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7일 “교육에 다양성과 개방성이 존중돼야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들을 키워낼 수 있다”며 “지역에도 이런 풍토가 자리 잡아야 기업이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념 편향 교육, 획일화된 교육을 의미하고 획일화는 또 반대로 이념화로 귀결된다며 교육의 탈(脫)이념화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안동 경북도청에서 주재한 5차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지역에 기업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주거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그 핵심은 교육과 의료”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윤 대통령과 주요 부처 장관, 17개 시·도지사 등이 참석해 자치분권 강화와 기회발전특구 지정 등을 통한 지방 투자 유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카타르에 가보니까 도하에 교육도시를 만들어 전 세계 좋은 학교들의 분교를 유치해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었다”며 “우리도 교육의 다양성과 개방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 중 동행 경제인들과의 만찬에서도 “우리 교육은 아직 이념에 많이 사로잡혀 있어 이를 해소하는 데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며 교육 개혁 의지를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회의 전 안동에 있는 병산서원을 방문해 지역 유림(儒林)과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퇴계 선생 제자인 안동 유림과 논산시 노성면에 있는 저희 집안 문중 어르신들이 수백 년간 교류하고 오랜 세월 서로에게 힘이 됐다”며 “제가 자랄 때 어른들에게 명재 윤증 선생이 관직을 여덟 번 제수(除授·임금이 직접 벼슬을 내리던 일)를 받았는데 ‘안동의 남인 유림과 탕평 발탁하지 않으면 조정에 들어가
문재인 전 대통령이 27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일본에 역전당할 것이란 전망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한·미·일 삼각 협력 강화’가 원인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반도체·배터리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동맹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외교 전략이 경제성장률 하락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문 전 대통령이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경제 현상을 단순화해 진영 논리를 설파하는 데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에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이 지난달 출간한 를 소개하며 ‘한·미·일 삼각 동맹은 경제적 측면에서 우리에게 득인가, 아니면 실이 큰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문 전 대통령은 “올해 우리 경제는 1%대 성장률에 그치면서 일본 경제성장률에 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마디로 올해 한·일 양국의 경제 상황은 ‘일본의 부상, 한국 경제의 위기’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책(일본이 온다)은 경제를 발목 잡는 우리 정치와 외교 전략이 그 원인임을 밝히고 있다”고 썼다. 문재인 정부 당시 대통령 경제보좌관으로 재직했던 김 원장은 ‘한·미·일 협력이 우리에게 득이 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 속에) 한국이 한·미·일로 묶이면 한국마저 ‘전장(戰場) 국가’가 돼 디스카운트를 당하고 ‘기지 국가’인 일본의 프리미엄은 두 배가 된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2019년 한 강연에서 “헬조선 탓하지 말고 아세안으로 가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문재인 전 대통령이 27일 한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일본에 역전당한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한·미·일 삼각 협력 강화’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에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이 지난 9월 출간한 를 소개하며 “한미일 삼각동맹은 경제적 측면에서 우리에게 득인가, 아니면 실이 큰가?”라는 제목을 붙였다. 김 원장은 일본 경제 전문가로 문재인 정부 당시 대통령 경제보좌관으로 재직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외 경제 슬로건인 ‘신남방·신북방 정책’ 등 입안을 주도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올해 우리 경제는 1%대의 성장률에 그치면서 일본의 경제성장률에 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일본보다 경제성장률이 뒤지는 것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 외에는 처음 있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짚었다. 이어 “지난 정부에서 우리의 1인당 실질 국민소득이 일본을 추월했고, 명목국민소득도 추월을 앞두고 있었는데 격차가 거꾸로 더 벌어지게 됐다”고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한국의 올해 잠재성장률을 1.7%로 추정하며 사상 최초로 1%대로 낮춘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문 전 대통령은 “선진국들의 일반적인 경제성장률이 2%대인데, 우리의 성장률이 그보다 더 떨어져 1%대로 고착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한마디로 올해 한·일 양국의 경제상황은 ‘일본의 부상, 한국 경제의 위기’라고 말할 수 있다”며 “이 책(일본이 온다)은 경제를 발목 잡는 우리 정치와 외교전략이 그 원인임을 밝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자인 김 원장은 지난 10일 공개된 주간동아와 인터뷰에서 ‘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국민통합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국민 속으로, 민생 현장 속으로 더욱 파고들어 국민의 어려움을 보듬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만찬에 이어 또다시 김한길 위원장이 이끄는 국민통합위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 눈길을 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통합위 연례 워크숍 개최를 맞이해 서한을 보내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국민통합을 위한 여러분의 정책 제언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통합의 기제는 우리의 헌법이며 헌법이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함으로써 통합을 실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민의 실제적인 어려움에 공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통합위는 25일부터 이날까지 경기 양평에서 제10차 전체회의 겸 워크숍을 열고 지난 8월 출범한 2기 위원회의 추진전략과 과제, 국민참여·소통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국민통합위와 만찬 당시 윤 대통령의 격려를 언급하며 “우리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진 만큼 2기 위원회의 책임이 더욱 무거워졌다”고 했다. 이어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숙제는 특위 중심의 활동과 성과뿐만 아니라 전체 위원회의 이름으로 내놓을 만한 지금보다는 좀 더 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국민적 관심과 사회갈등 흐름을 시의성 있게 반영해서 내년도 주제와 추진과제를 잘 선별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진 ‘김한길 역할론’과 관련한 발언도 했다. 김 위원장은 “요즘 국민통합위 본연의 일로서가 아니라 저 때문에 국민통합위가 언론에 자주 등장해서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전에도 한번 말씀드렸지만 ‘
윤석열 대통령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은 25일 정상회담에서 기존의 양국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담은 내년 양국 수교 50주년을 앞둔 시점에 열렸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50년간 양국이 쌓은 관계 발전 성과를 회고하고, 미래 50년의 새로운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타밈 국왕은 관계 격상에 맞춰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 양국은 ‘방위산업·군수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국방, 방산 관련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방산업계에서는 이번 합의가 카타르의 한국산 무기 도입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이 국빈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대공방어체계와 화력무기 등을 조(兆)단위로 수출하는 계약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산 협력이 계약 성사 단계에 와 있는 사우디와 달리 카타르와는 이제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오찬에서 타밈 국왕에게 국빈방문을 제안했다. 타밈 국왕이 이를 수락해 내년에 방한하기로 했다. 도하=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카타르를 국빈방문해 참석한 첫 일정은 도하에서 열린 국제원예박람회였다. 사막 지역에서 처음 열린 대규모 원예박람회다. 윤 대통령은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이 선물한 대추야자 묘목에 물을 줬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우리의 우수한 스마트농업 기술을 홍보하고 수출을 지원하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에서 수직농장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사우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같은 사막 국가는 농산물 재배가 어렵다”며 “비닐하우스 등을 많이 활용할 텐데, 수직농장 방식으로 하면 몇 배 더 효율적이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또 “이제는 팜(농장)이 아니라 팩토리(공장)”라며 “농업도 엔지니어링 시대가 됐고,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니 함께 노력하자”고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관을 둘러본 뒤 중동지역 진출을 희망하는 스마트농업 수출 기업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의견을 들었다. 한국과 카타르 정부는 25일 스마트팜 협력 관련 양해각서(MOU)를 개정해 협력하기로 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올해 체결한 외국 기업과의 스마트팜 협력 관련 MOU 가운데 계약 건수 기준 63%, 금액 기준 75%를 중동과 맺었다”고 설명했다. 도하=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방문을 계기로 1970~1980년대 대규모 건설 수주에 이은 ‘제2 중동붐’이 현실화하고 있다. ‘중동 빅3’(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국가와의 세일즈 외교에서 불과 1년 만에 792억달러(약 107조원)에 달하는 성과가 나온 것이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5일 카타르 도하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번 순방으로 윤 대통령 취임 후 107조원의 운동장이 중동에서 만들어졌다”며 “더 넓게 확보된 운동장에서 국민과 기업이 마음껏 뛸 수 있게 하자, 그래서 더 잘살 수 있는 미래를 앞당기자는 것이 윤 대통령이 ‘열사의 땅’에 온 이유”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카타르 방문을 통해 HD현대중공업의 39억달러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를 비롯해 모두 46억달러의 수주·투자 유치 실적을 올렸다. 지난 21~24일 사우디 국빈방문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의 24억달러 가스플랜트 사업 수주계약 등 156억달러 규모 성과를 냈다.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 당시 290억달러, 올초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 방문 때 300억달러 투자 유치를 합하면 1년간 중동 빅3와 관련한 투자유치·수주계약은 792억달러에 이른다. 한국과의 첨단산업·방산 협력을 희망하는 중동 국가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및 투자 유치 확대를 원하는 한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은 “카타르는 항만과 공항 운영, 농업, 종합 데이터서비스센터 구축, 의료서비스 제공 등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기술과 운영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며 한국과의 협력을 강하게 희망했다.
“대통령님, 다음번에 오시면 사우디에서 생산한 현대 전기차를 함께 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24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탄 차량을 직접 운전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손에 쥘 수 있다는 의미로 ‘미스터 에브리싱(Mr.Everything)’으로 불리는 빈 살만 왕세자가 윤 대통령을 직접 차량에 태우고 다음 일정 장소까지 운전해 이동하는 파격을 연출한 것이다. 이날 윤 대통령을 향한 빈 살만 왕세자의 행보는 처음부터 끝까지 파격 그 자체였다. 당초 윤 대통령은 이날 정오께 숙소인 영빈관을 출발해 사우디 마지막 일정인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포럼’ 행사장인 킹 압둘아지즈 국제 컨퍼런스 센터(KAICC)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영빈관으로 빈 살만 왕세자가 불쑥 찾아왔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이번 만남은 사전에 예정돼 있지 않았다. 두 정상은 23분간 단독으로 환담했다. 환담을 마친 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함께 걸어나와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탑승했다. 차량의 운전대는 운전기사 대신 왕세자가 직접 잡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빈 살만 왕세자가 외국 정상이 탑승한 차량을 직접 운전한 것은 지난 7월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방문 등 손에 꼽는다”며 “그만큼 윤 대통령을 극진하게 모신 것”이라고 평가했다. 운전 중 빈 살만 왕세자가 윤 대통령에 건넨 말도 인상적이었다. 왕세자는 윤 대통령의 다음 방문을 기약하면서 ‘현대 전기차’를 직접 언급했다. 현대차가 사우디 현지에서 추진하는 전기차 공장에 대한 빈 살만 왕세자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을 계기로 44개 항에 걸친 공동성명을 24일 채택했다. 공동성명에는 사우디가 추진하는 수백조원 규모의 네옴시티, 키디야 등 ‘기가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의 참여는 물론 자동차·조선 등 제조업 협력 확대 등이 명시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이·팔 분쟁), 북한 등 국제 정세에 대한 언급도 이례적으로 포함됐다. 중동에서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을 한 차원 높이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동 현안까지 이례적 언급윤 대통령과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채택한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이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 간 공동성명 채택은 1980년 당시 최규하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 이후 43년 만이다. 그동안 일곱 차례에 걸쳐 정상급 교류가 있었지만 공동성명을 채택한 적은 없었다. 공동성명은 총 44개 항으로 교역·산업, 건설·인프라, 국방·방산·대테러, 에너지·기후변화, 문화·관광, 국제·역내 평화 등을 망라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팔 분쟁 등 중동 지역 현안까지 포함한 것은 사우디로선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한국에 대한 사우디 측의 신뢰를 보여주고,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네옴시티를 비롯해 키디야, 홍해 개발, 로신, 디리야 등 사우디가 추진하는 프로젝트 및 이에 연관된 인프라 사업 성공을 위해 협력하기로 한 점이 눈에 띈다. 교통, 해수 담수화 등 인프라 분야 협력은 물론 네옴 등 대규모 사업에서 금융 협력도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와 현지에서 연이틀 식사를 함께했다. 총수들은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공식 정상 오찬에도 이례적으로 동석해 눈길을 끌었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회장과 정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지난 22일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공식 오찬에 동석했다. 총수들의 정상 오찬 참석은 당초 예정에 없었다. 여기에는 한국 경제 및 산업을 이끄는 리더들과 대화를 원하는 사우디 측의 강력한 요청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우디 측에서 한국의 대표적 기업 총수와 해당 장관, 그리고 사우디의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책임자와 대화하고 싶었던 모양”이라며 “서로 옆자리에 앉아 점심을 먹으면서 실질적인 대화를 하는 걸 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상 오찬에 참석한 총수들은 한국경제인협회 주도로 꾸린 139명 규모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윤 대통령 순방에 동행했다. 사우디에서 총수들은 네옴시티를 포함한 중동 인프라 건설 사업과 에너지 인프라 협력 방안 등을 현지 정부 및 기업 관계자 등과 논의했다. 이재용 회장은 22일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사우디는 삼성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휴대폰 사업 뿐 아니라 사우디 최초의 메트로 건설 사업, 네옴 프로젝트도 같이 하고 있다”며 “앞으로 협력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저녁 리야드의 한 호텔에서 동행한 경제인들과 만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는 전날 정상 오찬에 동석한 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사우디아라비아 킹사우드왕립대 대학생 2000명 앞에서 강연하고, 한·사우디 청년 교류 확대를 약속했다. 사우디 학생들이 한국 대학교에 유학올 수 있는 길을 더 열어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강연을 통해 “장차 한국과 사우디의 우호 협력 관계는 양국 학생과 전문가들이 활발히 교류하고 함께 연구할 때 더욱 깊어질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좀 더 많은 사우디 청년이 한국을 방문해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체험하며, 다양한 분야의 교육과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청년들이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고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이끌어가는 ‘퍼스트 무버’(창의적인 선도자)로 거듭나야 한다”며 “이런 변화와 혁신을 만들고 실천해가는 원동력은 미래 세대인 청년”이라고 강조했다. 강연 이후엔 학생들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학생이 한국의 우수한 친환경·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분야에 사우디 청년들이 참여할 기회가 있을지 묻자 윤 대통령은 “여러분에겐 많은 기회가 열려 있고, 여러분은 도전만 하면 된다”고 답했다. 킹사우드왕립대는 1957년 설립된 사우디 최초의 대학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졸업한 학교이기도 하다. 외국 정상으로는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이 학교에서 연설했다. 리야드=오형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사우디가 추진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 중 250억달러(약 34조원) 규모 사업에서 한국 기업의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24억달러(약 3조2000억원) 규모 가스플랜트 사업 수주 계약을 따내는 등 사우디 진출 50주년을 맞은 한국 건설업계에 ‘제2 중동붐’에 필적하는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23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브리핑을 열고 “우리 기업들이 네옴시티의 터널, 건축 구조물, 항만 등 총 250억달러 규모 6개 사업의 수주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6개 사업 모두 한국 기업의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라며 “이르면 연말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국 기업들은 윤 대통령 참석하에 리야드에서 열린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에서 사우디 측과 4건의 인프라 수주 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은 아람코가 보유한 셰일가스 매장지에서 천연가스 정제 플랜트를 건설하는 계약을 맺었다. 네이버는 사우디 도시농촌주택부와 현지 5개 도시에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 계약을 맺었다. 삼성물산은 사우디 국부펀드와 스마트 건설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고, KT와 현대건설은 사우디텔레콤과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에서 열린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 참석해 디지털, 청정에너지, 바이오헬스, 우주 등 4대 분야에서 양국의 과학기술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리야드=오형주 기
“선대 회장이 사우디 건설사업에 참여한 지 50년 만에 현대차가 사우디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사우디가 중동의 '자동차산업 메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현대차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켜보는 앞에서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공동으로 5억달러를 투자해 사우디 현지에 자동차 반제품조립(CKD) 공장을 짓는 합작투자 계약을 맺었다. 양측은 2024년 공장을 착공해 2026년 상반기부터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등 연 5만대 규모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지역에 공장을 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의 사우디 진출을 두고 조부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떠올렸다. 정 명예회장이 이끈 현대건설은 1976년 주베일산업항 공사를 수주하면서 사우디 건설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주베일항 수주액 9억3000만달러는 당시 정부 예산 2조원의 25% 수준에 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같은 날 행사에서 “사우디는 삼성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사우디 진출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 회장은 “(삼성은)휴대폰 사업 뿐 아니라 사우디 최초의 메트로 건설 사업, 네옴 프로젝트도 같이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협력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사우디 ‘비전 2030’ 실현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투자포럼 개최를 주도한 사우디 투자부는 양국 경제협력의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양국 기업들이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대규모 방위산업 수출 계약을 조만간 따낼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을 계기로 방위산업 분야 신시장 개척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2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에서 한 브리핑에서 “대공방어체계와 화력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서 진행 중”이라며 “일회성 협력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방산 협력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중동정세 특수성 등을 감안해 구체적인 무기체계 명칭 및 수출 규모를 정확히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성사 단계에 와 있고, 그 규모와 액수가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 방산업체들이 아랍에미리트(UAE)에 35억달러(약 4조7000억원) 규모의 지대공 미사일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조(兆)단위 수출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방산업계에서는 사우디가 UAE와 마찬가지로 지대공 요격미사일 체계인 천궁-2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천궁-2는 한국군 미사일 방어체계의 핵심 무기다. 최대 요격 고도는 15㎞다. 김 차장은 “우리의 우수한 방산기술이 적용된 무기체계가 사우디의 국방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도록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며 “이는 한국의 방산 수출 성과를 한층 확대하는 강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해 11월 방한했을 때부터 한국 무기체계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최종 확정되면 한국 방위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이끌어가는 ‘퍼스트 무버(창의적인 선도자)’로 거듭나야 한다”며 “이런 변화와 혁신을 만들고 실천해가는 원동력은 미래 세대인 청년”이라고 23일 말했다. 사우디를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킹사우드왕립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변화와 혁신의 중요성 및 양국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두 나라의 깊은 관계를 자세하게 설명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1970년대 인프라 협력으로 맺어진 양국의 특별한 동반자 관계는 한국 경제 발전의 중요한 발판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장차 한국과 사우디의 우호 협력 관계는 양국 학생과 전문가들이 활발히 교류하고 함께 연구할 때 더욱 깊어질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좀 더 많은 사우디 청년이 한국을 방문해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체험하며, 다양한 분야의 교육과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한국 대학에서 공부하기를 희망하는 사우디 학생을 위한 정부의 장학금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바이오, 메디컬, 재생에너지와 같은 첨단분야 연구와 여성 리더십 강화 등 사우디 학생들의 관심 분야에 대한 한국 유학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연설 후엔 학생들과 K콘텐츠의 인기 비결과 한국 경제성장의 배경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킹사우드대는 1957년 설립된 사우디 최초의 대학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졸업한 학교이기도 하다. 외국 정상으로는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이 학교에서 연설했다. 리야드=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공식 정상 오찬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기업인들을 동석시켜 눈길을 끌었다. 한국 경제·산업을 이끄는 리더들과 대화를 원하는 사우디 측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회장과 정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지난 22일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공식 오찬에 배석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양국 정상회담에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배석하지 않지만, 이번 오찬에는 3명 정도가 배석했다”며 “관례상 이런 경우도 좀처럼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우디 측에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기업의 총수와 해당 장관들, 그리고 사우디의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책임자들간 직접 대화를 하고 싶었던 모양”이라며 “서로 옆자리에 앉아서 점심을 먹으면서 실질적 대화를 진행하는 것을 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식 오찬에 참석한 총수들은 모두 139명으로 구성된 사우디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윤 대통령 순방에 동행했다. 사우디에서는 네옴시티를 포함한 중동 인프라 건설 사업과 에너지 인프라 협력 방안 등을 현지 정부·기업 관계자 등과 논의할 예정이다. 오찬 직후 리야드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현대차는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자동차 CKD(반조립제품) 공장 설립을 위한 5억달러 규모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공장은 내년 착공해 2026년 완공되면 연간 5만대 규모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등을 양산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역시 PIF와 네옴의
“1970년대 후반까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내총생산(GDP)은 한국보다 더 많았습니다. 지금 한국은 세계 10위권인 반면 우리는 20위 수준에 머물러 있죠.” 사우디의 실권자로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이라 불리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38)는 지난달 20일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0년 뒤, 20년 뒤, 30년 뒤 사우디의 미래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불쑥 한국과 사우디의 GDP 규모를 비교하며 이 같이 말했다. 사우디의 미래 성장 비전을 언급하면서 직접적인 비교 대상으로 한국을 지목한 것이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22일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사우디를 국빈 방문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국빈 방문이 성사된 배경에는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대한 빈 살만 왕세자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분쟁이라는 ‘돌발변수’도 빈 살만 왕세자의 윤 대통령 초청 의지를 꺾지 못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우디 측에서 우리가 (분쟁을 이유로)일정을 바꾸거나 취소하지 않고 반드시 이번에 일정대로, 상호 계획한 대로 와주셨으면 좋겠다는 강한 입장을 먼저 피력해 왔다”고 말했다. 사우디가 이처럼 윤 대통령의 방문에 큰 의미를 부여한 것은 석유에 의존하던 ‘탄소 기반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탈탄소 경제구조’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1930년대부터 석유 채굴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경제 전체가 ‘오일머니’로 돌아간다고 봐도 될 정도로 석유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반면 경제의 기초체력이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 발전은 상대적으로 더뎠다. 2021년 기준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을 계기로 156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수주 계약 및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총 51건으로 지난해 양국이 맺은 290억달러(약 39조원) 규모 투자 협력을 더하면 60조원 수준에 이른다. 정부는 ‘제2의 중동붐’을 통해 한국을 둘러싼 경제 복합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윤 대통령은 22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정상회담을 하고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한·사우디 투자포럼에 참석해 양국 기업의 MOU 체결을 격려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 체결한 290억달러 규모 투자 협력을 구체화하고, 네옴시티 건설 등 사우디가 추진하는 신규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국석유공사와 사우디 아람코는 530만 배럴에 이르는 원유 비축 계약을 체결했다. 수급 문제가 있을 때 아람코가 울산 비축기지에 저장한 원유를 한국이 우선 구매할 수 있어 국내 원유 수급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사우디 국부펀드와 4억달러 규모의 사우디 현지 자동차 조립공장 설립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이 공장에서는 2026년부터 연 5만 대의 전기차 등을 양산할 예정이다. 한국전력과 포스코홀딩스, 롯데케미칼은 아람코와 블루 암모니아 생산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직면한 복합위기는 새로운 중동붐을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인 윤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첨단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과 풍부한 자본, 성장 잠
한국석유공사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530만 배럴 규모의 원유 비축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자동차는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연산 5만 대 규모의 자동차 조립공장을 사우디에 건설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을 계기로 성사된 경제 성과다. 이번 방문을 통해 156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수주 계약 및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고 대통령실이 22일 밝혔다. 지난해 양국이 맺은 290억달러(약 39조원) 규모의 투자협력을 더하면 60조원 수준이다. 수소·전기차 등 다분야 협력 강화윤 대통령은 22일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50년 전인 1970년대에 한국과 사우디가 건설, 석유 등 탄소에 기반한 관계를 맺었다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탈석유 중심의 협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포스트 오일 시대에 한국은 사우디의 최적의 파트너”라며 “양국 관계가 전통적인 에너지와 건설 등 분야에서 자동차, 선박도 함께 만드는 첨단산업 파트너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광 및 문화교류 분야에서도 협력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의 국가발전 전략인 ‘비전 2030’ 중점 협력 국가인 한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우디 에너지부가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를 체결했다. 양국의 수소 관련 기업들이 수소의 생산과 유통, 활용 등 단계별 협력을 강화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와 별개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디리야 유적지를 찾아 사우디 측과 디리야 개발 프로젝트를 논의했다. 디리야는 수도 리야드에서 서쪽으로 20㎞ 떨어진 지역에 있는 유적지로, 사우디 왕국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사우디 정부는 이곳에 약 200억달러(약 27조원)를 들여 최고급 빌라와 리조트, 커뮤니티센터, 병원, 쇼핑센터 등을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칼리드 알 팔리흐 사우디 투자부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디리야 개발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건설, 호텔, 레스토랑 등 구체적인 협력 분야까지 언급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국내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특정 기업까지 지목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유적지에서 전통 복장을 한 사우디 군인들이 칼춤을 추는 ‘아르다’ 공연을 관람했다. 이어 방문자센터를 찾아 이 지역 및 사우디 왕국의 역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사우디 측 인사들은 이곳에 설치된 30m 길이의 미디어월이 한국 기업이 만든 것이라고 소개하면서 “사우디 곳곳에 한국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물건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제드 인제릴로 디리야개발청장은 “한국과 사우디의 관계는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한국의 적극적인 투자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제2의 고향은 서울”이라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인 윤 대통령에게 브리핑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도 했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디리야 유적지 방문은 문화행사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 투자·개발 등 경제 일정에 더 가깝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21일부터 사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20일 ‘노년의 역할이 살아있는 사회 특별위원회(노년특위)’를 출범시키고 노인 문제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강조함에 따라 노인과 청년 세대의 공존을 모색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사진)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노년특위 출범식에서 “노인 세대는 전쟁의 상흔과 가난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현재 우리가 누리는 물질적, 정신적 풍요를 만들어낸 주인공임을 부인할 수 없다”며 “현실은 나이가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고 세대 간 갈등은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젊음이라는 게 벼슬도 아니고 노인이라는 게 주홍글씨가 돼서는 안 된다”며 “청년 세대에게도 노인 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노년특위는 위원장을 맡은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 14명의 민간 위원으로 꾸려졌다. 청년 세대를 대표해 오현주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민간위원(경희의료원 교수)도 참여한다. 방향성은 ‘노인 문제 해결이 곧 청년 문제 해결’로 정했다. 앞으로 노년에 대한 부정적 인식 및 나이 차별 해소, 세대 공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를 전후해 김 위원장이 이끄는 국민통합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통합위는 지난 6일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특위를 출범시키는 등 사회적 약자와 관련한 문제 해결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조합 탈퇴 또는 조직형태 변경을 위한 총회의 소집·개최 등의 시도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어 노동조합법 5조(노조 설립의 자유)와 16조1항8호(조직형태 변경 허용)에 위반되며 근로자의 자주적 단결권을 보장한 헌법 33조에도 위반된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7월 28일 민주노총 소속 전국공무원노조의 상벌규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근거를 이같이 설명했다. 서울지노위는 이날 고용노동부가 요청한 전공노 상벌규정에 대한 시정명령을 의결했다. 전공노 상벌규정 제10조의2는 ‘조합 탈퇴를 선동하거나 주도하는 자’에 대해선 징계 절차 중에라도 위원장이 직권으로 권한정지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이 규정은 전공노가 민노총 집단탈퇴를 추진하는 소속 노조를 압박하는 데 적극 활용돼왔다. 전공노는 2021년 원주시청 공무원노조가 민노총 탈퇴를 추진하자 비대위원장과 사무국장 권한을 정지하고 제명 처리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섰다. 지난 8월 안동시노조가 민노총 탈퇴를 추진하던 때에도 해당 조항에 근거해 지부장에 대한 권한정지를 발동했다. 고용부는 상급단체 집단탈퇴를 금지하는 산별노조의 규약에 대한 시정명령을 추진하면서 해당 규정에 대해 “상급단체 탈퇴를 추진하는 지회·지부장의 권한을 정지시킴으로써 총회 의결을 방해해 조합 탈퇴를 실질적으로 제한한다”고 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지노위 결정문을 보면 전공노는 “문언상 문구 자체에 명시적으로 조직형태 변경에 따른 집단탈퇴를 방해하거나, 총회를 막는 내용이 들어있지 않다”며 “그럴 우려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시정명령 의결 요청을 하는 것은 노조의 자주성에 대한 행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19일 “윤석열 정부에서 대학 입시는 학생과 학부모가 수긍할 수 있는 가장 공정한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한 교육부 장관을 질책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교육부 장관이 언급한 자율전공 입학 후 일부 의대 진학 허용은 우리 정부에서 전혀 검토되지 않았고 그럴 계획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일부 매체와 인터뷰에서 “적어도 대학 신입생 30%는 최대한 전공 선택의 자유를 주고 의대 정원이 생기면 그것도 여기(자율전공)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학입시는 가장 우리 국민들의 관심이 많은 사안으로 교육정책, 특히 입시정책이 아이디어 차원으로 나와선 안 된다”며 “충분한 협의와 논의를 거쳐 확립된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윤석열 대통령이 21일부터 26일까지 4박6일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한다. 이번 순방에서는 에너지·건설 위주였던 중동과의 경제협력을 첨단산업과 문화콘텐츠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로 구성된 대규모 경제사절단도 동행한다. ○사상 첫 사우디 국빈 방문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사우디와 카타르를 각각 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대통령이 두 나라를 국빈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우디는 중동 지역에서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자 원유 등 에너지원 공급망에서 핵심 국가로 꼽힌다. 이번 사우디 방문의 초점이 경제에 맞춰진 이유다. 재계는 한국경제인협회를 중심으로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 139명 규모 경제사절단을 꾸렸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그동안 우리는 중동으로부터 안정적 에너지를 공급받고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해 고도성장과 산업화의 초석을 다졌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기존 에너지·건설과 함께 전기차, 조선, 스마트팜, 문화콘텐츠 등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1일 오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도착해 22일부터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정상회담과 국빈 오찬을 할 예정이다. 23일에는 사우디 최초의 대학인 킹사우드대학에서 강연하고,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에서 열리는 ‘한·사우디
정신질환을 앓거나 마약류에 중독된 의사가 면허를 유지한 채 의료행위를 계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19일 발표한 보건복지부 정기감사 결과를 보면 마약류인 펜타닐 또는 페치딘 중독으로 치료보호 이력이 있는 의사 2명, 간호사 1명이 면허를 유지 중이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 재판에서 마약류 투약 사실이 확인된 의사 4명도 면허를 유지하고 있었다. 조현병 등 정신질환으로 치료감호 중인 의사와 한의사 등 2명도 면허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다. 한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조현병 치료를 받던 37개월간 1만6840건, 치매 치료를 받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38개월간 6345건의 의료행위를 했다. 한 의사는 잘못 투약한 프로포폴로 환자가 사망하자 진료기록을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입건됐지만 처분 시효를 넘길 때까지 행정처분을 받지 않았다. 복지부가 검찰로부터 입건 사실을 통보받고도 내부종결 처리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면허취소·자격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고도 몰래 비급여진료를 계속한 의사에 대한 실태파악도 제대로 못 했다. 지난 5년간 행정처분을 받은 의사 264명은 3596건에 달하는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1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78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만희 사무총장, 박성민·서범수 의원 등 여권 인사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한 야당 의원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바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35·경기 의정부갑)이었다. 오 의원은 이날 민주당에서는 유일하게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최근 열린 대통령 참석 행사에 야당 의원이 모습을 드러낸 것 역시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경찰청은 국회 행안위 소속 의원 22명 전원에 초청장을 전달했다. 초청에 응한 의원은 이만희·박성민 의원과 오 의원 등 셋 뿐이었다. 오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특별히 경찰청이나 대통령실에서 따로 참석을 부탁해온 것은 없었다”며 “오늘은 행안위에서 국정감사도 예정돼 있지 않은데 다른 의원 상당수가 참석하지 않은 점은 좀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경찰, 소방을 관할하는 행안위에 있는데 정말 특별한 일이 있지 않고서야 당연히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이 시간에도 현장을 지키는 경찰관분들을 정말로 축하하고 격려하고, 또 가슴 아픈 순직은 위로하는 그런 상징성이 있는 행사”라고 덧붙였다. 행사에서 오 의원은 윤 대통령을 만나 “오는 11월 9일 소방의 날 행사에 꼭 참석해달라”고 당부했다. 오 의원은 “지난해 60주년 소방의 날 행사는 이태원 참사 추모 기간과 겹쳐 열리지 않았다”며 “올해 열리는 행사에는 대통령께서 꼭 참석하셨으면 한다고 간곡히 부탁드렸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 의원의 참석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처음으로 ‘반성’을 언급했다. 가계부채로 신음하는 서민과 청년, 장애인,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 문제를 거론하면서는 헌법 가치에 근거한 연대와 국민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와의 만찬 회동 마무리 발언을 통해 “국민통합위 활동과 정책 제언들은 저한테도 많은 어떤 통찰을 줬다고 저는 확신한다”며 “다만 그것이 얼마나 정책 집행으로 이어졌는지는 저와 우리 내각에서 좀 많이 돌이켜보고 반성도 좀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은 지난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뒤 윤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지도부가 처음 만난 자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 위원장과 1·2기 민간위원은 물론 국민의힘 당 4역(김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이만희 사무총장, 유의동 정책위 의장)과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과 교육부·법무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국무조정실장, 기획재정부 1차관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장관들을 향해 “‘수십 년 관료 생활을 한 내가 더 전문가니까 외부에서 가타부타 안 해도 내가 다 안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국민통합을 하기 어렵다”며 국민통합위의 정책 제안을 내각이 적극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국민통합은 전문성만 갖고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어려움을 우리가 공감해야 한다”며 “위원회의 다양한 정책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용산 대통령실 참모들의 ‘퇴직 러시’가 본격화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쇄신을 예고한 것과 맞물려 대통령실과 내각의 교체 인사가 큰 폭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서승우 자치행정비서관(55)은 오는 20일 명예퇴직으로 약 30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용산을 떠난다. 서 비서관은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해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과 충청북도 행정부지사 등을 지냈다. 퇴직 이후엔 자신의 고향인 충북 청주(청원구)에서 출마를 준비할 예정이다. 비서관급에서 총선 출마를 위해 퇴직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경북 구미), 주진우 법률비서관(부산 수영), 전희경 정무1비서관(경기 의정부) 등 다른 비서관들도 다음달 초 대통령실 국정감사 전후로 총선 출마 여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 기자 출신으로 윤 대통령을 정치 참여 선언 당시부터 보좌한 김기흥 부대변인은 인천 연수을 출마가 유력하다. 행정관 중에서는 이미 추석 연휴를 전후해 용산을 떠난 인사도 적지 않다. 김영삼 전 대통령 손자인 김인규 전 행정관(부산 서구·동구)을 비롯해 이승환(서울 중랑을)·이동석(충북 충주)·최지우(충북 제천·단양) 전 행정관 등이 사직 후 총선 행보를 시작했다. 변호사 출신인 전지현 홍보수석실 행정관도 수도권 지역 출마를 위해 이달 퇴직한다. 시민사회수석실에서 청년 정책을 맡아온 여명·김성용 행정관도 서울 출마가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국회의원을 지낸 수석급 참모의 출마·차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경기 성남 분당을과 중원·수정 지역을
한국전력이 수십조 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며 경영 위기에 처한 것은 전임 문재인 정부가 전기료를 제때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감사원 지적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는 대선을 앞둔 2021년 말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물가안정을 이유로 전기료 인상폭을 크게 축소했다. “원가주의 원칙 유명무실”감사원이 10일 공개한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및 경영관리 실태’ 감사보고서를 보면 한전의 전기료 산정에는 2021년 1월 도입된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국제 에너지 가격 등 원가 변동 요인이 고려된다. 한전은 매년 직전 1년간 평균연료비(기준연료비)를 근거로 전력량 요금을 산정하되, 분기마다 연료비 변동분(직전 3개월 평균연료비-기준연료비)을 반영하는 형태로 전기료를 정한다. 전기료 조정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기획재정부와 사전 협의해 인가하는 절차로 운영한다. 기재부가 물가안정을 이유로 반대하면 전기료에 연료비 변동이 제때 반영되지 못하는 구조다. 감사원에 따르면 연료비 연동제 도입 첫해인 2021년부터 2022년까지 8개 분기 중 연료비 조정 요금이 변동된 건 4개 분기에 그쳤다. 나머지 4개 분기는 기재부 반대로 동결됐다. 이에 따른 연료비 미조정액은 18조2000억 원에 달했다. 감사원은 전임 정부가 2021년 12월 17일 개최한 경제현안조율회의에서 2022년도 전기료 인상폭을 크게 축소한 것을 연료비 연동제가 원래 취지대로 운영되지 못한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애초 산업부는 한전의 재무 상황 악화를 고려해 전력량 요금 ㎾h당 10.1원 인상과 함께 연료비 조정 요금을 1분기에 ㎾h당 3.0원으로 책정하고 2분기부터는 ㎾h당 5.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기재부는 물가안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전남 목포에 있는 아동양육시설인 ‘공생원’을 찾아 한·일 우호 증진과 약자 복지 실천 의지를 밝혔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첫 방문지로 호남을 택했다는 점에서 ‘국민 통합’을 강조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생원에서 열린 ‘공생복지재단 설립 9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앞으로도 공생원이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데 앞장서는 것은 물론이고 한·일 양국 우정의 상징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목포 양동교회의 윤치호 전도사가 1928년 설립한 공생원은 호남에서 가장 오래된 사회복지시설이다. 6·25전쟁 당시 윤 전도사가 실종되자 부인 다우치 치즈코(윤학자) 여사가 뒤를 이어 고아 4000여 명을 길러냈다. 공생복지재단은 1968년 윤 여사 별세 이후 목포와 일본 등지에서 고아와 장애인을 돌보고 재일동포 양로원을 운영해 왔다. 윤 대통령은 “일본 출신 윤학자 여사님은 국경을 초월해 한국의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길러낸 한국 고아들의 어머니셨다”며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바로 이 공생원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공생원의 활동을 보고 목포에서 성장한 김대중 전 대통령, 또 공생원을 일본에서도 잘 알고 있는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가 있었기에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나온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에토 세이시로 자민당 중의원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공생원은 한·일 양국 국민 간 따뜻한 교류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라며 “한국과 일본이 파트너로서 힘을 모아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자신도 지금보다 더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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