다. 미국 사회의 진짜 걱정거리는 따로 있다. 추락한 근로 의욕이다. 실업수당을 포함한 각종 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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