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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태헌 변호사 외부필진-로앤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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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마는 없죠…그런데 없는 걸 어떻게 증명해요?" [하태헌의 법정 밖 이야기]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법학에 처음 입문하는 학생들이 반드시 배우게 될 뿐만 아니라 실제 소송에서도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로 '증명 책임'이라는 게 있다. 소송은 기본적으로 양 당사자가 주장하는 사실관계를 증거에 기반해 정리한 후 이를 바탕으로 필요한 법을 적용해 결론을 도출하는 작업이다. 자신이 주장하는 사실관계가 진실임을 증거를 통해 밝히는 행위가 증명이고, 그 사실관계를 양 당사자 중 누가 증명해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가 바로 증명책임이다. '악마의 증명'을 아시나요증명 책임을 얘기할 때 항상 '악마의 증명'(probatio diabolica, devil's proof)이라는 논리학 개념이 함께 거론되곤 한다. 기원은 중세 유럽 때 악마의 존재 여부에 관한 논쟁이다. 악마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악마를 보여줌으로써 그 존재를 증명할 수 있지만, 악마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그 부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데서 유래됐다다. 칼 세이건의 저서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에 나오는 '내 차고 안의 용'과 유사한 개념이다. 악마나 용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그 존재 자체나 존재의 흔적을 보여줌으로써 쉽게 증명할 수 있으나 부존재를 증명할 증거는 생각하기 어렵고, 존재할 무한한 가능성을 모두 반박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소송에서 증명 책임은 매우 중요하게 사용된다. 상반된 주장을 펼치는 양측이 자신

    2025.03.03 07:00
  • "술 취해서 기억 안 나는데"…'블랙아웃'의 법적 딜레마 [하태헌의 법정 밖 이야기]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인간의 대뇌변연계 측두엽 안쪽에는 마치 해마(海馬)와 닮았다는 이유로 이름 붙여진 '해마 영역'(Hippocampus)이라는 부위가 있다. 이곳은 외부에서 받아들인 정보를 단기간 저장했다가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 기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컴퓨터로 치자면 램(RAM) 메모리와 비슷하다고 할까.그런데 과도한 음주로 혈중알코올농도가 급상승하면 이러한 해마 부위가 일시적으로 마비되면서 외부 정보를 저장하지 못하고 그 기간의 기억이 사라지는 블랙아웃(BlackOut), 이른바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나타난다. 블랙아웃은 당시 상황을 연상시키는 어떠한 계기에도 기억을 회복하지 못하는 '완전 블랙아웃'과 일정 계기를 통해 기억을 회복하는 '부분 블랙아웃'으로 구분되는데, 보통 완전 블랙아웃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해마 영역과 다른 뇌 부위의 알코올 내성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제법 크다. 다른 뇌 기능에 비해 해마의 알코올 내성이 강한 사람은 술에 취하면 뇌 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되면서 평소와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런 와중에도 해마 기능은 정상이어서 다음날 자신의 실수를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해마의 알코올 내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은 이미 해마가 마비돼 기억을 상실했음에도 다른 뇌 기능은 비교적 온전하다. 이에 따라 겉으로 보기에는 거의 취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사람은 다음날 기억이 나지 않

    2025.02.03 16:56
  • 1조원 넘긴 보험사기 피해액…여전히 갈길 먼 처벌 수위 [하태헌의 법정 밖 이야기]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커피가 17세기 영국에 처음 소개된 직후 에드워드 로이드가 1668년 런던에 문을 연 커피하우스는 당대의 석학들이 모여 진귀한 커피를 마시며 학문을 논하고, 영국 경제를 주름잡던 선주들과 선원들이 모여 항해와 무역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는 최고의 인기 장소였다.당시 선주들은 향신료 등을 실은 무역선이 성공적으로 입항하면 천문학적인 돈을 벌 수 있었지만, 난파 등의 변수로 입항에 실패하면 파산에 이를 정도의 손해를 감수해야 해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절실했다. 이에 이들은 사업이 성공했을 때를 가정한 수익금의 일부를 갹출해 기금을 조성하고, 사업이 실패했을 때 모아뒀던 기금으로 손해를 보전해 주는 사업을 구상하기에 이르렀다. 바로 원시적 형태의 보험 제도다. 초기 단계 중구난방식으로 이뤄지던 보험 제도는 로이드 커피하우스에 의해 체계화되기 시작했다. 커피하우스 한 구석에 간판을 달고 시작한 로이드 보험사는 세계 최초이자 최대 보험사 중 하나로 성장했고, 영국 보험법에는 '로이드법'(Lloyd’s Act)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보험의 역사에서도 알 수 있듯 보험은 동질적 위험에 놓인 사람들이 통계적 기초에 의해 산출된 일정 보험료를 내 기금을 마련하고, 예측하지 못한 보험 사고를 당한 사람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위험에 대비하는 제도다. 따라서 보험 제도는 내부 구성원 간, 즉 보험료를 납부한 사람들 사

    2025.01.06 07:00
  • 식어가는 피자처럼…협상도 타이밍이다 [하태헌의 법정 밖 이야기]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이기려다 다 잃는다.' 협상 테이블에서 흔히 발생하는 실수다. 대부분의 실패 원인은 '과욕'이었다. 조금 더 가져가려다 모든 것을 잃는 경우를 수없이 목격했다.변호사의 일상이 곧 협상이다. 수임료 협상에서부터 의뢰인·상대방과의 조율, 재판부 설득까지 모든 과정이 협상이다. 하버드 로스쿨에서도 '협상론'이 가장 인기 있는 강의 중 하나다. 하지만 현장에선 의외로 많은 법조인과 기업인들이 협상의 기본을 놓치고 있다.협상의 핵심은 '전략적 양보'다. 덜 중요한 것을 포기하고 더 중요한 것을 얻어내는 과정이다. 상대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떠한 부분이 약점인지를 빨리 파악하여 먼저 칼자루를 잡고, 쌍방 모두에게 득이 되거나, 최소한 우리가 손해를 보지 않는 결과를 얻어내야만 한다. 마치 바둑이나 체스처럼 상대의 다음 수를 예측하고, 그에 맞춰 현재의 수를 두어야 한다. 상대방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수정 제안할지도 정확히 계산해야 한다.  게임이론이 말하는 '최적의 협상 시점'게임이론의 대가 아리엘 루빈스타인 뉴욕대 교수의 '루빈스타인 협상모형'은 협상의 본질을 정확히 짚어낸다. 협상 참가자들이 서로 번갈아 자신들의 제안을 하고 참가자 모두가 동의할 때 협상이 종결되는 형식의 게임을 말한다. 다만 협상이 길어질수록 참가자 모두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점점 줄어드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 경우

    2024.12.09 12:13
  • 재소자 늘리는 美 양형기준이 금과옥조일까 [하태헌의 법정 밖 이야기]

    한경 로앤비즈가 선보이는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죄와 벌’의 제목처럼 죄와 벌은 뗄 수 없는 필연적인 개념으로 죄를 지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에는 의문이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종교적 개념을 떠나 형법상 국가가 죄를 지은 자에게 형벌을 가하는 이유와 목적은 무엇이고, 형벌은 어떤 기능을 하는 걸까? ‘응보’ 목적 달성 위해 적절한 양형?일반적으로 형벌의 목적과 기능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먼저 가장 중요하고 전통적인 것은 ‘응보이론’이다. 말 그대로 당한 만큼 갚아주는 것으로, 인간의 본성이라 할 수 있는 복수심을 국가라는 공적 시스템이 대행해주는 것이다. 피해자가 모두 용서한 경우 국가가 대신 벌을 줄 명분이 없어, 일부 범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아예 벌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합의하거나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면 가볍게 벌하는 이유도 이러한 응보 목적이 어느 정도 달성됐다고 보기 때문이다.다음으로는 ‘일반 예방’이다. 쉽게 말해 일벌백계를 위한 형벌을 의미한다. 죄를 지은 자에게 엄한 처벌을 내으로써 다른 사람들도 형벌이 무서워 죄를 짓지 못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응보 이론 못지않게 중요한 형벌의 기능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처벌이 두려워 죄를 짓지 못하게 하려면 누구나 무서워할 정도로 중한 처벌이어야 한다. 이런 공포심 유발을 위해 지은 죄에 비례하지 않는 과도한

    2024.11.11 07:00
  •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시행을 바라보며 [하태헌의 법정 밖 이야기]

    한경 로앤비즈가 선보이는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전자화폐의 시대…비트코인 1억 원 돌파인류가 언제부터 화폐를 사용하기 시작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함무라비 법전과 창세기에도 언급되는 것을 볼 때 화폐가 인류 문명과 역사를 함께 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과거 주로 통용되던 화폐는 금·은·동 등 귀금속으로 주조되어 그 자체로 실물 가치를 가지는 동전 등이었다. 예를 들어 금화는 그 화폐에 표상되는 액면가치(교환가치)가 아니더라도 금 자체가 가지는 고유한 실물 가치가 있었기에 사람들은 별다른 저항감이나 불안감 없이 이를 신뢰하며 사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 실물 가치와 교환가치의 비율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것은 주조 당국의 주요 역할 중 하나이기도 하였다. 오죽하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의 주요 업적 중 하나가 동전을 갉아내어 금가루를 얻는 위조 행위를 막기 위해 동전 테두리를 톱니 모양으로 만든 것이었을까. 그런데 그 자체로 아무런 가치를 가지지 않는 지폐는 동전과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지폐가 언제 처음 사용되었는지는 학자마다 견해가 다르지만, 송나라 신법을 시행한 왕안석이 어음 대신 지폐의 보급을 추진하면서 본격적인 지폐 사용이 시작되었다는 점에는 별 이견이 없다. 하지만 당시 상인들은 실제 가치는 없으면서 글씨 몇 자만 적힌 종이 쪼가리만 믿고 거래하기를 주저했고, 동파육으로 유명한 소

    2024.10.1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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