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독일은 냉전이 한창이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 동독의 집권당 사회주의통일당은 ‘사상’이라는 서슬 퍼런 칼날을 시민의 목에 겨눴다. 사상 검증과 국가 안보를 이유로 국민의 일상을 빈틈없이 감시했고 출판과 공연을 철저히 통제했다. 국가보위부(슈타지)에는 10만 명의 비밀경찰과 20만 명 넘는 정보원이 활동할 정도였다.연극 ‘타인의 삶’ 속 주인공 비즐러는 그중에서도 유독 차갑고 철두철미한 슈타지 비밀경찰이다.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고문도 서슴지 않고, 고문이 좋은 취조 전략이라고 가르치는 냉혈한이다. 그런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감청과 감시. 그 대상은 연인 사이인 동독 최고의 극작가 드라이만과 인기 배우 크리스타다.드라이만의 집에 빈틈없이 도청기를 설치한 비즐러는 두 연인의 삶에 깊숙이 들어간다. 일상적인 대화와 사소한 다툼부터 사랑을 나누는 소리까지 듣는다. 비즐러의 마음은 미묘하게 동요한다. 사랑과 열정이 가득한 이들이 권력에 짓밟히고 저항하려는 모습을 목격하면서다. 점차 당을 향한 충성심까지 흔들리기 시작한다.영화가 원작인 작품이 무대에 오르며 미묘한 매력이 더해졌다. 도청으로 이야기를 엿듣는 비즐러는 두 연인 바로 옆에 서서 귀를 기울이지만 드라이만과 크리스타는 눈앞의 그를 보지 못한다. 같은 공간에서 모든 비밀을 공유하면서도 서로를 보지 못하는 이들의 관계가 좁은 무대에 놓여 더욱 숨 막힌다. 영화처럼 다양한 배경을 사용하지 못하는 연극 무대의 한계가 단점이 아니라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더욱 피 말리게 그리는 장치가 된다.이 숨 막히는 무대에서 발악하는 주인공들의 딜레마가 관객의 가슴
1980년대 독일은 냉전이 한창이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 동독의 집권당 사회주의통일당은 '사상'이라는 서슬 퍼런 칼날을 시민들의 목에 겨눴다. 사상검증과 국가 안보를 이유로 국민들의 일상을 빈틈없이 감시했고, 출판과 공연도 철저히 통제했다. 국가보위부(슈타지)에는 10만 명의 비밀경찰과 20만 명이 넘는 정보원이 활동할 정도였다.연극 '타인의 삶' 속 주인공 비즐러는 그중에서도 유독 차갑고 철두철미한 슈타지 비밀경찰이다.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고문도 서슴지 않고, 오히려 고문이 좋은 취조 전략이라고 가르치는 냉혈한이다. 그런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감청과 감시. 그 대상은 연인 사이인 동독 최고의 극작가 드라이만과 인기 배우 크리스타다.드라이만의 집에 빈틈없이 도청기를 설치한 비즐러는 두 연인의 삶에 깊숙이 들어간다. 일상적인 대화와 사소한 다툼부터 사랑을 나누는 소리까지 듣게 된다. 비즐러의 마음은 미묘하게 동요한다. 사랑과 열정이 가득한 이들이 권력에 짓밟히고 저항하려는 모습을 목격하면서다. 점차 당에 대한 충성심까지 흔들리기 시작한다. 결국 드라이만이 반국가적인 기사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도 비즐러는 이들을 보호해주지만, 세 명의 주인공 모두 위기에 처한다.영화가 원작인 작품이 무대에 오르며 미묘한 매력이 더해졌다. 도청으로 이야기를 엿듣는 비즐러는 두 연인 바로 옆에 서서 귀를 기울이지만 드라이만과 크리스타는 눈앞에 그를 보지 못한다. 같은 공간에서 모든 비밀을 공유하면서도 서로를 보지 못하는 이들의 관계가 좁은 무대에 놓여 더욱 숨 막힌다. 영화처럼 다양한 배경을 사용하지 못하는 연극 무대의 한계
유명 뮤지컬 배우들이 잇달아 건강 이상 증세를 겪으며 공연 중단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관람객 사이에서는 유명 배우 ‘겹치기 출연’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23일 공연계에 따르면 배우 차지연이 뮤지컬 ‘광화문연가’를 공연하던 중 건강 이상으로 도중에 무대에서 내려와 공연이 중단됐다. 전날 오후 2시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된 ‘광화문연가’에서 ‘월하’ 역을 맡은 차지연이 과호흡 증세를 보였기 때문이다.제작사 CJ ENM은 “1막 공연 중 차지연 배우에게 일시적인 과호흡 상태가 발생해 공연이 중단됐다”며 “배우는 지체 없이 병원으로 갔으며, 전문의 소견에 따라 필요한 검사와 조치를 받고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공연 예매자에게는 티켓 결제 금액 기준으로 110% 환불이 두 번의 절차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관객들께 불편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차지연이 출연 중인 또 다른 뮤지컬 ‘명성황후’ 부산 공연도 캐스팅이 변경됐다. 24일과 25일 차지연을 대신해 배우 김소현이 명성황후 역을 소화할 예정이다.최근 배우들이 건강 이상으로 공연이 중단되거나 캐스팅이 변경되면서 겹치기 출연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우 최재림은 지난 20일 뮤지컬 ‘시라노’ 공연 도중 목 상태가 좋지 않아 2막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파장은 ‘시라노’뿐만 아니라 그가 출연하는 뮤지컬 ‘킹키부츠’와 ‘시카고’의 지방 공연에까지 미쳤다. 최재림은 앞서 올해 초에도 뮤지컬 ‘레미제라블’과 ‘오페라의 유령’ 등을 동시에
“한국에서 성악 전공자만 1년에 1000명 넘게 졸업합니다. 그에 비해 전국 모든 단체가 1년간 선발하는 인원은 전부 합해도 채 100명이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학생은 새로운 길을 찾을 수밖에 없죠.”임상혁 추계예술대 총장은 지난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예술 전공생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의 분야에 갇히지 않는 융합적 사고”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는 예술 전공자 수에 비해 음악·미술 시장 규모가 작고 일자리도 부족해 융합·응용 분야에 눈을 떠야 한다는 게 임 총장의 판단이다.서울 북아현동에 있는 추계예대는 ‘소수정예 예술인 양성’을 목표로 운영되는 4년제 예술대학이다. 임 총장은 1999년 취임한 이후 25년째 추계예대를 이끌고 있다. 1992년 미국 오리건대에서 교육학을 공부한 뒤 총장직을 맡기 전까지 추계학원 기획실장과 부총장을 거치며 평생을 예술교육에 몸담았다.임 총장은 미국 경험을 토대로 2001년 한국 최초로 예술경영 전문대학원을 설립했다. 그는 “당시 한국에는 악기를 연주하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있지만 예술가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사람은 없었다”며 “회계, 경영, 공연·전시 운영 등을 가르치는 예술경영대학원을 만든 이유”라고 설명했다.그는 학부 단위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추계예대는 융합예술학부를 설치했다.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웹툰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할 창작가를 기르는 콘텐츠스토리학과, 콘텐츠 마케팅·유통 전문가를 양성하는 콘텐츠비즈니스학과,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등 신기술을 활용한 창작을 가르치는 메타콘텐츠학과로 구성됐
서른 살이 돼가는데 이룬 게 하나도 없다. 남들은 앞으로 나아가는 데 나만 제자리다. 여태껏 무얼 하고 살아온 걸까.뮤지컬 ‘틱틱붐’은 이런 고민에 초조해하는 한 젊은이의 이야기다. 뮤지컬 ‘렌트’를 만든 천재 작곡가 조너선 라슨의 자전적 작품. 주인공 존은 몇 년째 브로드웨이 무대에 자신의 작품을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작곡가 지망생이다. 낮에는 생계를 위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고 밤에는 곡을 쓴다. 그러는 사이 가장 친한 친구는 성공한 사업가가 됐고, 여자친구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를 조언한다. 서른 번째 생일을 앞둔 존의 머릿속에서는 시계 초침 소리가 째깍째깍 울린다. 틱…틱…틱.작품 내내 존은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통스러워한다. 어떤 대단한 사건이나 극적인 문제 해결이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이 역경을 이겨내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작곡가라는 꿈을 마침내 이룬다는 동화적인 해피엔딩도 없다.그럼에도 작품은 희망을 심어준다. 어떻게든 기적적으로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막연한 약속을 하지 않는다. 대신 두려움을 마주하고 꿈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사람들과 공감하고, 그 과정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을 잊지 말자는 담담하지만 따뜻한 메시지가 담겼다.이 작품의 힘은 라슨의 음악적 센스에서 나온다. 소박한 이야기에 노래와 대사가 물 흐르듯 이어져 리듬을 더해준다. 감정 변화와 서사가 농축된 가사가 등장인물이 느끼는 감정을 진하게 객석에 전한다. 곡의 구성에서 라슨의 천재적 작곡 능력이 보인다. 록 음악이 큰 줄기를 이루지만 감미로운 멜로디의 발라드와 재즈까지 많은 장르가 어우러져 다채롭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서른살이 되어가는데 이룬 게 하나도 없다. 남들은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만 제자리다. 여태껏 무얼 하고 살아온 걸까.뮤지컬 '틱틱붐'은 이런 고민에 초조해하는 한 젊은이의 이야기다. 뮤지컬 '렌트'를 만든 천재 작곡가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 작품. 주인공 존은 몇 년째 브로드웨이 무대에 자신의 작품을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작곡가 지망생이다. 낮에는 생계를 위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고 밤에는 곡을 쓴다. 그러는 사이 가장 친한 친구는 성공한 사업가가 됐고, 여자친구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를 조언한다. 서른번째 생일을 앞둔 존의 머릿속에서는 시계 초침 소리가 째깍째깍 울린다. 틱…틱…틱.작품 내내 존은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통스러워한다. 어떤 대단한 사건이나 극적인 문제 해결이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이 역경을 이겨내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작곡가라는 꿈을 마침내 이룬다는 동화적인 해피엔딩도 없다.그럼에도 작품은 희망을 심어준다. 어떻게든 기적적으로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막연한 약속을 하지 않는다. 대신 두려움을 마주하고 꿈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사람들과 공감하고, 그 과정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을 잊지 말자는 담담하지만 따뜻한 메시지가 담겼다.이 작품의 힘은 조나단 라슨의 음악적 센스에서 나온다. 소박한 이야기에 노래와 대사가 물 흐르듯 이어져 리듬과 흐름을 더해준다. 가사에 감정변화와 서사가 농축돼 담겨 등장인물이 느끼는 감정을 진하게 객석에 전한다. 곡의 구성에서 라슨의 천재적인 작곡 능력이 보인다. 록 음악이 큰 줄기를 이루지만 감미로운 멜로디의 발라드곡과 재즈까지 많은 장르를 어우러져 다
연극과 뮤지컬 같은 공연은 정세를 은유적으로 비판하기도, 직접적으로 관객들을 통해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혼란스러운 시국에 교훈을 던지는 공연을 보러 관객들이 극장을 찾고 있다 권력에 눈먼 자의 비극적인 결말… 뮤지컬 '맥베스' 1년 만에 무대에 오른 뮤지컬 '맥베스'는 초연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충심 가득한 장군 맥베스가 권력에 눈이 멀어 왕을 살해하고 왕좌를 차지하지만, 점점 미쳐가다 모든 걸 잃고 죽는 이야기를 그린 셰익스피어 비극을 재해석한 서울뮤지컬단의 창작 뮤지컬이다. 2023년 초연 후 1년 만에 무대에 오른 이 작품은 개막 전부터 큰 관심이 쏠렸다. 출판사 민음사와 협업으로 진행한 북 토크쇼는 60석 전석이 사전 예약으로 매진됐다. 회당 티켓 판매량은 11일 기준 지난해 공연 (140.7매)보다 76% 늘어난 247.8매에 이를 정도로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권력과 욕망이 핵심 주제로 등장하는 작품으로 현재 시국과 맞닿아있는 부분이 공연에 높아진 관심의 이유로 꼽힌다. 개막을 앞두고 한 관객은 "권력 앞에 무너져가는 인간의 모습이 지금의 모습과 닮아있다"며 관람 기대 평을 남기기도 했다. 공연은 오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독립운동에 뛰어는 50살 CEO, 뮤지컬 '스윙데이즈_암호명 A'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모든 걸 내던지고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도 재조명받고 있다. 초연 창작극 뮤지컬 '스윙 데이즈_암호명 A'는제약회사 유한양행의 설립자이자 독립운동에 매진했던 유일한 박사의 삶을 모티브로 한다. 주인공 '유일형'이 카
작전명 냅코(NAPKO).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전신 격인 전략사무국(OSS)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에 대항하기 위해 준비한 비밀 작전이다. 한국 출신 이민자와 전쟁 포로들을 고도로 훈련해 한반도와 일본에 침투시켜 첩보활동을 하고 독립운동가들과 협력한다는 목표로 시작됐다.이들에게는 이름 대신 암호명이 주어졌다. 그중 암호명 ‘A’로 불린 인물은 다름 아니라 유한양행 설립자인 유일한 박사다. 나이 50세의 성공한 사업가이던 그는 아내와 두 아들까지 있었지만, 자신의 사업 조직망을 작전에 이용하는 데 동의하고 모든 걸 바쳐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뮤지컬 ‘스윙데이즈_암호명 A’는 유일한 박사의 인생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창작극이다. 주인공 ‘유일형’은 미국 유학생 출신으로 성공한 사업가지만 독립운동에는 큰 관심이 없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이 은신처를 제공해준 한 독립운동가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희생’이라는 정신을 배우기 시작한다. 카드 게임에 베팅하는 도박꾼이었던 그가 점차 자신의 삶을 거는 독립운동가로 변모하는 과정을 그린다.실화 기반 이야기, 시대극, 초연 창작 뮤지컬 등 많은 불안한 요소를 지닌 작품이지만 막이 열리자 높은 완성도로 의구심을 잠재웠다. 연회장과 일제강점기 조선, 미국 비행장 등 알찬 무대 덕에 심심하지 않다. 성공한 사업가로 시작해 독립운동가로 변해가는 인물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풀어나간다.수준 높은 음악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그래미상, 에미상 수상 경력이 있는 작곡가이자 올해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창작극 ‘위대한 개츠비’의 음악을 맡은 작곡가 제
"일단 해봐라. 가슴 속에 요만큼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더 고민하지 말고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지난 7월 첫발을 내디딘 '꿈의 극단'의 홍보대사를 맡은 극단 '여행자'의 연극배우 김기분(43)은 지난 4일 이같이 말했다.'꿈의 극단'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아동 청소년 대상 문화예술교육사업 ‘꿈의 예술단’의 연극 부문 프로젝트다. 2010년 발족한 '꿈의 오케스트라'와 2022년 시작한 '꿈의 무용단'에 이어 올해 처음 시범 운영에 도입했다. 이순재, 최정원, 전미도와 창극 스타 김준수와 김수인 등 잔뼈 굵은 배우들과 고선웅 연출, 김문정 음악감독 극단 여행자와 같은 경험 풍부한 창작진들이 홍보대사 겸 멘토로 참여했다.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극단 '여행자'의 단원인 김 배우는 경력 24년 차의 베테랑 연극배우다. 극단 '여행자'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독특한 방식으로 재해석한 공연으로 정평이 나 있는 극단이다. 지난 2012년에는 셰익스피어의 고향인 영국 글로브 시어터에서 '한여름 밤의 꿈'을 재창조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김 씨가 맡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맡은 역할은 '꿈의 극단' 단장. 아이들이 직접 공연 제작, 대본 리딩 등 공연 창작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진행했다.김 배우가 이번 프로젝트에 앞장서게 된 이유는 배우로 활동하면서도 교육에 뜻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은 배경에는 자신이 학창 시절 몸소 경험한 고민이 있었다. 김 씨는 "배우를 꿈꾸며 진로를 고민하던 어릴 적 내 모습을 떠올리며 배움
한남동의 재즈바에서 음료를 마시며 라이브 재즈 음악과 배우들의 연기를 즐길 수 있는 이색 뮤지컬 공연이 열린다. 재즈 뮤지컬 '나이트 앤 데이 (Night and Day)'가 오는 22일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재즈바 '코튼클럽 사운즈한남' 무대에 오른다.이번 공연은 재즈 피아니스트 최영미와 연출가 정인정의 합작품이다. 재즈 피아니스트 최영미는 네덜란드 헤이그 왕립 음악학교에서 재즈 피아노를 전공한 뒤 국내에서 재즈 뮤지컬과 음악극을 선보여왔다. 정인정은 2023년 한국연출가협회가 선정한 '대한민국 신진연출가상'을 받은 연극배우 겸 연출가다.공연은 매일 싸움이 끊이지 않는 신혼부부 '희준'과 '수아'가 사랑과 이별 사이에서 고민하며 해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1900년대 초반 브로드웨이를 풍미한 미국 재즈 작곡가 콜 포터의 명곡을 최영미 재즈 트리오의 라이브 연주로 들으면서 뮤지컬 배우들의 연기를 눈앞에서 관람할 수 있다.무대 전면에 배치한 화면을 활용한 연출과 인자혜(수아 역), 이보영(희준 역), 공동환(성준 역), 정인정(영주 역) 등 신예 뮤지컬 배우들이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최영미 피아니스트는 “그 어느 뮤지컬보다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공감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콜 포터의 사랑이 담긴 명곡들을 올겨울 달달한 사랑 이야기로 관객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공연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코튼클럽 사운즈'에서 22일부터 29일까지 이어진다.구교범 기자
작전명 넵코(NAPKO).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전신 격인 전략사무국(OSS)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에 대항하기 위해 준비했던 비밀 작전이다. 한국 출신 이민자와 전쟁포로들을 고도로 훈련해 한반도와 일본에 침투시켜 첩보활동을 벌이고 독립운동가들과 협력하는 목표로 시작됐다.이들에게는 이름 대신 암호명이 주어졌다. 그중 암호명 'A'로 불린 인물은 다름 아닌 유한양행의 설립자인 유일한 박사다. 그는 50이라는 나이에 이미 성공한 사업가에다가 아내와 두 아들까지 있었지만, 자신의 사업 조직망을 작전에 이용하는 데에 동의하고 모든 걸 바쳐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뮤지컬 '스윙데이즈_암호명 A'는 유일한 박사의 인생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창작극이다. 주인공 '유일형'은 미국 유학생 출신으로 성공한 사업가이지만 독립운동에는 큰 관심 없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이 은신처를 제공해준 한 독립운동가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희생'이라는 정신을 배우기 시작한다. 카드 게임에 배팅하는 도박꾼이었던 그가 점차 자신의 삶을 거는 독립운동가로 변모하는 과정을 그린다.실화 기반 이야기, 시대극, 초연 창작 뮤지컬 등 많은 불안한 요소를 지닌 작품이지만 막이 열리자 높은 완성도로 의구심을 잠재운다. 연회장과 일제강점기 조선, 미국 비행장 등 알찬 무대 덕에 심심하지 않다. 성공한 사업가로부터 시작해 독립운동가로 변해가는 인물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긴장감을 풀어지지 않게 풀어나간다.수준 높은 음악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그래미상, 에미상 수상 경력이 있는 작곡가이자 올해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창작극 '위대한 개츠비'의 음악을 맡은
"무대 위에서 어떻게 소리를 내야 하지? 몸은 어떻게 움직여야지? 처음에는 모든 게 가물가물했어요. 이제는 '이게 무대의 맛이지' 싶을 정도로 무대를 진하게 즐기고 있습니다."연극 '사일런트 스카이'에서 주인공 '헨리에타 레빗'으로 출연하고 있는 안은진은 9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연극 '사일런트 스카이'는 여성에게 참정권조차 없던 20세기 초에 천문학자로 살았던 실존 인물인 '헨리에타 레빗'의 삶을 그린다. 레빗은 하버드대학교 천문대에서 일하며 먼 거리에 있는 은하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표준광원법'을 개발해 천문학에 지대한 공을 세운 천재 여성 천문학자다. 미국의 극작가 로렌 군더슨의 희곡 원작으로 지난달 29일 개막했다.TV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으로 매체 연기로 얼굴을 알린 안은진이 이번 작품으로 7년 만에 무대에 올랐다. 그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학창 시절부터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르는 게 꿈이었다"며 "영화와 드라마 촬영을 오가면서도 다시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을 품던 와중에 대본에 빠져 작품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안은진은 단일 캐스트로 전회차 주인공 헨리에타로 무대에 오른다. 안은진은 "단일 캐스트로 작품에 출연하는 건 모든 배우들이 품고 있는 소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배우들과 합을 맞추며 감정과 호흡이 깊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며 "이 캐릭터를 온전히 나 혼자서 잘 해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대답했다.오랜만에 돌아온 연극 무대인 만큼 어색한 점이 많았다
“저에게는 세 개의 고향이 있습니다. 한국은 육신의 고향, 독일은 정신의 고향, 말라위는 마음의 고향이죠.”65세. 대부분의 사람이 은퇴할 나이에 성악가 김청자 씨는 아프리카로 떠났다. 행선지는 아프리카 최빈국 말라위. 황혼기에 척박한 타국으로 떠난 이유는 간단했다. ‘받은 만큼 돌려주기 위해서’였다.지난 2일 ‘2024 삼성행복대상’을 받은 김씨는 유럽에서 활동한 ‘한국인 최초’ 프리마돈나다. 1970년 스위스 베른에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오페라 ‘티토 황제의 자비’에 출연해 한국인으로는 처음 유럽 오페라 무대에 섰다. 독일 카를스루에 국립오페라단원을 비롯해 스위스 이탈리아 등에서 16년간 성악가로 이름을 날렸다.그는 뛰어난 음악가면서 동시에 헌신적인 봉사가다. 2009년 은퇴를 선언한 뒤 아프리카 말라위로 떠나 10여 년간 우물을 짓고, 학교를 세우고, 아이들에게 음악과 미술을 가르치며 살았다.김씨가 봉사의 길을 걷게 된 이유는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4년 강원 춘천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적부터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품었다. 그는 “부모님으로부터 할아버지께서 판소리를 하셨다는 말을 들었다”며 “직접 뵌 적은 없지만 재능을 이어받은 것 같다”고 3일 말했다.고등학생 시절 기회가 찾아왔다. 독일에서 온 신부가 대학에 진학할 사정이 안 되는 학생들을 독일의 직업학교로 유학을 보내는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 독일에서 음악을 공부하고 싶었던 고등학생 김씨는 ‘지금이 아니면 독일에 영영 갈 수 없다’는 생각에 비행기에 올랐다.먼 타국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던 김씨는 은인을 만났
“옥주현은 색소폰 같습니다. 마치 재즈 연주자가 악기를 연주하듯 목소리를 강하게 냈다가 부드럽게 바꾸고, 열정과 비애를 왔다 갔다 하죠. 그의 목소리에는 소울(영혼)이 담겼습니다.”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은 지난 6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마타하리’의 기자간담회에서 주인공 마타하리 역을 분하는 옥주현에게 이같이 찬사를 보냈다. 전날 개막한 마타하리는 뮤지컬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가 2016년 첫선을 보인 창작 뮤지컬이다. 음악은 ‘지킬 앤 하이드’ ‘웃는 남자’ 등 국내 최고 인기 작품을 탄생시킨 와일드혼이 맡았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끈 무용수이자 독일과 프랑스 사이를 오간 이중 스파이였던 실존 인물 마타하리의 이야기를 그린다.옥주현과 와일드혼의 인연은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로 시작됐다. 와일드혼은 “옥주현의 공연 영상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작업하던 중에 처음 들었다”며 “자리에 함께 있던 브로드웨이 창작진도 그의 목소리를 듣고 ‘이게 도대체 누구냐’고 놀라며 궁금해했다”고 회상했다.와일드혼은 “마타하리는 옥주현을 위한 작품”이라고 말할 정도로 제작 단계부터 옥주현을 염두에 뒀다. 강한 여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을 구상하던 시기에 운명처럼 옥주현의 목소리를 알게 됐다고. 와일드혼은 “경험상 관객들로부터 사랑받은 작품들은 작곡 단계부터 어떤 목소리가 이 노래를 부를지 알고 쓴 음악이었다”며 “마타하리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가 옥주현”이라고 말했다.옥주현은 2016년 막을 올린 초연부터 이달 열린 네 번째
"꼭 한국 사람이 아니어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이다. 한국 전통 음악의 그런 면모를 볼 수 있는 무대가 됐으면 좋겠어요." 가야금 연주자 최스칼렛은 오는 10일 열리는 '시나위 스펙트럼'(SINAWI SPECTRUM)' 공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문화의집에서 열리는 '시나위 스펙트럼'은 다국적 국악 콘서트다. 프랑스, 미국, 카메룬, 스페인, 우즈베키스탄을 아우르는 다양한 국적의 음악인들이 모여 국악 공연을 선보인다.▶[관련 기사] 프랑스 소리꾼이 부르는 판소리 '제비노정기' 들어보실래요?이번 무대에서 가야금 연주를 맡은 최스칼렛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가족 대대로 전통 음악을 해온 국악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에서 유년기를 보내면서도 사물놀이와 가야금을 익혔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한국으로 유학을 와 국악을 공부하며 한국 전통음악을 세계에 알려왔다. 이번 무대에는 아버지 최경만의 피리 연주와 합을 맞출 예정이다. 그는 이번 무대를 통해 국악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싶다고 얘기했다. 최스칼렛은 "국악을 얘기하면 많은 분이 '한'이라는 정서를 떠올리지만 '신명 나는' 음악도 많다"며 "세계가 많이 힘든데 국악을 통해 신나는 공연을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최스칼렛과 함께 무대에 오르는 알레산드로 바베이토는 스페인 출신 발레리나다. 발레리노로 무용수의 길을 걷기 시작해 독일, 영국 등 무대에 오른 그는 2017년 한국에 온 뒤로 정착해 한국 전통 무용을 배웠다. 국립발레단, 국립현대무용단 무용수를 거쳐 현재는 한국에서 프리랜서 댄서로 활동 중이다.오는 10일에는 스페
지난 5일 유니버설발레단이 공연 단체 최초로 ‘2024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유니버설발레단은 지난 5일 강원도 춘천시 한림대학교 일송아트홀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시상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고 밝혔다. 올해로 19회를 맞은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은 봉사와 나눔을 실천한 개인과 단체, 기업, 지방자치단체에게 주는 상이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자원봉사협의회, 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 주관으로 매년 12월 5일 ‘세계 자원봉사자의 날’을 기념해 시상식이 열린다.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발레단인 유니버설발레단은 자선 공연, 객석 나눔, 재능 기부, 장학사업, 배리어 프리 공연 제작 등을 포함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발레단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는 1997년부터 매년 12월 다문화 가정, 장애인,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 등을 발레 공연에 초청하는 ‘꿈과 사랑의 크리스마스 축제’가 있다. 2019년부터는 무용수들이 장애인 복지시설과 특수학교를 직접 찾아가 발레의 역사와 동작을 소개하고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발레 엿보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2023년과 2024년에는 안동문화예술의전당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사회적 약자들이 공연을 관람할 때 겪는 물리적·심리적 장애 요소를 제거한 배리어프리 발레 공연을 제작해 장애인 및 고령자 관객도 쉽게 발레를 즐기도록 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문훈숙 단장은 “‘예술은 인류 봉사의 길’이라는 발레단의 비전에 따라 관객의 사랑에 보답하고 사회에 환원하고자 노력해 왔다"며 &ldquo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의 해제로 정국이 극도로 불안해진 가운데서도 공연장들은 예정된 클래식, 연극, 뮤지컬 등을 계획대로 무대에 올리고 있다. 대규모 환불 사태도 발생하지 않았다. 아직까지 눈에 띄는 변화는 없는 가운데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이 끊길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공연계에 따르면 클래식 음악과 발레 등은 스케줄에 차질을 빚지 않고 예정대로 열리고 있다. 예술의전당, 롯데콘서트홀,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등 주요 공연장과 국내 4대 클래식 기획사 모두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고 있다. 이날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예정된 피아니스트 김정원 리사이틀도 정상 진행된다. 영화와 대중음악계도 별다른 동요없이 예정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연극과 뮤지컬도 예정된 공연들이 모두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CJENM과 뮤지컬 '알라딘'을 에스앤코 모두 예정대로 공연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국립극단 관계자는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 관람차 지방에서 올라올 예정이었던 관객 몇 명이 공연이 정상적으로 열리는지 문의한 일을 빼고는 티켓 취소 요청은 없었다"며 "모든 공연은 변동없이 무대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티켓 예매 플랫폼 인터파크티켓 관계자 역시 "환불 요청과 같은 특별한 대비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은 광화문이라는 입지로 인해 만일의 상황(탄핵 촛불집회)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를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 반면 연말 홍보 시점을 놓치게 돼 찬물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스타도 언젠가 대중들에게 잊히듯 공연 예술도 쇠락을 거듭한다. 때로는 아예 명맥이 끊기는가 하면, 오래전 유행했던 공연이 다시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한국의 전통 음악극 여성국극이 그런 예다. 1950년대를 풍미했던 여성국극은 짧은 전성기를 누린 후 빠르게 쇠락했고, 간헐적으로 공연이 열리며 명맥을 유지해왔다. 오랜 시간 외면받은 여성국극이 올해 예기치 못하게 재조명 받고 있다.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드라마 <정년이>가 인기를 끌면서 판소리뿐 아니라 여성국극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불붙은 것. 70년 간 잊혔다가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여성국극의 역사는 하나의 공연 같은 이야기다.희미해져 가던 여성국극의 기억을 되살린 <정년이>올 연말 안방가 최고 화제작은 <정년이>다. 1950년대 시골 장터에서 소리를 팔던 주인공 '정년이'가 부자가 되기 위해 여성국극단에 들어가, 여성에 대한 차별과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며 최고의 국극 스타가 되는 성장기를 그린다. 우리 전통 소리와 음악의 매력을 잘 녹여내면서, 탄탄한 서사가 합쳐져 인기몰이 중이다. 정년이 역을 맡기 위해 3년간 소리 훈련을 받은 김태리를 포함해 주·조연배우들의 완성도 높은 소리꾼 연기도 인기 비결 중 하나. 지난 10월 12일 처음 공개된 이후 11월 10일에는 전국 시청률 14.1%를 달성했다.OTT 시장에서 인기몰이는 더욱 돋보인다. 지난 5일 기준 글로벌 OTT 서비스인 디즈니+ 글로벌 TV 프로그램 부문 세계 6위에 올랐다. 한국뿐 아니라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세계 각지에서 같은 부문 1위, 일본에서는 4위에 올랐다.외신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포브스지에서도 <정년이&g
야스미나 레자(사진)는 프랑스의 희곡 작가다. 프랑스어권 작가 중 처음으로 토니상을 받았다.레자는 1959년 유대계 이란인 엔지니어 아버지와 유대계 헝가리인 바이올리니스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파리 제10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고, 자크 르코크 국제연기학교에서 연극을 공부해 배우로 활동했다. 1987년에 희곡 데뷔작 ‘장례식 후의 대화’로 프랑스 최고 공연상인 몰리에르상을 받으며 단숨에 공연계의 이목을 끌었다. 1994년에는 대표작 ‘아트’가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돼 세계 무대에 올랐다. 몰리에르상을 포함해 1996년 영국 런던 공연으로 로렌스올리비에상, 1998년 미국 뉴욕 공연으로 토니상까지 거머쥐었다. 2009년에는 희곡 ‘대학살의 신’으로 또 토니상과 로렌스올리비에상을 받았다.인간의 모순과 위선을 익살스럽게 그리는 블랙 코미디가 레자 작품의 특징이다.구교범 기자
"정서를 번역하는 일이 가장 중요해요. 비싼 티켓값을 내고 관객들이 공연을 보는 건 일상에서 느끼기 어려운 카타르시스를 느끼러 오시는 거니까요."'미국식 유머', '한국식 유머'라는 말이 있다. 한 문화권에서 통하는 개그가 의미 그대로 번역돼도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말하면 분위기가 싸해질 수 있다. 공연 번역가 김수빈이 "정서를 번역한다"고 표현한 이유다. 음악과 대사로 희로애락을 무대 위에서 그리는 뮤지컬은 만들어진 나라의 정서와 문화가 진하게 배어 있다. 그렇기에 뮤지컬을 단순하게 직역하게 되면 무미건조하고 재미없는 공연이 될 수 있다. 해외에서 만들어진 작품을 보고도 한국 관객이 웃고 눈물을 흘릴 수 있도록 '감정을 옮기는 일'이 공연 번역가의 임무다.김 번역가는 10년째 무대 뒤에서 '감정을 옮겨온' 국내 대표 공연 전문 번역가 중 한명이다. '스위니 토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물랑루즈!' 등 뮤지컬들은 공연 애호가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거나 본 적이 있을 굵직한 작품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지난 22일 만난 김 번역가는 개막을 앞둔 뮤지컬 '시라노'의 준비에 한창이었다. '시라노'는 18세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뛰어난 검술과 언변을 겸비했지만, 코가 기형적으로 큰 추남 시라노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는 록산이라는 여성을 사랑하지만, 자신의 외모 때문에 고백하지 못하고 그의 친구 크리스티앙을 통해 사랑을 전하는 절절한 이야기다. '지킬 앤 하이드', '웃는남자' 등 음악으로 사랑받는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대표작 중 하나다.2017년, 2019년 이후 세
옷깃을 단단히 여미는 계절이 찾아오면 공연계는 더 화려한 작품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받아들이는 시간. 누군가의 마음에 오래도록 새겨질 뮤지컬과 연극을 추천한다.22일 개막하는 뮤지컬 ‘알라딘’은 올해 최고 기대작 중 하나다. 가슴 따뜻해지는 동화의 요소부터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음악, 마법처럼 환상적인 무대 연출까지. 배우 김준수, 박강현, 민경아, 강홍석 등 화려한 출연진까지 가세했다.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내년 6월 22일까지 열리고, 이후 부산으로 공연장을 옮긴다.20년간 140만 명이 본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오는 29일 개막해 6개월간 대장정을 펼친다. 예매가 열린 회차는 벌써 전석 매진됐다. 홍광호, 전동석 등 탄탄한 가창과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등장한다. 내년 5월 18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공연한다.두 작품이 믿고 보는 인기작이라면, 뮤지컬 ‘틱틱붐’은 비교적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공연이다. 2017년 마지막 공연 이후 7년 만에 돌아온다. 뮤지컬 ‘렌트’를 만든 천재 작곡가 조너선 라슨이 서른 살 생일을 앞두고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자전적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 16일 개막해 내년 2월 2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신한카드아티움에서 공연된다.올해 연극계를 관통한 키워드는 ‘스타’다. 영화와 드라마 속 유명 배우들이 연극 무대에 올랐다. 연말에도 스타들의 연극은 이어진다. 영화 ‘극한직업’ ‘베테랑’ 등으로 천만 배우가 된 이동휘가 연극 ‘타인의 삶’ 무대에 도전한다. 독일 영화감독 도너스 마르크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1980년대 동독 비
옷깃을 단단히 여미는 계절이 찾아오면 공연계는 더 화려한 작품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받아들이는 시간. 누군가의 마음에 오래도록 새겨질 뮤지컬과 연극을 추천한다. 알라딘 VS 지킬 박사 22일 개막하는 뮤지컬 ‘알라딘’은 올해 기대작 중 하나다. 가슴 따뜻해지는 동화의 요소부터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음악, 마법처럼 환상적인 무대 연출까지. 연령을 불문하고 모두 즐길 수 있어 연말과 잘 어울린다. 배우 김준수, 박강현, 민경아, 강홍석 등 화려한 출연진까지 가세해 사전 예매 경쟁이 치열했다.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6월 22일까지 열리고, 이후 부산으로 공연장을 옮긴다. 20년간 140만명이 본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오는 29일 개막해 6개월간 대장정을 펼친다. 예매가 열린 회차는 벌써 전석 매진. 홍광호, 전동석 등 탄탄한 가창과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등장한다. 내년 5월 18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공연한다. 두 작품이 ‘믿고 보는 인기작’이라면, 뮤지컬 ‘틱틱붐’은 비교적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공연이다. 2017년 마지막 공연 이
찬 바람에 낙엽이 흩날리고 나무조차 쓸쓸해 보이는 계절. 성큼 다가온 겨울을 맞아, 진하고 깊은 고독이 담긴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연광철 베이스의 목소리로 만나는 공연이 다음 달 3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다.마포아트센터는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베이스 연광철의 '겨울 나그네' 공연 계획을 밝혔다. 이번 공연으로 세계적인 베이스 연광철이 한국 관객을 만난다. 1993년 파리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연광철은 10년 동안 독일 베를린 국립 오페라극장 솔리스트로 활동했다. 2018년엔 독일어권 성악가 최고 영예 '캄머쟁어(궁정 가수)' 칭호도 받았다. '바그너의 성지' 독일 바이로이트 축제에서 150회 이상 무대에 오른 세계 최고 베이스로 꼽힌다.연광철이 이번 공연에서 선보이는 '겨울 나그네'는 '가곡의 왕' 슈베르트의 연가곡이다. 사랑에 실패한 젊은이가 겨울밤 길을 떠나는 고독하고 쓸쓸한 심경을 노래하는 작품이다. 슈베르트가 죽기 1년 전 작곡해 가난과 병과 싸우던 그의 말년의 외로움이 담겼다. 어둡고 쓸쓸한 분위기의 작품이지만 슈베르트 특유의 간결하고 서정적인 멜로디 덕에 전 세계 무대의 겨울을 장식하는 슈베르트의 대표작이다.'겨울 나그네'는 연광철의 커리어를 함께한 작품이기도 하다. 2001년 독일 베를린에서 처음 겨울 나그네를 공연한 이후 2009년 서울 예술의전당, 2015년 대전 예술의전당, 2022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선보였다. 30대에 처음 만난 작품을 예순을 앞둔 올해 다시 만나게 된 것. 그동안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 "베를린에서 처음 무대에 오를 때는 '키 작은 동양인인
“이건 신성모독이다.” “역사상 최악의 아이디어.”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1971년 개막 당시 평단과 투자자들로부터 온갖 비판과 혹평을 받았다.뮤지컬은 성경 속 예수가 십자가형을 당하기 1주일 전 이야기를 록음악으로 풀어낸다. 문제가 된 점은 예수를 인간적으로 묘사한 대목. 예수가 록음악을 내지르는 것도 모자라 죽음을 예감하고 하늘을 향해 “죽기 싫어요” “내가 왜 죽어야 하나요”라고 외치며 두려움을 호소한다.예수를 향한 사랑과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배신자 유다도 조명한다. 예수의 부활을 묘사하지 않은 점도 종교인들이 이 작품을 거북스러워하는 이유였다. 영국 BBC 라디오는 ‘신성모독’이라는 이유로 이 작품의 음원 송출을 거부했다.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는 메가 히트작이 됐다. 한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해적판’으로 무대에 오르다가 2004년 비로소 공식 라이선스 공연이 열렸고 지난 7일 여섯 번째 시즌을 맞았다.이 작품은 ‘캣츠’ ‘에비타’ ‘오페라의 유령’ 등을 만든 뮤지컬 음악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20대에 만든 초기작이다. 젊은 음악가의 과감함과 패기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성경과 록음악이 의외의 합을 만들어낸다. 록 특유의 땀 냄새 나는 듯한 뜨겁고 정제되지 않은 소리가 등장인물들의 인간적인 고뇌를 진하게 객석으로 전한다.죽음을 앞둔 예수, 사랑하는 예수를 배신해야 하는 유다, 자신도 납득하지 못하는 사형선고를 내려야 하는 빌라도 등 인물들이 두려워하
“이건 신성모독이다”, “역사상 최악의 아이디어”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1971년 개막 당시 평단과 투자자들로부터 온갖 비판과 혹평을 받았다.뮤지컬은 성경 속 예수가 십자가형을 당하기 일주일 전 이야기를 록 음악으로 풀어낸다. 문제가 된 점은 바로 예수를 인간적으로 묘사한 대목. 예수가 록 음악을 내지르는 것도 모자라, 죽음을 예감하고 하늘을 향해 “죽기 싫어요” “내가 왜 죽어야 하나요”라며 외치며 두려움을 호소한다.배신자 유다도 예수를 향한 사랑과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조명한다. 예수의 부활을 묘사하지 않는 점도 종교인들이 이 작품을 아니꼽게 본 이유였다. 영국 BBC 라디오는 ‘신성모독’이라는 이유로 이 작품의 음원 송출을 거부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는 메가 히트작이 됐다. 한국에서는 80년대부터 ‘해적판’으로 무대에 오르다가 2004년 비로소 공식 라이선스 공연이 열렸고 지난 7일 6번째 시즌을 맞았다. 뮤지컬은 ‘캣츠’ ‘아이다’ ‘오페라의 유령’ 등을 만든 뮤지컬 음악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20대에 만든 초기작이다. 젊은 음악가의 과감함과 패기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성경과 록 음악이 의외의 합을 만들어낸다. 록 특유의 땀 냄새 나는 듯한 뜨겁고, 정제되지 않은 소리가 등장인물들의 인간적인 고뇌를 진하게 객석으로 전한다. 죽음을 앞둔 예수, 사랑하는 예수를 배신해야 하는 유다, 자신도 납득하지 못하는 사형선고를 내려야 하는 빌
전통 국악으로 게임음악 콘서트를 열어온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올해는 ‘작곡 대결’을 가미한다. 다섯 명의 작곡가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천하제일상 거상’을 주제로 각자의 음악을 작곡해 관객들의 평가를 받는 방식이다.국립국악관현악단은 29~30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음악 오디세이: 천하제일상’의 공연 계획을 밝혔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모바일 게임 ‘쿠키런’, 온라인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등으로 해마다 게임 음악 콘서트를 열어왔으며 올해는 에이케이인터렉티브의 게임 ‘천하제일상 거상’을 국악관현악으로 재해석한다. ‘천하제일상 거상’은 16세기 동북아시아를 배경으로 무역과 전투를 통해 돈을 모으는 게임이다.콘서트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작곡가는 상금 600만원을 받는다. 지휘는 한국인 최초로 2014년 미국 아스펜음악제에서 우수 지휘자에게 주어지는 로버트 스파노 지휘자상을 받은 김유원이 맡는다.구교범 기자
두바이 디자인 위크의 또 다른 화두는 팔레스타인이었다. 국적, 민족과 상관없이 이슬람을 믿는 모두가 하나의 가족이라는 믿음을 품고 있는 무슬림 공동체는 각종 예술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대신 예술로 팔레스타인에 힘을 보태기로 결심했다.그중 가장 눈에 띈 건축물은 두바이 디자인 지구 한가운데 자리한 난민용 숙소 ‘ReRoot’(리루트)다. 다시 뿌리내리다라는 뜻의 이 작품은 삶의 터전을 잃은 난민을 위해 지어졌다. 레바논, 프랑스, 핀란드, 팔레스타인 출신 디자이너들의 합작품이다.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한 명의 난민이 난민캠프에서 머무르는 시간은 평균 17년. 단순히 비와 바람을 피하는 용도에 그치지 않고 피란민이 편안함을 느끼고, 고향을 추억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달팽이 껍데기처럼 입구부터 방까지 나선형 구조로 구성해 문 없이도 아늑함과 안정감이 느껴지도록 설계했다. 스웨덴의 가구 브랜드 이케아에서 영감받아 난민들이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기능도 더했다. 집에 부착된 화단에서는 고향에서 자라는 식물을 기를 수 있고, 여러 개의 유닛을 조합해 1인 단위부터 가족, 한 마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부르즈할리파’, 세계 최대 쇼핑몰 ‘두바이몰’, 세계에서 가장 큰 관람차 ‘두바이 아인’.두바이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다. 거대 자본을 앞세워 첨단 건축의 경연장으로 널리 알려진 이 땅에 지난 5일 낯선 광경이 펼쳐졌다. 밋밋한 회색 벽돌과 지푸라기, 쓰레기로 만든 엉성하고 얼룩덜룩한 건물들이 두바이 한복판에 나타난 것. 중동지역 최대 디자인 박람회인 ‘제10회 두바이 디자인 위크(DDW)’에서다. 40개국에서 온 300개 브랜드와 아티스트가 5일간 참여한 DDW는 중동지역 최대 디자인 박람회다. 두바이를 중동 예술의 수도로 만들자는 취지로 2015년 첫선을 보였다. 두바이 디자인 지구(D3)에서 건축물과 설치미술을 선보이고, 컨템포러리 디자인 박람회 ‘다운타운 디자인’, 중동 지역 최초 한정판 미술·디자인 박람회 ‘에디션스’도 함께 열린다. 올해의 큰 테마는 ‘재생 가능한 건축’이었다.두바이 디자인 지구 D3의 키워드는 재생 가능성이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 건축기술 회사들이 신기술 선보이는 설치물이 곳곳에 보였다. 일본 건설사 미쓰비시지쇼디자인은 재활용
두바이 한복판에 등장한 요상한 건축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부르즈할리파’, 세계 최대 쇼핑몰 ‘두바이몰’, 세계에서 가장 큰 관람차 ‘두바이 아인’.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다. 거대 자본을 앞세워 첨단 건축의 경연장으로 널리 알려진 이 땅에 지난 5일 낯선 광경이 펼쳐졌다. 밋밋한 회색 벽돌과 지푸라기, 쓰레기로 만든 엉성하고 얼룩덜룩한 건물들이 두바이 한복판에 나타난 것. 중동지역 최대 디자인 박람회인 ‘제10회 두바이 디자인 위크(DDW)’에서다.40개국에서 온 300개 브랜드와 아티스트가 5일간 참여한 DDW는 중동지역 최대 디자인 박람회다. 두바이를 중동 예술의 수도로 만들자는 취지로 2015년 첫선을 보였다. 두바이 디자인 지구(D3)에서 건축물과 설치미술을 선보이고, 컨템퍼러리 디자인 박람회 ‘다운타운 디자인’, 중동 지역 최초 한정판 미술·디자인 박람회 ‘에디션스’도 함께 열린다. 올해의 큰 테마는 ‘재생 가능한 건축’이었다.바나나 껍질·톱밥…건축의 미래 '쓰레기'D3의 키워드는 재생 가능성이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 건축기술 회사들이 신기술을 선보인 설치물이 곳곳에 보였다. 일본 건설사 미쓰비시지쇼디자인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3차원(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티하우스를 선보였다. 톱밥으로 3D 프린팅 재료인 필라멘트를 만들고, 네모난 깔때기 형태의 찻집을 지었다. 이때 접착제와 못을 사용하지 않는 일본 전통 건축 방식을 따라 나무판자를 퍼즐처럼 끼워서 맞춘 점이 돋보였다.이탈리아의 창작그룹 이솔라가 내세운 모토는 ‘순환 경제’다. 재활용 소재로 새로운
한국을 대표하는 마술사 이은결이 연출가로서 무대에 올랐다. 이번에는 마술쇼가 아닌 '시네퍼포먼스'라는 장르의 공연 '멜리에스 일루션'이라는 작품으로 마술사가 아닌 연출가로서 관객을 만났다.이은결은 12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자신의 공연 '멜리에스 일루션'를 '시네 퍼포먼스'라고 소개했다. '시네 퍼포먼스'는 연극, 마술, 영상, 인형극, 마임, 가면극이 합쳐진 형태의 공연이다. 프랑스 출신 마술사 겸 영화감독 '조르주 멜리에스'의 영화를 오마주로 한 작품. 6명의 배우가 마술 트릭과 영화 특수효과 등을 활용해 노인이 된 조르주 멜리에스의 상상 속 세상을 그리는 무언극이다.이같이 생소한 장르의 공연을 열게 된 배경에는 이은결의 마술사로서의 근본적인 고민이 있었다. 1996년 마술을 시작해 30년 가까이 마술을 한국 대중들에게 소개해온 이은결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해야 할 시점이 찾아왔다. 그는 "마술가들은 크게 두 가지 노선을 밟는다"며 "첫 번째는 점점 더 신비롭고 미스테리한 마술을 찾아 나서는 초월주의, 두 번째는 마술의 퍼포먼스에 집중하는 표현주의"라고 설명했다. 자신은 기존의 형식을 파괴하고 해체해 더 재밌게 마술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하겠다고 결심했다."어릴 적 우상은 세계 최고의 마술사로 불렸던 데이비드 카퍼필드였어요. 저는 카퍼필드의 마술 중에서도 드라마적 요소에서 매력을 느꼈어요. 마치 한 편의 영화나 뮤직비디오를 보는 기분이 들었어요. 마술을 하나의 언어 표현처럼 사용한 사람이죠. 저도 마술을 통해 제 생각과 경험을 담을 수 있을까 고민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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