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고민은 크게 두 가지다. 핵심 납품처인 TV와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된 것과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다. 작년 4분기엔 전략 제품으로 밀었던 폴더블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중국 BOE에 점유율 1위(42%)를 내주는 굴욕도 맛봤다.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돌파구로 삼은 건 태블릿PC와 노트북용 OLED 시장. 현재 판매되는 대다수 제품에 액정표시장치(LCD)가 장착된 만큼 향후 OLED로의 전환 가능성이 큰 데다 스마트폰용 패널보다 4~5배 넓어 수익성도 좋기 때문이다.승부수는 통했다. 이르면 이달 선보일 애플의 차세대 태블릿PC인 ‘아이패드 프로’에 적용될 OLED 물량 전량을 두 회사가 싹쓸이한 것. 산업계에선 까다롭기 그지없는 애플을 뚫은 만큼 국내 기업들이 노트북과 게임용 모니터 등 다른 중형 OLED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의 추격을 뿌리치고 영토를 불려 나갈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삼성과 LG ‘공동 승리’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애플의 신형 아이패드용 OLED 수주전은 치열했다. 삼성과 LG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애플 본사가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로 날아가 “우리 회사에 물량을 더 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2020년께부터 애플에 아이폰용 OLED 패널 일부를 공급하고 있는 BOE의 참전 사실이 전해지며 자칫 새로운 시장을 통째로 내줄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졌다.결과는 삼성과 LG의 공동 승리였다. 대각선 길이 11인치(28㎝)용 OLED 400만 장은 삼성이, 12.9인치(33㎝) 450만 장은 LG가 공급하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제시한 패널 가격(11인치 290달러, 12.9인치 390달러)을 기준으로 추산하면 총수주액은 29억1500만달러(약 3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르면 이달 나오는 애플의 신형 태블릿PC ‘아이패드 프로’에 사용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전량 공급한다. 납품 규모는 총 850만 장으로 금액은 3조9000억원에 이른다. BOE 등 중국 업체를 따돌리고 한국 업체가 애플 아이패드의 OLED 패널을 독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5일 산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르면 이달 신형 프리미엄 태블릿PC인 아이패드 프로를 공개한다. 대각선 길이 11인치(28㎝), 12.9인치(33㎝) 모델 2종으로 출시한다. 애플은 고급화를 위해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OLED를 선택했다. 올해 450만 대가량 내놓을 12.9인치 모델의 OLED 납품사로 LG가 선정됐다. 380~390달러인 12.9인치 패널 가격을 감안할 때 납품액은 17억5500만달러(약 2조3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삼성은 올해 400만 대 정도 생산할 11인치 모델의 OLED 납품사로 정해졌다. 공급 규모는 11억6000만달러(약 1조5500억원)로 예상된다. 삼성과 LG는 각각 6세대(가로 1500㎜, 세로 1850㎜) OLED 생산라인에서 애플 아이패드 프로용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했다.산업계에서는 국내 기업이 까다로운 애플의 ‘눈높이’를 통과한 만큼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노트북, 게임용 모니터 등 다른 중형 OLED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의 추격을 따돌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은 이 시장을 잡기 위해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입해 8.6세대(가로 2250㎜, 세로 2600㎜) OLED 생산라인을 짓기로 했다. LG도 8.6세대 라인 투자 시기를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황정수 기자
삼성전자공과대(SSIT)가 지난달 21일 학위수여식을 열고 올해 졸업생 74명을 배출했다고 삼성전자가 4일 발표했다.SSIT는 설립 35주년을 맞은 삼성전자의 사내 대학이다. 삼성 반도체 인재 양성의 산실 역할을 하고 있다. 졸업생들은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학위를 취득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사진)이 졸업식에서 축사를 하고 졸업장도 건네줬다.황정수 기자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업계의 화두는 ‘칩GPT’다. 시놉시스, 케이던스 등 반도체 설계 도구(툴) 전문 업체가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통칭하는 용어다. 스타트업부터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까지 모두 관심을 쏟고 있다. 반도체 기본 설계도인 설계자산 검토부터 칩의 목표 성능을 구현하기 위한 면적 최적화, 설계 검증 등 엔지니어 10여 명이 6개월 넘게 수행하던 업무를 3~4주로 줄여줘서다. 한 팹리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칩GPT로 설계 회의에서만 수백 시간을 아끼게 됐다”고 했다. 엔비디아 “모든 칩 제작할 때 AI 도입”글로벌 반도체업계에 AI 도입 열풍이 불고 있다. 칩 양산의 첫 번째 단계인 설계부터 생산, 패키징, 검사까지 전방위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AI가 칩 설계 시간을 단축하고 생산 공정에서 불량률을 떨어뜨릴 수 있어서다. AI가 향후 반도체 기업의 생산성을 열 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반도체 기업은 칩 설계가 주요 사업인 팹리스다. 특허 분석 등 노동집약적 업무부터 트랜지스터(전류 스위치 역할을 하는 부품) 배치, 설계 오류 탐색 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예컨대 대만 팹리스 미디어텍은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최신 스마트폰용 프로세서의 소비전력을 6%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팹리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모든 엔비디아 칩은 설계할 때부터 AI의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반도체 제조 전문 기업들도 AI 활용에 눈을 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국제학회 ‘SPIE AL 2024’에 참가해 AI 기반 반도체 계측 기술 개발 성과를 공개
최근 수년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의 경쟁 구도는 대만 TSMC 1위, 삼성전자 2위였다. 1위와의 격차(약 40%포인트) 컸지만, 삼성전자는 'TSMC의 대안'으로 평가됐다.앞으로 상황이 좀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을 대표하는 반도체기업 인텔은 최근 사업 부문을 반도체 설계·개발을 담당하는 '인텔 프로덕트 그룹'과 칩 생산을 맡는 '인텔 파운드리 그룹' 두 개로 나누기로 했다. 지금까지 인텔의 핵심 사업이 중앙처리장치(CPU) 개발·생산·판매였다면 앞으로는 '파운드리가 될 것이라고 선언한 것이다그리고 그룹별로 실적을 집계해 공표하기로 했다. 올 1분기부터다.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인텔이 올해 1분기부터 파운드리 2등첫 번째는 파운드리의 독립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파운드리는 공장이 없는 팹리스들의 주문을 받아 칩을 생산해주는 사업이다. 팹리스들이 인텔의 파운드리에 칩 생산을 맡기려면 설계 단계부터 협업해야 한다.인텔과 CPU·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경쟁하는 AMD, 엔비디아 등은 팹리스다. 칩 생산을 위해선 파운드리에 맡겨야 한다. 지금까진 주로 TSMC를 이용했다.인텔을 이용하는 건 쉽지 않다. 기밀 유출 우려 때문이다. 실제 애플도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다.인텔이 파운드리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건 이런 의구심을 줄이려는 목적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열린 'IFS 2024' 기자간담회에서 "경쟁사 CEO인 리사 수(AMD), 젠슨 황(엔비디아)도 파운드리 고객으로 유치하고 싶다"고 말했다.실적을 별도로 집계하면 파운드리 순위도 올라간다. 인텔은 CPU, GPU를 설계하는 프로
일본의 신생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라피더스가 캐나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 텐스토렌트로부터 2나노미터(㎚: 1㎚=10억분의 1m) 공정을 활용한 인공지능(AI) 칩 생산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한국·대만·미국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AI 반도체 전쟁 지역이 확산하는 모양새다.28일 닛케이에 따르면 최근 라피더스와 텐스토렌트는 2㎚ 공정 기반의 AI용 반도체 공동 개발에 합의했다. 양산 목표 시기는 2028년이다. 두 회사가 공동 개발한 2㎚ 반도체는 일본 홋카이도 지토세에 건설 중인 라피더스 공장에서 제조한다. 2㎚ 이하 공정 프로젝트를 수주한 곳은 대만 TSMC, 삼성전자, 미국 인텔에 이어 라피더스가 네 번째다.라피더스는 도요타, 키오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NEC, 덴소, 미쓰비시UFJ은행 등 일본 대기업 8곳이 첨단 반도체의 국산화를 위해 작년 11월에 설립한 회사다. 일본 정부가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면서 회사 운영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텐스토렌트는 AMD, 테슬라에서 첨단 반도체 설계를 주도한 짐 켈러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AI 반도체 전문 팹리스다. 지난해 삼성전자에도 4㎚ 공정 기반 칩 양산을 맡겼다.TSMC의 일본 구마모토 공장 준공에 이어 라피더스까지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면서 일본의 반도체 파워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정부는 도시바 등 자국 기업이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휩쓸던 1980년대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보조금 지급, 인력 육성 등 부흥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라피더스의 2㎚ 공정 진출은 파운드리 세계 2위인 삼성전자에 새로운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성능컴퓨팅(HPC), 스마트폰, 자율주행차 등과 관
‘만년 3위.’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선 D램 시장점유율(작년 4분기 19.1%)이 가장 낮은 미국 마이크론을 이렇게 부른다. 시장점유율뿐 아니라 제품 개발이나 시설 투자 등에서 업계 1위 삼성전자(45.7%)와 2위 SK하이닉스(31.7%)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한 번도 30% 벽을 넘지 못한 D램 점유율이 증거다.이런 마이크론이 26일(현지시간)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것에 대해 “꼴찌의 반란”이란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선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들의 ‘제 식구 챙기기’, 미국 정부의 자국 반도체 기업 지원을 발판 삼아 마이크론이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엔비디아에 납품한다”이날 마이크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HBM3E 출시 보도자료의 제목은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을 가속화하는 업계 최고 HBM3E 양산’이다. 반도체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양산(volume production)’이란 단어다. 고객사의 성능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의미여서다. 차세대 HBM인 HBM3E를 양산한 업체는 마이크론뿐이다.마이크론은 이례적으로 고객사 이름까지 보도자료에 적시했다. HBM 시장의 ‘큰손’으로 글로벌 AI가속기(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특화된 반도체 패키지)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납품한다고 발표한 것. “24GB 8단 HBM3E는 올 2분기 출시되는 엔비디아 ‘H200’ AI가속기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썼다.마이크론의 자신감은 보도자료 곳곳에 묻어 있다. “경쟁사를 압도하는 성능” “전력 효율이 경쟁사의 HBM3보다 30% 높다”는 식이다.최신 D램인 ‘5세대 10나노(㎚)&rs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 2024’에서 ‘1.4나노미터(㎚) 공정 도입’만큼이나 주목받은 발표 내용이 있다. 설계부터 테스트까지 반도체 생산 과정을 모듈처럼 나눠 고객사에 제공하는 ‘시스템스 파운드리’가 그렇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최신 노광장비(빛으로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장비)인 ‘하이 NA 극자외선(EUV)’을 활용한다는 점도 이목을 끌었다.인텔은 이날 시스템스 파운드리라고 이름 붙인 파운드리 전략을 공개했다. 특징은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패키징, 검사까지 전 과정을 모듈처럼 나누고 서비스별로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이다. 예컨대 TSMC에서 만든 칩이라도 후공정인 최첨단 패키징(여러 칩을 하나의 칩처럼 작동하게 하는 공정)과 테스트는 인텔이 수주하겠다는 것이다.인텔의 전략은 최근 파운드리 시장의 트렌드와는 다른 행보다. 현재 대세는 ‘턴키 서비스’다. TSMC와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최첨단 패키징을 묶어 일괄 제공하고 있다. 인텔 관계자는 “최고 성능의 인공지능(AI) 칩을 만들려면 공정마다 최고 실력자들의 손을 거쳐야 한다”며 “고객사들이 각자의 입맛에 맞게 분야별로 다른 회사에 공정을 맡길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인텔이 세계 최초로 주문한 하이 NA EUV 노광장비도 이목을 끌었다. 인텔은 이 장비를 1.4㎚ 파운드리 공정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렌즈 개구수(빛을 모으는 능력의 단위)를 기존 EUV 장비의 0.33에서 0.55로 키운 것이 특징이다. 집광 능력이 높아지면 더 선명하고 얇은 회로를 그릴 수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작고 전력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은 반도체업계의 또 다른 승부처는 패키징이다. 고객사들이 AI 기능을 잘 구현하기 위해 고성능·고용량 칩을 원하다 보니 이종(異種) 칩을 쌓거나 수평으로 배치해 하나의 반도체처럼 작동하게 하는 ‘최첨단 패키징’ 기능이 갈수록 중요해져서다. 칩을 작게 만들어 성능을 높이는 ‘초미세공정’이 한계에 다다르다 보니 반도체 기업들은 패키징을 통해 칩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패키징 기술력이 반도체 기업 순위를 바꿀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패키징 3강’으로 꼽히는 삼성전자, 인텔, TSMC는 주도권을 잡기 위해 조(兆) 단위 투자 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TSMC는 올해 최첨단 패키징에 최대 32억달러(약 4조2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8억달러를 투입했고 올해 투자 규모도 비슷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지난달 미국 뉴멕시코주에 35억달러를 투자한 최첨단 패키징 시설 ‘팹9’을 완공했다.고객 유치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I-CUBE’로 불리는 최첨단 패키징을 서비스한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프로세서를 실리콘인터포저(칩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쓰이는 부품) 위에 배치한다는 점에서 ‘2.5D 패키징’으로 불린다.3차원(3D) 패키징도 본격화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임시 데이터 저장소 역할을 하는 S램을 중앙처리장치(CPU) 등 프로세서 위에 쌓는 ‘SAINT-S’의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 TSMC 역시 2.5D 패키징 브랜드인 ‘CoWoS’에 화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TSMC가 애플을 패키징 고객사로 확보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인텔은 완공한 팹9에서 3D
LG전자가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처음으로 임원 성과를 평가할 때 ‘고객만족도’를 넣기로 했다. 매출, 영업이익 등 숫자로 나타나는 성과만큼이나 LG전자의 ‘팬’을 늘리는 작업이 ‘강한 LG’를 만드는 데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LG전자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려면 ‘잘 만들면 알아서 팔린다’는 제조업 마인드에서 벗어나 ‘고객 마음을 사는 기업’이 돼야 한다는 조주완 최고경영자(CEO·사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산업계에선 LG전자의 임원평가 방식이 국내 기업 전반에 확산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고객만족도로 임원 평가18일 산업계에 따르면 300명에 달하는 LG전자 임원은 올해부터 업무 관련 ‘고객 만족 수준’과 ‘고객 경험 혁신 과제’ 달성 여부 등을 평가받는다. 고객 범주에는 제품·서비스의 최종 소비자뿐만 아니라 계열사 및 협력사 임직원 등 업무 파트너까지 포함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업무별로 차이는 있지만 고객 만족도는 임원 성과 평가의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LG전자는 첫 번째 지표인 고객 만족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소비자의 제품·서비스 경험 과정을 △인지 △발견 △구매 고려 △구매 △사용 △관리 등으로 나눴다. 과정별 소비자 만족도를 수치화하기 위해 ‘고객 만족 측정 툴’도 개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데이터화한 고객 경험 수준을 평가 지표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두 번째 지표인 ‘고객 경험 혁신 과제’는 각 임원이 고민한 ‘LG만이 줄 수 있는 차별화한 경험’을 평가하는 항목이다. 임원들이 고객 입장에서 차
삼성전자가 올해 성과에 따른 임금 인상률을 뺀 기본 인상률을 2.5%로 노동조합에 제시했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 15조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낸 점을 감안하면 낮지 않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노조는 ‘기본 인상률 8.1%’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15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노조 등에 올해 임금 기본 인상률을 2.5%로 제시했다. 개인별 성과 인상률(평균 2.1%)을 더한 평균 임금 인상률은 4.6%가 된다.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망한 올해 물가 상승률(2.5%)을 2%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회사 제안에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이 참여하는 노사협의회와 대표 교섭권이 있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노사협의회는 5.74%를, 노조는 8.1%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노조는 “회사 측이 진정성 있는 협상 의지가 없다”며 단체행동을 위한 쟁의대책위원회도 가동했다.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만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은 지난달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임원의 올해 연봉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삼성전자 직원 게시판엔 ‘8% 임금 인상 요구는 과도한 것 아니냐’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 경영 여건 등을 고려해 노사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임금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실적 개선에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황정수 기자
대한장애인보치아연맹(회장 강성희·사진)은 ‘2026 세계 보치아 선수권대회’를 서울에 유치했다고 14일 발표했다.보치아는 패럴림픽 종목 중 하나로 뇌성마비 장애인을 위해 고안된 특수 구기종목이다.경기장 안에 있는 흰색 표적구를 먼저 던진 뒤 6개씩의 빨간 공과 파란 공을 각각 던져 누가 더 많은 공을 흰색 표적구 가까이 보냈는지 겨루는 경기다.2026년 치러질 이번 대회는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패럴림픽과 함께 가장 권위 있는 보치아 대회로 평가된다. 한국은 이로써 패럴림픽,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오세아니아 선수권대회 등 보치아 관련 세계 4대 대회를 전부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대한장애인보치아연맹은 음압구급차, 캐리어에어컨 등을 만드는 오텍그룹의 강성희 회장이 이끌고 있다. 강 회장은 2015년부터 대한장애인보치아연맹 회장을 3연임했다. 오텍그룹은 2009년부터 보치아 국가대표팀을 15년째 후원 중이다.강 회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훈장인 ‘기린장’을 받기도 했다. 강 회장은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황정수 기자
삼성전자엔 창업·선대회장 때부터 내려온 ‘보석’ 같은 사업들이 있다. 각각 30년과 11년간 ‘세계 챔피언’ 자리를 지켜온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이다. ‘초격차’란 딱지가 붙은 이들 품목은 경쟁사엔 두려움을, 직원에겐 자부심을 주는 삼성의 쌍두마차였다.이랬던 삼성의 ‘원투펀치’에 이상 조짐이 나타난 건 몇 년 전부터였다. 제품 개발에서부터 마케팅·판매에 이르기까지 라이벌 기업들과의 전쟁에서 판판이 밀리기 시작한 것. 급기야 작년에는 한 수 아래로 봤던 SK하이닉스에 ‘인공지능(AI) 시대 메모리 반도체의 승부처’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왕좌를 내줬고 스마트폰에선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출하량 세계 1위’ 자리까지 애플에 양보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얽힌 ‘잃어버린 10년’의 결과물은 삼성에 새로운 숙제를 안겨줬다. ○첨단 D램 경쟁에서 우위 잃은 삼성“삼성에 큰일이 난 게 분명하다.” 최근 만난 메모리 반도체 권위자 황철성 서울대 석좌교수(재료공학부)는 요즘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을 이렇게 평가했다. 황 교수는 “삼성전자가 벌이는 수많은 사업 중에서 가장 잘하는 게 D램인데 압도적이었던 경쟁력이 확 떨어진 모양새”라며 “삼성이 방황하는 사이 경쟁사들은 치고 올라오고 있다”고 진단했다.반도체 사업 경쟁력은 △기술력 △양산 능력 △투자 규모 등으로 결정된다. 이 중 기술력과 관련해선 2~3년 전부터 끊임없이 경고가 나왔다. 10나노미터(㎚) 3세대 D램(1z ㎚ D램) 첫 공개를 3위인 미국 마이크론에 내주는가 하면 10㎚ 5세대 D램(1b ㎚ D램) 개발 경쟁에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력 제품인 HBM3(4세대 고대역폭메모리), DDR5(더블데이트레이트5) 등 최첨단 D램 경쟁에서 최근 SK하이닉스에 밀린 것으로 평가된다. 30년 연속 메모리반도체 점유율 세계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의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까지 나온다. '기로에 선 삼성전자 반도체' 시리즈 4회에선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제언을 전한다. 1등 주의에 갇힌 삼성전자 "삼성이 무조건 1등을 해야 한다는 조직적인 압박감에서 벗어나야 한다."학계, 업계 등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 회복 방안을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이다. '30년 메모리반도체 1위' 자리를 경쟁사에 내주라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1등 주의' 슬로건이 조직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위를 지켜야 하는 메모리 사업에선 전략을 지나치게 수세적으로 만들고, 추격해야 하는 파운드리 같은 사업에선 무리수를 두게 한다는 분석이다. '내실', '중장기 기술 투자' 같은 단어가 삼성엔 꼭 필요한 것으로 꼽혔다.1등 삼성의 압박감이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사업으론 파운드리가 꼽힌다. 삼성전자는 2017년 파운드리를 독립사업부로 분리하고 2019년 사업을 본격화했다. 삼성 입장에선 업력 7년의 '신사업'인 셈이다. 하지만 처음 내건 목표가 너무 거창했다. '2030년 파운드리 세계 1위'. 세계 최강 기술력과 노하우를 가진 TSMC를 11년 만에 제치겠다는 것이었다.사실상 불가능한 목표지만 삼성전자는 TSMC를 타도 대상으로 선정했다. 경쟁 분야를 10nm 미만 최첨단공정으로 좁혔다. 삼성전자는 2018년 극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한 애플과 삼성전자도 힘을 못 쓰는 시장이 있다. 인구 15억 명의 중국이다. 삼성 휴대폰의 지난해 4분기 점유율은 1%대로 떨어졌다. 애플 아이폰 판매량도 크게 꺾였다.정보기술(IT)업계에선 중국인의 애국 소비, 화웨이의 부활 등을 배경으로 꼽는다. 숨은 원인은 따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 스마트폰에 핵심 반도체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공급하는 대만 미디어텍의 약진을 꼽는다. 미디어텍 AP가 중국 스마트폰의 수준을 끌어올리면서 애플 삼성의 영향력이 약화했다는 얘기다. 잘나가던 애플도 성장세 꺾여4일 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지난해 4분기 중국 매출은 208억달러를 기록했다. 2022년 4분기(239억달러) 대비 13% 줄었다.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 중 애플의 매출이 꺾인 곳은 중국뿐이다. 예상 밖 부진에 대해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은 세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중국에서의 고전으로 인해 애플의 글로벌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해 4분기 애플 점유율은 20.2%로 전년 동기(23.7%) 대비 낮아졌다. 삼성전자의 중국 상황은 더 안 좋다는 분석이 나온다. 10년 전인 2013년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13%를 기록했는데 현재는 점유율 분석 자료에서 ‘기타 업체’로 분류되는 수준으로 입지가 약해졌다. 업계에선 점유율이 1% 안팎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애플과 삼성이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원인으로는 △미국·중국 갈등에 따른 애국 소비 열풍 △샤오미 등 현지 스마트폰업체의 성장세 △화웨이 스마트폰사업의 부활이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BCI에 따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애플과 삼성전자도 힘을 못 쓰는 시장이 있다. 바로 인구 15억 거대 시장 중국이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1%대'로 떨어졌다. 최근 상승가도를 달렸던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도 지난해 4분기에 크게 꺾였다.정보기술(IT)업계에선 중국인의 애국 소비, 화웨이의 부활 등을 배경으로 꼽는다. 숨겨진 원인은 따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 스마트폰에 핵심 반도체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공급하는 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미디어텍의 약진을 꼽는다. 미디어텍 AP가 중국 스마트폰의 수준을 끌어올리면서 애플, 삼성의 영향력이 약화했다는 얘기다. 잘 나가던 애플도 中에선 성장세 꺾여4일 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지난해 4분기 중국 매출은 208억달러를 기록했다. 2022년 4분기(239억달러) 대비 13% 줄었다.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 중 애플의 매출이 꺾인 곳은 중국뿐이다. 아이폰 성수기에 기록한 예상 밖 부진에 대해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점유율도 하락세다. 지난해 4분기 애플 점유율은 20.2%로 전년 동기(23.7%) 대비 낮아졌다. 지난 1월 첫 주 중국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줄었다는 조사 결과(투자은행 제프리스)도 있다.삼성전자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10년 전인 2013년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13%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시장조사업체 자료에 '기타업체'로 분류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선 1% 안팎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 내 영향력 회복을 위해 태스크포스(TF)팀까지 꾸렸지만 좀처럼 성과를
14조8800억원. 지난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낸 '영업손실'이다. SK하이닉스 영업적자(7조7303억원)보다 92.5% 더 많다. 악화되는 삼성전자 현금 흐름최근 2년간 이어진 메모리반도체 불황에 삼성전자의 현금 상황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2022년말 104조8900억원이었던 순현금(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단기상각후원가금융자산 등-차입금)은 지난해말 기준 79조6900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매년 삼성전자가 반도체에 50조원 가까운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해외법인에서 자금을 끌어오고, 관계사로부터 대규모 배당을 받아 투자금을 충당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환원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했다.영업적자에 현금 흐름 부진까지 겹친 삼성전자는 올해 초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직원들에게 성과급(OPI·초과이익성과급)을 주지 못했다. OPI는 개별 사업 부문이나 사업부가 직전 연도에 세운 목표 실적을 달성했을 때 그 초과분의 20%에 대해 개인 연봉의 최대 50%를 직원에게 연초에 지급하는 돈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해 초 13조원 안팎의 영업이익 목표를 직원들에게 제시했었다. 반도체 임원은 연봉동결...직원들은 "위로금 달라"산업계에선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성과급의 기본 원칙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 DS부문 '성과급 0원'은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 성과급을 준다는 게 어불성설이란 얘기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생활가전사업부, 의료기기사업부 등 2021년 저조한 실적을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력 제품인 HBM3(4세대 고대역폭메모리), DDR5(더블데이트레이트5) 등 최첨단 D램 경쟁에서 최근 SK하이닉스에 밀린 것으로 평가된다. 30년 연속 메모리반도체 점유율 세계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의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까지 나온다. '기로에 선 삼성전자 반도체' 시리즈 2회에선 원인을 분석한다.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경쟁력 약화가 최근 1~2년 사이에 갑자기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고 분석한다. 적어도 5~10년 전부터 생긴 균열이 누적돼 지금의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흔들고 있다. "메모리 파운드리 두 마리 토끼 잡으려고 했지만..."첫 번째 짚어볼 대목은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에 분산되는 자원'이다. 우선 투자 규모다. 삼성전자가 2023년 반도체에 쓴 시설투자(CAPEX)액은 총 48조4000억원이다. 2022년 반도체에서 거둔 영업이익 23조8200억원의 2배 넘는 금액을 이듬해 CAPEX에 쏟아부었다. 최신형 핵 추진 항공모함 3척을 건조할 수 있는 비용과 맞먹는다.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메모리(D램+낸드플래시)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시스템LSI사업부)를 다 하는 삼성전자의 사업 구조 때문이다.삼성전자는 2017년 파운드리를 사업부로 독립시키고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030년까지 파운드리 세계 1등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CAPEX를 메모리와 파운드리에 나눠 쓰고 있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전체 투자액 48조원 중에서 약 25~30조원을 메모리반도체에, 파운드리에는
"상당한 위기 상태인 것 같다. 큰일이 난듯 싶다."메모리반도체 권위자 황철성 서울대 석좌교수(재료공학부)가 전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분위기다. 황 교수는 연구실로 학술연수를 오는 직원들, 평소 친분이 있는 임원들을 통해 삼성전자 내부 분위기를 상대적으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학계 전문가다. 그는 "삼성전자 DS부문의 캐시카우가 D램이었는데, 이 사업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고 있다"며 "압도적인 경쟁력 우위를 잃고 방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고 계속 나왔는데...10년 만의 최저 격차'30년 메모리 1위' 삼성전자의 반도체가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 나오는 얘기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잘 아는 사람들의 증언 뿐만이 아니다. 점유율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은 38.9%, SK하이닉스는 34.3%로 격차는 4.6%포인트다. 2013년 2분기(2.7%P) 이후 최저 격차다. 보통 10%포인트 이상 났던 격차가 지난해부터 계속 좁혀지고 있다. 서버용 D램 시장만 따로 놓고보면 SK하이닉스는 이미 1위다.실적만 놓고봐도 비슷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46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해 4분기 2조1800억원의 적자를 냈다. 반도체의 사업 경쟁력은 △기술력 △양산 능력 △투자 규모 등으로 결정된다. 이 중 기술 개발 속도와 관련해선 2~3년 전부터 끊임없이 경고가 나왔었다. 3위 업체 미국 마이크론이 10나노미터(nm) 3세대 D램(1z nm D램)을 먼저 개발, 공개하는 사례가 있었고 10nm 5세대 D램(1b nm) 개발 경쟁에선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그럼에도 삼성전
한미반도체가 SK하이닉스에 860억원 규모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발표했다. 한미반도체 설립 이후 최대 규모 계약이다. 장비는 '듀얼 TC 본더 그리핀'으로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작에 활용된다.한미반도체는 HBM용 듀얼 TC 본더로만 작년 하반기에 1012억원 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까지 누적 규모는 1872억원이다.1980년 설립된 한미반도체는 '2024 세미콘 코리아' 전시회에 참가해 국내외 주요 고객사들에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7세대 뉴 마이크로 쏘 & 비전플레이스먼트 6.0 그리핀'과 듀얼 TC 본더를 알리고 있다.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SK하이닉스가 미국 내 최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 공장 부지로 인디애나주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첨단 패키징은 여러 칩을 쌓거나 수평으로 배치해 하나의 반도체처럼 작동하게 하는 후(後)공정이다. 최근 D램을 쌓아 만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영국 유력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SK하이닉스가 미국 내 반도체 최첨단 패키징 공장 부지로 인디애나주를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22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화상 면담에서 ‘미국 투자’를 공식화한 바 있다.당시 공장 부지로 애리조나주, 인디애나주, 텍사스주 등이 거론됐다. SK하이닉스의 투자 규모는 220억달러(약 22조4000억원)로 예상된다. 인디애나주에 들어설 SK하이닉스 최첨단 패키징 공장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인공지능(AI) 가속기에 들어갈 HBM 제조시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는 엔비디아의 주문을 받아 GPU를 생산한 뒤 SK하이닉스 등으로부터 HBM 완제품을 받고 최첨단 패키징을 통해 ‘H100’ 같은 AI 가속기를 완성한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에 공장 2기를 건설 중인 TSMC에 더해 SK하이닉스까지 미국에서 HBM을 생산하면 엔비디아는 미국에서 생산된 AI 가속기를 판매할 수 있다.SK하이닉스도 미국 제조 공장을 운영함으로써 최첨단 패키징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에서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고 고급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엔비디아, AMD, 애플 같은 미국 주요 고객사들과의 공급망이 가까워진다는 점도 미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사진)이 연임한다. 31일 삼성전자 등 7개 주요 삼성 계열사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 위원장 연임을 포함한 ‘3기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선임의 건’을 의결했다.3기 위원회는 2월 4일 임기를 시작해 2026년 2월 3일까지 운영된다. 이 위원장을 비롯해 권익환, 김우진, 윤성혜, 홍은주 준감위 위원도 연임됐다. 기존 내부 위원이던 성인희 위원은 한승환 삼성생명공익재단 대표에게 위원직을 넘겼다. 한 위원은 삼성물산 입사 후 삼성전자 경영전략팀 상무, 삼성웰스토리 사장 등을 역임했다.황정수 기자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 BOE가 폴더블 패널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30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BOE는 지난해 4분기 점유율 42%를 달성해 1위가 됐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점유율이 지난해 3분기 76%에서 4분기 36%로 하락했다. 작년 4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70%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BOE의 약진엔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의 폴더블폰 출하가 대거 늘어난 영향이 컸다.황정수 기자
삼성전자는 갤럭시S24 스마트폰을 31일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인도 등을 시작으로 전 세계 120여 개국에 순차 출시한다. 갤럭시S24 시리즈는 지난 17일 아르헨티나 등에서 주요 시장에서 시작된 사전 예약 판매(사진)에서 전작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주력 모델인 갤럭시S24 울트라에 전체 예약 판매의 65%가 집중됐다. 한국에선 한 주 동안 121만 대를 판매하며 역대 갤럭시 S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사전 판매 실적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29일까지 ‘중고폰 추가 보상 프로그램’ 등의 혜택을 준다.황정수 기자
지금까지 TSMC, 삼성전자, 인텔 등 거대 파운드리 기업의 전장은 ‘초미세공정’이었다.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수준인 나노미터(㎚·1㎚=10억분의 1m) 단위로 회로 폭을 좁히고 다양한 기능을 한 칩에 넣어 초소형·고성능 ‘통합칩셋’을 만드는 데 승부를 걸었다.최근 경쟁 양상이 바뀌고 있다. 회로 폭이 1㎚대까지 좁혀지면서 기술적 한계에 봉착해서다. 해법이 ‘최첨단 패키징’이다. 하나의 칩을 잘 만드는 데 집착하지 않고 각각의 공정에서 생산한 여러 칩을 연결해서 최고의 성능을 뽑아내는 기술이다. 파운드리 빅3가 매년 4조~5조원의 투자를 쏟아부으며 패키징 경쟁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4조원 투자 예고한 TSMC현재 패키징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은 대만의 파운드리업체 TSMC다. TSMC는 최근 실적 설명회에서 올해 최첨단 패키징 관련 시설투자(CAPEX)액으로 32억달러(약 4조2000억원)를 공표했다. 올해 파운드리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최첨단 패키징 투자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TSMC는 최첨단 패키징 브랜드인 ‘CoWoS(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 등에 화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CoWoS는 ‘인터포저’(칩과 기판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층) 위에 그래픽처리장치(GPU) 등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를 수평으로 배치해 작동하게 하는 ‘2.5D 패키징’의 일종이다. TSMC는 CoWos를 활용해 엔비디아의 H100 가속기를 생산한다. 칩을 수직으로 쌓는 3차원(3D) 패키징의 핵심 기술인 ‘SoIC’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인텔, 최첨단 패키징공장 건설2020년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한 미국 인텔도 맞불을 놨다. 인텔
TSMC, 삼성전자, 인텔. '파운드리 빅3'가 최근 최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다. 최첨단 패키징은 이종(異種) 칩을 쌓거나 수평으로 배치해 하나의 반도체처럼 작동하게 하는 후(後)공정이다. 칩을 작게 만들어 성능을 높이는 ‘초미세공정’에 한계가 오면서 반도체 기업들은 최근 최첨단 패키징을 통한 성능 극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한 칩에 여러 기능을 넣어 한 번에 만드는 것보다 각각의 칩을 최적의 공정에서 만들고 패키징하는 게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필수재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H100' 같은 'AI 가속기'가 최첨단 패키징을 활용해 생산된 제품이다 앞서가는 TSMC최첨단 패키징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2년 443억달러 규모였던 최첨단 패키징 시장은 2028년 786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바이든 정부가 30억달러 규모 보조금을 내걸고 최첨단 패키징의 미국 내 공급망 조성을 추진할 만큼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현재 최첨단 패키징 시장 점유율은 집계·공표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TSMC가 최첨단 패키징 브랜드인 'CoWoS(칩은 웨이퍼 온 서브 스트레이트)'를 앞세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CoWoS는 '인터포저'(칩과 기판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층) 위에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같은 시스템반도체와 D램을 수직으로 쌓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배치해 작동하게 하는 '2.5D 패키징'의 일종이다. TSMC는 CoWos를 활용해 엔비디아의 H100 가속기를 생산한다. 엔비디아의 GPU와 SK하이닉스의 HBM3를 CoWoS를 통해 연결하는 것이다.TSM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한 반도체 부문의 성과급률은 0%로 결정됐다.29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부별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을 확정해 공지했다. OPI는 소속 사업부의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매년 한 차례 지급하는 성과급이다.MX사업부의 OPI 지급률이 연봉의 50%로 가장 높다. 갤럭시S23, 갤럭시 Z폴드5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잘 팔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MX사업부의 OPI 지급률은 37%였다.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연봉의 43%를 받는다. 지난해 24%에서 2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TV 수요 감소에도 네오QLED, OLED TV, 초대형 TV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많이 팔리며 수익성이 개선된 게 영향을 줬다. 작년 7%를 받은 생활가전사업부와 의료기기사업부의 올해 OPI 지급률은 12%로 책정됐다.지난해 OPI로 연봉의 50%를 받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실적 부진으로 올해 성과급을 못 받게 됐다. 이번 OPI는 31일 지급될 예정이다.LG전자도 최근 경영성과급을 임직원들에게 공지했다. 가장 높은 성과급률이 책정된 사업 부문은 생활가전 등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다. 기본급의 445∼665%로 연봉 비율로 환산하면 22.25~33.25%다.황정수 기자
‘삼성 CEO 최고의 소통왕’으로 불리는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최근 보름 새 개인 SNS에 두 차례에 걸쳐 게시물을 올렸다. 키워드는 ‘모든 곳에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AI에 관한 화두를 꾸준히 던지며 ‘메모리 센트릭 AI 시대’란 표현을 자주 쓴다. 표현 방식과 문구에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1300억달러(약 175조원) 규모의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는 세계 1·2위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말하는 바는 일맥상통한다. ‘메모리산업에 변곡점이 왔고 그 중심엔 AI가 있다’는 것이다. 경계현 “모든 곳에 AI”경 사장은 임직원에게 중장기적인 반도체 기술 트렌드의 변곡점이 찾아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도체 설계·개발실에서 활약한 정통 엔지니어 출신답게 그는 “AI가 컴퓨팅(컴퓨터를 활용하는 기술)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왔다”고 진단했다.예컨대 과거 일반 서버의 컴퓨팅은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에서 특정 정보를 찾는 것이었다면, 최근 AI 서버에선 주어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를 생성하는 시스템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경 사장은 “생성형 AI 시대엔 HBM(고대역폭메모리) 같은 고용량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더욱 커지고, 새로운 인터페이스(통신규격)를 통해 반도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경 사장은 이 같은 환경 변화를 토대로 “AI 시대는 삼성전자에 새로운 기회”라고 자주 언급한다. 기회를 잡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위한 대전환’이 중요하다는 점을 임직원에게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25일 방한했다. 올트먼 CEO는 26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 등 반도체 사장단을 만나 인공지능(AI) 칩과 관련해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픈AI가 설계한 AI 서비스용 반도체를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사업부가 생산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오픈AI에 칩 설계와 관련, 기술적인 지원을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AI 반도체에 필수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협력 방안도 미팅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경 사장과 올트먼 CEO의 회동 장소로는 삼성전자 DS부문의 본사 역할을 하는 경기 화성 부품연구동(DSR)이 아니라 평택캠퍼스가 낙점됐다. 삼성전자와 올트먼 CEO의 미팅 목적에 가장 적합한 장소라는 이유에서다.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를 올트먼 CEO에게 공개함으로써 반도체 기술력과 시설투자 능력을 보여주려는 의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2012년 평택 고덕산업단지 내 축구장 500개 크기인 392만7912㎡ 규모 반도체 공장 부지를 확보했다. 공장 6기를 짓기 위해서다. 투자액은 공장 한 기에 대략 30조~40조원, 총 2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현재 1~3공장이 완공됐고, 4~5공장은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 1~3공장엔 최첨단 D램·낸드플래시와 파운드리 라인이 들어서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평택캠퍼스는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칩 설계부터 생산, 후공정까지 모두 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강점을 과시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평가했다.AI 반도체 독자 개발을 꿈꾸는 올트먼 CEO로서도 평택캠퍼스 방문
2022년 8월 베트남 정부는 전자제품 유해물질 사용제한(RoHS) 규제안을 개정했다. 2025년 1월부터 건조기,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에 포함되는 납, 수은 등의 10개 유해 물질의 허용 함량을 제한하고 테스트 방법을 명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규제 개정안엔 베트남만의 독특한 규제가 포함됐다. 베트남 정부가 인증한 기관의 인증성적서를 요구한 것이다.베트남에서 가전 사업을 하는 삼성전자 임직원은 부담을 느꼈다. 허진욱 삼성전자 글로벌 CS센터 기술팀장(상무·사진)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 입장에서 과도한 인증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부담이 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규제 시행까지 2년 반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삼성전자 단독으로 베트남 정부에 부당함을 호소하기엔 충분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허 상무는 국가기술표준원 TBT종합지원센터(이하 TBT센터)를 떠올렸다. 삼성전자는 TBT센터에 애로 사항을 접수했고, 국가기술표준원은 베트남 정부에 규제 개선을 요청하는 공식 문서를 보냈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개정안을 최종 철회했다.삼성전자는 규제 강도 수위를 높이고 있는 유럽연합(EU) 시장에서도 국표원의 도움을 받았다. EU는 지난해 3월부터 8K(초고화질) TV의 에너지효율지수(EEI)를 1.1로 맞춰야 한다는 규제를 시행했다. TV 소비전력을 줄여 친환경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삼성전자 등 TV 업체들은 TV의 밝기 성능을 대폭 낮추는 방안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국가기술표준원에 SOS를 쳤다. 역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허 팀장은 “국표원의 적극적인 대응 지원으로 EU에서 규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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