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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1분기 경제성장률이 0.7%에 그쳤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충격이 한국 경제를 제대로 강타하기도 전에 0%대로 둔해진 것이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년 만에 4%대로 올라서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 경제가 슬로플레이션(slowflation)에 빠져들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수·투자 부진한 가운데 불안한 성장슬로플레이션이란 경기 회복 속도가 느려지는 가운데 물가만 치솟는 현상을 가리킨다.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과 비슷해 보이지만 경기 하강의 강도가 그보단 약하다는 게 차이점이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 분기 대비)은 0.7%로 집계됐다. 내수와 투자 모두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이 가까스로 경제를 떠받치는 ‘불안한 성장’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기별 성장률은 일곱 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긴 했지만 바로 전 분기(1.2%)와 비교하면 0.5%포인트 떨어졌다. 오미크론 대유행과 공급 병목현상 등의 영향으로 민간소비(-0.5%)와 설비투자(-4.0%), 건설투자(-2.4%)가 뒷걸음질한 영향이 컸다. 반도체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4.1% 늘면서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3%를 돌파한 데 이어 최근 4%대로 올라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1% 올랐다. 2011년 12월(4.2%) 후 10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와 외식비 등이 물가 오름세를 이끌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소비자물가가 올해 내내 4% 안팎의 상승률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태그플레이션보다는 약하다지만…한은은 올해
‘괴짜 기업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선언하면서 또 한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 지분 9.2%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른 사실을 공개한 데 이어 지난 13일 트위터 경영진에 지분 전체 인수를 제안했다. 그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트위터의 모든 지분을 사들인 뒤 비상장사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트위터는 15일 머스크의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포이즌 필(poison pill) 전략을 꺼내들었다. 새 주식 싼값에 발행 … 기존 주주 지분 늘려포이즌 필은 영어로 ‘독약’이라는 뜻으로, 적대적 M&A 대상이 된 기업이 활용하는 경영권 방어 수단의 하나다. 새 주식(신주)을 대거 발행하거나 기존 주주에게 신주를 시가보다 훨씬 싼값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부여하는 제도다. 이렇게 하면 기존 주주들은 적은 돈을 들여 지분을 늘릴 수 있지만 M&A에 나선 쪽은 지분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포이즌 필은 과거 스파이들이 체포될 경우에 대비해 독약을 지니고 다닌 데서 유래했다. 흔해빠진 물건은 비싸게 팔리기 어렵듯 기업 주식도 너무 많이 발행하면 가격이 하락(가치 희석)하게 된다.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적의 공격으로부터 경영권을 지켜내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트위터 측은 “어떤 개인이나 집단이 지분을 15% 이상 매입하면 포이즌 필을 발동하겠다”며 “이 조치는 내년 4월 14일까지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트위터가 포이즌 필을 가동함에 따라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려면 기존 주주를 직접 설득해 주식을 공개 매입해야 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그의 자금 조달 능력에 의문을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이던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최소 1만원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모든 거래는 블록체인에 안전하고 투명하게 기록됩니다.”세종텔레콤의 부동산 간편투자 앱 비브릭 사업을 총괄하는 박효진 부사장(사진)의 설명이다. 소액으로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이른바 조각투자 서비스가 주목받는 가운데 이 회사는 부산지역 빌딩에 특화한 비브릭을 선보였다. 부산지역 건물을 증권형 토큰(STO)으로 잘게 쪼개 일반투자자 청약을 받아 공모 방식으로 판매한다. 비브릭은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규제샌드박스) 사업으로 선정돼 각종 증권 관련 규제 적용에서 예외를 인정받았다.박 부사장은 “160조원 규모인 부동산 관련 간접투자 시장의 97%가 사모 형태여서 평범한 개인에겐 진입장벽이 높다”며 “비브릭은 일반적인 온라인펀드처럼 누구나 쉽게 비대면으로 거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이달 상장할 1호 상품은 부산 초량동의 17층짜리 사무용 빌딩이다. 투자자는 언제든지 증권을 사고팔 수 있고, 지분만큼 배당도 받을 수 있다. 두 달에 한 개꼴로 후속 상품을 출시해 구색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비브릭은 세종텔레콤과 이지스자산운용, DS네트웍스자산운용이 컨소시엄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가 참여해 ‘검증된 물건’을 발굴한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 관리는 부산은행과 공조한다.박 부사장은 “청약부터 청산에 이르는 부동산펀드 투자 업무단계 97개 중 34개를 블록체인 플랫폼에 올려 신뢰도를 높였다”고 했다. 세종텔레콤의 뿌리는 온세통신이다. 그는 “기간통신망과 데이터센터를 운영해온
멋진 차 한 대 새로 뽑는 일이 ‘하늘의 별 따기’가 돼가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이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면서 신차를 받으려면 길게는 1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차값은 훌쩍 뛰어 ‘카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자동차(car)가 물가 상승(inflation)에 한몫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국내 신차 평균 판매가격은 처음으로 4000만원을 돌파했다. 업체들이 원자재값 상승분을 반영해 가격을 전반적으로 인상한 데다 ‘눈높이’가 올라간 소비자들이 비싸고 좋은 차를 많이 찾은 영향이다. 안 그래도 물가 불안한데, 자동차 너까지…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9.0% 감소한 173만5000대였다. 반면 자동차 내수 판매액은 1.8% 증가한 7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신차 평균 판매가격은 1년 전(3949만원)보다 11.9%(471만원) 오른 4420만원으로 집계됐다. 수입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등 고가 차량이 잘 팔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 대에 평균 4억원을 넘는 벤틀리,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등 초고가 수입차의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25% 늘어난 1542대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카플레이션을 주도한 것은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다. 전기차 판매 대수는 1년 새 43.1% 급증했지만 ‘규모의 경제’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핵심 원자재인 니켈, 리튬 등의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어서다.업계 전문가들은 세계 자동차 부품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카플레이션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지난 11일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반도체 공
한동안 잊고 지냈던 제로페이에 다시 주목하게 된 것은 두 달 전이다. 세간의 관심이 대통령 선거에 쏠려 있던 올해 초, 핀테크업계에선 또 다른 선거전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300여 개 핀테크 기업을 회원사로 둔 한국핀테크산업협회의 회장 선거다. 핀테크 위상이 높아지면서 여러 최고경영자(CEO)가 출사표를 던졌다. 제로페이 운영을 전담하는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의 수장이 당선됐다.개인적으로 의외의 결과라고 생각했다. 이 협회 역대 회장의 면면을 보면 이승건 토스 대표와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처럼 ‘테크 기업의 역동성’을 상징하는 인물들이었다. 냉정히 말해 제로페이가 그런 서비스는 아니다는 평이 많다. 4년 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제로페이 행사에 참석해야 했던 핀테크 CEO들이 털어놓던 하소연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직접 투표권을 행사한 회원사 관계자들과 얘기하면서 의문이 조금은 풀렸다. 핀테크에 대한 신임 회장의 지식과 애정이 크고, 업계와 협회를 두루 거치며 경륜을 쌓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개인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선거였다는 것이다. 전자금융법 개정을 비롯해 규제 현안이 많은 핀테크업계로선 그의 대관(對官) 역량에도 기대를 걸고 있었다. '官製' 오명 못 벗은 제로페이제로페이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그간의 이용 실적이 공개돼 있다. 137만8501개 가맹점에서 3조5092억4500만원어치 결제가 이뤄졌고, 이를 통해 소상공인이 아낀 수수료는 289억2000만원이라고 한다. 첫 1년 동안 가맹점이 30만 개, 결제액은 700억원 남짓이었음을 감안하면 고무적 성과처럼 보인다.그런데도 왜 제로페이에는 ‘관제(官製) 페이’ ‘박원순 페이’라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42곳이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한국거래소가 12월 결산 상장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 제출을 마감한 결과 유가증권시장에서 4개, 코스닥시장에서 38개 업체가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아 상장폐지 대상에 올랐다. 이들 기업이 이의를 제기하고 개선할 기회를 얻으면 퇴출을 면할 수도 있지만, 상장폐지가 확정되는 경우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적정’ 의견 못 받으면 증시에서 퇴출될 수도감사의견(auditor’s opinion)이란 기업의 재무제표가 정확하게 작성됐는지에 대해 감사를 맡은 공인회계사가 제시한 의견을 가리킨다. 재무제표는 회사의 1년치 경영실적을 압축한 성적표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성적표는 기업 직원들이 직접 작성하기 때문에 투자자들로선 100% 정직하게 만들었는지 의문을 가질 만하다. 외부 회계 전문가가 재무제표를 꼼꼼하게 검증한 다음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이 감사의견이다.감사의견은 네 종류로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이 있다. 적정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개를 비적정으로 통칭한다. 적정은 기업이 회계처리 기준을 잘 지켰다는 의미다. 해마다 상장사의 99%는 감사의견 적정을 받는다. 적정이 나오는 게 정상이니 당연한 결과다. 다만 재무제표를 규정에 맞게 작성했다는 얘기일 뿐 재무상태의 좋고 나쁨에 대한 평가는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한정은 적정 의견을 내긴 곤란하지만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는 뜻이다. 회계기준을 위반했거나 회사 쪽이 감사에 필요한 증거를 충실히 제공하지 않은 경우(감사범위 제한)가 포함된다.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은 유가증권시장에선
NH농협생명(대표 김인태)이 지난 2월 출시한 ‘스마트페이NH종신보험’(해지환급금일부지급형, 무)이 생명보험협회로부터 3개월(3월 23일~6월 22일)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생명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는 지난달 열린 제1차 신상품심의위원회 회의에서 NH농협생명 신상품인 스마트페이NH종신보험의 배타적 사용권을 심의·의결했다. 이 상품은 고객의 라이프사이클을 감안한 새로운 보험료 납입 구조를 신설한 측면에서 독창성과 유용성을 인정받았다.최근 3년간 생명보험사의 배타적 사용권 취득 내역을 살펴보면 대다수가 보장 내용을 세분화한 신규 위험률 중심이었다. 이번에 NH농협생명이 보험료 납부 등의 상품구조 변경을 통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NH농협생명은 업계 최초로 보험료 납부를 기간별로 차등화하는 상품 구조를 도입해 심의위원들에게 호평받은 것으로 전해졌다.종신보험은 보험료 납부 기간이 길고 고액의 보험료를 지속적으로 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착안한 ‘스마트페이 납입’ 방식은 보험료 납부 기간을 2개 구간으로 나눠 소득공백기(제2납입기간)에 경제활동기(제1납입기간)보다 낮은 보험료를 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최대 72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유병력자가 가입 가능한 상품도 있다.보험료는 55세 남성, 가입금액 1000만원, 7년납 기준으로 제1납입기간(3년) 월 36만6700원, 제2납입기간(나머지 4년) 월 3만6670원으로 책정됐다. 이 상품은 피보험자 사망 시 가입금액과 함께 이미 낸 보험료까지 환급해준다는 점에서 통상의 종신보험과 차별화된다.김인태 대표는 “이 상품이 소득 불안에 시달리는 장년층, 자영업자
“목은 다 나았지만 몸은 여전히 무거워요. 피곤함이 좀처럼 가시질 않네요.”지난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장인 K씨(40)는 자가격리가 풀린 지 2주가 지났지만 피로와 기침, 우울감 등에 시달리고 있다. 사무실에 다시 출근하고 있지만 일이 영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했다. K씨 사례와 같은 코로나19의 장기 후유증을 ‘롱 코로나 증후군(Long COVID)’이라 부른다. “사람마다 증상도 기간도 달라”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확진되거나 확진됐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최소 2개월, 통상 3개월간 다른 진단명으론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을 겪는 것을 롱 코로나 증후군으로 정의했다. 길게는 6~9개월까지 지속될 수 있고, 사람에 따라 여러 증세가 동시에 올 수도 있다.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000만 명대에 진입하면서 롱 코로나 증후군이 또 다른 경제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활력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AP통신에 따르면 의료계는 코로나19 감염자 3분의 1 이상이 롱 코로나 증후군을 겪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증후군의 흔한 증상으로는 피로감, 기억력·사고력 저하, 미각·후각 상실, 호흡 곤란, 불면증, 우울증, 불안감 등이 꼽힌다. 중증으로 입원하지 않고 가볍게 앓고 넘긴 코로나19 환자도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파악된다.롱 코로나 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로선 여러 가설이 제기되는 수준이다. 우선 초기 감염 이후 바이러스가 몸 안에 남아 염증을 계속 일으키거나, 바이러스가 잠복했다가 재활성화하면서 후유증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있다. 코로나19를 앓은 뒤 자가면역반응이 생기면서 후
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가 막대한 전기를 잡아먹는 비트코인 채굴을 비판하며 대대적인 캠페인에 나선다. 그린피스는 이달부터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폴리티코 등 미국 주요 신문과 페이스북에 ‘기후가 아니라 코드를 바꿔라(Change the code, not the climate)’는 광고를 실을 예정이다.작업증명(PoW)으로 이뤄지는 비트코인 생성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작업증명은 고성능 컴퓨터로 복잡한 수학 연산을 해결한 사람에게 노력의 대가로 암호화폐를 지급하는 것이다. 광산에서 귀금속을 캐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채굴이라고 부른다. 비트코인을 국가로 치면 세계 27위의 전력 소비국으로 네덜란드, 노르웨이,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앞선다.작업증명의 대안으로는 지분증명(PoS)이 꼽힌다. 지분증명은 암호화폐 보유량이 많은 사람에게 블록체인 생성 권한을 주는 것으로, 컴퓨터 연산이 필요하지 않아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적다. 이더리움은 작업증명에서 지분증명 방식으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암호화폐 리플의 공동 개발자인 ‘코인 억만장자’ 크리스 라슨이 광고비로 500만달러(약 61억원)를 대는 점이 눈길을 끈다. 리플은 채굴이 필요 없는 코인 중 하나다. 라슨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 블록 CEO 등의 동참도 요청할 계획이다.임현우 기자
3월 29일은 여러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개미 투자자들에겐 바쁜 날이 될 것 같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사 중 400곳 이상의 주주총회가 몰려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LG와 SK, 기아, 넷마블, 두산중공업, 카카오, 한화, 경동제약, 하림 등이 이날을 택했다. 해마다 가장 많은 상장사의 주주총회가 집중되는 날을 ‘슈퍼 주총 데이’라고 부른다. 주총은 정말 드라마 같을까“주주총회를 소집해 회장님 해임안을 올릴 겁니다.” “훗, 주주들은 우리 편이야. 어디 한번 해보시지!”재벌가를 배경으로 한 ‘막장 드라마’에는 주주총회를 놓고 등장인물들이 기싸움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주주총회는 주식회사의 주주들이 모여 회사의 중요 안건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 회의를 뜻한다. 드라마만 보면 밥그릇 싸움만 하는 곳 같은데, 사실 그렇지 않다.주식회사는 의사결정기관으로 주주총회, 업무집행기관으로 이사회, 감사기관으로 감사를 두고 있다.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임원의 임명과 면직, 정관 변경, 인수합병 등 다양한 안건을 다룬다. 회사 주식을 한 주 이상 소유하고 있다면 누구나 참석할 권리를 갖는다. 주주총회는 매년 1회 개최하는 ‘정기 주주총회’와 필요에 따라 수시로 여는 ‘임시 주주총회’로 나뉜다. 임시 주주총회는 회사에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지분 3% 이상을 확보한 주주들이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소액이라도 주식에 투자했다면 주주총회에 한 번쯤 가보는 것도 좋은 ‘경제 공부’가 된다. 직접 참석하기 어려우면 위임장을 써서 보낼 수도 있다. 동학개미운동으로 주주가 500만 명을 넘어서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많
이른바 ‘코인 거래 실명제’로 불리는 트래블룰(travel rule)이 지난 25일 전면 시행됐다. 트래블룰은 이용자가 100만원어치 이상 가상자산 입출금을 요청하면 거래소가 송·수신자 정보를 반드시 확인하도록 한 제도다. 은행에서 돈을 부치면 송금인과 수취인 이름이 남지만 ‘익명성’을 강조한 암호화폐엔 그런 장치가 없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2019년 코인을 악용한 돈세탁을 막기 위해 트래블룰 도입을 권고했다. 한국은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세계 최초로 의무화했다. 업비트→바이낸스 출금 ‘일시정지’코인을 A거래소에서 샀다가 A거래소에서 파는 정도의 단순한 거래만 하는 투자자라면 트래블룰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여러 거래소와 개인 지갑으로 코인을 옮겨가며 거래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VASP) 자격을 획득한 국내 주요 거래소는 25일 0시부터 해외 거래소와 개인 지갑으로의 송금 제한을 강화했다. 하지만 거래소마다 세부 규정이 제각각인 데다 준비 상황도 전반적으로 미흡해 한동안 투자자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업비트에선 100만원 이상의 암호화폐를 고팍스, 프로비트 등 8개 국내 거래소와 업비트 브랜드를 빌려 쓰는 3개 아시아 거래소, OKX, FTX, 바이비트로 송금할 수 있다. 빗썸, 코인원, 코빗 등으로는 코인을 보낼 수 없는 상태다. 바이낸스에서는 업비트로 입금만 가능하다. 양방향 송금은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개인 지갑은 메타마스크만 등록할 수 있다.빗썸에선 당분간 국내 모든 거래소로 송금이 불가능하며 다음달 초부터 단계적으로 열린다. 해외 거래소는 바이낸스, 코인베이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가 차량 모델에 업비트라는 명칭을 쓰지 못하게 해달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60부는 업비트 운영업체 두나무가 쌍용자동차를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 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최근 기각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10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의 최상위 모델을 업비트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영어 표기명은 ‘Upbeat’로 코인거래소 업비트(Upbit)와는 다르다.두나무는 한 달 뒤 “상표권을 침해하는 부당경쟁행위”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거래소와 차량 모델의 명칭이 같아 소비자에게 혼동을 주고 두나무의 명성을 손상한다는 취지였다. 쌍용차 측은 ‘티볼리 업비트’로 부르는 게 보통이기 때문에 소비자를 헷갈리게 하지 않는다고 맞섰다.법원은 “사용을 금지할 정도로 오인·혼동 여지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쌍용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호칭과 외관이 유사하기는 하다”면서도 “자동차 거래에서 트림 명칭으로만 분리 인식되는 관행이 형성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거래소 업비트가 암호화폐 투자자 사이에서 유명할 뿐 일반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지진 않았고, 업비트라는 이름은 다른 상품군에도 폭넓게 쓰이고 있다”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두나무는 가처분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다.임현우 기자
카카오에 이어 카카오페이도 새 최고경영자(CEO)가 ‘최저임금 배수진’을 치고 주가 부양에 나섰다. 카카오페이 차기 대표 내정자인 신원근 전략총괄 부사장(사진)은 24일 “회사 주가가 20만원에 도달할 때까지 연봉, 인센티브 등 모든 보상을 받지 않고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밝혔다. 또 “책임 경영을 강화해 대내외 신뢰를 회복하고 회사가 제2 성장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을 앞두고 있다.경영진의 주식 집단 매각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카카오페이는 이날 ‘신뢰 회복을 위한 실행 방안’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상장 한 달 만인 지난해 12월 류영준 대표와 신 내정자를 포함한 핵심 경영진 8명이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 44만993주를 팔아 878억원을 현금화했다. ‘도덕적 해이’ 논란이 거세지자 류 대표 등 3명은 카카오를 떠나기로 했고, 신 내정자를 포함한 5명은 사표가 반려됐다.카카오페이에 남게 된 신 내정자와 나호열·이승효·이지홍·전현성 부사장은 작년치 성과 인센티브를 반납해 임직원 보상 재원에 보탰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해 안에 분기별로 회사 주식을 다시 사들이고, 향후 팔게 되더라도 차익은 전부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회사 측은 “구성원과 상시적 소통 채널을 마련하고, 사회공헌활동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카카오페이는 배영 포스텍 교수(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신 내정자, 카카오페이 직원, 카카오 노조 등이 참여하는 ‘신뢰회복협의체’를 꾸려 이런 방안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이날 카카오페이 주가는 전날보
25일 국내 암호화폐 시장에 ‘트래블 룰(travel rule)’이 전면 시행된다. 투자자가 100만원어치 이상 코인 입출금을 요청하면 거래소가 송·수신자 정보를 수집하도록 한 제도다. 은행에선 이런 규제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를 통해 보편화됐는데, 암호화폐 분야에선 한국이 처음 의무화했다. 그러나 정부의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없어 거래소마다 규정이 제각각이다. 제도가 정착할 때까지 이용자 불편이 예상된다.업비트에서는 100만원 이상 암호화폐 송금이 고팍스·프로비트 등 10개 국내 거래소와 업비트 브랜드를 쓰는 3개 아시아 거래소로만 가능하다. 빗썸·코인원·코빗과 다른 해외 거래소로는 코인을 보낼 수 없다. 다만 100만원 미만이면 기존대로 코인 이동에 제약이 없다.빗썸에서는 국내 모든 거래소로 송금이 불가능한 상태다. 해외 거래소는 바이낸스·코인베이스·크라켄·FTX 등 13곳에 한해 사전 등록한 본인 계정으로 송금할 수 있다. 빗썸은 금액에 상관없이 트래블 룰을 전면 도입했지만, 조만간 100만원 이상에만 적용할 예정이다.국내 4대 거래소 간 코인 이동이 ‘먹통’이 된 건 트래블 룰 솔루션 연동이 이뤄지지 않아서다. 업비트는 ‘베리파이파스프’, 빗썸·코인원·코빗은 ‘코드’라는 솔루션을 자체 개발했는데 기술 문제로 연결이 늦어지고 있다. 4대 거래소는 이날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연동을 4월 24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코인 이동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다. ‘메타마스크’와 같은 개인용 암호화폐 지갑을 활용한 우회로가 있다. 업비트에서 메타마스크로, 다시 빗썸으로 송금하는 식
“5개월 된 막내가 다섯 살 맏이보다 키가 커졌다.” 토스뱅크가 5개월 만에 17조원 넘는 돈을 빨아들이며 수신(예금) 규모에서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를 추월했다. 다만 여신(대출)과 가입자 규모는 케이뱅크가 월등히 앞서고 있다. 여·수신 성장의 균형을 맞춰가는 것이 토스뱅크의 과제로 떠올랐다.23일 토스뱅크가 공개한 영업 실적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가입자 수는 235만220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5일 문을 연 이후 하루 평균 1만4085명꼴로 가입자가 늘었다.‘1억원까지 연 2% 금리’를 내세운 토스뱅크 통장은 205만5255명이 개설했다. 통장 주인은 30대(26.9%)가 가장 많고 20대(24.8%), 40대(24.4%), 50대 이상(17.2%)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1인당 평균 831만원을 맡기고 월 3만7200원을 이자로 받았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다른 인터넷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1인당 평균 잔액이 158만~167만원 수준”이라며 “토스뱅크가 다섯 배 이상 많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통장의 83.2%가 1원 이상 잔액이 있는 ‘실사용 계좌’라는 점도 강조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 당시 만들어 놓고 쓰진 않는 ‘깡통 계좌’가 많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토스뱅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시중은행의 월급통장, 증권사 위탁계좌 등에 들어 있던 여윳돈이 옮겨오면서 토스뱅크의 수신액은 17조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32조5000억원)보단 적지만 케이뱅크(11조6900억원)는 크게 앞선다. 하지만 토스뱅크의 여신 공급은 2조5000억원에 그쳐 카카오뱅크(25조9000억원)와 케이뱅크(7조4900억원)에 한참 못 미쳤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여파로 출
“자산·이익의 성장세를 예상은 해보지만 중요한 경영 목표는 아니다. 고객이 얼마나 자주 앱을 사용하는가가 첫 번째 목표다.”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의 이 설명은 전통 은행보다 정보기술(IT)업계의 성장 공식을 따르는 인터넷전문은행의 ‘DNA’를 잘 보여준다. 카카오뱅크는 자체 상품만 파는 게 아니라 5개 증권사, 8개 저축은행, 7개 캐피털사 등과 제휴를 맺고 다른 회사 금융상품도 연결해 준다. 은행의 전통적 수익 모델인 예대마진 외에 이런 ‘플랫폼 사업’을 키우는 데 공들이고 있다.IT 인력 비율이 높고, 개발자가 핵심 인재 대접을 받는다는 것도 인터넷은행이 플랫폼 기업과 닮은 점이다. 케이뱅크는 임직원의 33%, 카카오뱅크는 40%, 토스뱅크는 70%가 IT 인력이다. 국내 150개 금융회사의 IT 인력이 전체 임직원의 4.5%(2020년 말 기준, 한국은행 집계)인 것과 대조적이다. 인터넷은행 3사는 전 직원에게 대규모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고 ‘인재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상품혁신 촉진 메기 효과”금융권 관계자들은 출범 5년을 맞은 인터넷은행이 금융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한 ‘메기’ 역할을 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당시 대형 은행들은 인터넷은행이 찻잔 속 태풍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국민은행이 ‘KB스타뱅킹’ 이용자 1600만 명을 확보하는 데 10년 걸린 반면 카카오뱅크는 3년여 만에 1600만 명을 돌파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10명 중 6명이 30~40대 고객이었지만 지난해부터 20대 이하와 50대 이상 가입자가 늘면서 연령층이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짠테크 고수’의 필수품으로 파킹통장을 빼놓을 수 없다. 파킹통장은 높은 금리를 주는 수시입출금 통장을 통칭하는 말이다. 돈을 아무때나 넣고 뺄 수 있으면서도, 정기예금이나 적금 수준의 이자를 얻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주차장에 차를 대듯 목돈을 잠시 보관하는 용도로 쓴다고 해서 파킹(parking)이란 별명이 붙었다. 월급통장에 마냥 묵혀두기엔 아깝고, 예적금에 장기간 묶어놓자니 부담스러운 단기 여유자금을 보관하는 용도로 활용하면 된다.인터넷은행 3사는 급여 이체, 카드 결제 같은 복잡한 실적 조건을 요구하지 않는 파킹통장을 앞세워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토스뱅크의 ‘토스뱅크 통장’은 1억원까지는 연 2%, 1억원 초과분에는 연 0.1% 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이다. 지난 16일부터 이자를 하루 단위로 정산하는 서비스를 시작해 일(日)복리 효과까지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매일 받은 이자가 잔액에 더해져 다시 이자가 붙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유리한 방식이다. 토스뱅크 앱에 접속해 ‘지금 이자 받기’를 누르면 매일 한 번씩, 즉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지금 이자 받기’ 기능을 이용하지 않으면 월 1회, 매달 세 번째 토요일에 이자를 지급한다.케이뱅크의 ‘플러스박스’는 최대 한도 3억원까지 연 1.0% 금리를 주는 파킹통장이다. 원하는 용도별로 최대 10개까지 ‘통장 쪼개기’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특정 요일이나 날짜를 정해 입출금 통장에서 플러스박스로 자동이체를 걸어놓을 수도 있다. 카카오뱅크도 같은 개념의 파킹통장인 ‘세이프박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대 보관 한도는 1억원이며 금리는 연 1.1%다.케
토스는 스마트폰 앱에서만 운영하던 '토스 주민센터'를 PC에서도 쓸 수 있도록 웹페이지를 열었다고 22일 밝혔다. 주민등록등본,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 등 61종의 전자증명서를 조회하거나 발급할 수 있다. 공동인증서 없이 '토스 인증서'로 이용할 수 있다.예를 들어 주민등록등본이 필요하면 토스 주민센터 홈페이지에 접속해 지역을 선택하면 QR코드가 생성된다. 이 QR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읽으면 토스 앱이 실행되고 서류 발급이 끝난다. 발급된 증명서는 따로 저장하거나 필요한 기관으로 바로 보내면 된다.박홍비 토스 프로덕트 오너는 "더 많은 증명서를 신청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지난해 98억원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은행장 가운데 압도적인 '연봉 1위'를 차지했다.21일 카카오뱅크가 공시한 2021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윤 대표는 지난해 98억2500만원을 수령했다. 윤 대표의 보수에는 급여 4억100만원, 상여금 3억9400만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이익 90억3000만원이 포함됐다.재작년만 해도 윤 대표 연봉은 5억6400만원으로 주요 시중은행장에 비해 많게는 10억원 이상 적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윤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 만기가 도래하며 얻은 차액이 연봉에 반영되면서 전년보다 17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표는 2019년 3월 부여된 스톡옵션 52만주 가운데 15만6000주를 지난해 4분기에 행사했다.카카오뱅크 측은 "윤 대표는 스톡옵션을 장내에서 팔지 않았으며, 행사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행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스톡옵션이 '차액보상형'이어서 주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윤 대표의 작년 연봉은 단지 2021년도만의 성과 보상이 아닌, 2016년 회사가 만들어진 후 5년간의 총 성과에 대한 보상"이라고 말했다.윤 대표는 당초 '고객 1300만명, 이익 1300억원 달성' 조건을 걸고 스톡옵션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논의가 진행된 2018년 말에는 '스톡옵션 행사 조건이 까다롭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의 전 계열사 대표 주식 매도 규정에 따라 상장 후 2년간 추가로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인터넷전문은행은 2017년 4월 케이뱅크와 10월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하면서 본격 개막했다. 국내에 새 은행이 등장한 것은 평화은행(1992년) 이후 25년 만이었다. 토스뱅크는 2019년 인가전에서 한 차례 탈락하고 재수 끝에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기존 은행과 인터넷은행의 가장 큰 차이점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대기업(산업자본)이 의결권 있는 지분을 최대 34%까지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중은행은 은산(銀産)분리 원칙에 따라 산업자본이 지분을 최대 4%, 의결권을 포기해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이 규정 덕에 케이뱅크는 KT,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토스뱅크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안정적 지분을 확보한 최대주주다.두 번째 특징은 온라인으로만 영업해야 한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모바일 온리’ 전략에 따라 오직 스마트폰 앱으로만 접속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PC뱅킹을 함께 운영하고 있지만 이용률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 가입자는 717만 명, 카카오뱅크는 1799만 명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20조원을 웃도는 시가총액을 유지하고 있고, 케이뱅크도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폭풍 성장’을 달성한 인터넷은행이지만 탄탄대로만 걸어온 건 아니다. 케이뱅크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제에 걸려 자본 확충이 늦어지면서 1년 넘게 대출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토스뱅크는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규제로 출범 9일 만에 신규 대출을 끊었다가 올초 재개했다. 카카오뱅크는 주가를 둘러싼 고평가 논란을 실적으로 불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임현우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1금융권 대출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신용점수 400~500점대(옛 8등급)인 사람도 한 자릿수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은 사례가 나오고 있다. 차별화한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상환능력이 있는데도 시중은행에서 거절당한 중·저신용자(신용점수 KCB 기준 820점 이하)를 발굴한 결과다. “인터넷은행 취지에 걸맞은 금융 혁신”이란 긍정적 평가와 “위험 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가 올 1~2월 내준 신용대출 가운데 중·저신용자 비중은 31.75%를 기록했다. 중·저신용자 1인당 평균 2320만원을 평균 연 7.7% 금리로 빌렸고, 신용점수 454점에 대출이 나간 사례도 있다. 토스뱅크는 “실질소득 분석으로 건전한 중·저신용자를 선별해 저축은행보다 5%포인트 이상 낮은 대출금리를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에서도 신용대출 하한선이 신용점수 500점대까지 내려왔다. 케이뱅크는 올 1~2월 공급한 중·저신용자 대출이 2500억원을 넘어서 지난해 상반기(2568억원) 실적을 두 달 만에 채웠다.금융권에서는 출범 5년을 맞은 인터넷은행이 새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7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쓰기 편한 모바일 앱으로 ‘메기 효과’를 불러왔다면, 올해는 토스뱅크까지 가세해 대출 시장의 사각지대를 파고들고 있다는 점에서다. 편의성과 신속성을 뛰어넘어 가격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다.임현우 기자
카카오뱅크는 올해 대출 영업의 최우선 순위를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로 정하고, 김광옥 부대표 주도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실적을 챙기고 있다. 케이뱅크는 대출을 받아간 중저신용자에게 신용보험 상품 ‘대출안심플랜’을 공짜로 들어주고 있다. 큰 사고를 당해 상환이 어려워질 때 보험사가 대신 갚아주는 서비스다. 신용점수 하위 50%(KCB 기준 820점 이하)를 뜻하는 중저신용자는 1금융권에서 환영받는 소비자가 아니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들을 향해 “돈 좀 빌려가시라”고 구애 작전을 펴고 있다.사실 이런 움직임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작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인터넷은행이 중금리 대출 활성화라는 도입 취지를 지키지 않고 고신용자에게 이자 장사만 한다”고 문제 삼으면서다. 인터넷은행 3사는 내년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0~40%대까지 끌어올리기로 당국과 약속했다. 비금융정보를 가미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는 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신파일러 맞춤 평가’로 승인율 31%↑케이뱅크는 지난달 중저신용자와 신파일러(thin filer)에 특화한 ‘맞춤형 신용평가모형’을 만들어 별도 가동하기 시작했다. 소득 수준, 대출 이력 등 금융정보에 통신·쇼핑 정보까지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 요금제, 할부금, 요금 납부이력 등과 함께 백화점·마트에서 패션, 외식, 생활용품 등을 구매한 이력도 활용한다. 케이뱅크는 새 모형을 적용한 결과 중저신용자의 대출 승인율은 기존 모형 대비 18.3%, 신파일러의 승인율은 31.5%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윤형로 케이뱅크 리스크관리실장은 “향후 통신 데이터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매매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하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지난 7일 공개했다. 현대차는 출고 후 5년, 주행거리 10만㎞ 이내인 자사 차량을 매입해 성능 검사와 수리를 거쳐 ‘신차 같은 중고차’로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계획이다. 매물의 성능, 적정가격 등도 인터넷에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구상이다. ‘레몬 마켓(lemon market)’의 대표적 사례로 꼽혀온 중고차 시장에서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차, 중고차 시장 진출 … “소비자 편익 높일 것”레몬 마켓은 판매자와 소비자 간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질 낮은 물건이 많이 유통되는 시장을 말한다. 상품에 대한 정보를 파는 쪽이 꽉 잡고 있어 소비자가 ‘호구’ 되기 딱 좋은 환경이라는 얘기다. 예를 들어 중고차 매장에서 판매자가 침수, 사고 등의 이력을 숨기거나 품질을 사실대로 알려주지 않아도 소비자는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레몬 마켓은 1970년 미국 경제학자 조지 애컬로프가 만든 용어다. 겉으론 맛있어 보여도 막상 먹으면 신맛 때문에 얼굴을 찡그리게 되는 레몬의 속성에서 유래했다.완성차 제조사가 중고차까치 직접 유통하는 게 새로운 일은 아니다. 벤츠, BMW, 도요타 등 수입차 업체들은 인증 중고차 사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고, 중고 시세까지 방어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기존 중고차 업계의 반발에 막혀 진입하지 못했다. 중고차 업계 단체인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측은 “대기업이 들어오면 5만 명 넘는 중고차 딜러들의 생계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반면 완성차 제조사들을 회원사로 둔 한국
석 달 전만 해도 대출 이용자들을 벌벌 떨게 했던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사실상 사문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올 들어 가계대출 규모가 계속 줄면서 굳이 총량을 관리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영업실적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은행들이 대출한도 확대와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의 관심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출규제 완화’ 공약이 새 정부 정책에 어떻게 반영될지에 쏠리고 있다. 당국 “총량관리 의미 없어”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당선인 공약에 비춰 가계대출 총량관리 폐지, 담보인정비율(LTV) 상향,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축소 등의 조치가 차기 정부에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도 지난해와 달라진 자산시장 기류와 통화정책 정상화 등을 이유로 대출 규제를 일부 풀어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2월 말 1060조1000억원으로 작년 12월 이후 석 달 내리 줄었다.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도 두 달 연속 감소세다.당선인 공약 가운데 총량규제 폐지는 당장 선언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DSR을 강화한 효과가 나타나고,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이 감소하면서 총량관리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전년 대비) 목표를 4~5%대로 제시했다. 목표치대로라면 가계대출이 월 7조원 이상 늘어선 안 된다. 하지만 올 들어 두 달간 가계대출 잔액은 9000억원 줄었다. 2월 말 기준 15조원가량 대출 여력이 있다. 금융위 관계자도 “현 정부에서도 총량관리는 의미가 없어졌고, 관리하고 있지도 않다”고 했
자본 부족에 허덕이는 MG손해보험에 대해 금융당국이 실사에 나섰다. 이달 말까지 유상증자에 성공하지 못하면 매각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거론된다.20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4일 MG손보의 자산·부채 실사에 착수해 다음달 1일까지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회사는 올 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고 3월 말까지 유상증자로 360억원, 6월까지 900억원을 확충한다는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했다. 금융위는 이달 말 MG손해보험의 경영개선계획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MG손보는 여러 차례 경영개선권고·요구를 받고도 자본 확충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이력이 있다. 유상증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고,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매각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MG손보의 대주주 JC파트너스는 또 다른 보험사인 KDB생명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JC파트너스는 2020년 산업은행과 KDB생명 인수 계약을 맺었으나 MG손보 문제에 걸려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임현우 기자
암호화폐를 악용한 범죄 유형이 다양화하면서 투자자들이 각별하게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안랩은 최근 ‘암호화폐 범죄 피해 사례와 예방법’ 보고서에서 대표적 신종 범죄로 ‘러그 풀(Rug Pull)’을 지목했다. 발 아래 양탄자를 잡아당긴다는 뜻의 러그 풀은 암호화폐 개발자가 투자금을 모으고 갑자기 사라지거나 사업을 중단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진돗개를 마스코트로 삼은 ‘진도지 코인’ 등이 러그 풀 사기로 드러났다. 스마트폰 유심(USIM)을 복제해 거래소 계좌에 보관된 코인을 빼돌리는 ‘심 스와핑’도 피해 의심 사례가 잇달아 보고되고 있다.일부 암호화폐거래소가 제도권 금융회사에 비해 인증 절차가 다소 허술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은행 앱은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나 공동인증서를 이용해 보안을 강화하고 있지만 암호화폐거래소는 카카오톡 인증, 문자메시지 확인만으로도 로그인이 가능해 범죄 표적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안랩은 “거래소에 접속할 때 지역 제한, 2단계 인증 등 보안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가짜 거래소 홈페이지를 조심하고,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암호화폐는 일단 의심해볼 것을 권고했다.임현우 기자
투자 관리 앱 ‘도미노’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패스트포워드는 한국투자파트너스, 하나벤처스, 스톤브릿지벤처스, 스프링캠프로부터 총 80억원을 투자받았다고 18일 밝혔다. 누적 투자 유치액은 100억원.도미노는 주식부터 암호화폐까지 여러 계좌와 거래소에 흩어진 투자 자산을 한데 모아 관리하는 서비스다.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세계 5대 증권 거래소와 직접 계약을 맺고 실시간 주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회사는 마이데이터 사업권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주영민 패스트포워드 대표는 "출시 3개월 만에 수십만명 사용자를 확보했고 올해 100만명이 목표"라며 "종합 투자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했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핵심 경영진의 '주식 집단 매각' 논란으로 내부가 뒤숭숭했던 카카오페이가 모든 임직원 연봉을 1000만원씩 올려주기로 했다.17일 핀테크업계에 따르면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는 전날 사내 전체회의에서 노조와의 협상 결과를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연봉 조정 대상 임직원 모두에게 연봉 1000만원을 일괄 인상하고, 개인별 성과급을 별도로 주기로 했다.지난달 카카오페이는 직원 복지 포인트와 식대 지원비를 월 30만원씩 인상하고, 대출 이자를 지원하는 내용의 복지 개편안을 공개했다. 이걸 더하면 올해 연봉과 복지 금액이 최소 1360만원 오르는 것이다.카카오페이는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차등 배분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와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성장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제2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카카오페이는 경영진의 주식 매각 논란 이후 주주는 물론 직원들까지 반발하면서 노조가 결성됐다. 신 내정자는 류영준 현 대표의 후임으로 이달 말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취임한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출범 5주년을 기념해 조건 없이 연 2.5% 금리를 주는 특판 정기예금을 17일 내놨다.케이뱅크는 '코드K 정기예금'의 만기 12개월 이상, 24개월 미만 금리를 연 2.1%에서 연 2.5%로 0.4%포인트 인상했다. 가입 가능 금액은 1만원부터. 총 5000억원 규모로 판매하며 한도가 차면 원래 금리로 돌아간다.케이뱅크 측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여러 우대조건을 모두 충족해도 연 2% 초중반 수준"이라며 "이번 특판은 아무런 조건 없이 은행권 최고 수준의 금리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은행권 최초로 매일 이자를 지급하는 서비스를 16일 선보였다.'토스뱅크 통장' 가입자가 스마트폰 앱에서 '지금 이자 받기'를 누르면 매일 한 번씩, 즉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은 1억원까지는 연 2%, 1억원 초과분에는 연 0.1% 금리를 적용하는 수시입출금 통장이다. 1억원을 예치했을 때 하루치 이자는 약 5400원이다.토스뱅크에 매일 접속해 이자를 받는다면 일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지금 이자 받기' 기능을 이용하지 않으면 이전 방식대로 매월 세 번째 토요일에 이자가 지급된다.토스뱅크 관계자는 "이번 시도는 '왜 은행은 한 달에 한 번, 은행이 정한 날짜에만 이자를 줄까'라는 고객 관점의 물음에서 시작했다"며 "공급자 중심의 금융을 고객 중심으로 바꿔 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가입자들이 토스 앱에 더 자주 들어오도록 유인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토스 회원은 지난달 기준 2100만명 선이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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