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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갑 기자
    김경갑 기자(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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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수파 그림에 디자인·건축…추석 연휴 가족과 '아트 홀릭'

    추석 연휴(12~15일)에 온가족이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현대미술 전시회가 다채롭게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들이 연휴 기간 휴무 없이 관람객을 맞는다. 유명 화가들의 작품전은 물론 사진과 건축, 디자인 분야까지 전시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작품을 관람하면서 신선한 미적 경험을 얻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다...

    2019.09.11 15:29
  • "미술가들의 땀과 열정, 작품 스토리를 팝니다"

    젊은 시절 형(이호재 서울옥션 회장)이 운영하는 가나아트센터에서 일하며 미술을 익혔다. 전시를 기획하고 다양한 작가와 만나는 게 재미있고 즐거웠다. 그런 즐거움이 1999년 서울 인사동에서 화랑을 시작하도록 이끌었다. 4층 건물을 짓고 본격적으로 미술사업에 뛰어들었다. 2001년부터 웨민준, 장샤오강, 팡리쥔, 쩌춘야 등 중국 아방가르드 작가들을 한국에 처음 소개하며 아시아 현대미술의 가능성과 방향성을 제시했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을...

    2019.09.09 17:56
  • [그림이 있는 아침] 앙리 마티스 '춤Ⅱ'

    동서양을 막론하고 행복과 평화, 풍요를 기원하는 축제에는 공동체가 하나로 어우러져 추는 춤이 등장한다. 강강술래는 전남 해안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민속 춤놀이다. 풍작과 풍요를 기원하는 풍속의 하나로 주로 음력 8월 한가위에 행해졌다. 밝은 보름달이 뜬 밤에 수십 명의 마을 처녀가 모여 손을 맞잡고 둥그렇게 원을 그려 돈다.예술가들은 이런 춤추는 사람들을 작품의 모티프로 즐겨 사용했다. 프랑스 야수파 화가 앙리 마티스도 여러 사람이 춤추는 모습을 자주 그렸다. 1910년 완성한 ‘춤Ⅱ’는 벌거벗은 다섯 명의 남녀가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면서 춤추는 동작을 잡아낸 명작이다. 원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마냥 행복에 빠져 있다. 우리나라 강강술래를 연상시킨다. 러시아 상인이자 남작이었던 세르게이 시추킨의 주문을 받아 제작한 이 그림은 상트페테르부르크 헤리티지미술관의 소장품이 됐다.마티스는 춤추는 사람들을 단조로운 붉은색 계열로 묘사해 푸른 하늘, 녹색 언덕과의 합일을 꿈꿨다. 캔버스에 넓게 펼쳐진 춤추는 사람들 사이에는 둥근 모양의 리드미컬한 선율이 돋보이고, 쫙 뻗은 두 사람의 손이 닿을 듯 말 듯한 지점에서는 역동적인 긴장을 느낄 수 있다. 3차원 원근법을 철저히 무시하고 원색의 잠재적 표현력에 집중한 이 그림은 20세기 표현주의와 추상주의의 씨앗을 뿌렸다. “춤은 삶이요, 리듬”이라고 말했던 마티스가 추구한 지상 낙원은 바로 이런 게 아닐까.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2019.09.09 17:34
  • "그림이 안팔려요"…꽁꽁 얼어붙은 미술시장

    국내 경기침체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미술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8일 미술계에 따르면 국내 미술시장의 ‘맏형’인 서울옥션이 2분기 영업적자를 낸 데다 경매 낙찰총액의 약 50%를 차지하는 홍콩 시장마저 시위로 불안해지면서 하반기 실적도 낙관하기 힘들어졌다. 서울 인사동, 청담동 등 화랑가에는 미술 애호가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와 같은 정치·경제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미술시장의 변동성이 커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석 이후에도 미술시장의 침체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술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한파’가 지속될 경우 지난해 4000억원대로 올라선 국내 미술시장 규모가 올해 다시 3000억원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내다봤다.서울옥션, 2분기 8억원 영업손실서울옥션은 지난 2분기 연결 기준으로 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한 2336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지난 4일 가을 경매에서도 예술건축물 ‘딸기테마파크’가 유찰되는 등 낙찰총액이 목표액의 절반 수준(54억원)에 머물렀다. 서울옥션은 ‘적자 쇼크’로 주가 하락폭을 키웠다. 지난 6일 코스닥시장에서 이 회사 주가는 5970원에 마감했다. 최근 1년 새 최고점이었던 작년 10월 4일(1만6350원)보다 63.5% 급락했다. K옥션도 작년 말 80% 가까이 근접하던 낙찰률이 지난 7월 경매에서는 71%(낙찰총액 70억원)로 내려앉았다.두 회사의 실적 부진은 고스란히 경매 낙찰액 감소로 이어졌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에 따르면 서울옥션을 비롯해 K옥션, 아이옥션

    2019.09.08 18:31
  • 그림과 조각의 변주…캔버스 밖으로 나온 회화

    독일 추상화의 거장 이미 크뇌벨(79)은 젊은 시절 러시아 절대주의 추상화가 카지미르 말레비치에게 푹 빠졌다. 예술을 향유의 대상이 아니라 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 인식한 말레비치의 회화론이 마음에 와닿았다. 1965년 뒤셀도르프 국립미술학교에서 백남준의 ‘예술적 친구’인 요셉 보이스에게 미술을 배운 그는 ‘마주하는 모든 것들이 내겐 회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작품 제작 과정과 재료 사용에 엄격한 제한을 ...

    2019.09.05 17:25
  • 김환기·이대원·이왈종·윤병락…인기화가 아크릴 판화 '상차림'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이 2012년 선보인 ‘프린트베이커리’는 유명 화가의 그림을 아크릴과 알루미늄 패널 사이에 넣고 압축해 코팅하는 방식으로 찍어낸 판화다. 액자 프레임이 없어 모던하고 깔끔한 게 특징이다. 참여 작가들이 고유번호(에디션)를 붙이고 사인도 했다. 지난 7년 동안 국내외 화가 100여 명의 작품 600여 종이 출시됐다. ‘사과 작가’ 윤병락(13종)을 비롯해 하태임(12종), 유선태(...

    2019.09.02 18:02
  • [그림이 있는 아침] 김환기 '백자와 꽃'

    한국 현대미술의 선구자 김환기(1913~1974)는 생전에 “내가 조형미에 눈뜬 것은 도자기에서 비롯됐다”고 할 정도로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에 심취했다. 유백색 대호(大壺)와 청백색 달항아리의 군더더기 없는 절제미에 반해 수집에도 열정적이었다. 백자를 사들여 팔로 안아보고, 때로는 마당의 육모초석 위에 올려놓고 바라보며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 1940년대 처음 달항아리를 소재로 다룬 ‘섬 스케치’를 비롯해 ‘항아리와 여인들’(1951), ‘항아리’(1957), ‘항아리와 매화가지’(1958) 등 명작을 쏟아내며 백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1949년에 제작한 ‘백자와 꽃’도 조선시대 백자 항아리를 장인의 시각으로 화면에 올려놓은 수작이다. 우윳빛 달항아리를 중심에 두고 화사한 꽃과 고목, 산을 곁들여 백자 특유의 단순미와 고졸미(古拙美)를 응축했다. 도자기 아가리를 생략한 채 그려 넣은 항아리는 수묵처럼 번진 어둠을 흡수하며 보름달처럼 청청히 빛난다. 고목 줄기에서 뻗어 나와 둘로 갈라져 피어오른 꽃송이와 검은 색선으로 묘사한 산등성 역시 서로의 기세를 견주며 잔잔한 운율을 생성한다. 고목에 드리워진 항아리의 그림자를 두 개의 색면으로 처리한 것도 흥미롭다.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2019.09.02 17:25
  • 양혜규·신경희·고산금·안성하…미술 女전사들 가을 화단 '점령'

    세계적인 설치 작가 양혜규, 작고 작가 신경희, ‘글자 작가’ 고산금, 극사실주의 작가 안성하 등 ‘미술 여전사(女戰士)’들이 올가을 국내 화단을 물들인다. 특유의 섬세하고 치밀한 전문성을 갖춘 이들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이색적인 콘텐츠로 국내외 화단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한국 현대미술의 정형성을 탈피한 참신한 소재와 스토리, 페미니즘적 시선을 무장한 이들의 ‘컴백’ 무대가 침...

    2019.09.01 17:08
  • 프랑스서 활동한 아티스트 김순기 회고전

    프랑스 파리 인근에서 거주하며 실험적인 작업을 해온 아티스트 김순기 씨(73)의 회고전이 오는 31일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에서 개막한다. 서울대 서양화과 졸업 후 1971년 프랑스로 넘어간 김씨는 ‘68혁명’ 이후 자유롭고 지적인 토론이 활발하던 남프랑스에서 철학자, 예술가 그룹과 교류했다. 1980년대부터는 파리 교외 비엘 메종의 농가를 개조한 작업실에 거주하면서 동서양 철학, 시공간 개념 탐구 등을 바...

    2019.08.29 17:38
  • 다음달 2일까지 '인사전통문화축제'

    서울 인사동에서 다채로운 예술문화 잔치가 펼쳐진다. 사단법인 인사전통문화보존회(회장 정용호)가 29일 개막해 다음달 2일까지 인사동 일대에서 여는 ‘인사전통문화축제-인사동 박람회’다. 32회째를 맞는 올해 축제는 그림 잔치와 종로한복축제를 주축으로 전통음식축제, 표구 시연회, 공예 체험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져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하다. 인사아트센터에 마련된 인사동 박람회 특별전엔 고미술 전문화랑 30여 곳이 참가해 도자기...

    2019.08.29 17:37
  • 40억원대 딸기테마파크, 미술품 경매에 나왔다

    경기 파주시 헤이리에 있는 유명 테마파크 건축물 ‘딸기가 좋아’가 추정가 40억~60억원에 국내 미술품 경매에 나왔다. 서울옥션은 다음달 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강남센터에서 여는 제153회 경매에 ‘예술마을 헤이리 딸기테마파크’(딸기테마파크)를 출품한다고 28일 발표했다.딸기테마파크는 2층짜리 문화공간 ‘딸기가 좋아’와 3개 층 전시장 겸 수장고인 ‘미술창고’로 구성된 건축 연면적 1303㎡ 규모의 건물이다. 패션잡화 브랜드 쌈지를 운영했던 천호선 쌈지농부 대표가 2004년 헤이리 예술마을 초입에 딸기테마파크를 공식 개관했다. 설계는 2014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조민석(매스스터디스)과 최문규(가아건축사무소), 제임스 슬레이트가 함께 맡았다. 건물의 독창성을 인정받아 2003년 P/A(Progressive Architecture) 건축상을 수상했고, 2004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 초대받았다.‘딸기가 좋아’는 2000년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설치작가 최정화, 이완, 임옥상 씨가 설치한 공공미술품도 소장하고 있다. 현재는 정금자·천재용 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주)어린농부가 운영 중이다.김환기의 반추상화 8억~12억원서울옥션은 이날 고서화와 도자기를 비롯해 근·현대 미술품 127점(120억원)을 경매에 부친다. 현대미술 블루칩 작가 김환기(1913~1974)가 1955년 서울에서 제작을 시작해 이듬해 파리에서 완성한 ‘산’은 추정가 14억~20억원에 나왔다. 산과 달, 구름을 도식화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품으로 빨강, 파랑, 노랑의 강렬한 색감이 인상적이다. 1950년대 김환기 정물화 전형이라는 평가를

    2019.08.28 18:02
  • [그림이 있는 아침] 존 컨스터블 '건초 마차'

    무더운 여름의 끝자락이다.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태양도 하얀 구름에 가려 한결 여유롭다. 공원 벤치에 누워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면 예쁜 구름들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영국 낭만주의 화가 존 컨스터블(1776~1837)은 하늘에 구름이 깔려 있는 목가적인 풍경을 사실적으로 잡아낸 작가로 유명하다.1821년에 완성한 2m 크기의 대작 ‘건초 마차’는 영국 곡창지대인 서퍽주(州)의 플랫퍼드 제분소 근처의 여름 풍경을 실감나게 재현한 대표작이다. 하늘엔 흰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나고, 멀리 녹색 초원에는 알 수 없는 평온이 깃들어 있다. 강을 건너는 마차와 농부, 주인을 반기는 개, 붉은 벽돌 지붕의 아담한 농가는 진짜 풍경을 뚝 떼서 전시장에 옮겨놓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컨스터블은 1821년 이 그림을 전시장에 내놓았지만 관람객의 시선을 끄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2년 뒤 파리 살롱전에서 금상을 따내며 컨스터블을 단번에 스타 반열에 올려놓았다. 당시 미술비평가들은 ‘이슬이 바닥에 구르는 것 같다’고 평하면서 풍경화를 서양미술의 한 장르로 인정하기 시작했다.낭만주의 화풍의 대가 외젠 들라크루아도 “강렬하고 미묘한 색채 표현에 감명을 받았다”고 격찬했다. 컨스터블의 이런 풍경화는 프랑스 바르비종 화파(파리 바르비종에서 작업한 풍경화가들)에도 많은 영향을 줬다.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2019.08.26 17:18
  • 오방색 실로 공간 분할…'보이는 너머의 세상'을 조각하다

    1960년대 미국 화단에는 추상표현주의와 팝아트가 동시에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니멀아트가 서서히 고개를 내민다. 미니멀리즘은 최소한의 조형 수단을 활용해 제작된 미술 장르를 가리킨다. 형태나 제작과정이 지극히 단순하고, 작품의 배열과 작업원리에서 다소 개념적인 측면이 강하다. ‘가장 간단한 형태가 가장 미학적’이란 사실에 주목하며 사회적 상황이 만들어내는 의미가 어떻게 예술품과 관계되는가를 보여준다. 1960년대 중반으...

    2019.08.25 18:00
  • [그림이 있는 아침] 겸재 정선 '망부석'

    신라 제19대 눌지왕 때 충신 박제상은 일본에 볼모로 있는 왕족 내물 이사금의 셋째 아들 미사흔을 구출했다. 하지만 자신은 체포돼 발바닥 살가죽이 벗겨지는 고통을 감내하며 죽었다. 박제상의 부인은 수릿재(지금의 치술령)에 올라가 높은 바위 위에서 멀리 일본을 바라보며 통곡하다가 그대로 돌부처가 됐다. 그 바위를 뒷날 사람들이 ‘망부석(望夫石)’이라 불렀다.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의 ‘망부석’은 멀리 떠난 남편을 아내가 기다리다 죽어 화석이 된 설화를 두툼한 필치로 그려낸 작품이다. 화면 가운데 우뚝 선 망부석은 마치 모자를 그린 것으로 착각할 만큼 그 형상이 중의적이다. 짙은 먹으로만 휘두른 정선의 필치에서 거친 속도감이 느껴진다. 망망대해를 바라보는 듯한 망부석의 배경은 여백으로 처리해 광활한 공간감을 실었다. 아래로 자라난 날카로운 잡초와 원경의 낮은 구릉은 주제를 살리기 위해 단출하게 표현했다. 망부석을 전면에 두드러지게 배치하고, 실제 크기보다 크게 그린 겸재의 과장법이 잘 드러난다. 둥그런 필획을 여러 번 반복해 바위의 양감을 살리는 동시에 망부석 설화에 걸맞게 그린 재치도 돋보인다.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2019.08.19 17:26
  • 그림·디자인·캐릭터·아트상품…미술품 1600점 '슈퍼세일'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은 2012년 빵집과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사듯 누구나 부담 없는 가격에 미술품을 살 수 있도록 판화 브랜드 ‘프린트베이커리’를 론칭했다. 브랜드와 같은 이름의 자회사도 설립해 지난 7년간 온라인 매장과 서울 삼청동, 한남동 등에 오프라인 매장 여덟 곳을 냈다. ‘프린트베이커리’는 종이를 재료로 하는 기존 판화와 달리 작품을 아크릴과 알루미늄 패널 사이에 넣고 압축해 찍어낸다. 참여 작가들이 고유번호(에디션)를 붙이고 사인도 했다. 그동안 모두 600여 종이 출시됐으며, 이 중 25%가 완판됐다. '사과작가' 윤병락 (13종)을 비롯해 하태임(12종), 유선태(8종)가 줄줄이 완판작가 대열에 합류했다.지난 5월 홍콩 크리스티가 연 아시아 현대미술 온라인 경매에서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의 프린트베이커리 ‘묘법’은 판매가격(38만원)보다 약 네 배 높은 9375홍콩달러(약 142만원)에 낙찰돼 화제를 모았다.아트상품 등 1600점 전시미술품 대중화에 앞장서온 서울옥션의 자회사 프린트베이커리가 오는 23~25일 ‘제3회 아트슈퍼마켓’을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대대적으로 펼친다. ‘아트슈퍼마켓’은 화랑에서 미술품을 구입하는 작품 거래 방식에서 벗어나 누구나 매일 드나드는 ‘슈퍼마켓’이란 공간에서 작품을 찾고, 비교해가며 고르는 방식이다.‘집도 배고프니까!’란 제목을 단 이번 아트슈퍼마켓에선 국내외 100여 명의 작가를 비롯해 삼성전자와 네이버 그라폴리오 등 유명 기업이 참여해 현대미술, 디자인, 조명, 아트상품, 생활가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 1600여 점을 전시, 판매한다. 가격은 점당 1만원

    2019.08.18 17:07
  • 판타지아 꿈꾼 70대 화가의 열정…인도네시아서 '수채화 한류' 개척

    한국 수채화의 맥을 잇고 있는 정우범 화백(73)은 40대 초반에 ‘평생 그림만 그리고 살겠다’고 선언했다. 광주교대부속초등학교 교사직을 그만두고 조선대 교육대학원에서 그림을 익혀 전업화가 길로 들어선 건 1987년이다. 젊은 시절 닦은 기예와 기량을 펼치고 싶은 욕망도 작용했다. 미대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화가들을 따라가려면 하루에 10~15시간은 그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간과의 싸움을 벌였다. 공허함으로 가득찬 무(無...

    2019.08.15 17:48
  • [그림이 있는 아침] 강세황 '조어도'

    조선 후기 화가 표암 강세황(1713~1791)은 단원 김홍도의 스승이다. 시·서예·회화에 모두 빼어나 미술비평가로도 활동한 그는 당시 화단에서 ‘예원의 총수’로 불렸다. 한국 미술사에서는 처음으로 서양화적 명암법을 들여와 입체적 조형어법을 개척한 작가로도 유명하다.그의 ‘조어도(釣魚圖)’는 농담(濃淡·짙고 옅음)이 뚜렷한 먹을 사용해 은일(隱逸)을 갈망하던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꿈꾸는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염원을 담아낸 대표작이다. 거대한 산세 사이로 흐르는 강물 위에 떠 있는 나룻배를 정박하는 선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잡아냈다.잔잔한 물결은 일부만 표현했고, 하늘과 땅도 여백으로 두어 전반적으로 소략(疏略)한 필치가 돋보인다. 붓에 먹물을 스치듯이 묻혀서 그리는 갈필(渴筆)기법을 활용해 사실성을 더했다. 배와 인물을 제외한 모든 이미지를 두 개의 필선으로 묘사한 것으로 미뤄 한 손에 붓을 두 자루 쥔 채 그리는 양필법을 구사했다. 그림 상단에는 방이성법(放李成法)이라는 화제와 함께 산향재(山響齋)라는 자신의 당호를 적어 놓았다. 이성(李成)은 중국 북송 때의 화가로 한림산수(寒林山水)의 경관을 즐겨 그린 북종화의 거장으로 알려졌다.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2019.08.12 17:27
  • 경매대행 200억 넘고, 외국 작가 유치전 치열…'해외미술'이 몰려온다

    디지털 혁명이 미술품 유통구조를 변화시키면서 이른바 ‘국경 없는 아트소비 시대’가 열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성화로 외국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면서 저렴한 가격에 좋은 작품을 구매하기 위해 해외 직구(직접 구매)에 나서는 미술 애호가가 매년 늘고 있다. 서울에 입성한 해외 대형 화랑들은 외국 작품 판매를 대행하는 것은 물론 해외 작가 전시회를 통해 국내 컬렉터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

    2019.08.11 17:08
  • 대형 미술관, 야간 운영에 이벤트도 풍성

    대형 미술관들이 ‘아캉스(아트+바캉스)’ 시즌을 맞아 여름 기획전을 밤 늦게까지 연장하고, 더위를 잊게 할 야외 공연도 다채롭게 마련했다. 스타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의 개인전을 열고 있는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은 매주 월요일 정기 휴관을 중단하고, 이달 내내 문을 연다. 목, 금, 토요일에는 평소보다 1시간 늦은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경기 수원 신풍동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수원화성과 정조를 화두로 내건 기획전 &ls...

    2019.08.08 17:16
  • [그림이 있는 아침] 카우스 '킴슨 앨범'

    1989년 방영을 시작한 ‘심슨 가족’은 30년 동안 전 세계 대중으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최장수 애니메이션 시트콤이다. 미국 중산층 가족의 일상을 통해 사회적 이슈를 위트 있게 풀어내는 이야기로 세계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미국 팝아티스트 카우스(KAWS, 본명 브라이언 도널리)의 ‘킴슨 앨범’은 ‘시대를 대표하는 풍자극’으로 자리매김한 ‘심슨 가족’을 회화적으로 풀어낸 대표작이다. 주인공 호머 심슨을 비롯해 평범하고 가정적인 주부 마지 심슨, 악동인 바트 심슨, 채식주의자 리사 심슨, 막둥이 매기 심슨까지 저마다 개성이 넘치는 60여 명의 캐릭터를 화면에 아울렀다.다양한 소품들도 함께 모아 하단에 ‘킴슨(KIMPSON) 가족’이라는 글자를 써넣었다. 현란한 색채로 아기자기하게 재구성했지만 을씨년스럽고 우울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무엇보다 으스스한 해골과 X자로 표현한 눈 때문이다. 죽음과 해적의 보편적 상징이기도 하면서 인간 내면에 숨어 있는 제2의 자아와 같은 존재를 은유했다. 1m가 넘는 이 그림은 지난 4월 홍콩 소더비경매에서 추정가의 15배를 뛰어넘는 1억1696만홍콩달러(약 167억원)에 낙찰됐다.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2019.08.05 17:29
  • 폐종이·책·한지로 꾸민 생명력…한국적 팝아트의 새 지평 열다

    한국적 팝아트를 개척한 이승오 씨는 폐종이를 비롯해 장지, 닥종이, 색도화지, 한지, 화선지, 켄트지, 색종이 등을 재료로 활용해 콜라주 형태로 화면을 꾸민다. 이씨 특유의 ‘종이 입사(入絲)기법’은 발명 특허를 받았다. 종이를 본드 성분의 액체 등에 담갔다가 말린 후 잘게 잘라낸 다음 화면에 붙이고 쌓아가는 기법이다. 종이를 고체화해 색채를 입히고 쌓아가는 ‘적(積)’과 종이의 결을 따라 쌓이는 시간...

    2019.08.05 17:05
  • 드 쿠닝·로스코·폴록·뒤뷔페…글로벌 미술시장서 추상화 '질주'

    알록달록한 색과 선, 면으로 구성한 추상화는 사실적 묘사보다 순수 조형의 가능성을 확대하며 진화했다. 무엇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구체적 형상이 제거된다. 그래서 미적 인식의 대상이라기보다 관람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일종의 ‘사물’로 간주되기도 한다. 19세기 인상파 거장 폴 세잔에서 발아한 추상화는 전통적인 3차원 공간의 묘사를 거부한 야수파와 입체파, 독일 표현주의를 거쳐 2...

    2019.08.04 17:12
  • 환경·동화·디자인·춤…생활문화 콘텐츠, 미술관 속으로

    미술관들이 ‘보는 것’을 넘어 ‘체험’하는 생활문화를 전시장에 끌어들이고 있다. 환경, 애니메이션, 디자인, 고령화, 첨단기술, 동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미술과 접목한 전시를 선보이는가 하면 무용가가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일상 생활 속으로 깊숙이 파고든 미술을 보여주며 어렵고 딱딱한 시각 예술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멸종 위기 동물 다룬 미술 사비나미술관은 환경과 생태에 ...

    2019.07.30 17:31
  • [그림이 있는 아침] 뭉크 '여름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여름이다.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카뮈의 첫 번째 작품 《이방인》에서 주인공 뫼르소는 아랍인을 살해한 동기를 햇빛이 눈부셨기 때문이라고 증언한다. 뜨거운 햇빛이 현실을 바로 볼 수 있는 동공의 기능을 마비시켜버린 셈이다. 해가 지고 밤이 되면 수많은 별들이 바다와 대지를 어루만진다. 잠들어 있던 기억과 상념들도 살포시 고개를 든다.노르웨이가 낳은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가 1889년 완성한 ‘여름 밤’은 이런 기억들이 빼곡히 갇혀 있는 걸작이다. 북극 항만도시 베르겐의 해변에 하얀 옷을 입고 앉아 있는 여동생 잉게르의 모습을 화폭에 그려넣고 ‘해변의 잉게르’라는 부제를 붙였다. 뭉크 작품답지 않게 비교적 안정적이고 평범하다. 텅 빈 하늘과 바다에 파고든 밤을 배경으로 그렸는데 백야 현상으로 전혀 밤 같지 않다.바닷가의 바위들은 따뜻하게 묘사한 반면 바다는 차갑게 그려 묘한 대조를 이룬다. 여인은 저녁 무렵 수평선을 배경으로 별자리를 멍하니 바라보며 깊은 상념에 빠져 있다. 여동생의 외양보다는 인간이 느끼는 불안, 공포, 우울, 죽음을 파헤치고 싶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2019.07.29 17:37
  • 제니 홀저·전광영·양혜규 '출격'…아트페어에 2만 점 '상차림'

    올 상반기 경제를 흔들었던 불확실성이 하반기 미술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휴전에 들어간 미·중 무역분쟁은 언제든지 재개될 수 있고, 새 변수로 등장한 일본의 수출 규제는 그 파장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치·경제적 이슈가 생겼을 때 미술시장의 변동성이 커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시장 조정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주요 화랑과 미술관들은 이런 점을 고려해 전광영, 김동유, 하...

    2019.07.28 17:13
  • 김인승·홍종명·박성환·변종하…작고 미술인 40명 예술혼 반추

    2001년 세상을 떠난 사실주의 화풍의 대가 김인승은 일본 도쿄미술학교에서 유화를 공부한 뒤 귀국해 1937년 제16회 선전(鮮展)에서 ‘나부(裸婦)’로 최고상인 창덕궁상을 받았다. 해방 후에는 한국미술협회 이사장과 예술원 회원을 지냈고, 3·1문화상(1968), 문화훈장동백장(1969)을 받았다. 2004년 별세한 홍종명도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회장을 비롯해 문예진흥원 심의위원장, 숭의여자전문대학장을 지내며 한...

    2019.07.25 17:10
  • [그림이 있는 아침] 샤갈 '한여름 밤의 꿈'

    여름은 열정의 계절이다. 인생으로 치자면 한창 혈기 왕성한 청년기에 해당한다. 태양이 지고 어둠이 깔리면 현실 세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기이하고 신비로운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가 뱀처럼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러시아 출신 프랑스 화가 마르크 샤갈의 1939년 작 ‘한여름 밤의 꿈’은 이런 신비로움으로 가득 찬 그림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낭만 희극 ‘한여름 밤의 꿈’을 모티브로 했다. 희곡 ‘한여름 밤의 꿈’은 아테네 공작인 테세우스와 히폴리타의 혼례를 나흘 앞둔 어느 여름밤, 혼례를 축하하는 연극 연습이 한창이던 마법의 숲에 있던 세 쌍의 남녀에게 찾아온 백일몽을 그린 작품이다.샤갈은 여기서 왕비(티타니아)가 당나귀 인간(바텀)과 사랑에 빠진 모습을 잡아내 화폭에 펼쳐냈다. 당나귀 사내의 묘한 미소와 여인의 행복한 표정을 통해 사랑에 눈이 먼 순간의 황홀한 느낌을 초현실적으로 묘사했다. 20대 초반 고향 비텝스크에서 친구의 소개로 자신보다 아홉 살 어린 벨라 로젠펠트를 만나 맹목적인 사랑에 빠진 것을 마치 백일몽처럼 은유했다. 샤갈은 이 그림을 통해 ‘사람들이 사랑에 빠지면 왕비와 당나귀 인간처럼 맹목적으로 상대방만 보게 된다는 사실’을 색채미학으로 일깨워 준다.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2019.07.22 17:31
  • 고흐·피카소·뉴먼…오감만족 해외 '아캉스'

    미국 뉴욕을 비롯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슈투트가르트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미술관과 유명 화랑이 ‘아캉스(art+vacance)’족을 겨냥한 여름 특별전을 다양하게 열고 있다. 인상파 거장 빈센트 반 고흐와 입체파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 바넷 뉴먼의 추상화, 유명 작가들의 이색적인 미디어아트 등 ‘오감 지수’를 높이는 전시회들이어서 눈길을 끈다.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해외 휴가지...

    2019.07.21 17:06
  • "천진난만한 붓질과 색채로 노자의 무위자연론 녹였죠"

    서양화가 노은님 서울여대 석좌교수(73·사진)가 독일 함부르크 땅을 밟은 지 올해로 꼬박 50년이 됐다. 전북 전주에서 유복한 가정의 9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그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1970년 간호보조원을 모집하는 신문광고를 보고 무작정 함부르크로 떠났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힘든 나날이었지만 함부르크 병원에서 중환자와 행려병자 등을 보살피는 간호보조원으로 일하며 틈틈이 그림을 그렸다. 1973년 함...

    2019.07.18 17:58
  • [그림이 있는 아침] 리히터 '촛불'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87)는 옛 동독의 드레스덴에서 태어났다.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기 직전 서독으로 이주해 뒤셀도르프 아카데미에서 ‘자본주의 사실주의’ 운동을 전개했다. 자본주의 사실주의는 동독의 ‘사회주의 사실주의’에 대응해 형성된 장르다. 당시 미국에서 선풍을 일으킨 팝아트의 독일적 변형이다.1960년대부터 다양한 색깔을 탐구하기 시작한 그는 추상화를 비롯해 인물화, 액션 페인팅, 극사실주의 등을 두루 섭렵하며 회화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1982~1983년에는 17세기 북유럽 정물화 양식인 바니타스(vanitas : 삶은 화려하더라도 짧고 덧없음) 기법에 관심을 갖고 촛불과 해골을 소재로 한 그림을 많이 그렸다. 1982년에 완성한 이 그림도 촛불을 모티브로 제작한 바니타스 정물화의 대표작이다.촛불의 이미지를 마치 초점이 맞지 않는 사진기로 찍은 것처럼 뿌옇게 그렸다. 결국 사라질 대상이지만, 덧없는 순간을 붙잡아 두고 싶은 욕망을 역설적으로 묘사했다. 여기서 촛불은 초월성, 불확실성, 부정적인 가능성 등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 죽음을 기억하라)’에 대한 상징으로도 읽힌다. 촛불의 이미지를 누그러뜨리면서 사각형 모형의 색층을 만드는 데 롤러를 활용했다.김경갑 기자 kkk1010@hankyung.com

    2019.07.1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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