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 물가가 4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물가를 반영한 실질임금은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해 출구전략을 준비하는 일본은행을 고민에 빠뜨렸다.일본 총무성은 2023년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보다 3.1% 올랐다고 19일 발표했다. 제2차 오일쇼크의 영향으로 물가가 급등한 1982년(3.1% 상승)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식료품 가격은 8.2% 올라 1975년 이후 4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한 해에만 3만여 가지의 식료품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일각에서 “디플레 탈출” 분석일본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2022년(2.3%) 이후 2년 연속 일본은행의 물가 목표인 2%를 웃돌았다. 일본 정부는 올해도 물가가 2.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가 3년 연속 2% 넘게 상승한 것은 버블(거품)경제 막바지인 1989~1991년이 마지막이다.지난달 물가상승률은 2.3%로 2개월 연속 오름폭이 줄었다. 2022년 6월 후 1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21개월 연속 2%를 웃돌았다. 일본 정부의 전기·가스요금 보조금 같은 물가 억제 대책이 없었다면 실제 물가상승률은 0.5%포인트 더 높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의 전기·가스요금 보조금 효과가 줄어드는 다음달부터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물가 수준만 놓고 보면 일본은 이미 만성적인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행이 조만간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해 11년 만에 대규모 금융 완화를 중단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 이유다.하지만 일본 정부는 좀처럼 디플레이션 탈출을 선언하지 못하고 있다. 임금 인상률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임금이 주요 경제대국 가운데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 ②에서 계속 '물류 2024년 문제'는 오는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해 2030년이면 일본 전체 화물의 35%가 멈춰서게 되는 위기를 말한다. 전문가들의 우려나 전망, 혹은 아직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이미 일본인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고, 3개월 후면 본격적으로 일본 경제에 타격을 줄 재난이다. 택배 뿐 아니라 제조업과 유통업을 연결하는 물류망이 끊어질 위기이기 때문이다.일본의 우체국인 일본우편은 지난해 10월부터 소포(60사이즈 기준) 가격을 820엔(약 7360원)으로 10엔 올렸다. 2014년 610엔이던 소포 가격이 34% 올랐다. 2018년 이후에만 세 차례 가격이 인상됐다.일본 최대 택배회사인 야마토운수는 작년 6월부터 시코쿠와 산인지역을 익일 배송 지역에서 제외했다. 시코쿠나 오카야마현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물건을 주문하면 빨라야 다다음날에나 물건을 받을 수 있다.일본 정부는 온라인 쇼핑몰의 '무료 배송'도 없애나갈 방침이다. 인구밀도가 적은 지역은 아예 낙도 취급을 받으면서 배송료가 불어나고, 배송 기간은 늘어날 전망이다.일본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2023년 3월말 물류 관계 장관 회의에서 "6월 초순까지 긴급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정부 관계 부처와 화주, 물류업체들이 한데 모인 전문가 회의를 설치하고 지난해 6월2일과 10월6일 두 차례에 걸쳐 긴급대책을 발표했다.무인트럭 고속도로, 난쟁이 기차, 꼬마 트럭 등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 ①에서 소개한 기상천외한 대책이 나온 것도 이 때다. 일본 정부의 내놓은 대책은 '모빌리티 시프트(Mobility Shift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 집권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스캔들과 관련해 기시다파(정식 명칭 고치정책연구회)의 해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된다면 그런 것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문제로 위기에 몰리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파벌 해산을 검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앞서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스캔들이 불거지자 정치 신뢰를 회복하겠다면서 총리 재임 기간에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기시다파에서 탈퇴하겠다고 지난달 7일 밝혔다. 자민당 의원 47명으로 구성된 기시다파는 네 번째로 규모가 큰 파벌이다.아사히신문은 이날 도쿄지검 특수부가 기시다파의 전 회계 담당자를 입건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8~2020년 기시다파 회계 담당자는 정치자금 모금 행사(파티) 때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 2000만엔(약 1억8000만원)을 계파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았다. 도쿄지검은 회계담당자에게 벌금을 물리는 약식 기소를 검토하고 있다.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지난 12~15일 실시한 지지통신 여론조사에서 ‘퇴진 위기’ 수준인 20% 선을 여전히 밑돌았다. 자민당 지지율은 14.6%로 야당이던 기간을 제외하고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도쿄=정영효 특파원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 ①에서 계속 일본은 지금 물류망을 뜯어고치느라 비상이 걸렸다. 고속도로에 무인 트럭 전용노선을 만들고, 높이가 낮은 기차, 일반 면허로도 운전할 수 있는 트럭, 화물 신칸센 등을 개발하는 등 물류망을 개조하는데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일본이 시급하게 시도하는 대책들의 공통점은 트럭, 보다 정확히는 트럭 운전기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다. 일본의 트럭 운전기사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일본은 지금 '물류 2024년 문제'로 비상에 걸려 있다. 물류 2024년 문제란 오는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해 택배를 포함한 물류의 상당 부분이 멈추는 사태를 말한다. 일본의 주52시간 근무제도인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법 시행에 따라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의 연간 잔업시간이 960시간 이내로 제한되면서 생기는 변화다. 가뜩이나 일할 사람이 없는데 그나마 있는 사람의 일하는 시간도 줄어드는 것이다.전문가들은 '물류 2024년 문제'를 인구감소의 역습 가운데 가장 치명적일 수 있는 문제로 꼽는다.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지구 온난화로 지구가 죽느냐 사느냐 하는 마당에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한게 대수냐는 반응이 있을 수 있다.하지만 물류 2024년 문제가 일본 경제와 일본인의 일상에 주는 충격은 예상보다 훨씬 크다. 26조엔(약 234조원) 규모인 일본의 물류시장에서 트럭이 차지하는 비중은 16조엔으로 약 60%에 달한다.금액이 아니라 무게 기준(2018년)으로는 총 47억2700만t의 물류 가운데 92%인 43억3000만t을 트럭이 담당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대로라면 오는 4월 트럭 운전기사 14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
도쿄와 나고야, 오사카까지 일본 3대 도시권을 잇는 신도메이 고속도로는 한국의 중부고속도로에 해당한다. 일본 3대 도시권을 잇는 대동맥인 만큼 24시간 통행량이 적지 않다.이 고속도로에 올해부터 완전 무인 자율주행 트럭이 달리게 된다. 적어도 일본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그렇다. 지난해 6월 일본 정부는 2024년 중 신도메이고속도로 누마즈인터체인지에서 하마마쓰인터체인지 구간까지 완전 무인 자율주행 트럭의 전용로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누마즈~하마마쓰가 무인 트럭 전용도로 후보지로 선정된 이유는 상대적으로 직선이 계속되는 구간이기 때문이라는게 일본 정부의 설명이다. 지난달 21일 실제로 이 구간을 시속 80㎞의 크루즈 컨트롤로 달려봤다.터널과 교량이 있지만 일본 정부의 설명대로 커브 구간이 확실히 적어서 자율주행에 적합해 보였다. 정말로 올해부터 일본에서 가장 통행량이 많은 고속도로에 정말 무인트럭이 달리는 장면이 현실이 될 지는 별개로 하고 말이다.무인트럭이 달리는 고속도로 뿐 만이 아니다. 지금 일본에서는 SF(사이언스픽션) 소설에서 나올 법한 수송 대책들이 올 4월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운전기사 대신 화물을 트럭에 적재하는 자동 지게차와 물류시설과 트럭을 오가는 무인운반차량(AGV) 도입 등이 비슷한 사례다.그런가하면 진시황의 시대에서나 가능했을 법한 산을 움직이고 바다를 매우는 식의 대역사도 벌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7년 이내에 선박과 철도 수송량을 각각 지금의 두배씩 늘리기로 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철도의 규격과 항만의 구조를 뜯어고치고 있다. 철도 화물 수송회사인 JR화물(貨物)은 기존 열차보다 높이를 26㎝&
일본 대표 기업인 도요타자동차, 소니그룹, 히타치제작소의 2023년 매출 합계는 64조엔(약 584조원)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직전인 2019년(약 47조엔) 대비 3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이들 3개 기업의 순이익은 3조9066억엔에서 6조3900억엔으로 64%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반면 이들 기업의 한국 측 경쟁 상대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3개 기업의 2023년 매출 예상치는 507조원으로 2019년 대비 2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세 기업의 순익은 34조원에서 27조원으로 21% 감소했다. 기지개 켜는 일본 기업‘잃어버린 30년’의 장기 침체와 디지털화의 변혁기에서 뒤처지면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상실한 일본 기업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잃어버린 30년’을 대표하는 기업이었던 히타치와 세계 전자시장의 주도권을 삼성전자에 내준 이후 콘텐츠 기업으로 변신한 소니, 전기차 대전환에 소극적이었던 도요타 등 일본 대표 기업들이 잇따라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내고 있다.한국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의 시대를 종종걸음으로 달려 나갈 때 일본 기업들은 성큼성큼 뛰어나가면서 두 나라 대표 기업의 위상도 크게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직전까지 소니의 매출과 순익은 삼성전자에 비해 각각 3분의 1 수준이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두 회사의 매출 격차는 2분의 1 수준까지 좁혀졌다. 순익은 엎치락뒤치락하는 수준이 됐다. 2019년 현대차와 도요타의 매출 및 순익 차이는 각각 200조원과 20조원이었다. 반면 올해엔 매출과 순익 격차가 각각 270조원과 30조원까지 벌어질 전망이다.지난 10~20년간 한·일 기업 간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였다. 일본 기업이 인구 1억25
'전기차 대전환'이 전세계 베스트 셀러 차량의 판도도 바꿔놨다. 지난해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테슬라의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SUV) '모델Y'였다.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는 5개 차종을 10위권에 올리고도 판매량 1위 모델 자리를 테슬라에 내줬다.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데이터 전문회사인 S&P글로벌의 자료를 기반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과 2023년 상반기의 차종별 판매량을 비교한 결과 모델Y가 1위였다. 지난해 상반기 모델Y는 59만3097대가 팔렸다.2018년 상반기 1위였던 도요타의 코롤라는 38만4851대로 2위로 밀렸다. RAV4(34만2316대)와 캠리(31만8871대)까지 2~4위가 도요타였다. 혼다 CR-V(31만6598대)와 현대 투산(28만9816대), 포드의 F-150(18만324대)이 5~7위였다. 도요타 하이럭스(27만464대)와 테슬라 모델3(26만7851대), 도요타 코롤라크로스(24만2243대)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지난해 상반기 세계 신차 시장에서는 전기차와 SUV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10대 베스트 셀러 차종 가운데 7개가 전기차, SUV, 트럭이었다. 2018년 1.2%였던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1%로 급증했다.테슬라는 브랜드 파워와 전기차로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인기 비결로 꼽혔다. 미국에서 모델Y(사진)의 가격은 4만3990달러(약 5785만원)부터다. 모델Y보다 저렴한 세단형 전기차 '모델3'도 9위였다. 경쟁사인 아우디의 전기차는 최저가격이 5만달러다.가와노 요시아키 S&P글로벌모빌리티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의 첫번째 선택지일 정도로 '전기차 하면 테슬라'라는 브랜드 파워를 확립했다"고 말했다. 중국 BYD의 전기차 돌핀과 아토3도 35위와
일본 도쿄증시가 시가총액 ‘아시아 1위’에 재등극한 것은 글로벌 투자 자금의 흐름이 바뀐 결과다. 지난 20여 년간 이어지던 ‘바이(buy) 차이나-셀(sell) 재팬’ 움직임이 일본 경제 부활로 반전됐기 때문이다. ‘버블(거품)경제’ 붕괴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도쿄증시는 이에 힘입어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며 자금을 빨아들이던 중국 상하이증시를 따돌렸다. 추락하던 일본의 반등12일 도쿄증시 대표지수인 닛케이225지수는 1.5% 오른 35,577.11로 마감하며 올 들어서만 6.3%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날 버블경제 시절이던 1990년 2월 하순 이후 약 34년 만에 처음으로 35,000을 돌파한 데 이어 오름세를 이어갔다.버블경제 막바지인 1989년 도쿄증시의 시가총액은 세계 1위였다. 그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9일 닛케이225지수는 38,91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버블경제 붕괴 이후 닛케이지수는 7054까지 추락했다. 세계 증시 순위도 5위로 떨어졌다.도쿄증시의 시가총액이 상하이 홍콩 선전을 합한 중국 증시에 처음 따라잡힌 것은 2007년이다. 일본이 ‘잃어버린 30년’ 장기 침체에 신음하는 동안 중국은 경제 성장의 본궤도를 달렸다. 3년 뒤인 2010년 일본은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를 중국에 내줬다.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은 성장 가능성이 큰 중국 주식 보유 비중을 적극적으로 높였다. 중국 정부도 외자 규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해 글로벌 자금을 끌어들였다. 중국 주식을 늘리는 대신 투자 비중을 줄인 곳이 일본이었다. 증시 띄우는 日 vs 기업 때리는 中두 나라의 상황이 바뀐 건 작년부터다.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미쓰비시상사 등 일본 5대 종합상사 주식을 5%
일본 도쿄증시가 시가총액으로 중국 상하이증시를 제치고 3년6개월 만에 아시아 1위를 되찾았다. 글로벌 투자 자금이 규제를 강화한 중국을 떠나 주가 부양에 적극적인 일본으로 몰리는 ‘자금 대전환’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세계거래소연맹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는 6조3200억달러(약 8296조원)로, 6조2700억달러에 그친 상하이증권거래소를 제쳤다. 2020년 7월 상하이증시에 밀린 후 첫 아시아 1위 탈환이다.작년 11월 말까지 상하이증시 시총은 6조5929억달러로 5조9041억달러인 도쿄증시를 여유 있게 앞섰다. 하지만 지난해 30% 가까이 오른 닛케이225지수가 올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상하이종합지수는 작년 중반부터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이날 도쿄증시 대표지수인 닛케이225지수는 1.5% 오른 35,577.11로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오르며 33년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800대에서 움직이면서 3년8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세계 2~3위 경제 대국을 대표하는 도쿄·상하이 주식시장의 역전극은 성장 전망과 규제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중국 정부는 부동산 불황 등 경기 부진의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민간 기업 규제를 강화했다. 반면 일본 정부는 투자 차익에 일정 기간 세금을 물리지 않는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대폭 확대하는 등 규제를 완화했다.도쿄=정영효 특파원
일본 최초의 초고층 빌딩은 1968년 도쿄 지요다구에 들어선 가스미가세키빌딩이다. 높이 147m인 이 건물 이전까지 일본에는 100m가 넘는 건물이 없었다. 147m는 이집트의 쿠푸왕 피라미드와 같은 높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기원전 2500년전 147m의 구조물을 지을 때 일본인들은 4500여년 뒤에야 같은 높이의 건물을 올린 셈이다. 1958년 당시 세계 최고층 구조물이었던 도쿄타워(333m)를 세운 일본의 기술력이 부족해서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매년 2000여건의 지진이 발생하는 일본에서 마천루는 언감생심이라는게 건설업계의 통설이었다. 이 때문에 세계 3대 경제대국 일본의 수도에는 네모반듯한 빌딩들만 올망졸망 모여 있었다. 변화가 시작된 건 2002년이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가 도심 주요 지역의 고도 제한을 없애고 용적률을 두 배로 올리는 등 규제를 풀었다. 1989년 약 50곳이었던 도쿄의 100m 이상 초고층 빌딩은 2018년 500곳을 넘었다. 도쿄의 스카이라인을 새로 그린 부동산 개발회사가 모리빌딩컴퍼니다. 롯폰기힐스(2003년), 도라노몬힐스(2023년)에 이어 아자부다이힐스까지 200~300m대의 초고층 빌딩을 속속 개발하고 있다. 아자부다이힐스의 중심 건물인 모리JP타워는 330m로 일본의 최고층 빌딩에 이름을 올렸다. 아자부다이(麻布台·台는 고지대라는 뜻)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 이 지역은 경사가 가파른 언덕이었다. 언덕을 재개발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깎아서 평지로 만든 뒤 건물을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아자부다이힐스는 언덕의 고저차를 살려 아자부다이의 원형을 가능한 보존하기로 했다. 다구치 요시후미 모리빌딩그룹 설계부장은 “평면적인 건물을 만들면
흐물흐물 흘러내리는 시계로 유명한 살바도르 달리의 걸작 ‘기억의 지속’이 현실 세계의 건축물이 됐다. 지난해 11월 24일 일본 도쿄 도심에 문을 연 아자부다이힐스의 이야기다. 건축물이 어떻게 초현실주의 작품과 같냐고? 이 질문의 답은 하나다. “두 발로, 천천히 걸어보시라.” 평지를 걷는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오르막길을 걷고 있었다. 분명 지하 3층으로 들어섰는데, 반대편으로 나가면 땅을 밟게 된다. 아자부다이힐스의 파빌리온은 력셔리 브랜드의 숍과 유명 레스토랑들로 채워져 있다. 모든 공간은 걷는 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마치 물결처럼 오르내린다. 달리의 그림 속 그 시계가 된 것처럼. 아자부다이힐스는 완공되자마자 단숨에 일본 최고층 빌딩이 됐다. 중심 건물인 모리JP타워는 330m 높이다. 오사카의 아베노 하루카스를 30m차이로 제쳤다. 압도적인 높이와 세상에 없던 설계를 자랑하지만, 결코 이웃 건물들을 기죽이거나 주변 풍경을 방해하지 않는다. 언덕을 깎아 만든 평지 위에 억지로 우겨넣은 볼썽사나운 건축물이 아니어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건물의 건축엔 34년이 걸렸다. 원래 존재했던 것 같은 공간을 목표로 했다. 언덕 지형을 최대한 살려 기존 이 동네가 갖고 있던 풍경을 해치지 않는 대신 건물의 외벽은 꼭 백자의 그것과 같은 곡선미를 살렸다. 세계 주요 도시가 여전히 마천루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아자부다이힐스는 ‘숫자’가 아니라 ‘조화’에 더 방점을 찍은 셈이다. 높이를 뽐내기보다 도시 전체의 균형을 고려해 마치 해질녘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는 동네 뒷산을 떠올리게 한다. 아자부다이힐스는 도심
“‘고독한 미식가’ 주인공의 원래 모델은 여성이었어요. 하지만 남성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죠. 원작을 처음 그릴 때(1994년)만 해도 여성이 혼밥하는 시대가 아니었으니까요.”윤석열 대통령이 “꼭 챙겨 본다”고 말해 화제가 된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드라마의 원작자인 구스미 마사유키는 최근 도쿄 기치조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작품을 만들면서 사회적인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오직 재미만 추구한다”고 했다.하지만 그가 그린 배경과 인물 설정, 대사 한 줄, 인터뷰에서의 답변 한마디 한마디에는 지난 30년간 일본이 경험한 사회·경제적 서사가 진하게 녹아 있었다. 구스미 작가도 인터뷰 내내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를 연발했다.▷한국에선 중년 남성의 혼밥이 생소했습니다.“일본은 거꾸로 중년 남성이니까 혼밥을 합니다. ‘고독한 미식가’를 처음 그릴 때 일본은 여성의 혼밥이 확실히 없었어요. 소바나 라멘, 규동 집은 여자 혼자 가는 데가 아니었죠.”(일본 최초의 규동 체인인 요시노야에 따르면 10년 전 매장 고객은 거의 100% 남성이었다. 현재는 고객의 30%가 여성이다.)▷일본인은 주인공과 달리 적게 먹는데요.“그건 출연한 가게의 요리를 다양하게 소개하기 위한 드라마상의 설정이죠. 거꾸로 한국에 가보니 양이 많아서 정말 놀랐어요. 이건 이노가시라 고로(‘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라도 먹을 수 있는 양이 아니던데요. 게다가 반찬 등이 얼마든지 리필이 되잖아요.”▷주인공이 직장인치고 밥값을 많이 씁니다.“대신 술을 안 마시잖아요. 그 점을 감안하면 점심값으로 3000~4000엔(
새해 첫날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 강진에 따른 피해액이 8163억엔(약 7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128명으로 늘었다.일본 최대 증권그룹 노무라홀딩스 계열 연구소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재해의 전체적인 모습이 밝혀지지 않아 잠정적인 수치”라며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8163억엔에 달할 것이라고 7일 밝혔다.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택 1만9000여 채가 완파 또는 일부 파손됐다고 가정하고 전기, 가스 같은 인프라 시설과 농지 피해를 감안했다”고 설명했다.일본 내각부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2016년 구마모토지진 피해액을 각각 16조9000억엔과 4조6000억엔으로 추산했다. 노토반도 강진의 피해 규모는 동일본대지진의 4.8% 수준이다.SMBC닛코증권은 이번 지진이 2024년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약 640억엔 감소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야마에 고야 SMBC닛코증권 연구원은 “복구와 부흥 공사로 GDP가 늘어나는 효과는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며 “개인 소비가 위축되면 여파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구조 작업이 계속되면서 사망자도 늘고 있다. 이시카와현은 7일 오후 2시 기준 사망자가 128명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2000년 이후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2만2000여 명의 희생자가 나온 동일본대지진과 276명이 사망한 2016년 구마모토지진 후 가장 많다. 이날 일본 정부는 노토반도에 발생한 강진을 ‘특정비상재해’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번이 8번째다.행방불명 및 연락이 닿지 않는 주민 수도 222명에 달했다. 약 6만6000가구에서 단수가, 2만7000가구에
지정학적 위기나 대규모 자연재해 때마다 안전자산으로 대접받으며 가치가 오르던 엔화가 연초 지진 발생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5일 오후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가치는 전날보다 1.34엔(0.93%) 떨어진 144.71엔에서 움직였다. 지난 1일 일본 중서부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나흘 동안 엔화 가치는 달러당 4.6엔(3.3%) 떨어졌다.과거에는 일본에서 대형 자연재해가 일어나 경기 침체가 예상될 때조차 엔화 가치는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와 함께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질 때마다 글로벌 투자자금은 엔화에 몰렸다.1995년 1월 한신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3개월 동안 달러당 엔화 가치는 18.7엔 올랐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2만5000여 명이 사망·실종하고 일본의 경기 침체가 시작됐을 때도 엔화 가치는 7개월간 7.3엔 상승했다. 그해 10월 달러당 엔화 가치는 75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반면 최근 몇 년 동안 엔화 가치는 지정학적 위기와 자연재해에 고전하고 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두 달 동안 엔화 가치는 13.6엔 급락했다. 코로나19가 확산했을 때도 엔저(低)가 진행됐다.전문가들은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30년’의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엔화가 안전자산에서 탈락하는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강진으로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 시점이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꼽힌다.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달 말 시장 전문가 12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일본은행이 1월 기준금리를 올려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것으로 전망한 전문가 비율은 19%였다. 3월은 8%, 4월은 61%였
일본에서 일자리를 찾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10년 새 2.2배 늘어 25~29세 구직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일본 취업 중개 서비스인 핼로워크는 2023년 1~11월 65세 이상 구직자가 25만6000명으로, 19만6000명에 그친 25~29세 구직자층을 앞섰다고 4일 발표했다. 2019년까지 일본 최대 구직자 연령층은 25~29세, 30~34세 순이었다. 지난 10년 새 25~29세 구직자가 10만 명 줄어드는 사이 65세 이상 구직자는 14만 명 늘면서 65세 이상 고령자가 최대 구직자 연령층에 올랐다.전체 구직자 가운데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13%로 10년 전보다 8%포인트 올랐다. 55세 이상 연령층을 포함한 비율은 3분의 1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인구의 연령 구성이 변한 데다 고용제도 또한 고령 구직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고령자고용안정법은 근로자가 희망하면 기업이 65세까지 고용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사실상 정년이 65세인 것이다. 65~70세 고용도 벌칙 조항이 없는 노력 의무로 규정돼 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2년 일본의 65~69세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가율은 52%로 자료가 있는 37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OECD 평균(16%)의 네 배에 달했다. 한국은 37%, 미국은 33%였다. 영국과 독일은 20%에 그쳤다. 일하려는 고령자가 많은 이유는 일본에서는 연금만으로 생활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2019년 일본 금융청은 일본인의 노후자금이 2000만엔(약 1억8000만원) 부족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일자리를 찾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늘고 있지만 작년 11월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의 취직률은 21%에 그쳤다. 일자리를 찾는 고령자 다섯 명 가운데 한 명만 직장을 얻었다는 의미다. 핼로워크 담당자
일본 중서부 해안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지 나흘째인 4일 사망자가 81명으로 늘었다. 일본 대표 전자기업 도시바의 현지 반도체 공장 조업이 중단되는 등 경제적인 피해도 커지고 있다. 현지 기업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자 일본 정부는 긴급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교통·통신망 단절에 공장 가동 중단이시카와현은 4일 오후 1시 기준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81명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사고 이후 지금까지 연락이 닿지 않는 주민 51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지난 1일 오후 4시10분께 처음 지진이 발생한 이후 인명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기는 72시간이 지나며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다.피해가 집중된 노토반도 북부에 교통과 통신망이 끊겨 인명 구조, 구호물자 보급, 피해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영방송 NHK는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구호물자 보급 기지 역할을 한 현지 슈퍼마켓과 편의점이 정전과 단수로 일제히 휴업해 현지 주민들이 추위와 배고픔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비상재해대책본부 회의를 소집해 “인명 구조를 위해 노토반도 지역에 파견한 자위대 병력을 2000명에서 4600명으로 늘리라”고 지시했다.지진 발생 나흘째를 맞은 가운데 경제적인 피해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도시바는 이시카와현 노미시의 파워반도체(주로 자동차에 사용하는 반도체) 제조 공장 조업을 1일부터 중단했다고 밝혔다. 도시바 관계자는 “건물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지만 생산설비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조업 재개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일본 최대 철강업체인 일
일본 중서부 해안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지 사흘째인 3일 사망자 16명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사망자는 73명으로 늘었다고 이시카와현이 발표했다. 와지마시 39명, 스즈시 23명, 나나오시 5명 등 진앙에서 가까운 노토반도 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너진 건물에 사람이 깔려 있다’는 신고가 130여 건 접수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일본 미디어들은 무너진 건물이 많고, 강한 비까지 내려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부상자는 370명으로 파악됐다. 공영방송 NHK는 3만3800가구에 전기 공급이, 최소 9만5000가구에 수도 공급이 끊겼다고 전했다.여진도 이어졌다. 일본 기상청은 강진이 발생한 지난 1일 오후 4시께부터 이날 오전 3시까지 진앙지인 노토반도에서 진도 1(일본의 지진 등급) 이상의 지진이 448회 관측됐다고 발표했다. 노토반도에서는 이날 오전 10시54분 규모 5.5의 강한 여진이 일어났다. 기시다 총리는 “인명 구조는 시간과의 싸움인 만큼 구조 인력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피난 장기화에 대비하는 등 지진 대응의 다음 단계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날 아사히신문은 강진으로 노토반도 서쪽 시카원자력발전소와 노토반도 동쪽 니가타현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에선 강진으로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에 있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물이 흘러넘쳤다고 전했다. 저장조에서 넘친 물의 양은 시카원전 1호기 약 95L, 시카원전 2호기 약 326L,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6호기 약 600L 등이다. 이와 관련해 호쿠리쿠전력과 도쿄전력은 “외부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
일본 서부 이시카와현에서 새해 첫날 발생한 강진으로 인해 48명이 사망하고, 전기료가 치솟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이시카와현은 2일 오후 3시30분 기준 현 내에서 48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와지마시 19명, 스즈시 20명, 나나오시 5명 등 진앙에서 가까운 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 피해가 가장 큰 와지마시에선 7층 건물이 옆으로 쓰러졌다. 일본 3대 아침시장으로 유명한 ‘와지마 아침시장’ 주변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 주택 200채가 전소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무너진 건물 아래에 사람이 깔려 있다는 신고가 수십 통 접수됐다”고 전했다.일본 총무성은 이날 낮 12시 기준 이시카와현에서 14명의 중상자가 발생한 것을 비롯해 도야마·니가타·후쿠이·기후현 등 5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에서 다수의 부상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정전과 단수 피해도 이어졌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호쿠리쿠전력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이시카와현 3만4000가구의 전기가 끊겼다. 후생노동성은 오전 7시 기준 5개 현 19개 시에서 단수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시카와·니가타·도야마현의 19개 의료기관은 정전과 단수로 의료 서비스를 중단했다.교통 인프라도 마비 상태가 계속됐다.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와 니가타현 니가타시를 연결하는 신칸센은 오후 3시부터 정상화됐다. 피해가 집중된 노토반도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 철로, 항공망은 여전히 끊어진 상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자위대와 소방, 경찰 인력을 총동원해 진입이 극히 어려운 이시카와 북부 지역의 교통망을 최우선으로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지진이 발생한
새해 첫날 일본 서부 해안 지역에서 동일본대지진과 맞먹는 규모의 강진이 발생했다.일본 기상청은 1일 오후 4시10분께 이시카와현 노토 지역에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오후 4시22분에는 이시카와현과 주변 지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진앙인 노토 지역에는 대형 쓰나미 경보가 내려졌고, 오후 5시께 5m 높이의 쓰나미가 도달했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으로 이날 지진은 진도 7을 기록했다. 10개 등급 가운데 최고치로 사람이 서 있는 것이 불가능한 정도의 흔들림을 나타낸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진도 7을 기록한 지진은 2016년 구마모토지진, 2018년 홋카이도지진 이후 세 번째다.현지 경찰은 2명이 심폐 정지 상태라고 발표했다. 경제적인 피해도 우려된다. 지진 발생 직후 일본 최대 철도회사인 JR히가시니혼은 조에쓰, 호쿠리쿠 등 지진 발생 지역의 신칸센 운행을 중단했다. 이시카와현의 남쪽 지역인 후쿠이현은 15기의 원자력발전소를 가동 중인 일본 최대 원전 지역이다.이날 오후 6시께는 강원 강릉·동해·속초·삼척 등지에서도 지진해일이 관측됐다. 대부분 최고 높이는 주의보 발령 기준에 못 미치는 0.5m 미만에 머물렀지만, 묵호에서는 0.67m까지 치솟았다. 기상청은 “파고가 높은 해일이 뒤이어 도달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도쿄=정영효 특파원
2024년 일본 경제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2023년 일본 경제는 코로나19 경제 충격으로부터 뒤늦게 회복됐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1~2년 전 리오프닝 효과를 누린 반면 일본은 2023년 상반기부터 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나타났다.일본 정부와 경제연구소들은 12월 말 기준 일본의 2023년 경제성장률을 1.3~2.0%로 예상했다. 2022년(0.9%)의 두 배에 달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경제성장률을 1.1%포인트 끌어올린 것이란 분석이다.2024년 전망치는 전년보다 크게 낮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올해 일본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1.3%와 1.0%로 예상했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예상치는 더 낮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0.6%,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는 0.7%를 제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민간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를 집계한 결과도 0.7%에 그쳤다.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리오프닝 효과가 2023년 상반기로 끝났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제 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 부진 등도 불안요소로 꼽힌다.올해 환율 전망은 일본과 해외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린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등 일본 증권사들은 2024년 달러당 엔화 가치가 123~138엔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봤다. 반면 JP모간체이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엔화 환율을 145~150엔으로 예상했다.올해 닛케이225지수 예상치는 35,000~39,600으로 제시됐다.도쿄=정영효 특파원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등장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비즈니스 관련 사기 이메일이 세계적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1일 보도했다.미국 인터넷보안업체인 애브노멀시큐리티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세계 비즈니스 관련 사기 이메일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9% 늘었다. 이메일 계정 1000개당 한 주 평균 2.5통의 사기 이메일이 도착했음을 뜻한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이 중 일본은 피해가 빈발한 나라로 꼽혔다. 일본 경시청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온라인 뱅킹을 통한 부정 송금 피해 사례는 2322건으로 전년보다 16배 급증했다.전문가들은 미국 스타트업 오픈AI가 2023년 11월 챗GPT를 출시한 이후 비즈니스 사기 이메일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IBM에 따르면 인간과 생성 AI가 작성한 사기 이메일에 속은 사람의 비율은 각각 14%와 11%로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사기 이메일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은 인간은 16시간이나 되지만 생성 AI는 5분에 불과했다.도쿄=정영효 특파원
일본은행이 10년간 지속한 대규모 금융 완화를 중단하고 출구전략을 시작하면 가계 부문 이익이 6조1000억엔(약 56조원)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일본 3대 금융그룹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의 경제연구소 미즈호리서치&테크놀로지는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 가계 부문은 소득과 이자수입 증가로 6조1000억엔의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24일 분석했다. 미즈호리서치는 현재 연 -0.1%인 단기금리의 적정 수준을 연 2.8%라고 분석했다. 물가상승률을 2%대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0%대 초반인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금리 수준이다.단기금리가 연 2.8%로 오르면 현재 연 0.5% 수준인 장기금리는 연 3.5%까지 상승한다. 이 경우 현재 연 0.001%인 예금 금리는 연 0.4%로, 연 0.4%인 10년 만기 정기예금은 연 2.5%로 오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 0.3%에서 연 4.0%로 상승하면서 가계 부문의 이자 부담은 2조2000억엔 늘어난다. 하지만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수입 증가분(3조엔)이 주택대출 이자 부담을 웃돌 전망이다. 여기에 임금 상승에 따른 가처분소득이 5조3000억엔 증가하면서 총 6조1000억엔의 이익을 얻는다는 분석이다.반면 정부와 기업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일본 정부는 현재 1026조엔의 부채를 지고 있다. 일본 재무성은 금리가 1~2%포인트 오르면 2025년부터 연간 이자 부담이 3조7000억~7조5000억엔 늘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 회사채 금리는 연 1.0%에서 연 3.6%로 오른다. 미·일 금리 차이 축소로 현재 140엔대 초반인 엔화 가치는 35엔 상승할 전망이다. 매출이 증가하면서 기업의 영업이익은 늘겠지만 이자 부담과 엔화 가치 상승으로 순이익이 정체 상태에 빠질 것이란 분석이다.일본은행은 2013년 4월 대규모 금
일본의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또 2%를 넘기면서 연간으로는 3년 연속(2022~2024년)으로 목표치인 2%를 웃돌 것이라는 정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일본이 만성적인 디플레이션에서 언제 벗어날 수 있을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본 정부는 2024년 디플레 탈출을 낙관하고 있지만, 민간 전문가들은 임금 상승과 인력난 해소라는 과제 달성 없이는 디플레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일본 총무성은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상승했다고 22일 발표했다. 물가상승률이 20개월 연속해 일본은행 목표치인 2%를 웃돌았다. 전날엔 2023년 물가상승률 예상치를 3.0%, 2024년은 2.5%로 제시했다. 정부 예상대로라면 일본 물가상승률은 지난해(3.2%)부터 내년까지 3년 연속 2%를 웃도는 것이다. 물가가 3년 연속 2% 넘게 오른 것은 버블(거품)경제 막바지인 1989~1991년이 마지막이다.수치상으로는 일본 경제가 디플레를 벗어났다고 봐도 무리가 없지만, 일본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일본 정부는 매월 경제 상황을 진단하는 ‘월례 경제보고’를 통해 디플레 여부를 판단한다.지난 19일 발표한 12월 월례 경제보고에서 일본 정부는 “디플레로 되돌아가지 않는다는 인식을 넓게 형성해 디플레 탈출을 유도한다”고 명시했다. ‘디플레를 벗어나고 있지만 디플레를 탈출한 것은 아니다’라는 뜻이다.물가상승률이 3년 연속 2%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한 일본 정부가 막상 쉽사리 디플레 탈출을 선언하지 못하는 이유는 나머지 지표들이 부진하기 때문이다.일본 정부는 디플레를 벗어났는지 판단할 때 물가상승률뿐 아니라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 단위 노동비용,
K드라마에 역전 당한 日드라마 "한국 배우자"③에서 계속 일본이 "이제는 한국 드라마를 배우자"며 주최한 제16회 아시안 TV드라마 컨퍼런스(ATDC)가 지난 3~5일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에서 열렸다. 컨퍼런스에서 한일 드라마 제작자와 작가들은 일본 TV드라마가 쇠퇴한 원인을 분석하고 한국 TV 드라마의 과제를 지적했다.일본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근대사와 경제 상황도 TV 드라마의 성쇄에 반영된다고 분석했다. 영화 '도쿄타워'의 감독 미나모토 다카시는 한국이 1997년 IMF 통화위기를 극복한 나라라는 점에 주목했다."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군사정권, 학생운동, IMF 등이 이어지면서 한국인들은 매우 거친 파도를 '클리어'해 왔다. 한국은 그런 역경을 극복해 온 다이나미즘(역동성)이 살아있다. 지금 한국 영화 제작의 리더들은 그런 파도를 클리어한 사람들이다. 상승 지향적이고, 성공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그런 바이탤리티(활기)가 없다."한국의 TV 드라마 역시 일본을 넘었다는 '국뽕감'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라는 반성도 나왔다. 한국 영상 콘텐츠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다.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각본을 쓴 박해영 작가(사진 오른쪽)는 촬영을 마치고도 방영하지 못하는 드라마의 숫자를 근거로 한국 드라마가 처한 위기 상황을 고발했다.박해영 작가에 따르면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등장하기 전에는 완성하고도 내보내지 못한 드라마가 연간 2~3편 정도였다. 최근 불거진 배우 이선균의 마약 투약 의혹과 같이 배우들의 일탈 등으로 인한 방영 포기가 원인이었
K드라마에 역전 당한 日드라마 "한국 배우자"②에서 계속 일본이 "이제는 한국 드라마를 배우자"며 개최한 제16회 아시안 TV드라마 컨퍼런스(ATDC)는 일본 드라마 제작자와 작가들의 성토장이었다.일본 드라마의 질적 하락을 여실히 보여주는 통계가 순수 창작물과 원작 만화와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의 비율이다. 올해 일본에서 제작된 드라마 296편 가운데 순수 창작물은 34%에 그쳤다. 나머지 66%는 원작 만화와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였다. 한국은 반대다. 68%가 순수창작물이고 만화와 소설 원작 드라마는 33%에 불과했다.이게 왜 문제일까. 인기 드라마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를 쓴 노기 아키코 작가는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대부분인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일본 드라마가 재미없어 진 건 2010년 무렵부터다. 그때만 해도 '꽃보다 남자', '노다메 칸타빌레', '블랙잭을 부탁해'와 같은 만화들이 엄선돼 드라마로도 재밌게 만들어졌다. 그때까지는 정상이었다."하지만 드라마화할 만화가 고갈되면서 이제 막 그리기 시작한 만화조차 입도선매의 대상에 오른다고 노다 작가는 지적했다."앞으로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 지도 모르는데 드라마 프로듀서(PD)들은 만화 출판업계에 '얘기 되는 거 없어요?'라고 묻는다. 어지간한 만화는 모두 드라마로 만들어지다보니 냉정히 말해 '이런 만화까지 드라마화할 필요가 있어? 차라리 그럴 바에야 순수 창작물을 만들지' 싶을 정도로 수준 낮은 만화까지 드라마화하고 있다. 이건 PD들의 태만이다."그 사이 한국 드라마는 일본 드라마를 멀찍히 앞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의 출구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던 행보를 잠시 중단했다.일본은행은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연 -0.1%인 단기금리와 연 0±1%인 장기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장단기 금리 조작, 국채 및 주가지수펀드(ETF) 매입과 같은 유동성 공급 정책도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7월과 10월 회의에서 사실상 장기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의 출구 전략으로 향하던 일본은행이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금융완화 정책을 계속하기로 결정한 것이다.일부 시장 전문가는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깜짝’ 정책 변경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지난 13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사실상 긴축 종료를 선언한 데다 일본의 물가상승률이 계속해서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어서다.하지만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세계 경제 회복 속도의 둔화로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극히 높다”며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을 확인할 때까지 끈질기게 금융완화 정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Fed의 금리 인하, 기시다 후미오 총리 내각의 붕괴 같은 대내외적인 변수가 발생할 경우의 정책 결정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우에다 총재는 “Fed의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일본은행이 서둘러 금융정책 정상화(금융완화 폐지)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세계 경제와 일본의 소득, 물가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대다수 전문가는 일본은행이 내년 초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폐지해 공식적으로 대규모 금융완화를 중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회의는 2024년 1월 23일과 3월 19일로 예정돼 있다.도쿄=정영효 특파원
K드라마에 역전 당한 日드라마 "한국 배우자"①에서 계속 일본이 "이제는 한국 드라마를 배우자"며 개최한 제16회 아시안 TV드라마 컨퍼런스(ATDC)는 일본 드라마 제작자와 작가들의 성토장이었다. TV드라마와 영화 산업에서 한국에 역전됐다지만 일본은 세계 3대 콘텐츠 시장이다. 2021년 시장규모가 2082억달러(약 273조원)에 달한다. 한국은 6위로 선전하고 있지만 내수시장이 작은 한계에 부딪혀 있다. 하지만 콘텐츠 경쟁력만 놓고 보면 얘기가 전혀 달라진다. 2021년 한국의 콘텐츠 수출 규모는 125억달러로 일본을 넘어섰다.일본도 영상 콘텐츠 수출을 늘리고 있다. 2021년은 655.6억엔(약 5928억원)으로 7년새 4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전체 수출의 89%를 애니메이션이 차지하고 있다. 드라마 비중은 5.7%에 불과하다. '애니메이션을 제외한 일본의 콘텐츠 산업이 한 물 갔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2021년 일본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톱 10 가운데 8개가 한국 드라마이고, 최근까지도 새로 방영되는 한국 드라마가 상위권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일본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이유이기도 하다.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 한국과 일본의 드라마가 역전된 원인은 통계를 통해서도 가감없이 드러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등장을 계기로 드라마 제작편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한일 두 나라 모두 마찬가지다. 2003년 150편이었던 일본의 드라마 제작편수는 올해 현재까지 296편 제작됐다. 한국 역시 2016년 57편이었던 제작편수가 올해는 114편으로 늘었다.차이는 늘어나는 제작편수에 맞게 투자가 이뤄졌느냐에서 벌어졌다. 한국의 주요 시청시간대 드라마 제작비는 편당 평균 1억엔(약 9억원) 안
일본 정부가 소액주주를 보호하고 기습적인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해 의무공개매수(TOB) 제도를 크게 강화한다.니혼게이자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의무공개매수 실시 기준을 ‘장외시장에서 의결권의 3분의 1을 초과해 매입할 경우’에서 ‘장내외 시장에서 의결권의 30%를 초과해 매입할 경우’로 바꾼다고 18일 보도했다.일본 금융청은 내년 정기 국회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의무공개매수 제도를 큰 폭으로 다듬는 건 2006년 후 17년 만이다.의무공개매수란 상장사 주식을 일정 규모 이상 사들일 때 나머지 주주에게도 똑같은 가격과 조건으로 주식을 팔 기회를 주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대주주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누리면서 보유 주식을 매각하는 동안 일반 주주는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공평함을 막는 제도다. 미국 일본 유럽은 모두 의무공개매수를 의무화하거나 사실상 이행하도록 제도화한 반면 한국은 이 제도가 없다.지금까지는 장외시장이나 시간 외 거래를 통해 의결권의 3분의 1이 넘는 주식을 사들이려면 나머지 주식을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공개매수를 해야 했다. 3분의 1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면 주주총회에서 사업부 매각같이 중요한 사항을 결정하는 특별결의를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최근 지분율 30%만으로도 특별결의를 무산시키는 사례가 나오자 공개매수 실시 기준을 낮췄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주요국의 실시 기준도 ‘30% 초과’다.장내시장에서 지분을 대량 매집해도 공개매수하도록 의무화한 것은 기습적인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서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르면 내년 4월부터 일본에서 일반인이 자가용을 이용해 승객을 유료로 실어 나르는 ‘라이드셰어링’(차량공유)이 허용된다. 택시 기사 부족으로 지방 교통 인프라가 붕괴할 위기에 처한 데 따른 변화다.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내년 4월부터 택시가 부족한 지역과 시간대에 한해 라이드셰어링을 허용하기로 확정하고 연내 관련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18일 보도했다. 20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주재하는 ‘디지털 행정개혁 회의’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다.일본의 라이드셰어링은 우선 택시회사가 운영을 전담하는 절충형으로 도입된다. 택시회사가 운전사 교육, 운행 관리, 차량 정비 관리 등을 담당하고 일반 운전면허 소지자를 활용해 택시 기사 부족을 보완하는 구조다. 택시회사의 배차 앱 데이터를 활용해 택시가 부족한 지역과 시간대를 명확히 구분한 뒤 그 지역과 시간대에만 라이드셰어링을 허용할 방침이다. 도심 지역도 택시가 부족한 시간대에는 라이드셰어링을 허용한다.일본 정부는 택시회사가 아니라 민간 사업자가 라이드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전면 허용하는 안도 내년 초부터 논의할 계획이다. 내년 6월까지 최종 결론을 낼 방침이다.일본에서 택시를 운전하려면 2종 면허가 필요하다. 일반 면허증 소지자가 유료로 손님을 실어 나르는 행위는 도로운송법상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일본 정부가 방향을 튼 것은 택시 기사가 급감하고 있어서다. 2019년 29만 명이던 택시 기사는 올 3월 23만 명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승객이 크게 감소하자 택시 기사들이 다른 업종으로 이직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라
"아시안 드라마 컨퍼런스라고는 하지만 일본 드라마는 한국과 중국 드라마에 뒤처져 있다. 지금부터 그 원인과 문제점을 지적하려 한다. 제가 드리려는 말씀에 상처를 받으실 수도 있으니 심장이 약하신 분들은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시라.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을 해보려 한다."한국에서도 인기를 끈 일본 드라마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의 작가 노기 아키코의 도발적인 발표 도입부다. 지난 3~5일 일본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에서 열린 제16회 아시안 TV 드라마 콘퍼런스(ATDC)에서의 일이다.ATDC는 일본의 드라마 산업이 왜 한국에 뒤처졌는지를 분석하고 어떤 점을 배울 지를 논의하는 토론장이다. 아무리 일본 드라마가 한 물 갔다지만 자존심 강한 일본이 한국을 배운다? 지나치게 '국뽕'에 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하지만 이는 ATDC 측이 공식적으로 밝히는 내용이다. 행사 개최 안내문 첫머리부터가 이렇다. "한국이 2006년부터 '일본 드라마 업계를 따라잡는다'는 목적으로 개최해 온 컨퍼런스를 지금부터는 '일본이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 기업의 협찬을 받아 일본이 개최한다."아시안 TV 드라마 컨퍼런스는 한국 정부가 한국 드라마 제작의 국제적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2006년 처음 개최했다. 2019년까지는 한국국제문화교류원 등 한국 정부의 예산으로 주최하고 운영했다.하지만 2020년 ‘일본 드라마를 따라잡았다’는 판단에 따라 지원을 중단했다. 그랬더니 일본 측이 “한국 드라마를 따라잡자”며 일본 기업 200여 곳의 후원을 받아 행사를 넘겨받았다.마지막 날인 12월5일에는 컨퍼런스에 참가한 아시아 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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