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두 분기 연속 역성장하는데도 일본 증시는 활활 타오르고 있다. 중국 시장을 떠나 일본으로 몰려든 해외투자자들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주식시장과 실물경제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15일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1.2% 오른 38,157.94로 마감했다. 1990년 1월 11일 이후 34년1개월 만에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38,000선을 넘어섰다. 올 들어 닛케이지수가 14% 오르면서 1989년 말 기록한 사상 최고치(38,915)도 눈앞에 뒀다.도쿄증시 거래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투자자가 닛케이지수의 질주를 주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8일 도쿄증권거래소는 올 1월 외국인투자자가 일본 주식을 2조693억엔(약 18조3946억원)어치 순매수했다고 밝혔다. 월간 기준으로 관련 기록이 남아있는 1982년 이후 일곱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반면 지난 한 달간 일본의 개인투자자들은 자국 주식을 1조695억엔어치 순매도했다. 10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자국인의 외면 속에 외국인투자자의 매수로 닛케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향하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외국인투자자는 지난해 중반부터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국 증시를 탈출해 상대적으로 주가가 저렴한 일본으로 몰려들고 있다. 닛케이지수 구성 종목들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6.3배로 20배가 넘는 미국 S&P500지수 구성 종목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도쿄=정영효 특파원
일본이 독일에 밀려 세계 4위 경제대국으로 내려앉았다. 한국은 25년 만에 경제성장률에서 일본에 뒤졌다.일본 내각부는 2023년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1년 전보다 5.7% 늘어난 591조4820억엔(약 5235조원)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발표했다. 지난달 15일 독일 연방통계청은 지난해 독일의 GDP가 4조1211억유로(약 5886조원)로 1년 전보다 6.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일본은행이 발표한 2023년 평균 환율을 적용해 달러로 환산하면 독일의 명목 GDP는 4조4500억달러다. 일본은 4조2250억달러다. 일본의 GDP가 독일에 따라잡힌 것은 55년 만이다. 일본은 1968년 당시 서독을 국민총생산(GNP)에서 앞질러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됐다. 하지만 1990년 버블(거품) 경제 붕괴 이후 '잃어버린 30년'의 장기침체를 겪으면서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10년 GDP는 중국에 밀려 세계 3위로 떨어졌다. 1994년 일본 GDP가 세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8%였지만 지난해는 4%까지 줄었다. 급격한 엔저(低)로 달러로 환산한 일본의 명목 GDP가 감소한 반면 극심한 물가상승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으로 독일의 명목 GDP가 크게 늘어난 것이 역전의 원인으로 꼽힌다. 물가의 영향을 제외한 독일의 지난해 실질 경제성장률은 0.3% 하락했다. 3년 만의 역성장이었다.다만 엔화 가치 하락과 물가 급등이라는 일시적인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일본과 독일의 역전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분석이다. 아사히신문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일본은 버블경제 붕괴 이후 경기 침체가 지속된 반면 독일은 꾸준한 경제성장을 거듭했다"고 지적했다.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00~2022
온천과 사케, 화산과 호수의 고장 도호쿠(東北)의 겨울이 깊어지면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대자연의 장관이 펼쳐진다. 눈과 얼음, 그리고 고산목의 질긴 생명력이 만드는 기적 수빙(樹氷·얼음나무)이다. 최대 40m 크기의 얼음뭉치들이 일본에서 가장 깊은 땅 도호쿠의 해발 1500m 산능성이를 빽빽하게 채운다. 인간 세계를 향해 행군하던 괴물들이 순식간에 얼어붙은 것 같이 기묘한 광경. 어느 틈엔가 이 장관에는 '아이스 몬스터(얼음 괴물)'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나하나의 모습이 다 다르고, 날씨와 기온에 따라 시시각각 형상이 변한다. 풍경만 기묘한게 아니다. 수빙 고원을 찾는 이들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시각과 청각의 부조화에 매료된다. 당장이라도 천지가 떠나가도록 괴성을 지르고 몸부림칠 것 같은 수빙이 고원을 가득 채우고 있지만 천지는 고요하다.저 멀리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시린 바람 소리만 간간이 귀를 할퀼 뿐 얼음괴물들의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소리 없는 아우성은 자극적이면서 몽환적이다. 수빙은 도호쿠지방 산간지대의 고산목이 얼어 붙으면서 만들어 내는 자연현상이다.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상고대와 생성 원리는 비슷하지만 외형은 천지 차이다. 상고대가 갸느리고 처연하다면 수빙은 거대하고 위압적이다. 수빙이 세계적으로 드문 건 특수한 기상조건과 식생의 만남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차가우면서도 습기를 가득 머금은 시베리아 북서풍이 산간지대의 서쪽 경사면에서 아오모리 분비나무를 만나야만 탄생한다.아오모리 분비나무는 도호쿠지방의 산간지대에서 볼 수 있는 침엽수다. 높이 40m, 직경 1m
'고독한 미식가' 원작자, 구스미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서울 무교동 철철복집에서는 큼직한 복어껍질을 구워먹더군요. 일본은 복어껍질 무침은 먹어도 복어껍질을 정식 메뉴로 먹진 않죠. 반대로 에도시대부터 복어 독 없애는 기술을 터득한 이시카와현은 일본에서 유일하게 독성이 가장 강한 난소를 맛볼 수 있는 곳이에요." '고독한 미식가'의 원작자 구스미 마사유키는 한국과 일본은 이웃 나라인데도 의외로 요리문화의 차이가 커서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인의 야채 섭취량을 놀라워했다.▶한국은 복지리에 미나리 무한리필이 필수인데 일본에서 미나리는 제철에나 먹을 수 있는 식재료더라구요."한국 요리는 고기, 생선 가릴 것 없이 야채를 가득 곁들여 먹는게 정말 부럽더군요. 일본에선 안 그러죠."▶한국인들이 야채를 많이 먹는지는 몰랐는데요."정말이에요. 전체요리도 전부 야채죠, 안주도 야채류가 많죠, 거기에 다양한 김치도 있죠."▶한국을 아는 일본인들은 홍어나 오징어제육볶음 같이 해산물과 육류, 야채를 한번에 먹는 문화를 신기해 하더군요. 일본은 함께 먹는 문화가 없다고요."그러고보니 그렇네요. 날 잡아 먹는 냄비요리에 돼지고기, 새우를 같이 넣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요리 가운데는 확실히 없네요. 회와 고기를 같이 먹진 않죠."▶술 마시는 순서도 반대에요. 한국은 소주를 털어놓고 '캬~'하고 쓴 맛을 가시게 하려 안주를 먹는데, 일본은 안주부터 먹고 술을 겻들이는 식입니다."일본은 독주를 마시는 습관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대부분 알콜도수가 25도인) 일본소주조차 물에 희석해서 마시니까요. 맛있
'고독한 미식가' 원작자, 구스미 인터뷰①에서 계속 윤석열 대통령이 "꼭 챙겨 본다"고 말해 화제가 된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드라마의 원작자인 구스미 마사유키는 지난 10월27일 도쿄 기치조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작품을 만들면서 사회적인 의미 따위를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오직 재미 만을 위해 일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그린 배경과 인물 설정, 대사 한 줄, 인터뷰에서의 답변 한마디 한 마디에는 지난 30년간 일본이 경험한 사회·경제적 서사가 진하게 녹아 있었다. 구스미 작가도 인터뷰 내내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를 연발했다.▶'시즌 1'의 제1회의 배경은 도쿄 몬젠나카초의 야키도리집이었는데요. 식당을 찾던 주인공은 "맛집이 어딨는지 모를 때는 강변으로 가라"라고 말합니다."저의 맛집 찾는 요령이나 법칙이라기보다 일종의 감이에요. 도쿄 아카바네라는 곳은 큰 강을 사이에 두고 사이타마현과 경계를 이루는데요. 이런 접점 같은 곳에 흥미로운 마을이 있죠. 다리가 없던 시절 큰 비로 발이 묶인 사람들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가게가 생기고, 그 가게들이 노포가 되니까요."▶작년 9월 한국관광공사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한국의 혼밥 사정은 어떻던가요."혼자 앉을 수 있는 카운터석이 별로 없더라구요. 단골 이자카야에서 친해진 한국인 학생은 서울의 식당에서 '혼밥 손님은 매출에 도움이 안돼'라는 소리를 듣는게 정말 싫었다더군요. 만화가 허영만 화백도 혼자 식당을 갔을 때 '2인분부터 주문 받습니다'라는 소리를 듣는 게 싫다더군요."▶한국 중년 남성에게 혼밥은 역시 어려울까요."어려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⑭에서 계속 일본은 1976년부터 택배 서비스를 시작한 물류 선진국이다. 일본이 물류 선진국일 수 있었던 건 물류를 빠르고 정확하게 나르는 고도의 물류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운전기사의 숫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하지만 오는 4월부터 일본 기업들은 한정된 트럭 운전기사로 기존 물류망을 최대한 유지하는 물류 전략 없이는 생존이 불투명하게 됐다.지금까지 일본의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모두 원재료를 어디서 어떻게 조달할 지를 따지는 공급망 전략은 세웠지만, 누가 어떻게 실어나를 지를 고민한 물류 전략은 없었다. 세계적인 물류회사인 UPS가 배달·집하, 재고관리를 효율화하는 시스템으로 인력과 비용을 줄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UPS는 물류전략을 위해 전세계에 1000건 이상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종합적인 물류 전략을 세워 '2024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물류 후진국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금까지 일본의 물류 환경을 자세히 살펴본 건 한국 사정이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을 문제이기 때문이다.일본 정부가 한국의 '주 52시간 근무제'에 해당하는 일하는 방식 개혁을 시행해 잔업시간의 상한을 적용한 것은 2019년 4월부터다. 다만 산업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트럭 운전기사 등 일부 업종은 시행을 5년 늦췄다. 유예기간이 끝나는 시점이 2024년 4월이다.반면 2018년 7월 주 52시간 근로제를 시행한 한국은 육상 운송업(노선버스 제외) 등을 법 적용을 받지 않는 특례업종으로 지정했다. 일본처럼 유예기간을 둔 게 아니기 때문에 법을 바꾸지 않는 한 트럭 운전기사는 근로시
"'고독한 미식가'의 원래 모델은 여성이에요. 하지만 남성으로 바꿀 수 밖에 없었죠. 원작을 처음 그릴 때(1994년)만 해도 여성이 혼밥하는 시대가 아니었으니까요." 윤석열 대통령이 "꼭 챙겨 본다"고 말해 화제가 된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드라마의 원작자인 구스미 마사유키는 지난 10월27일 도쿄 기치조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작품을 만들면서 사회적인 의미 따위를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오직 재미 만을 위해 일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그린 배경과 인물 설정, 대사 한 줄, 인터뷰에서의 답변 한마디 한 마디에는 지난 30년간 일본이 경험한 사회·경제적 서사가 진하게 녹아 있었다. 구스미 작가도 인터뷰 내내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를 연발했다.▶윤석열 대통령의 '고독한 미식가' 예찬으로 화제가 됐습니다."깜짝 놀랐습니다. 대식가 답게(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에 오셔서도 엄청 많이 드셨더라구요."▶일본 미디어와 인터뷰에선 "한일관계 개선에 공헌해서 자랑스럽다"고도 했습니다. 술과 음식 그리고 만화 같은 콘텐츠의 힘을 믿나요."맛있는거 먹으면서 싸우는 사람은 없지 않나요. 상대국의 맛있는 요리를 먹으면서 그 나라 험담하려는 생각은 안 들잖아요."▶드라마 고독한 미식가가 처음 방영됐을 때(2012년) 한국인들은 중년 남성이 혼자 밥을 먹는 장면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최근엔 한국도 꽤 변했다지만 부장, 차장급인 중년 남성이 혼밥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어요. "고독한 미식가를 처음 그릴 때는 일본 역시 여성의 혼밥은 확실히 없었어요. 소바나 라멘, 규동 집은 여자 혼자 가는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⑬에서 계속 일본은 세계적인 물류 선진국이다. 일본 최대 택배회사인 야마토운수가 개인의 화물을 집으로 배달하는 '택배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건 50여년 전인 1976년이다. 1998년에는 원하는 시간대에 택배를 받을 수 있는 시간 지정 서비스도 시작했다.지금까지 일본의 물류 서비스는 '더 빨리, 더 싸게' 외길을 달려왔다. 하지만 '물류 2024년 문제'를 맞아 '더 빨리, 더 싸게'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문제'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사실은 트럭 운전기사에게도 워라벨(일과 생활의 밸런스)을 보장함으로써 물류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정책이다. 더 늦추거나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뜻이다.야마토운수도 직원들의 부담이 한계에 다다른 2017년부터 서비스를 바꾸고 있다. 종업원의 휴식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새벽이나 심야 시간대의 지정배송을 폐지하고 지정 시간대의 범위 역시 확대하는 추세다.온라인 쇼핑몰도 변하고 있다.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이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 '야후!쇼핑'은 2022년 8월 늦은 배송을 선택하면 포인트 같은 특전을 주는 서비스를 시범운영했다. 그 결과 전체 주문자의 51%가 늦은 배송을 선택했다. 가격이 더 저렴하면 배송이 늦어지는 걸 감수할 소비자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이 결과를 토대로 야후!쇼핑은 지난해 4월부터 소비자가 배달 희망일을 늦추면 페이페이 포인트를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페이페이는 일본 최대 캐시리스 결제 서비스다. 포인트 지급은 가격을 깎아주는 것과 마찬가지다.일본 최대 온라인 벼룩시장인 메르카리도 '느린 배송'을 선택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⑫에서 계속 싱싱하고 맛있지만 1095엔(약 9600원)인 딸기와 선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842엔인 딸기. 소비자는 어느 쪽을 고를까. 오는 4월부터 일본의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빠르지만 더 비싸거나 저렴하지만 느린 서비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 같다.'물류 2024년 문제' 때문이다. 물류 2024년 문제란 오는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해 택배를 포함한 물류의 상당 부분이 멈추는 사태를 말한다. 일본의 주 52시간 근무제도인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법 시행에 따라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의 잔업시간이 연간 960시간으로 제한되면서 생기는 변화다.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당장 4월부터 일본 전체 화물의 14%가 멈출 전망이다. 2030년에는 전체 물류의 34%가 멈추게 된다. 물류 2024년 문제의 타격을 가장 먼저, 크게 받는 분야가 농수산물이다. 4월부터 일본 농수산물의 30% 이상이 발이 묶일 전망이다.지금까지 규슈 후쿠오카에서 생산된 딸기는 이틀 만에 도쿄와 수도권 지역의 슈퍼마켓 진열대에 올랐다. 운전기사 한 명이 차박을 해가며 규슈와 도쿄를 오간 덕분이다.운전기사가 하루 15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는 4월부터 후쿠오카에서 도쿄로 딸기를 보내려면 사흘이 걸린다. 하루 차이지만 딸기 맛에 있어서는 치명적인 차이다. 후쿠오카에서 생산되는 딸기의 절반은 수도권에서 팔린다.JA전농후쿠렌(한국의 '농협 후쿠오카')은 페리와 트럭을 조합해 지금처럼 이틀 만에 딸기를 운송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하지만 이 조합은 비용이 20~30% 더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는 딴 지 이틀 된 딸기를 1095엔
일본의 케이팝(K-Pop) 인기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상반기 일본에서 열린 공연 관람객 10명 중 1명이 케이팝 콘서트를 찾은 한류팬인 것으로 나타났다.라이브 음악업계 단체인 콘서트프로모터스협회(ACPC)는 2023년 상반기 케이팝 콘서트를 찾은 관객수가 275만명으로 집계됐다고 6일 발표했다. 작년 상반기 일본에서 열린 공연을 찾은 전체 관객 10명 가운데 1명이 케이팝 팬이었다.미국 등 북미 지역 출신과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출신 가수의 공연이 422회와 34회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5배, 11배씩 늘었지만 케이팝의 관객 동원력엔 미치지 못했다.하반기에도 케이팝의 인기가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연간 기준으로도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에 기록한 356만명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ACPC는 내다봤다.케이팝 공연 티켓 가격은 평균 1만2800엔(약 11만5040원)으로 다른 장르의 공연보다 1.5배 비쌌다. 하지만 블랙핑크와 세븐틴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이 케이팝의 흥행을 주도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올해부터 외국인 가수에 대한 비자발급 규정이 완화되기 때문에 케이팝의 인기는 더욱 뜨거월질 전망이다.일본 정부는 2023년 8월 출입국관리·난민인정법을 일부 개정했다. 15일 이내였던 외국인 가수의 체재일수가 30일 이내로 늘었다. 공연장 규모가 100석 이상이어야 하고, 음식물 판매를 금지하는 등의 개최 규정은 없어졌다.일본 정부가 세계적인 공연과 이벤트 유치를 적극 지원하면서 수개월 걸리던 비자 발급 기간은 2주로 줄었다. 지금까지 쉽지 않았던 신인 가수의 라이브 공연과 인기 가수의 장기 투어가 가능해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했다. 비자 완화는 작년 12월
올해로 창업 100주년을 맞은 일본 기업이 2519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사업승계를 지원하는 제도에 힘입어 일본의 노포 기업은 처음 4만5000곳을 넘겼다.5일 시장조사업체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일본 기업 2519곳이 2024년 창업 100주년을 맞는다. 공조기기 대기업인 다이킨공업, 제지회사 고쿠사이카미펄프상사, 산업용 기계 제조사 마에카와제작소 등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해당한다.‘제조 강국’ 일본답게 올해 100주년을 맞는 기업의 23.5%가 제조업체였다. 소매업체(23.5%)와 도매업체(19.3%) 등 오랫동안 상업이 발달한 전통도 ‘100년 기업’ 등장을 거들었다. 건설회사는 15.9%로 뒤를 이었다. 도쿄상공리서치는 “세계대전과 대공황, 간토대지진, 오일쇼크, 버블(거품)경제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동일본대지진, 코로나19 등을 겪으면서도 살아남은 기업”이라고 평가했다.사이타마현의 건설회사 야마토야 등 올해로 200주년을 맞은 기업은 6곳이다. 이바라키현의 결혼식 전문업체 이세진혼샤 등 5곳은 300주년, 나가사키현의 유명 카스텔라 업체 후쿠사야 등 8곳은 400주년을 맞는다.야마나시현의 불교용품 전문점인 슈미야신불구점은 창업 1000주년을 맞았다. 이에 따라 일본의 ‘1000년 기업’은 8곳으로 늘었다. 서기 578년 창업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곤고구미와 기네스북이 인증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숙박시설 게이운칸(창업 705년) 등이 창업 1000년이 넘는 기업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1~5위가 모두 일본에 있다.일본에 100년 기업이 많은 이유로 가업을 승계하는 전통과 제도적 지원 등이 꼽힌다. 일본은 1947년까지 장남이 가업과 유산을 상속&mi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⑪에서 계속 오는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해 화물이 멈추는 '물류 2024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기업은 트럭 화물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총동원하고 있다.트럭 운전기사들의 부담을 줄이는 보다 확실한 방법은 화물을 덜 자주, 더 천천히 나르는 것이다. 일본 편의점 도시락은 매일 네 차례 새로 공급된다. 일본 최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가을부터 도시락과 같이 유통기한이 짧은 상품의 배송횟수를 1일 4회에서 3회로 줄였다. 로손도 도시락 등의 배송횟수를 1일 3회에서 2회로 줄였다.컵라면과 과자류 같은 가공식품의 공급 기간은 당일에서 다음날로 늦췄다. 지금까지는 일본 전역의 2만여개에 달하는 세븐일레븐 점포가 본사에 컵라면과 과자를 주문하면 그날 바로 물량을 배달했다. 이제부터는 하루 늦춰 다음날 공급한다.배송 횟수와 속도를 줄이는 대신 한 번에 나르는 양을 늘리기만 해도 40%를 밑도는 트럭 적재율을 높이고, 필요한 운전기사와 상품 진열에 필요한 편의점 종업원의 숫자를 줄일 수 있다.일본 최대 택배회사인 야마토운수는 2023년 6월부터 익일 배송 지역을 줄였다. 도쿄 기준으로 익일 배송이 안되는 현청 소재지가 20%에서 40%로 늘었다.트럭 의존도를 줄이거나 아예 트럭을 쓰지 않는 '모빌리티 시프트'도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 1위 마요네즈 회사 큐피는 2018년부터 일부 장거리 운송 구간의 운송 수단을 트럭에서 페리로 전환했다. 아사히맥주도 10t 트럭 65대 분의 화물을 나를 수 있는 화물열차를 활용해 주력 맥주인 슈퍼드라이를 배송하고 있다.일본 최대 생활용품업체 가오는 2022년 10월부터 와
일본 최대 유통기업 이온이 올해부터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직원의 소득을 최대 1년간 100% 보전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일 보도했다.이온은 150여 개 계열사 직원 대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자녀가 한 살이 될 때까지 소득을 휴직 전과 같은 수준으로 보전하기로 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육아휴직 첫 6개월 동안 기존 급여의 67%를 보조금 형태로 지원한다. 6개월이 지나면 보조금 규모가 기존 급여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육아휴직 중에는 사회보장비가 상당 부분 면제돼도 실제 소득은 20%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이온은 자녀가 한 살이 될 때까지 기존 급여와 정부 지원금 차이를 전액 보조하기로 했다. 2022년 기준 이온의 직원 수는 총 16만 명이다. 이온은 전체 직원 중 육아휴직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직원을 5만여 명으로 추산했다.급여 보전 제도 첫해에만 2000여 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급여를 100% 보조하는데 수십억엔(약 수백억원)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온의 여직원들은 거의 100% 육아휴직을 사용하지만 남자 직원의 사용률은 그동안 15%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일본 정부는 현재 17%인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2030년까지 85%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25년부터 첫 28일간 실소득의 100%를 보조하는 제도를 도입한다.도쿄=정영효 특파원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⑩에서 계속 오는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해 화물이 멈추는 '물류 2024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기업은 트럭 화물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총동원하고 있다.트럭의 1회 운행 시간의 4분의 1(평균 3시간)을 차지하는 물류창고 상·하차(화물을 트럭에서 싣고 내리는 일)와 대기시간을 줄이는 묘책도 마련됐다. 샴푸, 비누, 세제, 칫솔, 치약 등 생활용품 제조업체들이 공동 물류시스템 플랫폼을 운영해 트럭 기사의 작업시간을 40% 줄이는 방안을 내놨다.일본의 대형 생활용품 업체인 라이온과 유니참, 유니레버재팬, 고바야시제약 등 제조회사와 팔택(PALTAC) 등 도매업체 10곳 이상이 물류시스템 플랫폼을 공동으로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참가회사들의 일본 생활용품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는다. 이 시스템은 운송 수단의 개선이 아니라 운송 업무 전체를 뜯어고친게 특징이다.각 회원사는 상품을 발송할 때 운송 트럭이 실어나를 상품과 화물량 데이터를 미리 도매업체와 공유한다. 이를 통해 도매업체의 물류 창고에서 박스를 일일이 납품 전표와 대조해서 상품을 확인하는 검품작업을 없앨 수 있다.검품작업은 트럭 운전기사의 상·하차와 대기시간이 하염없이 길어지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지금까지는 제조업체와 도매상 사이가 사전에 상품 출하정보를 공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필요한 작업이었다. 라이온과 PALTAC이 새 시스템을 시험 운영한 결과 트럭 운전기사의 대기시간을 40% 줄일 수 있었다.이 좋은 걸 그동안 왜 안했느냐. 경쟁이 치열한 일본의 생활용품 기업과 유통기업들은 경쟁사에 기업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그룹 도요타자동차의 품질 부정 사태가 코로나19에 버금가는 충격을 일본 제조업에 주고 있다. 새해 첫날 발생한 강진 영향까지 겹치며 1월 일본의 제조업 생산 활동이 코로나19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위축된 것으로 추산됐다.일본 경제산업성은 1월 제조공업생산예측지수가 101.7을 나타냈다고 1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추정치(108.4)에 비해 6.7포인트 낮아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부진에 빠졌던 2020년 8월(100.0) 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제조공업생산예측지수는 경제산업성이 주요 기업의 생산 계획을 종합해 향후 경제활동을 예상하는 지표다. ○日 제조업 ‘도요타 쇼크’계열사들의 품질검사 결과 조작 여파로 도요타가 대규모 생산 중단을 결정하며 일본 제조업의 생산 활동을 크게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작년 말 도요타의 경차 전문 자회사인 다이하쓰공업은 충돌시험과 연비시험 등 품질 인증 취득 과정에서 다수의 부정행위가 발견됐다며 국내외 64개 전 차종의 출고를 중단했다.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1월 생산예측지수는 다이하쓰의 대규모 가동 중단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다이하쓰는 지난해 전 세계 공장에서 170만여 대의 차량을 생산했는데 절반가량을 일본에서 제조했다. 내각부에 따르면 일본의 승용차 생산에서 다이하쓰가 차지하는 비중은 11.4%에 달한다. 다이하쓰의 생산 중단으로 자동차를 포함한 수송기계공업의 생산예측지수가 10.6포인트 떨어지면서 전체 지수를 2포인트 끌어내렸다.경제산업성은 2월에는 지수가 1월보다 2.2포인트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도요타의 또 다른 자회사에서 품질 부정 사태가 빚어져 회복세에 찬물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⑨에서 계속. 전편에서는 일본 여행의 인기 코스 돈키호테의 미끼상품이 싼 이유를 살펴봤다. 일본 유통업계가 '물류 2024년 문제' 해소를 위해 상거래 관행을 바꾸면서 돈키호테가 미끼상품을 확보하기 어렵게 된 상황 또한 소개했다.물류 2024년 문제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트럭 운전기사 부족 문제다. 일본은 전체 물류(총 47억2700만t)의 92%를 트럭에 의존한다.물류 2024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정부와 기업은 '모빌리티 시프트(수송 대전환)' 즉, 트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물류 2024년 문제 1~8'에서는 물류 인프라와 기존 물류시장의 판을 통째로 뜯어고치는 정책에서부터 운전기사 한 명이 정해진 시간에 더 많은 화물을 실어나르기 위한 다양한 대책들을 살펴봤다.그렇다면 물류 2024년 문제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기업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제일 간단한 해결책은 운전기사의 임금을 올리는 것이다. 일본 최대 기업 도요타자동차는 1차 협력회사 20~30곳이 부품을 나르는 물류회사에 지급하는 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오는 4월부터 '일본판 주 52시간 근무제도'의 도입으로 잔업시간이 짧아지면 운전기사의 실수령액도 줄어든다. 운전기사의 연간 수입을 유지함으로써 부품 수송을 담당하는 인력의 이탈을 방지하겠다는 예방책이다.하지만 인구가 줄어드는 일본에서 부족한 건 트럭 운전기사 뿐만이 아니다. 2040년이면 일본은 일손이 1100만명 부족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일본의 모든 업종이 인력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다른 업종보다 근무시간은 20% 더 긴데 연 수입은 28만엔(약 244만
일본 소니그룹이 24년 만에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따라잡았다. 14년 전만 해도 일본 대형 전자업체 9곳을 합친 영업이익이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작년 소니의 선전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3조원가량 앞선 것으로 추정됐다. 소니 영업익 10년 새 50배↑30일 소니그룹과 삼성전자가 각각 발표한 2023년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소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1700억엔(약 10조5639억원)으로 삼성전자(7조4886억원)를 3조원 이상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소니에 뒤진 건 1999년 이후 24년 만이다. 2018년에는 삼성전자(58조8866억원)와 소니(8조725억원)의 영업이익 차이가 50조원까지 벌어졌지만 5년 만에 상황이 바뀐 것이다.매출도 2022년 삼성전자(302조원)와 소니(11조5398억엔)의 격차가 세 배 가까이 벌어졌지만 지난해 각각 262조원과 12조엔으로 두 배가량 좁혀졌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시장 부진의 여파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일시적으로 꺾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이 어느 정도 회복하면서 다시 소니를 따라잡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하지만 한국 최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2000년대 들어 처음 일본 대표 전자기업에 뒤졌다는 사실이 주는 의미는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일시적인 부진에서만 역전의 이유를 찾을 게 아니라 소니 등 일본 전자기업의 절치부심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2009년만 해도 소니·파나소닉·히타치 등 일본 대형 전자업체 9곳을 합친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소니는 2008년과 2011년 각각 2278억엔, 673억엔의 영업손실을 봤다. 이후 2013년 265억엔에 불과하던 영업익이 10년 새 50배 가까이 늘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⑧에서 계속 일본 여행의 인기코스 가운데 하나인 돈키호테는 왜 쌀까. 돈키호테에서만 볼 수 있는 재밌는 상품과 파격적인 가격이 손님을 끌어모으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돈키호테는 일단 취급 상품이 어마무시하게 많다. 도쿄 메구로구 돈키호테 나카메구로 본점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6만점에 달한다. 없는게 없는데다 입구에는 '이 가격 실화야?' 싶을 정도로 싼 상품이 즐비하다.돈키호테는 매장 안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미끼 상품을 '자석상품'이라고 부른다. 돈키호테에 들어가는건 자유지만 나오는 건 쉽지 않다. 계산대까지 동선을 교묘하게 배치해 고객이 두세번 가게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게 했다. 자석상품에 홀려 돈키호테를 찾은 고객이 '돈키호테털이'를 하게 만드는 구조다.사실 돈키호테의 상품이 다 싸지는 않다. 경쟁사와 비슷한 가격의 상품도 많다. 초저가 상품으로 고객들을 끌어들인 뒤 다른 상품까지 구입하도록 유도해 전체적으로 이익을 올리는게 돈키호테의 전략이다. 이 전략의 핵심은 파격적으로 싼 상품을 어떻게 구하느냐다. 돈키호테는 일본 유통업계의 '3분의 1 룰'을 활용한다.일본 유통업계에는 3분의 1 룰이라는 상거래 관행이 뿌리깊다. 유통기한이 6개월인 상품이라면 기간이 2개월만 넘겨도 진열대에서 내리고 도매상에 반품하는 관행이다. 건강과 직결되는 식품이 특히 3분의 1 룰에 엄격하다.돈키호테는 유통기한이 4개월 남은 반품 상품을 도매상으로부터 싸게 사들여 '특매품' '자석상품'으로 변신시킨다. 유통업계에서 돈키호테 같은 할인점을 '소매의 최종처분장'으로
일본의 스타트업(신흥 벤처기업) 투자를 준비하는 글로벌 투자금액이 97억달러(약 12조9699억원)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9일 영국 조사회사 프레킨이 전세계 벤처캐피털(VC)의 일본 투자펀드들을 조사한 결과 아직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대기자금(드라이파우더)이 97억달러로 집계됐다. 2022년에 비해 10%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13억3000만달러였던 2013년에 비해 대기자금이 7배 늘었다.일본에 VC 자금이 몰리는 배경은 오랜 금융완화에 따른 저금리와 정책지원이 꼽힌다. 일본 정부는 2022년 8000억엔 규모인 스타트업 투자액을 2027년 10조엔으로 늘린다는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그동안 일본은 경제규모에 비해 스타트업이 부진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에는 운용자산이 500억엔(약 4515억원)을 넘는 대형 VC들도 늘어나고 있다.일본 스타트업 대기자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세계 규모에 비하면 여전히 영세하다는 평가다. 프레킨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전세계 스타트업 대기자금은 5500억달러였다. 이 가운데 일본 투자를 준비하는 자금은 2%에 불과했다.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포스트코로나' 되살아나는 일본 기업上에서 계속 2023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999년 이후 24년 만에 소니그룹에 뒤진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과 소니 뿐 아니라 한일 대표 기업간의 위상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다시 한 번 크게 변했다.일본 최대 가구회사인 니토리홀딩스, 세계 최대 모터회사인 NIDEC(옛 일본전산)까지 포함시켜 일본 대표기업들의 변신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세계화, 사업재편, 디지털 대전환(DX), 기업 인수·합병(M&A).다시 살아난 일본 기업의 네 가지 공통점이다. 히타치제작소, 소니, 도요타, NIDEC, 니토리는 자국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는 공통점이 있다.2002년 약 30만명이었던 히타치제작소 임직원 가운데 해외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20%였다. 2022년 36만8000명으로 불어난 히타치 임직원의 57%가 해외에서 근무한다. 소니그룹은 2012년 매출의 68%를 차지하던 전자 사업의 비중을 지난해 34%까지 줄였다. 그 사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비중은 17%에서 51%로 늘렸다. 올 상반기 NIDEC의 매출에서 일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6.2%에 불과했다. 나머지 83.7%가 해외에서 나왔다. 미국(24.3%), 중국(23.6%), 유럽(20.6%) 등 세계 3대 시장에서 고르게 제품을 팔았다. 니토리는 세계 최대 가구기업 이케아가 맥을 못 출 정도로 일본을 제패했다. 현재 3.8%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25년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일본 대표 기업들도 물론 위기를 겪었다. 이들을 변하게 만든 건 생존 경쟁이었다. 히타치와 소니 등 일본 전자기업들은 2000년대 대규모 적자가 반복되는 암흑기에 빠졌다. 니토리는 일본 유통업계에서 '지옥'으로 평가받는 홋카이도의 불황을 넘었다.&n
일본 정부가 군사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 중국과 러시아를 염두에 둔 조치지만 한국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경제산업성이 ‘안전보장무역관리 규제’를 강화해 조만간 열리는 수출관리 심의회에서 구체안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28일 보도했다. 중국 러시아 미얀마 등 긴장 관계에 있는 국가에도 북한 이라크 등 무기 수출 금지국과 비슷한 수준의 수출 규제를 부과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수출 상대국을 △유엔이 무기 수출 금지국으로 분류한 국가(북한 이라크 등) △일반 국가(중국 러시아 미얀마 등) △수출관리를 신뢰할 수 있는 우방국가(한국 미국 영국) 등 3단계로 분류했다.이번에 규제가 강화되면 일본 기업들은 범용제품을 중국 러시아 같은 일반 국가에 수출할 때도 무기 개발에 활용될 가능성이 없는지 의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한국 미국 영국 같은 우방국 관련 제품이 우회 루트를 통해 제3국에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정부의 수출허가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이는 중국 러시아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보조를 맞추는 조치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일본 정부는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에 활용될 수 있는 첨단소재와 정밀 공작기계 등은 이미 수출규제 리스트에 올려 관리하고 있다. 일본 기업이 이 제품을 수출하려면 판매 국가와 관계없이 경제산업성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규제 강화를 통해 상대적으로 정밀도가 떨어지는 범용제품으로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게 일본 정부의 방침이다. 일본의 공작기계와 통신기계는 범용품이지만 일반적인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직전인 2019년 약 47조엔이었던 도요타자동차, 소니그룹, 히타치제작소의 2023회계연도 매출 합계는 65조엔(약 587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코로나19를 거치는 동안 매출이 38% 증가했다. 일본 대표 기업 세 곳의 영업이익은 3조9066억엔에서 6조3900억엔으로 64%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기업들의 한국 측 경쟁상대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3곳의 2023년 매출 예상치는 508조원으로 지난 5년간 28% 늘었다. 세 기업의 영업익은 34조원에서 27조원으로 21% 감소했다. '잃어버린 30년'의 장기 침체와 디지털화의 변혁기에서 뒤처지면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상실했던 일본 기업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잃어버린 30년'을 대표하는 기업이었던 히타치와 세계 전자시장의 주도권을 삼성전자에 내준 이후 콘텐츠 기업으로 변신한 소니, 전기차 대전환에 소극적이었던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대표 기업들이 잇따라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내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의 시대를 종종걸음할 때 일본 기업들은 성큼성큼 뛰어나가면서 두 나라 대표 기업들의 위상도 크게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직전까지 소니의 매출과 순익은 삼성전자에 비해 각각 3분의 1 수준이었다. 지난해 두 회사의 매출 격차는 2분의 1 수준까지 좁혀진 것으로 파악된다. 영업익은 소니가 올해 1조1700억엔(약 10조7504억원)으로 7조4486억원의 삼성전자를 크게 앞설 것으로 보인다.삼성전자가 소니보다 영업이익에서 뒤진 건 1999년 이후 24년 만이다. 반도체 시장 부진으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일시적으로 꺾인 영향이지만 21세기 들어 처음 역전을 허용했다는 상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⑦에서 계속 일본은 오는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해 택배를 포함한 물류의 상당 부분이 멈추는 사태를 말하는 '물류 2024년 문제'로 비상이 걸렸다. 트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모든 대책을 총동원하고 있다.일본 정부는 현재의 시스템에서 기존의 인력(트럭 운전기사)을 최대한 효율화하는 것을 가장 확실한 대책으로 보고 있다. 운전기사 1명이 법정 최대 근무시간인 1일 15시간 이내로 일하면서도 지금보다 많은 화물을 나르는 것이다.1명의 운전자가 같은 시간에 같은 크기의 트럭으로 더 많은 화물을 나를 수 있는 마법이 있다. 트럭을 더 꽉 채우면 된다. 한편으론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해서 난리인데 정작 고속도로에는 빈 트럭이 많은 게 일본의 현실이다. 국토교통성의 '전국 화물 순물동 조사'에 따르면 공장과 물류창고에서 출하하는 화물의 1회 평균 무게는 1990년 2.43t에서 2021년 0.7t으로 3분의 1토막났다.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면서 소량의 화물을 더 자주 실어나르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2010년 이후 트럭의 적재효율은 4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물류 2024년 문제가 본격화하면 2030년 일본의 전체 화물 가운데 35%가 멈출 전망이다. 트럭을 가득 채우기만 해도 이론상 현재의 수송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똑같은 환경에서 운전기사 1명의 일하는 시간을 지금보다 25% 늘릴 수도 있다. 불필요한 곳에 낭비하는 시간을 줄임으로서다. 대기시간이 대표적이다.일본의 트럭 운전기사는 단순히 운전만 하지 않는다. 원칙적으로는 운전만 하도록 돼 있지만 물류창고에 도착하면 운전기사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⑥에서 계속 지난해 10월 도쿄와 나고야를 연결하는 신도메이고속도로의 스루가만누마즈 휴게소와 시미즈휴게소를 찾았다. 두 곳 모두 트럭 주차구역에 공사가 한창이었다. 누마즈 휴게소는 트럭 주차구역 외에 대형 트레일러 전용 주차구역이 따로 있다. 이 주차장 옆에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더블 연결 트럭' 전용 주차장 건설 현장이다. 더블 연결 트럭은 트레일러 두 대를 연결한 차량이다. 운전기사 1명이 대형트럭 2대 분의 화물을 나를 수 있다. 국토교통성이 2019년 1월부터 도입한 더블 연결 트럭은 '물류 2024년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한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했다. 2022년 말 현재 일본에서 운행 허가를 받은 더블 연결 트럭은 221대로 1년 만에 30% 늘었다. 더블 연결 트럭의 길이는 최대 25m로 기존 트럭보다 두 배 가까이 길다.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더블 연결 트럭은 지정된 도로만 달릴 수 있다. 25m 길이의 트럭을 주차할 곳도 마땅치 않아 운전기사들은 고속도로에서 노상방뇨를 하기 일쑤다.국토교통성은 더블 연결 트럭이 운행할 수 있는 고속도로 구간을 현재의 2.5배인 5140㎞까지 늘리기로 했다. 지금은 태평양 연안의 고속도로만 달릴 수 있지만 호쿠리쿠(도야마, 이시카와, 후쿠이현) 지역과 시코쿠도 더블 연결 트럭이 운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더블 연결 트럭 전용 주차장도 일본 전역의 고속도로 휴게소로 늘리기로 했다. 도쿄를 연결하는 대동맥인 신도메이고속도로 휴게소 곳곳에 전용 주차장 공사가 한창인 이유다.엘리베이터 제조사 후지테크는 작년 5월부터 도쿄~시가간 제품 수송에 더블 연결
일본은행이 올해 첫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대규모 금융완화를 유지했다. 하지만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출구전략이 머지않았음을 시사하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일본은행이 17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려 출구전략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일본은행은 23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를 단기와 장기 두 가지로 운영하는 장단기금리조작(YCC)을 유지하고, 단기금리를 연 -0.1%, 장기금리를 연 0±1%로 동결했다. 국채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량 매입하는 양적완화 정책도 유지하기로 했다. 우에다, 출구전략 ‘깜짝’ 발언우에다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노토반도 지진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중이라는 점을 감안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의) 현상 유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내외 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극히 높다”며 “물가가 안정적으로 2% 이상을 유지하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끈질기게 금융완화 정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일본 경제에 대해서는 “임금 인상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하는 기업의 움직임 역시 완만하게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우에다 총재는 향후 금융정책 방향에 대해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이 이어지는지 확인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물가목표(2%)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면 마이너스 금리를 포함해 현재 실시 중인 다양한 대규모 금융완화를 계속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과 물가 상황을 지켜보면서 끈질기게 금융완화를 계속할 것&rsquo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⑤에서 계속 일본 정부와 재계는 오는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해 택배를 포함한 물류의 상당 부분이 멈추는 사태를 말하는 '물류 2024년 문제'로 비상이 걸렸다.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트럭 운전기사 의존도를 줄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모든 대책이 총동원되고 있지만 가장 확실한 대책은 현재의 시스템에서 기존의 인력(트럭 운전기사)을 최대한 효율화하는 것일 수 밖에 없다. 트럭 운전기사 1명이 하루에 15시간 이내로 일하면서도 지금보다 훨씬 많은 화물을 나르는 것이다.일본 정부가 가장 기대하는 방식은 맞교대다. 도쿄에서 오사카까지의 거리는 약 500㎞로 편도 6시간이 걸린다. 왕복을 하려면 1000㎞, 12시간 거리인데다 의뢰처의 물류창고까지 가서 짐을 싣고 내리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당일치기는 무리다. 이 때문에 도쿄~오사카를 오가는 트럭 기사들은 차박을 하는 경우가 많다.도쿄와 오사카 사이에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가 있다. 도쿄에서도, 오사카에서도 거리는 약 250㎞, 3시간 남짓의 거리다. 도쿄와 오사카의 트럭 기사가 하마마쓰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만나 트럭 또는 화물칸만 바꿔서 오면 어떨까.화물이 당일 도쿄에서 오사카, 오사카에서 도쿄로 운반되는 동안 도쿄와 오사카의 트럭 기사들은 모두 당일치기로 일을 마칠 수 있다. 운전거리는 하마마쓰를 왕복한 약 500㎞, 6시간에 불과하다.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④에서 소개한 대로 올해 신도메이고속도로 스루가만누마즈 휴게소에서 하마마쓰휴게소까지 약 100㎞ 구간은 심야시간에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떼고 달릴 수 있는 '레벨 4
일본 도쿄 증시가 시가총액으로 중국 상하이 증시를 제치고 3년 6개월 만에 아시아 1위를 되찾았다. 글로벌 투자 자금이 규제를 강화한 중국을 떠나 주가 부양에 적극적인 일본으로 몰리는 ‘자금 대전환’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세계거래소연맹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는 6조3200억 달러(약 8296조 원)로, 6조2700억 달러에 그친 상하이증권거래소를 제쳤다. 2020년 7월 상하이증시에 밀린 후 첫 아시아 1위 탈환이다.작년 11월 말까지 상하이증시 시총은 6조5929억 달러로 5조9041억 달러인 도쿄 증시를 여유 있게 앞섰다. 하지만 지난해 30% 가까이 오른 닛케이225지수가 올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상하이종합지수는 작년 중반부터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이날 도쿄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지수는 1.5% 오른 35,577.11로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오르며 33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800대에서 움직이면서 3년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일본 도쿄 증시가 시가총액 ‘아시아 1위’에 재등극한 것은 글로벌 투자 자금의 흐름이 바뀐 결과다. 지난 20여 년간 이어지던 ‘바이(buy) 차이나-셀(sell) 재팬’ 움직임이 일본 경제 부활로 반전됐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26,000~28,000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닛케이지수가 본격적으로 오름세를 탔다. 이에 힘입어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며 자금을 빨아들이던 중국 상하이 증시를 따돌렸다.지난해 도쿄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는 3조1215억 엔(약 28조2561억 원)어치의 일본 주식을 순매수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대규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④에서 계속 한국은 마켓컬리가 시작한 새벽배송이 이제는 대세가 됐다. 일본은 온라인 쇼핑이 점점 느려지고 비싸진다.일본도 한국 만큼은 아니지만 도쿄 시내는 오전 이른 시간에 주문하면 당일 저녁이나, 적어도 다음날에는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배송료도 대부분 무료다. 일부 지역에서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하는 업체도 생겨났다.지난해 3월 일본에 진출한 지 2년도 안돼 철수했지만 쿠팡은 식품과 생활용품을 10분 만에 배송하는 '퀵커머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일본도 온라인 쇼핑은 익일 배송에서 당일 배송, 다시 새벽 배송으로 점점 더 싸고 빠르게 진화해 왔다.하지만 오는 4월 이후 일본에서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그날 주문한 상품을 무료로 당일에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막을 내릴 지도 모르겠다.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구입한 생필품들이다. 지난 번 구입했을 때는 무료 배송이었는데 새로 주문하려니 가격을 좀 낮춘 대신 배송료가 붙어서 결과적으로 더 비싸진 상품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일본 정부가 무료 배송을 줄이도록 유도하고 있어서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6월2일 관계부처 장관 회의를 열어 온라인 쇼핑몰의 '무료 배송' 표기를 개선하기로 했다. 택배회사의 운임을 현실화, 즉 올리기 위해서다. 일본 정부는 반발할 게 뻔한 소비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한편 구체적인 방안을 앞으로 마련하기로 했다.새벽배송도 모자라 총알배송이 등장하는 시대에 일본 정부가 시대를 거스르는 건 '물류 2024년 문제' 때문이다. 물류 2024년 문제란 오는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해 택배를 포함한 물류의
일본은 선진국 최고 수준의 상속·증여세를 부과하는 나라다. 상속·증여세 최고세율이 55%에 달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기업 파나소닉과 소니그룹을 창업한 마쓰시타 가문과 모리타 가문의 보유 지분이 오늘날 ‘제로(0)’에 가까운 이유다.중소기업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서는 상속·증여세 부담을 파격적으로 줄여주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09년 중소기업 경영승계원활화법을 제정해 기업을 승계한 후계자가 물어야 할 상속·증여세를 유예 및 면제하고 있다.비상장 중소기업 승계는 전체 주식의 3분의 2까지에 대해 상속세와 증여세를 각각 80%와 100% 유예한다. 5년간 고용 80% 이상 유지 등을 만족하는 조건에서다. 후계자가 사업을 5년 이상 계속하다가 또 다른 후계자에게 물려주면 유예된 세금을 면제받을 수도 있다.2018년에는 기업 승계의 세제 혜택을 더 확대한 특례조치를 10년 기한으로 도입했다. 세금을 유예 또는 면제받을 수 있는 주식 수를 ‘3분의 2’에서 ‘100%’로 늘렸다. 80%이던 상속세 유예 비율도 100%로 올렸다. 특례조치를 인정받으려면 지방자치단체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작년 말 세제 개편을 통해 일본 정부는 오는 3월 말까지이던 제출 기한을 2026년 3월까지로 2년 연장했다.일본이 중소기업의 경영권 승계에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승계난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일본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02년 61.5세이던 중소기업 사장의 평균 연령은 2022년 71.6세로 높아졌다.도쿄=정영효 특파원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③에서 계속 물류 2024년 문제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트럭 운전기사 부족 사태다. 반대로 말해 트럭 운전기사를 늘리면 해결되는 문제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과거 대형 트럭 운전수는 "3년만 몰면 집이 한 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입이 높은 직종이었다. 오늘날에는 일은 많고 수입이 적은 기피 직종이 됐다.후생노동성에 따르면 트럭 운전기사의 평균 노동시간은 대형 트럭의 경우 월 212시간, 중소형 트럭은 월 207시간이었다. 전체 산업 평균인 175시간보다 20% 더 길었다.트럭 운전기사는 운전만 하지 않는다. 현장에서는 화물을 싣고 내리는 선적 작업도 한다. 물류 창고 주변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대기하는 시간도 운전기사를 지치게 하고 시간외 근로시간을 늘리는 요인이다.전일본트럭협회에 따르면 일본 물류회사의 30%가 연간 잔업시간이 960시간을 넘는 운전기사를 보유하고 있다. 장거리 트럭 운송의 경우 960시간 이상의 잔업을 하는 운전기사가 절반을 넘었다. 절반 이상의 운전기사가 매월 '과로사 라인'으로 불리는 80시간 이상의 잔업을 반복한다는 뜻이다.그런데도 대형 트럭 운전기사의 평균 연 수입은 463만엔(약 4154만원)으로 전체 업종 평균보다 26만엔(약 233만원) 낮았다.일손은 없는데 업무량은 점점 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택배를 중심으로 물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2020년 일본 택배산업의 취급개수는 47억8000만개로 1년새 5억개 늘었다. 젊은 세대가 운전대를 잡으려 하지 않는 이유다.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트럭 운전기사 가운데 30대 미만은 10.1%에 불과했다. 전체 산업 평균(16.6%)보다 6.5%포인트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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