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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가 서바이벌(survival) 열풍이다. 이 방송 저 방송 서로 베껴가며 경쟁을 벌여 더 이상 특이한 프로그램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케이블방송인 Mnet의 '슈퍼스타K'로 시작한 서바이벌 혹은 오디션 열풍은 MBC가 '위대한 탄생'으로 불을 지폈고 지금은 이런 프로그램이 없는 방송국을 찾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이 새로운 방송 포맷을 통해 많은 새 얼굴들이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됐으니 콘텐츠 공급 측면에서는 다양한 원천이 생긴 공이 크다. TV 프로그램 하나 때문에 삶이 행복해졌다는 사람도 많이 늘었다. 그러나 유행이 지나치면 그림자도 있게 마련이라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서바이벌 오디션 예선이 '즉결처분'처럼 냉혹해 정서적으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한 방송의 신입 아나운서 선발 프로그램은 일부 방송아카데미 출신들만 뽑혔다는 공정성 시비에까지 휘말리고 있다. 사실 방송국 종사자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21세기 들면서 새로운 콘텐츠 모델 개발이라는 화두에 매달려 살았다. 그렇게 찾은 것이 경쟁과 탈락을 골자로 한 서바이벌 모델이었다. 그러나 유행의 끝이 보이면서는 오히려 위기감이 퍼져가고 있다. '연출'이 실종되고 'PD'가 사라지는 추세가 이미 나타나고 있어서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기존 방송물과는 다른 몇 가지 특질이 있다. 우선 시나리오가 상당히 개방적이다. 큰 틀은 유지되지만 결국 디테일(detail)은 출연자들에게 달렸다는 점에서다. 그동안 연출자 혹은 PD가 갖고 있던 '권력'이 상당히 희석됐다는 점도 중요하다. 주인공과 스토리의 결정권은 오히려 전문적인 심사위원과 방청객,시청자들에게 넘어간
최근 삼성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래 경연대회가 있었다. 케이블TV 히트방송을 본떠 '수퍼스타S'라고 이름 지은 이 행사에는 2600여명의 직원이 참여했다. 최종 결선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초동 본사에서 열렸다. 1등 상품의 가치가 1000만원어치나 됐으니 직원들을 단합하게 하고 들뜨게 한 '펀(fun)경영'의 좋은 사례라고 할 만하다. 그런데 그 행사 기사를 읽으며 씁쓸한 기분이 먼저 들었다. 과연 우리 기업에 지금 시급한 것이 '펀 경영'일까? 조직의 활성화에는 즐거움이 도움이 될까 아니면 긴장감이 더 나을까?기업에 시급한건 긴장 아닐까마침 이스라엘 벤처문화의 사례를 소개하는 기사에서 이스라엘의 '후츠파(chutzpah)'정신(본지 6월28일자 6면 참조)이라는 주목할 만한 개념을 만날 수 있었다. '후츠파'는 주제넘은,뻔뻔스러운,철면피,놀라운 용기,오만이라는 뜻을 담고 있지만 다른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이스라엘만의 고유 단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라나면서 학교든 집이든 회사든 군대든 어디에서든 강한 주장을 내세우는 것을 올바른 가치기준이라고 배우고 오히려 그렇게 하지 않을 때 낙오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느님 외에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생각에서 나온 이 정신은 비즈니스에서 새로운 창의성을 높이고 최고의 결정을 내리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후츠파'는 기본적으로 서로의 직함보다는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날 때 가능하다. 이스라엘의 경우는 이런 문제를 별명 활성화로 해결했다. 이스라엘 고위 지도자들은 대부분 별명을 갖고 있고 어린 사람들도 면전에서 그의 별명을 격의없이 부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예
50대 후반의 대기업 임원 A씨.며칠 전 만났더니 자신의 '감성 리더십'이 갑자기 풍부해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증거가 뭐냐고 물었다. 그의 답."TV를 보면 눈물이 난다. "생리적으로 여성호르몬이 증가해서 그런 것 아니냐고 묻기 어려웠다. 또 다른 증거가 뭐냐고 질문을 던졌다. "20년 만에 시집을 사고 클래식을 다시 듣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아이들을 모두 결혼시키고 난 뒤 남자도 겪을 수밖에 없는 '빈둥지 현상' 같다고 말하려다 말았다. 중년이 되면 남자도 눈물이 많아진다. 겁도 함께 늘어난다. 사실 원래부터 남자가 더 겁이 많단다. 원시시대부터 남자는 DNA 속에 '사냥 갔다가 실수해서 맹수에게 잡혀먹히는 공포'가 있다고 한다. 이에 반해 여자들은 '먹을 것이 없어졌을 때 부족들이 들판에 자신을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비슷해 보여도 남자들이 느끼는 공포가 더 직접적이고 고통이 수반된다. 이런 공포가 밀려오는 것이 중년이다. 자연히 인생이 고달파지고 때로 슬퍼지며 눈물이 나는 것이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자아가 다시 살아나는 때도 이 시기다. 나면서부터 갖고 있던 '핵심감정(core emotion)'이 세상이라는 정글 속에서 생존을 위해 살 때는 숨어있다가 스스로를 찾아가는 중년 시기에 다시 나타나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본 적이 없었다는 회한이 밀려오는 것도 이때다. 마침 온몸의 근육도 빠지고 힘도 약해지는 시절이라 남자 경영자의 경우는 눈물 많은 자신을 발견하고는 정체성의 혼란에 빠지는 경우도 많다. 그럴 바엔 스스로를 '감성 리더' 자질이 있는 것으로 믿는 A씨의 경우가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다. 세상을 연민으로 볼 수 있는 '감성 리더'로 우뚝 설 수
중국 베이징시 차오양취??朝陽區) 왕징(望京)에 있는 베이징윈두(雲渡) 당구클럽은 새로운 모델로 경영하는 현대식 당구장이다. 서울에서도 보기 힘든 큰 규모에 깨끗한 시설이 인상적이다. 100평이 훨씬 넘는 넓직한 공간에다 당구대는 24개나 된다. 공기청정기를 24시간 돌려 담배연기 자욱한 예전 당구장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 벽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는 뮤직비디오가 돌아가고,당구장 한켠에는 와인바가 설치돼 있다. 종업원 중에는 아름다운 여성 도우미들도 눈에 띈다. 친구들끼리 싸게 시간을 때우는 곳이 아니라 젊은이들을 위한 고급 VIP클럽이라는 느낌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남자들만의 공간도 아니다. 여자 손님이 40% 정도나 되니 특급호텔의 펍(pub) 분위기다. 이 당구클럽의 주인은 27살 팡나이위(房乃于) 사장이다. 친구이자 지금은 CFO(최고재무관리책임자)를 맡고 있는 류밍밍(劉鳴鳴)과 함께 3년 전에 창업했다. 둘 다 대학을 나와 IT 등 벤처기업을 떠돌다 '젊은이를 위한 고급 사교클럽을 만들어보자'며 의기투합해 이 당구클럽을 차렸다. 3년만에 이들은 갑부가 됐다. 본인들은 말을 아끼지만 한국 돈으로 100억원 정도는 벌었다는 소문이 돌 만큼 돈을 끌어모았다. '사업의 나라' 중국이지만 젊은 사람들이 이렇게 단기간에 '전통산업'에서 성공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사업 성공에 필요한 '3조건'을 아무래도 젊은이들이 모두 갖추기가 어려워서다. 중국에서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돈이 있어야 하고,정부쪽 사람을 잘 알아야 하며,공안들과도 '관시(關係)'가 좋아야 한다. 젊은이들이 이 세 가지를 다 갖추기가 쉽겠는가. 그래서 젊은이들은 이왕이면 함께 모여서 사업을 하려
삼성 LG 현대 정도만 겨우 알려졌다고 보시면 돼요. 여기 '큰손'들은 나스닥이나 타이완 홍콩 베트남 같은 신흥시장에서 노다지를 캘 생각을 하고 있어요. "신세대 증권 전문가로 요즘 한창 상한가를 치고 있는 궈쑤화 씨(郭樹華 · 33)는 "중국 부자들이 한국 증시에 앞으로 많이 투자할 것 같느냐"는 질문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가 말하지 않은 다른 대기업 그룹들 이름을 대봤지만 '부즈따오(不知道 · 모른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자신이 직접 분석한 '종목'이 아니면 자기 의견을 내지 않는 증권 분석가다운 반응이었지만 신문 인터뷰용 답변으로선 다소 의외였다. 그는 "한국 증시가 선진국도 아니고 신흥시장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에 있는 게 문제"라며 "한국 기업의 매력도는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중국 투자자,신흥시장도 노다지 꿈꿔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2'의 일원으로 부상하면서 중국 큰손들의 한국 투자에 대해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다. 그러나 중국 현지 증권가에서 만난 전문가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세계 증권시장이 열리면서 지역적 근접성은 오히려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중국의 증권시장이 20여년 역사밖에 없기 때문에 대규모 자본을 원하는 큰 회사들은 나스닥이나 홍콩증시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보충설명이었다. 그러나 한국 증시를 전혀 모른다는 건 사실 겸양이었다. 한국 산업과 증시에 대한 총평을 부탁하자 기다렸다는 듯 자신만의 관점을 펼쳐보였다. "한국의 산업구조는 중국과 비슷하다. 제조업 비중이 높다. 한국은 2차산업 가운데 전자 · 전기 기계 철강 에너지 등에 역점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상장 절차
"창업자들의 성공은 시장에 대변혁을 불러 일으킨다. 그러나 창업자들은 실패를 하더라도 현재의 일을 계속함으로써 경쟁력의 취약점이 무엇인지를,또 더 진행시키기 위한 과제가 무엇인지를 알아낼 때까지 버틴다. 경제가 진화하고 재생하려면 창업이 주동 엔진이 돼야 한다. "세계적인 전략컨설팅 회사인 모니터그룹의 조언이다. 이스라엘 경제성장의 비밀을 벤처 활성화에서 찾은 《창업국가》에서 저자는 이런 벤처창업자들을 지원하고 그 모험문화를 북돋는 것이 21세기형 발전의 원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1세기 들어 전 세계가 빠져 있는 저성장의 함정은 곳곳에서 실업을 낳고 위기를 키우고 사회불안을 야기시키고 있다. 여기다 평균수명이 높아지면서 일이 필요한 사람만 남아도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일자리를 늘릴 방법이 별로 없다는 데 있다. 세계가 창업 활성화에 온 힘을 쏟고 있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일자리가 없으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면 된다'는 것이 그 기본 철학이다. 그러나 국내의 상황을 보면 과연 한국에서도 창업이,벤처정신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최근에는 벤처공모전에 출전하는 대학생들조차 출전 동기를 '취업 스펙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떳떳하게 쓰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직장에서 경력을 쌓고 은퇴하는 사람들이 그동안의 경험을 송두리째 버리고 소일거리만 찾는 현상도 놀랍고도 무서운 현상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필자의 사무실을 찾아오는 발명가나 벤처창업 희망자들을 만나면서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걸 알게 됐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괜찮은 기술을 개발해도 도대체 '돈'을 구할 방법이 없다는
불행은 비교에서 온다고 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말이다. 모든 정보가 공개되는 시대에 살다 보니 사람들은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취업한 것만 해도 너무 행복했는데 국내 최고 기업 신입 사원들은 자기 월급보다 3배가 넘는 급여를 받는다는 뉴스에 고개가 숙여지는 것이다. 현대에 살면서 행복해지려면 그래서 정말 수양이 필요하다. 비교하기 어려운 것에서 가치를 느껴야 한다는 얘기다. 돈이든 승진이든 인센티브든 스톡옵션이든 기업에서 성공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이는 것들은 모두 셀 수 있고 비교가능한 것이다. 그러니 이런 것들이 중심이 되면 결국 비교와 불행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최근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실시된 갤럽의 조사는 이런 점에서 시사점이 많다. '당신이 무엇보다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무엇이 당신을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내놓은 답은 돈도 아니요 좋은 집도 아니요 자동차도 아니었다. 1등으로 많은 대답은 '일(work)'과 관련돼 있었는데 구체적으로는 '무엇인가 목적이 있는 일을 하는 것(having purpose in my work)'이었다. 그러니까 직원들이 오로지 돈 때문에 일하고 승진하기 위해 출근한다고만 생각하지 말라.잘리지 않기 위해서 버티고 있다고 오해하면 안된다. 그런 사람도 분명 있지만 그런 회사라면 직원들의 생계유지를 책임 못지는 부실회사에 불과한 것이다.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는 이런 수준을 넘어서 있다. 자기가 왜 일을 하는지 스스로 생각하고 인생의 목적을 떠올리게 하고 더 나아가 일에서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줘야 좋은 회사다. 부하의 행복은 일에 달렸다. 일을 주고,일에서 의미를
요즘은 곳곳에 고수(高手)가 있다. 경영에도,투자에도,심지어 연애에도 고수가 있다. 그러나 원래 고수는 오로지 몸으로 익힌 무예를 겨루는 무림의 세계에서 쓰는 용어다. 고수라는 말을 들으면 무협지가 떠오르고 중국이 생각나는 것은 그러니까 자연스런 연상이다. 고수의 나라인 중국의 비즈니스를 얘기할 때 통계적인 접근보다 경지에 오른 고수의 사례를 다루는 것이 어쩌면 더 배울 게 많을지 모른다. 13억 중국인 가운데 해당 분야 최고로 꼽히는 고수는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 전통을 잇고 있는 무림고수와 당대 최고의 한의사(漢醫師)를 만나보자.이들은 한국경제신문이 중화회(中華匯 · 회장 양재완)와 함께 이달 22일 개강하는 '중화아카데미'에 초청된 강사들이다. #현존하는 무림 최고수 야오청룽190㎝는 돼 보이는 거구들이 이 사람 앞에서는 주눅든 모습이다. 165㎝ 정도밖에 안되는 작은 몸집의 야오청룽(姚承榮) 선생(58)의 가벼운 손놀림에 나가떨어져 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어서다. 용쓰며 힘으로 밀어붙이다가 또다시 나가떨어진 거구들은 중국식으로 손을 모아 인사하고 고개를 숙인다. 베이징에서 활동 중인 야오 선생은 현존하는 중국 최고의 무림 고수다. 현재 훈련을 받고 있는 러시아 특공대원을 비롯 프랑스 이스라엘 네덜란드 군인들이 매년 정기적으로 베이징에 날아와 그에게 무술을 배운다. 그는 당대 무림을 주름잡았던 아버지(姚宗勳)의 뒤를 이어 '이취안(意拳)'의 맥을 잇고 있다. 그는 '이취안'의 3대 전인(傳人)이다. '이취안'은 정적인 단련을 강조하는 무술 문파다. 20세기에 창시된 현대 무술답게 실전을 강조하고 있고 보기에 따라 권투와 비슷하게 느껴진다. 실전 적용력
중국은 우리에게 큰 기회를 주는 거대 시장이다. 13억명이라는 인구 수에서 그렇고 이미 G2로 부상한 경제력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 만큼 중국 시장에 거는 우리의 기대는 크다. 중국을 '제2 내수시장'으로 만들겠다는 포효를 토하는 우리 기업도 적지 않다. 현실은 어떤가. 중국에 공장을 둔 회사는 많다. 그러나 중국에서 제대로 팔면서 돈을 벌고 있는 기업은 손을 꼽을 정도다. 왜 중국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 가운데 하나면서,그것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중국 시장에서 웅비하지 못할까. 한국경제신문의 진단 결과는 간단하다. 중국을 제대로 몰라서다. 가까이 있기 때문에 쉽게 보고,또 안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태도는 유럽이나 미국으로 사람을 떠나보낼 때는 "고생하고 오라"고 하면서 중국에 나가는 사람에겐 "돈 많이 벌어오라"고 쉽게 얘기하는 우리 습관에 잘 나타나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중화회(中華匯 · 회장 양재완)와 손잡고 '중화아카데미 핵심 과정'을 개설했다. 중화아카데미에 출강하는 사람들은 중국 경제의 한복판에서 실제 사업을 하면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경제 실세'들이다. 세계 최대 시장 한복판 정글에서 새로운 부를 만들어가고 있는 이들의 사례를 4회에 걸쳐 소개한다. "죽은 사람도 돈입니다. 사실은 가장 확실한 돈이지요. "상조사업을 하는 우타우(吳達武) 베이징런상메이상우푸(北京任尙美商務服) 동사장(58)은 "공원묘지의 전국 사업화가 막 시작됐다"며 "납골당 다단계 분양 사기 사건까지 생겨날 정도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 사장은 남들이 하지 않는 혐오산업에 뛰어들어 한우
'도전 골든벨'은 괜찮은 프로그램이다. 주말 저녁에 부부가 같이 보기에 이렇게 무난한 방송도 없다. 가끔 "요즘 애들 참 똑똑하다"는 칭찬도 해가며 시골 학생이 골든벨 울리기를 응원할 때는 스포츠 경기를 보는 듯한 즐거움도 준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저런 프로그램이 과연 10년 뒤에도 존재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지식사이트에 입력만 하면 1초 내로 검색이 끝나는 이 시대에 암기력과 기억력을 테스트하는 프로그램이 과연 얼마나 오래갈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교육은 디지털 시대에 오면서 그 근본이 달라졌다. 수십권의 백과사전보다 내용이 많고 최신 업데이트를 그대로 갖고 있는 인터넷,그것도 손안에서 다 검색되는 세상에 우리가 주고받을 지식이란 과연 무엇인가.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느냐보다 그 지식을 어떻게 활용해서 현실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것이냐가 교육의 화두로 바뀌었다. 문제는 이 혁신이 학교 밖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통신기기,소통기기에서 일어난 변화가 워낙 급격하다보니 막상 교육의 공급자인 학교가 변신할 틈이 없었다는 엄연한 현실이다. 한 교실에서 모두 같이 앉아 배우는 식이 아날로그 교육이라면 디지털 교육은 각 개인들에게 맞춤형으로 제공돼야 한다. 수용자 입장에서 그것은 선택형 교육이 시작됨을 뜻한다. 그렇다면 모든 학교가 모든 콘텐츠를 각각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비용측면에서 낭비적이란 결론에 이르게 되고 결국 나라 차원에서나 학교들이 뭉쳐서 공동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A학교의 수업을 B학교 학생이 듣게 되고 학점도 교류되고 결국 학교의 울타리라는 것도 의미가
지난 일요일 제주공항은 붐볐다. 날씨가 좋아선지 관광객이 넘쳤다. 중국인들이 특히 눈에 많이 띄었다. 제주도 호텔에 투자의향이 있다는 중국 사장 2명을 입국장에서 기다렸다. 아무리 기다려도 '양복쟁이'들은 나오지 않았다. 나중에 보니 티셔츠 입은 수수한 관광객 가운데 두 사람이 끼어 있었다. 도청 관계자들을 만나고 공사 현장을 답사하고 골프장을 둘러볼 때도 이들은 '사장티'를 전혀 내지 않았다. 렌트한 자동차로 이리저리 끌고 다녀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고,오히려 제주도 경치 구경에 신나하면서 셔터를 눌러댔다. 접대를 받을 생각도 음식에 대한 관심도 별로 없었다. 20여척의 배를 갖고 있고 또 중국 유수의 미디어 회사 대주주라는 면모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사장 관상이 따로 있다는 말이 이들에겐 들어 맞지 않았다. 그런데 가만 보니 다른 것이 있었다. 일 얘기를 할 때는 눈이 반짝였다. 수천억원 투자 단위 얘기를 할 때는 건성으로 듣는 듯했지만 공사 자재를 중국 것으로 쓸 수 있는지,관리자는 몇명이나 파견할 수 있는지를 꼬치꼬치 따졌다. 모델하우스를 둘러볼 때도 바다가 보이는 쪽 방이 몇%가 되는지,수영장은 몇층에서 보이는지,모델하우스에 있는 대리석은 진짜인지,진짜가 아니라면 공급가가 얼마인지 등을 계속 물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소한 질문 하나하나가 모두 협상의 실마리라는 것이 느껴졌다. 관상이나 혈통이 아니라 일에 대한 열정이 부자가 되는 길이라면 보통사람들에겐 희망의 메시지다.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 반기업 정서가 사실은 '타고난 부'에 대한 질시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오로지 능력만으로 세계적인 사장이 되는 길,한국의 경영자
한국도 어느 새 다문화 사회가 됐다. 한 해 이뤄지는 결혼 100건 가운데 11건이 국제결혼이다(2009년).거주 외국인 수도 1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 민족만 사는 것이 아닌 환경으로 바뀌면서 글로벌 개방성,타문화에 대한 수용성 등이 몇 년 사이 중요한 이슈가 됐다. 요즘에는 아파트 수위도 'Recycling is Wednesday(재활용은 수요일이에요).' 정도의 영어는 할 줄 알아야 하고 시골 마을 이장도 5,6개 국어로 인사말을 외우고 있어야 동네 방송을 할 수 있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 나올 정도다. 그래도 다문화 가정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의 지속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양성을 존중해 주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어 다행이다. 다문화 사회화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변화가 수년 사이 일어났다. 태어나면서부터 인터넷 컴퓨터 등 디지털문화 속에서 살아온 새로운 세대,바로 '디지털 네이티브(native:원주민)'의 등장이다. 인터넷이 상용화된 것이 1990년이니까 그 10년 전인 1980년 이후 태어난 사람들은 말과 글자,숫자를 디지털 문화 속에서 익힌 집단이다. 21세기 들어 일어나고 있는 거대 변화의 중심에는 '디지털 원주민'들이 자리잡고 있다. 온라인으로 쇼핑하고 인터넷으로 공부하고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디지털 원주민' 가운데 대표적 인물이 1984년생인 마크 저커버그다. 그는 만 20세때인 2004년에 페이스북을 창업,수년 만에 7조원이 넘는 자산을 가진 부자가 됐다. 새로운 이 세대가 나타나면서 갑자기 변방으로 밀려난 아날로그 세대를 지칭하는 새로운 용어가 바로 '디지털 이미그런트(immigrant:이주민)'다. 이들은 원래 다른 곳에서
서울 삼성동에서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A사장은 매장에 나오면 하는 일이 정해져 있다. 설거지다. 일손을 거들고 모범을 보여주려는 뜻도 있다. 그러나 이유는 따로 있다. 손님이 뭘 원하는지 알아내는 것이 진짜 목적이다. 영업이 끝나면 주방 직원들과 회의를 한다. "양파 수프 줄이고 해물 샐러드엔 새우하고 감자 넣지 마라.다 남겼더라!" 그는 손님들에게 퇴짜 맞은 아이템만 가려내기 위해서 설거지를 하는 것이다. 최근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초저가 할인 매장 B사장의 경우.대부분 아이템이 1000원인 매장에 들어온 손님들을 잡는 것은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이 아니었다. B사장의 관찰 보고서는 이렇다. "쌀수록 디자인이 좋아야 팔린다. " 싸면서 디자인도 떨어지면 '비지떡'이요, 싸지만 디자인이 좋으면 '가치상품'이 된다는 설명이다. 관찰은 그 본질상 눈이 생명이다. 세계적인 디자인업체 IDEO의 사장 톰 켈리도 "혁신은 눈에서 나온다"고 했다. 혁신역량을 높이려면 그러니까 평소에 주변의 것들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을 취미로 만들어라.당장 삼겹살 집에 가보라.2인분을 시키면 고기가 네 덩어리 나오는데 종업원들은 꼭 세 덩어리만 올린다. 왜 그럴까. 다 먹고 한 덩어리만 올리면 적어 보여서 1인분을 더 시키게 하기 위해서다. 이 얘기는 또 어떤가. 오랫동안 그룹 비서실장을 지낸 C씨는 사장 회의에 들어와서 앉아 있는 모양만 봐도 실적이 좋은지 안 좋은지 안다고 했다. 실적을 완수해 자신 있는 사람은 의자 깊숙이 기대고 앉지만 성과를 제대로 올리지 못한 사람은 허리를 빳빳이 세우고 책상 앞으로 당겨 긴장하며 앉아 있다는 것.경영의 세계에선 결국 눈이 승부를 가른다. 권영설 한경아
문명은 발전할수록 복잡해진다. 문제가 연쇄적으로 터질 때 사람들이 대처하는 첫번째 방식은 문제의 단순화다. 한두 가지의 간단한 해결책을 동원해 문제를 풀어보려고 애쓴다. 그러나 점점 고도화되는 문명은 그 시간 동안 더욱 복잡해지기만 한다. 해결책이 실패로 돌아가면 사람들은 위기감에 빠진다. 해결책이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되고 믿음에 의지한다. 미신에 빠지고 종교행사에 매달리다 또 시간을 놓친다. 마침내 문명의 복잡성은 극에 달해 폭발하고 만다. 문명 붕괴의 과정을 흥미로운 필치로 그려낸 《지금 경계선에서》에서 저자인 레베카 코스타는 왜 거대한 문명이 하루 아침에 종말을 고하는지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실제 마야문명의 경우 물(水) 문제가 초기부터 큰 걸림돌이었다. 댐을 만들거나 저수지를 만드는 단순한 해결책을 동원해 봤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마침내 이들은 어린아이나 처녀를 희생양으로 바치며 믿음에 의존했다.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마야문명은 사라지고 말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 문명의 갖가지 문제가 점점 거대해지고 있어 어지간한 해결책으로는 풀릴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적인 금융 위기,지구온난화 문제 등이 해결되기는커녕 점점 더 복잡해지는 건 이미 인간의 두뇌 범위를 넘어서고 있어서다. 국내적으로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초과이익공유제''국민연금을 통한 기업 감시' 등도 하나의 해결책으로 모든 것이 풀릴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점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정부의 '묘안'에도 불구하고 전셋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대책들이 실패를 거듭하면 정책 당국자들은 시장을 탓한다. 그것도 문명붕괴
지난해 11월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10'에 연사로 참여한 캐럴라인 워터스는 영국 BT에서 스마트워크(BT에서는 Agile Working으로 부른다)를 총괄하는 책임자였다. 과연 그녀는 어떤 식으로 일할까 궁금했다. "당신의 1주일 근무 형태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하자 기다렸다는 듯 이어진 그녀의 대답은 이랬다. "이틀은 오피스(사무실),또 이틀은 홈오피스(재택),그리고 하루는 '커피스'에서 일해요!"커피스는 커피(coffee)와 오피스(office)의 합성어다. 쉽게 얘기해 1주일에 하루는 회사도 집도 아닌 시내 커피숍에서 편안하게 일한다는 얘기였다. 예상치 못한 그녀의 답변에서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느껴졌다. 일은 이제 장소의 문제가 아니다. 집에서 일하든,회사에서 일하든,아니면 길을 가다가 커피숍에서 일하든 상관없다. 시간도 별로 상관이 없어졌다. 집에서 아침에 일을 다 끝내고 오후에 낮잠을 자도 누가 알 길이 없는 것 아닌가. 중요한 것은 일의 과정이 아니라 결과다. 그 결과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과정에서 자기 스스로 베스트라고 생각하는 결과를 내면 된다. 그것이 새로운 시대의 일하는 방식이다. 우리 사회도 이미 그렇게 전진하고 있다. #일 시키는 방식도 바꿔라이렇게 보면 문제는 오히려 '구세대'다. 상사들이 스마트워크에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일이 훨씬 많다. 직원들이 현장에서 휴대폰 이메일로 보고하는데 본인은 어떻게든 인쇄물로 받아야 한다면,일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어난다. 의사결정의 속도도 더뎌질 수밖에 없다. 한 조직의 속도는 가장 늦은 사람의 속도이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에서 실시된 업무형태 조사인 '젠슬러 리포트(Gensler Report)'에 따르면 현재 지식인
중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초고속 경제 성장 비결이다. 어떻게 이렇게 작은 나라가 세계 모든 나라를 놀라게 하는 성장을 구가해 선진국 문턱까지 갔는가 하는 것이 이들의 관심사다. 중국인들의 이 관심은 구체적으로는 두 사람에 대한 궁금증으로 요약된다. 바로 현대를 창업한 고 정주영 씨와 삼성을 세운 고 이병철 씨다. 오히려 국내에서는 이미 사망한 두 사람에 대해 관심이 없어진 건 아닌지.한국 대표 기업을 창업한 그들의 성공비결 연구가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많은 경영자들이 새로운 희망을 갖고 열심히 일하게 되는 것이 바로 봄이다. 봄은 청소년들 이마에 여드름이 터지듯 에너지가 넘치는 시절이다. 10년짜리,20년짜리 계획도 의욕이 넘치는 이때쯤 세우는 것이 제격이다. 이왕이면 한국을 대표하는 초우량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올봄에 세우는 건 어떨까. 정주영 현대창업주는 요즘 식으로 비유하면 스트리트 스마트(street smart · 산전수전 겪으며 현장에서 체득한 지혜)를 거쳐 딥 스마트(deep smart · 고수의 경지에 도달한 지혜)를 이룬 케이스에 속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례 하나. 소양강댐 건설 계획 발표가 나온 직후 정 창업주가 임원들을 모았다. 지시는 간단했다. "댐이 건설되기 전엔 상습침수지역이었지만 댐이 건설되면 홍수 때 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땅을 찾아라."그렇게 찾은 곳이 현대 성장의 밑받침이 된 압구정동이다. 미래를 창조하는 예지력으로 중국에 소개할 만한 사례가 아닌가. 정 창업주는 그러면서도 부하들을 일로 흥분시키는 방법을 알았다. 그가 남긴 화두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이 바로 '해보기나 했어?'다. 불가능
단골집이 있는가? 왜 그 집이 좋은가? 편해서 그럴 것이다. 특별히 주문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음식을 내어오는 게 단골집이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주고, 그에 맞는 대접도 해준다. 그런데 단골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직업군이 있다. 바로 디자이너다. 지금은 공직에 있는 전직 컨설팅회사 사장이 전해준 얘기.일 때문에 디자이너들을 자주 만나는데 가벼운 점심을 먹을 때도 '이왕이면 새 집'을 강조하더란다. 이유가 그럴 듯하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새로운 자극을 만나야 한다. 우리는 단골집이란 게 원래 없다. "직업군이란 게 묘해서 버릇도 비슷하다. 편안한 곳을 찾는 사람은 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이다. 기업, 특히 제조업 계열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훨씬 불편해한다. 해오던 방식을 더 좋아하고 늘 있던 공간을 편안해한다. 혁신은 변화를 요구한다. 시장이 바뀌고 기술이 바뀌면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기존 상품도 대대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때로는 이전에 전혀 손대 보지 않은 분야에서도 새로운 것을 내놓을 각오를 해야 한다. 업종을 넘나드는 초경쟁 시대에는 다른 업종까지 넘어설 수 있는 블루오션을 창출하지 못하면 언제든 내 시장을 잃을지도 모른다. 버릇부터 바꾸자.우리 동네 단골집에서 폼 잡는 골목대장이 아니라 새로운 구역을 차례로 접수하겠다는 호기가 정말 필요한 시점이다. 처음 가는 식당,잘 모르는 시장,낯선 세상으로 전진하라.거기에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이다.권영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화제뉴스 1 정용진 부회장은밀한 사생활 보니 화제뉴스 2 "국회의원이왜 현빈 군생활까지…" 화제뉴스 3 쌍둥이 옹알
정부가 지난해 중반 야심차게 스마트워크 비전을 발표해놓고 1년이 가까워 오는 이 시점에도 눈에 띄는 진전이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가 스마트워크에 대한 의지를 과연 갖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까지 일고 있다. 이런 종류의 큰 변화라면 정부가 건드릴 수도 없는 건 아닌가 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주5일 근무가 제도화하면서 사회 전체가 바뀐 전례를 볼 때,사회 변화에서 정부의 역할과 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스마트워크의 도입 주체가 될 기업들은 정부에 기대하는 게 많지 않아 보인다. 어떤 이는 정부가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만 해주고 지원제도를 마련하는 데 신경쓰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잘라 말한다. 정부를 포함한 공공부문이 우선 앞장서 실천해보라고 주문하는 이들도 있다. 괜한 규제를 만들어 큰 변화를 망칠 것이 아니라,물이 흐르는 것을 보면서 막힌 물길을 터주는 노력을 하는 데 그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보자. #장애인 고용 확대로 출발한 미국미국판 스마트워크는 '텔레워크'다. 회사에 나오지 않고도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 기본 목표였다. 1990년대 중반 이 제도를 시작할 때 당초 목표는 장애인,상이군인,고령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라는 사회적 목적이 강했다. 이를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대상자와 대상 기업을 확대,출퇴근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 생산성을 높이고 △삶의 질 향상 △에너지 절약 △탄소배출 감축 등의 부수적인 혜택도 도모한 것이다. 사회적 목적이 컸기에 장애인 등이 회사에 오지 않고도 일할 수 있는 텔레워크센터를 접근성이 용이하고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곳에 세웠다. 미국 노동부는
영국의 통신회사인 BT는 1996년 중 · 장기 탄소배출량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2015년까지 탄소배출량을 80% 줄이겠다는 내용이었다. 1980년대 40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던 회사로서는 꿈도 꾸기 어려운 야심찬 계획이었다. 투자 여력이 없지만 어떻게 해서든 탄소를 줄여야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그린 '큰 그림'이었다. 구체적인 탄소 절감 실천방안을 짜내는 과정에서 BT가 찾은 돌파구는 근무형태 혁신이었다.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면 가능할 것이란 결론을 내린 것이다. BT의 고유한 스마트워크인 '애자일 워킹(agile working · 민첩근무제)'은 이렇게 탄생했다. 근무형태를 바꾸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그린(green) 경영' 혹은 '지구적 책임'이라는 철학적 화두가 먼저였다는 얘기다. #BT의 '애자일 워킹'기업이 탄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다. 우선 생산활동에서 탄소를 감축하는 방법이 있다. 탄소를 유발하는 공정이나 기계를 줄이고 환경친화적인 기술을 도입하고,탄소절감형 기계를 쓰는 것이다. 녹색 에너지,녹색 기술 등이 키워드인데 문제는 돈이 많이 들고 기술 발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또 다른 방법은 공장을 포함한 사무공간을 줄이는 것이다. 사무실 크기를 줄이고 직원들의 고정 좌석을 없애는 과정에서 탄소를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공간과 공간 사이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는 것이다. 재택근무를 하면 출퇴근 차량이 내뿜는 탄소를 그만큼 없앨 수 있다. 영업사원이 굳이 본사에 들어가지 않고 퇴근하는 것,한군데 모이지 않고 화상회의를 하는 것 등이 공간 이동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
주주총회 시즌이 끝났다. 회사마다 새로 선임된 임원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선다. 소위 '별'을 단 신임 임원들은 이제 어디가도 번듯한 명함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 평균적으로 25년 이상 한 회사에서 땀을 흘린 결과로 얻는 승리다. '여한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봤다.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걸 잊어선 안된다. 최악의 상황에서 경영진이 됐으면 각오부터 달라야 한다. 더군다나 21세기 들어서도 이미 10년을 보내고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2011년이다. 우선 주위를 잘 둘러보라.이번 인사에서 '물먹은' 사람들을 살펴야 한다. 그들이 당신과 같은 '강적'에게 밀려 승진하지 못했고,그래서 풀죽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속을 어찌 알겠냐만 그들은 대부분 '박해'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정권'에서는 코드가 안 맞아 밀려났으니 조용히 훗날을 도모하겠다고 이미 자위한 상태다. 그러니 당신을 보는 눈이 예전과는 아주 많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실패하기만을 기다릴지도 모른다. 또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임원이야말로 언제든 작별 인사를 받을 수 있는 자리라는 사실이다. 남들이 농담처럼 말하는 대로 임원은 '임시직원'의 준말이라는 게 냉엄한 현실이다. 철저히 성과로 평가받겠다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고 긴장만 해서도 안된다. 저성장 시대,위기의 시대로 요약되는 21세기는 하던 일을 더 열심히 한다고 해서 성과가 나오는 게 절대 아니다. 위기 상황을 두려워해 피할 것이 아니라 기회요인을 찾아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174년째 장수기업으로 존속해온 P&G의 로버트 맥도날드 회장의 말을 명심하라."P&G는
"스마트워크를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사람들에게 물으면 많은 답을 들을 수 있다. 가장 많이 하는 대답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회사 업무를 하는 것'이다. 틀렸다고 하기 어렵지만 정답도 아니다. 스마트워크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다. 그런데 워낙 단어가 익숙하고 쉬워 보여서 그런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스마트워크는 스마트폰의 '스마트(smart)'와 일 또는 근무 형태를 뜻하는 '워크(work)'가 합쳐진 단어다. 둘 다 쉬운 영어 단어이다 보니 각자 연상하는 것이 달라 고유의 개념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전 사원들에게 스마트폰을 나눠주는 것 또는 스마트폰에 업무 애플리케이션을 심는 것 자체로 스마트워크를 하고 있다고 발표하는 회사가 있을 정도다. 사장이 스마트폰으로 메일을 보내는 단순한 행위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 쉬운 용어,많은 오해스마트워크는 정부가 중 · 장기 과제로 판단,추진하고 있는 핵심 정책이다.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가 지난해 7월 이명박 대통령에게 '스마트워크 활성화 전략'으로 보고한 사안이다. 위원회는 2015년까지 근로자의 30%를 스마트워크 체제로 일하게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까지 발표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스마트워크는 대혁명적인 변화"라며 "스마트워크로 근무환경이 나아지면 출산율도 높아지고 삶의 질도 좋아져 업무 성과를 더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통량이 줄어들어 이산화탄소 배출이 감소하고 사무실이 적어도 될 것"이라고까지 덧붙였다. 이 스마트워크는 이전에 행정안전부 주도로 확산시켜 온 '공무원 유연근무제'와 민간 부문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모바일 오피스' 개념을 합친 것으로 보면 된다. 특히 세계 최고의
강남에 사는 어떤 중학생 얘기다. 중3인데 신문을 아주 열심히 읽는다. 진학 준비를 하는 게 아니다. 아버지 부동산이 걱정돼서다. 장래 꿈을 물었더니 "아빠 부동산 빨리 물려받아 편하게 사는 것"이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신문 기사 가운데는 부동산 가격과 절세 방법에 특히 관심이 많다. 엄마와 대화를 나눌 때는 "아빠가 은퇴한 뒤에 사고치면 안되는데…"하면서 걱정이 태산이라는 표정을 짓는단다. 또 다른 부촌에 사는 고등학생도 만만찮다. 심심하면 부모를 졸라 아파트 옥상에 올라간다. 확인하고 다짐받을 게 있어서다. 강건너에 흩어져 있는 부동산이다. 아들 손을 꼭 잡고 엄마가 하는 말."아들아 저 건물 뒤가 우리 땅이고 7층짜리 빌딩은 저쪽에 있다. 다 네 거야.대학이나 취업 너무 신경 쓰지마라.엄마 아빠는 네가 건강하기만 하면 된단다. "공직과 기업에 있는 선배들에게 각각 들은 얘기다. 전하면서 약간 과장된 면은 있겠지만 부자들을 만나 이 얘기를 꺼냈더니 '이제 알았냐'는 표정을 짓는 이들이 많았다. 자기는 그럴 형편이 안 된다며 부러워하는 사람까지 있었다. 이 얘기는 어떤가. 대기업 연구소장 출신인 A씨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옛날 회사에 자주 나타난다. 이거 해달라,저거 해달라 부탁을 하는데 현직들이 거절하기 어렵다. A씨가 하는 얘기는 주로 이런 거다. "큰 일이야.20년 뒤에 서울에 마실 물이 없어질 것 같아.연구비 좀 내놔."사람이 동물과 다른 것은 생각하고 그것을 말로 표현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생각의 크기가 그 사람의 크기를 결정한다. A씨 같은 사람에게 대부분 설복되는 이유는 그 생각이 거창하기 때문이다. 생각의 크기는 지식 정도와는 별로
'사랑받는 기업'에 다니면 어떨까. 종업원은 물론 고객,투자자,파트너,사회까지 '사랑'해주는 기업이니 그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은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을 많이 갖추고 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남을 배려하고 스스로의 동기에 의해 움직이는 건강한 기업문화가 자리잡을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사랑받는 기업' 연구가들은 오히려 이런 기업의 독특한 문화가 이들 기업을 사랑받는 기업으로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한다. 여유가 생겨서 이해당사자 모두를 배려하게 된 것이 아니라,이해당사자들을 배려하는 작은 움직임이 모여서 하나의 기업문화를 형성하게 됐고,이로 인해 모두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TACTILE 기업문화 모델'사랑받는 기업'으로 뽑힌 28개 회사에 "귀사가 선정된 가장 중요한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여러 가지 답변이 있었지만 가장 많은 직원들이 꼽은 것이 기업문화였다. "돈을 좇는 것보다 기업의 문화를 보전하는 것이 휠씬 더 중요하다. "(IDEO)"성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문화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랑받는 기업' 연구를 주관하는 라젠드라 시소디어 미국 벤틀리대 교수는 "한 기업의 문화는 조직의 정신적인 인프라"라고 강조하면서 그 인프라 안에 "공공의 목적을 위해 조직 구성원들을 한데 모으는 가치,가정,관점의 세트가 들어 있다"고 강조한다. 그 기업 문화가 그 회사의 세계관이 돼 기업 구성원 전체의 행동방향을 정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들 기업의 이런 문화적 특징을 영어의 머리글자를 따 'TACTILE'이라고 이름지었다. '손에 잡히는' '감촉이 있는'이라는 뜻의 'tactile'이란 형용사를 활용해 이들 기업의 문화가 회사 밖의
요즘 경영자들은 공부를 많이 한다. 조찬에 가고 세미나도 참석하고 휴일 워크숍을 다녀오기도 한다. 시사 이해도가 높아지고 대화 내용도 좋아지고 네트워크 모임 수준이 업그레이드됐다. 골프와 술,심지어 더 나쁜 취미에 빠졌던 사장들이 많던 시절에 비하면 정말 좋아진 것이다. 그런데 이게 과해지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어느새 '귀명창'이 된 사장이 배워오는 '새로운' 것들이 너무 많아져서다. 효율적인 조직,신성장 전략,차세대 마케팅 등 새로운 트렌드를 듣고 오는 즉시 사용해 보려는 사장과 '도입이 어렵다'는 직원들 사이에 묘한 갈등국면이 형성되고 있다. 직원들 눈으로는 사장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진 것이 문제다. "실제 컨설팅을 받으면 수억원 들어갈 일을 알아보라고 하고,예산 문제 때문에 난색을 표하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질책을 한다"는 게 현장 담당자들의 하소연이다. 물론 사장들의 말은 다르다. "페이스북 같은 세계적 기업이 수백명의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안된다는 소리부터 한다"며 "이 기회에 뿌리부터 바꿔놓을 작정"이라며 비장한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다. 제3자로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생각해 봤다. 관찰 결과 답은 간단했다. 사장이 배워온 것은 21세기 조직에 적합한 것인데,회사는 여전히 20세기형이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가 20세기형이면 아무리 좋은 21세기 이론을 갖다대도 부작용만 있을 뿐이다. 마음을 다스리며 훗날을 도모하는 게 낫다. 적용보다는 '공유'나 '전달'을 통해 직원들에게 자극을 주는 것으로 목표를 낮추는 것도 방법이다.권영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사랑받는 기업'이 현실성 없는 개념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은 이해당사자 일부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모두로부터 사랑받는 방법은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종업원으로부터 사랑받기 위해서는 높은 급여를 줘야 하는데,그렇게 되면 고객에게 싼 가격을 제공할 수 없다고 믿는 식이다. 이해당사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은 모순이고,결국 특정 이해당사자들에게 그 피해가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일리 있는 얘기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협력업체에 원가부담을 전가시키고,종업원 급여를 올려주기 위해 고객에게 비싸게 파는 일이 실제로 많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해당사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사랑받는 기업' 모델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SPICE 모델'사랑받는 기업' 연구자들은 2003년부터 3년간 진행한 '사랑받는 기업(Firms of Endearment) 선정' 프로젝트를 통해 '사랑받는 기업' 28개사를 선정한 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분석했다. 그 결과 이 회사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 'SPICE 모델'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SPICE란 사회(society) 파트너(partner) 투자자(investor) 고객(customer) 종업원(employee) 등 이해당사자 그룹의 영어단어 머리글자를 딴 약어다. 원래 '양념'이란 뜻인 만큼 사회의 양념 같은 존재로서의 '사랑받는 기업'을 잘 표현한 모델이다. '사랑받는 기업'은 이 SPICE 모델을 통해 기업을 둘러싼 이해당사자들과 정서적 유대관계를 맺는 것을 목표로 모든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회사들이다. 대표적인 예가 유기농 식품업체로서 아주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많이 갖고 있는 홀푸드(Whole Foods)다. 이 회사에는 '사명선언서' 대신 '상호의존선언
경영 교육기관을 운영하면서 자주 떠올리는 얘기가 있다. 1940년께 미국 하버드대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을 만들 때 일이다. 독일과 전쟁을 벌여야 했던 미국은 자국의 전쟁 대비 태세를 점검하다 산업계의 경쟁력이 너무 떨어진다는 사실에 놀랐다. 무기,군수품 같은 전쟁물자를 제때 계획하고 생산하고 보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들의 도움이 절실한데 기업 경영자들의 경쟁력이 정부나 군대 리더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았다. 하버드대는 급히 '방위산업을 위한 특별 교육(Training for Defense Industries)'을 개설했다. 이것이 나중에 15주 과정의 하버드 AMP(Advanced Management Program)로 자리잡게 된다. 초기 이 과정을 담당했던 교수가 나중에 국방장관까지 오른 로버트 맥나마라다. 미국은 이 교육을 통해 확보한 군수물자 조달 우위를 바탕으로 승전국이 됐고 마침내 세계 최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결국 교육이 세계대전의 승부를 갈랐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네트워크 중심이나 교양,취미 활동 수준으로 변질되고 있는 최근의 최고경영자 과정을 보면 안타까움이 많다. 아쉬움이 큰 것은 최고경영자 과정뿐만 아니다. 기업을 보면 40대 이상의 중견간부를 위한 교육이 전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견 · 중소기업 이하로 갈수록 더욱 그렇고 이들에 대한 교육은 대부분 개인적인 과업으로 여기는 경향까지 보인다. 지금은 실제 전쟁의 시대는 아니어도 경제 전쟁,기술 전쟁,아이디어 전쟁,비즈니스 모델 전쟁의 시대다. 이런 전쟁의 시대에 우리 한국의 중장년들은 과연 경쟁력이 있는가. 입사해서 쌓은 경험과,근면 성실한 태도 말고 무엇을 자랑할 수 있나. 경영자를 포함한 중견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재계 총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일독을 권해 화제가 된 책이 있다.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다. 대통령의 발언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계에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왜 이 시점에서 대통령이 이 긴 제목의 책,그것도 '사랑'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책을 언급했을까. ◆대통령이 강조한 책단순한 이유일 수도 있다. 국민들로부터 사랑이 아니라 지탄을 받는 기업이 적지 않으니 그룹 회장들이 신경써서 반(反)기업 정서를 넘어서는 경영 모범을 보이라는 주문일 수 있다. 그래서 대통령의 이 언급을 현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공정사회'의 화두와 연결시켜 보는 시각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다. '공정사회' 화두는 대 · 중소기업 상생,동반성장 등의 아젠다로 구체화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기업들의 불공정사례를 조사하는 등 실제 규제로도 이어지며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속앓이를 해왔다. '공정사회' 화두가 이상적이긴 하지만 그것이 기업들의 정상적인 활동을 방해하는 요인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요지다. "기업들은 시장의 압박 속에서 끊임없이 혁신하며 생존해야 하는데,협력업체 지원 여부와 원가 공개 등까지 정부가 간섭하는 것은 결국 인기영합주의"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내는 경영자들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공정사회든 사랑받는 기업이든,그것이 모든 기업을 하향평준화시키는 반시장적 조치라는 반발이 재계의 정서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사랑받는 기업'을 강조하면서 이런 갈등을 가속화시키는 새로운 발단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까지 생겨나고 있다. ◆공룡 모델 vs 꿀벌 모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경제지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다. 이것이 2만달러를 넘느냐 여부가 선진국 진입의 시금석이라도 되는 듯 지난 10수년간 우리는 이 개념에 집착해 왔다. 1년간 한 나라에서 생산된 재화와 용역의 부가가치를 돈으로 환산한 GDP가 기준이 되다보니 회사에서도 오로지 숫자에만 관심을 둔다. 매달 매분기 매반기 그리고 1년의 성과는 결국 얼마나 벌고 얼마나 남겼나 하는 숫자로 계산되는 것이다. 그 결과 개인들의 성공 여부도 이제는 숫자로만 평가된다. 어떤 집에 살며 어떤 차를 몰며 어떤 회원권을 갖고 있고 어떤 옷을 입는지.간단히 돈으로 환원되는 지표들로 남을 평가하고 자기를 평가한다. 그런데 과연 숫자가 모든 것인가. 1인당 GDP라는 것이 사실은 얼마나 기만적인가. 환율이 움직일 때마다 들쭉날쭉하니 말이다. 지금은 장남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퇴위한 지그메 싱예 왕추크 전 부탄 국왕이 1970년대 10대의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올랐을 때 얘기다. 인도를 여행할 때 현지 기자가 그에게 부탄의 GDP가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다. 당시 그는 "왜 생산량 같은 것을 묻느냐.부탄 국민들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후 그는 대관식 때 외국 사절을 공식 초청하면서 부탄을 개방했고 GDP가 아니라 국가총행복(GNH)이라는 지표를 새롭게 내세우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부탄 같은 나라는 어차피 GDP로 경쟁할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지표를 마련한 것이라고 폄하할 수 있다. 그러나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들이 국민의 행복에 관심을 더 갖기로 한 것을 보면 이건 분명 글로벌 이슈다. 프랑스는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2명이 수년 전 사르코지 대통
현대인에게 회사는 가정 이상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사무실에서 보낸다. 청춘을 불태우는 것도 직장이다. 그야말로 직장에서 '용맹정진'하는 셈인데 그 끝이 항상 아름다운 건 아니다. 그러나 영화에서도 해피엔딩이 중요하듯 끝이 좋아야 인생 2막,3막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입사 관리가 아니라 퇴사 관리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보면 부임하는 것 못지 않게 그 자리를 끝낼 때인 '해관(解官)'을 중시하고 있다. 그는 "수령이 죽거나 떠났을 때 백성들이 그를 생각해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낸다면 수령이 남긴 사랑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도 그런 관행은 있다. 기념패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 예전 공직사회에서는 전별금도 줬다. 그러나 실제로 떠난 경영자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그리운 경영자가 되는 길은 우선 '있을 때 잘해 주는 것'이 정답이다. 직원들이 경영자와 함께 일하면서 자신이 성장했다고 생각할 때 애정이 생긴다. 직원에게 '조금 어려운 과제'를 주는 것도 긴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아주 어려운 과제면 포기하지만 조금 어려운 과제를 주면 몰입한다. 과제를 마치면 직원은 또 성장한다. 자주 대화를 나누는 것도 빠뜨릴 수 없다. 직원 자녀가 몇 명인지 정도는 알아야 기본적인 대화를 나눈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요약하면 인간적인 관계를 기반으로,일로 직원을 단련시키며 미래의 비전을 같이 만드는 것이 떠나도 그리운 경영자가 되는 방법이다. 민간 부문 경영진 사이의 갈등이 직원들의 마음을 허탈하게 만드는 사례들이 심심찮아서 하는 얘기다.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이 최근 출간한 책 제목은 《5%는 불가능해도 30%는 가능하다》다. 언뜻 말이 안되는 것 같지만 설명을 들어보면 이해가 간다. 5% 성장하려면 기존 방식을 바꾸지 않고 좀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렇게 되면 목표 달성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30%처럼 생각하기 어려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혀 새로운 방식을 고민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모든 고성장의 원리가 그렇다. 고성장의 기회를 잡으려면 어느 한 시점에서 퀀텀 리프(quantum leap:변화를 위한 폭발적 도약)를 경험해야 한다. 특히 이런 사고방식은 기술수명이 짧고 획기적인 서비스가 혜성같이 나타나는 21세기 들어서는 그 유효성이 더 자주 입증되고 있다. 21세기 들어 나타나는 혁신경영론은 대부분 이런 성장을 목표로 한다. 지금까지는 없는 전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블루오션 전략을 비롯 대부분의 전략이 이전과는 다른 폭발적 성장을 이뤄내는 방법론을 다루고 있다. 코칭분야에서 이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방법론이 있다. 바로 '마스터풀(masterful:대담한) 코칭'이다. 하버드대에서 이 분야를 집대성한 로버트 하그로브 박사는 1995년 같은 이름의 책을 내면서 비즈니스 코칭 분야에 일대 회오리를 일으켰다. 코칭으로 놀라운 성장을 이뤄내는 이 방법론의 핵심은 출발점부터 '불가능한 미래(impossible future)'를 선언하는 데 있다. 지금의 역량이나 자원으로는 도저히 이뤄낼 수 없을 것 같은 대담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불가능한 미래는 단순히 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다. 지금 달성 가능해 보이면 그저 땀을 흘리는 노력만 기울이면 된다. 그러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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