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0원 넘게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3년만기 국채 금리는 연중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안전자산으로 투자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 거래일보다 11원50전 오른 1319원30전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6원 오른 1323원80전으로 출발했다.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우려로 위험 회피 심리가 작동,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물가 둔화로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것도 달러 강세 재료로 꼽힌다.다만, 중동 정세가 추가로 악화하지 않고 위안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화 약세는 제한됐고, 1320원 밑에서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1317원50전까지 하락하기도 했다.같은 시간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16원91전이다. 전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922원80전)보다 5원89전 하락했다.국채금리는 일제히 하락(채권 가격 상승)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31%포인트 내린 연 2.780%에 장을 마쳤다. 지난 8월 5일(연 2.806%) 기록한 연저점을 경신했다.10년물 금리는 연 2.932%로 0.060%포인트 하락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0.044%포인트, 0.015%포인트 하락해 연 2.843%, 연 2.798%에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2.841%로 0.063%포인트 내렸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0.060%포인트, 0.057%포인트 하락해 연 2.812%, 연 2.739%를 기록했다.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은 중동 사태의 파급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오전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점
"한국은행의 보고서들이 부담스럽지 않으셨나요?" 지난달 30일 장수정 한은 조사국 조사역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이날 세종 어진동 기획재정부 청사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와 최 부총리가 함께 연 '타운홀 미팅'에서다. 최 부총리는 "같은 이야기를 한은이 하면 국민이 보기에 정부가 얘기하는 것보다 더 신뢰가 높다고 생각해줄 수 있다"며 "이런 부분이 구조개혁 공론화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불편함 없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 부총리 "시끄러운 한은 존중"한은 총재와 경제부총리가 만난 자리에서 이런 질문이 나온 것은 올들어 한은이 지속적으로 정부 정책에 관한 보고서를 내고 있어서다. 한은은 지난 3월 돌봄노동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돌봄 업종이 최저임금 적용에 예외가 될 수 있도록 사적 계약을 하거나,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를 하자고 주장했다. 6월엔 농업 분야의 폐쇄성을 지적하면서 사과 등 농산물을 수입하면 물가 수준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제언했다. 8월엔 강남 8학군의 사교육 열풍이 나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서울대 등 주요 상위권 대학의 학생 상당수를 '지역 비례'로 선발하자고 했다.고용노동부, 농림축산식품부, 교육부 등 정부가 추진해야할 구조개혁에 관해 파격적인 목소리를 낸 셈이다. 최 부총리는 "시끄러운 한은이 된 이 총재의 용기와 결단을 존중한다"며 "오히려 모든 연구를 하면서도 (발표하지 않고) 안에서만 끝났다면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인적 자산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달 1.6%를 기록했다. 3년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중동 지역의 전운이 고조되면서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한국은행은 2일 소비자물가상승률 발표 이후 '물가 상황점검 회의'를 열고 이같이 분석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9월 물가지표에 대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은 국제 유가의 큰 폭 하락 등 대부분 공급측 요인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9월 물가 지표를 이렇게 분석하며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를 밑돌다가 연말로 갈수록 기저효과 등으로 2% 안팎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5(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1.6% 올랐다. 2021년 3월(1.9%) 이후 3년 6개월 만의 1%대 상승률이다.문제는 중동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날도 이스라엘과 이란 등은 공방전을 이어갔다. 김 부총재보는 "중동사태 전개 양상에 따른 유가 불확실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9월의 낮은 물가상승률이 유가 하락에 기인한만큼 유가가 반등한다면 물가가 다시 크게 오룰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금융시장도 중동사태의 전개 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은은 이날 물가 점검 회의에 앞서 오전 8시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중동 사태 관련 시장 상황 점검 회의도 열었다.유 부총재는 "이란의 공격 수위가 제한적 수준으로 평가된다"면서도 "향후 이스라엘의 대응 여부나 강도 등에 따라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
‘초일류 선진국으로 가자’라는 대한민국 미래 비전을 제시한 한국경제신문 60주년 기념식은 미니 국무회의를 방불케 했다. 국무회의 의장인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각 부처 장관들이 대거 참석했다.국무위원 중에선 조태열 외교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완섭 환경부 장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무회의에 배석하는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김병환 금융위원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장관급) 등도 참석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형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과 이달곤 동반성장위원장도 자리를 빛냈다.이날 국무회의 후 여섯 시간 만에 다시 한자리에 모인 장관들은 초일류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부처별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김문수 장관은 “초일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밑거름은 노동개혁”이라며 한국경제신문이 함께해달라고 말했다. 김완섭 장관은 “환경과 경제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며 “환경과 경제의 조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한경이 선도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병환 위원장은 “우리 금융이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금융규제 혁신과 자본시장 선진화를 일관되게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축하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박성재 장관은 “대한민국 경제 발전과 역사를 함께해온 한국경제 창간 6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법무부도 초일류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데 함께하겠다”고 했다.공공기관장과 부처 주요 인사들도 대
현대자동차는 2021년 미국 시장에서 일본 혼다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한국 차가 세계 시장에서 공고히 자리 잡고 있던 일본을 제친 쾌거였다. 1975년 포니 자동차 10만 대 생산을 축하하던 시절엔 ‘허무맹랑한 꿈’으로 치부됐을 일이 46년 만에 현실이 됐다.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80달러(1960년)이던 한국은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지난해 미국, 일본과 3국 정상회의를 하는 나라가 됐다. 우뚝 선 글로벌 기업들한국경제신문이 30일 창간 60주년 기념식에서 공개한 ‘한국 경제사(史) LED(발광다이오드) 사진전’에는 이런 드라마틱한 성장의 장면들이 소개됐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기업인, 정치인, 관료들은 가로 13.5m, 세로 2.5m ‘히스토리월’에 담긴 ‘역동의 순간’ 앞에서 여지없이 발걸음을 멈췄다. 염재호 태재대 총장은 “주요 순간의 역사적 결정들이 생생하게 살아난다”고 말했다.이번 사진전의 첫 작품은 한경이 창간된 1964년 무렵 국민학교(현 초등학교)의 점심시간이다. 당시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보릿고개’였다. 당시 정부는 국민학생에게 빵을 나눠줬다. 미국에서 원조받은 옥수수 가루로 만든 빵이었다.한국이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선 이면엔 국민의 치열한 삶이 있었다. 독일로 떠난 광부들은 지하 2000m 탄광에서 목숨을 걸고 일했다. 간호사들도 낯선 독일에서 외화벌이에 나섰다.이 무렵 태동한 한국 기업은 불과 두 세기 만에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다. 1969년 창립된 삼성전자는 1993년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계기로 급성장했다. 196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TV를 생산한 LG
올해 상반기 카드 이용액이 소비 부진 여파로 3%대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고금리 충격이 이어지자 상승폭이 1년 전에 비해 반 토막 났다.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국내 지급결제 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 지급카드 이용액은 하루 평균 3조3860억원으로, 작년 동기(3조2600억원) 대비 3.9%(1260억원) 늘었다. 지급카드는 개인·법인 신용카드와 체크·현금카드, 선불카드 등을 모두 포함한다.지급카드 하루 평균 이용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022년 상반기 12.4%에서 2022년 하반기 13%로 상승했다가 지난해 상반기 8.4%로 고꾸라졌다. 이어 작년 하반기 4.2%, 올 상반기 3.9% 등으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지급카드 중 개인·법인 신용카드의 상반기 하루 평균 이용액(2조6940억원)은 작년 상반기(2조5880억원) 대비 4.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작년 증가율(8.8%)의 절반에 불과하다. 한은 관계자는 “지급카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법인 신용카드는 민간 소비 회복세가 지연된 영향으로 이용액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설명했다.모바일 결제 확산 흐름은 지속됐다. 실물 카드를 이용한 지급 규모(하루 평균 1조4000억원)는 작년 상반기 대비 3.4% 감소했지만,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결제(하루 평균 1조5000억원)는 4.1% 늘었다.강진규 기자
원·달러 환율이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원화 가치 상승)했다. 미국의 경기 연착륙 기대가 커진 가운데 중국 위안화 강세가 겹친 영향이다.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날보다 8원60전 내린 1318원60전을 기록했다. 약 6개월 만에 1310원대까지 내려온 것으로, 지난 3월 14일 1317원60전을 기록한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이날 원·달러 환율은 간밤 달러 약세를 반영해 전날보다 9원50전 하락한 1317원70전에 개장했다. 이후 장중 1315원50전과 1322원50전 사이에서 등락했다.원·달러 환율이 내린 것은 전날 야간에 달러화 약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이날 오전 2시 원·달러 환율은 1318원으로 주간 거래 종가(1327원20전)에 비해 9원20전 하락했다.달러화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진 후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만8000건으로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며 위험 회피 심리가 살아나자 위험자산인 원화가 상대적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매수세도 원화 강세를 이끌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62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중국 위안화 강세 역시 원화 강세 요인으로 거론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과 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인하하는 등 통화 완화 패키지를 공개한 데 이어 재정 지출 확대와 부동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행할 의지를 드러냈다. 이 같은 조치가 위안화 강세로 이어지면서 위안화에 연동돼 원화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1310원대로 내려온 환율 레벨에서는 수입업체 결제 규모가 늘어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0개월만에 반등했다.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가 하락했지만 가계대출 속도관리를 주문한 금융당국 압박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적극적으로 높인 결과로 파악된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8월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08%로 7월(연 4.06%)보다 0.02%포인트 높아졌다.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이 3.50%에서 3.51%로 0.01%포인트 올랐다. 10개월 만에 반등이다. 주요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7월 연 3.36%에서 지난달 연 3.22%로 0.14%포인트 하락했지만 은행이 여기에 더하는 가산금리가 큰 폭으로 인상됐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대출 금리 상승 배경에 대해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 등을 위해 가산금리를 올린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말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가계부채 관리를 주문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다만 가계대출 금리 상승이 9월 이후에도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8월 이후 당국이 가산금리 인상을 '손쉬운 방법'이라고 비판하면서 은행들의 대출 기조도 변화했기 때문이다.기업대출 금리(연 4.67%)는 0.11%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 금리(연 4.78%)가 0.11%포인트, 중소기업 금리(연 4.59%)도 0.10%포인트 낮아졌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금리 역전 현상도 이어졌다. 전체 은행권 대출금리는 한 달 새 연 4.55%에서 연 4.48%로 0.07%포인트 떨어졌다.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신규취급액 기준) 역시 연 3.35%로 7월(연 3.41%)보다 0.06%포인트 내렸다. 은행 신규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가 1년 새 12조8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체율도 두 분기 연속 10%를 웃돌았다.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취약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21조9000억원이다. 작년보다 12조8000억원 증가했다.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은 10.15%를 기록했다. 1분기 10.21%에 견줘 소폭 낮아졌지만, 1년 전(8.18%)과 비교하면 1.97%포인트 높아졌다. 비취약 자영업자 연체율 0.44%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다.한은은 세 곳 이상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이며 저소득 혹은 저신용인 차주를 취약 차주로 분류한다. 한은은 “회생 가능성이 낮은 일부 취약 자영업자는 새출발기금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채무조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한 한계기업은 작년 말 기준 4761곳으로 나타났다. 외부 감사 대상 기업 2만8946곳 중 16.4%에 해당한다. 한계기업 비중은 2021년 14.9%, 2022년 15.5% 등으로 2년 연속 증가했다.한은은 한계기업이 존속하면 정상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계기업의 금융 리스크가 정상기업 신용 리스크로 전이되기 때문이다. 한은은 “한계기업 증가가 금융시스템의 잠재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한계기업 여신의 신용 위험에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강진규 기자
국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내리면 서울 지역 집값 상승률이 전국 평균보다 두 배 더 뛴다는 한국은행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한은은 집값 안정과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향후 통화정책을 전환할 때 추가 대출 규제 등 거시건전성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한은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낮아지면 1년 뒤 전국 주택 가격 상승률은 평균 0.43%포인트 높아진다. 같은 기간 서울 지역 주택 가격 상승폭은 0.83%포인트로, 전국 평균의 두 배 수준으로 추산됐다.올 들어 빠르게 늘고 있는 가계대출도 금리 인하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되면 1년 후 가계대출 증가율은 0.15%포인트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현 상황에서 금리 하락은 주택 매수 심리와 가격 상승 기대를 키워 가계대출 증가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집값과 가계부채가 증가하면 금융 불균형 상황과 금융기관 복원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한 금융취약성지수(FVI)도 함께 올라간다. 한은은 2분기 말 기준 31.5인 FVI가 내년 2분기 39.4, 2년 뒤인 2026년 2분기 42.5 등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한은은 보고서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금융 여건 완화는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누증 등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미 발표한 정책을 예정대로 일관되게 시행하는 가운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안착을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한은은 정부가 DSR 범위를 확대하는 등 거시건전성 대책을 강화하면 FVI가 1년 후 38.4, 2년 후 40 등 기존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에 그
원·엔 환율이 지난달 오르면서 엔화 예금이 큰 폭으로 빠져나갔다. 투자 목적으로 예금을 늘렸던 개인이 수익실현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98억1000만 달러(약 1조4643억엔)으로 전월 대비 2억9000만달러(약 424억엔) 감소했다. 엔화 강세에 따른 현물환 매도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지난달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6.2엔으로 7월 158.1엔에서 큰 폭 하락(엔화 가치는 상승)했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875원30전에서 925원99전으로 5.8% 올랐다. 800원대에서 엔화를 사들였던 투자자들이 900원 이상으로 오르자 매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전체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1004억1000만달러로, 7월 말보다 59억7000만달러 늘었다. 지난 6월부터 석 달 연속 증가세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미국 달러화가 835억7000만달러로, 55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주요 기업의 수출대금 예치,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예비용 수요 증가,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확대 등으로 달러화 예금이 증가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유로화(48억3000만달러)는 일부 기업의 경상 대금 지급 목적 일시 예치 등으로 7억달러 증가했다.주체별로는 한 달 새 기업예금(852억5000만달러)이 59억2000만달러 불었고, 개인예금(151억6000만달러)도 5000만달러 증가했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1년 후 주택가격이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주택가격전망지수가 2년11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올랐다.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9로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4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2021년 10월(125) 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주택가격전망지수가 100을 웃돌면 1년 후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한은은 수도권 중심의 매매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최근 거래량과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고 9월부터 가계대출 관리 강화 정책들이 나오면서 지수 상승폭 자체는 둔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신성환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 상승 모멘텀이 확실하게 둔화할 때까지 (기준금리 인하를) 기다릴 여유는 없다”며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그만큼 녹록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10월 의사결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털어놨다.강진규 기자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둔화될 때까지 기다릴 정도로 경제가 녹록한 상황이 아닙니다. 금리 인하의 위험성을 고려해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지만 엑셀로 발을 옮길지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합니다."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통화정책 관련 주요 현안에 대해 발표하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신 위원은 주택시장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신 위원은 자신을 "대표적인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6월 초까지만해도 7월 금통위부터 피벗(금리 인하) 의견을 내도 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하지만 그는 6월부터 시작된 부동산 가격 상승 흐름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신 위원은 "6월부터 예상치 못한 집값 급등이 나타나면서 금융안정의 이슈가 불거져 급하게 브레이크가 걸렸다"며 "개인적으로 금리를 내리고 싶지만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 위원이 우려하는 것은 현재의 부동산 가격 상승 모멘텀이 금리 인하 결정으로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신 위원은 "부동산은 투자자산일뿐 아니라 미래의 거주비 변동 위험을 헷지하는 수단"이라며 "위험이 확대될 때도 투자가 늘어나는 특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등이 공급한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도 집값 상승의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신 위원은 "정책금융을 줄여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환이 가능한 범위에서 하는 것이 맞다"며 "그 이상으로 차입해 담보물이 차압되는 고통을 당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한국 경제는 제조업 다음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보도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한국의 성장 모델이 고갈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이제 우리가 타던 말이 지쳐서 새로운 말로 갈아타야 한다고 느끼는데, 사람들은 ‘이 말이 그렇게 빠르고 잘 달렸는데 왜 바꿔야 하나’라고 말한다”고 했다.그는 올해와 내년 한국의 성장률에 대해선 “2.4%와 2.1%로 보고 있다”며 “잠재성장률 수준보다는 높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가계부채의 모멘텀(동인·동력)이 바뀌고 있다”며 “그 증가 추세가 반전될 수 있고, 반전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한은이 최근 발표한 입시제도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이 총재는 “한국 상위권 대학에서 서울 강남지역 고교 졸업생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며 “강남을 중심으로 한 교육열 때문에 집값이 오르고 대출이 증가하는 동시에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서울 부자들은 여섯 살 아이를 대학입시학원에 보내고, 여성은 자녀 교육을 위해 일을 그만둔다”며 “한국 교육 시스템에 찬사를 보내는 세계 지도자들은 그 실상을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이 같은 현상은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는 게 이 총재의 진단이다. 그는 “치열한 경쟁은 경제를 해치고 다른 지역 지원자의 기회는 줄어들면서 지방 인구 감소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서
지난달 ‘블랙 먼데이’를 불러온 요인 중 하나인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규모가 3조4000만달러(약 506조6000억엔)에 이르는 것으로 한국은행이 추산했다. 이 중 6.5%에 해당하는 2000억달러 정도가 수익률 하락에 따라 청산될 수 있다고 한은은 내다봤다.24일 한은은 ‘최근 엔캐리 트레이드 수익률 변화와 청산 가능 규모 추정’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한은은 35억달러 규모의 비상업 엔화 선물 순매도 포지션과 글로벌 은행의 엔화 대출 2737억달러, 일본인의 해외증권 투자 규모 3조999억달러 등을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규모로 봤다.한은은 이 중 투기적 성격이 강한 35억달러의 순매도 포지션은 최근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과정에서 모두 정리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는 순매수 포지션으로 전환됐다.엔화 대출 중에선 866억달러가 청산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속도는 점진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이런 대출은 4~5개 분기에 걸쳐 점진적으로 청산됐다.일본인의 해외증권 투자에서는 2181억달러 규모가 청산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속도는 가장 느리게 조정될 전망이다. 이는 연기금, 보험사 등 장기 투자 성향의 기관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채권 자금은 미·일 금리차가 여전히 상당해 엔캐리 유인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위기를 직접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변동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강진규 기자
“서울 강남 학생들의 서울대 입학률은 평균의 2.5배 수준이다. 고학력, 고소득 부모를 둔 학생들의 입학 가능성이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 입시 제도 변화를 통해 사회 계층의 고착화를 막고자 한 시도가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점을 시사한다.”한국은행은 최근 ‘입시 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 문제와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주요 상위권 대학이 ‘지역별 비례 선발제’를 도입해 학생을 선발할 것을 제안했다. 강남 등 서울 일부 지역의 과도한 입시 열기가 ‘나쁜 균형’의 악순환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 보고서 발표식에 참석해 “강남 지역 입학생 비율이 학령 인구 비율의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조정하면 사교육이 전국으로 분산되고 대학은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한은이 금리를 조정하는 것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더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강남 살면 명문대 간다첫머리에 소개한 서울대 입학생의 강남 편중 현상에 관한 지적은 이번 한은 보고서에 담긴 것도 아니고, 이 총재가 발표식에 참석해 한 말도 아니다. 이 문장의 출처를 찾으려면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해 이창용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광억 인류학과 교수, 김대일 경제학부 교수, 서이종 사회학과 교수 등이 공동으로 집필한 ‘입시제도의 변화: 누가 서울대학교에 들어오는가?’라는 논문이 그것이다.이들은 1970년부터 2003년까지 서울대 사회과학대 소속 9개 학과 학생들이 작성한 학생 카드의 내용을 중심으로 논문을 썼다. 고교 비평준화 시절인 1970년대엔 우수 지역 학생들이 서울 명문고로 몰리면서 서울 지역
"너무 더워서 배추가 자라지 않습니다. 올해만 네 번이나 배추 밭을 갈아엎었어요. " 지난달 기록적인 폭염으로 배추와 시금치 등 채소류 생산자 가격이 크게 올랐다. 생육이 부진한 가운데 폭염 피해까지 겹치면서 생산량이 급감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중국산 배추를 수입해 가격 안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는 7월(119.56)보다 0.1% 하락한 119.41(2020년 수준 100)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지난 6월 119.23으로 5월보다 0.02포인트 하락했다가 7월 119.56으로 반등했고, 다시 8월 들어 하락했다. 지난해 8월보다는 1.6% 올라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13개월째 상승세를 유지했다.전월 대비 등락률을 품목별로 보면, 농산물(7.0%), 축산물(4.2%) 등을 포함해 농림수산물이 5.3% 높아졌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배추(73.0%), 시금치(124.4%) 등 채소와 쇠고기(11.1%) 등 축산이 크게 올랐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8월에 폭염 영향으로 채소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다만, 햇과일이 출하되면서 과실 가격은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도 주택용 도시가스(7.3%) 등이 올라 1.2% 상승했다.반면에 공산품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 덕분에 석탄 및 석유제품(-4.0%), 1차 금속제품(-1.5%) 등을 중심으로 0.8% 낮아졌다. 경유(-7.4%), 나프타(-4.2%), 중후판(-7.5%), 동1차정련품(-6.0%) 등이 내렸다.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서비스(-1.3%)와 운송서비스(0.4%)의 등락이 엇갈리면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7월보다 0.5% 하락했다. 원재료는 0.3%, 중간재는 0.8% 각각 내
미국 중앙은행(Fed)이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면서 다음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은 고민을 던 모습이다. 물가가 안정화하는 가운데 한·미 금리 차가 1.5%포인트로 좁혀져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부담이 완화돼서다. 시장에선 한은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좁혀진 한·미 금리 차19일 한은은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어 Fed의 금리 결정이 한국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미국의 통화정책 피벗이 시작돼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내 경기·물가와 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여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Fed는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 연 5.25~5.5%에서 연 4.75~5.0%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연 3.50%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과의 금리 차는 2.0%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좁혀졌다. 지난해 5월 이후 약 1년4개월 만에 가장 가까워졌다.환율 상승을 야기할 수 있는 한·미 금리 차가 좁혀지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 높아지는 모습이다. 다른 지표들은 이미 금리 인하를 가리키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2%대로 하향 안정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물가만 보면 금리를 내릴 수 있는 환경”이라고 인정했을 정도다. 성장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과 달리 내수는 부진하다. 금리 인하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불안 요인 중 하나이던 외환시장의 부담 요인이 Fed의 빅컷으로 완화된 상황이 더해진 것이다.시장에선 이런 점을 고려할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 컷'에 나서면서 한국과의 금리차가 1.5%포인트로 좁혀졌다. 지난해 5월 1.75%포인트로 벌어진 이후 1년4개월만이다. 미국의 금리가 큰 폭으로 내리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도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한국은행은 19일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FOMC 결과가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점검했다. Fed는 18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기존 연 5.25~5.5%에서 연 4.75~5.0%로 인하했다. 2022년 3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된 이후 30개월만에 금리 인하로 '피벗'했다. 한은은 이번 회의 결과에 관해 "Fed는 정책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면서, 경제전망에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낮추고 실업률 예상치를 높였다"며 "정책금리 전망치도 시장 예상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갔다"고 설명했다.Fed의 경제전망을 보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2.1%에서 2.0%로,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는 2.6%에서 2.3%로 전망치를 각각 낮췄다. 반면 실업률은 4.0%에서 4.4%로 예상치를 높였다. 정책금리 전망은 올해말 5.1%에서 4.4%로, 내년말 4.1%에서 3.4%로 하향 조정됐다.한은은 빅 컷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한은은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향후 금리인하 속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이 매파적으로 평가됐다"며 "국채금리가 오르고, 미 달러화는 보합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미국이 금리를 큰 폭으로 내리면서 연 3.50%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과의 금리 격차는 2.0%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계속되면서 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중국이 원하는 품목 위주로 생산을 하면서 수출 구성품목의 질적 수준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북한 경제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18일 정연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가 유라시아 지리경제학회지에 게재한 '중국에 대한 의존도 증가가 북한 경제에 도움이 되었는가?' 논문에 따르면 북한의 수출고도화지수는 1998년부터 2017년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국가의 평균치는 물론, 다른 저소득 국가의 평균치에 비해서도 하락세가 뚜렷했다.이 기간 북한의 수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9%에서 89.4%로 급증했다. 지난 2010년 이명박정부가 천안함 피격 사건을 계기로 내린 대북 제재인 5.24조치(인도적 지원도 정부의 허가를 받게 함)와 2015년 전방위적인 대북 경제제재 조치로 인해 중국 의존도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분석결과 북한의 대중 수출비중이 1%포인트 상승하면 수출고도화지수는 0.6% 하락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북한 수출품의 질적 구성은 악화했다는 의미다. 이는 대북 제제 조치가 없었던 2009년 이전에도 비슷했다.정 교수는 "북한이 중국이 요구하는 한정된 품목의 재화를 수출하고, 대부분의 중간재 및 소비재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면서 수출 품목의 질적 저하가 발생했다"며 "북한의 대중 의존도가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 경제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라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실제 북한 경제는 저성장 늪에 빠져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실질국내총생산(GDP)은 32조3201억원으
국민·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 등 6개 국내 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과 국제금융협회가 주관하는 국가간 디지털 화폐 거래 프로젝트인 '아고라 프로젝트' 참가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들 은행은 한국은행과 함께 스마트 계약 등 디지털 화폐를 활용한 국가간 거래 서비스를 만들게 된다.16일 한은에 따르면 BIS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아고라 프로젝트 참가기관 선정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아고라 프로젝트는 토큰화된 은행 예금 및 기관용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활용해 국가 간 지급결제(cross-border payments)의 효율성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는 연구 프로젝트다. 주요 5개 기축통화국(미국, 프랑스(유로지역 대표), 영국, 일본, 스위스) 및 한국, 멕시코 등 7개국 중앙은행이 참여했다.BIS에 따르면 한국의 6개 은행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40개 민간 금융회사가 참가 기관으로 선정됐다. BIS와 IIF는 지난 5월 공모에 응한 기관 중 참가요건을 충족한 회사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이들이 제시한 기준은 각 참가국 내에서 규제를 적용받는 은행, 지급서비스 제공업자 또는 금융시장 인프라일 것, 국가 간 지급 비즈니스 관여도가 높고 혁신적 역량을 갖추고 있을 것 등이다. 다양성 측면에서 비즈니스 모델, 기관 규모, 전문 분야 및 지역 등도 고려됐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올해 내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부채 증가세로 인해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속도와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거시 건전성 규제 등을 더 강화하는 조치를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한은은 12일 이런 내용 등을 담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명목 주택가격은 2021년 고점의 90%를 회복한 수준이다. 서초구 등 일부 지역은 전고점을 돌파했다. 부동산 과열은 가계부채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한은은 2021년 3분기 99.3%이던 가계부채 비율이 지난 1분기 92.1%까지 하락했지만, 2분기 이후 상승 전환해 4분기 92.6%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또 2000년 이후 네 차례의 주택가격 상승기에 공통으로 나타난 ‘주택거래량 대폭 증가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 현상이 최근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박종우 한은 통화정책담당 부총재보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8월 금리 결정 전) 내부적으로 가계부채 증가 폭을 점검한 결과 8조원 이상, 많게는 9조원 이상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며 “당시(8월) 금리 결정이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한은은 최근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박 부총재보는 “시장금리가 연내 2회 인하 기대를 반영하고 있는데 향후 정책 여건과 과거 사례에 비춰 볼 때 과하다고 본다”고 경고했다. 이어 “주요국에 비해 한국은 금리를 먼저 올린 대신 덜 올리면서 물가 안정을 달성했다”며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도 조정의 폭과
"금리인하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는 성장 흐름과 함께 기준금리 조정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 정도가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될 것입니다."황건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12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주관위원 메시지'를 냈다. 한은이 발간하는 주요 보고서에 금통위원이 실명으로 이같은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황 위원은 물가와 금융안정이 상충되고 있다는 점을 균형있게 언급했다. 황 위원은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강해지고 있고, 환율도 레벨이 한 단계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성장과 관련해서는 일부 주요국의 경기 우려에 적기 대응하는 한편, 기준금리 조정의 파급시차를 감안할 때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고 있는 내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봤다.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한 부분이다.반면,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주택가격 상승에 연계된 가계부채 비율이 이미 금융 부문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성장을 제약하는 수준으로 높아졌다"고도 했다. 금융안정을 위해 통화정책의 빠른 완화는 어려운 상황인 점을 짚었다.황 위원은 "금융안정과 경기 흐름의 개선이라는 목표 간의 상충 정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그리고 거시건전성 규제와의 적절한 정책조합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한은은 이같은 주관위원 메시지를 낸 것과 관련해 소통을 늘리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박종우 부총재보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기자설명회에서 "기존에도 금통위원들이 안건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한국은행이 8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 것에 대해 "적절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금리 인하 '실기론'을 언급하면서 "8월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고려해 종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8월 인하 실기론' 반박한 한은12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기자설명회에서 박종우 통화정책담당 부총재보는 "(8월 금리 결정 전) 내부적으로 가계부채 증가폭을 점검한 결과 8조원 이상, 많게는 9조원 이상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며 "당시 금리 결정이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이보다 많은 9조8000억원 증가했다.이같은 한은의 설명은 8월 금리 동결 이후 대통령실에서 나온 '아쉽다'는 이례적 메시지에 대한 대답 차원으로 파악된다. 박 부총재보는 "8월 내수는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조금씩 올라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8월 첫째~둘째주 주택가격 상승률과 거래량은 큰 폭으로 증가한 상황이었다"며 "금리를 내리면 이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물가 측면에서 보면 금리를 정상화할 여건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다른 쪽에선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실기론' 얘기도 있는데 종합적으로 고민해서 (결정)했다"고 밝혔다.시장 금리가 큰 폭 하락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박 부총재보는 "기준금리는 긴축 영역에 있지만 금융상황지수 등 전반적 금융여건이 완화되고 있다"며 "시장금리가 연내 2회 인하 기대를 반영하고
한국은행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가계부채 비율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 이후 나타나고 있는 완만한 하락 추세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른 요인으로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있는 가운데 거시건전성 규제가 완화되고 정책금융이 확대된 점을 꼽았다.12일 한은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최근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상황에 대해 이같은 평가를 내렸다. 현재 서울 명목 주택가격은 지난 2021년 고점의 90%를 회복한 수준이다. 서울 서초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고점을 이미 돌파했고, 주택시장 위험지수는 '고평가' 단계에서 또 상승하고 있다.한은은 이같은 부동산 과열이 가계부채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지난 2022년 이후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완만히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최근 가계대출 추이를 고려하면 이 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한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3분기 99.3%이던 가계부채비율은 지난 1분기 92.1%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5조~6조원 가량의 가계대출이 나타난 점을 감안해 추정한 결과 올 4분기 가계부채비율은 92.6%까지 다시 상승할 것으로 추산됐다. 8월 가계대출이 9조원 넘게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부채비율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이같은 부동산 시장 흐름이 나타난 이유로는 서울 등의 신축 아파트 공급부족, 비아파트 기피에 따른 수급불균형 우려, 금리인하 기대 등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 규제 완화 및 정책금융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이같은 주택 가격 상승이 국가 경제
올해 2분기 우리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 안정성이 일제히 개선됐다. 반도체 수출 증가로 매출과 이익이 늘고, 부채비율은 줄면서 모든 지표가 나아졌다.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 2만3137개(제조업 1만1651개·비제조업 1만1486개)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작년 2분기보다 5.3%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1.3%에서 올해 1분기 1.2%로 플러스 전환한 뒤 2분기 들어 더 높아졌다.제조업 중 기계·전기전자업의 매출 증가율이 20.7%로 두드러졌다. 인공지능(AI) 서버용 제품 수요 호조와 범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에 따른 반도체 가격 상승 영향으로 분석됐다. 비제조업 중에선 지난해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판매 단가 상승의 영향으로 전기가스업 매출이 1분기 12.7% 감소에서 2분기 0.1% 증가로 전환했다.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매출이 1분기 3.0%에서 2분기 5.4%로 증가했다. 중소기업은 -6.9%에서 4.6%로 돌아섰다. 2분기 기업들의 총자산은 전분기에 비해 1.4% 증가했다. 작년 2분기 1.1%에서 증가폭을 키웠다.수익성 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2분기 3.6%에서 올 2분기 6.2%로 높아졌다. 매출과 마찬가지로 제조업 중 기계·전기전자업의 이익률이 10.2%로 높았다. 중소기업 이익률은 5.0%에서 4.4%로 소폭 하락했다. 세전 순이익률은 6.0%에서 6.7%로 개선됐다.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낮아졌다. 기업의 안정성이 높아졌다. 부채비율은 1분기 92.1%에서 2분기 88.9%로 내려왔다. 차입금 의존도는 같은 기간 25.7%에서 25.2%로 개선됐다.강영관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반도체 수출 호조로 제조업의 매출 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이 상승했
국제결제은행(BIS)이 한국의 민간부문 부채가 성장을 저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직격했다. 과거엔 부채로 창출한 신용이 투자로 이어지면서 성장에 기여했지만 최근엔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BIS가 최근 발표한 '20년 간의 금리 하락을 고려한 신흥국의 신용 및 자원 배분' 보고서에서 라이언 바네르지 BIS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이 분석했다. BIS는 2000년대 초 이후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하면서 대부분 신흥국에서 민간신용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민간신용은 기업과 가계 등의 부채를 의미한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에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이 2000년 이후 1.3배 이상 올랐고, 중국에서는 이 비율이 2배 가까이 상승했다. BIS는 민간신용이 성장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다고 짚었다. 자금 조달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고, 실물자산과 교육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면서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채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긍정적인 영향은 줄어들고 부정적 영향이 확대된다. 부채와 성장의 관계가 알파벳 U를 뒤집어 놓은 '역 U자형' 곡선을 그린다는 것이다. 예컨대 빚을 내서 소비를 늘리면 단기적으로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부채 상환과 이자 지급 부담 때문에 미래 성장 잠재력이 약화할 수 있다. BIS는 "대부분의 신흥국은 아직 민간신용 증가가 성장을 촉진하는 영역에 있지만, 아시아 국가들은 성장을 저해하기 시작하는 변곡점에 다다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국가로 지목한 것이 한국과 중국이다. BIS는 "한국과 중국의 경우 GDP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로 하락했다. 오전 11시부터 열린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전 대통령의 대선 TV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우위였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4원70전 내린 1339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0전 오른 1344원에 개장해 장 초반 보합권에서 움직이다가 오전 중 하락 전환했다. 장중 1336원90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시장에선 이날 환율 하락에 대해 '해리스 트레이드'로 설명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할 경우 달러 강세가, 해리스 부통령이 우세할 경우 달러 약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TV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우세했다는 평가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다. 실제 CNN이 토론 시청자 605명을 상대로 문자 여론조사(오차범위±5.3%포인트)한 결과 응답자의 63%가 “해리스 부통령이 더 나은 성적을 거뒀다”고 했다.일본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같은 시간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7원이다.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 937원84전보다 9원16전 올랐다.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는 다음달 1일 외환시장 휴장을 발표했다. 국군의 날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외국환중개회사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는 외환시장도 쉬어가는 것이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2004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연기를 틈타 대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린 탓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9조3000억원 증가한 1130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증가폭은 전월(5조4000억원)보다 72.2%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21년 7월 9조7000억원 이후 3년 1개월만에 가장 컸다. 기준금리가 연 0.5%였던 시절에 육박하는 수준의 '영끌' 대출 수요가 지난달 폭발한 것이다.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8조2000억원 증가해 890조6000억원까지 불어났다. 2004년 주담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폭 증가다. 한은은 수도권 중심의 주택 매매거래가 증가하고, 입주물량도 늘면서 주담대가 상당 폭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또 DSR 제도가 도입되면서 신용대출을 일으키기 어려워진 점도 주담대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여기에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연기가 주담대 수요에 불을 붙였다. 당초 금융당국은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를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2개월 연기했다. 이에 따라 7~8월이 낮은 금리로 대출을 많이 일으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인식되면서 주담대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가계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1000억원 증가했다. 6월과 7월엔 각각 3000억원, 1000억원씩 줄었지만 증가로 전환했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대출 규제 강화를 앞두고 주담대 선수요가 발생했다"며 "신용대출도 휴가철 자금 수요, 주식 저가매수 수요 등 일시적 요
한국은행이 최근 급격히 오른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가 단기간 내 진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이후 상황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하면서 부동산 시장 과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금융통화위원들은 부동산 가격에 대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야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10일 공개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은 '최근 주택시장·가계대출 상황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을 금통위원들에게 보고하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지난달 21~22일 열린 회의에서 한은은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이 과열 조짐을 나타내고 가계대출 증가세도 확대되면서 소득 등 펀더멘털과 괴리되는 정도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조정과정에서 금융과 경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고 소비와 성장을 구조적으로 제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급증에 대해서는 신성환·장용성·유상대·황건일·김종화·이수형 금통위원 등 전원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 위원은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통화정책을 완화할 경우 시장의 반응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의 촉매제가 돼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이 자산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장기적으로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한 위원도 있었다. 한 위원은 "청년층은 주택가격이 상승할 경우 경제적 어려움이 커질 수 있는데, 이것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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