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승패를 '병가(兵家)의 상사(常事)'라고 했던가.패배는 큰 상처를 만든다.치열했던 승부의 열기는 한줌의 재로 사라지지만 패배의 아픔은 칠흑의 미로처럼 깊고 어둡다.패자를 위로하는 어떤 헌사도 고개 숙이는 고통을 덜어주지는 못한다.프로 바둑 기사는 패배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지난 10여년간 부동의 세계 1위를 달렸던 이창호 9단의 전성기 승률도 70%대에 불과했다.세 판을 둬 두 판을 이기면 일류 기사의 반열에 오르는 것이 프로의 세계다.해맑은 미소를 가진 청년 박영훈 9단(22)을 만났다.지난 9일 후지쓰배 세계바둑대회에서 우승한 직후였다.결승에서 만난 이창호 9단을 한집반 차이로 따돌린 것."판세가 일찌감치 박 9단쪽으로 기울었다고 하던데,이 9단의 종반 추격이 매서웠던 모양이지요"라고 말을 건넸더니 "해설하는 분들이 괜히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이라고 대답했다.판세는 시종일관 팽팽했으며 종반에 이 9단의 미세한 실수 때문에 승패가 갈렸다는 것이다.관전평과 대국심리는 다르다고 하더니….승부라는 중압감을 머리에 이고 있는 사람과 제3자의 간격은 결코 메울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왜 바둑을 두느냐고 물었다.입술만 실룩일 뿐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다.하긴 당대의 내로라 하는 최고수들도 바둑에 대한 정의가 저마다 다른 판이다.일본의 전설적인 고수 사카다 에이오는 "바둑은 슬픈 드라마"라고 했고 국내 잡초바둑의 대명사 서봉수는 "바둑은 나무 위에 돌을 놓는 것"이라고 싱겁게 말했다.1980년대 이후 일본 바둑계를 풍미한 조치훈 같은 이는 "목숨을 걸고 둔다"는 말을 남겼다.한참을 생각한 박 9단은 "(바둑의 세계는) 무한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끝없이 새
# 사례 1 - 스티브 잡스의 '독선'아이팟과 아이폰을 통해 시대의 '아이콘'을 창조했다는 칭송을 듣고 있는 스티브 잡스.애플의 최고경영자(CEO)로서 그가 갖는 무게는 결코 빌 게이츠에 뒤지지 않는다.하지만 "욕망을 창조한다"는 귀신 같은 영감을 갖고 있는 잡스에게도 성공과 실패는 공존하고 있다.1976년 불과 20세의 나이에 애플을 창업했던 잡스는 '애플Ⅰ'과 '애플Ⅱ'의 성공적인 출시에 힘입어 일약 IT업계의 기린아로 떠올랐다.그는 그래픽과 마우스의 접목 가능성을 처음으로 내다본 선견력에 개인용 컴퓨터의 대중화를 이끈 실행능력까지 갖추고 있었다.하지만 "1984년,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호언했던 매킨토시 출시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일대 시련에 봉착한다.잡스는 이미 매킨토시 출시에 앞서 조지 오웰이 미래 인류의 파멸적 모습을 그린 '1984년'을 마음껏 조롱한 터였다.매킨토시의 기술은 분명 혁신적이었지만 잡스는 고객을 생각하지 않는 기술만능주의에 빠져 있었다.고객들은 보다 범용적인 IBM PC와의 호환성을 요구했지만 잡스는 이를 차갑게 거절했다.고객들이 좋은 기술을 식별하는 안목이 없다고 불평했다.1985년 애플의 최고경영자직에서 쫓겨난 잡스는 '넥스트 큐브'라는 새로운 컴퓨터를 내놓았지만 이 또한 철저하게 외면당했다.젊은 시절 큰 성공을 거뒀던 경험이 자만과 독선을 키웠고 이것이 참담한 실패로 귀결된 것이다.# 사례 2 - K마트의 '현실 착오'2002년 1월22일은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대형 할인점 K마트가 파산을 선언한 날이다.K마트는 1899년 디트로이트 시내에서 소규모 잡화점으로 출발한 이후 1960년대 대규모 할인점 사업에 뛰어들어 미국 전역의 유통을
선진국과 개도국을 가르는 국민소득은 어느 정도일까.우리는 흔히 '3만달러'나 '4만달러'를 제시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특히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연 4~5% 수준의 저성장을 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논리는 이렇다.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1만8300달러 정도.향후 10년간 경제성장률이 연 4%라고 가정하면 2017년 1인당 국민소득은 4만800달러,연 5%라면 4만4800달러,연 6%라면 4만9100달러가 된다.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000~2005년에 연평균 5.2%,지난해 5.0%였다.올해 예상치는 4.5%다.지금 추세라면 10년 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4만달러를 조금 웃돌 가능성이 높다.얼핏 보면 그때 우리나라의 소득은 선진국 수준이다.하지만 이런 상황은 다른 선진국들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다.지금 선진국들도 계속 성장(현재 연 2.2% 정도)을 한다.따라서 10년 후에는 선진국이냐,아니냐를 구분하는 상대적인 기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실제 1990년대에는 국제사회에서 선진국의 기준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였다.지금은 3만달러는 돼야 선진국 클럽에 명함을 내밀 수 있다.선진국들이 지금과 비슷한 속도로 성장한다면 10년 뒤에는 이 기준이 5만달러로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결국 한국이 연 6% 이상 성장하지 못하면 10년 뒤에도 여전히 선진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중진국에 머무는,이른바 '중진국 함정'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파이낸셜타임스도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된 것을 빗대 "한국경제가 조로(早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규제완화를 통한 투자 활성화,신성
① 열정의 프랙탈을 만들자# 지난 16일 '골프 여왕' 박세리가 LPGA 통산 24승째를 거뒀다.올해 나비스코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메이저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 미국의 모건 프레셀을 따돌리면서였다.같은 날 한국 양궁선수들은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보태 대회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이보다 1주일 전인 지난 9일엔 최경주가 PGA 투어 AT&T내셔널에서 우승을 일궈냈다.현지 워싱턴 타임스는 "5주 전 잭 니클로스가 주최한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승리한 최경주가 타이거 우즈가 주최한 대회마저 석권함으로써 가장 독보적인 선수로 자신을 아로새겼다"고 평가했다.같은 날 일본의 심장부 도쿄에서 열린 제20회 후지쓰배 결승전은 한국 기사들의 잔치였다.박영훈 9단이 이창호 9단을 한집반 차이로 이겨 2004년에 이어 두 번째 우승컵을 차지한 것.# 프로게이머 이성덕은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프랑스 파리 엑스포공원 전시장에서 펼쳐진 '일렉트로닉 스포츠 월드컵 2007(ESWC 2007)'에 출전,'워크3' 종목의 우승을 거머쥐었다.지난 보름 사이에 일어났던 이 모든 일들을 우연으로 치부할 수 있을까.우연이라면 정말로 기막힌 우연이다.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이런 종류의 '세계 1위'를 반기고 기뻐할 날은 앞으로도 무수히 남아 있다.박세리를 제외하고도 현재 미국 LPGA 우승 경험을 가진 선수는 18명이나 된다.박영훈은 이제 국제대회 3승을 거뒀지만 이창호 9단은 22회,이세돌 9단은 8회나 우승했다.골프 양궁 바둑 게임과 같은 분야에서 한국이 세계 정상권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뭘까.대개 전문가들은 △성공에 대한 강한 욕구 △한국인 특유의 집중력 △
김재욱 삼성전자 기술총괄 소속 사장이 삼성SDI 기술담당 사장으로 전격 자리를 옮겼다. 또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겸임하고 있던 메모리 사업부장 자리에 조수인 삼성전자 부사장이 새로 임명됐다. 이와 함께 HD LCD 사업부장에는 장원기 부사장,모바일 LCD 사업부장에는 윤진혁 부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삼성은 15일 전자계열사의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경쟁력 강화 및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 같은 인사를 단행했다고 발표했...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반도체값 폭락 여파로 2001년 4분기 이후 5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그러나 지난달부터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등의 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3분기 이후 실적 개선 추세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매출 14조6300억원 △영업이익 9100억원 △순이익 1조42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1분기에 비해 매출은 2.0%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3% 및 11% 하락했다.특히 2분기 영업이익은 2001년 4분기(69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삼성전자는 그러나 2분기 실적에 대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반도체값 하락과 3000억원대의 마케팅 비용 증가를 감안한다면 선방했다"고 자평했다.여기에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강한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고,LCD 업황도 호조세를 띠고 있어 3분기 이후에는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삼성의 기획업무가 10년 만의 '독립'을 엿보고 있다. '독립'이라는 표현은 재무팀으로부터의 '홀로서기'를 의미한다. 통상 일반 기업에는 기획업무와 재무업무가 분리돼 있고 기능과 역할도 명확하게 칸막이가 쳐져있다. 하지만 삼성은 재무가 기획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재무통이 기획분야의 업무를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얘기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1995년 삼성이 자동차사업에 진출할 때만 해도 그룹 비서실(현...
D램 반도체 고정거래 가격이 7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현물시장의 재고도 속속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상승 탄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휴대폰 수출과 액정표시장치(LCD) 가격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상반기에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국내 정보기술(IT)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D램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달 하순에 비해 무려 10∼15% 급등했다. 올 들어 현물가격이 ...
통상 D램 고정거래가격은 현물가격의 흐름을 따라간다. 대형 바이어들은 현물시장에서 재고가 많이 쌓이면 반도체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고정거래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요즘 홍콩이나 대만의 현물시장에서는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 전자업체들과 거래를 하는 중간상들은 향후 반도체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보고 물량을 확보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품귀'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시기상조이지만 수요자 우위의 시장구조...
경제계가 에너지 절약과 내수 활성화 등을 위해 서머타임제를 도입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일 "서머타임제가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고 내수경기 진작 및 관광교류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며 정부에 조기 도입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특히 서머타임제 도입이 환경문제 해결에도 능동적으로 동참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서머타임제를 6개월 동안 실시할 경우 약 979.3...
하반기 수요 확대.현물값 30% 상승 재료로 올 들어 급락을 거듭해오던 D램 반도체 고정거래가격이 마침내 하락세를 멈췄다. 메모리반도체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해외 PC업체들을 중심으로 강한 매수세가 형성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가격협상 주도권도 종전 해외 PC업체들로부터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 메모리반도체 업계로 넘어왔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D램 고정거래가격은 이달 초와 동일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통상 2주일에 한 번...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단이 지금보다 훨씬 자주 모일 전망이다. 전경련은 24일 경제계 현안 토의 확대와 유대 강화를 위해 현재 홀수 달에 열고 있는 정례 회장단 회의와 별도로 회장단 소모임을 수시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회원 기업들의 참여도를 높임으로써 전경련의 재계 대표성과 구심점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조석래 전경련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전경련은 이에 따라 휴가철인 7,8월을 지나 오는 9월부터 한 달에 한두 번씩 소...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올해 설비투자 금액이 세계 반도체 업체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올해 설비투자 금액은 67억4000만달러로 작년의 68억4500만달러보다 2%가량 감소했지만 세계 반도체 업체 중에서는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인텔의 올해 설비투자 금액은 55억달러로 지난해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지만 작년 57억6600만달러보다 5% 감소한 것으로 조...
이건희 삼성 회장이 창조경영을 그룹의 경영 화두로 제시한 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이 회장은 작년 6월 말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통해 "잘 나간다고 자만하지 말고 항상 위기의식을 갖고 변화의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한다"며 "과거에 해오던 대로 하거나 남의 것을 베껴서는 절대로 독자성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모든 것을 원점에서 보고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창조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당시 이 회장이 사용한 '창조'라는 단어는 현실적인 기업 세계에선 잘 쓰지 않는 것이었다.뜻은 좋은데 뭔가 뜬 구름 잡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하지만 이 회장이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을 기점으로 런던~두바이~요코하마로 이어진 40여일간의 해외 출장 기간 중 창조경영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나서면서 '창조'는 일반인들의 귀에도 익은 용어가 됐다.특히 이 회장의 '창조 여정'은 1993년 68일간의 해외 사업장 순방을 마치고 이른바 '신경영'을 선언했던 상황을 연상하게 했다.당시 이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는 다 바꾸라"는 말로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새로운 패러다임 출현삼성그룹이 올해 경영방침으로 '창조적 혁신과 도전'을 들고 나온 것은 너무도 당연한 수순이었다.'글로벌 경쟁력 확보','글로벌 일류기업 구현' 등 삼성의 '새 천년'을 주름잡아왔던 경영 슬로건들은 5년여 만에 간판을 내렸다.삼성이 경영 방침을 창조-혁신-도전으로 이어지는 '창조 경영'으로 전환한 것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력 기업들이 이미 상당한 수준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상황인 만큼 앞으로 한 단계 더 높은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영 패러
창조경영을 떠받치는 또 하나의 축은 '인재경영'이다.이건희 회장은 이를 '천재경영'이라는 용어로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빌 게이츠,지아니 베르사체,스티븐 스필버그 같은 천재들이 10만명,100만명을 먹여살릴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만큼 국가적으로도 천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이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똑같은 얘기를 했다.그는 "우리나라 경제가 앞서가는 일본과 뒤쫓아오는 중국 사이에 끼어 있는,이른바 '샌드위치'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제도를 선진국 수준으로 바꾸고 우수한 인재를 키워 천재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렇다면 이 회장이 얘기하는 '천재'는 어떤 사람들일까.단순히 지능지수가 높거나 한 방면에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이 회장이 중시하는 천재의 자질은 지식의 통일성과 독자성을 동시에 소화해낼 수 있는 능력,자유로운 상상력과 뛰어난 창의성,합리성과 감성의 조화를 극대화할 수 있는 힘 등이다.이 같은 천재의 모습은 '생각의 탄생'을 저술한 로버트 루트번스타인과 미셀 루트번스타인의 '전인(全人·whole men)'과 유사하다.부부인 두 사람은 '전인'을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미켈란 젤로처럼 과학과 예술 등 전문가의 영역을 넘나들며 제각각 떨어진 지식을 통합한 사람으로 정의했다.이 개념을 창조경영에 접목하면 '전인'은 창조적 사고를 통해 불확실성이 넘치는 환경을 돌파해야 한다.샘솟는 아이디어들을 어떤 형태로든지 기업의 부와 가치로 연결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 전략을 설계하고 시장을 창출해낼 수 있어
이건희 삼성 회장은 '꿈꾸는 로맨티스트'다.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일구어 놓고도 여전히 꿈꾸기를 그치지 않고 있다.그의 눈길은 글로벌 일류기업을 넘어 누구도 밟아본 적이 없는 곳으로 향하고 있다.그곳은 블루오션일 수도,천지를 개벽시킬 수 있는 신천지일 수도 있다.하지만 이 회장의 꿈이 마냥 달콤한 것만은 아니다.'샌드위치 위기론'에서도 비쳐지듯이 밤잠을 설치는 중압감을 견뎌야 한다.이 회장은 20만 임직원을 이끄는 그룹 총수로서 숙명적으로 고독할 수밖에 없다.이 회장은 항상 미래를 경계하고 두려워한다.생래적으로 비관파에 가깝다.하지만 이 회장이 진정으로 이 시대 기업인의 마지막 '낭만파'로 불리는 이유는 비관을 긍정과 낙관으로 바꾸는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노키아를 두려워하면서도 휴대폰 사업에 승부를 걸었고 소니와 도시바의 힘을 알면서도 디지털TV와 낸드플래시메모리 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했다.지금 이 순간에도 이 회장의 머리 속에는 무수한 아이디어들이 떠올랐다가 사라진다.아이디어의 끊임없는 변형과 파괴,이어지는 재창조의 과정을 통해 이 회장은 미래를 맞이할 꿈과 용기를 얻는다.그리고 오랫동안 담금질한 생각을 '화두'로 던진다.이 회장이 주창하고 있는 '창조경영'은 어떤 틀로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그 자체가 목표이지 않지만 특정한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론도 아니다.이 회장 스스로 어떠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이 회장이 창조경영을 들고 나온 생각에는 두 가지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하나는 '등대 무용론'이고 나머지 하나는 '도강(渡江) 불가론'이다.과거 삼성이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도시바 등과 같은 초일류 기
기업이 법인세 등을 납부하기 위해선 매년 2월에 '지급조서'라는 것을 세무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지급조서는 식비 건강보험료 교통비 출장비 등 실비 정산의 성격을 띠고 있는 비과세 소득 일체를 뜻한다. A사는 해마다 이 조서를 작성하느라 무척 애를 먹고 있다. 3000명이 넘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개인별 지급내역을 일일이 작성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너 명의 직원이 달라붙어 한 달은 매달려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
본업만으로 먹고 살던 시대 '이젠 옛말'기업들, M&Aㆍ신사업 개척 에너지 충전올해 파이낸셜타임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개 브랜드' 가운데 1위를 차지한 기업은 인터넷 검색 서비스업체인 구글이었다.지난해까지 부동의 1위였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제너럴 일렉트릭(GE)에도 밀려 3위로 추락했다.구글의 약진은 인수·합병(M&A)을 기반으로 한 과감하고도 눈부신 성장 전략을 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구글은 2005년 말 10억달러를 주고 인터넷 업체인 AOL의 지분을 5% 사들인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UCC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를 16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뿐만 아니라 지난 3월에는 인터넷 광고업체인 더블클릭을 무려 31억달러에 인수,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M&A를 앞세운 적극적인 성장 전략이 IT(정보기술) 분야의 간판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랜드 파워를 제압한 것이다.구글의 사례는 요즘 왜 M&A가 기업 성장 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는지를 잘 설명해 준다.제조업에 이어 IT 업종까지 유혈이 낭자한 '레드 오션'으로 변하면서 '본업'만으로 미래의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시대가 지나갔기 때문이다.개인용 컴퓨터(PC)의 대명사처럼 불렸던 IBM도 PC사업부를 중국 레노보사에 매각하는 충격적인 조치를 발표한 이후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최근 1~2년에 걸쳐 휴렛팩커드(HP)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네트워크 관리를 위해 마이크로뮤즈,밸런트 등을 인수했고 IT서비스 공급을 위해 렘보 MRO 콜레이션 등을 사들였다.국내에서도 M&A 성공 사례는 즐비하다.대한전선이 무주리조트 쌍방울 등을,두산이 한국중공업과 대우종합기계 등을 각각 인수해 사업 구조를 전면 재
지난달 23일 512메가 D램 제품의 현물가격은 전날에 비해 3% 상승했다. 일주일이 지난 이달 1일에는 전날 대비 5%나 상승하는 탄력을 보였다. 반도체 시황이 본격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지난 주말에 결정된 고정거래가격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3∼5% 하락했다. 현물가격도 소폭이나마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업계는 세계 1위의 D램 업체인 삼성전자가 가격을 끌어올리기...
6월 초 D램 반도체 고정 거래 가격이 또다시 하락했다. 지난달 말 이후 현물 가격의 소폭 반등과 업계의 출하량 축소 등으로 인해 이달부터 고정거래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는 수포로 돌아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반도체업계와 PC업계가 협상을 통해 합의한 메모리반도체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하순에 비해 3~5%가량 떨어졌다. 이로써 D램 고정거래가격은 올 들어 단 한 번도 상승하지 못하고 6개월째 추락,연초 대비 70%...
지난달 23일 512메가 D램 반도체 제품의 현물 가격은 전날에 비해 3% 상승했다. 이어 일주일여 뒤인 이달 1일에는 전날 대비 5% 상승하는 탄력을 보였다. 반도체 시황이 본격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작용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지난 주말 결정된 고정거래 가격은 현물 가격을 비웃듯 오히려 3~5% 하락했다. 역부족을 느낀 현물 가격도 소폭이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업계는 세계 1위의 D램 업체인 ...
경제계와 노동계,학계가 외국 투기 자본으로부터 국가기간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7일 국가 기간산업을 외국 투기세력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가기간산업 보호 정책 추진단'(가칭)을 발족시켰다. ▶한경 5월31일자 A2면 참조 추진단은 전경련,금융노조,법무법인 '바른',국제사무직노조연합(UNI) 한국협의회 등의 실무 책임자들과 왕상한 서강대 법학과 교수,송종준 충북대 법학과 교...
"이제 기업들도 역사를 알아야 합니다.역사 속에서 명멸해간 수많은 국가들을 통해 스스로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배워야 합니다."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후기 산업사회의 중추 역할을 해내기 위해선 100년 앞을 내다보는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윤 부회장은 지난 1일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뒤 한국경제신문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초 남미 출장을 다녀오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아즈텍이나 잉카,마야처럼 1000년 이상의 연륜을 자랑하던 문명들이 고작 수백명의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멸망했던 역사를 떠올리면 새삼스럽게 전율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윤 부회장은 "우리 경제는 지난 40년여 동안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왔지만 130∼250년의 산업화 전통과 저력을 갖고 있는 선진국들에 비하면 모자라는 점이 많다"며 "기업 정부 국민 모두가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윤 부회장은 향후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미래와 관련해 "에디슨에서 시작된 세계 전자산업이 제너럴일렉트릭(GE) 지멘스 등의 1세대 기업을 거쳐 일본의 소니 도시바 마쓰시타 등이 2세대의 바통을 이어받았다"고 정리한 뒤 "삼성과 LG가 다음 세대의 중심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지 못한다면 다른 나라 기업들에 당하고 말 것이며 다른 업종의 기업들도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이 때문에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경기상황에 따라 부침을 거듭하는 반도체 실적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 속에서 100년,200년을 살아갈 수 있는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윤 부회장은 또 우리나라가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사이에서 어떤 전략을 갖고 움직이느냐에 따라
LG필립스LCD가 5.5세대 투자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2009년 양산을 목표로 연내 8세대 이후의 투자를 단행키로 했다. LG필립스LCD는 1일 이사회를 열고 "시장 환경 및 자체 생산 역량을 검토한 결과 그동안 보류해 왔던 5.5세대 투자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권영수 사장은 이에 대해 "5.5세대 투자는 일정 기간 수익성에 일부 기여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든 역량을 차세대 투자에 집중해 대형 T...
이른바 '한국판 엑슨 플로리오법(Exon-Florio Act)' 제정을 지원하기 위한 민간 모임이 결성된다. 외국인으로부터 국가 기간산업의 경영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하는 정계·경제계·학계·노동계·시민단체가 대거 참여하는 사실상 '범국민 대표기구'의 성격을 띠는 모임이다. 특히 그동안 경제계 입장과 대척점에 서 있었던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와 노동계 인사들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모임은 다음 달 임시 국회에...
올 하반기 채용시장도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난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2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반기 채용의사를 밝힌 기업(238개사)의 신규 채용 예정 규모는 1만9232명으로 작년 하반기의 실제 채용 규모에 비해 2.0%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조사대상 기업 가운데 하반기 채용 계획이 '있다'고 밝힌 기업이 48.8%,'없다'는 기업은 31.8%였으며,아직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기업은 19.4%였다.하반기 채용 계획을 갖고 있는 기업들의 채용 규모는 '작년 수준'이 71.4%로 가장 많은 가운데 '작년 대비 증가'(15.2%)가 '작년 대비 감소'(13.4%)를 약간 앞섰다.하반기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힌 기업들은 '신규 투자 계획'(33.3%),'장기적 인재 확보'(27.8%),'매출 및 순익 증대 예상'(16.7%) 등을 이유로 꼽았다.업종별로는 △금융·보험업(20.0%) △식음료·외식업(13.7%) △섬유·의류업(11.1%) △석유·화학업(10.7%) △건설업(7.4%) 등이 비교적 큰 폭의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 반면 △기타 제조업(-13.1%) △유통·무역업(-7.7%) △조선·중공업(-2.0%) 등의 채용은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업종별 채용 예상 규모는 전기전자(3493명),금융·보험(2513명),석유·화학(1640명),식음료·외식(1553명),제조업(1488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삼성전자는 23일 미국 IBM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300mm(12인치) 웨이퍼용 32나노(㎚) 로직기술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32나노 로직기술 개발은 삼성전자와 IBM 외에도 미국 프리스케일,독일 인피니언,싱가포르 차터드 등 5개사가 참여하는 공동 프로젝트로 2010년까지 진행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휴를 계기로 메모리 기술에 이어 시스템LSI 분야에서도 나노반도체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동...
오랜만에 연락을 드립니다.올해 승진하시어 수원사업장으로 가신 뒤엔 좀처럼 뵐 기회가 없었습니다.얼마 전 삼성의 사장 한 분이 제게 이런 비유를 했습니다."삼성이라는 수도꼭지를 틀면 아직도 물이 콸콸 쏟아진다.그 물로 밥을 짓고 샤워도 마음껏 한다.하지만 저 위쪽의 수원지(水源地) 몇 곳은 점점 말라가고 있다…."과연 그런 겁니까.삼성댐의 수위는 점점 낮아지고 있는 중입니까.삼성전자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신수종사업 발굴을 책임지고 있는 이 부회장께 여쭙고 싶습니다.삼성은 이제 무엇을 먹고 살아갈 것입니까? 참으로 해묵은 화두요,이건희 회장 같은 분도 쉽게 풀지 못하는 난제지만 '시절이 몹시 수상(殊常)하다' 보니 이런 질문을 드리게 됩니다.시장은 정말 무섭습니다.좀처럼 초과 수익을 허용하지 않습니다.돈이 된다 싶은 비즈니스엔 어김없이 공급 과잉 현상이 빚어집니다.D램 시장을 보십시오.올 들어 70% 이상 폭락했습니다.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조차 걱정이 태산입니다.반도체총괄이 지난 3년 동안 무려 18조원의 이익을 쓸어담은 기억을 떠올려 보면 분명 삼성의 위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또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D램 공급 과잉이 해소된다고 해서 과거와 같은 호시절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일단 증강된 생산 능력은 시장이 좋아지면 금세 복원되는 성격을 갖고 있고,경쟁자들 또한 고통을 견디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사실 반도체 시장에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요.이 부회장께서 7년이나 이끄셨던 정보통신총괄도 마찬가지였습니다.삼성이 애니콜 신화를 창출하며 세계시장을 질주
LG필립스LCD가 10개월간 미뤄오던 설비 투자를 재개한다. 끝없이 악화하던 LCD 패널 시황이 최근 호조세로 돌아선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소재·장비업체 등 LCD 산업군 전체가 모처럼 활기를 띨 전망이다. LG필립스LCD 고위 관계자는 20일 "이달 말 열리는 이사회에서 그동안 지연됐던 5.5세대 투자를 최종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르면 연말께 와이드 모니터와 노트북PC용 LCD 패널을 생산하는 5.5세대 라인이 가동을 시작할...
이건희 회장 "아직 50일 남아 … 잘 될것" 성공 다짐 우리나라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대구)와 2014년 아시안게임(인천)을 잇따라 유치한 가운데 재계가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짓는 7월4일 과테말라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를 50일 앞두고 범정부 차원의 유치활동을 지원하는 데 총력전을 펼친다는 각오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박용성 두산중공업 이사회 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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