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인지, 연극인지, 영화인지 규정할 수 없는 무대는 필립 드쿠플레(63·사진)의 장기다. 프랑스 예술계에서는 한계를 모르는 그의 작업에 정의를 내릴 수 없어 아예 신조어인 ‘드쿠플러리’를 만들었을 정도다. 그런 드쿠플레의 대표작 ‘샤잠!’이 오는 10월 25일부터 사흘간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 오른다. 무용수로도 무대에 오를 예정인 드쿠플레는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하며 ‘샤잠!’을 비롯해 자신의 예술관을 들려줬다.▶▶▶[관련 프리뷰] 한계를 모르는 드쿠플레적 상상의 세계 '샤잠!' 한국 온다‘샤잠!’은 스토리텔링이 이뤄지는 공연은 아니다. 특정한 메시지가 있다기보다 이미지의 힘에 대한 색다른 연구와 분석을 표현했다는 게 그의 설명. “매체가 곧 메시지라는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샤잠!’에서는 형식이 곧 내용이라서,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여정과 이야기를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샤잠!’은 1998년 칸 영화제 50주년을 기념해 제작돼 초연한 작품이다. 드쿠플레는 “거울에 영사된 이미지와 실제 사이를 오가는 시선, 광학에 대한 연구에 영감을 받아 작품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연극, 춤, 영화, 비디오, 음악이 ‘샤잠!’ 무대에 동등한 비중으로 다뤄진다. 서커스를 방불케 하는 움직임, 거울, 액자, 영상 등을 활용한 기발한 시각효과로 실재와 가상을 분간하기 어려운 경험을 준다. 전 세계에서 200회 넘게 공연한 드쿠플레의 스테디셀러다. 이번 공연은 초연 멤버들이 다시 뭉친 게 특징이다.26년이란 시간의 흐름은 드쿠플레에게 커다란 아이디어를 가져다줬다고. “‘
지난 8월 주재만 안무의 '한여름 밤의 꿈'으로 신고식을 치른 서울시발레단이 10월, 또 다른 컨템포퍼러리 작품으로 관객을 찾아간다. 8월 공연에서 호평과 혹평을 동시에 받았던 서울시발레단은 연습장소를 서울 노들섬으로 옮겨 새로운 공연 준비에 나섰다. 서울시발레단은 안무가 차진엽의 신작 <백조의 잠수>와 <캄머발레>로 10월 9일부터 12일까지 관객을 만난다. <백조의 잠수>라는 제목은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에 대한 재해석을 연상케 만든다. 차진엽 안무가는 "백조의 호수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발레 작품이자, 클래식 발레를 대표하는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백조는 발레리나의 모습을 상징함과 동시에 발레의 대표 동작인 '브레브레'와 '폴드브라'를 연상케하면서 사회적으로는 백조의 발길질과 같은 은유를 가진 상징물"이라고 말했다.▶▶▶[관련 인터뷰] "깊은 물 속에서 현대사회 광란의 속도를 벗어나는 느낌 가져보시길"'백조의 발길질'은 겉으로는 평온하고 우아해보이지만, 수면에 떠있기 위해 물 속으로 끊임없는 발길질을 하는 내면의 힘, 숨겨진 노력을 내포한다는 의미로서 자주 비유되곤 한다. 이에 착안해 차진엽은 외면으로만 판단되는 물상의 본연을 발견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하는 메시지를 담은 무대를 꾸몄다. 또한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음악을 다양하게 변주해 해수면과 해수면 위아래라는 시공간을 넘나들도록 연출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현대사회의 광란에 가까운 속도와 자극에서 벗어나 수면 아래로 잠수하듯, 온전히 몰입
무용인지 연극인지, 영화인지 규정할 수 없는 무대는 필립 드쿠플레(63)의 장기다. 프랑스 예술계에서는 한계를 모르는 그의 작업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없기에 신조어인 '드쿠플러리'를 만들었을 정도다. 그런 드쿠플레의 대표작 '샤잠!'이 오는 10월 25일부터 사흘간,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 오른다. 자신도 무용수로서 무대에 오를 예정인 드쿠플레는 한국경제신문과 최근 단독으로 만나 샤잠!을 비롯한 자신의 예술관을 들려줬다. '샤잠!'은 스토리텔링이 이뤄지는 공연은 아니다. 특정한 메시지가 있다기보다는, 이미지의 힘에 대한 색다른 연구와 분석을 표현했다는게 그의 설명. "매체가 곧 메시지라는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샤잠!'에서는 형식이 곧 내용이라서, 공연을 통해 관객분들이 자신의 여정과 이야기를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샤잠!'은 1998년 칸 영화제 50주년을 기념해 제작돼 초연된 작품이다. 드쿠플레는 "거울에 영사된 이미지와 실제 사이를 오가는 시선, 광학에 대한 연구에 영감을 받아 작품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연극, 춤, 영화, 비디오, 음악이 '샤잠!'의 무대에 동등한 비중으로 다뤄진다. 서커스를 방불케하는 움직임, 거울·액자·영상 등을 활용한 기발한 시각효과로 실재와 가상을 분간하기 어려운 경험을 준다. 전 세계에서 200회 넘게 공연한 드쿠플레의 스테디 셀러다. 이번 공연은 초연 멤버들이 다시 뭉친 게 특징이다. 어쩌면 드쿠플레의 작업을 가장 잘 이해하고 몸으로 실현해왔던 이들이기에 더 기대를 모은다. 26년이란 시간의 흐름은 드쿠플레에게 커다란 아이디어를 가져다줬다
국립발레단이 오는 10월 30일부터 닷새간 무대에 올리는 정기공연 ‘라 바야데르’ 티켓이 35분 만에 모두 팔렸다. 올해 국립발레단의 공연 가운데 가장 빠른 매진 기록이다. 지난 24일 오후 3시에 열린 온라인 티켓 판매 창구는 오후 4시가 되기도 전에 문을 닫았다.가장 좋은 좌석인 R석이 10만원으로 책정되는 등 기존 공연보다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예매 사이트에 접속 대기 안내문까지 떴다. 발레 공연에서 이런 안내문이 뜨는 것은 드문 일이다.11월 1일과 3일, 객원무용수로서 주역 무대를 꾸미는 마린스키발레단의 김기민 발레리노(사진), 파리오페라발레단 박세은 발레리나의 공연 객석은 3분 만에 동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연재·심현희·안수연·하지석·허서명 등 국립발레단의 차세대 간판스타들을 내세운 세 번의 공연이 차례로 마감됐다.이해원 기자
국립발레단이 10월 30일부터 닷새간 올리는 정기공연 <라 바야데르>가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24일 오후 3시 티켓 오픈과 동시에 불과 35분여 만에 모든 좌석이 팔려나갔다. 올해 국립발레단의 공연 가운데 가장 빠른 매진 기록이다. 국립발레단의 기존 공연보다 높은 티켓 가격(R석 10만원)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면서 예매 사이트에서는 서버접속 대기 안내문까지 떴다. 보통 발레 공연에서 이같은 안내문을 만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날 온라인 발레 커뮤니티 등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이들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객석 1층부터 3층까지 순식간에 포도밭에서 눈밭으로 변했다"며 "이렇게 가슴 졸이는 (발레 공연) 예매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11월 1일과 3일, 객원무용수로서 주역 무대를 꾸미는 마린스키발레단의 김기민 발레리노, 파리오페라발레단 박세은 발레리나의 공연 객석은 3분만에 동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연재·심현희·안수연·하지석·허서명 등 국립발레단의 차세대 간판스타들을 내세운 3번의 공연이 차례로 마감됐다.이번 공연에서는 하루 전날 예매하는 방식의 예술의전당 유료 회원 혜택도 없어서 아쉽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발레 팬들은 "예매 대기 시스템 도입이나 시야제한석·4층 객석 오픈 등이 간절하다"고 발레단을 향한 바람을 전했다.이해원 기자
프레더릭 애슈턴(사진)은 영국 로열발레(옛 빅웰스발레단)를 창립한 무용수 출신 안무가다. 20세기 무용계에 커다란 획을 그은 인물이다.로열발레단에서 예술감독으로 작업하며 독특한 ‘영국 발레’를 발전시켰다. 그의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온 작품은 무려 80여 개. ‘실비아’ ‘로미오와 줄리엣’ ‘고집쟁이 딸’ ‘교향적 변주곡’ 등이 대표작이다. 1962년 영국 발레계 최초로 경(卿) 칭호를 받았다.영국인으로서 그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준 안무는 1980년 영국 여왕에게 선물한 ‘랩소디’라는 작품이다.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배경으로 무용수들이 빠르지 않은 움직임으로 우아함을 보여주는 안무가 주를 이룬다. 당시 정통 발레로 여겨지던 러시아 발레의 기교를 오마주로 차용하면서 영국 왕실의 기품이 깃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이해원 기자
일러스트레이터 민예원(27·스튜디오 파도나무)은 어릴 때에도 아이돌 가수를 좋아한 적이 없다. K팝도 거의 안 들었다. 외국의 락, 인디 음악에 심취했고 남들과 다른 음악을 듣고 싶어했다. 대중음악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니 어느덧 재즈라는 역에 도착했다. "다른 장르 음악보다 깊이가 있었어요. 빠른 시간 안에 빠져 들었고 지금도 여전히 재즈가 좋아요." 그를 만난 건 지난 19일. 한 독립출판사가 운영하는 카페에서였다. 그곳에 그가 스케치한 재즈 연주자의 드로잉 수십점이 걸려 있었다. 한옥 건물 곳곳 창호지에 스며든 빛은 그림들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미술을 좋아했지만 안정적인 길을 가길 바라는 부모님 맘을 헤아려 미대엔 진학하지 않았다. 대학에서는 철학을 전공했고, 그리고 싶은 마음을 매주 학보에 삽화를 그리며 해소했다고. 지금 본업은 요가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다.그런데 지금 그가 전시하고 있는 작품들은 미술이나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라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완성도와 짜임새가 갖춰져 있었다. "정물같은 정형화된 그림보다는 인물화 중에서도 움직이는 모습, 순간의 표정을 포착해내는 게 예전부터 좋았어요. 재즈를 듣다보니 연주자들의 영상을 자주 보는데 그들이 연주할 때 황홀경에 빠지는 모습에 끌리기 시작했어요." 그리기 도구는 단순했다. 연필, 과슈 물감, 아크릴 물감. 디지털 도구를 쓸 때도 연필 질감이 나는 브러시를 쓴다. 색깔도 재즈의 블루스 느낌을 살려 검정이지만 오묘하게 푸른색이 도는 느낌의 색깔을 섞어서 순식간에 칠해버린다고 했다. 이렇게 하나 둘씩 그림을 그리다보니 욕심이 생겼다. "나를 통해
“물외에 좋은 일이 어부생애 아니런가/ 배 띄워라 배 띄워라/ 어옹을 웃지 마라 그림마다 그더라….” (윤선도 ‘어부사시사’ 추사 중 1수)시조로 된 ‘정가’를 부르는 여창 가객(전통 가수) 박희수(34·사진)가 다음달 10일 ‘추야’(가을밤)라는 주제로 관객을 만난다. 정가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 전통 성악이다. 양반들이 즐겨 부르던 노래인데 노랫말은 가곡, 가사, 시조에서 따왔다. 문학사적으로도 가치가 높은데 2020년 영화 ‘해어화’를 통해 정가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자연을 벗 삼아 노래하는 정가로 사계절을 모두 그려보고 싶다”는 박희수는 서울 잠실동에 마련된 석촌호수 아뜰리에에서 가을의 심상을 전한다.모든 것이 빠르게 흘러가고, 음악마저 빠른 템포가 인기를 얻는 시대에 그는 정가로 느림의 미학을 주장한다. “느린 노래가 지루할 수도 있지만 마음이 쉬어가는 시간을 공연을 통해 마련하셨으면 합니다. 가사를 음미하고, 싱잉볼 소리에 하품도 하시면서요(웃음).”보통 정가의 병창(노래와 악기를 함께 연주)은 드물지만 그는 전통 악기 중에서도 희소한 양금을 선택했다. 박희수는 “쇠줄을 두드리는 양금이라는 악기 소리가 정가와 잘 어우러져서 양금 병창을 시도했다”고 말했다.그는 “정가를 현대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며 “피아노 반주, 양금, 싱잉볼, 피리, 가야금 등 다양한 악기도 공연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이해원 기자
"물외에 좋은 일이 어부생애 아니런가 / 배 띄워라 배 띄워라 / 어옹을 웃지 마라 그림마다 그더라…." (윤선도 '어부사시사' 추사 중 1수)느리게 울려퍼지는 전통 악기의 소리에 명상에 쓰이는 '싱잉볼'이 울린다. 여창 가객(전통 가수)이 윤선도의 시조를 노래로 옮기니, 뱃사공이 읊는 가을 정취가 그려진다. 시조로 된 '정가'를 부르는 가객 박희수(34)가 다음달 10일 '추야(가을밤)'이라는 주제로 관객을 만난다. 정가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 전통 성악이다. 양반들이 즐겨부르던 노래인데 노랫말들은 가곡, 가사, 시조에서 따왔다. 문학사적으로도 가치가 높은데 지난 2020년, 영화 '해어화'를 통해 정가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자연을 벗삼아 노래하는 정가로 사계절을 모두 그려보고 싶다"는 박희수는 서울 송파구에 마련된 석촌호수 아뜰리에에서 가을의 심상을 전한다. 모든 것이 빠르게 흘러가고, 음악마저도 빠른 템포가 인기를 얻는 시대에 그는 정가로 느림의 미학을 주장한다. "느린 노래가 지루할 수도 있지만, 마음이 쉬어가는 시간을 공연을 통해 마련하셨으면 합니다. 가사를 음미하고, 싱잉볼 소리에 하품도 하시면서요(웃음)."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서 정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박희수는 대학교(중앙대 국악대학 음악극과)에 진학한 이래 고민이 많았다."다른 친구들은 민요, 판소리 등 신나고 재밌는 걸 공부하는데 정가가 너무 잔잔해 주목을 못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방황을 했어요. 하지만 제 정서에는 정가만큼 어울리는게 없었죠. 마음을 다잡고 매진했습니다." 국가무형유산 가곡
"음악가들은 커리어와 예술을 동일시하는 걸 주의해야합니다. 예술은 인간을 넘어선 영적인 것, 신성한 것을 추구하는 행위이기에 독립적으로 존재해야 해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마리아 조앙 피레스(80)가 한국에서 열릴 전국 순회 리사이틀에 앞서 18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 들러 한국팬 80여명과 만났다. 그의 오랜 팬이자 풍월당의 운영자인 박종호 대표가 마련한 자리였다. 연주는 없었지만 피레스는 자신의 음악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관객과 나눴다. 연주자로서 커리어의 시작을 콩쿠르 우승으로 보는 음악계의 관행에 대해 따끔한 일침도 해가면서. “연주자의 음악을 끊임없이 비교하고 저울질하는 것은 예술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습니다.”어쩌면 그런 의견은 자신의 음악적 행보가 콩쿠르 출전에 의미를 두기도 전부터 시작됐기에 가능할지도 모른다. 1944년생인 그는 만 3세에 연주를 시작해 7세에 모차르트 협주곡을 공연했고, 9세에 포르투갈의 '권위있는 젊은 음악가상'을 받은 신동이었다. 이른 나이부터 예술가의 삶에 투신하면서 일찍이 연주자로서 꽃을 피웠다. 특히 모차르트 음악 연주의 대가로 꼽힌다. 피레스는 여전히 자신이 모차르트 음악에 끌리는 이유에 대해 "모차르트의 음악에는 기쁨과 눈물, 고통과 환희가 한 곡에서 모두 나타나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슈베르트의 곡은 슬픔을 받아들이고 전체 곡의 분위기가 슬픔으로 치닫는 반면, 모차르트는 한 곡에서 여러가지 감정이 섞여 응축된 폭발력을 갖는다. "스스로는 모차르트 전문가라고 생
조하르 모사발(1928~2023·사진)은 영국 로열발레단 최초의 흑인 무용수로 발탁돼 25년간 수석무용수로 활약한 발레리노다. 그는 동남아시아계 흑인 노예 출신 집안에서 태어나 인종차별, 종교의 편견과 싸우며 힘겹게 재능을 펼쳤다.그는 노예 집안의 10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체조, 수영, 춤에 두각을 나타낸 그를 보고 한 교사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발레의 대모인 덜시 하우스에게 소개했다. 케이프타운발레학교 단장이던 하우스는 모사발에게 당장 입학을 제안했고, 모사발은 기회를 잡았다. 그는 차별받는 남아공을 벗어나 영국으로 갔다. 로열발레단의 전신인 새들러스웰스발레단 부설 발레학교에 입학했다. 만 3년의 발레학교를 18개월 만에 끝내버리고 1952년 백인이 아닌데도 이 발레단의 정식 단원이 됐다. 1974년 은퇴할 때까지 25년간 로열발레단에서 주역으로 활약하며 다양한 무대를 누볐다. 모사발은 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다양한 인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발레를 가르쳤다. 남아공 정부는 그에게 문화예술체육계 최고 영예인 ‘이카망가 골드 훈장’을 2019년 수여했다.이해원 기자
“모든 것이 처음이지만 스무 살 제 나이로 표현할 수 있는 솔로르를 보여드리겠습니다.”한국인 발레리노로서는 김기민에 이어 두 번째로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에 입단하게 된 전민철(20·오른쪽). 지난 12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만난 그는 내년 상반기 러시아로 출국하기 전까지 한국에서 크고 작은 무대를 가리지 않고 춤을 추고 있다. 이달 29일에는 유니버설발레단 객원 무용수로 ‘라 바야데르’에 참여해 전막 주연 ‘솔로르’로 데뷔한다.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한 장면처럼 13세 때 “남자가 무슨 발레냐”고 반대하는 아버지를 눈물을 뚝뚝 흘리며 설득해 발레리노의 길에 들어선 그는 “그동안 갈라 공연이나 창작 발레를 통해 관객을 만났지만 제일 좋아하는 건 고전 발레”라고 말했다.전민철은 3막이라는 긴 공연 시간을 이끌어가는 주역 무용수로 처음 무대에 선다.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라는 대극장도 그에게는 처음이다. 과거 ‘라 바야데르’라는 공연도 직접 본 적이 없다. 이번 공연은 그야말로 그에게 수많은 첫 경험의 무대다.유니버설발레단은 신인을 두고 피날레 공연 캐스팅이라는 베팅을 했다. 티켓이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발레단은 기대 이상의 ‘전민철 효과’를 봤다. 전민철은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이 올초부터 저에게 계속 발레단과 같이 작업했으면 좋겠다고 권했다”며 “저를 알아보고, 높이 평가해줘 감사하다”고 했다.전민철이 연기할 솔로르는 인도의 무희 니키야를 사랑하는 전사다. 니키야와의 파드되(2인무)와 패기가 넘치는 전사의 안무를 선보여야 해 테크
"모든 것이 처음이지만, 스무살 제 나이로 표현할 수 있는 솔로르를 보여드리겠습니다."한국인 발레리노로서는 김기민에 이어 두번째로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에 입단하게 된 전민철(20). 내년 러시아에 가기 전까지 한국에서 크고 작은 무대를 가리지 않고 춤을 추고 있다. 이달 29일에는 유니버설발레단 객원 무용수로 <라 바야데르>에 참여해 전막 주연 '솔로르'로 데뷔한다.전민철의 마린스키행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2017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주역을 선발하는 과정을 그린 예능 프로그램 '영재발굴단'의 영상에도 다시금 관심이 쏟아졌다. 당시 13세였던 그는 "남자가 무슨 발레냐"는 부친의 반대에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아버지를 설득했었다. 풍부한 서사가 뒷받침되면서 더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를 12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만났다."그동안 갈라 공연이나 창작 발레를 통해 관객을 만났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고전 발레에요. <라 바야데르>에 참여하게 돼 기쁘고,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전민철은 3막이라는 긴 공연시간을 이끌어가는 주역 무용수로 처음 무대에 서게 된다.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라는 대극장도 그에게는 처음이다. 과거 <라 바야데르>라는 공연도 직접 본적이 없다. 이번 공연은 그야말로 그에게 수많은 첫 경험을 안겨주게 됐다.유니버설발레단은 신인을 두고 피날레공연 캐스팅이라는 베팅을 했다. 티켓은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발레단은 기대 이상의 '전민철 효과'를 봤다. 전민철은 "(유니버설발레단이) 마린스키발레단 입단 시험을 보기 전부터 저를 알아봐주시고,
예술가는 일상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으며 한국 현대무용계를 이끌고 있는 대표 안무가 김보라(42)도 그렇다. 3년 전 난임 시술을 받은 경험으로 신작 ‘내가 물에서 본 것(what I sense in the matter)’을 발표한다. 국립현대무용단원 13명과 호흡을 맞춘 이 작품은 다음달 17~19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지난 5일 서울 서초동 연습실에서 미리 만난 김보라의 신작은 과거 그가 사회에 던진 메시지처럼 마음에 커다란 파장을 남겼다. 무용수들은 서로의 몸을 느끼고 어루만지는 것을 넘어 살가죽을 잡아당기고 귀와 코를 들춰 보는 등 무용이라고 부르기에는 ‘낯선 움직임’을 이어갔다.달걀 한 판을 머리에 이고 중심을 잡으면서 날계란을 깨지지 않게 바닥에 굴리는 여러 무용수 앞에, 한 무용수가 기이한 몸짓으로 무대 위 계란을 빠르게 피하며 뛰어다녔다. 균형과 불균형의 조화가 숨 막히게 다가올 무렵 “이런 건 다 필요 없다”는 식으로 다른 무용수가 튀어나와 날계란 하나를 집어 던져버린다.연습을 마친 김보라는 “저의 무용은 낯선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이라며 웃었다. 공연 제목 속 단어 ‘물’은 마시는 물(water)이 아니라 물질(matter)이라는 의미다. 문제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감각을 통해 마주한 물질로서 몸, 거기에서 오는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이번 공연의 핵심이다.“3년 전 시험관 시술을 경험하면서 제 몸이 생경하게 느껴졌어요. 일곱 살 때부터 무용을 해서 내 몸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낯선 느낌이 들었죠. 근원이 무엇인지 파고들고 싶었어요.”그는 임신이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몸이 아프지 않으면서
몸으로 표현하는 춤이라는 것은, 한데 고정돼 있어서는 안돼요. 자신을 버리거나, 변형할 수 있어야 진정한 춤꾼이라 할 수 있거든요.한국 현대무용의 대가, 영국 옥스퍼드사전에 등재된 인물, 대학교 3학년 때 창작물 ‘뿌리’로 프랑스에 초청받은 무용가…. 안무가 안애순(63)을 수식하는 말은 많다. 20년 전 이미 굿판을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하는 등 시대를 앞서가는 선구안을 지닌 그였다.그런 그가 최근 논란의 작품을 들고 관객 앞에 섰다. 지난 8월 29일부터 사흘간 서울 국립극장에서 선보인 국립무용단의 ‘행 +-(플러스마이너스)’. 공연 이후 더 뜨거운 관심을 받은 작품이었다.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춤으로 탐구해온 안애순이 국립무용단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 만든 무대이기도 했고, 그가 한국 무용의 움직임을 낱낱이 쪼개 무용수에게 맞는 움직임을 찾아줬기 때문이다. 객석에서는 호응과 비판적 시선이 동시에 존재했다. 공연이 끝난 뒤 그를 만났다.“논란은 창작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에요. 관객의 호응과 냉담 등 반응이 함께해야 이 작품의 기준이나 평가를 내릴 수 있으니까요. 논란이라는 말을 저는 아주 좋아합니다.”비판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었지만 안애순의 이번 무대가 한국 무용이라는 정형화된 움직임 속에 있던 단원들을 바깥으로 꺼내 그들 하나하나를 관객에게 소개한 무대였다는 점에선 이견이 없었다. 안애순은 왜 한국 무용을 이토록 해체해 재해석하고 싶어했을까.“몸으로 표현하는 춤은 한데 고정돼 있어서는 안 돼요. 이전에 습득된 자신의 춤에 매어 있으면 좋은 예술가가 되기 어려워요. 자꾸 튀어 오르려는 고착화된 자신을 최소화하거나
한국현대무용의 대가, 영국 옥스포드 사전에 등재된 인물, 대학교 3학년때 창작물<뿌리>로 프랑스에 초청받은 재능…. 안무가 안애순(63)을 수식하는 말들은 많다. 20년전에 이미 굿판을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하는 등 시대를 앞서가는 선구안을 가진 그였다. 그런 그가 최근 논란의 작품을 들고 관객 앞에 섰다.지난 8월 29일부터 사흘간 서울 국립극장에서 선보인 국립무용단의 <행 플러스마이너스>는 공연 이후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은 작품이었다.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춤으로 탐구해온 현대무용 안무가 안애순이 국립무용단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 만든 무대였기도 했고 그가 한국무용의 움직임을 낱낱이 쪼개 무용수들에게 맞는 움직임을 찾아줬기 때문이다. 객석에서는 호응과 비판적인 시선이 동시에 존재했다."논란이라는 건 창작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에요. 관객의 호응, 냉담 등 반응이 함께 해야 이 작품에 대한 기준이나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거니까요. 논란이라는 말을 저는 아주 좋아합니다."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었지만 애순의 이번 무대가 한국무용이라는 정형화된 움직임 속에 있었던 단원들을 바깥으로 꺼내 그들 하나, 하나를 관객에게 소개했던 무대였다는 점에선 이견이 없었다. 안애순은 왜 한국무용을 이토록 해체해 재해석하고 싶어했을까? "몸으로 표현하는 춤이라는 것은, 한데 고정돼 있어서는 안돼요. 이전에 습득돼 있는 자신의 춤에 매어있으면 좋은 예술가가 되기 어려워요. 자꾸 튀어오르려는 '고착화된 자신'을 최소화하거나 버리거나, 변형할 수 있어야 진정한 춤꾼이라 할 수 있거든요."안애순은 국립무용단원들을 처
올가을 국내 양대 발레단이 동일한 장소에서 똑같은 고전 발레로 맞붙는다. 투입되는 물량과 요구되는 예술적 기량이 만만치 않은 대작 ‘라 바야데르’를 통해서다.유니버설발레단은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국립발레단은 10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이 작품을 공연한다. 크리스마스 대표 레퍼토리인 ‘호두까기 인형’을 제외하고 두 발레단이 같은 작품을 비슷한 시기에 올리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은 6년 만에, 국립발레단은 3년 만에 이번 작품을 공연한다.‘라 바야데르’란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라는 뜻이다. 인도의 힌두사원을 배경으로 한 작품의 주인공은 무희 니키야(국립발레단 표기로는 니키아)와 니키야를 사랑하는 전사 솔로르다. 비슷한 시기 같은 작품 공연유니버설발레단은 국립발레단보다 먼저 캐스팅을 확정 지었다. 가장 마지막 공연(29일)의 솔로르로 마린스키발레단 입단 시험을 지난 7월 통과한 발레리노 전민철(20)을 내세웠다. 국립발레단은 솔로르에 마린스키발레단의 한국인 수석무용수 김기민(32)을 캐스팅했다. 3년 전 그가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무대에 서려고 했다가 불발한 적이 있어 더 기대를 모은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한국인 수석무용수인 발레리나 박세은이 국립발레단의 니키야를 맡는다. 박세은은 파리오페라발레단에 입단하기 전 잠깐 국립발레단에서 활동했다.두 발레단의 ‘라 바야데르’는 같은 줄거리를 다루지만, 발레 팬들이 비교해 관람할 수 있는 요소가 적지 않다. 발레단마다 각기 다른 안무가의 버전을 공연하는 덕분이다. 국립발레단은 전설적
“일상으로부터의 시적 탈출을 꿈꾸며 스릴 넘치는 낯선 세계를 보여주는 게 내 예술의 목표다.“(필립 드쿠플레)프랑스 출신 세계적 연출가 필립 드쿠플레의 공연 ‘샤잠!’(사진)이 25년 만에 한국에 온다. 오는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 시그니처홀에서 선보일 ‘샤잠!’은 1998년 초연 이후 세계 주요 극장에서 200회 넘게 공연해온 명작이다. ‘샤잠!’은 칸 영화제 50주년을 기념해 창작된 작품이며 1999년 예술의전당에서도 한 차례 공연된 바 있다. 모방할 수 없는 독창성과 기발한 상상력이 특징이다.연출가 드쿠플레는 춤, 연극, 서커스, 마임, 비디오, 영화, 그래픽, 건축, 패션 등을 뒤섞는 화려한 비주얼과 멀티미디어 효과로 무용의 미래를 끝없이 탐구해온 인물이다. 그는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개막식 예술감독이자 ‘태양의 서커스’, 파리 3대 카바레 중 하나인 ‘크레이지 호스’의 쇼 ‘욕망’을 연출했다. 알베르빌 올림픽 개막은 손에 꼽히는 아름다운 개막식 중 하나다.한국에서는 2014년과 2016년 내한 공연 ‘파노라마’와 ‘콘택트’를 올려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에르메스코리아 홈 컬렉션에서 ‘에르메스 퍼레이드’를 선보이며 왕성한 창의성을 입증했다.샤잠이란 마법의 주문으로 알려진 말로, 이번 공연에서도 마법과 같은 무대가 펼쳐진다. 샤잠의 마법은 공연장 로비에서부터 시작된다. 커다란 털모자를 쓰고 화려한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지휘봉을 흔들며 퍼레이드를 펼치고 라이브 밴드가 그들을 뒤따라간다.행진을 따라 객석으로 들어선 관객들은 드쿠플레가 창조한 &lsquo
“일상으로부터의 시적 탈출을 꿈꾸며 스릴 넘치는 낯선 세계를 보여주는 게 내 예술의 목표다."(필립 드쿠플레)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연출가 필립 드쿠플레의 공연 '샤잠!'이 25년만에 한국에 온다. 오는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 시그니처홀에서 선보일 샤잠!은 1998년 초연 이후 세계 주요 극장에서 200회 넘게 공연해온 명작이다. 샤잠!은 칸 영화제 50주년을 기념해 창작된 작품이며 1999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도 한 차례 공연된 바 있다. 모방할 수 없는 독창성과 기발한 상상력이 공연의 특징이다.연출가 드쿠플레는 춤, 연극, 서커스, 마임, 비디오, 영화, 그래픽, 건축과 패션 등을 뒤섞는 화려한 비주얼과 멀티미디어 효과로 무용의 미래를 끝없이 탐구해온 인물이다. 그는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개막식 예술감독이자 '태양의 서커스', 파리의 3대 카바레 중 하나인 '크레이지 호스'의 쇼 '욕망'을 연출했다. 알베르빌 올림픽 개막은 손에 꼽히는 아름다운 개막식 중 하나다.한국에서는 지난 2014년과 2016년 내한 공연 '파노라마'와 '콘택트'를 올리며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에르메스 코리아 홈 컬렉션에서 '에르메스 퍼레이드'를 선보이며 여전히 왕성한 창의성을 입증했다.샤잠은 마법의 주문으로 알려져 있는 말로, 이번 공연에서도 마법과도 같은 무대가 펼쳐진다. 샤잠의 마법은 공연장 로비서부터 시작된다. 커다란 털모자를 쓰고 화려한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지휘봉을 흔들며 퍼레이드를 펼치고 라이브 밴드가 그들을 뒤따라간다. 행진을 따라 객석으로 들어선 관객들은 드쿠플레가 창조한 '
예술가들은 일상의 어떤 것에든 '영감'받아 자신만의 예술로 소화해낸다.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으며 한국 현대무용계를 이끌고 있는 대표 안무가 김보라(42)도 그렇다. 3년전 난임 시술을 받았던 경험을 통해 자신의 신작 '내가 물에서 본 것(what I sense in the matter)'을 발표한다. 13명의 국립현대무용단원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 이 작품은 다음달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5일 서울 서초동 연습실을 방문해 미리 살펴본 김보라의 신작은 과거 그가 사회에 던졌던 메시지처럼 커다란 파장을 마음에 남겼다. 무용수들은 서로의 몸을 느끼고 어루만지는 것을 넘어서 살가죽을 잡아당기고 귀와 코를 들추어보는 등 무용이라고 부르기에는 '낯선 움직임'을 이어갔다.달걀 한 판을 머리에 이고 중심을 잡으면서 날계란을 깨지지 않게 바닥에 굴리는 여러 무용수들 앞에, 한 무용수가 기이한 몸짓으로 무대 위 계란을 빠르게 피하며 뛰어다녔다. 균형과 불균형의 조화가 숨막히게 다가올 무렵 "이런 건 다 필요없다"는 식으로 다른 무용수가 튀어나와 날계란 하나를 집어 던져버린다. 다양한 행위력을 갖는 인간, 비인간의 요소들이 개입되는 보조생식기술의 현장을 빗댄 것처럼 보였다.연습을 마친 안무가 김보라는 "저의 무용은 낯선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이라며 싱긋 웃었다.공연 제목에 등장하는 단어 물은 마시는 물(water)이 아닌 물질(matter)이라는 의미다. 물성, 그리고 문제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감각을 통해 마주한 물질로서의 몸, 그리고 거기서 오는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이번 공연의 핵심이다."3년 전, 시험관 시술을 경험하면
호세 마르티네스는 1969년에 태어난 스페인 출신 파리 오페라발레단 예술감독이자 안무가다. 파리 오페라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에투알로 은퇴했다.마르티네스의 첫 안무작은 2002년 발표한 ‘내가 좋아하는’이다. 무언극의 전통을 살려낸 ‘스카르무슈’와 원작 영화를 안무로 고안한 ‘천국의 아이들’이 대표작으로 거론된다. 이 세 편의 작품은 파리 오페라발레단의 아카이브에 공식적으로 등재돼 있다.마르티네스는 스페인을 거점으로 ‘호세 마르티네스 앤 컴퍼니’를 설립해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정기 공연을 펼쳤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스페인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지내면서 새로운 시도를 통해 무용단의 위치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고전발레와 컨템퍼러리 창작 발레를 균형감 있게 이끌어 무용단에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했다는 평가도 받았다.2020년에는 로마 오페라발레단을 위해 고전 발레인 ‘해적’을 자신의 버전으로 재안무했고 2022년에는 크로아티아 국립극장에서 또 다른 고전 발레인 ‘지젤’을 재해석해 호평받았다. 마르티네스는 2022년 10월 파리 오페라발레단 예술감독으로 임명됐다.이해원 기자
서울 국립극장이 가을을 맞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야외 축제를 개최한다. 국립극장은 오는 7일부터 10월 마지막주 토요일까지 야외 문화축제 '아트 인 시리즈'를 해오름극장 앞 문화광장에서 연다. 축제는 창작 시장, 도서 시장, 농부 시장, 미식 시장 등 매 주 다른 주제로 진행되며 국악, 인디 음악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공연도 열린다. 날씨가 좋은 봄과 가을철에 진행하는 국립극장의 주요 행사인데 가을 축제에 참가하게 되는 출점팀은 200여 팀을 훌쩍 넘는다. 첫번째 축제는 '아트 인 파츠(9월 7일, 10월 5일)'로 그림·도자기·금속·패브릭 등 다양한 종류의 창작품이 전시, 판매된다. 두번째 축제는 '아트 인 북스(9월 14일, 10월 12일)'로 개인 도서 제작자, 소규모 출판사, 동네 책방 등이 대거 참여한다. 이 자리에서는 대형서점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출판물과 책갈피, 키링 등 굿즈를 접할 수 있다. 또 책과 어우러진 참여 프로그램도 준비된다. ‘나만의 진(잡지·zine) 만들기’와 나에게 편지를 쓰면 3개월 후 도착하는 ‘가을엔 편지를 써요’가 마련된다.세번째 축제인 '농부시장 마르쉐(9월 21일, 10월 19일)'는 농부, 요리사 등이 모여 정성껏 키운 제철 농산물과 빵, 치즈, 음료 등 먹거리를 소개한다. 매년 농산물들이 단시간에 완판됐던 행사이기도 하다. 출점 농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워크숍도 준비됐다. ‘구본일발효’의 구본일 대표는 전통 한식 장을 맛보고 활용하는 방법을 공유한다.마지막 축제인 '아트 인 커피(9월 28일, 10월 26일)'에서는 바리스타, 쉐프, 공예가 등이 참여해 커피와 디저트를 선보인다. 전국 커피 로스터의
올 가을 국내 양대발레단이 동일한 장소에서 똑같은 고전 발레로 맞붙는다. 투입되는 물량과 요구되는 예술적인 기량이 만만치 않은 대작 <라 바야데르>를 통해서다.유니버설발레단이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국립발레단이 10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이 작품을 공연한다. 크리스마스 대표 레퍼토리인 호두까기 인형을 제외하고 두 발레단이 같은 작품을 비슷한 시기에 올리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은 6년만에, 국립발레단은 3년만에 이번 작품을 공연한다.라 바야데르란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라는 뜻이다. 인도의 힌두사원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의 주인공은 무희 니키야(국립발레단 표기로는 니키아)와 니키야를 사랑하는 전사 솔로르다. 주인공급 주역으로는 솔로르를 사랑하는 공주 감자티와 니키야를 차지하려는 제사장 브라만이 있다. 브라만의 계략으로 국왕이 공주 감자티를 솔로르와 결혼시키려 하면서 주인공들의 사랑은 비극을 맞는다. 주역 '솔로르'에 김기민과 전민철 기용공연이 앞선 유니버설발레단은 국립발레단보다 먼저 캐스팅을 확정지었다. 가장 마지막 공연(29일)에 솔로르로 마린스키발레단의 입단시험을 지난 7월 통과한 발레리노 전민철(20)을 내세웠다. 국립발레단의 솔로르에는 마린스키발레단의 한국인 수석무용수 김기민(32)이 캐스팅됐다. 김기민은 2009년 백조의 호수에서 한예종 재학 당시 지크프리트 왕자로 데뷔한 바 있으며, 한국인 최초로 마린스키발레단의 발레리노로 입단해 세계적인 발레리노가 됐다. 3년전 그가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무대에 서려했다가 불발됐던 무대
올해 7월 ‘라데팡스 재즈 콩쿠르’에서는 세계적 재즈 가수 나윤선(1999년 심사위원 특별상) 이후 사반세기 만에 한국인 음악가가 상을 받았다. 최고 연주자상을 받은 손모은(32·사진)이다. 그는 프랑스의 3대 재즈 클럽인 선셋 선사이드, 배제 살레, 르 바르비종을 비롯해 내로라하는 클럽에서 활동하는 재즈 바이올리니스트다.자신의 이름을 딴 재즈 그룹 ‘손모은 프로젝트’의 내한 공연을 마무리 짓고 파리로 돌아가려던 손모은을 지난달 말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재즈음악계에서 높은 위상을 자랑하는 콩쿠르에서 수상한 덕분에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공연도 성황을 이뤄 상당히 밝은 표정이었다.“클래식 연주자가 되려고 독일에서 공부를 할까 하다가, 재즈 연주자가 되기 위해 프랑스로 방향을 틀었어요. 음악대학 1학년 때 재즈 바이올린 연주자 스테판 그라펠리의 라이브 영상을 봤는데 바이올린으로 표현한 재즈 선율이 좋았고, 재즈 그룹 멤버들끼리 연주를 주고받는 모습(인터플레이)도 감명 깊었죠.”손모은은 대구시립교향악단 창단 멤버였던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클래식 음악을 가까이했다. 자연스레 음대에 진학했지만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아 프랑스말도 모르면서 무작정 그라펠리의 나라로 떠났다. 그 후로 13년 동안 음악만을 생각하며 살았다.손모은은 불로뉴 국립음악원에서 재즈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뿌리가 돼준 클래식 음악도 놓지 않았다. 므동 국립음악원에서 클래식 바이올린을 전공해 수석 졸업했고, 2019년에는 음악 학교 친구들과 함께 손모은 프로젝트라는 재즈 그룹을 결성했다. 독특한 팀 이름은 음악학교 친구들과 공연하다
올해 7월 '라데팡스 재즈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연주자상을 탄 사람은 한국인 손모은(32)이었다. 세계적인 재즈 가수인 나윤선은 1999년 이 콩쿠르에서 상을 받았다. 그 뒤로 25년만에 한국인 재즈 음악가가 수상한 것이다. 손모은은 프랑스의 3대 재즈 클럽인 선셋 선사이드(Sunset-Sunside), 배제 살레(Baiser Salé), 르 바르비종(Le barbizon)를 포함한 유명 재즈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재즈 바이올리니스트다. "음악으로 더 멀리 나아가고 싶다"던 그를 지난 8월 말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자신의 이름을 딴 재즈 그룹 '손모은 프로젝트'의 내한 공연을 마무리 짓고 파리로 돌아가려던 채비를 하던 중이었다. 올해 공연은 그의 수상 소식으로 일찍이 매진되며 성황을 이뤘다. "클래식 연주자가 되려고 독일에서 공부할까 하다가, 재즈 연주자가 되기 위해 프랑스로 방향을 틀었어요. 음대 1학년 때였는데 스테판 그라펠리(Stephane Grappeli)의 라이브 영상을 봤어요. 바이올린으로 표현한 재즈 선율도 좋았고, 재즈 그룹 멤버들끼리 연주를 주고 받는 모습(인터플레이)도 제가 꼭 해보고 싶은 모습이었습니다." 손모은은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창단 멤버였던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클래식 음악 교육을 받았다. 음대에 진학한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런데 국내 음대의 분위기는 너무 답답했다. "프랑스어도 하나도 모르면서 무작정 스테판 그라펠리의 나라로 떠났어요."이후 13년동안 그는 '음악'만을 생각하며 살았다. "집안의 지원에 무작정 기댈 수가 없었어요. 공부하면서 프랑스 생활을 이어갈 새로운 기회를 봐야했죠."
지난해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한 이후 모든 공연에서 주역을 꿰찬 무용수가 있다. 솔리스트 발레리나 이유림(27·사진)이다. 그는 오는 27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사흘간 펼쳐지는 유니버설발레단 ‘라 바야데르’ 공연에서도 전면에 나선다. 무희 니키야를 비롯해 공주 감자티 역할로도 출연한다.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발레단의 히로인 이유림을 지난달 27일 만났다. 유니버설발레단 입단 전 그는 19세에 부다페스트로 건너가 7년간 헝가리국립발레단원으로 지냈다.“선화예중 시절 ‘라 바야데르’에서 황금신상을 보좌하는 원숭이 역할을 했어요. 14년이 흐른 지금 여주인공 니키야로 무대에 선다니 신기해요. ‘원숭이였던 내가?’라며 하루에도 몇 번씩 되뇌어보곤 합니다.”라 바야데르는 인도의 무희라는 뜻으로 드라마틱한 서사와 고난도 발레의 테크닉을 자랑하며 고전발레의 정수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전사 솔로르와 사랑에 빠진 니키야를 신관의 제사장이 빼앗으려 하면서 발생하는 파국을 그린다. 제사장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왕실의 감자티 공주까지 끌어들인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창단 40주년을 맞아 6년 만에 다시 올리는 회심의 대작이다.이유림은 본인이 연기하는 두 캐릭터의 분석을 일찌감치 마쳤다. “니키야는 강단이 있어요. 전사와 비밀스럽게 사랑하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인물이죠. 하지만 신분이 낮아 권위가 없다는 점을 잊으면 안 돼요. 웅장한 음악 때문에 저도 모르게 자신감이 넘쳐 과장된 동작을 할 수도 있을 텐데 완급 조절을 잘 하고자 합니다.”이날 연습에서 그는 니키야의 연적인 감자티가 됐다.
지난해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한 이래 모든 공연에서 주역을 꿰차며 발레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은 무용수가 있다. 솔리스트 발레리나 이유림(27)이다. 그는 9월 27일부터 사흘간 유니버설발레단이 보여줄 회심의 대작 <라 바야데르>에서 또 다시 존재감을 뿜어낸다. 무희 니키야 역할을 통해서다. 다른 무용수가 니키야를 맡을 때는 그의 연적인 공주, 감자티로도 출연한다. 처음하는 작품인데 주역을 동시에 맡긴건, 그에 대한 발레단의 신뢰가 각별하다는 의미다. '라 바야데르'는 인도의 무희라는 뜻이다. 니키야가 전사 솔로르와 비밀리에 사랑을 나누고 있는 것을 안 제사장은 니키야를 차지하기 위해 국왕과 공주(감자티)까지 끌어들여 파국을 만든다. 드라마틱한 서사와 고난도 발레의 테크닉 덕분에 고전발레의 정수로 평가받는 작품이다.지난 27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발레단의 히로인 이유림을 만났다. "선화예중 시절 <라 바야데르>에서 황금신상을 보좌하는 원숭이 역할을 했어요. 14년이 흐른 지금 여주인공 니키야로 무대에 선다니 신기해요. '원숭이었던 내가?'라며 하루에도 몇번씩 되뇌어보곤 합니다." <라 바야데르> 연습을 막 시작했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의 동작에는 니키야와 감자티가 깃들어 있었다. <라 바야데르>는 유니버설발레단이 2018년 이후 6년만에 다시 올리는 작품이다. 풍성한 볼거리, 32명의 발레리나들이 보여주는 군무 '망령들의 왕국'은 고전미의 극치인 '발레 블랑(백색 발레)'의 대표적 장면으로 거론된다. 영리한 이유림은 본인이 연기하는 두 캐릭터의 분석을
'전통이 어렵다'는 말은 고전과 현대를 맥락없이 붙여놨을 때 습관처럼 튀어나온다. 한국 무용이 이해하기 어려워보이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소복같은 의상과 처연하고 느린 동작들이 요즘 생활상과 도통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국립무용단의 새 시즌 레퍼토리 첫 작품에서는 전통 해체의 셈법을 제시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무용 <행 플러스 마이너스(+-)>는 유교적 그물망에 꽁꽁 묶여있던 무용수 43명을 하나씩 꺼내며 관객에게 '쇼생크 탈출'급 희열을 안겨준다. 한국 무용이 어렵게만 다뤄야할 과거의 유물이 아님을 여실히 입증해줬다. 무대는 각자의 몸짓에 충실한 무용수들을 통해 "우리가 전통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지속적인 생각을 하게 만든다. ▶▶관련기사) 한국 현대무용 대모 안애순 “이번 작품, 춤 아닌 몸짓에서 출발” 9월 1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은 '한국적 컨템퍼러리 무용의 선두주자'라는 안무가 안애순 씨가 진두지휘했다. 안 씨는 이번 작품에서 한국 고유의 순환적인 움직임(맺고 어르고 푸는 동작들)을 현대무용 기법에 녹여내 한국 춤의 고정관념을 부숴버렸다.1막에서는 작은 정사각형의 화문석 위에서 추던 궁중독무 '춘앵무'를 모티프로 한 춤이 펼쳐졌다. 모두 하얀 옷을 입은 단원들이 정렬해 같은 움직임을 이어가다 서서히 행과 열을 바꾸어가며, 또 팔의 높낮이를 다르게 하면서 잔잔한 해체를 보여준다. 무용수들은 탑을 오르는 것처럼 계속 걸어오르는 발동작으로, 전통에서 현대로 서서히 시간의 나침반을 변경해 나아갔다.춘앵무와 꾀꼬리 소리가 어우러진 조화로운 1막이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입단 시험은 치열하다. 세계 각국에서 발레를 잘한다는 이들이 구름처럼 몰려들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1차 시험은 연습 수준인 '클래스'에서 판가름난다. 1차를 통과해야 2차(고전 발레)와 3차(컨템퍼러리 발레) 오디션에서 2~5분 남짓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오디션은 아침 8시에 시작해 오후 6시에 끝난다. 마치 종일 수학능력시험을 보듯 이뤄진다. 2005년생 발레리나 이예은(19)은 이 바늘구멍을 뚫은 것도 모자라 1등으로 세계 최고 발레단에 입단했다. 발레단 입사를 코앞에 두고 하루하루 분주한 날을 보내던 그를 서울 잠원동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오디션에 응한 발레리나만 170여명이었어요. 입단 시험 2등을 한 무용수는 프랑스인인데 이미 프로무용수 경험이 있는 분이었죠. 그런 분을 누르고 제가 1등으로 선발됐다 들었습니다. 입단 시험 며칠전에 왼쪽 엄지발가락 발톱이 부어오르면서 토슈즈를 신지 못할 지경이었는데 천운이 따라서 당일에는 무사히 시험을 치렀어요. 기적 같아요."회전할 때 중심축이 되는 왼쪽다리, 무게 중심이 쏠리는 엄지발가락의 이상은 무용수로서는 치명적이다. "일생의 기회를 제대로 잡아야하기에 독하게 통증을 다스렸어요. 하도 마음 고생을 하다보니 오디션 당일에는 마음이 편해졌죠." 이예은은 1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그저 욕심 내지 말고 하던 대로만 끝까지 해내자라고만 생각했다고. 조급함과 불안함을 내려놓았더니,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파리오페라발레단은 산하에 유서깊은 발레학교가 있다. 그래서 외부에서 온 무용수보다는 이 학교 출신
말수가 적은 아이 선율은 피아노로 자신을 드러냈다. 피아노 앞에서 선율은 무한한 표현력으로 사람들을 매료했다. 2013년 초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예원학교에 진학한 그에게 현대차 정몽구재단이 ‘키다리 아저씨’로 나타났다. 10여 년간 조용했던 그들의 동행에 최근 갑자기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선율은 지난해 윤이상 국제음악 콩쿠르 3위, 비제우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로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더니 올해는 마리아 카날스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했고, 지난 7월에는 미국 3대 피아노 경연대회 가운데 하나인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에서 우승했다.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는 선율은 금의환향했다. 지난 21일에는 고향 전북 전주를 찾아 연주도 했다. 온드림 스테이지 행사로 정몽구재단이 여는 무료 공연이다. 전주 소리문화의전당에서 선보인 작품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5번. 올해 초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콩쿠르를 준비하기 위해 모차르트를 집중적으로 탐구했는데 그때 모차르트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는 “생소하고 도전적이지만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곡”이라며 “연주할 기회가 생겨 기뻤다”고 말했다.정몽구재단의 온드림 프로그램은 그에게 익숙하다. 어린 시절 온드림 앙상블에 참여하기도 했다. 선율처럼 전도유망한 음악가가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해 보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한국에 돌아와 온드림 협연에 출연하게 돼 더 특별한 기분”이라고 했다.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키다리 아저씨의 도움으로 프랑스로 건너갔다. 재단은 문화예술 인재들에게 학비 전액을 부담해주고 해외 진출 장학금이나 국제 콩쿠르 장학금 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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