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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화동 논설위원
    서화동 논설위원(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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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자 칼럼] 안락사 입법화

    1997년 서울 보라매병원에서였다. 인공호흡기를 떼면 사망할 것이 분명한 환자를 보호자의 강력한 요구로 퇴원시킨 의사가 살인방조죄로 처벌받았다. 의사들은 지금도 환자의 상태가 악화하면 ‘어디까지 치료할 것인지’ 보호자와 상의부터 한다. 인공호흡기나 ECMO(체외생명유지술) 등 연명치료를 할 것인지와 그 범위를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2016년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일명 존엄사법)이 제정돼 연명치료 중단이 허용되긴 했지만, 소극적인 범주의 존엄사만 인정하는 현행 법이 삶의 존엄한 마무리를 온전히 보장하고 있느냐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웰빙 못지않게 웰다잉이 중요해진 시대다. 어떻게 죽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웰다잉의 중요한 조건이다. 소극적 안락사로 분류되는 연명의료행위의 유보 또는 중단뿐만 아니라 독극물 주입이나 산소 차단 등으로 삶을 끝내는 적극적 안락사까지 법적으로 허용하자는 의견이 늘고 있는 이유다.적극적 안락사는 크게 두 가지다. 의사가 직접 독극물을 환자에게 주입하는 일반적인 안락사와 의사가 처방한 독극물을 환자가 직접 복용하거나 주입하는 의사조력자살(PAS)이다.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이 PAS를 결정해 주목받았는데, 국내에서는 적극적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는다. 다른 나라들에서도 법제화 여부는 엇갈린다. 미국은 1997년 오리건주를 필두로 워싱턴·콜로라도·캘리포니아·뉴저지 등 12개 주에서 PAS를 법제화했고, 다른 주들도 논의 중이다.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스페인 등도 PAS를 허용한다. 스위스에선 조력자살을 돕는 캡슐 형태의 기구도 최근 등장

    2022.05.25 17:24
  • "민주당의 일원임을 잊지 않겠다"는 국회의장 후보들 [여기는 논설실]

    국회법은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 및 상임위원회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국회 운영의 중립성을 위해서다. 계파색이 없어나 옅고, 온건하고 합리적인 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아온 것도 같은 이유다. 임기가 끝나면 정계를 은퇴하는 게 관례여서 특정 정당의 편을 들기보다는 합의와 조정을 통해 합리적 결말을 유도하거나, 적어도 국회법 절차에 따른 회의 진행을 의장에게 기대하게 된다. 여여간 첨예한 갈등상황에선 '팔이 안으로 굽는' 경우도 없지는 않았지만, 대놓고 그렇게 하겠다는 국회의장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을 맡을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다. 국회법 제15조에 따르면 재적 의원의 과반을 득표한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선출되지만, 관례상 원내 제1당이 맡는다. 원내 1당의 내부 경선을 거쳐 국회의장 후보를 1명으로 간추린 후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선출한다.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민주당 박병석 의원(70·대전 서갑)이  만장일치로 국회의장 후보에 추대됐고 본회의 표결을 거쳐 의장이 됐다. 하지만 오는 29일 임기가 만료되는 박 의장의 뒤를 이을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는 치열한 경선을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당내 최연장자인 5선의 김진표 의원(75·경기 수원무)을 비롯해 5선의 이상민(65·대전 유성을) 조정식(59·경기 시흥을), 4선 우상호(60·서울 서대문갑) 의원이 오는 24일 의원총회에서 펼쳐질 경선 참여를 선언했다. 최다선, 연장자가 의장을 맡는 게 관례인 데다 전반기 의장 선출 때 박 의장에게 양보하고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 의원으로선 후배들의 경선 참여가 당

    2022.05.18 09:30
  • [천자 칼럼] 또 나온 경기분도론(分道論)

    경기(京畿)의 畿는 밭 전(田)과 ‘몇, 언저리, 가깝다’는 뜻의 幾(기)를 결합한 글자다. ‘수도 또는 수도 주변의 땅’을 뜻한다. 우리 역사에서 ‘경기’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고려 문종 23년(1069년)이다. 개성을 중심으로 평안남도, 황해도, 경기도 일부의 50여 개 현을 합쳐 ‘경기’라 이름하고 왕실직할지로 삼았다. 조선시대에는 한양을 중심으로 경기를 재편해 광주(廣州)·수원·여주·안성 등 한양의 동남 지역이 경기에 편입됐다.경기도가 급격히 발전한 것은 해방 이후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렸고, 현재 서울(951만 명)보다 훨씬 많은 인구(1357만 명)가 경기도에 살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경기도를 남도와 북도로 나누자는 ‘분도론(分道論)’이 나오는 이유다.분도론은 한강을 기준으로 북쪽의 고양·남양주·파주·의정부·양주·구리·포천·동두천·가평·연천 등 10개 지역을 ‘경기북도’로 분리하자는 것. 이렇게 되면 수원·용인·성남·화성 등 21개 지방자치단체가 남는 경기 남부 인구는 1003만 명, 북부 인구는 354만 명이 된다. 경기 북부 인구만 해도 서울에 이어 전국 광역 자치단체 중 3위다.분도론의 근거는 경기 북부 지역의 낙후한 여건이다. 면적이 경기도 전체의 41%에 달하지만 휴전선과 가까운 접경지여서 군사시설보호법, 수도권정비계획법, 개발제한구역과 상수도보호구역 지정 등 이중삼중의 규제로 개발이 뒤처져 경기 남부와 불균형이 심해졌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 각종 선거 때마다 분도론이 제기돼 왔다.6·1 지방

    2022.05.17 17:34
  • [천자 칼럼] 기부금 부자 KAIST

    KAIST에는 2011년부터 시행 중인 ‘이원조교수제도’라는 게 있다. 젊고 우수한 교원에게 3년간 60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제도로, 85세 할머니가 그 전해에 전 재산 100억원을 기부하면서 시작됐다. 기부 당시 할머니는 “돈에 이름이 있느냐”며 외부에 알리는 것을 한사코 거부했다. 널리 알려야 더 많은 이가 기부할 수 있다는 설득에 겨우 알려준 게 오씨라는 성과 ‘이원(園)’이라는 호였다. 학교 측이 ‘오이원’이라는 가명으로 기부 사실을 발표한 이유다. 턱이 치아를 단단히 받친다는 ‘이원’의 뜻처럼 할머니의 기부금은 미래 과학인재를 위한 튼튼한 울타리가 되고 있다.이번에는 익명의 50대 부동산 사업가가 KAIST에 300억원 상당의 전 재산을 기부해 화제다. KAIST가 익명으로 받은 최고 기부액이자 역대 기부 중 일곱 번째로 큰 액수라고 한다. 학교 측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장학금 및 의과학·바이오 분야 연구 지원금으로 이번 기부금을 사용할 계획이다.KAIST에는 서울 성북동의 1000억원대 요정을 법정 스님에게 시주해 도심 사찰 길상사를 만들게 한 고(故) 김영한 여사가 1999년 340억원을 기부한 것을 필두로 지금까지 고액 기부가 꼬리를 물고 있다.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이 2001년부터 515억원을 기탁한 것을 비롯해 최고액 기부자인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766억원), 고 류근철 박사(578억원),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500억원) 등 100억원 이상 기부만 20건 가까이 된다.고액 기부자의 대부분은 KAIST 동문이 아니라 외부인이다. 첨단 과학기술 발전이 경제성장을 이끈다는 믿음 때문에 KAIST를 선택한다고 한다. 기부자가 지정한 용도로만 기부금을 사용하는

    2022.05.10 17:15
  • [토요칼럼] 차별금지법,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 개정에 이어 또 한 번의 거대한 회오리를 예고했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15년 전 평등법 논의가 시작됐지만 부끄럽게도 그동안 국회는 법 제정에 한 발자국도 다가서지 못했다”며 “평등법 제정 논의를 힘차게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가 2007년 17대 국회에서 처음 입법을 시도한 이후 논란을 거듭해온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을 21대 국회에서 제정하겠다는 것이다.현재 국회에 발의된 차별금지법안은 4건이다. 2000년 6월 장혜영 정의당 의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민주당 권인숙, 이상민, 박주민 의원도 각각 법안을 발의했다.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헌법이 보장한 평등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각종 차별을 금지하자는데 왜 논란이 분분할까. 일견 아름답게 보이는 법안의 이름 및 취지와 달리 법 조문에는 여러 가지 논쟁적 내용이 담겨 있어서다.먼저 법안이 다루는 차별의 범위다. ‘포괄적’이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이 법은 차별의 사유를 최대한 폭넓게 규정한다. 박 의원안의 경우 금지하는 차별 사유가 성별, 장애, 병력(病歷), 나이, 출신 국가, 인종, 피부색, 용모·유전정보 등 신체조건,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및 가족 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학력, 고용 형태 등 21가지나 된다.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법,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다양한 개별적 차별금지법이 시행되고 있으므로 포괄법은 불필요하다는 반대론이 나오는 이유다. 과잉 중복 규제라는 얘기다.개별 법들에선 차별 사유의 심각성에 따라 제

    2022.05.06 17:42
  • [천자 칼럼] 차붐 넘어선 손흥민

    “찼다 찼다 차범근, 달려라 이회택, 떴다 떴다 김재한 헤딩 슛 골인~.” 1970년대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가 열릴 때면 목청껏 불렀던 응원가다. 경쾌한 리듬의 동요 ‘비행기’를 개사한 노래여서 평소에도 흥얼거리며 놀았던 기억이 생생하다.당시 차범근은 단연 최고 스타였다. 서울 경신고 3학년 때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1972~1978년 118경기에서 55골을 넣었다. 24세139일에 A매치 100회 이상 출전 기록을 세워 세계 최연소 센추리클럽 가입자가 됐다. ‘한국 축구’ 하면 차범근이었다.1978년 당시 세계 최고의 리그인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차범근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레버쿠젠 등에서 활약하며 ‘갈색 폭격기’ ‘차붐’으로 이름을 날렸다. 1989년까지 308경기에 나서 98골을 넣었고, 1985~1986 시즌 레버쿠젠에서 넣은 17골은 한국 선수의 유럽리그 단일 시즌 최다 득점으로 오랫동안 기록됐다.‘슈퍼 소니’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 차범근의 이 기록을 깼다. 지난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2021~2022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홈경기에서 2골 1도움의 맹활약으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리그 18·19호 골을 연달아 뽑아낸 그는 지난 시즌 작성한 자신의 정규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17골)과 ‘축구 전설’ 차범근의 한국선수 단일 시즌 유럽리그 최다 득점 기록을 한꺼번에 갈아치웠다.차범근과 손흥민 사이엔 공통점이 많다. 둘 다 양발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엄청난 스피드와 체력, 정교한 슈팅을 자랑한다. 이날도 손흥민은 왼발로만 두 골을 넣었다. 이번 시즌 19골 중 11골이 왼발 끝에서 나

    2022.05.02 17:41
  • "전통 한류로 문화강국 만드는 게 이 시대의 호국 불교"

    “나는 부딪히는 걸 피합니다. 어떻게 보면 좀 비겁하다고 할 정도로 안 부딪힙니다. 왜냐, 그렇게 충돌하면서까지 할 게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좀 비겁해 보이면 되지요. 부딪히고 싸우고 이기려고 하는 게 힘들지, 참는 건 힘들지 않습니다. 하하.”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83)의 안심(安心) 법문이다. 평생 살면서 마음속에 품고 있는 한마디가 뭐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부처님 오신날(8일)을 앞두고 지난달 29일 경남 양산 통도사 서운암의 산중 작업실에서 성파 스님을 만났다. 종정 취임 후 근황부터 물었다.“찾아오는 분들은 좀 늘었습니다만, 지내는 건 종정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때나 안 붙었을 때나 같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예불하고 공양하고 사중(寺中)의 대중 스님들도 만나고, 주지 스님한테 돌아가는 이야기도 듣지요. 일정이 없으면 작업실에 올라옵니다. 종단의 공식 일정 외에는 종정이라는 고삐나 굴레가 싫습니다. 평소 하던 대로 살 뿐입니다.”성파 스님은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해인사 가까운 곳에서 살았다. 일제강점기에 초등학교에 입학해 5학년 때 6·25전쟁이 터졌다. 학교를 제대로 다닐 수 없게 되자 서당에서 명심보감과 사서삼경 등 한학을 공부했다. 그러다 마음의 실체가 궁금해 1960년 통도사로 출가했다. 조계종 종정을 지낸 월하 스님(1915~2003)이 은사다. 평상심이 도(道)라고 강조한 월하 스님의 영향일까. 성파 스님 또한 일상이 수행인 삶을 지속해왔다.“은사 스님은 이렇다 저렇다 (콕 집어서) 말씀을 안 하시는 분이라 특별히 뭘 정해서 교육하지는 않으셨어요. 은사 스님의 평소 말씀과 행동이 그대로 내 몸에 밴 것이죠. ‘학문을 좋아하는

    2022.05.01 17:26
  • "'전통 한류'로 문화강국 만드는 게 이 시대의 호국불교" [인터뷰]

    “나는 부딪히는 걸 피합니다. 어떻게 보면 좀 비겁하다고 할 정도로 안 부딪힙니다. 왜냐, 그렇게까지 충돌해가면서 할 게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의견이 안 맞을 땐 부딪히고 싸울 일도 많았지만 난 젊을 때에도 안 싸웠어요. 내가 좀 비겁해 보이면 되지요. 그걸 참기 힘들다는 생각도 안 했습니다. 손오공이 아무리 뛰고 날아도 부처님 손바닥 안인데 싸워봐야 얼마나 가겠어요? 멀리 넓게 보면 다 같은 손 안에 있으니까요. 부딪히고 싸우고 이기려고 하는 게 힘들지 참는 건 힘들지 않습니다. 하하."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83)의 안심(安心) 법문이다. 부처님 오신 날(8일)을 앞두고 지난달 29일 경남 양산 통도사 서운암의 산중 작업실에서 성파 스님을 만났다. 스님은 평생 살면서 마음 속에 품고 있는 한마디가 뭐냐고 하자 이렇게 답했다. 날마다 벌어지는 여야 의원들의 다툼에 대해서는 "자라나는 아이들, 청소년들이 보고 배울까봐 걱정"이라며 "자중지란(自中之亂)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 역사가 그렇다"고 우려했다. ▷종정 임기를 시작한 지 한달 정도 됐는데 요즘 일과는 어떠신지요? "지내는 건 예나 지금이나 여전합니다. 찾아오는 분들은 좀 늘었습니다만, 나한테만 특별히 하루를 30시간으로 늘려주는 게 아니니까 시간을 쪼개서 씁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예불하고 공양하고 사중(寺中)에 대중이 많으니 스님들도 좀 만나고, 주지 스님한테 돌아가는 이야기도 듣고, 일정이 잡혀 있으면 참여하고, 그렇지 않으면 작업실에 올라옵니다."▷종정이 되신 후에 달라진 게 있습니까."종정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때나 안 붙었을 때나 같습니다. 종단의 공식 행

    2022.05.01 14:54
  • [서화동 칼럼] 관광산업 청사진이 안 보인다

    일상 회복이 본격화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2년여의 ‘코로나 쇄국’에서 풀려난 사람들이 해외로 쏟아져 나가면서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은 여행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TV홈쇼핑은 해외여행 상품 팔기에 바쁘다고 한다. 롯데홈쇼핑이 최근 판매한 ‘참좋은여행 터키 패키지’에는 3100건의 주문이 몰렸다. 롯데관광개발이 지난 3일 현대홈쇼핑에서 판매한 북유럽 10일 상품은 1인당 629만원으로 고가인데도 4000여 건의 상담이 쇄도해 260억여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G마켓, 옥션 등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해외 항공권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억눌렸던 여행심리의 폭발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제주항공이 최근 이 회사 SNS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8명이 1년 안에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객 증가는 만성적인 여행수지 적자를 더욱 키울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여행수지 적자는 4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억1000만달러 늘었다. 엔저에 따른 일본 여행이 본격화하면 적자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여행수지 적자를 줄이려면 방한 외래관광객을 늘려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방한 외래관광객도 늘고 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격리 및 비자 면제는 상호주의에 입각해 단계적으로 해제할 예정이어서 본격적 회복세를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2010년대 초반만 해도 방한 외래관광객 수는 방일 외래관광객을 능가했다. 방한 외국인은 2012년 1114만 명에서 2016년 1724만 명, 2019년 1705만 명으로 증가했다. 적극적인 관광진흥책에 힘입은 바 컸다. 하지만 2012년 이후엔 한·일관계 악화로, 2017년 이후엔 한·중관계

    2022.04.25 17:30
  • [천자 칼럼]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오페라 ‘마술피리’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 최후의 역작으로 손꼽힌다. 1791년 3월 작곡을 시작해 9월 30일에 완성했고, 바로 그날 오스트리아 빈의 작은 극장에서 초연했다. 공연은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성황이었다. 하지만 모차르트는 그해 12월 5일 ‘레퀴엠’을 미완으로 남긴 채 서른다섯 해 짧은 삶을 마감했다.그의 사후 종적이 묘연했던 마술피리 원본 악보가 발견된 것은 1870년. 모차르트 연구자들은 이를 계기로 그의 고향이자 활동 무대였던 잘츠부르크에 국제모차르테움협회를 결성하고 1877년부터 1910년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모차르트 음악제를 열었다.이를 발전적으로 계승한 것이 독일의 바이로이트 페스티벌과 함께 유럽 양대 음악축제로 자리잡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다. 1920년 극작가 후고 폰 호프만슈탈과 연출가 막스 라인하르트가 매년 여름 음악제를 열기로 했다. 이들은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의기투합해 오페라와 연극, 모차르트 음악을 연주하는 축제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해 8월 첫 공연으로 호프만슈탈의 연극 ‘예더만’을 초연한 이후 1924년과 1944년을 빼고는 매년 축제가 열렸으니 100회를 넘었다.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세계적인 명성은 이곳 출신 지휘자 카라얀과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빈필)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빈필은 시종일관 호스트 오케스트라로서 이 페스티벌의 세계적인 수준을 유지해왔다. 슈트라우스부터 클레멘스 크라우스, 빌헬름 푸르트뱅글러 등 수많은 명지휘자가 빈필과 함께 축제를 빛냈다. 특히 1956년부터 축제의 총감독을 맡은 카라얀은 고향의 음악제를 위해 33년 동안 헌신했다. 자신이 종신지휘자로

    2022.04.19 17:35
  • [천자 칼럼] 超고령사회 vs 重고령사회

    2018년 일본에서 인구의 고령화를 표현하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다. ‘중(重)고령사회’다. 일반적으로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超)고령사회로 분류한다. ‘무겁다’ ‘거듭하다’는 뜻의 ‘중(重)’을 더한 중고령사회는 75세 이상인 후기고령인구가 65~74세의 전기고령인구를 넘어선 것을 말한다. 고령화가 한층 심화했음을 의미한다.일본은 2018년 3월 중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특히 1947~1949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로 1970~1980년대 일본의 고도성장을 이끈 단카이(團塊) 세대가 모두 75세 이상이 되는 2025년에는 후기고령자의 인구 비율이 17.2%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중고령사회는 노인 문제의 커다란 질적 변화를 예고한다. 65세를 넘어서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액티브 시니어’가 줄고 의료비와 간병 부담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메워주는 노인들의 역할도 줄게 된다. 사회 전체의 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다.한국도 인구 고령화가 가장 심한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내외국인 인구전망: 2020~2040’에 따르면 내국인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20년 3583만 명에서 2040년 2676만 명으로 25% 이상 급감할 전망이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같은 기간 807만 명에서 1698만 명으로 2.1배 증가한다.2020년 16.1%였던 고령인구 비율은 2025년 20.0%를 넘어서 한국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2040년에는 이 비율이 35.3%로 늘어날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때 75세 이상 고령인구가 896만 명으로 전체 고령인구(169

    2022.04.15 17:04
  • 콩쿠르 위상 제각각…예술인 병역특례, 기준부터 명확히 해야 [여기는 논설실]

    세계적인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군 복무 문제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대한민국의 건장한 청년들이니 형평에 맞게 군대에 가야 한다는 주장과, 세계적인 인기와 영향력 등 국위를 선양한 공로를 봐서 예술요원으로서 대체복무를 하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거죠. 양쪽 주장 모두 나름의 근거와 타당성을 갖추고 있어서 된다, 안 된다고 일도양단 식으로 말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현행 병역 제도는 현역병 외에 몇 가지 대체복무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현역병 자원을 의무경찰·의무해양경찰·의무소방원으로 투입하는 전환복무, 보충역 판정자로 하여금 사회복지·보건의료·교육문화·환경안전 등의 사회서비스 및 행정업무를 지원하게 하는 사회복무, 국위 선양 및 문화창달에 기여한 예술·체육 특기자를 군복무 대신 해당 분야에서 일하게 하는 예술·체육요원이 있지요. 전문연구·산업기능 요원, 승선근무예비역, 의무·법무·군종·수의 등 특수병과사관후보생, 공중보건의 등도 있습니다. BTS의 경우 현재 클래식 음악과 발레, 국악 등으로 제한된 예술요원에 대중문화예술인을 포함시켜 공백 없이 음악활동을 이어가게 하자는 것입니다.  1973년 '병역의무의 특례규제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도입된 예술·체육요원 제도는 그동안 많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지금 비교적 간소해졌지만 제도 도입 초기에는 특례 인정 범위가 매우 넓었습니다.체육의 경우 처음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유니버시아드,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3위 이상과 한국체대 졸업성적 상위 10% 이내인 사람에

    2022.04.14 09:30
  • "새봄 이기는 겨울은 없어…이젠 '코로나 패러독스' 이뤄야죠"

    “전쟁 중에도 꽃이 피고, 화마가 지나간 자리에도 다음 해 봄이면 새잎이 돋아납니다. 이번 부활절이 그간 코로나로 위축됐던 모든 것을 털고 새로 출발하는 모멘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지난 2월 돌아가신 이어령 선생님이 말씀하신 ‘코로나 패러독스’를 이뤄야지요.”오는 17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리는 ‘2022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설교를 맡은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60)의 말이다. 흑사병이 유럽 전역을 휩쓸고 간 뒤 오히려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는 ‘팍스 브리태니카’를 열었고, 페스트의 종착지였던 프랑스는 유럽 문화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코로나 패러독스라는 말도 코로나19를 반전 모멘텀으로 삼아 생명의 가치를 일깨우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소 목사는 개신교 양대 교단의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 합동) 총회장과 개신교 최대 연합기구인 한국교회총연합회 대표회장을 지낸 개신교계의 대표적 리더다. 지난 8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를 방문한 소 목사에게 부활절을 맞는 소회와 부활의 의미 등을 물었다.▷3년째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속에서 다시 부활절을 맞습니다. 올해는 모처럼 대규모 대면예배를 드리게 돼 감회가 새롭겠습니다.“1947년 4월 6일 서울 남산의 조선신궁 터에서 일제강점기 신사참배를 회개하고 광복에 감사하는 예배를 드린 것이 첫 부활절 연합예배였어요. 이후 한국 교회가 6·25전쟁 때에도 중단 없이 지켰던 것이 부활절 연합예배인데 코로나19로 적잖은 어려움을 겪은 게 사실이지요. 2020년에는 온라인 영상예배로 진행했고, 지난해에는

    2022.04.10 17:24
  • [천자 칼럼] 우크라의 제노사이드

    2016년 스페인 그라나다대학의 진화생태학자들은 동족을 살해하는 인간의 폭력성이 계통유전학적으로 어디서 기원했는지 연구한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었다. 이에 따르면 연구팀이 조사한 1024종의 포유류 가운데 동족 살해 습성이 있는 종은 40% 가까이 됐고, 포유류의 평균적인 동족 살해율은 0.3%였다. 이에 비해 현생 인류가 속한 호모속(屬)의 동족 살해율은 2.0%로 포유류 평균의 6배에 달했다. 인간은 이처럼 계통유전학적으로 물려받은 치명적 폭력성을 문화로 통제해왔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사회·정치적 제도와 규범 및 문화의 발달로 인간은 상호 간의 폭력행위를 규제해왔다. 하지만 그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 전쟁 상황이다. 상호 교전으로 인한 죽음 외에 수많은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살해)가 자행돼 왔다. 10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의 홀로코스트는 물론 관동대지진 당시의 조선인 학살, 중·일전쟁 때의 난징대학살, 미얀마의 로힝야족 학살까지 일일이 열거하기가 벅찰 정도다.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의 소도시 부차에서 러시아군이 집단학살한 것으로 보이는 시신들이 잇달아 발견되면서 충격을 안기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도시를 한 달 넘게 점령한 러시아군이 물러간 부차의 거리 곳곳에서 민간인 복장의 시신들이 잇달아 발견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부차를 비롯해 키이우 인근 지역에서 민간인 시신 410구를 수습했다고 밝히고 관련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민 전체를 말살하려는 제노사이드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서방 언론을 위해

    2022.04.04 17:32
  • [천자 칼럼] 조계종 종정

    불교 종단의 지도부는 대체로 종정과 총무원장으로 이원화돼 있다. 가장 큰 종단인 조계종을 비롯해 태고종, 천태종 등 주요 종단이 모두 그렇다. 종정은 종단의 법통을 계승하고 최고의 권위와 존엄을 갖춘 정신적 지도자다. 종단 행정에는 관여하지 않고 대외 활동도 거의 하지 않는다. 대신 종단의 ‘최고 어른’으로서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비롯한 주요 행사 때 법어를 내려 가르침을 편다.역대 조계종 종정 가운데에는 유명한 분이 많다. 일제강점기에 조선불교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한암 스님은 왜색 승려들과 일제의 발호를 보다 못해 “천고에 자취를 감춘 학이 될지언정 삼춘(三春)의 말 잘하는 앵무새의 재주는 배우지 않겠다”며 오대산 상원사로 들어가 27년간 동구불출(洞口不出·절 밖으로 나가지 않음)했다. 비구(독신승)·대처승 분규를 마무리하고 1962년 출범한 통합종단의 초대 종정을 맡았던 효봉 스님은 일제강점기 판사 출신으로, 한 번 앉으면 엉덩이가 짓무를 만큼 수행에 몰입한 ‘절구통 수좌’로 유명했다.가장 기억에 남을 종정은 역시 ‘가야산 호랑이’ 성철 스님이다. 해인사 백련암에 머물던 성철 스님은 1981년 종정으로 추대됐으나 서울에서 열린 추대 법회에 참석하지 않고 법어만 보냈다. 그 유명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법어다. 신군부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기대했던 사람들은 실망하기도 했지만, 편견 없는 눈으로 만물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라는 깊은 뜻을 헤아린 이는 많지 않았다.조계종 제15대 종정 성파 스님의 추대 법회가 30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렸다. 이날 법상에 오른 성파 종정은 “많은 이야기를

    2022.03.30 17:27
  • 이준석 대표는 왜 장애인 단체와 다투나 [여기는 논설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장애인단체의 지하철 시위를 비판하면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시민단체, 활동가 등이 이 대표를 맹공하고 나섰고, 같은 당의 김예지 의원은 안내견 조이와 함께 시위 현장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대신 사과했다. 이 대표가 자신의 SNS에 장애인 시위 관련 글을 처음 올린 것은 지난 25일. 그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출퇴근 시간대에 지하철 시위를 벌이는 데 대해 "문재인 정부 하의 박원순 시정에서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했던 약속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국민의힘 소속인)오세훈 시장이 들어선 뒤에 지속적으로 시위를 하는 것은 의아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무리 정당한 주장도 타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해가면서 하는 경우에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장애인의 일상적인 생활을 위한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 서울 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서는 (경찰과 서울교통공사가)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올린 또다른 글에서는 "서울시 지하철의 엘리베이터 설치율이 이미 93.0%이고 올해 계획대로면 94.9%가 된다"며 "시민의 출퇴근을 볼모삼는 시위가 지속될 경우 제가 현장으로 가서 따져 묻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신이 시민들을 갈라치기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 "전장연 여러분은 스스로를 지하철 이용하는, 그리고 여러분이 바라는 것의 비용을 세금으로 부담해야할 시민들로부터 갈라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비판의 강도는 갈수록 세졌다. 다음날 올린 글에서

    2022.03.29 09:30
  • [데스크 칼럼] 전쟁에서 어떻게 문화를 지킬까

    간송 전형필 선생이 6·25전쟁 때 ‘훈민정음해례본’을 피란길에서 내내 가슴에 품고 다니며 지켜내지 않았다면, 빨치산 잔당 토벌을 위해 전투기를 몰고 출격했던 김영환 대령이 상부의 명령대로 해인사를 폭격했더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이야기다.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훈민정음해례본도, 해인사 팔만대장경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인류의 야만적 폭력성이 가장 극렬하게 표출되고 충돌하는 것이 전쟁이다. 그 속에서도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키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세계는 지역마다 걸출한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은 독일 쾰른을 초토화하면서도 쾰른대성당만은 남겨뒀다. 태평양전쟁 말기에 미국이 일본 교토 폭격을 자제하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경주에 비견되는 고도(古都) 교토의 옛 모습은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반면 2001년 3월 아프간을 점령한 탈레반 군사정권의 바미안 석불 파괴는 세계사의 가슴 아픈 오점으로 남았다. 위기의 우크라이나 문화유산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서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또 다른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의 국립 안드레이 셰프티츠키 박물관에선 러시아의 공습이 시작된 직후 소장품을 철제 상자에 담아 안전한 곳으로 옮기느라 분주했다. 1905년 설립된 이 박물관의 소장품은 17만여 점. 우크라이나 최대 규모다.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여겨졌던 르비우도 지난 19일 폭격을 당하면서 인명은 물론 소장품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우크라이나인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소장품을 겹겹이 포장해 안전한 장소에 숨

    2022.03.20 17:21
  • [데스크 칼럼] 일상이 된 역사·문화전쟁

    요즘 사도(佐渡)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두고 한·일 간 새로운 역사전쟁의 무대로 떠오른 니가타현 사도섬은 원래 악명 높은 유배지였다. 국내에선 ‘남묘호렌게쿄’로 알려진 창가학회(SGI)의 교조인 13세기 일본 고승 니치렌(日蓮)도 이 섬에서 3년이나 유배 생활을 했다. 막부 타도에 앞장섰던 준토쿠 천황이 유배돼 사망한 것도 이 섬에서였다. 이 때문에 유배 문화와 관련된 사찰과 탑, 신사 등 유적과 유물이 섬 안에 많이 남아 있다.이런 사도섬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601년 금맥이 발견되면서였다. 금광맥이 동서 3000m, 남북 600m에 이르는 사도광산에서는 첫 발견 이후 30여 년간의 전성기에 해마다 금 440㎏, 은 40t가량을 채굴했고, 에도시대 내내 막부의 중요한 재정원이 됐다. 채산성이 떨어져 1989년 폐광할 때까지 총 생산량이 금 78t, 은 2300t에 달했다고 한다. 일본의 몰염치한 역사 지우기광산 부지에 남아 있는 갱도와 채굴 시설, 선광 및 제련 시설 등은 근대 산업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에도시대부터 약 400년에 걸친 금광 개발·운영과 생산 시스템의 변천 과정이 잘 보존돼 있다는 것이 이곳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일본 정부의 설명이다.이야기가 여기까지였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 일본 정부는 메이지 시대에 접어들면서 미쓰비시에 광산을 매각했고, 태평양 전쟁 때는 구리, 철 등의 전쟁물자 공급원으로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조선인이 강제로 끌려가 노역에 동원됐다. ‘사도광산에서 일한 조선인 1141명에게 미지급된 임금 23만1059엔59전이 공탁됐다’는 1949년 니가타지방법무국 공문서는 그 이상의 조선인이 강제

    2022.02.06 17:08
  • [데스크 칼럼] 종교 감수성이 필요한 시대

    코로나19 확산과 대선 이슈 등에 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불교계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정부·여당의 종교 편향 내지 불교 폄훼가 도를 넘었다며 연일 규탄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발단은 천주교, 개신교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개하려던 캐럴 활성화 캠페인이었다. 음악저작권에 구애받지 않고 각 매장에서 캐럴을 틀 수 있도록 해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을 위로하고 따뜻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취지였다.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는 발끈했다. 특정 종교의 선교음악인 캐럴을 활성화하는 데 정부가 앞장서는 것은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 신자들에게 불편과 상처를 주는 행위라는 것이다. 들끓는 불교계, 캐럴만 아니다결국 문체부는 이 캠페인에서 빠졌지만 불교계의 종교 편향 규탄 수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불교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가톨릭 행보, 전국 19개 국공립 합창단의 기독교 편향적 인사와 공연 레퍼토리 등 다양한 편향 사례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핵심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통행세’ ‘봉이 김선달’ 발언이다. 정 의원은 지난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찰들이 받고 있는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 사찰을 ‘봉이 김선달’이라고 표현해 불교계의 극심한 반발을 샀다.불교계의 사과 요구를 정 의원이 거부하면서 파장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조계종과 한국불교종단협의회(종단협)가 ‘종교편향 불교왜곡 범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응에 나섰고, 정 의원의 제명과 출당을 민주당에 요구했다. 정 의원의 뒤늦은 사과도 소용없었다. 정 의원은 지난달 25일에 이어 이달 21일

    2021.12.22 17:20
  • [데스크 칼럼] 신춘문예, 스토리를 품다

    호모 사피엔스(지혜의 인간), 호포 파베르(도구의 인간), 호모 루덴스(유희의 인간) 등 인간을 특징짓는 용어는 많다.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야기하는 인간’, 즉 호모 나란스(Homo Narrans)다.이야기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불과 언어를 사용하게 된 인간은 모닥불 앞에서 음식과 이야기를 즐기며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폈다.어린 시절 화롯불 옆에서 즐겨 들었던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 무료한 사막의 기나긴 밤을 달랬던 ‘아라비안 나이트’는 그런 역사의 연장이다. 이야기하는 존재였기에 호모 사피엔스가 찬란한 문명을 꽃피울 수 있었다고 분석하는 학자(유발 하라리)도 있다. 이야기를 통해 재미와 지식·정보, 의미를 확산하고 확대하기 때문이다. 오징어게임이 남긴 숙제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지난 8일 TV쇼 부문 1위를 게임 기반 애니메이션 ‘아케인’에 내줬다. 오징어게임은 전 세계에서 1억4000만 가구 이상이 시청하면서 지난 9월 23일부터 46일 동안 왕좌를 지켰다. 넷플릭스 순위가 집계되는 83개국에서 모두 한 번 이상 1위를 차지했고 ‘퀸스갬빗’과 함께 넷플릭스에서 가장 오래 1위를 유지한 작품으로도 기록됐다.오징어게임 시즌 2가 제작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 작품의 감독과 극본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이날 외신 인터뷰를 통해 “시즌2에 대해 너무나 많은 압박과 수요, 사랑이 있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며 “작품 구상 단계”라고 말했다.넷플릭스의 최대 글로벌 히트작이 된 오징어게임은 한국을 새로운 스토리 강국으로 주목받게 하고 있다. 다른 한국 드라

    2021.11.10 17:06
  • [데스크 칼럼] 근본주의는 공생의 적이다

    추석 연휴에 ‘집콕’하면서 접한 수많은 뉴스 가운데 가장 마음 아팠던 건 탈레반의 여성 탄압과 학대였다.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살인과 폭력, 각종 차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서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은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공언과 달리 여전히 차별적 조치와 행태를 멈추지 않고 있다.외신들에 따르면 수도 카불에선 전체 공무원의 30%에 달하는 여성공무원들에게 출근 금지령이 내려졌다. 여학생은 남학생과 커튼 등으로 공간을 분리해 수업해야 하고, 눈을 제외한 전신을 가려야 한다. 여성의 스포츠 경기도 금지됐다. 여성부는 폐지됐고, 여성부 청사로 쓰였던 건물에는 탈레반의 권선징악부가 설치됐다. 권선징악부는 탈레반의 과거 통치 시기(1996~2001년)에 이슬람 율법을 수호하는 도덕경찰로 활동하며 사회를 억압하고 통제했던 기구다. 교육과 취업 등 여성의 사회·경제적 활동이 전면적으로 봉쇄되고 있는 것이다. 공포로 바뀐 탈레반의 인권 약속“과거와는 다를 것”이라는 탈레반의 약속은 공포로 바뀐 지 오래다. 과거 집권기에 탈레반은 여성 인권을 극도로 억압했다. 교육받을 권리, 일할 권리를 박탈당했다. 모든 여성은 집에 머물도록 강요했고 여성을 고용하면 고용주가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직계가족 남성과 동행하지 않으면 여행도 할 수 없고 취미와 스포츠 활동도 불가했다. 이런 끔찍한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며 거리 시위에 나선 여성들을 탈레반은 몽둥이와 채찍으로 진압했다.탈레반은 자신들의 잔인무도한 행태를 ‘샤리아(이슬람 율법)’의 이름으로 정당화하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이 내세우는 극단적인 이슬람근

    2021.09.22 17:20
  • [데스크 칼럼] 올림픽이 가르쳐준 것들

    2020 도쿄올림픽이 종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오는 8일 폐회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한다. 사상 유례없는 코로나19의 팬데믹 속에 열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래도 역시 올림픽이다. 관심이 없다던 사람들조차 막상 판이 벌어지자 보지 않을 도리가 없다. ‘4+1’년을 갈고닦은 최고 선수들의 숱한 명승부가 펼쳐졌고 가슴 뭉클한 사연과 이야기도 넘쳐났다. 성숙해진 올림픽 문화잘한 선수와 팀에 박수갈채가 쏟아지는 건 당연지사다. 양궁 3관왕의 안산을 비롯해 ‘디테일 끝판왕’의 철저한 사전 준비로 대회 초반 한국에 금메달을 잇달아 안겨준 양궁 대표팀, 금·은·동메달을 고루 수확한 남녀 펜싱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여자 기계체조 도마의 여서정, ‘도마의 신’ 양학선의 빈자리를 당당하게 금메달로 채운 남자 기계체조의 신재환, 한국 수영의 미래로 떠오른 황선우, ‘갓연경’을 앞세워 준결승에 진출한 여자 배구팀…. 이들 덕분에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이 모처럼 웃고 환호했다.하지만 올림픽이 빛나는 건 메달의 반짝임 때문만이 아니다. 영광의 순간을 준비하며 절차탁마의 오랜 시간을 견뎌낸 도전정신, 공정한 경쟁 속에 빛나는 인류의 연대감이 없다면 메달의 영광은 퇴색할 수밖에 없다. 경쟁 자체보다는 경쟁의 성과만 부각해온 메달 지상주의가 퇴조하고 있는 것은 그래서 반갑다.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에게 원망이나 질책 대신 격려와 위로를 보낼 정도로 올림픽을 즐기는 문화가 성숙해가고 있다는 얘기다.아깝게 메달을 놓친 4위들에게 쏟아지는 갈채가 대표적이다. 한국신기록과 함께 육상 트랙&a

    2021.08.04 17:28
  • [주목! 이 책] 폴리네시아, 나의 푸른 영혼

    저자는 20세기 초 작은 돛배 ‘피레크레호’로 대서양 단독 횡단에 성공한 최초의 인물이다. 유럽인 최초로 세계일주 단독 항해도 했다. ‘20세기의 오디세우스’로 불렸던 그가 남긴 자전적 기록 중에서도 걸작으로 손꼽히는 해양 다큐멘터리 문학이 한국어로 초역됐다. 일엽편주(一葉片舟)에 의지해 세계일주에 나선 항해기를 읽으며 미지의 세계로의 탐험에 동참하게 된다. 남태평양 섬과 풍속의 소중한 역사도 살필 수 있다. (정진국 옮김, 파람북, 256쪽, 1만5000원)

    2021.07.29 17:11
  • [데스크 칼럼] 도쿄올림픽, 축제인가 도박인가

    쿠베르탱 남작의 주도적 노력으로 1896년 부활한 근대 올림픽의 역사는 순탄치 않았다. 스포츠를 통한 세계 청년들의 우의 증진과 세계 평화를 내세웠지만 나라 간 갈등과 다툼, 이념 대립 등으로 인해 파행이 잇달았다.1916년 제6회 베를린올림픽은 1차 세계대전으로 취소됐고, 4년 후 헝가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7회 대회는 헝가리가 1차 대전에서 독일의 우방이었다는 이유로 개최권이 벨기에로 넘어갔다. 일본 도쿄와 영국 런던에서 열기로 했던 1940년과 1944년 올림픽 또한 2차 세계대전 때문에 취소됐다.공산권에서 열린 최초의 대회였던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자유진영 국가들이 불참, 반쪽 대회로 전락했다. 4년 후 로스앤젤레스 대회 땐 소련을 포함한 동유럽 20여 개국이 불참해 위기를 맞았다. 1972년 뮌헨올림픽 땐 이스라엘 대표팀 전원이 테러에 희생됐고,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은 지카바이러스 창궐로 취소될 뻔했다. 도전받는 올림픽 정신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이 처한 위기도 역대급이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일본 내 백신 접종 속도는 더디고 하루 확진자는 여전히 1000명을 웃돈다. 인도발 델타 변이의 세계적인 확산도 걱정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재확산을 경고하고 있다. 일본 국민의 개최 반대 여론도 압도적이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19∼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2%가 취소를, 30%는 재연기를 주장했다.그런데도 일본 정부가 대회를 강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추산한 올림픽 개최 비용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154억달러(약 17

    2021.06.23 18:02
  • [데스크 칼럼] 박물관·미술관은 살아 있다

    지난 주말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박물관이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과 함께 마련한 특별전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를 보기 위해서였다. 이번 전시는 1856년 설립된 이 미술관이 소장한 방대한 초상화 컬렉션 가운데 78점의 명작을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자리다. 전시장인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은 관람객들의 조용한 열기로 가득했다. 그럴 만했다. 이 미술관의 1호 컬렉션인 대문호 셰익스피어부터 스페인의 무적함...

    2021.05.12 17:20
  • [데스크 칼럼] 이건희 컬렉션에 쏠린 눈

    국보 제294호 백자 청화철채동채초충문병의 첫 거래가는 1원이었다. 1920년대 초 서울 을지로. 기름을 파는 행상이 을지로의 일본인 단골 여성에게 참기름을 권했다. 가격은 4원. 단골은 기름병이 예쁘다며 병도 팔라고 했다. 병값 1원을 더해 5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일본인 단골의 남편은 골동품상이었다. 주인이 바뀌면서 백자 가격은 60원, 600원으로 뛰었고, 1932년 경성구락부 경매에선 3000원에 낙찰됐다. 4년 후 다시 경성구락부 경...

    2021.04.11 17:14
  • [데스크 칼럼] 책임 없는 사과는 불공평하다

    최고의 겨울 스포츠로 각광받는 프로배구계가 흉흉하다. 선수들의 잇단 학교폭력(학폭) 사건 때문이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는 중학교 시절 학폭 의혹이 제기된 이후 팀 숙소를 떠난 상태다. 두 선수는 SNS를 통해 학폭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또 다른 피해자의 추가 폭로까지 나와 후폭풍이 거세다. 남자프로배구 OK금융그룹 레프트의 송명근·심경섭 선수도 중·고교 시절 학폭 의혹이...

    2021.02.14 18:23
  • [그림이 있는 아침] 거대한 색채의 파노라마…류병엽 '토함산 일출'

    첩첩의 산 너머로 벌겋게 물든 수면을 뚫고 가뭇하고 동그란 해가 떠오른다. 갈매기 몇 마리가 비상하며 아침을 반기고, 점점이 떠 있는 구름들은 화창한 날씨를 예고한다. 굵은 선으로 묘사한 단순화된 형태와 빨강, 초록, 노랑, 하양 등의 강렬한 원색이 인상적이다. ‘원색의 화가’로 불린 류병엽 화백(1938~2013)이 1988년 그린 150호 대작 ‘토함산 일출’이다. 가수 송창식이 부른 ‘토함산’을 연상케 한다. ‘토함산에 올랐어라/ 해를 안고 앉았어라/ 가슴속에 품었어라/ 세월도 아픔도 품어버렸어라~’류병엽은 구상적이면서도 일반적인 구상회화와는 다른 작품 세계를 선보였다. 오광수 평론가의 말대로 ‘화면에 담긴 내용보다 색의 파편들이 이뤄놓는 거대한 색채의 파노라마’가 시선을 압도한다. 그러면서도 색채나 형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둘을 아우른다. ‘토함산 일출’은 내년 1월 5일 열리는 케이옥션의 프리미엄 온라인 경매에 추정가 4000만~7000만원에 출품됐다. 출품작들은 경매 당일까지 서울 신사동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서화동 문화스포츠부장 fireboy@hankyung.com

    2020.12.28 17:45
  • [데스크 칼럼] 세한에 되새기는 세한도의 가르침

    올해 문화계에서 있었던 가장 감동적인 일을 꼽으라면 미술품 소장가 손창근 선생(91)의 ‘세한도(歲寒圖)’ 기증이다. 손 선생은 2018년 추사의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 등 서화 304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데 이어 마지막으로 소장하고 있던 국보 제180호 세한도까지 내놓았다. 기증을 계기로 지난 11월 개막한 국립중앙박물관의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평안’ 특별전에서였다. 추사...

    2020.12.27 18:40
  • 움직이는 반지, 말랑말랑 브로치…현대 장신구의 무한 확장

    가늘고 긴 원통형 막대가 전시대에 놓여 있다. 막대 양쪽 끝을 잡고 밖으로 당기면 여러 마디로 나뉘면서 그 안에 면 또는 사각이 들어 있다. 선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움직이는 작은 조각들이 배치돼 통념의 허를 찌른다. 장신구 공예가 김지영의 목걸이 작품 ‘행간’이다. 서울 청담동 이유진갤러리에서 창의성 넘치는 현대 예술 장신구전이 열리고 있다. 국내 공예문화 발전에 앞장서온 푸른문화재단이 후원하고 공동기획한 공예기획전 ...

    2020.12.2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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