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1일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마스터즈 골프대회가 열린 미국 조지아주의 오거스타 골프장.최종 라운드에 나선 타이거 우즈는 16번홀(파3)에서 기적과 같은 버디(기준 타수보다 하나 적은 타수,birdie)를 엮어내 우승의 발판을 만들었다. (고등학생들은 아직 골프를 잘 모르겠지만,다음에 소개하는 장면이야말로 스포츠와 돈의 관계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당시 우즈의 티샷은 홀컵에서 10m가량 떨어진 왼쪽 러프에 떨어져 파(기준 타수,par)를 지키기도 어려운 상황.우즈는 볼을 홀컵 위쪽 7m 거리에 떨어뜨렸다. 볼은 가파른 경사를 따라 오른쪽으로 90도가량 꺾이더니 홀컵을 향해 천천히 굴러내려가기 시작했다. 카메라로 줌인 된 골프공에는 우즈의 후원사인 나이키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더욱 인상적인 광경은 볼이 홀컵 앞에서 잠시 멈춰서면서 전개됐다. 그 시간은 1.5초 정도. 나이키의 날렵한 로고가 한번 몸을 구르더니 볼은 거짓말처럼 홀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미국의 세계적인 경제신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음날 "바로 이 한 장면으로 나이키는 지난 5년간 우즈에게 후원비로 지급한 1억달러 이상의 광고효과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당시 경기장면을 수십개국이 생방송으로 중계했고 너무도 극적인 순간에 나이키 로고가 선명하게 노출됐기 때문. 스포츠 선수 한 명에게 연간 2000만달러를 투자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무모하기 짝이 없는 도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리스크(위험)와 리턴(수익)이 공존하는 것은 비즈니스 세계의 영원한 진리다. 5년 전 타이거 우즈를 잡기 전의 나이키는 '지는 태양'이었다. 경영실적은 변변치 않았고 신규사업 역시 별 재미를 못 보고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는 용어는 '유희(遊戱)하는 인간'이란 뜻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놀고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는 의미다. 20세기 초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요한 호이징가(1872∼1945)가 제창한 이 개념은 스포츠에 열광하는 많은 사람들과 딱 맞아 떨어진다. 스포츠야말로 문화 언어 종교를 초월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만국의 공통어다. 물론 유희에는 비용이 들게 마련이며 스포츠 역시 경제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는 용어는 '유희(遊戱)하는 인간'이란 뜻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놀고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는 의미다. 20세기 초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요한 호이징가(1872∼1945)가 제창한 이 개념은 스포츠에 열광하는 많은 사람들과 딱 맞아 떨어진다. 스포츠야말로 문화 언어 종교를 초월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만국의 공통어다. 물론 유희에는 비용이 들게 마련이며 스포츠 역시 경제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오늘날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는 월드컵이나 올림픽 역시 마찬가지다. 조(兆)단위를 넘나드는 막대한 행사비용을 대는 기업들이 있고 전 세계의 소비자들은 경기를 매개로 기업들이 생산하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와 접점을 갖는다. 스포츠 최고의 미덕은 일정한 룰 속에 공정한 경쟁과 아름다운 승복이 있고,또한 치열한 승부 속에 인간 승리와 불퇴전의 드라마가 생겨난다는 것. 사람들은 이런 스포츠에 손쉽게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고 기업들은 그 찰나의 경제성을 놓치지 않는다. 코카콜라와 에비앙 나이키 아디다스와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들은 스포츠를 활용해 성공가도를 달려온 기업들이다. 과거 국내 제과업계의 라이벌 롯데와 해태가 프로야구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던 시절,전날 승패의 결과에 따라 제품 판매액이 50% 정도나 들쭉날쭉했다는 사실은 우리의 소비행태가 부지불식간에 스포츠로부터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스포츠 마케팅은 너무도 상투적이고 고전적인 경영기법이 됐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전략적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조일훈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jih@hankyung.com
삼성이 지난 28일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제한을 규정하고 있는 공정거래법에 대해 헌법 소원을 제기한 배경에는 삼성전자의 경영권 방어에 대한 우려감뿐만 아니라 불확실한 정책 리스크를 방치해 둘 경우 자칫 그룹이 해체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오는 2008년을 시한으로 금융사의 의결권 제한을 15% 선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하도록 돼 있지만 사회·경제적 여건 변화에 따라 도중에 규제의 틀을 더욱 강화하는 형태의 ...
지난 6월23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에 자리잡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윤종용 부회장 주재로 반도체 정보통신 디지털미디어 LCD(액정표시장치) 등 주요 사업부 총괄 사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가 열렸다. 상반기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탓인지 사장들의 표정은 어두웠고 분위기도 무거웠다. 지난해 10조원이 넘는 순익을 냈던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환율 급락과 주력 제품들의 판매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의 절반 수준을 겨우 웃돌 정도로 악화됐다. 이날 윤 부회장은 "더 이상 환율을 갖고 탓하지 말고 외부의 돌발적인 요인에 흔들리지 않도록 기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삼자"고 강조했다. 최고의 기업 삼성전자가 이 정도로 고전했다면 다른 기업들이 느꼈던 고충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연초 달러당 원화 환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달러당 150원까지 떨어진 반면 유가와 원자재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 결과 수출 채산성은 하락하고 제조원가는 급등하게 돼 웬만한 구조조정으로도 난국을 돌파하기 어렵게 됐다. 수출의 양대 축인 자동차 전자가 직격탄을 맞았고 지난해까지 제품 가격이 좋았던 석유화학제품 등도 된서리를 맞았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경영에 임하는 주요 기업들은 일단 상시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위기관리에 치중하면서 내실을 다지고 경쟁력을 확충하는 데 나설 계획이다. 특히 불황일수록 미래 성장사업을 발굴한다는 전략 아래 비장의 '블루오션'형 발전전략을 가다듬는다는 방침이다. ◆상시 구조조정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비데 유무선전
삼성이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나선 것은 공정거래법의 관련 규정이 폐기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외국 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공격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할 수단이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현행 공정거래법대로 금융 계열사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면 생명과 전자를 양대 축으로 한 지배구조의 기반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배경이 되고 있다. 물론 삼성은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내부적으...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물산 등 삼성 계열 3사는 지난 4월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공정거래법의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제한' 조항이 헌법상의 평등권과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어 28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이로써 지난해부터 금융계열사 의결권 축소방안의 위헌 여부를 놓고 삼성과 공정거래위원회가 벌여왔던 논쟁은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최종 판가름나게 됐다. 삼성이 헌법소원을 제기한 조항은 공정거래법 제11조 제1항 제3호와 ...
과거 이건희 삼성 회장의 단골 출장지역은 일본이었다.첨단을 달리는 현지 전자업계의 흐름을 짚어보며 한국보다 한 수 위인 기술과 경영전략을 배우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품질 경쟁력과 브랜드 파워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일본 편향적이었던 이 회장의 해외출장 일정도 점차 바뀌고 있다.지난해 아테네 올림픽이 끝난 직후 다녀온 헝가리 슬로바키아, 지난 4월 디자인 전략회의를 연 이탈리아에 이어 이번엔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
MBC 뉴스데스크 앵커 출신의 이인용 삼성전자 홍보팀장(전무·48)이 29일 삼성전자 본사로 출근을 시작했다. 이 전무는 이날 오전 첫 출근을 하면서 기자실에 들러 출입기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뒤 사무실에서 업무 보고를 받았다. 이 전무는 "쉬는 동안 책도 읽고 여행도 다녔다"면서 "그레이스 피리어드(Grace Period·유예기간)라는 말도 있는데 처음이니 잘 봐달라"고 기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또 홍보팀 직원들에게 "기자생활만 해봐서 홍보는 잘 모를 수 있으니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삼성전자의 '대변인' 역할뿐 아니라 언론 문화 광고 사회공헌 스포츠마케팅 글로벌홍보 등 전반적인 홍보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언론계 출신인 이 전무의 영입으로 삼성전자의 홍보 전략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이 전무는 지난달 초 인터뷰에서 "삼성은 이제 글로벌 기업이며 큰 틀에서 홍보를 생각할 것"이라면서 "기자란 직업이 크게는 우리 사회를 위해 일하듯이 기업이 우리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가 출근함에 따라 그동안 홍보 팀장과 IR 팀장을 겸임해왔던 주우식 전무는 IR 업무만 전담할 예정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접대비 실명제 기준선을 100만원으로 올리고 연구개발 세액공제도 확대해 달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8일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총 138개 항목의 '2005년 세제개편 종합 건의서'를 마련,최근 정부에 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이 건의서를 통해 50만원 이상 접대할 경우 접대비 명세서에 상대방 및 목적 등을 쓰도록 돼 있는 현행 법인세법을 개정,소비진작과 영업비밀 유지 등을 감안해 기준금액을 100만원으로 ...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26일 동남아 장기 출장 길에 올랐다. 현지 사업전략 점검과 함께 다음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정기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 회장은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등과 함께 태국 방콕에 도착,현지 사업장 순방에 들어갔다. 이 회장은 태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의 사업장을 둘러보며 시장현황과 주력 제품들의 판매추이 등을 보고 받을 계획이다. 특히 신흥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베트남에서 사업전략회의를 주재하고 베트남을 삼성의 새로운 전략 기지로 육성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략회의에는 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최지성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 등이 참석하며 28일 말레이시아 출장을 떠나는 김순택 삼성SDI 사장도 현지에서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베트남 전략회의에 앞서 열리는 IOC 정기 총회에 참석,스포츠 외교를 벌이는 한편 동남아 방문국가의 정·재계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 공통 관심사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공기업 지방 이전 정책에 따라 한국전력이 광주광역시로 옮겨가게 되자 서울 삼성동의 금싸라기 땅인 한전 본사 부지를 놓고 주요 기업과 금융회사,부동산개발 업체 등이 벌써부터 군침을 흘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신규 사옥을 필요로 하는 일부 대기업과 부동산개발 업체들은 향후 발표될 한전 부지(강남구 삼성동 167) 매각 및 개발 방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전이 그동안 본사 사옥을 매각하지 않고 서울사무소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으나 정부가 이전 선결 조건으로 사옥 매각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한전 본사는 총 2만4000평 규모로 공시지가가 평당 2450만원에 이른다. 특히 지하 3층,지상 20층인 한전 사옥의 연면적이 2만9390평에 불과해 고밀도 개발의 여력이 그 어느 지역보다 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부동산개발 업체들과 주요 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팀들은 향후 개발차익이 엄청날 것으로 보고 개발 방식 등에 대한 세부 검토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 사옥을 건립하려는 대기업들의 관심도 만만치 않다. 대기업의 매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이유는 천문학적인 매입 금액 때문.한전 부지의 공시지가는 평당 2450만원 수준이지만 인근 상업용지의 가격이 5000만원을 호가하고 있어 최소 평당 5000만원 이상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한전 부지의 총 매입가격은 1조원을 훌쩍 넘어 일정 수준 이상의 자금 동원 능력을 갖고 있는 대기업이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오는 2008년까지 서초동 '삼성타운'에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들을 입주시킬 삼성그룹의 경우 금융 계열사
하이닉스반도체가 5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을 기어이 관철시켰다. 연 10%의 고금리를 부담하고서다. 바로 한 달 전 LG전자가 같은 시장에서 발행한 채권보다 5%포인트나 높은 금리 조건이다. 물론 이제 막 정상화의 문턱에 도달한 하이닉스를 글로벌 우량기업인 LG전자와 동급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이유도 다르다. 하이닉스가 해외채권 발행을 강행한 것은 구조조정촉진법을 조기 졸업하기 위한 것이다. 내년 말로 예정된 경영정상화 시한을 1년6개월 이상 앞당겨 한시라도 빨리 경영의 자율권을 확보하고 새로운 출발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그 방식이 10%의 고금리를 지불하는 것이라면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다. 지난 몇 년간 임금동결을 감수한 종업원,헐값에 출자전환해준 채권단,감자를 당한 소액주주들의 주식 등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희생과 양해 속에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기에 특히 그렇다. 하이닉스는 현재 국제신용등급이 '투자 부적격'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한다. 또 애초에 채권단과 경영정상화 조건으로 합의한 '리파이낸싱(기존 채무를 상환한 뒤 새로운 차입을 일으키는 것)'의 틀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과정이라고 해명한다. 그러나 현재 하이닉스의 재무구조나 수익 창출능력으로 볼 때 신용등급 상승은 시간문제다. 채권 발행시기를 조금만 늦추면 더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얻어쓸 수 있다. 회사 일각에선 해외채권 발행으로 신용등급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지만 이는 주객이 전도된 것 아닌가. 게다가 하이닉스는 당장 달러화 표시 자금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다. 국내 외환당국은 넘쳐나는 달러를 해소하기 위해 해
하이닉스반도체가 5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을 기어이 관철시켰다. 연 10% 이상의 고금리를 부담하고서다. 바로 한 달 전 LG전자가 같은 시장에서 발행한 채권보다 5%포인트나 높은 금리 조건이다. 하이닉스가 해외채권 발행을 강행한 것은 구조조정촉진법을 조기 졸업하기 위한 것이다. 내년 말로 예정된 경영정상화 시한을 1년6개월 이상 앞당겨 한시라도 빨리 경영의 자율권을 확보하고 새로운 출발의 기틀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방식이 10%의 고금리를 지불하는 것이라면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다. 지난 몇년간 임금동결을 감수한 종업원,헐값에 출자전환을 한 채권단,알토란같은 주식을 감자당한 소액주주들 등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희생과 양해 속에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기에 특히 그렇다. 하이닉스는 현재 국제신용등급이 '투자 부적격'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한다. 또 애초에 채권단과 경영정상화 조건으로 합의한 '리파이낸싱'(기존 채무를 상환한 뒤 새로운 차입을 일으키는 것)의 틀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과정이라고 해명한다. 그러나 현재 하이닉스의 재무구조나 수익 창출능력으로 볼 때 '투자 적격'으로의 신용등급 상승은 시간문제다. 굳이 투자 부적격 상태에서 채권 발행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회사측은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이번 채권 발행을 위해 신용등급을 두 단계나 올려줬다고 하지만 그 결과가 고작 이런 정도란 말인가. 게다가 하이닉스는 당장 달러화 표시 자금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 외환 당국은 넘쳐나는 달러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부동산 매입 규제까지 풀어놓은 상태다. 국내 은행들이 장기 대출을 꺼린다는 이유도 대고 있
하이닉스반도체가 유례없는 초고금리에 해외채권을 발행,논란이 일고 있다. 외환은행을 비롯한 하이닉스 해외채권 주간사는 24일 미국 뉴욕에서 5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을 발행했다. 금리는 7년만기 외화변동금리부채권(FRN.2억달러)이 런던은행간금리(리보)+6.5%포인트,7년만기 고정금리채권(3억달러)이 연9.875%다. 이는 외환위기 때와 맞먹는 초고금리 수준으로,최근 발행이 끝난 하이닉스 국내채권(5년물) 금리인 리보+2.4%포인트보다도 4%...
LG전자가 자회사인 LG필립스LCD의 일부 지분을 올 하반기 중 매각하기로 했다. 증권가 관계자는 22일 "지난해 7월 상장된 LG필립스LCD의 보호예수기간(1년)이 다음 달 중 만료됨에 따라 LG전자가 일부 지분을 전략적 투자자나 금융회사에 매각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합작 파트너인 네덜란드 필립스사와 매각 시기 방법 등을 조율하기 위해 협의에 착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LG필립스LCD의 대주주는 LG전자와 필립스로 현재 시장에 유...
김우중 회장의 비즈니스 감각에 대해서는 누구든 감탄을 금치 못한다.김 회장은 1967년 만 30세의 나이에 대우실업을 창립,불과 한달만에 30만달러어치의 원단을 수출했다. 이듬해에는 싱가포르의 트리코트(메리야스 제품의 일종으로 고리를 엮어서 짜는 편직제품)시장을 장악해 10배가 넘는 이익을 남기는 대성공을 거뒀다. 자본금 500만원짜리 신출내기 기업은 시드니 싱가포르 뉴욕 등에 속속 지사를 설립하며 창업 5년만인 1972년에 국내 2위의 수출기업으로 성장했다. 가히 ‘김우중 신화’라고 부를만한 쾌속 진군이었다. 하지만 최고의 상술과 최고의 상품이 결합하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김 회장을 정점으로 한 대우의 영업망은 당대 최고의 조직력을 자랑하고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늘 취약한 제품력이 자리잡고 있었다. 김 회장의 뛰어난 마케팅 실력은 역설적으로 중급 품질과 취약한 브랜드를 만회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부각된 것인지도 모른다. 물건을 파는 데 천부적인 감각과 수완을 갖고 있던 김 회장은 영업(수출)을 핵심으로 그룹의 조직을 구축했다. 자동차 전자 조선 건설 등의 계열사들은 김 회장의 분신으로까지 일컬어지던 ㈜대우에 얹혀 있었고 생산량과 매출액 목표 등도 ㈜대우의 통제를 받고 있었다. 자동차를 주축으로 한 김 회장의 세계경영 역시 판매능력에 대한 과신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판매에는 와이셔츠나 자동차나 다를 것이 없다고 강조하던 김 회장이다. 그는 1995년 5월 폴란드 자동차회사 FSO를 인수하면서 현지 정부가 조건으로 내건 '종업원 2만명에 대한 고용유지와 추가 투자'를 선선히 받아들였다. 기존 인력의 30%만 남기겠다는 인수경쟁자 제너럴모터
재계가 김우중 전 대우 회장 구명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검찰 수사와 재판 진행 추이를 지켜보며 적절한 시기에 김 회장에 대한 선처를 정부에 공식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월례 회장단 회의를 열고 김 회장 귀국과 사법처리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뒤 그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김 회장에 대한 여론이 엇갈리고 있지만 재계 입장에서 할 말은 하지 않겠느냐"며 "김 회장의 과오만 보지 말고 한국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 회장단의 일치된 견해"라고 전했다. 재계는 회장단이 이 같은 의견을 회의 직후 만찬에 참석키로 한 이해찬 국무총리에게도 전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재계는 그러나 당장 김우중 회장 구명을 위한 탄원서 제출은 하지 않을 계획이며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회장단 회의에는 강신호 전경련 회장 외에 이건희 삼성 회장,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최태원 SK 회장,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조석래 효성 회장,박영주 이건산업 회장,허영섭 녹십자 회장 등 12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단은 공식 안건으로 제출된 대·중소기업 협력사업과 기업정책·자원·부품소재 등 3개 위원회 신설 안건을 처리한 뒤 김 회장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재계가 이해찬 총리에게 김 회장에 대한 선처를 요청할 경우 이 총리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특별한 발언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재계와 정부가 자연스럽게 교감할 수 있는 기
검찰의 수사가 대우그룹 자금관리의 중핵이었던 BFC(British Finance Center)의 자금거래 내역에 집중되면서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진술 내용에 정·관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 200억달러로 추산되는 BFC의 자금거래 증빙서류가 트럭 한 대분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고 복잡한 데다 당시 자금거래의 세세한 내용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어 현실적으로 김 회장의 진술이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금융감독원이 BFC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사용처가 드러나지 않거나 관련 증빙서류가 없는 자금은 7억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금감원은 이 돈의 행방을 찾기 위해 관련 인사들을 모두 접촉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지난 1998년10월께 BFC의 자금관리를 맡고 있던 L씨가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관련 정보가 담긴 디스켓이 사라지면서 자금의 정확한 사용처를 밝히는 데 실패했다. 당시 L씨는 BFC에서 5년째 일하고 있었으며 체이스맨해튼 등 금융기관 관계자들을 데리고 폴란드 FSO 공장을 방문하던 도중에 교통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과연 7억달러 중 얼마나 많은 돈이 비자금으로 조성돼 정·관계로 흘러들어 갔느냐 하는 점이다. BFC는 외환관리법 규제를 피해 자금을 수시로 입출금하던 비선 조직이었기 때문에 비자금을 조성할 개연성은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대우 측은 이런 추측을 일축한다. 만기가 돌아오는 해외법인 차입금을 상환하기도 벅찬 판에 무슨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했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금감원 실사팀도 용처가 확인된 190억달러 상당의 자금 중 비자금이 조성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백기승 전 대우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전세계 '신(新)사고 경영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됐다. 뉴스위크 최신호는 새로운 사고와 아이디어로 전세계 산업계를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이끈 경영자 10명을 선정해 소개했으며,황 사장은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 황 사장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기술 개척자들은 유목민의 월등한 속도와 기동성으로 아시아를 정벌한 몽골의 칭기즈칸을 본받아야 한다"면서 "현재의 기술에 만족해 농경 시대 사람들처럼 안주한다면 유목민이 이뤄낸 신기술에 의해 밀려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위크가 선정한 신사고 경영인에는 고등학교 중퇴 학력으로 22개 법인을 거느린 일본 인터넷 서비스업체 GMO그룹의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구마가이 마사토시(41)를 비롯 독일 소매업체인 카르슈타트크벨레의 토머스 미들호프 CEO,패스트푸드 체인 포요 캄페로의 후안 호세 구티에레스 사장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글로벌 경쟁 시대에 남들이 하지 않는 생각을 한 발 앞서 함으로써 사업에서 성공했을 뿐 아니라 업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인물로 평가된다. 황 사장은 지난 2000년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플래시 메모리칩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 현재 반도체부문에서 삼성전자의 성공적인 신화를 이끌어냈다. 그는'반도체 집적도가 1년6개월에 2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에 대해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메모리 신(新)성장론을 입증함으로써 '황의 법칙'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황 사장은"지난 20년간 PC가 IT산업을 이끌어왔지만 이제부터는 플래시 메모리를 장착한 모바일 기기가 디지털 혁명을 주
김우중 전 대우 회장에게 지난 13일은 그 어느 때보다도 고단하고 긴장된 하루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5년8개월의 오랜 해외 유랑생활을 접고 마침내 귀국을 결행하기까지 오만 가지 상념에 시달리며 착잡한 날을 보냈다고 측근들은 전하고 있다. 김 회장이 베트남을 떠나던 날,한국경제신문 취재진이 찾아낸 그의 하노이 거처 역시 하루 종일 무거운 적막감에 휩싸여 있었다. 김 회장은 물론 의료진,전 대우 관계자 등은 취재진이 도착한 오전 9시부터(현지시간) 출국을 위해 집을 나서던 오후 10시40분까지 두 곳의 철제 대문을 굳게 잠근 채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밖에서 만남을 요청하는 취재진의 목소리에도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관리인들이 뛰어나와 "이 집 주인은 나다"라며 짜증을 부렸으며 심지어 현지 경찰을 불러 기자들을 밀어내기까지 했다. 나중에 귀국 비행기에서 만난 조준형 변호사는 "집 밖에 취재진이 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검찰 조사를 앞두고 인터뷰를 하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워 어쩔 수 없었다"고 양해를 구했다. 한국경제신문이 하노이 저택의 소재를 파악하게 된 것은 하노이 중심부에 자리한 멜리아호텔에 김 회장의 법률대리인인 김&장법률사무소의 조준형 변호사와 주치의를 맡은 아주대병원의 소의영·신준한 교수가 투숙했다는 사실을 12일 확인한 데서 시작됐다. 이튿날 오전 6시30분께 멜리아호텔에 도착한 취재진은 잠시후 이들이 김 회장의 비서와 만나 아침식사를 같이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 자리에서 소의영 교수는 김 회장이 위암 수술 후유증으로 앓고 있는 장협착증 등에 대해 의견을 밝혔으며 김 회장의 최근 건강상태
"책임을 지려고 돌아갑니다." 14일 새벽 1시30분(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노이바이국제공항을 떠나 인천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기 안에서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은 이렇게 귀국 배경을 설명했다. 분홍색 넥타이로 받친 감색 양복 차림은 나름대로 깔끔하고 젊은 취향이었지만 오랜 도피생활에 지친 피로와 완연한 병색을 감출 수는 없었다. 김 회장은 이날 기내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여러차례에 걸쳐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대우사태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는 얘기였다. 기자들에게도 "먼 데까지 오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자신의 건강에 대해 "아주 좋지 않다"며 "지난 5년 동안 계속 아프고 병이 생겼다"고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실제 그는 이날 항공기 트랩을 오르면서 수행원과 승무원들의 부축을 받아야 했다. 김 회장은 사진을 찍는 데도 질색을 했다. 기자들이 셔터를 계속 눌러대자 "이제 그만하라"고 제지하기도 했다. 귀국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몸이 아팠고 대우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석진강 변호사가 지난 2일 "김 회장은 대우사태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면 이를 수용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인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김 회장은 비슷한 질문들이 계속 이어지자 "몸이 좋지 않으니 그만하자"며 취재진을 돌려세웠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은 역시 거물이었다. 김 회장이 귀국을 결행한 지난 13일 베트남 현지에 30여명의 국내 취재진이 몰려들었고 김 회장이 탑승한 항공기에도 25명의 기자들이 동행했다. 14일 아침 인천공항 역시 수백명의 취재진과 시민단체,측근 인사 등이 몰려나와 북새통을 이뤘다. 김 회장을 태운 항공기가 14일 오전 5시26분 인천공항에 도착하기까지 김 회장이 보낸 하루는 그 어느 때보다도 고단하고 긴장된 시간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김 회장이 베트남을 떠나던 날,한국경제신문이 찾아낸 하노이 저택 역시 하루 종일 무거운 적막감에 휩싸여 있었다. 김 회장 측은 취재진이 처음 저택에 도착한 13일 오전 9시(이하 현지 시간)부터 출국을 위해 집을 나서던 오후 10시40분까지 두 곳의 철제 대문을 굳게 잠근 채 단 한 번도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바깥에서 만남을 요청하는 취재진의 목소리에도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귀국비행기에서 기자와 만난 김 회장의 법률자문 조준형 변호사는 "집 밖에 취재진이 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검찰 조사를 앞두고 인터뷰를 하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워 어쩔 수 없었다"고 양해를 구했다. # 하노이에서 발견한 김회장 한국경제신문이 하노이 저택의 소재를 파악하게 된 것은 하노이 중심부에 자리한 멜리아호텔에 김&장법률사무소의 조준형 변호사와 의료진인 아주대병원의 소의영·신준한 교수가 투숙했다는 사실을 지난 12일 확인한 데서 시작됐다. 취재진은 하노이 시내의 모든 특급호텔을 찾아다니며 관련 인사들의 투숙 여부를 확인하고 있던 터였다. 13일 오전 6시30분께 멜리아호텔에 도착한 취재진은 잠시 후 이들이 김 회장의
14일 새벽 1시26분(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공항에서 맞딱뜨린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모습은 초라함을 넘어 처연하기까지 했다.깊게 패인 주름과 여윈 체구,해외생활의 온갖 풍상이 녹아있는 듯한 공허한 표정에는 한때 '킴기즈칸'으로 불리며 지구촌 시장 구석구석을 누비던 기업가의 왕성한 패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대우는 해방을 전후로 그룹의 모태를 일군 삼성 현대 LG 등과 달리 1970년대 정부가 주도한 경제개발 프로그램 속에서 수출전문 기업으로 성장했다.김 회장은 창업자였지만 동시에 기업의 국제적 도약을 일군 탁월한 전문경영인이기도 했다. 여느 창업주들이 그러했듯이 김 회장 역시 위험을 감수하는 적극적인 경영전략과 저돌적인 추진력을 앞세워 한 시대를 풍미했다.당대에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던 공기업들을 과감하게 인수하고 신흥시장을 텃밭으로 만들기 위해 동유럽을 비롯한 제 3세계 국가들을 향해 맹렬하게 진격했다.김 회장이 계속 성공을 거두었더라면 평가가 달라졌겠지만 1990년대 한국 경제에 천형처럼 찾아온 외환위기에 대우는 침몰하고 말았다.동시에 김 회장의 경영스타일에 대한 비판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1인 지배와 독주,무리한 확장,리스크를 고려하지 않는 '자전거 경영'등은 국내 재벌의 전형적인 병폐를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에 제2,제3의 '김우중'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 경제회복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는 주장에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최고경영자(CEO)들이 리스크를 감수하기 보다는 피하려 들고 신흥시장에의 과감한 투자보다는 안전한 시장에서 목표 수익률을 유지하는 쪽으로 움직인다면 경제의 활력을 도모할 수 없다는
김우중 전 대우 회장(69)이 베트남 하노이발 아시아나항공 OZ734편을 타고 14일 오전 5시5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1999년10월 중국으로 출국한 지 5년8개월만이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새벽 1시(현지시간 13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간) 의료진 등 일행과 함께 그의 숙소이던 하노이 시내 탕롱인터내셔널빌리지를 출발,공항으로 향했다.출발시간을 5분 앞둔 1시25분 공항에 도착한 김 회장은 의료진 법률대리인 등 4명과 함께 곧바...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은 하노이 시내의 한 인터내셔널빌리지에 장기 체류하고 있었다. 하노이 시내 외국인 전용 주택가인 이 마을은 대로변에서 떨어져 있어 한적한 느낌이 들 정도다. 김 회장의 마지막 도피처인 이 곳은 3층으로 지어진 유럽식 주택으로 연건평이 100여평 정도 돼보이고 잔디가 깔린 정원에는 장미 몇 그루와 석재로 만든 의자와 테이블 등이 마련돼 있다. 철제 대문이 2곳에 설치돼 있으며 안전을 감안한 듯 베이지색 건물 외부 곳곳에 폐쇄회로 카메라가 갖춰져 있었다. 집 밖에는 베트남 정보요원들이 김 회장을 에스코트하려는 듯 차량을 대기시켜 놓고 있었다. 베트남 정보요원들은 수시로 건물 주변을 순찰하며 현지에 진을 치고 있는 한국 기자들의 동향을 감시하기도 했다. ○…김 회장과 함께 귀국하기 위해 서울에서 파견된 김&장법률사무소의 조준형 변호사와 아주대병원의 소의영·신준한 교수는 숙소인 멜리나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서둘러 마친 뒤 김 회장이 보낸 것으로 보이는 검은색 매그너스 승용차를 타고 모처로 향했다. 취재팀의 추격전이 시작된 것은 이때부터.의료진을 태운 매그너스 승용차는 호텔에서 20분을 달린 끝에 외국인 전용 주택가인 탕롱인터내셔널빌리지에 도착했다. 한 순간 승용차의 행방을 놓친 취재팀은 40도가 넘는 뙤약볕 속에 가구별 탐문 취재를 시작한 지 1시간여 만에 김 회장이 머물고 있는 3층 주택을 찾아냈다. 이 빌리지에서 2년간 가정부로 일하고 있다는 오와잉씨는 취재팀이 김 회장의 사진 10여장을 노트북을 통해 보여주자 "바로 그 사람이 저 집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 밖에서 목격된 김 회장은 완전한 백발에 바짝 마른 모
베트남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항공편은 국적사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외에 베트남에어라인이 있다. 일각에선 김 회장이 그동안 베트남에어라인을 자주 이용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항공사를 이용할 공산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출국시 베트남 당국의 경호와 공안(경찰)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하지만 현지 한인사회는 아직도 김 회장의 베트남 체류를 반신반의하고 있다. 김 회장이 베트남을 출발지로 삼을 경우 이처럼 교포들의 정보망에 걸려들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특히 베트남 사회 특성상 김 회장이 한인 사회에 자신의 모습을 전혀 노출하지 않은 채 6년 가까이 머무르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노이 대우호텔의 이현구 사장은 자신도 체류 기간이 1년에 불과해서인지 김 회장을 베트남에서 본 적이 없다며 상식적으로 5년 이상을 이곳에서 기거했다면 이미 거주지가 드러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기자가 지난 열흘 동안 하노이와 호찌민의 특급호텔과 주요 외국인병원 등을 탐문한 결과 김 회장과 관련된 어떠한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김 회장이 귀국할 경우 출발공항 만큼은 대우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할 것이라는 점에서 하노이공항과 호찌민공항을 지켜보는 언론들의 시선은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하노이(베트남)=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이 14일 귀국한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귀국 즉시 체포해 조사할 방침이다. 12일 검찰 및 전 대우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13일 밤(현지시간) 베트남을 출발해 14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 귀국은 1999년 10월 중국 옌타이의 자동차 부품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다며 출국한 지 5년8개월 만이다. 김 회장의 한 측근은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김 회장은 14일 오전 귀국할 예정"이라며 "건강은 좋지 않지만 별도의 수행원 없이 의사 및 변호사와 함께 입국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귀국 직후 인천공항에서 대우 사태와 자신의 해외 은둔 생활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직접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 귀국과 관련해 서울대병원 K모 교수 등 의료진이 베트남 현지로 출국,김 회장의 건강 상태를 체크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서울대병원 내에 김 회장을 진료하기 위한 팀이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최근 신장 기능이 떨어져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측근이 밝혔다. 검찰은 김 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공항에서 체포해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를 위해 대검 중수2과를 수사전담부서로 정하고 대검 중수부 연구관 등을 투입,이미 자료검토에 착수했다. 검찰 수사는 먼저 김 회장이 수십조원대의 분식회계를 지시한 혐의를 밝히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대우 대우중공업 대우전자 등 계열사 5곳에서 자산을 조작하고 차입금을 누락하는 방식으로 총 41조원의 분식회계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은 이 같은 분식을 통해 9조원 이상의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은 1999년 10월 한국을 떠난 이후 주로 베트남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나 호찌민에서 김 회장을 목격했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데다 대우측 인사들도 굳이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프랑스는 김 회장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나라기 때문에 유난히 자주 찾았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은 프랑스 여권을 갖고 있다. 김 회장의 베트남 행적에 대해선 설이 엇갈린다. 대우 사람들은 그가 베트남의 신도시 ...
"김우중 회장은 지난 4월 대법원 판결에 대해 무척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제 중형을 선고받더라도 모든 것을 감수하고 귀국하겠다는 마음을 굳혔습니다."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최측근이자 법률대리인인 석진강 변호사는 베트남 하노이의 대우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귀국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김 회장을 만나기 위해 무작정 베트남행 비행기에 올라탄 것은 지난 2일. 하노이 시내를 이 잡듯 뒤진 끝에 석 변호사의 소재를 파악해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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