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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행열차!’최근 공직사회에서 유행하고 있는 건배사란다. 내용은 이렇다. “남다른 행동과 열정으로 차기 정권까지(살아남자)!”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우리 사회에서 엘리트들이 장난 삼아 던지는 자조적인 건배사라지만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권력자나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는 것은 조직사회에서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코드’를 맞추는 것까진 어렵다고 해도 일부러 눈 밖에 나려고 노력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신사업을 좋아하는 최고경영자(CEO) 아래에선 새로운 시도를 늘려야 하고 내실을 다지려는 사장에게는 생산성 향상으로 호응하는 것이 회사원의 바른 자세다.자, 그런데 이 상황을 사장의 눈으로 다시 보자. 혹시 우리 직원들이 ‘내 시대’를 남다른 눈치로 넘기고 있다면 어찌할까. 직원들이 옳은 길을 걷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무조건 따라하고 있는 건 아닐까. 경영자는 일반 직원들과 비교할 수 없는 ‘대의’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성찰을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 회사가 사장 생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어서다.대기업에서 부회장까지 지낸 한 원로는 말이나 표정이 아니라 행동으로 제대로 된 사람을 가려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일을 끝낸 간부는 회의 때 의자에 등을 대고 건방지게 앉아요. 제대로 못 마친 간부는 책상에 바싹 다가앉아 메모 준비부터 하지요. 건방진 것과 자신감 넘치는 것, 예의 바른 것과 겁을 내는 것을 가려낼 수 있는 용인술이 중요합니다.”자신감 넘치는 직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통에 자주 시끄러워져야 멋진 회사다. 정권이 바뀌건 말건 원칙을 지킨다는 공직자들이 넘쳐야 제대로 된 나라다.그러니 사장
최근 미국에서 나온 SF코미디 영화의 한 장면. 독일 나치 잔당이 달로 옮겨가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비밀기지를 세웠다. 지구 침공을 준비하던 그들은 지구에서 날아온 우주인을 체포하고 깜짝 놀란다. 그가 갖고 온 조그마한 기기가 자신들이 70년 넘게 발전시켜온 컴퓨터보다 성능이 우수했기 때문이다. 그 조그만 기기가 뭘까? 바로 스마트폰이다.우리가 너무 생활 가까이 두고 있어 실감 못할 뿐 스마트폰을 포함한 각종 디지털 기기는 인류 역사를 보면 가장 충격적인 혁명이다. 그 혁명에 힘입어 모두들 ‘스마트’하게 산다. 이제 꼭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못할 일이 별로 없어졌다. 전화번호부는 곧 사라질 것이고 각종 서류는 뗄 필요도 없어질 것이다. 그런데 환경이 스마트하게 변했다고 우리도 스마트해진 것일까. 육체적·지적 활동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바보가 된 건 아닌지. 무기로 쓸 수 있어야 확신 인류는 환경을 지배하면서 지구의 주인이 됐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너무나 편해진 환경 탓에 안주하고 있는 형국이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옳은 건지 하는 철학적 문제에 봉착했다는 것이다.스마트 환경에 종속되는 현상은 홈쇼핑 등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정보가 넘쳐나다보니 자칫 ‘설득 기술자’들에게 당하면 자신도 모르게 구매 버튼을 누르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그 돈도 현금이 아니라 신용카드 같은 사이버 머니로 지급되니 경제개념도 실종되고 만다.결론부터 말하면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는 정도를 넘어 무기로 사용할 정도가 되지 못하면 우리 스마트 환경의 가치는 실종되고 말 것이다. 생산성 향상, 창의성 증진, 가정 경제 성장의 도구로 스마트 기기를 쓸 수 있어야
외로운 시대다. 모두가 혼자다. 사람끼리 사이버상에서 얽히고설키는 ‘소셜(social)’이 활발한 것은 어쩌면 개인들이 쓸쓸해서인지도 모른다. 대가족 시대를 기억해보라. 집 밖에 있는 ‘남’과 사귈 일은 별로 없었다. 그러다 혼자 됐으니 ‘누군가’와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요즘 유행하고 있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생각해보자. 사람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독백에 불과하다. 페이스북에 여행지에서 찍은 자기 사진을 올리고 낙서 같은 기행문을 적어두는 것은 남과의 교류가 아니라 자기만의 저장공간을 채우고 있는 활동일 뿐이다. SNS는 핵가족과 고독의 결과물이다. 고독한 사람들의 감성 연대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지만 멀리서 볼 때는 이들은 거대한 집단이다. 기업이 소셜 시대의 고객들을 다시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잘 모르는 사람끼리 느슨하게나마 연대를 맺으면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힘을 갖게 된 것이 우리 시대의 고객이다. 새 상품이나 서비스에 조그마한 하자가 있는 것을 한 명이라도 발견하는 순간 모든 사람들이 다 알게 된다.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기업이 존폐의 위기에 몰리는 일도 자주 생긴다. 우선 셈법부터 달리해야 한다. 고객을 이제 1+1+1식으로 세어서는 안 된다. 고객은 둘이 되는 순간부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돼 있다. 1, 2, 4, 8, 16식으로 세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폭발적인 잠재력은 기업에는 큰 기회이자 위기요인이다.무슨 기회가 있을까. 별다른 마케팅이 없어도 하루밤 사이 거대한 고객집단을 모을 수 있는 것이 소셜마케팅의 힘이다. 영국의 건설노동자인 폴 우드라는 사람은 2009년 어느날 밤 연예인 오디션 프로그
사장을 포함해 경영진은 대부분 50대다. 요즘이야 황혼기라고 부르긴 어렵지만 그래도 중년이다. 대부분 몸이 옛날 같지 않다. 새벽 회의도 많고 저녁 일정도 적지 않아 늘 피로를 안고 산다. 그러다보니 표정도 그리 밝지 못하다. 늘 화난 인상의 임원들이 많은 건 이 때문이다. 직원들이야 ‘임원이 뭐 하는 일 있냐’고 쉽게 비아냥거리지만 경영자들에게도 고통은 적지 않다. 책임이 따르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중압감이 문제다.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겠나. 특히 자기가 오너인 경우에는 실패는 곧 죽음이다. 자기 집뿐만 아니라 일가친척들의 가계가 풍비박산 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문경영인이라고 결코 쉽지 않다. 새로운 혁신을 진두지휘할 때는 주변의 공격을 홀로 이겨내야 한다. 누군가 조금 도와줄 수는 있지만 큰 결정은 외롭게 내려야 한다. 생각대로 시장이 움직이지 않을 때는 온갖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어떤 경우든 경영자는 외롭게 결정하고 귀를 막고 실천해야 할 때가 많다. 스트레스가 쌓여 숨이 목까지 차오를 경우가 많다. 그래도 그 속을 다 보여서는 안 된다. 그게 고수의 길이다.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류시화 편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중에서)속을 보이지 않으며 행동하기란 참 어렵다. 고통을 호소하고 싶어도 비즈니스 사회에선 용납되지 않는다. 어떤 때라도 힘들지 않은 것처럼 보여야 한다. 매일 깨끗한 용모와 차림새를 갖춰야 한다. 직원을 만나
“살아남는 것은 가장 강한 종도, 가장 영리한 종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적극적인(the most responsive to change) 종이 결국 생존한다.”(찰스 다윈) 기업은 가만히 있으면 망하게 돼 있다. 고객들은 한 푼이라도 싸게 팔라하고 투자자들은 배당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챙겨가려 한다. 협력업체들은 납품단가를, 종업원들은 임금을 올려달라는 요구를 멈추지 않는다. 정부를 비롯한 사회는 기업에 ‘성의있는’ 책임을 요구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내외부의 문제를 해결하며 닥쳐오는 시련을 이겨내는 생존투쟁이 필요하다. 기업이 하는 업(業)의 본질을 ‘환경적응업’이라고 정의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정부나 공공기관 등 법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은 딱딱해서 변신이 어렵지만 기업은 비교적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다. 중요한 환경변화를 읽고 그에 맞춰 조직을 바꿀 수 있는 회사는 오래 살아남고 반대로 변화에 더딘 기업은 하루 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다. 선거에서 변화방향 읽어야 기업이 참고해야 할 중요한 환경 중 하나가 바로 정책이다. 그래서 지금처럼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직후에는 생각해야 할 것이 훨씬 많아진다. 여당이 승리한 이번 선거는 표면적으로는 많은 환경 변화를 예고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21세기 들어 불고 있는 기업환경 변화의 큰 폭풍이 구체화되는 부분이 상당수 있다. 우선 중장년층의 움직임을 보자. 선거야말로 중장년층의 가치를 재확인시켜주는 이벤트라고들 하지만 이번에는 특히 그랬다. 60대 이상의 투표율은 76.3%로 18대 총선(65.5%)을 압도했다. 18대 때 60.3%에 그친 50대의 경우도 76.6%로 연령대 가운데 최고 기록을 세웠
“말로 설명해 봐, 잊어버릴테니/눈앞에 보여줘, 기억할지도 몰라/날 감동시켜봐, 이해하게 될거야.”(희망찾기 중에서)시인 박노해는 신세대들을 이렇게 설명했다. 말로도 안되고 보여주는 것도 잘 통하지 않고 오로지 스스로 느끼게 해야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는 뜻일 것이다.어디 신세대뿐이랴. 요즘의 소비자들이 모두 그렇다. 기업 경영자들도 심사숙고해야 하는 대목이다. 직원이나 소비자들과의 소통은 이제 감동 코드라야 통한다. 중앙공무원교육원 초청 강사들은 윤은기 원장과 일단 기념사진을 찍어야 한다. 원장실에는 사진 배경용 설치물이 준비돼 있다. 강연이 끝나자마자 담당자가 예쁜 봉투에 담긴 사진을 건네준다. 홍보광고 전문업체인 H사를 방문한 사람에겐 특별한 서비스가 기다리고 있다. 주차장이 없는 대신 손님 차를 세차장에 주차시켜준다. 미팅이 끝나고 나오면 말끔해진 차를 타고 돌아갈 수 있다. 때론 오일까지 갈아주니 돈 이상의 감동이 생길 수밖에 없다. 김밥체인을 운영하며 연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K사장은 종업원들의 마음을 읽어 성공한 경우다. 이 회사의 문제는 종업원 아주머니들의 이직이 너무 심하다는 것이었다. 원인을 알아보니 직원들이 진정 원하는 건 돈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취한 조치는 간단했다. 1년을 근속하면 연말에 부부동반 만찬 이벤트를 열었다. 3년 이상 근속자에겐 부부동반 해외여행권을 선물했다. 소문을 듣고 입사 대기자들이 줄을 섰고 이직하려던 사람들도 마음을 바꿨다. 이들 케이스의 공통점은 뭔가. ‘어떻게 이런 것까지…’의 감동이다. 감동의 여운은 오래 남는 법이다. 내가 잊어도 내 마음이 잊지 못한다. 감동은 절대 겉
맥도날드는 최근 SMCD라는 새로운 직책을 만들었다. 소셜미디어 최고 임원(Social Media Chief Director)을 뜻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관리하고 그런 매체를 기업의 경영, 즉 커뮤니케이션 광고 마케팅 PR 등에 접목시키는 것이 이 임원의 책임이다. 맥도날드 같은 고객민감형 비즈니스에서 소셜미디어 전임 임원이 생겼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소셜미디어는 개인들이 개척한 틈새(niche)시장 정도로 여겨졌다. ‘파워 블로거’ ‘파워 트위터러’ 등이 나타나 기존 미디어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해도 ‘재주 많은’ 또는 ‘운이 좋은’ 사람들 정도로 취급했다는 얘기다. 소셜미디어 전담 임원 등장 이런 상황이 급변해 기업들이 소셜미디어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최적의 매체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변화의 골자다. 통계에 따르면 ‘포천 100대 기업’ 가운데 80개사 이상이 소셜미디어를 경영에 접목시키고 있다.이런 추세는 블루오션을 창출해 새로운 시장공간(market universe)을 개척하는 순간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지금은 일반화된 직접판매모델을 개척한 델(Dell)의 경우가 그랬다. 마이클 델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처음엔 모두들 델컴퓨터를 틈새 개척 모델이라고 했다. 그런데 자꾸 자꾸 더 커져 나가자 ‘거대한’ 틈새시장이라고 불렀다. 결국 시장을 주도하게 됐을 때는 모두들 입을 닫았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가 틈새가 아니라 새로운 시장공간을 창출하게 됐다는 것은 인터넷으로 열린 사이버시장이 한 단계 큰 전진을 이룬 것으로 볼 수 있다. 1990년 인터넷이 상용화된 이후 벌어진 변화를 생각해보라. 20여년이 지난 지금 오로지 오프라인에서만 판매하는
다언삭궁(多言數窮). 말을 많이 하면 자주 궁해진다는 뜻이다.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대목인데 수천년 전에도 말로 피해를 본 사람이 많았던 모양이다.평소에도 적용되는 말이지만 특히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공동 사업이나 협상 등에서는 정말로 유용한 격언이다. 말을 많이 하다보면 아무래도 나중에 시비에 걸릴 것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가 어려워진다.내부 행사면 몰라도 외부와의 만남에서 솔로 플레이는 곤란하다. 사장이 혼자 이 얘기 저 얘기 하다보면 하지 않아도 될 얘기까지 하고 결국 카드를 다 드러내는 경우가 생긴다. 이럴 가능성은 우리의 회의 문화를 보면 쉽게 짐작된다. 회장이, 사장이, 임원이 회의를 주재하면서 대화나 토론이 아니라 훈화하는 분위기에서는 아랫사람들은 의견을 내기보다는 적는 습관만 들일 수밖에 없다. 평소 이런 습관을 가진 경영자는 외부와 만날 때도 그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 우리 쪽에서 ‘대장’이 말하고 있으면 아무도 말을 거들지 않는다. 본인만 얘기하다 보면 결국 허점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협상이든 미팅이든 결정권자 혼자 모든 것을 말하게 해서는 안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전혀 다른 개성의 굿가이(good guy), 배드가이(bad guy)를 같이 데리고 가는 것이다. 배드가이는 글자 그대로 악역을 맡은 직원이다. 상대방이 하는 말에 하나씩 토를 달며 공격을 하는 역할을 맡는다. 굿가이는 혹시 모를 ‘파국’에 대비해 상대방을 달래는 사람이다. 사장은 굿가이와 배드가이가 쳐놓은 양극단의 그물 속에서 중용을 찾으면 된다. 이왕이면 말도 짧게 하면 좋다. 예를 들면 ‘충분히 얘기 나눴으니 다음 미팅 때 우리 결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세상이 되면서 직원들의 역량은 어떻게 변했을까. ‘쓸 만한 직원이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직원 개개인의 능력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됐다. 우선 외국어 실력을 보자. ‘영어 한마디도 못한다’는 직원은 이제 없다. 정보통신기기 활용도는 또 어떤가.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한글문서 정도 쓰는 것이 고작이었던 것에 비하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해졌다. 엑셀, 파워포인트 등을 잘 쓰는 사원은 과거 여러 명이 붙어서 하던 일을 혼자서 몇 시간 만에 끝낼 수 있다. 여기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 검색 능력까지 더하면 요즘의 직원들은 그야말로 ‘슈퍼맨’이라고 할 수 있다.직원 1,2명만 있어도 20여년 전에 수십명 데리고 하던 일을 할 수 있다. 1인 기업이 가능해진 것도 개인의 역량이 그만큼 커진 덕분이다. 문제는 이런 ‘슈퍼맨’들을 여전히 ‘보통 사람’ 취급하는 상사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낮은 직급의 사원이라도 이제는 모두 관리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쉽게 얘기하면 이제는 직원을 감독 혹은 PD로 봐야 한다. 허드렛일을 시킬 것이 아니라 이들이 내외부의 ‘파트너’들을 감독해가면서 함께 일하도록 해야 한다. 현실은 어떤가. 하급 사원들에게 ‘어려운’ 일을 시키는 경우가 별로 없다. ‘쉬운’ 일만 시키니 만족도가 떨어지고 실력도 늘지 않는다. ‘쓸 만한 직원이 없다’는 건 경영자를 포함한 상사들이 제대로 일을 시키지 못한 탓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요즘 직장인들의 진정한 문제는 어쩌면 업무 능력보다는 꿈의 문제일 수 있다. 일을 보는 절박감이 떨어지고 회사를 통해 이루려는 비전
혁신을 추진할 때 고민이 되는 대목이 있다. ‘톱 다운’식으로 밀어붙일 것인가, 모두를 설득해서 끌고 갈 것인가. 둘 다 문제가 있지만 혁신을 추진하는 단계에서는 모두를 설득한다는 생각은 우선 버리는 게 낫다. 무엇보다 시간이 문제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방향을 확실하게 정하기 위해서다.기업이 추진하는 혁신은 선거와는 다르다. 선거에서는 많은 사람의 동의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업에선 모두가 좋아한다고 해서 옳은 방향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버거워하는 변화를 추진해 위대한 회사가 되는 경우가 현실 세계에선 훨씬 많다.상품과 서비스면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 회사를 바꾸는 혁신은 망설이는 직원까지 끌고가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성공사례를 만들고 달려 나가야 한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할 틈이 없다. 현실안주형인 사람들을 적으로 만들기 딱 좋다는 얘기다. 리더가 확고한 방향을 정해놓고 전사적 자신감을 불어넣으며 이끌고 갈 때라야 겨우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치는 속성상 많은 사람의 요구를 다 들어줘야 한다. 그러나 회사에선 많은 사람의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사공’이 많아지고 방향은 틀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혁신은 집중해서 최대의 성과를 지향해야 한다. 일부의 요구는 무시되는 것이 오히려 정상적이다.‘톱 다운’이라고 해서 직원들의 의견을 무시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혁신이 이뤄지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이 바로 평범한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방향은 톱다운으로 정해서 밀어붙이되 실천 과정에서는 사원들의 마음까지 세심하게 읽어 나가는 노력이 그래서 필요하다. 실패하는 혁신을 보면 추진 단계에서는 직원
“블루오션 전략은 누구나 마음대로 써도 되는 공공 지식재산(public intellectual property)이다.”성광제 KAIST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한국경제신문에서 열린 블루오션 전략 관련 세미나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당연한 것 같아 보이는 이 말은 사실 충격 선언이라고 할 만한 파장을 갖고 있는 발언이다. 누구나 써도 되는 지식재산 블루오션 전략은 국내에서만 단행본이 50만권 이상 팔리는 인기를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학계나 기업에서는 최근 수년간 논의가 거의 되지 못했다. 단행본이 나온 이후 세계적으로 1000여개 대학에서 공식 강좌가 개설됐지만 국내에서는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니라 지재권 논란 탓이었다. 블루오션 전략이 고유의 방법론을 가진 이론이어서 컨설팅은 물론 강좌개설 워크숍 특강 등도 할 수 없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었다. 뜻이 있어도 혹시 모를 지재권 침해가 두려워 연구도 저술도 강의도 못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블루오션 전략은 인기와는 거리가 먼 침체곡선을 그렸다. 이런 상황에서 블루오션 전략 창시자인 김위찬 교수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성 교수가 이같이 공식석상에서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성 교수는 미시간대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 박사학위를 받은 뒤 NASA에서 일하다 김 교수가 재직하던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마쳤다. 재학 중일 때 김 교수와 자주 만나며 친분을 쌓았고 최근에도 김 교수가 블루오션전략 컨설팅을 본격적으로 시도해보라고 권유할 정도로 신뢰관계가 깊은 사이다.성 교수는 “탁월한 사상가가 만들어낸 개념은 더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기업 현장에서 활용하는 것이 바른 길”이라며 “그
연초는 기업에선 흥분의 시기다. 인사철, 정확히는 승진철이어서다. 곳곳에서 의자의 주인이 연쇄적으로 바뀌며 새로운 에너지가 넘친다. ‘어떤 변화가 있을까’하는 기대와 걱정이 뒤섞여 있다.흥분의 시기엔 누구나 들뜨게 마련이지만, 이 시대에 최고경영자(CEO)가 된 사람들은 마냥 기뻐하기 어렵다. 사실은 자신의 새 자리를 두려워해야 정상일지 모른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옳을지 선뜻 결정하기가 어려워서다.문제는 세계경제가 모두 연결돼 있는 요즘 같은 글로벌 경영의 시기에는 일을 새롭게 벌이지 않는 것 역시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노키아의 추락을 가까이서 지켜본 글로벌 컨설턴트의 말을 빌리면, 노키아가 애플 등의 약진을 지켜보며 ‘망설인’ 시간은 불과 9개월 정도밖에 안 된다. 9개월 대응이 느려도 세계적 물결에 쓸려가고 마는 것이 요즘이다. 기술 발전과 새 상품의 확산 속도는 과거와의 비교를 불허한다. 선도하지 못하면 밀려나고, 밀려나면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는 대전쟁의 시대에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시절에 CEO, 그것도 한국 대표 기업의 경영자가 된다는 것은 반드시 살아남아 국가경제 성장의 견인차가 돼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라도 두려운 자리가 되는 것이다. 원래 최고경영자는 고독한 자리다. 의논할 사람이 없고 참조할 사례도 적다. 결국 책임은 전부 자신의 몫이다. 이런 시대의 경영자는 더욱 스스로를 담금질해야 한다. 외부의 고수들, 특히 다른 업종의 경영자들을 만나 교류하고 외국의 동향에도 안테나를 세워야 한다. 그 과정은 결
학교폭력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온 나라가 술렁인다. 혀를 차는 사람은 많지만 뾰족한 답을 내놓는 이들은 적다. 왜 우리 사회가 이렇게 남을 괴롭히면서 만족을 얻는 폭력적 청소년들을 양산하게 된 걸까.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인구구조 및 가족구성의 변화에 따른 가정교육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가정교육의 주체(主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대가족 문화에서는 가정교육의 주체가 너무 많았다. 부모와 조부모가 함께 살던 시절을 생각해보라. 부모들도 어른 눈치를 보고, 밥먹는 일상에도 귀찮은 법도가 많았다. 거기에다 집안에 온통 간섭쟁이들뿐이었다. 꿀밤부터 주는 삼촌, 잔소리가 늘어지는 이모도 함께 살았다. 조부모 道理 교육 실종이것이 1960, 70년대 고도성장기 산업사회로 오면서는 변하기 시작했다. 부모가 먹고사는 일에 바빠 주로 조부모가 가정교육의 주축이 된 것이다. 권위를 많이 잃긴 했어도 조부모들은 일방적인 애정으로 손주들을 돌봤다. 이 시기까지 사람들의 청소년기는 그래서 보수적 가치관이 뿌리 내린 특징이 있다. 근면 성실 배려 등이 이 시기를 지낸 청소년들이 버리기 어려웠던 가치다.문제는 1980, 90년대 핵가족화가 본격화되면서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떨어져 살게 되면서, 또 어머니들까지 더 바빠지면서 집에서 아이들에게 뭔가를 얘기해 줄 가정교육의 주체가 완전히 사라졌다. 특히 형제 없이 자란 외동들은 행동의 준칙을 배울 곳이 없었다. 어디서도 ‘야단 맞을’ 일이 없기 때문에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고 ‘왕따’를 만들어내고 별 두려움 없이 폭력에 가담하게 되는 건 어찌 보면 예상된 흐름이었던 셈이
오렌지가 딱 하나 남았다. 어린 딸내미 둘이 서로 자기에게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공정한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둘로 쪼개서 똑같이 나눠주는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다. 손으로 쪼개다 정확히 반으로 나누지 못한다면 작은 것을 받게 된 아이가 울고불고 할 것이다. 이공계 사람들은 더 나은 해결책을 내기도 한다. 한 아이에게는 둘로 나눌 권리를 주고, 자르지 않는 딸에게 고르라고 하면 된다는 식이다. 이것 역시 쉽지 않다. 결국 작은 것을 갖게 된 아이는 입을 삐죽 내밀고 당신을 미워할 것이다.자, 당신이 최선을 다해 ‘정확하게’ 반으로 잘라 둘에게 하나씩 나눠줬다고 하자. 그것으로 끝난 걸까. 흐뭇해하는 당신 앞에서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진다. 큰 딸은 껍질은 버리고 속만 쏙 빼먹고 작은 딸은 속을 버리고 껍질만 갖고 레몬잼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당신이 아이들에게 오렌지를 갖고 뭘 할 것인지만 제대로 물어봤어도 둘 다 행복할 수 있었다. 이런 ‘불행’과 ‘낭비’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부모자식 사이에서도 이럴진대 하물며 기업과 고객 사이의 오해와 미스매치(miss match)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일지도 모른다. ‘최고의 상품’만 만들어 놓으면 누군가는 그 가치를 알아보고 반드시 사갈 것이라는 믿음이 헛되다는 건 기업에 다니는 사람만 잘 모르는 세상의 현실이다. 사용자(user)가 제품을 고르고 사용하는 습관인 인터페이스(interface)를 지배하는 기업이 결국 승리하게 돼 있다.고객에게 제대로 물어라. 이왕이면 세심한 눈으로 살펴 그 마음 속까지 읽어라. 어쩌면 우리는 고객들이 전혀 원하지 않는 것을 열심히 만들고 있는 것인지 모
궁즉통(窮則通)이란 말이 있다. 궁지에 몰려 어렵게 돼도 결국엔 헤쳐날 길이 생긴다는 뜻이다. 자주 쓰는 말이지만 연원은 꽤 깊다. 주역(周易) 계사전 하편 제2장에 나온다.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가 원문이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 간다’는 뜻이다. 수천년 된 말이지만 이처럼 변화와 혁신의 요체를 잘 표현한 글은 보기 어렵다. 좀 더 풀어서 설명하면 이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궁지에 몰리게 되면 우리는 할 수 없이 변해야 한다. 변화에 성공하면 새로운 모습으로 세상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렇게 될 때 개인이나 조직은 더 오래 생존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다. 공급과잉과 치열한 경쟁 등으로 회사가 어렵다고 하자. 시장이 요동치고 고객의 마음이 바뀌면 회사는 할 수 없이 변해야 한다. ‘궁’은 요즘말로 풀이하면 ‘혁신 압박’이라고 할 수 있다. 혁신하지 않으면 시장을 놓칠지도 모르겠다고 판단한 기업은 변화, 즉 혁신을 추진하게 된다. 어려움 있어야 혁신 기회 생겨새 상품을 내놓고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 상품포트폴리오를 전면 재정비하게 된다. 기존 것에 비해 기능은 같으나 더 값싼 신상품이 나오면 떠났던 고객도 찾아오고 시장도 반응을 보이게 돼 있다. 그럴 때 상품의 가치가 시장에서 통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혁신에 성공한 기업은 그 성공 경험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오래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변화 DNA를 키워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주역에서 말하는 변화원리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바로 곤궁하다는 의미의 ‘궁’자다. 모든 변화의 출발점은 어쩌면 편안하고 잘될 때가 아니라 가장 어렵고 위기에 몰
시민운동가가 서울시장이 되고 벤처기업인 출신의 소장 학자가 유력 대통령 후보로 떠오르는 ‘파격’의 시절이다. 요즘 정치판에선 다선(多選)이 아니라 정치 신인이어야 오히려 유리하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경륜이 오히려 과거의 흔적으로 남아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어서다.존경과 경외의 대상이 달라지는 파격의 시대는 사회의 리더십 모델에도 급격한 변화가 생긴다. 카리스마적 리더십이 붕괴되고 감성적 지도력이 중시되다가 새롭게 소통 리더십과 ‘봉사 리더십’이 중시되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미래 성장을 위해 조금만 더 참자는 아젠다보다 천천히 성장하더라도 당장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퍼지게 돼 있다. 경쟁을 통한 효율과 지속적인 성장을 가치있게 생각하는 기업에선 담아내기 어려운 트렌드다.그래서 이런 시대엔 절묘한 조화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실적을 올리면서도 직원들의 마음까지 잡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사리사욕보다는 의(義)를 중시했던 선비들의 정신이 어쩌면 해답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남을 원망하지 말고 스스로를 삼가는 자세가 핵심이어서다.이것은 짐 콜린스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강조한 리더십의 최고 경지인 ‘제5단계 리더’의 덕목이기도 하다. “제5단계의 리더는 성공을 거뒀을 땐 창밖을 내다보며 남들에게 공을 돌린다. 반대로 일이 틀어졌을 때는 거울을 들여다보며 모든 책임을 스스로에게 묻는다.”결국 회사 조직에서는 일이 잘될 수 있도록 알게 모르게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다하는 진정한 고수가 리더로 살아남을 것이다. 성과지향형 조직인 비즈니스
"20대에는 이름을 떨치고 30대엔 운영자금을 축적한다. 40대에 승부를 걸고 50대엔 사업을 완성시킨다. 60대에는 다음 세대에 사업을 물려준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열아홉 살에 세웠다는 '인생 50년 계획'의 골자다. 손 회장은 최근 사망한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세계적인 혁신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아이폰 같은 구체적인 상품을 설명하며 소비자들에게 직접 화두를 던진 잡스와는 달리 경영모델 그 자체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험해 온 사업가다. 그런 점에서 저성장 시대를 뚫고 오래도록 성장할 수 있는 조직 모델을 모색하고 있는 한국의 경영자들에게 날카로운 지적 자극을 주는 기업가로 앞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이 그의 조직구조론이다. 그는 "300년 동안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계속 숨쉬고 끝없이 진화하는 기업 구조를 발명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손정의 미래를 말하다')고 말해온 사람이다. 그가 2009년 '신30년 비전'을 내놓으며 강조한 모델이 바로 '전략적 시너지 그룹'이다. 여러가지 좋은 말을 섞어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를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소프트뱅크의 전략적 시너지그룹은 중국의 알리바바와 OPI그룹을 합쳐 800개사가 넘는다. 손 회장은 30년 내에 이 규모를 5000개사 수준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계열사나 관계사가 수십 개만 돼도 대기업그룹 집단으로 묶어 '관리'에 들어가는 우리 재계 현실에서 생각해보기 어려운 모델이다. 그가 전략적 시너지그룹을 강조하는 이유는 단일 브랜드,개별 기업으로는 수명이 짧다고 보기 때문이다. 누군가 주도적으로 지배하려다 보면 피라미드 구조가 되고 결국 중앙집권적
역사는 진보한다. 조직도 계속 발전을 거듭해야 한다. 저성장 시대,위기의 시절을 뚫고 가려면 계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변화가 느린 조직이라도 외부 압박이 심해지면 들끓게 돼 있다. 생존이 위협받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 이럴 때는 리더들이 변화를 주도한다. 간부와 핵심 인재들을 앞장세워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위로부터의,공식적인 이런 변화운동을 혁신이라고 부른다. 이런 혁신이 있어야 조직은 갈피를 잡고 새로운 환경에서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게 된다. 예전에는 혁신에 실패하면 성장세가 둔화되고 기회를 놓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제는 그야말로 졸면 죽는다. 휴대폰 업계에서 누구도 넘보지 못했던 노키아가 혁신에 실패해 추락하는 것을 보라.이런 일이 벌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곳곳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서다. 특히 1990년 인터넷이 상용화된 이후 벌어지고 있는 인터넷&글로벌 혁명은 모든 나라,모든 업종의 생존논리 자체를 바꾸고 있다. 혁신에 실패하면 혁명을 부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혁명은 언제 일어나는가. 위로부터의 혁신이 없을 때 생긴다. 생존에 위기를 느끼고 있는데 위에서 변하지 않으면 아래에서,옆에서 기존 질서를 뒤엎는 시도가 생긴다. 혁명은 밖에서 구경하기엔 통쾌하지만 조직 내부에서 일어날 때는 그야말로 변고다. 성장동력을 찾기는커녕 그동안 쌓은 모든 것을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태풍 같은 변화여서다. 혁명의 결과는 그래서 대대적인 권력 이동을 수반한다. 회사라면 혁명이 일어나기 전에 혁신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인사,전략,조직,연구개발,평가 등 기존의 가치체계를 뒤흔들 만한 변화를 시도해야
"나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창업했다. 당시 만나는 고객들은 전부 글로벌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였다. 그런데 가만 보니 그들과 나는 큰 차이가 있었다. 그들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보다는 창업된 회사를 지키는 것에 더 관심이 있었다. 내 눈에는 청지기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마스터풀 코칭(masterful coaching)의 창시자인 로버트 하그로브 박사가 8일 열린 한국 리더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미국뿐 아니라 어디에서든 기업 CEO가 빠질 수밖에 없는 함정을 이렇게 꼬집었다. 하그로브 박사는 CEO에는 네 가지 유형이 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거래자(deal maker),두 번째는 원가 절감자,세 번째는 자기 상품을 계속 개선시키고 판매하는 사람,네 번째는 그 작업을 글로벌 차원에서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서로가 볼 때는 누가 더 낫다는 평가를 할 수 있겠지만 하그로브 박사 눈에는 이들 네 가지 유형의 CEO가 결국 같은 신세다. 하그로브 박사는 기업 경영자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압박이 성장에 관한 것이라면 그 해결책은 과거와는 다른 방식에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를 지키는 '청지기'가 아니라 미래를 개척하는 '게임 변혁자(game changer)'가 될 때 그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게임에 빠져 그 안에만 있으면 변화의 방향을 알 수 없는 만큼 한 발짝 떨어져 게임 그 자체를 어떻게 바꿀 것이냐에 관심을 가질 때 진정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그는 "현장 CEO들의 일과를 보면 80%가 달력에 있는 일정을 소화하는 데 쓰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지금 게임에서는 잘할 수 있을지 몰라도 다음에 있을 게임에 대비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그로브 박사는 "경영자는 스케줄 달력에 없는 일을 하는 데
"공부에 지친 친구들 웃기자고 갑자기 촬영한 거예요. NG가 없었으니까 몇 초도 안 걸렸죠.그게 이렇게 인기를 끌다니 얼떨떨하기만 해요!"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29초영화제 예선에서 '사건'이 터졌다. 1주일 전 일요일(23일) 밤에 여고생들이 올린 영상 한 편이 전국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영화 제목은 <신나는 롤러코스터 타기>.교실에서 괴성을 지르며 롤러코스터 타는 흉내를 내는 영상이다. 교실을 놀이동산으로 만들어버린 신세...
공자의 말 가운데 '조문도 석사가의(朝聞道 夕死可矣)'라는 표현이 있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뜻이다. 얼마나 좋길래 죽어도 좋다고 했을까? 그렇다. '얼마나 좋길래'가 중요하다. 더 이상 좋은 것이 없을 듯한 '황홀한 체험'이어서 그렇게 얘기한 것이다. 송창식의 노래 '사랑이야'에도 비슷한 대목이 나온다. '단 한번 눈길에 부서진 내 영혼'.한 차례의 눈빛에 인생을 걸 만한 절정감을 느낀 것이다. 창의성의 원천을 연구한 보고서에 빠지지 않는 용어가 있다. '절정 경험(peak experience)이 그것이다. 창의적인 천재들은 대부분 자신이 아주 잘하는 '강점 지능'을 일찍 발견하고 이 능력을 키우는 데 10년 정도 공을 들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이 정도로는 그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열정이 자극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절정경험이다. 자신이 그 분야에서 정말 최고로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자극하는 놀라운 신비체험 말이다. "다양한 경험을 하다가,어떤 절정경험을 계기로 전인미답의 새 길에 접어드는 흥분과 열정,호기심으로 천재는 해당 전문분야로 진입하게 된다. "(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한국의 임원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런 절정경험이다. 이제까지 땀흘려 열심히 일해온 만큼 뭔가 한 단계 상승하는 계기가 필요해서다. 눈이 확 뜨이는 발견의 기쁨,세상 비밀을 다 깨친 것 같은 신비체험을 단 한번만이라도 할 수 있는 계기를 찾아라.방법은 많다. 이곳저곳 기웃거리면 된다. 다만 중요한 요점이 있다. 고수를 만나야 한다. 이(異)업종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 오늘 죽어도 좋을 것 같은,영혼이 부서지는 듯한 절정경험을
티켓몬스터는 지난해 3월 창립된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다. 당시 5명의 젊은이들이 500만원을 들여 창업했다. 그리곤 회사를 만든 지 15개월 만인 지난 8월 미국 2위 업체인 리빙소셜에 팔렸다. 매각 대금이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청년 갑부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이 회사 창업 동지들이 대기업의 한 부서에 모여 있었어도 이런 일이 생겼을까. 멋대로 일하고,시장을 뒤흔들고,2년이 채 안돼 회사를 팔아치울 수 있었을까. 오히려 기존 부서에 치이다 사라지지나 않았으면 다행일지 모른다. 티켓몬스터 사례는 폭발적 성장의 시대가 열렸음을 알리는 신호다. 동시에 그런 과실을 따먹으려면 대기업도 벤처 기업처럼 운영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대기업은 경험이 많기 때문에,고객군이 이미 있기 때문에,또 성공경험이 넘쳐나기 때문에 쉽게 도전하지 못한다. 새롭게 도전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매출이 있다. 특히 경제위기 등으로 시장 상황이 나쁠 때는 기존 사업에 오히려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니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작은 기업이나 개인들은 '먹고 살기 위해' 새 사업에 뛰어들고,기존 기업들은 '혹시 문제가 생길까봐' 새 사업을 엄두내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된 게 바로 21세기다. 결론은 대기업 스스로 작은 부서로,개인으로 쪼개는 수밖에 없다. 신사업에 관한한 개인이든,작은 부서든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맡기는 것이다. '벽을 헐어라'는 구호는 이제 조직문화의 개념이 아니라 사업기회 창출을 위한 용어다. 이런 조치 없이는 대기업일수록 지금과 같은 성장의 시대에는 구경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사이
창조적인 사람들은 개성이 강하다. 비슷한 사람이 적다. 그래도 공통점은 있다. 바로 문제해결을 좋아한다는 점이다. 문제는 본질상 꼬인 것이다. 얽힌 것을 풀어내야 답이 나온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창의적인 접근법을 요구한다. 천재들이 많은 모대학에서 있었던 일이다. 교수가 문제를 냈다. '호랑이에게 쫓겨 천길 낭떠러지 앞까지 왔다. 나는 무기가 하나도 없다. 살아날 방법은 무엇인가?' 여러가지 창의적인 대답이 나왔지만 1등은 엉뚱하고 창조적인 친구가 차지했다. 그의 답은 '꿈에서 깨어나면 된다'였다. 시대가 발전할수록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한 업종 한 방식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이 숱하게 쏟아진다. 문제해결사는 어떤 사람들일까. 업종을 넘나드는 융합형,크로스오버형 인간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대기업에서 성장해온 전형적인 인재들과는 거리가 멀다. 최근 창조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는 데는 바로 이런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20세기형 인재들이 득실거리는 곳에서 21세기형 창조가 나오기가 어찌 쉽겠는가. 독일 철학자 니체의 이 말을 음미해보자."새로운 것 또는 익숙하지 않은 것은 선의를 갖고 대할 때라야 내 것이 된다. "당신이 다니는 조직을 둘러보라.다른 회사 사람을 좋아하는가? 새로 들어온 경력 사원과 금방 친해지는가? 새 제도가 나오면 우선 반발하지는 않는가? 사람이 모인 조직인 만큼 편한 것,익숙한 것을 선호하고 새롭고 낯선 것에 거부감을 갖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지만 이런 분위기에서는 창조를 통한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방해가 된다. 연구 · 개발(R&D) 분야에서 '우리 연구소에서 개발된 것이 아니
"명절은 며느리들이 평소 놀고,쉬는 것이 꼴보기 싫어서 만든 단합대회"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만큼 추석 같은 큰 명절은 며느리들에겐 스트레스 덩어리다. 몇 해 전 어느 회사에 다니는 여자 후배가 명절 인사라고 전화를 해놓고는 "이번 명절은 회사 당직이에요!"라면서 너무나 좋아하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며느리를 포함한 아랫 사람들과는 달리,회사 경영자쯤 되는 사람들에게 명절은 여러 가지 사색을 가능케 하는 명상 여행의 시간이다. 고향에 내려가 늙으신 부모님 손을 잡으며 효도를 생각하고,해가 갈수록 바뀌는 고향산천을 보며 삶의 의미도 되새겨 본다. 여기에 빠뜨릴 수 없는 게 있다. 명절은 직원들을 보는 눈도 새롭게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부쩍 자란 조카,질녀들을 만나면서다. 50대가 평균인 경영자들의 조카,질녀들은 대개의 경우 각자 다니는 회사에서 신입사원 혹은 대리,과장 연배다. 평소 자신을 어려워하던 직원들의 얼굴이 중첩돼야 정상이다. 조카나 질녀는 그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봐왔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대견스럽다. 아쉬운 게 있어도 애정으로 고쳐주고 싶어진다. 기분에 따라서는 용돈을 쥐어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이런 애정이 들어야 정상이다. "우리 직원들도 모두 그 집의 귀한 아들 딸이요,조카 질녀구나. "직원들을 애정을 갖고 보느냐,비판적인 눈으로 보느냐는 철저히 경영자의 몫이다. 어떤 프로젝트를 기획하든 그 성패는 현장에서 땀을 흘리는 직원들에게 달렸다. 일본의 경영학자 오마에 겐이치는 현대 직장인들에겐 네 가지 모습의 삶이 있다고 했다. 직장인,가정인,사회인,그리고 개인.대부분의 경우 직장인으로서의 삶이 전부라 막상
사장들은 자주 혀를 찬다. "요즘 직원들은 도대체 주인의식이 없다"고 개탄한다. 겨우 시간에 맞춰 출근하고 '땡' 퇴근 하는 사원들이 한심하기만 하다. 사장을 포함한 간부들의 더 큰 불만은 요즘 직장인들이 '힘들다'는 말을 달고 산다는 점이다. 자신들은 예전에 상사 눈치 보느라 퇴근도 제대로 못하고 일만 했는데 말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아프니까 직장인'이다. 직원 눈으로 보라.선배들은 50을 채 못 넘기고 밀려나가고 애들은 커가는데 월급은 올라갈 길이 없다. 회사라도 잘나가면 좋은데 경제위기가 반복되다보니 더 졸라맬 허리띠칸도 없어졌다. 이 와중에 실적 부담은 커가고 스트레스도 따라 자라 자칫하면 몸까지 상할 것 같으니 그저 시킨 만큼만 일할 수밖에.이렇게 나약하게 일하다보니 주말근무나 야근은 물론이고 회식까지 부담스럽기만 하다. 특히 비정규직은 박탈감이 더 크다. 인력조정 얘기가 나올 때마다 놀라고,살아남아도 상처만 남는다. 회사를 건성건성 다니지 않는 게 더 이상할 뿐이다. 그러나 조직에 속해 개인의 개성을 드러내지 못하고,자신보다는 회사 전체의 목표를 향해야 한다는 점에서 원래 직장인은 아픈 것이다. 스스로가 소모품이 아니라 자기 비즈니스 인생에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기 전까지 직장인은 한없이 불안한 존재인 것이다. 그래도 우리 젊은이들 정도면 아직은 괜찮은 편이다. 일본의 경우는 조직생활을 하기 싫어 이곳저곳 다니며 자유롭게 아르바이트만 하는 '프리터족들'이 넘쳐난다. 우리에겐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는 젊은이들이 여전히 많다. 분명한 것은 회사가 잘되기 위해선 이런 직장인들을 어떻게든 흥이 나게 만들어야
인생의 목표를 굳이 꼽자면 행복이다. 사람들은 몸과 마음의 평화를 얻으며 매일 즐겁게 살고 싶어한다. 그러나 몇 년마다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재발하는 시대,행복의 조건은 너무 많이 달라져가고 있다. 생각해보라.집을 장만하는 것은 서민가족의 꿈이었다. 길게는 수십년간 한푼두푼 모아 전세보증금에 대출을 얹어 내집마련을 했을 때가 서민들이 기억하는 가장 행복한 순간의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 수많은 서민들은 집 사며 받은 은행 대출금 때문에 불행의 나락으로 빠질 운명이다.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의 도화선이 됐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는 집 사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를 보여주는 극명한 사건이었다. 클린턴 행정부의 선심정책 덕분에 아무 생각없이 대출 받아 집을 샀던 수많은 미국 서민들이 평생 빚쟁이 신세로 전락한 것이 바로 3년 전이다. 국내에서도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옥죄며 회수까지 시작하면 집 샀다가 파산하는 서민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내 집마련이 행복이 아니라 가족을 위협하는 위험 투자가 되는 것이다. 장수야말로 인류의 꿈이었다. 국내만 봐도 평균수명이 80을 넘고 웬만한 사람은 100세를 살 수 있는 시절이 됐다. 그러나 오래 사는 것이 고통이 될지도 모른다. 국내 대기업에서 임원 승진에 누락돼 할 수 없이 회사를 나와야 하는 나이가 이제 50세까지 낮아졌다.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조차 후반기 50년을 더 떠돌며 결국 일없이 돈없이 살아야 한다면 과연 장수는 행복한 것인가. 자식이 행복의 원천이 되던 것은 이미 옛날 얘기가 됐다. 나라 차원에서 아무리 출산장려운동을 벌여도 좀처럼 저출산 추세가 바뀌지 않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아이가 행복
21세기 들어 업종을 넘나드는 경쟁이 격화된 데는 빼놓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저성장'이다. 성장의 크기가 줄어들고 속도가 더뎌지자 '내 업종'에서만 싸워서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전 세계에 퍼졌다. 생존 차원에서 벌어지던 작은 싸움이 전면전으로 확대된 데는 애플의 행보가 결정적이었다. 컴퓨터 업계의 혁신기업이었던 애플은 '아이팟'으로 음반 업계를 평정하고,'아이폰'으로 휴대폰 업종을 재편했다. 그런데 애플의 전략적 움직임 가운데 특이한 것은 일부 휴대기기 제조업체들을 제외하고는 애플을 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문을 비롯한 콘텐츠 산업의 경우는 애플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주는 혁신적인 동료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까지 보인다. 애플이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새로운 '업종'이 아니라 새로운 '생태계(ecosystem)'이기 때문이다. 위기극복을 위해 노키아가 최고경영자로 영입한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스티븐 엘롭이 올초 전 직원에게 보낸 메모의 핵심도 바로 생태계 경쟁력이었다. "기기 싸움은 이제 생태계 싸움으로 바뀌었습니다. 에코시스템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만 포함되는 게 아닙니다. 경쟁사들이 기기로 우리 시장을 잠식하는 게 아닙니다. 그들은 전체 생태계 경쟁력으로 우리 몫을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구글이 모토로라 휴대폰 부문을 인수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강조한 '공생 발전'도 실천 강령들을 더 자세히 살펴야겠지만 생태계 경쟁력이라는 세계적인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누가 중심이 되든 업종을 망라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그 자체의 경쟁력으로 글로벌한 혁신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공멸한다는 위기감을
"170여년이 넘는 P&G의 역사에서 4분의 1은 위기였다. 전쟁 기근 대홍수 불황 등으로 경영여건이 극도로 악화된 시기였다. 그런 위기 때마다 우리는 혁신(innovation)을 두 배로 늘렸다. 과거에 해오던 대로만 하면 더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로버트 맥도널드 P&G 회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폭풍이 우려되는 시점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곱씹어볼 대목이다. 혁신을 두 배로 늘렸다는 것은 평소보다 신제품을 두 배 더 출시했다는 얘기다. 수요 자체가 위축되다 보니 어떻게 해서든 새로운 수요 또는 숨은 수요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더 많이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제위기 상황이 되면 소비패턴이 바뀌기 때문에 잘만 관찰하면 새로운 수요를 찾아낼 수 있다. 미국의 대공황을 예로 들면 자연스럽게 생활용품 재활용 트렌드가 생겼다. 이때 날개돋친듯 팔린 제품이 바로 3M의 스카치테이프였다. 깨지고 부서지고 찢어진 것을 붙이는 스카치테이프로 3M은 대공황 때 크게 성공한 대표 기업이 됐다. 위기 때 혁신을 강화한다는 말은 하기는 쉬워도 실천이 어렵다. 생각해보라.얼마나 성공할지 모르는 신규 프로젝트에 투자할 예산 규모가 10억원이고,매년 100억원 정도 매출을 올리는 기존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투자비도 마찬가지로 10억원이라고 해보자.경기가 나빠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대부분의 경우 '조금만' 더 노력하면 매출이 늘 것이 확실해 보이는 기존 사업부문에 투자하게 돼있다. 왜? 해오던 대로 하면 안전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이만큼 위험한 생각도 없다. 고객이 변하고 시
노동조합원들이 파업에 들어간 사업장.신문 기사만 보면 회사가 결단날 것 같은데 막상 현장에서 노무담당자들을 만나보면 한가로운 표정인 경우가 많다. 이유를 물어보면 한결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월급 안 주고 2개월이면 끝난다. "실제가 그렇다. 월급이 끊기고 한 달이 지나가면 사원아파트 곳곳에서 부부싸움이 벌어진다. "학원비도 못 내는데 뭔 파업이냐.그러다 잘리면 어찌 살거냐!" 안그래도 회사와의 '투쟁'에 지쳐 있는데 집에서까지 압박하니 조합원들의 불안감이 커가기 시작한다. 2개월째 월급이 안 나오면 대부분 생활비를 꾸지 않으면 살 수 없는 형편이 된다. 이탈자가 늘어나고 결국 노조는 항복할 수밖에 없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비참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우리 사회의 노사 갈등은 그러니까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다양해도 현실적인 결론에서는 근로자들의 생계비를 담보로 한 싸움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자,노동조합이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것이 2개월치 월급이다. 당신은 어떤가. 지금 받고 있는 급여나 정기적인 소득이 갑자기 끊어지면 몇 달을 버틸 수 있는가. 보험업계에서는 불요불급한 저축이나 자기계발비를 제외하고 한 가족이 매달 필요로 하는 생활비 교육비 등을 '비상예비자금'이라고 부른다. 이 비상예비자금이 맞벌이의 경우 3개월치,외벌이의 경우 6개월치는 확보돼 있어야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고 한다. 보험업계 전문가는 현실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가정의 90% 이상이 비상예비자금이 충분히 확보돼 있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한다. 경기가 나빠지고 고용이 불안해지면 그러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고살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일벌
변화는 부담이다. 아무리 좋은 것도 내가 변해야 한다면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래서 혁신에는 외부 자극이 필요하다. 식당을 보라.식당엔 매일 압박이 있다. 손님들이 들어와 유언 무언의 압박을 가한다. '너무 짜다''양이 적다''값이 비싸다'는 손님들 앞에서 변명만 늘어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식당엔 이 모든 것이 혁신 기회가 된다. 열심히 손님이 원하는 대로 따르면 성공할 것이요,내 멋대로 내놓으면 손님이 끊기는 것이다. 손님을 매일 직접 대하는 식당에는 변하기 싫어도 변할 수밖에 없는 생태계가 구현돼 있는 셈이다. 대기업에서 혁신이 잘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간단하다. 눈에 보이는 압박이 적어서다. 수요 변화 같은 큰 트렌드는 어지간한 혜안이 없으면 볼 수 없다. 일반 직장인들이 느낄 수 있는 압박은 상사의 잔소리뿐이다. 어제처럼 일해도 별 티가 나지 않기 때문에 그냥 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휴대폰업체 노키아가 몰락하는 것을 보라.휴대폰 업계 안의 작은 압박이 아니라 거대한 충격이 전혀 다른 업종,컴퓨터 업계로부터 왔다. 애플이 새로운 휴대폰을 내놓을 것이라는 소문을 노키아라고 듣지 못했을까. 그저 남의 식당 일로 가볍게 여겼던 건 아닐까. 대박 식당은 손님들이 주는 압박을 그저 수용한 정도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 속까지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기울인 혁신기관이다. 대기업이 혁신하기 위해선 모두 시장으로 나가 직접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사람들은 그 존재 자체로 유언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특징이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휴대폰을 사고,관광상품을 사고,어떤 상품에는 눈도 돌리지 않고.대부분 직원들이 '혁신은 우리 회사의 누군가가 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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