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서점 유통사에서 일하다 전자책 편집에 빠졌습니다. 지면의 활자를 디지털 속에서 최대한 그대로 구현하는 일에 반했죠. 그러다 직접 사업에 도전해보자며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일감을 따내려고 하니 출혈 경쟁이 심하더군요. 첫 6개월 동안은 한 달에 1~2권 정도밖에 작업을 못 했어요. 사실 3권 정도는 만들어야 월 100만원 정도의 매출이 나오는데, 턱없이 모자랐죠.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퀄리티는 높이되 제값을 받자'는 생각으로 버텼더니 입소문이 나더군요. 이제는 한 달에 1000만원가량 법니다. (웃음)"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출판 시장이 뜨겁다. 그의 종이책은 6일 만에 103만부가 팔렸고, 전자책까지 합하면 총 110만부 이상 판매가 됐다. 베스트셀러와 같은 다양한 종이책들을 전자책으로 만들어주는 편집자가 있다. 소설책부터 동화 경제 서적까지 그의 손을 거쳐 간 책들의 종류만 1200가지에 달한다. 전자책 전문 편집자 박웅영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전자책 전문 편집자 박웅영(47)입니다. 출판사가 만든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변환하는 편집일을 하고 있죠. 10여년간 대형 서점 유통사에서 일했어요. 주로 온라인 쪽에서 종이책 MD로 일했죠. 그러다 플랫폼 기획 업무를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전자책 기획에도 참여하게 됐고, 그때부터 관심을 갖게 됐죠. 2017년부터 사업자를 내고 전자책 제작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Q. 전자책에도 편집이 필요한가요."2000년대 초반만 해도 출판업계에서는 전자책에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기존 종이책을 단순히 텍스트 파일만 추출하거나 PDF 파일로 올리는 정도였죠. 문제는
"한약방 매출이 반토막이 됐었습니다. 코로나 이후로 한의원을 찾는 발길이 줄어들었어요. 한의원 약재 납품 매출이 80%에 달했었는데 살길이 막막했죠. 손 놓고 있을 바엔 직접 고객들에게 팔아보자는 생각에 라이브커머스를 시작했죠. 처음에는 자신감도 있었는데, 시청자가 안 들어오더군요. 혼자서 떠들 수도 없고 댓글 반응도 없어 망했죠.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가 까짓것 자신이 해보겠다고 도전했지만 마찬가지였어요. 그대로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에 부부가 함께 3개월 동안 꾸준히 방송하자 점차 입소문이 났어요. 이제는 작은 브랜드까지 만들어 매달 1200만원을 벌고 있죠. (웃음)"한방 의료 이용 감소세가 뚜렷하다. 복지부가 3년마다 실시하고 있는 2021년 통계조사에 따르면, 평생 한방 의료를 이용한 적이 있는 국민은 69%로 2017년 대비 4.8%로 감소했다. 또한 19세 미만의 한방 의료 이용 경험도 16.9%에 그쳤다. 한방의료기관 치료법 중 가장 비싸다고 생각하는 치료법으로 '첩약'을 꼽았다. 한의원 이용 감소세로 타격을 입은 한 '작은 한약방'이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단순히 약재를 납품하는 것을 넘어 자체 브랜드를 통해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매출도 급상승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그립에서 활동하고 있는 류종혁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한방 약재 브랜드 '서울약재소'를 운영하는 류종혁(43)입니다. 부모님께서 한약방을 운영하셨는데, 주로 한의원에 한약재를 납품하거나 일반 약재를 만드는 일이었죠. 군대를 전역하고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로 벌써 약방을 운영한 지 15년이 됐죠."Q. 초기에 애로사항
"대치동과 목동에서 수학학원 강사로 일했습니다. 한 달 실수령으로 400~600만원정도 벌었는데, 행복하지 않았어요. 주 6일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어느 순간 내 삶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20대에 목돈 1억원을 만들고 곧바로 퇴사했죠. 이 돈이 나를 위해 일을 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셰어하우스를 얻었습니다. 보증금 500만~2000만원으로 총 3채를 얻었죠. 매달 230만원의 현금흐름이 나오자 자신감이 생겼죠. 어느새 단기 임대 등 매물 16개를 운영하면서 학원 강사로 일할 때만큼의 순수익을 벌고 있습니다. (웃음)"오피스텔 전·월세 시장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전세 사기' 여파로 전세를 얻으려는 수요가 하락하면서 매물들이 늘고 있다. 월세로 전환하자니 매달 100만원 이상을 낼 수 있는 수요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그 틈새를 단기 임대와 같은 '주세'가 파고들고 있다. 이사나 출장 등으로 단기로 거주할 공간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일반인뿐만 아니라 연예인들도 단기임대로 거주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배우 김고은 씨가 유튜브에 등장해 촬영 중에 2개월 동안 기장에서 호텔 대신 아파트를 얻어 생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용 측면에서도 같은 기간 동안 호텔을 이용하는 것보다 집을 단기 임대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작년 기준으로 전국 매물도 어느새 2만개가 넘으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단기 임대 플랫폼 삼삼엠투를 통해 오피스텔 16채를 운영 중인 이에게 노하우를 들어봤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단기 임대 16채를 운영하는 부자꿈틀(닉네임.여성수·30) 입니다. ROTC 전역 후에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수학 강사를 시
"결혼 8년 차에 남편이 사기를 당했었어요. 한순간에 빚이 1억원이 생겼죠. 둘 다 벌이가 제법 좋았는데 재테크를 할 줄 몰라 모아 놓은 돈이 한 푼도 없더라고요. '이번 생은 망했다, 이혼이라도 해야 하나'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그 후로 한 달에 네 식구가 식비로 16만원씩 썼어요. 악착같이 돈을 모아 1년 반 만에 빚을 청산했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정신을 차리고 경매 공부를 시작했어요. 지방에 다가구부터 아파트, 모텔까지 투자에 나섰죠. 그렇게 30대에 건물주가 됐습니다. (웃음)"부동산 경매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강남권뿐 아니라 비강남권에서도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100%를 넘기는 곳들이 늘고 있다. 경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92.9%로 전월 대비 3.8%P 높아졌다고 한다.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경매 시장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전업으로 경매 투자를 하는 한 전문가는 말했다. "가지고 있는 자본금이 적더라도 지방에 투자할 곳은 많아요". 30대에 꿈에 그리던 건물주가 된 '당근자판기'(닉네임·김진옥·39)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전업으로 부동산 투자를 하는 '당근자판기'(닉네임·김진옥·39)입니다. 간호대를 나와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12년 동안 일했어요. 그러던 중 결혼 8년 차였던 2016년에 빚이 1억원이 생겼어요. 남편이 저 모르게 투자했다가 사기를 당했더라고요. 저와 남편 둘 다 벌이가 좋았는데, 통장을 보니 모아둔 돈이 한 푼도 없더군요. 소득이 높은데, 그만큼 소비도 엄청나게
"고등학교 때 청바지를 팔았어요. 장사를 하다 보니 느꼈죠. '난 공부보다 사업 쪽에 재능이 있구나'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소셜커머스 '티몬'에 인턴으로 들어갔고, 22살에 나스닥 상장사 그루폰의 한국지사에서 최연소 본부장을 맡았었죠. 이후 내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해 2016년 프리미엄 독서실 작심을 열었죠. 처음에는 사양산업이었던 독서실이 과연 통할까 고민했지만, 한국 사회에 교육에 대한 열기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8년 만에 다양한 오프라인 브랜드 매장 1000여개를 보유한 회사로 커졌습니다. (웃음)"한국만의 특징적인 교육 시스템을 꼽으라면 단연 독서실 문화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등장하며 주요 상권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2022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독서실 시장은 약 8000억 원에 달하며, 스터디카페 시장은 약 2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한 시장에 한국의 프리미엄 'K 독서실'로 공략한 이가 있다. 2020년 포브스에 '아시아 글로벌 리더 30살 이하 30인'에 선정되기도 했던 강남구 아이엔지스토리 대표의 이야기다.Q. 자신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국내 1위 스터디카페 브랜드 '작심'을 운영하는 강남구 대표(33)입니다. 2013년 10월에 '아이엔지스토리'를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우연한 기회로 '티켓몬스터'에 인턴으로 입사하게 됐죠. 거기서 21살에는 최연소 팀장을 맡았고, 22살에는 나스닥 상장사 '그루폰'의 한국지사로 옮겨 최연소 B2B 본부장을 맡았어요. 이후 2013년 아이엔지스토리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Q.
"과거 K뷰티 하면 떠오르는 제품은 마스크팩이었어요. 중국 보따리상들이 미친 듯이 사 갔죠. 장사가 잘되다 보니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출혈경쟁이 시작됐습니다. 한장에 3500원에 팔던 제품들이 1000원까지 내려갔으니까요. 최근 들어 K뷰티가 다시 부활했습니다. 선봉장은 바로 선크림이었죠. 2020년 말 ‘자외선차단수치(SPF) 조작 사태’로 제조사들이 햇빛 차단 제품 개발에 작정하고 뛰어들었거든요. 사용감은 유지하거나 더 좋아지면서도 SPF 수치가 정확하게 나오는 제품이 되었습니다. 현재 중국의 빈자리를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으로 수출해서 빠르게 성장하며 연간 수백억씩 순수익을 내는 알짜 브랜드들이 늘고 있습니다. 투자 기회도 커지고 있죠. (웃음)"글로벌 선크림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그동안 서구권에서는 일광욕 문화가 있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피부암 예방으로 선크림 사용을 권고하면서 수요가 급격하게 느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선크림 시장 규모는 2024년 149억 달러에서 2032년 222억8000만 달러로 연평균 5.16%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K뷰티가 성장하면서 화장품 효능에 대한 인체적용시험 및 시험관(In vitro) 실험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금융맨에서 뷰티 기업가로 변신한 한국피부과학연구원 소성현 부사장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화장품 임상기관 한국피부과학연구원에서 부사장을 맡고 있는 소성현(43) 입니다. 저는 금융맨이었습니다. 뷰티 쪽은 전혀 몰랐어요. 화장품도 스킨로션도 잘 바르지 않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뷰티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13년 미미박스에 투자하면
"퇴사 후 스마트스토어에서 와인, 위스키 안주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상품 특성 상 성수기 때는 매출이 잘 나왔지만, 비수기 때는 매출 편차가 심했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기 위해 단기 임대를 선택했어요. 매물을 빌려 전대차를 하기보다는 민원이나 법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직접 취득한 경매 매물을 노렸죠. 서울 역세권이면서 도심에서 조금 멀어지더라도 저렴한 매물을 찾았어요. 그러던 중 불광역 근처에서 미분양 신축 매물을 낙찰받았죠. 지금은 주변 월세 대비 2배 정도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웃음)" 최근 들어 단기 임대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출장이나 인턴, 휴식 등 목적으로 일주일 단위로 거주를 원하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증금도 저렴한데다, 월세가 높아도 고시텔보다 깔끔하고 독립적인 공간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이 찾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삼삼엠투에 따르면 지난해 단기임대는 약 2만 건 계약이 체결됐다고 한다. 1년 새 4.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도심과 거리가 떨어진 역세권 매물로 매달 꾸준히 수익을 내는 이가 있다. 신축 오피스텔을 경매로 저렴하게 낙찰받아 월세 2배를 벌고 있는 앰버(34·닉네임)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온라인 쇼핑몰과 함께 단기 임대를 운영 중인 앰버(34·닉네임)입니다. 8년 동안 패션 상품 기획(MD)과 마케팅 일을 했어요. 업무적으로 맞지 않아 퇴사한 뒤, 처음에는 재취업을 생각했어요. 한 번쯤은 막연하게 나만의 사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매달 들어오는 월급도 좋았지만, 야생에 혼자 던져졌을 때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궁금했었죠. 이번에는 도전해보지 않으면 평생을 직장인으로
"직장에서 베트남 지사로 발령받았습니다. 호찌민에서 살아보니 한국보다 생활 환경에 대한 만족이 크더군요. 퇴사 후 아예 눌러살기로 결심했죠. 하지만 당장 먹고 살길이 막막했습니다. 베트남에서 거주증 발급을 받으려고 여러 가지 아이템을 찾던 중 '당구장'을 찾았죠. 베트남에서는 10대 학생들은 학교에서 끝나면 당구장으로 모여요. 한국의 PC방이나 다름없죠. K팝을 들으면서 남녀노소 즐기는 국민 스포츠죠. 적절한 매물 찾는 데만 6개월이 걸려 올해부터 문을 열었습니다. 한국 돈으로 월 1000만원가량 매출을 내고 있죠. (웃음)"동남아는 당구 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불린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모도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전 세계 당구 장비 시장은 2024년 3억4406만 달러에서 2029년 3억9752만 달러로 약 15.5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 중 하나인 베트남 시장은 2027년까지 매년 2.05%씩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잠재력이 큰 국가에 도전장을 낸 이가 있다. 한국식 프리미엄 당구장을 운영 중인 김재남(38)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현재 베트남 호찌민에서 작당당구장을 운영하는 김재남(38)입니다.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다 2021년 베트남 지사로 발령이 났습니다. 베트남에서 살아보니 생각보다 생활이 만족이 컸죠. 퇴사 후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정착하기로 결심했습니다."Q. 왜 현지에서 당구장을 여셨나요."베트남에서 거주증 발급을 받으려면 먹고 살 일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베트남 젊은이들에 대해 많이 연구하게 됐죠. 호찌민에서 젊은이들이 밥을 먹고 난 후 2차로 즐길 만한 오락거리
"저는 철강회사에서 일했어요. 일주일에 3번은 포항까지 출퇴근해야 했죠. 그러다 2개월짜리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서 오피스텔을 비워둬야만 했습니다. 제가 살지 않아도 월세가 200만원이 나가게 되는 상황이었죠. 짧은 기간 동안 거주할 사람을 구했는데 바로 계약 요청이 들어왔어요. 처음엔 낯선 사람을 공간에 들이는 것이 겁도 났죠. 임차인에게 물어보니 취업 준비로 서울로 올라온 20대 여성이었죠. 저와 비슷한 처지라 곧바로 수락했습니다. 월세만 벌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두 달 동안 100만원의 추가 수익을 냈습니다. 지금은 삼삼엠투에서 매물 4개를 운영하면서 '홈스타일리스트'로도 활동하고 있죠. (웃음)"지방에서 상경한 취업준비생들의 1순위 고민은 '주거'다. 일반적으로 오피스텔은 최소 1년 이상 계약을 해야 하는데, 어느 지역으로 취업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덜컥 집을 구하기 쉽지 않다. 단기적인 거주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주거 옵션도 제한적이다. 고시원이나 리빙텔 등은 안전에 대한 우려와 공동 시설 이용에 대해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주거 형태가 없다면 직접 만들자"는 생각에 직접 뛰어든 이가 있다. 평범한 20대 직장인에서 '홈스타일리스트'로 변신한 김희연(29)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홈스타일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김희연(29)입니다. 저는 인테리어 내외장재를 만들던 철강회사에서 일했어요. 신사업 팀에서 자재와 회계 관리, 영업 마케팅까지 전부 담당을 했죠. 본사가 포항에 있어 일주일에 세 번씩은 서울에서 포항까지 출퇴근해야 했어요. 아침 8시에 맞춰 출근하려면 새벽 첫차를 타야만 했죠. 그
"고시원 시장이 1년 새 과열 양상이 됐습니다. 과거에는 매물 하나만 팔아도 권리금까지 합쳐 2억~3억씩 남겼었죠. 권리금은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됐기 때문에 인기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쟁이 심해지면서 낡은 매물조차 거품이 심각해진 상황입니다. 지역별 편차도 나뉘고 있어요. 회사가 밀집한 △강남3구 △종로 △마포 경기권에선 △성남 △용인 △수원 △안양은 잘되지만, 경기 서북부에서는 곡소리가 나는 상황이죠. 모텔 여관 여인숙 등 대체제를 찾아야 하는 시기입니다."최근 경기 불황으로 사람들이 지갑을 닫는 추세다. 의·식·주에서 입는 것과 먹는 사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그나마 임대 사업은 전세 사기 여파로 월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여전히 관심이 큰 상황이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 자본력을 갖춘 은퇴자들도 가세하면서 저렴했던 매물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대부분 쉽게 뛰어들었다가 공실률을 버티지 못해 매물로 내놓는 상황이다. 한 전문가는 "혼란의 시기 속에서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리스크가 크다"며 경고했다. 고시원 컨설팅 전문가 박성민(39)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사단법인 대한고시원협회 부회장 박성민(39) 입니다. 2020년 처음 고시원 시장에 도전했던 시기는 권리금 사기가 빈번했습니다. 권리금이 없는 매물을 3000만원 붙었다고 해서 샀더니 중개인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죠. 이른바 인정작업(순가중개 계약)이 횡행했었죠. 제대로 된 정보가 없어 사기를 당할 수밖에 없는 폐쇄적인 시장이었죠. 중개 시장을 투명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2022년 사단법인을 만들게 됐습니다. 매물 중개
"저는 10년간 화장품 회사에 다녔어요. 브랜딩부터 제품 출시까지 초년생 때부터 대리급 업무를 도맡아 했죠. 한때는 주말에도 '내 회사처럼' 출근해 일했었는데, 어느 순간 슬럼프가 왔어요. 일에 대한 열정을 쏟을 곳을 찾다 2019년부터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죠. 처음에는 나라는 직장인을 기록하고 싶었어요. 야근에 찌들거나 아침마다 출근하기 싫어하는 모습들을 담았죠. 3년 동안 수익이 0원이었지만 '돈 안 드는 취미'라고 생각하면서 버텼죠. 이제는 개인 채널이 회사의 뷰티 제품을 홍보하는 통로가 됐습니다. (웃음)"'직장인의 탈출구'로 여겨졌던 유튜브는 누구나 도전할 수는 있지만, 롱런하기는 어렵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가 발표한 '2023년 디지털 크리에이터 미디어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이하 유튜버의 비율은 64.9%로 나왔다. 2021년(73.2%), 2022년(72.3%)과 비교하면 2년 새 10%P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그만큼 어려운 시장에서 3년 넘게 생존한 이가 있다. 10년째 화장품 업계에서 일하며 얻은 노하우를 브이로그를 통해 소개하고, 취업 강의와 스타트업 브랜딩 컨설팅도 한다. 유튜브를 통해 최대 월급의 2배까지도 벌고 있는 그는 회사를 그만둘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분간 '화장품을 좋아하는 코덕 직장인'으로 남고 싶다고 말한 참새봄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저는 화장품 회사에 다니면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참새봄(닉네임·32)입니다. 10년째 화장품 개발을 하면서 브랜드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 업계에서만 일하고는 있지만 이직은 참 많이 했어요. 지금 회사가 5번째로 프
일본 신문사들의 디지털 전환 바람이 거세다. 전 세계에서 여전히 종이신문을 가장 많이 보는 나라지만, 최근 10년 새 발행 부수가 급감하는 등 신문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일본의 신문 총 발행부수는 2014년 4536만부에서 2023년 2859만부로 약 37% 감소했다. 일본의 5대 일간지인 요미우리, 아사히, 마이니치, 산케이, 니혼게이자이 등이 올해부터 석간 부수를 줄이고 구독료를 올리고 나섰다.종이 신문 발행이 줄어든 이유는 뉴스 소비형태의 전환이 가장 크다. 대부분 인쇄물 대신 모바일로 보는 이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의 전국지 아사히 신문과 지방지 홋카이도 신문사는 디지털 솔루션 기업 후지쯔와 손잡고 2020년 3월 말부터 '통합 편집 시스템'(CTS) 개발에 나섰다. 총 4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2024년 3월부터 본격 시행중이다. 하나의 콘텐츠를 종이와 디지털, 기타 매체로 원활하게 배포가 가능한 '원 소스 멀티 유즈'를 표방하고 있다. 인상적인 기능은 적극적인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이다. 아사히 신문은 △자체 빅데이터를 학습해 기사를 작성하면 제목을 달아주는 '제목 AI' △긴 글을 요약해주는 '장문 요약 AI' △기사의 문법적 오류나 용어를 고쳐주는 '교정 AI' 등을 개발해 현업에서 사용 중이다. 그 밖에 디지털에 기사를 송고할 경우 이 기사가 얼마나 많이 'PV(페이지 뷰)'를 끌어들일 수 있을지 예측하거나, 관련 기사를 제시하는 기능도 있다. 또한 디자인 그림 생성 도구나 동영상 편집 도구와 연동도 가능하다. 디지털 통
"요즘 공무원이나 직장인들은 작은 미팅이라도 하려고 하면 보통 카페에 갑니다. 사내에 회의 공간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일일이 보안 등록을 해야 해 번거롭기 때문이죠. 그런 카페조차 회의 전용 공간이 아니기에 불편한 것은 여전합니다. 1인당 커피 한 잔 값만 받고 회의공간을 1시간 빌려주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가격이 저렴해도 회전율이 받쳐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죠. 그렇게 2019년 시청역 근처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조해 회의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지점당 월평균 매출은 6천~8천만원으로 웬만한 카페 수익률보다 높죠. (웃음)"서울 시청역 근처 대형 카페들은 낮 시간대면 자리 잡기 전쟁이 벌어진다. 점심시간 커피 한잔을 먹으려는 직장인들부터 각종 미팅 장소로 고르는 수요가 겹치기 때문이다. 서울 시청은 설계 구조상 장소가 비좁아 회의실은커녕 사무실도 부족해 주변 건물을 임대해 쓰는 현실이다. 이 시장을 공략한 이가 있다. 1인당 4000원 가격을 내면 1시간 동안 공유 회의실을 쓸 수 있다. 최대 100명 이상 동시에 회의도 가능하다. 회전율로 따져보면 수익률이 웬만한 카페보다 높다. 150평 공간을 1~2명이 관리하다 보니 인건비는 10분의 1도 안된다. 2019년부터 공유 공간 '상연재'를 운영하고 있는 정성은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공유공간 상연재를 운영하고 있는 정성은(이도플래닝 대표) 입니다. 저는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었습니다. 제약회사 연구원으로 6년 정도 일했었죠. 연구뿐만 아니라 회사 홍보 차원에서 국제회의나 콘퍼런스에 참가를 많이 했어요. 행사도 다녀보고, 직접 진행도 맡다 보니 자연스
20대에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갔어요. 당시엔 유학 정보가 너무 없어서 맨땅에 부딪히며 살았어요. 사기도 많이 당했죠.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유학원에 취업했지만 4년 만에 퇴사를 결심했어요. 학원에서는 한명이라도 더 외국학교에 보내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어요.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돈이 안 된다는 인식이었죠. 회사를 나와 블로그에 글을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제가 겪은 이야기에 정보를 온전히 담았죠. 하루 방문자 수가 4000명이 넘어가자 카페로 전환했어요. △호주에 집 구하는 법 △이민성 홈페이지 번역 등 다른 곳에는 없는 콘텐츠를 상품처럼 팔았죠. 인터넷 카페를 매달 월세가 나오는 '온라인 부동산'으로 만들었습니다. (웃음)콘텐츠가 '21세기의 금광'이라는 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콘텐츠가 돈이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부터 막막하다. 콘텐츠를 겨우 만들었더라도 돈을 벌기는 더욱 어렵다. 경쟁도 치열하다. 개인 채널을 만드는 이들의 최종 목표인 네이버 카페의 숫자는 약 1000만개에 달한다. 이런 치열한 시장에서 13년째 콘텐츠로 돈을 버는 이가 있다. 평범한 주부에서 콘텐츠 전문가로 활동 중인 소영처럼(김소영·42)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돈 되는 콘텐츠를 컨설팅하고 있는 소영처럼(필명·김소영·42) 입니다. 저는 직장 생활을 하다가 27살에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어요. 당시에는 유학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찾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현지에 도착해서 픽업을 어떻게 구하는지, 집은 어떻게 구하는지 몰랐죠. 돈은 계속 들어가는 상황에서 맨땅에 부딪혀야만 했습니다. 20대 초반
저는 약사로 일했어요. 그러다 2019년 결혼 후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됐습니다. 현지에서 약사 시험을 보려 했지만 취업 비자 발급이 막혔죠. 영주권을 신청하려 했더니 비용이 상당했어요.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어야만 했죠. 처음에는 구매대행을 하려고 했는데, 기숙사에 물건을 둘 곳이 없더군요. 그렇게 '디지털 문구'에 도전했습니다. 유튜브를 보고 3개월간 독학으로 디자인 공부를 했어요. 일주일 동안 만든 단어장을 올렸죠. '과연 팔리겠어' 했는데 첫 달에 4개를 팔았습니다. 통장에 8000원이 찍혔죠. '이거 되겠다, 1만원만 벌어보자'는 생각으로 꾸준히 올렸습니다. 그러다 플래너가 입소문이 났어요. 월간 구매 1위를 했죠. 2년째 스테디셀러로 꾸준하게 수익이 나오고 있습니다. (웃음)문구류가 디지털에서 부활했다. 노트 대신 태블릿PC로 공부하는 '잘파 세대'(Z+알파)의 영향이다. 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세대들은 △공책부터 △다이어리 △스티커 △편지지 △포스트잇까지 전부 디지털에서 구매한다. 자신만의 디지털 다이어리를 꾸미기 위해 스티커를 사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이커머스바이츠에 따르면 전 세계 태블릿PC 보급량은 10억대로, 직접 필기하는 이용자는 작년 기준 한 달에 5,0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글로벌 디지털 문구 시장도 2030년 157억 달러(약 20조4429억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이 시장에서 3년째 수익을 내는 이가 있다. 약사에서 디지털 문구 작가로 변신한 오지영(33)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디지털 문구 플랫폼 '위버딩'에서 브랜드 페이퍼플래닛을 운영하는 오지영(33)
저는 24년 차 방송작가입니다. 코로나19 기간에 5개월 동안 일이 끊겼던 적이 있었어요.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지속해서 일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셀프 빨래방에 도전했습니다. 하루 2시간만 관리를 하면 무인으로 운영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처음에는 과연 실제로 시간이 얼마나 들여야 할지 몰라 두려움도 컸어요. 그렇게 야심 차게 문을 열었지만, 하루에 손님이 2명에서 10명까지 들쭉날쭉했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 6개월 동안은 매일 출근했어요. 고객들과 인사도 하고 사용법도 알려드리면서 소통했죠. 주변 미용실에서 머리도 하면서 고객으로 만들었습니다. 한쪽 벽면에는 게시판을 만들어 포스트잇으로 불편 사항을 쓸 수 있도록 했죠. (웃음)동네 세탁소가 사라진 자리를 '무인 셀프 빨래방'이 대체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의 세탁소 개수는 2만400여개(2022년 6월 기준)로 지난 1년 새 2000여개가 줄었다. 반면에 세탁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통계청의 집계에 따르면 국내 세탁시장은 올해 5조7000억원 수준으로 2028년에는 7조2000억원으로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세탁 대행과 수거 배달 등 비대면 서비스를 앞세워 점포를 확대 중이다. 무인화를 통해 별도 인건비도 들지 않는 것도 강점이다. '런드리24'를 통해 부수입을 올리고 있는 방송작가 '이작가(닉네임)'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24년 차 방송작가 이작가(닉네임·45) 입니다. 저는 지상파와 종편에서 예능작가로 일하고 있어요. 주로 음악 관련 예능을 주로 맡았었죠. 아무래도 프리랜서다 보니 일이 계속 들어오지는 않아요. 그러다 3년 전에 4~5개월간 일
"14년 차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실거주로 매수했던 오피스텔이 가격이 오르면서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생겼어요. 7년 동안 경매 투자에 뛰어들었죠. 그러다 2022년 한강 근처에 오피스텔 매물을 발견하고 바로 입찰했어요. 투자금 2400만원으로 한강뷰 오피스텔을 낙찰받았죠. 수익을 내기 위해 단기임대로 눈을 돌렸지만, 걱정이 컸어요. 역세권이랑 거리가 멀었거든요. 하지만 한강뷰라는 장점을 내세우면 충분히 승산 있겠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2년째 공실 없이 매달 강남 시세로 월세 받고 있습니다. (웃음)"부동산 경매 시장이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경매 물건도 늘고 있는 데다, 올들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도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투자 침체 시기에 꾸준히 수익을 내는 이가 있다. 경매 물건이 쏟아지면 저렴한 가격에 매입할 수 있고, 낙찰가율이 하락하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률이 낮아진 만큼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단, 물건의 가치만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안목과 적정한 목표 수익률을 정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직장을 다니면서 7년째 부동산 경매 투자와 노하우를 강의하고 있는 전문가가 있다. 단기 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에서 호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플로'(닉네임·38)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단기 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에서 호스트로 활동 중인 플로(닉네임·38)입니다. 14년 차 평범한 직장인이자 7년 차 N잡러입니다. 현재 부업으로 단기 임대 호스트, 부동산·경매 투자, 경매 강의까지 다양한 일을
"2018년 스마트스토어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시절부터 구매대행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유튜브 방송을 보고 알게 됐죠. 해외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정리해 국내 오픈마켓에 올리면 배송까지 대행해주는 일이더군요. 재고를 쌓아 놓지 않고도 온라인 마켓 판매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야심 차게 사업자를 내고 상품을 등록했는데 웬걸 주문이 전혀 들어오지 않더군요. 등록한 제품이 2000~3000개를 넘어가자 첫 주문이 발생했죠. 출근길에는 제품을 찾고, 퇴근 후에는 배송과 고객관리를 하는 이중생활이 시작됐습니다. 이제는 직장을 다니면서 구매대행과 강의로만 매달 1000만원을 벌고 있습니다. (웃음)"해외직구 시장이 뜨겁다. 관세청 통계를 보면 2022년 해외직구 구매액이 47억 달러에 달한다. 연간 이용자 수도 1557만명을 넘었다. 국민 4명 중 1명은 해외직구로 제품을 사고 있다는 말이다. 덩달아 구매대행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졌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너도나도 스마트스토어 사업에 뛰어들면서 레드오션이 됐기 때문이다. 다들 안된다고 말할 때 한 직장인은 그만두지 않았다. 출퇴근 시간을 쪼개고, 주말에도 쉬지 않고 제품을 올렸다. 건강식품을 팔았다가 수입금지 성분 필터링을 제대로 못 해서 식약처에서 조사받기도 하는 등 시행착오도 거쳤다. 직장을 다니면서 5년째 구매대행 사업자로 일하고 있는 구대러(닉네임·37)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구매대행을 하는 평범한 직장인 구대러(닉네임·37) 입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부터 회사 이외의 수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온라인 사업에 관심이 갔죠. 회사에 다니면서
저는 부동산 관리 일을 했었어요. 출퇴근이 정해진 것이 아니어서 업무 시간 외에 할 일을 찾다가 '데이터 라벨링'을 알게 됐습니다. 쉽게 말해서 인공지능(AI)이 사물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이름표(라벨)를 붙이는 일입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네모 박스만 치면 됐었어요. 최근 들어 챗 GPT와 같은 초거대 AI의 등장으로 인공지능이 점점 고도화됐죠. 앉아서 돈을 벌 수 있는 간단한 일이지만 그만큼 최저 시급에 단가가 맞춰져 있어요. 작업 속도가 늘어나면 시간당 2~3만원씩 벌기도 하죠. AI와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책도 쓰고 프로그래밍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앞으로는 저를 업그레이드해 나갈 계획입니다. (웃음)인공지능(AI)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사건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2016년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이다. 또 하나는 2023년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한 오픈AI가 개발한 '챗 GPT'의 등장이다. AI의 등장으로 인간의 일자리가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하지만 그로 인해 전에 없던 새로운 일자리도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데이터 라벨링'이다. 눈이 없는 AI를 대신해 세상의 모든 사물에 이름표를 붙여 인지를 돕는 일이다. 마치 '인형의 눈을 붙이는 것' 같은 이 일에 4년째 접어든 베테랑이 있다. 맨땅에서 시작해 이제는 책도 쓰고 강연도 나가 노하우를 전수하는 일을 하고 있다. 4년 차 '데이터 라벨러' 심정우(36)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4년 차 '데이터 라벨러' 심정우(36) 입니다. 저는 부동산을 관리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출퇴근이 정해진 일이 아니라 불규칙했었죠. 기존 업
중학생 때 홀로 미국으로 유학을 하러 갔어요. 의사가 되려고 대출을 받아 공부해 볼까 했지만, 학비가 감당이 안 되더군요. '일단 돈을 먼저 벌자'는 생각에 간호학과를 나왔지만, 서브프라임 금융위기가 터졌습니다. 취업을 못해 친구 집 소파를 120달러에 빌려 잠을 자고, 다리 밑에서 노숙도 했죠. 어렵게 들어간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면서 결국 가족이 전부구나! 깨달았습니다. 이후에는 한국에서 목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야 해 포기했습니다. 대신에 코딩을 배우자 생각했어요. 밤낮으로 3주 만에 독학으로 코딩을 배웠죠. 이제는 웹사이트라는 '온라인 부동산'을 관리하는 '디지털 목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웃음)21세기의 유목민이라 불리는 '디지털 노마드'.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노마드 숫자는 2022년 3500만명에서 2035년 뒤면 10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재택·원격근무가 보편화된 결과다. 의사를 꿈꿨던 청년은 직업을 전전하다 코딩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기업이 만든 웹페이지를 부동산처럼 대행해 관리하면서 월세를 받는다. 사무실에 묶여 있지 않고 전 세계로 여행을 하면서 돈을 버는 삶을 살고 있다. 프리랜서 플랫폼 '크몽'에서 활동 중인 최재우(36) 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웹사이트 최적화 전문기업 '마케스터즈' 대표 최재우(36) 입니다. 저는 중학교를 졸업하자 미국으로 유학을 하러 갔어요. 막연하게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돈이 굉장히 많이 들더군요. 일단 영주권을 먼저 따서 학자금 대출을 받자는 생각에 간호학과로 옮겼죠. 그렇게 2009년 졸
저는 20대부터 사업을 했어요. 하지만 사회에서는 4대 보험을 받지 않는 일을 하면 경력으로 인정해주지 않더군요. 시대는 변하는데 채용 시스템은 그대로인 것 같아 직접 창업에 나섰습니다. △경력을 쌓기를 원하는 취준생 △경력이 단절된 주부 △은퇴를 한 시니어들의 틈새 일자리를 만들어 연결했죠.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일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했어요. 누구나 '경력 같은 신입'이 되도록 했죠. 이제는 MG새마을금고 SK행복나눔재단 등과도 협업 중입니다. (웃음)평생직장이 사라진 지금, 기존의 일자리를 '긱 워커(초단기 근로자)'들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배달 △숙박 △차량 서비스처럼 단순노동에서 △문서 작성 △디자인 △기획 △비즈니스 컨설팅까지 영역이 점차 확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에서 약 6800만명의 근로자가 긱 워커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2028년에는 미국 내 근로자의 5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갈 길이 멀다. 억대 연봉을 버는 '슈퍼 프리랜서'들이 늘고 있지만 금융과 복지에서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런 기존 관념을 깨기 위해 창업에 도전한 이가 있다. 3년 새 2만5000명이 넘는 '긱 워커 플랫폼'을 만든 이지태스크 전혜진(46) 대표의 이야기다.Q. 자기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실시간 사무보조 온라인 매칭 플랫폼’ 이지태스크의 대표 전혜진(46)입니다. 저는 20대부터 사업을 했어요. △중고 명품 시계 판매 △일본에서 고양이 수입 △음식점 △어린이집 운영 등을 운영했죠. 창업 경력이 20년이 넘었지만, 사회에서는 4대 보험이 적용되지
"민간 기업에서 통역사로 일하다 송도신도시 프로젝트를 경험했어요. 아무것도 없던 빈 땅이 점점 도시로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개발일에 매력을 느꼈어요. 하나의 커다란 종합 예술을 하는 것 같았죠. 50대가 되기 전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 마음을 먹고 직접 디벨로퍼로 뛰어들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이제는 3만평 규모 물류센터 프로젝트를 맡고 있죠. (웃음)"최근 들어 가장 주목받았던 부동산 개발 분야는 물류센터다. 새벽 배송과 온라인 직구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2년 전부터 물류센터 건설에 경쟁이 불붙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졌다. 시행사들이 너도나도 인허가받았지만, 착공도 못 하는 상황이다. 이자만 내면서 버티다 결국 물류 부지 매물도 쏟아내고 있다고 한다.이러한 시장에 한 전문가는 "기회가 있다"고 말한다.온라인 쇼핑 전환이라는 트렌드가 변하지 않는 한 2~3년 뒤부터는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디벨로퍼 이홍숙 스페이스앤 대표(51)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부동산디벨로퍼 이홍숙 스페이스앤 대표(51) 입니다. 저는 금융권과 통역사로 일하다 부동산개발사에 들어갔어요. 50대를 앞두고 언제까지 회사 소속해서 일해야 하나 고민이 컸습니다. 그러다 지인이 보유한 부동산을 명도를 진행해서 재건축하고 싶어 했어요.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하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렇게 2년 전 1인 기업으로 창업에 나섰습니다."Q. 이력이 화려합니다."1990년대 취업시장에서는 금융권 계열이 인기였어요. 미국의 대
"저는 1990년대에 삼성영상사업단에서 해외 뮤지컬 판권을 확보하는 일을 했어요. 브로드웨이에서는 헬렌 킴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죠. 그러다 외환위기가 터졌고 사업단이 해체되면서 나왔죠. 한국 최초로 '오페라의 유령' 제작판권을 확보해 들여오기도 했습니다. 바쁘게 살다 보니 50대가 되자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더군요.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일을 찾다 4년 전부터 청소년 창업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한국의 교육은 대학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죠. 창업에 대해서는 놀랄 만큼 관심이 없더군요. 하지만 단 한명이라도 창업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이 있다면 도전해 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작은 성공을 경험한 인재가 훗날 글로벌 기업가가 될지 아무도 모르니까요. (웃음)"'엄마, 나 창업할게'라는 말을 들은 학부모들은 대부분 미쳤다고 말할 것이다. 대학 입시의 지상 최대 목표는 의대 진학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교육부의 '2020~2022학년도 의대 정시 합격자 현황'에 따르면, 3년간 의대 정시 합격자 중 재수 이상을 한 'N수생' 비율은 78.7%에 달했다. 높은 보수와 사회적 평판, 정년 걱정 없는 안정된 직업이라는 측면에서 장수생을 자처하며 의사를 꿈꾸는 수험생이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 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의사의 평균 임금은 2억3070만원이다.그런데도 청소년 창업 지원에 4년째 재능기부를 하는 이가 있다. 단순히 창업 아이디어에 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창업해 회사를 세우고 마케팅과 영업까지를 경험한 이들에게 상을 주는 청소년창업대회를 운영한다. 올해에는 글로벌 청소년 창업대회인 &lsquo
"지난해 8월 여동생과 함께 퇴사했어요. 집에서는 난리가 났죠. 취미로 만들어 지인들에게 나눠주던 디저트를 팔아보겠다고 나섰으니까요. 6개월 동안 모은 돈을 합쳐 1000만원으로 10평짜리 매장을 얻었어요. 중고 시장을 돌면서 기구들을 싸게 샀죠. '망하더라도 작게 망하자'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온라인 디저트 판매에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홍보할 길이 막막했어요. 무작정 라이브 커머스를 켰습니다. '오늘 다 못 팔면 방송 끄지 말자'고 생각했죠. 그렇게 첫날에만 30만원을 벌었죠. 6개월 동안 소금 빵만 1만개를 팔았습니다. 이제는 월 매출 1500만원 정도 내고 있죠. (웃음)"최근 4년 새 디저트류 전문점 창업이 늘고 있다. KB국민카드의 매출 데이터 분석 자료를 보면, 디저트 전문점 매출액은 2019년부터 매년 8%, 28%, 47%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 기간에 가맹점 수는 48%가 늘어났다. 제품의 단가도 높아 매출 확보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최근에는 온라인으로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도 늘고 있다. 월세가 높은 A급 입지를 고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수익성 확보가 쉽기 때문이다. 한 자매가 이 시장에 도전장을 냈지만 홍보가 전혀 안 됐다. 매출 0원을 기록하자 과감하게 라이브 커머스를 켜더니 플랫폼 식품 카테고리 내 매출 1위를 찍기도 했다. '씨스쿠키' 채널을 운영하는 박민희(27) 씨의 이야기다.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그립에서 '씨스쿠키' 채널을 운영하는 박민희(27) 입니다. 저는 화장품 업체에서 MD로 6년간 일했었습니다. 회사가 만든 다양한 제품들을 온라인에 판매하는 일이었죠. 그러다 저만의 제품을 팔고 싶었어요.
"정년까지 10년 앞두고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 상태였죠. '까짓것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불러주는 곳이 없더군요. 자격증을 따려고 했지만 번번이 낙방했죠. 그러다 작년 12월 대기업 건설 현장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막연히 50대 이상이 많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 현장에는 대부분 2030세대들이었어요.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수성가하려는 이들이었죠. 저는 주말을 쉬면서 400만원을 받지만, 휴일도 없이 일해가며 800만원까지 버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끼니도 아껴가면서 모은 종잣돈으로 자기 가게를 차리는 이들도 봤죠. 건설현장은 마지막 종착역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한 장 한 장 출근하듯 써내가다 보니 어느새 책도 쓰게 됐죠. (웃음)" 막노동(勞動), 사전에선 이것저것 가리지 아니하고 닥치는 대로 하는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이름처럼 '막'하지는 않는다. 어떤 현장이든 건설 기초안전교육을 이수해야만 일할 수 있다. 대기업 건설 현장은 규칙을 준수하기만 하면 안전하게 일할 수 있고 벌이도 상당하다. 이곳에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취업난과 불경기가 겹치면서 최근 들어 2030세대들이 문을 두드린 영향이다. 그들의 눈은 패배감 대신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의욕으로 빛난다고 한다. 아들뻘 팀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인생 2막을 쓰고 있는 나재필(56) 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부터 해주세요. "평범한 베이비부머 나재필(56)입니다. 기자로 27년간 일했습니다. 남들보다 직급이 빨리 올라갔어요. 그만큼 회사의 요구에 충실하게 일했다는 뜻이겠죠. 잘리지 않기 위해 광고와 기사를 맞바
"고향인 통영에서 호스텔 사업을 했어요. 동업자와 분쟁을 겪으면서 무일푼 신세로 나오게 됐죠. 당장 먹고살 길이 막막했습니다. 처음에는 숙박 예약 업무를 담당했었기에 예약을 대행해 주는 여행사업을 하려고 했어요. 신용대출을 받아 월세 25만원짜리 사무실을 차렸죠. 하지만 사업이 쉽지 않았어요. 빚은 점점 늘고, 인테리어 공사비라도 뽑아야겠다는 생각에 워케이션 공간으로 내놨죠. '이게 될까' 걱정했지만, 4개월 만에 투자금을 전부 회수했죠. 월세보다 10배 가까운 이익을 거두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하반기에는 3호점까지 늘렸죠. (웃음)" 단기 임대 시장이 뜨겁다. 기존 플랫폼에 이어 에어비앤비 호스트들도 단기 임대에 뛰어들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통영 원룸을 통해 초기 자본 없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이가 있다. 워케이션 수요를 공략해 월세의 10배를 벌었다. 단기 임대 플랫폼 리브애니웨어에서 활동 중인 이사랑(38) 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통영에서 단기 임대를 하는 이사랑(38) 입니다. 저는 20대에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했어요. 서울에서 스튜디오 공간대여 사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3개 지점을 운영하면서 목돈을 벌었죠. 그러다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어요. 한국과 달리 집세를 주 단위로 내는 방식이 신기했죠. 새로운 단기 임대 형태에 대해서 알게 됐습니다. 일과 여행이 삶으로 공존하는 형식이 흥미롭다는 생각에 통영에서도 워케이션 공간을 만들었어요. 지금은 7박 '8일'을 의미하는 '파리의 별장' 단기 임대 호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웃음)" Q. 어떻게 호스트를 하시게 됐나요. "통영에서 호스텔을 함께 운영하던 동업자와의 분
"나, 노가다해" 수화기 너머 한 선배의 목소리. 5년만에 연락온 사람이 들려준 근황이 막노동이라니.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놀랐다. 27년간 기자 생활을 했던 그는 '편집의 고수'였다. 짧지만 울림이 강한 제목으로 한국편집상과 사진편집상을 받았다. 평생 펜대를 잡으며 편집국장과 논설실장까지 올랐던 그가 일용직 노동자로 일을 한다니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를 쓴 저자 나재필은 서울과 대전의 일간지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다 갑작스럽게 퇴직했다. 그리고 수년간 단기 일용직 아르바이트와 식당 설거지 보조 등을 전전했다. 그러다 2022년 겨울부터 대기업 건설 현장에서 처음으로 막노동에 뛰어들었다. 저자는 책을 통해 막노동 현장의 희로애락을 담담하게 그렸다. 첫 출근을 나서기 위해 새벽잠을 설쳤던 그는 내복을 겹겹이 입으며 중무장하고 집을 나섰다. 바람을 맞은 부위가 면도칼에 베이듯 아렸다. 그는 이대로 집에 돌아갈까는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아내 앞에서 모양 빠지는 것’이 더 싫었다. 낯선 현장에서 만난 20대 청년들과 1시간도 안돼 '형' 소리를 들으니 오래 알고 지낸 사이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저자는 중년 노동자의 삶을 출근 도장 찍듯 한장 한장 써 내려갔다. 그의 노동은 가족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였다. 막일을 하며 하나둘 상처가 늘어날 때마다 그 속에서 그의 아버지가 몸에 새겼던 흔적이 겹쳐 보였다.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렇게 됐다. 별 보고 출근해 달 보고 퇴근하며 저자는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을 향해 뜨거운 경외감을 품는다. 그가 만난 막노동 일꾼들은 저마다 사연이 넘친다. 부도가 났거나, 홀어머니 병원비를 벌거나, 사기를 당했
저는 마케터로 일했습니다. 어느 순간 '회사에 쏟는 에너지를 온전히 내 사업에 쏟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길로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 대학원에 입학했습니다. 가족들은 아이도 어린데 '왜 사서 고생하냐?'며 반대했죠. 퇴직금 전액을 학비로 내고 대출도 받았습니다. 그렇게 꿈에 그리던 회사를 만들었지만, 인맥이 없어 알릴 길이 없더군요. 문턱이 높은 공공기관에도 수없이 메일을 보냈어요. 온라인에도 창업 관련 콘텐츠를 꾸준히 올렸죠. 그렇게 발로 뛰었더니 정부 스타트업 심사위원도 하고, 미디어에서도 연락이 왔습니다. 지금은 1년에 1500개 팀을 만나면서 창업자를 발굴하는 일을 하고 있죠. (웃음) 직장을 다니면서 부업과 사이드 프로젝트에 열을 올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취업 대신 창업에 도전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회사를 그만두고 제2의 쿠팡과 토스가 되기를 꿈꾸지만 매달 내야 하는 고정비와 세금이라는 현실을 맞닥뜨린다. 투자 받기도 쉽지 않아졌다. 한 창업 전문가는 말한다. "월급을 받는 사람과, 월급을 주는 사람은 하늘과 땅 차이예요. 쉽게 도전했다가는 100% 망합니다." 한파가 불어닥친 스타트업 시장에서 길잡이 역할을 하는 창업 전문가가 있다. 공공기관 창업 멘토링부터 대학 강연, TV 창업 서바이벌 심사까지 종횡무진을 하고 있다. 임은정 LEJ벤처스 대표(47)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스타트업을 키우는 일을 하는 임은정 LEJ벤처스 대표(47·한국여성스타트업협회 회장) 입니다. 저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진 창업자들을 발굴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정부 창업 지원 사업을 평가하거나 멘토링 심사, 심의위원도 하고 있죠. 1년에 보
"저는 일본에서 호텔리어로 일을 했었어요. 밤낮으로 일을 하다가 건강이 나빠졌죠. 어떻게 하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소득을 올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 부동산 임대에 나섰어요. 그러다 부산에서 제가 꿈꾸던 매물을 찾았습니다. 1층은 상가, 2층부터는 게스트하우스로 운영 중인 낡은 건물이었죠. 총 2억원에 샀지만 낡고 오래돼 리모델링에만 건물 가격만큼 들었습니다. 가장 힘을 준 곳은 출입구였어요. 노란색 자판기 모양으로 SNS에서 입소문이 났죠. 한달에 순수익으로 800~900만원 정도 벌고 있습니다. (웃음)" 서울에 살면서 타 지역에서 공간 임대를 운영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계약부터 문의, 퇴실, 정산까지 전부 스마트폰을 통해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퇴실후 청소는 경력있는 매니저를 통해 진행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현지에 운영 매니저를 통해 해결한다. 단기 임대를 통해 시간과 공간적 자유도가 높아졌다. 부산에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호텔리어의 꿈을 키우고 있는 리나(닉네임·38) 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단기 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에서 호스트로 활동 중인 리나(닉네임·38)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일본 5성급 호텔에서 호텔리어로 일했었습니다. 그러다 한국으로 돌아와 호텔과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했었죠. 그러다 갑자기 건강이 나빠졌어요. 언제부터인가 계속 시간에 좇기는 기분을 들었거든요. 내 시간을 팔아서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했죠. 그러다 ‘어떻게 하면 시간제한 없이 소득을 올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본격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어요. △아파트 △오피스텔 △고시원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투자와 운영 경험을 쌓았죠. 지금은 저
저는 4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전업주부예요. 서울 은평구에서 빨간 벽돌로 지은 작고 오래된 다가구 주택에서 살고 있죠. 외벌이로 지내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월세를 받으면 가계에 보탬이 될까 싶어 20년 전에 이 집을 샀죠. 아이들을 돌보느라 직장을 다니는 것은 생각도 못 했던 때에 우연히 에어비앤비를 알게 되었고 나는 방을 외국인 여행객에게 빌려주기로 결심했어요. '홍대, 강남도 아닌데 먼 곳까지 올까' 걱정했어요. 처음에는 관광지와 멀다고 예약이 안 들어왔어요. 그러다 점점 한 달 살기 등 한 지역에서 오래 머무는 여행 트렌드로 바뀌었죠. 그렇게 10년을 운영했습니다. 낡은 집이 저에게는 아이를 키우면서 일할 수 있는 즐거운 직장이 됐죠. (웃음) 한국에 여행을 오는 외국인들의 필수 앱은 에어비앤비다. 홍대와 강남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베이스캠프가 된 지 오래다. 관광지와도 가깝고 2호선과 공항철도를 통해 인천공항까지 이동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인기 지역인만큼 경쟁이 심하다. 홍대나 강남에 가격이 저렴한 호텔들도 들어서면서 포화상태가 됐다. 홍대에는 관련 매물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기도 한다. 관광지와 동떨어진 은평구에서 10년째 호스트로 활동 중인 40대 주부가 있다. 세탁부터 청소까지 직접 하느라 쉬는 날 없이 일하면서 4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 10년 차 에어비앤비 호스트 엠마(닉네임·48) 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에어비앤비 호스트 10년 차 엠마(48)입니다. 저는 아이들 4명을 키우던 전업주부였어요. 서울 은평구에서 작고 오래된 다가구 주택에서 살고 있었죠. 1~2층에는 세를 주고 3층은 주인집이 사는 평범한 빨간 벽돌집이죠. 2013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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