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방향으로 내달리던 미국 중앙은행(Fed)과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대전환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엔화 가치가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내년 엔화 가치가 120엔대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15일 오후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달러당 141.97엔에서 움직였다. 지난 7월 이후 5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전날 140엔대 후반이던 엔화 가치가 142엔대로 단숨에 5엔(2.3%) 급등한 데 이어 이날은 141엔대까지 상승했다.○미·일 금리 차 축소에 円 급반등지난달 13일 달러당 151.67엔으로 1990년 이후 33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엔화 가치는 한 달 만에 10엔(7%) 가까이 치솟았다.엔저(低)를 부추기는 가장 큰 원인이던 미·일 금리 차 축소가 엔화 가치를 급반등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Fed가 작년 1월까지 연 0.25%였던 금리를 올 7월 연 5.50%까지 올리면서 미·일 기준금리 차는 한때 5.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장기금리 차도 4%포인트 안팎으로 확대됐다.하지만 나홀로 금융완화를 고수하던 일본은행이 장기 기준금리를 사실상 인상하는 방식으로 출구전략에 나서면서 엔화 가치는 이달 들어 반등하기 시작했다.엔화 반등을 가속화한 건 Fed의 정책 전환 예고다. 지난 13일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하고, 내년에 세 차례 이상 금리를 내릴 것임을 시사했다.외환시장은 Fed의 결정을 예상보다 이른 긴축 종료 선언으로 받아들였다. Fed의 결정 이후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4.00%로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과 일본의 장기금리 차도 3%포인트대 초반으로 5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을 나타냈다. JP모간증권은 엔·달러 환율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불법 비자금 의혹에 휘말린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 각료 4명을 전원 비(非)아베파로 교체했다.14일 기시다 총리는 정부 대변인이자 총리 관저 2인자인 관방장관에 자신이 이끌었던 자민당 파벌 ‘기시다파’ 소속 하야시 요시마사 전 외무상(사진)을 임명했다. 경제산업상에는 사이토 겐 전 법무상, 총무상에는 마쓰모토 다케아키 전 총무상, 농림수산상에는 사카모토 데쓰시 전 지방창생담당상을 기용했다. 앞서 스캔들에 휘말린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등 아베파 소속 각료 4명은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 정부 고위직인 부대신(차관)·정무관(차관급)까지 총 10명이 사실상 경질됐다. 이날 임명된 각료 등을 제외한 나머지 후속 인사는 의회 예산안 처리가 끝나는 오는 22일께 단행할 예정이다.하야시 신임 관방장관은 기시다 총리가 최근까지 이끌었던 기시다파 좌장이다. 방위상, 경제재정상, 농림수산상, 문부과학상을 역임한 뒤 기시다 내각에서 2021년 1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외무상을 지내며 한·일 관계 개선 논의에 참여했다. 아사히신문은 “정치적 영향력이 상당해 ‘포스트 기시다’ 후보로 꼽히며 자신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하야시를 관방장관에 임명한 것은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기시다 총리가 아베파 각료와 부대신을 물갈이하더라도 비자금 의혹과 관련된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 이상 사태 수습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도쿄=정영효 특파원
일본의 호텔이 30% 늘고, 수요는 제자리인데도 인력난으로 인해 호텔 숙박요금이 50%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14일 시장 조사회사 메트로엔진에 따르면 도쿄 도심(23구)의 호텔 숙박비(2인 1실 기준)는 2019년 3만9053엔(약 34만원)에서 올해 8월 6만9281엔으로 77% 올랐다. 일본 전체로는 숙박요금이 50%가량 인상됐다.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 10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51만6500명으로 2019년 10월보다 0.8% 많았다.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는 이제서야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슷해졌다. 반면 2014년 1만710곳이던 일본 전역의 호텔은 2023년 1만4260곳으로 1.3배 늘었다.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위해 숙박시설을 대폭 늘린 영향이다.이처럼 일본의 호텔 숙박비가 치솟는 것은 인력난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호텔 객실 수는 크게 늘었지만 일할 사람이 부족해 호텔들이 특별 할인행사로 무리하게 가동률을 올리기보다 단가를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도쿄=정영효 특파원
“일본 드라마는 한국에 뒤처져 있다. 그 원인과 문제점을 지적하려고 한다. 심장이 약한 분들은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시라.”일본 인기 드라마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의 작가 노기 아키코의 도발적인 발표 도입부다. 지난 3~5일 일본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에서 열린 제16회 아시안 TV 드라마 콘퍼런스(ATDC)에서의 일이다. 아시아 TV 드라마 콘퍼런스는 2006년부터 한국 드라마 제작의 국제적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 정부 예산으로 매년 개최했다. 하지만 2020년 ‘일본 드라마를 따라잡았다’는 판단에 따라 지원을 중단했다. 그랬더니 일본 측이 “한국 드라마를 따라잡자”며 일본 기업 200여 곳의 후원을 받아 행사를 넘겨받았다.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일본 측 발표는 자국 영화·드라마산업 경쟁력의 추락 원인을 분석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반면 한국 측 발표는 K드라마의 성공 비결을 공개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일본은 세계 3대 콘텐츠 시장이다. 2021년 시장 규모가 2082억달러(약 273조원)에 달한다. 한국은 6위다. 하지만 같은 해 한국의 콘텐츠 수출 규모는 125억달러로 일본을 넘어섰다.일본 드라마 관계자들은 한국의 강점을 방송사가 아니라 전문 제작사가 주도하는 시스템에서 찾았다. 한국은 전문 제작사가 기획 단계부터 전 세계 시청자를 염두에 두고 TV뿐 아니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까지 고려한다. 투자 규모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반면 일본은 방송사 계열 제작사가 방송국의 예산과 입맛에 맞춰 드라마를 만드는 구조다. 한국의 주요 시청 시간대 드라마 제작비는 편당 평균 1억엔(약 9억원) 안팎이지만 일본은 편당 5000만~6000만엔 수준
‘일본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됐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5개 분야 전략물자를 일본에서 생산·판매하는 기업은 내년부터 10년간 법인세를 최대 40% 줄일 수 있다.일본 정부와 여당인 자민당은 2024년부터 세제를 개정해 전략 물자의 자국 내 생산량과 판매량에 비례해 기업의 법인세를 줄여주는 ‘전략 분야 국내 생산 촉진 세제’를 신설하기로 13일 확정했다. 자민당이 이번주 ‘2024년 세제개정대강’을 통해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이 제도는 전략물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일정 비율 이상의 자국 내 생산을 요구하는 미국 IRA를 참고한 제도여서 일본판 IRA로 불린다. 일본 정부는 일본판 IRA를 통해 경제 안전 보장을 강화하고 탈석탄 관련 제품의 생산과 연구개발(R&D)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차 등 5대 분야 법인세 우대방안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기차와 배터리, 반도체, 재생항공연료(SAF), 그린 스틸, 그린 케미컬 등 5개 분야의 생산량에 비례해 반도체는 20%, 나머지 4개 분야는 40%까지 법인세를 10년간 감면해주기로 했다. 그린 스틸은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철강 제품, 그린 케미컬은 식물과 폐기물로 제조한 화학 제품을 말한다.전기차는 대당 40만엔(약 362만원), SAF는 L당 30엔, 그린 스틸은 t당 2만엔을 지원한다. 법인세 우대를 받으려는 기업은 2026년까지 경제산업성에 사업계획을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연간 순이익이 적자여서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해는 그 기간만큼 적용 시기를 늦추는 이연 제도도 마련됐다. 반도체는 3년간, 나머지 4개 제품은 4년간 적자를 낸 해의 법인세 우대를 이연할 수 있다.
신도메이 고속도로는 도쿄와 나고야, 오사카까지 일본 3대 도시권을 잇는 대동맥이다. 이 도로에 내년부터 심야시간대에 운전자가 차량에 운전을 완전히 맡기는 ‘레벨 4’ 단계의 자율주행 트럭이 달리게 된다. 지난 6월 일본 정부는 2024년 신도메이고속도로 누마즈 인터체인지에서 하마마쓰 인터체인지 구간 약 100㎞에 완전 자율주행 트럭 전용로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일본 정부는 교통 인프라를 통째로 뜯어고치는 작업도 벌이고 있다. 앞으로 7년 이내에 선박과 철도 수송량을 두 배씩으로 늘리기 위해서다. 철도 화물 수송회사인 JR화물(貨物)은 바퀴를 작게 만들어 기존 열차보다 높이를 26㎝ 낮춘 저상 화물열차를 개발했다.○트럭 운전기사 14만 명 부족일본 정부가 다급하게 추진하는 대책은 모두 트럭 운전기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라는 공통점이 있다. 일본은 지금 ‘물류 2024년 문제’로 비상이다. 물류 2024년 문제란 내년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해 택배를 포함한 물류의 상당 부분이 멈추는 사태를 말한다. 일본의 주 52시간 근무제도인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법 시행에 따라 내년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의 연간 잔업시간이 960시간 이내로 제한되면서 생기는 변화다.물류 2024년 문제가 일본 경제와 일본인의 일상에 주는 충격은 예상보다 훨씬 크다. 2018년 기준 총 47억2700만t의 물류 가운데 92%를 트럭이 날랐다. 일본 정부는 이대로라면 5개월 뒤 트럭 운전기사 14만 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한다. 화물 수송능력이 2019년보다 14.2% 줄어든다.노무라종합연구소는 “2030년이면 일본 전역의 화물 35%가 멈춰서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NX종합연구소는 물류 정
일본 지바현 나가레야마시(市)는 한 개인이 저출산·고령화와 인구 감소라는 거대한 물줄기를 바꿔놓은 도시다. 도쿄에서 40분 떨어진 인구 20만 명의 이 도시는 ‘보육 전문 도시’로 유명해지고 있다. 20년 가까이 브랜드화에 공을 들인 덕분이다. 1990년대 도쿄 아키하바라와 이바라키현 쓰쿠바시를 잇는 수도권 신도시 철도 쓰쿠바익스프레스 건설 계획이 발표됐다. 마을은 철도가 깔리면 사람이 몰리고 땅값도 오를 것이란 기대에 부풀었다. 이자키 요시하루 씨의 생각은 달랐다. 21년간 미국과 일본에서 도시 계획자(Urban Planner)로 활동한 그가 보기에 철도 건설은 나가레야마에 대위기였다. 재정 파탄의 대위기일본은 택지 개발 및 철도정비 특별조치법으로 신설 철도 주변의 택지 개발 사업을 의무화했다. 2005년 8월 쓰쿠바익스프레스 개통 전까지 개발할 면적은 3270㏊였다. 일본 역사상 최대 사업이었던 다마뉴타운 사업(1965년 도쿄도 서남부 지역의 균형 개발을 위해 2884㏊ 규모로 시행된 신도시 조성사업)보다 컸다. 다마뉴타운 사업은 고도 성장기가 막을 올릴 때였다. 나가레야마는 일본 인구가 처음으로 감소한 2005년에 택지 개발 사업을 성공시켜야 했다. 사람이 몰리고 땅값이 오르는 것은 쓰쿠바시, 가시와시 같이 지명도가 높은 주변 동네에나 해당하는 얘기였다. 나가레야마는 인지도가 가장 낮은 세 곳 가운데 하나였다. 팔아야 할 땅은 많은데 인지도가 가장 낮은 나가레야마는 이대로라면 594억엔(약 5384억원)의 부채를 떠안아 재정 파탄에 빠질 게 확실했다. 이자키가 시장과 시의회를 찾아다니며 상황을 설명했지만 ‘철도만 깔리면 만사형통’이란 식이었다. 그는 ‘차라리 내가 시장한다
2012년 0.6명이던 이토추상사의 사내 합계특수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2021년 1.97명으로 뛰었다. 10년 만에 일본 3대 종합상사의 출산율이 세 배 넘게 뛴 현상을 일본 사회도 ‘기적’이라고 부르며 놀라워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일본외신기자센터(FPCJ) 프레스투어를 통해 기적의 현장을 살펴볼 수 있었다. 2021년 사내 출산율 1.97명이토추상사는 매일 오전 6시30분~8시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아침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자회사인 패밀리마트의 인기 메뉴들이다. 고바야시 후미히코 이토추상사 최고행정책임자(CAO·부사장)는 “일본 기업 가운데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이토추상사가 이른 출근을 유도하는 것은 2013년부터 시작한 ‘아침형 근무제도’와 ‘110 운동’과 관계가 있다. 아침형 근무제란 야근을 다음날 새벽에 하는 제도다. 이토추는 오후 8시 이후의 잔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대신 오전 5~8시 근무를 심야근무로 인정해 일반 야근 수당의 1.5배를 지급한다. 대부분의 야근은 상사의 눈치를 보며 남아 있는 불필요한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아침형 근무를 선택한 직원은 이르면 오후 3시부터 퇴근할 수 있다. 팀 전체가 움직여야 하는 근무는 집중 근무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에 처리한다. 현재 전체 직원의 54%가 아침형 근무제도를 선택하고 있다. 입사 2년 차인 오니시 리나 인사·총무부 직원(25)은 “아침형 근무제도를 선택하면 (할증 야근수당 덕분에) 급료가 25% 오른다”며 “일찍 퇴근하고 남은 시간은 자격증 공부나 취미 활동에 쓸 수 있다”고 말했다.아침형 근무제도 도입
신도메이 고속도로는 도쿄와 나고야, 오사카까지 일본 3대 도시권을 잇는 대동맥이다. 이 도로에 내년부터 심야시간대에 운전자가 차량에 운전을 완전히 맡기는 '레벨 4' 단계의 자율주행 트럭이 달리게 된다. 지난 6월 일본 정부는 2024년 중 신도메이고속도로 누마즈 인터체인지에서 하마마쓰 인터체인지 구간 약 100㎞에 완전 자율주행 트럭 전용로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구간은 대부분 직선이기 때문에 자율주행 노선을 운영하기 적합하다는게 일본 정부의 설명이다. 지난달 21일 해당 구간을 시속 80㎞의 크루즈 컨트롤로 달려봤다. 곳곳에 터널, 교량이 있었지만 확실히 커브 구간이 적어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난쟁이 기차·화물 신칸센' 속속 등장 일본 정부는 교통 인프라를 통째로 뜯어고치는 작업도 벌이고 있다. 앞으로 7년 이내에 선박과 철도 수송량을 두배씩으로 늘리기 위해서다. 철도 화물 수송회사인 JR화물(貨物)은 바퀴를 작게 만들어 기존 열차보다 높이를 26㎝ 낮춘 저상 화물열차를 개발했다. 국제 해상 운송용 컨테이너의 높이는 2.9m로 일본 독자 규격의 철도용 컨테이너보다 30㎝ 정도 높다. 국제 컨테이너를 기존의 화물철도 객차에 실을 수 없었던 이유다. 화물 열차의 높이를 26㎝ 낮춤으로써 항만에서 컨테이너를 그대로 철도에 옮겨 싣는게 가능하게 됐다. 일본이 자랑하는 초고속 열차 신칸센으로 화물을 실어나르는 '화물 신칸센'의 등장 가능성도 높아졌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난 7월 화물 신칸센 구상을 "물류에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며 "검토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0월 JR화물은 2025년까지 화물 신칸센 전용차량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화물열
일본 호텔·항공료 '억'소리나게 비싸진 이유③에서 계속 일본 정부는 지난 6월 외국인 관광객을 최대한 많이 끌어들이고 보는 양 중심의 관광전략을 관광객 1인당 소비 규모를 늘리는 질 중심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양보다 질을 중시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전략에 여론도 우호적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오버 투어리즘(관광공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애를 먹는 교토, 가마쿠라 같이 오버 투어리즘이 심각한 지역도 있다. 일본의 럭셔리 리조트 체인인 호시노 리조트의 호시노 요시하루 사장은 "오버 투어리즘은 관광지의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심각한 과제"라며 "방치하면 관광 만족도가 저하하고 장기적으로 집객력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목표로 내세운 5조엔은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0.8%다. '잃어버린 30년' 장기침체에 신음하는 일본에 5조엔의 부가가치는 결코 적은 게 아니다. 하지만 '겨우 0.8% 때문에 이해관계자가 아닌 사람들까지 피해를 봐야 하느냐'라는 반감을 가진 일본인들도 적지 않다.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커진 일본인들의 소외감이 이런 정서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에서는 최근 '서비스 분야의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의 상권 내몰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일본으로 몰려드는 외국인들이 물가를 올려 놓으면서 내국인들은 사고 싶은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눈이 휘둥그레해지는 가격의 숙박시설과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을 외국인들이 '가성비가 훌륭하다'며 즐기는 동안 일본인들은 낮은 가격대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일본 호텔·항공료 '억'소리나게 비싸진 이유②에서 계속 최근 일본에서는 '억' 소리나게 비싼 초고가 관광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100만엔(약 875만원)짜리 축제 특별석, 110만엔짜리 '캐슬 스테이', 800만엔어치 기모노 등이 그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엄두도 못낼 가격대의 상품이 내놓는 족족 팔리는 것은 부유층 외국인 관광객 덕분이다. 이처럼 배짱 영업이 통하자 일본 정부도 전략을 바꿨다. 일본 정부는 지난 6월 확정한 '관광입국 추진 기본 계획'을 통해 관광전략을 외국인 관광객을 최대한 많이 끌어들이고 보는 양 중심에서 관광객 1인당 소비 규모를 늘리는 질 중심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양을 포기한 것은 물론 아니다. 2019년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188만 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일본 정부는 2019년의 기록을 2025년까지 깨뜨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금의 인기가 이어진다면 1년 빠른 내년 3188만명을 돌파할 수 있을 전망이다. 나아가 2030년까지 60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들인다는 야심찬 목표도 세웠다. 2030년 중국, 이탈리아와 맞먹는 세계 5대 관광대국으로 올라서겠다는 것이다. 관광객 숫자보다 주목할 부분은 관광객 소비 목표다. 일본 정부는 2025년 외국인 관광객 1인당 소비 규모를 20만엔으로 2019년보다 20%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외국인 관광객이 매년 일본에서 5조엔을 쓰고 가게 만든다는 구상이다. 부유층을 적극 유치해 가동률보다 객단가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마쓰리(축제) 프리미엄 좌석, 캐슬 스테이 등 초고가 여행 상품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9년 한 차례 일본 방문에 100만엔 이상을 쓰고 간 ‘고부가가치 관광객’은 29만명으로 전체
일본 호텔·항공료 '억'소리나게 비싸진 이유①에서 계속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일본의 호텔 공급이 1.3배 늘었는데도 가격은 1.5배 가까이 뛰었다. 인력난에 신음하는 일본의 호텔들이 특별 할인행사로 무리하게 가동률을 올리기보다 단가를 높인 결과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이 많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인구감소의 역습, 인력난은 일본의 관광정책마저 바꿔놓고 있다. '종업원이 부족해도 찾아오는 사람이 넘치니 배짱 영업하는 식당'. 현재 일본의 사정이 딱 이렇다. 무엇보다 일본의 배짱 영업이 잘 통하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박력있는 축제 '아오모리 네부타마쓰리'에는 지난해부터 100만엔(약 875만원)짜리 박스석이 등장했다. 최대 8명이 지역 전통음식과 술을 즐기면서 바로 눈 앞에서 거대한 네부타(아오모리 지역 특유의 축제 차량)의 행진을 관람할 수 있는 특등석이다. 네부타 마쓰리가 아무리 유명하다지만 반나절 남짓 구경에 1000만원 가까운 거금을 쓰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데 올해 준비한 6석이 연일 매진됐다. 4명이 이용할 수 있는 20만엔짜리 박스석 16개도 전부 팔렸다. 일본 3대 축제 가운데 하나인 '교토 기온마쓰리'에는 좌석 한 개 가격이 40만엔인 프리미엄 관람석도 생겼다. 이 좌석 역시 84석 가운데 65석이 팔렸다. 에히메현 오즈시의 오즈성을 통째로 빌리는 '캐슬 스테이'는 1박에 110만엔(약 959만원)을 넘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끌고 있다. 터무니 없어 보이기까지 하는 가격대의 관광 상품들은 외국인 관광객과 부유층이 주고객층이다. 코로나19 이후 단순히 둘러보고 먹어보는 관광에서 체험형 관광이 인기를 끌면서 나타난 변화다. 도쿄 긴자의 고급 기모노 가게 '긴자모토지
세븐틴, 뉴진스,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28~29일 이틀 동안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년 마마 어워즈(MAMA AWARDS)’ 주요 상을 싹쓸이했다. 세계 최대 K팝 시상식인 이날 행사는 이틀간 판매 좌석 8만 석이 매진될 정도로 일본 한류 팬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마마(MAMA)란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net Asian Music Awards)’의 약자다. 올해로 24회째를 맞은 마마 어워즈에서는 남성 아이돌 그룹 세븐틴이 대상을 차지했다. 세븐틴은 ‘비비고 컬처 앤 스타일상’ ‘월드와이드 팬스 초이스상’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남자 그룹상’ ‘남자 그룹상’까지 휩쓸며 5관왕에 올랐다. 세븐틴은 총 80명의 댄서와 함께 히트곡인 ‘음악의 신’과 ‘손오공’으로 이어지는 수상 기념 공연을 선보여 도쿄돔을 가득 메운 한류 팬을 열광시켰다. 여성 그룹 부문에서는 뉴진스가 대상을 차지했다. 히트곡 ‘디토’를 앞세운 뉴진스는 ‘삼성 갤럭시 올해의 가수상’ ‘여자 그룹상’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여자 그룹상’도 받아 4관왕에 올랐다. BTS는 ‘삼성 갤럭시 월드와이드 아이콘 오브 더 이어상’을 받았다. 마마 어워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한류 축제 ‘케이콘(KCON)’과 함께 CJ ENM이 운영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음악 사업이다. 1999년 엠넷(Mnet) 영상음악대상으로 시작해 2009년 한국 최초의 아시아 음악 시상식으로 발돋움했다. 일찌감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아시아 시장을 겨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초 ‘MAMA’로 출발했다가 지난해부터 마마 어워즈로 이름이 변경됐다. 세계 시장을 겨냥한 만큼 마마 어워즈는 국내 일반적인 가요 시상식의 틀을 벗었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아티스트로 시상 대상을 넓히고 기
엔화 가치(100엔당)가 90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일본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억' 소리나게 오른 항공료와 호텔 숙박값이 일본행을 망설이게 하는게 사실이다. 도쿄의 특급호텔은 코로나19 이전보다 50%, 일반 비즈니스호텔은 2~3배 가량 올랐다. 시장 조사회사 메트로엔진에 따르면 도쿄 도심(23구)의 호텔 가격(2인 1실 기준)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3만9053엔(약 34만원)에서 2023년 8월 6만9281엔(약 60만원)으로 77% 올랐다. 교토는 3만9000엔에서 7만3143엔으로 88% 뛰었다. 오사카와 후쿠오카, 삿포로도 20~30% 가량 요금이 올랐다. 한국인이 즐겨 찾는 일본 관광지 가운데 호텔 숙박료가 떨어진 곳은 오키나와 나하시(-18%) 정도다. 항공료가 떨어지지 않는 건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반면 항공편은 그만큼 늘어나지 않아서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일본의 호텔 가격도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해서 급등한 걸까. 상황은 반대다. 일본의 호텔 역시 대부분 가격변동제를 실시한다. 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린다는 뜻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 10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51만6500명으로 2019년 10월보다 0.8% 많았다. 월간 기준으로 처음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었다. 외국인 관광객의 호텔 수요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못 미쳤거나 이제서야 비슷해졌다는 뜻이다. 일본인의 자국 여행 수요도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반면 호텔 숫자는 코로나19 전보다 훨씬 늘었다.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위해 숙박시설을 대폭 늘린 영향이다. 2014년 1만710곳이었던 일본 전역의 호텔은 10년 만인 2023년 1만4260곳으로 1.3배 늘었다. 올림픽 개최도시인 도쿄는 2014년 800
19개월째 고공행진 중인 일본의 물가가 다시 오름세를 타자 일본 증시가 또 한 번 33년 만의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10년에 걸친 일본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에 힘입어 외국인 투자자가 되돌아왔기 때문이란 분석이다.○마이너스 금리 폐지 임박일본 총무성은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 상승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지난 6월 3.3%를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 완만해졌던 물가 상승률이 4개월 만에 다시 가팔라졌다.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19개월 연속 일본은행의 물가 목표인 2%를 웃돌고 있다. 일본은행이 2013년부터 이어온 대규모 금융완화를 중단하고 긴축정책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 이유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장기금리가 어느 정도 유도 목표인 연 1.0%를 넘어도 용인한다”고 결정했다. 연 -0.1%인 단기 기준금리를 인상해 마이너스 금리마저 폐지하면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은 마무리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11월 외환시장 조사에서 금융시장 전문가의 32%는 일본은행이 내년 4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일본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면서 이달 중순 151엔대 후반에서 움직이던 달러당 엔화 가치도 149엔대로 상승했다. 지난 7월 34년 만에 최고치(33,753.33)를 기록한 뒤 3만 선 초반까지 빠졌던 닛케이225지수도 이달 들어 급반등했다. 이날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2% 오른 33,625.53으로 거래를 마쳐 연중 최고치에 근접했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의 긴축정책은 시장 유동성을 줄이기 때문에
일본이 2027년까지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을 100곳으로 늘리기 위해 은행의 ‘투자 빗장’을 풀기로 했다. 일본 금융청은 내년 6월까지 은행법 시행령을 개정해 출자제한제도를 완화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현재 은행은 투자전문 자회사를 통해 설립한 지 10년이 지나지 않은 기업에 한해 지분을 5% 넘게 사들일 수 있다. 금융청은 이 기준을 설립 15~20년으로 완화할 계획이다. 은행에 위험자본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겨 투자금 회수 기간이 긴 연구개발(R&D)형 스타트업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신약 개발과 같은 연구개발형 스타트업의 60% 이상은 주식시장에 상장(IPO)하는 데 10년 이상 걸린다. 스타트업에 위험 자본을 공급하는 역할은 벤처캐피털(VC)과 사모펀드(PEF)가 맡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일본은 VC업계를 육성하지 못해 자금 공급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본벤처캐피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트업이 조달한 자금 9000억엔(약 7조8413억원) 가운데 VC 투자금은 40%(3700억엔)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의 1% 수준이다. 은행 등 금융회사의 출자 규모는 300억엔이다. 스타트업업계는 규제 완화로 금융회사의 출자 규모가 수백억엔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통해 2027년까지 벤처 투자 규모를 10조엔, 유니콘기업은 100곳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장조사기업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유니콘기업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의 유니콘기업은 629곳에 달한다. 중국(173곳)과 인도(68곳), 영국(44곳)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한국의 유니콘기업은 1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기업 도시바의 주인이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바뀐다. 도시바는 다음달 자진 상장폐지해 74년 만에 도쿄증시를 떠난다. 도시바는 2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대주주 변경과 상장폐지 등의 안건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일본계 PEF 운용사인 일본산업파트너스(JIP) 컨소시엄의 도시바 인수가 확정됐다. 일본 PEF가 도시바를 인수함에 따라 2016년 샤프가 대만 폭스콘에 매각된 이후 또다시 일본 대표 전자기업이 해외에 팔려나가는 일은 막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JIP 컨소시엄은 작년 10월 도시바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8~9월 도시바 주식을 공개매수해 3분의 2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다. 일본 회사법상 지분을 66.7% 넘게 확보한 대주주는 나머지 주주의 동의 없이도 잔여 지분을 같은 금액에 사들일 수 있다. 전체 인수가격은 2조엔(약 17조9490억원)가량이다. 임시 주총의 문턱을 넘어선 JIP 컨소시엄은 나머지 지분을 모두 인수한 뒤 오는 12월 20일 도시바를 자진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도시바가 1949년 도쿄증시에 상장한 지 74년 만이다. JIP 컨소시엄에는 일본 전자부품 제조기업 로옴, 종합금융그룹 오릭스 등 10곳 이상의 일본 대기업이 참여했다. 도시바는 1960년 일본 최초의 컬러TV, 1985년 세계 최초의 노트북 등을 개발하며 소니, 파나소닉과 함께 일본 하이테크산업을 상징해왔다. 하지만 디지털화에 뒤처졌고 2016년 회계 부정과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의 대규모 손실로 재무 위기에 빠졌다. 2017년 상장폐지를 면하기 위해 6000억엔 규모 증자를 했지만 이때 주주로 들어온 외국계 행동주의펀드와 경영진의 대립이 심화했고 결국 회사 매각으로 이어졌다. 도시바는
전세계 마천루의 주역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2일 보도했다. 건축가 등 전문가로 구성된 고층빌딩·도시거주평의회(CTBUH)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1월14일 현재 세계 50대 초고층 빌딩 가운데 25곳이 중국에 있었다. 2000년까지만 해도 중국이 보유한 50대 빌딩은 9곳에 불과했다. 반면 2000년 세계 50대 빌딩 가운데 26곳을 보유했던 미국의 초고층 빌딩은 8곳으로 줄었다.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50대 빌딩을 보유한 나라는 아랍에미리트(UAE)와 말레이시아였다. 두 나라는 각각 4곳을 갖고 있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각각 2곳씩을 보유해 뒤를 이었다. 한국은 2000년만 해도 50대 빌딩이 한 곳도 없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롯데월드타워(554m·세계 6위)와 해운대LCT랜드마크타워(411m·37위) 두 곳으로 늘었다. 반면 2000년 1곳의 50대 빌딩을 보유했던 일본은 현재 세계적인 수준의 초고층 빌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일본에서 제일 높은 빌딩은 올해 완공된 도쿄 아자부다이힐즈모리JP타워(325m)로 131위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2010년 완공된 UAE의 부르즈 할리파로 828m다. 2위 말레이시아 메르데카118빌딩보다 150m 더 높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일본 정부가 오버 투어리즘(관광 공해)으로 몸살을 앓는 인기 관광지 20여 곳을 선정해 대책 마련에 필요한 비용의 3분의 2를 8000만엔(약 7억원) 한도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일 보도했다. 혼잡한 정도에 따라 입장료와 교통요금을 조절하는 탄력요금제와 관광객을 덜 혼잡한 시간대로 분산하는 효과가 기대되는 입장객 수 제한 제도 등을 도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혼잡도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파크 앤드 라이드(park and ride)’에 필요한 주차장 신설 등도 대책으로 거론된다. 파크 앤드 라이드란 관광객이 관광지 외곽까지 자가용으로 이동한 뒤 대중교통으로 갈아타고 관광하는 방식을 말한다. 일본 정부는 이날 의회가 심의를 시작한 2023년 추가경정예산에 관련 비용을 추가할 계획이다. 예산안이 확정되면 공모를 거쳐 지원 대상 지역 20여 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 10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51만6500명으로 월간 기준으로 처음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었다. 일본 정부는 2025년까지 2019년 기록한 3188만 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60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들여 15조엔을 쓰고 가게 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⑨에서 계속 인력난이 심각해지면서 일본에서는 신입사원의 학자금 대출을 대신 갚아주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최고 인기직장인 메가뱅크(초대형 시중은행)와 종합상사까지 대졸 초임을 20여년 만에 인상하며 인력쟁탈전에 뛰어들었다. 신입직원의 임금이 이렇게 오르는데 기존 직원의 급여가 오르지 않을 리 없다. 지금까지 춘계 임금협상의 대상 밖이었던 관리직과 고령 근로자들에게까지 임금 인상의 도미노가 파급되고 있다. 전자 부품기업인 오키전기공업은 올해 4월 직급정년 제도를 폐지했다. 지금까지는 56세까지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한 관리직은 직급을 떼는 동시에 급여가 최대 15% 감소했다. 앞으로는 60세까지 직급을 유지할 수 있고, 급여도 동일하게 지급하기로 했다. 60세가 넘더라도 관리직에 남을 수 있는 길도 열었다. 오키 관계자는 "중도 채용시장의 경쟁이 격렬해져 젊은 사원 채용과 시니어 근로자 유지라는 두가지 궤도를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기노 노보루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의 리서치 펠로는 "인력난을 계기로 영구동토 같았던 대졸 초임 인상과 관리직 및 시니어 직원의 처우개선이 동시에 이뤄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자체 인력 만으로 경영활동을 100% 달성하는데 한계를 느끼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전문인력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경영계획 수립과 인사제도 관리 같은 핵심 업무까지 외부 프리랜서에게 의존하는 일본 기업들이 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기업들이 업무를 전문 프리랜서에게 의뢰한 건수가 지난해 총 11만3000건으로 2018년(2만8000건)보다 네 배 이상 늘었다고
2년 가까이 계속되는 기록적인 엔저(低) 흐름이 내년 상반기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코로나19가 낳은 일본 경제의 두 가지 왜곡 현상(실질임금 감소, 수출입 물가 역전)이 해소되고 있어서다. 내년 상반기 美·日 통화정책 전환18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가치는 전날보다 1.14% 오른 149.64엔에 거래됐다. 이달 들어 엔화 가치는 151엔 후반대에서 움직였다. 1990년 기록한 151.94엔에 근접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엔화 가치가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미·일 금리차는 엔저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해 1월까지 연 0.25%였던 금리를 올 7월 연 5.50%까지 급격히 올리면서 미·일 기준금리차는 5.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장기 금리차도 4%포인트 안팎까지 확대됐다. 금리 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는 내년 상반기 두 나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전환점을 맞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Fed는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일본은행은 2016년 2월부터 단기 기준금리를 연 -0.1%로 유지해온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폐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11월 외환시장 조사에서 일본은행이 내년 4월 기준금리를 올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폐지할 것이라고 예상한 금융시장 전문가 비율은 32%에 달했다.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일본은행이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나서려면 코로나19가 낳은 두 가지 왜곡 현상이 해소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실질임금 감소와 수출입 물가 역전 현상이 그것이다. 코로나19가
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⑧에서 계속 인력난이 심각해지면서 일본에서는 신입사원의 학자금 대출을 대신 갚아주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빚을 대신 갚아주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종합상사와 대형 시중은행 등 전통적으로 대졸자들의 인기가 높은 기업들이 벌이는 인재쟁탈전도 치열하다. 경쟁이 얼마나 뜨거운지 '영구동토'로 묘사되던 일본의 지독한 임금 정체를 녹일 정도다. 일본 3대 메가뱅크(초대형 시중은행)는 전통적으로 문과 출신 졸업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 가운데 하나다. 메가뱅크의 대졸 초임 월급은 오랫동안 20만엔(약 181만원) 수준에 묶여 있었다. 다른 업종의 초임 수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사원에 따르면 2022년 4월 민간 기업의 대졸 사무직 평균 초임은 20만7878엔(약 188만원)이었다. 일본의 임금이 얼마나 오르지 않았는지 보여주는 통계가 있다. 미국의 컨설팅 기업 머서의 2021년 조사에서 일본 대기업 부장의 연수입이 싱가포르, 미국 뿐 아니라 태국, 말레이시아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나 일본인들을 쓴웃음 짓게 했다. 2022년 조사에서도 일본 대기업 부장의 평균 연수입은 12만8351달러로 미국의 42%에 그쳤다. 입사 3년차 사원의 연수입 역시 미국의 47%에 그쳤다. 중국에 비해서는 7년차면 급여가 역전되고 부장급은 중국의 5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년 정체상태이던 일본의 임금수준을 변하게 만든건 인력난이다. 메가뱅크 2위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2023년 입행 대졸자들의 초임을 25만5000엔으로 5만엔(24%) 올렸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임금을 올린 건 16년 만이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 관계자는 임금을 인상한 이유로 "학생의 가치관이 다양해진데다 인재의
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⑦에서 계속 종합 설비기업 도에넥(TOENEC)은 일본 중부 지역의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주부전력의 자회사다. 한국의 한전 자회사로 볼 수 있다. 근로자수 4808명에 매년 2000억엔(1조8199억원) 안팎의 매출과 100억엔(약 91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알짜 대기업이다. 본사는 나고야 시내에 있고, 주식은 도쿄증시 최상위 시장인 프라임시장에 상장돼 있다. TV와 라디오 광고도 적극적이어서 결코 인지도가 낮은 기업이라고 볼 수 없는 회사다. 직원 평균연령이 41.53세, 평균 근속연수는 19.37년으로 '늙은 기업'이라고도, 직원들의 애사심이 부족한 기업이라고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에넥에는 주홍글씨처럼 붙는 딱지가 있다. '건설업종'이라는 점이다. 일본에서도 '3D 업종'의 대표격인 건설업은 젊은 인재들이 기피하는 분야다. 도에넥이 올 초부터 학자금 대출 변제 제도를 도입한 이유다. 직원들이 대학 시절에 진 학자금 대출 일부를 회사가 대신 갚아주는 제도다. 지원 금액은 매월 최대 1만엔(약 91만원)이다. 내년 4월 도에넥은 200명의 대졸 예정자를 채용하는데 이미 50명이 이 제도를 이용하기로 했다. 미야케 다쓰야 도에넥 채용그룹장은 "저출산으로 (일자리보다 취업 희망자 수가 적은) 취업자 우위 시장이 거세지고 있다. 인재를 미리 확보하기 위해 학자금 대출 변제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히로시마의 중견 건설회사 미야타건설이 내건 조건은 더 파격적이다. 이 회사는 내년에 입사하는 대졸 신입사원이 매월 갚아야 하는 대출금의 50%까지 총 200만엔을 대신 갚아준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미야타건설의 대졸 신입직원 초임 월급은 23만엔으로 비슷한
일본 정부가 자녀 수를 판단할 때 대학생을 제외하는 현재 기준을 개선한다고 아사히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첫째가 대학에 들어가도 셋째는 계속해서 추가 육아수당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내년부터 자녀가 셋 이상인 가정에 셋째부터 1인당 3만엔(약 26만원)의 육아수당을 매월 지급할 방침이다. 지금보다 액수가 두 배 늘어난다. 현 제도는 자녀 수를 계산할 때 대학생을 뺀다. 이 때문에 자녀가 셋인 가정에서 첫째가 대학에 들어가면 자녀가 두 명인 것으로 간주돼 셋째는 추가 육아수당을 받을 수 없다. SNS 등에서는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면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데 오히려 육아수당을 줄인다”는 비판이 컸다. 일본 정부는 대학생 자녀를 자녀 수에서 빼지 않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달 임시의회에서 “다양한 지적을 받아들여 제도 설계를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⑥에서 계속 인구감소의 여파로 2040년 일본에서는 일손이 1100만명 부족할 전망이다. 일본 기업들도 기존의 근로자가 더 많이 일하도록 만들거나(노동생산성 향상), 사람을 쓰지 않고도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대응책을 만드는데 필사적이다. 인력난에 대처하는 기업 최후의 수단은 일손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를 활용함으로써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연내 특정기능제도에 버스운전수를 포함한 자동차 운송업을 추가할 방침이다. 특정기능제도는 일본인 만으로는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산업 분야에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성과 기능을 가진 외국인을 받아들일 목적으로 2019년 4월부터 시행한 재류자격이다. 간병, 빌딩 청소, 건설, 자동차정비, 숙박, 농업, 어업, 외식업 등 12개 분야가 지정돼 있다. 지금까지는 외국인이 일본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려면 영주권을 갖고 있거나 일본인과 결혼해야 했다. 폐쇄적인 일본 사회가 교통 인프라를 외국인에게 맡기려는 것은 버스와 택시가 멈춰설 판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운송업계가 외국인 운전기사를 허용해 줄 것을 정부에 먼저 요청하는 형편이다. 시미즈 이치로 일본버스협회 회장은 "정부와 협력해 외국인 운전수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 최대 운송업계 단체인 전일본트럭협회도 "일본인 운전기사 만으로는 운송업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전국법인택시연합회도 마찬가지다. 2005년 40만명이었던 일본의 택시 운전기사 숫자는 2021년 20만명으로 반토막났다. 정부의 규제완화를 기다리지 못하고 일찌감치 영주권이 있는 외국인 운전기사를 채용하는 버스와 택시 회사도 있다.
올해 상반기 ‘반짝 성장’했던 일본 경제가 3분기엔 역성장했다. 물가 상승과 세계 경기 둔화 영향으로 소비와 설비투자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제는 주춤했지만 일본 증시와 엔화 가치는 미국의 금융긴축 정책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기대 덕분에 큰 폭으로 올랐다. ○高물가에 계속되는 소비 부진일본 내각부는 지난 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 2.1% 감소했다고 15일 잠정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인 -0.7~-0.5%를 크게 밑돌았다. 일본 경제가 역성장한 것은 -0.2%를 나타낸 작년 4분기 이후 세 분기 만이다. 일본 GDP의 7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와 설비투자가 계속해서 부진했고, 2분기 성장을 이끌었던 수출 증가세가 꺾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3분기 일본의 수출은 글로벌 자동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 분기보다 0.5% 늘었다. 하지만 2분기 증가율(3.9%)에는 크게 못 미쳤다. 그 결과 수출 등 외수 분야가 경제성장률을 1.8%포인트 밀어 올린 2분기와 달리, 3분기에는 외수가 성장률을 0.1%포인트 하락시켰다. 내수 역시 3분기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 끌어내렸다. 일본 GDP의 55%를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영향이다. 물가가 급등해 지난 9월까지 일본의 실질임금이 18개월 연속 줄어들면서 일본인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 설비투자도 0.6% 감소해 두 분기 연속 줄었다. 반도체 시황이 부진하면서 반도체 제조 장비 관련 설비투자가 많이 감소했다. 인력난 여파로 공장 등 건설투자도 감소했다. 경제에 기여했던 외국인 관광객 효과도 3분기에는 소멸했다. 7~9월 외국인 관광객 소비는 지난 분기보다 5%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줄어든 건 2022년 2
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⑤에서 계속 인구감소의 여파로 2040년 일본에서는 일손이 1100만명 부족할 전망이다. 일본 기업들도 '가장 먼저 대처할 리스크'로 자연재해보다 '인력부족'을 꼽을 정도로 인력난을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존의 근로자가 더 많이 일하도록 만들거나(노동생산성 향상), 사람을 쓰지 않고도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대응책을 만드는데 필사적이다. 일손을 줄이는 자동화와 기계화는 필수다. 일본 최대 유통회사 이온그룹은 2021년부터 대형 슈퍼마켓인 이온몰과 슈퍼마켓 체인인 마루에쓰에 ‘개별 셀프계산시스템’을 도입했다. 매장을 찾는 고객은 입구의 전용 단말기로 상품의 바코드를 직접 찍어 결제한다. 시스템 도입 후 결제 시간이 평균 2분에서 2초로 줄고 매출은 5%가량 늘었다. 자동화와 기계화의 수단으로 일본에서도 서빙로봇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하지만 자동화와 기계화가 정말 일손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까. 그러한 의문에서 출발한 게 조리용 로봇이다. 아르바이트생 구하기보다 조리용 로봇을 도입하는 편이 수월하고 싼 시대가 열렸다. 카페 프랜차이즈 프론토를 운영하는 프론토코퍼레이션은 2022년 6월 도쿄 마루노우치에 스파게티 전문점 '에비노스파게티'의 문을 열었다. 이 가게의 조리 담당은 조리로봇 'P-로보'다. P-로보는 스파게티 한 접시를 45초만에 만들 수 있다. 종업원은 완성된 스파게티를 접시에 담기만 하면 된다. P-로보를 개발한 스타트업 테크매직의 시라키 유지 사장은 "터치패널 주문 등 작업 일부를 기계화해도 인력 부족이 해소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점원이 4명 있는 가게에서 기계화·자동화를 통해 각각의 담당
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④에서 계속 인구감소의 여파로 2040년 일본에서는 일손이 1100만명 부족할 전망이다. 일본 기업들도 '가장 먼저 대처할 리스크'로 자연재해보다 '인력부족'을 꼽을 정도로 인력난을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 기업들은 지진·쓰나미보다 무서운 인력난의 위기를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우선 무작정 일할 사람을 늘리는게 인력난 해결의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손이 가장 부족한 서비스업이 특히 그렇다. 서비스업은 제조업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고 그만큼 급여도 낮은 분야다. 서비스업 종사자를 늘리면 늘릴수록 그렇지 않아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하위권인 노동생산성은 더 떨어지고 디플레이션은 만성화한다. 재교육(리스쿨링)을 통해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인력을 정보기술(IT)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동시키는 '노동 유동화'는 일본 경제의 중요한 과제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일본 기업들이 인력난을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기존의 근로자가 더 많이 일하도록 만들거나(노동생산성 향상), 사람을 쓰지 않고도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만들거나다. 파솔종합연구소는 근로자의 생산성을 4.2% 향상시키면 298만명 분의 노동력 부족을 보완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신주쿠와 마에바시의 자율주행 버스 실험은 일손을 최대한 쓰지 않으면서 교통 인프라를 유지하려는 시도다. 하지만 실험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자율주행 버스가 눈 앞의 인력난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일본의 버스 회사들이 기존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필사적인 이유다. 일본 2대 도시 요코하마시의 버스 회사들
10년 뒤면 일본에서 고속도로 전용도로를 달리는 화물 전용 운송 수단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운전기사 부족으로 2030년 일본 전체 화물의 34%가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는 ‘물류 2024년 문제’의 대응책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국토교통성이 고속도로 중앙분리대나 갓길에 설치한 물류 전용 라인에서 자율주행 카트가 화물을 실어 나르는 구상에 착수했다고 12일 보도했다. 향후 시범 운영 등을 거쳐 10년 뒤 자율주행 카트 전용도로를 현실화하는 게 목표다. 일본 정부는 지난 10일 의결한 2023년 추가경정예산에 이와 관련한 조사비용을 반영했다. 국토교통성은 조만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NEXCO동일본 등 정부 산하 고속도로 기업 세 곳과 후보 구간을 추리는 작업을 시작한다. 수도권과 도호쿠 지방, 간사이 지역과 시코쿠 등 물동량이 많은 구간이 유력시된다. 자율주행 카트 전용도로는 물류 2024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다. 물류 2024년 문제란 내년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해 택배를 포함한 물류의 상당 부분이 멈추는 사태를 말한다. 이는 일본의 주 52시간 근무 제도인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법 시행에 따라 내년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의 1년 잔업시간이 960시간으로 제한되면서 생기는 변화다.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반년 후인 2024년 4월 일본 전체 화물의 14%가 멈출 전망이다. 또 2030년에는 전체 물류의 34%가 멈추게 된다. 2018년 기준 일본 전체 물류(총 47억2700만t)의 92%를 트럭이 담당한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와 기업은 트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내년 도쿄와 나고야를 잇는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 운
코로나19로 도쿄를 빠져나간 일본 기업들이 되돌아오고 있다. 올 들어 도쿄로 본사를 옮긴 기업이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1년 새 20% 넘게 증가했다. 대면업무 재개와 인력난, 도쿄 도심의 오피스빌딩 임대료 하락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끝나자 ‘脫도쿄’ 주춤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국세청 데이터를 토대로 집계한 결과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총 3805개 기업이 본사를 도쿄로 이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2019년에 비해 28% 늘었다. 반면 본사를 도쿄에서 지방으로 옮긴 기업은 2021년 4457곳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온라인 회의 보편화 등을 배경으로 일본 기업들이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탈(脫)도쿄’ 움직임이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다. 경제 활동이 정상화되고 대면업무 비중이 다시 커지면서 도심의 편리성이 재평가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면업무 비중이 높은 기업의 도쿄 본사 이전이 두드러졌다. 도쿄상공리서치가 본사를 옮긴 기업을 업종별로 분석한 결과 서비스 업종의 이전 사례가 1년 새 21% 늘었다. 부동산업과 소매업도 각각 13% 증가했다. 4월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의 본사를 도쿄도 지요다구로 옮긴 인재파견 기업 쓰쿠이스탭은 “고객 기업이 도쿄에 집중돼 있는 데다 교통도 편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방 대도시에서 도쿄로 본사를 옮기는 움직임도 가속화했다. 오사카에서 도쿄로 이전한 기업이 306곳으로 지난해보다 30% 늘었다. 아이치현의 본사를 도쿄로 옮긴 기업도 118곳으로 26% 증가했다. 세키 게이코 미쓰비시UFJ&컨설팅 수석연구원은 “경제활동 재개와 맞물려 시장 규모가 더 큰 도쿄로 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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