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수가 적은 아이였던 선율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언어가 돼 준 건 ‘피아노’였다. 그의 능력을 일찍이 알아본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2013년부터 지금까지 그의 예술 여정에 묵묵히 동참했다. 그래서일까 최근 선율은 많은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3대 피아노 콩쿠르 중 하나인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에서 우승했단 낭보를 전했다. 이 대회뿐 아니라 그는 지난 몇년동안 국제무대에서 자신만의 이름을 지속적으로 알려왔다. 마리아 카날스 국제 콩쿠르 입상(2024), 윤이상 국제음악 콩쿠르 3위·비제우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2023) 등 세계가 그를 주목하는 시기를 맞은 것이다.최근 한국에서 온드림 스테이지 공연에 참여 중인 선율을 이메일로 만났다. 온드림 스테이지는 예술의 저변을 확대한다는 취지로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기획한 무료 공연이다. 무료 공연이지만,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협연에 참여해왔다. 선율도 지난 21일 이 공연의 일환으로 전주 소리문화의 전당에서 공연했다. 현대차 정몽구재단의 장학생 출신인 그가 금의환향해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15번을 들려줬다. 선율은 이날 연주한 이 곡에 대
피아니스트 선율(24)은 어렸을 때부터 말수가 많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돼 준 것은 '피아노'였다. "피아노는 말보다 편한 의사소통 수단이에요. 말주변이 없어서 대화하는 것보다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이 제 모습을 더 꾸밈없이 나타내고 보여줄 수 있는 거 같아요."피아니스트 선율은 최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 아브라바넬홀에서 열린 지나 바카우어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모았다. 지나 바카우어 국제 콩쿠르는 반 클라이번, 클리블랜드 국제 콩쿠르와 함께 미국 3대 콩쿠르로 평가되는 이름있는 대회다. 그는 콩쿠르의 파이널 무대에서 코너 그레이 코빙턴의 지휘에 맞추어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침착하게 선보였다. 그의 수상 소식이 더 특별했던 건 청소년 심사위원상과 관객이 직접 투표하는 청중상까지 거머쥐며 앞날이 창창한 음악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였다. 선율은 짧고 간결하게 소감을 남겼다. "음악에 더 집중하는 피아니스트가 되겠습니다."지나 바카우어 콩쿠르 우승 전에도 그는 최근 국제 무대에서 자신만의 선율을 은은히 퍼뜨려왔다. 올해 마리아 카날스 국제 콩쿠르 입상, 지난해 윤이상 국제 음악 콩쿠르 3위, 비제우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 등 수상의 기록이 적지 않다.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를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지난 7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단독 리사이틀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선율은 이날의 기억이 어제처럼 생생하다고 했다.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작품들을 독주회 때 다시 연주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회보다 관객
유니버설발레단이 창단 40주년을 맞아 6년 만에 고전발레 ‘라 바야데르’를 선보인다. 유니버설발레단은 다음달 27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본 공연을 올린다고 발표했다.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는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이 공연하는 안무를 이어받았다. 신비롭고 이국적인 배경에 사랑과 배신, 복수 등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발레 애호가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공연에는 150여 명의 출연진과 400여 벌의 화려한 의상이 투입된다. 블록버스터급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2막 솔로르의 결혼식 장면에서는 높이 2m, 무게 200㎏, 코 길이만 1m에 육박하는 대형 코끼리가 등장하고 온몸에 황금 칠을 한 무용수가 신상으로 변신해 무대 위를 누벼 볼거리를 제공한다.정통 클래식 발레의 백미라 불리는 요소도 가득하다. 3막에서는 대표적인 발레 블랑(백색 옷을 입은 발레리나들의 군무) 신으로 여겨지는 ‘망령들의 군무’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물동이춤, 앵무새춤, 북춤 등 클래식 발레 동작 중 난도 높은 테크닉을 구사하는 춤도 대거 만나볼 수 있다.주역 무용수 공개 직후 이뤄진 티케팅에서 마지막 공연인 29일 무대는 바로 매진됐다. 여주인공 니키야로 데뷔하는 발레리나 이유림과 마린스키발레단에 입단하는 발레리노 전민철이 솔로르로 나서는 무대다.이해원 기자
오는 10월 서울 한강 노들섬 야외 무대에서 열리는 ‘한강노들섬클래식’ 축제에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12~13일)와 오페라 ‘카르멘’(19~20일)이 오른다.서울 용산구와 동작구 사이 한강대교가 가로지르는 곳에 있는 노들섬은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았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던 땅이다. 서울문화재단은 이곳에서 2022년부터 해마다 한강노들섬클래식 축제를 열고 있다.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26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한강노들섬클래식 제작발표 간담회에서 “야외 클래식 공연으로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행사는 실내 공연장에서 벗어나 탁 트인 자연을 벗 삼아 누구든 발레와 오페라를 경험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3막(4시간)인 공연 시간을 95분으로, ‘카르멘’은 4막인 공연을 100분으로 줄였다.‘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 데지레 왕자 역을 맡은 이동탁은 “발레라는 어려워 보이는 예술이 한강이라는 편안한 휴식 공간을 만나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훈숙 단장은 “노들섬의 자연이 주는 신비로움에 LED(발광다이오드) 무대 장치가 더해져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배경인 궁전이 더욱 아름답게 표현될 것”이라고 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지난해 이 행사에서 ‘백조의 호수’로 야외 공연을 치렀다.‘카르멘’ 무대를 준비 중인 김숙영 연출가는 “야외 무대의 약점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오히려 강점으로 보이도록 무대를 연출했다”고 말했다. 카르멘에서
오는 10월 '한강노들섬클래식' 축제에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10월 12~13일)'와 오페라 '카르멘(10월 19~20일)'이 서울 한강 노들섬 야외 무대에 오른다. 서울 용산구와 동작구 사이, 한강대교가 가로지르는 곳에 위치한 '노들섬'은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던 땅이기도 하다. 서울문화재단은 역량을 집약해 노들섬을 '365일 예술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대표적 결과물이 2022년부터 매해 열리고 있는 '한강노들섬클래식'축제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한강노들섬클래식 제작발표 간담회에서 "야외 클래식 공연으로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행사의 취지는 진지하고 엄격한 분위기의 실내 공연장에서 벗어나 탁 트인 자연을 벗삼아 누구든 발레와 오페라를 경험해보자는 것이다.갑작스러운 우천을 맞딱뜨릴 수 있는 야외 공연장의 특성, 처음 발레와 오페라를 접하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고려해 각 작품마다 공연시간을 압축적으로 줄인게 특징이다.유니버설발레단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원래 3막(4시간)이던 공연시간을 95분으로 오페라 '카르멘'역시 4막의 공연을 100분으로 줄였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 데지레 왕자 역을 맡은 이동탁은 "발레라는 어려워보이는 예술이 한강이라는 편안한 휴식공간을 만나면서 보다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문훈숙 단장도 "노들섬의 자연이 주는 신비로움과
유니버설발레단이 창단 40주년을 맞아 6년만에 고전발레 <라 바야데르>를 선보인다. 유니버설발레단은 다음달 27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본 공연을 올린다고 26일 발표했다.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는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이 공연하는 안무를 이어받았다. 신비롭고 이국적인 배경과 사랑과 배신, 복수 등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발레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기도 하다.150여명의 출연진에 400여벌의 화려한 의상이 본 공연에 투입된다. 블록버스터급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2막의 솔로르의 결혼식 장면에서는 높이 2미터, 무게 200 킬로그램, 코 길이만 1미터에 육박하는 대형 코끼리가 등장하고 온 몸에 황금칠을 한 무용수가 신상으로 변신해 무대 위를 누벼 볼거리를 제공한다. 정통 클래식 발레의 백미라 불리는 요소도 가득하다. 3막에서는 대표적인 발레 블랑(백색 옷을 입은 발레리나들의 군무) 씬으로 여겨지는 '망령들의 군무'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물동이춤, 앵무새춤, 북춤 등 클래식 발레의 동작 중 난도가 높은 테크닉을 구사하는 춤들도 대거 만나볼 수 있다.이번 공연은 일찍이 흥행을 예고하기도 했다. 주역 무용수 공개 직후 이뤄진 티켓팅에서 마지막 공연인 29일 무대는 바로 매진됐다. 이날 공연은 여주인공 니키아로 데뷔하는 발레리나 이유림과 마린스키발레단에 입단하게 될 발레리노 전민철이 솔로르로 나서는 무대다. 이번 공연에는 신예들을 비롯해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는 발레단의 베테랑 주역 무용수(강미선, 홍향기, 이현준 등)들도 총동원된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
“현대무용계에서는 춤에 대한 반성이 있었어요. 장식적이고 기량이 우선시되는 춤에서 벗어나 ‘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었죠. 제가 춤을 몸짓으로 부르는 이유도 그런 반성에 있어요.”(안애순 안무가)옥스퍼드 무용사전과 세계현대춤사전에 등재된 한국 대표 안무가 안애순(63·사진)이 새 작품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그는 최근 국립무용단의 ‘행 +-(플러스 마이너스)’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이번 작품은 춤이 아니라 몸짓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이 작품은 서울 국립극장의 새 레퍼토리 시즌(2024년 8월~2025년 7월) 개막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안애순이 국립무용단과 협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안애순은 “작품의 주요 모티프는 춘앵무와 화문석”이라고 짚었다. 춘앵무는 왕 앞에서 추는 궁중무용으로, 엄격한 규율과 규칙으로 포장돼 있다. 화문석은 과거 무용수가 벗어나지 못하고 그 위에서 춤을 추는 사각형 공간이다. 시스템, 틀 등으로 대변되는 이 두 가지 키워드를 부수면서 공연이 본격화했다. 무용수들은 춘앵무를 닮은 단순한 움직임을 보여주다가 곧 행과 열을 이루며 일사불란하게 이동했다. 단조롭고 획일화된 군무도 어느새 변해 있었다. 무용수 저마다 각각의 몸짓을 물 흐르듯 연결해 입체적인 군무로 재탄생시켰다.안애순은 “국립무용단을 처음 만났을 때 너무 형식이 갖춰져 있었다”고 했다. “극장이라는 곳이 정형화된 예술의 최고 수준을 보여주는 장소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 관객들은 결국 그 형식미를 보러 극장에 와야 하는 것인지 많은 고민을 하면서 작품을 만들어나갔다”고 했다. 그는 “몸을 통한 감각
<종의 소멸>은 독일의 생물학자와 저명한 저널리스트가 지구상 800만 종의 생물 가운데 100만 종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충격적 사실을 전하는 책이다. 저자인 카트린 뵈닝게제와 프리데리케 바우어는 자연을 무한한 자원 제공처로 인식하는 인간에게 책임을 묻는다.저자들에 따르면 종의 다양성은 인간 생존의 기반이다. 지렁이 하나만 사라져도 인간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주는 지렁이가 사라지면 인간에게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해주는 식물이 말라가기 때문이다.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찰스 다윈의 명저 <종의 기원>에까지 생각이 미친다. 다윈의 <종의 기원>은 인간이 지구상의 숱한 생물 중 하나에 지나지 않으며, 유일하거나 특별한 존재가 아니란 걸 알려준다. 그러나 인간들은 인간만이 특별한 존재라고 여기고 있다.저자들은 생물다양성을 복원하기 위한 좋은 예로 호주의 ‘자연 재생에 따라 관리하는 농장’이라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성장을 새로 촉진하기 위해 땅 밑에 숨은 뿌리와 기존의 덤불을 활용하는 게 골자다. 책은 “나무를 다시 심는 일이 어렵고 비쌀 거라고 생각하지만, 수백만달러를 들일 필요도 없으며 첨단 과학도 필요하지 않았다. 그저 자연과 함께 작업하면 된다”고 주장한다.책은 150여 년 전 찰스 다윈이 은연중에 제안한 ‘인간 중심주의’에서 벗어나자는 주장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인간중심주의를 버려야만 생물다양성을 지켜갈 수 있고 그래야 인류도 종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해원 기자
마리아 주앙 피르스(사진)는 포르투갈 리스본 출신 피아니스트다. 모차르트 곡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음악가지만 바흐, 쇼팽, 슈베르트, 슈만의 곡에서도 훌륭한 연주를 보여줘 세계 곳곳에 팬이 많다. 명쾌한 건반 두드림으로 맑고 섬세한 소리를 내는 데 탁월하다. 세 살 때 연주를 시작해 일곱 살에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을 공연할 정도의 신동이었다.1961년부터 독일 뮌헨과 하노버에서 수학했다. 독일에서 빌헬름 켐프, 카를 엥겔을 사사했다. 1970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베토벤 탄생 200주년 기념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널리 알렸다.1999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공연 전 ‘퍼블릭 리허설’을 열었을 때 일화는 유명하다. 일정표에 따라 피르스는 그간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연습했는데 오케스트라가 20번을 연주하자 패닉에 이른다. 그런데도 그는 한 치의 오차와 미스 터치 없이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어 역시 모차르트 전문가라는 평가를 공고히 했다.올해로 80세인 그는 여전히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다. 오는 9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열고 10월에는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클래식 팬을 만날 예정이다.이해원 기자
<종의 소멸>은 독일의 생물학자와 저명한 저널리스트가 작심해 인류에게 날카로운 지성으로 경종을 울린 책이다. 저자들은 인간들이 유례없는 속도로 자연을 과도히 이용해왔다고 고발한다. 책은 매년 100만 헥타르 가량의 숲이 지구에서 자취를 감춘다고 한다. 포르투갈 면적보다도 넓은 숲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다. 저자들은 자연을 무한한 자원 제공처로 인식하는 인간들의 행동 때문에 자연 환경이 황폐화하고 그 결과 800만종의 생물 가운데 100만종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충격적 사실을 전한다. 책은 "이제 인류는 전환점에 서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도 생물다양성 유지를 우선순위로 부여해 꾸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환경, 멸종 등의 이슈를 주변부나 틈새에 미뤄두어서는 인류가 빠른 시간 내 멸종할 수도 있단 사실을 상기시킨다. 저자들에 따르면 종의 다양성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기초이자 보험이다. 인간의 생존을 위해 얼마나 많은 종이 필요한지는 헤아릴 수는 없다. 하지만 다다익선이라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예를 들어 하나의 종이 환경의 변화로 제 기능을 상실한다면, 다른 종이 그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많은 종이 있을수록 특정 기능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저자들의 생각을 따라가다보면 지렁이 하나만 사라져도 인간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주는 지렁이가 사라지면 인간에게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해주는 식물이 말라가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찰스 다윈의 명저 <종의 기원>에 까지 생각이 미친다. 다윈이 종의
공연업계 비수기인 여름의 달력을 채워주는 페스티벌이 여럿 있다. 그중에서도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은 클래식 음악의 동시대성을 철저히 탐구하고 대중에 현대음악의 가능성을 보여준 행사로 인식돼왔다. 힉엣눙크는 라틴어로 ‘여기 그리고 지금’이라는 의미다.올해 7회째를 맞는 이 행사의 중추는 국제적 앙상블인 세종솔로이스츠. 1994년 창단해 700여 회의 글로벌 무대를 누빈 악단이다. 최근 강경원 예술감독과 데이비드 챈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 악장, 프랭크 황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악장, 다니엘 조 함부르크 국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악장은 한자리에 모여 자신들이 맡은 공연을 설명했다. 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하는 이들 악장은 모두 세종솔로이스츠에서 연주했던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들이다.악장들은 “한국 관객들처럼 음악에 집중하는 청취자가 있다는 것은 연주자로서 감사할 일”이라며 “최고의 공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각자 유수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대표했던 이들 악장이 무대에 함께 올라 일어서서 바이올린을 켠다는 것 자체가 이색 볼거리”라는 게 애호가들의 설명이다.네 명의 바이올리니스트는 전반부에서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이자 작곡가인 토드 마코버가 작곡한 ‘플로 심포니’를 연주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작곡한 음악으로 전 세계 초연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후반부에서는 한국인 김택수 교수의 신곡 ‘4대의 바이올린과 타악기를 위한 협주곡(with/out)’이 연주된다.페스티벌에서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협연자로 나서는 ‘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입단 시험에는 세계 각국에서 “발레 좀 한다”는 이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종일 3차 오디션이 열리는데 응시 발레리나만 170명이 넘었다. 1등으로 입단 티켓을 거머쥔 건 2005년생 한국인 이예은(19·사진). 선화예중을 졸업한 뒤 바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해 그마저도 3년 만에 조기졸업한 무용수였다.오는 26일 발레단에 첫 출근하는 그를 지난 12일 서울 잠원동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그는 “1등을 하리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운을 뗐다. “입단 시험 며칠 전 무게중심 축이 되는 왼쪽 엄지발가락에 부상을 입었어요. 왜 하필 이때 이러나 마음 고생을 많이 했죠.”이예은은 한예종 영재원에 몸담았던 초등학생 때부터 “춤은 프로 무용수처럼 추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학생이니까 이 정도면 된다는 말에 타협하기 싫었어요. 더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항상 했고, 은사님들께서도 저를 잘 이끌어주셨습니다.” 중학교 졸업 후 바로 대학 과정에 진학한 것에 후회는 없을까. 이예은은 “발레무용수가 현역으로 뛸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기에 하루라도 빨리 프로 무용수가 되고 싶었다”고 했다.이예은이 파리오페라발레단을 마음에 둔 건 첫 공개오디션에서 3위에 들면서부터다. 이후 준단원으로서 자격이 주어져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간 발레단 경험을 했다. “발레단의 조직 문화도 좋고, 공연할 때마다 서로 도우려는 스태프와 무용수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곳에서라면 정말 행복하게 춤을 추겠다는 확신이 들어 입단을 다짐했어요.”파리오페라발레단에는
마티아스 괴르네는 독일 바이마르 출신 성악가로 포지션은 저음역대를 나타내는 바리톤이다. 전 세계 클래식 페스티벌, 콘서트홀 무대에 서는 가수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바리톤 음색과 리듬에 대한 뛰어난 재능으로 클래식 음악 팬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독일 가곡 해석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괴르네는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 마드리드 테아트로 레알(헨체 오페라 ‘우푸파’의 카심), 파리 국립오페라, 빈 국립오페라 등 세계 주요 오페라 극장 무대에 섰다. 그는 30집인 ‘겨울나그네’(1997년) 앨범으로 주목받았다. 이 음반으로 1997년 타임지 ‘올해의 베스트 음반상’을 받았다. 괴르네의 음반들은 그래미상 후보에 네 번 올랐다.2021년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함께 바그너, 피츠너, 슈트라우스 가곡을 담은 음반을 발표했다. 그는 올가을 한국 곳곳에서 슈베르트 가곡을 노래할 예정이다.이해원 기자
공연업계 비수기인 여름의 달력을 채워주는 페스티벌이 여럿 있다. 그 중에서도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이하 힉엣눙크)'은 클래식 음악의 동시대성을 철저히 탐구하고 대중앞에 현대음악의 가능성을 보여준 행사로 인식돼 왔다. 라틴어로 '여기 그리고 지금'이라는 의미를 지닌 축제명에서도 그 의욕이 감지된다. 연주에 초점을 둔 다수의 클래식 음악 축제와 달리, 변화하는 클래식 음악의 흐름을 예리하게 짚고 무대에 담아냈다는 음악 애호가들의 평가를 받는다. 힉엣눙크는 오는 16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JCC 아트센터 등지에서 열릴 예정이다.올해로 7회째를 맞는 이 행사의 중추는 국제적 앙상블인 세종솔로이스츠. 1994년 창단해 700여회의 글로벌 무대를 누빈 악단이다. 창단 30주년을 맞은 이 단체는 올해 힉엣눙크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들은 1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강경원 예술감독과 데이비드 챈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 악장, 프랭크 황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악장, 다니엘 조 함부르크 국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악장이 축제에 마련된 무대에 대해 설명했다.이날 자리한 악장들은 모두 '세종솔로이스츠'에서 연주했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였다. 각각 유수의 악단에서 악장을 맡고 있는지라 한 자리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데 힉엣눙크를 통해 이들이 한 무대에 오른다. 음악 애호가들은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앉아서 연주하던 이들이 관객 앞에 일어나서 바이올린을 켠다는 것 자체로 이색 볼거리"라며 기대감을 내비치는 중이다. 이날 악장들은
“작품 ‘불을 사냥하는 사람들’은 ‘불멍’을 소재로 만들었어요. 현대 사회에서 빛을 따르는 행위는 목표물을 향해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가속되는 자극에 대한 무력하고도 무의식적인 반복일 수 있다는 양면성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머릿속 아이디어를 첨단 디지털 화면에 구체화할 수 있어 뜻깊었습니다.”(미디어 아티스트 류성실 작가)지난 9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 2층 아트 라운지에서는 이색 전시가 펼쳐졌다. 미디어 아트 특별전 ‘빛과 인간을 담아내다’는 LG아트센터와 LG전자가 공동 주최한 특별전이다. LG아트센터 개관 1주년을 기념해 이뤄진 ‘미디어 아트 신진 작가 공모전’에서 수상한 다섯 팀이 수개월에 걸친 작업 끝에 전시를 연 것. 류 작가를 비롯한 다양한 아티스트가 LG전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서 무한히 펼쳐낸 상상력을 관람객에게 처음 공개했다. LG전자 HE브랜드커뮤니케이션 담당 오혜원 상무는 “OLED가 디지털 캔버스이자 매체로서 작품이 전시 공간에 녹아들도록 했다”고 말했다.구기정 작가는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Macro Hybrid Scenes)’을 소개했다. 고해상도 카메라와 3차원(3D) 렌더링 기술로 실존하는 자연의 이미지를 변형한 뒤 고해상도 대형 화면을 통해 보여주는 작품이다. 2인조 보비스투 스튜디오는 ‘콘크리트 오페라’를 통해 가로로 긴 OLED 패널에서 빛을 활용한 ‘가상 건축’을 보여줬다. 소프트매러즈의 ‘태양의 파빌리온’은 스테인드글라스처럼 나뉜 프레임 속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순간을 그렸다. 전시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는 11월 17일까지 이어진다.이해원
남성이 소화하기 어려운 고음을 내는 카운터테너. 이 분야의 독보적 성악가는 이동규(46·사진)다. 18세 때 독학으로 카운터테너 성악을 익혀 오페라 무대에 데뷔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콩쿠르 최연소 입상, 스페인 비냐스 콩쿠르 우승도 했다. 30년 동안 세계 유수 극장을 누볐다.13일 이동규는 18년 만의 신보 ‘드림 퀼터: 꿈을 누비는 자’를 발매했다. 지난 4월 독일 베를린에서 바로크, 고전, 낭만, 인상주의를 아우르며 곡을 녹음했다. 눈에 띄는 수록곡은 슈베르트의 ‘마왕’. 베이스부터 카운터테너까지 무려 4옥타브를 넘나드는 목소리 덕에 네 명의 인물을 표현할 수 있었다.새 앨범 발매를 기념해 오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음반명과 같은 이름으로 독창회를 연다. ‘꿈’을 주제로 여섯 개 챕터를 선보이는데, 바로크 작곡가부터 현대 작곡가까지 다양한 음악을 다룰 예정이다.이해원 기자
지휘자가 꿈인 비올라 연주자 자히아는 1995년, 첼로를 연주하는 쌍둥이 자매 페투마와 함께 프랑스 파리에 있는 명문 음악 고등학교로 간다. 하지만 알제리 이민자 가정의 이들은 학교에서 차별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자히아는 어릴 적 우상이던 지휘자 세르주 첼리바디케를 만나 우연히 제자가 되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목표로 오케스트라 '디베르티멘토'를 창단한다. 동명의 영화 <디베르티멘토>는 차별에 맞선 오케스트라를 만든 지휘자 자히아 지우아니(46·사진)의 실화를 감동적으로 다룬다. 교외 거주자, 이민자 출신 등 자매를 둘러싼 차별의 장벽은 어느 영화에서도 봤을 법한 익숙한 소재다. 하지만 영화는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소리, 개인과 세계가 변화하는 울림의 순간을 묘사해냈다. 일정한 지식과 교양을 담보해야만 소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여겨지는 클래식. 클래식은 감상할 수있는 눈과 귀를 오랜시간 갖춰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장벽이 높다. 격식을 갖춘 엘리트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공연이 이뤄지고 연주자들을 리뷰하는 풍경이 수세기동안 이어져온 결과일 터다. 그러나 지휘자 지우아니는 일상의 빈곤함으로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이들에게 클래식 음악으로 손을 내민다. 감동의 실화 주인공을 최근 서면으로 만나봤다. 다음은 지휘자와의 일문일답.▷본인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겠다는 제안을 받은 계기와,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었나요?"제작진들은 교외 지역에서 자란 젊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관한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려고 했어요. 하지만 제 이야기에 흥미를 갖게 되면서 온전히 저의 여정을 담기로 결정했습니다. 저는 저소득층이 많은 지
"카운터테너가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많은 헨델의 오페라 작품들이 '에라토' 레이블에서 많이 발매됐어요. 독학으로 카운터테너 성부를 알아가던 차에 알게 된 음반사라, 나도 초록색 딱지를 단 앨범을 내고 싶다고 소망해왔는데, 꿈이 이뤄졌어요." 12일 카운터테너 이동규(46)가 자신의 새 앨범 <드림 퀼터: 꿈을 누비는 자> 발매를 앞두고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소감을 말했다. 서울 통인동 크레디아 뮤직 클럽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동규는 앨범 수록곡(헨리 퍼셀의 '악기여, 깨어서 연주하라'와 쿠르드 바일의 '저도 여기가 처음이랍니다')을 들려줬다. 성악에도 올림픽이 있다면 이동규는 금메달을 몇번이고 석권했을터다. 그런데 유독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불혹을 훨씬 지난 나이에도 "한국 클래식 부흥을 위해 노력하는 샛별"로 자신을 소개하며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데 알고보면 이동규가 세계를 누비며 쌓아온 커리어는 '전설적'이라는 말 외에는 딱히 표현할 방법이 없다.30여년 전, 이동규는 캐나다로 조기 유학을 갔지만 가세가 기울면서 대학 진학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런 그의 인생을 바꾼 터닝포인트는 우연히 봤던 영화 '파리넬리'였다. '울게 하소서'를 부르는 영화 속 가수를 본 그가 "나도 저렇게 부를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 끝에 성악에 독학으로 입문했다.이후 기적처럼 전액장학금을 지원받고 벤쿠버 음악 아카데미에 입학한 뒤 스페인 비냐스 국제 콩쿠르, 뉴욕 조지 런던 콩쿠르 등 세계 유수의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후 이동규는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독식했고 현재에도
"작품 '불을 사냥하는 사람들'은 불멍을 소재로 만들었어요. 현대사회에서 '빛'을 따르는 행위는 목표물을 향해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가속되는 자극에 대한 무력하고도 무의식적인 반복일 수 있다는 양면성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머릿속에 있던 아이디어들을 화면에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미디어 아티스트 류성실 작가)"LG전자는 OLED 기술력을 활용해 예술과 기술의 경계에서 활동하는 분들의 창작과정을 전폭 지원하고, 디지털 캔버스이자 매체로서 작품이 전시 공간에 녹아들도록 했습니다."(LG전자 HE브랜드커뮤니케이션 담당 오혜원 상무)지난 9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 2층 '아트 라운지'에서는 이색 전시가 문을 열었다. 미디어아트 특별전 '빛과 인간을 담아내다'는 LG아트센터와 LG전자가 공동 주최한 특별전이다. LG아트센터 개관 1주년을 기념해 진행된 '미디어 아트 신진 작가 공모전'에서 수상한 다섯 팀이 수개월의 작업 끝에 전시를 열게 된 것. 류성실 작가를 비롯한 다양한 아티스트들은 LG전자의 OLED TV에서 무한히 펼쳐낸 상상력을 관람객에 처음 공개했다. 선발된 이들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개성 넘치는 작품을 발표하며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들이다. 작가들은 개막 첫날에도 작가들은 분주하게 랜더링을 하고, OLED 패널 위에 자신의 생각이 제대로 구현이 되는지 최종 점검을 하는데 여념이 없었다.구기정 작가는 작품명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Macro Hybrid Scenes)'을 소개했다. 고해상도 카메라와 3D렌더링 기술로 실존하는 자연의 이미지를 변형한 뒤 고해상도 대형 화면을 통해 보여주는 작품이다. 구 작
미국 의류회사 터널비전 최고경영자(CEO) 매들린 펜들턴이 자본주의 최전선에서 경험한 교훈을 담았다. 1986년생인 저자는 오늘날 경제 질서가 젊은 세대에게 너무 가혹하다고 꼬집는다. “주거비는 월 소득의 25%만 지출하라는 조언은 과거엔 현명하고 지혜롭게 들렸을지 모른다. 내가 성인이 됐을 때 (중략) 그 기준에 맞추려면 314달러를 내야 하지만, 현재 미국 평균 임대료는 월 1253달러로 거의 4배에 달한다.”펜들턴은 자본주의에 비판적이면서도 자본주의를 이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책에 실린 ‘15가지 자본주의 생존 기술’은 미국 자본주의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이용하자는 전략이다. 유년 시절의 잦은 이사, 학자금 대출, 사회 초년병 시절 찾아온 금융위기, 사업상 생긴 빚 때문에 자살한 연인의 이야기까지 저자에게 자본주의는 생사가 걸린 문제 그 자체였다.그는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빚은 없는 게 좋다. 집은 사는 게 현명하다. 저축을 꾸준히 하고 소비는 줄인다. 회사에선 과거 자신에게 최소한의 급여를 주는 것을 목표로 한 상사를 떠올린 뒤 자기와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직원에게 지급했다. 또 가능한 한 많은 임대료를 받는 것이 목표인 집주인을 생각하며 직원들이 월급을 충분히 모을 수 있도록 회사 이익을 나눴다. 즉, 잉여 수익이 생기면 모두에게 즉시 분배했다.저자는 자본주의 내 진정한 생존 방식은 공동체 정신을 되살리고 이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이해원 기자
발레는 젊음의 예술이라고 불린다. “춤을 알게 되는 나이가 되면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무용수의 전성기는 짧다.한국이 낳은 최고의 프리마돈나 김지영(46)은 그런 세상의 말과는 동떨어진 인물이다. 1997년부터 2019년까지 수석무용수로 살았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서건 한국 국립발레단에서건 수석이었다. 심지어 발레단을 떠났는데도 여전히 무대 러브콜을 받는 1순위 무용수다. 과거의 전설이 아닌, 아직도 자신의 역사를 써내려가는 현재진행형 발레리나다. 2019년 퇴단 이후 5년간 훨씬 더 많은 무대에 섰다. 경희대 무용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그는 지난 3일과 4일 일본 도쿄 신도쿄극장에서 열린 ‘발레 아스테라스 2024’에 참가하고 돌아왔다. 이 공연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무용수 등이 특별 게스트로 나섰는데, 최근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입단 시험을 통과한 스무 살 발레리노 전민철도 그중 한 명이었다.“전민철과 2인무를 준비하던 발레리나가 부상을 입었다며 저에게 대타 연락이 왔고, 정말 얼떨결에 무대에 서게 됐어요.”그에게 긴급 연락을 한 사람은 김지영 발레리나와 함께 한국 발레의 르네상스기를 꽃피웠던 김용걸 한예종 무용원 교수. 둘은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정도로 절친한 데다 국립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로서 수없이 파트너로 춤췄다.“일본에서 전민철 씨와 김용걸의 ‘산책’이란 작품을 함께했어요. 쇼팽의 선율에 맞춘 2인무 작품인데 ‘용걸이 오빠’가 안무가로서 인정받은 대표작이죠.” 김용걸 교수는 그를 섭외하며 “연륜이 있는 무용수와 젊은 무
"현대무용계에서는 춤에 대한 반성이 있었어요. 장식적이고 기량이 우선시되는 춤에서 벗어나 '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었죠. 사람들의 일상에서 춤이 생겨야 한다는 의미였어요. 제가 춤을 몸짓으로 부르는 이유도 그런 반성에 있어요." (안애순 안무가)옥스퍼드 무용사전과 세계현대춤사전에 등재된 한국 대표 안무가 안애순(63)이 새 작품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그는 8일 열린 국립무용단의 '행 +-(플러스 마이너스)'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이번 작품은 춤이 아닌 몸짓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이 작품은 서울 국립극장의 24~25 새 레퍼토리시즌 개막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안애순이 국립무용단과 협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그는 단원들에게 정형화된 춤이 아닌, 개개인의 경험이 깃든 몸짓을 끌어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이날 리허설 무대로 기자들 앞에 선 단원들은 하우스댄스 등 낯선 장르의 움직임을 춤사위에 접목해 보여줬다. 하우스댄스의 비트에 민요의 구성진 가락이 랩처럼 얹혀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무용수들은 연습할 때마다 안무가의 끝없는 질문을 받고, "춤이란 무엇이며 춤추는 나는 어떻게 존재하는지" 수없이 고민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 고민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답을 춤으로 꺼내 무대를 만들어있다고 말했다.무용수들의 생각이 다른 차원으로 자연스레 흘러간 것처럼, 이번 공연 역시 이동성이라는 키워드에 집중돼 있다. 간다는 뜻의 행(行)을 연상시킨다. 안애순은 "작품의 주요 모티프는 춘앵무와 화문석"이라고 짚었다. 춘앵무는 왕 앞에서 추는 궁중무용으로, 엄격한 규율과 규칙으로 포장돼 있다. 화문석은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의류회사 '터널비전'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매들린 펜들턴이 자본주의 최전선에서 경험한 교훈이 담겼다. 1986년생 저자는 오늘날의 경제 질서가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에게는 너무나 가혹하다고 꼬집는다. 저자에 따르면 기성세대가 이야기하는 합리적인 소비 생활이란 것은 애초에 이들이 실현할 수 없는 것이다."주거비는 월 소득의 25%만 지출하라는 조언은 과거에는 현명하고 지혜롭게 들렸을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성인이 됐을 때 (중략) 그 기준에 맞추려면 314달러만 내야 하지만, 현재 미국 평균 임대료는 월 1253달러로 거의 4배에 달한다."책에는 위 문장처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내용이 가득하다. "임금이 오르는 속도는 더딘데 학자금과 주택 가격은 너무 빠르게 오른다" "생활비는 늘어나는데 MZ세대의 임금은 과거에 비해 적다"는 것 등이다.펜들턴은 자본주의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도 자본주의를 이용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책에 실린 15가지 자본주의 생존 기술이란 미국의 자본주의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이용하자는 전략이기도 하다. 저자는 본인이 평생에 걸쳐 자본주의의 냉엄함 속에서 길어올린 교훈을, 독자들의 시간 절약을 위해 친절히, 한편으로는 충격을 주며 알려주는 방식을 택했다.유년 시절의 잦은 이사, 학자금 대출, 사회 초년병 시절에 찾아온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사업상 생긴 빚 때문에 자살한 연인의 이야기까지 저자에게 자본주의는 생사가 걸린 문제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금융위기로 직업을 잃고 자신의 의류회사 '터널비전'을 차린 그는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와 어울리는 독일 가곡이 대가의 피아노 선율을 타고 한국 관객을 만난다.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와 피아니스트 마리아 조앙 피레스가 오는 10월 26일 경기도 야탑동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겨울나그네>란 이름의 공연을 연다. 성남문화재단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특별 무대이기도 하다.마티아스 괴르네는 독일 가곡의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성악가다. 음을 부드럽게 이어 부르는 레가토 기법과 중후한 음색, 풍부한 성량을 고루 갖췄다. 괴르네는 영국 클래식 음반 전문 레이블인 하이페리온이 1987년부터 10년간 제작한 슈베르트 가곡 전집 중 30집인 <겨울나그네>로 타임지 선정 '1997년 최우수 음반'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겨울나그네>는 슈베르트가 삶의 끝자락에서 느낀 사랑과 고독, 삶의 의미, 죽음에 대한 사색이 잘 표현된 작품이다. 괴르네는 어둡고 깊은 음색으로 이를 노래할 계획이다. 반주는 피아니스트 마리아 조앙 피레스가 담당한다. 성남아트센터 관계자는 "피레스의 연주는 반주에 머무르지 않는다. 성악과 피아노 연주가 동등하게 느껴질 만한 힘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80세지만 클래식계에서 아직도 현역으로 뛰는 음악가다. 명쾌한 터치에서 느껴지는 투명한 울림을 장기로 갖춘 연주자로, 모차르트, 소팽, 드뷔시, 슈베르트 음악에 조예가 깊다. 두 거장은 유독 성남아트센터와 인연이 깊다. 괴르네는 2005년 ‘성남아트센터 개관 페스티벌’에서 슈만 가곡으로, 2015년 ‘성남아트센터 10주년 기념 공연’에서 슈만과 슈
서울 세종문화회관이 음악과 미술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미술관 옆 공연장'을 오는 10월 14일 오후 3시와 7시에 세종체임버홀에서 선보인다. 미술관 옆 공연장은 미술 작품을 해설해주는 도슨트와 피아노 연주자가 함께 하는 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세종예술아카데미가 운영하고 있다. 이번 강좌는 재즈 음악과 미술작품에 집중했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재즈 피아니스트 고희안, 도슨트 김찬용이 청각과 시각을 두루 매료시키는 시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고희안은 2013년 리더스 폴에서 올해 뮤지션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김찬용은 테이트 모던 등 유명 미술관에서 활약해 수백만 관람객에게 미술의 가치를 알려온 인물이다.프로그램은 재즈 피아니스트 고희안이 걸어온 인생 이야기를 따라 진행된다. 고희안이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고희안 트리오' 재즈밴드 '프렐류드'의 수록곡을 직접 선보이며 이야기에 재즈의 선율을 입히겠다는 계획이다. 음악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미술작품도 대거 구성됐다. 남도와 바다 등 자연의 모습을 풍성한 색채감으로 담아내 '바다의 화가'로도 불리는 전혁림 화백의 '통영항',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대중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손꼽는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감정을 강렬한 색채로 표현해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앙리 마티스의 '춤','재즈'와 도슨트 김찬용이 좋아하는 작품 크리즌 기젠의 '주의를 기울이다'를 만나볼 수 있다.두 예술가는 대담도 진행한다. 각기 다른 장르의 전문가가 예술을 매개로 지적인 대화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두 사람의
“서울 초연 후 한국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려고 매년 한국에 오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가 알려주는 제 팬들의 지역적 분포를 보면 서울이 압도적입니다. 도쿄는 다섯 손가락 안에도 안 들어요. 하하.”최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난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73·사진)는 한국 팬의 여전한 애정이 감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명상과 관조의 세계로 청자를 편안하게 끌어들이는 뉴에이지 음악. 국내에서는 1999년 한국에서 데뷔한 유키 구라모토가 뉴에이지 음악의 대표 아티스트로 손꼽힌다.그는 다음달 6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리는 야외 클래식 페스티벌(파크 콘서트)에 참가한다. “이번 파크 콘서트에서는 처음으로 저를 알게 되는 분들을 위해 한국인에게 친숙한 곡으로 선곡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로 열었던 피아노 독주회와는 다르게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선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덧붙였다.최근에는 “모호하면 다 뉴에이지”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이 장르에 엮이는 음악가들이 많아졌다. 그 역시 이런 변화를 인식한 듯 보였다. 그는 자신의 곡에 대해 “(뉴에이지 음악이라기보다) 클래식 피아노와 가까운 ‘이지 리스닝’ 음악”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도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만큼 마음의 부담이나 사전 지식이 필요없는 게 내 음악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클래식과 가까운 음악을 하고 있다는 그가 존경하는 인물은 프레데릭 쇼팽이다. 피아노만으로 승부를 본 위인이라서다. 쇼팽은 작곡할 때 제목조차 생각하지 않고 피아노를 위한 작곡 그 자체에 열중한 인물이다. 쇼팽과 같이 피아노에 천착하는
한스 판 마넨(92·사진)은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안무가다. 현대발레 안무의 그랜드마스터(거장)로 불리는 인물로 국제적 명성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150여 개 발레 작품을 선보였고, 판 마넨 작품임을 알아볼 수 있는 개성을 작품마다 구현해냈다. ‘명확한 구조’와 ‘세련된 단순함’은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로 알려져 있다.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로 활동하던 발레리나 김지영이 2007년 창작 안무인 ‘캄머 발레’를 연습할 당시 일화가 단적인 예다. “순서만 외워서는 내 춤이 완성되지 않는다”고 했을 정도로 무용수 고유의 캐릭터가 드러나는 동작을 강하게 요구하는 안무가다. 판 마넨은 1955년 안무가로 데뷔한 이후 1960년부터 네덜란드 무용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서 1973년부터 1987년까지, 2005년부터 현재까지 상주안무가를 맡아왔다. 그의 작품은 세계 곳곳의 90개 이상 발레단에서 공연됐다.오는 11월 한국에서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달 창단하는 컨템퍼러리 단체 서울시발레단이 캄머 발레를 무대에 올린다.이해원 기자
“모나코, 노르웨이, 한국…. 나는 어디에도 속해있기 어렵다는 정체성 혼란이 왔죠. 그러다가 이 마음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열린 ‘한국을 빛내는 해외 무용스타 초청공연’에서 만난 발레리나 고영서(24)는 자신의 첫 번째 안무작 ‘버드랜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고영서는 강수진 국립발레단장과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이 거쳐온 모나코왕립발레학교에 한국인으로서 수십 년 만에 입학해 화제를 모은 ‘될성부른 떡잎’이었다.발레학교를 거쳐 2018년 노르웨이국립발레단 종신단원이 된 그가 한국 바깥에서 생활한 지 꼬박 10년이다. 그는 이번 해외무용스타 공연에서 자신이 창작한 ‘버드랜드’로 무대에 올랐다. 미국의 유명 싱어송라이터 패티 스미스가 부른 동명의 노래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다.‘버드랜드’에서 고영서는 깍듯한 인사로 자신의 무대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곧 뭔가를 깨달은 듯 끊임없이 저항하고 탈피하려는 동작을 분출했다. 어딘가에 답이 있을 것 같이 간절하게 출구를 찾는 듯한 절박한 움직임도 이어졌다. 그의 몸짓에서는 절박함과 진심이 묻어나왔다.첫 번째 안무작을 국내 무대에서 과감히 선보인 고영서는 도전의식이 가득한 Z세대 발레리나 그 자체였다. 인터뷰할 때 뉴욕양키스 로고가 새겨진 볼캡, 슬며시 보인 팔의 타투와 히메컷까지 착장에 개성이 넘쳤다. 그는 “발레리나는 이래야 한다는 말을 싫어한다”고 했다.고영서는 지난달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린 ‘발레스타즈’라는 갈라 공연에도 참여했다. 이날 무용수들은 대부분 본
명상과 관조의 세계로 청자를 편안하게 끌어들이는 음악. 뉴에이지 음악에 대한 짧은 정의다. 그 중 피아노 솔로로 연주되는 뉴에이지 음악은 뿌리가 꽤 깊다. 이는 1960년대 서구권에서 시작돼 1980년대 일본, 1990년대 한국에 상륙해 지금까지도 단단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1999년 한국 데뷔를 한 이래 25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유키 구라모토(73)가 대표 아티스트로 손꼽힌다. 그의 데뷔 앨범 수록곡 ‘레이크 루이스’는 90년대 청소년이었던 이들에게 향수와도 같은 곡이다. 체르니 30번, 모차르트 소나타 7번과 같은 곡을 연습하던 피아노 학원에서 유키 구라모토의 음악으로 아이들을 연습시키곤 했을 정도로 당시 그 인기는 돌풍에 가까웠다.“서울 초연 후 한국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려고 매년 한국에 오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가 알려주는 제 팬들의 지역적 분포를 보면요, 서울이 압도적입니다. 도쿄는 다섯 손가락 안에도 안들어요, 하하.” 최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난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는, 한국팬들의 여전한 사랑이 감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유키 구라모토는 다음달 6일 서울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는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이하 해외무용스타 공연)'이 열렸다. 올해 21회째를 맞는 이번 공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무용수는 노르웨이발레단에서 활동하는 발레리나 고영서(24). 강수진 국립발레단장과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이 거쳐온 모나코왕립발레학교에 한국인으로서 수십년만에 입성해 화제를 모았던 '될성 부른 떡잎'이었다.발레학교를 거쳐 2018년에 노르웨이국립발레단 종신단원이 된 그가 한국 바깥에서 생활한지도 꼬박 10년이다. 그는 이번 해외무용스타 공연에서 자신이 창작한 작품 <버드 랜드>로 무대에 올랐다. 미국의 유명 싱어송라이터인 패티 스미스가 부른 동명의 노래에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다. "모나코, 노르웨이, 한국… . 나는 어디에도 속해있기 어렵다는 정체성 혼란이 왔죠. 그러다가 이 마음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안무는 사회에 내가 꼭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을 때 성공적으로 만들어지거든요."<버드 랜드>에서 고영서는 깍듯한 인사로 자신의 무대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곧 뭔가를 깨달은 듯 끊임없이 저항하고 탈피하려는 동작을 분출했다. 어딘가에 답이 있을 것 같이 간절하게 출구를 찾는듯한 절박한 움직임도 이어졌다. 그의 몸짓에는 절박함과 진심이 묻어나왔다. 첫번째 안무작을 국내 무대에서 과감히 선보인 고영서는 도전의식이 가득한 Z세대 발레리나 그 자체였다. 인터뷰할 때 뉴욕양키스 로고가 새겨진 볼캡, 슬며시 보인 팔의 타투와 히메컷까지 착장에 개성이 넘쳤다. 그는 "발레리나는 이래야 한다는 말을 싫어한다"고 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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