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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화동 논설위원
    서화동 논설위원(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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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오프라인 전국 미술여행…'2020 미술주간' 24일 개막

    ‘2020 미술주간’이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열린다. 올해 6회째인 미술주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국내 최대 미술 행사다. 전국 300여 개 미술관, 화랑, 비엔날레, 아트페어, 비영리 전시기관 등이 참여해 30개 도시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올해의 주제는 ‘당신의 삶이 예술’. 일상 속 미술의 역할을 돌아보고 코로나 시대에 예술이 주는 치유와 ...

    2020.09.20 16:51
  • 온·오프라인으로 미술여행 떠나요…전국 30개 도시 미술주간행사

    '2020 미술주간’이 오는 24일부터 10월 11일까지 개최된다. 올해 6회째를 맞는 미술주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국내 최대 미술행사다. 전국 300여개 미술관, 화랑, 비엔날레, 아트페어, 비영리전시기관 등이 참여해 일상 속에서 미술을 즐기고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올해 미술주간 주제는 '당신의 삶이 예술’. 일상 속에서 미술의 역할을 돌아보고 코...

    2020.09.18 11:31
  • 히틀러에겐 일말의 양심도 없었나

    히틀러는 “양심을 뜻하는 독일어 ‘게비센(Gewissen)’은 유대인이 지어낸 단어”라며 자신의 사명이 세계에서 양심을 없애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역사학자인 마틴 반 크레벨드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는 “‘양심을 유대 민족이 지어냈다’는 주장은 틀렸다”고 단언한다. 유대인은 율법을 두려워하고 신의 명령에 순종했을 뿐 구약성경에는 양심이라는 개념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양심이란 무엇인가》는 크레벨드 교수가 수십 년 동안 치열하게 연구해온 양심의 일대기다. 고대 이집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에서 양심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서술돼 왔는지를 두루 살폈다. 저자에 따르면 양심이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기원전 5세기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에서다. 오이디푸스의 딸 안티고네는 오빠의 시신을 매장하지 못하게 한 테베의 왕 크레온에게 “혈육을 기리는 것이 부적절한 행동은 아니다”고 선언했다. 목숨을 걸고 내면의 목소리를 따른 이 장면을 “양심이 탄생한 순간”이라고 저자는 설명했다. 기독교에서 양심을 먼저 꺼낸 이는 사도 바울이었다. 바울은 참된 신앙을 나머지 모든 거짓과 구분해야 하는 나침반으로 ‘시네이데시스’(양심의 그리스어)를 제시했다. 기독교는 양심의 가책을 강조함으로써 권위에 순종하게 만들었다. 저자가 톺아가는 양심의 일대기는 방대하다. 루터의 종교개혁을 거쳐 균형을 이루게 된 종교와 세속 권력의 양심, 르네상스 시기 정치와 종교로부터 떨어져나온 양심이 ‘국가’와 ‘의무’에 집중하게 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나치스가 자행한 집단학살에서 명령한 자, 실행한 자에게 양심은 있었을까. 살

    2020.09.17 17:18
  • 자연·우주·생명…존재의 본질 묻는 大作 향연

    최근 정년 퇴임한 조기주 단국대 미술학부 명예교수(65)는 2014년 서울 삼청동 금호미술관에서 연 24번째 개인전에서 야심 찬 신작을 공개했다. 1998년부터 전시 직전까지 제작한 유화 작품 ‘Triple Ⅰ’. 세로 190㎝, 가로 60㎝의 캔버스 30여 개를 합친 초대형 연작이다. 크고 작은 원들로 가득한 작품은 길이가 19.5m에 달했다. 그의 이 작품이 미술관이 아니라 갤러리에서 다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1...

    2020.09.16 17:54
  • 새 단장한 '왕의 행차' 병풍, 온라인 공개

    19세기 후반 조선 궁중 도화서 화원들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왕의 행차(出行圖)’ 병풍이 온라인을 통해 공개됐다.국립중앙박물관은 외국 박물관 한국실 지원 사업으로 2년간 보존 처리해온 이 병풍을 다음달 11일까지 박물관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공개한다고 15일 밝혔다.미국 오하이오주 오벌린대가 소장하고 있는 이 작품은 청록색 산수 속에서 해·달·봉우리 5개를 그린 일월오봉병(日月五峯屛)을 배경으로 자리한 왕과 여러 인물, 동물 등이 정교한 선과 화려한 색깔로 묘사돼 있다. 이 병풍은 미국에서 한 차례 보수됐으며 2년 전 오벌린대 알렌기념관 요청에 따라 한국으로 들여와 우리 전통 방식으로 보존 처리했다. 전시가 끝나면 미국으로 돌아간다.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2020.09.15 17:50
  • '미술애호가' RM, 이중섭 등 거장 도록 제작 지원

    방탄소년단(BTS) RM(본명 김남준·사진)의 기부금으로 김환기 이중섭 변월룡 유영국 박래현 윤형근 이승조 등 한국 미술 거장들의 도록이 제작된다. 이들 도록은 전국 공공 도서관과 도서·산간 지역 각급 학교에 기증된다. 국립현대미술관(MMCA·관장 윤범모)은 RM이 지난 12일 자신의 생일을 맞아 ‘아름다운 미술 책’을 읽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국립현대미술관문화재단을 통해...

    2020.09.14 17:54
  • [그림이 있는 아침] 해녀도 김기창(1913~2001)

    운보 김기창(1913~2001)은 청각 및 언어 장애를 딛고 인물·산수·화조·추상 등 다양한 영역에서 탁월한 작품을 남겼다. 1930년 이당 김은호의 화숙(畵塾)인 낙청헌(絡靑軒)에 들어가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고, 이듬해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서 처음 입선했다. 1937~1940년에는 4년 연속 특선을 차지해 추천작가가 됐다. 해방 후 우향 박래현과 결혼하고 화풍이 여러 차례 변화했지만 일제강점기 그의 작품은 이당의 화풍을 계승한 채색인물화 위주였다. 1936년 제작한 해녀도 2폭 가리개도 그런 작품의 하나다. 이 그림을 위해 운보는 겨울철 목포의 바닷가를 찾아가 해녀들을 스케치하고 흥남 앞바다에서 눈을 맞으며 기암(奇巖)을 사생했다고 한다. 섬세한 필선과 사실적인 묘사, 장식성이 두드러지는 화려한 색상은 근대 일본 화단의 영향 아래 형성된 해방 전 한국화의 일면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한강로 2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오는 11월 8일까지 열리는 고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TWO’에서 만나볼 수 있다.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2020.09.14 17:43
  • 美서 돌아온 김홍도 '공원춘효도' 새 주인 찾는다

    ‘봄날 새벽의 과거 시험장. 개미처럼 많은 사람이 모여 다툰다. 붓을 멈추고 생각에 잠긴 이, 책을 펴서 살펴보는 이, 종이에 글씨를 쓰는 이, 우연히 만나 얘기를 나누는 이, 봇짐에 기대어 조는 이도 있다. 등촉은 휘황하고 사람들은 왁자지껄하다.’과거 시험날 새벽의 시험장 풍경을 그린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공원춘효도(貢院春曉圖)’에 스승인 표암 강세황이 써준 제발(題跋)이다. 표암은 “모사(模寫)의 오묘함이 하늘의 조화를 빼앗는 듯하다”고 제자의 작품을 극찬했다.단원이 남긴 수많은 그림 가운데 과거 시험장을 다룬 유일한 작품으로 알려진 공원춘효도가 미국에서 돌아와 새 주인을 찾는다. 이달 22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리는 제157회 경매에서다. 공원춘효도와 이우환의 작품 8점 등 총 131점, 93억원어치(추정가 기준)가 출품된다.공원춘효도는 단원의 젊은 시절 특징인 날카롭고 일관된 굵기의 필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6·25전쟁 당시 부산에 있던 미군이 구입한 것을 다른 소장가가 가지고 있다가 이번에 돌아오게 됐다. 고고학자이자 미술사학자였던 삼불 김원룡 선생(1922~1993)이 1952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로 재직할 무렵 작성한 확인서도 함께 전해진다. 추정가는 4억~8억원.김환기가 1956년 파리에서 제작해 베네지트 화랑에서 개최한 개인전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던 ‘내가 살던 곳’도 출품된다. 항아리와 산, 새를 통해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중섭이 작고하기 2~3년 전에 그린 ‘아버지와 장난치는 두 아들’(1953~54), 도상봉의 1966년작 ‘해운대 풍경’ 등도 눈길을 끈다. 어린 소녀들이

    2020.09.14 17:03
  • 방탄소년단 RM "아름다운 미술 책 보급해달라" 1억 기부

    미술애호가로 유명한 그룹 방탄소년단(BTS) RM의 기부금으로 김환기 이중섭 변월룡 유영국 박래현 윤형근 이승조 등 한국 미술 거장들의 도록이 제작된다. 이들 도록은 전국의 공공 도서관과 도서·산간 지역 각급 학교에 기증된다. 국립현대미술관(MMCA·관장 윤범모)은 RM이 지난 12일 자신의 생일을 맞아 '아름다운 미술 책'을 읽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국립현대미술관문화재단을 통해 1억원을 기부했다고 14일 밝혔다.RM의 기부금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출간한 미술 책을 중심으로 지금은 절판돼 구하기 어려운 도서 및 재발행이 필요한 미술 책 제작에 지원된다. 제작된 도서는 대도시와 달리 미술 책을 구하기 어려운 전국 400곳의 공공도서관과 도서·산간 지역의 초·중·고 도서관에 기증하고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책방에도 비치해 누구나 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김환기 이중섭 변월룡 유영국 박래현 윤형근 이승조 등 한국 작가 7명의 도록 7종에 전시도록 <내가 사랑반 미술관 : 근대의 걸작> <미술관에 書 : 한국 근현대 서예전> 중 1권씩을 묶은 8권짜리 한 세트를 총 4000권 제작하기로 했다. RM의 지원 도서는 각 도서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책방에 내달 중 보급될 예정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RM(본명 김남준)씨가 평소 영감과 휴식을 얻은 미술 분야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본인이 책을 통해 미술을 더 깊게 이해하는 것처럼 미술관 접근이 어려운 청소년들도 쉽게 미술을 접하면 좋겠다는 뜻을 전해와서 기쁘고 놀랐다"며 "바쁜 일정 중에도 미술관을 종종 찾아 미술관에 대한 관심 확

    2020.09.14 08:24
  • 화면에 새긴 돌의 기억…"우리들의 자화상"

    “10년 전쯤 강원 양구의 박수근미술관에 레지던시(입주 작가)로 있을 때였습니다. 박 선생님 작품의 거친 질감이 우리나라에 널리 분포된 화강암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임을 알고 무릎을 탁 쳤죠. 제가 표현하려는 주제인 ‘기억’을 담아내기에 돌만한 것이 없겠다 싶었습니다. 작품에 대한 첫 반응도 무척 좋았죠.” 14일부터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층 한경갤러리에서 초대전 ‘memories(기...

    2020.09.13 16:54
  • 박항섭 미공개작 '금강산 팔선녀' 경매에

    황해도 장연 출신 박항섭(1923~1979)은 구상의 테두리 안에 있으면서도 대상을 해체해 재구성하는 추상성을 가미했던 화가였다. 그런 박항섭이 리얼리즘에 충실하게 그린 작품 ‘금강산 팔선녀’(1974년·사진)와 ‘선녀와 나무꾼’(1975년)이 최초로 공개된다. 이달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열리는 9월 경매에서다.박항섭은 1943년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해주미술학교 교사로 일하다 6·25전쟁 때 월남했다. 추상성을 띤 작품을 많이 남겼지만 해방 이후 공산정권에서 선정한 5인의 황해도 미술가에 포함됐을 정도로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데도 탁월했다. 이번 경매는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그의 사실주의적 화풍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금강산 팔선녀’는 8명의 여인이 계곡에서 목욕하는 모습을 현실처럼 그린 작품. 하얀 속옷 차림으로 몸을 닦고 머리를 매만지는 여인들이 현실의 인물처럼 생생하다. 추정가 1억2000만~2억5000만원. ‘선녀와 나무꾼’은 두 아이를 안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선녀와 팔을 허공에 뻗어 안타깝게 바라보는 나무꾼, 폭포가 흘러내리는 계곡의 풍경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추정가 1억~2억원.이번 경매에는 이들 작품을 포함해 총 152점, 122억원어치가 출품된다. 이번 경매 최고가 작품인 1982년작 ‘바람으로부터 No.82604’(8억~12억원)를 비롯한 이우환의 작품 7점, 국민화가 박수근의 1960년대 작품 ‘노상’(7억5000만~8억5000만원), 천경자의 1990년작 ‘분홍 브라우스의 여인’(6억~8억원), 김환기의 뉴욕시대 작품 3점 등이 눈길을 끈다.출품작은 이달 24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서화동

    2020.09.13 16:53
  • [책마을] 포도청 사건기록 엿보니 민초들 생활상 한눈에

    조선시대는 행정이 경찰, 군사 등과 분리되지 않아서 범법자를 구금, 처벌할 수 있는 기관이 다양했다. 의금부, 사헌부, 형조, 병조, 한성부는 물론 승정원, 종친부, 의정부, 예문관 등이 죄인을 직접 잡아들였다. 나중에는 비변사와 포도청이 추가됐는데, 도적을 잡는 곳이 포도청이었다.《조선경찰》은 조선시대 경찰의 역할을 한 포도청의 등장과 활약상을 통해 당대 민중의 삶을 들여다본다. 도적의 발호를 막기 위한 대책을 처음 내놓은 것은 성종 때였다. 1469년 즉위와 동시에 성종은 전국 관찰사에게 유시를 내려 도적의 횡포를 근절토록 지시했고, 도적의 발호가 심한 서울, 경기, 황해도에 포도장제를 시행했다. 이어 중종 때에는 포도장이 포도대장으로 승격됐고, 1545년에는 ‘포도청’이라는 명칭이 실록에 등장했다.포도청은 1894년 갑오개혁 때 경무청이 신설되면서 설치 400여 년 만에 흡수·개편됐다. 경무청은 일본을 통해 들어온 서구식 경찰제도다. 파리경찰청과 런던경찰청을 모델로 삼았다. 파리에서는 1829년 처음 제복경찰관이 등장했다. 같은 해 영국에서는 내무장관 로버트 필이 런던경찰청을 발족시켰다.저자는 “우리 포도청은 1500년대 이미 제복을 갖추고 포도(捕盜), 야순(夜巡·야간 순찰), 금란(禁亂)을 행했다”며 “비록 경무청을 통해 외압적으로 현대로 넘어왔지만 기본적인 경찰 업무는 조선시대 포도청의 맥을 잇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책은 조선 왕조를 떠받쳤던 경찰제도의 특징과 변화, 죄인을 잡아가두는 직수 기관과 비직수 기관, 관찰사를 중심으로 한 지방 경찰제도, 한성부와 경기도 일대 치안을 맡았던 포도청의 형성과 직무 등을 두루

    2020.09.10 17:21
  • 印尼 전통기법에 팝아트 접목…현대사회 풍자한 자수회화

    열대 식물이 울창한 숲속 여기저기에 사람들이 숨어 있다. 붉은색 꽃잎 뒤에는 붉은색으로, 보랏빛 식물 뒤에는 보라색으로 위장한 채 머리에는 두건을 쓰고 얼굴을 가린 사람들이다. 손마저 사슬에 묶여 자유롭지 않다. 눈만 내놓고 있는 이들은 누구일까.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 지하 전시장에 걸린 가로 316㎝, 세로 275㎝의 초대형 자수회화 작품이다. 제목은 ‘평화의 글자로 가득한 냄비(A Pot full of Peace Spell...

    2020.09.07 17:42
  • "암각화는 하늘이 숨겨놓은 그림…탁본 뜨며 그 뜻 마음에 담았죠"

    “암각화가 많이 모여 있는 키르기스스탄의 싸이말루이 따쉬라는 곳이 있어요. 그곳에 두 사람이 춤을 추는 듯한 그림이 있는데, 그 앞에 서니 주변의 다른 그림들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그 그림만 보이는 겁니다. 그림과 제가 하나가 되는 체험이었죠. 이를 통해 ‘우주 전체가 하나’라는 메시지가 그림에 담겨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선사인들이 남겨놓은 국내외 암각화를 답사해온 일감 스님(조계종 백년대계본부 사...

    2020.09.07 17:41
  • [그림이 있는 아침] MMK - 팀 아이텔

    독일 현대미술을 이끄는 신(新)라이프치히파의 대표 작가 팀 아이텔(49)은 서독에서 태어나 철학과 문학을 공부하고 과거 동독 지역이었던 라이프치히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구상회화가 강했던 동독과 추상성이 강했던 서독의 화풍이 더해진 라이프치히의 독특한 스타일을 이어받았다.그는 “내 그림에서 사람(구상)을 빼면 추상만 남는다”고 말한다. 일상 풍경을 사진으로 찍은 뒤 필요한 부분만 모티프로 따와 색면과 화면분할 등 추상적으로 구성한 화면에 배치하기 때문이다.특히 그의 그림에는 뒷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등을 돌리고 선 사람, 고개를 숙인 채 걸어가는 사람, 무엇인가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사람의 뒷모습…. 2001년작 ‘MMK’는 프랑크푸르트 현대미술관에서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긴 젊은 여성의 뒷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앞모습은 꾸밀 수 있어도 뒷모습은 숨길 수 없다고 한다. 뒷모습을 보여주기에 아이텔의 작품 앞에서 관람객들이 더 오래 머무는지도 모른다.다음달 18일까지 대구미술관에서 열리는 팀 아이텔 개인전 ‘무제(2001-2020)’에 ‘MMK’를 비롯한 대표작 66점이 나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임시 휴관이 끝나야 볼 수 있다.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2020.09.07 17:15
  • 벽면 가득 일렁이는 '디지털 나무'의 사계절 약동

    커다란 분홍색 물방울들이 둥둥 떠다닌다. 그 뒤로는 탯줄이나 창자 또는 혈관처럼 보이는 붉은색, 청색, 연두색 등의 가닥들이 복잡하게 얽힌 채 일렁이고 넘실댄다. 그런 움직임 속에서 꼬였던 매듭이 풀리기도 하고 커다란 방울이 확대경 역할을 하면서 복잡한 가닥들을 더 크게 보여주기도 한다.미국의 영상미디어 설치작가 제니퍼 스타인캠프(62)의 2018년 작품 ‘레터널(Retinal) 1’이다. 스타인캠프가 이듬해 제작한 ‘레터널(Retinal) 2’에서는 물방울과 가닥들이 분홍색 대신 청색 톤으로 바뀌었다. 화려한 색채와 추상적 이미지들이 묘한 몰입감을 선사한다.서울 창성동 리안갤러리 서울 지하 1층 전시장의 커다란 벽면을 이 두 작품이 가득 채웠다. 각각 3분20초 길이의 영상은 눈 속 망막 정맥의 반투명하고 굴절되는 모습을 운동감 있게 표현한 작품이다. 미국 건축가 스티븐 홀이 2018년 설계한 캔자스시티 넬슨엣킨스 미술관의 한 빌딩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스티븐 홀이 빌딩 창문을 ‘렌즈’라고 부르는 데서 착안해 망막 정맥을 모방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3차원(3D) 애니메이션 개척자로 꼽히는 스타인캠프의 개인전 ‘소울스(Souls)’가 리안갤러리 서울과 소격동 리만머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디자인 미디어아트학과 교수인 그는 디지털로 자연을 묘사하는 작가다. 3D 애니메이션과 뉴미디어를 이용해 꽃과 나무, 하늘, 시공과 다양한 유기적 형태를 특정한 장소에 맞게 설치하는 작업을 해왔다.리안갤러리에서의 전시는 2010년, 2014년에 이어 세 번째다. 망막을 다룬 두 작품 외에 전통적 정물화를 디지털로 재해석한 ‘스틸라이프(Still-Life) 4&r

    2020.09.06 16:34
  • 금동관·신발…1500년 전 '온 몸 장신구' 그대로 나타난 신라귀족

    경북 경주의 신라시대 무덤에서 6세기 전반에 제작된 금동관과 금동신발, 금귀걸이 등 장신구 일체가 무덤 주인이 착용했던 상태 그대로 출토됐다. 이처럼 피장자가 장신구 일체를 장착한 상태로 노출돼 공개된 것은 1973∼1975년 발굴·조사한 황남대총 이후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5월 금동신발과 금동날개가 발견된 경주 황남동 120-2호분에서 무덤 주인이 머리부터 발치까지 장착했던 장신구 일체가 최근 확인됐다고 3일 발표했...

    2020.09.03 18:06
  • [책마을] 임나일본부설 뒤집은 가야 유물 '철제 비늘 갑옷'

    1990년대 초 경성대 박물관이 발굴 조사한 경남 김해 대성동 고분군에서 금관가야의 유물이 대거 출토됐다. 그중 철제 비늘 갑옷은 같은 시기 일본의 것들을 기술적으로 압도했다. 기마전에서 사용한 재갈, 발걸이 등 마구류와 철제 무기류도 마찬가지였다. 이로써 일본의 야마토 왕권이 3~4세기 무렵 가야 지역에 직접 통치기구를 만들어 백제와 신라를 간접통치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은 2010년 공식적으로 폐기됐다. 권오영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는 《삼국시대...

    2020.09.03 17:48
  • 왕건 도운 희랑대사 조각상 국보 된다

    고려 고승(高僧)의 모습을 재현한 조각상이 국보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신라 말~고려 초에 활동한 희랑대사(希朗大師)의 모습을 조각한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보물 제999호·사진)을 국보로 승격, 지정한다고 2일 예고했다. 건칠희랑대사좌상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 조각으로, 고려 초기인 10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희랑대사는 화엄학에 조예가 깊었던 학승으로, 태조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

    2020.09.02 16:48
  • KT, 청각장애 아동이 내레이션·손 그림 연출 '생동감'

    아홉 살인 노혜담 어린이는 만 2세였던 2014년, 감각신경성 난청이라는 진단을 받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았다. 인공와우는 귓속 달팽이관(와우·蝸牛)의 이상으로 인한 고도 난청 환자에게 이식해 나선신경절세포나 말초 청각신경을 전기적으로 자극하는 전자장치로, 대뇌 청각중추에서 이를 소리로 인지하게 된다. 혜담이는 수술 이후 현재까지 KT의 청각장애 아동 재활 지원사업의 하나인 ‘KT꿈품교실&rs...

    2020.09.02 15:25
  • 인공와우 수술·재활교실…KT, 17년째 청각장애 아동 지원

    ‘소리 찾기’는 2003년부터 17년째 이어져온 KT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다. 소리를 통해 세상을 이어주는 통신회사답게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청각장애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소리를 찾아주는 활동 중 하나다. 초창기에는 소리이비인후과(원장 박홍준)와 협력했고, 연세의료원과는 2010년부터 소리찾기 사업 협약을 맺고 인공와우 수술을 비롯해 인공중이, 뇌간이식 등 선구적 수술치료를 지원했다. 2012년에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

    2020.09.02 15:24
  • 화사·상큼한 풀꽃·나무꽃 그림…'코로나 블루' 날려 버리세요

    '한지 부조'로 유명한 전병현 작가(63)는 거의 매일 새벽이면 서울 평창동 집에서 경기도 광주 곤지암 농장으로 향한다. 그는 작업을 위해 직접 닥나무를 재배하고 채취해 한지를 만든다. 처음에는 한지 장인이 만든 것을 사용했으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표현하기가 어렵자 직접 한지를 만들기로 했다. 지금은 닥나무 껍질로 죽을 쑤고 한지를 떠내는 기술이 전문가 이상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그가 얻은 또 하나의 소득이 있다. 풀꽃, 야...

    2020.09.01 17:31
  • 神市에 강림한 환웅…캔버스에 불러낸 고대의 시공간

    민중미술의 대표 작가로 잘 알려진 화가 최민화 씨(66)가 한국 고대사의 주요 장면과 주역들을 캔버스에 불러냈다. 고조선부터 후삼국까지의 역사를 고려 후기 일연 스님이 정리한 ‘삼국유사’를 뼈대로 인물화, 역사화, 풍경화로 담았다. 굴곡진 한국 현대사의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하던 전작들과는 확 달라진 시도다.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 신관에서 열리고 있는 최씨의 개인전 ‘원스 어폰 어 타임(Once Upon a ...

    2020.08.31 17:33
  • [그림이 있는 아침] 염원(念願) 92-7 - 류경채(1920~1995)

    류경채(1920~1995)는 자신의 심상을 통해 자연을 바라봤던 작가다. 서구적 모더니즘과 한국적인 전통을 독특하게 융합, 승화시켜 인간과 자연의 합일을 꿈꿨다.황해도 해주 출신인 그는 전주사범학교에 재학 중이던 1940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선했다. 1949년 제1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서 ‘폐림지 근방’으로 대통령상을 차지해 주목받았다. 1950년대까지 서정적 리얼리즘을 추구했으나 1960년부터 추상으로 전환했다.그의 작업은 비구상(1960년대), 순수추상(1970년대), 색면분할(1980년대) 등을 거쳐 1990년대 이후 기하학적 추상으로 향했다. 타계하기 직전까지 그렸던 ‘염원’ 시리즈는 감각적인 세계를 철저히 배제하고 선과 면에 의한 최소한의 조형 요소로 절대 추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캔버스 중앙의 여백은 자연과 우주를 드러낸 것으로, 서정적 추상미술의 완성으로 평가된다. 연작의 하나인 1992년작 ‘염원(念願) 92-7’은 케이옥션이 오는 8일까지 여는 프리미엄 온라인 미술품 경매에 추정가 1500만~3500만원에 나와 있다.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2020.08.31 17:24
  • 쿠르베·모네 흔적에 자전적 삶 투영…'얼굴 없는 자화상'

    전시장에 들어서면 캔버스들이 점층법을 이루며 벽에 띠처럼 둘러져 있다. 세로 18㎝, 가로 14㎝의 0호 크기부터 50호(116.8×91㎝)까지 점점 커지는 61개의 캔버스가 마치 하나의 작품 같다. 캔버스들은 저마다 하나의 작품이면서 전체로서도 작품인 셈. 캔버스에는 인쇄체 영문들과 낙서처럼 휘갈긴 획들이 뒤섞여 있다.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윤향로 작가(34)의 개인전 ‘캔버스들’이다.홍익대 회화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전문사 과정을 졸업한 윤 작가는 동시대 이미지 생산과 소비의 기술적 측면에 주목하며 미술 이외의 다양한 분야에서 참조한 요소를 회화로 변주해왔다. “회화는 세계에 대한 스크린샷”이라고 주장하는 그는 대중문화, 미술사, 패션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끌어온 이미지를 변형해 인쇄하거나 캔버스 위에 그린다. 작가 스스로 명명한 ‘유사회화’다.그는 이번 전시에 미술사의 선배 작가들을 소환했다.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여성 화가 헬렌 프랑켄탈러(1928~2011)의 활동을 정리한 카탈로그 레조네(전작도록)에서 프랑켄탈러가 이전 시기의 회화를 참조해 작업한 사례를 발췌했다. 타인이 참조한 것을 다시 참조하는 일종의 재인용 내지 재전유다.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선보이는 신작들은 프랑켄탈러의 도록 일부를 컴퓨터로 스캔한 후 캔버스에 디지털 프린팅으로 인쇄한 것이다. 작품에는 16세기 이탈리아 화가 베첼리오 티치아노, 19세기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와 클로드 모네의 그림 이미지 및 이름 등이 등장한다. ‘painting’ ‘canvas’ 등 회화와 관련된 단어, ‘She’ ‘her’ 등 여성 인칭 대명사도

    2020.08.30 16:47
  • [책마을] 구구단·소금 유통…목간에 새겨진 백제인들의 삶

    2011년 충남 부여 쌍북리에서 상하로 일정한 간격의 선을 긋고 다양한 숫자를 적어넣은 목간(木簡)이 발견됐다.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숫자들의 전모가 적외선 사진을 통해 드러나자 한국 수학사가 바뀌었다. 백제인들의 셈법을 담은 구구단표였다. 중국에서는 기원전 3세기께의 진대(秦代) 구구단 목간이 발견됐고, 일본에서도 7세기 후반의 구구단 목간이 나왔지만 한반도에서는 관련 유물이 없어서 구구단은 없었다고 치부되던 터였다.《목간으로 백제를 읽다》는 100여 점에 달하는 백제 목간을 통해 당시의 생활상을 읽어내고 백제 사회 복원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15명의 연구자가 지난 6년 동안 개인 시간을 쪼개 연구한 결과다. 과학적 보존 처리와 적외선 촬영 등을 통해 판독한 목간의 기록은 기존 백제사 연구에서 밝혀낸 내용을 보완하는 자료뿐만 아니라 삼국유사나 삼국사기에도 기록되지 않은 자료가 포함돼 있어 백제인의 생활상을 짐작하게 한다.부여 쌍북리 출토 목간에서 확인된 ‘외경부(外部)’라는 명칭은 기존 사서와 문헌 자료에서는 보이지 않는 행정기구 명칭이다. ‘경()’은 창고라는 뜻. 외경부는 창고의 한 종류인 외경을 담당하는 관청으로, 왕실 재정의 출납과 관계된 창고인 내경과 달리 국가 재정의 출납과 관계된 창고라고 한다.2002년 부여 궁남지에서 발굴된 ‘지약아식미기(支藥兒食米記)’라는 목간은 도성에 필요한 약재를 운반하는 약아(藥兒)들에게 식량으로 쌀을 지급한 현황을 기록한 것이다. 이를 통해 백제의 의약제도와 일당제, 당시 사용된 도량형 등을 알 수 있다.백제에서만 유일하게 출토된 남근 모양의 목간, 불로장생을 위한 선약(

    2020.08.27 17:21
  • 만우절 거짓말이었으면…사진에 담은 '코로나 공포'

    오전 9시45분. 하얀 위생장갑을 낀 남자가 텅 빈 마트 주차장에서 카트를 밀고 장을 보러 간다. 매장의 상품 진열대는 텅 비어 있다. 남아 있는 물건이 별로 없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의 사재기 때문이다. 계산대에 앉아 있는 직원은 투명 아크릴 차단막 뒤에서 혹시나 있을지 모를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남자는 이 모든 상황 앞에서 절망과 공포를 느낀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어윈 올라프(61)의 신작 ‘2020년 만우절(April fool 2020)’ 시리즈다. 올해 초부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충격과 공포 속에서 작가 자신의 감정을 자화상처럼 담아낸 작품들이다. 제목은 말 그대로 이 모든 사태가 4월 1일 만우절의 장난기 섞인 거짓말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가 다음달 2~30일 올라프 개인전을 열고 신작 시리즈 10여 점을 소개한다. 지난 5월 젠박 개인전에 이은 ‘포스트 코로나’ 특별기획전의 두 번째 전시다. 올라프는 자신이 사는 암스테르담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 직접 등장해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의 풍경과 자신의 감정을 생생하게 전한다. ‘2020년 만우절’ 연작은 오전 9시15분부터 11시30분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등장 인물은 모두 얼굴에 흰색 분을 잔뜩 바른 채 만우절 거짓말에 속아 바보가 돼 버린 광대 분장을 하고 있다. 오전 10시15분, 올라프는 암스테르담의 텅 빈 공원 벤치에 홀로 앉아 어깨를 늘어뜨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거리두기를 하면서 격리된 우리 모두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11시15분, 작업실로 돌아온 그는 자신의 모습을 담기 위한 촬영 작업을 한다. 카메라를 등지고 벽을 향

    2020.08.26 16:45
  • 바코드로 그려낸 山水와 도시 풍경

    창덕궁 희정당에 걸린 해강 김규진의 벽화 그림 ‘금강산만물초승경도’(등록문화재 제241241호)가 바코드를 입고 현대식 산수화로 거듭났다. 첩첩이 포개진 만물상의 웅장한 봉우리와 단풍 든 가을 숲, 운무와 안개, 온정천의 푸른 물까지 바코드로 표현돼 있다. 서울 충무로 세종갤러리의 ‘오현영 초대전’에 전시된 ‘바코드 금강산만물초승경도’이다. 원작 크기와 비슷한 가로 8m, 세로 2...

    2020.08.25 16:31
  • [그림이 있는 아침] 고기잡이 - 문신(1922~1995)

    추상 조각의 거장 문신은 일본 사가현의 한 탄광촌에서 한국인 노동자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고향인 경남 마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도쿄로 유학해 일본미술학교 양화과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조각으로 방향을 튼 것은 1961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서였다. 세계 미술의 현대적 흐름에 자극을 받은 추상 회화에 이어 좌우 대칭의 공간 구조로 신비롭고 무한한 생명감을 매혹적으로 표현한 ‘시메트리(대칭)’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1948년 그림 ‘고기잡이’는 화가이자 조각가로서 문신의 역량을 모두 보여주는 초기 대표작이다. 격랑과 싸우며 거대한 그물을 함께 끌어올리는 어부들의 힘찬 모습을 옆으로 길게 화폭에 담았다. 인체의 앞과 옆, 뒤의 모습을 한 화면에 모두 담았고 힘을 실은 근육의 움직임도 생생하다. 거친 파도 속에서도 단결해 노동하는 인간의 의지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강한 시사성도 느껴진다. 특히 직접 나무를 깎고 다듬어 액자까지 만들었다. 이후 조각으로 방향을 바꿀 자신의 미래를 암시하는 듯하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소장품 상설전 ‘시대를 보는 눈: 한국 근현대 미술’에 전시돼 있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2020.08.24 17:42
  • '따로 또 같이' 봐도 좋은 古미술품의 향연

    크고 작은 도자기 수백 점이 전시장 중앙의 커다란 탁자 위에 놓였다. 보물 제1441호 백자대호 옆에 필통, 향로, 찻잔, 네 개의 귀가 달린 사이호(四耳壺), 주전자 등 갖가지 도자기들이 어우러져 진풍경을 연출한다. 명품을 개별 쇼케이스에 진열하는 전시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다. 제각각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도자기들을 한데 모아놓으니 그 자체로 또 다른 미적 경험을 선사한다. 서울 한강로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에서 열리고 있는 고미...

    2020.08.2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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