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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현우 기자
    임현우 기자 디지털라이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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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시진핑 악수하자… 美증시서 중국기업 급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대면 회담을 전후로 미국 증시에서 중국 기업들 주가가 힘을 받고 있다.미국 증시에 상장된 65개 중국 기업으로 구성된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는 15일(현지시간) 전날보다 7.8% 올랐다. 인터넷 대기업 알리바바그룹이 11.17% 급등한 것을 비롯해 텐센트뮤직(30.56%), 아이치이(16.54%), 바이두(9.02%), 샤오펑(4.40%) 등 주요 성장주가 일제히 상승한 결과다.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은 세계 양대 경제대국의 관계 개선으로 뉴욕 증시에서 거래되는 중국 기업 수백 곳의 상장폐지 위험이 줄고 무역 전망도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 번의 만남에 너무 많은 걸 바라긴 어렵지만, 두 나라 관계가 바닥은 다졌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모건 델레도네 글로벌X 유럽투자전략 책임자는 "대화 재개가 건강한 기술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지정학적 위험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이 지수는 지난달 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이달 들어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지난 10일 이후 4거래일 동안 24% 상승했다. 중국의 부동산 연착륙 조치와 코로나19 방역 완화 등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2022.11.16 14:58
  • 신한투자증권, 명품거리 한복판에 '청담금융센터'

    신한투자증권은 초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 서비스에 특화한 '청담금융센터'를 서울 청담동 명품거리 중심부로 확장 이전했다고 16일 밝혔다.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 매장이 몰려 있는 명품거리에서 유일한 금융회사 단독 점포다. 건물 외벽을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했고 상담실은 '귀족의 개인 서재'를, 라운지는 '중세 시대 광장'을 본떠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은행 업무를 동시에 볼 수 있도록 신한은행 창구도 들여놨다.신한투자증권 측은 "국내 프라이빗뱅커(PB) 1세대인 염정주 센터장을 필두로 씨티은행 출신 PB 8명 등 최고 수준 자산관리 전문가들이 근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청담금융센터는 명품거리 확장 이전에 맞춰 오는 17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세계 금융시장 전망, 자산관리 전략, 상속·증여·양도세 등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2022.11.16 10:59
  • '역대급 루저' 된 비트코인 ETF

    ‘암호화폐산업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 속에 화려하게 등장했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1년 만에 반의 반 토막이 났다.미국 최초의 비트코인 기반 ETF인 ‘프로셰어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종목명 BITO)는 14일(현지시간) 9.81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41.86달러)와 비교하면 76% 떨어졌다.BITO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상품이다. 미국의 ETF 전문 운용사 프로셰어즈가 만들어 작년 10월 19일 뉴욕증시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비트코인 현물을 직접 담진 못했지만 가상자산에 보수적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얻은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초반 석 달 동안 한국의 ‘서학개미’도 이 종목을 3919만달러(약 515억원) 순매수하며 관심을 보였다. BITO는 발키리, 반에크 등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비트코인 선물 ETF를 출시하도록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했다.파이낸셜타임스는 “BITO는 거래 시작 첫 주에 10억달러 이상을 모으며 성공적으로 출발했지만, 1년 만에 투자자 돈 12억달러를 잃어 ‘역대급 데뷔 루저’가 됐다”고 평가했다. 1년 새 비트코인은 70% 폭락했는데 BITO의 하락 폭이 조금 더 컸다. 현물과의 가격 괴리가 불가피하고 롤오버(만기 연장) 비용 부담도 큰 선물 ETF의 특성 때문이다.테라·루나 사건에 이어 FTX 거래소의 파산신청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비트코인 ETF의 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SEC는 블록체인업계의 숙원인 비트코인 현물 ETF나 이더리움 기반 ETF 등의 승인을 더 미룰 가능성이 높아졌다.임현우 기자

    2022.11.15 17:53
  • [임현우의 Fin토크] 2년 후 문 닫는 러시앤캐시

    “어쩌라고! 내 맘이지!”대부업체 러시앤캐시가 1년 전부터 줄기차게 밀고 있는 광고 시리즈다. 이 회사는 여장 남성(드래그 아티스트·사진), 트랜스젠더 유튜버, 비키니를 입은 플러스사이즈 모델 등을 내세워 이렇게 말한다. “러시앤캐시가 좀 그래? 돈 있으면 안 쓰겠지.” “안 창피하냐고? 남한테 손 벌리는 게 더 창피한데?” “내가 불쌍해? 남 걱정하지 말고 네 인생 살지?”….눈길 끄는 효과는 확실했으니 잘 만든 광고 같으면서도 현란한 영상으로 Z세대의 경계심을 무장 해제하려는 속내가 엿보여 불편하기도 하다. 사실 러시앤캐시는 2년 뒤 문을 닫을 회사다. 모회사인 OK금융그룹이 2014년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10년 내 대부업 철수’를 금융당국에 약속했기 때문이다. 신규 대출도 이미 많이 줄였다. '금융 필요악' 대부업의 몰락대부업체는 1금융권에도 2금융권에도 속하지 못하는 금융시장의 ‘마이너리그’다. 하지만 불법 사채업자와는 엄연히 다른 합법적 금융의 영역에 있다. 국내에 대부업이 등장한 계기는 외환위기와 맞물려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요구에 따라 1998년 이자제한법(연 40%)이 폐지된 이후 연 수백%의 고금리 사채와 불법 추심이 기승을 부렸다. 차라리 제도권으로 흡수하자는 주장이 힘을 받았다. 그 결과 등록제 도입과 최고금리 제한(연 66%)을 핵심으로 하는 대부업법이 2002년 시행됐다. 5년 만인 2007년 등록 대부업체 수는 1만8197개로 폭증했다. ‘30일 무이자’ ‘누구나 300만원’ 같은 미끼로 대학생과 주부까지 무차별적으로 끌어들인 업계의 탐욕도 절정에 달했던 시기다.선을 넘은 과열 영업은 자충

    2022.11.15 17:39
  • 금융투자협회장 후보 공모 시작…오는 30일 마감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의 후임을 뽑기 위한 후보자 공모 절차가 시작됐다.금투협 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30일까지 제6대 협회장 후보자를 공모한다고 15일 밝혔다.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군를 추려낸 다음 회원총회 투표로 선정한다. 차기 회장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3년이다.지금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는 강면욱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사장,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 등 여섯 명(가나다 순)이다. 나 회장은 이달 초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2022.11.15 10:44
  •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누군가는 덜 받아야 한다면…나? 내 자녀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연금개혁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프랑스인이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를 현행 62세에서 2031년 65세로 높이는 게 핵심이다. 의회에서 법이 통과돼야 가능한데, 야당과 노동조합이 반대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가 오래 살기 때문에 일도 오래 할 수밖에 없다”며 법안 통과에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3년 전 연금개혁을 추진하다가 전국적 저항을 극복하지 못하고 논의를 중단한 적이 있다. 돈낼 사람 줄고 탈 사람 늘고, 말라가는 연금안정적인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이른바 ‘3층 연금’을 탄탄히 쌓을 것을 강조한다. 1층은 국민연금·공무원연금·군인연금·사학연금 같은 공적연금, 2층은 직장 퇴직금 개념인 퇴직연금, 3층은 개인 희망에 따라 추가로 저축하는 개인연금이다. 세 가지 유형의 연금에 모두 가입해 충분한 금액의 노후소득을 준비해 두면 나이 들어 곤란할 일이 없다는 얘기다.1층을 차지하는 공적연금은 국가가 국민을 강제로 가입시킨 것이다. 미래 어떤 경우에도 지급을 보장한다는 조건으로 소득의 일부를 떼어간다. 이렇게 모은 기금을 국내외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서 은퇴자에게 나눠준다. 한국의 대표적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엔 지난 8월 기준 917조원이 쌓였다. 국민연금이 굴리는 돈이 워낙 많다 보니 해외 투자시장에서 ‘큰손’ 대접을 받을 정도다.국민연금은 아직까진 젊은 층이 낸 돈으로 연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있지만 재원이 갈수록 빠듯해지는 상황이다. 저출산·고령화가 심해지면서 국민연금은 2055년께 고갈이 확실시되고

    2022.11.14 10:00
  •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식품에 적힌 '유통기한' 내년부터 사라진다는데 …

    먹거리를 살 때 습관적으로 유통기한을 확인하는 소비자가 많다. 매대에 진열된 상품 중 유통기한이 제일 길게 남은 것만 골라 담는 사람도 있고, 유통기한이 임박해 떨이로 싸게 나온 제품을 찾는 알뜰족도 있다. 1985년 국내 도입 이후 한국인의 일상에 친숙한 숫자였던 유통기한이 내년부터 서서히 사라진다. 대신 소비기한이라는 게 도입된다. 유통기한과 소비기한, 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유통기한=폐기 시점 아닌데 멀쩡한 음식 버려져”현행법상 식품에는 판매와 섭취가 가능한 기한을 표시해야 하는데 제품 특성에 따라 제조일자, 유통기한, 품질유지기한 등을 사용한다. 유통기한(Sell-by date)은 소비자에게 판매가 허용되는 기간을 뜻한다. 소비기한(Use-by date)은 제품에 표시된 조건대로 보관했다면 먹어도 안전에 이상이 없는 기간을 의미한다. 미국, 유럽, 일본, 호주 등은 소비기한을 활용한다. 반면 국내 가공식품의 90% 이상은 유통기한을 적고 있다.통상 유통기한은 식품이 변질되는 시점보다 60~70%, 소비기한은 80~90% 앞선 수준에서 결정된다.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바꾸면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진다는 얘기다.지난해 개정된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은 2023년 1월 1일부터 식품에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쓰도록 했다. 다만 포장을 당장 교체하기 어려운 기업들을 고려해 1년은 계도기간으로 운영하고, 변질이 쉽게 되는 우유류에는 2031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정부가 제도 개편에 나선 것은 불필요하게 버려지는 음식물을 줄이기 위해서다. 유통기한이 조금 지나도 품질에 문제가 없지만 소비자들은 ‘상한 음식’으로 생각하기

    2022.11.07 10:00
  •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집 지어도 사는 사람이 없다…부동산 시장 '꽁꽁'

    “요즘 같은 거래 절벽은 처음 봤습니다. ‘급급매’를 놓고 가격을 흥정하던 수요자마저 매수 의사를 거둬들였어요.”서울 상계동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만난 30년차 공인중개사 김모 대표의 설명은 꽁꽁 얼어붙은 주택시장 상황을 잘 보여준다. 김 대표는 “갈수록 시장이 나빠지는데 금리까지 오르니 누가 집을 사겠느냐”고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전국 주택 매매량은 38만539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3만7317건)보다 47.7% 급감했다. 수도권은 57.3%, 지방은 38.5% 줄어 수도권의 감소 폭이 더 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분위기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집은 현실적으로 대출을 끼고 사는 사람이 절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주택시장 선행지표…올 들어 85% 급증이런 가운데 주택시장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미분양’은 늘고 있다. 미분양이란 정부 승인을 받아 일반인을 대상으로 분양했지만 소화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8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2722가구로 한 달 새 4.6%, 작년 말과 비교하면 85.8% 늘었다. 지난해 10~11월 1만4000가구 안팎으로 바닥을 찍은 이후 매달 증가 추세다.미분양 물량은 여러 이유로 생겨날 수 있다. 단순히 청약 신청을 잘못해 부적격 판정을 받거나 돈을 제때 내지 못해 계약이 해지되는 사례가 꽤 있다. 집을 다 지어놨는데도 주인을 찾지 못하는 ‘준공 후 미분양’이 급증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건설사들은 준공 후 미분양을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한다. 8월 말 기준 서울 지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188가구)은 전월 대비 24.5%, 수도권(1042가구)에서는 2.5% 증가했다.

    2022.10.31 10:00
  •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킹달러' 막아보려다…아시아 외화 곳간 털릴라

    미국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는 ‘킹(king)달러’ 현상이 다른 나라 외화 곳간을 위협하고 있다. 달러 가치가 올랐다는 건 다른 화폐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는 뜻이다. 한국, 일본 등이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갖고 있던 달러를 풀면서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시장분석업체 익잔테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이 통화 가치 방어에 소진한 외환보유액은 500억달러(약 72조원)로 집계됐다. 비상시 꺼내 쓰는 외환시장 안전판코로나 대확산이 시작된 2020년 3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일본 200억달러(약 28조원), 한국 170억달러(약 24조원) 등의 순이었다. 앨릭스 에트라 익잔테데이터 수석전략가는 “미국의 금리 인상 행보에 따라 아시아 각국의 통화 가치가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고 했다.외환보유액이란 정부와 중앙은행이 쌓아둔 외화자산을 말한다. 외환시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 동원하는 것이 목적이어서 ‘경제의 안전판’으로 불린다. 예컨대 외화가 부족해져 환율이 요동칠 때 외환보유액을 투입해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고, 금융회사가 대외 결제를 처리하지 못하는 등의 긴급 상황에도 활용할 수 있다.외환보유액은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감소 추세다. 블룸버그통신은 올 들어 세계 각국 외환보유액이 8.9% 줄어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폭으로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23개 주요 신흥국 중 15개국의 통화 가치가 올초에 비해 10% 이상 하락했다”고 전했다.넉넉한 외환보유액은 그 나라의 대외적인 지급 능력이 탄탄하다는 의미로 통한다. 얼마나 쌓아놓는 게 적정한지 명확한 기준은 없다.

    2022.10.24 10:00
  • [임현우의 Fin토크] "빗썸은 누구 겁니까"

    어느 여배우의 열애설이 ‘나비효과’가 돼 엉뚱하게도 암호화폐 업계를 흔들어놨다. 이 배우가 만난 재력가 남성 강모씨가 ‘빗썸 회장’ 명함을 들고 다니는 인물이라는 연예매체 보도가 발단이었다. 빗썸 측은 “그런 회장이 없다”며 펄쩍 뛰었지만 세간의 관심은 연예인을 넘어 빗썸으로 향했다. 이 회사의 지배구조가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고 실소유주가 불분명하다는 논란이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빗썸의 지배구조를 이해하려면 코스닥 상장사, 투자조합, 해외법인 등 10여 개 주체가 얽힌 복잡한 관계도를 그려야 한다. 연결고리 곳곳에 강씨 여동생이 주주와 임원으로 등장한다. 남매가 대체 무슨 돈으로 지분을 늘렸는지 석연치 않다는 게 구설의 요지다. 자연히 배후에 다른 누군가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따라온다. 검찰과 금융감독원은 빗썸 관련주들이 찍어낸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른바 빗썸 회장’은 다음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불려 나오게 됐다. '투명성' 갈 길 먼 코인시장열심히 자기 할 일 하는 빗썸 직원들은 속상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가상자산에 대한 시각이 여전히 엇갈리는 상황에서 국내 대표 기업이 이런저런 구설을 달고 다니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모든 암호화폐거래소는 스스로 디지털 금융 혁신을 지향한다고 말해 왔다. 금융회사의 기본이 투명성이라는 점은 디지털 세 글자가 붙어도 변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금융 거래소라면 영업 허가를 받지 못했을 것”(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라는 국회 질타가 지나치지만은 않다. 거래 끊긴 지금, 제

    2022.10.18 18:15
  •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급락한 카카오뱅크 주식, 카뱅이 사들이는 이유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요즘 “주가 어떡할 거냐”는 주주들의 원성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8월 ‘핀테크 유망주’로 유가증권시장에 화려하게 상장했지만 불과 1년 만에 주가가 80% 넘게 떨어져서다.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라는 점을 감안해도 하락폭이 크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7일 “주가 하락에 대해 주주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내년 초 자사주(自社株) 매입·소각을 포함한 주주 환원 정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사주는 기업이 보유한 자기 회사의 주식을 의미한다. 이와 별도로 카카오뱅크 임원 12명이 이달 6~7일 이틀에 걸쳐 회사 주식 총 5만685주를 사들이기도 했다. 자사주 매입·소각하면 주가 부양 효과↑약세장에서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주주 친화 경영’을 강조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여기에 단골로 등장하는 조치가 자사주 매입 또는 소각이다. 올 들어(1월 1일~9월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자사주 매입 관련 공시는 39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7건)의 두 배를 웃돌았다. 자사주 소각 공시도 같은 기간 22건에서 43건으로 급증했다. 기업이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이거나 태워 없애는 게 주주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된다는 걸까.자사주 매입은 주로 ‘현재 주가가 저평가됐고, 앞으로는 오를 것’이란 신호를 시장에 보낼 목적에서 이뤄지곤 한다. 최고경영자(CEO)나 고위 임원이 회사 주식을 사는 것 역시 ‘나를 믿고 투자해달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기업이 취득한 자사주를 아예 소각까지 해버리면 주가가 오를 가능성은 더 커진다.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물량이 그만큼 줄기 때

    2022.10.17 10:00
  •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한국의 '국가부도' 위험, 코로나 직후보다 높아졌다?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Credit Default Swap) 프리미엄’이 코로나19 사태 때보다 높아졌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 속에 불안불안해진 우리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위기 경보라는 지적이 나온다.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발행한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29일 61bp를 찍었다. 올 들어 최고치였던 7월 6일의 56bp는 물론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기록한 57bp도 뛰어넘었다. 신용도 떨어지면 CDS 프리미엄은 상승CDS 프리미엄은 평소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요즘처럼 나라 안팎이 뒤숭숭할 때면 ‘국가부도 위험 지표’라는 수식어와 함께 신문에 자주 등장한다. 한국의 경제 상황을 해외 투자자들이 어느 정도로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를 이 수치에서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CDS란 무엇이고, 프리미엄은 또 뭘까. 우선 CDS는 파산 위험을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파생금융상품이다.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를 낼 경우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인데, 일종의 보험이나 보증 계약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A기업이 파산하면 A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돈을 날리게 되지만 CDS를 활용하면 손실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CDS 구매자가 위험을 털어낸 대가로 판매자에 지급하는 웃돈(premium)이 바로 CDS 프리미엄이다. bp(basis point)라는 단위로 표시하며 1bp는 0.01%포인트를 뜻한다. 보험에 가입할 때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보험료가 비싸지듯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의 위험도가 높아질수록 CDS 프리미엄은 상승한다.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650bp까지 치

    2022.10.10 10:00
  •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세계 최초 이모티콘 탄생 40주년…생일 축하해! :-)

    “농담을 할 땐 :-)라는 문자를 적을 것을 제안합니다.”1982년 9월 19일 미국 카네기멜런대 컴퓨터사이언스학과 교수이던 스콧 팔먼이 학교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상대방 표정을 보지 못하고 소통하는 공간인 만큼 특수문자를 활용해 불필요한 오해를 막아보자는 것이었다. 웃는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 콜론, 하이픈, 괄호의 이 조합은 ‘세계 최초의 디지털 이모티콘(emoticon)’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문자, 그 이상을 표현하는 언어디지털 소통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이모티콘이 탄생 40주년을 맞았다. 이모티콘은 감정을 의미하는 이모션(emotion)과 기호를 뜻하는 아이콘(icon)을 합친 말이다. 이후 입체적인 그림 형태의 이모지(emoji)로 진화하면서 현대인의 일상 대화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팔먼은 최근 CNN 인터뷰에서 “텍스트만 쓸 수 있는 인터넷을 사용하던 시절에는 몸짓이나 표정을 알 수 없어 농담인지 아닌지를 가려낼 수 없었다”며 “누군가 농담을 이해하지 못하고 분노와 적대감으로 반응하면 원래 토론 분위기는 사라지고 다툼만 남게 될 수 있다”고 했다.1990년대 일본에서는 소프트뱅크, 도코모 등 통신사들이 휴대폰에서 쓰는 이모티콘을 선보였다. 스마트폰과 SNS의 대중화는 이모지의 세계적 확산에 날개를 달아줬다. 친근한 캐릭터가 다양한 콘텐츠와 결합하며 하나의 거대 산업으로 발전했다. 카카오톡에서는 이모티콘이 출시된 2011년 이후 10년 동안 누적 발신량이 2200억 건을 넘어섰다. ‘이모티콘 작가’라는 신종 직업도 등장했는데, 이들의 창작물은 7000억원 이상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세계 여

    2022.10.03 10:00
  •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노조 불법 파업에 회사가 손해배상 소송 못건다고?

    2009년 경영 위기를 맞은 쌍용자동차는 노동자 2646명을 정리해고하는 인력 감축안을 발표했다. 구조조정에 반발한 직원들은 공장을 점거하고 파업으로 맞섰다. 노조와 사측, 경찰과 용역업체가 뒤엉켜 쇠파이프, 화염병, 최루액 등이 난무하는 극한 대치가 77일 동안 이어졌다. 4년 뒤 법원은 쌍용차 노조에 불법 폭력 시위의 책임을 물어 회사와 경찰에 47억원을 물어주라는 1심 판결을 내렸다. 그러자 시민사회에서 ‘쌍용차 노조원들을 돕자’며 노란색 봉투에 4만7000원씩 담아 기부하는 모금 운동이 시작됐다. 가수 이효리 씨가 동참하면서 유명해진 이 캠페인에는 111일 동안 14억7000만원이 모였다. 與 “기업활동 마비” 野 “노조권리 보장”최근 정치권과 재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른바 노란 봉투법은 여기서 유래했다. 노란 봉투법은 ‘노동관계법 개정안’에 붙은 별명인데, 노조 파업으로 생긴 손실과 관련해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노란 봉투법은 2015년부터 국회에서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을 넘지 못하고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올 7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에 대해 사측이 47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재추진에 나섰다. 야권은 “기업이 노조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악용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영국은 기업이 소송을 남발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노조 규모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액에 상한선을 두고 있다.반면 국민의힘은 노란 봉투법이 “노조에만 유리한 면책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정부도

    2022.09.26 10:00
  •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경기 얼어붙는데…기업들은 일손이 부족하다고?

    미국 미네소타주의 한 건설회사는 지붕 설치 작업에 시간당 20달러를 지급하겠다며 멀리 떨어진 텍사스주는 물론 카리브해 푸에르토리코에서까지 인부를 구하고 있다. 이 지역 거리에서는 채용 공고 현수막을 내건 상점을 쉽게 볼 수 있는데, KFC 매장은 시급 15달러에 장학금 혜택까지 약속했다. 10월 핼러윈데이에 ‘한철 장사’를 준비하는 코스튬 판매업자는 일찌감치 호텔방 수백 개를 예약해놓고 도시 밖에서 임시직 직원을 모으고 나섰다. 구직자가 ‘귀한 몸’ 대접을 받고 있는 미국 노동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실업률만 보면 완전고용, 성장률은 마이너스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 와중에 실업률은 낮게 나오는 이른바 ‘고용 있는 침체(jobful recession)’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가라앉으면 기업의 활동이 위축되면서 고용도 침체에 빠진다는 경제학 통념과 정반대다. 올 들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감률(연율 기준)은 1분기 -1.6%에 이어 2분기 -0.9%로 집계됐다. 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기술적 경기침체의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반면 미국의 실업률은 3%대 후반(8월 3.7%)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50년 새 가장 낮은 수준이다.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수수께끼 같은 일이 다른 선진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은 2분기 성장률이 0%로 고꾸라졌는데도 실업률은 4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절반에 가까운 기업이 직원을 못 구해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뉴질랜드 역시 1분기 경제가 역성장했지만 실업률은 3%대 초반에 그쳤다.경제학자들은 노동인구 감소를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대다수 선진국이 고령화를

    2022.09.19 10:00
  • [임현우의 Fin토크] 어느 두 대통령의 '금융 도박' 1년

    중앙아메리카에서 가장 작은 나라 엘살바도르, 그리고 서아시아와 남유럽을 잇는 나라 튀르키예(터키의 새 국호). 서로 1만㎞ 넘게 떨어져 있고 문화권도 완전히 다른 두 국가지만 요즘엔 한 가지 공통점이 생겼다. 경제학자들이 뒷목을 잡을 법한 ‘이상한 경제 실험’을 1년째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매달 두 자릿수를 이어가는 ‘비상 상황’ 와중에 연 19%이던 기준금리를 연 13%로 끌어내렸다. 다들 빅스텝에 자이언트스텝까지 밟고 있는데 혼자 역주행하는 셈이다. 그 영향으로 터키의 화폐인 리라 가치는 1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19년째 장기 집권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오른쪽)이 중앙은행을 압박한 결과물이다. 에르도안은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독특한 지론으로 유명하다. 화폐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늘리면 튀르키예 경제에 훨씬 이득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튀르키예 물가 자극한 금리 인하엘살바도르는 작년 9월 세계 최초로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다. 2001년 자국 통화인 콜론을 포기하고 달러를 써온 이 나라는 비트코인에도 법화 지위를 부여했다. 나랏돈으로 비트코인 2381개를 사들였고, 코인 지갑 앱을 설치한 국민에게 1인당 30달러어치씩 공짜로 나눠줬다. 암호화폐에 꽂힌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왼쪽)이 밀어붙인 정책이다. 비트코인을 활용하면 해외 송금에 드는 시간과 수수료를 아낄 수 있고 블록체인 기업의 투자도 끌어올 수 있다는 게 그가 내세운 청사진이었다.나란히 시행 1년을 맞은 이들 정책에 대한 외신들의

    2022.09.13 17:48
  •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취업·승진하면 "내 대출금리 깎아달라" 요구하세요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리인하요구권’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은행권의 수용률은 계속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에 접수된 금리인하요구권 행사 신청은 총 88만2047건이었고, 이 중 26.6%(23만4652건)가 받아들여졌다.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2019년 32.8%, 2020년 28.2%에 이어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2금융권에서는 업체별 상황이 천차만별이었다. 저축은행 중에서는 수용률이 95.7%인 곳이 있는가 하면 5.0%에 그친 곳도 있었다. 카드사도 최저 36.8%, 최고 77.5%로 격차가 컸다. 法으로 보장된 금융소비자의 ‘권리’대출이 필요할 때 부지런히 발품, 손품을 팔아 최저금리를 찾아내는 ‘똑똑한 소비자’가 많아졌다. 하지만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대출을 갚아나가는 도중에도 “내 대출금리를 깎아달라”고 당당하게 요청할 권리가 법으로 보장돼 있는데, 이것이 금리인하요구권이다.금리인하요구권은 취업, 승진, 재산 증가, 신용등급 상승 등으로 인해 신용상태가 좋아졌을 때 대출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은행은 물론 저축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 모든 1·2금융권에서 행사할 수 있다. 창구에 찾아가지 않아도 PC나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행사할 수 있게 됐다.정부와 국회는 업계 자율로 운영되던 금리인하요구권을 2019년 6월 법제화했다. 금융회사에는 대출 계약을 체결하기 전 소비자에게 금리인하요구권 제도에 대해 설명해줄 의무도 있다. 이를 어긴 금융사나 임직원은 과태료를 물게 된다. 금융사는 금리 인하 신청을 받은 뒤 10영업일 안에 결과를 알려줘야 한다. 전화, 서면, 문자

    2022.09.05 10:00
  •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유독 서울에 많은 'banjiha'…20년 안에 없앤다는데

    남북 대치와 초고속 성장이라는 한국적 특수성이 낳은 주거 형태인 반지하는 사라질 수 있을까. 서울시가 침수 피해 우려가 큰 지하·반지하를 주거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안전 대책을 지난 10일 발표했다. 새로 짓는 집엔 전면 금지하고, 이미 사람이 사는 곳엔 기존 세입자의 거주만 허용하는 방식으로 10~20년에 걸쳐 없앤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 지하·반지하 주택은 32만7320가구로, 61.4%(20만849가구)가 서울에 몰려 있다. 지하·반지하 주택 61% 서울에 집중반지하는 영화 ‘기생충’의 배경으로 등장해 해외에서도 주목받은 적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서울의 집중호우 피해를 보도하며 한글을 그대로 옮긴 ‘banjiha’라는 표현을 썼다. 선진국에서 쉽게 보기 힘든 집이기 때문이다.1962년 제정된 건축법은 1970년 개정을 통해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에 지하층을 건설하도록 했다. 만에 하나 전쟁이 나면 ‘벙커’로 쓸 목적이었다는 게 건축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곳을 거주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건 1975년 건축법이 다시 개정되면서다. 당시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56.3%. 턱없이 부족한 주택을 확충하는 보조 수단으로 반지하를 동원한 것이다. 1980년대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합법화되면서 반지하에 독립된 가구가 사는 거주 형태가 일반화됐다.반지하 주택이 서울에 집중된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주거비다. 국토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수도권 저층주거지 지하주거 임차가구의 평균 소득은 182만원으로 아파트 임차가구(351만원)의 절반에 그쳤다. 저소득층(74.7%)과 비정규직(52.9%)이 많고, 노년 가구주(19.2%)와 자녀양육 가구(22.1%) 비중

    2022.08.22 10:00
  • [임현우의 Fin토크] 비트코인은 정말 4년마다 오를까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에 기록된 최초의 콘텐츠에는 공통점이 있다.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이 시험 삼아 올려본 것이어서 알맹이가 없다. 유튜브의 1호 동영상은 2005년 4월 23일 자웨드 카림이 등록한 ‘Me at the zoo(동물원의 나)’다. “코끼리 코가 엄청 길다”더니 “할 말이 없다”면서 끝나는 18초 분량의 허무한 영상이다. 트위터는 2006년 3월 21일 잭 도시가 끄적인 ‘just setting up my twttr(방금 내 트위터 설정함)’, 인스타그램은 2010년 7월 17일 케빈 시스트롬이 개 사진과 함께 올린 ‘test(테스트)’라는 글이 시초다.반면 비트코인이라는 네트워크에 올려진 최초의 메시지는 꽤나 함축적이다. 비트코인의 역사는 2009년 1월 3일 익명의 개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생성한 첫 번째 블록에서 시작됐다. 그는 이 블록에 ‘The Times 03/Jan/2009 Chancellor on brink of second bailout for banks’라는 문구를 새겼다. 은행 추가 구제금융이 임박했음을 보도한 영국 신문 더타임스의 1면(사진) 머리기사 제목인데, 금융위기를 촉발한 이른바 ‘중앙집권적 금융 체제’에 대한 그의 문제의식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됐다.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지금도 그날 더타임스 1면을 상징적인 기록물로 여긴다. 비트코인을 키운 '내러티브'행동경제학자 로버트 실러는 비트코인이 뜬 이유로 ‘내러티브’를 꼽았다. 정부와 중앙은행에 반기를 든 저항정신, 모든 것이 연결된 투명한 세계라는 이상적 청사진, 정체불명의 사토시라는 인물이 뿜어내는 신비주의가 하나의 드라마처럼 어우러져 대중을 매료시켰다는 것이다.출사표부터 의미심장했던 비트코인은 이후 13년 동안 여러 수식어를 더

    2022.08.16 17:33
  •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R'의 정의가 대체 뭐냐…위키피디아 난장판 된 사연

    지난달 말 위키피디아에서 Recession(경기침체)이란 단어를 놓고 한바탕 ‘편집 전쟁’이 벌어졌다. 한 네티즌이 ‘일반적으로 2개 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하면 경기침체’라는 내용을 추가했는데, 위키피디아 관리자가 ‘출처가 불분명하다’며 지워버린 게 발단이었다. 이후 재등록과 삭제를 반복하며 1주일 만에 180회 넘는 수정이 이뤄졌다. 결국 위키피디아는 한동안 신규 이용자가 편집에 참여할 수 없도록 자물쇠를 채웠다. 미국 경제지 포천은 “나라 전역을 달군 경기침체 논쟁이 인터넷 백과사전으로 번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선 경제학회가 공식 판단한다는데…최근 미국에서는 경제가 하강기에 진입했는지 아닌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팽팽하다. 통상 시장이 ‘기술적 경기침체’로 간주하는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현실화하면서다. 미국 GDP 증감률은 올 1분기 -1.6%에 이어 2분기 -0.9%(연율 기준)를 기록했다. 다만 이 기준은 대다수 전문가와 언론이 그렇게 본다는 것이지 공식적인 경기침체를 의미하진 않는다.미국에서 경기침체 여부를 판단하는 곳은 경제학자들의 연구 모임인 미국경제학회(NBER) 산하 경기사이클판정위원회(BCDC)다. 이들은 경기침체를 ‘경제 전반으로 퍼지고 몇 달 이상 지속되는 경제활동의 커다란 감소’로 규정한다. 채점표처럼 딱 떨어지는 기준이 있는 게 아니라 소득, 지출, 고용, 생산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한다. 이 단체가 ‘오피셜’ 경기침체를 선언하기까지 1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다.역사적으로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은 공식적인 경기침체 선언으로 이어진 적이 많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

    2022.08.15 10:00
  •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친구가 인스타에 올린 내 사진, 내년부터 지울 수 있다

    정부가 내년부터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잊힐 권리(the right to be forgotten)’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 당사자가 신청하면 본인이나 타인이 인터넷에 올린 사진과 동영상, 개인정보가 담긴 글 등을 지워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모님이 SNS에 게시한 나의 아기 때 사진이나 친구가 동의 없이 등록한 내 영상을 삭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내가 직접 올린 콘텐츠도 보다 쉽게 지우거나 숨김 처리할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11일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이런 내용을 담은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내 모습 SNS서 안 보이게 해주세요”최영진 개인정보위 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디지털 네이티브’인 아동과 청소년들은 그 누구보다 능숙하게 디지털 기기를 다루지만 개인정보 침해 위험에 대한 인식이 낮고 권리 행사에 미숙하다”며 “개인정보 주인으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잊힐 권리란 인터넷 이용자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를 비롯한 SNS나 포털 게시판 등의 게시물을 지워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이 개념이 주목받게 된 사건은 2014년 유럽사법재판소의 한 판결이다. 스페인 변호사 마리오 곤살레스는 “빚 때문에 집이 경매에 넘어간 내용을 담은 옛날 기사가 구글에서 검색되지 않게 해달라”며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재판부는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으니 구글은 검색 결과를 지우라”고 결정했다. 이후 두 달 동안 유럽에서만 8만 건 이상의 포털 게시글 삭제 요청이 몰렸다.잊힐 권리를 어디까지, 어떻게 보

    2022.07.25 10:00
  • [임현우의 Fin토크] "핀테크 돈잔치 끝났다, 벨트 꽉 매라"

    ‘R(경기 침체)의 공포’ 속에 어렵지 않은 업종이 없지만 ‘금융의 미래’로 촉망받던 핀테크 업계가 빠진 수렁은 더 깊어 보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증시에 상장한 핀테크 기업 30여 곳의 주가는 올 들어 평균 50% 급락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30% 빠졌으니 충격을 제대로 받은 셈이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핀테크는 ‘집콕 수혜주’의 하나로 급성장했지만 그에 걸맞은 실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당분간 저축이 줄고 연체율은 높아질 가능성이 큰 데다, 금융감독 당국이 핀테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악재다.비상장 핀테크 벤처의 몸값 역시 뚝뚝 떨어지고 있다. BNPL(선구매 후결제) 시장 최강자인 스웨덴 클라르나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460억달러(약 60조6000억원)로 인정받은 기업가치가 얼마 전 투자 유치 때는 67억달러(약 8조8200억원)로 깎였다. 1년 새 85% 쪼그라든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비싼 스타트업으로 꼽혔던 결제업체 스트라이프의 평가 가치도 28% 줄었다. 외신들은 투자를 따내기 위해 몸값을 자진 삭감하는 곳이 줄을 이을 것으로 내다봤다.“지난해 핀테크 업계가 유치한 자금은 지속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수준이었다. 이젠 벨트를 꽉 매야 할 것이다.”(비즈니스인사이더) “벨트가 조여지고 나면 핀테크 기업의 생존 가능성은 대차대조표상 현금으로 평가받을 것이다.”(파이낸셜타임스) '60兆 데카콘' 몸값조차 85% 빠져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고점 대비 3분의 1, 카카오페이 주가는 반의반 토막이 됐다. 카뱅을 따라 올해 화려하게 상장하려던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머리가 복잡할 것이다. 토스 창업자 이승

    2022.07.19 17:05
  •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가입은 쉬워도 해지는 어렵더라…앱 속의 '꼼수 설계'

    매달 4900원을 내고 한 인터넷 업체의 유료 멤버십을 이용해 온 A씨는 가입을 해지하려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탈퇴 메뉴를 찾는 것부터 쉽지 않았고, 어렵사리 해지 신청을 한 뒤에도 ‘OOO원의 혜택을 포기하실 건가요?’ ‘어떤 점이 마음에 들지 않으셨어요?’ 같은 질문이 거듭 등장하며 그를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B씨는 평소 자주 찾던 쇼핑 앱에서 ‘오늘만 이 가격!’ ‘재고 O개, 품절 임박’이라는 문구에 혹해 물건을 샀다가 후회하고 있다. 할인율이 높아 금방 동날 것이라던 상품은 1주일이 지나도 똑같은 값에 팔리고 있었다. 소비자원 “유명 앱 97%에 다크 패턴”온라인 플랫폼 시장이 계속 커지는 가운데 소비자의 비합리적 소비를 부채질하는 ‘다크 패턴(dark patterns)’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다크 패턴이란 소비자가 의도치 않게 물건을 사거나 이용료를 결제하게끔 유도할 목적으로 교묘하게 설계한 웹·앱 디자인을 뜻한다. 우리말로는 ‘눈속임 설계’라고 부른다.2010년 이 개념을 처음 정의한 영국 디자이너 해리 브링널은 다크 패턴의 유형을 열두 가지로 분류했다. A씨와 B씨 사례처럼 해지 절차를 일부러 복잡하게 만들거나, 마치 혜택을 주는 것처럼 충동적 선택을 강요하는 행위는 다크 패턴의 대표적 방식이다. 무료 체험 기간이 끝나면 별다른 고지 없이 자동 결제로 전환하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자신이 의도한 것보다 많은 개인정보를 공개하게 하거나, 상품 소개 화면에서는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가 결제 단계에서 추가 비용을 끼워넣는 것 등도 전형적인 다크 패턴이다.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국내 100대 모바일 앱을 조사

    2022.07.18 10:00
  •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이익 너무 많이 낸 죄?…英 석유회사에 '세금폭탄'

    영국 정부는 지난 5월 석유·가스 기업에 한시적으로 25%의 ‘횡재세(windfall profit tax)’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영국에선 에너지요금 폭등으로 올해 1200만 가구가 소득의 10% 이상을 기름값과 전기료에 쏟아부어야 할 판이다. 1년 동안 횡재세를 통해 조달할 50억파운드(약 7조9000억원)는 전 국민의 에너지요금을 깎아주는 데 쓴다. 미국 의회에선 이익률이 10%를 넘어서는 석유회사에 21%의 세금을 더 부과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대국민 연설에서 “엑슨모빌이 하느님보다 돈을 더 벌었다”며 정유회사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호황 누리는 정유사, 고통 분담하라는 정치권횡재세는 일정 수준 이상의 이익을 낸 기업 등에 추가로 물리는 ‘초과이윤세’를 뜻한다. 기름값 고공행진 속에 초호황을 맞은 정유사들이 집중 타깃이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정유사의 초과이익을 최소화하거나 환수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는 얘기가 나와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국내 4대 정유사가 올 1분기 거둬들인 영업이익은 총 4조7668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썼다. 국제 유가가 뛰기 전 미리 사둔 원유의 가치가 높아지며 재고 관련 이익이 늘었고, 석유제품 수요를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면서 정제마진이 역대 최고치로 오른 결과다. 정유사는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이를 다시 휘발유나 경유 같은 석유제품으로 만들어 판다.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뺀 게 정제마진이다.‘비정상적’으로 많은 이익을 낸 만큼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초과이익 일부를 환원해야 한다는 게 횡재세의

    2022.07.04 10:00
  • [임현우의 Fin토크] 2022년의 '충청은행 부활운동'

    충청남도가 지난달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100만인 서명운동’이라는 홈페이지를 열었다. 한 달 새 7000명 가까이 동참했다. 충청권에 새 은행을 만들자는 주장은 10년 전 반짝 나왔다가 최근 대선과 지방선거를 계기로 다시 공론화가 시도되고 있다. 대전, 세종, 충남, 충북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공동 추진 협약을 맺고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내년 금융당국에 인가 신청서를 낸다는 목표다. 지방은행이 없는 탓에 자본이 충청권 밖으로 더 빠져나가고, 지역 맞춤형 금융 서비스도 부족하다는 게 이들 지자체의 문제의식이다. 새 은행이 3조5000억원의 생산, 2조원의 부가가치, 2000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청사진도 내놨다.우리나라 은행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게 ‘조상제한서’다. 한때 은행업계를 주름잡았던 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은행을 가리킨다. 아직 건재한 곳은 SC제일은행뿐이다. 나머지 은행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지 20년이 넘었으니 Z세대쯤 되면 이름 자체가 낯설 터다. 외환위기 파도에 휩쓸려 잊혀진 금융회사 중엔 지방은행도 많다. 1998년 충청은행(사진)이 하나은행, 강원은행이 조흥은행에 넘어갔고 1999년 충북은행이 조흥은행, 경기은행이 한미은행으로 흡수됐다. 박정희 정권 ‘1도 1행’ 정책의 산물인 지방은행은 이제 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까지 여섯 곳 남았다. 핀테크 시대, 설 자리 좁은 지방銀그런데 어렵게 살아남은 지방은행들은 갈수록 힘겨워 보인다. 금융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세계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지방은행의 수익성(ROE·RO

    2022.06.28 17:37
  •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추락하는 코인값…암호화폐 산업 '꽁꽁' 한겨울

    코로나19 사태 이후 후끈 달아올랐던 암호화폐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8000만원을 돌파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반년 만에 반토막 났다. 테라와 루나의 폭락 사건으로 투자심리도 크게 악화됐다. 암호화폐업계에서는 “호황이 끝나고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가 찾아왔다”는 비관론이 퍼지고 있다. 크립토 윈터는 ‘암호화폐’와 ‘겨울’을 합친 말이다. 암호화폐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장기 약세장에 빠지면서 블록체인산업 전체가 위축되는 시기를 뜻한다. 주가·이익 뚝 … 허리띠 졸라맨 거래소국내외 암호화폐거래소들은 일제히 ‘긴축 경영’에 나서는 분위기다. 미국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올해 안에 인력을 세 배로 늘리겠다던 계획을 백지화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코인베이스 직원 4948명 중 약 1700명이 최근 1년 새 뽑혔다. 이 회사는 지난달 “시장 환경 변화를 반영해 채용 속도를 늦추고 사업 우선순위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또 다른 암호화폐거래소 제미니는 직원의 10%를 감원하기로 했고, 중동의 레인파이낸셜은 이미 수십 명을 해고했다.미국 중앙은행(Fed)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푼 유동성을 거둬들이기 시작하면서 주식, 부동산, 암호화폐 등의 자산 거래가 위축되고 있다. 매출의 사실상 전부를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는 이들 업체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이유다. 코인베이스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급감했고, 주가는 역대 최저가로 떨어졌다. 국내 1위 업체 업비트도 1분기 매출이 28.6%, 영업이익은 46.9% 줄었다. 크립토 윈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비트코인 시세가 한 차례 폭등했다가 주저앉

    2022.06.20 10:00
  •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IPEF '中견제' 노린 '美주도' 경제협력체…한국도 창립멤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다녀간 이후 신문에서 ‘IPEF’라는 단어를 자주 볼 수 있다. IPEF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 경제협력체로 지난달 23일 공식 출범했다.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인도·태평양에 크게 투자하고 있고, 긴 여정에 전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화상으로 참석해 한국이 IPEF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FTA와 뭐가 다르고, 한국은 무엇을 얻나IPEF는 공정하고 회복력 있는 무역, 반도체와 핵심 광물 등 공급망 안정, 인프라·청정에너지·탈탄소화, 조세·반부패 등 4개 분야의 협력이 목표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처음 구상을 밝혔으며 ‘창립 멤버’로 13개국이 참여했다. 미국과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에 더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인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이 이름을 올렸다.일반적인 자유무역협정(FTA)은 무역 개방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IPEF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불거진 세계 공급망 위기와 디지털 경제, 첨단기술 분야 등에서 공조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등의 시장에서 동맹국 간 연대를 강화해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를 노렸다.IPEF 참가국의 국내총생산(GDP)을 모두 더하면 34조6000억달러로 세계 GDP의 40.9%다. 중국이 이끄는 세계 최대 규모 FTA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일본 등이 참여한 ‘포괄적·

    2022.06.06 10:00
  •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전셋집이 줄어든다…서울 월세 비중 50% 첫 돌파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전까지 사람들은 다른 누군가의 집에서 세살이를 하는 게 보통이다. 주택 임대차 계약은 크게 전세(傳貰)와 월세(月貰)로 나눈다. 전세는 주인에게 두둑한 목돈(전세금)을 맡기고 집을 빌려 쓰다가 계약기간(통상 2년)이 끝나면 전세금을 100% 돌려받고 나간다. 월세는 대가를 다달이 지급하지만 그 대신 보증금이 전세보다 훨씬 적다.외국에서 월세 방식이 보편적인 것과 달리 한국에선 유독 전세 제도가 발달했다. 제도권 금융이 취약했던 고도성장기에 집주인에겐 자금을 융통하는 수단으로, 세입자에겐 주거 안정을 누리면서 저축할 시간을 버는 경로로 활용돼왔다. “전세 매물 부족에 금리 상승 겹쳐”그런데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뉴스를 경제신문에서 자주 보게 된다. 전세의 월세화란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비중은 줄고 월세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을 뜻한다. 특히 올 들어 서울에서는 월세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직방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서울지역 임대차 계약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4월 월세 계약 비율은 51.6%로 집계됐다. 이 통계가 공개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월세 비율이 50%를 넘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41.0%, 2020년 41.7%, 2021년 46.0%로 뛰었는데 최근 상승폭이 더 커진 셈이다.전문가들은 전세 매물이 부족해진 데다 금리 인상, 분양가 상승 등의 악재가 겹친 결과로 보고 있다. 직방 측은 “금리 상승으로 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비싸지면서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도가 높아졌다”며 “무거워진 보유세 부담을 월세를 받아 충당하려는 임대인 수요도 맞물려 월세 거래가 늘어난

    2022.05.23 10:01
  • [임현우의 Fin토크] 비트코인 줘도 안 받는다는 버핏

    “세상 모든 비트코인을 25달러에 준다고 해도 난 안 받는다.”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사진)의 ‘비트코인 저격 어록’에 또 한 문장이 추가됐다. 지난달 30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투자자들은 암호화폐에 대한 그의 생각을 물었고, 버핏의 답은 예상대로였다. 버핏은 과거에도 비트코인을 “쥐약의 제곱” “투자가 아닌 투기” “고유한 가치가 전혀 없는 망상”으로 비판한 이력이 있다.비트코인이 내재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는 찬반 진영의 입장이 결코 좁혀지지 않는 논쟁거리다. 버핏은 철저히 후자 쪽이다. 그는 비트코인을 아무런 가치도 창출하지 못하면서 ‘마술’로 사람을 홀리는 비생산적 자산으로 규정했다. 농장은 먹거리를 생산하고, 아파트는 임대료를 벌게 해주지만, 코인은 나보다 비싼 값에 사줄 누군가에게 파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다. "코인은 망상, 블록체인은 진짜"버핏은 실제로 비트코인을 ‘줘도 안 받은’ 적이 있다. 2년 전 트론이라는 코인을 만들어 억만장자가 된 저스틴 선이 ‘버핏과의 식사’를 450만달러(약 57억원)에 낙찰받았다. 선은 갤럭시 폴드에 내장된 암호화폐 지갑에 비트코인 1개, 트론 193만830개, 비트토렌트 100개 등을 담아 버핏에게 선물했다. 이 지갑의 거래 기록은 인터넷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데, 버핏이 털끝 하나 건드린 흔적 없이 방치돼 있다.당시 버핏과 마주 앉은 선은 “비트코인은 다음 세대의 통화”라며 “당신은 비트코인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지만 손주들은 그럴 것”이라고 설득했다. 버핏은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

    2022.05.10 17:18
  •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한국은 3년, 중국도 13년 뒤엔 노인 인구 20% 넘어

    일본 도쿄에 있는 후추형무소는 지난해 5월부터 징역형을 받은 수감자가 의무적으로 하는 노역을 ‘기능향상작업’으로 일부 대체했다. 말이 노역이지 실질적으론 재활훈련에 가깝다. 사이클 기계에서 페달을 밟거나 보자기 공을 던지는 등 신체·인지능력을 끌어올리는 운동이 대부분이다. 3년 뒤부터 일본의 모든 수감자는 강제노역 대신 이런 재활훈련을 받게 된다. 감옥 안에서조차 고령화가 너무 심각해지고 있어서다. 수감자 네 명 중 한 명꼴로 노인이다 보니 예전 같은 노역을 시키는 건 무리라는 게 교정당국의 설명이다. 감옥에 노인 많아져 노역도 못 시키는 일본유엔은 65세 이상 인구를 고령인구로 정의한다. 고령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인 사회는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노인의 나라’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한 일본은 대표적인 초고령사회다. 지난해 9월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9.1%(3640만 명)에 달해 세계 1위다. 2위 이탈리아(23.6%)와 3위 포르투갈(23.1%)보다 5%포인트 이상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37개국 중 초고령사회 단계에 진입한 나라는 이들 국가를 비롯한 11개국이다.한국은 2001년 고령인구 비율이 7.2%를 기록하며 고령화사회에 들어섰고, 2018년에는 14.4%로 더 높아져 고령사회가 됐다. 통계청은 2025년 한국의 고령인구 비율이 20.6%까지 올라 초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넘어가는 데 17년이 소요됐으나,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가는 데는 불과 7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얘기다.인

    2022.05.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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