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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영효 기자
    정영효 기자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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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신문 정영효 도쿄 특파원입니다.

  • '요즘 누가 백화점 가나'…日 세븐일레븐의 '파격 결단'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파업 안하는 나라 일본③에서 계속 일본 최대 편의점 기업 세븐앤아이홀딩스의 종합 소매그룹 전략은 실패로 돌아갔다. 소고·세이부백화점을 인수해 편의점, 슈퍼, 백화점, 전문점 등 모든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을 갖췄지만 백화점의 시대가 저물어 버린 탓이다. 1991년 9조7000억엔(약 88조원)까지 성장했던 일본의 백화점 시장 규모는 2022년 5조엔까지 쪼그라들었다. 1999년 311개에 달했던 일본 전역의 백화점 수는 올해 2월 현재 182개까지 줄었다. 올해 1월 시부야를 대표하는 상업시설이었던 도큐백화점 본점이 55년만에 문을 닫은 것은 백화점 시대의 종지부를 찍은 장면으로 평가된다. 2020년 야마가타현과 도쿠시마현에 유일하게 남았던 백화점이 문을 닫으면서 ‘백화점이 없는 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47개 광역 자치단체 가운데 17개 현은 백화점이 1개 뿐이어서 ‘백화점이 없는 광역지자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세븐앤아이도 소고·세이부를 살려보려 애를 썼다. 28개였던 점포를 10개로 줄이고 남은 점포를 쇼핑센터로 변신시켰다. 하지만 저물어가는 백화점의 시대를 되돌릴 순 없었다. 소고·세이부는 2022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냈다. 부채는 3000억엔까지 불어나 성장을 위한 투자는 커녕 빚을 갚기에도 허덕인다. 급기야 백화점이 세븐앤아이그룹 전체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세븐앤아이홀딩스의 순이익은 2810억엔으로 소고·세이부를 인수한 2006년(879억엔)의 3배 이상 늘었다. 그런데도 주가는 2015년 8월 기록한 5998엔을 넘지 못했다. 미국 행동주의 펀드 주주가 "저수익 사업(백화점)을 정리하고 편의점 사업에 집중하거나 편의점 사업을 분리하면 시가총액이 2배 이상 늘 것”이

    2023.10.20 07:05
  • "일자리 지키기도 벅찬데 파업은 무슨…" 일본은 달랐다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파업 안하는 나라 일본②에서 계속 지난 8월31일 도쿄 북서 지역 도심인 이케부쿠로를 대표하는 백화점 '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이 파업을 실시했다. 일본의 백화점이 파업한 건 1962년 한신백화점이 마지막이었다. 단 하루 동안이었지만 61년 만의 백화점 파업이 일본 사회와 경제계에 주는 파장은 매우 깊고 오래 갈 전망이다. 이날 파업은 먼저 일본 사회와 노동시장 역학 관계의 변화를 상징한다. 일본인이 파업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김없이 대립과 갈등을 피하려는 일본 특유의 문화, 조직에 순종적인 일본인 특유의 기질 때문이라는 분석이 따른다. 하지만 일본인도 경제적인 동물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1974년만 해도 일본에서는 5197건의 파업이 벌어졌다. 툭하면 파업을 벌이던 일본이 파업하지 않는 나라로 변한 건 근로자가 철저히 ‘을(乙)’이 됐기 때문이다. 1990년 버블(거품)경제 붕괴 이후 일본 기업들이 대기업,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도산하면서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지키기 급급하게 됐다. 철밥통의 대명사이던 은행원들마저 잘리던 시기였다. 당연히 노조는 파업 같은 강경수단을 선택하기 어렵게 됐다. 일본 최대 노조인 렌고의 정책 우선 순위도 임금인상보다 회사 존립으로 바뀌었다. 2019년 인터뷰한 렌고의 고위 간부는"임금 인상보다 일하는 방식 개혁 등 복리후생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파업을 기피하는 노사문화는 일본식 경영의 장점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반면 노조의 약체화는 임금을 30년 가까이 제자리걸음하게 하면서 일본의 디플레를 만성화시킨 측면도 있다. 2023년 8월 미국 재무성은 노조의 존재가 임금을 10~15% 올린

    2023.10.19 07:09
  • "3·4위 합병 안돼"…기옥시아·WD 합병, SK 반대로 차질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낸드플래시 메모리 세계 3~4위인 일본 기옥시아홀딩스와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의 합병이 세계 2위 SK하이닉스의 반대로 암초에 부딪혔다. SK하이닉스는 두 회사의 합병이 무산될 경우에 대비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에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은 이달 중 합병을 성사시킬 계획이었던 기옥시아와 WD의 합병 작업이 SK하이닉스의 반대로 차질을 빚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영사 베인캐피털이 기옥시아(당시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할 때 간접투자자 형태로 참여했다. 합병하면 세계 1위..SK하이닉스 '반대' 총 3950억엔(약 3조5778억원)을 투자했는데 2660억엔은 베인캐피털의 펀드에 출자했고, 1290억엔은 전환사채(CB) 형태로 투자했다. 기옥시아의 주주는 베인캐피털(56.2%), 도시바(40.6%), 호야(3.1%)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같은 인수 구조로 인해 기옥시아와 WD의 합병에는 SK하이닉스의 동의가 필요하다. 기옥시아와 WD는 반도체 시장의 업황 부진에서 살아남기 위해 합병을 논의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는 PC와 스마트폰 등의 데이터를 기억하는 데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다. 최근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재고가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반도체 부문에서 9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기옥시아와 WD가 합병하면 성사되면 업계지도가 바뀌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1.1%), 기옥시아(19.6%), SK하이닉스(17.8%), WD(14.7%)의 순이었다. 기옥시아와 WD가 합병하면 합산 점유율이 34.3%로 삼성전자를 넘게 된다. 니혼게이자이신

    2023.10.18 07:14
  • 61년 만의 日 백화점 파업…지자체·주민들 지지한 이유는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파업 안하는 나라 일본①에서 계속 일본에서 61년 만의 백화점 파업이 이토록 주목 받는 이유는 전환점을 맞은 일본 사회와 경제의 변화가 이날 하루에 만화경처럼 응축돼 있기 때문이다. 파업의 발단은 소고·세이부 백화점의 매각이었다. 소고·세이부 대주주는 일본 최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이다. 세븐일레븐의 지주회사인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작년 2월 소고·세이부를 미국 사모펀드(PEF) 운영사인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인수가격은 2500억엔(약 2조2518억원)이었다. 올해 2월1일 소고·세이부의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노조와 토지 소유권자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서 매각 일정이 두 차례나 연기 됐다. 이 바람에 인수 가격이 2500억엔에서 2200억엔으로 300엔 떨어졌다. 세븐앤아이 입장에선 3000억원 가까이 손해를 본 셈이다. PEF는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인 뒤 되팔아 수익을 내는 투자회사다. 포트리스는 소고·세이부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일본 3위 전자제품 전문 대리점인 요도바시카메라와 손 잡았다. 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의 절반 가량에 요도바시 매장을 입점시키기로 했다. 이케부쿠로 본점을 백화점이면서 전자제품에 특화한 전문점으로 변신시켜 수익성을 높이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백화점 직원들과 테넌트(임대 매장)는 물론이고 직접적인 이해관계자가 아닌 지역자치단체와 지역 주민들까지 맹렬하게 반발했다. 직원 입장에서는 정리해고를 걱정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이케부쿠로 본점의 절반 가량이 요도바시카메라의 매장으로 변신하면 그만큼 인력이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에는 루이뷔통, 에르메스, 구치 등 명품

    2023.10.16 07:07
  • TSMC, 日공장서 6나노 반도체 생산

    대만 TSMC가 내년부터 가동할 일본 구마모토 공장 부근에 두 번째 공장을 지어 6㎚(나노미터·1㎚=10억분의 1m)급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TSMC 제2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2조엔(약 18조원)으로 예상되는 투자비의 절반에 가까운 9000억엔을 지원할 방침이다. 13일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TSMC는 내년 여름 구마모토 제2공장을 착공해 2027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는 6~12㎚ 연산용 반도체를 생산해 소니그룹 등에 판매할 계획이다. TSMC는 지난해 4월 구마모토에 제1공장 건설을 시작해 내년 가동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사업 부활을 위해 2021년 6월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내놨다. 2조엔을 투자해 2030년까지 반도체 관련 매출을 현재의 3배인 15조엔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일본 정부는 이달 발표할 경제 대책에 구체적인 반도체 지원 방안을 담을 계획이다. TSMC 제2공장 외에 라피더스와 소니그룹에도 각각 5900억엔, 3100억엔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경제산업성은 3조3550억엔 규모 추가경정예산을 요청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2023.10.13 18:16
  • "61년 만에 처음 겪는 일"…단 하루 '파업'에 일본인들 충격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1962년은 문화 예술의 해다. '007 시리즈'가 시작됐고, 비틀즈와 밥 딜런이 데뷔했다. 1962년에 태어난 배우도 유독 많다. 최민식, 톰 크루즈, 데미 무어, 짐 캐리, 조디 포스터, 랄프 파인즈, 존 쿠삭, 양조위, 주성치가 모두 이 해에 태어났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와 일본이 배출한 세계적인 영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도 1962년생이다. 올해로 환갑을 맞는 이들은 세상의 온갖 신기한 일, 진귀한 일을 다 겪었겠지만 못 본게 하나 있었다. 바로 일본 백화점의 파업이다. 일본의 백화점이 파업한 건 1962년 한신백화점이 마지막이다. 이후 61년 동안 일본인들은 백화점 파업을 경험한 적이 없다. 지난 8월31일 도쿄 북서 지역 도심인 이케부쿠로를 대표하는 백화점 '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이 파업을 실시하면서 1962년생 문화 예술인들은 살아 생전에 일본의 백화점 파업도 지켜보게 됐다. 일본인 대부분은 백화점이 파업하는 걸 본 적이 없는 만큼 파업 소식을 접한 첫 반응은 '왜?' 보다 '에??'가 훨씬 많았다. 일본의 모든 신문·방송이 연일 관련 소식을 톱 뉴스로 다뤘는데도 평소처럼 백화점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고객도 적지 않았다. 이날 파업은 기습적인 것도,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하는 식의 장기적인 것도 아니었다. 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이 소속된 소고·세이부 노조는 거의 한 달 전부터 사측에 파업권 행사를 예고했고, 오랜 줄다리기 끝에 실시한 파업은 8월31일 단 하루, 그것도 본점에서만 실시됐다. 나머지 9개 지점은 모두 정상적으로 영업했다.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겨우 하루 파업하려고 한 달 가까이 이 난리를 친 건가' 싶을 정도였다. 일본은 파업하지 않는 나라

    2023.10.13 07:07
  • 롯데 '日 진출 K벤처' 지원 플랫폼 출범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과 일본의 대기업 계열 벤처캐피털(VC)을 직접 연결하는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12일 롯데그룹 계열 VC인 롯데벤처스는 ‘2023년 L-캠프 재팬 1기’를 도쿄 시부야에서 13일까지 사흘간 연다고 밝혔다. L-캠프 재팬은 롯데벤처스가 일본 진출을 노리는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과 현지 VC를 연결하기 위해 올해 처음 만든 플랫폼이다. L-캠프 재팬이 기대를 모으는 건 한·일 양국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한 롯데그룹이 꾸린 플랫폼이어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행사의 세부 사항을 직접 챙길 정도로 스타트업 지원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 스타트업 공모에는 선발 규모의 열 배에 달하는 110여 곳이 지원했다. 앞서 이달 심사에는 다케아키 고쿠부 일본롯데벤처스 대표와 인큐베이터 펀드, 팍샤캐피털 등 일본 주요 VC의 대표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일본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한 스타트업’을 선별하기 위해서다. 최종적으로 실내외 자율주행 배달 로봇을 개발하는 뉴빌리티 등 11곳의 스타트업이 선발됐다. 이 기업들이 일본 진출을 희망하는 이유는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사이버 보안 데이터 기술을 개발하는 S2W의 서상덕 대표는 “일본의 보안 시장 규모는 한국의 3배인 데다 연평균 22%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L-캠프 재팬은 11개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일본의 기업 계열 벤처캐피털(CVC)과 얼굴을 맞대고 투자설명회를 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소프트뱅크, NTT도코모 등 일본 대기업 및 CVC 관계자 172명이 참여했다. 전영민 롯데벤처스 대표는 “L-캠프 재팬을 통해 다수의 투자가 성사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2023.10.12 18:29
  • 한국 유망 스타트업, 일본으로…'VC판 슈스케' 열린다

    "잘 나가는 한국의 스타트업과 일본의 거대한 시장을 잇는 통로를 뚫겠다."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과 일본의 대기업 계열 벤처캐피털(VC)을 직접 연결하는 플랫폼이 문을 열었다. 12일 롯데그룹 계열 VC인 롯데벤처스는 '2023년 L-캠프 재팬 1기'를 도쿄 시부야에서 오는 13일까지 3일 동안 개최한다고 밝혔다. L-캠프 재팬은 롯데벤처스가 일본 진출을 노리는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과 현지 VC를 직접 연결하기 올해 처음 만든 플랫폼이다. 스타트업 활성화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면서 정부 산하 기관과 대형 금융회사 등도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을 돕고 있다. L-캠프 재팬이 기대를 모으는건 한일 양국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한 롯데그룹이 꾸린 플랫폼이어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행사의 세부사항을 직접 챙길 정도로 스타트업 지원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 스타트업 선발전에는 11곳을 뽑는데 열 배에 달하는 110여개의 스타트업이 지원했다. 지난 10월 부산에서 진행한 심사에는 다케아키 고쿠부 일본롯데벤처스 대표와 인큐베이터 펀드, 팍샤캐피털 등 일본 대표 VC의 대표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일본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한 스타트업'을 선별하기 위해서다. 선발 절차를 통해 사업 모델의 지속성과 일본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검증받은 스타트업은 리본굿즈(상품 유통 솔루션), 뉴빌리티(실내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S2W(AI 기반 사이버보안 데이터 개발), 라이트브라더스(중고 자전거 거래 플랫폼), 프록시헬스케어(미세전류를 활용한 구강건강 제품), 비컨(탈모 진단 및 맞춤형 솔루션), 모닛(고령층 대상 스마트 기저귀 케어 구독 서비스), 엔라이즈(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 등 11곳

    2023.10.12 15:52
  • 일본 금융시장 '트리플 약세'로 신음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융 긴축 정책을 예상보다 오래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일본 금융시장이 ‘트리플 약세’에 신음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시장을 이탈해 미국 시장으로 향하면서 일본의 국채, 주식, 통화 가치가 모두 하락하고 있다. 8일 일본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일본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연 0.805%까지 상승했다. 10년2개월 만의 최고치다. 지난 7월 28일 일본은행이 장기금리를 연 0±0.5%에서 사실상 연 1%로 인상했을 당시 연 0.4% 수준이었던 장기금리가 두 달여 만에 두 배로 치솟은 것이다. 美 장기금리 상승에 日 ‘휘청’일본의 장기금리 급등은 미국 국채 10년 만기와 같은 장기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쿠무라 아타루 SMBC닛코증권 금리전략가는 “일본의 장기금리는 미국의 장기금리 움직임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최근 연 4.8%대로 오르며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Fed가 올해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고(高)금리를 오래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6일 전날보다 0.26% 내린 30,994.67로 거래를 마치며 하루 만에 31,000선을 내줬다. 7월 33,700까지 상승한 닛케이지수는 9월 15일 이후 지금까지 3000포인트가량 하락했다. 닛케이225지수가 부진한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시장을 빠져나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4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일본 5대 종합상사의 주식을 추가로 매입했다고 밝힌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10년 만에 가장 적극

    2023.10.08 18:31
  • 구인난 심각한 日기업, 기획·인사 업무까지 아웃소싱

    일본에서 전문인력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경영계획 수립, 인사제도 관리와 같은 핵심 업무까지 외부 프리랜서에게 의존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기업들이 업무를 전문 프리랜서에게 의뢰한 건수가 지난해 총 11만3000건으로 2018년(2만8000건)보다 네 배 이상 늘었다고 8일 보도했다. 컨설팅 회사 서큘레이션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전문 프리랜서에게 의뢰한 업무 내용(복수응답)은 ‘채용·교육’이 27%로 가장 많았고, ‘중기 경영계획·조직 전략 수립’이 25%로 뒤를 이었다. ‘인사제도 설계·노무’는 21%로 3위였다. 기업을 운영하는 핵심 업무인 경영기획과 인사까지 외부인에게 맡긴다는 의미다. 일본 최대 인쇄업체인 다이닛폰인쇄는 2021년부터 전문 프리랜서를 활용하고 있다. 현재 5명의 프리랜서에게 해외 전략 입안 등을 의뢰하고 있다. 일본 3대 복사기 제조사인 코니카미놀타도 신규 사업을 벌이는 데 전문 프리랜서를 활용하고 있다. 정규직 핵심 인력이 도맡던 경영기획과 인사까지 외부 프리랜서가 맡기 시작한 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인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신문은 “대졸 신입직원을 일괄 공채하는 일본의 채용 관행 때문에 전문적인 업무 능력을 가진 인재가 적다”며 “전직이나 이직도 활발하지 않아 중도채용을 통해서도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인재 중개 기업에 등록한 전문 프리랜서 수는 23만 명으로 4년 만에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2023.10.08 18:30
  • 日 "도대체 왜 한국에 지나"…'관광 한일전' 역전시킨 한 수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막오른 관광 한일전, 승자는?②에서 계속 2013년까지만 해도 수치상으로 한국이 일본보다 관광대국이었다. 2013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218만명으로 1036만명의 일본보다 많았다. 이후 외국인 관광객의 역전 추세를 보면 한국이 못했다기보다 일본이 엄청나게 잘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일본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흥미롭게도 2012년에는 똑같은 고민을 일본이 했다.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고백한 사실이다. 그는 "관방장관이었던 2012년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수는 840만명인 반면 한국은 1000만명을 넘었다. 일본은 역사, 전통, 문화가 이토록 풍부한데 왜 이웃나라에 지고 있는가. 이것이 우리가 정책을 바꾼 기본 생각이 됐다"라고 말했다. 그때까지 일본은 외국인 관광객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1990년대 후반까지 일본의 관광정책은 내국인의 해외여행 관리에 중점을 뒀다. 일본내 관광산업도 외국인보다 회사의 단체여행과 연금생활자 등 내국인을 유치하는데 더 열심이었다.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는 방향으로 일본이 정책을 전환한 건 2012년말 집권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자신의 국정운영 방향을 처음 제시하는 시정방침 연설에서 '관광입국'이라는 표현을 쓰면서다. 관광입국을 구체화한 정책이 90일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국가를 대폭 확대한 일이다. 2013년 스가 전 총리가 관방장관으로서 주도한 정책이다. 스가 전 총리는 최근 인터뷰에서 무비자 입국 확대라는 아이디어를 제공한 인물이 데이비드 앳킨슨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스가 전 총리의 경제 브레인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데이비드 앳킨슨은 저서 '신관

    2023.10.08 08:06
  • "열 번도 넘게 왔어요"…'일본 여행'에 푹 빠진 한국인들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막오른 관광 한일전, 승자는?①에서 계속 이웃나라인 한국과 일본은 관광산업에서도 라이벌일 수 밖에 없다. 한국관광공사가 2019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한국 방문시 비교대상으로 삼은 국가는 일본이 54.3%로 가장 많았다. 결과적으로 한국만 방문했다는 응답이 93.7%로 압도적이었지만 '다른 나라를 함께 방문했다'는 응답자 가운데 39.7%는 '한국 전에 일본을 방문했다'고 답했다. 한국이나 일본 가운데 한 나라를 콕 집어서 여행하는게 외국인 관광객 절대 다수의 선택인 만큼 상대방을 꺾지 못하면 내가 망하는 '제로섬 게임'이 관광 산업에서도 벌어진다고 볼 수 있다. 안타깝게도 '관광 한일전'에서 한국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9년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수는 3188만명으로 1750만명인 한국의 두배에 달했다. 2021년 세계경제포럼(WEF)의 관광 경쟁력 지수에서 일본은 1위를 차지한 반면 한국은 15위에 그쳤다. 한국은 한국을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보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한국인 관광객이 더 많다. 그 결과 여행수지가 2000년 이후 22년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2017년에는 147억달러(약 19조5878억원)의 적자를 봤다. 반면 만년 적자였던 일본의 여행수지는 2015년 5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2019년에는 2조7023억엔의 흑자를 내는 등 8년 연속 여행수지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관광산업의 암흑기였던 코로나19 이후 성적도 한국이 일본에 뒤진다. 7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수는 103만명으로 코로나 직전인 2019년의 71% 수준까지 회복됐다. 같은 달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32만명으로 2019년의 77.6%까지 회복됐다. 일본이 무비자 입국을 재개한게 작년 10월, 코로

    2023.10.06 07:10
  • 日, 땅 규제 풀어 반도체 공장 건설

    일본 정부는 이르면 연내 반도체 등 경제 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물자를 생산하는 공장을 농지와 임야에도 지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세금을 깎아주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데 이어 토지 규제까지 풀어 자국의 반도체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일본 정부가 토지 규제를 푸는 것은 현 제도로 반도체 공장 증설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작년 말 기준 일본에서 분양 가능한 산업용지는 100㎢ 정도다. 이는 2011년의 3분의 2 수준이다. 이 때문에 반도체 공장 증설 움직임이 활발함에도 부지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일본은 무질서한 도시 개발을 막기 위해 낙후 지역과 녹지의 공장 건설을 규제하고 있다. 법을 좀 더 유연하게 해석해 반도체, 배터리 등 경제 안보와 관련한 산업에는 규제를 풀어줄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환경 보호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지금까지 1년 이상 걸린 토지 용도 지정 변경을 4개월 만에 끝내 공장 건설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제산업성, 농림수산성, 국토교통성 등 관계 부처가 협력해 개발 허가 절차를 ‘원스톱’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이달 발표할 경제 대책에는 반도체 등의 자국 내 생산량에 비례해 세금을 우대하는 ‘전략물자 생산 기반 세제’ 창설도 담길 전망이다. 지금까지 설비 투자에 들어가는 비용의 일정 부분을 보조하는 정도였지만 앞으로는 생산 비용에 대한 세금도 깎아주겠다는 것이다. 세제 혜택 기간을 5∼10년 단위로 설정해 투자, 정비, 생산 전 과정에 세제 혜택을 줄 계획이다. 이런 지원에 힘입어 TSMC가 들어서는 규슈 지역에서는 소니그룹 등

    2023.10.05 18:43
  • '슬램덩크의 성지' 日 가마쿠라 갔다가…깜짝 놀란 이유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일본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은 어디일까.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 1위는 도쿄였다. 일본인 관광객 9077만명, 외국인 관광객 1410만명 등 총 1억487만명이 도쿄를 찾았다. 2위는 오사카(6590만명), 3위는 도쿄디즈니랜드가 있는 지바현(5387만명)이었다. 그렇다면 일본에서 단위 면적(1㎢ ) 당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도시는 어딜까. 답은 가나가와현의 가마쿠라시다. 가마쿠라시의 면적은 39.53㎢로 서울 강남구와 거의 같다. 인구는 17만명으로 강남구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 작은 도시에 매년 인구의 100배가 넘는 2000만명 안팎의 관광객이 모여든다. 1㎢ 당 관광객수(2015년 기준)가 57만3000명으로 교토시(6만9000명)의 열 배 가까이다. 한국 등 외국인 관광객에게 가마쿠라는 '슬램덩크'와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무대로 인기가 높다. 일본인들에게 가마쿠라는 자연, 역사, 문화, 요리, 최신 트랜드 등 모든 요소를 갖춘 '만능 관광지'다. 가마쿠라 막부(1185~1333년) 150여년간 일본의 실질적인 수도였고, 현대 일본 서핑의 발상지다. 도쿄의 부유층들에게는 주말 별장지, 젊은이들에게는 주말 데이트 코스다. 8월 중순 일주일간의 여름휴가를 일본에서 가장 관광객으로 붐비는 도시 가마쿠라에서 보냈다. 휴가철 가마쿠라는 지역 주민들이 안스러울 정도로 관광객이 많았다. 교통수단인 명물 전차 '에노덴'은 관광객 차지였다. 해수욕장인 유이가하마 해변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런데도 바가지가 없다는 점은 놀라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었다. 비치 파라솔부터 음료수 한 잔 가격까지 전부 정가제였다. 가게 입간판과 벽면에는 가격표가 착실히 붙어 있었다. 유이가하마 해수욕장 홈페이지에는 가게 위치 지

    2023.10.05 06:47
  • 日편의점 100엔대 상품 '실종'…디플레에도 체감물가 14.7%

    “편의점에서 100엔대 상품이 사라졌어요.” 최근 일본인들은 편의점에서 100엔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거의 없다고 하소연한다. 1~2년 새 물가가 급등한 탓이다. 도쿄 도심의 편의점과 대형 슈퍼마켓을 차례로 방문해 보니 대다수 상품의 가격표 앞자리가 작년 말과 달라져 있었다. 일본인이 ‘고물가’를 피부로 느끼는 상품은 컵라면과 도시락이다. 1971년 닛신식품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컵라면 ‘컵누들’(사진)은 2016년 세계 누적 판매량 400억 개를 돌파한 인기 상품이다. 간편하고,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메뉴답게 작년 5월까지만 해도 개당 평균 가격은 155엔(약 1400원)이었다. 하지만 올 7월부터 컵누들 가격은 197엔으로 올랐다. 도쿄 도심 지역의 평균 가격은 201엔으로 앞자리가 바뀌었다. 일본 직장인이 점심으로 즐겨 찾는 편의점 도시락 가격 역시 2019년 8월 512엔에서 올해 7월 616엔으로 올랐다. 도쿄 고토구의 대형 슈퍼마켓에서 작년 초까지 416엔과 284엔이던 식빵과 우동면은 지난 7월 508엔과 340엔으로 앞자리를 바꿔 달았다. 라면, 우동, 빵 등 일본인이 즐겨 찾는 먹거리가 특히 많이 오른 건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이 뛰어서다. 2021년 12월 263엔이던 밀가루는 최근 324엔으로 역시 앞자리가 바뀌었다. 식용유값은 2021년 3월 270엔에서 올해 475엔으로 2년 새 두 배 가까이로 뛰었다. 일본 요리에 필수인 간장도 작년 2월 259엔에서 318엔으로 단위가 바뀌었다. 식료품 가격 그래프는 공통적으로 지난 20여 년간 평행선을 그리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작년 2월 전후로 급격히 상승한다. 평행선의 길이가 일본의 디플레이션이 얼마나 만성이었는지 보여준다면 그래프의 기울기는 물가가 얼

    2023.10.03 18:33
  • 도요타·미쓰비시 등 日기업 20여곳, 車배터리 재활용 '동맹'

    도요타자동차, 파나소닉 등 일본 대표 기업 20곳이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재활용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일 보도했다. 리튬 등 자원 부족을 해결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도요타와 파나소닉의 배터리 합작회사인 프라임플래닛에너지&솔루션스, 전자 대기업 도시바와 후지쓰, 일본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덴소, 일본 최대 은행 미쓰비시UFJ은행, 미쓰이스미토모해상화재보험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협의체에 참가한다. 지난달 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인 사업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참가 기업들이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는 중고 배터리 유통 시장의 창설이다. 성능이 떨어져 전기차에는 사용할 수 없게 된 배터리도 가정과 공장에선 충분히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협의체는 사용이 끝난 배터리를 적정한 가격에 유통하는 시장과 필요한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성능 저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기술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일반 도로에서 배터리를 교환하는 서비스를 보급하기 위한 연구도 한다. 협의회는 전기차 배터리의 재활용 방안을 먼저 논의하고 선박과 로봇 등으로 분야를 차츰 확대할 계획이다. 2019년 5조엔(약 45조원) 규모였던 세계 배터리 시장은 2030년 40조엔, 2050년 100조엔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일본은 리튬과 흑연 등 배터리 주요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경제 안보 차원에서 이들 물질의 안정적인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2023.10.02 18:16
  • [특파원 칼럼] 일본 유통 공룡의 생존 몸부림

    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은 일본 수도 도쿄의 북동부 상권을 대표하는 백화점이다. 그런데 세이부백화점 최대주주인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이케부쿠로 본점 매각을 진행 중이다. 이는 전환점을 맞이한 일본 사회와 경제의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꼽힌다. 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 매각 시도는 일본 유통시장의 지각 변동을 상징한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는 일본 유통업계에서 한때 주목받았던 ‘종합 소매그룹 전략’의 종말을 가리킨다. 급변한 일본 유통시장세이부백화점 최대주주는 일본 최대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을 거느린 세븐앤아이홀딩스다. 세븐앤아이는 2006년 2000억엔(약 1조8076억원)을 들여 세이부백화점을 인수했다. 이로써 세븐앤아이는 편의점, 슈퍼마켓, 백화점, 유통 전문점 등 모든 형태의 유통사업을 운영하는 종합 소매그룹 전략을 완성하게 됐다. 모든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으로 ‘그물’을 촘촘하게 짜서 고객을 모조리 사로잡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 새로운 형태의 전문 매장, 교외형 대형 쇼핑몰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오프라인을 주 무대로 하는 종합 소매그룹 전략은 통하지 않게 됐다. 백화점의 쇠퇴는 특히 심각했다. 1991년 9조7000억엔으로 성장한 일본 백화점 시장 규모는 2022년 5조엔까지 쪼그라들었다. 백화점의 부진이 그룹 전체의 발목을 잡는 상황에까지 몰리자 세븐앤아이는 종합 소매그룹 전략을 포기하고 백화점 매각을 결정한다. 유통 대기업이 ‘오프라인 매장의 여왕’으로 꼽히는 백화점 사업을 매각하기로 한 건 일본 기업들도 진심으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수출 제조 대기업뿐

    2023.10.02 17:27
  • 세계 금융시장은 왜 '日 디플레 탈출 선언' 주시하나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일본, 만성 디플레 탈출했나②에서 계속 최근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 고위 관계자들이 잇따라 디플레이션 탈출과 출구전략의 시점을 언급하고 있다. 그때마다 일본은 물론 전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포문을 연 것은 다무라 나오키 일본은행 심의위원이다. 심의위원은 일본은행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정책위원회를 구성하는 9명 중 1명이다. 다무라 위원은 지난 8월30일 강연에서 "일본은행의 목표인 임금인상을 동반한 지속적인 물가상승률 2%의 실현이 확실히 시야에 들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이 물가 목표의 실현 시기에 대한 언급을 주목하는건 디플레 탈출과 출구전략으로 이어지는 수순의 첫단계여서다. 메가뱅크 출신인 다무라 위원은 정책위원회 멤버 가운데 가장 출구전략에 적극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다나카 하지메 심의위원도 9월6일 강연에서 "(물가목표) 실현의 싹이 드디어 보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1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전 일본은행 총재가 불과 1년 전인 2022년 9월22일 기자회견에서 "적어도 2~3년간은 대규모 금융완화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에 비하면 일본 경제를 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출구전략의 시점과 관련해 정점을 찍은 인물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다. 우에다 총재는 9월 9일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해제 시점에 대해 "경기와 물가가 상승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한 이후에도 2% 물가 목표를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제 시점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연말까지 내년 초 임

    2023.09.30 07:00
  • '高물가로 죽겠다'는데…日정부, 왜 '디플레 탈출' 선언 못하나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일본, 만성 디플레 탈출했나①에서 계속 일본 경제는 만성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했나. 최근의 물가만 놓고 보면 '그렇다'고 말할 수 있어 보인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1%로 24개월 연속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높았다. 17개월 연속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물가목표인 2%를 웃돌았다. 3%를 넘은 것도 12개월째다. 일본은행이 여러 차례 올 하반기부터 물가가 꺾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에너지와 신선식품 등 가격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한 근원 물가지수는 4.3%로 3.3%였던 6월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42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슈퍼마켓 물가에서 확인한 대로 물가 항목의 60%를 차지하는 식료품 가격 상승이 주원인이다. 물가가 예상보다 치솟자 지난 7월 일본은행은 2023년 물가 전망치를 2.5%로 상향 조정했다. 4월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1.8%로 예상했다. 디플레 탈출 여부를 물가로만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물가와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 단위 노동비용, 수급 갭의 네 가지 지표를 종합적으로 따진다. GDP디플레이터는 기업 물가를 포함한 종합적인 물가지수를 말한다. 단위 노동비용은 노동생산성과 임금이 물가에 얼마만큼 영향을 나타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급 갭은 일본 경제 전체의 잠재적인 공급 능력과 실제 수요의 차이를 나타낸다. 올해 1분기 까지는 단위 노동비용과 수급 갭이 '마이너스(-)'였다. 하지만 2분기 들어 단위 노동비용과 수급 갭도 '플러스(+)'로 전환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수급 갭이 2019년 3분기 이후 4년여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데 특히 의미를 둔다. 일본의 생산 환경이 만성 수요 부족에서 공급 부족으로 바뀌면

    2023.09.29 07:00
  • "한국보다 싸다" 산토리 싹쓸이 하더니…술꾼들 어쩌나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최근 일본인들은 급등한 물가를 실감하려면 편의점을 가보라고 조언한다. 100엔대 상품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도쿄 도심 주오구의 편의점을 직접 방문해 보니 '전멸'까지는 아니지만 확실히 가격표의 앞자리가 달라져 있었다. 일본인들이 '고물가'를 가장 피부로 느끼는 상품은 컵라면과 도시락이다. 1971년 닛신식품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컵라면 '컵누들'. 2016년 세계 누적 판매량 400억개를 돌파한 컵라면답게 전세계 어디를 가도 만날 수 있는 제품이다. 간편하면서도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메뉴답게 작년 5월까지만 해도 1개당 평균 가격은 155엔(약 1400원)이었다. 미국에선 '1달러 지폐 한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식사'로 인기를 끈다고 한다. '저렴한 한끼'의 대명사 컵누들 값이 지난 7월에는 197엔으로 올랐다. 도쿄 도심 지역의 평균 가격은 201엔으로 앞자리가 바뀌었다. 컵라면은 이제 100엔대로 사먹을 수 있는 제품이 아닌 것이다. 일본 직장인들이 점심으로 즐겨 찾는 편의점 도시락('마쿠노우치 벤또') 가격 역시 2019년 8월 512엔에서 7월 616엔까지 올랐다. 5000원짜리 식사가 사라진 지 오래된 한국과 달리 일본은 1~2년 전까지만 해도 500엔짜리 동전 하나로 먹을 수 있는 '원 코인' 메뉴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찾기가 힘들어졌다. 도쿄 고토구의 대형 슈퍼마켓에서 작년 초까지 416엔과 284엔이던 식빵(1kg)과 우동면은 7월 508엔과 340엔으로 앞자리를 바꿔달았다. 라면, 우동, 빵 등 일본인들이 즐겨찾는 먹거리 값이 특히 많이 오른 건 밀가루와 식용유 값이 뛰어서다. 2021년 12월 263엔이었던 밀가루('닛세이 플라워 1kg')는 324엔으로 역시 앞자리가 바뀌었다. 식용유('닛세이 카놀라유 10

    2023.09.28 07:00
  • "2030년 세계 전기차 비중 65%로 확대"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 신차 판매의 65% 이상을 전기 자동차로 채워야 한다는 새로운 목표를 27일 제시했다. 2021년 제시한 목표보다 전기차 비중을 5%포인트 더 높여 잡았다. 2050년까지 세계 이산화탄소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줄이는 탈석탄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IEA는 “태양광 발전과 전기차 보급이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진행됐다”면서도 “탈석탄사회 실현을 위해 각국이 목표를 앞당겨서 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년 동안 세계 태양광 발전이 생산한 전력은 1.5배 증가했다. 하지만 탈석탄사회를 실현하려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현재보다 3배로 늘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2021년 화석연료 사용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오히려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서 석유와 석탄 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IEA는 일부 국가가 화석연료 생산을 과점하는 데 따른 에너지 안전보장의 리스크도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 석유와 천연가스 사용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현재 25%인 중동의 석유·천연가스 점유율은 2050년 4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2023.09.27 17:03
  • 日 '깜짝 성장' 비밀 뒤엔 한국인 관광객 있었다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다타키 경제' 일본②에서 계속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25일 오사카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현재의 경기회복 국면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분기 경제성장률이 6%로 민간 이코노미스트들 예상치의 두 배에 달한 이유에 대해 일본 정부도, 경제전문가들도 속시원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을 구성하는 주요 항목을 살펴보면 2분기 성장률은 납득하기 어려운 수치다. GDP의 55%와 15%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와 설비투자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2분기 개인소비와 설비투자는 각각 0.1%, 0.4% 증가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0.5%, 0.0%를 나타냈다. 일본 GDP의 7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와 설비투자가 부진했는데도 경제가 6%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경제의 체질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개인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는 2분기 경제성장률을 1.2%포인트 끌어내렸다. 반면 무역수지 등의 외수 기여도가 7.2%포인트를 나타내면서 성장률이 6%까지 오를 수 있었다. 2분기 수출은 3.2% 증가했다.반도체 부족 완화와 엔저로 자동차 수출이 급증한 덕분이다. 1분기 수출이 3.8% 감소한데 따른 기저효과도 컸다.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95%까지 회복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도 GDP를 0.2%포인트 끌어올렸다. 외국인 관광객이 일본에서 쓰는 돈은 수출로 계상된다. 올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3분의 1이 한국인이니 한국이 일본의 수출에 기여했다고 말할 수 있다. 수입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안정된 덕분에 4.3% 감소했다. GDP를 계산할 때 수입은 공제하기 때문에 수입이 줄수록 수출 증가효과가 커져서 경제성장률을 높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수입

    2023.09.27 11:29
  • 일본인이 지갑 못여는 이유…5만6500가지 식료품값 올랐다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다타키 경제' 일본①에서 계속 현재 일본 경제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다타키 경제’다. 외부의 열기로 겉은 뜨겁게 타는데 속은 여전히 차가운 다타키 요리와 같은 모습이다. 외국인과 부유층, 대기업이 뜨겁게 타는 껍질 부분이라면 서민과 중소기업은 차가운 속살이다. 부동산 뿐 아니라 증시를 급등시킨 주도세력도 외국인이다. 지난 6월 중순까지 외국인 투자가들은 12주 연속 일본 주식을 6조1757억엔(약 57조원)어치 순매수했다. ‘아베노믹스 장세’로 불리는 2013년 증시 호황기에 외국인이 18주 연속 일본 주식을 순매도한 이후 가장 오랜 매수 행진이다. 최근 닛케이225지수가 주춤한 것 또한 외국인 투자가들의 열기가 식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기업 실적 개선 또한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2013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엔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아베노믹스’를 밀어붙인 이래 수출 대기업들의 실적은 줄곧 핑크빛이었다. 일본 경제의 문제는 기업들이 아베노믹스로 누린 이익을 임금 인상과 설비투자로 토해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임금이 3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지만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난 20여년 동안 일본 기업들은 '임금을 올려라'는 정부의 압박에 일시적으로 인상률을 높였다가 슬그머니 돌아가기를 반복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도 크다. 올해 대기업의 임금인상률이 3.99%에 달한 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인상률은 3.23%였다. 일본의 가장 큰 고민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감소한다는 점이다. 지난 2분기 일본 경제가 6.0% 성장하는 동안 개인소비는 0.5% 감소했다. 3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임금이 30년 만에 가장

    2023.09.26 06:54
  • TSMC 덕에…日반도체 소재기업 투자 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의 일본 진출을 계기로 일본 반도체 소재 업체들이 자국 중심 공급망을 새로 짜고 있다. 미쓰비시케미컬그룹과 도쿄오카공업 등 세계적인 반도체 소재 업체들이 잇달아 새 공장 건설과 기존 공장 증설에 나선다. 세계 최대 반도체 소재 기업 가운데 하나인 미쓰비시케미컬그룹은 포토레지스트(감광재)용 고분자 소재를 생산하는 신규 공장을 이르면 내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5일 보도했다. 포토레지스트는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제작하는 데 필수 소재다. 세계 포토레지스트 시장은 일본 기업이 90% 이상 점유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인 글로벌마켓모니터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JSR과 도쿄오카공업, 신에쓰화학공업, 후지필름 등 일본 기업 네 곳의 시장 점유율이 72%에 달했다. 지금까지는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공장 한 곳에서 고분자 소재를 전량 생산해 왔다. 미쓰비시케미컬이 수십억엔을 들여 건설할 예정인 신공장이 가동되면 생산능력은 두 배 늘어날 전망이다. 공장 후보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규슈 후쿠오카현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오카현은 TSMC의 일본 공장이 들어서는 구마모토현의 인근 지역이다. 세계 2위 포토레지스트 생산 기업인 도쿄오카공업도 TSMC의 진출을 계기로 후쿠오카현과 구마모토현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일본 반도체 소재 기업들이 생산능력을 늘리는 것은 TSMC의 일본 진출로 자국 내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2023.09.25 18:16
  • TSMC 주문량 늘것…日 반도체 소재 기업 속속 증산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회사) 기업인 TSMC의 일본 진출을 계기로 일본 반도체 소재 업체들이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새로 짜고 있다. 미쓰비시케미컬그룹과 도쿄오카공업 등 세계적인 반도체 소재업체들이 잇따라 새 공장 건설 및 기존 공장 증설에 나선다. 세계 최대 반도체 소재 기업 가운데 하나인 미쓰비시케미컬그룹은 포토레지스트(감광재)용 고분자소재를 생산하는 신공장을 이르면 2024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5일 보도했다. 포토레지스트는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제작하는데 필수적인 소재다. 세계 포토레지스트 시장은 일본 기업들이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미쓰비시케미컬은 불순물이 적은 고품질 고분자소재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에 강점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는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공장 한 곳에서 고분자소재를 전량 생산해 왔다. 미쓰비시케미컬이 수십억엔을 들여 건설할 예정인 신공장이 가동되면 생산능력이 두 배 늘어날 전망이다. 공장 후보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규슈 후쿠오카현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오카현은 TSMC의 일본 공장이 들어서는 구마모토현의 인근 지역이다. 세계 최대 포토레지스트 생산 기업인 도쿄오카공업도 TSMC의 진출을 계기로 후쿠오카현과 구마모토 공장의 생산능력을 늘리기로 했다. 일본 반도체 소재 기업들이 생산능력을 늘리는 것은 TSMC의 일본 진출로 자국내 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어서다. 일본의 생산 거점을 다변화해 자연재해가 발생해도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일본 정부도 반도체를 경제 안전보장상 중요한 물자로 지정하고 자국 생산을 늘

    2023.09.25 15:28
  • 후쿠시마 앞바다서 잡아놓고…수산물 '국산' 둔갑시킨 中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일본 정부명 '처리수') 방류 이후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중국이 후쿠시마 앞바다 공해상에서 자국산 어선이 잡은 수산물은 '국산'으로 유통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역에서 잡은 해산물이지만 일본 어선이 잡은 수산물은 '일본산'으로 지정돼 중국 수출이 금지되는 반면 중국 어선이 잡은 수산물은 '중국산'으로 유통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5일 전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24일 후쿠시마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하자 중국은 "소비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했다. 아사히신문은 선박에 탑재된 '선박자동식별장치(AIS)'의 신호로부터 해상의 위치와 조업상황을 파악하는 '글로벌피싱워치(GFW)'로 북태평양 해상의 중국 어선 활동을 조사했다. 그 결과 홋카이도 네무로시로부터 약 1000㎞ 해상의 공해에서 중국 어선이 다수 확인됐다. 북위 40~50도, 동경 150~170도 해역은 꽁치와 고등어, 멸치 등이 지나는 길목으로 알려져 있다. 후쿠시마 앞바다에 방류된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확산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지난 8월3일 이 해역에서는 156척의 중국 어선이 조업했다. 오염수 방류 뒤인 9월19일 조업어선은 162척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오염수 방류 이후 매일 146~167척의 중국 어선들이 주변 해역에서 조업을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수산청도 중국 어선의 숫자를 지난해 같은 기간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파악했다. 복수의 중국 원양어업 회사 역시 아사히신문의 취재에 대해 9월에도 주변 해역에서 꽁치 등 물고기를 잡고 있다고 밝혔다. 저장성의 원양어업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꽁치 조업에 지장을 받지 않고 있다

    2023.09.25 07:23
  • 얼마나 싸길래…'서민 슈퍼' 장바구니 200개 오픈런 진풍경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매주 일요일 아침 도쿄도 네리마구의 슈퍼마켓 아키다이 세키마치본점 앞에는 주인 없는 장바구니 200여개가 늘어선다. 9시 문을 열자마자 가게에 먼저 들어가려는 고객들이 장바구니로 벌이는 ‘오픈 런’이다. 도쿄의 여름은 아침에도 30도를 훌쩍 넘는다. 주인들이 그늘에서 땡볕을 피하는 동안 빈 장 바구니들만 200m 넘게 줄을 서서 가게가 열기를 기다린다. 네리마구 일대에 5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아키다이는 같은 제품을 한 푼이라도 싸게 파는 ‘서민 슈퍼’로 이름 나 있다. 야채 한 봉지를 단 돈 10엔(약 91원)에 판매하는 일요일에는 다른 지역에서 찾아오는 고객도 적지 않다. 예전부터 일요일 아침이면 남들보다 먼저 특별 할인상품을 쓸어담으려는 손님들의 장바구니가 100여개 늘어섰던 이유다. 장바구니의 행렬이 두 배인 200여개로 늘어난 건 작년 초부터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일본의 물가가 치솟기 시작한 시점이다. 아키바 히로미치 아키다이슈퍼 대표는 “물가가 급등하면서 모두가 생활을 방어하기에 급급한 인상"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임금인상률이 3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고 경제성장률도 높지 않느냐는 질문에 아키바 대표는 말을 잘랐다. "경제가 성장하고, 생활이 윤택해 졌는데 더운 여름, 원래라면 여유있게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할 일요일 아침에 손님들이 이렇게 몰려들겠어요? 서민들은 삶을 지키는데 필사적입니다." 매장에서 만난 50대 주부도 “월급은 거의 오르지 않았는데 물가가 치솟는 바람에 식비를 줄이고 있다"며 "도대체 어떤 면에서 경기가 좋아졌다는 거냐"라고 되물었다. 손님이 두 배로 늘었으니 좋을 만도 한데 아키바 대표는 도리어 수익

    2023.09.22 06:49
  • BYD 전기차 특허, 테슬라의 16배

    전기차 판매량 2위인 중국 BYD가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인 미국 테슬라보다 특허를 16배 많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의 생산 방식 차이에서 나온 전혀 다른 특허 전략이 이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03년 창업한 테슬라가 2022년까지 20년 동안 출원한 특허 수는 836건이다. 반면 BYD는 테슬라보다 16배 많은 1만300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BYD 특허의 절반 이상은 전기차 관련 기술이다. 특허 소송이 흔한 두 나라 상황을 고려할 때 테슬라 특허 수는 이례적으로 적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매년 중국에서는 1만 건 이상, 미국은 3000~4000건의 특허 소송이 발생한다. 일본은 100건 정도다. 고노 히데토 특허 전문 변호사는 “같은 규모의 자동차 회사라면 테슬라보다 적어도 10배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BYD는 주특기가 배터리 쪽이라 관련 특허가 많다는 분석이다.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는 BYD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데 필요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전기차를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경쟁사가 BYD의 배터리를 분해·분석해 기술을 모방할 위험도 높다. 따라서 특허를 다수 보유해 기술 유출 위험을 낮추는 게 BYD의 특허 전략이란 설명이다. 반면 테슬라는 생산기술과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갖고 있다. 최신 생산기술은 ‘기가팩토리’라는 이름이 붙은 테슬라의 공장 내부에서만 사용되기 때문에 경쟁사가 모방하기 어렵다. 특허를 출원하면 일정 기간 독점적인 이용이 가능하지만 기간이 끝나면 내용을 공개할 수밖에 없는 사정도 생산 관련 기술을 특허화하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공개된 정보

    2023.09.21 18:21
  • 전기차 특허, BYD가 테슬라보다 16배 많은 이유

    전기차 판매량 2위인 중국 BYD가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인 미국 테슬라보다 특허를 16배 많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의 생산 방식 차이가 전혀 다른 특허 전략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03년 창업한 테슬라가 2022년까지 20년 동안 출원한 특허수는 836건이었다. 반면 BYD는 테슬라보다 16배 많은 1만3000건의 특허를 보유했다. BYD가 보유한 특허의 절반 이상은 전기차 관련 기술이었다. 특허 소송이 흔한 두 나라 상황을 고려할 때 테슬라의 특허수는 이례적인 수준으로 적다는 평가다. 매년 중국에서는 1만건 이상, 미국은 3000~4000건의 특허소송이 발생한다. 일본은 100건 정도다. 고노 히데토 특허 전문 변호사는 "같은 규모의 자동차 회사라면 테슬라보다 적어도 10배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BYD의 특허가 많은 이유는 배터리가 주특기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는 BYD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데 필요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전기차를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경쟁사가 BYD의 배터리를 분해·분석해서 기술을 모방할 위험도 높다. 특허를 다수 보유함으로써 기술 유출의 위험을 낮추는게 BYD의 특허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테슬라는 생산기술과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갖고 있다. 최신 생산기술은 '기가팩토리'라는 이름이 붙은 테슬라의 공장 내부에서만 사용되기 때문에 경쟁사가 모방하기 어렵다. 특허를 출원하면 일정 기간 동안 독점적인 이용이 가능하지만 기간이 끝나면 내용을 공개할 수 밖에 없는 사정도 생산 관련 기술을 특허화하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공개된 정보를

    2023.09.21 14:56
  • 도시바, JIP컨소시엄에 팔렸다…몸값 2조엔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기업 도시바가 일본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기업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매각된다. 지난 6년간 기업 재편 방안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한 해외 행동주의펀드 주주들과 결별하고 74년 만에 도쿄증시에서 상장폐지된다. ○JIP, 도시바 지분 3분의 2 이상 확보 도시바는 20일 일본산업파트너스(JIP) 컨소시엄이 이날까지 시행한 공개매수에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응해 공개매수가 성립됐다고 발표했다. JIP컨소시엄이 확보한 주식 수는 21일 공개한다. 도시바는 작년 10월 회사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JIP컨소시엄을 선정했다. JIP는 지난 8월 8일부터 이날까지 30영업일 동안 도시바 지분의 공개매수를 했다. 주당 인수가격은 4620엔으로 이날 종가(4597엔)보다 높았다. 일본 회사법상 지분 66.7%를 확보한 대주주는 나머지 주주들의 동의 없이도 잔여 지분을 같은 금액에 사들일 수 있다. JIP컨소시엄은 오는 1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나머지 지분을 인수하기로 결정할 예정이다. 지분 100%를 확보하면 JIP는 도시바를 상장폐지할 계획이다. 도시바가 1949년 도쿄증시에 상장한 지 74년 만이다. 인수가격은 약 2조엔(약 17조9490억원)이다. 애초 JIP는 2조엔대 중반 가격을 제시했는데 인수 작업이 지연되는 동안 도시바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인수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JIP컨소시엄에는 10곳 이상의 일본 대기업이 참여했다. 일본 전자부품 제조기업 로옴이 3000억엔, 종합금융그룹 오릭스가 2000억엔, 자동차·전자 부품 회사인 일본특수도업이 500억엔을 출자하기로 했다. 컨소시엄에 참가한 기업들은 발전과 철도 사업 분야에서 도시바와 사업상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작년 9월 말 본입찰에는 JIP컨소시엄 외

    2023.09.20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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