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2의 고대역폭메모리(HBM)’라고 불릴 정도로 주목받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시장 주도권을 놓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진검승부를 시작했다. SK하이닉스의 eSSD 전문 자회사 솔리다임이 64테라바이트(TB) 고용량 제품을 앞세워 다수의 빅테크 고객사를 확보하자 삼성전자가 128TB 신제품 개발을 통해 반격에 나섰다.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용량 eSSD인 128TB 모델 ‘BM1743’을 오는 11월 선보일 방침이다. 출시 계획은 지난달 6~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연 ‘플래시 메모리 서밋(FMS) 2024’에서 공개됐다. eSSD는 서버에 적용되는 데이터 저장장치로 낸드플래시가 주력 부품이고 D램과 컨트롤러도 들어간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이 중요해지면서 eSSD는 없어선 안 될 핵심 반도체로 떠오르고 있다.삼성전자는 7세대 쿼드러플레벨셀(QLC) 낸드플래시를 활용해 BM1743을 만든다. QLC 낸드는 기본 저장 단위인 셀에 4비트를 저장할 수 있다.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128TB eSSD의 핵심 성능인 연속 읽기·쓰기 속도는 각각 초당 7.5GB, 3GB로 전 세대 제품 대비 두 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전자가 eSSD 시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건 AI 시대를 맞아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게 영향을 미쳤다. 기존 서버에선 데이터 저장장치로 주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썼다. 자기력이 있는 디스크를 활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기다. AI 시대가 오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최근 서버 기업들이 HDD를 SSD로 교체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HDD 대비
실적 부진으로 인해 구조조정에 나선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을 축소하거나 분리·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 상황이 악화한 상황에서 파운드리 사업에 매년 수십조원을 투자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판단에서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축소하면 대만 TSMC에 이어 업계 2위인 삼성전자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이 손실 최소화를 위해 파운드리 사업 분리를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시나리오엔 신규 투자 프로젝트의 중단, 파운드리 매각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9월에 열리는 인텔 이사회에서 손실 최소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며 “대규모 조치가 임박한 건 아니고 아직 초기 단계”라고 분석했다.인텔은 2012년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했지만, 성과를 못 내고 2018년 철수했다. 하지만 2021년 2월 최고경영자(CEO)가 된 팻 겔싱어는 파운드리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바로 다음달 파운드리 재진출을 공식화했다.인텔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달러(약 27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고 독일에도 300억유로(약 44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2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연 파운드리 행사에선 1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 로드맵을 공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를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발표했다.그러나 인텔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업에서 성과를 못 내며 추진 동력을 잃었다. 올 2분기에만 16억1100만달러(약 2조10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직원 1만5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하고 투자 축소도
올 4분기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은 최대 15% 상승하지만 낸드플래시는 5% 가까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HBM이 들어가는 인공지능(AI) 서버 투자는 계속 늘지만, 낸드플래시가 장착되는 PC 등의 수요는 한풀 꺾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0일 D램 평균 고정거래가격 상승률 전망치를 3분기 8~13%, 4분기 3~8%로 제시했다. D램을 쌓아 만드는 고부가가치 제품 HBM의 가격 상승률은 3분기와 4분기 모두 각각 10~1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HBM 가격이 많이 오르는 건 최신 HBM인 ‘HBM3E’ 공급이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반도체 기업의 공급량보다 고객사 수요가 큰 것도 높은 가격 상승률을 전망한 이유로 꼽힌다.D램 가격 상승률 전망치가 HBM보다 낮은 것은 PC 등의 판매 부진 여파로 재고가 쌓이고 있어서다. 이날 공개된 8월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이 2.38% 하락한 것도 수요 부진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올 3분기 5~10% 상승하지만, 4분기에는 0~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트렌드포스는 “지난 2분기에도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전년 대비 40% 감소했다”며 “하반기 수요 회복 가능성도 낮다”고 분석했다.황정수 기자
DB하이텍에서 분사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인 DB글로벌칩은 삼성전자 출신 박찬호 사장(사진)을 대표이사(CEO)로 선임했다고 30일 발표했다. 1964년생인 박 신임 대표는 대전고,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KAIST에서 전자공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페어차일드반도체 수석연구원과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상무, 매그나칩반도체 사업본부장 등을 맡았다. DB글로벌칩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풍부한 사업 경험과 경영 능력을 갖춘 전문경영인을 영입한 만큼 첨단 반도체 설계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DB글로벌칩은 지난해 5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전문 기업인 DB하이텍에서 분사했다. 주력 사업은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설계다. DDI는 스마트폰, TV 등의 디스플레이에서 화소를 조절해 색상을 표현하는 반도체다. 삼성전자와 대만 노바텍 등이 DDI 설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DB글로벌칩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패널용 DDI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황정수 기자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합병이 예정된 다른 노조를 움직여 쟁의권(파업권)을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해도 더 이상 효과가 없는 상황에서 쟁의 기간만 연장되는 부담을 일단 줄이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최근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 나오는 집행부 대상 비판 여론을 잠재우고, 새로운 분위기에서 파업을 준비하려는 목적이란 평가도 있다.전삼노는 이른 시일 안에 다시 쟁의권을 확보, 회사와 협상을 최대한 빠르게 끝낸 후 재파업에 시동을 걸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노조 리스크가 다시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29일 산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쟁의권을 잃게 됐다. 이날 삼성전자 1노조가 개별 교섭권을 사측에 요구했기 때문이다. 1노조는 전삼노와 합병이 예정된 곳이다.삼성전자에선 전삼노가 대표교섭권을 갖고 있었다. 전삼노는 지난 5일 대표교섭권을 확보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사측과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5개 노조 중 어느 곳이라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 요구를 하게 되면 전삼노의 대표교섭권은 없어진다. 쟁의 행위도 불가능하게 된다.그동안 전삼노는 "다른 조합이 교섭 요구를 하면 조합의 단결을 해치는 것"이란 입장을 갖고 있었다. 교섭 요구를 하겠다는 3노조를 비난하기도 했다.이런 상황에서 전삼노와 합병이 예정된 1노조가 교섭 요구에 나선 것은 전삼노 집행부의 전략이란 분석이 삼성 안팎에서 나온다. 현재 파업을 해도 기대할 게 없고 노조 집행부가 특별하게 할 것도 없는 상황에서 쟁의 기간만 연장되는 부담감을 없애려는 것이다.지난 총파업 기간 '무임금 무노동'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2025회계연도 2분기(5~7월) 실적 설명회를 마치고 경제 전문 블룸버그TV와 인터뷰를 했다. 진행자가 “시장에선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블랙웰의 생산 지연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싶어 한다”고 하자 황 CEO는 5초 정도 머뭇거렸다. 이후 그는 “성능이 기대 이상이고 시제품 출하를 시작했다”고 했지만 화면 하단에 나온 엔비디아 실시간 주가는 인터뷰 내내 6~7%대 하락에서 올라서지 못했다.이날 2분기 실적과 공식 전망을 내놓은 엔비디아에 투자자들이 실망한 가장 큰 원인으론 블랙웰 관련 부정확한 정보가 꼽힌다. 블랙웰은 엔비디아가 현재 주력인 H100 후속작으로 지난 3월 공개한 AI 가속기(AI 학습·추론에 특화된 반도체 패키지)다. 그래픽처리장치(GPU) 2개를 붙이고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8개를 연결한 블랙웰엔 ‘괴물칩’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시장의 관심이 컸다.엔비디아는 올해 3분기(8~10월) 블랙웰을 출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달 초 “블랙웰에 결함이 발생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데 이어 엔비디아가 이날 “포토마스크에 문제가 있었지만 해결했다”고 밝히면서 결함이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엔비디아는 “성능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본격적인 출하가 오는 11월 이후 시작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투자자들은 실망했다.엔비디아가 블랙웰 판매 실적을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은 점도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웠다. 실적 설명회에서 애널리스트들이 블랙웰의 4분기 판매 실적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요구했지만 황 CEO는 “수십억달러 수준이고 내년 1, 2분기에 더 늘 것&r
LG그룹 지주사 ㈜LG가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와 LG화학 주식을 총 5000억원어치 매수한다. 올해 4분기엔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공시한다.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지주사의 수익 구조를 향상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산업계에선 LG그룹이 밸류업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도 나온다.㈜LG는 29일 공시를 통해 LG화학과 LG전자 주식을 각각 3000억원, 2000억원어치 매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향후 2회에 걸쳐 거래계획보고서를 공시한 뒤 30일 이내에 장내에서 각 계열사 주식을 취득할 예정이다. ㈜LG는 이날 이사회에서 계열사 주식 매수 계획을 의결했다.㈜LG가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계열사 지분 매수에 나선 건 2020년 4월 LG유플러스 주식 900억원어치를 산 이후 두 번째다. 취득 목적은 자회사 지분 확대를 통한 안정적 경영이었다.지분 매수가 완료되면 ㈜LG의 LG전자와 LG화학 지분율은 각각 31.59%, 31.29%가 된다. ㈜LG는 지분 취득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안정적 경영권 유지 및 수익 구조 제고 차원”이라고 밝혔다.㈜LG는 올해 4분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공시할 예정이다. 다음달 초엔 국내외 증권사 주최 기관투자가 대상 기업설명회(IR) 행사를 열고 기업가치 제고 활동에 나선다. LG전자도 지난 21일 10대 그룹 중 처음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예고했다. 산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이 밸류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황정수 기자
정부가 지난 6월 ‘기업 투자 유치를 통한 지방 발전’을 내걸고 8개 광역시·도에 지정한 ‘기회발전특구’에 대해 ‘속 빈 강정’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특구 투자기업에 파격적인 세제·금융 인센티브를 약속했지만, 상당수 기업이 이미 똑같은 혜택을 받고 있어서다. 특구만의 차별적인 기업 유인책이 없다는 얘기다.특구 지정 전부터 해당 지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은 ‘역차별’을 호소하고 있다. 신규 투자에 대한 지방세 감면율이 신규 입주 기업보다 낮거나 법인세 감면 혜택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차별성 없는 인센티브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옛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6월 8개 광역시·도 20개 지역을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했다. 특구에 투자하는 기업은 세제·금융 지원을 받고 규제 특례 대상이 된다. 지방위는 “200여 개 기업이 약 26조원의 신규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미 착공에 들어간 투자를 합친 전체 특구 투자 규모는 40조50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하지만 기업들은 “신규 투자 유인이 크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정부가 제시한 인센티브가 이미 시행 중인 각종 감면·지원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 대표적인 게 세제 지원이다.기획재정부가 참여하는 지방위는 특구로 이전하는 기업에 2026년 말까지 취득세를 100% 감면하고 재산세도 5년간 100%, 이후 5년간 50% 줄여주기로 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89개 시·군·구로 이전하는 기업도 똑같은 혜택을 받는다. 현재 지정된 특구 중 경북 상주와 안동, 부산 동구, 경남 고성,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26일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의 한국경제인협회 회비 납부에 대해 승인 결정을 내렸다.준감위는 이날 정례회의 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한경협 회비 납부를 삼성 관계사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하도록 했다”며 “앞으로 한경협에 납부한 회비가 정경유착 등 본래 목적을 벗어나 사용되지 않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즉시 탈퇴할 것 등을 관계사에 다시 한번 권고했다”고 밝혔다.회비 납부에 대해 준감위가 사실상 승인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은 준감위가 지난해 8월 발표한 ‘한경협 가입 권고안’에 따라 회비 납부 전 준감위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했다.한경협에 합류한 삼성 계열사는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4곳이다. 이들 계열사는 이사회 보고 등을 거쳐 회비 납부 여부와 시점을 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4대 그룹 중 한경협 회비를 납부한 곳은 현대자동차와 SK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초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한경협에 회비 35억원을 납부했다. SK그룹은 지난주 한경협에 연회비 35억원을 냈다. LG그룹은 회비 납부를 놓고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황정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에 이어 SK그룹도 최근 한국경제인협회 회비를 납부했다. 삼성과 LG는 한경협의 쇄신을 확인하고 회비 납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26일 경제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주 한경협에 연회비 35억원을 냈다. 회원사 구성은 바뀌었다. 종전 한경연 회원사는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네 곳이었지만 내부 논의 끝에 SK네트웍스 대신 SK하이닉스가 한경협에 합류했다.4대 그룹 중 한경협 회비를 납부한 곳은 현대차그룹에 이어 두 번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초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한경협에 회비를 납부했다. 현대차그룹이 납부한 회비도 한경협이 요청한 35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협은 지난 3월 말께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을 포함한 420여 개 회원사에 회비 납부 공문을 발송했다. 4대 그룹이 속한 제1그룹의 연회비는 각각 35억원이다.4대 그룹 중 삼성과 LG는 아직 한경협 회비를 납부하지 않고 있다. 삼성은 회비 납부 전 외부 감시 기구인 준법감시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날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은 정례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경협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을 수 있는 인적 쇄신이 됐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며 “정경유착의 근본을 끊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최고 권력자와 가깝다고 평가받는 분이 경제인 단체의 회장 직무대행을 했다는 점과 임기 후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한경협이 근본적으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의지가 있는지 회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LG그룹도 회비 납부를 놓고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황정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상무 시절이던 2006년의 일화다. 일본의 한 협력사를 방문한 그는 회사 입구에 전시된 화려한 상패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알고 보니 이 회사 핵심 부품 공정에서 일하는 숙련 엔지니어 다수가 국제기능올림픽과 일본 기능대회 수상자 출신이었다. 그는 귀국하자마자 회사 기술책임자에게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우수 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보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삼성이 2007년부터 전국기능경기대회를 후원한 배경이다. 삼성의 후원은 올해로 18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삼성은 26일 “고졸 기술인재 저변 확대와 국가 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지난 24일 개막한 제59회 전국기능경기대회를 후원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은 2006년 고용노동부와 ‘기능 장려 협약’을 맺고 2007년부터 대회를 후원한다. 매년 2억5000만원을 지원하고, ‘삼성전자 후원상’ 수상자를 선발해 시상한다.올해 대회는 경북 경주, 구미, 안동, 포항 등에서 열리고 있다. 폴리메카닉스, 클라우드컴퓨팅 등 50개 직종에 18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기량을 겨룬다. 전국기능경기대회 출전자 중 우수자는 삼성 계열사에 특별 채용된다. 지난해까지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에서 고졸 기술인재 1600여 명을 채용했다.삼성은 2007년 일본 시즈오카대회부터 국제기능올림픽도 후원하고 있다. 오는 9월 리옹국제기능올림픽도 지원한다. 리옹대회를 앞두고 24명이 삼성전자 시설에서 훈련 중이다. 2026년 상하이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을 희망하는 후보군 26명까지 합치면 50명에 이른다. 지금까지 삼성 소속 국가대표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출전
“한국과 일본 젊은이들의 열린 마음이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풍성하게 키워나갈 비옥한 토양이 될 것입니다.”류진 한일파트너십재단 이사장(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26일 서울 FKI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2회 한·일 고교교사 교류사업’ 환영 리셉션(사진)에서 “교사들이 좋은 씨앗을 뿌리고 정성을 다해 키워주길 부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행사는 일본 청소년의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형성을 돕기 위해 기획됐다.일본 고교 교사 50명은 지난 24일 방한했다. 한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오는 29일까지 5박6일간 한국에 머물며 고교 수업을 참관하고, 한국 문화를 체험할 예정이다. 25일엔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를 방문했다. 또 서울 마곡의 LG사이언스파크, 도레이첨단소재 등을 견학했다. 지난 1월에는 한국 교사 50명이 일본으로 건너가 교육·산업 현장을 방문한 ‘제1회 한·일 고교교사 교류사업’이 진행됐다.이날 리셉션엔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 등 양국 외교관과 재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1회 교류 프로그램을 수료한 한국 교사들도 초청돼 일본 교사 방한단과 이야기를 나눴다. 재단 관계자는 “양국 교사들의 상호 방문이 미래 세대의 바람직한 한·일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내년에도 한·일 고교 교사의 상호 방문사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황정수 기자
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지난 20일 원제형 대표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서 초빙강연을 열였다고 26일 발표했다. 강연은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산하 공정진단제어기술연구회에서 주관하는 행사다. 공정진단제어기술연구회는 공정진단제어 기술 발굴과 기술 협업, 인력 양성 방안을 찾고 있는 모임이다. 이날 강연에셔 원 대표는 ‘반도체 장치용 플라즈마 강화 공정 기술’을 주제로 강연했다. 반도체 시장 동향에 이어 미세화 공정에 기여할 극저온 식각(Cryogenic Etch) 기술,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요성등에 대해 소개하고 향후 발전 전망과 비전 등을 제시했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학회원들의 질문에 답했다. 원 대표는 "공정진단연구회는 초창기 18년 전 창립 때부터 참가했다"며 "지속적인 참여를 통해 반도체 분야 산학연 협력을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 대표는 일본 오사카대학 전기공학과에서 반도체 물성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여러 반도체기업을 거쳐 2017년 7월부터 도쿄일렉트론코리아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지난해 부산대에 전공서적 200권을 기부한 데 이어 반도체 현장 실습 지원, 세미나 개최 등 긴밀하게 산학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제주대와도 2022년 10월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모의 면접, 장학생 선발 등 꾸준히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명지대와도 지난 3월 반도체 전문 인재 양성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산학협력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지난 4월 가천대에서도 학생 300여명을 대상으로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황정수 기자
"초식 공룡 같다", "모든 D램에서 경쟁사에 뒤처졌다", "연구소는 거의 5년 논 것 같다", "시스템반도체는 비상 대책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는 우리를 경쟁사로 생각하지 않는다."지난 5월 말 유출된 삼성전자 회의록에 들어 있는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의 발언들이다. 전 부회장은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닌 지난 5월 21일 반도체 사업을 책임지는 DS부문장에 전격 취임했다. 위기 상황에 단행된 사상 초유의 인사다. 전 부회장은 각 사업부, 연구소 현안 보고를 받은 뒤 취임 일주일 만에 통렬한 자기반성과 뼈를 깎는 수준의 혁신을 주문했다.그 후로 약 100일이 흘렀다. 전 부회장은 오는 28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그동안 삼성전자 DS부문은 변했을까. HBM개발팀 정식 출범 "차세대 경쟁력 확보"전 부회장이 지난달 초 단행한 조직 개편에서 실마리를 확인해볼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팀' 신설이다. 태스크포스(TF) 형태로 흩어져 있던 HBM 전문 인력을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 산하에 모았다.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DS부문의 두뇌 역할을 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연구소 조직에도 변화가 생겼다. 8대 공정 설비 개발을 담당하는 설비기술연구소의 설비 개발 조직은 공정 기술을 담당하는 반도체연구소로 흡수됐다. 두 조직의 시너지를 통해 반도체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기 위해서다.최근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어드밴스드패키징(AVP·여러 최첨단 칩을 한 칩처럼 작동하게 하는 공정 기술) 전담 조직 'AVP전담팀'은 사실상 해체됐다. 경계현 전임 부문장(현
LG전자가 유럽 시장에 처음으로 가로 폭 62.5㎝의 인공지능(AI) 드럼 세탁기 신제품(사진)을 출시한다. 이 제품은 다음달 6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서 공개한다. 신제품은 용량 16㎏으로, 기존 가로 폭 60㎝ 모델(13㎏) 대비 3㎏ 커졌다. 20㎏인 67.5㎝ 모델보다는 작다. LG전자는 60㎝ 제품보다 큰 세탁 용량은 필요로 하지만, 67.5㎝ 모델보다 크기는 작고 합리적인 가격을 원하는 유럽 고객을 타깃으로 신제품을 개발했다.‘AI DD(Direct Drive) 모터’를 장착했다. AI가 고객이 투입한 세탁물의 무게, 습도, 재질을 분석한 뒤 옷감을 보호하는 최적의 방식으로 세탁한다. 물과 세제를 동시에 네 방향으로 분사하는 ‘터보워시 360’ 기술로 3㎏ 빨랫감을 39분 만에 세탁한다.세탁물의 무게와 오염도 등을 감지해 적정량의 세제를 알아서 투입하는 ‘자동 세제함’ 기능도 갖췄다. 백승태 LG전자 리빙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과 수요에 맞추기 위해 세탁기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신제품을 앞세워 유럽 세탁기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황정수 기자
삼성전자가 2027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정에 후면전력공급(BSPDN) 기술을 도입한다. BSPDN은 칩 상단에 들어가는 전력 배선을 하단에 배치해 저항을 줄이고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BSPDN이 적용되면 삼성전자는 칩 크기를 17% 줄이고 전력 효율은 15% 높일 수 있다. 경쟁사인 TSMC와 인텔도 BSPDN 도입을 추진 중이다. 파운드리 기업 간 BSPDN 기술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2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7년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에 BSPDN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성재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상무는 이날 서울 잠실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지멘스 EDA 포럼 2024’에서 “BSPDN 기술을 적용한 2㎚ 공정에서 만든 칩은 전면에 전력 배선을 넣은 칩보다 면적을 17% 줄이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임원이 대외 행사에서 자사 BSPDN 성능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반도체 기업들은 신호를 전달하는 회로가 그려진 칩 상단에 전력 라인을 함께 배치한다. 면적을 많이 차지할 뿐만 아니라 전력과 신호 라인이 겹치면서 병목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배선이 복잡해지고 칩 크기를 줄이기 어려워진다는 문제도 있다.개선책으로 떠오른 게 BSPDN이다. 칩 후면에서 전력 배선을 배치한 게 핵심이다.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반도체 성능도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후면에 배치하기 때문에 칩을 더 얇게 제작해야 하고 별도의 패키징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기술적인 극복 과제로 꼽힌다.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인텔과 TSMC도 연구개발(R&D)에 적극적이다. 인텔은 ‘파워비아’로 이름 지은 BSPDN 기술을 이르면 올해 ‘20A(2㎚)’ 파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해외 영업과 전략 부서에서 일했다. 엔지니어 일색인 다른 정보기술(IT) 기업의 CEO들과는 결이 다르다. 소통과 조율 업무에 익숙하다 보니 사장을 맡은 뒤에도 내부는 물론 외부와의 소통에 적극적이다. 미래비전 발표회(지난해 7월), 주주총회(지난 3월), 인베스터 포럼(21일) 등 LG전자가 연 굵직한 행사마다 그는 마이크를 잡았다.덕분에 LG전자는 ‘주주와 잘 소통하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정기주총에선 주주 대상 전시 부스를 마련해 ‘스마트 홈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같은 첨단 기술을 소개했다. 21일 인베스터 포럼도 일반적인 기관 대상 행사와 달리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LG전자는 올해부터 반기 배당을 하는 등 한층 강화된 주주환원책도 시행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날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오는 4분기에 발표한다고 했다.산업계와 주식시장에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CEO가 직접 회사의 미래를 얘기하는 만큼 시장에 신뢰를 준다”고 말했다.황정수 기자
삼성전자는 글로벌 인증기관인 UL솔루션즈의 사물인터넷(IoT) 보안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를 획득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합쳐진 ‘비스포크 AI 콤보’(사진)와 주거용 고효율 히트펌프 ‘EHS’, ‘비스포크 슬라이드인 인덕션 레인지’ 등 3개 제품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UL솔루션즈의 loT 보안 평가는 스마트 가전의 해킹 위험성과 보안 수준에 대한 엄격한 테스트를 통해 등급을 매긴다. 다이아몬드 등급은 악성 소프트웨어 변조 탐지 등의 항목에서 까다로운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다이아몬드 등급을 받은 제품은 삼성전자 보안 솔루션인 ‘녹스’를 적용해 개인정보를 포함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에도 프리미엄 냉장고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로 글로벌 가전업계 최초 다이아몬드 등급을 받았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5개 다이아몬드 등급 가전을 보유해 가전업계에서 최고 등급을 가장 많이 받은 기업이 됐다.황정수 기자
최근 ‘제2의 고대역폭메모리(HBM)’라고 불릴 정도로 주목받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시장 주도권을 놓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진검승부를 시작했다. SK하이닉스의 eSSD 전문 자회사 솔리다임이 64테라바이트(TB) 고용량 제품을 앞세워 다수의 빅테크 고객사를 확보하자 삼성전자가 128TB 신제품 개발을 통해 반격에 나섰다.1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용량 eSSD인 128TB 모델 ‘BM1743’을 오는 11월 선보일 방침이다. 출시 계획은 지난 6~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개최한 ‘플래시 메모리 서밋(FMS) 2024’에서 공개됐다. eSSD는 서버에 적용되는 데이터 저장장치로 낸드플래시가 주력 부품이고 D램과 컨트롤러도 들어간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이 중요해지면서 eSSD는 없어선 안 될 핵심 반도체로 떠오르고 있다.삼성전자는 7세대 쿼드러플레벨셀(QLC) 낸드플래시를 활용해 BM1743을 만든다. QLC 낸드는 기본 저장 단위인 셀에 4비트를 저장할 수 있다.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128TB eSSD의 핵심 성능인 연속 읽기·쓰기 속도는 각각 초당 7.5GB, 3GB로 전 세대 제품 대비 두 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전자가 eSSD 시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건 AI 시대를 맞아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게 영향을 미쳤다. 기존 서버에선 데이터 저장장치로 주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썼다. 자기력이 있는 디스크를 활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기다. AI 시대가 오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최근 서버 기업들이 HDD를 기업용 SSD로 교체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주로 활용하기 때문
구본규 LS전선 사장(사진)이 오는 10월 해저케이블 전문 자회사인 LS마린솔루션 대표이사로 취임한다.LS마린솔루션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구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구 사장은 10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로 취임할 예정이다. 구 사장은 구자엽 LS전선 명예회장의 아들로 2022년 1월 LS전선 대표에 오른 뒤 지난해 1월 사장으로 승진했다.LS전선 관계자는 “구 사장이 자회사 대표를 겸직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책임경영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날 LS마린솔루션은 지중(地中) 케이블 공사에 주력하는 LS빌드윈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황정수 기자
2001년부터 2011년까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에릭 슈미트가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큰 돈을 버는 것을 안다면 주식시장에서 뭘 사야 하는지도 알 것"이라고도 했다. 슈미트 전 CEO는 강연 중에 "주식을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지만 사실상 AI 시대 최고 유망 기업으로 엔비디아를 꼽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AI 시대 승자는 엔비디아..."뭘 사야할 지 말해야하나?"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슈미트 전 구글 회장은 이 강연에서 "나는 대기업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눈다. 기업들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데) 200억달러, 500억달러, 또는 1000억달러가 필요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메타 같은 미국의 대형 테크 기업(빅테크)이 AI 산업에 많게는 100조원 넘는 돈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어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대략 3000억달러(약 406조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슈미트는 "3000억달러 중 대부분이 데이터 센터에 꼭 필요한 AI가속기를 만드는 엔비디아가 가져가고 있다"며 "엔비디아는 이미 3분기 연속해서 매출이 200% 이상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3000억달러가 모두 엔비디아에 돌아간다면 주식 시장에서 뭘 해야 할지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엔비디아의 미래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슈미트 전 CEO는 "AI 개발자들은 엔비디아의 '쿠다(CUDA)' 소프트웨어에 기반해 AI 서비스를 만든다"고 설명하며 경쟁사인 AMD에 대해선 "소프트웨어가 아직까진 작동하지 않
"SK하이닉스의 약점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적어도 2020년까지는 반도체 업계에서 이 말이 통했다. SK하이닉스는 당시 D램에선 20~30%대 점유율로 세계 2위, 낸드플래시 단품에선 10%대 시장 점유율로 3~4위권을 지켰다. 하지만 낸드플래시 기반의 데이터 저장장치인 SSD에선 속절없이 밀렸다. 2020년 2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SSD 점유율은 7.1%로 5위. 세계 1위 삼성전자(34.1%)와의 격차는 27%포인트에 달했다. SSD 약했던 SK, 10조 투자해 인텔 SSD사업 인수SK하이닉스가 SSD에서 약했던 이유론 '솔루션' 경쟁력이 꼽혔다. 최근 낸드플래시는 단품으로 공급되지 않고 '컨트롤러'와 컨트롤러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역할을 하는 '펌웨어'와 함께 '솔루션'으로 고객사에 제공된다. SSD가 대표적인 사례다. 컨트롤러는 SSD의 속도 등 성능을 제어하는 핵심 칩이다. 예컨대 낸드플래시가 책을 꽂아놓는 서재라면 컨트롤러는 데이터를 언제 어디에 넣고 끄집어낼지를 결정하는 사서 같은 역할을 한다. 또 에러를 수정해주고, 수명을 연장해준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초부터 컨트롤러 기술에 투자해 현재 1000명 이상의 전문 인력이 컨트롤러만 개발했지만 SK하이닉스는 달랐다.SK하이닉스가 마냥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2010년대 들어서부턴 SK하이닉스도 솔루션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 2012년 6월 이탈리아 아이디어플래시, 미국 LAMD를 인수했다. 2년 뒤인 2014년 5월엔 미국 바이올린메모리 PCle 부문을 인수했고 같은해 6월엔 벨라루스의 소프텍 펌웨어사업부를 샀다. 화룡점정은 2020년 10월 현재의 솔리다임인 인텔 낸드플래시·SSD 사업부를 인수한 것이다. 90억달러, 당시
LG전자가 국립현대미술관과 전시 후원 계약(사진)을 맺고 한국 현대미술의 예술적 가치를 알린다고 12일 발표했다. LG전자는 내년부터 3년간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는 ‘MMCA×LG 올레드 시리즈’ 전시에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한다. 이 전시에서 LG전자는 예술가와 협업해 국립현대미술관의 중심 공간인 ‘서울박스’에서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력이 녹아 있는 대형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LG전자는 LG 올레드 TV의 가치를 알리고 문화 예술을 후원하는 ‘LG OLED ART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예술에 영감을 주고 아티스트가 선호하는 올레드 TV’라는 브랜드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다. 예컨대 2021년부터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의 글로벌 파트너로 참가하고 있고 최근엔 필리핀 국립미술관과 협업해 미술관 내 다양한 예술 작품을 담는 디지털 캔버스로 올레드 TV를 활용하기도 했다. 오승진 LG전자 한국마케팅담당 상무(오른쪽)는 “국립현대미술관을 찾는 관람객은 특별한 전시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황정수 기자
한국에 투자한 외국계 기업(외투기업) 중 절반 이상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경제인협회는 외투기업을 대상으로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00곳 중 55%가 ‘개정안이 경영상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고 12일 밝혔다. 49%는 ‘약간 부정적’으로, 6%는 ‘매우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35%는 ‘영향 없음’으로 예상했고, ‘긍정적’이라고 보는 기업은 10%였다. 조사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6일까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100명 이상을 고용한 제조업에 속한 외투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노란봉투법은 사용자 개념을 ‘근로 조건에 관해 실질·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로 확대했다. 사용자 개념 확대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59%)이 긍정적일 것이라는 답변(17%)을 크게 앞섰다. 부정적 영향을 예상한 기업들은 ‘도급 계약 부담 증가로 노동시장 효율성 저하’(27.3%), ‘원청에 대한 하청 노조의 파업 증가’(25.3%), ‘원·하청 노조 간 갈등 야기’(22.1%) 등을 이유로 들었다.특수고용형태 종사자와 자영업자 등 노조법상 근로자가 아닌 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한 것도 노란봉투법의 핵심 내용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응답 기업의 62%는 노사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 개정안이 노동쟁의 범위를 ‘근로 조건의 결정’에서 ‘근로 조건’에 관한 분쟁으로 넓힌 것에는 응답 기업의 68%가 부정적이었다. 긍정은 11%에 그
엔비디아가 내년 출시 예정인 고성능 인공지능(AI) 가속기 ‘블랙웰 울트라’뿐만 아니라 준프리미엄 모델 ‘B200A’에도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중 최첨단인 12단 제품을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내년 엔비디아가 납품받는 HBM3E 중 12단 제품 비중이 기존 8단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HBM3E 12단은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개발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받고 있는 제품이다. 반도체업계에선 내년에 HBM 시장에서 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1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내년 상반기에 블랙웰 울트라와 B200A를 공개한다. 블랙웰 울트라는 올 하반기에 나오는 B100·B200 AI 가속기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36GB(기가바이트) 용량의 HBM3E 12단 제품이 8개 들어간다.눈에 띄는 대목은 B200A에도 HBM3E 12단 제품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B200A는 엔비디아가 B200의 경량화 버전으로 개발한 AI 가속기로, HBM 용량은 144GB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력 소모량과 면적을 줄이기 위해 1개당 용량이 24GB인 HBM3E 8단 대신 단위 용량이 큰 12단 제품 4개를 넣기로 결정했다. 트렌드포스는 “2025년에는 HBM3E에서 12단 제품 비중이 40% 이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산업계에선 HBM3E 12단 제품의 탑재량이 늘면서 HBM 경쟁 구도에 변화가 생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4세대 HBM(HBM3), 5세대 HBM(HBM3E 8단)과 달리 HBM3E 12단과 관련해선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제품을 개발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받고 있어서다.반도체기업 관계자는 “가장 먼저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기업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전문 기업 파두(FADU)가 미국의 낸드플래시 전문 기업 웨스턴디지털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관련 협력을 강화한다. SSD 솔루션 전문 기업 바이윈과 제품 공동 개발·판매를 통해 중국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파두는 지난 6~8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전시회 ‘2024 FMS’를 통해 거둔 성과를 12일 공개했다.파두는 개막일인 6일 웨스턴디지털, 메타와의 3사 공동 기조연설을 통해 협력을 구체화했다. 'AI 혁명을 이끌다'란 주제로 진행된 연설에서 파두는 AI 시대의 플래시 메모리 저장장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SSD와 컨트롤러 기술의 혁신적 변화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차세대 SSD 개발 계획을 소개하고 5·6세대 컨트롤러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미래 전략을 밝혔다.웨스턴디지털의 에릭 스패넛, 메타의 로스 스텐포트와 함께 기조연설자로 나선 파두의 아누 머시 마케팅 부사장은 플래시 메모리 저장장치의 미래와 이에 따른 SSD 및 컨트롤러 기술 변화에 대해 진단하고 고성능 고효율 중심의 표준화를 제안했다. AI 시대 맞춤형 차세대 SSD 개발, 차세대 SSD 컨트롤러 리더로의 도약, CXL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데이터센터 시스템 등이다. 또 기존 SSD에서 효율성을 보다 극대화하는 디램리스(DRAMless) 기업용 SSD 제품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차세대 기업용SSD(eSSD)에 요구되는 혁신 기술도 선보였다.AI 데이터센터에서 요구되는 초고성능 초고효율의 6세대 SSD 컨트롤러와 함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D램, SSD로 차세대 AI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스위치’ 반도체를 선보였다. SSD의
LG전자가 국립현대미술관과 전시 후원 계약을 맺고 한국 현대미술의 예술적 가치를 알린다고 12일 발표했다. LG전자는 내년부터 3년간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는 'MMCA X LG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리즈' 전시에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한다. 이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중심 공간인 '서울박스'에서 LG전자의 디스플레이 기술력이 녹아 있는 대형 설치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LG전자는 LG 올레드 TV의 가치를 알리고 문화 예술을 후원하는 'LG OLED ART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예술에 영감을 주고 아티스트가 선호하는 올레드 TV'라는 브랜드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다. 예컨대 2021년부터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의 글로벌 파트너로 참가하고 있고 최근엔 필리핀 국립미술관과 협업해 미술관 내 다양한 예술 작품을 담는 디지털 캔버스로 올레드 TV를 활용하기도 했다. 오승진 LG전자 한국HE/BS마케팅담당 상무는 "LG 올레드와 국립현대미술관의 협업을 통해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예술과 기술이 결합된 특별한 전시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한국도 중국처럼 디스플레이 기업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합니다.”나카무라 슈지 UC샌타바버라 교수(사진)가 11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BOE, 차이나스타(CSOT) 같은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발판으로 성장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세계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 점유율도 끌어올리고 있는 중국을 따돌릴 방법을 묻자 돌아온 답이다.13~14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주최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의 기조 강연을 맡은 나카무라 교수는 방한을 앞두고 한경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1993년 일본 니치아화학 재직 당시 청색 LED(발광다이오드) 광원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LED 조명 상용화에 크게 기여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나카무라 교수의 발언은 반도체와 달리 정부의 관심 밖으로 멀어진 디스플레이 산업에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정부에 이어 여야 의원도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율 상향, 저금리 대출 신설, 보조금 지원 내용을 담은 ‘반도체 특별법’을 발의하고 있지만, 디스플레이에 대해선 이렇다 할 지원 법안이 나온 게 없다. 나카무라 교수는 “산업 성장의 발판이 되는 원천 기술 연구에 자금 지원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한국과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이 진검승부를 벌일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장으론 ‘마이크로 LED’를 꼽았다. 마이크로 LED는 각각 빛을 내는 소자를 연결해 만드는 디스플레이다. 화질이 좋고 패널 크기에 제약이 없지
삼성전자가 구형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의 물류 자동화율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작업자가 들고 나르는 약 3㎏ 무게의 웨이퍼(반도체 원판) 박스는 가볍고 잡기 쉬운 신형 제품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구형 파운드리 생산 라인의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반도체 직원의 근골격계 질환 가능성을 낮추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자동화 통해 생산성 향상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경기 화성 기흥사업장 6라인 내 웨이퍼 박스 물류 작업의 자동화율을 빠르게 높이기로 했다. 기흥 6라인은 지름 200㎜(8인치) 구형 웨이퍼를 활용하는 파운드리 공장이다. 전력반도체 등 구형 공정에 적합한 칩을 고객사 주문을 받아 생산한다. 천장에 설치된 운반 기계가 웨이퍼 박스를 운반하는 300㎜ 공장과 달리 기흥 6라인 일부 공정에선 작업자가 직접 웨이퍼 박스를 옮겨 장비에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현재 기흥 6라인의 자동화율은 44%다. 삼성전자는 자동화를 빠르게 추진해 근무 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가볍고 잡기 편한 웨이퍼 박스도 도입한다. 새로운 웨이퍼 박스는 작업자가 힘을 덜 들이고 안전하게 옮길 수 있다. 일부 현장에 투입돼 테스트 중이다. 검증이 완료되면 전량 교체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동화율을 높이는 건 직원들의 근골격계 질환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라며 “라인의 생산성도 함께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직원 건강 증진에 주력삼성전자에서 휴대폰, TV, 가전 사업을 맡은 디바이스경험(DX) 부문도 임직원 건강 증진과 안전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임
인텔은 18A(1.8nm) 공정 기반의 주력 제품인 인공지능(AI) PC용 프로세서인 ‘팬서 레이크’와 서버용 프로세서인 ‘클리어워터 포레스트’가 운영 체제를 성공적으로 부팅했다고 7일 발표했다. 두 제품 모두 테이프 아웃(tape-out·설계를 마친 뒤 제조로 보내는 것) 이후 두 분기 이내에 이와 같은 성과를 달성했다. 2025년에는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텔은 이어 내년 상반기 중 첫 번째 외부 파운드리 고객이 인텔 18A 기반 제품을 테이프 아웃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케빈 오버클리(Kevin O’Buckley)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총괄(수석 부사장)은 "인텔은 AI 시대를 위한 다양한 시스템 파운드리 기술을 개척하고 있다"며 "인텔과 파운드리 고객을 위한 차세대 제품에 필요한 혁신을 전방위적으로 제공하며 2025년 인텔 18A를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 고객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지난 7월 인텔은 18A 공정 설계 키트(PDK, Process Design Kit) 1.0을 배포했다. 이 설계 툴은 파운드리 고객이 인텔 18A에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 아키텍처인 ‘리본펫(RibbonFET)’과 후면 전력 공급 기술 ‘파워비아(PowerVia)’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자 설계 자동화(EDA) 및 지적 재산(IP) 파트너는 제품을 업데이트하여 고객이 최종 생산 설계를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리본펫은 트랜지스터 채널 내 전류를 세밀하게 제어해 칩 구성 요소의 추가적인 소형화를 가능하게 하면서 전력 누출을 줄인다. 칩이 점점 고밀도화됨에 따라 매우 중요한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파워비아는 전력 공급을 웨이퍼의 전면에서 분리하여 신호 경로를 최적화하고, 저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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