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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쏟아지는 뮤지컬 무대…지킬박사·알라딘, 누구와 만날까

    옷깃을 단단히 여미는 계절이 찾아오면 공연계는 더 화려한 작품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받아들이는 시간. 누군가의 마음에 오래도록 새겨질 뮤지컬과 연극을 추천한다.22일 개막하는 뮤지컬 ‘알라딘’은 올해 최고 기대작 중 하나다. 가슴 따뜻해지는 동화의 요소부터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음악, 마법처럼 환상적인 무대 연출까지. 배우 김준수, 박강현, 민경아, 강홍석 등 화려한 출연진까지 가세했다.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내년 6월 22일까지 열리고, 이후 부산으로 공연장을 옮긴다.20년간 140만 명이 본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오는 29일 개막해 6개월간 대장정을 펼친다. 예매가 열린 회차는 벌써 전석 매진. 홍광호, 전동석 등 탄탄한 가창과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등장한다. 내년 5월 18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공연한다.두 작품이 믿고 보는 인기작이라면, 뮤지컬 ‘틱틱붐’은 비교적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공연이다. 2017년 마지막 공연 이후 7년 만에 돌아온다. 뮤지컬 ‘렌트’를 만든 천재 작곡가 조너선 라슨이 서른 살 생일을 앞두고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자전적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 16일 개막해 내년 2월 2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신한카드아티움에서 공연된다.올해 연극계를 관통한 키워드는 스타다. 영화와 드라마 속 유명 배우들이 연극 무대에 올랐다. 연말에도 스타들의 연극은 이어진다. 영화 ‘극한직업’ ‘베테랑’ 등으로 천만 배우가 된 이동휘가 연극 ‘타인의 삶’ 무대에 도전한다. 독일 영화감독 도너스 마르크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1980년대 동독 비밀경찰의 민간인

    2024.11.21 18:21
  • "지갑 열 준비 완료"…연말 대목 노리는 연극·뮤지컬

    옷깃을 단단히 여미는 계절이 찾아오면 공연계는 더 화려한 작품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받아들이는 시간. 누군가의 마음에 오래도록 새겨질 뮤지컬과 연극을 추천한다. 알라딘 VS 지킬 박사 22일 개막하는 뮤지컬 ‘알라딘’은 올해 기대작 중 하나다. 가슴 따뜻해지는 동화의 요소부터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음악, 마법처럼 환상적인 무대 연출까지. 연령을 불문하고 모두 즐길 수 있어 연말과 잘 어울린다. 배우 김준수, 박강현, 민경아, 강홍석 등 화려한 출연진까지 가세해 사전 예매 경쟁이 치열했다.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6월 22일까지 열리고, 이후 부산으로 공연장을 옮긴다. 20년간 140만명이 본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오는 29일 개막해 6개월간 대장정을 펼친다. 예매가 열린 회차는 벌써 전석 매진. 홍광호, 전동석 등 탄탄한 가창과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등장한다. 내년 5월 18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공연한다. 두 작품이 ‘믿고 보는 인기작’이라면, 뮤지컬 ‘틱틱붐’은 비교적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공연이다. 2017년 마지막 공연 이

    2024.11.21 15:17
  • 춥고 쓸쓸한 겨울, 한층 더 고독하게 즐길 수 있는 연광철의 '겨울 나그네'

    찬 바람에 낙엽이 흩날리고 나무조차 쓸쓸해 보이는 계절. 성큼 다가온 겨울을 맞아, 진하고 깊은 고독이 담긴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연광철 베이스의 목소리로 만나는 공연이 다음 달 3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다.마포아트센터는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베이스 연광철의 '겨울 나그네' 공연 계획을 밝혔다. 이번 공연으로 세계적인 베이스 연광철이 한국 관객을 만난다. 1993년 파리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연광철은 10년 동안 독일 베를린 국립 오페라극장 솔리스트로 활동했다. 2018년엔 독일어권 성악가 최고 영예 '캄머쟁어(궁정 가수)' 칭호도 받았다. '바그너의 성지' 독일 바이로이트 축제에서 150회 이상 무대에 오른 세계 최고 베이스로 꼽힌다.연광철이 이번 공연에서 선보이는 '겨울 나그네'는 '가곡의 왕' 슈베르트의 연가곡이다. 사랑에 실패한 젊은이가 겨울밤 길을 떠나는 고독하고 쓸쓸한 심경을 노래하는 작품이다. 슈베르트가 죽기 1년 전 작곡해 가난과 병과 싸우던 그의 말년의 외로움이 담겼다. 어둡고 쓸쓸한 분위기의 작품이지만 슈베르트 특유의 간결하고 서정적인 멜로디 덕에 전 세계 무대의 겨울을 장식하는 슈베르트의 대표작이다.'겨울 나그네'는 연광철의 커리어를 함께한 작품이기도 하다. 2001년 독일 베를린에서 처음 겨울 나그네를 공연한 이후 2009년 서울 예술의전당, 2015년 대전 예술의전당, 2022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선보였다. 30대에 처음 만난 작품을 예순을 앞둔 올해 다시 만나게 된 것. 그동안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 "베를린에서 처음 무대에 오를 때는 '키 작은 동양인인

    2024.11.19 17:11
  • 예수의 고뇌까지 강렬한 록비트로 터져나온다

    “이건 신성모독이다.” “역사상 최악의 아이디어.”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1971년 개막 당시 평단과 투자자들로부터 온갖 비판과 혹평을 받았다.뮤지컬은 성경 속 예수가 십자가형을 당하기 1주일 전 이야기를 록음악으로 풀어낸다. 문제가 된 점은 예수를 인간적으로 묘사한 대목. 예수가 록음악을 내지르는 것도 모자라 죽음을 예감하고 하늘을 향해 “죽기 싫어요” “내가 왜 죽어야 하나요”라고 외치며 두려움을 호소한다.예수를 향한 사랑과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배신자 유다도 조명한다. 예수의 부활을 묘사하지 않은 점도 종교인들이 이 작품을 거북스러워하는 이유였다. 영국 BBC 라디오는 ‘신성모독’이라는 이유로 이 작품의 음원 송출을 거부했다.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는 메가 히트작이 됐다. 한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해적판’으로 무대에 오르다가 2004년 비로소 공식 라이선스 공연이 열렸고 지난 7일 여섯 번째 시즌을 맞았다.이 작품은 ‘캣츠’ ‘에비타’ ‘오페라의 유령’ 등을 만든 뮤지컬 음악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20대에 만든 초기작이다. 젊은 음악가의 과감함과 패기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성경과 록음악이 의외의 합을 만들어낸다. 록 특유의 땀 냄새 나는 듯한 뜨겁고 정제되지 않은 소리가 등장인물들의 인간적인 고뇌를 진하게 객석으로 전한다.죽음을 앞둔 예수, 사랑하는 예수를 배신해야 하는 유다, 자신도 납득하지 못하는 사형선고를 내려야 하는 빌라도 등 인물들이 두려워하

    2024.11.18 18:40
  • 죽기 싫다고 울부짖는 '락스타 예수'… 화끈한 노래의 성찬

    “이건 신성모독이다”, “역사상 최악의 아이디어”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1971년 개막 당시 평단과 투자자들로부터 온갖 비판과 혹평을 받았다.뮤지컬은 성경 속 예수가 십자가형을 당하기 일주일 전 이야기를 록 음악으로 풀어낸다. 문제가 된 점은 바로 예수를 인간적으로 묘사한 대목. 예수가 록 음악을 내지르는 것도 모자라, 죽음을 예감하고 하늘을 향해 “죽기 싫어요” “내가 왜 죽어야 하나요”라며 외치며 두려움을 호소한다.배신자 유다도 예수를 향한 사랑과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조명한다. 예수의 부활을 묘사하지 않는 점도 종교인들이 이 작품을 아니꼽게 본 이유였다. 영국 BBC 라디오는 ‘신성모독’이라는 이유로 이 작품의 음원 송출을 거부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는 메가 히트작이 됐다. 한국에서는 80년대부터 ‘해적판’으로 무대에 오르다가 2004년 비로소 공식 라이선스 공연이 열렸고 지난 7일 6번째 시즌을 맞았다. 뮤지컬은 ‘캣츠’ ‘아이다’ ‘오페라의 유령’ 등을 만든 뮤지컬 음악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20대에 만든 초기작이다. 젊은 음악가의 과감함과 패기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성경과 록 음악이 의외의 합을 만들어낸다. 록 특유의 땀 냄새 나는 듯한 뜨겁고, 정제되지 않은 소리가 등장인물들의 인간적인 고뇌를 진하게 객석으로 전한다. 죽음을 앞둔 예수, 사랑하는 예수를 배신해야 하는 유다, 자신도 납득하지 못하는 사형선고를 내려야 하는 빌

    2024.11.18 15:22
  • 국악관현악으로 게임 '천하제일상' 듣는다

    전통 국악으로 게임음악 콘서트를 열어온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올해는 ‘작곡 대결’을 가미한다. 다섯 명의 작곡가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천하제일상 거상’을 주제로 각자의 음악을 작곡해 관객들의 평가를 받는 방식이다.국립국악관현악단은 29~30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음악 오디세이: 천하제일상’의 공연 계획을 밝혔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모바일 게임 ‘쿠키런’, 온라인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등으로 해마다 게임 음악 콘서트를 열어왔으며 올해는 에이케이인터렉티브의 게임 ‘천하제일상 거상’을 국악관현악으로 재해석한다. ‘천하제일상 거상’은 16세기 동북아시아를 배경으로 무역과 전투를 통해 돈을 모으는 게임이다.콘서트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작곡가는 상금 600만원을 받는다. 지휘는 한국인 최초로 2014년 미국 아스펜음악제에서 우수 지휘자에게 주어지는 로버트 스파노 지휘자상을 받은 김유원이 맡는다.구교범 기자

    2024.11.17 17:24
  • "난민 위해 곰팡이로 지은 집" 예술로 전쟁 극복하는 아랍

    두바이 디자인 위크의 또 다른 화두는 팔레스타인이었다. 국적, 민족과 상관없이 이슬람을 믿는 모두가 하나의 가족이라는 믿음을 품고 있는 무슬림 공동체는 각종 예술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대신 예술로 팔레스타인에 힘을 보태기로 결심했다.그중 가장 눈에 띈 건축물은 두바이 디자인 지구 한가운데 자리한 난민용 숙소 ‘ReRoot’(리루트)다. 다시 뿌리내리다라는 뜻의 이 작품은 삶의 터전을 잃은 난민을 위해 지어졌다. 레바논, 프랑스, 핀란드, 팔레스타인 출신 디자이너들의 합작품이다.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한 명의 난민이 난민캠프에서 머무르는 시간은 평균 17년. 단순히 비와 바람을 피하는 용도에 그치지 않고 피란민이 편안함을 느끼고, 고향을 추억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달팽이 껍데기처럼 입구부터 방까지 나선형 구조로 구성해 문 없이도 아늑함과 안정감이 느껴지도록 설계했다. 스웨덴의 가구 브랜드 이케아에서 영감받아 난민들이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기능도 더했다. 집에 부착된 화단에서는 고향에서 자라는 식물을 기를 수 있고, 여러 개의 유닛을 조합해 1인 단위부터 가족, 한 마을

    2024.11.15 10:14
  • 마천루 경쟁은 그만! 두바이 건축의 미래는 '쓰레기'에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부르즈할리파’, 세계 최대 쇼핑몰 ‘두바이몰’, 세계에서 가장 큰 관람차 ‘두바이 아인’.두바이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다. 거대 자본을 앞세워 첨단 건축의 경연장으로 널리 알려진 이 땅에 지난 5일 낯선 광경이 펼쳐졌다. 밋밋한 회색 벽돌과 지푸라기, 쓰레기로 만든 엉성하고 얼룩덜룩한 건물들이 두바이 한복판에 나타난 것. 중동지역 최대 디자인 박람회인 ‘제10회 두바이 디자인 위크(DDW)’에서다. 40개국에서 온 300개 브랜드와 아티스트가 5일간 참여한 DDW는 중동지역 최대 디자인 박람회다. 두바이를 중동 예술의 수도로 만들자는 취지로 2015년 첫선을 보였다. 두바이 디자인 지구(D3)에서 건축물과 설치미술을 선보이고, 컨템포러리 디자인 박람회 ‘다운타운 디자인’, 중동 지역 최초 한정판 미술·디자인 박람회 ‘에디션스’도 함께 열린다. 올해의 큰 테마는 ‘재생 가능한 건축’이었다.두바이 디자인 지구 D3의 키워드는 재생 가능성이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 건축기술 회사들이 신기술 선보이는 설치물이 곳곳에 보였다. 일본 건설사 미쓰비시지쇼디자인은 재활용 

    2024.11.15 10:09
  • 사막은 꿈꾼다, 재생 가능한 건축…톱밥·페트병·야자 껍질로 빚은 도시의 미래

    두바이 한복판에 등장한 요상한 건축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부르즈할리파’, 세계 최대 쇼핑몰 ‘두바이몰’, 세계에서 가장 큰 관람차 ‘두바이 아인’.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다. 거대 자본을 앞세워 첨단 건축의 경연장으로 널리 알려진 이 땅에 지난 5일 낯선 광경이 펼쳐졌다. 밋밋한 회색 벽돌과 지푸라기, 쓰레기로 만든 엉성하고 얼룩덜룩한 건물들이 두바이 한복판에 나타난 것. 중동지역 최대 디자인 박람회인 ‘제10회 두바이 디자인 위크(DDW)’에서다.40개국에서 온 300개 브랜드와 아티스트가 5일간 참여한 DDW는 중동지역 최대 디자인 박람회다. 두바이를 중동 예술의 수도로 만들자는 취지로 2015년 첫선을 보였다. 두바이 디자인 지구(D3)에서 건축물과 설치미술을 선보이고, 컨템퍼러리 디자인 박람회 ‘다운타운 디자인’, 중동 지역 최초 한정판 미술·디자인 박람회 ‘에디션스’도 함께 열린다. 올해의 큰 테마는 ‘재생 가능한 건축’이었다.바나나 껍질·톱밥…건축의 미래 '쓰레기'D3의 키워드는 재생 가능성이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 건축기술 회사들이 신기술을 선보인 설치물이 곳곳에 보였다. 일본 건설사 미쓰비시지쇼디자인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3차원(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티하우스를 선보였다. 톱밥으로 3D 프린팅 재료인 필라멘트를 만들고, 네모난 깔때기 형태의 찻집을 지었다. 이때 접착제와 못을 사용하지 않는 일본 전통 건축 방식을 따라 나무판자를 퍼즐처럼 끼워서 맞춘 점이 돋보였다.이탈리아의 창작그룹 이솔라가 내세운 모토는 ‘순환 경제’다. 재활용 소재로 새로운

    2024.11.14 17:00
  • 연출가로 무대 오른 이은결 "마술쇼를 기대하지 마세요"

    한국을 대표하는 마술사 이은결이 연출가로서 무대에 올랐다. 이번에는 마술쇼가 아닌 '시네퍼포먼스'라는 장르의 공연 '멜리에스 일루션'이라는 작품으로 마술사가 아닌 연출가로서 관객을 만났다.이은결은 12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자신의 공연 '멜리에스 일루션'를 '시네 퍼포먼스'라고 소개했다. '시네 퍼포먼스'는 연극, 마술, 영상, 인형극, 마임, 가면극이 합쳐진 형태의 공연이다. 프랑스 출신 마술사 겸 영화감독 '조르주 멜리에스'의 영화를 오마주로 한 작품. 6명의 배우가 마술 트릭과 영화 특수효과 등을 활용해 노인이 된 조르주 멜리에스의 상상 속 세상을 그리는 무언극이다.이같이 생소한 장르의 공연을 열게 된 배경에는 이은결의 마술사로서의 근본적인 고민이 있었다. 1996년 마술을 시작해 30년 가까이 마술을 한국 대중들에게 소개해온 이은결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해야 할 시점이 찾아왔다. 그는 "마술가들은 크게 두 가지 노선을 밟는다"며 "첫 번째는 점점 더 신비롭고 미스테리한 마술을 찾아 나서는 초월주의, 두 번째는 마술의 퍼포먼스에 집중하는 표현주의"라고 설명했다. 자신은 기존의 형식을 파괴하고 해체해 더 재밌게 마술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하겠다고 결심했다."어릴 적 우상은 세계 최고의 마술사로 불렸던 데이비드 카퍼필드였어요. 저는 카퍼필드의 마술 중에서도 드라마적 요소에서 매력을 느꼈어요. 마치 한 편의 영화나 뮤직비디오를 보는 기분이 들었어요. 마술을 하나의 언어 표현처럼 사용한 사람이죠. 저도 마술을 통해 제 생각과 경험을 담을 수 있을까 고민을 시작

    2024.11.12 17:38
  • 예술의전당에서 르클레르, 베리오의 곡 만난다...설지영, 김윤경 바이올린 듀오 연주회 24일 개최

    바로크 시대 프랑스 바이올리니스트 르클레르, 벨기에 바이올리니스트 베리오 등의 작품을 주제로 한 바이올린 리사이틀이 이달 24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린다. 설지영, 김윤경 두 명의 연주자들이 함께 무대에 선다. 바로크 시대의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명으로 꼽히는 르클레르는 이탈리아 바이올리니스트인 코렐리와 비발디의 제자였다. 동시대 이탈리아 작곡가들에 비해 뒤쳐지던 프랑스의 바이올린 작품 및 연주 수준을 끌어올린 유일한 작곡가 겸 연주자라고 평가받는다. 이번 리사이틀에서는 르클레르의 소나타 여섯 개의 작품 중 다섯 번째 곡인 'Sonata for 2 Violins in e minor, Op. 3, No. 5'가 연주된다. 벨기에 플람스브라반트주의 뤼벤에서 태어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베리오는 1815년부터 1829년까지 프랑스와 네덜란드 왕실에서 바이올린 연주자로 활동한 인물이다. 그의 음악적 기교와 교육 방식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1847년에 출판된 작품인 'Duo Concertante, Op. 57, No. 3'가 연주될 예정이다. 당시 유럽의 사회적, 정치적 긴장감이 반영된 곡으로 세 개의 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헨델의 원곡 '쳄발로(하프시코드)를 위한 파사칼리아'를 편곡한 '바이올린과 비올라(또는 첼로)를 위한 2중주', 독일 바이올리니스트의 'Duo Concertante Op.67 No.2' 등도 연주된다.바이올리니스트 설지영은 이화여자대학교 학사와 함부르크 국립음대 석사를 졸업했다. 김윤경은 독일 프라이부르크 국립음악대학 학사, 오스트리아 그라츠 국립음악예술대학 석사를 졸업했다. 이번 공연은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

    2024.11.06 21:37
  • 올겨울 뮤지컬 뒤흔드는 와일드혼 뮤직 파워

    뮤지컬은 본 적 없어도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지금 이 순간’.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뮤지컬 넘버(음악)다. 이 노래를 작곡한 프랭크 와일드혼(사진)의 대표작 세 편이 올겨울 한국 관객을 만난다. ‘지킬 앤 하이드’ ‘시라노’ ‘웃는 남자’ 등 와일드혼의 음악적 역량이 부각되는 작품들이다.와일드혼은 1958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작곡을 독학하며 음악을 썼다. 와일드혼이 대학교를 다니며 만든 ‘지킬 앤 하이드’는 1999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2004년 초연부터 인기몰이를 했다. 와일드혼의 음악은 중독성 강한 멜로디 라인과 뚜렷한 기승전결을 갖춰 호소력 짙은 감성이 특징이다.‘지킬 앤 하이드’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를 원작으로 한다. 주인공 지킬 박사는 인간의 의식을 분리하는 약을 개발해 자기 몸에 직접 실험한다. 그 결과 지킬 박사 내면에는 순수하게 악한 ‘하이드씨’라는 새로운 자아가 자리 잡고, 그가 모습을 드러날 때마다 런던의 거리는 공포에 휩싸인다.‘지킬 앤 하이드’는 2014년 관객 100만 명을 달성해 ‘명성황후’ ‘캣츠’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에 이어 다섯 번째로 밀리언셀러 뮤지컬의 반열에 올랐다. 20주년을 맞은 2024년 기준 총 누적 관객은 180만 명에 달한다.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오는 29일부터 내년 5월 21일까지 공연한다.뮤지컬 ‘시라노’의 원작은 프랑스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 주인공 시라노는 뛰어난 검술과 언변을 지녔지만 코가 큰 추

    2024.11.04 18:21
  • '칸의 여왕' 위페르 열연에 미친듯이 흘러간 90분

    흔히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여왕 하면 마리 앙투아네트를 떠올리지만 비슷한 이름의 또 다른 비운의 여왕이 있다. 스코틀랜드의 마지막 여왕 메리 스튜어트다. 태어난 지 6일 만에 스코틀랜드의 여왕으로 추대됐고, 16세에는 프랑스의 왕세자빈이 됐다. 왕관을 쓰고 태어났지만, 후에 귀족들의 반란으로 왕좌에서 쫓겨나 18년간 망명 생활을 한다. 결국 반역을 꾸몄다는 죄를 쓰고 도끼로 참수형 당하는 끔찍한 죽음을 맞는다.연극 ‘메리 스튜어트’는 이 비운의 여왕을 주인공으로 하는 1인극이다. 주연은 ‘칸의 여왕’ 이자벨 위페르. 1971년 데뷔해 40여 년간 1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한 프랑스 국민 배우다. 칸 영화제와 베니스 영화제에서 각각 여우주연상 2회,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까지 받아 세계 3대 영화제를 모두 석권한 전설적인 배우.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 ‘클레어의 카메라’ ‘여행자의 필요’ 등 한국 영화에도 출연했다. 지난 1일부터 이틀간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연극으로는 처음으로 한국 관객을 만났다.공연은 메리 스튜어트의 횡설수설하는 독백이 90분 내내 이어진다. 수많은 대사를 쏟아내지만, 일관된 이야기가 없다. 위페르는 텅 빈 무대에 등장하는데 그나마도 처음 10여 분은 실루엣만 드러낸 채 정지 동작으로 독백을 이어갔다. 위페르의 프랑스어 대사는 한국어 자막으로 표시됐다.그는 미친 사람처럼 혼잣말하는 것 같다가도, 누군가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는 듯 들린다. 어린 시절 추억, 자신을 따르던 네 명의 시녀 이야기, 자신의 죽음에 대한 감상을 늘어놓지만, 주제가 쉴 새 없이 방향을 튼다. 누구에게 말하는지 확실하지 않고 때로

    2024.11.03 17:29
  • 미친 사람의 독백 같은 90분… 이자벨 위페르의 강렬한 '메리 스튜어트'

    흔히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여왕 하면 마리 앙투아네트를 떠올리지만 비슷한 이름의 또 다른 비운의 여왕이 있다. 스코틀랜드의 마지막 여왕 메리 스튜어트다. 태어난 지 6일 만에 스코틀랜드의 여왕으로 추대됐고, 16살에는 프랑스의 왕세자빈이 됐다. 왕관을 쓰고 태어났지만, 후에 귀족들의 반란으로 왕좌에서 쫓겨나 18년간 망명 생활을 한다. 결국 반역을 꾸몄다는 죄를 쓰고 도끼로 참수형 당하는 끔찍한 죽음을 맞는다. 연극 '메리 스튜어트'는 이 비운의 여왕을 주인공으로 하는 1인극이다. 주연은 '칸의 여왕' 이자벨 위페르. 1971년 데뷔해 40여년간 1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한 프랑스 국민 배우다. 칸 영화제와 베니스 영화제에서 각각 여우주연상 2회, 베를린영화제 은곰상까지 받아 세계 3대 영화제를 모두 석권한 전설적인 배우.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 '클레어의 카메라', '여행자의 필요'로 한국 영화에도 출연했다.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연극으로는 처음으로 한국 관객을 만났다.공연은 메리 스튜어트의 횡설수설하는 독백이 90분 내내 이어진다. 수많은 대사를 쏟아내지만, 일관된 이야기가 없다. 미친 사람처럼 혼잣말하는 것 같다가도, 누군가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는 듯 들린다. 어린 시절 추억, 자신을 따르던 4명의 시녀의 이야기, 자신의 죽음에 대한 감상을 늘어놓지만, 주제가 쉴 새 없이 방향을 튼다. 누구에게 말하는지 확실하지 않고 때로는 같은 말을 빠르게 반복하기도 한다.위페르의 연기도 아무런 예고 없이 이리저리 널뛰기한다. 차분하게 시를 읊듯 말하다가도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미친 사람처럼 혼자 깔깔거리

    2024.11.03 13:57
  • 속삭이는 독백부터 분노까지…조승우, 햄릿을 삼키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고전 ‘햄릿’은 언제나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400년의 세월을 건너며 던져온 질문, ‘사느냐 죽느냐’는 모든 인류의 심장을 관통하며 살아남았다. 수많은 배우가 햄릿 역할을 해왔지만 지금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열리고 있는 연극 ‘햄릿’은 화제성 측면에서 그 차원이 다르다. 데뷔 24년 만에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하는 스타 배우 조승우가 주인공을 맡았기 때문이다. 햄릿 역에 조승우가 단일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약 한 달 간의 공연기간(10월 18일~11월 17일), 매회 900석에 달하는 티켓이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10분 만에 전석, 전회차 매진됐다.조승우가 맡은 역할은 덴마크 왕자 햄릿. 햄릿의 어머니인 여왕 거트루드는 선왕이 죽자마자 그의 동생 클로디어스와 결혼한다. 이 결혼으로 클로디어스는 햄릿의 삼촌이자 새아버지, 그리고 새로운 왕이 된다. 햄릿이 클로디어스가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아버지를 죽였다고 의심하는 이유다. 꼬일 대로 꼬여버린 가족사에 햄릿은 어머니를 향한 배신감, 그리고 삼촌을 향한 복수심에 휩싸인다.조승우는 기대를 뛰어넘는 생명력으로 무대를 휘어잡는다. 실성한 미치광이부터 고뇌하는 철학자, 복수심에 불타는 아들까지 폭넓은 캐릭터가 응축된 햄릿이 살아 숨 쉰다. 조용히 속삭이듯 한숨처럼 내뱉는 독백부터 분노에 치밀어 지르는 괴성까지 대사가 넘실넘실 파도치지만 과하지 않은 완급 조절이 돋보인다. 섬세한 감정 연기에도 단어 한마디 한마디가 또렷이 들리는 조승우 특유의 발성과 발음도 빛난다. 조승우의 햄릿을 두고 ‘185분의 연기 차력쇼’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그에 비해 주

    2024.10.31 17:27
  • 국악관현악으로 듣는 게임 음악, 올해는 '천하제일상'

    전통 국악으로 게임 음악 콘서트를 열어온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올해는 '작곡 대결'을 가미한다. 5명의 작곡가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천하제일상 거상'을 주제로 각자의 음악을 만들어 관객들의 평가를 받는 방식이다.  31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국립국악관현악단 기자간담회에서 채치성 예술감독은 이번 달 말에 펼쳐지는 '음악 오디세이: 천하제일상'의 공연 계획을 밝혔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모바일 게임 '쿠키런', 온라인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등을 대상으로 해마다 게임 음악 콘서트를 열어왔으며 올해는 에이케이인터렉티브의 게임 '천하제일상 거상'을 국악관현악으로 재해석한다.  '천하제일상 거상'은 16세기 동북아시아를 배경으로 무역과 전투를 통해 돈을 모으는 게임이다. 수백~수천 명 이상이 동시에 같은 게임에 접속해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하고 협업하며 즐기는 게임이다. 2002년 출시돼 현재 한국, 북미, 홍콩, 대만에서 누적 회원 694만명에 이르는 인기 게임이다.이번 공연은 '작곡 대결' 형식으로 열리는 점이 독특하다. 5명의 작곡가가 게임 속 등장하는 5개의 지역을 하나씩 맡아 국악관현악으로 테마곡을 만든다. 강한뫼, 성찬경, 장태평, 정혁, 홍민웅이 각각 조선, 중국, 일본, 대만, 인도 지역의 음악을 만든다. 공연 현장에서 다섯 작곡가의 노래를 들은 관객은 투표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노래를 알린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작곡가가 승자로 정해져 상금 600만원이 주어지고, 승자의 음악이 공연의 앙코르곡으로 연주된다. 지휘는 한국인 최초로 2014년 미국 아스펜 음악제에서

    2024.10.31 17:15
  • 명곡에 압도돼 버린 스토리와 연출

    ‘붉은 노을’ ‘옛사랑’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1980~1990년대를 경험하지 않았어도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이문세의 대표곡들이다. 세월이 지나도 제목만 들으면 머릿속에서 멜로디가 절로 떠오르는 이 곡들을 만든 사람은 바로 이영훈 작곡가. ‘광화문연가’는 그가 생전 남긴 명곡을 엮어 이야기로 풀어낸 ‘주크박스’ 스타일 뮤지컬이다.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노래에 어울리게 이야기 역시 과거를 회상하는 액자 방식으로 흘러간다. 주인공은 죽음을 단 1분 앞둔 명우. 응급실에 누워 있던 그는 ‘기억의 전시관’에서 눈을 뜬다. 이곳은 사람의 인연을 관장하는 월화가 사람이 죽기 전 추억을 되감아 주는 장소다. 명우는 첫사랑 수아와의 꼬여버린 사랑을 풀기 위해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음악은 부족함이 없다. ‘소녀’ ‘그녀의 웃음소리뿐’ ‘옛사랑’ 등 이문세와 이영훈의 대표곡들이 아낌없이 담겼다. 주인공 명우로 분한 윤도현의 담백하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옛날 발라드와 어우러져 관객 각자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매력이 있다. 월하 역할을 맡은 차지연은 파워풀한 목소리뿐 아니라 발랄한 코미디 연기로 장면마다 시선을 사로잡는다.음악과 출연진이 지닌 힘에 비해 작품 자체의 매력은 부족하다. 죽기 직전에 꼬인 인연을 풀어준다는 발상은 흥미롭다. 하지만 두 연인이 극적으로 사랑에 빠졌다가 헤어지는 이야기가 다소 신파적으로 흘러간다. 대사도 어색하고 딱딱하게 느껴져 몰입을 방해한다. 대사에서 음악으로 전환하는 과정도 때로 부드럽지 않고 뜬금없다. 전반적으로 음악을 이야기에 녹여내기

    2024.10.30 18:18
  • '주크박스 뮤지컬'이라지만 너무 음악만 돋보여…'광화문연가'

    ‘붉은 노을' ’옛사랑'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80~90년대를 경험하지 않았어도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이문세의 대표곡들이다. 세월이 지나도 제목만 들으면 머릿속에서 멜로디가 절로 떠오르는 이 곡들을 만든 장본인은 바로 이영훈 작곡가. '광화문연가'는 그가 생전 남긴 명곡을 엮어 이야기로 풀어낸 '주크박스' 스타일 뮤지컬이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노래에 어울리게 이야기 역시 과거를 회상하는 액자식 방식으로 흘러간다. 주인공은 죽음을 단 1분 앞둔 명우. 응급실에 누워있던 그는 '기억의 전시관'에서 눈을 뜬다. 이곳은 사람의 인연을 관장하는 월화가 사람이 죽기 전 추억을 되감아 주는 장소다. 명우는 첫사랑 수아와의 꼬여버린 사랑을 풀기 위해 그의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향수가 진하게 느껴지는 음악이 강점이다. '소녀', '붉은 노을', '그녀의 웃음소리뿐',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옛사랑' 등 이문세와 이영훈의 대표곡들이 아낌없이 담겼다. 주인공 명우를 분한 윤도현의 담백하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옛날 발라드와 어우러져 관객 각자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매력이 있다. 월하 역을 맡은 차지연은 파워풀한 목소리뿐 아니라 발랄한 코미디 연기로 장면마다 시선을 사로잡는다.음악과 출연진이 지닌 힘에 비해 작품 자체의 매력은 부족하다. 죽기 직전에 꼬인 인연을 풀어준다는 발상은 흥미롭다. 하지만 두 연인이 극적으로 사랑에 빠졌다가 헤어지는 이야기가 다소 신파적으로 흘러간다. 대사도 어색하고 딱딱하게 느껴져 몰입을 방해한다. 대사에서 음악으로 전환하는 과정도 때로 부

    2024.10.30 16:01
  • 올 겨울 '지금 이 순간'의 전설 프랭크 와일드혼이 온다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 순간나만의 꿈이 나만의 소원이뤄질지 몰라 여기 바로 오늘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넘버(음악) '지금 이 순간'. 가슴 뭉클해지는 가사와 웅장한 멜로디 덕분에 결혼식 축가로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지금 이 순간'에서 말하는 '소원'은 과연 무엇일까. 이 노래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주인공인 의사 지킬 박사가 인간의 인격을 둘로 나누는 위험천만한 약을 개발한다. 자기 자신에게 이 약을 실험하겠다는 비장한 다짐을 꽤 비극적이고 공포스러운 노래다. 백년해로를 약속하는 결혼식과는 어울리지 않는 아이러니한 선곡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지컬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까지 사로잡은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중독성 강하고 단순한 멜로디. 이 노래를 만든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음악의 힘이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작곡가 와일드혼의 손에서 태어난 <지킬 앤 하이드>, <시라노>, <웃는 남자>가 올 겨울 연달아 한국 관객을 만난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프랭크 와일드혼은 클래식 음악, 뮤지컬, 가요계를 넘나들며 그래미, 토니상, 에미상 후보에 여러 차례 오른 작곡가다.1958년에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혼자서 피아노를 배우며 작곡가라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여러 밴드를 위해 로큰롤,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썼다. 대학교에 진학한 이후에도 철학과 역사를 전공한 그는 한 번도 공식 음악 교육받지 않고도 작곡을 독학했다. 그의 대표작

    2024.10.30 09:24
  • 박정희 "우리 연극도 한강처럼 될 겁니다…세계 무대에 당당히 서고 싶어요"

    박정희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실험적인 연극으로 이름을 알린 연출가다. 2001년부터는 극단 ‘풍경’을 이끌며 2008년 서울연극제 연출상 수상작 ‘첼로’를 포함해 연극 ‘하녀들’ ‘이영녀’ 등을 무대에 올렸다. 일반적인 이야기 구조를 거부하고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이었다.29일 만난 박 감독에게 소싯적 작품으로 추구하려 했던 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젊은 시절에는 예술가로서 ‘날’이 서 있었다”며 “이야기로 감성을 일으키는 연극보다 인간을 탐구하고 파고드는 작품들에 흥미를 느꼈다”고 설명했다.작가주의 성향을 드러냈던 박 감독은 지난 4월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맡았다. 반년 동안 그는 예술가보다 국립 문화단체의 수장으로서 면모를 강하게 풍겼다. 박 감독은 “저의 극단이나 팬들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며 “이제는 스토리도 명확하고 대중적인 관심을 끌 만한 작품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립극단은 ‘관객추천지수’를 활용해 재공연할 작품을 선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관객추천지수는 극단 공연을 본 관객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설문조사를 수치로 보여준다. 국립극단은 이들 수치로 관객이 가장 재밌게 본 작품을 구분한다.박 감독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남은 2년 반 동안의 목표를 묻자 박 감독은 “한국 연극의 해외 진출”을 꼽았다. 그는 올해 ‘국제교류전문 PD’ 시스템을 도입했다. 연출가가 작품 제작에 집중한다면, 국제교류전문PD는 해외 유명 연극제와 페스티벌의 예술감독과 네트워킹 형성을 전문적으로 맡는다. 박 감

    2024.10.29 18:36
  • 박정희 예술감독 "한강 작가처럼 국립극단도 세계서 인정 받을 수 있어"

    박정희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실험적인 연극으로 이름을 알린 연출가다. 2001년부터는 극단 '풍경'을 이끌며 2008년 서울연극제 연출상 수상작 '첼로'를 포함해 연극 '하녀들', '이영녀'를 무대에 올렸다. 일반적인 이야기 구조를 거부하고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이었다. 29일 만난 박 감독에게 당시 작품으로 무엇을 추구하고 싶었는지 물었다. 그는 "젊은 시절에는 예술가로서 '날'이 서 있었다"며 "이야기로 감성을 일으키는 연극보다는 인간을 탐구하고 파고드는 작품들에 흥미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취임해 국립극단 예술감독직을 맡은 지 6개월이 지난 현재. 처음으로 국립 단체를 이끌기 시작한 그도 변화하는 중이다. 박 감독은 "국립극단을 이끄는 만큼 제 팬이나 제 극단을 좋아하는 사람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관객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이제는 이야기도 있고, 대중적으로 사람들이 찾을 작품들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립극단은 '관객추천지수'를 활용해 재공연할 작품을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관객추천지수는 극단 공연을 본 관객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설문조사를 수치화한 점수다. 국립극단은 이 지수를 관객이 가장 재밌게 본 작품을 구분하는 척도로 활용하고 있다.남은 2년 6개월의 임기 중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박 감독은 "한국 연극의 해외 진출"을 꼽았다. 그 일환으로 국립극단은 올해 '국제교류전문 PD' 시스템을 도입했다. 연출가가 작품 제작에 집중한다면, 국제교류전문PD는 해외 유명 연극제와 페스티벌의 예술감독들과 네트워킹

    2024.10.29 16:27
  • 도도새와 손잡은 첼리스트 홍진호의 단독콘서트 '첼로의 숲'

    "많은 분이 클래식 공연을 부담스러워하시지만, 제 콘서트는 계곡에 간다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17일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클래식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첼리스트 홍진호가 오는 11월 열리는 그의 공연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홍진호가 2년 만에 단독 콘서트 '첼로의 숲'을 연다. 홍 첼리스트가 직접 쓴 에세이에서 영감을 받아 쓴 자작곡으로 구성된 공연이다. 첼리스트 홍진호와 재즈피아니스트 최문석, 베이시스트 김유성, 퍼커셔니스트 렉토루즈, 기타리스트 소상규로 구성된 '홍진호퀸텟'이 무대에 오른다.홍진호의 음악을 시각화한 영상이 무대를 꾸민다는 점이 이번 공연의 특징. '도도새'를 그리는 화가 김선우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화가와 협업을 결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 홍진호는 "이번 공연에서 연주하는 음악은 개인적인 이야기와 에세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라며 "이 사실을 모르는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돕는 시각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김선우 작가는 도도새를 모티브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다. 그는 "도도새는 원래 날 수 있는 새였지만 스스로 나는 걸 포기해서 멸종된 새"라며 "이번 공연도 꿈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는데, 도도새를 통해 우리들의 꿈을 다시 찾아 떠나자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제작 과정에 대해서 김 화가는 "처음에는 진호 씨(홍진호)의 음악의 뉘앙스에 맞는 이미지를 스케치해 영상 제작업체에 맡길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공연은 첼리스트 홍진호의 공연이지만 저의 전시회이기도 하다"며 "작업을

    2024.10.28 17:28
  • 넘실넘실 파도치는 조승우의 '햄릿'…독보적이라 아쉽다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 전회차 매진을 기록한 예술의전당의 '햄릿'.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지난여름 신시컴퍼니와 국립극단의 무대로 이미 관객을 만난 작품이다. 올해에만 두 번이나 무대에 오른 400년 전 고전에 이 정도로 뜨거운 관심은 유별나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조승우 효과'다. 데뷔 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도전한 한국 공연계 최고 스타 조승우를 보기 위해 예술의전당 로비는 관객으로 가득했다.조승우가 맡은 역할은 덴마크 왕자 햄릿. 햄릿의 어머니인 여왕 거트루드는 선왕이 죽자마자 그의 동생 클로디어스와 결혼한다. 이 결혼으로 클로디어스는 햄릿의 삼촌이자 새아버지, 그리고 새로운 왕이 된다. 햄릿이 클로디어스가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아버지를 죽였다고 의심하는 이유다. 꼬일 대로 꼬여버린 가족사에 햄릿은 어머니를 향한 배신감, 그리고 삼촌을 향한 복수심에 휩싸인다.조승우는 기대를 뛰어넘는 생명력으로 무대를 휘어잡는다. 실성한 미치광이부터 고뇌하는 철학자, 복수심에 불타는 아들까지 폭넓은 캐릭터가 응축된 햄릿이 살아숨쉰다. 조용히 속삭이듯 한숨처럼 내뱉는 독백부터 분노에 치밀어 지르는 괴성까지 대사가 넘실넘실 파도치지만 과하지 않은 완급조절이 돋보인다. 섬세한 감정연기에도 단어 한마디 한마디가 또렷이 들리는 조승우 특유의 발성과 발음도 빛난다.그에 비해 주변 인물들은 밋밋하다. 죄책감과 사랑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거트루드의 고민이 잘 느껴지지 않고 갑자기 애틋한 어머니의 옷을 입는다. 햄릿의 연인인 오필리아도 햄릿의 광기에 상처받는 모습에 머물러 비극성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자신의 아버

    2024.10.28 14:33
  • [이 아침의 감독] 파격적인 구도…'호러 무비'의 틀을 깨다

    아리 애스터(사진)는 ‘유전’과 ‘미드소마’ 두 편의 영화로 자신만의 독특한 공포 장르를 개척한 젊은 영화감독이다.1986년 미국 뉴욕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어머니 손에 이끌려 자주 영화관에 가면서 영화에 관심을 키웠다. 특히 공포 영화와 초자연적인 주제를 다루는 영화들에 빠졌다.청소년기부터 영화감독을 꿈꾸며 혼자 대본을 썼다. 이후 미국영화연구소(AFI)의 감독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해 자신이 쓴 대본을 영화로 제작하기 위한 기술을 배웠다.2018년에는 첫 장편 영화 ‘유전’을 발표했다. 한 아이의 죽음으로 가정이 붕괴하는 과정을 그린 심리 스릴러 영화로, 실험적이면서 과감한 영화라는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2019년에는 두 번째 작품 ‘미드소마’를 공개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충격적인 스토리와 세심한 연출로 호평받았다.호러 영화의 뜰을 깼다는 평을 받는다. 아름답고 파격적인 구도를 활용해 숨 막히는 심리 드라마를 그려낸다. 가족 간 갈등, 트라우마, 욕망 등 인간 내면에 숨겨진 어두운 감정이 자주 소재로 등장한다. 비현실적인 장면으로 인위적인 느낌을 표현하는 연출이 악몽 같다는 뜻에서 애스터의 작품은 ‘악몽 판타지’로 불리기도 한다.구교범 기자

    2024.10.27 18:27
  • '퉁소소리' 위해 15년 기다린 고선웅 "뻔뻔한 전쟁 속 민중 고통 담아"

    "<최척>' 속 이야기는 현재 벌어지는 일들과 똑같아요. 지금도 뉴스를 보면 파병을 하고, 전쟁을 일으키고 난민 캠프에 폭격하고 있어요. 이렇게 집요하게 벌어지는 전쟁 속에 고통받는 민중들의 삶과 생명력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고선웅 연출가는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연극 '퉁소소리'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고전 소설 <최척전>을 서울시극단이 재해석한 연극 '퉁소소리'가 오는 11월 무대에 오른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명나라, 일본, 안남(베트남)으로 뿔뿔이 흩어진 최척, 그의 아내 옥녀와 아들이 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고 연출은 이 작품을 15년 전부터 구상해왔다. 그는 <최척전>에 대해 "조선, 일본, 중국, 베트남까지 동북아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장황한 작품"이라며 "이런 이야기를 한정된 무대와 배우를 활용해 공연하기 위해서는 캐스팅, 전쟁 장면 연출 등 현실적으로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아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공연이 결정되고 약 6개월이 걸려 대본을 완성하고, 출연진 캐스팅과 시간 배분을 결정하는 데에만 3달이 걸렸다.제목을 <최척전>이 아닌 '퉁소소리'로 바꿨다. 원작의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는 "최척의 아내인 옥녀의 역할도 크고, 2막에서는 옥녀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며 "사실 제목은 최척전이 아니라 최척과 옥녀전이 되어야 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척과 옥녀'라는 제목은 너무 심심해 작품 내내 등장하고 둘 사이를 이어주는 매개체인 퉁소소리로 정했다"고 설명했다.고

    2024.10.27 10:07
  • 아빠로, 드레서로 … 노년의 최후 전하는 전무송-송승환 연극들

    낙엽이 지고 자연이 잠자리에 드는 계절이다. 가을처럼 언젠가는 시들 수밖에 없는 인간의 숙명을 두 원로배우가 연극 무대에서 그려낸다.전쟁 중에도 공연을 멈출 수 없는 노배우… 송승환의 <더 드레서><더 드레서>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영국의 한 극장에서 펼쳐진다. 주인공은 영국 셰익스피어 극단의 노배우. 그의 곁에는 16년째 함께한 드레서 '노먼'이 있다. 드레서란 배우의 의상을 갈아입는 걸 도와주고 옷을 관리하는 보조자이지만 노먼은 그 이상으로 헌신하며 배우를 보필해왔다. 무려 227번째 '리어왕' 공연을 앞둔 어느 날 노배우는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감독과 단원들의 만류에도 극을 진행하려고 하지만 노배우는 첫 대사부터 잊어버린다. 몸과 정신이 낡고 닳은 노인이 자기 인생을 되돌아보며 느끼는 고독과 고뇌가 담긴 인물이다.영화 '피아니스트'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로널드 하우드의 작품이다. 실제로 연극 드레스로 일했던 작가의 경험담이 이 연극의 바탕이 됐다. 1980년에 초연한 후 1983년에는 영화로 만들어져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받았다. 2015년에는 앤서니 홉킨스, 이안 맥켈런 주연의 TV 시리즈로도 제작됐다. 한국 무대에는 극단 '춘추'가 1984년 처음 한국 관객에게 선보였다.3년 만에 돌아온 '더 드레서'는 2020년, 2021년 공연 당시 캐스팅이 그대로 돌아왔다. 올해로 만 67세를 맞은 베테랑 배우 송승환이 주인공 노배우, 오만석과 김다현이 드레서 노먼 역을 맡는다. 연극 '더 드레서'는 11월 3일까지 서울 정동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한다.전무송·전현아 부녀가 연기하는 치매 노인과 그의 딸, 

    2024.10.24 11:21
  • 교양 있는 우리들의 가식을 들추는 '대학살의 신'이 온다

    연극 ‘아트'로 한국 관객에게 사랑받는 프랑스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이름부터 강렬한 희곡 '대학살의 신'이 오는 12월 개막한다.작품은 두 소년의 다툼에서 시작한다. 11살 남자아이 둘이 놀이터에서 싸우다가 한 명의 이빨이 부러지는 사고가 벌어진다. 이 사건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때린 아이의 부모인 알랭과 아네뜨가 이빨이 부러진 소년의 부모, 미셀과 베로니끄를 찾아간다.두 부부 모두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반반하고 고상하다.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고, 교양도 갖춰 보인다. 이 모임도 처음에는 예의 바르고 정중하게 시작한다. 하지만 머지않아 이들의 대화는 유치한 말싸움으로 변질되고, 이들의 치졸한 민낯이 점차 드러난다. 교양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인간의 가식과 위선을 유쾌하게 꼬집는 작품이다.인간의 위선과 허상을 꼬집는 블랙 코미디 작품으로 세계적인 극작가 반열에 오른 야스미나 레자의 희곡이다. 레자는 1959년 유대인 부모 아래서 태어났다. 1987년 '장례식 후의 대화'로 토니어워즈, 프랑스 최고 연극상 몰리에르상, 영국의 토니상까지 휩쓸며 이름을 알렸다. 한국 공연계에서는 '아트'가 큰 인기를 끌어 한국 공연 애호가들에게 이름을 각인시킨 극작가다.2008년 희곡으로 발표한 '대학살의 신'은 2008년 영국 웨스트엔드 초연 후 2009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다. 평단의 극찬을 받은 이 작품은 2009년 토니어워즈 최고의 작품상, 여우주연상, 연출상까지 3관왕을 휩쓸고 영국의 토니어워즈로 불리는 로렌스 올리비에상 최고의 코미디상까지 받았다. 2011년에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카니지' (Carnage, 대학살)

    2024.10.23 16:03
  • 뮤지컬 애니, 보육원 고아와 뉴욕 갑부의 가슴 훈훈한 가족만들기

    “그 이후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어릴 적 부모님이 읽어준 숱한 동화책이 이 문장으로 이야기를 끝맺었다. 어른의 시선으로 봤을 때는 심심하고 밋밋한 결말일 수도 있지만, 어린이들이 고사리손으로 책 표지를 덮고 마음 편안히 잠들 수 있게 하는 마법 같은 문장이다.뮤지컬 ‘애니’도 이런 시절 동화책을 읽는 듯한 아늑함이 느껴지는 공연이다. 작품은 해럴드 그레이의 소설 <작은 고아 소녀 애니>를 원작으로 한다. 주인공은 보육원에서 평생 살아온 애니. 갓난아기 시절 보육원 문 앞에서 발견된 아이다. 애니가 가진 부모님의 흔적은 두 가지다. 언젠가 꼭 다시 찾으러 오겠다는 약속이 담긴 편지와 다시 재회했을 때 서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반으로 나눠진 목걸이다. 애니는 언젠가 부모님이 다시 자신을 찾으러 올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애니에게 예상치 못한 선물이 도착한다. 당시 뉴욕 최고의 갑부 올리버 워벅스가 보육원 아이 한 명을 자신의 저택에 2주간 초대하는 이벤트에 뽑히게 된 것. 유능하고 부유하지만 가족의 사랑을 잊고 살아온 워벅스는 애니를 보며 자기 딸을 바라보는 듯한 사랑을 느끼고, 애니는 처음으로 가족의 존재를 경험한다.마음이 편안해지는 교과서적인 작품이다. 마치 한 동화책을 무대로 올린 듯 뚜렷한 기승전결이 펼쳐지고 전형적인 해피엔딩 결말을 맞는다. 그 안에 가족, 사랑, 희망 등 가슴 따뜻해지는 교훈도 녹아있다. 복잡한 플롯이나 반전은 없지만, 등을 젖히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따뜻한 뮤지컬이다.‘애니’에서 느껴지는 포근함에는 아이들의 역할도 크다. 주인공 애니의 보육원 친구로 등

    2024.10.22 18:24
  • 기어이 다시 만나는 '임진왜란 이산가족'

    임진왜란(1592~1598)으로부터 20여 년이 흐른 1621년. 조선의 작가 조위한이 소설을 한 편 썼다. <최척전>이다. 전쟁통에 흩어진 최척과 그의 가족들이 서로를 찾기 위해 분투하는 여정을 담았다. 전쟁의 고통을 이겨내고 다시 만난 가족을 뭉클하게 그려낸 <최척전>이 연극으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시극단이 11월 11~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올리는 ‘통소소리’다.<최척전>은 당대 문학과 비교했을 때 독특한 점이 많다. 배경은 중국 일본 베트남까지 넓게 펼쳐지며,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던 당시 사회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인물 묘사도 이례적이다. 당시 문학 작품은 대부분 전쟁으로 인한 상처를 반영해 일본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 하지만 <최척전>에선 중국인과 일본인이 주인공을 도와주는 선한 역으로 등장한다. 고전 소설 중에서는 드물게 인류애와 휴머니즘을 이야기한 진보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서울시극단의 고선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노최척 역에 캐스팅된 원로 배우 이호재(사진)의 연기도 주목받는 지점. 장태평 전 경기 시나위오케스트라 부지휘자가 이끄는 5인조 국악 밴드의 라이브 연주가 공연을 한층 다채롭게 꾸밀 예정이다.구교범 기자

    2024.10.21 18:30
  • [이 아침의 영화감독] 미장센 달인, 스파이크 존즈

    미국의 영화감독 스파이크 존즈(사진)는 화려하고 감각적인 영상미로 주목받았다. 대표작으로는 ‘존 말코비치 되기’ ‘그녀’가 있다. 존즈는 1969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애덤 스피겔이지만 어릴 때부터 스포츠머리를 좋아해서 ‘스파이크’라는 별명이 붙었다.1999년에는 장편영화 데뷔작 ‘존 말코비치 되기’로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아카데미 어워즈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2013년에는 인공지능(AI)과 사랑에 빠지는 남성을 그린 영화 ‘그녀’로 아카데미상 5개 부문 후보에 올라 각본상을 받았다.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답게 감각적인 영상미가 탁월하다. 화려한 색감을 과감하게 사용해 알록달록하고 톡톡 튀는 장면을 연출한다. ‘어댑테이션’ ‘그녀’ 등에서 불안정하고 결핍한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구교범 기자

    2024.10.2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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