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여행주는 테마주다. 언젠가 하늘길이 활짝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이끌고 있다. 하나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모두투어 등 여행 상장사는 코로나19 이전의 각사별 실력과 실적에 무관하게 동일한 주가 패턴을 그렸다. 2020년 여름에 바닥을 찍고 지난해 1월부터 약 1년간 주가가 2배씩 올랐다.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요즘 여행업계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숙박 플랫폼인 야놀자, 여기어때가 해외여행에 뛰어들고, 현대카드의 여행사업부를 인수한 카카오도 모빌리티와 해외여행을 묶는 방안을 준비하는 등 새로운 ‘선수’들의 가세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플랫폼으로 진화 중인 하나투어13일 여행 및 광고업계에 따르면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는 지난달 수십억원을 TV 광고 등 마케팅 예산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1148억원)과 지난해(-1272억원)까지 2년간 242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하나투어로선 부활을 위한 ‘회심의 베팅’이다. 하나투어는 올 1분기에도 29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긴급 자금 수혈을 위해 하나투어는 3월 말에 단기차입금 300억원을 조달했다. 하나투어는 다음 달 1346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실시할 예정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시가 대비 약 20% 할인된 가격에 신주를 배정한다”며 “증자 대금은 단기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기관투자형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가 대주주인 하나투어는 본격적으로 하늘길이 열리기 전에 달라진 하나투어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는 대리점 위주의 조
롯데백화점이 엔데믹 추세에 대응해 다양한 가전 행사를 진행한다. 가정의 달 선물 시즌과 리오프닝 수요를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소비자 혜택도 풍성하다.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가전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엔 커피 머신, 오디오, 조명 등 실내 생활의 만족감을 높여주는 가전 상품들이 큰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나들이와 해외여행 등 야외 활동을 준비하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카메라와 같은 포터블(휴대용) 가전과 헤어·피부를 가꾸는 데 도움을 주는 뷰티 가전에 대한 수요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롯데백화점은 5월 가정의 달 선물 시즌을 맞아 전통적인 가전 선물 상품은 물론, 엔데믹 트렌드를 반영한 인기 상품들을 엄선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했다.롯데백화점 전국 점포에서 15일까지 ‘홈 헬스케어 페어’를 진행한다. 효도 선물을 대표하는 안마의자를 풍성한 혜택과 함께 선보인다. 롯데백화점은 바디프랜드, 오씸, 파나소닉 등 총 5개의 프리미엄 건강 가전 브랜드가 참여하는 이번 행사를 통해 특가 상품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구매 금액대별로 최대 10%를 롯데상품권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가정용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세라젬도 보상 판매 프로모션 형식으로 이번 행사에 참여한다.전 점 행사와 별도로 잠실점은 5월 한 달간 파나소닉과 오씸의 안마의자를 프린트 베이커리가 제공하는 그림과 함께 전시 중이다. 복합 체험 공간을 구현해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롯데백화점은 야외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카메라, 드론, 스마트 워치 등과 같은 포터블, 또는 웨어러블 가전제품 행사들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잠실 에비뉴엘 5층에 유통업계 최초로 오
신세계백화점이 메타버스를 통해 온 ·오프라인 융합에 속도를 낸다. 대체불가능토큰(NFT)을 제작해 판매할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를 통한 문화센터 강좌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는 국내 대표 NFT 기업인 메타콩즈와 손잡고 NFT와 블록체인 등 신기술과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고객들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우선 메타버스에서 문화센터 수업을 진행한다. 신세계아카데미는 여름학기를 맞아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문화 ·예술 등의 다양한 강좌를 가상 공간에서 선보인다.지난달 말 메타콩즈와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신세계는 다음 달 신세계백화점의 대표 캐릭터인 푸빌라를 NFT로 1만개 제작해 판매한다. 신세계가 발행하는 NFT 1만개는 각각 다른 6개의 등급이 부여되며, 등급에 따라 백화점에서 이용할 수 있는 우수고객 혜택도 증정한다.신세계는 이번 협약을 통해 △대기업 최초로 신세계 자체 캐릭터를 이용한 PFP NFT(Picture For Profile NFT·소셜미디어 및 커뮤니티용 프로필 형태의 디지털 이미지) 기획 및 제작 △NFT 전시·페스티벌 기획 △메타콩즈 NFT 커뮤니티 및 신세계백화점 고객 대상 온·오프라인 마케팅 △NFT 캐릭터를 활용한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 등을 추진한다.메타콩즈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PFP NFT를 제작하는 업체다. ‘메타콩즈’, ‘베이비콩즈’, ‘지릴라’ 등 고릴라 이미지 형태의 PFP NFT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메타콩즈 NFT는 주요 글로벌 거래 플랫폼인 오픈씨 내 클레이튼 마켓에서 거래량 1위를 지키고 있다. 현재 이미지당 최저가로 약 20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세계는 이달 초 푸빌라 NFT를 위한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이 가정의 달을 맞아 ‘촉각’을 주제로 체험형 전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다음 달 말까지 압구정본점 지하 2층 모카룸 센스 라운지에서 촉감을 느끼며 자연을 주제로 팝업 그림책(책을 펼쳤을 때 그림들이 입체적으로 튀어나오는 책)을 감상하는 ‘이야기를 만지면 어떤 느낌이 날까? 전(展)’을 연다.모카룸은 지난해 8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지하 2층에 오픈한 공간이다. 그림책과 연계한 전시, 교육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선보인다. 1000여 권의 어린이 그림책이 소장된 모카 라이브러리, 온라인 교육 공간 온-에듀 라운지, 그림책-오감 콘텐츠 큐레이션 공간 센스 라운지, 미술관과 연계한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감상하고 그림도 그릴 수 있는 드로잉 랩, 기프트숍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예약 없이 상시 이용할 수 있다.이번에 모카룸 센스 라운지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를 만지면 어떤 느낌이 날까? 展’은 터프팅(Tufting·천 위에 실을 쏘아 심는 섬유공예) 스튜디오 앤드엣과 협업한다. 촉각을 키워드로 숲과 호수 등 자연을 연상시킬 수 있는 터프팅 작품들로 공간을 구성한 게 특징이다.이와 함께 ‘MOKA 스테이션 판교’에서도 특별 전시전이 열린다. 이곳은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이 어린이가 예술작품을 접할 수 있게 다양한 전시 및 예술 체험 행사를 무료로 운영하는 그림책 테마 예술 공간이다.‘그림 더하기전’은 국내 대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림책 디자이너인 윤주희 작가의 ‘왕이 되고 싶었던 호랑이’ 그림책 그림들로 구성했다. 이 그림책은 일반적인 그림책에서 사용
유통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과 골프용품 유통사인 AK골프의 관계를 “피보다 진하다”고 평가한다. 전국 31개 롯데백화점 매장 중 14개 매장에서 AK골프가 영업 중이다.하지만 이처럼 끈끈한 관계가 ‘계륵’이 돼 버렸다는 지적도 있다. ‘강남 1등’을 내세우며 롯데백화점을 고품격으로 바꾸려는 정준호 신임 롯데백화점 대표의 전략과 ‘중저가 골프채 시장의 강자’인 AK골프라는 존재가 상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경쟁 백화점들은 급격히 성장하는 골프시장을 잡기 위해 고급화에 주력하고 있다. 9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주요 점포 골프 매장에 대한 업그레이드 전략을 추진 중이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클럽을 추천하는 골프숍 티노파이브를 비롯해 골프존마켓의 ‘고급 버전’인 골프존 트루핏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혼마, 마제스티 같은 초고가 골프클럽에 특화한 백화점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처럼 경쟁사들이 골프숍 고급화에 나서면서 롯데백화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AK골프와 동거를 계속할 것이냐, 변화를 꾀할 것이냐가 정 대표가 처한 딜레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AK골프는 주로 일본 브랜드 등 중저가 클럽을 위주로 성장해왔다”며 “최근 공급망 문제와 원재료 수급 불안으로 골프채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타이틀리스트 등 고가 상품군은 2위인 AK골프도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했다.다만 실적을 감안할 때 롯데가 당장 AK골프와 관계를 끊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이 골프채 등 용품 판매로 거둔 매출은 900억원가량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약 3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일본 롯데의 주요 임원직에서 경질된 계기는 그가 롯데서비스 대표로서 추진한 ‘풀리카(POOLIKA)’라는 사업이다. 유통 점포의 상품 진열 상황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하고 이를 마케팅에 이용하는 데이터 수집 및 활용 프로젝트였다. 점포의 동의 없이 기획되는 등 일본 롯데 내부에서도 반발이 컸다. 결과적으로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에서 보유하고 있던 이사직을 모두 박탈당했다.8일 재계 및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일본 도쿄지방법원은 일본 롯데서비스가 신 전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말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이사로서의 주의 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판단하며, 신 전 부회장에게 4억8000만엔(약 47억원)을 회사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신 전 부회장은 2017년부터 롯데홀딩스를 비롯해 자신을 해임한 일본 롯데 계열 3사(상사, 물산, 부동산)를 상대로 해임 무효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일본 대법원은 2019년 6월 신 전 부회장의 해임이 정당하다며 신동빈 한·일 롯데그룹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잇따른 패소로 신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는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는 2015년부터 매년 4월 말께 롯데홀딩스에 자신의 경영 복귀 안건을 주주제안 형식으로 제기해 왔다. 6월 주주총회에서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시도였으나 지난해까지 총 7번의 주총 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아직 주주제안 서한이 제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박동휘 기자
롯데백화점과 AK골프의 관계는 피보다 진하다. 전국 31개 롯데백화점 매장 중 14개 매장에서 AK골프가 영업 중이고, 롯데아울렛 21개 중 10개 점포에도 AK골프가 입점해 있다. 롯데의 골프용품 유통의 절반가량을 AK골프가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소공동 본점과 잠실점 등 롯데백화점의 핵심에도 AK골프가 자리 잡고 있을 정도다. 순망치한이나 다름없는 둘 간의 관계가 최근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남 1등을 내세우며 ‘서민 백화점’ 롯데를 고품격으로 바꾸려는 정준호 신임 롯데백화점 대표의 전략에 중저가 골프채 시장의 강자인 AK골프가 ‘계륵’이 돼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골프샵을 더 고급스럽게, ‘골프 문화’를 파는 백화점롯데백화점의 고민은 경쟁사들의 행보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6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주요 점포의 골프 매장에 대한 ‘업그레이드’ 전략을 추진 중이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1대1 맞춤형 클럽을 추천해 주는 프리미엄 골프샵인 티노파이브(TINO5)를 비롯해 골프존마켓의 ‘고급 버전’인 골프존 트루핏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전국 점포에 입점시킨 골프용품 유통업체는 골프존마켓(목동점, 킨텍스점, 충청점, 대구점), 티노파이브(압구정본점, 더현대서울, 판교점), 아베스포츠(무역센터점), 퍼플핀(중동점) 등 4개 사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AK골프는 이달 중에 울산 동구 점에 처음으로 입점할 예정”이라며 “수도권 등 핵심 매장은 트루핏 등 프리미엄 골프 샵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백화점 3사 중 유일하게 골프 용품을 직접 매입(사입)해 판매하고 있는 신세계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탁월한 에너지 전문가다. 동독 KGB 출신인 그는 지정학과 얽혀 있는 에너지 산업의 파워를 누구보다 잘 안다. 엑손 모빌을 능가하는 석유 생산업체인 로즈네프트는 러시아 최대 국영 기업이고, 가즈프롬 네코프는 겉으론 민영을 주장하지만, 이 회사의 CEO인 알렉산드르 듀코프는 푸틴이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시장 시절 그 도시의 항구 책임자였다. 푸틴을 만나 본 기업인들은 그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생리를 훤히 꿰뚫고 있는 데에 혀를 내두른다. 2014년에 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재침공은 에너지 전쟁이자, 신냉전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다.게다가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다. 농업 후진국이던 러시아가 밀 생산량을 빠르게 늘린 건 역설적으로 봉쇄의 결과물이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름 반도 침공으로 서방의 제재가 단행되고, 그 해 후반에 유가가 폭락했다. 석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던 러시아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루블화의 가치가 떨어지자 소비자들은 치솟는 수입품 가격에 맞닥뜨려야 했고, 자연스럽게 러시아산 상품으로 눈을 돌렸다. 농민들은 제재로 인한 보호 무역의 효과를 누렸다. 러시아의 농업 종사자들은 이 시기에 광범위한 농업개혁을 단행, 결과적으로 밀 생산량을 배가시켰다. 푸틴은 한 손에 무기를 들고 전쟁을 일으켰지만, 그의 또 다른 손에 들린 건 세계 시장을 주무를 수 있는 원자재다. '에너지 차르' 푸틴의 동진 정책미국 워싱턴 정가는 푸틴의 에너지 무기화를 수년 전부터 경고했다. 하지만 독일의 지혜로 불리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조차 미국의 신호를 무시했다. 2015년 러시아에서 독일로 가는 두번째 직행 천연가
롯데홈쇼핑은 ‘롯데 제국 안의 독립국’으로 불린다. 계열상 유통HQ(사업군)에 속해 있지만,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송쟁이’들이 주력인 터라 백화점 등 다른 유통 계열사와 조직 문화의 결이 다르다.지분 분포상으로도 롯데가 온전히 장악하지 못한 구조다. 롯데홈쇼핑의 2대주주는 27.99%를 보유한 태광산업이다. 최근 유통업계의 시선을 끌고 있는 롯데홈쇼핑의 잇단 ‘마케팅 실험’은 이 같은 독립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시각이다.그룹 안에서 롯데홈쇼핑의 독립성을 배가시키는 결정적 존재는 이완신 사장이다. 이 사장은 2017년 롯데백화점에서 홈쇼핑 대표이사가 되면서 자리를 옮겼다. 롯데의 유통 계열사 가운데 최장수이자, 마지막 남은 롯데 공채 출신 사장이다. 연이은 ‘최초’ 시도롯데홈쇼핑은 대체불가능토큰(NFT) 마켓플레이스(장터)를 개설했다고 2일 밝혔다. 모바일 쇼핑 앱에 ‘NFT 숍’을 개설해 원화로 다양한 NFT 콘텐츠를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정보기술(IT) 업종이 아닌 곳에선 첫 시도다. 진호 롯데홈쇼핑 디지털사업부문장은 “세계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씨에서도 2차 거래가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유통업계에선 언뜻 생뚱맞아 보이는 롯데홈쇼핑의 실험은 4년 전부터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 대박을 터뜨린 벨리곰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이 사장 등 롯데홈쇼핑 경영진은 2018년 10월 한 사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이 캐릭터 사업을 매출이 나지 않는데도 묵묵히 지원했다. 그 덕분에 벨리곰(사진)은 3년여 만에 110만 명의 SNS 팬덤을 보유한 ‘대세’ 캐릭터로 성장했다. 지난달 1~24일 잠실 롯데월드
롯데홈쇼핑은 ‘롯데 왕국 안의 독립국’으로 불린다. 계열상 유통HQ(사업군)에 속해 있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방송장이’들이 주력인 터라 백화점 등 다른 유통 계열사와는 조직 문화의 결이 다르다. 지분 분포상으로도 롯데가 온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구조다. 롯데에 홈쇼핑의 2대 주주 27.99%를 보유한 태광산업이다. 롯데홈쇼핑의 독립성을 배가시키는 결정적인 존재는 이완신 대표다. 이 대표는 2017년 홈쇼핑 대표로 옮긴 뒤 줄곧 CEO(최고경영책임자)를 맡고 있다. 롯데의 유통 계열사 중 최장수이자, 마지막 남은 롯데 공채 출신 사장이다. 그는 작년 말 롯데쇼핑 부회장이 바뀔 때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최근 유통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롯데홈쇼핑의 잇따른 ‘마케팅 실험’은 이 같은 독립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평가다. 가상인간, NFT 등 연이은 ‘최초’ 시도롯데홈쇼핑은 2일 NFT(대체불가능토큰) 마켓플레이스(장터)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모바일 쇼핑앱에 ‘NFT 샵’을 개설해 원화로 다양한 NFT 콘텐츠를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비(非)IT 업계에선 첫 시도다. 진호 롯데홈쇼핑 디지털사업부문장은 “약 1년간 메타버스 전략에 대한 탐구의 결과물”이라며 “세계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씨(Opensea)에서도 2차 거래가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언뜻 생뚱맞아 보이는 롯데홈쇼핑의 실험은 4년 전부터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대박을 터트린 벨리곰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2018년 10월 사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캐릭터 사업을 이 대표 등 롯데홈쇼핑 경영진은 매출이 나지 않는 데도 묵묵히 지원했다. 덕분에
골프채 유통 시장이 골프존커머스(브랜드명 골프존마켓)와 AK무역(AK골프)의 양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신세계, 쿠팡 등 온·오프라인 강자들이 명함을 못 내밀 정도다. 전형적인 생존자 독식 시장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마진율이 워낙 낮은 데다 병행수입자가 난립한 탓에 대기업이 손을 뗀 사이 끝까지 버틴 업체가 골프 열풍의 과실을 챙기고 있다.지난달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골프존커머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166억원, 21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43%, 131% 증가했다. 창사 이후 최대다. AK무역 역시 지난해 1823억원의 매출과 19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과 비교해 각각 58%, 97% 늘었다. 역대 최대치다.이들이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는 핵심 요인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골프용품 수요가 급증해서다. 선금을 내더라도 2~3개월 기다려야 인기 제품을 받을 수 있는 터라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권장 소비자 가격이 실제 판매 가격으로 통용되고 있다. 유통업체는 이익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골프존마켓과 AK골프가 골프채 유통을 장악할 수 있게 된 데는 끈기와 우연이 동시에 작용했다. 2015년 3월 출범한 골프존마켓은 창립 첫해에 매출 870억원에 순손실 6억원을 냈던 골칫거리였다.김영찬 골프존그룹 회장이 스크린골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골프에 관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회사’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사내팀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떼어 냈지만, 코로나19가 터지기 전까진 험로를 걸었다.하지만 코로나19가 상황을 반전시켰다. 2019년 1%에 불과하던 골프존마켓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7%로 급상승했다. 매출도 2020년 처음으로 2000억원 고지를
롯데백화점이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슈퍼 해피(Super Happy)’를 테마로 고객맞이에 나선다. 5월의 테마는 ‘일상을 다시 찾은 최고의 행복’에 초점을 맞췄다. 어린이날 등 가족 행사를 겨냥해 다양한 상품 행사, 체험 이벤트, 감사품 증정 등을 진행한다.5월 한 달간 롯데백화점은 거대한 아트 갤러리로 변신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영국의 유명 팝 아티스트 존 버거맨과 손잡았다. 사람의 감정을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아이콘화해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다. 그가 그린 작품 중 행복의 아이콘만을 골라 백화점 외벽뿐만 아니라 출입문, 엘리베이터, 디스플레이 존 등에 꾸며 백화점 곳곳을 행복을 담은 아트 갤러리로 변신시킨다.‘펜트업 효과’(외부 요인으로 억눌렸던 수요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현상)로 선물 소비가 폭발할 것으로 전망되는 터라 롯데백화점은 역대급 5월을 위한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1년에 단 한 번 연중 최대 혜택을 제공하는 뷰티 행사인 ‘슈퍼 뷰티 페스타’를 연다. 나들이 수요에 민감한 뷰티 상품군은 4월 세일에 10%가량 매출이 증가하며 선전했다. 세일 기간에 롯데월드타워 인근에는 200만 명 이상이 다녀가는 등 전국 봄꽃 명소가 수백만의 나들이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올해로 세 번째 진행하는 이번 뷰티 페스타에는 역대 최대 사은 혜택과 단독 기획 세트를 선보인다.어린이날을 맞아 아동 상품군에서 선보이는 ‘완구 페어’는 이번 테마의 최대 행사 중 하나다. 각 점포에서는 유명 완구류 할인, 특가 상품 등 완구 페어를 타이틀로 어린이들을 위한 축제를 펼친다. 아이들에게 선물 선호도 1순위인 레고 특가 행사를 서울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이 2년에 걸친 ‘리뉴얼’을 마무리하며 경기 남부 상권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20년 11월 스포츠전문관을 시작으로 지난해 생활, 식품 전문관과 명품관 등을 순차적으로 새로 단장한 경기점은 이달 스트리트패션 전문관인 ‘플레이그라운드’ 매장을 새롭게 선보이며 대변신을 완성한다.경기점은 이번 리뉴얼을 마무리하며 잠재적 백화점 VIP 고객으로 떠오른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지역 대표 쇼핑 랜드마크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리뉴얼에 대한 고객 반응도 긍정적이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를 겨냥해 기존 면적보다 25% 크게 구성한 스포츠·아웃도어 전문관과 체험형 콘텐츠로 가득 채운 생활전문관,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 식품 전문관 등 이색적인 콘텐츠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업계 최초로 지하 1층에 선보인 명품관은 마르니, 막스마라, 메종마르지엘라, 멀버리, 로에베 등을 새롭게 들여오며 젊은 층 집객을 이끌고 있다. 경기점은 주변 상권인 경기 남부 외에도 서울 및 충청 지역에서 찾아오는 고객이 작년 한 해 전체의 약 30%에 달하는 등 지역의 쇼핑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MZ세대 고객 비중도 큰 폭으로 늘었다. 리뉴얼을 시작한 2020년 11월 대비 올 3월 2030세대 고객의 매출 비중은 30%포인트 가까이 늘었다.리뉴얼 완성의 정점을 찍을 4층 플레이그라운드는 5000㎡(1500평) 규모로 MZ세대가 열광하는 40여 개 브랜드를 한데 모아 매장을 꾸몄다. 매장 분위기도 기존 백화점과는 달리 젊은 세대들의 명소인 서울 연남동을 닮은 분위기를 연
현대백화점이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 발맞춰 대대적인 오프라인 마케팅을 재개한다. 행복(Happiness)을 주제로 글로벌 유명 캐릭터 ‘월리’를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를 연다. 고객들에게 즐거움과 행복 에너지를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현대백화점이 오프라인 마케팅을 재개하는 건 코로나19 이후 2년여 만이다.현대백화점은 글로벌 콘텐츠 제작사 유니버설스튜디오와 ‘월리를 찾아라(Where’s Wally)’ 콘텐츠 사용 및 저작권에 대한 국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월리를 찾아라’는 수많은 사람 속에서 주인공 월리를 찾는 내용의 그림책으로, 1987년 영국에서 발매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6000만 부 이상 팔린 매머드급 베스트셀러다.박근호 현대백화점 마케팅기획팀장은 “일상 속 행복을 찾아 떠나는 캐릭터인 ‘월리’를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고객들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여 백화점을 매력적인 ‘해피 플레이스(Happy Place)’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현대백화점은 29일부터 4개월간 압구정본점 등 전국 16개 백화점과 아울렛 8개 점에서 ‘월리를 찾아라’를 테마로 백화점 내부를 재미있게 꾸미고, 고객이 웃게 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와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주요 점포에는 13m 높이의 대형 월리 조형물이 들어선다. 조형물은 29일 무역센터점을 시작으로 압구정본점·더현대서울 등 7개 점포에 2~3주씩 순차적으로 설치된다.현대백화점은 또한 무역센터점과 판교점 문화홀을 ‘월리 스튜디오’로 꾸며 고객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국내 골프채 시장이 골프존커머스(브랜드명 골프존마켓)와 AK무역(브랜드명 AK골프)의 양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신세계, 쿠팡 등 온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조차 명함을 못 내밀 정도다. 골프채 유통이 전형적인 생존자(生存者) 독식 시장이 됐다는 것이 유통 전문가들의 평가다. 마진율이 워낙 낮은 데다 병행수입자들이 난립한 탓에 유통 대기업들이 손을 뗀 사이에, 끝까지 버틴 업체들이 골프 열풍의 과실을 얻고 있다. 실적 잔치 벌인 골프채 유통업체들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골프존커머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166억원, 21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43%, 131% 증가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AK무역 역시 지난해 매출 1823억원에 19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과 비교해 각각 58%, 97% 늘었다. 역대 최고치다.국내 총판 업체들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브릿지스톤을 독점 수입하는 석교상사의 작년 영업이익은 108억원으로 전년(25억원) 대비 4배가량 급증했다. 매출은 63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1% 늘어났다. GS그룹 계열로 핑의 총판사인 삼양인터내셔날은 주요 수입품 중 골프용품 부문이 효자 역할을 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8% 오른 224억원을 기록했다.골프 유통업체들이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핵심 요인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클럽 등 골프용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서다. 선불을 내더라도 2~3개월 기다려야 인기 제품을 받을 수 있는 터라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권장 소비자가격(價)’이 실제 판매 가격으로 통용되고 있다. 유통업체로선 이익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마진율 낮아 대형 유통사들 진입 꺼린
김창수 F&F 회장(사진)의 꿈은 ‘패션 굴기’다. “패션으로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MLB 등으로 중국에서 성공한 브랜드 라이선스 전략은 F&F 투자자들의 무릎을 탁 치게 했다. 패션과 무관한 브랜드를 들여와 패션으로 둔갑시킨 전략이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서다. 투자업계에서 김 회장에게 ‘헌정’한 별명은 ‘갓(god)창수’다. 지난해 7월 센트로이드PE와 공동으로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한다는 발표가 나왔을 때 F&F 주가는 발표 직후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F&F 주가가 올 들어 줄곧 하락세다. 테일러메이드 투자 전략이 미궁에 빠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회장은 예상과 달리 투자 발표 후 1년이 다 돼가는데도 테일러메이드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F&F 관계자는 24일 “재무적 투자라는 것 외에 더 이상 설명할 게 없다”고 말했다. 미국 ‘골린이’ 사로잡은 테일러메이드골프·패션업계에선 김 회장이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일러메이드의 몸값이 너무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 그를 곤란에 빠트린 핵심 요인이다. 계획대로 경영에 참여해 의류 등 테일러메이드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자니 2~3년 뒤 사모펀드에서 경영권을 가져올 때 가격이 너무 오를 것 같고, 단순 투자자로 남기엔 F&F의 사업 다각화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미국에도 골프 열풍이 불면서 지난해 테일러메이드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2억2000만달러(약 2600억원)로 전년(1억1300만달러) 대비 두 배가량으로 증가했다.김 회장은 센트로이드PE가 조성한
김창수 F&F 회장의 꿈은 ‘패션 굴기(?起)’다. “패션으로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포부를 서슴지 않고 투자자들에게 말할 만큼 자신감이 충만하다고 한다.‘디스커버리’에서 싹을 틔우고, ‘MLB’로 만개한 무에서 유를 창조한 그의 브랜드 라이선스 전략은 F&F에 돈을 넣은 이들의 무릎을 탁 치게 했다. 전혀 패션과 무관한 브랜드를 들여와 패션으로 둔갑시키다니….그래서 투자업계에서 김 회장에게 ‘헌정’한 별명은 ‘갓(god)창수’다. 그가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해낼 것 같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한 투자 자문사 대표는 “김창수 회장 덕분에 6배의 차익을 거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삼성출판사 가(家)의 차남으로 작은 사업부였던 F&F를 독립시켜 패션 대장주(株)로 만들었다. 1961년생인 그의 공격적인 경영 행보는 한 세대 전의 패션 기업인인 1945년생 윤윤수 휠라홀딩스 회장을 닮았다. 휠라 한국법인 대표이던 윤 회장은 2007년 미국 경영진의 지지를 한 몸에 받으며 부도 위기에 빠진 휠라 글로벌 본사를 삼켰다. 자웅 겨루기 힘든 윤윤수와 김창수의 '꿈의 전쟁' 남다른 ‘꿈의 크기’를 가진 윤윤수 회장과 김창수 회장은 명실공히 K패션의 대표 주자다. 주가, 실적 등에서 휠라홀딩스와 F&F는 대기업 계열의 패션 전문기업들을 압도한다. 두 ‘거인’의 우열은 그야말로 백중지세다. 외형은 휠라홀딩스가 앞선다. 타이틀리스트라는 글로벌 골프 브랜드를 운영하는 아쿠쉬네트를 보유한 휠라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은 3조7939억원에 달했다. 골프 산업의 호황 덕에 영업이익도 4928억원으로 기록적인 성장을 달성
김범석 쿠팡 창업자(쿠팡Inc 대표)를 ‘경험’한 이들의 그에 대한 두 가지 공통된 평가가 있다. 워커홀릭(일에만 몰두하는 사람)이고, 뱉은 말은 지킨다는 것이다. 실제 범킴(김 대표의 영어식 호칭)은 물류센터 달랑 하나 갖고 있던 시절에 전국을 커버하는 로켓배송을 구현하겠다며 임직원들에게 호언장담했다. 이 말을 믿은 이들은 끝까지 남아 쿠팡Inc의 뉴욕 상장에 따른 과실을 공유했다. 물론, 떠난 이들도 많았다. 그들은 범킴의 말을 허풍이라고 생각했다.이런 점에서 범킴이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흑자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건 꽤 의미심장하다. 로켓배송 등 핵심 사업인 상품 유통 부문만(그 외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다)의 흑자를 말한 것이긴 하지만, 실제 범킴이 그의 말을 실현에 옮긴다면 2010년 8월 쿠팡 창업 이후 12년 만에 흑자 전환을 달성하는 셈이다. 쿠팡처럼 시장 선점, 후(後) 수익 달성 전략을 취한 아마존과 테슬라도 창업 후 흑자로 전환하는데 각각 13년, 16년이 걸렸다.아마존처럼…"수확체증의 법칙을 실현하라" 범킴의 흑자 공언은 시쳇말로 그의 머릿속에 계산이 이미 끝났음을 의미한다. 핵심은 두 가지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오퍼레이팅 레버리지(operating leverage)와 코호트(cohort)다. 전자는 영업레버리지라고 번역되는 회계 용어다. 삼성전자처럼 대규모 제조시설을 운영하는 기업의 재무구조를 분석할 때 흔히 쓰인다. 쿠팡도 수조 원의 자금을 투자해 전국을 커버하는 대규모 물류 시설을 짓고 있다. 2020년 70만평 규모였던 쿠팡의 물류 시설 총면적은 지난해 112만평으로 커졌고, 2023년
현대백화점그룹이 ‘리그린(Re;Green)’과 ‘위드림(We;Dream)’이라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통합 브랜드(사진)를 선보인다고 17일 밝혔다. ESG 경영 고도화를 위한 조치라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현대백화점그룹은 이날 그룹 모든 계열사가 공동으로 추진해 나갈 중장기 ESG 전략을 공개했다. 환경(E) 부문에선 브랜드를 리그린으로 통합하고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소재 사용 등을 통해 2050년까지 연간 탄소 배출량을 현재보다 60% 이상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산림청과 연계해 경기 용인시에 16.5㏊ 규모의 탄소중립 숲을 조성하고, 2026년까지 나무 1만여 그루를 심을 계획이다.사회(S) 부문은 ‘함께 키우는 미래의 꿈’이란 의미가 담긴 위드림 브랜드를 앞세워 저소득층 지원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현대백화점그룹은 이와 함께 선진화된 지배구조(G) 구축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현대홈쇼핑과 현대그린푸드는 올해부터 선제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 시스템도 도입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부터 모든 상장 계열사를 대상으로 ESG경영위원회 신설 및 지배구조보고서 공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박동휘 기자
아이의 40대 아빠가 뾰로통하게 물었다. “제페토(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속 아바타의 옷값을 사느라 40만원을 쓰는 게 말이 되냐”고. 초등 6학년생 아이가 답했다. “나이키 운동화 안 사줘도 돼요. 아바타가 예뻐야 애들한테 인기가 있단 말이에요.”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비와 사치는 경계가 명확했다. 소비는 ‘필요에 의한 것’이어야 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등장과 코로나19라는 글로벌 팬데믹(대유행)은 이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황지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마케팅학과 교수는 “소비에 관한 인류의 생각과 행동이 뒤흔들리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소비와 ‘인스타 사진’이 ‘나’를 증명한다고 생각하는 신(新)소비 인류의 시대”라고 입을 모은다.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9만5000원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 물가를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은 1.4%였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꾸준히 늘렸다는 얘기다.하물며 18일부터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 어떻게 될까. 유통업계에선 3년 가까이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본격적으로 폭발할 것으로 예상한다.하지만 전문가들은 “호황에 따른 소비 폭발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등의 요인으로 보복성 소비가 전방위적으로 지속되는 게 아니라 선택적으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최근 명품 시장에서 나타나는 트렌드는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비교적 자유로워
스타벅스가 한국에서 거둔 성공은 현재 진행형이다. 마케팅 관점에서 스타벅스는 매장의 개념을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려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 북한강 변 점포를 비롯해 야구장에도 스타벅스만의 커피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는 특화 매장을 만들었다.올해 1월 첫선을 보인 더북한강R점은 도심에서 벗어나 북한강 전경을 바라보며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특화 리저브 매장이다. 스타벅스만의 차별화한 리저브 커피와 특화한 티바나 티를 즐길 수 있다.스타벅스 매장의 최대 장점은 소비자가 경험하고 싶게 만든다는 점이다. 더북한강R점만 해도 고객들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인테리어에 반영하고, 취향에 맞는 편의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반려동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약 330㎡ 규모의 펫 파크 공간이 대표적이다. 반려동물을 테마로 한 공간이 마련된 매장은 더북한강R점이 국내 스타벅스 최초이자 유일하다.총 300여 석 규모인 더북한강R점의 외형은 주변 북한강 풍경과 잘 어울린다. 내부 공간 역시 간결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자연경관을 하나의 인테리어 요소처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북한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대형 창을 마련한 것이다.최근 도심 근교를 방문하는 드라이브 여행 고객이 지속해서 늘어남에 따라 차량 90여대가 동시에 주차가 가능한 공간을 갖췄다는 점도 특징이다. 벤츠 코리아와 협업해 총 3대의 전기차 충전을 위한 주차 공간을 마련했다. 아울러 접근성이 좋은 북한강 인근 자전거길을 이용하는 야외 활동 고객을 위해 최대 30여대의 자전거와 바이크를 주차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을 마련하는 등 고객의 다양한 이동 수단을 고려했다.스타벅스코리아의
투썸플레이스는 2002년 서울 신촌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라는 차별화한 컨셉트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올해 20주년 기념 스페셜 제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고객과 함께하는 20주년을 계획하고 있다.투썸플레이스는 ‘작은 사치’라는 컨셉트에서 출발했다. 커피와 디저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투썸플레이스만의 차별화한 정체성이다. 브랜드 론칭 초기부터 다양한 커피 음료와 함께 수준 높은 디저트, 베이커리 및 델리 메뉴를 함께 즐기는 새로운 카페 문화를 확산시켰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카페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했다.마카롱, 티라미수 등 프리미엄 디저트를 최상의 커피와 함께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매장에서 직접 완성도를 높인 케이크는 물론, 시즌별로 다양한 디저트와 이에 어울리는 음료를 선보여 ‘디저트=투썸’이라는 공식을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초생’으로 불리는 스트로베리초콜릿 생크림과 티라미수, 아이스박스 등이 메가 히트 상품으로 꼽힌다.또한 투썸플레이스는 업계 최초로 커피를 주문할 때 원두 블렌드를 선택할 수 있는 원두 이원화 서비스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SWP 디카페인 원두를 추가해 고객 선택 폭을 넓혔다.입안에 꽉 찬 바디감과 다크 초콜릿의 향이 매력적인 원두 ‘블랙 그라운드’와, 플로럴한 아로마와 싱그러운 과일 향을 느낄 수 있는 ‘아로마 노트’로 선택할 수 있으며, 고소한 SWP 디카페인 중에서 고객이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집에서 커피 한잔을 즐기는 ‘홈 카페’ 열풍에 발맞춰 제품군도 늘렸다. 2020
2004년 여름, 이중명 에머슨퍼시픽(현 아난티) 회장 일행은 북한 개성 남서쪽, 구릉이 완만하게 펼쳐진 ‘골프장 예정지’에 도착했다. 서울 계동 현대아산 본사에서 새벽에 출발해 약 네 시간 걸린 출장이었다.이때 이 회장은 일생 최대의 결단을 내렸다. 자금난에 몰린 현대아산을 대신해 금강산 골프장 건설을 완료하는 것을 전제로 개성 골프장까지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받아낸 것이다.그랬던 아난티가 12일 금강산 사업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미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회사 측 공식 설명이다. 하지만 실상은 ‘눈물의 손절’에 가깝다. 전날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금강산관광특구 아난티의 골프&온천리조트 철거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경협주 아니다”라는 아난티아난티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대표적인 남북경협주다. 현대아산과 함께 통일부에 남북협력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북한에서 각종 개발사업을 할 때 북한 당국과 직접 협상할 수 있는 자격을 받았다는 얘기다. 아난티는 현대아산으로부터 금강산관광특구 내 대지 168만5000㎡의 토지 이용권을 재임차해 골프장 등을 개발했다. 1998년부터 50년 기한이다.2004년 12월 착공해 2008년 5월 개장한 금강산 골프&온천리조트는 투자비만 7500만달러(약 925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한국 관광객 피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아난티의 모든 자산은 개장 두 달여 만에 폐쇄됐다.아난티가 이날 발표한 내용은 금강산 내 골프장과 리조트 등의 자산(지난해 말 기준 507억원)을 손상 처리한다는 것이다.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손상액은 영업외손실로 반영될 예정이
2004년 여름 어느날, 이중명 에머슨퍼시픽(현 아난티) 회장 일행이 북한 개성 남서쪽, 구릉이 완만하게 펼쳐진 ‘골프장 예정지’에 도착했다. 서울 계동 현대아산 본사에서 새벽에 출발해 약 4시간이 걸린 출장이었다. 이날 이 회장은 일생 최대의 결단을 내렸다. 자금난에 몰린 현대아산을 대신해 금강산 골프장 건설을 완료하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개성 골프장까지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받아낸 것이다. 아난티가 12일 금강산 사업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회사측의 공식 설명이다. 하지만 실상은 ‘눈물의 손절’에 가깝다. 전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금강산 관광특구 내 아난티의 골프&온천 리조트에 대한 철거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경협주로 분류되기 싫다"아난티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대표적인 남북경협주다. 현대아산과 함께 통일부에 남북협력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북한에서 각종 개발사업을 할 때 직접 북한 당국과 협상을 벌일 수 있는 자격을 받았다는 얘기다. 아난티는 현대아산으로부터 금강산 관광특구 내 대지
신세계백화점은 젝시오 여성 아이언 세트를 예약제로 오는 3월까지 판매하려다가 이달 들어 예약 판매를 중단했다. 매장에 물건이 없어서다. 골프 담당 MD(상품기획자)는 “지금 신청하면 최소 6개월은 기다려야 하는 터라 예약이 무의미해졌다”고 말했다.글로벌 골프클럽 브랜드인 핑(PING)은 2020년 8월 신형 드라이버(G425)를 내놓은 뒤 지금까지도 신제품 출시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핑의 국내 총판인 삼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보통 신제품 출시 주기가 18개월인데 일러도 연말께나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 예정”이라며 “출시 가격은 기존 제품 대비 최소 10% 이상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장 소비자가격’으로 팔리는 골프채요즘 골프클럽 시장은 전형적인 공급자 우위 시장이다. 사려는 이들은 많은데 공급은 태부족이다. 중국 등 주요 부품 생산국의 물류가 원활하지 않은 데다 티타늄, 스테인리스강 등 골프채의 주요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8일 중고품 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에 따르면 올해(1월부터 전날까지) 골프용품 거래액은 22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78억원) 대비 185% 급증했다. 판매 건수도 11만9000건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32% 늘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검색량도 70%가량 증가했다”며 “신제품 가격이 워낙 오른 데다 상품을 구하기도 어려워지자 중고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품귀 현상이 지속되다 보니 중고품 거래 플랫폼에선 가격 역전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신제품을 사서 중고 마켓에 팔아도 구매가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백화점을 비롯해 골프존마켓, AK마켓 등 골프용품 전문 유통사들은
신세계백화점은 3월까지 젝시오 여성 아이언 세트를 예약제로 판매하다가 이달 들어선 아예 예약 판매도 중단했다. 매장에 물건이 없어서다. 골프 담당 MD(상품기획자)는 “지금 신청하면 최소 6개월은 기다려야 하는 터라 예약이 무의미해졌다”고 말했다.글로벌 골프클럽 브랜드인 핑(PING)은 2020년 8월에 신형 드라이버(G425)를 내놓은 뒤 지금까지도 신제품 출시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핑의 국내 총판사인 삼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보통 신제품 출시 주기가 18개월인데 빨라도 연말께나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 예정”이라며 “출시 가격은 기존 제품 대비 최소 10% 이상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요즘 골프클럽 마켓은 전형적인 공급자 우위 시장이다. 사려는 이들은 많은데 공급은 태부족이다. 중국 등 주요 부품 생산국의 물류가 원활치 않은 데다 티타늄, 스테인리스강 등 골프채의 주요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권장 소비자가'대로 팔리는 골프채 8일 중고품 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에 따르면 올해(1월부터 전일까지) 골프용품 거래액은 22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78억원) 대비 185% 급증했다. 판매 건수도 11만9000건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32% 늘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검색량도 70%가량 증가했다”며 “신제품 가격이 워낙 오른 데다 상품을 구하기도 어려워지자 중고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품귀 현상이 지속되다 보니 중고품 거래 플랫폼에선 가격 역전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신제품을 사서 중고 마켓에 팔아도 구매가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백화점을 비롯해 골프존마켓, AK마켓 등 골프용품 전문 유통사
롯데의 ‘변신 속도’가 빨라졌다. 올해부터 롯데 유통군HQ를 이끄는 김상현 부회장(사진)이 “샘 킴으로 불러달라”며 소통을 연일 강조하고 있는 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롯데 창립 이후 처음으로 직급도 없앴다. 150여 명으로 구성된 유통군HQ에 우선 적용하고, 점차 유통 계열사로 확대할 계획이다.김 부회장은 작년 말 롯데의 첫 외부 출신 부회장으로 영입됐다. 신동빈 그룹 회장이 유통 부문 혁신을 위해 직접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이 주력’이라는 롯데의 오랜 공식은 지난해 깨졌다. 롯데쇼핑의 작년 연결 기준 매출은 15조5812억원으로 그룹 내에서 롯데케미칼(17조8052억원)에 처음 역전당했다. 2016년께부터 영업이익 등 수익성 측면에서도 유통이 화학에 뒤처졌다. 김 부회장은 ‘롯데 유통의 부활’이란 특명을 받았다.취임 후 그는 조직 문화를 바꾸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한 일화 하나. 가족이 모두 해외에 거주하는 터라 서울 코엑스 인근 오피스텔에 홀로 사는 ‘자취생’ 김 부회장이 어느 날 나영호 롯데온 대표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내용은 이랬다. “이것저것 사다 보니 품목이 30개가 넘었어요. 그랬더니 결제 에러가 나더군요.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논의해 봅시다.”그는 강남권에 있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 부문 계열사 점포도 수시로 찾는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전 최고경영자(CEO)들도 현장을 자주 찾기는 했지만, 수요자 관점에서 피드백을 주는 CEO는 처음”이라고 말했다.김 부회장뿐 아니라 롯데 유통 부문 계열사의 다른 CEO들도 소통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신세계 출신인 정준호 롯데백화
때를 맞춰 여행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같은 남도의 명승지라도 동백이 뚝뚝 떨어지는 초봄과 백설기처럼 포슬포슬한 눈에 파묻혀 있을 때의 모습을 같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매일을 셈하면 까마득하게 많아 보이는 게 남은 날이지만, 사계절로 셈하니…. 생각해 보다 난감해지고 맙니다. 그러니 서둘러야 합니다. 성큼 다가온 봄을 국토 최서남단의 섬, 진도에서 맞았습니다.진도는 ‘휴(休)의 섬’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주, 거제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섬이고, 진도대교로 육지에 연결(1984년)된 지 벌써 38년인데도 외딴섬처럼 조용하다. 카페의 숫자가 관광 활성화의 척도라고 한다면, 진도는 확실히 ‘관광 오지’다. 석양이 아름다운 북서쪽 해안도로조차 카페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도 없다. 진도의 경승지를 소개한 푯말에 2019년 개장한 대명 쏠비치진도가 포함돼 있을 정도다.그나마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왜(倭)를 격파한 격전의 현장인 명량과 가수 송가인 덕분에 인지도가 올라가긴 했어도 진도의 진짜 이야기를 아는 이들은 드물다. 진도(珍島)는 이름처럼 숨겨진 보석과 같은 곳이다. 5대가 이어온 한국 수묵화의 산실진도의 봄은 첨찰산 아래 운림산방에 가장 먼저 찾아온다. 소치 허련의 3대손인 남농 허건이 1982년 할아버지의 생가를 복원한 곳이다. 한국 남종화의 성지이자, 호남 화맥의 뿌리로 불린다.남농은 조부가 말년의 삶을 보낸 초가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그 앞에 정면 5칸짜리 정갈한 한옥을 지어 자신이 살았다. 집 앞에는 오각형의 연못을 만든 뒤,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원리대로 못 한가운데에 작은 섬을 두고 그 위에 배롱나무를 심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백화점, 마트 등 유통 부문에 관한 한 ‘자율 경영’을 보장해줬다. 이인원, 이원준, 강희태 부회장 등 유통 계열사들을 총괄한 대표들에게 사실상의 전권을 줬다. 신 회장이 대표이사로 등재된 곳은 롯데지주 외에 롯데케미칼, 롯데제과뿐이다. 롯데쇼핑의 자율성은 스스로 실력을 증명했기에 가능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매출이 22조원을 넘었다. 2015년에는 30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거두기도 했다. 롯데가 그룹 매출 100조원 고지를 넘보던 시절에 롯데쇼핑은 확실한 주력 ‘선수’였다. "롯데쇼핑을 '에이스'로 부활시켜라"‘유통이 제1선발’이라는 롯데의 오랜 공식은 지난해 깨졌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연결기준 매출은 15조5812억원으로 롯데케미칼(17조8052억원)에 처음으로 역전당했다. 대략 2016년부터 영업이익 등 수익성 측면에서도 화학이 유통을 앞질렀다. 롯데의 축이 유통에서 화학으로 넘어가고 있음은 그룹의 ‘컨트롤 타워’라고 할 수 있는 롯데지주의 인력 구성만 봐도 알 수 있다. 2017년부터 롯데지주 대표이사를 지낸 황각규 전 부회장은 신 회장과 롯데케미칼에서 동고동락한 ‘화학맨’이다. 이훈기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부사장)도 케미칼 출신이다. 이 실장은 롯데의 미래전략을 구상하는 핵심으로, 최근 신설된 롯데헬스케어의 대표를 겸임하라는 명을 받았다.신 회장이 P&G 출신의 김상현 부회장에게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직을 맡긴 건 이 같은 그룹 내 역학 관계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해 말 각 계열사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신 회장은 극비리에 김 부회장을 만났다. 글
롯데는 디테일(detail)에 약하다. 좋게 보면 선이 굵고, 부정적으로 해석하자면 전술 구사가 세밀하지 못하다. 롯데월드타워의 미로형 대형 주차장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한때 잠실 롯데백화점이 VIP 고객을 신세계 강남점에 뺏긴 건 주차한 곳을 쉽게 찾지 못할 만큼 디테일이 약했던 주차장 탓이 크다. 롯데백화점, 마트가 중국, 베트남 등 해외에 진출할 때도 비슷한 시행착오를 반복했다. 베트남만 해도 현지인들은 신선식품을 만져보고 사고 싶어 하는데 롯데는 한국식 진열을 고집했다.롯데가 운영하는 골프클럽인 김해 스카이힐도 롯데의 디테일 부족을 보여주는 사례다. 회원제임에도 대중제처럼 밤늦도록 야간 조명을 밝혀가며 매출을 올리자 지역민들의 원성을 샀다. 한때 KLPGA 대회를 열었던 ‘명문의 향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숫자, 달리 말해 실적에 집착하는 롯데의 조직 문화가 빚어낸 ‘웃픈’ 얘기다. 1967년 롯데제과에서 올해로 창립 55주년을 맞은 롯데그룹은 숫자 중시를 디테일 경영으로 치환했다. 이와 관련해 두산주류를 흡수합병한 롯데칠성음료에 회자하는 얘기가 있다. ‘두산파’가 CEO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면 ‘정통 롯데파’들은 대놓고 코웃음을 쳤다. “구체적인 숫자조차 없이 허황한 미래 비전을 설명하다니…” 한때 시장을 호령했던 두산주류는 롯데그룹에 편입된 이후 1위 자리에서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창의는 수많은 유(有)의 조합요즘 현대 경영에서 말하는 ‘디테일’은 연결과 융합의 기초다. 상사가 부하의 일거수일투족을 세세히 감시하고, 사장이 과장처럼 꼼꼼하게 모든 것을 챙겨야 한다는 의미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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