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
-서강대학교 경영학과/영어영문학과 졸업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전략마케팅팀(2005)
-PwC컨설팅 전략컨설팅팀 (PI)(2007)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2008~)
세 명의 투수가 있습니다. 첫 번째 투수는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올해 다승왕을 거두고 FA 자격을 획득했습니다. 두 번째 투수는 매우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지만 구종이 하나뿐인 강속구 투수, 세 번째 투수는 미래가 매우 기대되는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인 투수입니다. 당신이 야구 스카우트라면 이들중 누구를 택하시겠습니까? 질문에 대한 답은 현재 처해있는 팀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올해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자금의 여유가 있다면 당연히 검증된 첫 번째 투수를, 자금 여력이 없어 효율성을 추구한다면 두 번째 투수를, 몇 년 후를 기약하며 팀을 리빌딩하는 중이라면 세 번째 투수를 영입해 양성하는 것이 전략적이겠죠.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전체 자산 중 얼마만큼의 비율을 투자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투자가 됩니다. 건물 투자자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이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투자 수익률이 높아서, 혹은 이 상권이 뜰 것 같아서 건물 매입 후 장기간 자금이 묶여 이자만 발생하거나, 인지되지 못했던 위험에 노출돼 투자 실패로 이어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유형의 투자를 해야 할까요. 검증된 에이스 투수 '우량 투자'투자를 통해 부를 축적한 자산가들이나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추구하는 연기금 등의 펀드들이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리테일 건물의 경우 명품 브랜드나 대기업 브랜드 등 우량 임차인이 장기 계약을 체결해서 공실 리스크가 없는 건물, 혹은 명동이나 청담동처럼 오랜 기간 검증된 상권이 유지돼온 지역의 대로변 건물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해 시민들의 발을 묶었을 때도 서울 중구 명동에 문을 연 나이키 플래그십 스토어와 강남구 가로수길의 애플스토어엔 거리두기가 무색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붐볐습니다. 애플의 주요 제품들이나 나이키 신발은 이미 수많은 유통 채널을 가지고 있고 온라인 혹은 대리점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음에도 이렇게 오프라인 스토어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이유가 있을까요. 두 브랜드의 오프라인 스토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기능들에서 오프라인 스토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읽을 수 있을 듯 합니다. 키워드1 : 커뮤니티 플랫폼으로서의 기능IFC몰에 애플스토어가 처음 오픈하던 날, 사전 예약을 통해 입장객을 받았음에도 새벽 5시50분에 1호 손님이 도착하고 대전에서부터 KTX를 타고 와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습니다. 그들은 온라인을 통해, 혹은 집 앞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통신사 대리점을 통해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음에도 왜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줄을 서 입장을 기다렸을까요. 이러한 현상은 '커뮤니티'의 속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플은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수없이 많은 충성 고객들을 하나의 '애플 커뮤니티'로 관리해 왔습니다. BTS에 열광하는 '아미(ARMY)' 팬클럽 커뮤니티의 팬심과도 유사하다고 볼 수 있겠죠. 여기에 속한 애플의 얼리어답터 그룹 일원들은 새로 생기는 애플스토어의 개장에 맞춰 입장함으로써 일반인들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만족감을 느낍니다. 오프닝 행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투데이 앳 애플(Today at apple)'이라는 애플의 교육 커뮤니티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애플은 오프라인 애플스토어에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들의 국내 플래그십 매장 입점을 협의하다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주요 고객이 아이들 대상인 한 글로벌 브랜드는 건물 입구에 놓여 있는 고작 두세개의 계단 때문에 안전상의 이유로 임대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대형 캐릭터를 매장 안에 설치하는 것으로 유명한 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경우 대형 설치물이 들어갈 수 없는 매장 높이 때문에 아쉽게 발을 돌리기도 합니다. 같은 명동 대로변에 있는 건물임에도 인기의 정도는 다릅니다. 한쪽은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더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는데도 관심이 떨어지지만, 다른 쪽 건물은 임대료가 더 비싸고 작은 면적임에도 입점 경쟁이 치열합니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바로 옆 건물의 3.3㎡(평)당 임대료가 때로는 30%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과거 임대료는 주로 주변의 3.3㎡당 시세에 바닥 면적을 곱해 건물주들이 임의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공실이 많아지면 임대료가 떨어지고 공실이 적어지면 임대료가 올라가는 형태로 정해졌습니다. 지금은 건물이 지니고 있는 여러 가지 하드웨어적 특성을 봅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오프라인 상점의 모습에 얼마나 부합하느냐에 따라 정해지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 목적이 '판매'에서 '홍보'로 바뀌면서 임차인들의 임대료 계산법도 변했기 때문입니다. 제품을 얼마나 팔아 그중 얼마를 임대료로 지불하냐의 셈법에서, 고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스토리와 가치를 이 공간에 얼마나 잘 구현해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 입점의 결정 요소가 된 겁니다. 브랜드마다 원하는 건물의 모습은 조금씩 다를 겁니다. 하지만 많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공
긴 장마가 지나고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올림픽대로나 노들길을 지나가다 보면 야간에 라이트 조명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사회인 야구인들이 경기를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노량진 야구장을 경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회인 야구 리그인 '노들리그'입니다. 팀만 하더라도 총 60개, 2069명의 선수가 등록돼 주중 야간과 주말에 경기를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유소년 야구인들과 라크로스팀, 바로 옆 축구장을 이용하는 축구 동호회인들을 합치면 적어도 1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시설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빌딩으로 둘러싸인 도심 한복판에 어떻게 이런 대형 체육 시설이 들어서게 된 것일까요. 야구장과 축구장이 있는 곳은 예전 노량진 수산시장이 있던 곳입니다. 기존 수산시장이 현대화 계획에 따라 현재 자리로 옮기고 난 후 기존 건물을 철거한 자리입니다. 최근 서울시가 가결한 '한강철교 남단 저 이용 부지 일대 지구단위계획 지정 및 계획 결정안'에 따르면 이곳은 여의도, 영등포 도심과 연계한 업무, 주거 기능으로 고밀 개발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서울시의 구상대로 개발이 진행되면 노량진역에서 한강공원까지 걸어서 8분 이내에 갈 수 있는 도로가 놓이게 됩니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공동 주택과, 여의도에서 이어지는 업무 단지 시설뿐 아니라 호텔, 컨벤션, 문화시설을 포함한 복합 상업 시설로의 개발도 검토가 진행 중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대규모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선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지구단위계획 선정 이후에도 사업자를 선정하고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변경된 사업 계획으로 인허가를 진행하고 건축 심의받아야 합니다. 이때까지 토지를 빈
팝업스토어(pop-up store)는 '사람들이 붐비는 장소에서 신상품 따위의 특정 제품을 일정 기간 동안만 판매하고 사라지는 매장'입니다. 장기 계약을 맺고 계약 기간동안 영업을 하는 일반적인 오프라인 매장의 반대 개념입니다. '짧은 기간'과 '특정 제품'을 강조합니다. 과거 팝업스토어는 주로 새로운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열었습니다. 브랜드가 이 자리에서 영업을 한다면 소비자 호응이 어떨지 살펴보기도 하는 용도였습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오프라인에서 홍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소비 패턴이 변하면서 팝업스토어는 '짧은 기간'보다는 오프라인 리테일의 기능적 측면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미지와 스토리를 파는 매장경험형 매장이 대세입니다. 새로운 세대들은 브랜드의 철학과 사회적 가치, 경험 소비를 중시합니다. 많은 브랜드는 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팝업스토어를 엽니다. 2021년 성수동, 2022년 강남역 부근에서 '금성오락실'이라는 LG의 팝업스토어는 LG 제품에 대한 판매나 홍보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연인 또는 친구들끼리 '뉴트로' 감성 오락실을 방문해 오락을 즐기면서 LG라는 브랜드에 좀 더 친숙하게 만드는 게 목적입니다. 에르메스나 루이비통 같은 오랜 역사를 가진 명품 브랜드는 브랜드의 역사를 보여주거나 브랜드에 담긴 이야기를 팝업스토어를 통해 보여줍니다. 침대 브랜드 시몬스는 침대 제품을 소개하는 대신 공구류와 문구류등의 굿즈, 심지어 과거 운반기사들이 입었던 작업복과 헬멧을 판매했습니다. 소비자들의 '감성소비'에 맞춰 재미있는 경험 판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궁금증을 낳게 하고 나아가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를 갖
최근 몇 년 전부턴 '조물주 위에 건물주, '갓물주'와 같은 표현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건물주가 세입자 우위에 있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데요. 건물주와 임차인은 상생이 불가능한 관계일까요. 이른바 '억울한 세입자'들의 호소는 대부분 이렇습니다. 처음 임대차 계약을 맺을 때는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위험을 감수하고 가게를 시작했는데, 영업이 잘 돼 손님들이 모이고 입소문까지 타 상권까지 형성되면서 임대료가 대폭 상승, 결국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밀려난다는 겁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본인 노력으로 건물 가치가 상승했는데 역으로 임대료가 올라 손해를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이 억울할 수 있겠죠. 반면에 건물주 입장에서 보면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동안 장사가 잘 돼 크게 수익을 가져가는 동안 최초 계약했던 초기의 임대료 외에는 추가적인 수익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어떤 매장이 영업이 잘 되서 소위 대박이 났다고 가정했을 때, 대박난 매장의 건물주로서 임대인이 실제 얻을 수 있는 추가 이익은 재계약 때 같은 임차인에게 추가적인 임대료를 받거나 더 많은 임대료를 내는 다른 임차인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임대인의 입장에서 계약 이후 매일 줄서는 매장됐다고 해도 계약 기간 동안(최근에는 법으로 이 기간을 보장해 주고 있지만)에는 계약시 정해진 임대료 외에 추가 이익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건물주와 세입자 사이의 분쟁은 이런 추가 이익 발생에 대한 동상이몽에서 비롯됩니다. 건물주는 자신 소유의 건물이 좋아서, 세입자는 본인 브랜드가 좋아서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건물주와 세입자가 협업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형태의 임대차 계약
애플, 블루보틀커피, 룰루레몬. 수많은 해외 브랜드들의 한국 진출 전략을 컨설팅하다 보면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상권마다 아주 명확한 색깔을 가지고 있고 (해외에서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도 쉽게 느낄 수 있을 정도) 국내 소비자들은 새로운 브랜드 매장을 접했을 때 상권에 색깔을 브랜드에 입혀 인지한다는 사실입니다.'럭셔리'(luxury) 색깔이 뚜렷한 청담동에 있는 브랜드의 경우 소비자들은 기존 브랜드의 이미지에 '프리미엄'이라는 색을 입혀 인지합니다. 요가복 브랜드 룰루레몬이나, 골프용품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가 청담동에 매장을 내면서 꼭 갖고자 했던 부분은 바로 프리미엄 이미지입니다.홍대 상권은 '영&트렌디'(Young&Trendy)라는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트리트 패션과 스니커즈 브랜드들에는 성수동이 뜨기 전까지 유일한 옵션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카카오는 이모티콘 유행을 활용해 '카카오프렌즈'라는 오프라인 매장을 낼 때 가장 먼저 홍대를 고려했고 이어 '라인프렌즈'도 홍대에 입성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들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온라인 패션플랫폼 최강자 무신사에서 '무신사 스탠더드' 1호점 매장으로 선택한 곳도 홍대 상권입니다.가로수길 상권은 '합리적인 럭셔리'(Affordable luxury), '매스티지'(Masstige)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준 명품'의 색깔입니다. 명품처럼 비싼 제품들을 판매하지는 않으나 하이앤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색깔입니다. 사실 가로수길이 가진 이런 색깔은 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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