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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방화참사 이후 복구 중인 국보 1호 숭례문의 제모습을 9월에 볼 수 있을 전망이다.김찬 문화재청장은 숭례문 화재 4주기를 맞은 10일 복구현장에서 설명회를 갖고 “석장을 비롯한 5개 분야의 중요무형문화재 여섯 명이 전통기법과 재료로 숭례문을 복구하고 있다”며 “8~9월 복구현장을 가리고 있는 덧집을 철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숭례문은 좌·우측 성곽 복원과 문루(門樓) 조립작업이 진행 중이다. 전체 공정의 75%가 완료됐다. 좌우 성곽은 일제에 훼손되기 전 모습으로 동쪽은 53m, 서쪽은 16m를 복원 중이다. 6월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동쪽 성곽은 거의 마무리돼 여장(성곽 위에 낮게 쌓는 담)만 올리면 된다.성곽의 뒤편 남대문시장 쪽은 원래 경사지로서 흙과 잔디로 덮여있었는데 도로가 설치되고 지형 변형으로 지반이 낮아져 원형 복원은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따라 낮아진 지반 높이만큼 석축을 쌓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석축의 돌들은 전통기법으로 복원되는 성곽돌과 다르게 다듬어 구분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목공사는 문루 2층을 조립하고 있으며, 다음달 8일 상량식을 올릴 예정이다. 목공사가 4월 말까지 완료되면 지붕에 기와를 이고 단청을 입힌다. 이후 덧집을 걷어내고, 화재감지기와 스프링클러 등 방재 설비를 갖춰 12월13일 5년간에 걸친 복구공사를 완료한다.숭례문 주변 지반은 화재 전보다 30㎝ 낮게 조성된다. 발굴 조사에서 17세기 기와, 분청사기, 백자 청동기 등 601점의 유물이 나와 조선 중·후기 시점 기준으로 지반을 낮추는 것. 현재 지표면보다 1.6m 밑에 드러난 조선 전기의 유구(遺構)층은 일부를 노출해 유리판으로 전시한다.화재 당시 수습한 숭례문
한국인은 선조 25년(1592)의 임진왜란을 도적 집단인 왜구가 일으킨 난리로 여긴다. 그럼 일본인은 임진왜란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김시덕 고려대 일본연구센터 HK연구교수가 쓴 《그들이 본 임진왜란》(학고재, 1만5000원)은 일본인이 기록한 임진왜란의 기억을 다룬 책이다. 김 교수는 일본 근세의 야사·군담소설 등 일본인이 좋아하는 대중적 읽을거리들을 분석해 그들이 침략전쟁을 어떻게 정당화하고, 보고 싶어 한 전쟁의 이미지는 무엇이었는지 얘기한다.한 가지, 일본인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영웅시한 것은 무슨 까닭이었을까. 김 교수는 “일본인이 충무공을 주목한 것은 17세기 후반 이후 《징비록》의 입장을 받아들이면서부터다”며 “이는 이순신 같은 조선 영웅을 이긴 일본 장군이 더 위대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BBK 실소유 이명박"발언한 박근혜 결국 유전 수주했다더니드러난 실상 '충격' [관련슬라이드 더보기]
얼룩말에 줄무늬가 있는 까닭은? 저 멀리서 먹잇감을 찾는 사자의 눈을 헷갈리게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독일의 유명 진화생물학자인 요제프 라이히홀프는 《자연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이랑, 1만5000원)에서 전혀 다른 답을 내놓는다. 체체파리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람에게 수면병을 옮기는 체체파리는 말, 소 등 다른 동물에게 트리파노소마란 병원체를 옮겨 치사율이 높은 나가나병에 걸리게 한다. 아프리카 야생동물은 대개 나가나병에 면역돼 있지만 얼룩말은 그렇지 못하다. 얼룩말로서는 체체파리가 몸에 붙어 피를 빨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데, 줄무늬가 체체파리의 시각을 교란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책에는 이 밖에도 왜 우리는 꽃을 좋아하는가, 동물에게도 종교성은 있는가, 왜 자연은 사랑을 만들었을까 같은 질문을 던진 다음 과학적 사실과 인문학적 성찰을 덧붙인 이야기를 들려준다.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스펜드 벅(Spend Bug)’. 돈을 잘 쓰는 인도의 젊은 중산층을 일컫는 말이다. 약 2억명을 헤아린다. 3년 뒤에는 3억명 선을 넘어설 전망이다. 구매력과 정보력으로 무장한 이들은 인도 소비재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생필품 위주 소비에서 최첨단 최고급 브랜드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2007~2009년 인도의 고급 브랜드 시장은 연평균 2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지금보다 3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한다. 스펜드 벅의 소비성향은 빈민층 젊은이인 ‘어스파이어러’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분사회에 매몰돼 체념을 미덕으로 여기던 아버지 세대와 달리 각자 성공의 의지를 담금질하고 있다는 것이다.베트남 호찌민 시민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매우 강하다. 쇼핑을 할 때도 다른 사람의 의견보다 자신의 주관을 우선시한다. 건강을 중시하며 비용은 그 다음이다. 하노이 소비자들은 귀가 얇다. 특정 브랜드 제품을 사러 가다가도 친구가 좋지 않다는 소리를 하면 구매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상품 광고나 신문기사, 판매사원의 권유를 참고하는 경향도 짙다.《시장은 살아있다》는 신흥시장 마케팅 보고서 격이다. 삼정KPMG경제연구원이 신흥시장으로 잘 알려진 브릭스(BRICs)를 비롯해 새로이 주목받는 베트남, 동남아시아, 중동, 동유럽의 소비트렌드에 초점을 맞춰 이들 시장의 소비심리와 행동패턴을 분석했다. 이들 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하려는 기업들에는 교과서나 마찬가지다. 해당 시장의 특성과 살아 움직이는 소비자 기호, 그들을 사로잡을 방법까지 족집게식으로 제시하고 있어서다.중국 시장 분석도 주목된다. 책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소비빅뱅’이 시작
교보문고는 아이리버와 함께 9만9000원짜리 보급형 전자책 단말기 '스토리 K'(사진)를 17일 선보였다. 이 전자책은 6인치 크기의 SD급 흑백 e잉크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화면 전환 속도가 아마존의 전자책 킨들과 비슷하다. 페이지를 넘길 때만 전력이 소비되는 절전형 구조로 최대 1만4000페이지까지 연속해서 읽을 수 있다. 대기 시간은 6주. 두께는 9.3㎜, 무게는 208g으로 가볍다. 와이파이 기능을 통해 단말기에서 바로 '교보문고...
오는 10일은 '문화재 방재의 날'이다. 2008년 2월10일 숭례문(사진) 화재 참사를 계기로 문화재를 안전하게 보존하고 문화재에 대한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지정했다. 문화재청은 제2회 '문화재 방재의 날'을 맞아 문화유산방재 국제심포지엄과 중요문화재 합동 소방훈련 및 안전점검을 벌인다. 9일 오전 10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문화유산방재 국제심포지엄에서는 '기후변화와 문화유산'을 주제로 국내외 전문가들이 주제발표와 토론을 벌...
인터파크도서가 서점업계 최초로 백화점식 정기 세일에 나섰다. 인터파크도서는 지난 16일부터 2012종의 도서류를 최대 90% 할인 판매하고 있다.내달 12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세일의 대상 품목은 도서·음반·DVD·전자책 등이다. 도서는 출간된 지 1년6개월 이상된 것만 해당한다. 5만원 이상 구매 고객을 추첨해 삼성 슬레이트 PC(1명), 비스킷 e북 전용 단말기(10명), 뮤지컬 ‘엘리자벳’ 관람권(10명), 고급 독서대(100명) 등을 선물한다. 롯데, 우리, 현대카드 등 인터파크도서 제휴 카드로 결제하면 7~10% 할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현대자동차 블루포인트, 기아자동차 Q포인트,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로 결제하면 블루포인트와 Q포인트 각각 5000포인트, 아시아나항공 무릎 담요 등을 550명에게 선물한다. 서영규 인터파크도서 대표는 “앞으로 연 2회 이상 백화점식 정기 세일을 진행할 계획”이라말했다.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경제학은 골치아프다. 생소한 수학공식과 복잡한 그래프가 무시로 등장한다. 어렵다고 느끼는 게 당연하다. 그렇다고 의기소침할 이유는 없다. 누구나 경제학 속에서 살고 있으니까. 다만 경제학의 대상이 되는 내용들이 우리 일상의 행동에 내재돼 있는 것을 모른 채 지나칠 뿐이란 것이다.한국개발연구원(KDI)의 김훈민 박정호 연구원이 쓴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한빛비즈, 1만5000원)는 일상에 널려 있는 경제학 개념과 담론을 쉽게 펼쳐놓은 책이다. 영화 ‘시네마 천국’의 주인공 토토의 기다림과 헤어짐에서 한계효용 원리를 설명하고, 그리스 신화 속 헤라클레스의 남다른 능력에서 비교우위론 얘기를 꺼낸다. 뜻밖에도 이직을 많이 한 아인슈타인을 등장시켜 마찰적 실업 얘기를 펼치며, 《오즈의 위대한 마법사》의 주인공 도로시의 모험을 미국 통화제도의 변천 이야기와 엮는 식이다.저자들은 “경제학은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해법이자 인간의 본모습이 투영된 학문이란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미국은 끝났다. 중국을 영접하라.’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미래를 보는 눈들이 확 달라졌다. 국제 현안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장이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 주요 20개국(G20) 회의로 확대된 게 좋은 예다. 세계 무대의 변방에서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죽기살기로 달려온 신흥국들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경제의 패권을 거머쥘 나라로까지 평가받고 있다. 2001년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공동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마이클 스펜스 뉴욕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한걸음 나아가 신흥국들에 의해 세계 경제의 지형도가 바뀔 것이라고 단언한다. 몇몇 선진 대국들이 세계를 지배하는 세상에서 중국 인도 등 초고속으로 성장하고 있는 신흥국들이 글로벌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새로운 시대, 선진국과 신흥국 간 격차가 무너져 똑같은 생활수준을 향유하는 ‘컨버전스(convergence)’ 시대의 도래를 예언한다. “50년 뒤면 세계 인구의 75% 이상이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소비 및 에너지 사용량 또한 증가하는 선진국에서 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스펜스 교수는 이를 지구촌 모두가 잘사는 ‘공영(共榮)혁명’이라고 부른다. 최근 펴낸 책 《넥스트 컨버전스》에서다.스펜스 교수는 오늘을 시점으로, 지난 50년의 과거와 앞으로 펼쳐질 50년의 미래를 더해 100년간 세계 경제의 맥을 짚는다.1750년까지 세계는 가난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었다. 산업혁명으로 영국을 포함한 몇몇 나라가 부자가 됐다. 1950년까지 이들 나라 국민의 평균 소득은 500달러에서 1만달러로 20배나 뛰었다. 그러나 지구촌 인구의 15%만이 그 혜택을 누렸다. 7억5000만명이 산업화된 국가에서, 나머지 40억명
영주 소수서원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원(書院) 9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오를 전망이다.문화재청은 조선시대 서원 9개소로 구성된 ‘한국의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고 10일 밝혔다.세계유산 잠정목록에 포함된 9개 서원은 도동서원(대구 달성), 남계서원(경남 함양), 소수서원(경북 영주), 옥산서원(경북 경주), 도산서원 병산서원(경북 안동), 필암서원(전남 장성), 무성서원(전북 정읍), 돈암서원(충남 논산)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은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예비목록으로, 최소 1년 전까지 잠정목록에 오른 유산만 세계유산으로 등재 신청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국가브랜드위원회와 공동으로 지난해 4월14일 서원 세계유산 등재준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12월9일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 신청했다.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변양균 전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63·사진)이 ‘신정아 사건’과 관련해 오랜 침묵을 깼다. 변 전 실장은 10일 펴낸 책 《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바다출판사)의 서문과 후기에서 2007년 ‘신정아 사건’과 관련, “내 생애 유일한 시련이었으며 가장 큰 고비였다”고 말했다. 변 전 실장이 신정아 사건에 대해 직접 소회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변 전 실장은 집필 후기에 해당하는 ‘글을 마치며’를 통해 신정아 사건이 “나의 불찰이고 뼈아픈 잘못이었지만, 그 결과가 그리 참혹할 줄 몰랐다는 것이 더 큰 불찰이고 잘못이었다”고 했다. 이어 “아내와 가족에겐 말할 것도 없고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그토록 큰 치명타가 될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법원에서 신정아 씨와 관련된 문제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며 신정아 씨 관련 얘기는 “누명과 억측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정아 사건이 ‘개인적 일’이었다고 선을 긋고 “하지만 그로 인해 대통령과 국정 운영에 누를 끼쳤고 참회조차 못한 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또 “사건이 나고 나서 꽤 오랜 기간 사람을 만나는 일조차 두려웠다. 아내가 아니었다면 다시 일어서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재기의 뜻을 우회적으로 밝히기도 했다.변 전 실장은 서문에 해당하는 ‘글을 시작하며’에서도 신정아 사건으로 사표를 내러 갔을 때 노 전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그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사건이 난 후에도 마지막까지 따뜻이 품어주셨던 추억을 갖고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이야말로 국가 지도자로서 보기 드물게 경제 정책에 대한 수준과 철학과 지향이 원대하고 분명한 분이었다.
학술·문화 분야의 '지혜 나눔'을 취지로 출범한 사단법인 올재가 '올재 클래식스'를 11일부터 권당 2900원에 교보문고를 통해 판매한다. '올재 클래식스'는 이을호 역의《한글 논어》, 라종일 역의 아리스토텔레스《정치학》, 조우현 역의 플라톤《국가》, 이상현 역의 최치원《고운집》등 4종. 각각 5000부만 발행해 1000권은 소외계층에 기부하고 4000권은 교보문고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2900원에 6개월간 한정 판매한다. 판매 기간 종료 후...
독일의 버스 운전사가 받는 실질임금은 나이지리아의 버스 운전사보다 16배나 많다. 에스토니아의 최신 휴대폰 제조공장 노동자는 유럽연합(EU)에 가입한 2005년에 시간당 1유로를 받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프랑스 파리의 거리 청소부가 손에 쥐는 돈의 10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다.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임금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250여년 전인 1700년대 중반에는 나라별 생활수준 차이라고 해야 두 배 정도밖에 안됐다. 일의 강도나 숙련도는 비슷한데 사는 나라가 다르다고 임금이 차이나는 이유는 무엇을까. 이 임금차이 구조가 역전돼 가난한 나라의 실질임금이 잘사는 나라와 비슷해지거나 역전될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노르웨이 출신 경제학자인 에릭 라이너트 에스토니아 탈린공대 교수는 《부자 나라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고 가난한 나라는 왜 여전히 가난한가》를 통해 이런 질문에 답한다. 그는 주류에서 벗어난 경제학자들이 남긴 자료를 꼼꼼히 들춰가며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가난할 수밖에 없는 세계경제의 바탕 논리와 구조를 드러내 보인다. 그가 꼽는 부자 나라의 비결은 △제조업 육성을 골자로 한 산업정책 △원자재 독점과 못사는 나라의 원자재 공급기지화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을 앞세운 자유무역 및 세계화 등 세 가지다. 뒤집어 보면 가난한 나라가 여전히 못사는 원인이다.라이너트 교수는 “도시와 국가의 부는 그들이 보유한 천연자원의 부와 반비례 관계에 있는 듯하다”고 운을 뗀 뒤 유럽 부자 나라들의 행보를 추적한다. 그는 경작할 만한 땅이 없어 제조업을 키우고, 해외무역에 적극 나섰던 네덜란드나 베네치아의 성공 메커니즘을 모방한 헨리 7세의 영국에 초
전국 유통망을 갖춘 도서 총판업체 수송사가 지난 4일 부도처리됐다. 부도 어음은 65억원 규모로, 수송사와 거래해온 출판사 100여곳에 후폭풍이 우려된다.수송사는 3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최대 도서 총판업체다.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에 어린이 서적과 잡지, 단행본 등을 도매 유통해왔다. 2000년대 초반에는 연매출이 6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컸다. 그러나 출판시장 불황이 갈수록 심화돼 거래처가 줄어들면서 경영이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수송사 부도로 출판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소 출판사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대형 출판사는 현금 거래가 가능해 총판이 무너져도 타격을 줄일 수 있지만 주로 어음거래를 하는 중소 출판사는 직격탄을 맞는다. 중소 출판사는 유통업체에 책을 넘길 때 계약금을 받지 않고 책이 팔린 후에 판매 금액을 받고 있어 유통업체가 무너지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지난해 6월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KG북플러스가 부도를 맞는 등 최근 1년 새 출판 도매상 4곳이 무너지면서 중소 출판사의 경영난이 가중돼왔다. 당시 KG북플러스의 부도 어음 규모는 200억원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일부 대형 출판사들은 이를 계기로 담보를 받아두는 등 위기 상황에 대비를 해왔다. 대개의 중소 출판사들은 그렇지 못해 이번 수송사 부도로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대까지 물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만화 유통이 많은 S사의 피해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해운 한국출판영업인협의회장은 “총판의 부실 경영 탓이 아니라 종이책을 구매하는 독자층이 줄어드는 출판시장 불황 때문에 부도를 맞는다
중국에서 배추를 수입해 김포에서 만든 김치는 한국산일까 중국산일까. 브라질 커피콩을 여럿 수입해 볶고, 이를 섞어 만든 커피 제품의 원산지는 어느 나라일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처럼 양자 간, 지역 간 FTA가 확산되면서 자그디시 바그와티 컬럼비아대 교수가 말한 ‘스파게티 접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300여개를 헤아리는 FTA마다 제각각인 무역 규칙 탓에 기업들이 FTA 최대 이점인 관세 인하 효과를 모두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서로 다른 원산지 규정과 통관 절차가 거래비용을 늘리는 전형적인 장애물이다. 특히 원산지 규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수출 가격의 15%나 된다고 한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좀 더 자유로운 무역을 위해 원산지 규정의 통일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업무를 하는 원산지위원회의 선임참사관으로 협상을 조율하고 있는 이가 한국인 김의기 씨(58)다.《국제통상 전문가 김의기 WTO에서 답하다》는 김씨의 국제기구 생생 체험담이다. 김씨는 국제기구 진출 1세대다. WTO 본부가 있는 제네바의 한국대표부 재무관보로 일한 그는 세계관세기구(WCO)에서 3년, WTO에서 17년 등 20여년간 국제기구에서 활약했다. 세계가 인정하는 원산지 규정 전문가이며 관세평가 전문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그의 WTO 경험담은 한 편의 영화처럼 흥미진진하다. 원산지 규정을 자국에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각국 협상 대표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때론 거짓말도 불사하는 치열한 두뇌싸움의 열기로 가득한 회의장 분위기까지 고스란히 느껴진다. 원산지 규정이 어떻게 합의에 이르게 되고, 그 규정은 우리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짚어준다.세계 무대를 꿈꾸
고(故) 장욱진 화백은 술에 얽힌 일화가 많다. 술자리 참석자는 미리 정해지는데, 그림을 받으려는 이들이 뜬금없이 합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때 그 사람이 자리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게 될지, 단번에 쫓겨날지는 좌중을 웃기는 능력에 달려 있었다. 장 화백은 웃기지 못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잘라 말했다. “사업 바쁠 텐데 먼저 가보슈.”신옥진 부산공간화랑 대표가 쓴 《진짜 같은 가짜 가짜 같은 진짜》(산지니, 1만5000원)는 현대 한국 미술계 현장 기록이라고 할 만하다. 다방 형식으로 시작해 36년간 화랑을 운영해온 신 대표의 화랑 경영 경험, 장 화백을 비롯한 미술계 인사들과의 만남에 얽힌 에피소드가 구수한 필치로 그려져 있다. 미술계 흐름이나 미술품 유통시장의 변화, 신 대표 개인의 삶에 대한 생각도 읽을 수 있다.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혁신’이 시대의 화두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이 있을까. 판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멀찌감치 앞서 나갈 수 있는 창조적이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어디서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혹시 혁신은 타고난 혁신가에게만 부여된 재능이 아닐까. 누구나 혁신가라고 생각하며, 다르게 생각하는 법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스티브 잡스처럼 말이다. 제프 다이어 브리검영대 교수, 할 그레거슨 인시아드(INSEAD) 교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 세 사람은 그런 생각에 대해 고개를 가로젓는다. 평범한 사람들이 그렇게 여기듯이, “혁신가 DNA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면 크게 잘못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후천적으로 배워서 키울 수 있는 게 혁신력이요 창조적 아이디어라는 것이다. 8년여에 걸쳐 파괴적 혁신가와 혁신적 기업의 특성을 연구한 결론이다. 《이노베이터 DNA》는 그 최종 보고서 격이다.저자들은 피에르 오미디야르 이베이 창업자,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닷컴 CEO 등 100명이 넘는 미국 혁신 기업가들을 인터뷰하고 설문했다. 혁명적 제품과 서비스를 창조한 이들 외에도 혁신적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토대로 기업을 일으킨 창업주와 CEO들도 아울렀다. 그러고는 그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적 ‘발견 행동 패턴’을 뽑아냈다. 모두 다섯 가지다.첫째, 혁신가들은 ‘다르게 생각한다’. 모두들 ‘연결하기’에 뛰어나다. 겉으로는 연관성이 별로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들도 하나로 묶어내는 사고 능력이 탁월하다는 얘기다. 잡스가 “창조력이란 현상이나 사물을 연결시키는 것”이라고 한 말과 같은 맥락이다. 잡스는 이어 “(창조
지난해 10월 타계한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공식 전기인 《스티브 잡스》(민음사)가 출간 두 달 만에 50만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민음사는 지난해 10월24일 출간된 《스티브 잡스》가 12월 말 기준, 판매량 50만부를 넘어섰다고 3일 밝혔다. 이는 국내 단행본 출판 사상 최단 기간, 최대 부수 판매 기록이라고 민음사는 설명했다. '타임'의 전 편집장이며 CNN의 전 최고경영자 월터 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는 잡스의 어...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인 서울 신촌역사, 군산 임피역사, 문경 가은역 등 간이역을 주변지역과 연계한 체험 공간과 문화 향유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신촌역사(등록문화재 제136호)는 1920년에 지어져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철도역사로, 오는 3월까지 보수·정비해 주민쉼터와 관광안내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군산 임피역사(등록문화재 제208호)는 채만식 문학기행과 연계한 기차 체험 공간, 문경 가은역(등록문화재 제304호)은 관광열차 이...
문화재청은 경주 불국사의 대웅전과 가구식(架構式) 석축, 논산 노강서원(魯岡書院) 강당을 국가 지정 문화재인 보물로 지정했다. 경주 토함산에 있는 불국사는 경덕왕 10년(751)에 김대성의 발원으로 지금과 같은 가람 배치로 중창된 고찰이다. 불국사 대웅전(보물 제1744호)은 석가모니 부처의 불국토를 표현하는 중심 불전으로, 영조 41년(1765) 중창됐다. 건물 하부의 초석과 가구식 기단 등은 신라시대 조성 당시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
용은 예로부터 상상 속에서 영물(靈物)로 존재했다. 용기와 비상, 희망을 상징하는 동물로 조상들의 마음 깊숙이 자리잡았다. 여의주로 상징되는 능력은 동물 중에서 최고로 꼽혔다.사람들은 용이 모습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고 상상했다. 여의주로 구름과 비를 만들고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용은 왕의 상징이기도 하다. 왕의 곤룡포에는 용이 새겨져 있고 왕의 얼굴은 용안, 왕의 의자는 용상으로 불렸다. 서민들의 생활용품에도 용이 자리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솟대에 용을 새겨 복을 가져다주기를 기원했다. 과거를 준비하는 선비들은 문방구에 용을 새겼다. ‘등용문’이나 ‘개천에서 용났다’는 말에도 하늘 높이 비상하는 용의 이미지가 녹아 있다. 집안의 문, 병풍을 장식하기 위해 용을 그렸다. 나쁜 귀신을 막는 액막이 그림에서도 눈을 부라린 용을 볼 수 있다.용은 물을 지키고 비를 관장하는 신이기도 하다. 바닷가 어부들은 용왕에게 풍어제를 지낸다. 가뭄이 들면 용신에게 기우제를 올린다. 나라를 지키는 호국신으로서의 이미지도 있다. 신라 문무왕은 죽어서 바다의 호국룡이 돼 나라와 불교를 지키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어릴 적 기억 속의 용도 비와 관련 있다. 소풍가는 날 하늘에서 비를 뿌리면 학교 우물에 살던 용이 승천하지 못해 그렇다는 소문이 돌았다.용은 불교에서도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극락정토로 인도하는 배가 반야용선이다. 예불할 때 쓰는 목어와 법고에서도 용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용은 하늘로 올라가야 최고의 용이다. 잠룡들의 물밑 움직임이 주목되는 까닭이다. 올해 물에서 나와 하늘로 치솟을 주인공은 누구일까.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길이 213, 폭 36.5, 높이 17.5. 1858년 런던 템승강에서 진수한 그레이트이스턴호는 당시까지 세상에서 가장 큰 배라는 사실 외에도 특징적인 면들이 많았다. 선체 하부와 측면을 2층의 외판으로 만드는 ‘이중선체’로 흘수선(선체가 물에 잠기는 한계선)을 보강한 것이다. 두 외판이 64 떨어진 이중선체를 만드는 데에는 1.9 두께의 철판이 무려 3만개나 쓰였다. 애초에 계획한 상업운행에는 실패했지만 그 어마어마한 크기와 건조기술, 배를 만든 이점바드 킹덤 브루넬이란 이름은 조선사에 남아 있다.미국의 대륙횡단철도는 1860년대 남북전쟁 당시 시작됐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계획에 따라 동쪽과 서쪽에서 동시에 철도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중국인 인부들의 희생이 잇따랐던 7년간의 공사 끝인 1869년, 마침내 동서에서 달려온 두 철도가 만났다. 10년 뒤인 1876년엔 미 대륙 양쪽 끝까지 5600를 83시간39분에 주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대륙횡단철도는 미국이 산업대국으로 성장하는 기폭제가 됐다.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세상의 모습은 급격히 변화했다. 특히 선구적인 천재들이 남긴 혁신적인 구조물들이 역사를 장식했다. 영국 BBC방송 프로듀서이며 역사가인 데보라 캐더버리가 쓴 《강철혁명》은 지금까지도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7가지 초대형 구조물의 탄생 과정을 보여준다.브루넬이 지은 그레이트이스턴호, 영국 스코틀랜드 동부 포스해안의 벨록 등대, 미국 맨해튼의 뉴욕과 롱아일랜드의 브루클린을 잇는 브루클린 다리, 런던의 하수도, 미국의 대륙횡단철도, 파나마 운하, 후버댐 등이다. 그레이트이스턴호를 제외하고는 아직도 남아 기능을 하는 구조물들이다. 책은 각각의 건설 과정에서 겪은 위기의
‘긴긴 밤은 다해 가고 달은 넘어가려는데/이웃집서 새벽 닭이 자주 자주 울어대네/이불 쓰고 앉은 채로 생각자니 서글퍼라/꿈속에선 내 분명코 죽은 아내 마주했네.’조선 전기의 문신 서거정(1420~1488)의 시 ‘효음(曉吟)’이다. 먼저 간 아내 선산김 씨를 그리며 쓴 시라서인지 굵은 눈물방울에 묻어내리는 절절한 그리움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외로운 밤 찬 서재에서 당신 그리오》(정선용 엮음, 일빛, 1만5000원)에는 이렇게 ‘먼저 간 아내’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는 옛시 153편이 실려 있다. 한국고전번역원 수석연구위원인 정선용 씨가 엄선해 옮긴 시편들로, 불의의 사고로 먼저 간 아내 이미란 씨가 찍은 사진과 함께 엮었다. 그러고 보니 각각의 시편들이 다 저자의 애끊는 마음이며, 누군가를 잃고 사는 우리 모두의 그리움이기도 한 것 같다.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미국의 추락은 어쩔 수 없는 일일까. ‘팍스 아메리카나’는 이대로 종언을 고할 것인가. 이런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미국 지성들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자본주의 심장’이라는 뉴욕 한복판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목격했고, 국가신용등급 강등이란 수모도 겪었으니 말이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로 퓰리처상을 세 차례나 받은 언론인 토머스 프리드먼과 존스홉킨스대 국제문제연구소 석좌교수인 마이클 만델바움도 미국의 쇠퇴 징후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쪽이다. 《미국 쇠망론》은 이 둘이 본 미국의 무기력한 현재와 불안한 미래 전망을 담고 있다. 결론이 어두운 것은 아니다. “미국은 할 수 있다”로 요약된다. 안일한 자세로 건방 떨지 않고 미국적 가치를 되살려 안에서 비롯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전제 아래서다.저자들은 워싱턴의 공사 중인 지하철 베데스다역과 중국 톈진의 최신 컨벤션센터를 비교하며 미국의 현재를 바라본다. 베데스다역은 에스컬레이터 두 대가 고장나 있다. 러시아워 때는 출근 인파에 치여 엉망진창이 되곤 한다. 당초 계획된 수리 기간은 6개월, 중국인의 ‘만만디’는 저리 가라다. 반면 킨텍스의 2배나 되는 톈진 메이장 컨벤션센터는 단 8개월 만에 완공됐다. 저자들은 미국인들이 이렇게 무기력한 상황에 익숙해졌다는 점을 우려한다. “미국을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로 만들었고, 사람들이 미국을 우러러보며 ‘예외적인’ 국가로 부르게 했던 ‘정신’을 잃지 않았냐”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네 가지 원인이 있다는 게 저자들의 진단이다.첫째, 미국 정치지도자들은 냉전이 종식되고부터 공공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전 세계적으로 컴퓨터 게임을 하는 데 들이는 시간은 1주일에 30억시간이나 된다.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와우(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2004년 공개된 이래 게이머들이 쏟아부은 시간은 500억시간 이상, 햇수로는 593만년에 이른다. 사람들은 왜 이처럼 가상의 게임 세계에 깊숙이 빠져드는 걸까.《누구나 게임을 한다》(RHK, 1만8000원)의 저자 제인 맥고니걸은 게임을 다른 방향에서 바라본다. ‘게임폐인’을 염려하기보다 게임의 긍정적인 면을 들여다본다. 그는 “게이머들이 게임 속에서 행복하고 의미있는 삶에 대한 기대 등 인간의 진정한 욕구를 채우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그러면서 대체현실게임 등을 예로 들며 “게임의 힘을 이해하면 망가져버린 현실 세계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게임을 보는 시선이 색다르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책이다.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한경BP는 27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조조 사람혁명》출간을 기념, 독자와의 만남 이벤트(사진)를 벌였다. 이날 조조로 분한 배우는 참모 두 명을 거느리고 나타나 책 속의 한 장면을 연출했다. 그는 점령한 성 안에서 적과 내통한 장수들의 명단을 보고받은 뒤 “그 명단을 모두 불태우고 다시는 거론하지 마라. 나도 흔들렸거늘 그들은 더 했을 것이다”며 사람의 능력을 중시하는 조조 특유의 인재 활용술을 표현했다. 이번 이벤트는 광화문에 이어...
일제에 빼앗겼다가 100여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조선왕실 도서들이 27일 일반에 공개됐다. 국립고궁박물관이 내년 2월5일까지 여는 ‘다시 찾은 조선왕실 의궤와 도서’ 특별전에는 지난 6일 일본에서 돌아온 조선왕실도서 150종 1205책이 모두 나왔다. 이 중 81종 167책 분량인 의궤(儀軌)는 26책 정도 전시되며, 기타 일반 도서 69종 1038책은 서가식으로 꾸몄다. 환수된 의궤는 고종~순종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훼손에 대비해 오대산, 태백산, 강화도 등 지방 사고에 여러 본을 제작해 나눠 배치한 분상용(分上用)이 대부분이다. 1897년 대한제국 선포와 함께 황제 즉위식, 황태자 책봉 등에 관한 내용을 기록한 《대례의궤》를 비롯 황실의 혼례, 출산, 잔치, 장례, 어진 제작과 관련된 의궤들을 통해 조선에서 대한제국기에 걸쳐 각종 의례가 변화해가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내년 1월12일 오후 2시 고궁박물관에서는 이번 도서 귀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서지학자 박상국 한국문화유산연구원장이 특별 강연도 한다.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 40기(북한소재 2기 제외)의 정자각(丁字閣) 중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가 큰 세 곳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보물로 등재된 곳은 태조 이성계가 묻힌 건원릉(健元陵) 정자각(1741호)과 제 18대 현종과 그의 비가 묻힌 숭릉(崇陵) 정자각(1742호), 14대 선조와 그의 원비 의인왕후와 계비 인목왕후가 묻힌 목릉(穆陵)의 정자각(1743호)으로 모두 경기 구리 동...
문화역량은 곧 국가경쟁력이다. 소프트 파워 없는 하드웨어는 사상누각에 불과할 뿐이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K팝 열풍과 관련, 문화산업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는 까닭이다. 한국문화산업학회와 한국경제신문 공동 주최로 27일 시상하는 ‘2011 제4회 한국문화산업대상’도 그래서 주목된다. 문화산업 경쟁력을 높여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개인, 단체를 시상하는 상이어서다. 올해는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호텔프리마, 마이에셋자산운용, 조윤선 국회의원이 대상을 받는다. 해외문화홍보원, 예술의전당, KDC, (주)우암, 김효경 서울시뮤지컬단 단장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상, 인천정보산업진흥원, (주)이소프팅, 데이터스트림즈, 안상우 동의보감기념사업단 단장은 특별상을 수상한다. #대상◆신성장동력산업 발판 구축, 한국수출입은행한국수출입은행(은행장 김용환)은 문화콘텐츠산업의 수출산업화를 통해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소규모 영세기업이 많고 러닝 로열티, 수입배분 판권계약 등 제조업과 상이한 수출대금 결제구조를 가진 문화콘텐츠산업의 특성을 감안, 재무적 신용도보다는 상품개발 및 제작이행능력 등의 기술력 위주 평가 방식을 도입하고 제작 결과물의 작품성과 수익성에 근거해 맞춤형 금융을 제공했다. 한류 수출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대규모 해외투자자금의 지원을 통해 한류열풍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데에도 일조하고 있다.◆토종 호텔브랜드 가치 높여, 호텔프리마호텔프리마(대표이사 이상준)는 문화경영 운영콘텐츠 개발로 호텔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
우리나라 차(茶) 문화는 1000년이 넘는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까지 꽃피웠다. 조선시대에 들어서면 잊혀졌다가 18세기 들어 새로 살아났다고 한다.정민 한양대 교수가 쓴 《새로 쓰는 조선의 차문화》(김영사, 3만5000원)는 다산, 초의, 추사 세 인물을 중심으로 조선 후기 차 문화사를 종합적으로 조명한다. 저자는 부안현감 이운해(1710~?)의 ‘부풍향차보(扶風鄕茶譜)’부터 진도에 유배온 이덕리(1728~?)의 ‘동다기’에 이르는 시기를 조선 후기 차 문화사의 출발점으로 꼽는다. 부풍향차보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문 차 책자. 초의가 ‘동다송’에서 인용한 동다기는 다산이 쓴 것으로 오인됐던 기록이기도 하다.차 문화의 중흥조는 다산 정약용이다. 저자는 다산이 강진 유배시절 초의 선사와 혜장 스님에게 차를 가르쳤다고 설명한다. 다산이 만덕산 백련사에 놀러갔다가 야생차가 많은 것을 보고 혜장에게 차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줬고, 1809년 24세의 초의가 48세의 다산을 찾아 배움을 구하면서 제다법도 전수받았다는 것이다. 차 문화는 다성(茶聖)으로도 불리는 초의에 이르러 만개했다. 스물 네살 때 다산을 찾아 교류한 초의의 차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때는 1830년께다. 스승의 사리탑 기문을 받기 위해 예물로 들고 온 ‘보림백모 떡차’가 히트를 쳤다. 스승 신위가 초의를 ‘전다박사(煎茶博士)’로 치켜세웠고, 정조의 외동사위 홍현주까지 나서면서 초의가 ‘동다송’을 짓고부터 명성을 따를 사람이 없게 됐다. 편지를 주고받으며 초의의 차를 가져다 마셨던 추사 김정희와의 교류도 재미있게 읽힌다.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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