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9일 열린우리당과의 정책 간담회를 통해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규제 완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정부나 정치권에 건의해 왔던 내용들이 대부분이지만 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경제계와의 '뉴딜'을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향후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경련은 우선 상법 개정안과 관련,정부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이중대표 소송제와 집행임원제가 기업들의 자유로운...
정부가 기업을 대상으로 현행 상속·증여세제의 부작용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이를 위해 대기업 및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폭넓게 만나 세제 관련 애로사항과 건의내용을 수렴키로 했다.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현행 세제가 기업의 투자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경제계의 의견을 직접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중장기 세제 개편 과정에서 논의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8일 재계에 따르면 허용석 재정경제부 세제실장과 권혁세 재산소비세제국장은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및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들과 만나 상속·증여세제에 대한 경제계의 의견을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이 자리에서 허 실장은 "상속 관련 세제가 기업인,특히 중소기업인의 투자 의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얘기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기업인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투자 대신 현금을 선호하는 현상은 경제에 미치는 폐해가 큰 만큼 정부가 직접 경제계와 만나 실상을 듣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이에 따라 대한상의는 이달 중 중소기업인을,전경련은 다음 달 초에 대기업 관계자들을 각각 초청해 정부 관계자와의 면담을 주선하기로 했다.하지만 정부측은 향후 1년 내를 겨냥하는 방식의 단기적인 세제 개편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재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실태조사를 한다고 해서 당장 세제를 개편하겠다는 것은 아니며 합리적인 방안 도출을 위해서는 다른 나라 사례 조사와 전문가 용역 등도 거쳐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전했다.한편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와의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우제창 열린우리당 제3정조위원장은 "상속
임종욱 대한전선 사장(59)은 학창시절 수학을 무척 싫어했다.제대로 배울 기회가 적었던 탓인지 도무지 원리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자신만만했던 청년 임종욱에게 수학은 거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이었다.첫 대학입시에서 수학을 망쳐 낙방의 고배를 마신 임 사장은 재수 끝에 시작한 대학생활(고려대 경영학과)에서도 통계학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수리와 통계만 나오면 머리를 쥐어뜯을 정도였다.그랬던 임 사장이 오늘날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최고의 재무 전문가로 손꼽히게된 일은 아이러니컬하다.그는 역발상의 귀재였다.과감하고 때로는 모험적이고 도발적이었다.모든 사람들이 절망과 좌절 속에 뒷걸음질 칠 때 거꾸로 긍정과 낙관의 진격을 선택했다.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살인적인 고금리로 신음하던 시절,임 사장은 외국계 은행과 유전스 거래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만기 8년짜리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일명 외평채)을 사들였다.이자율이 연 15%가 넘는 채권이었다.2000년을 전후로 외환위기가 끝날 즈음에 외평채 가격은 두 배로 뛰었고 대한전선은 400억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대한전선은 이렇게 비축한 자금으로 무주리조트와 쌍방울(현 트라이브랜즈)을 잇따라 사들이며 인수·합병(M&A)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사람들은 그저 의아해할 따름이었다.재계에서 거의 무명이나 다름없던 대한전선이 어느 날 갑자기 큰 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무주리조트나 쌍방울을 보다 유리한 조건에 인수하기 위해 뜸을 들이고 있던 기업들은 대한전선의 전광석화와 같은 솜씨에 혀를 내둘렀다.그랬던 임 사장도 2005년 말부터 격화되기 시작한 국내 M&A 시장에서는 한 발을 뺀 채 관망으로 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과거에 형성된 순환출자까지 소급해 대기업의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파장이 일고 있다. 이미 형성돼있는 계열사 간 순환출자에 시정명령이 떨어질 경우 삼성 현대차 SK 롯데 한진 등의 주요 그룹들은 그룹 해체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충격적인 상황에 내몰릴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공정위의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의 대안 모색(환상형 순환출자 규제)'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는 ...
공정거래위원회가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를 폐지하는 대신 도입하겠다는 것이 순환출자 규제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규제는 '대체재'가 아니다. 출총제는 계열사의 출자규모를 제한하는 단순한 양적규제에 불과하지만 순환출자 규제는 출자구조 자체를 문제삼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지배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공정위가 잠정적으로 마련한 방안대로라면 순환출자 규제방안이 시행되는 즉시 순환출자구조를 갖고 있는 주요...
삼성 계열사 인사팀의 A과장은 요즘 생각지도 않았던 수험준비로 고생하고 있다.오는 20일 공인노무사 2차 필기시험을 앞두고 벌써 석 달째 집과 도서관만 오가고 있다.대학을 졸업한 지 10년이 지났다는 그는 "시험공부가 힘들지만 새로운 노사환경에 대비하기 위해선 반드시 전문 소양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현재 삼성그룹 내에서 A과장과 같은 '수험생'은 30여명에 이른다.이처럼 요즘 주요 기업 인사팀들은 휴가철 분위기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복수노조 설립 허용이 불과 다섯 달 앞으로 다가온 데다 내년부터는 산별교섭 확대와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 금지 등 민감한 현안들과 정면으로 맞닥뜨려야 하는 상황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이런 분위기는 경영활동 전반에도 영향을 미쳐 벌써부터 일부 기업에서는 최고경영자(CEO)들까지 경영난 타개책보다는 노사관계 대책 마련에 '올인'하는 분위기다.내년에는 또 노동계가 정치투쟁을 극대화하는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한·미FTA 반대투쟁도 강도를 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노사관계의 대형 악재가 한꺼번에 터지는 셈이다.이 때문에 삼성 LG SK 등 분규가 거의 없는 기업들도 겉으로는 계열사 인사팀의 정예화를 통해 변화에 대비한다는 방침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노사 간 긴장과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특히 복수노조 설립 허용에 따라 △무노조 사업장 노조 설립 시도 △단일 사업장에 대한 노조상급단체의 경쟁적 노조 설립 △관리직 노조 설립 등의 현상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여 산업계 전체가 큰 홍역을 앓을 공산이 커지고 있다.한 대
현대차 경영진은 한 달여에 걸친 파업 사태가 마무리됐음에도 불구하고 한숨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수시로 노무관계 임직원들이 모여 회의를 갖는 등 여름 휴가철이 무색할 정도다. 내년부터 복수 노조가 허용됨에 따라 계파 간 갈등을 빚고 있는 현 노조가 여러 개로 쪼개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도 현 노조 집행부를 반대하는 계파들 때문에 임단협 잠정 합의안이 부결될까봐 전전긍긍해야 했다. 내년에는 특히 현대차 노조가 산별 교섭...
요즘 삼성 계열사의 사장들은 주말을 포함해 열흘에서 보름짜리 장기 여름휴가를 즐기고 있다.최고경영자들은 1년에 무조건 보름(평일 기준) 이상의 휴가를 가라는 그룹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사장들은 처음에 이 방침을 전해듣고 반신반의했다.지금까지 업무를 이유로 걸핏하면 휴가를 반납하며 직장생활을 해온 이들로서는 당혹스럽기까지 했다.실제 삼성 사장들에게 평소 취미가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대부분 "일이 곧 취미"라고 대답하는 분위기였다.하지만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차례로 휴가를 떠나면서 아무런 뒷탈(?)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조직 분위기도 확연하게 달라졌다.고위 임원들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즐겁고 떳떳하게 장기 휴가계획을 세우고 있다.휴식에 대한 가치 역시 업무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자라났다.삼성이 휴가제도를 전면 개편하고 나선 이유는 이건희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이 회장은 지난해 "기업이 직원들에게 적당한 여가를 제공하는 것은 시대의 변화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기업에도 보탬이 된다"며 "집중 업무의 효율이 높듯이 쉬는 것도 집중해서 하면 재충전 효과가 더욱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특히 임직원들이 여가를 잘 활용해 가정에 봉사하고 독서와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다면 입체적인 사고가 가능해진다는 것이 이 회장의 지론이다.이에 따라 주요 계열사들의 휴테크 기법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으며 지원체계도 좋아지고 있다.삼성전자의 경우 임직원들에게 그룹 연수원,한화콘도,휘닉스파크 등 전국 각지의 휴양소 36곳을 법인회원 가격에 개방하고 있다.또 선착순 사전 신청을 통해 대표적 워터파크인 캐러비안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30일 대기업들의 소유-지배구조를 발표했다.총수 일가가 불과 9.2%의 지분으로 39.7%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어 소유-지배 괴리도가 심하다는 것이 골자였다.공정위는 1년 전과 비교해 대기업들이 경영구조를 개선(?)하는데 별다른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질책했다.그렇다면 2년째 이런 내용을 접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반응은 어떨까."처음 발표된 지난해는 좀 당혹스러웠는데,올해는 오히려 불쾌한 마음이 앞선다"는 반응이다.이유는 공정위가 (공식 발표문안에는 없지만) '왜곡''가공자본''고객자산 활용' 등의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해가며 대기업 총수와 기업집단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몰아갔다는 것이다.우선 "총수 일가가 계열사들의 순환출자나 고객의 금융자산을 이용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는 공정위의 설명은 기업 총수들이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갖은 술수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심각하게 '왜곡'돼 있는 소유-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 역시 전형적인 '반기업 캠페인'이라고 재계는 비판한다.4대그룹의 한 임원은 "공정위의 주장대로라면 '재벌은 말로 해서는 안될 집단'이 돼버린다"고 혀를 찼다.기업 관계자들은 이에 따라 공정위가 주장하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반문한다.과연 3%의 지분을 갖고 있는 총수는 그만큼의 영향력만 행사하라는 것인지,그 결과로 지금 유지하고 있는 경영권을 포기하라는 것인지,그도 아니면 그룹을 해체하라는 것인지 정책의 최종 목표를 도저히 알지 못하겠다는 것이다.이건희 삼성 회장은 외환위기 시절 개인 지분율 하락을 감수하면서 삼성
"변화야말로 새로운 가치의 원천이자 리더의 중요한 덕목입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역사상 동양계로는 처음으로 글로벌 사장을 역임했던 후지모리 요시아키 GE 소비자금융 아시아 사장(GE 일본회장 겸직)은 지난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제주하계포럼'에서 혁신과 리더의 상관관계를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기업문화는 결국 리더가 만드는 것이고 경영혁신은 기업문화와 인재들이 공감대를 갖고 있을 때 이뤄진다"며 "제품이나 서비스 경쟁...
삼성은 '이건희 장학재단'의 사회 환원과 별도로 해외 유학생 장학사업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은 해외 유학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유학생 지원 사업을 장학 재단의 사회 환원 이후에도 계속 실시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은 2002년 9월 설립 이후 매년 100명의 해외 유학 장학생을 선발,지난해까지 모두 400명을 지원했으나 삼성이 지난 2월7일 이 재단을 사회에 환원키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투자가 살아나도록 친기업적 환경을 조성하고 과감한 규제개혁도 필요하다."(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중국은 삼성 등 국제적 대기업뿐 아니라 첨단기술과 제품력을 갖고 있는 한국 중소기업의 투자를 필요로 한다."(황멍푸 중화전국공상업연합회 회장) "우리는 기름 탱크를 채우면 미국 대륙을 한번에 횡단할 수 있는,혹은 달릴수록 공기가 맑아지는 꿈의 차량을 만들고 싶다."(와타나베 가쓰아키 도요타자동차 사장) 28일 ...
권오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대기업 노조가 지금처럼 강력한 힘을 행사할 경우 과거 1990년대 독일 기업들이 대규모로 해외 이주에 나섰던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건설경기 침체가 상반기 중 성장의 발목을 잡았지만 경기 부양을 위한 별도의 대책을 마련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권 부총리는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06 전경련 제주 하계포럼'에서 "1990년대 당시 독일 경제는 ...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는 표현이 딱 맞네요."28일 개막된 '2006 전경련 제주 하계포럼'에서 권오규 경제부총리의 강연이 끝난 뒤 나온 참석자들의 반응이다.참석자들은 특히 재계가 관심을 가졌던 투자규제 완화 부분에 대해 권 부총리가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권 부총리는 이날 '한국경제 전망과 정책과제'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업이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하면서 "정부도 기업의 의욕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여나가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말의 성찬'에 가까웠던 권 부총리의 '총론'은 참석한 기업인들의 질문 속에서 빛이 바래기 시작했다."현재 정부가 도입하려는 집행임원제,이중대표소송제와 순환출자에 대한 새로운 규제 등은 경영활동에 많은 부담이 된다"고 한 참석자가 쓴소리를 하자 권 부총리는 "당분간 대기업 정책의 큰 틀에는 변화가 없으며 앞으로 정부 재계 시민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고 충분히 논의를 할 것"이라며 넘어갔다.우리나라 대기업들의 경영투명성이나 책임성,건전성 등이 아직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설명'까지 곁들였다.일부 참석자들은 "정작 기업들이 원하는 것은 해주지 않으면서 틈만 나면 '획기적인 규제개선'을 들먹이는 것이 정부 당국자들의 습성"이라고 비꼬았다."(출자총액규제가 당장 폐지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꼭 필요한 투자는 이뤄질 수 있도록 졸업조항 예외조항 등을 충분히 활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대목에서도 볼멘 소리들이 적지 않았다.당장 "개별적인 투자사안이 생기면 일일이 정부를 찾아다니며 호
재계가 8·15 광복절을 앞두고 박용성·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장치혁 전 고합 회장 등 그동안 각종 경제 관련 비리 혐의로 형이 확정된 기업인들에 대해 특별사면을 건의했다. 또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에 대해서도 선처를 요청했다.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형이 확정된 기업인 55명과 재판이 진행 중인 23명에 대해 특별사면이나 선처를 요청하...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참 바쁜 자리인데 세세하게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만 관여했으면 한다. 노 대통령이 회의를 너무 오래 하고 말씀을 많이 하는 것은 고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 '2006 제주 하계포럼'에 앞서 27일 제주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금까지 노 대통령이 해외 23개국을 순방하는 동안 거의 빠짐 없이 수행해 많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고 인간적으로도 어느 정도 신뢰하는 사이가...
법무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이중대표소송제가 시행될 경우 국내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전력 통신 방위산업 등 국가 기간산업체들도 무더기로 소송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모든 자회사를 상대로 이중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투기적 해외펀드나 적대적 기업사냥꾼 등에 의해 국가 기간산업이나 기업체들이 공격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
1994년 김신배 SK텔레콤 사장(52)은 점심을 먹고 나면 서울 인사동 화랑가를 휘적 휘적 다녔다.기와로 지은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전통차도 팔았던 경인미술관이나 빨간 벽돌 바닥에 대학을 갓 졸업한 신예 화가들의 작품들을 전시했던 관훈미술관이 단골로 찾는 갤러리였다.당시 그가 일하던 곳은 종로구 관훈동에 위치한 SI(시스템 통합)업체인 '동양시스템 하우스'.경영지원본부장이 그의 직함이었다.차세대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던 통신사업의 주역이 되겠다는 야심에 삼성그룹 비서실을 박차고 나온 지도 벌써 3년이 지나고 있었다.두 번째 직장이었던 중견 건설업체 대호에서 무선호출 사업을 추진하다가 실패했던 쓰라린 기억이 엊그제 일처럼 떠올랐다.데이콤 지분을 갖고 있던 동양그룹으로 옮기고 나서도 통신사업을 하기는 여의치 않았다.다시 삼성으로 돌아가자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마음에도 없는 일을 계속 할 수도 없고….이래저래 고역이었다."이대로 모든 것이 끝나나 하는 불안감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던 시절이었습니다.머리 속이 복잡하던 그 시절엔 정감 있는 인사동 뒷골목과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갤러리들을 돌아다니는 일이 유일한 위안거리였습니다."그리고 10년이 지나 김 사장은 국내 최대 이동통신회사인 SK텔레콤의 CEO가 됐다.4년이라는 세월을 절치부심한 끝에 보란 듯이 꿈을 이뤄냈다.김 사장은 마흔살 즈음에 직장과 업종을 모두 바꿔 성공한,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스토리를 엮어낸 주인공이다.좋은 머리로 일류대학을 나와 괜찮은 직장에 안착했지만 새로운 미래에 대한 열망으로 자신을 계속 채찍질한 덕분이다.김 사장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두 번의
정부와 여당이 32만명에 달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가운데 필수·상시 업무 종사자들을 우선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자 재계는 이 문제가 향후 노사 갈등과 불안을 더욱 가중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을 표명하고 있다. 기업들은 특히 포항지역 전문건설 노조원들의 포스코 본사 건물 불법 점거·농성 사건이 대규모 구속 사태로 마무리된 직후 이 같은 방안이 나왔다는 점에서 "정부와 여당이 이 시점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일 포항지역 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 시위와 현대자동차의 파업 장기화 등에서 표출된 불법 행위와 관련,"정부는 지금부터의 엄정한 공권력 집행 여부가 향후 국가 기강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깊이 고민하고 엄정한 법 집행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경총은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선진국 어디를 봐도 공권력이 불법 행위를 하는 집단으로부터 공격을 당하는 곳은 없다"고 지적한 뒤 "민주노총이 불법 ...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현대자동차의 임금교섭이 장기화되고 파업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유는 회사의 경영 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노조의 무리한 요구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노조에 '현명한 판단'을 촉구했다. 전경련은 20일 내놓은 '현대자동차 2006년 임금교섭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현대자동차의 생산직 평균 연봉이 5800만원으로 도시근로자 4인가구 소득의 1.9배,근로소득 상위 10%에 해당하는 고임금인데도 기본급 기준 9.1% 인상을 요...
지난 1년 가까이 하락행진을 벌여온 액정표시장치(LCD)모니터 가격이 보합 내지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20일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7월 하반기 중 17인치 LCD 모니터 패널 평균가격은 종전 101달러에서 103달러로 상승했으며 8월 중 예상가격도 105달러로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8개월 연속 하락하던 14인치 노트북 패널의 가격도 보합을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17인치 LCD제품 가격은 2분기에 바닥을 찍은 것 같다"며 "하반기 ...
삼성은 최근 태풍과 집중호우 등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 헬기를 동원해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수해복구 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등 그룹 차원의 수해복구 활동에 나섰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배정충 삼성사회공헌위원회 부회장과 이해진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은 최학래 전국재해구호협회 회장에게 50억원의 수재민 돕기 성금을 전달했다. 삼성은 우선 생필품이 부족해 극심한 불편을 겪고 있는 강원도 인제 평창 등 고립지역 주민들을 위해 헬기 4대를 띄워 구호품 ...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 총괄사장은 1948년생으로 대전 보문고와 인하대 전기공학과를 나왔다. 평범한 학벌에 석사나 박사 학위도 없다. 1973년 삼성전자 라디오과에 입사해 줄곧 음향기 관련 엔지니어로 일했다. 조금 괜찮은 경력이라곤 1985년 회사의 주력 생산품인 비디오 생산부장을 지낸 것 정도다. 이사 승진도 그다지 빠르지 않았다. 오히려 상사들과 잦은 마찰을 빚으며 수 차례 사표를 낸 전력을 갖고 있을 정도로 직장생활은 평탄치 않았다. 33년간 삼성전자를 다니는 동안 그 흔한 해외연수나 유학도 한번 간 적이 없다. 그러고도 이기태 사장은 오늘날 삼성 애니콜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는 데 일등 공신의 역할을 해냈다. 글로벌 인재들이 득실대는 회사 내에서 5년째 최고경영자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그에겐 무슨 비법이 있는 걸까.이 사장은 투박하고 거침 없는 화술을 구사한다. 거두절미에 단도직입적인 스타일이다. 상대방의 논리보다 자신의 직관을 더 믿는 경향도 있다. 당연히 고집스러워 보인다. 이 때문에 초급 임원시절엔 "제멋대로이고 안하무인"이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1992년 임원이 돼 시작한 골프도 그의 성향을 잘 보여준다. 골프 클럽을 한번도 잡아보지 않은 상태에서 첫 라운딩을 했다. 전날 '골프 에티켓'관련 책을 한 권 구해 읽었을 뿐이다. 동반자들이 얼마나 황당해했을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 후로도 그는 연습장엔 간 적이 없다고 한다. "아니,축구 시작할 때 연습장에 따로 가서 배웁니까. 그냥 차면 되는거죠."대전 보문고 시절 이 사장의 별명은 '깜빡이 없는 불도저'였다. 그야말로 좌충우돌이라는 얘기였다.축구의 거친 몸싸움을 좋아했고 동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큰 비를 뿌렸던 장마전선이 16일부터 제조 현장이 몰려 있는 남부지방으로 이동하면서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해 가동을 전면 중단했던 마산 수출공단처럼 침수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또 비록 직접적인 침수 피해를 입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집중 호우로 항공 육상 해운 등의 물류 시스템이 타격을 받고 있어 제품 출하와 수출에도 적지 않는 차질이 빚어질 것으...
1972년 삼립식품 구매부의 한 신입사원이 경상북도 문경의 나환자촌을 찾았다. 그는 주민들을 만나 무작정 계란을 달라고 졸랐다. 도매상들에게 공급하는 가격보다 훨씬 높게 쳐 줄 테니 삼립식품과 직거래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설득했다. 외지인들을 쉽게 믿지 않는 나환자촌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다. 그래도 이 청년은 포기하지 않았다. 밀고 당기기를 몇 차례,청년은 아예 서울에서 짐을 싸들고 나환자촌으로 내려갔다. 손가락이 없는 환자들을 위해 목욕을 시켜 주고 밤에는 함께 소주도 마셨다.청년이 신입사원 신분으로 계란 확보에 이처럼 고집스럽게 매달렸던 사연은 이렇다. 당시 삼립식품의 주력 제품은 계란을 주 원료로 하는 카스테라. 소비자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었으나 봄 가을 소풍철만 되면 어김없이 재연되는 '계란 파동'으로 원료 확보에 애를 먹었다. 지금이야 대형 양계장들이 널려 있지만 그 때는 국내 계란 공급의 70%를 경북 안동,칠곡 등에 산재한 나환자촌에서 담당하고 있었다. 방법은 그들과의 직거래를 트는 길밖에 없었다.하지만 이 청년이 시도하기 전까지는 회사 내 어느 누구도 나환자촌을 직접 상대하겠다는 발상을 하지 못했다. 격려는커녕 오히려 무모한 짓을 한다며 질책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하지만 청년은 나환자들과 생활한 지 석 달여 만에 직거래를 성사시켰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기자 나환자들은 서울 일부 도매상들과의 거래를 끊으면서 삼립식품과 거래를 텄다.외식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는 정진구 CJ푸드빌 사장(61)이 보낸 젊은 날의 일화다. 정 사장은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흔치 않은 이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재계의 숙원인 출자총액규제 폐지는 과연 이뤄질 것인가. 정부가 하반기 정책 개선 과제로 출총제 폐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가운데 정부-재계-시민단체-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시장경제선진화 태스크포스(TF)'가 6일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출총제 폐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본부장은 "오는 10월 말까지 출총제 폐지 여부에 대한 결론을 도출하기로 하고 밀도있는 논의를 벌여나가기...
삼성전자는 4일 자체 충전 기능을 갖춘 인공지능형 '하우젠 로봇청소기' 2개 모델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자이로 센서를 이용,주행 각도와 주행 거리를 계산해 최적의 청소 경로를 그리는 셀프 매핑 방식을 적용해 효율성을 높였다. 또 청소 중 배터리 충전량이 20% 이하로 떨어지면 2m 이내 거리에 있는 충전기를 찾아가 전기를 공급하는 자동 충전 기능도 갖췄다. 일반 가정용 전화선을 연결하면 외부에서 전화를 걸어 청소기를 작동시킬 수 있다. ...
우리나라 경영자 가운데 AQ(Adversity Quotient·역경지수)가 가장 높은 경영자는 누구일까? AQ는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가인 폴 스톨츠 박사가 1997년 처음 개발한 지표로 자신에게 역경이 닥칠 경우 이를 극복하는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준다.이 지표대로라면 현직 경영자 중에는 국내 최대의 정유사를 이끌고 있는 신헌철 SK㈜ 사장(61)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홀어머니 밑에서 좀처럼 벗어날 수 없었던 가난과 결핍,성실한 준비에 뛰어난 실력을 갖고도 대학입시에 두번이나 낙방했던 불운,예기치 않은 사태로 7개월이나 늘어나버린 군복무….유년은 불우했고 청년기 또한 눈물과 좌절이 지배했다.같은 또래의 친구들이 철없이 뛰어놀던 해운대 바닷가는 조숙한 신 사장에게 세월의 신산(辛酸)을 곱씹게 만드는 풍경에 불과했다.그래도 그는 꺾이지 않았다.부족하거나 모자라는 것은 그대로 참고 도중에 길이 막히면 돌아가고자 했다.산산이 조각난 꿈의 파편들을 집어들고 절망하거나 잠들지 않았다.대신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애썼다.해산물 수송업에 종사했던 신 사장의 부친은 1955년 사망했다.신 사장이 해운대초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가세가 급격히 기운 것은 불문가지.그 시절의 가난한 학생들이 대개 그랬듯 신 사장도 은행원이 되겠다는 꿈을 안고 상고에 진학했다.부산상고 시절 반에서 1,2등을 다툴 정도로 공부를 잘했던 그는 당시 부산출신의 기업가 김지태씨가 운영하던 '백양장학회'의 장학생이 됐다.이 때 같이 장학금을 받았던 사람들이 동기인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1년 아래의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2년 아래의 노무현 대통령이었다.그러나
환율하락과 고유가,원자재값 상승 등 3중고(苦)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기대 이상의 수출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상반기에 전년 동기대비 13.9%의 수출증가율을 기록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11.4%의 두자릿수 증가율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산업연구원). 이처럼 각종 수출 통계치들이 유례없는 호황국면을 보여주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다. 환율 하락 등의 여파로 수출확대가 채산성 향상으로 그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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