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도쿄를 빠져나간 일본 기업들이 되돌아오고 있다. 올 들어 도쿄로 본사를 옮긴 기업이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1년 새 20% 넘게 증가했다. 대면업무 재개와 인력난, 도쿄 도심의 오피스빌딩 임대료 하락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끝나자 ‘脫도쿄’ 주춤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국세청 데이터를 토대로 집계한 결과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총 3805개 기업이 본사를 도쿄로 이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2019년에 비해 28% 늘었다. 반면 본사를 도쿄에서 지방으로 옮긴 기업은 2021년 4457곳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온라인 회의 보편화 등을 배경으로 일본 기업들이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탈(脫)도쿄’ 움직임이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다. 경제 활동이 정상화되고 대면업무 비중이 다시 커지면서 도심의 편리성이 재평가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면업무 비중이 높은 기업의 도쿄 본사 이전이 두드러졌다. 도쿄상공리서치가 본사를 옮긴 기업을 업종별로 분석한 결과 서비스 업종의 이전 사례가 1년 새 21% 늘었다. 부동산업과 소매업도 각각 13% 증가했다. 4월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의 본사를 도쿄도 지요다구로 옮긴 인재파견 기업 쓰쿠이스탭은 “고객 기업이 도쿄에 집중돼 있는 데다 교통도 편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방 대도시에서 도쿄로 본사를 옮기는 움직임도 가속화했다. 오사카에서 도쿄로 이전한 기업이 306곳으로 지난해보다 30% 늘었다. 아이치현의 본사를 도쿄로 옮긴 기업도 118곳으로 26% 증가했다. 세키 게이코 미쓰비시UFJ&컨설팅 수석연구원은 “경제활동 재개와 맞물려 시장 규모가 더 큰 도쿄로 본사를
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③에서 계속 지난 10월2일부터 13일까지 도쿄 신주쿠역에서 진행된 자율주행 버스 탑승체험 현장이다. 미디어 뿐 아니라 일반인도 사전예약을 통해 자율주행 버스를 체험할 수 있었다. 기자는 10월6일 탑승권을 확보해 직접 타봤다. 자율주행 버스는 신주쿠역 서쪽 출구를 출발해 도쿄도청 제1, 제2 청사를 돌아 다시 신주쿠역 서쪽 출구까지 약 3km를 13분 동안 주행했다. 운전기사가 핸들에서 손을 뗄 수 있지만 운행 내내 주변을 주시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직접 운전도 하는 '레벨2' 수준의 자동운전이다. 운영회사인 퍼시픽컨설턴트와 게이오버스는 최고 시속이 50km라고 설명했지만 이날 버스의 최고 속도는 27.6㎞였다. 출발, 좌회전, 우회전과 같은 기본적인 주행은 자동이었지만 급커브를 해야하는 코너와 주차는 운전기사가 수동으로 조작했다. 자율주행 버스는 도쿄도가 2021년 3월 마련한 '미래의 도쿄전략'을 통해 도입을 결정한 교통수단이다. 도쿄도는 "도쿄 인구가 2030년 1424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력난과 같은 인구문제에 정면으로 마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신주쿠역에서 자율주행 버스를 시험주행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세계 수준에서 볼 때 도쿄의 실험은 상당히 늦은 편이다. 서울에서는 작년 11월말부터 청계천 등 서울 5개 지역에서 무인 자율주행 버스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는 이미 세계 첫 24시간 무인 로보택시 웨이모가 운행하고 있다. 운전자가 필요없는 100% 자율주행 택시다. 미국과 중국의 자율주행 교통수단이 최첨단 기술의 경연장을 연상케 하는 반면
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②에서 계속 지금 일본에서는 '인구 감소의 역습'인 인력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40년에는 부족한 인력이 1100만명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총무성의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2023년 7월 현재 일본의 취업인구는 6772만명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연말께 2019년 기록한 6750만명을 밑돌 전망이다. 인구가 줄어드는데도 취업인구를 늘릴 수 있었던 건 여성과 고령자들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인 결과다. 2008년 이후 여성과 60세 이상 근로자는 각각 360만명, 390만명씩 늘었다. 그런데도 인력난이 갑자기 심각해진 건 여성과 고령자로 부족한 일손을 근근이 보완하던 구조가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은 대부분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고령자 또한 풀 타임 근무를 피한다. 전후 최대 규모의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가 모두 75세를 넘어서는 2025년이면 고령 근로자는 더욱 줄어든다. 반면 풀 타임으로 한창 일할 나이대인 25~44세 근로자는 2013년 이후 290만명 줄었다. 10년 만에 인천광역시(인구 298만명)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창 일할 나이대의 근로자는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든다.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7509만명인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2040년 6213만명으로 줄어든다. 생산연령인구가 2030년까지는 연 평균 43만명씩 줄지만 2030년 이후 10년 동안은 연 평균 86만명씩 줄어든다. 감소 속도가 두 배 빨라지면서 7년 뒤부터는 매년 광역시 하나 만큼의 현역세대가 사라진다. 호시노 다쿠야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근로자수가 줄어들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030년대 0%, 2040년대에는 마이너스(-)권으로
일본 재무성은 2023회계연도 상반기(4~9월) 일본 경상수지가 12조7064억엔(약 110조3068억원) 흑자를 기록했다고 9일 발표했다.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경상흑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무역적자 규모가 1조4052억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4.7%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재무성은 설명했다. 올 상반기 국제 유가가 25.3% 떨어지면서 수입이 크게 줄고 엔화 가치가 5% 하락하면서 수출이 급증한 영향이다. 해외자산으로 벌어들이는 배당과 이자소득(본원소득수지)도 18조3768억엔으로 작년보다 3.9% 늘었다. 2021년 말 기준 일본은 411조엔의 해외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31년째 세계 1위다. 외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여행수지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개선된 것도 경상흑자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여행수지는 1조6497억엔 흑자로 지난해보다 15배 늘었다. 이 기간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258만 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의 80% 수준을 회복했다. 이들의 소비는 2019년의 95% 수준이었다. 올 상반기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26%(329만 명)가 한국인이었다. 사카이 사이스케 미즈호리서치&테크놀로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분기에만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을 연율 기준 0.2%포인트 높였다”고 분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연내 조기 총선을 실시하지 않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이 9일 보도했다. 이 신문들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복수의 여당(자민당) 간부에게 “경제 대책과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을 전달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경제 대책 같은 미룰 수 없는 과제에 전력을 다하는 것 외에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기시다 총리는 연내 중의원(일본 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치를 시기를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내각 지지율이 2021년 10월 정부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정국 운영의 방침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위험 수위로 평가받는 30%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고통받는 서민 경제를 지원한다며 마련한 추가 경제대책은 현금 살포식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지율을 회복할 회심의 카드로 기시다 총리가 소득세 감세 정책을 내놨지만 여론의 평가는 싸늘하다. 요미우리신문은 2024년 예산안이 성립하는 내년 봄 이후 기시다 총리가 다시 한번 중의원 해산 시기를 저울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①에서 계속 지금 일본에서는 '인구 감소의 역습'인 인력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30년이면 일본 전역에서 버스 운전기사가 3만6000명 부족할 전망이다. 2022년 건설업 종사자는 479만명으로 25년새 30% 이상 줄었다. 대중교통과 건설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관광·레저·외식업의 인력난은 더 심각하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근로자들이 노동시장을 이탈해 버린 탓이다.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은 관광·레저·외식업종이 가장 먼저 인력을 줄이는 것을 경험한 해당 업종의 근로자들이 다른 업종으로 옮겨간 결과다. 이자카야마다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인 이유다. 시장 조사회사 데이코쿠데이터뱅크의 7월 조사에서 1만1265개 기업 가운데 '정규직 인력이 부족하다'는 비율은 51.5%로 2018년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53.9%)에 근접한 수준이었다. '비정규직 인력이 부족하다'는 응답률 역시 30.5%로 2018년 12월 최고 기록(34.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정규직 근로자를 구하는 기업 가운데 정보 서비스업의 74.0%, 료칸·호텔업의 72.6%가 인력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점의 83.5%, 료칸·호텔업의 68.1%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못 구해서 애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부족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폐업하는 기업의 수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3년 1~6월 '인력난 도산'은 11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배 늘었다. 2022년 전체 인력난 도산 건수인 140건을 넘어설게 확실시 된다. 지난해의 경우 건설(34건)과 운수(20건) 두 업종이 전체 도산의 40%를 차지했다. 특히 운수업종 인력난 도산은 1년새 두 배 늘었다. 2019년 상반기 일본의 노동 수요는 공급
일본 호쿠리쿠(北陸) 지역의 광역 지방자치단체인 후쿠이현은 ‘일본에서 사장이 제일 많은 현’으로 불린다. 중소기업이 번성한 지역이어서다. 이 지역 중소기업의 본거지 사바에시는 인구 7만 명의 소도시다. 하지만 일본 안경테의 90% 이상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20세기 초 농한기 부업으로 시작한 산업이 오늘날 일본 열도를 제패한 주산업이 됐다. ‘에치젠(越前)’으로 불리는 사바에시 주변 지역은 예로부터 일본을 대표하는 섬유산업단지이기도 하다. 1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사바에시의 안경과 섬유산업은 ‘모노즈쿠리(장인정신)’로 대표되는 일본의 제조업 전통을 충실히 따랐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기술을 끊임없이 단련하다 보니 몸집은 작지만 기술력은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강소기업’이 됐다. 강소기업만으로는 안 된다1990년대 이후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저가 공세에 후쿠이 지역 기업들은 강소기업에 안주해서는 생존이 불투명한 시대가 왔음을 실감하게 됐다. 인공지능(AI), 전기차 등의 등장이 촉발한 산업의 변화 속도 또한 예상을 뛰어넘었다. 1992년 4996억엔(약 4조5227억원)이었던 이 지역의 섬유 출하액은 오늘날 절반 이하로 줄었다. 안경 관련 제조업의 매출도 1992년 1144억엔에서 2011년 539억엔으로 반토막 났다. 900여 개였던 관련 기업은 500개로 감소했다. 후쿠이 지역 중소기업들이 강소기업을 넘어 차세대 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첨단 강소기업’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한 배경이다. 이들은 의료·헬스케어와 우주·항공산업으로 진화하는 길을 택했다. 안경, 섬유와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실은 최적의 선택이었다. 실을 뽑고, 짜고, 가열하고
‘엔저(低) 효과’와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올 상반기 일본 상장사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0% 늘었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도쿄증시 최상위 시장인 프라임시장 상장사 393곳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2023회계연도 상반기(올해 4~9월) 순이익은 총 13조엔(약 113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제조업종의 순익은 7조엔으로 24%, 비제조업은 6조엔으로 32% 늘었다. 특히 자동차와 여행 관련 업종의 순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외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 도요타자동차의 순익은 2조5894억엔으로 같은 기간 2.2배 늘었다. 도요타 계열 일본 최대 자동차 부품사인 덴소의 순익 역시 1689억엔으로 60% 증가했다. 일본 최대 항공사인 전일본공수(ANA)의 순익은 932억엔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8배 급증했다. 철도회사인 JR히가시니혼, JR니시니혼, JR도카이 등 3개 회사의 순익도 2배 늘었다. 반면 중국 경제 부진의 여파로 소재·부품·장비 업체의 순익은 크게 감소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어드밴테스트의 순익은 64% 감소했고, 반도체 소재업체 스미토모화학은 763억엔 적자를 봤다. 이와타 게이이치 스미토모화학 사장은 “석유화학 제품의 공급과잉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려는 중국 정부의 움직임이 미국의 장기금리를 15년 만에 최고치로 밀어 올린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분석이 월가에서 힘을 얻고 있다.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낮은 위안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위안화 캐리 트레이드’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 전망했다.미국 장기금리 상승 뒤에 중국 있다미국 재무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8월 기준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8054억 달러(약 1094조 원) 규모로 5개월 연속 감소했다. 2013년보다 미 국채 보유 규모가 40% 줄면서 2009년 6월(7764억 달러) 후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9년까지 세계에서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였던 중국은 보유량을 지속적으로 줄여 현재 일본에 이어 2위로 밀려났다. 일본의 미 국채 보유 규모는 1조12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달 초 토르스텐 슬뢰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보낸 투자자 메모를 통해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 규모에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장기금리가 연 5%를 넘어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슬뢰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가 2013년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그래프를 제시하며 “미국 장기금리 상승의 배경에 중국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세계 2위 보유국인 중국이 미 국채를 대량 매도하면서 국채 가격은 떨어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가 올랐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미 국채를 줄이는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월가에서는 중국 통화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실탄을 마련하려는 목적으로 미 국채를 팔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 국채를
일본의 한 버스 시간표다. 주말은 하루에 8편만 운행하는 이 시간표는 인적 드문 시골의 것이 아니다. 도쿄 한복판인 도쿄역과 주오구 하루미를 오가는 버스 시간표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이 노선은 주말에도 시간당 2~3편을 운행했다. 버스편이 갑자기 줄어든 것은 2023년 9월14일부터다. 이용객이 줄어서가 아니다. 운전기사가 부족해서다. 이 노선을 운영하는 버스 회사 만의 특수한 사정도 아니다. 일본 전역에서 운전기사가 없어 버스 노선을 폐지하거나 운행편수를 줄이는 사례가 급속히 늘고 있다. 오사카부 돈다바야시에서 86년째 버스 노선을 운영하는 곤고자동차는 오는 12월20일자로 버스 사업을 폐업한다고 발표했다. 히로시마 중심부에서 노면전차와 버스를 운행하는 7개 대중교통 회사는 지난 4월 운행시간표를 조정해 운행편수를 6% 줄였다. 마찬가지로 도쿄 도심인 미나토구 게이오대 정문 근처의 라멘집은 한 달 전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종업원을 구하지 못해서"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미나토구 주변에 5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이 라멘집은 심야 영업을 한다. 낮에는 학생들의 배를 채우고 밤에는 한 잔 걸치고 귀가하던 직장인들의 속을 다스리는 라멘집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렸지만 인력난에는 두 손을 들 수 밖에 없었다. 휴업까진 아니지만 종업원 부족으로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음식점을 최근에는 도쿄도 번화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한국과 대조적으로 일본은 이미 따놓은 엑스포를 제대로 치르지 못할까 비상이 걸렸다.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개회까지 1년 7개월 밖에 남지 않았는데 행사장을 제 때 짓기 어려워졌기
강소기업으론 안된다…첨단강소기업으로 ②에서 계속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의 저가공세에 맞서 일본 후쿠이현의 안경과 섬유기업들은 의료·바이오, 우주·항공 분야로 진출했다. 일본 최대 안경테 메이커인 샤루만은 2012년 외과수술용 의료기구 분야에 진출했다. 기존의 수술기구는 금속의 판재를 잘라서 만드는 일체형이 대부분이었다. 손잡이 부분까지 칼날과 같은 금속 소재로 만들다보니 집도의의 피로도가 컸다. 샤루만이 개발한 외과수술용 가위는 칼날 부분은 고강도 특수강, 몸통은 스텐레스강, 손잡이는 순수 티탄, 접합부는 티탄합금을 사용했다. 4개의 소재를 한 덩어리로 만들면서 날카롭게 잘리는 맛과 손에 딱 들어맞는 착용감을 모두 갖춰야 했다. 다양한 금속소재를 조합하는 안경테 제조기술이 없었더라면 탄생이 불가능한 제품이었다. 샤루만은 1956년 안경의 금속 부품을 만드는 하청공장으로 창업했다. 안경테의 주류가 셀룰로이드에서 금속으로 변한 덕분에 안경테 제조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샤루만이 의료기기에 진출한 계기는 2009년 일본 백내장 수술의 1인자 시미즈 기미야(清水公也) 기타사토대 교수의 의뢰를 받으면서였다. 시미즈 교수는 "사용하기 어려운 스텐레스제 핀셋 대신 가볍고 강한 티탄으로 수술용 의료기구를 만들어 줄 수 없겠느냐"고 주문했다. 그는 사바에 출신이다. 일본 안경테의 90%를 생산하는 사바에시 안경테 제조업체들의 금속 가공 기술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인연이었다. 샤루만 역시 수술용 의료기구 사업의 성공에 힘입어 핸드폰 케이스와 텀블러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이 지역 섬유회사인 신도(SHINDO)와 미쓰야(ミツヤ)가
일본은행(BOJ)이 장기금리(10년 만기 국채 금리) 목표치 상한을 연 0.5%에서 연 1.0%로 두 배로 높였다. 나홀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해 엔화 가치가 추락하고 인플레이션이 확대되자 정책 수정에 나선 것이다. 지난 4월 우에다 가즈오 총재 취임 이후 두 번째 유동성 조이기다. 하지만 이날 엔화 가치는 미국발 역풍에 밀려 하락했다. ‘두 마리 토끼’ 잡으려는 고육책일본은행은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장기금리 유도 목표를 ‘연 0±0.5%’에서 ‘연 0±1.0%’로 수정하고 장기금리가 “어느 정도 연 1.0%를 넘어도 용인한다”고 결정했다. 장기금리를 표면적으로는 연 0%로 유지하면서 상한선을 올리는 방식으로 사실상 장기금리를 인상한 것이다. 일본은행은 7월 28일 회의에서 장기금리 목표치 상한을 연 0.5%로 유지하면서 이와 별도로 장기금리가 연 1.0%까지 오르는 것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장기금리가 변동폭을 웃돌면 정해진 가격에 국채를 무제한 사들여 금리를 낮추는 가격 지정 공개시장조작을 실시한다. 7월 회의에서는 변동폭은 그대로 두면서 허용폭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 공개시장조작 실시 기준을 연 0.5%에서 사실상 연 1.0%로 올렸다. 이번 회의에서는 장기금리 목표 상한을 연 1.0%로 올리고 장기금리가 연 1.0%를 넘더라도 어느 수준까지는 공개시장조작을 하지 않기로 했다. 변동폭을 연 0.5%에서 연 1.0%로 두 배로 높이고 허용폭은 ‘연 1.0% 초과’로 올렸다. 우에다 총재는 ‘장기금리를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시장 상황을 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단기금리(콜금리)를 연 -0.1%로 유지하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 상장지
강소기업으론 안된다..첨단강소기업으로①에서 계속 일본에서 가장 존재감이 약한 지역 가운데 하나인 후쿠이현의 기업들은 '일본 강소기업의 성공 모델'로 성장했다. 하지만 1990년 버블(거품)경제 붕괴 이후 후쿠이 지역 기업들은 강소기업에 안주해서는 생존이 불투명한 시대가 왔음을 실감하게 됐다.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몰려드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의 제품을 기술력 만으로는 따라잡기는 벅찬 시대가 된 탓이다. 인터넷, 인공지능(AI), 전기차 등 기존에 없던 기술이 등장하면서 산업 구조의 변화 속도 또한 예상을 뛰어넘었다. 한때 후쿠이현은 '일본에서 사장이 제일 많은 현'으로 불릴 정도로 중소기업이 번성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의 파고가 높아지는 시대에 고만고만한 중소기업의 난립은 오히려 약점이 됐다. 1992년 4996억엔(약 4조5227억원)이었던 이 지역의 섬유 출하액은 오늘날 절반 이하로 줄었다. 1998년 호쿠리쿠 지역 3개 현에 총 2000여대가 있었던 방직기는 2018년 1000대를 밑돌고 있다. 사바에시에 따르면 안경 관련 제조업 매출도 1992년 1144억엔에서 2011년 539억엔으로 반토막났다. 900여개였던 관련 기업의 숫자도 500곳으로 감소했다. 후쿠이 지역 중소기업들이 모태사업에서 '넘버 원'을 지키는 강소기업을 넘어 차세대 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첨단 강소기업'이 되지 못하면 무너진다는 위기감을 공유하는 배경이다. 변두리로켓의 쓰쿠다제작소가 그랬던 것처럼 후쿠이 지역 중소기업들도 기술력 하나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산업 구조가 아무리 빨리 바뀌어도 대를 이어 갈고 닦아온 기술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안경 산업은 신체에 착용감이
일본 최대 기업 도요타자동차가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생산·판매 기록을 세웠다. 도요타자동차는 2023회계연도 상반기(2023년 4~9월)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증가한 505만8248대로 집계됐다고 30일 발표했다. 지금까지 상반기 기준 최대 기록이던 2019년의 455만 대를 웃돌며 4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교도통신은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이 완화하고 북미 지역 등의 생산 체제를 늘린 영향으로 도요타의 글로벌 생산량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도요타자동차의 올 상반기 세계 판매량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요타는 상반기 판매량이 517만238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늘었다고 밝혔다. 해외 수요 증가에 힘입어 판매량이 지금까지 최대였던 2019년 상반기(495만 대)를 넘어섰다. 도요타는 2020년 5년 만에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 1위에 복귀한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도요타를 포함한 일본 8대 완성차 업체 가운데 7곳의 상반기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반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판매량이 감소했다. NHK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일본 완성차 업체 6곳 중 5곳의 중국 판매량이 줄었다고 전했다. 일본 2위 완성차 업체 혼다의 상반기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감소한 61만891대였다. 닛산자동차 판매량도 38만4783대로 20.3% 줄었다. 이달 중국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한 미쓰비시자동차는 60.1%, 스바루와 마쓰다도 각각 36.7%, 7.6% 판매량이 감소했다. 도요타만 하이브리드카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 상반기 판매량이 0.3% 증가했다. 중국에서 전기차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차
이르면 내년부터 '일본판 구글·테슬라 신화'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에서 창업을 꿈꾸는 외국인이 사업 계획을 인정 받으면 사업소나 출자금 없이도 2년 동안 체제할 수 있도록 비자 제도를 완화한다고 30일 보도했다. 출입국재류관리청이 내년 중 '경영·관리' 비자와 관련한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경영·관리 비자를 받으려면 ▲사업소를 확보하고 ▲2명 이상의 상근 직원을 고용 하거나 500만엔 이상의 출자금을 마련하는 등 조건을 만족시켜야 했다. 사업소나 출자금 없이도 기업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일본에 유학중인 외국인 학생들의 창업이 늘어날 것으로 일본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의 창업이 늘면 해외의 최첨단 기술과 아이디어가 일본에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이 신문은 구글과 테슬라 같이 해외 출신 창업가가 차세대 산업을 탄생시킨 미국이 참고 사례라고 전했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각각 러시아와 남아공 출신이다. 일본 정부는 2015년부터 도쿄도 등 13개 지역을 특구로 지정해 외국인의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외국인 인재에게 주는 경영·관리 비자 소지자는 6월말 현재 3만5000여명으로 2015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여전히 외국인이 창업하기 어려운 나라로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다국적 기업의 수, 국적 취득 난이도 등 30개 이상의 항목을 분석해 발표한 '창업 매력도 평가'에서 일본은 24개국 가운데 21위였다. 일본에 진출한 미국의 인공지능(AI) 특허검색 서비스 업체 앰플러파이드 AI의
미원의 원조인 아지노모토는 일본 식품업계의 절대 강자다. 사명이면서 모태사업인 조미료의 브랜드 이름이기도 한 '아지노모토'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94%다. 시가총액은 2조8000억엔(약 25조원)으로 일본 최대 맥주회사인 아사히홀딩스(2조7769억엔)를 앞선다. 한국증시 시총 13위 카카오(약 23조원)보다 큰 회사다. 일본인의 식탁을 지배하는 아지노모토가 유일하게 맥을 못추는 시장이 마요네즈다. 마요네즈 시장에서 만큼은 1919년 창업한 도쿄 기업 큐피에 밀려 만년 2위다. 큐피 마요네즈의 시장 점유율이 60~70%를 유지하는 반면 아지노모토의 점유율은 10% 중반대를 벗어나지 못한다. 30엔 올렸다 점유율 8%P 날렸다 '큐피와 난장이들'의 구도였던 마요네즈 시장에 이변이 벌어진 건 지난 4월이었다. 작년 6월까지만 해도 72.3%였던 큐피의 점유율이 64.2%로 10%포인트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아지노모토의 점유율은 15.4%에서 17.2%로 상승했다. 지각 변동을 주도한 건 자체브랜드(PB) 상품이었다. 2022년 6월 8.4%였던 점유율이 지난 4월 14.2%까지 뛰어오르면서 큐피가 잃어버린 점유율의 상당 부분을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요네즈 시장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지난해 국제 원자재값 급등으로 일본의 기업물가는 40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불어나는 원가를 감당하려면 가격을 올려야 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은 섣불리 늘어난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수 없었다. 만성 디플레 상태인 일본에서 가격을 성급하게 올렸다가는 소비자가 떨어져 나가기 때문이다.마요네즈 시장에서 '총대'를 맨 회사가 큐피였다. 시장 점유율이 70%를 넘는 만큼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가 일부 이탈하더라도 충격이 크지는 않
일본 드라마 변두리로켓(일본명 '시타마치로켓·下町ロケット')은 2018년까지 7년에 걸쳐 '시즌 4'까지 제작됐다. 시리즈가 방영된 해마다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끈 덕분이다. 가진 건 기술 뿐인 영세기업 쓰쿠다제작소의 생존 분투기에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인 것처럼 열광했다. 일본에는 386만개(2022년말 기준)의 기업이 있다. 이 중 99.7%가 중소기업이다. 일본 근로자의 69%는 중소기업에서 일한다. 쓰쿠다제작소가 거대기업의 코를 납작하게 만드는 모습에 일본 시청자들이 감정이입하는 배경이다. 쓰쿠다제작소의 이야기는 드라마속 허구가 아니다. 실화다. 후쿠이현(福井県) 사바에시(鯖江市)의 후쿠이다테아미흥업(福井経編興業)이 쓰쿠다제작소의 실제 모델이다. '경편(経編·일본어로는 '다테아미')'은 스웨터를 뜨는 옷감 제작 방식이다. 사명에 경편을 쓴데서도 알 수 있듯 후쿠이다테아미는 1944년 설립한 섬유 회사다. 이 회사가 오늘날에는 인공심장과 인공혈관 등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기업으로 변신했다. 후쿠이다테아미 뿐만이 아니다. 최근 10년 동안 후쿠이 지역의 중소기업들은 '강소기업'을 넘어 '첨단 강소기업'으로의 진화를 서두르고 있다. 섬유 기업들은 주로 의료·헬스케어와 우주·항공산업으로 변신했다. 호쿠리쿠 지역(北陸·도야마 이시카와 후쿠이현) 최대 섬유 기업인 세이렌(セーレン)은 의료와 우주항공, 스포츠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여성 속옷 전문기업인 군제(グンゼ)는 재생의료 산업에 진출했다. 후쿠이현의 대표 산업인 안경 산업의 변신도 눈에 띈다. 일본 최대 안경테 메이커인 샤르망(シャルマン)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려는 중국 정부의 움직임이 미국의 장기금리를 15년 만에 최고치로 밀어올린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분석이 월가에서 힘을 얻고 있다.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낮은 위안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위안화 캐리 트레이드’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 전망했다. 美 장기금리 상승 뒤에 中 있다미국 재무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8월 기준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8054억달러(약 1094조원) 규모로 5개월 연속 감소했다. 2013년보다 미 국채 보유 규모가 40% 줄면서 2009년 6월(7764억달러) 후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9년까지 세계에서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였던 중국은 보유량을 지속적으로 줄여 현재 일본에 이어 2위로 밀렸다. 일본의 미 국채 보유 규모는 1조1200억달러에 달한다. 이달 초 털스틴 슬록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이코노미스트가 보낸 투자자 메모를 통해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 규모에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장기금리가 연 5%를 넘어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가 2013년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그래프를 제시하며 “미국 장기금리 상승의 배경에 중국이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2위 보유국인 중국이 미 국채를 대량 매도하면서 국채 가격은 떨어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가 올랐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미 국채를 줄이는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월가에서는 중국 통화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한 실탄 마련을 목적으로 미 국채를 팔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 국채를 팔아서 마련한 재원으로 26년 만에 최
글로벌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업의 통합으로 관심을 모은 일본 키오시아홀딩스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합병이 무산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은 WD가 자사 반도체 부문과 키오시아홀딩스를 합병하기 위해 진행하던 협상을 중단했다고 27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WD가 지난 26일까지 키오시아에 협상 중단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당초 두 회사는 이달 말까지 합병 협상을 성사시킬 예정이었다. 합병이 결렬된 것은 키오시아에 간접 출자한 SK하이닉스의 동의를 얻지 못한 데다 최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과도 조건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베인캐피털이 키오시아(당시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할 때 간접투자자 형태로 참여했다. 총 3950억엔(약 3조5778억원)을 투자했는데 2660억엔은 베인캐피털 펀드에 출자했고, 1290억엔은 전환사채(CB) 형태로 투자했다. 키오시아 주주는 베인캐피털(56.2%), 도시바(40.6%), 호야(3.1%)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같은 인수 구조로 인해 키오시아와 WD의 합병에는 SK하이닉스의 동의가 필요하다. 키오시아와 WD가 합병하면 업계 지도가 바뀌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낸드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1.1%), 키오시아(19.6%), SK하이닉스(17.8%), WD(14.7%)의 순이었다. 키오시아와 WD가 합병하면 합산 점유율이 34.3%로 삼성전자를 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업계 4위로 처진다. SK하이닉스가 두 회사 합병에 반대한 이유다. 키오시아와 WD는 반도체시장 업황 부진에서 살아남기 위해 합병을 논의해 왔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세계 3~4위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업의 통합으로 관심을 모았던 일본 기옥시아홀딩스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합병이 무산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은 WD가 자사 반도체 부문과 기옥시아홀딩스를 합병하기 위해 진행하던 협상을 중단했다고 27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WD가 26일까지 기옥시아에 협상 중단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당초 두 회사는 이달 말까지 합병 협상을 성사시킬 예정이었다. 합병이 결렬된 것은 기옥시아에 간접 출자한 SK하이닉스의 동의를 얻지 못한데다 최대 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과도 조건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베인캐피털이 기옥시아(당시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할 때 간접투자자 형태로 참여했다.총 3950억엔(약 3조5778억원)을 투자했는데 2660억엔은 베인캐피털의 펀드에 출자했고, 1290억엔은 전환사채(CB) 형태로 투자했다. 기옥시아의 주주는 베인캐피털(56.2%), 도시바(40.6%), 호야(3.1%)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같은 인수 구조로 인해 기옥시아와 WD의 합병에는 SK하이닉스의 동의가 필요하다. 기옥시아와 WD가 합병하면 업계지도가 바뀌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1.1%), 기옥시아(19.6%), SK하이닉스(17.8%), WD(14.7%)의 순이었다. 기옥시아와 WD가 합병하면 합산 점유율이 34.3%로 삼성전자를 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업계 4위로 처지게 된다. SK하이닉스가 두 회사 합병에 반대한 이유다. 기옥시아와 WD는 반도체 시장의 업황 부진에서 살아남기 위해 합병을 논의해 왔다.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는 PC와 스마트폰 등의 데이터를 기억하는
일본 엔화 가치가 또다시 달러당 150엔을 돌파하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벌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26일 오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달러당 150.48엔까지 떨어졌다. 2022년 10월 21일(151.94엔) 후 최저치다.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0.880%로 10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가 오르면 통화 가치도 따라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일본 금융시장에서는 금리가 치솟는데 엔화 가치는 떨어지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예상보다 장기간 금융긴축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일 금리 차가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전날 미국의 장기금리는 연 5%에 근접했다. 이날 발표된 9월 미국 신규 주택착공 건수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영향이다. 미·일 금리 차가 4%포인트대 중반까지 벌어지자 글로벌 투자자금이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였다는 설명이다. 150엔 선이 무너지자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긴장감을 갖고 외환시장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외환시장은 재무상의 발언을 일본 통화당국이 언제든지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2021년 취임 후 지지율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내각이 감세안을 꺼내들었다. 일본 정부가 내년 6월 실행을 목표로 국민 1인당 총 4만엔(약 36만원)의 감세안을 추진한다고 일본 언론들이 26일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4일 의회 연설을 통해 “최근 2년 동안 소득세 등 세수가 증가했다”며 “고물가로 고통받는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최근 2년간 소득세가 약 3조4000억원 더 걷혔는데 이를 환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기시다 총리가 ‘지지율 관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달 주요 언론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마이니치신문 조사에서는 지지율 위험 수위로 평가받는 25%까지 떨어졌다. 의회 해산과 총선거, 내년 9월로 다가온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둔 ‘선거용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역대 내각이 지지율 하락으로 고심할 때마다 꺼내든 게 감세 카드”라며 “지지율 회복과 소비 진작 등의 효과는 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日시장을 이해하는 열쇠…일본인 가계부 해부③에서 계속 일본 정부의 기대대로 매년 물가가 2%씩 오른다고 가정하자. 은퇴한 노부부가 10년 후 최소한의 생활을 위해 필요한 생활비는 월 28만3000엔(약 256만원), 여유롭게 사는데 필요한 생활비는 월 46만2000엔으로 오른다. 지금보다 각각 5만1000엔과 8만3000엔이 늘어난다. 물가가 오르면서 매년 100만엔씩 저축할 수 있을 지도 자신할 수 없다. 앞서 살펴봤던 평균적인 일본 4인 가정의 가계결산을 다시 검토해 보자. 최근의 물가상승률 3.6%(식비 5.9%, 전기가스수도요금 15.2% 상승)와 소득 증가율 2.2%를 적용했다. 그 결과 연간 지출이 612만8000엔으로 3.6% 늘어난 반면 수입은 704만4000엔으로 2.2% 증가하는데 그쳐 저금할 수 있는 여윳돈이 91만6000엔으로 줄었다. 게다가 물가가 오르면 현금의 가치는 떨어진다. 현재 1000만엔인 현금의 가치는 10년 후 820만엔, 20년 후 672만엔으로 줄어든다. 가계결산표에서 본 것처럼 노후 생활자금에서는 특히 식비와 전기·수도료 등 공과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둘 다 물가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는 항목들이다. 지진과 쓰나미, 호우 같은 천재지변이 발생하거나 큰 병에 걸리는 등 예정에 없던 지출이 생기기라도 하면 20~30년 후의 생활은 지옥이 될 수도 있다. 2019년 외국계 생보사 PGF생명이 60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평균 저축액(부부인 경우 합산치)은 2956만엔이었다. 하지만 전체 응답자의 3분의 2는 저축액이 2000만엔을 밑돌았다. 저축액이 100만엔도 안된다는 응답자가 24.7%에 달했다. 이러한 사정을 이해하고 보면 일본인들이 슈퍼마켓에서 10엔 차이에 민감해 하는게 당연하게 느껴진다. 일본에서 마요네즈 가격
작년 말 니혼게이자이신문 계열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아시아 경제 중기 예측’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한국에 따라잡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센터는 2035년이면 한국의 1인당 GDP가 6만달러를 웃도는 반면 일본은 5만달러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일본경제연구센터의 예상과 달리 한국의 1인당 GDP는 당분간 일본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1인당 GDP가 2024년 한 해 잠시 일본을 앞설 뿐 2028년까지 줄곧 일본에 뒤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8년까지 일본 우세 IMF가 지난 23일 발표한 ‘2023년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명목 GDP는 3만3147달러(약 4473만원)로 세계 35위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3만3950달러의 일본보다 한 계단 낮은 순위다. 2024년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4653달러로 3만4555달러에 그치는 일본을 사상 처음 앞설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2%로 일본(1.0%)의 두 배가 넘을 것이란 전망을 토대로 한 것이다. 하지만 2025년 다시 일본에 역전을 허용한 뒤 2028년까지 줄곧 일본에 뒤처질 전망이다. 2025년 이후에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일본보다 높다. 그럼에도 달러로 환산한 1인당 GDP에서 일본이 한국을 앞서는 것은 IMF가 엔화보다 원화 약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2028년 한국의 1인당 GDP는 4만1505달러로 일본(4만2467달러)과 격차가 1000달러 가까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 해에는 슬로베니아(4만2709달러)와 푸에르토리코(4만3410달러)의 소득 수준도 한국을 앞서게 된다. ○‘잃어버린 30년’ vs ‘정체의 10년’한편으론 30년 장기침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이 반도체와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할 때 준수해야 하는 국제 공통 기준을 마련한다. 탈석탄화와 경제 안전보장을 이유로 주요국이 보조금을 남발하면서 자유무역 체제가 흔들린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맹국들끼리 (보조금 경쟁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지 않도록 협력하는 체제를 만들 것”이라며 “새로운 협의체 창설을 목표로 연내 미국과 일본, EU 정부가 실무회의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일 경제정책협의위원회(‘경제판 2+2’)와 일·EU 고위급 경제대화를 활용해 논의를 진전시키는 게 일본 정부의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일본, EU는 먼저 각국이 도입을 검토 중인 보조금에 대한 정보를 교환할 계획이다. 전기차 보조금 외에도 탈석탄화 실현을 위한 투자와 경제안보상 중요한 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지원책 등이 모두 포함된다. 유럽의 시장조사업체 글로벌트레이드얼러트(GTA)에 따르면 2023년 5월 현재 주요 7개국(G7)과 중국이 자국 기업에 지급한 보조금 건수는 총 5만2000건으로 20년 새 2.5배 늘었다. GTA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에 비해 보조금 지원 사례가 60%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보조금의 영향을 받는 무역의 비율(금액 기준)도 2013년 30%대에서 현재 50%대로 높아졌다. 보조금을 가장 많이 지급한 나라는 중국과 미국으로 각각 5000건과 4000건을 넘었다. 나머지 G7 국가들은 이탈리아를 제외하면 1000건을 밑돌았다. 미국은 2022년 8월 시행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 등에 3690억달러(약 498조원)를 지원한다. 프랑스는 차량 제조와 수송 과정에
日시장을 이해하는 열쇠…일본인 가계부 해부②에서 계속 보통의 일본인 가정은 1년에 100만엔(약 899만원) 정도를 저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매년 100만엔을 저축하는 이 가정의 미래는 걱정거리가 없는걸까. 여기서 일본인은 노후자금이 얼마나 필요한 지에 대한 문제가 등장한다. 공익재단 생명보험문화센터가 작년 10월 발표한 '생활보장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은퇴한 부부가 최소한의 일상생활을 위해 필요한 노후자금은 월 23만2000엔, 여유있게 생활하려면 월 37만9000엔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후 평균 수명까지, 즉 죽을 때(20년간)까지 최소한의 생활을 하려면 5568만엔, 여유있게 생활하려면 9096만엔이 필요하다. 현재 65세와 60세 이상인 일본인 부부는 매월 평균 19만1000엔의 연금을 받는다. 20년 동안 받는 총액은 4584만엔이다. 최소한의 생활을 위해서는 연금 이외에 984만엔, 여유있는 생활을 누리려면 4512만엔이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매월 100만엔씩 저축한다면 노후에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는 건 가능하고, 여유있는 생활을 누리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일본인의 이러한 불안을 확신으로 바꿔놓은 게 '2000만엔 문제'다. 2019년 금융청은 2017년 일본 정부의 가계조사보고서를 토대로 연금이 주수입원인 65세와 60세 이상인 부부의 월 수입과 지출을 분석했다. 그 결과 월 수입은 20만9198엔인데 지출은 26만3718엔으로 매월 5만4520엔씩 적자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청은 평균 수명이 95세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노후기간을 30년으로 잡았는데 그러자면 1980만엔이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1년에 집값이 몇억원씩 오르내리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2000만엔 정도 부족
日시장을 이해하는 열쇠..일본인 가계부 해부①에서는 가격을 30엔(약 270원) 올렸다가 점유율이 순식간에 10%포인트 가량 추락한 마요네즈 시장의 사례를 소개했다. 모든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하다. 하지만 일본 소비자들은 '뭘 이렇게까지' 싶을 정도로 가격에 특히 민감하다. 왜일까. 30년째 오르지 않은 소득, 오랜 디플레이션, 살벌한 수준인 일본 슈퍼마켓의 경쟁 구도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 이 가운데 보통의 일본인들이 한 달에 얼마를 벌어 얼마를 쓰는지 살펴보면 일본 소비자들이 유별나게 가격에 민감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개인소비는 국내총생산(GDP)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 경제의 핵심 지표다. 모든 전문가들이 장기 디플레와 30년 경기침체에서 탈출하는 열쇠를 개인소비가 쥐고 있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서민들의 가계부를 분석해 소비에 대한 일본인의 의식구조를 살피는 것은 일본 시장을 눈여겨 보는 한국 기업과 투자자 입장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보통의 일본인 가정은 한 달에 얼마를 벌어서 어떻게 생활할까. 프리랜서 파이낸셜플래너 아사다 리카가 작성한 가계결산표를 살펴보자. 부부와 자녀 두 명으로 구성된 일본인 가구의 평균적인 벌이와 씀씀이를 나타냈다. 남편은 풀타임 정규직이고 아내는 파트타임으로 일한다. 일본인 가정의 보편적인 근로 형태다. 아내가 한 달에 8만엔, 1년에 96만엔어치만 일하는 건 연 수입이 106만엔을 넘으면 소득세가 발생해 실수령액이 오히려 줄어들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파트타임 근로자가 더 일하고 싶어도 세금 때문에 일하지 않는 현상을 '106만엔의 벽'이라고 한다. 수입은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을 모두 뺀 실수령액을
1900년 일본 교토에서 문을 연 리쓰메이칸대는 간사이 지역 대표 사립대다. 16개 학부에 학생 수가 3만5000명이 넘는 일본 최대 종합대 가운데 한 곳이기도 하다.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라면과 컵라면을 개발한 안도 모모후쿠 닛신식품 창업자가 이 학교 출신이다. 리쓰메이칸대는 30여 년 전부터 글로벌 대학으로 포지셔닝했다. 1988년 간사이대 중 처음으로 국제관계학부를 개설했다. 이공계 국제화도 발빠르게 추진했다. 2013년 중국 다롄이공대와 공동으로 ‘국제정보 소프트웨어 학부’를 개설했다. 리쓰메이칸대의 전략은 적중했다. 일본 사립대는 현재 ‘인구절벽’을 몸으로 겪고 있다. 일본 사립대 620개 가운데 53.3%는 올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일찌감치 글로벌 전략을 택한 리쓰메이칸대의 상황은 다르다. 2014년 일본 정부의 슈퍼 글로벌대 활성화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세계 유수의 대학과 협력할 수 있는 자원을 확보했다. 그 결과 2015년 1622명이던 리쓰메이칸대의 외국인 유학생은 2020년 2378명으로 1.5배 늘었다. 외국인 교원은 134명으로 일본 대학 전체 1위다. 2018~2019년부터 미국 아메리칸대, 호주국립대(ANU)와 복수학위 취득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그 덕분에 2020년 리쓰메이칸대 출신 유학생의 취업률은 94.9%에 달했다. 시마다 고지 리쓰메이칸대 국제학부 학장은 “10년 내 외국인 유학생을 4500명, 해외로 나가는 일본인 유학생을 3200명까지 늘려 아시아 최고 수준의 ‘글로컬 대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일본 제조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중국 대신 북미와 동남아시아 지역에 집중적으로 설비투자를 하고 있다. 미·중 갈등에 따른 세계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업체를 중심으로 위험을 분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2일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2022년 일본 제조업체의 중국 직접투자 규모는 1조2070억엔(약 10조9360억원)으로 전년보다 5.7% 감소했다. 인건비 상승과 같은 중국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에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기업의 위기감이 커진 결과로 분석된다. 대조적으로 일본 제조업체의 북미 지역 투자는 28.7% 증가했다. 인도 투자도 두 배 늘었다. 올해 2분기 일본 제조업체들의 해외 투자 통계에서도 ‘탈(脫)중국’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4~6월 일본 제조업체들의 세계 투자액 비중은 북미 지역이 36.2%로 압도적인 1위였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지역이 10%로 두 번째였다. 반면 중국 투자 비중은 7%까지 줄었다. 중국 이외 지역에 설비투자를 늘리는 일본 제조업계 분위기의 중심에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있다. 교세라는 태국 공장에 올해부터 3년간 최대 1000억엔을 투자해 스마트폰과 전기 자동차용 콘덴서 생산능력을 10% 끌어올릴 계획이다. 태국은 무역마찰이 첨예해지는 미국과 중국 양국에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거점으로 일본 제조업체들의 관심이 높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세계 1위 무라타제작소도 태국에 새 공장을 완공해 다음달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전자기판을 생산하는 메이코는 베트남에 새로운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2025년부터 자동차용 고성능 제품을
미원의 원조인 아지노모토는 일본 식품업계의 절대 강자다. 사명이면서 모태사업인 조미료의 브랜드 이름이기도 한 '아지노모토'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94%다. 조미료 뿐 아니라 다양한 식품 분야에서 일본 시장 1위를 달린다. 시가총액은 2조8000억엔(약 25조원)으로 일본 최대 맥주회사인 아사히홀딩스(2조7769억엔)를 앞선다. 한국증시 시총 13위 카카오(약 23조원)보다 큰 회사다. 일본 이공계생이 취업하고 싶은 기업 순위에서 소니그룹, 도요타자동차와 함께 '빅3'를 놓치지 않는 회사이기도 하다. 일본인의 식탁을 지배하는 아지노모토가 유일하게 맥을 못추는 시장이 마요네즈다. 마요네즈 시장에서 만큼은 1919년 창업한 도쿄 기업 큐피에 밀려 만년 2위다. 큐피 마요네즈의 시장 점유율이 60~70%를 유지하는 반면 아지노모토의 점유율은 10% 중반대를 벗어나지 못한다. '큐피와 난장이들'의 구도였던 마요네즈 시장에 이변이 벌어진 건 지난 4월이었다. 작년 6월까지만 해도 72.3%였던 큐피의 점유율이 64.2%로 10%포인트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아지노모토의 점유율은 15.4%에서 17.2%로 상승했다. 지각 변동을 주도한 건 자체브랜드(PB) 상품이었다. 2022년 6월 8.4%였던 점유율이 지난 4월 14.2%까지 뛰어오르면서 큐피가 잃어버린 점유율의 상당 부분을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요네즈 시장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지난해 국제 원자재값 급등으로 일본의 기업물가는 40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불어나는 원가를 감당하려면 가격을 올려야 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은 섣불리 늘어난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수 없었다. 만성 디플레 상태인 일본에서 가격을 성급하게 올렸다가는 소비자가 떨어져 나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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