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약보합권에서 마감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다소 내리다가 외국인의 증시 매도세가 나타나면서 낙폭을 줄였다.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전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한 137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4원40전 하락한 1371원70전에 개장해 장 초반 1369원10전까지 하락했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 지표가 둔화하면서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것이 환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하는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7로 4월 49.2에서 하락했다. 하지만 장중 외국인 투자자의 증시 매도세가 나타나면서 낙폭이 축소됐다. 외국인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119억원을 순매도했다. 달러화 수요가 확대되면서 환율은 장중 한때 상승 전환하기도 했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82원31전이다. 전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 875원22전보다 7원9전 올랐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이 410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달러와 유로, 엔화 등 이종통화 간 거래를 국내 은행에 맡기기로 했다. 외환시장 구조개선 방안에 따라 국내은행이 관련 사업을 확대하면서 여건이 갖춰졌다고 판단해서다. 한은은 오는 5일부터 19일까지 외자운용원의 외환매매 거래기관 선정을 위해 신청서를 접수한다고 4일 밝혔다. 거래 기관으로 선정되면 국내은행들은 외자운용원의 주문을 받아 '이종통화 외환매매'를 하게 된다. 달러와 유로, 엔과 달러 등 원화가 포함되지 않은 서로 다른(이종) 통화간 거래다. 한은 국제국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등 외환당국이 시장 안정 등을 위해 시행하는 원화와 달러화간 거래와는 성격이 다르다. 한은 외자운용원이 운용하는 외환보유액은 지난 4월말 기준 4132억달러다. 작년 말 기준 통화별 비중을 보면 70.9%가 달러화, 나머지는 유로화,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 등 기타통화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외화자산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달러화와 기타통화와의 외환매매가 필요한 구조다. 한은은 기존에는 외국 금융기관에게 이 업무를 맡겼다. 국내은행은 관련 업무를 처리할 전문성과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고,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배제됐다. 하지만 다음달 외환시장 구조개선 방안 시행을 앞두고 상황이 바뀌었다. 외환시장 거래 시간이 새벽 2시까지 연장돼 영국 런던 외환시장 마감시간과 같아지자 국내은행이 해외에 데스크를 설치해 관련 업무를 확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한은은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로 등록된 국내은행 중 일정 요건을 갖춘 곳을
한국은행이 5월 이후 물가 흐름에 대해 "전망경로대로 완만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것으로 판단했다. 4일 한은은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평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물가상승률은 2.7%로 4월 2.9%에 비해 0.2%포인트 하락했다. 근원 물가상승률은 2.2%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낮아졌다. 김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이 모두 전월보다 낮아지면서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며 "석유류와 가공식품가격은 올랐지만 근원상품,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5월 이후 물가 흐름에 대해선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둔화를 감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말 한은이 내놓은 경제전망의 물가경로를 따라갈 것으로 봤다.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상반기 2.9%에서 하반기 2.4%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은 큰 상황으로 평가했다. 김 부총재보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한 가운데 국내외 경기흐름, 기상 여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며 "물가가 예상대로 목표에 수렴해 가는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했다. 중국 위안화가 강세를 나타낸 것도 원화 가치 상승에 영향을 줬다.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원40전 내린 1376원10전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3일 간 20원 넘게 상승한 환율이 4거래일만에 하락으로 전환했다. 다만 환율 수준은 1370원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원50전 하락한 1382원에 개장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4월 개인소비지출(PCE) 지수가 전월 대비 0.2% 상승에 그치는 등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이어진 영향이다.위험선호 회복에 따라 국내 증시 매수세가 나타나면서 환율 하락폭은 더 커졌다. 이날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821억원을 순매수했다.중국 위안화 가치 상승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0.0002위안 절상했다. 중국의 5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7로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위안화 환율은 추가로 하락했다. 원화는 위안화의 대리통화로 여겨지기 때문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75원22전이다.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 882원47전보다 7원25전 내렸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한국의 중립금리가 연 -0.2~1.3%으로 추정됐다. 장기간 추세적으로 하락하던 중립금리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없이 물가가 안정된 상태에서 잠재적인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말한다. 중립금리가 오르면서 향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폭이 제한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31일 한국은행이 연 BOK콘퍼런스에서 도경탁 한은 통화정책국 과장은 ‘한국의 중립금리 추정’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도 과장은 한국 중립금리가 2000년 1분기 연 1.4~3.1%에서 2020년 1분기 연 -1.1~0.5%까지 하락한 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올해 1분기 연 -0.2~1.3%로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이런 흐름은 주요국과 비슷하다. 미국과 유로지역의 중립금리 추정치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팬데믹 이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과잉 저축 흐름이 코로나19 이후 투자로 돌아서고 인공지능(AI) 관련 생산성이 높아진 것 등이 중립금리 상승의 이유로 여겨진다. 중립금리는 위험 선호 흐름으로 저축 대신 투자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날 때, 생산성이 높아질 때 오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생산인구 증감, 재정정책, 소득불평등, 기후변화 등도 중립금리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한국의 물가상승률 목표가 2%인 점을 고려하면 명목 중립금리는 연 1.8~3.3% 수준이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연 3.5%다. 명목 중립금리 상단(3.3%)과 큰 차이가 없다.한은이 중립금리 수준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채권시장에선 “한은이 중립금리가 올라갔다고 보는 것은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제가 추가로 조언을 드리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미 완전한(complete) 연구 전략을 갖고 있고, 스위스에서 적용하는 것과 꽤나 유사합니다." 토마스 요르단 스위스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30일 한은이 개최한 BOK국제컨퍼런스에서 "한국의 중립금리 연구에 조언을 해달라"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했다. 이 총재는 질문하면서 한국이 중립금리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를 상세히 설명했다. 특정한 값을 추정하기보다는 4~5개의 모형을 통해 범위를 추정하는 방식을 쓰고 있으며, 현재의 실질금리가 그 범위 중 어느곳에 있는지를 두고 통화정책의 스탠스를 결정한다고 했다. 또 이와 함께 근원물가 상승률이나 금융상황지수(FCI) 등을 참고한다고 밝혔다. 외부요인에 따른 추정치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점은 고민거리라고 했다. 환율, 경상수지, 자본이동 등의 요인을 반영할 경우 중립금리 추정치가 과도하게 변동한다는 것이다. "중립금리가 너무 학술적인 개념이라 외부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고도 했다. 요르단 총재는 "외부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지만 내부적으로 경제의 균형에 대한 명확한 관점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스위스중앙은행도 아웃풋 갭, 환율, 금리가 균형에 가까운지를 두고 토론하면서 정책의 스탠스가 적합한지 따져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불확실성의 세계로부터 유용한 것을 가져와야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일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이수형 한은 금융통화위원도 "경기 사이클이 반전되거나 새로운 충격이 나타나면 (중립금리를 추정하는) 모델이 매우 다른 숫
한국의 중립금리가 '-0.2~1.3%'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4가지 모형으로 추정한 결과다. 고령화, 재정정책, 소득불평등, 기후변화 등은 향후 중립금리 수준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 지목됐다.31일 한국은행이 개최한 BOK콘퍼런스에서 도경탁 한은 통화정책국 과장은 '한국의 중립금리 추정'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준구조모형 두가지와 시계열모형 두가지를 통해 각 모형이 제시한 수치를 범위로 나타낸 것이다.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없이 물가가 안정된 상태에서 자금의 공급과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말한다. 중립금리보다 실질금리가 더 크면 긴축적, 아래쪽이면 완화적으로 판단한다. 최근 미국이 연 5.25~5.50%라는 높은 정책금리 수준을 유지하는데도 경제가 계속 성장하면서 중립금리 자체가 높아져 연 5%의 금리가 긴축적이지 않은 게 아니냐는 논쟁이 촉발됐다. 도 과장은 한국의 중립금리가 2000년 1분기 1.4~3.1%에서 2020년 1분기 -1.1~0.5%까지 하락한 후 팬데믹을 거치면서 올해 1분기 -0.2~1.3%로 소폭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정치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상승으로 전환한 것인지는 조금 더 데이터를 쌓은 후 재평가해야한다고 덧붙였다.한국의 이같은 중립금리 추이는 주요국과 유사한 것이다. 미국과 유로지역의 중립금리 추정치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팬데믹 이후 상승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중립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는 인구구조, 재정정책, 생산성, 소득불평등, 기후변화 등이 꼽혔다. 저출생과 인구 고령화가 지속되면 중립금리는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
“물가 안정뿐 아니라 금융 안정도 한국은행의 책무입니다. 금융 안정을 고려한 중립금리는 물가 안정만 고려한 것보다 높습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한국은행 별관에서 토마스 요르단 스위스중앙은행 총재와 한 대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4~5개의 모형을 통해 특정 수준이 아닌 범위로 중립금리를 추정하고 있다”며 “이번 콘퍼런스에서 환율과 경상수지 등 국제 요인의 영향을 더 많이 고려한 추정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르단 총재는 이에 대해 “스위스가 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말한다. 이 총재가 금융 안정까지 고려한 중립금리 수준을 언급한 것은 앞으로 긴축 기조의 통화 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정에 금리 인하 폭이 제한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이날 콘퍼런스는 ‘중립금리의 변화와 세계 경제에 대한 함의’를 주제로 열렸다. 요르단 총재는 기조연설을 통해 중립금리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시 구조적으로 상승했는지에 대해 “판단하기 이르다”고 밝혔다. 중립금리 활용 방안에 대해선 “중립금리는 모형에 따라 추정 범위가 넓다”며 “다른 지표를 참고하거나 경제학자들의 판단을 더해 신뢰할 수 있는 중립금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12년 임기를 마치고 오는 9월 퇴임하는 요르단 총재는 ‘퇴임을 앞두고 중앙은행들을 위해 한 말씀 해달라’는 이 총재의 요청을 받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권한이 좁게 유지될 때 가능하다”고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상속세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경제학계의 설문 결과가 나왔다.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원인으로는 ‘열악한 기업지배구조’가 지목됐다.30일 한국경제학회가 ‘경제토론’ 패널을 대상으로 기업 밸류업 정책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44%가 ‘밸류업을 저해하는 디스인센티브 제도 개선’을 정책 성공의 최우선 과제라고 답했다. 디스인센티브 제도의 예시로는 상속세 인하와 최대주주 할증 개선이 제시됐다.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 ‘열악한 기업 지배구조’(44%)를 꼽은 사람이 가장 많았다. 유종민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높은 상속세로 인해 사업을 계속하려는 대주주는 낮은 주가와 배당 수준을 유지하려 한다는 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배당성향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한지 묻는 항목엔 ‘투자성향 및 배당성향 공시를 통한 자율규제’를 선택한 응답자(43%)가 가장 많았다. 배당소득 분리과세(26%), 배당 확대 기업 법인세 세액공제(22%) 등이 뒤를 이었다.기업 대주주 경영권 보호 강화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되는지 묻는 항목엔 응답자의 5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사항으로는 ‘상법개정을 통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반영’(37%)을 선택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강진규 기자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과 원·엔 재정환율이 모두 10원 넘게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지연되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된 영향으로 파악됐다.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원40전 오른 1379원40전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6원80전 오른 1371원80전에 개장했다. 장중 상승세는 계속 확대됐다. 오후 한때 1380원20전까지 올라 1380원대를 터치했다.환율이 10원 넘게 오른 것은 지난 4월16일 10원50전 상승 이후 약 45일만에 처음이다. 상승폭(14원40전)은 3월22일 16원 이후 가장 컸다.이날 환율이 오른 것은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5월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가 '소폭 내지 완만하게' 확장했다고 평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시장에선 9월과 12월 Fed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이번 발표 이후 9월 금리인하 기대는 상당폭 후퇴했다.간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4.5%를 웃돌고,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뉴욕 증시는 기준금리 인하 지연에 대한 우려 등으로 하락했다.이날 국내 증시에서 나타난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 흐름도 환율 상승 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시각(오후 3시30분)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79원35전을 기록했다.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가(868원85전)보다 10원50전 상승한 수준이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 이 라틴어 격언은 과거 로마제국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정책 결정 원칙으로 유명하다. 무슨 일이든 너무 서두르면(festina)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너무 기다리면(lente) 타이밍을 놓쳐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균형적인 정책 결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향후 통화정책의 운용 방향에 대해 설명하면서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이 격언을 들고 나왔다. 박영환 통화정책국 정책총괄팀장과 성현구 과장이 지난 29일 쓴 '향후 통화정책 운용의 주요 리스크'에서다. 금리 너무 빨리 내리면 물가·환율·가계부채 불안해져한은은 두가지 측면의 리스크를 상세히 소개했다. 빠른 정책기조 전환에 따른 리스크로는 물가의 목표수렴 지연, 환율의 변동성 확대,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 등을 꼽았다. 국내 물가 상황의 경우 근원물가 상승률은 완만한 둔화 추세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은 3%내외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공급충격이 지속될지에 관해서도 불확실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 기조가 빠르게 전환될 경우 물가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느려지면서 물가 목표(2%) 수렴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지적이다. 분석 결과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태에서 금리 인하를 할 경우,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기대인플레가 낮은 상황에 비해 1.5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도 문제다. 현재 미 달러화지수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글로벌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1300원 이상의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은은 "국내외 외환시장의
위험 선호심리가 회복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6거래일만에 1350원대로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했다. 미국 금융시장이 메모리얼 데이로 휴장한 가운데 글로벌 달러는 약세를 나타냈다.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원30전 하락한 1358원5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3원 내린 1360원80전으로 개장했다. 이후 하락세가 계속 유지됐다. 오후 한때는 1350원 중반 수준까지 내리기도 했다.환율이 1350원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20일(1355원90전) 이후 6거래일 만이다. 위험 선호 심리 회복에 따른 증시 외국인 순매수 등이 환율 하락 요인으로 꼽혔다. 간밤 미국 금융시장은 메모리얼 데이로 휴장했다.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외환시장에선 대체로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오는 31일(현지시간) 미국의 4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발표를 앞두고 지표를 대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PCE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참고하는 물가지표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66원9전을 기록했다. 전날 같은 시각 기준가(869원69전)보다 3원60전 하락했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박종우 한국은행 통화정책·시장 담당 부총재보가 28일 취임하면서 한은 집행간부 전원이 이창용 한은 총재가 임명한 사람으로 구성됐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 전원이 이 총재 임기 중 임명된 위원으로 채워진 데 이어 간부 인선까지 마무리되면서 이 총재 취임 2년만에 진정한 '이창용 호'가 출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하반기와 이 총재 임기 후반부(2024년 4~2026년 4월) 한은의 정책 방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창용 사람'으로 채워진 한은 임원들이날 취임한 박 신임 부총재보는 한은 안팎에서 인정하는 통화정책 전문가다. 1996년 한은에 들어온 이후 통화정책국의 전신인 정책기획국에서 조사역과 과장 시절을 보냈다. 통화정책국으로 이름이 바뀐 후 차장으로 승진했고, 정책제도연구팀장, 정책분석팀장, 정책총괄팀장 등 세 차례의 팀장 경력도 모두 통화정책국에서 지냈다. 통화정책국 부국장을 거쳐 2023년부터 금융시장국장으로 일해왔다. 이 총재의 집행간부 인사는 '제한된 파격'으로 평가된다. 아주 새로운 인물을 전격 발탁하는 식의 틀을 완전히 깨는 파격 인사는 아니지만 기존의 문법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는다. 박 부총재보는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한은 내 최고 전문가로 평가되지만 통화정책국장 경험은 없다. 직전 이상형 부총재보를 비롯해, 박종석·허진호 전 부총재보 등이 통화정책국장 출신인 것과는 차이가 있다. 지난 17일 취임한 권민수 부총재보도 외자운용원장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부총재보가 됐다. 이 자리는 국제국장이나 국제협력국장이 승진하던 자리였지만 외화 자금 운용과 관련된 최고 전문가인 권 부총재
소비자물가가 2021년 이후 지난달까지 13% 가까이 뛰면서 민간 소비 증가율이 5%포인트 하락했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인플레이션에 취약한 전세 제도의 특성 등으로 30대 전세 거주자가 고금리와 고물가 피해를 가장 크게 본 것으로 분석됐다.한국은행이 27일 공개한 ‘고물가와 소비: 가계 소비 바스켓·금융자산에 따른 이질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4월까지 소비자물가 누적 상승률은 12.8%(연 3.8%)로 집계됐다. 2010년대(연 1.4%)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민간 소비는 올해 들어 다소 회복됐지만 여전히 2015~2019년 추세를 크게 밑돌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3년 고령층과 저소득층이 체감하는 실효 물가상승률은 각각 16%, 15.5%로 청·장년층(14.3%)과 고소득층(14.2%)보다 높았다. 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식료품 등 필수재의 소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다.물가 상승은 자산과 부채의 실질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주요국에선 물가 상승으로 자산이 많은 고령층의 상황이 나빠지고 부채가 많은 청년층은 나아지면서 부의 재분배가 이뤄졌다. 하지만 한국에선 다른 나라에 없는 전세 제도가 청년층의 부담을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 상승으로 명목자산인 전세보증금의 실질가치는 하락했지만 은행에서 빌린 대출은 변동금리인 경우가 많아 이자 부담이 함께 커졌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30대 전세 거주자의 피해가 특히 컸고 45세 미만은 손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그 이상 연령대에서는 물가 상승에 따른 명목 부채 감소 효과가 이자 부담을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2021년부터 가파르게 오른 물가가 소비에 미친 영향을 정
중국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우려가 다소 완화되면서 위험선호 심리도 강화됐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원70전 내린 1363원80전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원50전 내린 1366원으로 개장한 뒤 횡보하다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웠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에 대한 위안화 기준치를 달러당 7.1091위안으로 0.0011위안(0.02%) 올렸다. 시장에선 원화 가치도 위안화 가치 절상에 반응해 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원화는 위안화의 대리통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지난주 미국 미시간대가 발표한 기대 인플레이션 확정치(3.3%)가 시장 전망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난 점도 원화 가치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여겨진다. 기대인플레가 둔화되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우려가 완화된다. 미국 증시가 이날(현지시간) 메모리얼 데이로 휴장하는 점은 낙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혔다.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69원69전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 오후 3시30분 기준가(871원93전)보다 2원24전 내린 수준이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물가가 최근 몇 년 새 큰 폭으로 오르고, 이에 따라 고금리 수준이 유지되자 30대 전세거주자의 피해가 막심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물가 급등으로 전세보증금의 가치가 낮아진 가운데, 고금리로 대출 상환 부담은 커져서다. 고령층과 저소득층도 물가 상승으로 소비여력이 크게 훼손된 계층으로 분석됐다.한국은행이 27일 공개한 '고물가와 소비:가계 소비 바스켓·금융자산에 따른 이질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4월까지 소비자물가 누적 상승률은 12.8%(연 3.8%)로 집계됐다. 2010년대(연 1.4%)에 비해 두배를 넘는 수치다.고물가 영향으로 소비는 둔화세다. 민간 소비의 경우 올해 들어 다소 회복됐지만 여전히 2015∼2019년 추세를 크게 밑돌고 있다. 이는 물가 상승으로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금융자산의 실질가치도 떨어져 소비 여력을 제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은의 분석 결과, 2020∼2023년 고령층과 저소득층이 체감하는 실효 물가 상승률은 각 16%, 15.5%로 청·장년층(14.3%)과 고소득층(14.2%)보다 높았다. 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식료품 등 필수재의 소비 비중이 두 그룹에서 컸기 때문이다.고령층의 경우 대체로 부채보다 금융자산을 많이 보유한 계층인 만큼, 물가 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 경로로도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물가가 오르면 자산과 부채의 실질 가치가 줄어든다. 이 때문에 주요국에선 자산이 많은 고령층은 상황이 나빠지고, 부채가 많은 청년층은 나아지면서 부의 재분배가 이뤄지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이같은 경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전세제도 때문이다.한
국내 기업이 혁신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2010년대 이후 생산성이 크게 둔화하고 있다는 한국은행 보고서가 나왔다. 기초연구 강화, 혁신 기업 자금 지원 등으로 기업 혁신 활동을 촉진해야 한다는 조언이 담겼다.26일 한은 경제연구원이 공개한 ‘혁신과 경제성장, 우리나라 기업의 혁신 활동 분석 및 평가’를 보면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R&D) 지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4.1%로 세계 2위(2022년 기준), 미국 내 특허 출원 건수는 4위(2020년 기준)였다.그러나 생산성 증가율은 2001~2010년 연평균 6.1%에서 2011~2020년 0.5%로 낮아졌다. 미국에 특허를 출원할 만큼 실적이 우수한 혁신 기업의 생산성 증가율도 같은 기간 연평균 8.2%에서 1.3%로 크게 떨어졌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기업의 혁신 활동 지표가 글로벌 상위권을 나타내고 있지만, 생산성 증가세는 크게 둔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생산성 증가율 하락은 기초연구 투자가 위축된 것과 관계가 깊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기업의 총지출 대비 기초연구 투자 비중은 2001년 7%에서 2010년 14%까지 증가했다가 2021년 11%로 감소했다. 혁신 중소기업이 줄어들고 혁신 창업가가 나오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했다.한은은 기업 혁신 활동이 생산성 확대로 이어지려면 기초연구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초연구 인센티브 제공, 산학 협력 확대, 혁신 클러스터 활성화 등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한은이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기업 기초연구에 대한 보조금 지급률을 현재의 3배로 높이면 경제성장률이 0.22%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 밖에도 한은은 혁신 기업에 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혁신 창업가를 육성하기 위해 교육 환경을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혁신’이 실종됐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 등 선진국 주요 기업들이 기초연구에 집중 투자해 선도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공정을 개선하는 수준의 얕은 혁신에만 매달린 결과다. 2040년부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혁신을 통한 성장률 제고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산성 증가율 1.3%로 둔화26일 한은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혁신과 경제성장, 우리나라 기업의 혁신활동 분석 및 평가’ 보고서에서 조태형 부원장과 이동원 미시제도연구실장 등이 내놓은 분석이다.조 부원장은 “한국 기업의 기술개발(R&D) 지출 규모는 세계 2위 수준이지만 특허 품질은 하위권”이라며 “혁신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이 2001~2010년 연평균 8.2%에서 2011~2020년 1.3%로 크게 둔화했다”고 지적했다. 연구자들은 혁신기업을 미국에서 특허를 출원한 기업으로 정의했다. 한국 혁신기업의 양적성과는 우수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내총생산(GDP)의 4.1%를 R&D지출에 쓰고 있으며, 미국 내 특허 출원건수는 세계 4위에 해당한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미국의 경제지표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영향이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7원10전 오른 1369원50전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6원60전 오른 1369원에 개장해 장중 1371원90전까지 올랐다. 환율이 1370원대를 터치한 것은 지난 13일(장중 고가·1373원10전) 이후 7거래일 만이다.달러는 간밤 발표된 5월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지수가 시장 전망치(51.5), 전월치(49.9)를 웃도는 54.8을 기록해 강세를 보였다. 이러한 경제지표 호조로 Fed의 금리 인하 기대는 축소됐다. 오후 들어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며 환율 수준은 1360원대로 낮아졌다.이날 외환시장 마감 시간(오후 3시30분)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71원93전이다. 전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 869원85전 보다 2원8전 올랐다.최근 환율이 오르면서 기업을 중심으로 외화 예금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913억5000만달러로 3월 말보다 36억6만달러 줄었다.달러화 예금이 743억3000만달러로 32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이라고 인식하면서 달러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예금은 48억2000만달러로 5억5000만달러 줄었다. 엔화는 97억1000만달러로 1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엔화 예금 감소에는 엔화 약세에 따른 미국 달러화 환산액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반도체 경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붐으로 수요가 확대된 가운데, 공급이 제한되면서 우리 기업의 수출이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한은 경기동향팀 최영우 과장, 최종호 조사역은 24일 '최근 반도체 경기 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챗GPT 3.5 개발로 인공지능(AI) 붐이 시작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지난해 초를 저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이같은 반도체 상승 사이클은 2013년 '스마트폰 수요 확대', 2016년 '클라우드 서버 증설', 2020년 '코로나 비대면 활동 증가'에 이어 네번째다. 한은은 이번 반도체 경기가 지난 2016년 클라우스 서버 증설 당시의 사이클과 비슷하다고 봤다. 당시에는 가상자산의 확산으로 서버와 PC 중심으로 다양한 부문에서 전방위적으로 수요 확산이 나타났다. 당시 상승기는 2년 간 이어져 다른 상승기(7분기)보다 1분기 더 이어졌다. 작년 2분기 시작된 이번 AI 붐 상승 사이클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반도체 수요의 경우 AI 서버에서 일반서버, 모바일, PC 등 여타 부문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지만, 공급 확대는 상대적으로 제약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AI 서버 부문은 AI 붐에 대응하기 위한 거대 정보통신 기업(빅테크)의 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빅테크 간 AI 경쟁이 심화하면서 관련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평가됐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 경쟁업체인 AMD는 최근 AI 반도체를 출시했으며, 구글과 메타 등 서비스 중심의 빅테크 기업도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일반서버는 기존 설비 노후화·그간
미국과 중국 등 이른바 주요 2개국(G2) 경제의 높은 성장세에는 정부의 재정부양책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 지원과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면서 성장이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는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민간 주도로 이뤄졌다고 평가했지만 한국은행은 '정부 이전지출 확대'를 깜짝 성장의 주 요인으로 꼽았다.24일 한은이 발표한 '최근 G2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들어 미국과 중국은 양호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은 1분기 1.6%(연율 기준) 성장하면서 '저조한 성장'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고용상황이 양호하고, 소비가 견조해 내수 중심의 성장모멘텀을 이어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은 5.3%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한은은 "두 나라의 양호한 성장세는 모두 정부의 재정부양책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학자금 대출 탕감과 가계로의 이전지출 확대가 민간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고 봤다.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도 견조한 성장의 요인으로 지목됐다.중국은 재정여력이 크게 하락한 지방정부를 대신해 중앙정부가 지난해 1조위안 규모의 국채를 발행해 SOC 투자를 확대하고, 설비 교체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소비와 투자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산업정책을 통한 투자 촉진도 성장의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CHIPS) 등을 통해 전략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기업투자 촉진 정책을 쓰고 있다. 중국은 수출기업에게 암묵적인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정부지출과 산업정책
“(경제) 전망은 자연과학이 아닙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수정한 데 대해 ‘전망에 크게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자 “겸손한 자세로 개선하겠다고 말씀드린다”면서도 불편한 내색을 나타냈다.이 총재는 작심한 듯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경제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가 2.7%로 0.6%포인트 올렸고, 일본은 1.2%에서 0.8%로 0.4%포인트 내렸다”며 “전망은 자연과학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일은 다반사로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망이 틀렸다고 시장에 혼선을 주니까 하지 말라는 얘기는 해외에서 들어본 적이 없다”며 “전망이 틀렸으면 어떻게 달라졌는지 논의하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그는 “(이런 의견을 받아들여) 한은이 아무것도 (발표를) 하지 않으면 밖에서 볼 때 틀리지도 않고, 비난을 안 받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며 “더 활발하게 소통하고 더 많은 정보를 줘서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돌봄인력 최저임금제 차등 적용 등 논란이 있는 사안에 한은이 과거와 달리 의견을 내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총재는 오는 8월 시작하기로 한 분기별 전망 공개에 대해서는 “지체 없이 하겠다. 더 노력해 잘 만들어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리포트에서는 점도표에 대해 시장에 충격과 혼선을 주니까 찍지 말라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해외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이 총재는 지난달 12일 금융통화
한국은행이 23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연 3.25%에서 0.25%포인트 인상된 뒤 11회 연속 동결됐다.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상방 압력을 받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난 4월에 비해 훨씬 커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이라 인하폭은 아직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이 같은 이 총재의 발언은 4월 회의 이후 한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시장 예상치의 배 수준인 1.3%(전 분기 대비) 깜짝 증가하고,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진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GDP 증가율 전망치를 2.1%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물가상승률은 기존 전망치인 2.6%를 유지했지만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는 상당폭 높아졌다’는 단서를 달았다. 경제가 호조를 나타내고 물가가 상승 압력을 받으면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이날 이 총재의 발언은 지난달 회의 때보다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으로,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 비해서는 다소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07%포인트 내린 연 3.402%에 마감했다.강진규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지난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해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국내 정보에 편향된 해석"이라고 말했다.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마치고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12일 통방 기자간담회 직후 원·달러 환율이 1365원에서 1375원대로 10원가량 급등하자 시장에서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적인 발언으로 환율이 뛰었다'는 해석이 나온 것에 대한 설명한 것이다. 당시 시장에선 한국이 금리 인하를 선제적으로 할 경우 미국과의 이자율 격차가 벌어지면서 환율이 오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이 총재는 이에 대해 "당시 통방 간담회가 끝난 12시 무렵부터 호주와 뉴질랜드 환율도 절하되기 시작했다"며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뉴스가 흘러나오면서 환율이 움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금리 인하 시사에 따른)이자율 격차 등 국내요인으로 환율이 절하됐다고 많이 말하는데 트레이더들이 포지션이 갑자기 손해를 봤기 때문에 뭔가 말해야해서 그렇게 했다면 모를까 국내요인만 의해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전망이 실패해 한국은행의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에 겸손한 자세로 '개선하겠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전망이 바뀌는 일은 다반사입니다. 전망이 틀렸다고 시장에 혼선을 주니까 하지 말라는 얘기는 해외에서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이창용 한은 총재는 23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마친 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1분기 경제성장률이 1.3%를 기록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수정한 것에 대해 '전망에 크게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자 강한 어조로 '작심 발언'했다.이 총재는 우선 1분기 GDP가 예상 외의 호조를 보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 총재는 "수출이 생각보다 좋았다는 것은 예상했지만 수입이 크게 줄고, 소비가 개선되는 것은 놓쳤다"고 말했다.수입은 에너지와 반도체 장비에서 예상보다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따뜻한 날씨로 에너지 소비가 줄었고, 투자가 지연된 것 등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수입이 줄면 수출과 수입의 차이인 순수출이 늘어 GDP가 증가하는 쪽으로 영향을 준다.소비는 정부의 이전지출 효과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보조금 등 이전지출을 늘렸는데, 이를 통해 소비 여력이 커진 가계가 생각보다 소비를 늘렸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자료를 좀 더 빨리 받기 위해 노력하고, 다른 프록시(대리 변수)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하지만 전망의 실패를 두고 '시장에 혼란을 준다'며 전망을 자제할 것을 요구하는 시각에 대해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 총재는 "IMF는 미국 경제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가 2.7%로 0.6%포인트 올렸고, 일본은 1.2%에서 0.8%로
한국은행이 23일 올해 우리 경제가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월 2.1%로 발표한 성장률 전망치를 0.4%포인트 상향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3% 깜짝 성장하면서 연간 전망치를 높인 것이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2.6%를 유지했다. 내년 성장률은 2.3%에서 2.1%로 낮췄다. 올해 높은 성장률이 반영돼 하향 조정됐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2월 전망과 같은 2.1%로 유지했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한국은행이 23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열고 연 3.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월 금리를 연 3.25%에서 0.25%포인트 상향한 이후 11차례 연속 동결을 선택했다.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과의 금리 격차는 2%포인트(미 금리 상단 기준)가 유지됐다. 미국 정책금리는 연 5.25~5.5%다. 이날 통방 회의에는 김종화·이수형 위원이 처음으로 참석해 금리 결정에 참여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앞두고 환율이 관망세를 나타내면서 소폭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하는 데 그쳤다. 장중 변동 폭도 5원 이내로 제한됐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0전 내린 1362원90전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원 오른 1364원30전에 개장해 1360원20∼1365원80전 사이에서 움직였다.장중 달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앞두고 횡보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특별한 소재가 부족한 가운데 달러는 양방향 수급으로 변동 폭 5원 이내에서 움직였다.한은은 23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다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 등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앞서 간밤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중앙은행(Fed) 이사는 향후 3∼5개월간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가 완화되면 올해 말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같은 시간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71원28전이다. 전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 872원20전보다 92전 내렸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생산자물가지수가 지난달 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이 늘어나면서 물량이 부족해진 김 값 오름세가 이어진 가운데, D램, 플래시 메모리 등 공산품 가격이 크게 뛰었다.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118.82)보다 0.3% 높은 119.12(2020년=100)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로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4월보다는 1.8% 올라 전년 동월 대비로도 작년 8월 이후 9개월 연속 상승했다.전월 대비 등락률을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3.0% 하락했다. 풋고추(-47.4%), 오이(-44.2%) 등 채소류 가격이 크게 내리면서 농산물이 4.9% 하락했다. 맛김(6.6%)은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고등어(-41.5%)가 큰 폭 하락하면서 수산물도 4.2% 하락했다.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채소류가 생육 여건 개선과 출하지 확대 등으로 출하량이 늘어 가격이 하락했다"며 "수산물도 김은 수출량 증가 등으로 가격이 올랐지만, 고등어 등 어획량이 크게 늘어 전체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반면 공산품은 0.7% 상승했다. 컴퓨터와 전자 및 광학기기(1.8%), 1차 금속제품(1.5%), 석탄 및 석유제품(1.7%) 등이 오른 영향이다. D램(16.4%), 플래시 메모리(11.4%) 등이 상승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0.6% 하락한 반면 서비스는 0.2% 상승했다.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0% 상승했다.원재료(2.6%), 중간재(1.0%), 최종재(0.5%) 등이 나란히 올랐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총산출물가지수는 1.2% 올랐다. 농림수산품은 2.9% 내렸지만, 공산품은 2.0%, 서비스는 0.2% 각각 상승했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토마스 요르단 스위스국립은행 총재와 토머스 사전트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 등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세계적 경제 석학들이 이달 말 한국은행이 주최하는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한다.21일 한은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요르단 총재는 오는 30일 ‘중립금리의 진화와 세계경제에 대한 함의’를 주제로 열리는 BOK국제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기조연설 후엔 이창용 한은 총재와 대담을 한다. 중립금리에 대한 학술적인 논의와 함께 한국과 스위스의 통화정책 방향 등에 대한 질의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스위스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1.5%로 인하했다. 주요 선진국 중에선 통화정책을 완화 기조로 가장 빨리 선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요르단 총재는 1993년 베른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1996년까지 하버드대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했다.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이 총재가 그의 방한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요르단 총재 외에도 이 총재와 하버드대 인맥으로 연결된 인사들이 콘퍼런스에 참석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인 사전트 교수는 ‘중립금리 결정 요인으로서의 인구’ 세션의 사회를 맡는다. 루트비히 스트라우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립금리와 재정영역’ 발표자로 나선다.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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